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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판사’와 ‘향응 검사’ 등 법원과 검찰 재직 중에 논란을 일으켰던 판검사들이 변호사단체에서 잇따라 입회 또는 등록 허가를 받아 논란이 예상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정에서 증인에게 “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막말을 했다가 견책 처분을 받았던 서울동부지법 A 전 부장판사가 최근 서울변호사회에서 입회 승인을 받았다. 서울변호사회 변호사자격심사위원회는 여러 차례 논의 끝에 최근 결론을 내렸으며, 막말 사건 당시 법정에 있었던 변호사들이 적극 소명해 준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변협은 지방변호사회의 의견을 대체로 수용해 왔기 때문에 A 전 부장판사는 곧 개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재직 당시 사건 관계자로부터 향응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6월 법무부 징계위에서 면직 처분을 받은 B 전 검사는 지난주 전남 지역에서 변호사 개업을 했다. 법무부 감찰조사 과정에서 사건관계인으로부터 향응을 받고 모텔을 드나드는 동영상까지 발견됐지만 성관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기소되지는 않았다. B 전 검사는 면직 이후 광주변호사회에 입회 및 등록을 신청했지만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말 열린 대한변호사협회 등록심사위원회에서도 위원들 간에 격론이 벌어졌지만 표결 끝에 등록을 허가하면서 B 전 검사는 면직 8개월 만에 개업할 수 있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여보, 회사 일로 강원도 출장 왔는데 하루 묵어야 할 것 같아.” 2011년 5월 A 씨는 남편 B 씨(56)에게 전화를 걸었다. B 씨는 남자 후배 C 씨(48)의 회사에서 경리로 일하는 아내의 말을 믿었다. C 씨의 회사는 국내 특산물의 해외 수출을 조언하는 컨설팅회사로 출장이 잦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A 씨는 강원도가 아닌 서울의 한 호텔에 C 씨와 함께 있다가 남편의 지인과 우연히 맞닥뜨렸다. A 씨는 급히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급한 일이 생겨 다시 C 씨와 서울로 왔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남편 B 씨는 아내와 후배의 불륜 관계를 알게 됐다. B 씨와 C 씨는 10년 전부터 알았으며 C 씨가 B 씨 부부 아들의 과외교사로도 일한 적이 있을 정도로 서로의 가족끼리 허물없이 지냈다. 그러나 A 씨가 자녀 교육비를 벌겠다는 명목으로 2005년 C 씨의 회사에 들어간 뒤 둘 간의 관계가 깊어진 것이다. 남편 B 씨는 충격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도 받고, 대학 진학을 앞둔 딸을 위해 아내를 용서하려고도 했지만 2011년 8월 결국 협의이혼한 뒤 C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광만)는 “C 씨는 B 씨에게 정신적 위자료로 1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2009년 쌍용자동차 대량해고 사태 이후 해고가 부당하다며 복직운동을 벌여온 근로자들이 5년 만에 일터로 돌아갈 길이 열렸다. 7일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판사 조해현)는 2009년 쌍용차 해고 근로자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의 항소심에서 “해고는 무효이고 해고기간 중 임금의 일부로 100만 원씩을 각각 지급하라”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을 뒤집었다. 구조조정 이후 희망퇴직이나 무급휴직을 제외한 최종 해고자는 159명으로 이들 중 153명이 소송을 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2009년 6월 정리해고는 무효가 돼 해고자들은 회사로 복귀하고 해고 기간 중 못 받은 임금에 대해 청구할 권리를 얻게 된다. 1심 당사자 중 사망한 1명과 소송을 포기한 5명 등 6명은 판결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판부는 사측이 정리해고 근거로 든 ‘재무건전성의 위기’를 인정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 정당성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 필요’는 회사의 자금 유동성, 재무건전성, 효율성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2010년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쌍용차가 낸 재무제표를 근거로 ‘재무건전성의 위기’를 인정해 해고가 정당하다고 봤지만 항소심에서 뒤집힌 것. 재판부는 “쌍용차가 2008년 당시 유동성 위기에 처했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재무건전성 위기가 지속됐다고 볼 수 없다”며 경영상 필요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희망퇴직자를 모집하긴 했지만 해고를 회피할 노력을 다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쌍용자동차가 회계장부에 신(新)차종의 예상 매출을 전부 누락시키고 구(舊)차종의 판매량을 줄여 기재하는 등의 사실이 인정된다”며 사측의 회계 산출 문제를 지적했다. 정치권 등에선 쌍용차가 2009년 회계 조작으로 부실을 부풀려 대규모 정리해고를 정당화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해고 근로자 측 김태욱 변호사는 “회계 조작 사실이 밝혀진 만큼 감독기관이었던 금융감독원과 회계를 맡았던 안진회계법인, 쌍용차 사측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소송을 제기한 153명의 해고자 중 30여 명만이 재판을 지켜봤다. 나머지 해고자들은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해현 부장판사의 입에서 ‘해고 무효’라는 말이 나오자 변호사와 방청석에 앉은 가족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재판부에 큰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안아주며 ‘예상 밖 승리’를 자축했다. 재판을 마치고 법원 앞 계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고자 가족 대표 권모 씨(39·여)는 “해고자들이 지금이라도 당장 작업복을 입고 공장에 복귀하기를 바라지만 아직은 그럴 수 없다”면서 “지금까지 잘 버텨준 해고자들과 가족들 모두 감사하다”며 회견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금속노조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사망한 근로자·가족) 24명의 동료를 생각하면 마냥 좋아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쌍용자동차는 “2009년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했을 때 법원이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내걸어 따른 것뿐”이라며 “이제 와서 무효라고 선고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만큼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법원이 쌍용차 정리해고의 정당성 요건을 자의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했다”며 “이번 판결로 정리해고 관련 사회갈등이 심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유연한 인력 운용도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신동진 shine@donga.com·박창규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설범식)는 6일 건설현장 식당(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거액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기소된 유상봉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750만 원을 선고했다. 유 씨는 2012년 4, 5월 신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와 GS칼텍스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신축 공사장의 함바 운영권을 주겠다며 박모 씨로부터 8억7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유 씨가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7명에게 3억6000여만 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구속집행이 정지된 기간에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 죄가 가볍지 않다”며 “하지만 피해액이 상당 부분 회복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설 부장판사는 뇌물 사건 재판의 담당 재판장이었으며 유 씨에게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축소 은폐해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2012년 대선의 국정원 개입 시비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번째 판단인 데다 해당 재판부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심리 중이어서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인다. ○ “권은희 진술에 신빙성 없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김 전 청장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 고의나 목적이 있었다는 것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6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검찰이 내세운 가장 유력한 간접증거였던 권은희 전 서울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수사지휘 라인에 있던 권 전 과장은 “김 전 청장이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보류하도록 외압을 넣었다” “서울경찰청이 댓글을 단 ID와 닉네임을 빼고 (국정원 여직원의) 노트북컴퓨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내와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다른 수사팀 관계자의 진술, 폐쇄회로(CC)TV 및 하드디스크 분석 결과 등 5400쪽의 기록을 분석해 “압수수색 영장은 외압 전에 수서경찰서가 자체적으로 보류하기로 결정했고, 분석 자료도 누락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김 전 청장이 증거분석 전체 과정을 영상 녹화하고, 분석 과정에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등을 참여시키는 등 오히려 수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권 전 과장의 진술만을 지나치게 믿고 최소한의 객관적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고 공소를 제기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선 투표 전인) 2012년 12월 16일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 내용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며 “브리핑 당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더라면 오해를 줄일 수도 있었다”고 했다. ○ ‘부실수사 논란’에 곤혹…야권 반발 김 전 청장은 재판이 끝난 뒤 “저와 경찰 가족의 명예를 회복시켜 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 진실은 결코 변하지 않으며 반드시 밝혀진다는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시절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원 전 원장과 함께 기소한 사건이 무죄로 결론나자 검찰은 부실 수사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검찰은 “판결문을 받아보고 무죄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분석해보겠다”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이날 재판부가 범죄 사실을 확신하지 못하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한다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을 강조한 점도 검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건의 성격은 다르지만 김 전 청장 사건 재판부가 원 전 원장의 재판에서도 같은 원칙을 계속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애초부터 무리한 기소였고, 당연한 결과로 판단한다”고 환영했다. 야권은 검찰의 부실수사와 특검을 언급하며 반발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정치권력이 ‘검찰 찍어내기’ 등 강력하게 (검찰의) 수사를 방해할 때 재판 결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예”라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은 “이번 판결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는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밝혔다.신동진 shine@donga.com·길진균 기자}
2006년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CJ그룹으로부터 3억 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구속 기소된 전군표 전 국세청장(60)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때의 징역 4년보다 6개월이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임성근)는 6일 전 전 청장에게 징역 3년 6개월에 추징금 3억1860만 원을 선고했다. 또 CJ 측으로부터 돈과 고급 외제시계를 받아 전 전 청장에게 전달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60)에게는 1심과 같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 전 청장과 허 전 차장이 서로 이 사건의 책임을 미루고 있으나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허물하지 말라’(불원천불우인·不怨天不尤人)는 옛 성현의 말씀처럼 이 사건 범행은 두 사람이 함께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전 전 청장은 앞서 결심공판에서 “심적 고통으로 자살까지 생각했다”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천대엽)는 6일 4대강 사업 공사입찰 과정에서 공구 배분 등 담합을 주도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로 기소된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64)과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61)에게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사장은 담합 결정 이후 사장에 취임했고 담합을 깨기 위해 노력한 점이 인정돼 형량이 낮아졌다. 나머지 임원들도 가담 정도에 따라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담합을 주도한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은 벌금 7500만 원을, 담합에 가담한 포스코건설 삼성중공업 등은 벌금 5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정부가 단기적 성과에 집착해 담합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며 변호인이 주장한 ‘이명박 정부 책임론’도 일부 받아들였다.}
6일 오후로 예정돼 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2)에 대한 파기환송심과 구자원 LIG그룹 회장(79)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모두 11일로 미뤄졌다. 두 사건을 심리해 온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기정)는 “사건을 충실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김 회장과 구 회장 일가에 대한 선고 날짜를 11일 오후로 연기했다. 재판부는 주말 동안 선고 형량을 더 검토하고 판결 내용을 다듬을 것으로 전해졌다. 수천억 원대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며, 대법원이 일부 배임 액수를 다시 산정하라는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2000억 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인천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분양 계약자들이 건설사 광고 내용이 실제와 달랐다며 시공사 등을 상대로 낸 분양대금 반환 소송에서 법원의 판단이 엇갈렸다. 계약자들은 2009년 인천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단지를 분양받으며 건설사가 광고한 제3연륙교와 공항철도 등의 건설이 무산되거나 연기되자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민사12부(부장판사 김창보)는 김모 씨 등 726명이 시공사 한양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분양 광고에서 개발사업의 변경·취소 가능성을 고지하는 등 계약자를 고의로 속이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14년에 제3연륙교가 개통될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했다는 점을 인정해 위자료로 분양대금의 5%인 총 83억3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서울고법 민사11부(부장판사 김용대)는 박모 씨 등 349명이 시공사 신명종합건설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달리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1956년 군복무를 하던 원모 씨(당시 23세)는 막사 주변 땅을 정리하기 위해 동료들과 야산에서 흙을 파내는 작업을 하다가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 원 씨에겐 태어난 지 5개월 된 딸과 부인이 있었다. 사고 다음 날 곧바로 원 씨의 시신을 화장한 육군은 11개월이 지나서야 유족에게 “원 씨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통보했다. 41년 후인 1997년 국가는 원 씨를 순직 처리하고 8년 후 국가유공자로 인정했지만 심장마비라는 사인은 그대로였다. 2008년 국민신문고 제도가 생기자 원 씨의 딸은 아버지의 사망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2009년 12월 국방부로부터 ‘심장마비’가 아니라 ‘군부대의 과실로 인한 사고’였음을 통보받았지만 명예 회복이나 보상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원 씨의 딸과 부인은 2011년 4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원 씨 유족이 2009년에야 진실을 알았기 때문에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이 지나지 않아 보상해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당시 폭주했던 과거사 보상 사건의 경우 소멸시효를 3년보다 짧게 6개월로 줄이는 판례를 만들었고 이 사건도 어떤 시효를 적용할지 다시 검토해보라며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민사24부(부장판사 김상준)는 원 씨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유족에게 1억1849만 원을 배상하라”며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군인과 유족에게 합당한 보상과 예우를 해주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존재 이유”라고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진실을 알게 된 뒤 소송을 내기까지 1년 4개월이란 기간은 원 씨의 사망 원인을 밝히는 데 걸린 53년에 비해 그리 긴 기간이 아니다”라며 “생활고로 변호사의 조력을 얻기도 어려웠던 유족의 사정을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이석기 의원 등 피고인 7명을 태운 호송차량은 오전 8시 40분경 수원지법에 도착했다. 형사110호 법정에 들어선 이 의원은 피고인석에 앉으며 엷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검은색 양복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노타이 차림이었다. 피고인들은 3시간 동안 이어진 검찰 최종 의견 진술과 구형 내용을 담담한 표정으로 들었다. 법정에는 최태원 수원지검 공안부장 등 수사팀 검사 9명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김칠준 변호사 등 17명이 마주 앉았다. 재판부는 ‘사건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자료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변호인단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5분 동안 취재진에 법정 내부 촬영을 허용했고, 이를 통해 이 의원의 법정 모습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수원지법 앞에선 통진당원 300여 명과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400여 명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정당의 탈을 쓰고 남한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세력들”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통진당 당원들은 “검찰의 정치 구형은 치욕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외쳤다. 공판은 지난해 11월 12일 시작된 이후 매주 월 화 목 금요일에 걸쳐 석 달 남짓 마라톤 레이스를 펼치듯 45차에 걸쳐 진행됐다. 심지어 지난해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도 공판은 쉼 없이 열렸다. 증거능력이 있는지로 논란을 빚었던 72시간 분량의 녹취록은 50시간 분량이 증거로 채택됐다. 1월 7일 32차 공판부터 같은 달 17일 38차 공판까지는 녹취록 29개와 녹음파일 32개에 대한 증거조사가 진행됐다. 이때 녹음파일을 하루 평균 7시간씩 법정에서 직접 틀었다. 지난달 17일에는 국제앰네스티의 로젠 라이프 동아시아지역 국장이 통역과 함께 방청하는 등 국제적인 관심도 받았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무기명 채권을 추적한 결과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던 수백억 원의 재산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일가가 미납 추징금 1672억 원을 납부하기 위해 내놓은 부동산과 미술품 등을 모두 처분한 뒤 추징금 완납이 되지 않을 때에는 이 재산을 추가로 추징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김종호)의 심리로 열린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 씨(50)에 대한 1심 결심공판에서 은닉재산 추가 발견 사실을 공개했다. 검찰은 이날 경기 오산시 땅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27억 원을 탈세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기소된 재용 씨에게 징역 6년과 벌금 50억 원을,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 씨(63)에겐 징역 5년과 벌금 50억 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재용 씨 측이 ‘추징금을 내느라 벌금을 낼 돈이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무기명 채권을 추적한 결과 전 전 대통령 일가가 별도로 수백억 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또 “오산 땅 역시 당연히 추징돼야 하는데도 추징금 납부를 위해 선처를 바라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재용 씨의 추징금 납부 의지와 평범하지 않은 성장 과정 등을 고려해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선고는 12일.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거액을 받고 이사장직을 넘겨주는 방법으로 학교법인을 팔려고 한 이사장에게 대법원이 ‘면죄부’를 줬다. 학교 존립과 법인 운영에 영향이 없다면 학교법인 매매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사립학교 법인 영월 석정학원의 경영권을 16억5000만 원에 사고판 혐의(배임수재 및 증재)로 기소된 양모 씨(82·여)와 박모 씨(61)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1년과 추징금 8억2500만 원,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9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석정학원의 전 이사장인 양 씨는 2008년 5월 학교법인 경영권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16억5000만 원을 받고 2009년 11월 박 씨가 차기 이사장에 선출되도록 했다. 재판부는 “학교법인 운영권의 유상 양도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어 형사처벌할 수 없다. 학교법인 임원 선임의 대가로 양도대금을 주고받는 청탁이 있었더라도 학교법인 존립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것이 명백하지 않아 배임수재 죄의 구성요건인 ‘부정한 청탁’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학교법인을 유상 양도할 때 교비 횡령이나 부동산 처분 등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 검찰은 75억 원을 주고 진명학원 이사장직을 거래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증재)로 장안대 학교법인 이사장 류모 씨(58)를 구속기소했다. 또 학교 이사장직과 이사 자리를 넘겨 달라는 청탁과 함께 39억 원을 받은 혐의로 김모 전 호원학원 이사장(60)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의 거래에는 학교용지 가액이나 이전 차익금을 미끼로 사학 매매를 홍보하는 전문브로커가 끼여 있었다. 교육계 관계자는 “앞으로 학교 구성원의 의사와 상관없이 복덕방 매물이나 신문 광고에 ‘○○학교 운영권 50억 원 매매’라는 문구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지적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가수 인순이(본명 김인순·57) 씨가 가수 최성수 씨(54)의 부인 박모 씨(52)를 상대로 한 재판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유상재)는 인순이 씨로부터 수십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박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인순이 씨는 2005년 한 의상디자이너의 소개로 박 씨를 알게 됐다. 두 사람은 곧 경제적인 문제나 고민을 터놓는 사이로 발전했다. 인순이 씨는 “고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는 부동산 분양업자 박 씨의 말을 믿고 서울 흑석동 고급빌라 분양사업 등에 50억 원을 투자했다가 약속 받은 수익금 등 23억 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박 씨는 “빌린 돈 대신 앤디 워홀의 그림을 주겠다”며 워홀의 작품 ‘재키(Jackie)’를 인순이 씨에게 주고 나서 승낙을 받지 않고 이 그림을 담보로 미술품 경매업체에서 돈을 빌리기도 했다. 인순이 씨는 2011년 검찰에 박 씨를 고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신뢰를 이용해 23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차용금 명목으로 편취하고 피해자에게 대물 변제로 준 그림을 그의 동의 없이 담보로 사용했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법원이 2008년 10월 최태원 SK그룹 회장(54)·최재원 수석부회장(51) 형제와 공모해 계열사 자금 450억 원을 횡령한 주모자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53)을 지목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설범식)는 28일 최 회장 형제의 횡령 사건에 가담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구속 기소된 김 전 고문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고문이 선대 회장으로부터 지분 전체를 상속받아 동생 최 부회장에게 ‘마음의 빚’이 있던 최 회장에게 투자를 권유하고 구체적 자금 조달 방법까지 알려줬다”며 “최 회장 형제에 대한 지배적 영향력과 특수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횡령 범행의 전반에 주도적 지위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김 전 고문은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48)로부터 450억 원을 빌린 사실은 있지만 개인적인 금전 거래일 뿐 최 회장 형제와 횡령을 공모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김 전 고문은 SK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11년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대만으로 갔으며 최 회장 형제의 항소심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해 9월 26일 대만에서 추방된 뒤 검찰에 체포됐다.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4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받고 다음 달 말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전철역에서 승객이 추락해 사망했다면 한국철도공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5부(부장판사 이성구)는 승강장에서 떨어진 뒤 열차에 치여 숨진 A 씨의 유족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76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A 씨는 2012년 12월 경기 양평군 양수역의 승강장 경계선 근처에서 술에 취한 채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다 발을 헛디뎠다. 재판부는 “양수역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따라서 철도공사가 다른 역에 비해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밝혔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2011년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저지한다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불구속 기소된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전남 순천-곡성·사진)이 항소심에서도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김 의원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기는커녕 항소심 재판부와 법원을 겨냥해 ‘일제시대의 판결’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과 같다’ ‘정치탄압의 들러리’ 등의 막말을 퍼부었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정형식)는 27일 김 의원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김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국회는 대화와 설득을 통해 절충과 타협을 하는 곳인데 국회의원이 폭력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심의 과정보다 피고인의 행위가 부각돼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건전한 논의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선고 직후 김 의원은 법정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폭처법(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을 적용해 내 행위를 판결한 것은 마치 일제식민지 시대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투쟁한 독립투사를 비적(匪賊·무장을 하고 사람을 해치는 도둑) 떼로 왜곡, 모욕했던 일제시대의 판결과 닮았다고 생각한다”며 재판부를 비난했다. 또 “정치적 행위를 흉악범처럼 처벌하는 것은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과 같다고 본다”며 자신을 안중근 의사에, 재판부를 아베 정권에 비유하는 등 막말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서민을 위한 진보정치 탄압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탄압의 들러리로 선 대한민국 사법부의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는 말도 했다. 이에 대해 정형식 부장판사는 “정치인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판결이 나오면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다. 선고가 불리하게 나오면 ‘정당 탄압 아니냐’는 말들이 항상 나오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의원이 2006년 4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옛 민주노동당 회계책임자로 있을 때 미신고 계좌로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단을 내렸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병원 홍보를 위해 블로그에 성형수술 및 미용 정보를 올리던 성형외과 원장 정모 씨. 2012년 7월 방문객 수를 늘리기 위해 고민하던 정 원장에게 걸그룹 애프터스쿨 가수 겸 연기자 유이(본명 김유진·사진)가 눈에 들어왔다. 그해 초 종영한 주말드라마 주인공으로 나와 큰 인기를 끈 유이를 내세워 블로그 글이 주목을 끌면 광고 효과도 클 것으로 생각했다. 정 씨는 짧은 하의 밑으로 허벅지가 다 보이는 사진과 함께 ‘초창기 유이 양 예쁘긴 한데 허벅지와 뱃살이 조금 아쉽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인터넷에서 자신의 사진이 무단 도용된 것을 발견한 유이는 정 원장의 병원을 상대로 2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단독 명재권 판사는 이 소송에서 “정 씨는 유이에게 위자료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명 판사는 “퍼블리시티권(연예인 스포츠스타 등 유명인의 이름이나 얼굴을 사용하는 데 따르는 권리) 침해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같은 법원 민사93단독 김진혜 판사도 유이의 사진을 무단 사용한 한의원 원장 신모 씨에게 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전산발주 프로그램을 조작해 주문하지 않은 상품을 대리점에 강제로 떠넘기는 이른바 ‘밀어내기’ 영업을 한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남양유업이 벌금 1억2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김정훈 판사는 24일 선고공판에서 “남양유업은 2006년 ‘밀어내기’ 영업이 적발돼 공정위의 시정조치를 받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이는 각 지점과 대리점 차원이 아니라 남양유업 대표와 조직이 관여한 불법행위”라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 다만 “뒤늦게나마 전국 대리점주들과 상생협약을 맺고 주문발주 시스템을 개선한 점, 고소인들이 고소를 취하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 액수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된 김웅 남양유업 대표 등 임직원 7명은 28일 선고공판이 열린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 씨(50)와 처남 이창석 씨(63)에 대한 공소장을 변경해 조세포탈액을 60억 원에서 27억여 원으로 줄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김종호) 심리로 24일 열린 두 사람에 대한 1심 공판에서 검찰은 전재용 씨와 이창석 씨가 2005년 경기 오산시 양산동 땅을 매매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혐의를 공소장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임목비(매매대상 토지에 심은 나무의 가격)를 120억 원으로 허위계상한 혐의만 남게 됐고, 조세포탈액은 27억 원으로 줄었다. 전 씨는 이날 공판에서 “아버지인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을 내기 위해 거의 전 재산을 써서 벌금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무죄 입증을 위해 추가 자료 제출과 증인 신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전 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 달 3일 공판을 한 번 더 열기로 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