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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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zozo@donga.com

취재분야

2026-03-02~2026-04-01
칼럼94%
행정3%
인사일반3%
  • 참사현장 안전요원 1명도 배치 안해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현장에는 안전요원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번 행사 책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수사할 방침이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9일 “공연장에는 행사를 주관한 이데일리 직원 등 38명의 진행요원이 있었지만 확인 결과 안전요원은 없었다”며 “과실치사상 혐의를 입증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주최사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경기과기원)이 작성한 행사 계획서에는 경기과기원 직원 4명을 안전요원으로 지정했지만, 이들은 자신이 안전요원으로 지정된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행사 관계자들이 행사 전에 어떠한 안전교육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고 이후 20여 명의 행사 관련자를 조사한 데 이어 이날 오전 11시경부터 수사관 60여 명을 투입해 서울 중구 이데일리와 이데일리TV, 행사 대행사 플랜박스, 경기과기원 본원과 판교 테크노밸리 지원본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이데일리TV 총괄본부장과 광고사업국장, 판교 테크노밸리 지원본부장 등 중요 참고인 6명의 자택과 차량, 신체 등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경기과기원에서 대외협력을 담당하며 이번 행사 안전계획을 작성한 오모 과장(37)은 18일 오전 1시간 20분간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자신의 사무실로 가 옥상에서 투신 자살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각종 공연의 안전 시스템을 점검해 현장에 배치될 안전요원을 늘리고 장기적으로 공연법 시행령(9조3항)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행 3000명 이상의 야외 공연만 안전관리대책을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돼 있는데 기준 인원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성남=남경현 bibulus@donga.com / 황성호·김윤종 기자}

    •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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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도플갱어

    “소설 제목이 갑자기 생각 안 나는데…. 파란 커튼 밑으로 빨간 하이힐 신은 여자 다리가 보이는 표지일 거야. 그거 사오면 돼.” 회사원 박모 씨(40)의 아내는 소설광이다. 퇴근길 서점에 들러 아내가 부탁한 책을 사간 박 씨. 고맙다는 말을 기대했던 박 씨는 아내의 실망한 모습에 어리둥절했다.○ 북 도플갱어? 그의 아내가 원했던 책은 일본 작가 오리하라 이치의 ‘그랜드맨션’(비채)이었다. 박 씨가 사간 책은 김서진 작가의 신작 소설 ‘2월30일생’(나무옆의자). 박 씨는 “나중에 보니 두 책의 표지가 똑같은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황당해했다. 지난해 말 출간된 ‘살아 숨 쉬는 마을 만들기’(알마)와 올해 6월 나온 ‘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동양북스)의 표지도 노란색 배경과 수십 명의 얼굴을 모아놓은 만화 이미지가 유사하다. 여기에 3월 출간된 ’나는 사회인으로 산다‘(궁리)까지 나란히 놓으면 마치 세 쌍둥이처럼 닮았다. 소설 ‘숨그네’(문학동네)와 ‘한 여름의 살인’(좋은책만들기), ‘토성의 고리’(창비)와 ‘영원히 사라지다’(비채)처럼 서로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책 표지가 비슷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출판사들, “이미지 뱅크에서 저렴하게 사다 보니…” 대학생 이수경 씨(27)는 “친구들과 ‘비슷한 책 표지 찾기’ 놀이를 한 적이 있을 정도”라며 “표지가 비슷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닮은꼴 표지가 늘어난 데는 제작 시스템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예전엔 신간의 표지 제작을 주로 외부 디자이너에게 맡겼다. 하지만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표지를 제작하는 경우가 늘면서 표지에 쓸 사진과 그림을 해외 ‘이미지 뱅크 업체’에서 구입하다 보니 비슷한 표지가 등장하게 됐다는 것. 게티이미지, 드림스타임, 셔터스톡, 토픽이미지 등 이미지 뱅크 업체는 그림, 사진을 판매하고 수익을 작가와 반반씩 나누는 회사다. 국내 출판사도 이들 업체와 계약을 하고 단행본 표지에 쓸 이미지를 사용 기간 7년에 건당 20만 원가량을 주고 구매한다. 이런 추세는 출판계 불황과도 연관이 있다. ‘궁리’의 김주희 편집자는 “국내 디자이너에게 발주하면 기존 이미지를 구입할 때보다 비용이 10배나 더 든다”고 밝혔다. 이미지 뱅크 업체에서 그림을 구입할 때 다른 출판사가 사용하지 못하도록 ‘국내 독점 사용’을 신청할 수도 있으나 이 경우 3∼4.5배 더 지불해야 한다.○ 책 종류에 따라 선호 이미지도 달라져 이미지뱅크 업체의 한 관계자는 “출판사들이 선호하는 이미지가 비슷한 것도 같은 장르의 서적에서 표지 디자인이 겹치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국내 출판사들은 문학 표지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즐겨 쓴다. 반면 해외 출판사는 표지만 봐도 주제를 알 수 있도록 책의 내용과 직결되는 이미지를 선호한다. 사회과학 서적의 경우 배경색으로 노랑 등 따뜻한 계열을 주로 선택한다. 딱딱한 책 내용을 쉽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완화하려는 것. 소설에는 붉은색 등 강렬한 색이 주로 쓰인다. ‘열린책들’의 강무성 주간은 “출판계에는 책 표지는 화려한데 책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아 독자의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요즘은 디자인 전공자보다는 책 내용을 잘 아는 편집자나 인문학 전공자들이 디자인을 배워 직접 표지 디자인을 맡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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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예술이 된 요리

    ‘캬∼ 국물이 예술이야, 예술.’ 6000원짜리 부대찌개를 먹으면서도 예술을 운운한다. 하지만 실제로 음식을 예술이라고 보는 사람은 드물다. 기가 막힌 요리를 만들어도 기껏해야 장인(匠人) 정도로 불릴 뿐이다. 프랑스 철학자인 저자는 ‘요리가 예술이 될 수 있는가, 될 수 있다면 이 예술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책에 담았다. 출발지는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한 작은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 이름은 ‘엘불리’. 매번 새로운 조리법과 요리를 선보여 14년간 미슐랭 가이드 최고 등급을 받은 곳이다. 매년 250만 명의 예약자 중 8000명만 식사할 수 있다. 운 좋게 엘불리에서 식사하던 저자는 수석주방장 페란 아드리아를 만난 뒤 “이곳은 식사하는 곳이 아니라 콘서트홀이나 갤러리처럼 내밀한 감성을 추구하는 곳이다. 이건 철학적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후 저자는 미각적 즐거움과 순수 미학적 즐거움의 관계는 무엇인지, 기술과 예술을 어떻게 구별하는지, 먹기 위해 무언가 만드는 일을 ‘순수 예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 등을 철학적으로 탐구했다. 니체, 파스칼, 루소 등 대부분의 철학자가 ‘먹는 행위’를 인간의 욕구로만 관찰했다. 반면 칸트는 예술 개념을 ‘무언가 창조하는 것’으로 정립하면서 독창성, 보편성, 재현성, 자아와 지식의 확장성 등을 요건으로 제시했다. 저자는 엘불리의 요리가 칸트의 예술 개념을 모두 담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엘불리의 요리 중 하나인 ‘토마토 텍스처’는 토마토로 된 젤리, 에어무스, 아이스크림 등을 한 접시에 모은 요리. 모두 토마토 맛이란 보편성과 모두 미각적 느낌이 다르다는 창의성이 이 요리를 통해 분출된다. 또 엘불리 요리 속 메추리알은 한입 깨물면 캐러멜 맛이 난다. 모양만 알 형태일 뿐 사실 캐러멜이다. 메추리알을 먹는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메추리알이 아닌 맛이 나오면서 웃음, 놀라움 등 감정이 생긴다. 엘불리 요리 거위 간 가루는 침과 닿으면서 순식간에 녹아버린다. 먹자마자 입속에는 남는 것이 없어지는, 즉 물질적인 것이 사라지면서도 비물질적인 거위 간 맛만 혀에 남는다. 저자는 엘불리의 요리에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해체’ 개념을 적용한다. 즉, 음식의 질감이나 요리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원재료를 새롭게 변형시키거나 다른 형태의 음식으로 창조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기존 철학에서 먹는 행위는 대상(요리)과 우리 몸 사이에 어떤 매개요소가 개입되지 않기 때문에 예술이 아니라고 봤다. 혀가 음식에 닿으며 맛이란 미각을 느끼는 과정은 본능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회화의 경우 시각과 감정 사이에 ‘이미지’란 요소가 매개되면서 감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예술이 된다고 평해왔다. 하지만 저자는 엘불리의 요리가 외형으로 기대되는 맛과는 완전히 다른 요리를 추구함으로써 맛을 보는 동시에 단순한 영양 섭취란 본능을 넘어서는 웃음, 즐거움 등 다양한 감정이 생기고 이 감정들이 매개요소가 되면서 예술로 승화된다고 결론 내린다. 저자의 논리가 머리 아프지만 책 곳곳에 담긴 수십 장의 엘불리 요리사진이 위안을 준다. 다만 요리 사진이 아름답다 보니 예술 조형물이라는 느낌이 드는 동시에 철학 이야기에 혹사된 뇌가 ‘라면이나 끓여라’는 지시를 수시로 내려 고민스럽다. 이 본능을 극복하고 책을 덮으면 죽기 전에 꼭 한 번 엘불리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엘불리는 요리 연구를 이유로 2011년부터 휴업 중. 언제 문을 열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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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용비리 의혹 정형민 현대미술관장 직위해제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62·사진)이 부당 채용 의혹을 이유로 15일 직위해제됐다. 1969년 개관 이래 관장이 개인 비리 의혹으로 직위해제된 것은 처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 관장이 미술관 학예사를 부당하게 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 의뢰 조치를 함에 따라 정 관장을 직위해제했다”고 16일 밝혔다. 문체부와 감사원에 따르면 정 관장은 지난해 9월 미술관 학예연구사 공채에 서울대 동양화과 제자들이 응시하자 서류전형 채점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처음 의혹이 제기된 뒤 감사원은 장기간 조사 끝에 10일 ‘부당채용에 관여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채용 비리와 관련해 정 관장을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 수사도 의뢰했다. 2012년 1월 취임한 정 관장은 1월 임기가 만료됐지만 서울관 개관에 따른 안정적인 운영 등을 이유로 임기가 내년 1월까지로 연장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당사자가 채용 비리를 부인하고 있지만 감사원 조사 결과에 따라 일단 직위해제했다”며 “향후 검찰 수사에 따라 징계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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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림지식총서 ‘결혼’ 발간… 11년만에 500호 기록

    프랑스의 ‘크세즈’, 독일의 ‘레클람’, 일본의 ‘이와나미’…. 해외 장수 문고본의 이름이다. 페이퍼백(Paper Back)으로 불리는 문고본(가로 10cm, 세로 20cm 내외)은 독서문화를 장려하는 1등 공신이다. 1927년 첫 책을 낸 이와나미 문고본은 5000종, 1941년 시작한 크세즈 문고본은 4000권 이상 출간됐을 정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소재 고갈, 독자 외면으로 200호를 넘기고 출간을 멈추는 문고본이 많았다. 이 때문에 살림지식총서(사진)의 500호 ‘결혼’의 발간 소식을 반기는 이가 많다. 살림출판사 강심호 기획편집국장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총서 문고본이 500권을 넘어선 것은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더구나 500권을 모두 국내 필자를 통해 펴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살림지식총서는 2003년 6월 ‘미국의 좌파와 우파’를 첫 호로 발간되기 시작했다. 당시 가격은 3300원(현재 4800원). 한손에 잡히는 작고 가벼운 책으로 철학 문학 종교를 비롯해 8개 분야의 지식을 읽기 쉽게 전달한다는 취지였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책 1∼3위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최광식) ‘색채의 상징, 색채의 심리’(박영수) ‘커피 이야기’(김성윤) 순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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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작가들 노벨문학상 최소요건 ‘6과 6.6’을 채워라

    《 노벨문학상이 발표되는 매년 10월이면 고은 시인 등 한국 작가의 수상 가능성을 점치는 언론 보도가 쏟아진다. 그리고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뀐다. 정작 세계 문학계에서는 한국 작가의 수상 가능성을 한국인들의 염원보다 낮게 본다. 어떻게 하면 수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 국내외 출판계와 한국문학번역원 전·현직 관계자들에게 수상 가능성이 있는 한국 작가와 선결 과제를 물었다. 》         ○ “한국 노벨문학상 2018년을 노려라” 한국문학번역원을 비롯해 전문가 집단은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가로 10명 정도를 꼽았다. 1세대 후보군으로 고은(81) 황석영(71) 이문열(66)이 꼽혔고, 차기 후보군에 이승우(55) 은희경(55) 신경숙(51), 차차기 후보군에 김영하(46) 박민규(46) 한강(44) 김애란(34)이 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노벨상을 받으려면 최소 요건인 ‘6과 6.6’을 채워야 한다고 말한다. 숫자 6은 6년 주기를 뜻한다. 1994년 이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시아권 작가는 오에 겐자부로(일본·1994년), 가오싱젠(중국·프랑스로 망명·2000년), 오르한 파무크(터키·2006년), 모옌(중국·2012년)으로 6년 주기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역대 노벨문학상 흐름을 보면 지역과 국가를 안배한다”며 “작품의 질은 기본이고 4, 5년간 꾸준히 요건을 채워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10년간 수상자들의 평균 나이는 70세다. 이를 감안하면 2018년경 고은 황석영 이문열, 셋 중 한 사람에게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다. ○ 스웨덴어 번역 평균 6.6권을 채워라 두 번째 숫자 6.6은 최근 10년간 노벨상을 받은 작가들이 수상 전 스웨덴어 번역본을 낸 작품 수다.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은 모두 스웨덴 사람들이다. 모국어인 스웨덴어로 번역된 책에 더 눈길이 갈 뿐 아니라 스웨덴 내에서의 평가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1960∼2004년 수상자들은 노벨상을 받기 전 평균 5권을 스웨덴어로 번역해 현지 출간했다. 스웨덴어 번역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최근 10년간 그 수치는 6.6권으로 늘었다. 스웨덴어 번역본이 없는 상태에서 상을 받은 이는 그리스 작가 이오르고스 세페리아데스(조지 세페리스·1963년)와 오디세우스 엘리티스(1979년) 단 둘뿐이다. 한국 작가 중 6.6권에 도달한 이는 한 명도 없다. 문학상 수상에 가장 근접했다는 고은 시인도 4권, 황석영 이문열 작가는 각각 2권이고, 차기 후보군인 이승우, 신경숙 작가의 작품은 번역조차 되지 않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이 출간될 때마다 스웨덴어로 번역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된 작품도 중국이나 일본의 10분의 1 수준이다. 지금까지 스웨덴어 번역은 안데르스 칼손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 한국학과 교수와 그의 아내인 박옥경 씨의 작업에만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김윤진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출판본부장은 “일본어와 중국어를 제외하면 한국 소설을 번역할 현지 전문 번역가가 10명도 안 된다”며 “영어, 프랑스어로 번역된 작품을 스웨덴어로 번역하는 중역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문단과 교류 확대, 국내 문화 전체 질 업(UP) 아시아 지역 노벨상 수상 작가들은 수상 이전에 국제 문학상을 다수 수상했고, 해외 문단과 활발하게 교류해 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세계문학계의 헤게모니를 영미권이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키는 프란츠 카프카 상, 세계환상문학 대상, 스페인예술문학 훈장, 카탈루냐 국제상 등을 수상했다. 유력한 후보인 중국 시인 베이다오도 뉴욕주립대 등에서 교수로 일하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수차례 문학상을 받았다. 한국은 그나마 고은 시인이 노르웨이 비에른손 훈장(2006년)을 받고 해외에서 시낭독회를 개최해 왔다. 스웨덴 한림원의 문학상 관계자를 만난 김주연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숙명여대 명예교수)의 결론은 이렇다. “문학상 심사 관계자들은 한국 문학, 나아가 문화 수준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민족문학적 사고를 철저히 버리고 인류 보편의 명제와 정서에 입각한 세계문학으로서 한국 문학을 꾸준히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윤종 기자}

    • 201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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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작가 12명의 ‘세월호 이후’ 산문집

    “선박이 침몰한 ‘사고’이자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사건이다. (중략) 고통스럽더라도 눈을 떠야 한다. 눈을 뜨지 않으면 끝내 눈을 감지 못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책 속에 담긴 소설가 박민규의 글은 절규에 가깝다. 이 책은 소설가 김애란, 박민규, 김연수, 황정은을 비롯해 시인 김행숙, 진은영, 문학평론가 황종연 등 12명의 작가가 느낀 ‘세월호 사태 이후’를 묶은 산문집이다. 세월호 희생자 임시 분향소를 다녀온 김애란 작가의 글은 슬픔을 1초 단위로 곱씹듯 뱉어내 읽은 이의 마음도 아프게 한다. 작가들은 이 책의 인세를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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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천재 신경과학자가 안내하는 ‘무의식 세계’

    아름답다. 추하다. 사랑스럽다. 혐오스럽다. 울고 싶다…. 매 순간 감정을 느낀다. 특히 미술 등 예술작품을 접할 때 감정 반응이 극대화된다. ‘감동적’이라고 외친다. 마음으로 느끼는 것일까? 단순한 뇌의 화학반응일까? 이 책은 예술에서 느끼는 인간 감정의 본질을 탐구했다. 미학뿐 아니라 인문학, 인지심리학, 뇌 과학을 총동원해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파헤친다. 저자는 정신분석에 뇌세포 단위로 정신을 분석하는 ‘정신 생물학’ 분야를 개척한 인물로 2000년 노벨 의학·생리학상을 수상했다. 책은 우선 전혀 다른 듯한 미술과 과학의 연관성을 설명하기 위해 1900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독자를 이끈다. 당시 그려진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사진) 속 여인의 옷 문양은 클림트가 다윈의 책을 읽고 세포 구조에 매료돼 생식세포를 도상화한 것이다. 과학과 예술이 교류된다는 상징적 예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보면 때론 웃는 듯 때론 슬픈 듯 보인다. 그림 자체로만 보면 신비감의 원인은 다빈치가 검은 물감 위에 흰색 물감을 손가락 끝으로 덧칠하는 ‘스푸마토’ 화법으로 여인의 입가에 미묘한 그늘을 만들었기 때문. 하지만 그림 자체만으로는 ‘모나리자’의 신비감과 관람객의 감동을 완전히 해석할 수 없다. 인지심리학적으로 볼 때 관람자의 경험과 기억이 이미지를 자기에게 맞게 추론하기 때문에 모나리자가 매번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시신경학적으로도 분석이 가능하다. 망막의 오목한 부분에는 시각세포인 추상체가 몰려 있는데 이를 통해 눈, 코 등 세부 이미지를 또렷이 보게 된다. 반면 망막 외곽의 추상체는 주변부 시각 역할을 해 모나리자 얼굴의 전체 윤곽을 흐릿하게 인식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모나리자의 얼굴을 뿌옇고 입꼬리가 더 올라간 듯한 신비로운 모습으로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또 시신경을 통해 들어온 정보는 전두엽 밑 ‘뇌섬엽’에 의해 ‘아름답다’는 감정으로 변환된다. 아! 복잡하다. 아름다운 건 그냥 아름다운 것 아닌가. 하지만 아름다움과 추함도 과학적 분석이 가능하다. 우선 얼굴이 대칭적이어야 한다. 좋은 대칭성은 더 좋은 유전자를 시사하기 때문. 큰 눈, 아담한 코, 도톰한 입술도 균형미에 영향을 미친다. 남성은 긴 하관, 뚜렷한 턱선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이는데 이런 얼굴은 사춘기 때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다량 분비돼야 형성된다. 즉 매력적인 얼굴은 번식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 같은 얼굴을 보면 뇌에서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마저 활성화된다. 뇌가 건강하고 번식력이 좋은 얼굴을 알아보고 이를 아름답다는 감정으로 치환하는 셈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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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문학상 佛 소설가 모디아노

    프랑스 소설가 파트리크 모디아노(69·사진)가 201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 “손에 잡히지 않는 인간의 운명을 기억의 예술로 환기시키고 (나치의 파리) 점령기 생활상을 폭로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프랑스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 이후 6년 만이다. 모디아노는 다른 노벨문학상 후보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프랑스에서는 자국을 대표하는 현대문학 작가로 인정을 받아왔다. 1968년 소설 ‘에투알 광장’으로 데뷔한 그는 1972년 발표한 소설 ‘외곽도로’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하면서 프랑스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78년에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가장 권위 있는 프랑스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받았다. 현재 파리에 사는 모디아노는 이번 수상으로 800만 크로나(약 12억 원)의 상금을 받는다. 국내에는 대표작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비롯해 ‘신원 미상 여자’(1999년) ‘혈통’(2005년) 등 10여 편이 출간됐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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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어 청정지수’로 TV속 한글 오염 씻어낸다

    “돼지가 들어오는 줄 알았어요. 가슴이 파이팅 한 여자가 좋은데… ‘선덕선덕’댔더랬지.” “금사빠 ㅋㅋㅋ. 쑥스 해맑!” “‘콩팥 좀 맞고 싶냐. 내가 저 기집애 죽여 버릴… 남자다잉.” 대화 내용이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무언가 모욕적 선정적인 느낌을 주고 비속어,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이 가득하다. 이 말들은 동네 뒷골목이 아닌 9월 국내 지상파 방송 3사의 주요 오락프로그램에서 나왔다. 한글 공공언어의 한 축인 방송언어의 오염과 언어 훼손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 프로그램별 방송언어 청정지수 개발 문화체육관광부는 “방송언어 오염을 막기 위해 프로그램별로 오류와 훼손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방송언어 청정지수’를 다음 달 마련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실무 작업은 국립국어원과 인하대 국어문화원 김정자 교수팀이 맡았다. 청정지수는 프로그램 내 표현에 드러난 △인격 모독 △차별적 표현 △폭력적, 선정적인 언어 △비속어나 은어, 통신어 △불필요한 외국어 및 외래어 △비표준어 △비문법적 표현 △자막 표기 오류 등 10개 항목을 조사한 뒤 항목별로 가중치를 부여해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 이 지수는 내년 초부터 주기적으로 발표한다. 국립국어원 최혜원 공공언어과장은 “그간 방송통신심의원회에서 프로그램 내 언어의 선정성, 비표준어, 외래어 등을 사례별로 심의해 해당 방송사에 주의, 경고 등을 내려왔지만 개별 프로그램 전체의 언어 오염 정도를 점수화해 발표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청정지수까지 만드는 것은 방송 속 우리말이 한글 파괴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 방송 프로그램 속 비표준어, 비문법적 표현을 비롯해 인격 모독, 선정적 표현, 은어와 비속어 및 통신어 탓에 우리말 파괴가 심화된다는 비판이 주기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언어 오염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국립국어원이 2011년 지상파 방송 3사 프로그램 4개월 치를 분석한 결과 예능 프로그램은 1분에 한 번 이상 비속어, 욕설, 차별적 표현, 인격 모독 표현이 나왔다. 지난해 7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조사에서는 ‘백투백따귀’ ‘클래스가 다른 까나리 복불복’ ‘동네 야매’ ‘ㅉㅉ, ㅠㅠ’ ‘부럽 수줍’ ‘원샷 때린다’ 등 은어나 비속어, 불필요한 외래어 등이 2011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가 나오자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이 “자정하겠다”는 다짐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률 경쟁 탓에 프로그램 속 우리말 훼손을 근절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말, 비문법적 자막을 시청자가 더 재미있게 본다”며 “우리만 올바른 우리말을 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주요 예능프로 ‘청정지수’ C, D등급 동아일보 취재팀이 국립국어원, 인하대 연구팀과 함께 1차 개발된 ‘방송언어 청정지수’를 이용해 9월 방영된 ‘해피투게더’(KBS), ‘아빠 어디가2’(MBC), ‘런닝맨’(SBS) 등 지상파 3사의 대표 예능프로그램(2회분)을 분석한 결과 무려 832개의 우리말 오류 및 훼손 사례가 발견됐다. 특히 자막표기 오류를 비롯해 은어 및 통신어의 남용과 비표준어 사용 문제가 심각했다. ‘해피투게더’의 경우 인격 모독 표현 5건, 은어나 통신어 33건,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 30건 등 총 120건의 우리말 훼손 및 오류가 나타났다. 특히 “가슴이 파이팅 한(가슴이 큰) 여자 좋아해”와 같은 선정적, 인격 모독적 표현이 잦았다. 어린이가 많이 출연하는 ‘아빠 어디가2’에서도 120건의 우리말 훼손·오류가 드러났으며 ‘해맑’ ‘#S% 때’ ‘쑥스’ 등 뜻을 알 수 없거나 비문법적인 표현이 많았다. ‘런닝맨’에선 무려 592건의 우리말 오류와 훼손 사례가 드러났다. 평균 10분 동안 33번이나 잘못됐거나 적절치 않은 표현을 쓰고 있는 셈이다. 특히 ‘드럽게 못생긴 게’ ‘○○가 세 마리네’ ‘식충이와 다를 게 뭐가 있어’ ‘너 죽이러 왔다’ 등 폭력적 표현이 많았다. 이 오류 건수에 항목별 가중치를 적용해 총점을 내보니 청정지수는 ‘아빠 어디가’(621.8점), ‘런닝맨’(581.9점), ‘해피투게더’(552.6점) 순이었다. 청정지수는 A등급(700점 이상), B등급(650∼699점), C등급(600∼649점), D등급(550∼599점), E등급(549점 이하)으로 나뉜다. 세 프로그램 모두 ‘방송언어 청정지수’가 하위등급인 C, D등급에 그친 셈. 김 교수는 “인격 모독, 선정적 표현 등이 가중치가 높아 우리말 훼손, 오류의 횟수와는 순위가 다르다”며 “젊은층이 많이 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못된 우리말 표현이 자주 나오면 빠르게 전파된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청정지수를 예능뿐 아니라 드라마 토론 시사 프로그램에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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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조부 저술 한글교과서, 집안의 보물… 회고록엔 ‘한글이 최고 문자’ 애정 듬뿍”

    “증조부의 소원이 무엇이었냐고요? 한국과 관련이 있습니다. 할아버지에게 한국은 조국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가 미국인 킴벌 헐버트 씨(36)로부터 흘러나왔다. 그는 한글날(9일) 경축식에서 증조부 호머 헐버트 박사(1863∼1949)를 대신해 금관문화훈장을 받기 위해 8일 한국을 찾았다. 국내 문화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외국인이 받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미국 버몬트 주 출신인 헐버트 박사는 1886년 왕립 영어학교인 육영공원 교사로 한국 땅을 밟은 뒤 외교자문관으로 고종황제를 보좌했다. 1905년 을사늑약 후 고종의 밀서를 가지고 미국을 방문했으며 1907년에는 이준 열사 등이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로 참석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1950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이 때문에 헐버트 박사를 독립에만 기여한 인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는 1890년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士民必知)’를 저술하는 등 한글 교육에 이바지한 공로도 크다. 이 점이 인정돼 금관문화훈장을 받게 된 것. “어릴 때 집에서 ‘사민필지’를 비롯해 증조부가 남긴 여러 기록물을 봤습니다. 아버지가 ‘아주 중요한 책’이라며 소중히 보관하셨거든요. 저는 이 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커서야 알게 됐어요. 어릴 적 많은 한국인이 뉴욕에 있는 집에 찾아와 증조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킴벌 씨는 “특히 증조부가 가족들에게 남긴 회고록을 통해 한글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 회고록에는 한글이 다른 나라 글자 200개와 비교해도 가장 우수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정말 한글을 사랑하신 것 같아요. 그 근원에는 한글을 통해 한반도에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한국이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헐버트 박사가 생전 가족들에게 말했던 소원은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였어요. 첫 번째는 고종황제가 해외 은행에 맡겼다가 일본에 빼앗긴 거액의 내탕금(황실 재산)을 되찾는 거예요. 둘째, 이게 더 중요합니다. 바로 통일이에요. 증조부는 자주 말하셨어요. ‘한국인은 집중력과 열정이 강한 사람들’이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요. 저 역시 한국의 통일을 믿습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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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쿨맵시 착장” “Human-ware 보강”

    ‘선진국 국내정책은 spillover 및 spillback 등 외부효과를 고려….’ ‘Human-ware의 보강에 관한 의제들을 해당 전문위원회의에서 논의한다.’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가 4, 5월 발표한 보도자료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공공기관에서 생산하는 공문서 속 행정용어 역시 공공언어에 포함된다. 하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행정외계어’라는 비아냥거림마저 나올 정도다. 이처럼 공무원들이 일반인 눈높이에 맞추지 않고 어려운 전문용어나 외국어,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는 주요 원인이 ‘공공언어에 대한 인식 차’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지난달 22∼29일 국민 500명,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500명을 대상으로 ‘정부 생산 공공언어가 국민 입장을 고려해 작성되는지’를 각각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공무원은 40.4%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국민은 27.1%만 ‘그렇다’고 밝혔다. 국민 10명 중 7명꼴로 공공언어가 국민의 입장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느끼는 셈이다. ‘공공언어와 일상언어 간 차이가 있나’라는 질문에도 국민은 63.7%가 ‘차이가 있다’고 답했지만 공무원은 40.8%만 ‘있다’고 했다. 또 공공언어의 공공성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 역시 일반인은 ‘고압적, 권위적 표현’(60.2%)을 꼽았고, 공무원은 ‘소속기관의 문서 작성 관습 때문’(41.8%)을 지적했다. 한 부처 공무원은 “예를 들어 ‘여름철 시원한 옷을 입자’도 ‘여름철 쿨맵시 착장’으로 쓰게 된다”며 “고치려 하는데 기존 관행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 결과는 공무원의 인식이 바뀌어야 공공언어 속 우리말이 쉽고 정확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국립국어원은 설명한다. 국민이 어려운 행정용어를 접하면서 겪어야 하는 시간적 낭비를 임금으로 환산하면 170억 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공공언어 쉽게 쓰기 인증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문체부 공형식 국어정책과장은 “영국에서는 ‘쉬운 영어 캠페인’(plain English campaign)을 펼치면서 모든 공문서가 읽기 쉽게 바뀌었고 국민의 알권리도 높아졌다”며 “우리말을 잘 지키고 쉽게 쓴 공문서 등에 KS마크와 유사한 표시를 해주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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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장으로 옮겨간 ‘다이빙벨 논쟁’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선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6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것을 놓고 여야 간 논쟁이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여야 논쟁은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이 부산국제영화제 다이빙벨 상영과 관련해 국고지원 중단 논란의 사실 여부를 질의하면서 촉발됐다.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사실이 아니다. (문체부가) 주최 측과 만난 일도, 국고 중단으로 압박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이에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국고를 지원하는 국제행사에서 (다이빙벨 상영으로) 국격이 훼손되면 잘못된 것”이라고 몰아붙였고, 같은 당 서용교 의원은 “잘못 만든 영화가 시도하는 ‘노이즈 마케팅’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배재정 새정치연합 의원 등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문체부 장관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며 “정치 편향과 국격 훼손을 누가 평가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장관은 “(영화 상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다만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애매하게 대답했다. 논쟁이 계속되자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장관을 비롯해 여야 의원들이 다 함께 보고 난 후 이야기해보자”고 말했고 설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오늘은 문체부 국감이지 ‘다이빙벨’ 국감이 아니다. 영화 감상은 여야 간사가 상의해 결정하라”며 언쟁을 중단시키면서 일단락됐다. 세종=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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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문학상 대목 출판사들 “발표 즉시 인쇄 돌입, 이상無!”

    《 “노벨문학상만 수상하면 바로 책을 인쇄할 수 있도록 준비를 끝냈습니다.” 출판사 들녘의 박성규 주간의 목소리에서 ‘노벨문학상 효과’에 대한 은근한 기대가 묻어났다. 들녘은 케냐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의 소설 ‘한 톨의 밀알’을 2000년 출간했다. 14년간 판매량은 약 4000부. 시옹오는 올해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 주간은 “현재 재고가 500부가량 남았는데 수상하면 2만∼3만 부는 팔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새로운 표지와 판형, 띠지 문구까지 준비를 끝냈고 발표하자마자 인쇄소에 전화만 하면 된다”고 했다. 》               ○ 노벨문학상 효과 누가 누릴까 스웨덴 한림원이 선정하는 노벨문학상은 사전에 발표 날짜를 확정하지 않지만, 통상 매년 10월 둘째 주 목요일 오후 8시경(한국 시간)에 나온다. 예년대로라면 올해는 9일 저녁에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해마다 이맘때면 노벨상 효과를 기대하며 국내 출판계도 술렁인다. 출판사 ‘북21’은 지난 1년간 노벨문학상을 준비해왔다. ‘북21’은 지난해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가 수상자로 발표나자 재빨리 올해 유력 수상 후보로 헝가리 작가 나더시 페테르를 점찍고 준비에 들어갔다. 나더시는 지난해에도 유력 수상자로 물망에 올랐고 올해도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북21’은 나더시의 대표작인 ‘세렐렘’의 헝가리 원전을 구해 이번 주에 번역 출간한다. ‘북21’ 조동신 문학팀장은 “2012년엔 아시아(중국의 모옌), 지난해엔 북미 지역(캐나다의 먼로) 작가가 받았으니 올해는 동유럽의 나더시 차례일 확률이 높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등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 10여 명의 책을 출간한 ‘문학동네’도 수상 후보 작가들의 책 재고량을 확인하고 수상할 경우 쓸 띠지 문구와 디자인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문학동네는 먼로의 ‘디어 라이프’ 출간 계약을 해놓고도 수상을 예상하지 못해 노벨문학상이 발표된 후 부랴부랴 펴냈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신간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발표 즉시 출간할 수 있도록 준비를 끝냈다. 고은 시인, 밀란 쿤데라 작가의 책을 출간한 민음사의 관계자는 “당일엔 담당 직원을 비상대기시키고 민음사가 책을 낸 작가가 수상할 경우 관련 자료를 즉시 배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후보군에 오르는 고은 시인의 경우 여러 차례 수상에 실패하자 출판계는 차분해진 분위기다. 지난해까지는 출판사도 고은 문학 세트 이벤트 등을 기획했지만 올해는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노벨문학상 특수 실제로? 노벨문학상을 타면 판매량은 늘어날까. 출판계에서는 어느 정도 노벨상 후광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의뢰해 2004년부터 노벨문학상 수상자 10명의 대표작 판매량을 발표일 기준으로 한 달 전후를 비교해 보니 판매량이 많게는 수백 배까지 늘었다. 2004년 수상자인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소설 ‘피아노 치는 여자’는 발표 전 한 달 동안 불과 5권만 팔렸지만 발표 이후 한 달 동안 2250권이 판매됐다. 2006년 수상자인 오르한 파무크(터키)의 ‘내 이름은 빨강’도 판매량이 97권에서 6358권으로 늘었다. 발표 전 한 달간 단 한 권도 팔리지 않은 책 ‘홍까오량 가족’(2012년 모옌)과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앨리스 먼로)은 수상 이후 한 달간 각각 984권, 1505권이 팔렸다. 출판사 누적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많이 나간 책은 ‘내 이름은 빨강’으로 약 35만 부(1·2권 합계)였다. 이어 도리스 레싱(2007년)의 ‘다섯째 아이’, 헤르타 뮐러(2009년)의 ‘숨그네’,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 등이 각각 5만 부가량 팔렸다. ‘홍까오량 가족’, 르 클레지오(2008년)의 ‘조서’ 등은 4만여 부씩 판매됐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윤종 기자}

    • 20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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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베풂과 나눔으로 채우는 8명의 인생 2막

    나의 선택이 옳은 것일까.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가…. 한번쯤 해봤을 고민이다.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원만한 가정을 꾸리고 돈, 명예를 적절히 얻어 남들이 ‘꽤 괜찮다’는 인생을 살았더라도 말이다. 특히 앞만 보고 달렸더니 쉰 살(혹은 마흔)이 훌쩍 넘었다는 생각이 들 때면 ‘다른 인생’에 대한 고민이 커진다. 이 책은 치열한 고민 끝에 이전의 삶과 180도 다른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이들의 2막은 봉사와 나눔으로 채워져 있다. 이들은 “이제야 인생의 고지를 점령한 듯한 반짝거림을 느꼈다”고 말한다. 외무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하고 주중국 대사까지 지낸 권병현 씨는 현재 비영리단체 ‘미래숲’의 허름한 사무실에 앉아 있다. 그는 이 단체를 통해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쿠부치 사막에 10년 이상 6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왔다. 사막화를 막기 위해서다. “기존의 권위를 버리고 밑바닥부터 시작하니 힘든 순간이 많았어요. 그래도 행복합니다. 예전에는 쉽게 느낄 수 없었던 감정들이 혈관을 타고 흐릅니다.” 소아과 의사였던 이완주 씨는 쉰여섯의 나이에 처음으로 무료 진료 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3년 뒤 외국인 노동자 전용 병원장이 됐다. “제가 버린 건 딱 하나예요. 봉사를 위해 운영하던 소아과병원 문 닫은 것뿐이에요. 하나를 버리니 셀 수 없이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조경학 교수를 그만두고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는 이종수 씨, 미국 국방부 회계처 부처장을 지낸 후 지역 의정활동 모니터링 봉사단을 이끄는 김승준 씨, 음대 교수에서 은퇴한 후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료로 피아노를 가르치는 이건실 씨 등 모두 8명의 인생 2막이 인터뷰를 통해 생생히 소개된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제야 본게임이 시작된 거예요. 다들 진정으로 하고 싶었지만 마음껏 해본 적이 없는 하나의 일이 있을 겁니다. 형편이 안 돼 못했다고 하지만 대부분 용기가 없어서예요.”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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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책 ‘공짜 경쟁’ 논란

    “‘최초의 인간’(알베르 카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괴테), ‘무기여 잘 있거라’(헤밍웨이)…. 학창시절부터 갖고 싶던 책이었어요.” 회사원 이모 씨(40)는 학생 때 집집마다 서재에 꽂혀 있던 ‘세계문학 전집’이 부러웠다. 이 씨는 “요즘 100권이 넘는 문학전집을 사는 사람이 적겠지만 옛 로망 때문에 구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지불한 비용은 0원. 전자책(e북) 단말기를 사자 전자책 세계문학전집을 공짜로 받았다.○ 전자책 150권이 공짜…e북 무료 경쟁 가속화 최근 국내 대형 서점들은 자사 전자책 단말기를 구매하면 100만 원 상당의 전자책 콘텐츠를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원 에디션’을 출시한 예스24는 단말기(23만9000원)만 사면 세계문학 155권(94만9000원 상당)을 주는 ‘세계문학 에디션’과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 등 책 30권(18만900원 상당)을 주는 ‘이문열(민음사) 에디션’ 등을 판매 중이다. 예스24는 “전자책을 공짜로 주기 시작한 지난달 이후 전자책 단말기 판매량이 5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교보문고도 자사 전자책 단말기(샘)를 사면 세계문학전집 100권을 무료로 끼워 준다. 전자책 권당 가격은 종이책의 70% 수준. 보통 1만 원짜리 전자책 한 권이 판매되면 7000원은 출판사가, 3000원은 유통사가 가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100권 이상의 전자책을 공짜로 줄 수 있는 걸까. 출판사와 유통사가 수천 권을 매절(買切)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보통 매절 계약을 하면 출판사는 권당 약 500∼1000원에 유통사에 판다. 도서출판 ‘열린책들’은 자사 세계문학(155권) 수천 세트를 매절해 예스24에 판매했다. 예스24는 이 책들을 전자책 단말기 판매를 위해 공짜로 끼워준다. 예스24 관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가 많이 보급된 상황에서 전자책 단말기를 팔려면 무료로 콘텐츠를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마존 벤치마킹? 출판계 “전자책 공짜 인식 만들어 공멸” 출판계는 이런 행태에 부글부글 끓고 있다. A출판사 편집자는 “최근 유통사와 일부 출판사의 행위는 출판계 전체에 해악을 끼칠 것”이라고 분노했다. 한국출판콘텐츠 신경렬 대표도 “매절 계약을 한 유통사와 출판사가 당장은 돈을 벌겠지만 독자에게 ‘전자책은 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줘 나중에 그 피해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B출판사 대표는 “제조업체가 월마트에, 음반회사가 아이튠스의 납품업체로 종속된 것처럼 출판사도 유통사에 종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책을 매절한 출판사들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열린책들’ 측은 “지난해 예스24에 세계문학 세트를 대량으로 팔긴 했지만 공짜로 단말기에 넣을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반면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진우 전자출판팀장은 “콘텐츠를 공짜로 주더라도 일단 전자책 시장을 일정 규모로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사들이 ‘아마존 전략’을 벤치마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마존은 자사 단말기 ‘킨들’에 약 80만 종의 전자책을 무료로 제공해 미국 전자책 시장의 약 65%를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출판계의 공적이 됐다. 실제 6월에는 수익 배분을 두고 갈등을 일으킨 출판사의 책에 대한 신간 예약을 중단해 논란이 일었다. 한국전자출판협회 장기영 사무국장은 “출판사와 유통사 중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기보다는 서로 협의를 통해 전자책 시장을 키우되 ‘전자책은 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않기 위해 합리적 가격 선을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박훈상 기자}

    • 20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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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음물 대신 책 이번엔 ‘북 버킷’

    24일 밤 12시. 서재에 꽂힌 책들을 훑어봤다. 2시간이 훌쩍 지났다. 회사원 이정미(가명·36) 씨는 최근 페이스북 지인으로부터 ‘나에게 영향을 줬던 책 10권 소개하기’의 다음 주자로 지명받았지만 책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이 씨는 서가에 꽂힌 책을 하나씩 빼서 검토해 신중하게 10권을 고른 뒤 이유를 정리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댈러웨이 부인’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 ‘한시 미학 산책’ 등이 이 씨가 뽑은 책이다. 이 씨는 “요즘 읽은 책보다는 고교, 대학 등 성장기에 읽었던 책”이라며 “남들이 보는 만큼 신경이 많이 쓰였다”고 말했다.○ 아이스 버킷에 이은 북 버킷?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책 소개하기’가 유행이다. 일명 ‘북 버킷’이다. 페이스북에 간단한 이유와 함께 ‘내 인생의 책’ 10권을 고른 뒤 이 놀이를 이어갈 사람을 2, 3명 지목한다. 루게릭 병 환자를 위한 얼음물 뒤집어쓰기 릴레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유사하다. 지난달부터 미국, 영국 등에서 시작해 큰 인기를 끌자 페이스북은 게시글 13만 건에 언급된 ‘10권의 책’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책은 해리포터 시리즈(21.1%)였다. 이어 ‘앵무새 죽이기’(14.5%), ‘반지의 제왕’(13.9%), ‘호빗’(7.5%) 순이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대중적인 인기를 끈 문학 작품들이다. 본보 취재팀은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 30명의 ‘북 버킷’ 리스트를 분석했다. 대체로 인문철학서적이나 고전 등 묵직한 책이 많았다. 소설의 경우 무라카미 하루키나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은 베스트셀러 작가의 작품보다 ‘토지’ ‘태백산맥’ 등 대하소설이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같은 서양고전을 선호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나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 같은 인문 철학서도 눈에 띄었다.○ 지명받아도 고민, 안 받아도 고민 ‘북 버킷’은 지명을 받아도, 혹은 받지 못해도 스트레스다. 회사원 박재헌 씨(39)는 “페이스북을 함께 하는 친구가 나를 빼고 다른 사람들을 지목했다”며 “‘내가 무식해 보이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북 버킷’ 취지를 알리는 서두에는 “너무 오래, 복잡하게 고민하지 말라”고 적혀 있지만 책 리스트는 자신의 지적 수준이나 취향을 보여주기에 며칠씩 고민하기도 한다. 회사원 김정희(가명·30) 씨는 “평소 하루키 책을 좋아하지만 페이스북에 올릴 때는 어렵고 뭔가 ‘있어 보이는’ 책 위주로 골랐다”며 “북 버킷이 지식의 공유화를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지식 과시 욕구도 뺄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화 독서평론가는 “영미권은 자기중심적인 반면 한국은 남의 시선을 중시하기 때문에 있어 보이는 책을 고르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책을 고르면서 인생을 되돌아보게 됐다는 사람들도 많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생의 책’을 고르다 보면 자연스레 나를 되돌아보고, 자신을 추스르며 살아갈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박훈상 기자}

    • 201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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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조선시대엔 무당도 약을 타먹고 의원들이 무당 불러 굿을 하기도”

    옛날 의학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1000쪽에 육박하는 ‘조선의약생활사’를 처음 접한 직후 떠올랐던 생각이다. “음. 감기나 설사 같은 통상적인 질병은 우리 한의학이 상당히 잘 치료했어요. 고려시대 이후 한의학이 보급돼 조선 전기에만 200가지 처방이 있었죠.” 24일 만난 저자인 신동원 KAIST 인문사회과학과 교수(54)의 말이다. 신 교수는 한국 의학사를 정리한 ‘조선의약생활사-환자를 중심으로 본 의료 2000년’을 최근 출간했다. 삼국사기, 동국이상국집 등을 분석해 삼국시대 고려시대 병의 개념을 살폈다. 또 조선시대 문신 이문건의 묵재일기(默齋日記), 유희춘의 미암일기(眉巖日記)) 등을 분석했다. 특히 의사 중심이던 기존 의학사와 달리 환자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묵재일기에는 당시 사망 유형이 꼼꼼히 나와 있어요. 홍역, 장티푸스 등 역(疫), 즉 전염병으로 가장 많이 죽었습니다. 두 번째가 천연두, 마마로 불리는 두(痘)입니다. 이어 이질(痢疾), 종(腫·종기), 열(熱) 순이에요.” 사극에서 무당이 굿을 하는 등 비의학적으로 병을 치료하려는 장면이 과연 어느 정도 사실이었는지 궁금했다. “무당도 약을 타먹고, 의원들도 무당을 불러 굿을 하기도 했어요. 난치병에 걸리면 독경(讀經), 목숨이 위태로우면 제사를 지냈습니다. 병의 종류, 정도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 겁니다.” 저자는 우리 한의학이 일본 중국의 의학과 다른 점도 강조했다. “일본은 하나의 증상에 하나의 약물로 효과를 보도록 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런 것을 말단의 방법으로 봅니다. 우리는 몸을 강하게 만드는 데 방점을 뒀어요. 약을 쓰면서 삼계탕을 먹는 등 보양 위주의 한의학이 강조됐죠. 성리학과 관계가 깊어요. 수양을 통해 마음뿐 아니라 육체도 다스리는 거죠.” 이에 조선시대에는 요즘과 다른 진료방식이 많았다고 한다. “문약(問藥)은 환자 자신이 필요한 약을 알고 와 달라는 거죠. 문병(問病)은 어떤 병인지 알고자 하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의약(議藥)도 꽤 많았다는 겁니다. 환자가 처방을 의사와 논의해 치료하는 거죠. 의서를 대출받아 자기가 처방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의학지식이 높았던 거죠. 효 사상 때문입니다. 수준 낮은 의원들이 부모님을 제대로 치료하는지 살펴보려 한 거예요.” 이 책은 삶과 죽음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생각까지 담고 있다. “정약용은 어릴 때 천연두와 홍역을 앓았고 40세에는 중풍과 옴으로 고생했고요. 다만 병이 났을 때 열심히 치료해본 후 낫지 않으면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자세로 삶을 살았습니다. 정약용은 75세까지 살았어요. 선조들은 죽음을 익숙한, 삶의 일부로 봤어요. 요즘 의학은 단군 이래 가장 발달했지만 스트레스가 심해 사람들 몸이 약해지고 행복하지 않죠. 100년 뒤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볼까요?”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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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경향신문

    ◇경향신문 △경제에디터 겸 경향비즈ⓝ라이프 편집장 박종성 △기획·문화에디터 박구재 △편집부장 김연수 △편집1팀장 서영찬 △편집2팀장 권유신 △디지털뉴스팀 선임기자 최진원 △편집부 선임기자 이재석 박세영}

    • 201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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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물확보 당면 과제… 2015년부터 기증운동 벌일 것”

    “세계 언어가 3000여 개, 문자는 300개인데 문자박물관은 2곳뿐입니다. 그만큼 문자로 박물관을 만들기 힘들다는 겁니다. 문헌 위주 전시만으론 흥미를 끌기 어려우니까요.” 문영호 초대 국립한글박물관장(52·사진)은 준비 과정에서 겪은 고민부터 털어놨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글 관련 유물과 함께 각종 모형물과 디지털 영상물도 함께 전시했다. 가장 큰 당면 과제로는 유물 확보를 꼽았다. 그는 “현재 보유한 유물 규모는 600년 한글 역사로 볼 때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내년부터 기증 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을 위한 ‘산 교육장’ 역할에도 주안점을 두고 외국인을 위한 오디오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문자를 통해 문화를 이야기하는 박물관이다. “한글은 한국문화의 그릇이에요. 한글과 판소리, 한글과 문학 등의 기획 전시로 스펙트럼을 넓혀갈 겁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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