이진구

이진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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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이진구 기자의 대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가식적인 형식보다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 떠는 듯한 편안한 인터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sys1201@donga.com

취재분야

2025-06-29~2025-07-29
종교71%
문학/출판13%
역사7%
음악3%
인사일반3%
문화 일반3%
  • 황순원 문학상 시인상에 소강석 목사…작가상 김선주 소설가

    황순원기념사업회는 올해 제13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으로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의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샘터)와 김선주 소설가의 ‘함성’(도화)을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1995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한 소 목사는 한국문인협회 시인으로 윤동주문학상과 천상병귀천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김 소설가는 1985년 월간문학에 단편소설 ‘갈증’으로 등단, 1990년 중편 ‘파라도’로 윤동주문학상을 수상했다. 황순원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황순원문학상은 소설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1915~2000)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시상식은 6일 경기 양평군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열린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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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테슬라-유튜브, 그 시작은 ‘페이팔’

    ‘페이팔(PayPal)’은 전 세계 온라인 지불 시스템을 운영하는 미국 회사. 그런데 테슬라, 유튜브, 스페이스X, 메타 등 지금 시대를 이끄는 세계적인 기업의 시작점에 이 회사가 있었고, 구글, 페이스북, 여러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회사 고위직 대부분이 한때 페이팔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페이팔을 만들고, 그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열정과 창의성 넘치는 도전을 추적한 것이다. 저자는 일론 머스크 등 창업자와 초창기 직원들과 수백 차례의 인터뷰 및 방대한 내부 문건 분석을 통해 그 실상을 파헤친다. 여느 기업처럼 페이팔도 성공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난관을 거쳤다. 여기까지라면 흔한 ‘성공한 기업’ 스토리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페이팔의 창업자들과 종사자들이 이미 거머쥔 부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머스크가 대표적인데, 그는 자신의 페이팔 지분을 판 자금으로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설립했다. 페이팔 창업자 중 한 명인 피터 틸은 팔란티어와 파운더스펀드를 설립했고, 페이스북의 최초 투자자가 됐다. 창업자뿐만이 아니다. 유튜브 공동 설립자인 체드 헐리, 스티브 천, 자베드 카림 모두 페이팔 직원 출신이다. 이쯤 되면 구성원 간의 불협화음을 장애가 아닌 발전으로 승화시킨 창업 초기 ‘페이팔’은 도대체 어떤 곳이었는지 궁금해지는 것도 당연할 듯. ‘기탄없이 말하지 못하는 회의’를 하루에도 몇 차례씩 하는 회사라면 사장실 앞에 비치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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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달 28일 광화문서 국제선명상대회… 체험행사도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주최하는 ‘2024 국제선명상대회’가 다음 달 28일 서울 광화문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국제선명상대회 집행위원장인 성화 스님은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회 양극화, 세대·이념·계층 갈등, 인간성 상실 등으로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한국 불교가 지켜온 선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주고 사회 통합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리는 국제선명상대회는 수계법회(受戒法會·신도와 수행자가 계를 지킬 것을 서약하는 예식), 승보공양법회(신도들이 스님에게 공양을 올리는 의식),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 음악회 순으로 진행된다. 개막식에서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직접 선명상을 진행하며 ‘전 국민 하루 5분 명상’을 제안한다. 오후 7시부터 열리는 음악회에는 가수 겸 배우인 이승기 사회로 스님들로 구성된 선명상 포교 그룹 ‘비텐스(BTENS·Buddha Ten Sunim)’, 뮤지컬 배우 최정원, 상월비보이 ‘이에이트 크루’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광화문광장 옆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에서는 ‘마음의 평화, 행복한 길’을 주제로 한 전통등 전시회(9월 23∼28일)와 명상, 사찰음식, 연꽃등 만들기 등 전통 불교문화 체험 행사(9월 25∼27일)도 열린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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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템플스테이 최우수’ 현덕사, 비결은 “억지로라도 쉬어가라”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작은 절이 템플스테이 최우수 사찰이라고? 이달 10일 방문한 강원 강릉 현덕사(주지 현종 스님·사진)는 오대산 줄기 만월산 중턱에 자리한, 스님이라고는 2명뿐인 자그마한 절. 마당을 중심으로 대웅전과 템플스테이 숙소, 공양간 그리고 극락전과 삼성각 등 작은 전각 두 채가 전부다. 시도 지정 문화재는 고사하고, 절의 입구를 알리는 일주문(一柱門)도 없다. 그런데 이 볼품없는(?) 절이 지난해 대한불교조계종 템플스테이 평가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경주 불국사, 지리산 전남 구례 대화엄사, 국빈들을 모시는 서울 은평구 진관사, 천년 전통 충남 예산 수덕사 등과 나란히 최우수 등급(A)을 받다니…. 평가를 맡은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현덕사 템플스테이를 다녀간 사람은 2100여 명에 이른다. 방 5개에 매주 이틀(화, 수)과 명절 때 휴관하는 것을 고려하면 늘 꽉 찬 셈이다. 현덕사는 시설 대비 참가자 수,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물론이고 자질구레한 행정 및 홍보 분야까지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아 A∼F 등급 중 최우수인 A를 받았다. 템플스테이 옷으로 갈아입고 마당으로 나오니 주지 스님이 묻는다. “저녁 먹어야제?” 참가자들이 공양을 발우(鉢盂·스님들의 식기)로, 그것도 스님과 함께 먹는 곳은 굉장히 드물다. 크고 유명한 절일수록 참가자가 많아 대부분 식당에서 식탁에 앉아 먹는다. 미리 신청해야 하지만 현덕사가 발우공양이 가능한 건 역설적으로 작은 절이기 때문이다. 혼자 오거나 낮 동안 인근 휴양지에 놀러 간 사람도 있어 공양 인원이 보통 5, 6명을 넘지 않는다. 공양을 마치니 또 묻는다. “커피 마시제?” 강릉은 커피의 고장. 그만큼 원두를 고르고, 커피를 내리는 주지 스님의 솜씨도 수준급이다. 올봄에는 한 관광회사에서 ‘현종 스님의 사발 커피’를 테마로 한 사찰 커피 여행 상품도 출시할 정도. 1999년 절을 처음 지었을 때 커피잔이 모자라 사발에 따라 준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물론 당연히 차도 마실 수 있다. 체험형과 휴식형 프로그램이 있지만, 명상 프로그램(체험형) 외에는 둘 사이에 별 차이는 없다. 공양간 벽에 걸린 ‘억지로라도 쉬어가라’가 주지 스님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한 참가자는 “유명 사찰 템플스테이는 관광을 다녀온 느낌이 들어 이제는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입구에 밀집한 각종 음식점과 모텔, 많은 참가자를 수용하기 위해 절 밖에 콘도식으로 지은 숙소, 수업처럼 진행되는 각종 프로그램 등은 진짜 ‘절 맛’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또 다른 참가자는 “‘볼 것’이 많으면 온 김에 꼭 봐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느냐”라며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진짜 ‘쉼’이 있는 곳이 이곳”이라고 말했다. 이런 입소문 때문인지 지난해 가을에는 모델 한혜진이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서 보낸 1박 2일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올리기도 했다. 현종 스님은 한때 ‘꽈당’ 스님으로 꽤 유명했다. 2013년 MBC ‘아빠 어디가’를 여기서 촬영했는데, 배우 성동일, 아나운서 김성주 등 출연진과 함께 ‘고무신 멀리 날리기’를 하다 너무 세게 차는 바람에 뒤로 자빠진 게 그대로 방송에 나간 것. 성동일은 올해 스님이 출간한 책(‘억지로라도 쉬어가라’)의 추천사를 쓰는 등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방문을 나서니 스님이 배웅을 나왔다. “옥수수 좋아하제.” “네.” “가져가라.” 좁은 산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문득 들고 왔던 의문도 버리고 왔다는 걸 알았다. 강릉=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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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템플스테이 최우수 사찰 비결? “억지로라도 쉬어가라”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작은 절이 템플스테이 최우수 사찰이라고? 지난 10일 방문한 강원 강릉 현덕사(주지 현종 스님)는 오대산 줄기 만월산 중턱에 자리한, 스님이라고는 2명뿐인 자그마한 절. 마당을 중심으로 대웅전과 템플스테이 숙소, 공양간 그리고 극락전과 삼성각 등 작은 전각 두 채가 전부다. 시, 도 지정 문화재는 고사하고, 절의 입구를 알리는 일주문(一柱門)도 없다. 그런데 이 볼품없는(?) 절이 지난해 대한불교조계종 템플스테이 평가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주 불국사, 지리산 구례 대화엄사, 국빈들을 모시는 서울 은평구 진관사, 천년 전통 예산 수덕사 등과 나란히 최우수 등급(A)을 받다니…. 평가를 맡은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현덕사 템플스테이를 다녀간 사람은 2100여 명에 이른다. 방 5개에 매주 이틀(화, 수)과 명절 때 휴관하는 것을 고려하면 늘 꽉 찬 셈이다. 현덕사는 시설 대비 참가자 수,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물론이고 자질구레한 행정 및 홍보 분야까지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아 A~F 등급 중 최우수인 A를 받았다. 템플스테이 옷으로 갈아입고 마당으로 나오니 주지 스님이 묻는다. “저녁 먹어야제?” 참가자들이 공양을 발우(鉢盂·스님들의 식기)로, 그것도 스님과 함께 먹는 곳은 굉장히 드물다. 크고 유명한 절 일수록 참가자가 많아 대부분 식당에서 식탁에 앉아 먹는다. 미리 신청해야 하지만 현덕사가 발우공양이 가능한 건 역설적으로 작은 절이기 때문. 혼자 오거나 낮 동안 인근 휴양지에 놀러 간 사람도 있어 공양 인원이 보통 5, 6명을 넘지 않는다. 공양을 마치니 또 묻는다. “커피 마시제?” 강릉은 커피의 고장. 그만큼 원두를 고르고, 커피를 내리는 주지 스님의 솜씨도 수준급이다. 올봄에는 한 관광회사에서 ‘현종 스님의 사발 커피’를 테마로 한 사찰 커피 여행 상품도 출시할 정도. 1999년 절을 처음 지었을 때 커피잔이 모자라 사발에 따라 준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물론 당연히 차도 마실 수 있다.체험형과 휴식형 프로그램이 있지만, 명상 프로그램(체험형) 외에는 둘 사이에 별 차이는 없다. 공양간 벽에 걸린 ‘억지로라도 쉬어가라’가 주지 스님의 지론이기 때문. 이날 만난 한 참가자는 “유명 사찰 템플스테이는 관광을 다녀온 느낌이 들어 이제는 잘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입구에 밀집한 각종 음식점과 모텔, 많은 참가자를 수용하기 위해 절 밖에 콘도식으로 지은 숙소, 수업처럼 진행되는 각종 프로그램 등은 진짜 ‘절 맛’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또 다른 참가자는 “‘볼 것’이 많으면 온 김에 꼭 봐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느냐”라며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진짜 ‘쉼’이 있는 곳이 이곳”이라고 말했다. 이런 입소문 탓인지 지난해 가을에는 모델 한혜진이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서 보낸 1박 2일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올리기도 했다. 현종 스님은 한 때 ‘꽈당’ 스님으로 꽤 유명세를 탔다. 2013년 MBC ‘아빠 어디가’를 여기서 촬영했는데, 배우 성동일, 아나운서 김성주 등 출연진과 함께 ‘고무신 멀리 날리기’를 하다 너무 세게 차는 바람에 뒤로 자빠진 게 그대로 방송에 나간 것. 배우 성동일은 올해 스님이 출간한 책(‘억지로라도 쉬어가라’)의 추천사를 쓰는 등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다음 날 아침, 방문을 나서니 스님이 배웅을 나왔다.“옥수수 좋아하제.”“네.”“가져가라.”좁은 산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문득 들고 왔던 의문도 버리고 왔다는 걸 알았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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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참여 천주교 행사, 발벗고 나선 성관사 주지 스님

    “종교 간의 화합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지요.” 15일 경기 남양주시 성관사(대한불교조계종)에서 만난 주지 성진 스님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조직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 이사를 맡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창설한 이 대회는 교황도 참석하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가톨릭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국제 행사. 한국 천주교는 대회 준비를 위해 지난달 중순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조직위원회 창립식을 열고 이사진을 선임했다. 성진 스님은 현재 선임된 이사 중 유일한 비가톨릭계다. 성진 스님은 “그동안 신부, 목사, 교무(원불교) 등으로 구성된 만남중창단 활동을 통해 종교 간의 화합을 위해 노력한 것을 좋게 본 것 같다”라며 “종교와 세대를 뛰어넘는 온 국민의 축제로 만들고 싶다는 취지에 공감해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외국처럼 큰 사회 문제로 비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도 점점 더 종교적인 이유로 인한 갈등과 마찰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때 공항, 기차역 같은 공공장소에 설치된 트리를 잘 보면 십자가가 없어요. 그 대신 별이 달렸지요. 공공기관이 왜 특정 종교를 홍보하느냐는 항의가 심하거든요. 이슬람 사원 건립을 놓고 마찰을 벌이는 곳도 있고요. 지금부터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점점 더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진 스님은 “사회 갈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야 할 종교가 오히려 갈등의 원인이 되면 안 되지 않겠느냐”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종교인들부터 벽을 허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의 하나로 성진 스님 등 만남중창단은 26∼27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 처치센터에서 열리는 제5차 국제평화회의(2024 ICCGC-CoNGO)에서 평화와 종교 간의 화합을 노래한다. 또 뉴욕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는 버스킹 공연을, 뉴저지 사찰과 한인 성당에서는 청년들과 토크 콘서트도 갖는다. 성진 스님은 “종교 간 화합의 첫걸음은 목사·신부·교무·스님 등 각 종교인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도 아무도 이상하거나 어색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라며 “4대 종교인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제가 타 종교 행사에 참여해 돕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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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님이 천주교 행사 조직위 이사를 맡은 이유는…

    “종교 간의 화합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지요.” 15일 경기 남양주 성관사(대한불교조계종)에서 만난 주지 성진 스님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조직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 이사를 맡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창설한 이 대회는 교황도 참석하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가톨릭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국제 행사. 한국 천주교는 대회 준비를 위해 지난달 중순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조직위원회 창립식을 열고 이사진을 선임했다. 성진 스님은 현재 선임된 이사 중 유일한 비 가톨릭계다. 성진 스님은 “그동안 신부, 목사, 교무(원불교) 등으로 구성된 만남중창단 활동을 통해 종교 간의 화합을 위해 노력한 것을 좋게 본 것 같다”라며 “종교와 세대를 뛰어넘는 온 국민의 축제로 만들고 싶다는 취지에 공감해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외국처럼 큰 사회 문제로 비화 되지는 않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도 점점 더 종교적인 이유로 인한 갈등과 마찰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때 공항, 기차역 같은 공공장소에 설치된 트리를 잘 보면 십자가가 없어요. 대신 별이 달렸지요. 공공기관이 왜 특정 종교를 홍보하느냐는 항의가 심하거든요. 이슬람 사원 건립을 놓고 마찰을 벌이는 곳도 있고요. 지금부터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점점 더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진 스님은 “사회 갈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야 할 종교가 오히려 갈등의 원인이 되면 안 되지 않겠느냐”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종교인들부터 벽을 허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의 하나로 성진 스님 등 만남중창단은 26~27일 미국 뉴욕 UN 본부 처치센터(Chuch Center for the United Nations)에서 열리는 제5차 국제평화회의(2024 ICCGC-CoNGO)에서 평화와 종교 간의 화합을 노래한다. 또 뉴욕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는 버스킹 공연을, 뉴저지 사찰과 한인 성당에서는 청년들과 토크 콘서트도 갖는다. 성진 스님은 “종교 간 화합의 첫걸음은 목사·신부·교무·스님 등 각 종교인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도 아무도 이상하거나 어색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라며 “4대 종교인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제가 타 종교 행사에 참여해 돕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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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노예 농담, 아직도 씁쓸한 까닭

    예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콘테스트 쇼프로그램인 ‘아메리카 갓 탤런트’를 볼 때였다. 아프리카 말라위 출신의 흑인 코미디언이 인류의 진보를 소재로 입담을 펼쳤는데, 그의 마지막 말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지금은) 여성들도 투표권을 갖게 됐고, 누구나 와이파이를 쓰고 있고… 200년 전이었으면 여기는 옥션(인터넷 경매 회사)이었을 겁니다.” 200년 전이라면 흑인이 무대 위에 서 있던 곳은 노예 시장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비유를 통해 평등을 향한 인류 진보를 유쾌하게 역설한 것이다. 그런데 인류가 진보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얼마만큼 진보한 것일까. ‘21세기의 마르크스’로 불린 토마 피케티가 그동안 자신이 쓴 책과 연구가 촉발한 다양한 논의를 되짚고, 불평등의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전보다 훨씬 간결하게 정리했다. 저자는 지금까지 인류가 평등을 향해 꾸준히 전진해 왔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단지 평등을 향해 전진해 왔다고 우리가 사는 세상의 불평등과 모순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불평등의 기원과 내용을 밝히고 새로운 방식으로 평등을 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앞서 우리는 1980년 이후 소득 격차가 확대된 원인 중 하나가 누진세의 고전에 있었음을 확인했다. 인센티브나 효율성을 이유로 내세워 이런 소득 격차를 정당화하기는 힘들다. 앞으로는 좀 더 강력한 누진세가 다시 도입돼야 임금 격차가 다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제7장 민주주의, 사회주의, 누진세 중)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특수한 시각 때문에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이 불편하게 느껴질 사람도 꽤 많을 것 같다. 하지만 특정 사회주의 국가가 몰락했다고, 어떤 특정 이념이 쇠퇴했다고 그 안에 담긴 방법론까지 모두 다 ‘잘못된 것’으로 매도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불평등을 줄일 정책은 꼭 필요하고, 그 출발점은 어떤 선입견 없이 객관적으로 제시된 방법을 검토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한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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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 사찰음식 만찬행사 개최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소장 적문 스님)는 22일 경기 평택 수도사에서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이슬람교계 대학인 빠순단(Pasundan)대와 기독교 대학인 평택대 관계자들을 초청해 사찰음식 만찬 행사를 연다. 연구소 측은 “연구소 설립 32주년을 맞아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간의 화합과 소통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라며 “연잎밥, 더덕오이초무침, 연자조림 등 다양한 한국 전통 사찰음식을 외국에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사 주지인 적문 스님은 사찰음식 명장 중 유일한 비구로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를 설립해 다양한 사찰음식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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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럽 대신 절에서 짝 찾기… 이성 대하는 마음가짐 달라져”

    “클럽 대신 절에서 만나면… 이성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다르겠지요.” 10일 강원 양양 낙산사에서 만난 묘장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사진)은 왜 절에서 남녀 소개팅(‘나는 절로’)을 주선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절로’는 20, 30대 남녀 젊은이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재단 프로그램. 미혼 남녀의 만남을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서 이름을 빌렸다. 지난해 11월 시즌 1을 시작한 이후 조금씩 인기를 얻더니 9, 10일 낙산사에서 열린 시즌 5에는 20명 모집에 1501명이 신청해 남자 70.1 대 1, 여자 77.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나는 절로’는 재단이 2013년부터 해오던 ‘만남 템플스테이’가 원조. 묘장 스님은 “당시는 템플스테이를 기반으로 이성 간의 만남을 가미했는데, 만남보다 템플스테이에 더 치중하다 보니 신청자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초기에는 참가자가 부족해 직원이 참여하기도 했다고 한다. 근근이 명맥만 잇던 만남 템플스테이는 지난해 8월 묘장 스님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환골탈태했다. 묘장 스님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인데 그동안은 기존 관습과 생각에 얽매여 제대로 살리지 못한 면이 많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잠시 중단됐던 프로그램을 지난해 다시 시작하면서 완전히 갈아엎어 보자고 한 것이 젊은이들의 니즈와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먼저 프로그램 개념을 템플스테이 중심에서 소개팅 중심으로 완전히 바꿨다. “만남 템플스테이 때 보니까 여성 참가자들이 풀메이크업에 정장, 하이힐을 신고 오더라고요. 그걸 오자마자 템플스테이 옷으로 갈아입히니 이성 간에 매력을 느끼겠습니까? 지금은 첫 3시간 정도는 입고 온 차림 그대로 서로를 볼 시간을 주지요. 템플스테이하러 온 게 아니라 소개팅하러 온 거잖아요? 하하하.” 절 일과에 맞췄던 취침 시간(오후 9시)도 오후 11시 반으로 늦췄다. 묘장 스님은 “멀리 절까지 온 피 끓는 젊은이들에게 밤 9시에 자라고 하면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며 “장소도 큰 영향을 주기에 시즌 1, 2 때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했지만, 점차 계절에 맞춰 지방 사찰에서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올 4월과 6월에는 꽃이 흐드러지게 핀 인천 강화 전등사와 충남 공주 마곡사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에 낙산사에서 한 것도 여름, 휴가, 바다라는 매력을 더하기 위해서였다. 외국 언론에서 취재를 올 정도로 관심이 뜨거운 ‘나는 절로’는 참가자들에게 얼굴 공개 동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참가를 꺼릴 것도 같은데 의외로 이를 더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묘장 스님은 “우리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인데 워낙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다 보니 참가자들은 오히려 이를 검증의 한 단계로, 긍정적으로 여겼다”고 전했다. 자기 얼굴이 공개된다는 걸 알면 과거에 한 나쁜 짓을 숨기고 싶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참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만남의 장소가 절이라는 것도 서로에게 호감을 더하는 요소가 됐다고 그는 말했다. “절, 불교, 신앙 이런 요소들이 클럽이나 헌팅포차에서 만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서로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 같아요. 가볍게 놀려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사람을 만나려는 진정성을 보게 해주는 거죠. 어쩌면 세상이 한없이 가벼워진 탓에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요즘 젊은이들도 진지한 만남을 늘 원해 왔던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이번 낙산사 ‘나는 절로’에서는 20명 중 6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그런데 이들은 7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어떻게 뚫은 것일까. 묘장 스님은 “이성을 만나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쓰는지로 선정한다”며 “신청서에 종교는 아예 쓰는 난이 없고, 외모와 직업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절로’ 프로그램은 지난달 제13회 인구의 날 행사에서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개선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묘장 스님은 “‘나는 절로’가 떠서 그런지 요즘은 40∼50대, 심지어 ‘돌싱’ 쪽에서도 우리를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어 달라는 전화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며 “‘돌싱’까지는 아니지만 40대는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양양=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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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템플스테이하며 소개팅?… 묘장 스님 “이성 대하는 마음 다를것”

    “클럽 대신 절에서 만나면… 이성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다르겠지요.”10일 강원 양양 낙산사에서 만난 묘장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은 왜 절에서 남녀 소개팅(‘나는 절로’)을 주선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절로’는 20, 30대 남녀 젊은이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재단 프로그램. 미혼 남녀의 만남을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서 이름을 빌렸다. 지난해 11월 시즌 1을 시작한 이후 조금씩 인기를 얻더니 9, 10일 낙산사에서 열린 시즌 5에는 20명 모집에 1501명이 신청해 남자 70.1 대 1, 여자 77.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나는 절로’는 재단이 2013년부터 해오던 ‘만남 템플스테이’가 원조. 묘장 스님은 “당시는 템플스테이를 기반으로 이성 간의 만남을 가미했는데, 만남보다 템플스테이에 더 치중하다 보니 신청자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초기에는 참가자가 부족해 직원이 참여하기도 했다고 한다.근근이 명맥만 잇던 만남 템플스테이는 지난해 8월 묘장 스님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환골탈태했다. 재단 상임이사로 있으면서 만남 템플스테이를 지켜봤지만 아쉬움이 많았기 때문.묘장 스님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인데 그동안은 기존 관습과 생각에 얽매여 제대로 살리지 못한 면이 많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잠시 중단됐던 프로그램을 지난해 다시 시작하면서 완전히 갈아엎어 보자고 한 것이 젊은이들의 니즈와 맞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먼저 프로그램 개념을 템플스테이 중심에서 소개팅 중심으로 완전히 바꿨다. “만남 템플스테이 때 보니까 여성 참가자들이 풀메이크업에 정장, 하이힐을 신고 오더라고요. 그걸 오자마자 템플스테이 옷으로 갈아입히니 이성 간에 매력을 느끼겠습니까? 지금은 첫 3시간 정도는 입고 온 차림 그대로 서로를 볼 시간을 주지요. 템플스테이하러 온 게 아니라 소개팅하러 온 거잖아요? 하하하.”절 일과에 맞췄던 취침 시간(오후 9시)도 오후 11시 반으로 늦췄다. 묘장 스님은 “멀리 절까지 온 피 끓는 젊은이들에게 밤 9시에 자라고 하면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며 “장소도 큰 영향을 주기에 시즌 1, 2 때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했지만, 점차 계절에 맞춰 지방 사찰에서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올 4월과 6월에는 꽃이 흐드러지게 핀 인천 강화 전등사와 충남 공주 마곡사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에 낙산사에서 한 것도 여름, 휴가, 바다라는 매력을 더하기 위해서였다.외국 언론에서 취재를 올 정도로 관심이 뜨거운 ‘나는 절로’는 참가자들에게 얼굴 공개 동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참가를 꺼릴 것도 같은데 의외로 이를 더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묘장 스님은 “우리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인데 워낙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다 보니 참가자들은 오히려 이를 검증의 한 단계로, 긍정적으로 여겼다”고 전했다. 자기 얼굴이 공개된다는 걸 알면 과거에 한 나쁜 짓을 숨기고 싶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참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는 것이다.만남의 장소가 절이라는 것도 서로에게 호감을 더하는 요소가 됐다고 그는 말했다. “절, 불교, 신앙 이런 요소들이 클럽이나 헌팅포차에서 만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서로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 같아요. 가볍게 놀려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사람을 만나려는 진정성을 보게 해주는 거죠. 어쩌면 세상이 한없이 가벼워진 탓에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요즘 젊은이들도 진지한 만남을 늘 원해 왔던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이번 낙산사 ‘나는 절로’에서는 20명 중 6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그런데 이들은 7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어떻게 뚫은 것일까. 묘장 스님은 “이성을 만나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쓰는지로 선정한다”며 “신청서에 종교는 아예 쓰는 난이 없고, 외모와 직업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나는 절로’ 프로그램은 지난달 제13회 인구의 날 행사에서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개선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당장 아이를 낳게 하는 정책도 필요하지만 길게 보면 이성에 관한 생각, 남녀 간의 만남과 결혼에 관한 생각까지 변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종교 기관이 이성 간의 건전한 만남을 주선하는 건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묘장 스님은 “‘나는 절로’가 떠서 그런지 요즘은 40~50대, 심지어 ‘돌싱’ 쪽에서도 우리를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어 달라는 전화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며 “‘돌싱’까지는 아니지만 40대는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양양=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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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에 한개씩 감사일기 써보면 잊었던 감사함 깨닫죠”

    “하루에 한 개씩 ‘감사 일기’를 한 번 써보세요. 우리가 얼마나 감사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될 겁니다.” “불교가 이렇게 ‘힙’했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 불교. 그 배경에는 산속이 아니라 도심 젊음의 거리에 템플스테이를 차리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젊은 스님’들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스타트업 플랫폼, 크라우드 펀딩도 젊은 스님들에게는 활용하기 좋은 포교 수단. 12일 울산 중구 백양사(대한불교조계종)에서 만난 한산 스님은 이를 이용해 동생인 무여 스님과 함께 1인 출판사(그봄출판사)를 설립해 포교 활동을 하는 젊은 비구니 스님이다. 최근 ‘지금 여기, 감사 일기’를 출간한 그는 “기존 불교 관련 출판사들도 있지만 아무 제약 없이 제가 생각하는, 제 마음에 쏙 드는 내용과 방식으로 불교를 알리는 데는 직접 1인 출판사를 차리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금 여기, 감사 일기’는 100일 동안 감사 일기와 분노 일기를 실제로 쓰며 마음을 수행하는 일종의 명상 연습서. 한산 스님은 “우리가 살면서 수많은 도움을 받지만 의외로 ‘고맙다’ ‘감사하다’란 말 대신 ‘말 안 해도 알겠지’ 하고 넘어간다”며 “특히 가족, 가까운 친구일수록 더 표현에 인색한데 감사 일기를 쓰는 연습을 하면 고마움을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감사 일기’와 함께 ‘분노 일기’도 함께 쓸 것을 권했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 마음속에 눌러 놓고 있다 보면 그것이 마음의 병이 된다는 것. 그렇다고 제대로 생각도 해보지 않고 욱해서 행동으로 옮기면 더 큰 괴로움에 빠지기 때문에 ‘화’ ‘분노’를 잘 다스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산 스님은 “분노 일기는 먼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상대방의 마음을 역지사지로 헤아려 보는 연습”이라며 “그래서 문장을 ‘∼구나’ ‘∼겠지’ ‘∼감사’로 쓰게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방 청소를 안 했다고 엄마가 화를 내는구나’ ‘며칠 동안 말했는데 안 하니까 화가 나셨겠지’ 하는 식이다. 한산 스님은 “감사 일기를 쓰다 보면 작은 것 하나라도 세상에 얼마나 감사한 것이 많은지, 우리가 이런 감사함을 그동안 얼마나 모르고 살았고, 또 표현하지 않았는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라며 “분노나 화, 두려움도 실재하지 않는 환상이기에 있는 그대로 보고 놓아주면 사라지고 감사와 사랑이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분노 일기는 사실은 ‘지혜 일기’”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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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 일기’, ‘분노 일기’는 사실 ‘지혜 일기’에요”

    “하루에 한 개씩 ‘감사 일기’를 한 번 써보세요. 우리가 얼마나 감사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될 겁니다.” “불교가 이렇게 ‘힙’했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 불교. 그 배경에는 산속이 아니라 도심 젊음의 거리에 템플스테이를 차리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젊은 스님’들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스타트업 플랫폼, 크라우드 펀딩도 젊은 스님들에게는 활용하기 좋은 포교 수단. 12일 울산 중구 백양사(대한불교조계종)에서 만난 한산 스님은 이를 이용해 1인 출판사(그봄출판사)를 설립해 포교 활동을 하는 젊은 비구니 스님이다. 최근 ‘지금 여기, 감사 일기’를 출간한 그는 “기존 불교 관련 출판사들도 있지만 아무 제약 없이 제가 생각하는, 제 마음에 쏙 드는 내용과 방식으로 불교를 알리는 데는 직접 1인 출판사를 차리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지금 여기, 감사 일기’는 100일 동안 감사 일기와 분노 일기를 실제로 쓰며 마음을 수행하는 일종의 명상 연습서. 한산 스님은 “우리가 살면서 수많은 도움을 받지만 의외로 ‘고맙다’ ‘감사하다’라는 말 대신 ‘말 안 해도 알겠지’하고 넘어간다”며 “특히 가족, 가까운 친구일수록 더 표현에 인색한데 감사 일기를 쓰는 연습을 하면 고마움을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감사 일기’와 함께 ‘분노 일기’도 함께 쓸 것을 권했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 마음 속에 눌러 놓고 있다 보면 그것이 마음의 병이 된다는 것. 그렇다고 제대로 생각도 해보지 않고 ‘욱’해서 행동으로 옮기면 더 큰 괴로움에 빠지기 때문에 ‘화’, ‘분노’를 잘 다스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산 스님은 “분노 일기는 먼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상대방의 마음을 역지사지로 헤아려보는 연습”이라며 “그래서 문장을 ‘~구나’, ‘~겠지’, ‘~감사’로 쓰게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방 청소를 안 했다고 엄마가 화를 내는구나’ ‘며칠 동안 말했는데 안 하니까 화가 나셨겠지’하는 식이다. 한산 스님은 “감사 일기를 쓰다 보면 작은 것 하나라도 세상에 얼마나 감사한 것이 많은지, 우리가 이런 감사함을 그동안 얼마나 모르고 살았고, 또 표현하지 않았는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라며 “분노나 화, 두려움도 실재하지 않는 환상이기에 있는 그대로 보고 놓아주면 사라지고 감사와 사랑이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분노 일기는 사실은 ‘지혜 일기’”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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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인사 방장 원각 스님 불신임안 의결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 해인총림 해인사 방장(方丈) 원각 스님(사진)에 대한 불신임안이 9일 해인사 교구 종회에서 의결됐다. 해인사는 이날 긴급 교구 종회를 열고 원각 스님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방장은 불교의 종합수도원인 총림(叢林)의 최고 책임자를 말하며, 조계종 역사상 현직 방장이 불신임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인사 측은 불신임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으나, 승풍(僧風·불교에서 종파에 대대로 이어 오는 기풍)을 실추시킨 여러 문제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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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인간의 몸이 첨단기술을 만나면

    성장기가 끝난 뒤 엉뚱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머리카락 성장 세포를 다리에 넣으면 원하는 만큼 키가 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머리카락은 죽을 때까지 자라니, 만약 이런 과학 기술이 개발된다면 인류는 더 이상 키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될 텐데. 아쉽게도 머리카락 성장 세포를 다리에 넣는 기술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지만 인공 피부, 인공 혈액, 스마트 의수와 의족, 인공 폐 등은 이런 생각을 현실로 구현한 결과물이다. 한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질병과 사고, 선천적인 장애 등으로 손상되거나 잃은 몸을 인류가 과학 기술을 이용해 어떻게 보완하고 대체해 가며 ‘인간답게’ 살기 위해 노력해 왔는지를 기술했다. 저자는 “인간다움이란, 자연이 부여한 조건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몸이 기능을 잃었을 때 그걸 대신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찾아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행동”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사례와 자료, 이야기 등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인류의 이런 노력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생명을 구하고, 정상적으로 또는 전보다 덜 불편하게 살게 됐는지 새삼 인류애가 충전되는 느낌도 든다. ‘인공 피부는 치료용으로 개발되었지만, 인공 피부의 개발이 가져온 또 하나의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동물실험에 희생되는 동물들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입니다.’(11장 ‘새로운 옷을 입다―피부’ 중) 저자는 몸을 대체하는 과학 기술의 발전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타인을 배려하는 다양한 노력과 마음도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스마트 의족을 장착해 줄 수도 있지만 휠체어가 다니기 쉽게 길가의 턱을 없애고 여닫이문을 미닫이 자동문으로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 과학 기술의 발달이 가져오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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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 곳 없는 아이들이 교회에 머물 수 있게”… PC방을 품은 목사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계산대. 그 옆으로는 10여 대의 컴퓨터가 줄지어 있고, 반대편 벽에는 소설, 동화, 만화책이 가득했다. 어디선가 구수한 라면 냄새도 풍긴다. 벽에 걸린 십자가만 아니었다면 교회가 아니라 흔한 동네 PC방이나 도서관 또는 만홧가게라고 착각할 것 같은 곳. 6일 경기 의정부시 하늘샘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만난 전웅제 목사(43)는 교회를 왜 이렇게 꾸몄냐는 질문에 “PC방에서는 거침없이 욕하던 아이들도 여기서 게임을 할 때는 욕을 하지 않는다. 전도 이전에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교회를 도서관, PC방처럼 꾸밀 생각은 아니었다고 했다. “처음 와서 보니까 동네는 많이 낙후됐는데 아이들은 매우 많았어요. 하루는 꽤 추운 날이었는데 아이들이 길에서 100원 넣고 하는 게임기로 놀고 있더라고요. 보니까 마침 저도 갖고 있던 게임이라 ‘얘들아, 추운데 우리 교회 가서 게임하지 않을래?’라고 했더니 몇 명이 따라오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거죠.”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대형 교회에서 목회하던 그는 2011년 겨울 이곳에 왔다. 전도사가 담임목사가 되려면 1년 이상 담임 목회를 해야 하는 교단 규정 때문이다. 부임했을 때 신도는 0명. 낙후된 지역의 작은 교회는 대체로 경력을 쌓는 코스로 거쳐 가기 때문에 기간만 채우고 떠나 신자를 늘리려는 노력은 잘 안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 목사는 “1년이 지나고 떠날 수 있었지만 하나둘씩 모인 아이들을 두고 갈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교회는 교회라기보다 동네 아이들의 아지트, 쉼터에 가깝다. 아이들은 집에 가다 들러서 게임하고, 컵라면 얻어먹고, 스스럼없이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로 잡는다. 하나님을 믿든 안 믿든 아무 상관없다. 교회가 전도가 아니라 소통과 만남, 휴식의 장소가 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전 목사는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동네에 담배 피우고, 툭 하면 가출하는 청소년이 많았다”라며 “집이 어려워서 하루 종일 전단을 붙이고, 고깃집에서 알바하고 온 아이들에게 전도부터 생각할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떠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가방에서 담배가 나와 어디서 났냐고 물으면 “집에 부모님이 피우는 게 잔뜩 있다”라고 답하는 아이들. 관심 없는 부모들 대신 사고 친 아이들 경찰서에서 데려오기. 설상가상으로 건물 주인은 불량해 보이는 아이들 몇십 명이 드나들기 시작하자 나가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아이들에게 떠나겠다고 했더니 아이들이 자기들 버리고 가면 안 된다고, 어떻게든 돕겠다고 하더라”라며 “그렇게 해서 함께 새 자리를 알아보고, 같이 내부 실내장식 공사를 해 만든 보금자리가 지금 여기”라고 말했다. 문 앞 계산대처럼 보이는 책상은 계산대가 아니라 전 목사가 사용하는 사무용 책상이다. 비난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목사가 게임을 말리지는 못할망정 조장한다’, ‘저게 무슨 교회냐 PC방이지’라는 악플도 많다. 그러면 오히려 아이들이 “거리에서 방황하던 저를 따뜻하게 품어준 곳이다. 욕하지 말아 달라” “컴퓨터 몇 대 놓았다고 교회란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다”라며 실명으로 댓글을 단다. 전 목사는 “교회를 찾지 않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교회가 그들만의 리그에 머무르고, 세상에 필요한 것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라며 “알바하고 와서 피곤해 조는 아이를 흔들어 깨워 설교를 듣게 하는 것이 목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의정부=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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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때로 헌법이 삶의 이정표가 된다

    어쩌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때가 있다. 그때마다 신기한 것은 ‘하늘이 참 맑고 푸르구나’ 하는 생각과, 의외로 하늘을 제대로 올려다본 적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뭐에 그리 정신이 팔렸는지…. ‘헌법’이 딱 그렇다. 매일같이 부딪히는 모든 법의 어머니이자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원리. 그런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1조 1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1조 2항) 외에는 별로 아는 것도 없다.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검사 출신의 헌법학자가 ‘헌법’ 이야기를 썼다. 그렇다고 법대생을 위한 헌법 강의서는 아니다. 이런 헌법 조항이 나온 이유와 배경, 그로 인해 우리 사회가 꿈꾸고 지향하려는 것을 설명했는데, 마치 노(老) 수학자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수학 공식의 원리를 학생들에게 설명해 주는 것 같다. 지금 너희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그 공식이 사실은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우리는 국가 그 자체를 사랑해서는 안 되고, ‘국가를 사랑하는 이유’를 사랑해야 합니다. 국가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은 모두를 파멸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 우리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이유는 바로 헌법적 가치 때문입니다.”(서문 중)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헌법의 아버지’들이 꿈꿨던 나라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생하게 그려진다. 동시에 의도했든 아니든 우리가 그 이상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도 알 수 있어 부끄럽다. 저자는 “헌법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내일로 나아갈 용기’”라고 말한다.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권력에 쪼그라들고, 주어진 책임에 잠식당해 인생이 허무하다고 느낄지라도 대한민국의 근간인 헌법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다시 세워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을 때 드는, 그런 감정을 주는 책이다. 부제는 ‘흔들릴 때마다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기준에 관하여’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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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움을 내려놓는 건, 남이 아닌 나를 위한 것”

    “자기 자비를 실천하는 최고의 방법은 용서예요. 용서는 남을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니까요.” 알 듯 모를 듯한 말. 7월 30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주지 법해 스님)에서 만난 혜주 스님(진관사 명상센터장)은 ‘자비(慈悲) 명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자비 명상은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9월 개최하는 국제선명상 대회에서 공개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각종 선명상 프로그램 중 하나다. 혜주 스님은 “‘자(慈)’는 타인을 사랑하고 기쁘게 해주려는 마음이고, ‘비(悲)’는 남의 슬픔과 고통을 공감하고 덜어주려는 마음”이라며 “내 마음속에서 ‘자비’를 찾고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들부터 먼 사람들에게 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자비 명상”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마음속에서 자비를 찾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누군가로부터 따뜻함을 받았던 순간을 떠올려 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막 뜨거운 물을 부은 찻잔 속 찻잎처럼 이런저런 생각이 요동치지만, 점차 침전되면서 어떤 모습이 떠오른다는 것. 생각이 나면 더 구체적으로 친절을 베푼 사람과 행동을 마음에서 그려 보라고 말했다. 처음이라 잘 안된다고 하자 그는 “자신은 볼 수 없겠지만 지금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있다”며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고 했다.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아동청소년교육학과 교수이기도 한 혜주 스님은 “사회가 갈수록 흉포해지고, 과도한 경쟁과 눈치 보기 등으로 우울증은 물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느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마음 챙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움은 누구에게나 생기는 자연스러운 마음”이라며 “따라서 무조건 ‘미워해서는 안 돼’ ‘화해해’라고 할 게 아니라, 아이(어른도 마찬가지)가 왜 미워하고 있는지 그래서 몸과 마음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아차리고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화가 나고, 숨이 가빠지고, 즐거움을 못 느끼는 등 불편한 상태가 되는데 명상을 통해 분별하는 법을 배우면 불편함에서 빠져나오는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것. 상대의 말과 행동을 떠올리며 그 이면에 있는 숨겨진 이유 등을 찾는 과정에서 미움을 내려놓게 되고, 이는 용서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움을 내려놓는 것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의 해방을 위해서라는 점이에요. 미움을 내려놓는 일과 화해를 같은 것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혜주 스님은 “내 마음이 싫고 고통스러우면 그것은 자비가 아니라 억지”라며 “먼저 미움이라는 감정을 잘 다스린 뒤 진심으로 ‘좋은 걸 주고 싶은 마음(자비)’이 생기면 그때 용서하면 된다. 용서가 자기를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인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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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주 스님 “자기 자비를 실천하는 최고의 방법은 ‘용서’”

    “자기 자비를 실천하는 최고의 방법은 용서에요. 용서는 남을 위한 게 아닌 나를 위한 것이니까요.”알 듯 모를 듯한 말. 7월 30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주지 법해 스님)에서 만난 혜주 스님(진관사 명상센터장)은 ‘자비(慈悲) 명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자비 명상은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9월 개최하는 국제선명상 대회에서 공개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각종 선명상 프로그램 중 하나다.혜주 스님은 “‘자(慈)’는 타인을 사랑하고 기쁘게 해주려는 마음이고, ‘비(悲)’는 남의 슬픔과 고통을 공감하고 덜어주려는 마음”이라며 “내 마음 속에서 ‘자비’를 찾고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들부터 먼 사람들에게 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자비 명상”이라고 말했다.“어떻게 하면 마음 속에서 자비를 찾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누군가로부터 따뜻함을 받았던 순간을 떠올려 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막 뜨거운 물을 부은 찻잔 속 찻잎처럼 이런저런 생각이 요동치지만, 점차 침전되면서 어떤 모습이 떠오른다는 것. 생각이 나면 더 구체적으로 친절을 베푼 사람과 행동을 마음에서 그려 보라고 말했다. 처음이라 잘 안 된다고 하자 그는 “자신은 볼 수 없겠지만 지금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있다”며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고 했다.동국대 와이즈캠퍼스 아동청소년교육학과 교수이기도 한 혜주 스님은 “사회가 갈수록 흉포해지고, 과도한 경쟁과 눈치 보기 등으로 우울증은 물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느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마음 챙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미움은 누구에게나 생기는 자연스러운 마음”이라며 “따라서 무조건 ‘미워해서는 안 돼’ ‘화해해’라고 할 게 아니라, 아이(어른도 마찬가지)가 왜 미워하고 있는지 그래서 몸과 마음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아차리고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화가 나고, 숨이 가빠지고, 즐거움을 못 느끼는 등 불편한 상태가 되는데 명상을 통해 분별하는 법을 배우면 불편함에서 빠져나오는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것. 상대의 말과 행동을 떠올리며 그 이면에 있는 숨겨진 이유 등을 찾는 과정에서 미움을 내려놓게 되고, 이는 용서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중요한 것은 미움을 내려놓는 것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의 해방을 위해서라는 점이에요. 미움을 내려놓는 일과 용서를 같은 것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혜주 스님은 “내 마음이 싫고 고통스러우면 그것은 자비가 아니라 억지”라며 “먼저 미움이라는 감정을 잘 다스린 뒤 진심으로 ‘좋은 걸 주고 싶은 마음(자비)’이 생기면 그때 용서하면 된다. 용서가 자기를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인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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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7 서울WYD 발대식… 정순택 대주교 “청년이 기적 만드는 주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WYD) 지역조직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주한 교황대사관,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가 공동 주최하는 ‘2027 서울 WYD’ 발대식이 28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렸다. WYD는 국가, 인종, 언어, 종교를 넘어 전 세계 젊은이들을 위해 가톨릭교회가 주재하는 행사다. 이날 발대식은 3년 앞으로 다가온 서울 WYD를 위한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자리. 194개국 기수단 입장, 발대 선언, 축사, 발대 미사 순으로 진행됐다. 정순택 대주교는 “한 사람이 바뀌고 우리 공동체가 바뀌는 기적을 우리는 앞으로의 준비 과정과 서울 WYD를 통해 체험하고자 한다”며 “젊은이 여러분이 기적을 만드는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함께 해주기를 청한다”고 했다. 2027년 7월 말∼8월 초에 열리는 서울 WYD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교구에서 5일간 열리는 교구 대회(사전 행사)와 서울에서 6일간 열리는 본대회로 나뉜다. 본대회에서는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각국 주교들의 교리 교육, 성소 박람회, 교황과의 밤샘 기도 및 차기 개최국 발표 등이 진행된다. 50만∼7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이는 서울 WYD의 생산유발효과는 11조3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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