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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32)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역사상 처음으로 연장전에서 세 골을 넣은 선수가 됐습니다.손흥민은 3일 카타르 알와크라에서 열린 올해 대회 8강에서 연장 전반 12분 오른발 프리킥으로 호주 골망을 흔들었습니다.손흥민은 우즈베키스탄과 맞붙은 2015년 호주 대회 8강에서도 연장 전반 14분에는 헤더로, 연장 후반 4분에는 왼발로 각각 골을 넣은 적이 있습니다.아시안컵 연장전에서 왼발, 오른발, 머리로 모두 골을 넣어 본 선수도 물론 손흥민뿐입니다.손흥민을 제외하면 아시안컵 연장전에서 통산 두 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이태호(63)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이태호는 역시 카타르에서 열린 1988년 대회 준결승에서 중국을 상대로 연장에 두 골을 몰아 넣었습니다.아시안컵 경기 연장전에서 한 골이라도 넣은 선수는 총 24명이고 그중 7명(29.2%)이 한국 선수입니다.손흥민과 이태호 이외에도 △1972년 박이천(77) △2000년 이동국(45) △2011년 윤빛가람(34) 황재원(43) △2019년 김진수(32)가 아시안컵에서 연장 득점 기록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나 어땠어, 자기야(What’s up, sweetie)?” 그라운드로 내려온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5·사진)를 발견한 남자 친구 트래비스 켈시(35·캔자스시티)가 두 팔을 벌렸다. 품에 안긴 스위프트와 짧게 입을 맞춘 켈시가 이렇게 묻자 스위프트는 “당신이 이렇게 멋져 보인 적은 없었다”면서 켈시의 가슴을 두드렸다. 켈시가 입고 있는 티셔츠에는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피언’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스위프트의 남자 친구 켈시가 2년 연속으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 무대를 밟는다. 지난 시즌 슈퍼볼 챔피언 캔자스시티는 29일 볼티모어 방문경기로 열린 AFC 챔프전에서 17-10 승리를 거뒀다. 캔자스시티가 다음 달 12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이번 시즌 슈퍼볼에서도 우승하면 2003∼2004, 2004∼2005시즌 뉴잉글랜드 이후 19년 만에 슈퍼볼 2연패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캔자스시티는 1969∼1970시즌 슈퍼볼 정상을 차지한 뒤 49년 동안 우승은커녕 슈퍼볼 진출 기록도 남기지 못했던 팀이다. 그러다 주전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29)와 타이트엔드 켈시가 ‘찰떡 콤비’를 이뤄 2019∼2020시즌 우승을 차지한 이후 이번까지 총 네 차례 슈퍼볼에 올랐다. 이 다섯 시즌 동안 캔자스시티가 슈퍼볼에 오르지 못한 건 2021∼2022시즌뿐이다. 켈시는 이날도 경기 시작 7분 19초 만에 머홈스의 패스를 받아 선제 터치다운을 성공하는 등 양 팀 최다인 121야드 전진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켈시는 머홈스로부터 패스를 총 11번 받아내면서 포스트시즌 패스 리셉션 기록을 통산 156번으로 늘렸다. 전설적인 와이드 리시버 제리 라이스(62)의 151번을 뛰어넘은 이 부문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9월부터 켈시와 공개 연애 중인 스위프트는 미국을 대표하는 ‘셀럽’으로, 별명부터 ‘미스 아메리카나’다. 그의 공연이 열리는 도시에서 쇼핑몰, 식당, 호텔 등의 매출이 늘어나는 걸 뜻하는 신조어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가 등장할 정도로 경제적 영향력도 크다. 스위프트의 남자 친구가 된 뒤로 켈시의 유니폼 판매량도 400% 이상 늘었다. ‘나 어땠어, 자기야?’도 이날 바로 유행어가 됐다. 스위프트는 슈퍼볼 전날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콘서트 일정이 잡혀 있지만 공연이 끝나는 대로 비행기에 올라 슈퍼볼을 ‘직관’할 계획이다. 스위프트는 아직 슈퍼볼 ‘하프타임 쇼’ 공연을 한 적은 없다. ‘미스 아메리카나’의 응원에 맞서는 팀은 ‘미스터 무관심’ 브록 퍼디(25·쿼터백)가 이끄는 샌프란시스코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안방에서 열린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프전에서 디트로이트에 34-31 역전승을 거뒀다. 샌프란시스코는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만 해도 7-24로 뒤져 있었지만 17점 차를 결국 뒤집었다. 콘퍼런스 챔프전 역사상 이렇게 큰 점수 차이를 뒤집은 건 이번 시즌 샌프란시스코가 처음이다. ‘미스터 무관심(Mr. Irrelevant)’은 매 시즌 NFL 신인 드래프트 때 가장 마지막에 뽑힌 선수에게 붙는 별명이다. 퍼디는 2022∼2023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262번으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다. 지금까지 팀을 슈퍼볼 무대로 이끈 쿼터백 가운데 지명 순번이 가장 늦은 선수가 퍼디다. 다만 아예 지명을 받지 못한 커트 워너(53)가 팀을 슈퍼볼에 세 차례 진출시킨 적은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캔자스시티가 슈퍼볼에서 맞대결하는 건 2019∼2020시즌 이후 4년 만이다. 당시에는 캔자스시티가 31-20으로 이겼다. 이번이 8번째 슈퍼볼인 샌프란시스코는 1994∼1995시즌 이후 2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샌프란시스코가 올해 우승하면 피츠버그, 뉴잉글랜드와 함께 슈퍼볼 최다(6회) 우승 팀이 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 스포츠 지도자들이 ‘짤리면’ 보통 해외 연수를 간다. ‘부족한 걸 채우고 돌아오겠다’고들 하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사실상 ‘구경꾼’으로 생활하고 돌아오는 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보다는 “경질 과정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시공간이 필요하다”는 게 좀 더 솔직한 이유 아닐까. 말하자면 ‘명장병’ 치유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프로배구에서 가장 심한 명장병 환자는 최태웅 전 현대캐피탈 감독이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찾아보면 그에게 명장병 진단을 처음 내린 기사는 황규인 기자 그러니까 이 ‘광화문에서’를 쓰고 있는 사람이 썼다. 그만큼 그의 명장병을 잘 안다고 자부한다. 지난해 12월 21일 경질당한 뒤 한 달 넘게 칩거하던 그를 최근 만나 명장병을 어떻게 다스리고 있는지 물었다. 워낙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일만 골라 한다는 걸 알기에 해외 연수 이야기는 꺼내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렇다고 “코딩 공부를 하고 있다”고 답할 줄은 몰랐다. 최 전 감독은 “사실 팀에 있을 때도 틈틈이 코딩 공부를 했다. 시간이 났으니 코딩을 제대로 배워 배구 작전 구상에 제대로 활용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최 전 감독이 2015년 부임 이후 중학교 수학 문제집을 풀던 생각이 났다. 당시 그는 “수학을 다시 해두면 데이터 분석에 혹시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부끄럽고 쑥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마침 수학을 잘하는 프런트 직원이 있어서 그 직원을 열심히 괴롭히면서 배우고 있다”며 웃었었다. 최 전 감독은 이런 공부를 바탕으로 남들과 다른 선택을 내리기 시작했다. 다른 팀은 다 한 명인 수비 전문 포지션 리베로 자리에 굳이 두 명을 쓴다거나, ‘원포인트 서브 전문 선수’를 따로 키워 세트마다 마무리 투수처럼 기용하는 식이었다. 재미있는 건 이런 전술이 이제는 프로배구에서 ‘뉴 노멀’이 됐다는 점이다. 그만큼 이런 전술이 잘 통했다. 최 전 감독은 ‘만년 2위 팀’ 현대캐피탈에 두 차례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다. 문제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만 너무 매달렸던 게 결국 독이 됐다는 거다. 그 바람에 ‘세상에는 이미 잘린 감독과 앞으로 잘릴 감독만 있다’는 프로 스포츠 세계 논리를 비켜 가지 못했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현대캐피탈이 시즌 반환점을 앞두고 ‘뒤에서 2등’을 하고 있다는 건 잘리고도 남을 이유였다. 최 전 감독 체제에서 4승(13패)에 그쳤던 현대캐피탈은 그가 지휘봉을 내려놓은 바로 다음 경기부터 5연승을 내달렸다. 이런 결과와 최 전 감독의 명장병 사이에 아무 관계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스포츠를 10년 넘게 취재하면서 느낀 게 있다. 명장병에 걸린 모든 지도자가 명장이 되는 건 아니지만 명장 반열에 오른 지도자에게는 모두 명장병 증상이 있다는 점이다. 그 증상을 잘 다스리면 명장이 되지만 그러지 못하면 그냥 명장병 환자로 남는다. 코딩 공부가 최 전 감독의 명장병을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바꿔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에서 130위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겼습니다.한국이 FIFA 랭킹 차이가 100계단 이상 나는 팀과 경기를 치른 건 이날이 20번째였습니다.한국은 앞선 19차례 경기에서 16승 2무 1패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따라서 한국이 FIFA 랭킹이 100계단 이상 차이 나는 팀을 이기지 못한 건 이날이 처음은 아닙니다.한국이 이런 팀을 상대로 처음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건 2002년 9월 7일이었습니다.당시 FIFA 랭킹 22위였던 한국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 북한(126위)과 0-0으로 비겼습니다.이 경기는 대회 특성상 결과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처음 비판을 받은 건 2004년 3월 31일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2차 예선이었습니다.역시 FIFA 랭킹 22위였던 한국은 142위 몰디브와 역시 0-0으로 비겼습니다.처음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패전을 기록한 건 이로부터 7년이 지난 2011년 11월 5일이었습니다.당시 29위였던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에서 146위 레바논에 1-2로 무릎을 꿇었습니다.손흥민(32·토트넘)도 당시 대표팀 멤버였습니다.이 경기 레바논은 지금까지도 한국 축구 대표팀에게 패배를 안긴 가장 FIFA 랭킹이 낮은 팀으로 남아 있습니다.그다음이 앞에 나온 몰디브 케이스였고 3위가 이번 아시안컵 말레이시아입니다.전 세계적으로 보면 2014년 11월 14일 그리스(당시 18위)가 FIFA 랭킹 187위 차이가 나는 페로 제도(187위)에 0-1로 패한 게 기록입니다.1996년 11월 6일에는 이탈리아(당시 5위)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당시 170위)에게 1-2로 패하기도 했습니다.그러니까 랭킹이 100계단 이상 차이가 나는 팀을 이기지 못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는 일은 아닙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팀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던 옐레나(27·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내보내기로 한 것.대신 ‘빅 유닛’ 랜디 존슨(61)의 딸로 유명한 윌로우(26·미국)가 외국인 선수 자리를 채웁니다.윌로우는 과연 옐레나가 해내지 못했던 ‘김연경 도우미’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요?이 질문 정답에 다가가려면 일단 옐레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은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는 선수입니다.이 그림을 보면 아웃사이드 히터를 예전에 ‘레프트’라고 부른 이유를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코트 왼쪽에서 주로 공격하는 선수니까 말입니다.옐레나와 윌로우는 예전에 ‘라이트’라고 불렀던 오퍼짓 스파이커로 뜁니다. 그러면 옐레나도 주로 오른쪽에서 공격했을까요?적어도 전위에 있을 때는 오른쪽 공격 비중이 더 높았다고 평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옐레나가 코트 왼쪽과 오른쪽에서 비슷하게 공격을 시도한 이유는 ‘로테이션’ 순서 때문입니다.흥국생명은 기본적으로 김연경과 옐레나 사이를 ‘한 칸 띄워서’ 코트에 내보내는 팀입니다.예를 들어 17일 장충 GS칼텍스전 4세트 때 흥국생명은 김연경 → 이주아 → 옐레나 → 레이나 → 김수지 → 김다솔 순서로 선발 오더를 짰습니다.상대 팀 GS칼텍스는 김지원 → 유서연 → 권민지 → 실바 → 강소휘 → 오세연 순서로 오퍼짓 스파이커 실바와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가 붙어 있었습니다.이렇게 오퍼짓 스파이커를 아웃사이드 히터와 붙여서 내보내는 팀에서는 오퍼짓 스파이커가 왼쪽에서 공격하는 일이 줄어듭니다.두 선수가 모두 전위에 있는 랠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각자 자기 자리를 지키는 데 충실하면 되는 것.이를 뒤집어 말하면 두 선수가 모두 후위에 있는 랠리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 됩니다.흥국생명을 이끄는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과 옐레나가 모두 후위에 있는 순간을 최대한 줄이고 싶어서 두 선수를 한 칸 띄어 배치했던 겁니다.두 선수가 모두 후위에 있으면 팀 공격 전체가 엉망이 되니까요.김연경과 옐레나가 모두 후위에 있을 때 흥국생명 공격 효율이 이렇게 떨어지는 이유는 공격 위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스크롤을 올려서 확인해 보시면 두 선수가 모두 후위에 있을 때는 전위 왼쪽이 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김연경이 후위 공격 효율 1위(0.311) 옐레나가 3위(0.303)인데도 이 로테이션 순번에서 공격에 유독 애를 먹은 이유입니다.물론 아본단자 감독도 이 문제점을 알고 있습니다. 김연경은 “전체 연습량을 100으로 보면 후위 공격이 50을 차지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그러나 기본적으로 김연경과 대각에 서는 아웃사이드 히터가 받쳐 주지 못하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아본단자 감독은 시즌 초반 미들 블로커로 활용했던 레이나(25·일본)를 원래 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하면서 해법 찾기에 나섰습니다.3라운드 때까지 11.3%였던 레이나의 공격 점유율은 4라운드 들어 24.5%로 늘어난 상황입니다.다만 같은 기간 공격 효율은 0.263에서 0.217로 내려왔습니다.4라운드 때 흥국생명(0.266)보다 팀 공격효율이 떨어지는 팀은 최하위 페퍼저축은행(0.201)밖에 없습니다.결국 흥국생명이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면, 2라운드 이전에 옐레나가 그랬던 것처럼, 오퍼짓 스파이커가 자기 몫을 해내는 수밖에 없습니다.옐레나는 1, 2라운드 합계 공격 효율 0.305(5위)를 기록했습니다.이 기간 흥국생명은 승점 30(11승 1패)으로 2위 현대건설(승점 26·8승 4패)에 한 경기 이상 앞선 리그 선두였습니다.3라운드 이후 옐레나의 공격 효율은 0.218로 떨어졌습니다.4라운드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이제 흥국생명(승점 50·18승 6패)은 현대건설(승점 58·19승 5패)에 세 경기 가까이 뒤진 2위로 내려앉았습니다.김연경은 1, 2라운드(0.358)와 3, 4라운드(0.365) 모두 공격 효율 1위 자리를 지켰지만 혼자 팀 공격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요컨대 윌로우가 1, 2라운드 때 옐레나만큼만 해줘야 흥국생명은 5, 6라운드 때 반전을 만들 수 있습니다.한국배구연맹(KOVO)은 여자부 흥국생명과 남자부 현대캐피탈 경기를 같은 날 배정합니다.현대캐피탈은 2016~2017시즌 5라운드 중반 톤(40·캐나다)을 대니(37·크로아티아)로 바꾸는 승부수를 던져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반면 흥국생명이 2020~2021시즌 도중 루시아(33·아르헨티나) 대신 선택한 브루나(25·브라질)는 결국 V리그 역대 최악의 외국인 선수를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됐습니다.윌로우는 과연 대니와 브루나 중 어느 쪽에 가까운 선수가 될까요?본인도 한국에 이름을 남길까요? 아니면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아빠만 유명한 선수로 남을까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희빈 콤비’ 전지희(32)와 신유빈(20)이 2024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도하 컨텐더 단식 결승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열정 언니’ 전지희가 ‘삐약이’ 신유빈을 꺾고 개인 처음으로 컨텐더 대회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세계랭킹 33위 전지희는 21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9위 신유빈에게 4-3(8-11, 11-9, 14-16, 9-11, 18-16, 11-8, 11-5) 역전승을 거뒀다. WTT는 △챔피언스 △스타 컨텐더 △컨텐더 △피더 등 4개 등급으로 나눠 대회를 치른다. 지금까지 컨텐더 등급 이상 대회에서 여자 단식 정상을 차지한 한국 선수는 신유빈(3회)뿐이었다. 전지희는 2021년 도하 스타 컨텐더 8강에서도 신유빈과 맞대결을 벌여 3-1 승리를 거둔 적이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한 띠동갑 ‘희빈 콤비’는 앞서 열린 이번 대회 복식 결승에서 독일의 자비네 빈터-아네트 카우프만 조에 3-0(11-8, 11-5, 11-4) 완승을 거두고 팀 여섯 번째 WTT투어 우승 기록을 남겼다. 남자 복식 결승에 나선 이상수(34)-임종훈(27) 조도 홍콩의 람시우항-호콴킷 조를 3-2(11-13, 11-4, 9-11, 11-7, 11-6)로 꺾고 우승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게레로 가문이 155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한 번밖에 나오지 않았던 기록에 도전한다. 2대에 걸쳐 형제 메이저리거를 배출하는 것이다. 뉴욕 메츠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유망주 블라디미르 미겔 게레로(17)와 11만7000달러(약 1억5000만 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발표했다. 미겔은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블라디미르 게레로 시니어(49)의 아들이자 현재 토론토 간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5)의 이복동생이다. 미겔도 장타력이 장기인 선수지만 오른손잡이인 아버지, 형과 달리 왼쪽 타석에서 공을 친다. 게레로 시니어 역시 데뷔 때 형제 메이저리거로 주목을 받았다. 그의 형인 윌톤 게레로(50)는 LA 다저스에서 박찬호(51)와 한솥밥을 먹는 등 MLB에서 8년간 뛰었다. 게레로 시니어, 윌톤 형제는 1998∼2000년 몬트리올에 함께 몸담기도 했다. 이전까지 2대에 걸쳐 형제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건 헤어스턴 가문뿐이다. 존 헤어스턴(80), 제리 헤어스턴 시니어(72) 형제가 MLB에서 나란히 뛰었고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48), 스콧 헤어스턴(44) 형제가 배턴을 이어받았다. 헤어스턴 가문은 1951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었던 할아버지 샘(1920∼1997)을 포함해 3대가 MLB에서 뛴 기록도 남겼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길고 긴 기다림이 끝났다. ‘끝판왕’ 오승환(42·사진)이 드디어 도장을 찍었다. 프로야구 삼성은 오승환과 2년 총액 22억 원(계약금 10억 원, 연봉 총액 12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05년 삼성에서 프로로 데뷔한 오승환은 내년까지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게 됐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비로소 올 시즌 투수진 구성을 화룡점정하게 됐다. 팀을 위한 최선의 길을 고민하느라 협상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면서 “구단의 행보를 이해해 준 오승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은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구원진 평균자책점(5.16)이 5점을 넘긴 팀이었다. 시즌 종료 후 이 단장에게 팀 전력 구성을 맡긴 삼성은 이번 FA 시장에서 김재윤(34·전 KT·통산 169세이브)과 임창민(39·전 키움·통산 122세이브)을 영입하는 등 불펜 강화에 힘썼다. 여기에 한국 무대에서만 통산 400세이브(41승 24패 17홀드)를 거둔 오승환까지 잔류시키면서 ‘통산 691세이브 트리오’ 구축에 성공했다. 오승환의 400세이브는 한국 프로야구 역대 1위 기록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통산 30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오승환뿐이다.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 한신에서 2년간 80세이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3개 팀에서 4년간 42세이브를 올려 한미일 통산 522세이브를 기록 중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키움이 김혜성(25)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전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 김혜성은 16일 고형욱 키움 단장과 만나 ‘202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하고 싶다’는 뜻을 공식 전달했다. 구단은 내부 논의를 거쳐 김혜성의 MLB 도전을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김혜성은 “큰 무대에 대한 도전 자체가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다. 팀에서 지지해주시는 만큼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키움은 이미 ‘메이저리거 사관학교’라고 부를 만한 팀이다. 전신 넥센 시절을 포함해 지금까지 키움에서는 강정호(36·전 피츠버그), 박병호(37·전 미네소타), 김하성(29·샌디에이고),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등 4명이 포스팅을 거쳐 MLB 무대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프로야구 선수(8명)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다.이정후와 프로 입단(2017년) 동기인 김혜성은 2021년에는 유격수, 2022년과 지난해에는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활약해 왔다. 지난해까지 통산 성적은 826경기 출장에 타율 0.300, 25홈런, 311타점, 181도루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특별반보다 야구부에서 먼저 도쿄 6대학 합격자가 나올 거다.” 일본 하나마키히가시 고교에, 한국으로 치면 SKY 진학을 목표로 하는, 특별반이 생기자 이 학교 사사키 히로시 야구부 감독(49)은 이렇게 말했다. 2021년 겨울 이 학교 야구부 숙소 앞에 플래카드 석 장이 붙었다. 왼쪽은 야구부 선배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축하하는 내용이었다. 오른쪽은 기쿠치 유세이(33·토론토)의 MLB 진출 축하 플래카드였다. 그리고 가운데 플래카드에는 학교를 졸업한 지 2년이 지난 오마키 마사토(23)의 이름 앞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축 합격 도쿄대학.” 오마키가 도쿄대 진학을 목표로 삼은 건 이 학교 1학년 때였다. 사사키 감독은 해마다 신입 부원이 들어오면 모든 부원에게 ‘목표달성표’를 나눠준다. 오타니가 ‘사고’를 칠 때마다 언론에 등장하는 그 만다라트 계획표다.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 중 8개 구단으로부터 1순위 지명을 받는 걸 목표로 삼았듯, 오마키는 도쿄대 진학을 목표로 세웠다. 그리고 삼수 끝에 목표를 이뤘다. 사사키 감독은 “야구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야구를 잘하는 것만으로 고교 생활을 보내는 건 헛수고이고 아까운 시간 낭비”라며 “근육의 힘은 나이가 들면 떨어지지만 지식과 지혜는 평생 쓸 수 있다. 그래서 야구부원들의 학업 성적이 뒤처지지 않도록, 또 사람으로서 올바른 사고 방식을 갖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사사키 감독이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그래야 ‘우리 아들을 이 학교 야구부에 보내야겠다’는 학부모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며 “사람은 출구가 보이지 않으면 입구로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좋은 출구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목표달성표를 강조한 것 역시 출구부터 보여줘야 입구로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일본 고교야구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사사키 린타로(19) 역시 이 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린타로는 고교 3년간 홈런 140개를 날리면서 역대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그리고 미국 대학 진학을 ‘출구’로 선택했다. 그게 야구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를 놓고 볼 때 더 큰 기회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린타로의 아버지가 바로 사사키 감독이다. 대한체육회의 ‘은퇴 운동선수 실태조사’ 최신판(2019년)에 따르면 운동선수는 평균 23.6세에 은퇴하며 41.9%가 실업 상태다. 일을 하고 있는 은퇴 선수 중에도 46.8%가 한 달에 200만 원을 못 번다. ‘출구’가 이런 상태인데도 한국 체육계는 중학생은 평균 성적의 40%, 고등학생은 30% 이상을 받아야 대회에 나갈 수 있다는 ‘학생 선수 최저학력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학교 운동부원은 ‘선수 학생’이 아니라 ‘학생 선수’라고 부른다. 선수보다 학생이 앞에 온다. 체육계가 이 사실을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한국에는 아이를 보내고 싶지 않은 운동부만 늘어나지 않을까.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흥국생명은 4일 프로배구 화성 방문 경기 5세트 14-14 듀스 상황에서 표승주(32)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하면서 매치 포인트 위기에 몰렸습니다.게다가 안방 팀 IBK기업은행 서버는 외국인 선수 아베크롬비(29)였습니다.아베크롬비는 여자부에서 올 시즌 서브를 100개 이상 넣은 선수 가운데 상대 팀 서브 리시브 효율(28.9%)을 가장 크게 떨어뜨리는 선수입니다.흥국생명으로서는 다행스럽게도 리베로 박수연(21)이 세터 이원정(24)의 머리 위로 공을 정확하게 띄웠습니다.이어 김연경(36)이 시간차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다시 15-15 듀스가 됐습니다.김연경은 이후 오픈 두 개를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결국 팀에 17-15 승리를 안겼습니다.스포츠 팬들은 이렇게 승부처에 강한 선수를 흔히 ‘클러치 능력이 뛰어나다’고 표현합니다.그리고 현재 프로배구에서 클러치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는 역시 ‘배구 여제’ 김연경입니다.이를 알아보려면 일단 어떤 경우를 ‘클러치 상황’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정의가 필요합니다.배구는 ‘타이 브레이커’라고 할 수 있는 5세트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25점을 먼저 따는 팀이 이기는 경기입니다.그리고 모든 랠리는 반드시 한 팀 득점으로 끝납니다.이를 종합하면 1~4세트에는 양 팀이 20점 이상을 기록한 상태에서 점수 차이가 2점 이하일 때를 클러치 상황이라고 불러도 크게 틀린 이야기가 아닐 겁니다.김연경은 이런 상황에서 공격을 총 82번 시도해 그중 44번(53.7%) 성공시켰습니다.반면 상대 팀에 점수를 내준 건 지난해 10월 22일 안방 경기 2세트 20-22 상황에서 페퍼저축은행 야스민(28)에게 블로킹을 당한 한 번뿐입니다.이를 가지고 공격 효율을 계산하면 0.524가 나옵니다.이런 상황에서 공격을 41번 이상 시도한 선수 가운데는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한 선수도 없습니다.김연경이 이런 상황에서 공격을 82번 시도했기에 그 절반인 41번을 기준으로 삼은 겁니다.이런 클러치 상황에서 김연경보다 공격 시도가 많았던 것도 아베크롬비(90번) 한 명밖에 없습니다.5세트가 되면 김연경은 더욱 무시무시하게 변합니다.양 팀이 모두 12점 이상을 올리고 있는 2점 차 이내 상황에서 김연경은 공격을 9번 시도해 그중 7번(77.8%)을 득점으로 연결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범실은 아예 제로(0)였습니다.다만 김연경 케이스만 봐도 이런 상황 자체가 워낙 적은 게 사실입니다.1~5세트 상황을 합치면 김연경은 클러치 상황에서 공격을 91번 시도해 51번(56.0%) 득점에 성공하면서 딱 한 번 상대 팀에 점수를 내줬습니다(공격 효율 0.549).이런 클러치 상황에서 김연경보다 공격 시도가 많았던 건 역시 아베크롬비(100번) 한 명뿐이고 효율은 0.320이었습니다.그렇다면 ‘클러치 박’ 박정아(31)는 어떤 기록을 남겼을까요?박정아는 이런 상황에서 34번 공격을 시도해 11번(32.4%)은 팀에 점수를 안겼지만 4번(11.8%)은 상대 팀에 점수를 헌납했습니다.남자부에서는 레오(34·OK금융그룹)가 클러치 능력이 가장 뛰어난 공격수였습니다.레오는 클러치 상황에서 공격을 72번 시도해 47번(65.8%) 득점에 성공하는 동안 8번(11.1%)은 상대에게 점수를 내줬습니다.클러치 상황에서 30번 이상 스파이크를 날린 국내 선수 가운데는 임동혁(25·대한항공)이 62번 시도 36번(58.1%) 성공, 7번(11.3%) 실패로 가장 결과가 좋았습니다.팀 기준으로는 여자부는 역시 흥국생명(공격 효율 0.431), 남자부는 한국전력(0.418)이 1위였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출산 후 반년 만에 코트로 돌아온 오사카 나오미(27·일본)가 완승으로 복귀 신고를 마쳤다. 지난해 7월 딸 샤이를 낳은 오사카는 1일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여자 단식 1회전에서 타마라 코르파치(28·독일·세계랭킹 83위)를 2-0(6-3, 7-6)으로 제압했다.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14일 개막) 전초전으로 통한다. 2019, 2021년 호주 오픈 챔피언인 오사카는 지난해 호주 오픈을 앞두고 “개인 사정으로 참가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그리고 출산 두 달 후인 지난해 US 오픈 기간 “내년에는 코트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고 이번 대회를 통해 468일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2021년 프랑스 오픈 1회전을 마친 뒤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던 오사카는 “딸을 낳기 전에 나는 받는 법은 알아도 주는 법은 모르던 선수였다. 이제는 팬들이 나를 보러 와서 응원해 주신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기쁘다”면서 “앞으로는 가능한 한 많은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사카는 2018, 2020년 US 오픈을 포함해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4번 우승했다. 오사카가 앞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추가하면 마거릿 코트(82·호주), 이본 굴라공(73·호주), 킴 클레이스터르스(41·벨기에)에 이어 메이저 대회 정상을 차지한 역대 네 번째 ‘엄마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위원장 동지께서 ‘달걀을 사상으로 채우면 바위도 깰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셨다. 우리는 그러한 투철한 사상으로 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북한 ‘역도 영웅’ 엄윤철(32)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56kg급에서 세계신기록(298kg)으로 우승한 뒤 말했다. 여기서 ‘위원장’은 물론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었다. 엄윤철은 2012 런던 올림픽 때도 이 체급 금메달을 차지했던 선수다. 엄윤철을 다시 만난 건 2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였다. 엄윤철은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은메달이었다. 북한 선수 가운데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엄윤철이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최룡해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엄윤철도 “금메달을 못 땄으니 영웅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엄윤철의 말을 통역하던 외국인 자원봉사자는 “북한에서는 시계가 거꾸로 가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북한 ‘체조 영웅’ 리세광(38)이 이 자원봉사자의 평가를 또 한 번 입증했다. 리세광은 리우 올림픽 남자 뜀틀 1위를 차지한 뒤 “우리의 제일 큰 힘은 정신력이다. 정신력 덕분에 오늘의 금메달이 이뤄진 것”이라며 “우리 군대와 인민들에게 크나큰 승리를 안겨주고, 경애하는 김정은 최고사령관 동지께 승리의 보고, 영광의 보고를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맞다. 스포츠 세계에서 정신력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면 북한이 우승을 휩쓸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올해 2월 28일에도 ‘한계가 없는 힘-정신력’이라는 기사를 통해 ‘소총에도 사상을 만장약(滿裝藥)하면 그 어떤 현대적인 무기보다 더 큰 위력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달걀로 바위를 못 깨는 건 정신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게 과학 법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이 ‘엘리트 체육’ 강국의 지위를 누릴 수 있던 것도 한국 스포츠 과학이 세계적인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생활 스포츠 저변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일본도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을 본떠 일본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를 만든 뒤에야 엘리트 체육 강국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러니 대한체육회가 내년 파리 올림픽을 재도약 무대로 만들고 싶었다면 ‘과학적 훈련법’과 ‘과학적 전략’부터 고민하는 게 옳은 일이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는 이기흥 회장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공언했던 대로, ‘정신력을 강화하겠다’며 선수들을 ‘해병대 캠프’로 보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마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판했지만 체육회는 18일부터 2박 3일 동안 ‘원 팀 코리아’ 행사를 강행했다. 이 회장이 북한 체육위원장이라면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 누군가는 “위원장 동지 덕분에…”로 시작하는 감사 인사를 남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저런 말을 남기는 한국 대표 선수가 나온다면 “이제 한국에서도 시계가 거꾸로 가는 모양”이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29)가 ‘다저스 맨’으로 첫 발자취를 남기는 장소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도, 일본 도쿄도 아닌 한국 서울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맞붙는 2024시즌 공식 개막전을 내년 3월 20,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기로 올해 7월 확정해 발표했다. 이 ‘서울시리즈’는 첫날은 샌디에이고, 둘째 날은 다저스 안방경기로 진행한다. MLB 사무국은 이전에도 ‘야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해외 4개 도시에서 총 8차례에 걸쳐 시즌 개막전을 개최한 적이 있다. 서울시리즈는 원래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김하성(28)이 금의환향하는 무대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이정후(25)가 샌디에이고에 입단하고 류현진(36)이 다저스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국 팬들 사이에 서울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다 오타니가 다저스에 합류하면서 일본 팬들의 시선도 서울시리즈를 향하게 됐다. 오타니와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인 다루빗슈 유(36)가 일본인 투타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오타니가 서울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타니는 하나마키히가시고교 3학년이던 2012년 서울 목동구장과 잠실구장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스포츠를 취재하는 오시마 히로시 작가는 “서울은 오타니가 진정한 ‘이도류’로 거듭난 곳이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대회에서도 오타니가 투수와 타자로 모두 출전한 건 2012년 이 대회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다만 오타니는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내년 서울시리즈 때는 타자로만 출전할 예정이다. 다저스는 서울시리즈가 끝나면 LA로 돌아가 3월 29일부터 세인트루이스와 4연전을 치른다. 부상 같은 변수가 없다면 오타니도 이때 다저스 안방 팬들과 처음 만나게 된다. 다저스와 오타니의 친정 팀인 LA 에인절스의 2024년 첫 맞대결은 6월 22, 2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다저스의 내년 시즌 에인절스타디움 방문경기 일정은 9월 4, 5일에 잡혀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세상은 이 열세 글자를 보고 심장이 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시대에 따라 스포츠 경기장에서 ‘아리랑 목동’, ‘아파트’, ‘그대에게’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2023년 현재 꿰차고 있는 노래가 이 가사로 시작하는 ‘질풍가도’다. 스포츠 팬들은 원래 애니메이션 주제가였던 질풍가도를 ‘응원을 부르는 노래’라고 평한다.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순간 TV 중계에서 흘러나온 노래 역시 질풍가도였다.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 LG는 올 시즌 한미일 프로야구 52개 팀을 통틀어 도루 실패(101개)가 가장 많은 팀이다. LG를 제외하면 한미일 어디에도 도루 실패 50개를 넘긴 팀조차 없다. 이렇게 실패가 많은 탓에 LG는 한미일 프로야구 전체 2위에 해당하는 도루 166개를 성공시키고도 성공률이 62.2%밖에 되지 않았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 통계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도루 성공률이 75%가 되지 않을 때는 뛰면 뛸수록 손해라고 계산한다. 올 시즌 LG는 ‘화력’이 워낙 뛰어난 팀이라 도루 실패에 따른 손해가 더 컸다. “드넓은 대지에 다시 새길 희망을” 그러나 올 시즌부터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 생각은 달랐다. 그는 “팬들과 언론은 도루 실패 숫자를 봤겠지만 내가 집중한 건 공격적인 팀 컬러를 만드는 것이었다. 도루 자체의 효과보다는 뛰는 야구를 통해 선수들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도루 실패가 일상다반사가 되다 보니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LG는 도루 실패를 1개라도 기록한 경기에서 승률 0.767(56승 1무 17패)을 기록했다. 반면 도루 실패가 없는 경기에서는 0.435(30승 1무 39패)에 그쳤다. 도루 실패가 오히려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던 거다. “안고 달려갈 거야, 너에게” 2021년 ‘실패연구소’를 설립한 KAIST는 올해 10월 ‘일상에서 포착한 실패의 순간들’ 사진전을 열었다. 전시 작품 가운데 ‘누군가 일으켜 준다면’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던 사진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잔디 위에 넘어진 흰 의자를 찍은 이 사진에는 “지금은 비록 누워 있지만 네 다리 성하고 부서진 곳 없으니 누군가 일으켜 준다면 금방 제 역할을 할 수 있겠지”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조성호 KAIST 실패연구소장은 실패 경험을 공유하는 사진전을 연 이유에 대해 “(혼자서) 괴로워하던 실패를 공유하고 소통하다 보면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고 설명했다. LG가 실패를 통해 성공한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질풍가도 노랫말처럼, 우리 서로의 응원을 믿고, 가슴 두근거리도록,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자. “세상에 도전하는 게 외로울지라도, 함께해 줄 우정을 믿고 있어.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 드넓은 대지에 다시 새길 희망을, 안고 달려갈 거야, 너에게.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오타니 쇼헤이(29·사진)가 2021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 지명타자로 인정받았다. MLB 사무국은 “오타니가 3년 연속으로 ‘에드거 마르티네즈 최우수 지명타자상’을 받게 됐다”고 1일 발표했다. 이 상을 3년 연속 수상한 타자는 다비드 오르티스(48·보스턴) 이후 오타니가 두 번째다. 오르티스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 연속으로 이 상을 받은 적이 있다. 오르티스는 이 상을 총 8번 받아 최다 수상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에드거 마르티네즈(60·시애틀)가 2004년 은퇴했을 때는 마르티네즈가 최다(5회) 수상 기록 보유자였다. MLB 사무국은 2004년 이 상 이름 앞에 ‘에드거 마르티네즈’를 붙이고 있다. 오르티스와 마르티네즈를 제외하면 오타니보다 이 상을 많이 받은 선수는 없다. 할 맥레이(78·캔자스시티)도 오타니와 똑같이 이 상을 세 번 받았다. 오타니는 올해 LA 에인절스에서 타자로 135경기에 나와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을 기록했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포지션별 최고 타자가 받는 실버슬러거에서도 아메리칸리그(AL)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만장일치로 AL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같은 해에 MVP와 실버슬러거, 에드거 마르티네즈 상을 모두 차지한 선수는 2021년 오타니와 올해 오타니뿐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박인비(35·골프)가 앨리슨 필릭스(38·미국·육상) 등과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IOC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 선수위원 선거에 나설 후보 32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IOC는 올림픽 때마다 각 나라 출전 선수들이 직접 투표하는 선거를 통해 서로 다른 종목을 대표하는 4명의 선수위원을 선출한다. 이번에는 총 15개 종목에서 후보가 나왔으며 여성(18명)이 남성(14명)보다 많다. AP통신은 선수위원 최종 후보 선정 소식을 전하면서 올림픽 육상에서 금메달 7개를 딴 필릭스와 함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를 7번 우승한 박인비를 당선 유력 후보로 평가했다. 박인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골든 커리어 슬램’을 달성하기도 했다. 각 국가올림픽위원회(NOC)는 선수위원을 동시에 2명 이상 보유할 수 없다. 현재 한국 대표 IOC 선수위원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41)은 내년 파리 올림픽 때 8년 임기가 끝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춘천 타이거즈가 2023 한국휠체어농구리그(KWBL)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비장애인 국가대표 출신인 조동기 감독(52)이 이끄는 춘천은 29일 경기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올 시즌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코웨이 블루휠스를 78-68로 물리쳤다.전날 같은 곳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75-62로 승리를 거둔 춘천은 시리즈 전전 2전 전승으로 챔프전 승리를 따냈다.춘천은 이로써 정규리그를 포함해 17전 전승을 기록하며 2019년 창단 후 처음으로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올 시즌에는 총 6개 팀이 참가했으며 정규리그 3라운드 경기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뒤 챔피언을 가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손기정 남승룡 두 용사는 시들던 조선의 피를 끓게 하였고 가라앉은 조선의 맥박을 뛰게 하였다.” 동아일보는 1936년 8월 11일 사설에 이렇게 썼다. 베를린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손기정 선생(1912∼2002)이 금메달, 남승룡 선생(1912∼2001·사진)이 동메달을 차지하고 이틀이 지난 뒤였다. 이로부터 다시 이틀이 지나 동아일보는 시상식 사진을 게재하면서 두 선수 가슴에 있던 일장기를 지워버렸다. 그 유명한 ‘일장기 말소 사건’이다. 손 선생은 2011년 대한체육회 선정 제1호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12년 뒤 남 선생도 같은 타이틀을 얻었다. 체육회는 남 선생을 2023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체육회는 “남 선생이 어려운 시대 상황에도 굴복하지 않고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준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체육회는 2011년부터 해마다 스포츠 영웅을 선정하고 있다. 체육단체와 출입 기자단, 원로회의기구 등으로부터 후보자를 접수한 뒤 스포츠영웅선정위원회를 통해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변은 없었다. 그리고 이탈자도 없었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를 두 번 차지한 선수가 됐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올 시즌 MLB 양대 리그 MVP 투표 결과를 17일 공개했는데 아메리칸리그(AL)에선 오타니가 1위 표 30장을 싹쓸이했다. 오타니는 2021년에도 만장일치로 AL MVP를 수상한 적이 있다. BBWAA 투표로 MVP를 선정하기 시작한 1931년 이후 만장일치 MVP는 오타니가 19번째다. 그러나 이전까지 이 기록을 두 번 남긴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타자’ 오타니는 올 시즌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66을 기록했다. 홈런과 OPS는 AL 1위였다. ‘투수’ 오타니는 시즌 막판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한 가운데서도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67탈삼진을 남겼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집에서 휴식 중인 오타니는 이날 원격으로 MLB 네트워크에 출연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오타니는 “지난해에도 MVP를 받고 싶었지만 에런 저지(31·뉴욕 양키스)가 정말 잘했다. 올해는 내가 더 잘하고 싶어 열심히 노력했다. 그 노력이 보상받은 것 같다. 아주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상 회복도 잘되고 있다. 첫 번째 수술 때보다 부드러운 느낌이다. 내년 시즌 일정에 맞춰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재 소속팀이 없다. MLB 역대 20번째 만장일치 MVP는 바로 다음 발표 때 나왔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6·애틀랜타) 역시 1위 표 30장을 모두 쓸어 담으며 내셔널리그(NL) MVP로 뽑혔다. MLB 양대 리그 MVP가 모두 만장일치로 선정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오타니와 아쿠냐 주니어는 2018년 나란히 각 리그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아쿠냐 주니어는 올 시즌 타율 0.337, 41홈런, 106타점, 73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은 NL 2위, 도루는 1위다. 한 시즌에 홈런을 40개 이상 치면서 도루 70개 이상을 성공시킨 선수는 아쿠냐 주니어가 MLB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는 30홈런-60도루, 40홈런-50도루 클럽 회원도 없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아쿠냐 주니어는 MLB 비시즌 기간엔 자국 리그에서 뛴다. 그는 이날 안방경기에서 6회말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개인 첫 MVP 수상을 자축했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NL MVP 투표에서 10위 표 5장을 받아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가 MLB MVP 투표에서 표를 받은 건 추신수(41·SSG), 류현진(36)에 이어 김하성이 세 번째다. 추신수는 2010년(AL 14위)과 2013년(NL 12위), 류현진은 2019년(NL 19위)과 2020년(AL 13위)에 표를 받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