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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선거의 ‘룰(규칙)’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는 10일부터 299명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를 열고 내년 총선 선거제 개편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전원위를 통해 내년 총선의 규칙을 정하겠다는 취지지만 여야는 물론 각 당내에서도 선거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논의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결국 이번에도 여야 지도부 간 타협에 의해 선거제가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개편안 두고 정당별 셈법 복잡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거쳐 지난달 30일 전원위에 상정된 선거제 개편안은 3개다.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형)-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1안)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2안)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3안)이다. 1안의 핵심은 대도시의 경우 한 선거구에서 3∼5명을 뽑는 중대선거구를 도입하고, 농어촌 지역에선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해 선거구당 1명을 뽑는 것이다. 2018년 자유한국당 시절에도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했던 국민의힘이 이 제도를 선호하고 있다.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될 경우 수도권에서 의석을 더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의 경우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55.63%, 국민의힘이 42.08%를 얻었지만 의석수는 민주당 41석, 국민의힘 8석으로 크게 벌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민주당의 수도권 독식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기존 수도권 의석은 국민의힘에 내주는 반면 농어촌 지역은 소선거구제가 유지되기 때문에 의석을 가져오기가 어렵다. 절대 받을 수 없는 안”이라고 했다. 2안은 정의당 등 제3당에 가장 유리한 선거제 개편안으로 꼽힌다. 지역구 의원 선출 방식이 한 선거구에서 4∼7인을 뽑는 대선거구제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선거구당 4∼7인을 뽑으면 거대 양당 외에 제3당의 원내 진입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다만 지역구 의원을 뽑을 때 정당과 각 정당 소속 후보에게 각각 투표를 하는 개방명부식은 유권자들에게 익숙지 않다. 3안은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지역구 의원은 소선거구제로 뽑고, 비례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뽑는 21대 총선 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안은 21대 총선과 달리 비례대표를 전국 단위가 아닌 권역별로 뽑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포함해 180석이 당선돼 현역 의원이 가장 많은 민주당 입장에선 선거제를 바꿔 혼란을 초래하기보다는 최대한 현상 유지를 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국적 불명, 정체불명의 제도를 정상 제도로 바꿔 놓자”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역구 의석수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일부 연동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해 2020년 총선에서 여야 모두 ‘위성정당’이라는 초유의 꼼수를 선보인 바 있다. ● 전원위, 4월 중 선거제도 확정 목표 이처럼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전원위는 10일 비례대표제, 11일 지역구, 12일은 기타 쟁점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 뒤 13일 종합 토론을 갖는다. 전원위 토론 과정은 생중계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전원위 결의안을 처리한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숙의·집중·신속을 운영 원칙으로 삼아 깊이 토론하고, 4월 안에는 결론을 내자”고 했다. 그러나 각 당에선 “전원위 토론 발언 신청자가 많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따라 20년 만의 전원위 개최에도 불구하고 선거구제 개편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한 야당 의원은 “선거제도를 손보는 건 의원들의 생사가 달린 문제라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내년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선거의 ‘룰(규칙)’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는 10일부터 299명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를 열고 내년 총선 선거제 개편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전원위를 통해 내년 총선의 규칙을 정하겠다는 취지지만 여야는 물론 각 당 내에서도 선거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논의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결국 이번에도 여야 지도부 간 타협에 의해 선거제가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개편안 두고 정당별 셈법 복잡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거쳐 지난달 30일 전원위에 상정된 선거제 개편안은 3개다.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형)-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1안)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2안)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3안)이다. 1안의 핵심은 대도시의 경우 한 선거구에서 3~5명을 뽑는 중대선거구를 도입하고, 농어촌 지역에선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해 선거구 당 1명을 뽑는 것이다. 2018년 자유한국당 시절에도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했던 국민의힘이 이 제도를 선호하고 있다.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될 경우 수도권에서 의석을 더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의 경우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55.63%, 국민의힘이 42.08%를 얻었지만 의석수는 민주당 41석, 국민의힘 8석으로 크게 벌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민주당의 수도권 독식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기존 수도권 의석은 국민의힘에 내주는 반면 농어촌 지역은 소선거구제가 유지되기 때문에 의석을 가져오기가 어렵다. 절대 받을 수 없는 안”이라고 했다. 2안은 정의당 등 제3당에게 가장 유리한 선거제 개편안으로 꼽힌다. 지역구 의원 선출 방식이 한 선거구에서 4~7인을 뽑는 대선거구제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선거구 당 4~7인을 뽑으면 거대 양당 외에 제3당의 원내 진입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다만 지역구 의원을 뽑을 때 정당과 각 정당 소속 후보에게 각각 투표를 하는 개방명부식은 유권자들에게 익숙지 않다. 3안은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지역구 의원은 소선거구제로 뽑고, 비례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뽑는 21대 총선 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안은 21대 총선과 달리 비례대표를 전국 단위가 아닌 권역별로 뽑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포함해 180석이 당선돼 현역 의원이 가장 많은 민주당 입장에선 선거제를 바꿔 혼란을 초래하기보다는 최대한 현상 유지를 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반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국적 불명, 정체불명의 제도를 정상 제도로 바꿔놓자”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역구 의석수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일부 연동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해 2020년 총선에서 여야 모두 ‘위성 정당’이라는 초유의 꼼수를 선보인 바 있다. ● 전원위, 4월 중 선거제도 확정 목표이처럼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전원위는 10일 비례대표제, 11일 지역구, 12일은 기타 쟁점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 위 13일 종합 토론을 갖는다. 전원위 토론 과정은 생중계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전원위 결의안을 처리한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숙의·집중·신속을 운영원칙으로 삼아 깊이 토론하고, 4월 안에는 결론을 내자”고 했다. 그러나 각 당에선 “전원위 토론 발언 신청자가 많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이에 따라 20년 만의 전원위 개최에도 불구하고 선거구제 개편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한 야당 의원은 “선거제도를 손보는 건 의원들의 생사가 달린 문제라 쉽지 않을 수 밖에 없다”며 “정개특위에서 상정한 3개안 외에 다른 주장을 내놓는 의원들도 있을 수 있어 토론도 백가쟁명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대통령실과 여당이 지지율 동반 하락세를 막기 위한 현장 행보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로 꼽히는 내년 총선을 1년가량 앞둔 시점에서 “지금 지지율 하락 흐름을 끊어내지 않으면 내년 총선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권은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당정 협의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개최된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선) 선거일 바로 전날 마지막 유세 때 서문시장에서 보내주신 뜨거운 지지와 함성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그 생각을 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지금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의 방향, 국정의 목표가 오직 국민이라는 초심을 다시 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전날(지난달 31일) 전남 순천을 방문한 데 이어 보수의 근간인 대구를 찾은 것.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서문시장을 찾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에도 근로시간 유연화 논란 등으로 인해 윤 대통령 지지율이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대구를 찾아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민생, 경제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2023시즌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호남과 대구경북, 부산경남, MZ세대(밀레니엄+Z세대) 민심을 고려해 이틀 동안의 일정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김 여사에게 광주비엔날레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주 ‘1000원의 아침밥’ 예산 확대로 청년층 구애에 나섰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주부터 3040세대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학교폭력, 소아응급 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은 5일 학교폭력 대책 마련 당정대 협의회와 소아응급의료 대책 및 비대면 진료 당정협의회를 연이어 열기로 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3일 ‘김기현호(號)’의 첫 특별위원회인 ‘민생119’ 1차 회의를 열고 물가 문제와 자영업자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한다. 여당 관계자는 “당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르는 건 문제라는 위기감이 있다”며 “총선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이 느끼는 정책적 효능감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여권의 행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이 장기화,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지지율 하락 상황이라는 걸 대구 방문을 통해 자인한 것”이라며 “물가 등 경제정책 실패와 함께 대일 외교 문제를 섣불리 접근해 외교적 실패를 국민에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대통령실과 여당이 지지율 동반 하락세를 막기 위한 현장 행보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로 꼽히는 내년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지금 지지율 하락 흐름을 끊어내지 않으면 내년 총선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권은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당정 협의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개최된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선) 선거일 바로 전날 마지막 유세에서 서문시장에서 보내주신 뜨거운 지지와 함성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라며 “그 생각을 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지금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의 방향, 국정의 목표가 오직 국민이라는 초심을 다시 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전날(지난달 31일) 전남 순천을 방문한 데 이어 보수의 근간인 대구를 찾은 것.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서문시장을 찾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에도 근로시간 유연화 논란 등으로 인해 윤 대통령 지지율이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대구를 찾아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서문시장 방문에 앞서 윤 대통령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2023시즌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호남과 대구경북, 부산경남, MZ(밀레니엄+Z세대) 민심을 고려해 이틀 동안의 일정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여당도 민생 정책에 집중하며 지지율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주 ‘1000원의 아침밥’ 예산 확대로 청년층 구애에 나섰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주부터 3040세대 부부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학교 폭력, 소아응급 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은 5일 학교폭력 대책 마련 당정대 협의회와 소아응급의료 대책 및 비대면 진료 당정협의회를 연이어 열기로 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3일 ‘김기현호(號)’의 첫 특별위원회인 ‘민생119’ 1차 회의를 열고 물가 문제와 자영업자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다. 여당 관계자는 “당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르는 건 문제라는 위기감이 있다”라며 “총선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이 느끼는 정책적 효능감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여권의 행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이 장기화, 고착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대구 방문에 대해 “지지율 하락 상황이라는 걸 대구 방문을 통해 자인한 것”이라며 “물가 등 경제정책 실패와 함께 대일 외교 문제를 섣불리 접근해 외교적 실패를 국민에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64·예비역 육군 중장)이 29일 귀국과 동시에 체포됐다. 5년 3개월 동안 미국에 머물던 조 전 사령관이 자진 귀국하면서 향후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2018년 11월 계엄령 문건을 수사하던 군·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은 의혹의 핵심인 조 전 사령관을 조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내란음모 혐의 등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고 박 전 대통령 등 참고인 8명에 대한 조사를 중단한 바 있다.● “도주가 아니라 귀국 연기한 것”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병주)는 이날 오전 6시 34분경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조 전 사령관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청사로 압송했다. 검찰은 2018년 9월 법원에서 발부받았던 체포영장을 4년 6개월 만에 집행했다. 조 전 사령관은 체포 직후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엄 문건 작성 책임자로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기 위해 귀국했다”고 했다. 5년 넘게 귀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도주한 게 아니라 귀국을 연기한 것”이라며 웃었다. 박 전 대통령과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윗선’에 보고를 했는지에 대해선 “수사를 통해 밝히겠다”고만 했다. 조 전 사령관은 헌법재판소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2017년 2월 ‘계엄령 문건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탄핵 기각 시 계엄령 발동을 검토한 ‘전시계획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을 작성 및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또 문건 작성을 숨기기 위해 허위로 TF를 만들고 키리졸브 훈련 문건을 만드는 것처럼 위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18년 7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군인권센터에 의해 문건이 공개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독립수사단을 구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후 검사 7명, 군 검사 8명 등 37명으로 꾸려진 합수단은 104일 동안 대통령기록관 등 90곳을 압수수색하고 204명을 조사했다. 하지만 “핵심 피의자인 조 전 사령관의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라며 공문서 위조 혐의로 실무 관계자 3명만 기소했다.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실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 ‘윗선’에 대한 수사도 중단됐다.● 검찰 “구속영장 청구 여부 고심” 검찰은 조 전 사령관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피의자 입건했던 김 전 실장과 한 전 장관에 대한 재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참고인 신분으로 당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과 황 전 총리에 대해서도 조사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조 전 사령관의 체포영장 시한(48시간) 만료 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고심 중이다. 당초 “살아서 한국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던 조 전 사령관의 귀국을 놓고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국군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문건은 국민을 총칼로 위협해 정권의 안위를 도모하려는 사실상 민주공화국을 파괴하기 위한 계획”이라며 “5년 동안 숨어 지내던 조현천이 갑자기 귀국한 이유는 무엇이냐. 국민은 봐주기 수사 거래를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조 전 사령관이 귀국 의사를 밝혔을 때도 민주당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기획 입국이 의심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조 전 사령관 본인이 스스로 진실을 밝히겠다고 들어온 것 아닌가. 검찰에서 진실을 밝혀주길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인천=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더불어민주당 출신 금태섭 전 의원이 다음 달 국회에서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성찰과 모색)의 첫 토론회를 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성찰과 모색은 다음 달 18일 국회에서 ‘한국 정치, 문제와 제언’을 주제로 토론회를 한다. 금 전 의원은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몇 달 전 김경율 회계사 등과 함께 만든 모임으로 토론회에서는 우리 정치의 ‘편 가르기’ 문화에 대한 문제를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에 반대하다가 민주당을 탈당했다. 김 회계사는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출신으로 ‘조국 흑서’ 저자 중 한 명이다. 첫 토론회는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좌장을 맡는다. 또 민주당 이상민 의원 등 여야의 ‘소신파’들이 발표자로 나선다. 이 밖에 민주당 권지웅 전 비대위원, 국민의힘 김재섭 전 비대위원 및 청년정의당 김창인 대표 등 여야의 청년 인사들도 토론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총선을 1년 앞두고 여야 소장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두고 제3당 창당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면한 문제가 뭐라는 걸 짚는 정치세력이 나타났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성찰과 모색의 정치세력화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식으로 가다가 제3정치세력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총선이 소선거구제가 아닌 중대선거구제로 치러질 경우 제3정치세력 등판설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금 전 의원은 “토론회는 몇 번 더 하기로 했다”면서도 정치세력화 가능성에는 “그런 얘기를 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더불어민주당 출신 금태섭 전 의원이 다음달 국회에서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성찰과 모색)’의 첫 토론회를 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성찰과 모색은 다음달 18일 국회에서 ‘한국 정치, 문제와 제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한다. 금 전 의원은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성찰과 모색은 몇달 전 김경율 회계사 등과 함께 만든 모임”이라며 “첫 토론회에서는 우리 정치의 ‘편가르기’ 문화에 대한 문제를 애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에 반대하다 민주당을 탈당했다. 김 회계사는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출신으로 ‘조국 흑서’ 저자 중 한 명이다. 이들의 첫 토론회는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민주당 이상민 의원과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 등 여야의 대표 ‘소장파’들이 총출동해 발표자로 나선다. 이밖에 민주당 권지웅 전 비대위원, 국민의힘 김재섭 전 비대위원 및 청년정의당 김창인 대표 등 여야의 청년 인사들도 토론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총선을 1년 앞두고 여야 소장파들의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제3당 창당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 통화에서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모두 나라의 장래에 관심이 없다. 당면한 문제가 뭐라는 걸 짚는 정치세력이 나타났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찰과 모색의 정치세력화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식으로 가다 제3정치세력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구제 개편으로 내년 총선이 소선거구제가 아닌 중대선거구제가 될 경우 제3정치세력 등판설이 탄력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 전 의원은 “향후 토론회는 몇 번 더 하기로 했다”면서도 정치세력화 가능성에는 “그런 얘기를 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요즘은 나에게도 여러분들이 받는 항의 전화가 온다. 나보고 ‘원래 이재명은 사이다였는데 이젠 변했다’며 손절하겠다 하더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1일 당내 의원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당내 의원들을 향한 전화와 문자메시지 공격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요즘 나도 당한다”고 토로한 것.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연일 개딸들을 향해 ‘내부공격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어느덧 이 대표조차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넘어섰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는 25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듭 호소한다. 함께 싸워야 할 우리 편을 공격하고 모욕하고 억압하는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적었다. 최근 개딸들이 비이재명(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의 집 앞까지 찾아가 피켓 시위를 벌이자 수습에 나선 것. 이 대표는 “설마 진짜 우리 지지자들일까, 민주당원들일까 의심이 든다”며 “민주당원이라면, 이재명의 지지자라면 즉시 중단하고, 그 힘으로 역사부정 반민생 세력과 싸워 달라”고 썼다. 이 대표가 개딸들에게 내부공격 중단을 당부한 것은 이달 들어서만 5번째다. 지난달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부결 이틀 뒤 당 회의에서 처음 공격 자제령을 내린 데에 이어 이달 14일엔 당사에서 당원들을 직접 만나 자제를 호소했다. 페이스북에도 4일과 15일, 25일 세 차례 관련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개딸은 이제 이재명에게 통제가 안 되는 ‘계륵’이 된 것”이라고 했다. 시위 대상이 된 이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이제 개딸에 대한 분노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밀려온다”며 “(집회 공지에 쓰인) 제 사진이 악한 이미지로 조작됐다. 악마가 필요했나”라고 썼다. 박용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주인을 무는 개는 더 이상 애완견이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시위대 사진을 올린 뒤 “이런 행동이 당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자기 만족적 행동으로 민주당과 이 대표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과거 극성 ‘문파’를 ‘양념’이라고 부르며 옹호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이 대표 역시 개딸의 당내 목소리를 과도하게 키워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과거 민주당은 개딸과 절연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 대표는 오히려 개딸의 대활약을 내심 반기면서 방조하고 격려하기까지 했다”며 “이 대표가 ‘중재자 코스프레’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키맨’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측근이었던 A 씨에게 자신의 재판 증인으로 나와 달라며 여러 차례 직접 전화를 걸었던 정황을 검찰이 파악했다.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2019년경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A 씨에게 여러 차례 직접 전화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나와 유리한 진술을 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 씨가 이 대표의 요구에 따라 허위 증언을 했다고 판단하고 위증 혐의를 적용해 2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백현동 의혹 관련 첫 구속영장 청구다. A 씨는 이 대표가 연루된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에서 전화를 받았던 사람 중 한 명이다. 2002년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이 연루된 ‘분당 파크뷰 사건’ 의혹을 제기했던 이 대표는 언론사 PD가 검찰을 사칭할 때 공모한 혐의로 2004년 벌금 150만 원이 확정됐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 시절 “PD가 한 건데 옆에서 인터뷰하다 (사칭을) 도와준 것처럼 누명을 썼다”고 발언했다. 검찰은 이 발언에 대해 이 대표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A 씨는 이 대표 1심 재판에 나와 “당시 김 전 시장 측에서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기 위해 PD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자는 협의가 있었다”며 이 대표가 누명을 쓴 것이란 취지로 증언했는데 이에 대해 검찰은 위증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A 씨가 그런 증언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김 전 시장 성품상 (이 대표를 주범으로 몰고 가자는) 그런 취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반박했다. 검찰은 또 A 씨가 김 전 대표와 함께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알선 등의 대가로 민간사업자 정모 대표에게 70억 원을 받기로 합의한 뒤 이 중 35억 원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도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했다. 백현동 의혹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 등을 짓는 과정에서 성남시가 부지 용도 4단계 상향 등 특혜를 줬고, 김 전 대표가 로비스트 역할의 대가로 거액을 받았다는 게 골자다. 이에 대해 A 씨 측은 “이 대표 전화를 받고 증인으로 나선 건 맞지만 법정에선 스스로 기억나는 대로 진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 측은 “백현동 사업과 무관한 선거법 재판과 관련해 ‘진실을 증언해달라’고 한 것이지 위증을 요구한 게 아니다”란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27일 오전 10시 반 A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한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요즘은 나에게도 여러분들이 받는 항의 전화가 온다. 나보고 ‘원래 이재명은 사이다였는데 이젠 변했다’며 손절하겠다 하더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21일 당 내 의원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당 내 의원들을 향한 전화와 문자메시지 공격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요즘 나도 당한다”고 토로한 것.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연일 개딸들을 향해 ‘내부공격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어느덧 이 대표조차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넘어섰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는 25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듭 호소한다. 함께 싸워야 할 우리 편을 공격하고 모욕하고 억압하는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적었다. 최근 개딸들이 비이재명(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의 집 앞까지 찾아가 피켓 시위를 벌이자 수습에 나선 것. 이 대표는 “설마 진짜 우리 지지자들일까, 민주당원들일까 의심이 든다”며 “민주당원이라면, 이재명의 지지자라면 즉시 중단하고, 그 힘으로 역사부정 반민생 세력과 싸워 달라”고 썼다. 이 대표가 개딸들에게 내부공격 중단을 당부한 것은 이달 들어서만 5번째다. 지난달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부결 이틀 뒤 당 회의에서 처음 공격 자제령을 내린 데에 이어 이달 14일엔 당사에서 당원들을 직접 만나 자제를 호소했다. 페이스북에도 4일과 15일, 25일 세 차례 관련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개딸은 이제 이재명에게 통제가 안되는 ‘계륵’이 된 것”이라고 했다. 시위 대상이 된 이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이제 개딸에 대한 분노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밀려온다”며 “(집회 공지에 쓰인) 제 사진이 악한 이미지로 조작됐다. 악마가 필요했나”라고 썼다 . 박용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자신의 지역구사무실 앞에서 ‘주인을 무는 개는 더 이상 애완견이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지지자 사진을 올린 뒤 “이런 행동이 당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자기만족적 행동으로 민주당과 이 대표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과거 극성 ‘문파’를 ‘양념’이라고 부르며 옹호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이 대표 역시 개딸의 당 내 목소리를 과도하게 키워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과거 민주당은 개딸과 절연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 대표는 오히려 개딸의 대활약을 내심 반기면서 방조하고 격려하기 까지 했다”며 “이 대표가 ‘중재자 코스프레’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안중근 의사 순국 113주기를 맞아 “안 의사 유해 찾기에 일본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안중근 의사 유해봉환 위한 의원모임’을 발족해 유해 봉환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당 설훈 정태호 양기대 박영순 의원은 26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에 있는 뤼순(旅順) 감옥에서 열린 숭모제에 참석해 이 같이 요구했다. 뤼순 감옥은 안 의사가 사망한 곳이다. 설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일본 정부에 “안 의사의 유해, 어떻게 했나. 매장한 것이 맞느냐”면서 “분명 일본에는 당시 안 의사의 유해 처리에 대한 기밀 문건이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진정으로 과오를 반성하고 한일 관계 개선의 진정성이 있다면 안 의사 유해를 찾는데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요구했다. 양 의원도 “앞으로 일본 방문 등을 통해 일본정부에 협조를 끊임 없이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1 21일, 4·3사건 희생자 추념식을 2주가량 앞둔 제주도 내 주요 거리 80곳에 ‘4·3은 김일성의 공산 폭동’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다. 일부 보수 정당들이 연합해 기습적으로 설치한 것. 도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법적으로 정당은 자유롭게 현수막을 걸 수 있도록 돼 있어 함부로 철거할 수 없는 상황이다. #2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담벼락에는 ‘이재명판 더글로리 죄지었으면 벌받아야지’라는 문구의 국민의힘 정당 현수막이 붙었다. 같은 날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정순신 학폭, 곽상도 50억’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경진 씨(44)는 “등굣길에 현수막을 본 아들이 ‘왜 맨날 서로 욕하는 내용이 걸려 있느냐’고 묻는다. 왜 이런 현수막을 학교 앞에 붙이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 정당들이 왜 서로 정치 혐오를 만들지 못해 안달인지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3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부산 동구 KTX 부산역 앞에 각각 서로를 겨냥해 ‘윤석열 정권 치욕적 대일 굴종 협상’, ‘범죄 혐의자 방탄 민주당은 각성하라’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지만 다음 달 4∼7일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분수령이 될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방문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사회에서 즉각 논란이 일었다. 자칫 실사단이 역 주변과 시내 곳곳에 붙은 정치 현수막을 자신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양당은 BIE 실사가 끝날 때까지만 정치 현수막을 떼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외국인에게 싸우는 모습을 보일 순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야 합심해 셀프 현수막 규제 풀어 옥외광고물관리법의 개정으로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정당 현수막은 보름을 기한으로 언제 어디서든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전국이 정당들이 내건 현수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가 ‘자유로운 정당 활동’을 앞세워 스스로 현수막 규제 빗장을 풀어 버리고는 마구잡이로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는 것.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여야의 낯 뜨거운 상호 비방 문구가 사회 공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당 현수막의 규제를 풀자는 주장은 2020년 7월부터 시작됐다. 민주당 김민철 의원이 정당 현수막 규제를 풀 옥외광고물관리법 개정안을 내놓은 것. 이후 같은 당 서영교 김남국 의원도 비슷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전까지 정당 현수막은 일반 상업광고와 마찬가지로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거쳐 지정된 현수막 게시대에만 걸 수 있었다. 이를 어기면 불법으로 보고 지자체장이 철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의원들은 개정안을 통해 이 같은 규제가 헌법이 보장한 정치 활동의 자유를 위축시킨다고 주장하며, 특히 지자체장이 어느 당 소속인지에 따라 현수막 철거가 제멋대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정당 정책은 ‘홍보 적시성’이 중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이후 국회 논의 과정은 2021년 11월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당시 개정안에 대해 행안위 수석전문위원은 “일반 사업자와의 형평성, 정당 홍보물의 난립, 주민의 불편을 아울러 검토해야 한다”고 우려 의견을 냈다. 고규창 행정안전부 차관도 “전문위원의 검토 의견을 고려해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김민철 의원은 “그 인식이나 생각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일반사업자나 정당을 같은 개념으로 보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도 “지금 홍보의 시대가 아닌가”라며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해 유권자가 알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고 차관은 “지방의 현실적인 요구와 주민들의 인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읍소했다. 하지만 여야의 합심 아래 개정안은 행안위에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이후 2022년 5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도 재석 227인 중 찬성 205인, 반대 9인, 기권 13인으로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현수막 때문에 시민 안전사고 행안부는 개정안에 대해 △정당에 이미 일반 시민에 비해 더 많은 홍보 기회를 보장하고 있고 △정당 홍보물이 난립하면 국민 생활 환경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특히 행안위 전문위원은 시민의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이에 대해 의원들은 “모든 정당들이 마구잡이로 현수막을 걸지 않을 텐데 왜 일어나지 않을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느냐”고 반박했지만 행안부의 우려는 곧장 현실이 됐다. 지난달 13일 오후 9시경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던 대학생이 정당 현수막 끈에 걸려 목에 3cm가량의 찰과상을 입었다. 어두운 밤에는 현수막 끈이 잘 보이지 않다 보니 생긴 사고다. 같은 달 대구 달서구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가던 주민이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정당 현수막 끈에 목이 걸려 바닥에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수막이 거리 공해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안전사고까지 발생하자 지자체들도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이달 9일 정당 현수막을 동마다 최대 1개만 걸도록 제한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3일 페이스북에서 “현수막은 정치 공해다. 도시 미관을 해치고, 소상공인 간판을 가려 영업을 방해하고,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토양오염 대기오염을 일으킨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울산시, 대전시, 경남 창원시 등도 행안부에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 달라고 건의하자 행안부는 14일 전국 17개 시도 옥외광고물 담당자와 간담회를 열고 관리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나섰다.● 여야 법 개정 나설 수 있을까 최근 유독 거친 문구의 현수막이 전국적으로 걸리고 있는 현상은 내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범죄조직 우두머리’라고 부른 현수막을 내걸면,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매국노’ ‘이완용’이라고 비판한 현수막으로 맞받는 식이다. 여당의 영남 지역 한 초선 의원은 “야당의 자극적인 문구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해해서 현수막을 안 걸려고 했더니, 오히려 당원들이 ‘우리 당은 안 걸고 뭐하냐’고 항의를 했다. 우리로서도 대응 현수막을 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20년 동안 정치하면서 이런 수위는 처음 봤다”며 “여당은 당 대표를 공격하고, 우리는 대통령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서로 점차 메시지가 더 과격해지는 양상”이라고 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당 현수막 제작 비용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1개당 5만∼10만 원 수준이다. 한 의원은 “우리 지역구에만 한 달에 300만∼400만 원 정도 현수막 예산이 내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당 수입의 절반가량은 국민 세금이다. 생각보다 큰 정당 현수막에 대한 반발 여론에 정치권도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모양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무차별 비방과 인신공격으로 가득 찬 현수막이 국민들에게 짜증과 고통을 유발하고 있다는 항의가 많다. 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위성곤 정책수석부대표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수막을 전반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데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발맞춰 국회 행안위도 법 시행 3개월 만에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정당 현수막 난립 문제에 대해 법률, 시행령 개정을 다 열어놓고 있다”며 “현수막 위치나 개수를 제한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극적인 문구가 담긴 상호 비방의 현수막은 결국 정치 불신과 혐오를 키운다”며 “위치나 개수를 제한하거나, 정당 스스로 꼭 필요한 현수막인지 또는 문구는 적절한지 고민하는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특정 후보 이름만 안 쓰면 ‘화천대유’ 가능… 고무줄 잣대 선거 때 정당 현수막 문구 어디까지 허용되나 2021년 금지한 ‘내로남불’ 현수막… 작년 대선에선 실명-사진 빼면 허가헌재 “공정성 문제 없는 문구 허용”… 내년 총선서 표현의 자유 확대 전망 정당 현수막 문구는 대선과 총선 등 각종 선거 때마다 ‘고무줄 잣대’ 논란에 휩싸였다. 여야는 판단 권한을 가진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둘러싸고 매번 기 싸움을 이어왔다. 대표적 논란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선관위는 2021년 4·7 재·보궐선거에선 현수막 문구로 내로남불과 ‘무능’ ‘위선’ 등의 표현을 허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듬해 대선에선 이를 다시 허용하며 고무줄 잣대 논란에 불을 붙였다. 선관위 관계자는 “2021년에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떠올릴 수 있는 문구는 허가하지 않았다”면서 “대선 땐 표현의 자유를 위해 특정인의 실명이나 사진이 없는 한 현수막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애매한 기조에 맞추려다 보니 지난해 대선에선 특정 후보를 직접 거론하지 않되 관련 의혹을 지적하는 현수막이 길거리에 내걸렸다. 민주당은 당시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술과 주술에 빠진 대통령을 원하십니까’ ‘신천지 비호세력에 나라를 맡길 순 없습니다’ 등의 현수막을 걸었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와 관련된 ‘법인카드로 산 초밥 10인분, 소고기는 누가 먹었나’ ‘쌍욕, 불륜 심판하자’ 등의 현수막으로 맞불을 놨다. 이처럼 특정 후보를 떠올리게 하는 문구는 허락됐지만, 후보 이름이나 사진이 들어간 경우는 허용하지 않았다. 당시 선관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얼굴 사진을 넣은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는 현수막은 “배우자 사진을 쓰면 후보자가 특정돼 현행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문구로만 현수막을 쓰는 것은 되지만 김 여사의 사진을 넣으면 안 된다는 것. 마찬가지로 ‘이재명 경기지사,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촉구’라는 현수막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실명이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불허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는 현수막 문구와 관련해 보다 폭 넓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선관위의 오락가락한 잣대의 근거가 된 공직선거법 90조 1항이 올해 7월까지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헌법재판소가 해당 조항에 대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는 정치적 표현까지 금지하고 있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 결과다. 선관위는 지난해 10월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저희들의 법 운용 기준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것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데에 이어 올해 1월 공직선거법 90조 1항에 대한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당선이나 낙선 의도를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범위에선 표현의 자유를 위해 내로남불 등의 표현을 허용하자는 취지”라면서 “허위사실을 담은 현수막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처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지난해 4, 5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이 유효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23일 나왔다. 헌재가 국민의힘 유상범 전주혜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청구한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모두 각하 또는 기각하면서 입법 11개월 만에 검수완박법 위헌 논란이 모두 마무리됐다. 헌재는 이날 유상범 전주혜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에서 “당시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는 점은 5 대 4 의견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아 법안 가결을 무효로 할 정도는 아니라며 5 대 4 의견으로 법사위 통과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또 박병석 국회의장에 대한 권한침해 확인 및 법률무효 확인 청구 역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에 출석해 심의 및 표결에 참여했다”며 기각했다. 한 장관과 검사 6명이 국회를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은 재판관 5 대 4 의견으로 각하했다. 각하는 심리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용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종결하는 것이다. 이날 헌재가 유효하다고 판단하면서 검수완박법은 당분간 현행대로 유지될 수 있게 됐다.헌재 “입법절차 문제있지만 검수완박법 유효”… 與 “황당한 궤변” ‘검수완박법 효력 유지’헌재 “위장탈당 등은 국회법 위반법안무효화 할 중대한 위헌은 없어”국힘 “정치재판소” “사법사의 오욕”민주당 “국정혼란 한동훈 사퇴해야” 국민의힘 의원들이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의 가장 큰 쟁점은 민주당 소속이던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으로 법사위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는지였다. 헌재는 이에 대해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면서도 가결은 유효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 헌재 “국회법과 다수결 원칙 위반” 지난해 4월 검수완박법이 법사위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구했다. 안건조정위는 국회법에 따라 여야 총 6명으로 구성되며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채워져야 했다. 그런데 민주당이었던 민 의원이 ‘위장 탈당’한 후 비교섭단체 몫으로 참여했고 이후 민주당 주도로 법안이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 국회 본회의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이미선 재판관은 이날 민 의원의 위장 탈당에 대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정안 의결이 이뤄지도록 한 국회법을 위반하고 의결정족수 충족 과정에 왜곡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박광온 당시 법사위원장이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 지위에서 벗어나 미리 조정위 가결 조건을 만들고 실질적 심사 없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해 국회법과 헌법상 다수결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다수 의견을 냈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 침해는 인정하면서도 가결 행위를 무효로 하진 않았다. 헌재는 다수 의견으로 “법사위 법안 심사 과정에서 심의·표결권 행사가 전면 차단되는 등 국회의 기능이 형해화(내용 없이 뼈대만 남은 상황)될 정도의 중대한 헌법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률안 심의·표결권 침해 정도가 심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에 대한 권한침해 확인 및 법률무효 확인 청구는 “법사위에서의 절차상 하자만으로 본회의에서 법률안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수 의견으로 기각했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권한쟁의심판에서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한 사례는 몇 차례 있었지만 국회에서 가결된 법률안 자체를 무효라고 결정한 사례는 없었다는 점에서 ‘예상됐던 결정’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헌재는 2009년 미디어법 권한쟁의심판에서도 법안 심의·표결권 침해는 인정했지만 무효확인 청구는 기각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디어법 등 헌재의 종래 결정과 비슷한 타협의 산물”이라고 했다.● 여 “황당한 궤변” 야 “한동훈 사퇴해야”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황당한 궤변의 극치”라며 “‘거짓말은 했는데 허위사실 유포는 아니다’라고 하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옮긴 것 같다. 헌재가 아니라 정치재판소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기각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특정 연구모임 관련 출신으로 편향성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지적됐던 분들”이라며 “헌재의 불명예로 남아 사법사의 오욕으로 남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헌법정신에 따라 국회의 입법권과 검찰개혁 입법 취지를 존중한 결정”이라며 “법치를 뒤흔들며 심각한 국정 혼란을 초래한 한 장관은 사퇴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분명하게 사과한 후 불법 시행령을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향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의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우리 사회에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며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해법과 한일 정상회담을 “굴종 외교”라고 비판한 야권과 문재인 정부에 직격탄을 날린 것. 윤 대통령은 이날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20여 분간 한일관계에 대해 국민을 직접 설득하는 정면 돌파 카드를 선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일 정상회담 후 처음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저 역시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편한 길을 선택해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작금의 엄중한 국제 정세를 뒤로하고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한일 관계 복원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향후 한일 관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일본의 호응 조치에 대해선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했다”며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며 격렬히 반발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작심을 한 듯 국무회의에서 자신의 방일 외교에 대해 장광설을 쏟아냈다. 제정신이 아닌 듯하다”며 “(윤 대통령이) 국민과 야당을 파시스트로 매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자신들 정권 때 저질러 놓은 일을 수습하는 차원인데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반박했다.尹 “최악 한일관계 방치, 대통령 책무 저버리는 것” 국민 설득 국무회의 野 -文정부 직격 원고 16쪽 중 14쪽이 ‘한일관계’“과거 넘어서야” 박정희-DJ 소환우호 위해 배상 포기 中사례도 거론피해자 후속조치는 한줄 언급 그쳐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오전 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5792자(공백 제외) 분량의 모두발언을 20여 분 동안 읽어 내려가며 한일 정상회담의 성과와 후속 조치, 한일 관계 개선의 당위성을 쏟아냈다. 16일 한일 정상회담 이후 야권의 공세가 격화하고, 지지율 하락 국면이 이어지자 사실상 대국민 담화로 직접 설득에 나선 것이다 .● 文 대통령 겨냥 “전임 정부 수렁 한일 관계 방치”이날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일본을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협력 파트너’로 명시한 3·1절 기념사(1006자·공백 제외)보다 5배로 길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한 발언은 A4용지 16쪽 분량의 원고 중 14쪽에 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회담 기자회견 등 공식 석상에서 못다 한 윤 대통령 의중이 모두 담겼다고 보면 된다”며 “대국민 담화 수준”이라 전했다.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라는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어록으로 발언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하고 기억해야 한다”면서도 “과거에 발목을 잡혀선 안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015년 위안부 합의로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이 2018년 해체되고, 일본의 수출 규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파동 등 한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았던 문재인 정부 시기 사건들을 나열하며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 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 그 여파로 양국 국민과 재일동포들이 피해를 보고 경제와 안보는 깊은 반목에 빠지고 말았다”고 직격했다. “취임 이후 존재마저 불투명해져 버린 한일 관계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왔다. 마치 출구가 없는 미로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던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고 했다. 강제징용 해법인 ‘제3자 변제안’에 대해선 일각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제3자 변제안은)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 합의와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1972년 중일 양국 국민의 우호 관계를 위해 일본에 대한 전쟁 배상 요구를 포기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제 일본을 당당하고 자신 있게 대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향점을 도출하려던 시도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결단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추진 사례를 길게 언급하기도 했다.● 피해자·유족 관련, 구체 조치 없이 한 대목다만 윤 대통령의 발언 중 강제징용 피해자·유족을 설득하는 후속 조치와 관련한 언급은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한 대목만 담겼다. 제3자 변제안 진전을 위해 피해자·유족의 동의, 수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들을 보듬는 구체적 해법 제시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로 꼽히는 사과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2010년 ‘간 나오토 총리 담화’를 거론하며 “이번 회담에서 일본 정부는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정부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호응 조치가 이번 정상회담 결과물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도, 위안부 합의 이행,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 등 이번 회담 논의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왜 일본을 두둔하고 전 정부를 깎아내리는가. 전 정부와의 차별화가 국익과 국민 자존보다 더 중요한가”라고 비판했다. 박진 “韓보다 日정부 말 믿나” vs 野 “굴욕외교 국정조사 추진” 與野, 외통위서 한일 정상회담 충돌野 “제3자 변제, 국익에 배임행위”與 “前정권이 저질러 놓은 것 수습”이재명 ‘독도의 날 법정기념일’ 발의 “일본 관방부 부장관은 (정상회담에서) 독도 문제가 포함됐고 위안부 합의에 대해 (논의됐다고 했다).”(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한국 정부가 아닌 일본 정부의 말을 믿는 것이냐.”(박진 외교부 장관)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둘러싸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독도, 위안부 합의를 거론하며 “(정상회담 내용을)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 민주당은 박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신(新)을사조약에 버금가는 대일 굴욕외교”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지난 정권 때 저질러 놓은 일을 수습하는 차원”이라며 “민주당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野 “탄핵 사유”, 박진 “심각한 명예훼손” 이날 현안 보고를 위해 열린 외통위에선 강제징용 제3자 변제 방식에 대한 민주당의 성토가 이어졌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일본 기업에 대한) 구상권을 포기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와 국익을 보호해야 될 대통령이 주권자의 이익을 저버리는 배임 행위”라면서 “대통령과 장관에게는 헌법이 규정한 명백한 탄핵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진 외교부 장관은 “탄핵을 말씀하시는데 심각한 인신공격이고 명예훼손”이라면서 “정부의 정책 판단은 탄핵 사유가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독도와 위안부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는지를 둘러싼 ‘진실 공방’도 펼쳐졌다. 일본 언론의 관련 보도에 대통령실은 “전혀 근거 없는 왜곡 보도”라고 20일 반박했다. 이에 대해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은 “(대통령실 입장처럼) 논의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가 대응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인다”면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 문제를 언급했느냐”고 따졌다. 이에 박 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의제로 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일본이 이번에 취한 자세를 전부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의 악순환 고리를 이제는 매듭지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 발표 직후 “강제동원이 없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에게 정식으로 항의했다며 “(하야시 외상으로부터) 일본 국내 정치적 상황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답을) 들었다”고 했다. ● 朴 장관 “日 이번 자세 전부 만족스럽진 않아”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및 수산물 수입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김홍걸 의원은 “일본 외신은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 문제까지 (정상회담에서) 얘기했다고 하는데 정부는 명확하게 대답을 못 하고 있다”며 관련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며 정말 당당하게 정상회담을 했다”고 답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역술인 ‘천공 스승’의 영상을 틀며 “이번 친일 외교의 기조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는지는 천공의 지침을 보면 알 수 있다. 최순실에서 천공으로 ‘바통 터치’된 제2의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대통령의 방일과 천공이 어떻게 직결돼 있느냐”면서 “국정과 무관하고 공세와 정쟁을 위한 질의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여당 의원들은 정상회담 성과를 강조하며 정부 측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폭탄 돌리기 한 것을 윤석열 정부가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되겠다고 해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매년 10월 25일을 ‘독도의 날’ 법정기념일로 제정하는 법안을 같은 날 발의하면서 ‘반일 이슈’에 불을 지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가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 등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앞서 이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 16명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해 ‘검사 좌표 찍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 것.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20일 BBS 라디오에서 “(민주당) 지지층에서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국회에서 견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위법한 행위를 한 장관이나 검사에 대해서 왜 제대로 탄핵도 못 하느냐는 요구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도 출연해 이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특혜사업 의혹을 수사 중인 A 부장검사에 대한 ‘탄핵론’을 펼쳤다. “A 검사를 ‘죄수 회유 의혹’ 관련으로 탄핵하느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당연히 해야 한다. 탄핵해야 할 굉장히 높은 순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서 2020년,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을 맡았던 A 부장검사에 대해 ‘죄수 회유 의혹’을 주장한 바 있다. 이 때 제기됐던 의혹을 근거로 다시 탄핵 여론을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탄핵을 위해선 당 게시판에) 청원이 올라가는 것이 빠를 것 같다”는 지지자의 말에 “어떤 방식이 됐든 해달라”고 답하기도 했다. 실제 이달 5일 민주당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A 부장검사 탄핵’ 청원은 20일 기준 8000명 넘게 동의한 상태다. 청원글 게시자는 해당 글에 “이 대표 관련 사건의 증거가 안 나오는데도 ‘1일 1압수수색’을 하면서 마녀사냥식의 수사를 계속하는 A 부장검사를 탄핵해달라”고 썼다. 당 지도부 내에서도 ‘검사 탄핵’ 목소리가 나왔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경기 부천시에서 열린 국민보고대회에서 이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 명단을 PPT 자료로 공개한 뒤 “우리가 그동안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피의사실공표를 하는 검사를 고발하고, 신상과 명단을 공개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면서 “이제는 검사 탄핵을 피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의석 권한으로 검사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이 힘을 모아주겠느냐”고도 했다. 헌법 제65조와 검찰청법 제37조에 따르면 검사 탄핵은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에 할 수 있고,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100명)에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150명)으로 국회에서 통과된다. 169석의 민주당이 단독으로 탄핵을 할 수 있는 것. 앞서 2007년 민주당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은 ‘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 검사들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진 않았다. 판사의 경우 2021년 민주당이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과 함께 사법농단’ 의혹 관련 임성근 당시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처리했다.다만 민주당 원내지도부 내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기류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검사 탄핵을 하려면 법을 위반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에 이재명 대표 외에 대안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주장에 대해 비명(비이재명)계가 발끈하며 반박했다. 박 전 원장은 1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0일 문 전 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밝히며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총단합해서 잘해야 되는데 그렇게 나가면 안 된다. 이 대표 외에 대안도 없으면서 자꾸 무슨’ 정도의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17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나 뵈었다”며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조금 달라지고, 뭔가 결단하고 그걸 중심으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기만 해도 내년 총선에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썼다. 민주당의 ‘변화’와 ‘결단’을 주문했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것. 그는 이날 오후에도 추가로 글을 올려 “(문 전 대통령이) 당내 민주주의의 회복, 건강한 토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고 썼다. 그는 ‘정치인이 증오의 씨앗을 뿌리면 갈수록 증폭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정말 굉장하게 돼 버린다’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도 전하며 “(문 전 대통령이) 당내 좌표 찍기, 문자 폭탄, 증오와 혐오의 언어들이 난무하고 보수, 진보 진영 간의 갈등이 나라를 분열시키는 상황에 대해 걱정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 ‘개딸’들의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문자 테러 등을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원장의 발언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비명계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17일 저녁 CBS 라디오에서 “우리가 문 전 대통령 ‘꼬붕(부하)’인가, 문 전 대통령이 지시하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그 이야기를 설사 했어도 대외적으로 얘기할 성질이 아니다. 전직 대통령의 말을 막 이야기하면 되느냐”고 박 전 원장을 비판했다. 이 의원의 발언 이튿날 민주당 청원게시판엔 이 의원의 제명을 요청하는 청원이 등장해 500명가량이 동의하기도 했다. 청원 글을 올린 당원은 이 의원의 문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문제 삼으며 “지속적으로 분란을 조장해 민주당 지지율을 떨어지게 한다”고 주장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에 이재명 대표 외에 대안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 주장에 대해 비명(비이재명)계가 발끈하며 반박했다. 박 전 원장은 1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0일 문 전 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밝히며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총단합해서 잘해야 되는데 그렇게 나가면 안 된다. 이 대표 외에 대안도 없으면서 자꾸 무슨’ 정도의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17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나 뵈었다”며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조금 달라지고, 뭔가 결단하고 그걸 중심으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기만 해도 내년 총선에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썼다. 민주당의 ‘변화’와 ‘결단’을 주문했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것. 그는 이날 오후에도 추가로 글을 올려 “(문 전 대통령이) 당 내 민주주의의 회복, 건강한 토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고 썼다. 그는 ‘정치인이 증오의 씨앗을 뿌리면 갈수록 증폭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정말 굉장하게 돼 버린다’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도 전하며 “(문 전 대통령이) 당 내 좌표찍기, 문자 폭탄, 증오와 혐오의 언어들이 난무하고 보수, 진보 진영 간의 갈등이 나라를 분열시키는 상황에 대해 걱정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 ‘개딸’들의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문자 테러 등을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원장의 발언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비명계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17일 저녁 CBS 라디오에서 “우리가 문 전 대통령 ‘꼬붕(부하)’인가, 문 전 대통령이 지시하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그 이야기를 설사 했어도 대외적으로 얘기할 성질이 아니다. 전직 대통령의 말을 막 이야기하면 되느냐”고 박 전 원장을 비판했다.이 의원의 발언 이튿날 민주당 청원게시판엔 이 의원의 제명을 요청하는 청원이 등장해 500명 가량이 동의하기도 했다. 청원글을 올린 당원은 이 의원의 문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문제삼으며 “지속적으로 분란을 조장해 민주당 지지율을 떨어지게 한다”고 주장했다.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여야가 27일 국회의원 299명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위원회에 참석해 내년 총선 선거법을 논의하기로 16일 합의했다. 여야뿐 아니라 같은 당이더라도 지역별, 선수별로 첨예하게 엇갈리는 내년 총선 룰 개정안을 두고 국회의원 전원이 끝장토론을 벌여보자는 것. 국회 전원위원회가 열린 건 2004년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 토론 이후 19년 만이다.●김진표 국회의장, 여야에 새 2개안 제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16일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 개편안 후보군을 두고 27일 전원위에서 토론해보자고 결론냈다. 여야가 국회의 선거구 획정 법정시한(총선 1년 전)인 다음 달 10일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만큼 김진표 국회의장 제안대로 여야 모든 의원들이 함께 토론해보자는 취지다. 그동안 국회는 총선 선거구 획정 법정시한을 한 번도 지킨 적이 없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원위 판을 김 의장이 깔려고 하니 참여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정치개혁에 민주당이 더욱 앞장설 마음으로 전원위에 적극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해외 순방 중인 김 의장은 이날 여야 의총 전 모든 의원에게 자신이 구상하는 2가지 개편안을 담은 편지를 보내며 설득에 나섰다. 지난달 23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냈던 3가지 안을 더욱 좁혀 구체화한 것. 김 의장은 1안으로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 병립형 개방명부 비례대표제’를 제시했다. 지역구의 경우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되 수도권 광역시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만 선거구당 3~5인을 뽑고, 나머지 지역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자는 것이다. 또한 비례대표의 경우 전국을 인구와 면적 기준을 고려해 6~10개의 권역으로 나눈 후 해당 권역 유권자가 정당의 권역별 후보 명부를 보고 직접 뽑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253석인 지역구 의석을 10~25석가량 줄여 비례대표 의석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2안으로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권역별 병립형 개방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현행 300명인 의원 정수를 310명으로 늘리되 1인당 인건비를 삭감해 총인건비를 동결하는 대안을 내놨다. 2개안 모두 2020년 총선에서 쓰였던 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전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이날 당론으로 특정 안을 채택하지는 않았다. 내년 총선에서 정치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이라 같은 당 의원끼리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 주 원내대표는 “내년 선거를 치를 새 지도부가 구성된 지 얼마 안 됐고 선거제도에 대한 의원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당초 김 의장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17일 개편안 후보를 2개로 압축하면 27일 전원위를 열어 3주 동안 토론을 벌여 법정 시한인 다음 달 10일 전까지 새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여야가 16일 당론을 도출하지 않으면서 17일로 예정된 정개특위 정치 관계법 소위에서 여야가 2개안으로 압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정개특위 소속의 한 여당 의원은 “전원위에 2개안을 올려 찬반 토론을 하기보다는 그간 거론된 여러 개편안을 두고 백가쟁명식 토론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거대 양당, 소선거구제 유지 여론 강해 거대 양당에선 소선거구제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다수인 상황이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구제 개편 관련 의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해 절반 정도가 응답했는데 70%가 소선거구제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혹은 석패율제를 선호했고 나머지 30%만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했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도 “아무래도 본인들이 뽑힌 방식인 소선거구제 유지 여론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방식을 두고도 여야 간 이견이 크다. 국민의힘은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한다면 인구가 일정 수준 이상인 도시에만 적용하는 도농복합형을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도입한다면 전국 모든 지역에 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수도권 의석 121석 중 100석을 민주당이 차지한 상황이라 양당 간 이해관계가 더욱 엇갈리고 있다. 반면 거대 양당은 비례제에 대해선 2020년 총선처럼 지역구 득표율과 연동시키는 ‘연동형’ 방식을 폐지하고 별도의 투표로 뽑는 ‘병립형’ 방식으로 가자는 데 일정 부분 공감한 상황이다. 병립형을 선택한다면 권역별 방식을 도입해보는 방안에도 여야 모두 이견이 크진 않다고 한다. 반면 정의당에선 “2020년 총선 당시 도입했던 준연동형 방식을 완전 연동형으로 전면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최대 15%로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15일 발의했다. 앞서 정부가 올해 1월 내놓은 이른바 ‘K칩스법’의 세액공제율 상향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이달 중 국회 통과가 유력하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민주당은 국가 전략 기술에 대한 투자 세액 공제를 확대하는 법안(조세특례제한법안)과 탄소중립산업육성법안 등 이른바 한국판 IRA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 등 경제 위기에서 무엇보다 여야가 손을 맞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주당은 유능한 대안 정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빚은 정책 혼선과 세수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조특법 개정안은 정부안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은 기존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세액공제 비율을 확대했다. 다만 민주당은 반도체 외에 이차전지, 백신 등 바이오산업,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의 탄소중립산업 등에 대한 시설 투자에도 동일한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산업군을 확대했다. 여야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친 뒤 개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기재위 소속인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를 핑계로 하는 ‘묻지 마 재벌 감세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야는 15일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정부의 무분별한 재정 지출 확대를 막기 위한 재정준칙 도입에 사실상 합의하고 21일 경제재정소위에서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최대 15%로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15일 발의했다. 앞서 정부가 올해 1월 내놓은 이른바 ‘K칩스법’의 세액공제율 상향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이달 중 국회 통과가 유력하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민주당은 국가 전략 기술에 대한 투자 세액 공제를 확대하는 법안(조세특례제한법안)과 탄소중립산업육성법안 등 이른바 한국판 IRA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 등 경제 위기에서 무엇보다 여야 손을 맞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주당은 유능한 대안 정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빚은 정책혼선과 세수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특법 개정안은 정부안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은 기존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세액공제 비율을 확대했다. 다만 민주당은 반도체 외에 2차 전지, 백신 등 바이오산업,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의 탄소중립산업 등에 대한 시설투자에도 동일한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산업군을 확대했다.여야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친 뒤 개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반도체를 핑계로 하는 ‘묻지마 재벌 감세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기재위 소속인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두 당은 평소에는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싸우지만, 부자 감세와 재벌 특혜 앞에서는 한 마음 한 뜻”이라고 성토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