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선

임우선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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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우선 기자입니다.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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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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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마토부터 스마트폰까지…관세 전쟁이 불러올 물가 상승 공포

    4일(현지 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일(현지 시간) 발표와 캐나다 측의 “25% 보복관세” 발표 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동시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양측의 ‘관세 폭탄’과 ‘보복’이 두 나라의 수입물가 상승을 자극해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미국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 등으로 식품 등 주요 상품의 물가가 대폭 상승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로 지목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멕시코는 미국의 가장 큰 수입국이고, 그 다음은 중국과 캐나다”라며 “이들에 대한 관세 인상은 토마토, 티셔츠, 원유, 자동차 등 제품 전반에 가격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는 “이런 종류의 수입세 인상은 거의 항상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며 “스마트폰 가격이 약 213달러(약 30만 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특히 소비자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식품 분야의 타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식료품인 아보카도와 방울토마토를 비롯해 수입 맥주 등은 최대 90% 이상 멕시코에서 생산된다.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메이플 시럽의 가격 상승 또한 예상된다. WSJ에 따르면 이 시럽을 대량 생산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캐나다 2곳 뿐이며 캐나다 생산량의 60% 이상은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소비자들은 관세 발효 몇 주 내에 식료품 가격 등의 급격한 상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캐나다와 미국, 멕시코의 공급망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 자동차 부문과 캐나다산 석유가 수입량의 60%를 차지하는 에너지 부문도 물가 상승 위험이 큰 분야로 꼽힌다. AP통신은 “25% 관세는 자동차 산업에 수류탄을 던진 것”이라고 표현했다. 액시오스는 비영리 싱크탱크 ‘택스 파운데이션’ 자료를 인용해 이번 관세가 미국에 가구당 연평균 830달러(약 121만 원)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전했다.캐나다의 물가 상승 위험 또한 크다. 캐나다는 미국산 오렌지주스, 위스키, 피넛버터, 맥주, 의류, 스포츠 장비 등의 주요 수입국이다. 미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면 소비자의 생활 물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 “국산 제품을 최대한 이용하고 휴가도 국내에서 보내라”고 당부했다.한편 북미권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등의 우려가 커지자 미국 노조 및 경제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관세 부과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철강노조(USW), 석유화학제조업협회(AFPM), 식품산업 단체인 소비자브랜드협회(CBA) 같은 단체들은 성명 등을 통해 “캐나다 같은 주요 동맹국을 공격하는 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다”라며 “이런 관세는 국경 양쪽의 산업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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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發 통상전쟁 시작…캐나다·멕시코 “보복 관세”·中 “WTO 제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자정(미 동부시간 기준)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로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1일(현지 시간) 서명했다. 단, 미국 내 유가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캐나다산 에너지 제품에 대해서는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그간 ‘관세 무기화’를 공언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3대 교역국에 대해 첫 관세 부과 결정을 내린 것으로, 경쟁국인 중국은 물론 동맹 관계인 이웃 국가에 대해서도 ‘관세 폭탄’을 던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멕시코는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들의 북미 생산 거점이 집중된 곳이라 국내 기업들의 타격도 예상된다. 이날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천명했다. 중국 또한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글로벌 무역 전쟁이 본격적으로 격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통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내렸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일반적으로 관세 정책을 변경하려면 의회의 승인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IEEPA를 통해 대통령 권한으로 즉각 관세 인상을 실현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불법 이민자와 펜타닐을 포함한 치명적 마약이 우리 시민을 죽이는 주요 위협이 됐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미국 국민을 보호해야 하며 대통령으로서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잘못 때문에 불법 이주민과 약물이 국경을 넘어 미국에 범람하고 있다는 맥락이다. 그간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 맺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따라 대부분 제품에 관세를 부과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비가 저렴한 멕시코에 북미 수출용 생산 거점기지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이번 행정명령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에너지 제품(10% 관세)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고 멕시코에 대해서는 에너지 제품을 포함해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산 모든 제품에 대해서도 10%의 보편 관세를 매긴다고 밝혔다. 특히 행정명령에는 “만약 이들 국가가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매겨 미국에 보복하는 경우 관세율을 올리거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열어뒀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관세에서 예외 되는 품목은 없을 것”이라며 “개별 기업이 특별히 면제를 받는 절차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은 미국의 3대 교역국으로 이들 국가에서의 수입은 미국 전체 수입량의 절반에 육박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3년 기준으로 1조3000억 달러(약 1894조원) 이상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날 발표 후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은 즉각 반발하며 보복을 천명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550억 캐나다 달러(약 155조6000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동일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300억 캐나다 달러 상당의 제품에 대해서는 4일부터 즉각 관세를 부과하며, 나머지 1250억 캐나다 달러 상당 제품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적응 시간을 고려해 3주 내에 발효하기로 했다. 적용 품목은 술, 과일, 채소부터 의류, 신발과 같은 생활 물품 전반에 걸쳐 있어 북미 지역 소비자들의 물가 상승 체감이 심화될 전망이다.이날 트뤼도 총리는 미국인들을 향해 “캐나다에 대한 관세는 여러분의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잠재적으로 미국의 자동차 조립 공장과 기타 제조 시설들을 문 닫게 할 것”이라며 “식료품비와 주유비가 오르고 미국 안보에 필수적인 저렴한 제품에 대한 접근권이 제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멕시코 역시 반격에 나섰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 플랜B를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멕시코 정부가 범죄 조직과 동맹을 맺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허위사실”이라며 “그런 동맹이 있다면 바로 이런 범죄 조직에 고성능 무기를 판매하는 미국의 총기 상점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국은 2일 상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의 조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하고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의 일방적 추가 관세 조치는 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을 WTO에 제소하고 상응한 반격 조치를 취해 권익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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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비용 ‘딥시크’의 역습… 美中 AI 전쟁 불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뒤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을 놓고 양국 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두 나라가 치열한 패권 전쟁에 돌입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국 오픈AI의 대표 모델인 ‘챗GPT’와 맞먹는 AI 모델을 오픈AI가 투자했던 비용의 약 5.6%만 들여 개발하면서 글로벌 기술업계 및 투자 시장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그간 미국은 AI를 포함한 기술 분야 패권을 지키기 위해 고사양 AI용 반도체 등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일로 그간의 규제가 실효성이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저사양 AI용 반도체도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트럼프 행정부가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허용했던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반도체 ‘H20’도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AI 경쟁에서 중국의 기술 수준이 미국의 예상보다 앞서 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딥시크는 미국의 대표적인 AI용 반도체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2022년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인 ‘H800’ 반도체만으로 만든 자사의 AI 모델 ‘R1’이 챗GPT의 신형 모델 ‘o1’과 성능이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뛰어나다고 밝혔다. 또 R1을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에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딥시크가 개발 비용을 축소 계산했거나 몰래 엔비디아의 신형 반도체를 확보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또 오픈AI 등의 개발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차용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딥시크의 개발 비용은 미국 빅테크보다 크게 저렴하고 제품 성능도 구글, 메타, 앤스로픽 등의 AI 모델을 능가한다고 일각에선 평가한다. 이 같은 ‘딥시크 충격’은 27일 뉴욕 증시를 강타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17% 급락해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6000억 달러(약 840조 원)가 증발했다. AI 분야에서 역시 강세를 보여온 또 다른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17.4%), TSMC(13.33%), 마이크론테크놀로지(11.71%) 주가도 급락해 이날에만 미 증시에서 약 1조 달러(약 1400조 원)가 사라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딥시크의 AI가 (미국 제품보다) 더 빠르고 훨씬 저렴해 보인다”며 “미국 산업이 (중국과의) 경쟁에 극도로 집중해야 한다는 경종을 울렸다”고 밝혔다. 미국의 AI 칩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설계 역량 혁신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中 딥시크, 5% 비용으로 챗GPT급 성능… “AI의 스푸트니크 순간”[中 AI ‘딥시크’ 쇼크]美中 불붙은 AI 패권 전쟁中, 엔비디아의 2022년 구형칩 활용… 추론 작업은 오픈AI 신형 모델 맞먹어NYT “실리콘밸리 가장 어두운 시간”… 美일각 “기술 도용 정황” 분쟁 예고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전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생 회사였다. 2023년 5월 설립된 딥시크는 이달 20일(현지 시간) ‘R1’이라는 AI 모델을 내놨지만 하루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픈AI,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며 큰 주목을 못 받는 분위기였다.하지만 10일도 안 돼 상황이 급변했다. 저사양 AI용 반도체를 주로 활용한 딥시크가 미국 대표 AI 기업 오픈AI의 챗GPT 개발비의 약 5.6%에 불과한 비용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제품을 만든 게 확인된 것. 이 소식이 알려진 27일부터 엔비디아 등 뉴욕 증시의 AI용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세계 최초의 웹 브라우저 중 하나인 ‘모자익’을 개발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 마크 앤드리슨은 딥시크를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면서 미국의 우주 기술이 소련보다 뒤처졌음을 확인한 사건을 가리킨다. 딥시크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가 생각만큼 안 크고, 가성비가 훨씬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뉴욕타임스(NYT)도 “실리콘밸리의 가장 어두운 시간(darkest hour)”이라고 표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서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가장 어둡고 힘든 때’라며 이 문구를 썼다. 미국 AI 업계가 위기를 맞았다는 뜻이다.● 챗GPT 약 20분의 1 비용에 비슷한 성능‘R1’은 다양한 수학, 코드 및 추론 작업에서 챗GPT의 신형 모델 ‘o1’과 비슷하거나 이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술 전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R1은 미국 수학 경시대회에서 79.8%의 정확도로 o1(79.2%)을 앞섰다. 코딩 테스트에서도 65.9%의 정확도로 o1(63.4%)을 눌렀다.그러면서도 수천만 달러의 대규모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AI를 훈련하는 미국 빅테크와 달리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2022년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인 칩 ‘H800’으로 AI를 개발했다. 딥시크의 주장에 따르면 개발 비용 또한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로 1억 달러(약 1400억 원)가 들어간 챗GPT의 5.6%에 불과하다.중국의 다른 정보기술(IT) 기업에서도 ‘AI 굴기’가 한창이다. 중국 최대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계열사인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9일 새 AI 모델 ‘큐원(Qwen) 2.5-맥스’를 출시했다. 알리바바 측은 “큐원의 성능이 비교 모델을 뛰어넘었다”고 주장했다. 중국계 소셜미디어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도 22일 ‘두바오 1.5 프로’를 내놨다.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미국산 첨단 AI용 반도체를 구하기 어렵게 된 중국 기업이 알고리즘, 아키텍처 등에서 더 독창적이고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딥시크,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문샷 같은 중국 IT 기업이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며 비용 효율과 역량을 높여왔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 미국의 첨단 칩 수출 제한 확대에 따른 불가피한 혁신이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美 기술 도용 가능성도 제기미국은 딥시크를 비롯한 중국의 기술기업들이 ‘오픈소스’를 지향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AI 개발 악용 우려 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기술 공유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기업들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AI 모델의 개발 과정을 적극 공개하는데 이런 차이가 중국을 AI 연구 및 개발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오픈AI의 투자자이기도 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딥시크는 진정한 혁신을 보여준다. 중국의 AI 개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우려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딥시크의 가성비를 “인정한다”고 했다.다만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AI 업계 일각에서는 딥시크의 미국 기술 도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CNBC는 딥시크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반도체를 다량 보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오픈AI도 “딥시크가 우리의 AI 기술을 도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혀 양국 간 또 다른 무역분쟁의 우려를 낳고 있다.미 백악관은 딥시크가 국가 안보에 줄 영향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미 해군은 군인들에게 딥시크를 다운로드하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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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보험금, 생전 연금-요양시설 입주권 등으로 활용 추진”

    ‘영올드’의 부상에 발맞춰 국내 금융시장도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9일 국민 노후 대비를 위해 ‘노후지원 보험 5종 세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령층의 노후 자금 마련을 돕는 차원에서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 요양시설 입주권 등으로 유동화(현금화)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료 납입을 마치고 유동화 여력이 되는 종신보험 계약 건수는 360만 건 정도”라며 “고령층은 금융자산이 적고 부동산과 종신보험을 주로 보유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보험도 주택연금처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마련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정책이 도입되면 종신보험의 보험료 납입이 완료됐으며,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한 경우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미리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이 3억 원이고 50%를 연금으로 받기로 할 경우 1억5000만 원을 연금으로 다달이 수령하고, 나머지 1억5000만 원은 사망 시 유족이 받는 식이다. 정부는 또 세제 혜택이 풍부해 ‘만능 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및 연금 계좌에 ‘의료 저축 계좌’의 기능도 부여한다. ISA의 경우 의료비 목적으로 돈을 인출할 때 납입한도를 복원해주기로 했다. 사망보험금을 유가족들을 위해 미리 맞춤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험금 청구권 신탁’도 지난해 11월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판매된 신탁 상품은 부동산, 퇴직연금, 펀드 등이 대상으로 보험성 자산은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법령 개정을 거쳐 보험금을 신탁 재산에 추가하면서 금융사가 고객을 대신해 사망보험금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사망보험금 3000만 원 이상이면 보험금 청구권 신탁에 가입해 사망보험금의 지급방식, 금액, 시기 등의 세부사항을 계획해 놓을 수 있다. 정모 씨(41)는 3년 전 이혼한 뒤 올해 여덟 살 된 외동딸을 키우고 있다. 정 씨는 최근 은행 상담을 거쳐 3억 원의 ‘보험금 청구권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딸의 대학 입학 후 졸업까지 매년 2000만 원씩 학자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돈은 딸의 졸업 이후 한꺼번에 지급하는 조건이다. 정 씨는 “아이가 미성년자일 때 (내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딸이 대학을 다니고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금전적으로 문제는 없을 것이라 안심”이라고 전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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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올드 잡자” 금융사가 유산 정리에 반려동물 관리 서비스도

    ‘귀여운 애완동물도 천수(타고난 수명)를 누리게 해드립니다.’ 지난해 말 방문한 아시아 최대 신탁은행인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 도쿄 본사에서 받아든 ‘오히토리사마신탁’(1인 가구 신탁) 금융상품 안내서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일본 최초로 신탁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다양한 고령층 대상 금융 서비스에 더해 홀로 사는 노인을 위한 상품까지 내놓았다. 금융회사가 노인이 숨질 경우 부고를 주변인들에게 알리고, 유품 정리, 장례까지 책임져 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PC, 노트북을 수거해 데이터를 삭제해 주고, 반려동물을 정해진 사람에게 인도해 주는 일까지 도맡는다. 다니구치 요시미쓰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 특별이사는 “각각의 서비스를 개별 업체에 맡기려면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제대로 이행됐는지 등을 담보할 수 없다. 은행의 ‘신뢰도’ 때문에 소비자들이 믿고 역할을 맡기는 것”이라며 “해당 상품은 고객 수요가 많아 꾸준히 가입 건수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가 급부상하면서 고령자들의 건강하고 독립적인 노후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산업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대거 등장하고, 일상생활에서부터 건강관리 등을 지원하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로봇과 같은 최첨단 기술, ‘에이징 테크’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은행들, 앞다퉈 신탁 비즈니스로… ‘에이징 테크’도 급부상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아오조라은행 등 일본 금융회사들은 고령화에 따른 고객의 요구에 맞춰 유언 신탁과 유산 정리 업무를 확대하고 있다. 유언서 작성과 보관, 유언 집행까지 은행이 도맡아 해주고 유산 분할 협의서 작성, 상속 재산의 인도까지 아우른다. 평생 일군 재산을 ‘내 뜻대로’ 정확하게 상속되길 원하는 똑똑한 영올드가 늘어남에 따라 해당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급증세다. 한국 금융회사들도 최근 신탁 비즈니스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치매가 발생하면 운용 자금을 병원, 간병, 생활비 등으로 지원해 주는 치매 신탁(후견 지원 신탁), 사망 시 장례비를 준비해 두는 상조 신탁, 손주 등의 대학 입학이나 결혼 등 행사 발생 시 일정 금액을 상속하거나 증여해 주는 이벤트형 신탁 등이 대표적이다. 신탁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하나금융그룹은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과 업무 제휴를 맺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 등 최신 기술에 상대적으로 친숙한 영올드를 겨냥한 각종 테크놀로지, 일명 ‘에이징 테크’도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헬스케어 스타트업 ‘카사나’는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스마트 변기 커버를 개발했다. 변기 커버에 센서를 달아 심박수, 혈중 산소 수치, 심박수 변화도, 화장실 사용 빈도 등을 측정해 클라우드에 자료화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령자와 케어 담당자가 실시간으로 만성질환 관리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도와준다. 미국 ‘마이티헬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나이와 건강 상태에 적합한 맞춤형 운동과 영양 계획을 제안해 주고 나섰다. 수면의 질 개선, 스트레스 지수 저하, 폐경 관리 등에 대한 전문 강좌도 제공한다. 일본 최대 손해보험사 손보저팬보험이 만든 요양 사업자 ‘손보케어’는 2019년 ‘퓨처 케어 랩 인 저팬’을 설립하면서 요양 기술을 개발해 왔다. 대표적인 게 돌봄용 입욕 장치. 휠체어에 탄 채로 오르고 내릴 필요 없이 씻을 수 있게 도와주는 장치로 2021년 9월 개발해 200여 대를 보급했다. 손보저팬보험 관계자는 “낙상 위험 등을 사전에 감지해 주는 수면 측정기도 1만9000여 대를 도입하는 등 요양 산업에 혁신 기술들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리빙’ 시장도 확대 고령 친화적인 주거공간과 돌봄 서비스 등을 결합한 시니어 리빙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시니어 리빙 시장을 중심으로 한 실버산업 규모는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 168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운동 시설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갖춘 호주의 ‘BUPA(부파)’ 은퇴자 마을에서 만난 린 씨(78)는 “집을 팔아 이곳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고 관계를 맺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이경자 팀장은 “강력한 경제력을 가진 5060세대가 곧 고령층에 진입함에 따라 시니어 하우징 수요층이 세분화되며 확장될 것”이라며 “향후 10년이 성장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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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딥시크, 5% 비용으로 챗GPT급 성능…“AI의 스푸트니크 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전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생 회사였다. 2023년 5월 설립된 딥시크는 이달 20일(현지 시간) ‘R1’이라는 AI 모델을 내놨지만 하루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픈AI,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며 큰 주목을 못 받는 분위기였다.하지만 10일도 안 돼 상황이 급변했다. 저사양 AI용 반도체를 주로 활용한 딥시크가 미국 대표 AI 기업 오픈AI의 챗GPT 개발비의 약 5.6%에 불과한 비용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제품을 만든 게 확인된 것. 이 소식이 알려진 27일부터 엔비디아 등 뉴욕 증시의 AI용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세계 최초의 웹 브라우저 중 하나인 ‘모자익’을 개발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 마크 앤드레슨은 딥시크를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1957년 옛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면서 미국의 우주 기술이 소련보다 뒤처졌음을 확인한 사건을 가리킨다. 딥시크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가 생각만큼 안 크고, 가성비가 훨씬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뉴욕타임스(NYT)도 “실리콘밸리의 가장 어두운 시간(darkest hour)”이라고 표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서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가장 어둡고 힘든 때’라며 이 문구를 썼다. 미국 AI 업계가 위기를 맞았다는 뜻이다.● 챗GPT 약 20분의 1 비용에 비슷한 성능‘R1’은 다양한 수학, 코드 및 추론 작업에서 챗GPT의 신형 모델 ‘o1’과 비슷하거나 이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술 전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R1은 미국 수학 경시대회에서 79.8%의 정확도로 o1(79.2%)을 앞섰다. 코딩 테스트에서도 65.9%의 정확도로 o1(63.4%)을 눌렀다. 그러면서도 수천만 달러의 대규모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AI를 훈련하는 미국 빅테크와 달리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2022년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인 칩 ‘H800’으로 AI를 개발했다. 딥시크의 주장에 따르면 개발 비용 또한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로 1억 달러(약 1400억 원)가 들어간 챗GPT의 5.6%에 불과하다. 중국의 다른 정보기술(IT) 기업에서도 ‘AI 굴기’가 한창이다. 중국 최대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계열사인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9일 새 AI 모델 ‘큐원(Qwen) 2.5-맥스’를 출시했다. 알리바바 측은 “큐원의 성능이 비교 모델을 뛰어넘었다”고 주장했다. 중국계 소셜미디어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도 22일 ‘두바오 1.5 프로’를 내놨다.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미국산 첨단 AI용 반도체를 구하기 어렵게 된 중국 기업이 알고리즘, 아키텍처 등에서 더 독창적이고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딥시크,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문샷 같은 중국 IT 기업이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며 비용 효율과 역량을 높여왔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 미국의 첨단 칩 수출 제한 확대에 따른 불가피한 혁신이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美 기술 도용 가능성도 제기미국은 딥시크를 비롯한 중국의 기술기업들이 ‘오픈소스’를 지향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AI 개발 악용 우려 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기술 공유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기업들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AI 모델의 개발 과정을 적극 공개하는데 이런 차이가 중국을 AI 연구 및 개발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오픈AI의 투자자이기도 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딥시크는 진정한 혁신을 보여준다. 중국의 AI 개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우려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딥시크의 가성비를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AI 업계 일각에서는 딥시크의 미국 기술 도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CNBC는 딥시크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반도체를 다량 보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오픈AI도 “딥시크가 우리의 AI 기술을 도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혀 양국 간 또 다른 무역분쟁의 우려를 낳고 있다. 미 백악관은 딥시크가 국가 안보에 줄 영향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미 해군은 군인들에게 딥시크를 다운로드하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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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스 “미군 아껴서 배치해야”… 해외주둔 조정 공식화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가장 귀중한 자원(미군)을 배치하는 방식에 있어 아끼면서(sparing) 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며 “미군을 모든 곳에 보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해외 주둔 미군 운용 방식의 조정을 처음 공식화한 것으로 향후 주한미군 규모나 역할 변화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취임식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전의 많은 이들(전직 대통령)과 달리 우리의 가장 귀중한 자원을 아껴서 배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나라를 위해 군복을 입고 자신의 목숨을 내걸 의지가 있는 남녀를 모든 곳에 보내서는 안 된다”며 “어딘가 보낸다면 싸워서 신속하게 이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데 필요한 도구를 줘 힘을 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미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전력과 임무가 적절한지 검토하는 ‘글로벌 전력 태세 평가’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신속한 군사력 강화와 (그에 대한) 억제력을 수립해야 하는 시급함을 고려해 인도 태평양에서 전력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직후 군에 보낸 메시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준 명확한 미션은 힘을 통해 평화를 쟁취하라는 것”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인도 태평양에서 중국공산당의 공격성을 억제하고, 전쟁을 책임 있게 끝내며, 핵심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중심 역할이 북한 도발 억제에서 중국 견제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25일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처음으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5일 해상(수중) 대 지상 전략 순항 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무기체계 시험을 참관했다”고 26일 보도했다. 군 안팎에선 이 미사일이 북한이 지난해 1, 2월 발사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SLCM) ‘불화살-3-31형’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미사일은 핵 타격 전력이지만 순항미사일인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처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대상은 아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북한이 수위를 조절한 도발로 미국의 반응을 떠보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美국방 “中 군사위협 대처해야” 주한미군 역할 조정 가능성 촉각[美 해외미군 운용 조정 공식화]美국방 “전쟁 치르고 싶지 않아… 우리군 재건, 억제력 재구축할것”트럼프 1기땐 주한미군 감축 검토북미대화 재개 추진도 영향 미칠듯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해외주둔 미군 운용 방식의 조정을 처음 공식화하면서 2만8500명이 배치된 주한미군의 규모 및 역할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트럼프 1기 때도 주한미군 감축 등을 검토한 만큼, 미국이 북한의 핵군축과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스몰딜’을 추진하면서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견제 의지가 강하기에 주한미군 규모를 줄이기보다 기능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1기 때도 주한미군 감축 검토25일(현지 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취임식 직후 전군에 이메일을 보내 “전사의 정신(warrior ethos)을 되살리고, 우리 군을 재건하며, 억제력을 재구축하겠다”며 “우리는 전쟁을 치르고 싶지 않고 억제하고 싶으며 전쟁을 책임 있게 끝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되 대외 분쟁에 과도하게 개입해 국력을 소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런 기조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발언에서도 읽힌다. 그는 취임 첫날 직원들에게 한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외 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평화를 증진하고 분쟁을 피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평화가 없으면 강하고, 번영하고, 잘사는 나라가 되기 어렵다. 이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이 같은 기조와 맞물려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한 사실이 주목된다. 2020년 6월 리처드 그리넬 당시 독일 주재 미국대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철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책사로 신임을 얻고 있는 그는 2기 행정부에서 북한과의 협상을 담당하는 특별임무대사로 중용됐다.루비오 장관도 트럼프 1기 당시 주한미군 감축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2020년 한미 양국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갈등을 벌이자 그는 “한국과 서유럽에 주둔한 미군 재검토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에 발탁된 마이클 왈츠도 2018년 6월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철수가 북한을 비핵화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외교안보 라인 인사들이 주한미군 감축이 가능하다는 시각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 의사를 밝히며 북-미 정상외교 재개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주한미군 조정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북한과 핵 협상이 적당한 수준에서 타결된다면 주한미군의 기능을 북한 견제에서 중국 견제로 조정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헤그세스 장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하며 스몰딜 가능성을 키우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중국 견제 강화가 주한미군 감축 제동 걸 수도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분명한 대중 견제 강화 움직임이 주한미군 감축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주한미군 규모를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되 일부 기능을 중국 억제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뜻이다.헤그세스 장관은 25일 이메일에서 “우리 본토를 방어해 억제력을 재확립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 증가에 대처하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때도 반복해서 중국에 대한 억제 의지를 피력했다.‘주한미군 역할 조정론’을 주장해 온 엘브리지 콜비 신임 미 국방부 정책차관도 지난해 3월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은 중국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해 7월 헤리티지재단 행사에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군을 세계 전반에 넓게 배치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항하려면 결정적 순간에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정책차관은 국방부 내 서열 3, 4위로 미군 해외 배치 정책 수립에 관여한다.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성비위 의혹과 알코올 남용, 왜곡된 여성관, 전문성 결여 등 자질 부족 논란에 시달린 끝에 24일 가까스로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 이날 상원 임명동의안 표결에선 47명의 민주당 의원 전원을 비롯해 공화당 의원 3명도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찬성과 반대가 각각 50표로 동률을 이뤘지만, 상원의장을 겸하는 J 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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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임우선]숫자로 만들어진 트럼프의 비즈니스적 세계관

    ‘난 10달러를 달라는 게 아닙니다. 심지어 5달러도 아니에요. 2달러만 주세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약 석 달 동안 거의 매일, 어떤 날은 하루에 두 번 이런 내용의 문자가 왔다. 발신자의 이름은 도널드 트럼프. 대선 취재를 위해 트럼프 캠프에 연락처를 등록했더니 생긴 일이었다. 요청 액수는 매일 달랐다. 12달러, 9달러, 14달러…. 어떤 날은 ‘당신이 내게 5달러를 줘야 할 5가지 이유’와 같은 논리적인(?) 메시지가 왔다. 기부가 일상인 미국이라지만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매일 ‘돈을 달라’는 집요한 메시지를 보내는 건 ‘컬처 쇼크’였다. 카멀라 해리스 캠프에서는 받지 못한 문자였다.아메리카 퍼스트? 머니 퍼스트! 그에게는 취임식도 ‘비즈니스’였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공식 행사만 정부 자금으로 치르고, 부대행사 격인 무도회 등은 당선인 주관의 취임 위원회에서 기부금을 확보해 준비한다. 이번 취임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00만 달러 기부자에게 자신과의 만찬 참석권 등 각종 ‘특전’을 제시해 역대 최고 금액인 1억7000만 달러를 모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기부금을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다. 돈을 향한 그의 열망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딴 가상화폐인 일명 ‘트럼프 코인’과 ‘멜라니아 코인’을 발행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조차 ‘이건 아니다’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해충돌 논란이 뜨겁지만, 어쨌든 그는 문자 그대로 하루아침에 수백억 달러의 시장을 갖게 됐고 첫날 거래 수수료로만 5800만 달러를 벌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틱톡 금지법’에 따라 미국에서의 사업을 접어야 할 운명에 처한 중국계 플랫폼 틱톡에도 그는 ‘딜’을 시도했다. ‘지분 절반을 미국에 주면 사업을 허가해 주겠다’고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설명할 때 ‘거래 중심적(transactional)’이란 말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그는 큰돈이 있지만 작은 돈벌이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는 모자, 달력, 심지어 성경책도 판다.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는 제목의 이 성경은 59.99달러지만 사인이 들어간 한정판은 1000달러다.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벌 수 있는 건 다 벌자’는 의지가 느껴지는 행보다.비즈니스 마인드로 협상 전략 짜야 온 세상을 숫자로 보는 ‘비즈니스적 세계관’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은 외교와 통상 정책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취임도 하기 전부터 파나마에 ‘옛날에 우리가 지어준 파나마 운하에서 미국 배들에 돈을 뜯어갈 거면 다시 파나마 운하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캐나다에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관세가 없다’고 했고, 그린란드에는 ‘돈 줄 테니 그린란드를 팔라’라고 했다. 모든 결정에 ‘돈’이 중심인 그에게 품위, 염치, 예의, 존중 따윈 ‘0원짜리’ 가치일지 모른다. 그런 그는 한국에 어떤 거래를 요구할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행정부에 “4월 1일까지 미국의 무역적자 원인을 조사하고, 기존 무역협정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국 역시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보고 있는 만큼 봄이 되면 어떤 식으로든 ‘청구서’가 날아올 가능성이 높다. 비록 한국 정치는 눈 뜨고 보기 힘들 만큼 엉망일지라도 외교와 통상 분야만큼은 ‘숫자’가 정해지기 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사전 정보를 확보하고 선제적 대응을 했으면 한다. 남은 시간은 60일. 정해지고 난 뒤엔 늦다. 오직 ‘기브 앤드 테이크’ 마인드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외교를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상대하려면 한국 역시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로 우리가 ‘기브한’ 것과 ‘기브할’ 것을 앞세워 치밀하게 협상을 벌여야 할 것이다.임우선 뉴욕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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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스 부통령 “미군 아껴서 배치해야”…주한미군 주둔 규모 변화에 촉각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군을 모든 곳에 보내서는 안 된다”며 미군의 해외 배치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현재 2만8500명이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규모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밴스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취임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전의 많은 이들(전직 대통령)과 달리 우리의 가장 귀중한 자원(미군)을 아껴서(sparingly) 배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 나라를 위해 군복을 입고 자신의 목숨을 내걸 의지가 있는 남녀를 모든 곳에 보내서는 안 된다”며 “어딘가 보낸다면 싸워서 신속하게 이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데 필요한 도구를 줘 힘을 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해외 주둔 미군의 운용을 둘러싼 변화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안보 의제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주한미군의 역할과 규모 등에서도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견제 의지가 강력한 만큼, 해외 주둔 미군을 축소하더라도 주한미군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주한미군 철수를 고려했던 만큼 병력을 줄이고 북·중과의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앞서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전력과 임무가 적절한지 검토하는 ‘글로벌 전력 태세 평가’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군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준 명확한 미션은 힘을 통해 평화를 쟁취하라는 것”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인도태평양에서 중국 공산당의 공격성을 억제하고, 전쟁을 책임 있게 끝내며, 핵심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을 두고 주한미군 주둔 규모를 유지하되, 그 역할 중심을 북한 견제에서 중국 견제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한편,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은 성비위 의혹과 알콜 남용 문제, 왜곡된 여성관과 전문성 결여 등 자질 부족 논란에 시달려 왔지만 밴스 부통령 덕에 가까스로 인준을 받는데 성공했다. 전날 상원에서 실시된 임명동의안 표결에서는 공화당 의원마저 3명이 반대해 찬성과 반대가 각각 50표로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상원의장으로서 마지막 한 표를 쥐고 있던 밴스 부통령이 찬성표를 던져 국방장관이 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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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에 찬물 끼얹은 머스크 “AI 프로젝트 돈 없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이른바 ‘퍼스트 버디(first buddy)’로 통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야심차게 발표한 인공지능(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Stargate)’를 공개 비판했다. 주요 외신들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AI 프로젝트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두 사람 사이의 첫 공개적 균열”이라고 주목했다.● 머스크, 트럼프가 강조한 프로젝트 직접 저격 22일 머스크는 자신의 X를 통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한 5000억 달러(약 72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실현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X에 “사실 그들은 돈이 없다”고 적으며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기로 한 오픈AI,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가 파격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큰 AI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머스크는 추가 게시물에선 “소프트뱅크는 채 100억 달러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들은 것”이라고 꼬집었다.이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머스크의 글에 답글을 달아 “틀렸다. 당신도 (틀린 것을) 확실히 알고 있지 않느냐”며 “이미 (데이터센터가 지어지고 있는) 첫 번째 부지에 와보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또 “국가에 최선인 게 항상 당신 회사에 최선은 아니다”라며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당신의 새 역할에서는 (당신이 아닌 미국을) 최우선으로 두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머스크와 올트먼의 논쟁이 벌어지자 두 사람의 오랜 악연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머스크는 오픈AI의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이었지만 오픈AI가 영리 사업을 추구하며 위험한 방식으로 AI를 개발한다고 반발했다. 결국 2018년 오픈AI와 갈라섰고, 머스크는 xAI라는 자신의 AI 회사를 따로 세웠다. 이후 머스크는 올트먼을 ‘사기꾼 샘(Swindlly Sam)’으로, 올트먼은 머스크를 ‘괴롭힘쟁이(bully)’라고 불렀다. 머스크는 현재도 오픈AI에 소송을 걸어 영리법인 전환을 막기 위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달 초 올트먼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앞으로도 온갖 나쁜 짓을 하겠지만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남용해서 다른 경쟁 사업자를 괴롭히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은 정말 AI를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 ‘불편’ 뉴욕 증시 ‘날개’ 머스크의 ‘스타게이트 저격’ 발언에 대해 백악관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캐럴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미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CEO들의 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일은 두 사람 사이의 초기 단절을 나타낸다”며 “앞으로 주요 정책 문제에서 불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올트먼과 오랜 시간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올트먼과 전화 통화를 했고 ,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AI를 개발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열광적 반응을 보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 및 미국에 대한 신뢰 강화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는 스타게이트 효과에 힘입어 S&P500 지수가 장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37.13포인트(0.61%) 오른 6,086.37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0.92포인트(0.30%) 오른 44,156.7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2.56포인트(1.28%) 오른 20,009.34에 마감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는 4.43% 상승했고,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4.13% 올랐다. 스타게이트 참여사인 오라클은 6.75%,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15.93% 폭등했다. CNBC는 이날 구글이 또 하나의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에 10억 달러 이상의 신규 투자를 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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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AI에 735조? 돈 없잖아” 찬물…트럼프와 ‘균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친(first buddy)’으로 자리매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야심차게 발표한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외신들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AI 프로젝트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두 사람 사이의 첫 공개적 균열”이라고 주목했다.22일(현지시간) 머스크 CEO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게시물에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5000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해 “사실 그들은 돈이 없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4년 동안 미국의 AI인프라에 총 50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역사상 가장 큰 AI프로젝트”라고 강조했는데 이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머스크 CEO는 이어 추가 게시물에서 “소프트뱅크는 채 100억 달러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들은 것”이라고 꼬집었다.이에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머스크 CEO의 글에 답글을 달아 “틀렸다. 당신도 (틀린 것을) 확실히 알고 있지 않느냐”며 “이미 (데이터센터가 지어지고 있는) 첫 번째 부지에 와보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또 “국가에 최선인 것이 항상 당신 회사에 최선은 아니다”라며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당신의 새 역할에서는 (당신이 아닌 미국을) 최우선으로 두길 바란다”고 비판했다.이번 사건에서 외신들은 두 CEO의 오랜 악연을 주목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오픈AI의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이었지만 오픈AI가 영리사업을 추구하며 위험한 방식으로 AI를 개발한다고 반발했다. 결국 2018년 오픈AI와 갈라선 머스크 CEO는 xAI라는 자신의 AI회사를 따로 세웠다. 이후 머스크 CEO는 알트먼 CEO를 ‘사기꾼 샘(Swindlly Sam)’이라고 불렀고, 알트먼 CEO는 그를 ‘괴롭힘쟁이(bully)’라고 불렀다. 머스크 CEO는 현재도 오픈AI에 소송을 걸어 영리법인 전환을 막기 위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두 회사 간 긴장감이 팽팽한 가운데 백악관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발언을 반박하며 “미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CEO들의 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이날 CNBC는 스타게이트 발표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알트먼 CEO와 오랜 시간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AI를 개발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열광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며 “일자리 창출 및 미국에 대한 신뢰 강화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일은 두 사람 사이의 초기 단절을 나타낸다”며 “앞으로 주요 정책 문제에 있어 불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스타게이트 효과에 힘입어 S&P500 지수가 장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37.13포인트(0.61%) 오른 6,086.37에 거래를 마쳤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0.92포인트(0.30%) 오른 44,156.7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52.56포인트(1.28%) 오른 20,009.34에 마감했다.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엔비디아는 4.43% 상승했고,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4.13%올랐다. 스타게이트 참여사인 오라클은 6.75%,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15.93% 폭등했다. CNBC는 이날 구글이 또 하나의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에 10억 달러 이상의 신규 투자를 하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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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면 버리고 터프하게, 미국이 180도로 바뀌었다”…트럼프 취임식 참석 최준호 형지 부회장

    “미국이라는 나라가 완전히 180도 바뀌어 버렸다는 걸 온몸으로 느낀 취임식이었습니다. 과거에 알던 미국을 생각하고 비즈니스를 하면 크게 실패하겠구나 싶더군요.”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튼의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 부회장을 만났다. 최 부회장은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행사에 참석한 뒤 뉴욕에서 열리는 글로벌 섬유패션 전시회 ‘텍스월드 USA 2025’를 참관하고 온 길이었다. 그는 “가장 점잖고 체면을 차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워싱턴DC조차 굉장히 터프해지고 본능에 충실한 곳으로 변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만큼 미국 시장에서 제대로 사업을 하려면 민관이 최선을 다해 네트워킹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ㅡ이번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행사에 참석한 국내 기업인으로 화제가 됐다. 보통 형지는 ‘크로커다일 레이디’, ‘까스텔바작’, ‘엘리트’, ‘에스콰이어’ 같은 브랜드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관계가 있어 오게 됐나.“보통 형지를 B2C(소비자 대상) 브랜드로 아시는데 저희가 B2B(기업 간 거래)가 크다. 유명 호텔들의 직원 정장 유니폼부터 시작해 대기업 현장 작업복, 은행원 정장 같은 기업 간 거래도 있고 군복, 죄수복이나 경찰화처럼 조달 사업도 한다. 그런데 가만 보니 미국 연방정부 조달 시장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이 크더라. 지난해 기준 미 군납시장 규모는 1370억 달러(약 199조원)다. 그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2년 전 로스엔젤레스(LA)에 미국 지사를 세웠다. ”ㅡ어떻게 연방정부 조달 시장에 도전할 생각을 했나.“코로나가 계기였다. 패션 사업을 오래 했지만(최 부회장의 아버지는 최병오 형지 회장으로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런 식으로 고객과의 접점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상상을 못했다. 경기에 따른 부침은 있을 수 있어도 패션 산업은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겪어보니 정말 취약했다. 우리가 가진 본연의 경쟁력을 잘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흔들림 없는 시장을 찾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ㅡ어필할 만한 사업 실적이 있었나. “국내 사업도 여럿 있지만 2016년에 프랑스 본사를 인수한 ‘까스텔바작’ 브랜드가 큰 도움이 됐다. 지금은 형지의 프랑스지사가 된 까스텔바작이 원래 프랑스에서 ‘사제복’을 디자인한 브랜드로 유명하다. 이번에 파리 노트르담 성당 재개관 때도 까스텔바작을 만든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이 새로운 사제복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그래서 미국 시장에서도 이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ㅡ이번 취임식이 실외에서 실내로 바뀌면서 참석 가능인원이 22만 명에서 2만2000명으로 줄었다. 취임식 참관이 쉽지 않았을 텐데 누구 초청으로 왔나.“(공화당 계열 국방 싱크탱크로 분류되는) 허드슨 인스티튜트로부터 초청장을 받았다. 미국 군복과 죄수복 등 연방정부 시장을 뚫으려면 군이나 연방수사국(FBI) 쪽 인사들과 교류하는 게 중요하다. 초청장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부터 캐피탈 원 아레나 입장까지 5시간을 줄서 기다려야 했다.(웃음) 취임 행사 후에는 허드슨 인스티튜트 전직 현직 소장인 케네스 와인스타인과 존 월터스와 면담도 진행했다. 독일 위성통신기업인 리바다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 등 다른 나라의 국방 관계자도 만날 수 있었다.”ㅡ아레나에서 본 취임식에서는 뭐가 가장 인상적이었나.“사실 2년 전 윤석열 대통령 미국 순방 때도 경제사절단으로 워싱턴DC에 왔었다. 그런데 이번에 느낀 점은 그때의 미국과 지금의 미국은 완전히, 180도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아, 나라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 버렸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기존의 문법으로 비즈니스를 하면 심하게 실패하겠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변화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접근해야겠다 싶었다.”ㅡ구체적으로 준비하는게 있나.“미국의 정책 변화에 맞게 미국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연방정부 사업을 하려면 더더욱 미국 기업으로서 ‘Made in USA’로, 미국인을 고용해 사업을 가져가야 한다. 당초 서부 공장을 생각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워싱턴DC와 가까운 곳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그전까지는 연방정부 사업을 이미 하고 있는 미국 업체들의 일감을 가져와 우리의 제품 경쟁력을 보여주려 한다. 현재 관련 계약을 진행 중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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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내달부터 中에 10% 추가관세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혔다. 그는 또 미국 기업과 국민에게 차별적 역외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국가에 대한 보복 방안 마련을 지시했고, 다국적 기업의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한 ‘글로벌 최저한세(GMT)’ 합의에서의 탈퇴도 선언했다. 전 세계에 ‘트럼프발(發) 관세 및 세금 폭풍’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원료를 멕시코와 캐나다로 수출해 미국 내 펜타닐이 범람하고 있다며 “이에 근거해 10%의 관세 부과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품목별로 7.5∼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여기에 10%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 각서를 통해 “미국 기업에 불균형하게 과세하는 국가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검토해 4월 1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조세 합의’ 각서를 통해선 ‘글로벌 최저한세’ 합의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세금 부과를 높이는 유럽연합(EU) 등을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4년간 5000억 달러(약 735조 원)를 투자하는 AI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中 때린 트럼프 “EU도 아주아주 나빠”… 관세전쟁 확전 시사[트럼프 2기 개막]멕시코-캐나다-中 관세 폭탄 이어, EU에 관세 부과-보복세금 예고‘마가노믹스 핵심은 관세’ 재확인… 韓서명 ‘글로벌 최저한세’ 탈퇴 선언“중국은 미국을 악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아주아주 나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부과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럽연합(EU)도 잠재적 관세 부과 대상으로 지목했다. 그는 전날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 각서를 통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국가의 기업 등에 보복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 마련도 지시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조세 합의’ 각서를 통해선 다국적 기업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자회사를 세우는 것을 막기 위한 ‘글로벌 최저한세(GMT·Global Minimum Tax)’ 합의에서의 탈퇴도 선언했다. ‘관세’와 ‘세금’을 무역적자 해소, 방위비 분담금 증액 촉구, 무역협정 재협상 등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며 세계 주요국을 대상으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한국이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과의 교역에서 큰 규모의 흑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우리 산업과 수출의 어려움이 심화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펜타닐 원료 수출하는 中에 10%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펜타닐 원료를 멕시코와 캐나다에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의 중국산 원료가 멕시코와 캐나다로 보내진 뒤 마약으로 제조돼 미국으로 들어오는 점에 강한 불만을 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20일에도 멕시코와 캐나다를 향해 다음 달 1일부터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루 만에 중국에도 10%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멕시코, 캐나다, 중국은 각각 2023년 기준 미국의 1, 2, 3위 교역국이다. 미국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사실상 무관세가 적용되며, 중국산 수입품은 품목에 따라 7.5∼100%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처럼 교역 비중이 큰 세 나라를 향해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선 것을 두고 관세가 트럼프식 경제정책, 즉 ‘마가노믹스’의 핵심 무기임을 확인시켜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가노믹스는 그의 정치 구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용어다. 다만 중국에 관세를 부과해도 일부 품목에 대한 세부 조율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현재 미국이 트럼프 1기 때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수입하는 철강, 자동차 등에 우선 관세를 부과하되 수입 비중이 적은 가구, 의류 같은 품목에는 부과 시기를 미룰 수 있다는 의미다. 외교 소식통은 “기존 관세로 미국의 수입이 이미 줄어든 품목은 이번 조치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금 폭탄’도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을 무기화하는 방안에도 착수했다. 20일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 각서에서 “미국법전(USC) 제26권 제891조에 의거해 외국이 미국 기업과 시민에 차별적인 세금을 부과하는지 조사해 4월 1일까지 대통령에게 보고하라”고 밝혔다. ‘차별’이 있다고 판단되면 의회 승인 없이 해당 국가의 기업에 대한 세율을 두 배로 높일 수 있다. 그간 ‘디지털시장법(DMA)’ 등을 통해 애플, 구글, 메타 등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인 EU를 겨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최저한세’ 합의에서 탈퇴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OECD 글로벌 조세 합의’ 각서에서 “글로벌 조세 합의가 미국 내 강제력 및 효력이 없음을 명확히 해 주권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자회사를 세우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로, 2021년 136개국이 합의했고 2023년 발효됐다. 특정 국가가 최저한세율(15%)보다 낮은 세금을 부과할 때 다른 국가에 추가 세금 부과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최근 EU는 미국 기업에 약 20%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글로벌 세금 규정에 폭넓게 도전할 의향이 있음을 이 합의에 서명한 한국, 일본, 영국, 캐나다, EU 주요 회원국 등에 보여 준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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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AI패권 선언… 735조원 인프라 프로젝트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 다음 날인 21일(현지 시간) “역사상 가장 큰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를 미국에서 펼치겠다”며 총 5000억 달러(약 735조 원)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오픈AI와 오러클, 일본 소프트뱅크가 합작사 ‘스타게이트(Stargate)’를 세워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빅테크들이 모여 엄청난 재능과 자금을 가진 그룹을 이끌게 되는 것”이라며 “미래의 기술은 (중국이 아닌) 미국에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되도록 (일의 진행을) 쉽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 분야에서 미국이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트럼프 “美에 10만 개 일자리 창출할 것”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래리 엘리슨 오러클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I 투자계획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게이트는 미국의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매우 빠르게 움직이며, 미국에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즉시 창출하는 새로운 미국 회사”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기념비적 사업은 새로운 대통령 아래 미국의 잠재력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타게이트는 초기 1000억 달러 등 향후 4년에 걸쳐 총 5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3개 기업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ARM, MGX 등이 파트너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손 회장 등 세 명의 CEO는 “트럼프 대통령 없이는 이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나의 친구’라고 소개한 손 회장은 “지난번 (마러라고에서 만났을 때) 내가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 달러를 투자해 달라고 했고 나는 5000억 달러를 들고 돌아왔다”며 “그 이유는 지금이 ‘미국 황금기의 시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가 취임사에서 한 “미국의 황금기가 바로 지금 시작됐다”는 발언을 인용한 것. 옷깃에 미국 성조기 배지를 단 올트먼 CEO는 “스타게이트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슨 회장은 “이미 데이터센터 10개가 텍사스에 건설되고 있고 그 규모는 20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기술에선) 중국이 경쟁자이고 다른 나라도 경쟁자일 뿐”이라며 “비상사태를 선포해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원하는 곳에 AI 공장과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친AI 산업 정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AI 기술 개발에 지원과 감독이 모두 필요하다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며 “편견을 퍼뜨리는 알고리즘이나 테러리스트의 생물학 무기 개발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美 AI 투자, 한국 기업에도 호재 미국의 대규모 AI 투자 계획 발표로 국내 관련 업체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이를 반영하듯 SK하이닉스는 전날 대비 3.44% 오른 22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1.50% 오른 5만4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또 미국의 AI용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수요 기대감에 두산에너빌리티(8.62%), 효성중공업(8.58%) 등도 이날 증시에서 강세를 나타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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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테크 옆에 세운 트럼프 “AI 인프라에 753조원 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 다음 날인 21일(현지 시간) “역사상 가장 큰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를 미국에서 펼치겠다”며 총 5000억 달러(약 735조 원)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오픈AI와 오러클, 일본 소프트뱅크가 합작사 ‘스타게이트(Stargate)’를 세워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빅테크들이 모여 엄청난 재능과 자금을 가진 그룹을 이끌게 되는 것”이라며 “미래의 기술은 (중국이 아닌) 미국에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되도록 (일의 진행을) 쉽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 분야에서 미국이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트럼프 “美에 10만 개 일자리 창출할 것”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래리 엘리슨 오러클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I 투자계획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게이트는 미국의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매우 빠르게 움직이며, 미국에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즉시 창출하는 새로운 미국 회사”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기념비적 사업은 새로운 대통령 아래 미국의 잠재력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타게이트는 초기 1000억 달러 등 향후 4년에 걸쳐 총 5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3개 기업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ARM, MGX 등이 파트너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손 회장 등 세 명의 CEO는 “트럼프 대통령 없이는 이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나의 친구’라고 소개한 손 회장은 “지난번 (마러라고에서 만났을 때) 내가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 달러를 투자해 달라고 했고 나는 5000억 달러를 들고 돌아왔다”며 “그 이유는 지금이 ‘미국 황금기의 시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가 취임사에서 한 “미국의 황금기가 바로 지금 시작됐다”는 발언을 인용한 것.옷깃에 미국 성조기 배지를 단 올트먼 CEO는 “스타게이트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슨 회장은 “이미 데이터센터 10개가 텍사스에 건설되고 있고 그 규모는 20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AI 기술에선) 중국이 경쟁자이고 다른 나라도 경쟁자일 뿐”이라며 “비상사태를 선포해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원하는 곳에 AI 공장과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친AI 산업 정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AI 기술 개발에 지원과 감독이 모두 필요하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며 “편견을 퍼뜨리는 알고리즘이나 테러리스트의 생물학 무기 개발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美 AI 투자, 한국 기업에도 호재미국의 대규모 AI 투자 계획 발표로 국내 관련 업체들의 수혜도 예상된다.SK하이닉스는 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이를 반영하듯 SK하이닉스는 전날 대비 3.44% 오른 22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삼성전자도 1.50% 오른 5만4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또 미국의 AI용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수요 기대감에 두산에너빌리티(8.62%), 효성중공업(8.58%) 등도 이날 증시에서 강세를 나타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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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테크 CEO들, 장관 후보보다 앞줄에… 취임식 ‘상석’ 예우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억만장자가 이토록 많았던 것은 역사상 유일무이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일(현지 시간) 취임식에 테슬라, 애플, 메타, 아마존, 구글 등 5개 빅테크의 최고경영자(CEO)와 창업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을 두고 워싱턴포스트(WP)가 내린 평가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팀 쿡 애플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단 800명만 들어갈 수 있는 워싱턴 의회 로툰다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바로 뒷줄에 앉았다. 5개 기업의 시가총액 합은 12조 달러(약 1경8000조 원), 다섯 사람의 개인 재산 또한 1조 달러(약 1500조 원)에 이른다. 특히 이들의 자리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가 앉은 자리보다 대통령과 더 가까웠다. 좌석 수가 극히 부족해 공화당의 일부 인사는 로툰다홀에 입장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저커버그와 베이조스는 각각 아내와 약혼녀까지 대동했다. 저커버그와 베이조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때 그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이날 취임식에 거액을 기부하는 등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취임식 전 예배, 취임식 후 의회 오찬 등에도 참석했다. 취임식의 자리 배치가 트럼프 대통령과 빅테크 부호와의 밀착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진보 거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미국 사회의 하위 절반보다 더 많은 부(富)를 가진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고 비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빅테크 억만장자가 트럼프 2기 내각 지명자보다 더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워싱턴의 실내 경기장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열린 취임 축하 행사에선 머스크가 팔을 앞쪽으로 45도 각도로 뻗는 이른바 ‘나치식 경례’를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실현시켜 준 여러분께 감사한다”며 손을 가슴에 얹었다가 나치식 경례가 연상되는 방식으로 팔을 쭉 뻗었다. 온라인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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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전서 깎아내린 트럼프에 바이든-해리스 헛웃음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현장에선 예정에 없던 돌발 상황과 대중의 관심을 끄는 흥미로운 장면들이 펼쳐졌다.O…이날 취임식에 초대된 귀빈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중간중간에 여러 번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며 호응을 보냈다. 하지만 연설 중 조 바이든 행정부를 직설적으로 깎아내리는 내용이 이어질 땐 바이든 전 대통령이 기가 막히다는 웃음을 짓거나,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마치 노려보듯 턱을 살짝 치켜들고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만의 이름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겠다”고 말하자, 뒤편에 앉아 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어깨를 들썩이며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O…취임식에서 대통령만큼이나 방송 화면에 많이 잡힌 건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사이의 아들 배런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슬하의 3남 2녀 중 막내인 배런은 아버지가 각별히 아끼는 자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도 아버지의 오른쪽 바로 뒤에 앉았다. 올해로 18세, 키 206cm의 거구로 성장한 배런을 두고 미 언론들은 “열살 때 백악관에서 살던 꼬마가 이제 아버지에게 소셜미디어 선거전략을 조언해 당선을 돕는 대학생이 됐다”고 전했다. 배런은 지난해 9월 뉴욕대(NYU)에 입학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배런은 미래의 대통령이다”라는 식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O…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는 바람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례대로 성경 위에 손을 얹지 않은 채 취임선서를 했다. 이날 선서를 주관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가족들이 채 나오기도 전에 선서 절차를 빠르게 진행했다. 이때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1861년 3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취임선서 때 사용한 성경과 트럼프 대통령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선물한 성경을 들고 옆에 서 있었다. O…취임식 축가 가수 중 한 명인 컨트리가수 캐리 언더우드가 ‘아름다운 미국(America the Beautiful)’을 부르기 위해 등장했을 때 반주가 나오지 않는 음향 사고도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참석자가 정적 속에 2분여를 기다리는 어색한 상황이 고스란히 중계됐다. 결국 언더우드와 800여 명의 참석자가 무반주로 함께 노래를 부르는 상황이 연출됐다. O…당초 가톨릭, 개신교, 유대교, 이슬람교 지도자들의 취임 축복 기도가 예정돼 있었지만, 이슬람교 지도자 후샴 알 후사이니가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불참 이유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친이스라엘 단체가 그의 취임식 참석을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그는 과거 “헤즈볼라는 테러 단체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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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쾌걸 조로? 마피아 부인? 멜라니아 ‘취임식 패션’ 메시지는…

    “멜라니아는 여전히 프라이버시를 갈구하고 있다.” (CNN)“그녀는 자신의 경계를 스스로 그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행사에서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보여준 패션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간 대통령 취임식에서 볼 수 있던 전형적인 영부인 룩과는 거리가 먼, 어둡고 카리스마 있는 스타일로 인해 ‘마피아 미망인이나 이름 없는 종교 집단의 고위 성직자 같다(워싱턴포스트·WP)’는 평가까지 나왔다.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짙은 남색 더블브레스트 코트와 같은 색의 펜슬 스커트, 목라인을 감싸는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이른바 ‘킬힐’이라고 불리는 발등이 드러나는 높은 검정 스텔레토힐 구두를 신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모자였는데, 남성 중절모를 연상케 하는 스타일이었지만 가운데에 하얀 띄가 둘러져 있었다. 챙은 더 넓어 멜라니아 여사의 눈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살짝만 숙여도 표정조차 관찰하기 어려웠다. 실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멜라니아 여사에게 키스를 하려고 다가가다 챙에 부딪혀 허공에 키스하는 모습이 잡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NYT는 “대통령 취임식에서 모자를 쓰는 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멜라니아의 모자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든 볼 수 없도록 고안된 의도적인 것이었다”며 “(미국 소설 속 다크 히어로 캐릭터인 쾌걸) 조로와 비교됐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날 모자는 뉴욕의 모자 디자이너인 에릭 제이비츠의 작품이고 코트 역시 뉴욕 디자이너인 아담 립스의 것이었다.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대중에 드러나는 것을 극히 꺼리고 사생활을 중시해 ‘은둔의 영부인’으로 불렸다. NYT는 “이날 모습은 남편이 정계에 나선 이후 쌓아온 폐쇄적 이미지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며 “남편이 취임선서를 하는 동안에도 모자와 코트를 벗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반면, 멜라니아 여사는 1기 취임식 때는 재클린 케네디 스타일과 비슷하다는 평을 받은 랄프 로렌의 밝은 하늘색 정장을 입었다. 그때만 해도 백악관의 문법에 발맞추려는 노력을 했지만 2기인 지금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란 분석도 나왔다.멜라니아 여사의 이런 스타일은 JD밴스 부통령의 아내 우샤 밴스가 입은 파스텔 핑크색 캐시미어 코트 드레스와 대조돼 더욱 두드러졌다. 이날 우샤 밴스가 착용한 옷은 역대 미국 영부인들이 가장 사랑한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는 오스카 드 라 렌타의 것으로, ‘이번에는 우샤가 재클린 케네디에게서 힌트를 얻었다(CNN)’는 평가가 나왔다. 가디언은 “멜라니아 여사는 어두운 의상으로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며 “남편의 두 번째 임기에 대한 열정은 거의 보이지 않는 듯 하다”고 평했다. CNN은 “그녀의 실루엣은 거의 군대 같은 느낌이고 갑옷처럼 느껴진다”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4년 동안 정말 집요한 관심을 받았기 때문에 외부 세계에 대한 방패 같은 옷을 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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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커버그 ‘인’ 알트먼 ‘아웃’…역대급 자리 경쟁 붙은 트럼프 취임식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역대 어느 대통령 취임식보다 ‘자리 싸움’이 치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식 당일 극강의 한파가 예상되면서 25만 명까지 수용 가능했던 ‘외부행사’가 단 2600명만 건물 내로 들어올 수 있는 ‘내부행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건물 안에 들어갈 수 있었느냐, 없었느냐, 또 누가 어느 자리에 앉았느냐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본래 미 대통령 취임식은 국회의사당 서쪽 광장에서 개최돼 왔다. 광장 앞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내셔널몰 공원부지까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4년마다 최대 25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장관이 펼쳐지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취임식 개최 불과 3일 전, 한파로 인한 안전 우려로 국회의사당 건물 내부로 개최 장소가 바뀌면서 상황이 급변했다.이날 취임식의 이른바 ‘VVIP’ 좌석은 국회의사당 상층부 정중앙의 로툰다홀에 총 800석이 마련됐다. 미 국회의사당 건물에는 종 모양의 돔형 지붕이 있는데 로툰다홀은 그 바로 밑에 자리하고 있는 원형 홀이다. 55미터 높이의 돔 천장에는 조지 워싱턴이 승천하는 모습이 그려진 프레스코화가 있고, 둥그렇게 둘러진 벽에는 미국 역사의 하이라이트를 그린 대형 그림들이 걸려 있다. 이달 초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용 관이 안치되기도 했던 장소로, 미 국회 건물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공간으로 꼽힌다.이런 로툰다 홀에 마련된 800석 중에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 연설대 뒤편으로 보이는 좌석은 로툰다 좌석 중에서도 ‘초 VVIP’ 좌석이었다. 이 구역에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JD밴스 부통령, 또 그 직계 가족들 및 전직 대통령 부부, 행정부 핵심인사 등이 앉았다.관심을 모은 것은 이 구역에 미국의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함께 앉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first buddy)’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물론이고, 같은 열에 팀 쿡 애플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의 모습이 관찰됐다. 최근 미국에서 서비스 중지로 큰 논란이 돼 온 틱톡의 추 쇼우츠 CEO의 모습 또한 이 구역에서 목격됐다. 로톤다 내의 좌석은 극히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저커버그 CEO와 베이조스 창업주는 각각 아내와 약혼녀의 좌석도 확보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와 소송을 벌이는 등 긴장관계인 샘 알트먼 오픈AI의 CEO의 운명은 엇갈렸다. 그는 국회의사당 안에 들어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로톤다 홀에는 자리 잡지 못했다. 이날 로툰다 홀 다음으로 중요한 ‘VIP’좌석은 국회의사당 지하부의 노예해방홀(Emancipation Hall)에 총 1800석이 마련됐는데, 알트먼 CEO는 이 곳에서 목격됐다고 NYT가 전했다. 노예해방홀은 평소 국회의사당 방문자센터 로비로 활용되는 거대한 홀로, 공화당 주지사들과 주요 공화당 기부자들도 이곳에 앉았다.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차로 6~7분 떨어진 다목적 경기장인 캐피탈 원 아레나에는 2만여 석이 마련돼 국회의사당에 들어가지 못한 기타 외빈과 지지자들이 모니터를 통해 화상으로 취임식을 관람했다. 하지만 이 인원을 다 합치더라도 2만2600석에 불과해, 당초 취임식 초대장을 받은 22만 명 중 십중팔구는 인근 호텔이나 집에서 TV로 취임식을 봐야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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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이 돌아왔다” 백악관 홈페이지 전면 개편…영화 방불케 하는 영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20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가 전면 개편됐다. 이날 백악관 홈페이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한 오후 12시 직후 바뀌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트럼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마치 영화 예고편이나 광고를 방불케 하는 영상 클립이 자동 재생된다.영상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늘을 나는 헬기에서 내리고 경례하며 군 통수권자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전투기가 백악관 하늘 위를 날며 에어쇼를 하고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가 하늘을 가르는 상징적인 모습도 담겨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200여 건의 행정명령에 사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그의 사인이 금장으로 새겨진 펜으로 문서에 사인을 하는 듯한 모습도 포함됐다.영상이 끝난 뒤 등장하는 백악관 홈페이지 첫 화면은 흰색이 아닌 검은 배경을 바탕으로 해 ‘힘’을 강조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제스츄어인 검지를 든 팔을 뻗어 상대를 지목하는 이미지와 함께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문구가 큰 글씨로 나온다. 그 밑에는 ‘매일 매일 나는 내 온 몸의 있는 숨을 다해 당신을 위해 싸우겠다. 우리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그리고 여러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강하고 안전하며 번영하는 미국을 이룩할 때까지 쉬지 않겠다. 이것은 진정한 미국의 황금기가 될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혔다.메인 화면은 크게 ‘행정명령’과 ‘새소식’으로 단순하게 구성됐다. 첫 화면의 행정부 소개에서 JD밴스 부통령 옆에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사진이 ‘미국 영부인’이란 직함과 함께 동일한 크기로 실렸다. 밴스 부통령 소개글보다 긴 분량의 멜라니아 여사 소개글에는 2024년 트럼프 여사가 회고록 ‘멜라니아’를 출간했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책이란 설명도 포함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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