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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팀을 이끌고 21일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 도착한 이만수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사진)은 “눈물이 다 났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4년 전 처음 라오스에 발을 디뎠던 날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2014시즌을 마친 뒤 SK 지휘봉을 내려놓은 그는 홀로 라오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야구’라는 스포츠를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아이들을 모아 ‘라오 브러더스’ 야구팀을 만들었다. SK 선수들이 하나둘 모아준 장비로 야구를 배운 아이들이 이제 어엿한 국가대표가 돼 2018 자카르타-팔렘방 경기가 열리는 GBK 야구장의 공식 첫 경기 주인공이 됐다. 라오스 선수들은 이날 처음으로 공식 국제경기에 나섰다. 라오스에서는 축구장을 빌려 선을 긋고 연습해야 했기에 라오스 선수들은 이번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한국에서 미니캠프를 차려 전지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백방으로 뛴 끝에 경기 화성에서 전지훈련을 한 이들은 고교 명문 덕수고를 상대로 훈련을 하기도 했다. 엘리트 선수들과 훈련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라오스의 국제무대 데뷔전 상대는 태국이었다. 라오스는 태국, 스리랑카와 1라운드 대결을 펼치고 세 팀 중 1위만 아시아경기 본선에 합류하게 된다. 태국은 이번이 6번째 아시아경기 참가다. 신생아나 다름없는 라오스로서는 대선배를 만난 셈이다. 관중 역시 3루 태국 쪽에만 있었다. 라오스 쪽 관중은 라오스 관계자 한 명이 전부였다. 그나마 대회 자원봉사자 몇몇이 드문드문 앉아 휴식을 취하지 않았다면 객석이 텅 빌 뻔했다. 라오스의 선발 투수 피타크 호프코프(18)가 마운드에 올랐으나 너무 긴장해 목과 등에 담이 왔을 정도였다. 호프코프는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두 번째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뒤 세 번째 타자를 땅볼로 잡았다. 하지만 실책이 계속됐다. 라오스 선수들은 공이 외야로만 가면 정신을 못 차렸다. 맨바닥에 선을 그어놓고 야구를 하는 이들에게는 야구장 외야에 서는 것 자체가 생소한 일이었다. 공을 어디로 던져야 하는지 혼동하기 일쑤였고 그럴 때마다 태국 선수들은 릴레이 계주를 하듯 마음 놓고 홈을 향해 달렸다. 그 귀하다는 그라운드 홈런도 데뷔전에서 허용하고 말았다. 5회까지 14점을 허용해 5회 콜드게임(5회까지 15점 차)은 겨우 면했지만 버티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6회초 공격을 삼자범퇴로 마친 라오스는 6회말 상대 선두타자에게 3루타를 허용했고 곧바로 적시타가 터졌다. 라오스의 공식 국제무대 데뷔전은 그렇게 ‘15-0’ 6회 콜드패로 끝났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콜드패를 당한 선수들에게 “정말 잘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1회가 안 끝날 줄 알았다. 이제 야구를 길어야 4년 한 선수들이다. 우리도 야구가 처음 들어와 자리 잡기까지 20∼30년이 걸렸다. 6회까지 15-0으로 진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라오스가 1승이라도 거두면 라오스 도심에서 팬티만 입고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선언한 이 부회장은 경기 후 “제발 벗고 싶은데 안 도와준다. 내일 스리랑카전도 쉽지 않겠지만 도전해보겠다”며 웃었다. 이 부회장은 “야구를 통해 라오스에 꿈을 던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첫 경기에서 대패를 당했지만 그와 라오스 선수들로는 위대한 첫발을 내디딘 셈이었다. 자카르타=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18년은 과연 ‘영미의 해’다. 평창에서 시작된 컬링 ‘영미 신드롬’에 이어 자카르타에서 북한 영미가 레슬링 금메달을 따더니 이제는 펜싱 영미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강영미(33·광주 서구청·세계랭킹 6위)가 21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여자 펜싱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세계랭킹 5위 쑨이원(26·중국)을 11-7로 꺾고 생애 첫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펜싱장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영미∼ 영미∼” 응원을 받은 강영미는 “평창 올림픽 이후 사람들이 영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다. 저는 응원의 힘을 많이 받는다. 관심 받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강영미는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여자 국가대표 에페팀의 맏언니다. 하지만 이번이 아시아경기 첫 출전이다. 적어도 경험에서는 막내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서른, 누군가는 은퇴를 고려할 나이지만 강영미는 그때까지도 변변찮은 국제대회 메달이 하나도 없었다. 2009∼2011년 태극마크를 달았었지만 아시아경기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고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태극마크를 반납해야 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에페가 단체전 은메달을 따던 영광의 순간에도 강영미는 없었다. 하지만 강영미는 2015년, 만 나이 서른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인내의 칼을 간 강영미는 결국 서른한 살이 되던 2016년 우시 아시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땄고 2017년 홍콩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국 2017∼2018시즌 생애 처음 세계랭킹 톱10(7위)에도 이름 석자를 올렸다. 이날 강영미의 결승전 상대는 이번 대회 여자 에페 여자 선수 중 랭킹(5위)이 가장 높은 쑨이원이었다. 쑨이원은 4강에서 동료 최인정(27·계룡시청)을 1점 차(11-10)로 꺾고 올라왔다. 2라운드까지 3-1 리드를 잡은 뒤 적극적인 공격을 하지 않으며 탐색전을 벌인 강영미는 3라운드 마지막 1분을 남기고 연속해 포인트를 추가하며 점수 차를 8-4로 벌렸다. 경기 막판 강영미는 조급해진 쑨이원의 칼을 분주히 막아냈고 종료 13초 전에는 오히려 역습으로 점수 차를 9-5까지 벌렸다. 결국 조급한 상대가 달려들 때마다 포인트를 쌓은 강영미는 11-7로 넉넉히 점수 차를 벌리고 금메달을 확정한 뒤 포효했다.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화려한 조명과는 거리가 멀었던 강영미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정말 많았는데 부모님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며 울먹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강영미는 울다가 웃게 됐다.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우승을 했다. 그간 기량이 부족했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인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 정말 기쁘다”는 강영미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인 아시아경기?”라고 되묻자 강영미는 “나이도 있고 결혼도 했기 때문에 아이도 가져야 한다.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일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자카르타=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안 울려고 했는데 또 울었어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배영 50m에서 대한민국 배영 50m 역사상 첫 메달(25초17·동메달)을 목에 건 강지석(24·전주시청)의 눈은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수영을 한 지 15년 만에 처음 국가대표가 돼 시상대에서 감격에 찬 나머지 눈시울을 붉혔던 그는 다시 한 번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경기 전 긴장을 풀기 위해 손바닥으로 치는 버릇이 있다는 그의 가슴은 이날 하도 때린 나머지 벌게져 있었다. 세계 정상급 기량인 중국, 일본 배영 선수들과 겨뤄 전날 한 차례 쓴잔(배영 100m 예선 탈락)을 들이켰던 그의 긴장감을 읽을 수 있던 대목. 그는 “국제대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애국가 한번 불러보는 게 소원인데 다음엔 꼭 부르겠다”고 말한 뒤에야 ‘씨익’ 웃었다. 10세 때 몸이 호리호리하고 약해서 수영을 시작한 강지석은 이날 한국 수영계에서 진짜 ‘강자’로 우뚝 섰다. 엘리트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지만 중학교 때까지 대표 선수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1등 한번 하지 못했다. 가녀린 체격이 수영선수로선 콤플렉스라 몸에 좋다는 온갖 보양식을 다 먹어봤지만 허사였다. 강지석은 “사춘기 때 왜 나를 이렇게 낳아줬나 부모님을 원망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도 키는 188cm로 장신이지만 몸무게는 70kg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체격이 자신의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호리호리해서 체격 좋은 선수들보다 제가 물 저항을 덜 받잖아요. 저도 그걸 활용하는 수영을 할 줄 알게 됐죠. 이렇게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이죠. 하하.” 지난해 말 수영 선배 박선관(27·인천시청)의 소속 클럽으로 훈련장을 옮긴 것도 강지석에게는 호재였다. 이전 클럽에서 ‘왜 그걸 못해’ 소리를 들으며 위축돼 있던 강지석은 평소 롤모델로 삼았던 선배의 조언과 “할 수 있어”라는 격려를 받으며 하루하루 스스로의 한계를 깨나갔다. 강지석은 “오늘도 관중석에 응원하러 온 선관이 형이 가장 생각난다. 덕분에 목표의식도 커졌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꿈을 묻자 강지석은 더 큰 무대를 언급했다. 그리고 한국 수영의 대들보로서의 든든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한 번 가슴에 단 태극마크를 절대 놓고 싶지 않아요. 내년 세계선수권, 2년 뒤 올림픽에서 더 높이 도약하고 싶습니다. 이번 대회에 태환이 형이 못 나왔지만 한국 수영 무너지지 않습니다. 우리 선수들 잘 지켜봐 주세요(웃음).”자카르타=김배중 wanted@donga.com / 임보미 기자}
승리의 기쁨보다는 후배를 향한 미안함이 더 컸을까. 구본길(29·국민체육진흥공단)은 남자 펜싱 사브르 최초로 아시아경기 3연패에 성공한 뒤 눈물을 쏟았다. 그는 “기쁘면서도 마음이 안 좋다. 후배가 메달을 땄더라면 훨씬 좋은 기회가 됐을 텐데. 단체전에서는 후배를 위해 개인전보다 더 혼신의 힘을 다해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본길은 20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사브르 남자 결승에서 대표팀 후배 오상욱(22·대전대)을 15-14로 꺾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구본길은 4년 전 인천에서는 동료 김정환(35·국민체육진흥공단)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8년 전 광저우에서는 오은석을 준결승에서 누른 뒤 우승했다. 한국 선수끼리 맞붙으면서 이날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 코치는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보통 선수들의 포효 소리와 함성으로 시끄러운 펜싱장에도 정적만이 가득했다. 구본길 역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환호 대신 오상욱의 등을 토닥였다. 피스트를 내려와 축하 꽃다발을 받고도 구본길은 무대 위 조명 대신 경기장 구석에 자리를 잡아 상념에 젖었다. 혹시 상심에 빠졌을지 모를 후배 생각 때문이었다. 이날 결승은 오상욱에게는 군 면제가 걸려있었고 구본길에게는 최초의 기록이라는 명예가 걸려있는 승부였다. 경기 종반까지 12-12 접전을 벌인 구본길은 14-12로 앞서갔지만 오상욱이 14-14로 다시 추격했다. 이후 둘은 거의 동시에 공격을 주고받았지만 마지막 15포인트를 채운 주인공은 구본길이었다. 예선부터 4전 전승으로 16강에 직행한 구본길은 16강에서 15-4, 8강 15-12 4강 15-4로 상대를 제압하며 결승까지 쾌속 질주했다. 첫날 ‘노골드’의 아쉬움을 남겼던 한국 펜싱은 둘째 날 강국의 자존심을 제대로 세웠다. 남자 사브르 결승 직전 여자 플뢰레에서는 16강에서 남현희(37·성남시청)를 꺾었던 전희숙(34·서울시청)이 중국의 푸이팅을 8-3으로 물리치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전희숙은 남현희(2006 도하, 2010 광저우)에 이어 아시아경기 대회 2연패(2014 인천, 2018 자카르타)의 업적을 이어가며 한국 여자 플뢰레의 4회 연속 금메달을 달성했다. 적지 않은 나이의 전희숙과 남현희는 둘 모두 이번을 마지막 아시아경기로 생각했기에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전희숙은 8강 진출 확정 후 “너무 빨리 만났다. 어쩔 수 없이 (남현희) 언니 몫까지 이 꽉 깨물고 해야 한다. 그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전희숙은 “경기 도중 플뢰레 동료들 응원 소리가 너무 잘 들렸다. 덕분에 끝까지 정신줄 안 놓고 잘 뛰었다. 단체전이 남았으니 꼭 현희 언니에게 아시아경기 최다 메달 기록을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다.자카르타=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남자 펜싱 간판 박상영(23·사진)이 부상 투혼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상영은 19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에페 결승에서 카자흐스탄 드미트리 알렌사닌을 상대로 1점을 낸 뒤 오른 허벅지에 경련이 일어났다. 기권을 해도 은메달은 그의 것이었다. 박상영은 절뚝이는 다리로 한때 6-10까지 뒤지던 경기를 12-13, 1점 차 접전까지 몰고 갔다. 결국 12-15로 은메달에 그쳤지만 그의 투혼은 빛났다. 박상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기적 같은 역전극으로 금메달을 획득해 전 세계에 ‘할 수 있다’를 보여줘 스타로 떠오른 주인공. 한국 펜싱은 정진선의 남자 에페 동메달과 김지연(30)의 여자 사브르 동메달을 포함해 첫날 경기를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로 마쳤다. 수영 첫 메달은 이주호(23)의 목에 걸렸다. 이주호는 남자 배영 100m 결선에서 54초52의 기록으로 쉬자위(중국·52초34), 이리에 료스케(일본·52초53)에 이어 3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자신이 올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작성한 한국기록(54초17)을 깨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회 수영에서 한국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남자 배영에서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지상준의 금메달 이후 24년 만의 메달이다. 이대명(30)-김민정(21)은 사격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대명-김민정은 사격 10m 공기권총 혼성 경기 결선에서 467.6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대명-김민정은 중국(473.2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이대명은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남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0년 광저우대회 3관왕, 2014년 인천대회 10m 공기권총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아시아경기 4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자카르타=임보미 bom@donga.com / 조응형 기자}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첫 판을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남북 단일팀은 종합대회 단체 구기 종목 사상 첫 승을 신고했다. 한반도기와 ‘코리아’라는 팀명으로 출전한 남북 단일팀은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여자농구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홈팀 인도네시아를 108-40으로 크게 이겼다. 국제 종합대회 단체 구기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 것은 2월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5전 전패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이번 여자농구 단일팀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 멤버인 박혜진, 임영희 등을 비롯한 9명의 한국 선수와 아시아컵 득점왕 출신인 로숙영(181cm) 등 북한 선수 3명이 포함돼 이번 대회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이날 단일팀에서는 로숙영이 끈질긴 수비와 함께 양 팀 최다인 22점을 터뜨렸다. 박지수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뛰느라 합류하지 못한 단일팀은 11명 선수 전원이 10분 이상 뛰며 10명이 득점에 성공했다. 12일 정도 합동 훈련을 한 단일팀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직력과 외곽슛이 살아나면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한편 이날 경기 초반 전광판에 한반도기가 아닌 홍콩 국기가 표출되는 운영 미숙으로 1쿼터 4분여 만에 시정되기도 했다. 단일팀은 17일 낮 12시 대만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류현진(31·사진)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3일 “부상자 리스트에 있던 류현진이 16일 샌프란시스코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다”고 밝혔다. 5월 3일 애리조나전 도중 허벅지 근육 부상을 입었던 류현진으로선 105일 만에 빅리그에 복귀하게 됐다. 류현진은 8월 두 차례 재활 등판도 순조롭게 마쳤다. 8일에는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소속으로 레노 에이시스(애리조나 산하)전에 선발 등판해 사사구 없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던진 공 71개 중 51개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올 시즌 류현진은 부상 전까지 6차례 선발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 중이었다. 류현진의 복귀전 맞대결 상대로는 좌완 데릭 홀랜드가 예정돼 있다. 선발진에서는 일단 마에다 겐타와 로스 스트리플링이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다. 마에다(7승 7패, 평균자책점 3.80)와 스트리플링(8승 3패, 평균자책점 2.62) 모두 선발 자원으로는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지만 선발진이 넘치는 상황인 데다 불펜을 강화하기 위해 불펜행이 결정됐다. 이로써 다저스의 선발진은 당분간 클레이턴 커쇼-리치 힐-워커 뷸러-앨릭스 우드-류현진 5인 체제로 돌아가게 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SK 트레이 힐만 감독(55·사진 왼쪽)은 11일 안방인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1년 넘게 길러온 머리를 싹둑 잘랐다. 소아암 아이들을 위한 가발 제작에 기부하기 위해서였다. 특별 미용사로는 그의 아내 마리 씨가 나섰다. 시즌 중 소아암 병동 봉사활동을 함께 하기도 했던 ‘송도댁’ 2년 차 마리 씨는 남편의 뜻깊은 이발을 함박웃음으로 축하했다. 긴 머리를 잘라 ‘시원섭섭’하느냐는 질문에 힐만 감독은 “시원하기만 하다”고 잘라 말했다. “소아암 환자를 이렇게 돕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었을 뿐 머리에는 미련이 없었다”는 그는 “머리 온도가 좀 내려가 더 시원할 것”이라며 웃었다. 새로운 헤어스타일 역시 ‘무조건 짧게’ 말고 달리 생각해 둔 게 없다. 힐만 감독의 머리카락 기부에는 네 명의 SK 팬들도 동참했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머리가 빠지는 소아암 어린이들이 쓸 가발 하나를 만드는 데에는 200여 명의 모발 기부가 필요하다. 매년 새로 발생하는 소아암 환자 수는 1만 명이 넘는데 기부되는 가발은 월 평균 7개 정도에 머문다고 한다. 이발을 마친 힐만 감독은 김진욱 군(11·안산 신길초)의 시구도 직접 받았다. 지난달 힐만 감독은 야구선수가 꿈이지만 시신경에 종양이 생겨 당장 운동을 할 수 없는 김 군을 학교로 직접 찾아가 ‘7월의 산타’로 분장해 깜짝 시구초대장 선물을 건넸었다. 문학=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가을야구를 향한 퍼즐을 맞춰가고 있는 넥센의 후반기 스퍼트가 매섭다. 넥센이 12일 안방 고척에서 LG에 11-3 대승을 거두고 창단 최다인 9연승을 달렸다. 4위 넥센은 5위 LG와의 승차도 3.5경기로 늘렸다. 그동안 열세를 면치 못했던 LG와의 시즌 상대 전적도 4승 10패가 됐다. 8월 9경기 동안 5할 가까운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넥센 송성문(사진)은 전날 멀티홈런에 이어 이날도 2-3으로 뒤지던 4회 LG 선발 소사를 상대로 2점 홈런을 뽑았다. 넥센은 8회 LG 불펜을 차례로 두들겨 7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며 승리를 굳혔다.부상으로 4개월을 쉰 뒤 전날 복귀해 무안타에 그쳤던 넥센 서건창도 이날 멀티안타와 함께 타점까지 신고했다. 넥센 박병호도 멀티안타로 5년 연속 100안타를 자축했다. 선발투수 한현희(5이닝 1실점)도 시즌 9승을 달성하며 2015시즌 이후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가시권에 넣었다. 한편 문학에서는 KIA가 올 시즌 한 경기 팀 최다 홈런(8개)을 기록하며 SK에 21-8 대승을 거뒀다. 선발 등판했던 SK 산체스는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은 채 10실점을 해 선발투수 1회 최다 실점 불명예 신기록의 주인이 됐다. 이날 문학(11홈런)을 포함해 전국 5개 구장에서는 총 23개의 홈런이 터져 이번 시즌 1일 최다 홈런으로 기록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국립공주병원 직원들의 사내 마라톤 동호회 이름은 ‘풀코스’였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이름이 ‘다섯별 마라톤’으로 바뀌었다. ‘국가, 공주병원, 직원, 가족, 환자가 모두 함께 가자’라는 의미에서다. 직원과 환자는 일대일로 짝을 지어 5km 코스를 천천히 걷는다. 풀코스 도전이나 기록 욕심은 버렸지만 이제는 ‘모두 함께 완주’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다섯별 마라톤은 ‘어차피 마라톤에 나갈 거 환자들과 함께 가보자’란 생각에서 시작됐다. 정신질환 예방 및 재활 전문 병원인 국립공주병원 환자들의 하루는 ‘집-병원-집’이 대부분이고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입원 생활을 한다. 5km를 함께 걷고 근처 식당에서 밥 먹고 헤어지는 게 다지만 환자들에게 10월 동아일보 공주백제마라톤은 참가만으로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마라톤에 꾸준히 나서고 있는 최은실 간호사(47)는 “환자분들이 지금은 병원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앞으론 결국 다 집으로 돌아가셔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평범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서 행사에 참가한다는 것만으로도 되게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환자분들이 대부분 혼자 있고 우울해하시는데, 행사에 가면 환자들끼리 서로 얘기도 하고요. ‘너 힘드니 나도 힘들었는데 했어’ 이런 얘기를 주고받는 것 자체가 치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병원 밖에서의 만남은 병원 안에서의 관계에도 도움이 됐다. “병원에서 직원은 가운, 환자는 환자복을 입고 환자와 치료하는 사람으로 딱 구분돼 있잖아요. 마라톤 하는 날, 사복을 입고 버스 타고 간식도 같이 먹고 함께 몇 시간을 걷고 돌아오면 병실에서 다시 만났을 때도 그전하고는 많이 달라요. 대부분의 환자들이 얘기를 잘 안 하세요. 엉뚱한 소리 하면 괜히 중환자로 몰려서 약이 더 늘까봐, 그런 걱정들을 많이 하는데 좀 친해지고 나면 ‘사실은 저 아직도 환청 소리가 좀 들리긴 해요’ 이런 식으로 속 얘기를 꺼내놓으세요. 친한 친구한테 속마음 얘기하잖아요.” 물론 처음엔 걱정도 많았다. 최 간호사는 “직원들마저 편견이 있었죠. 괜히 환자 데리고 갔다가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하나 걱정도 많았어요. 중간에 그만둔다고 하지는 않을까. 그런데 한 해 두 해 하면서 그렇지 않구나 우리랑 똑같구나, 직원들도 깨닫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걱정 속에 소수 인원으로 시작했던 마라톤은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자가 늘었다. 지난해에는 경증 환자뿐만 아니라 폐쇄병동 환자들까지 20여 명이 함께 뛰었다. 폐쇄병동 수간호사와 직원들도 기꺼이 휴일을 반납하고 동참했다. “타이틀 자체가 환자들을 위한 행사가 아니고 그냥 ‘공주백제마라톤’이잖아요. 환자분들이 아파서 약 먹고 병원 다녀도 일반 사람들하고 같이 행사 참여하고 같이 밥 먹으면서 ‘나도 이렇게 어울릴 수 있구나’를 느낍니다. 함께 참여한 경험이 있어서 퇴원 후에 개인적으로 참여하실 수도 있고요.” 다섯별 마라톤은 올해 10월 28일에도 이제는 연례행사가 된 공주백제마라톤이라는 ‘가을소풍’에 나선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사지원 인턴기자 고려대 한문학과 졸업}

한국 수영에서 올해 남자 배영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50m와 100m, 200m 모든 종목의 한국기록이 4월 열린 국가대표선발전에서 한꺼번에 물갈이됐기 때문이다. 50m에서는 강지석(24·전주시청)이 24초93, 100m와 200m에서는 이주호(23·아산시청)가 54초17, 1분57초67의 새 기록을 세웠다. 수영 전 종목을 통틀어 기록이 올해 모두 경신된 종목은 남자 배영이 유일하다. 한 살 차이의 두 선수는 고교 시절부터 각종 대회에서 마주치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이주호는 “활동 지역이 달라 어렸을 때는 잘 몰랐는데, 자꾸 마주치다 보니 묘한 경쟁심이 생겼고 어느덧 농담도 주고받으며 응원하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오늘 경기는 (네가) 형한테 질 것 같다. 울지 말고(웃음).”(강지석) “봐드릴까요? 오늘 컨디션 너무 좋은데…. (졌다고) 기분 상해하지 마세요.”(이주호) 대회 전 두 사람이 농담처럼 주고받았다던 덕담(?) 중 일부다. 제삼자에게 1등을 내준 일도 수두룩했지만 두 선수는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제가 되며 실력을 키웠다. 20대 중반까지 최고라 불리기에 2% 부족했던 두 선수가 배영에서 국내 최강으로 우뚝 선 과정도 닮았다. 2015년부터 국가대표 경계선을 오간 이주호는 지난해 9월 황혜경 국가대표 코치를 만나 피나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이 근육질로 바뀌며 힘이 붙었다. 이후 100m와 200m에서 각각 한국기록을 2번 세우며 ‘기록 제조기’로 떠올랐다. 강지석도 지난해 훈련하는 클럽을 옮긴 뒤 ‘그걸 왜 못해’라는 소리보다 ‘넌 할 수 있어’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신감이 부쩍 올랐다. 두 선수는 “이전까지 스스로 ‘선수’라 말하기 힘든 시기였다. 마음 잘 맞는 선생님을 만난 뒤 기록이 좋아졌고 선수로서의 목표도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강지석은 올해 4월 생애 첫 국가대표가 됐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처음 한배를 탄 두 사람의 시너지는 상당하다. 한 공간에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서로에게 본보기가 되며 하루하루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가대표는 주호가 선배잖아요. 몸 관리법, 페이스 조절 방법 이런 것도 편하게 물어보며 배워요. 주호의 후반 레이스는 환상적이에요.”(강지석) “힘들어서 쉬고 싶을 때도 있는데 옆에서 지석이 형이 훈련하는 거 보면 그런 생각도 싹 사라져요. 지석 형의 스타트, 턴, 돌핀킥 기술은 제가 배우고 싶어요.”(이주호) 그럼에도 누가 한 수 위냐는 질문에는 입을 모아 “제가 한 수 위”라며 “아시아경기에서 제대로 붙어보자”고 티격태격하는 ‘진짜 라이벌’이다. 강지석은 배영 50m와 100m에, 이주호는 배영 50m와 100m, 200m에 각각 출전할 예정이다. 9일 현재까지 아시아 선수 기준 강지석의 50m 기록은 중국 쉬자위(23)의 24초75에 이은 2위, 이주호의 100m, 200m 기록도 1위(쉬자위)와 근소한 차이로 5, 6위에 올라 있다. 지난 대표선발전에서 강지석은 50m에서 개인기록을 약 0.5초 끌어올렸고 이주호도 1년도 안 돼 100, 200m 개인기록을 1∼2초 끌어올렸다. 최근 페이스라면 아시아경기에서 지상준 이후 24년 만의 배영종목 금메달도 노려볼 만하다. “4월에 처음 국가대표에 뽑히고 감정이 복받쳐 단상에서 엉엉 울기만 했어요. 아시아경기에서 1등 해서 이번엔 활짝 ‘웃고’ 싶습니다(웃음).”(강지석) “1년 사이에 2초 가까이 기록을 끌어올린 제 기량은 아직 ‘진행형’이에요. 하던 대로 하면 메달도 따라올 거라 믿어요(웃음).”(이주호) 진천=김배중 wanted@donga.com·임보미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나서는 탁구 대표팀의 마음은 묘하다. 불과 한 달 만에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만나게 됐기 때문이다. 7월 대전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과 북한의 차효심은 혼합복식에서 깜짝 우승을 일궜다. 1991년 지바세계선수권 여자단체전 우승 이후 27년 만에 단일팀이 합작한 국제대회 우승이었다. 27년 전 지바에서 북한 김국철과 단일팀을 경험했던 김택수 현 대표팀 감독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감독님이 효심 누나한테 제가 후배니까 못하면 때려도 된다고 하셨는데 누나가 ‘남자를 어떻게 때려요’라고 했어요. 감독님이 ‘그래도 우진이 착하다’ 그러니까 누나가 ‘그렇게 착하게 생긴 것 같지는 않다’고 해서 엄청 웃었어요.” ‘누나’라며 먼저 다가간 장우진과 달리 차효심은 장우진에게 별다른 호칭을 붙이지 않고 존대를 계속했지만 결국 대회 마지막 날 차효심의 입에서도 ‘동생’이라는 말이 나왔다. 서효원(31·렛츠런파크)도 코리아오픈에서 북한 김송이와 두 달 만에 재회했다. 둘은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단일팀을 이뤄 복식 3위에 올랐었다. 두 선수 모두 ‘수비형’ 스타일로 호흡이 잘 맞아 서효원-김송이 조는 코리아오픈에서도 세계랭킹 1, 2위로 구성된 중국에 16강에서 아쉽게 역전패할 정도로 활약을 이어갔다. 처음에는 장애가 됐던 ‘탁구 용어 문제’는 나중에는 의외의 이점을 주기도 했다. 라켓, 서브 같은 기본 용어도 북한은 판때기, 차넣기 같은 순수 우리말을 써 처음엔 소통에 애를 먹었지만 북한의 순우리말 용어는 국제대회에서 상대팀의 엿듣기를 원천봉쇄했다. ‘크로스로 쳐!’ 하면 상대 벤치가 알아들을 수 있지만 ‘대각선으로 쳐!’ 하면 알 턱이 없기 때문이다. 남북 탁구단일팀은 향후 대회에서도 국제탁구연맹(ITTF) 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제대회에 함께 출전한다. 하지만 이번 자카르타-팔렘방에서는 잠시 이별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단일팀을 위한 엔트리 증원에 반대하면서 아시아경기 단일팀 계획은 무산됐다. 서효원은 “스포츠는 정정당당해야 하니까. 배운다고 생각하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장우진 역시 “경기할 땐 냉정하겠다”고 하면서도 북한 선수들을 다시 만나면 ‘셀카(셀프 카메라)’를 더 많이 찍을 생각이다. 이번 코리아오픈 때는 일정이 촉박해 우승 후 찍은 셀카 한 장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는 “엄마도 사진 찍어서 보내달라고 하셨고 저도 찍고 싶은데 시간이 없더라고요. 아시아경기에서 만나면 또 남겨야죠”라며 웃었다. 진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사지원 인턴기자 고려대 한문학과 졸업}

왕년의 ‘가을야구 단골손님’이 ‘신성’들을 앞세워 가을무대 재입성을 노린다. 프로야구 넥센은 7일 KIA에 9-1 대승을 거두고 4연승을 달렸다. 5회까지 1-1 평행선을 달리던 승부는 6회 김하성(23)의 2점 홈런과 함께 넥센 쪽으로 넘어왔다. 이어 8회에는 이정후(20)-김혜성(19)의 연속 홈런이 승리를 굳혔다. 평균 나이 20.6세 타자들의 뜨거운 방망이와 함께 대승을 거둔 넥센은 같은 날 6연패에 빠진 4위 LG를 반 경기 차 턱밑까지 쫓게 됐다. LG는 최근 10경기에서 2승8패에 그치며 5할 승률 사수에 실패했다. 이날 승리는 넥센에 단순한 1승 이상이었다. 경기 전 넥센은 마이클 초이스의 방출과 동시에 대체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31·사진)의 영입을 발표했다. 넥센으로서는 사실상 가을야구를 향한 ‘올인’을 선언한 셈이었다. 규정상 외국인 선수는 15일까지 정규시즌 엔트리에 등록돼야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하다.2008년 미국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25순위 출신인 샌즈는 이번 주말 입국해 넥센의 모험길에 합류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철인3종 경기. 이름에서 오는 괜한 무시무시함(?)에 겁먹었다면 긴장을 풀어도 된다. 국가대표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가장 많이 듣는 소리 역시 “덩치가 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마르셨네요”다. 대표팀 주장 허민호(28)는 “수영만 배우시면 돼요. 사실 말이 철인이지 하는 건 다 3대 유산소 운동인데. 이름을 조금 잘못 지은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흔히 ‘철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도 앳된 얼굴의 정혜림(19)은 4년 전 인천 아시아경기 때는 중학생 신분으로 혼성 릴레이 첫 번째 주자로 나서 언니, 오빠들과 은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기’만큼은 서로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허민호는 “다들 마인드는 확실히 좀 다른 것 같아요. 정신력이 안 좋으면 이 운동은 할 수가 없으니까…”라고 말한다. 종목 이름부터가 워낙 악명 높기에 주변 친구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도 ‘안 힘드냐?’다. 남자부 막내 이지홍(26)은 ‘힘든데 왜 하느냐’고 묻는 친구들의 우문에 “사는데 안 힘든 게 어디 있겠냐”는 현답을 내놓기도 한다. 트라이애슬론은 수영, 사이클, 마라톤 장거리 경주로 흔히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지구력을 요한다는 뜻에서 철인3종경기라 불린다. 수영 3.8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연달아 하는 ‘아이언 맨 코스’는 말 그대로 철인과도 같은 체력을 필요로 한다.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 개인전에서는 수영 1.5km, 사이클 40km, 달리기 10km를 연달아 한다. 남녀 2명씩 4명이 나서는 혼성 계주에서는 1인당 수영 300m, 사이클 6.3km, 달리기 2.1km를 쉬지 않고 한다. 한 종목을 마쳐도 안도할 틈이 있는 건 아니다. 그 찰나에 승부가 뒤집어지기도 한다. 특히 레이스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은 릴레이에서 선수들은 개별 종목만큼이나 전환(종목과 종목 사이) 훈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새벽에 일어나 오후 9시 잠들기 전까지 스케줄이 오로지 훈련으로 짜인 하루하루는 물론이고 장거리 레이스 매 순간순간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괴력’이 아닌 ‘버티기’다. 꾸준한 체중관리가 필수인 지구력 종목인 만큼 선수촌의 진수성찬도 맘껏 즐길 수는 없다. 그런 고통을 견디게 해주는 힘은 ‘뿌듯함’이다. 김지환(28)은 “계속 힘들게 경기 하나하나를 준비하는데 결과가 잘 나왔을 때는 그 과정들이 정말 뿌듯하다”고 말한다. 반대로 이런 ‘강철 멘털’이 무너져 내릴 때는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다. 허민호는 “저와 (김)지환이는 경기를 같이 망치면 한 번씩 ‘은퇴해야 하냐’며 농담을 하기도 해요. 그래도 하루 이틀 지나면 또 ‘열심히 해야지’ 하죠”라고 말했다. 가슴에 단 태극마크는 늘 독기를 충만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저마다 아쉬움을 가지고 나서는 선수들의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메달이다. 특히 정혜림은 드디어 꿈에 그리던 ‘성인’ 자격으로 개인전에 나서게 됐다(규정상 미성년자는 단체전만 뛸 수 있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 때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던 장윤정(30)에게는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8년 만에 딴 아시아경기 티켓이다. 허민호는 “그동안 일본이 저희를 아래로 봤는데 이제는 일본이 긴장할 수 있을 때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개인전도 중요하지만 단체에서 꼭 이기고 싶다”고 다짐했다.아시아경기 트라이애슬론개인전: 수영 1.5km→사이클 40km→달리기 10km혼성계주: 수영 300m→사이클 6.3km→달리기 2.1km / 여자-남자-여자-남자 순서 / 한 선수가 세 종목을 모두 마친 뒤 교대 임보미 기자 bom@donga.com·사지원 인턴기자 고려대 한문학과 졸업}

인천에서 여의도로 가는 30분 남짓한 시간, 사장님의 전화벨은 쉴 새 없이 울렸다. 주문한 제품을 언제쯤 받아볼 수 있겠냐는 고객들의 독촉 전화다. “국내 유명 카페에 있는 원목 테이블의 70∼80%는 우리 회사 것”이라던 그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안 그래도 바빴던 그는 더 바빠졌다. 평생의 낙이자 취미였던 제트스키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이 되면서부터다. 20년 넘게 주말이면 제트스키에 빠져 산 세월은 그에게 태극마크를 안겼다. 인천에서 목재회사를 운영하는 제트스키 인듀어런스(장거리) 종목 국가대표 김진원 씨(48)는 요즘도 매일 오전 6시 목재사로 출근한다. 내일모레면 반백의 나이지만 초보 국가대표인 그는 아시아경기 메달을 위해 하루를 더 잘게 쪼개 쓰고 있다. 김 대표의 주 종목 인듀어런스는 시속 120∼130km의 속도로 달리는 제트스키를 약 40분간 컨트롤해야 한다. 순위는 장거리를 3차례 경주한 점수를 합산해 가린다. 장시간 전신 근육을 써야 하는 만큼 강한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는 아침, 저녁 한 시간씩 시간을 쪼개 스피닝을 하고 턱걸이도 30개씩 하루에 네 세트(120개)를 기본으로 한다. 회사 일을 마치는 오후 5시 즈음이면 한강으로 나선다. 해수욕장에서 흔히 봤던 일반 제트스키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한껏 튜닝을 한 제트스키를 타고 물살을 가르면 마치 할리데이비슨이 쏜살같이 내달리는 듯한 소리가 난다. 그는 310마력(약 1500cc)짜리 제트스키를 400마력(약 1900cc)까지 올렸다. 무려 7000만 원짜리(기본 제트스키 가격 2500만 원+튜닝비 4500만 원)다. “나이 먹은 사람이 국가대표 한다고 하니 웃기죠?”라며 멋쩍어하는 그의 나이를 잊은 제트스키 사랑은 어린 시절부터 키워 온 로망이었다. “강원도에서 나무 자르는 일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죠. 고향이 강원도 태백인데 어렸을 때 너무 가난하게 살았어요. 산골이니 늘 바다 멀리에서 노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만 했죠. 사업을 시작해서 돈을 좀 벌고 나서는 어렸을 때 부러워했던 걸 열정적으로 하게 되더라고요. 제트스키 동호회에 들어갔는데, 뭘 하든 일등을 해야 하는 성격이라 해외 대회까지 출전했어요. 초기에는 영어 한마디도 못 했는데 고생 무지 했죠.” 그는 제트스키가 인기 스포츠인 태국에서 열리는 킹스컵에 13년 연속 출전 중이다. 처음 5년은 늘 꼴찌만 했다. 그래도 점차 한 계단씩 순위가 올랐고 이제 5위 내 입상은 기본이 됐다. 그 사이 한국 선수도 많이 늘어 지난해 대회에는 한국 선수 16명이 함께 출전했다. 2000년 한때 연쇄 부도로 쫄딱 망해도 봤다. 급한 부채를 갚느라 재산을 다 팔았다. 고가의 제트스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시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데 3년이 걸렸다. 이후 그는 한강에 아예 수상레포츠업체 운영도 시작했다. 여름이면 자비를 들여가며 제트스키, 플라이보드 대회도 열어 사람들에게 제트스키를 알리려고 애쓰고 있다. “골프도 20년 넘게 쳤는데 아직도 OB가 한 라운드에 10개 이상씩 나요. 사람마다 궁합이 맞는 운동이 따로 있나 봐요.” 목재사업을 하며 주말을 온전히 제트스키에 할애하기 위해 그는 명절도 없이 일을 한다. 그는 “남들 잘 때, 놀 때 일해야 주말에 제트스키를 즐길 수 있죠. 열심히 놀려면 열심히 벌어야 돼요”라며 웃었다. “이번 아시아경기 진짜 잘해서 메달 따야 해요. 제트스키가 활성화돼서 앞으로는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팀을 꾸려서 대회 다니고 싶어요. 전 언제까지 타냐고요? 못 타기 전까지는 계속 타야죠.”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LA 다저스 류현진(사진)이 3개월 만의 실전 등판에서 깔끔한 투구로 빅리그 복귀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류현진은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쿠카몽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싱글A 레이크 엘시노어(샌디에이고 산하)와의 안방 경기에 다저스 산하 랜초쿠카몽가 소속 선발로 등판해 4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최고 구속 145km를 찍으며 무사사구에 삼진은 4개를 잡았다. 투구 수는 47개였으며 이 가운데 34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72.3%. 왼쪽 사타구니 근육 부상으로 재활하고 있는 류현진이 실전을 치른 건 5월 3일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전 이후 처음이다. 랜초쿠카몽가가 8-2로 이겼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상상 그 이상의 감동.’ 키버스 샘슨(27·사진)을 바라보는 한화 팬들의 마음이다. 샘슨은 1일 KT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4-3 승리를 이끌며 12승을 올렸다. 이로써 샘슨은 역대 한화 외국인 투수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무려 11년 만에 갈아 치웠다. 물론 12승이 준수한 성적이긴 하지만 압도적인 성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샘슨이 12승을 거두고 구단의 외국인 투수 기록을 새로 썼다는 사실은 지난 세월 한화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짐작하게 한다. 샘슨 이전까지 한화 구단 역사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외국인 투수는 2017시즌 알렉시 오간도, 2015시즌 미치 탈보트(이상 10승), 2007시즌 세드릭 바워스(11승) 셋뿐이었다. 돈을 아낀 것도 아니었는데 한화의 외국인 투수는 ‘상상 이하’를 보여줬다. 거금을 주고 영입한 외인 투수도 한 시즌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했다. 그간 한화를 거쳐 간 외국인 투수 26명 중 절반인 13명이 시즌 도중 퇴출됐다. 올 시즌 한화는 큰 기대가 없었던 샘슨의 대활약에 활짝 웃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 국내 선발진 중 승리 1위가 김재영(6승)에 그칠 만큼 제 몫을 해주는 토종 선발이 없다. 하지만 시즌 중반을 넘어선 2일 현재 3위를 달리며 상위권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고 있다. 128이닝을 소화하며 12승을 거둬 준 샘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샘슨은 올 시즌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10승을 채우고 출산휴가를 떠날 때도 그는 한용덕 감독에게 “돌아와서 10승을 더 거두겠다”고 말했다. 아내의 출산이 늦어지면서 샘슨은 결국 아들을 보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지만 복귀 후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2승을 낚으며 자신의 말을 지키고 있다. 더욱이 샘슨은 12승을 거두던 날 밤 마침내 아들의 출산 소식을 들었다. 샘슨은 2일 야구장에서 “어제는 2번의 승리를 했다”며 기뻐했다. 시즌 초반부터 묵직한 공으로 탈삼진 선두를 다투던 샘슨(탈삼진 158개)은 2위 LG 소사(146개)와의 격차도 벌려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탈삼진 개인타이틀도 욕심내볼 만하다. 지금까지 한화 외국인 투수 중 개인 타이틀을 손에 넣은 선수는 없었다. KT 역시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28)의 맹타에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로하스는 7월 한 달간 홈런 9개를 몰아치며 시즌 28홈런을 기록해 KT 구단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김상현 27홈런·2015시즌)을 경신했다. 로하스는 2일 경기에도 홈런을 추가하면서 연일 KT 최다 홈런 기록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로하스는 7월 만화에나 나올 법한 기록(타율 0.434, 출루율 0.500, 장타율 0.807)을 찍어 7월 최우수선수(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로하스가 선정된다면 유한준(4월 MVP)에 이어 KT 역사상 두 번째 월간 MVP가 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끈질기게 매달렸지만 이번에도 두산전 승리를 가져오기에는 2%가 부족했다. LG가 2일 서울 잠실 두산전에서 5-6으로 패하며 두산에 또 한번 승리를 내줬다. 올 시즌 두산전 11연패, 지난 시즌 맞대결을 포함해 13연패다. 폭염경보 속에도 ‘두산에 이겨야 벗겠다’며 두꺼운 유광점퍼를 입고 응원에 나서 화제가 된 LG팬은 이날도 유광점퍼를 벗지 못했다. LG는 이날도 1회초부터 오지환이 시원한 솔로포로 선취점을 내며 의욕을 불태웠다. 하지만 두산은 1회말 곧바로 박건우의 적시 2루타로 리드를 되찾아왔다. 2회초에도 LG는 정주현의 2루타로 2-2 원점을 만들었지만 2회말 평범해 보였던 정진호의 뜬공을 중견수와 우익수가 미루다 2루타로 만들어준 뒤 다시 2-3 역전을 허용했다. LG는 3회 정주현이 두산 박건우의 빠른 땅볼을 백핸드로 잡아 1루에서 아웃시키는 호수비를 펼치며 전날 실책의 악몽을 지우는가 했지만 중견수 이천웅이 김재호의 안타를 한 번 더듬으며 볼넷으로 1루에 나가있던 오재일을 3루까지 보냈다. 결국 3루에 있던 두산 오재일은 정진호의 땅볼 때 홈을 밟아 4-2로 점수를 벌렸다. 두산은 5, 6회에도 안타없이 1점씩을 추가했다. LG는 5회와 8회 박용택과 이형종이 솔로포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뒤집기까지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LG는 홈런 3방을 포함해 두산(9안타)보다 많은 안타(10개)를 치고도 두산에 손쉬운 득점을 내주며 승리를 헌납했다. 선린인터넷고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김대현(LG)-이영하(두산)의 첫 선발 맞대결은 이영하의 완승으로 끝났다. 두 팀의 다음 맞대결은 9월 20∼21일 2연전이다. 한편 같은 날 한화는 정근우의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으로 KT에 5-3 승리를 거뒀다. 2위 SK가 넥센에 3-4로 지면서 한화는 SK와 승차 없는 3위가 됐다. SK는 김광현이 승리요건을 갖춘 채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느리지만 꾸준히 움직이는 달팽이처럼 마라톤에 발을 내디딘 이들이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모여 ‘천년 고도’ 경주를 달린다. 경북 경주지역 발달장애인과 이들의 가족 30여 명이 모인 마라톤 동호회 ‘달려라, 달팽이’다. 경상북도 장애인부모회 경주시지부에서 모인 이들은 자녀들과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을 고민하다 마라톤을 택했다. 축구, 농구같은 스포츠는 최소한 공을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마라톤은 일단 몸만 튼튼하면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들에게 마라톤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인내심을 가르치는 과정이기도 하다. “힘들어서 관두는 게 아니라 힘들어도 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비장애인에게는 운동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교육이에요.” 윤성필 씨(24)의 아버지 윤장원 씨(59)가 말했다. 성필 씨는 이런 아버지의 가르침으로 고등학교 때 10km 달리기를 시작했고 2년 전에는 영일만에서 열린 바다수영대회에서 1.5km를 완주하기도 했다. 부모들은 자녀들과 꾸준히 달리면서 소통하는 기쁨을 느낀다. 김미진 씨(21) 어머니 박경자 씨(48)는 마라톤을 하면서 딸이 주변에 반응하는 순간이 가장 뿌듯하다. “‘보름달이 떴네’라든지 ‘엄마 쉬어요’라든지, 자기 의사를 조금씩 표현하니 그런 게 좋더라고요.”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미진 씨에게 손뼉을 쳐주면, 미진 씨도 손을 흔들고 웃는다. 박 씨는 “마라톤 자체는 혼자 하는 경기지만 주위 도움이 합쳐질 때 목표까지 갈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매주 모이다 보니 이제는 자녀들이 먼저 연습 날을 기다리기도 한다. “어머니들도 보고, 친구도 보고 하니 기다리죠. 시간 되면 준비해서 운동화 딱 신고.” 열성 회원 공인준 씨(27)의 어머니 배예경 씨(55)는 “오늘도 마라톤 연습하러 갈 예정”이라며 웃었다. 배 씨는 경주시장애인학부모회 지부장도 맡고 있다. 마라톤을 제대로 지도해 줄 마땅한 전문가가 없는 게 아쉬움이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왜 뛰어야 하는지를 잘 인지하지 못해 쉽게 싫증을 내기도 하는 발달장애인을 적절히 제어하고 독려하려면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껏 부모들이 그 역할을 했지만 젊은 아이들에 비해 체력이 달리는 부모들은 장거리를 함께 뛰는 데 애를 먹기도 한다. “전 10km 뛰면 죽어요”라는 성필 씨 아버지 윤장원 씨는 자전거를 타고 아들을 뒤쫓는다. 하지만 ‘달려라, 달팽이’는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지난주 금요일에도 경주에서 열린 달빛걷기에 나서 7km의 보문호수 길을 걸었다. 더위가 심할 때면 체육관에서라도 기초 체력을 다진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월 21일 열릴 동아일보 2018 경주국제마라톤에 함께 나가 모두 완주할 예정이다. 배예경 씨가 힘차게 말했다. “혼자 있으면 더운데 운동하러 가겠어요? 함께 하니까 끝까지 하는 거죠.” 임보미 기자 bom@donga.com·사지원 인턴기자 고려대 한문학과 졸업}

올 시즌 프로야구 무대에서는 생애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유독 빛난다. 그동안 ‘리그 최고의 포수’로 불렸던 두산 양의지는 이제 ‘리그 최고의 야수’라 불려도 어색하지 않은 선수가 됐다. 시즌 초반부터 4할에 육박하는 맹타를 휘두른 양의지는 30일 현재까지도 타율 0.379(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타율(0.277)에서 ‘1할’을 넘게 올렸다. 양의지는 이렇게 타격 정확성을 유지하면서 홈런도 이미 20개를 가볍게 채웠다. 2016년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2홈런을 넘을 태세다. 이런 추세라면 그간 수집해온 포수 골든글러브에 더해 생애 첫 타격왕도 노려볼 만하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양의지를 둘러싼 관심의 초점은 이미 ‘FA 최고액 경신’이 아니라 ‘과연 얼마나 받을까’가 된 지 오래다. 롯데 시절부터 대표적인 ‘효자 외국인 선수’로 손꼽혔던 두산 린드블럼은 서울 잠실로 터를 옮긴 뒤 효심이 더욱 깊어졌다. 린드블럼은 29일 한화전에서 8이닝 동안 9탈삼진 1실점하며 시즌 13승(2패)째를 따냈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러티스타트(QS). 시즌 21경기 중 18경기에서 QS를 기록하며 LG 헨리 소사(17회)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린드블럼은 또한 올 시즌 생애 첫 2점대 평균자책점(2.59)에 도전하며 시즌 초반부터 소사(2.79)가 지키고 있던 평균자책점 1위 자리도 빼앗았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뜬공·땅볼 비율이 1.68로 ‘뜬공형 투수’다. 뜬공·땅볼 비율 2위 차우찬(1.36)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넓은 잠실 구장과도 잘 맞는다. 린드블럼은 사직에서 풀 시즌을 났던 2015∼2016년 2년 연속 피홈런 28개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 피홈런은 11개에 불과하다. 완성형 선수로 거듭난 SK 제이미 로맥의 홈런왕 도전도 계속되고 있다. 로맥은 28일 2개, 29일 1개 홈런을 추가해 홈런 단독선두(34개)로 올라섰다. 로맥은 지난 시즌 대니 워스의 대체선수로 5월 합류했을 때부터 남다른 펀치력(31홈런)을 과시했지만 정확도(타율 0.242)에서 아쉬움을 남겼었다. 하지만 올해는 고타율(0.330)까지 탑재해 만점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LG는 2016시즌 반짝하고 말았던 채은성이 다시 빛나고 있다. 지난 시즌 타율 0.267, 2홈런으로 주춤했던 채은성은 올 시즌 타율 0.340에 벌써 18홈런을 넘겼다. 채은성은 현재 84타점으로 이미 2016시즌 자신의 최고 타점(81타점)을 넘겨 리그 타점 5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연봉이 1억1000만 원인 채은성은 기록만 보면 4년 115억을 받는 김현수(타율 0.357, 18홈런, 89타점) 부럽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는 셈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