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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경선이 달아오르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여전히 자유한국당 등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21일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한 데 이어 박영선 민병두 의원이 22일 각각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경쟁적으로 열었다. 예비후보들은 3선을 노리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 허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박 시장의 약점을 파고들어 대안 후보로서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박 시장이 도입한 대중교통 무료 운행과 차량 의무 2부제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는 현재의 낡은 대책을 버려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무료 정책은 이제는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박 의원은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제안했다. 민 의원은 박 시장의 역점 사업인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을 비판했다. 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 사업은 사업주만 큰 특혜를 얻게 된다.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민 의원은 △노후 학교 부지에 신혼부부 주택 공급 △재래시장에 1층은 시장, 2층 이상은 주택으로 구성된 모듈러 주택단지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날 출마를 공식화한 우 의원은 연일 박 시장의 부동산 정책을 겨냥하고 있다. 그는 “서울시와 강남 4구가 지난해 1년 동안 초과이익환수제가 실시되기 전 집중적으로 재건축 허가를 내준 것이 강남 4구의 집값 상승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박 시장의 서울시장 재선 때 그를 지원했지만 이번엔 ‘인물 교체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달 중 출마 선언을 준비 중인 전현희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자 중 유일하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미세먼지나 부동산 등 현안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원외인 정청래, 정봉주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이 조기 점화하면서 ‘친문(친문재인) 마케팅’도 시작됐다. 당내 경선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친문 성향 권리당원들을 의식한 것이다. 박 시장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도 적폐”라고 각을 세운 만큼 후발 주자들이 박 시장의 비문(비문재인) 이미지를 역이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원했던 박 의원은 “나는 원조 친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남들이 과연 가능성이 있을까 반반이었는데, 모든 것을 던져 문 후보를 도왔다. 2017년 대선 때도 결정적인 순간에 모든 것을 던져서 문 후보를 도왔기에 저를 원조 친문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선거 슬로건을 ‘문(문재인) 민(민병두) 시대’로 잡은 민 의원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2년간 민주정책연구원장을 했고, 지난해 대선 당시 총괄 특보단장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초벌구이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세력으로서 친문은 아니었어도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부터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조언을 드리고 협력해 왔다”며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전 의원은 “다른 후보들이 말로만 친문이라고 하지만, 나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기 이전부터 경선 캠프에 합류해 문 대통령을 도왔다”고 강조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대폭 늘리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발의함에 따라 부동산 보유세 개편 내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1, 2월에 출범할 대통령 직속 조세재정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의원 입법안과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법인세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세제 개편이 급물살을 탔던 것처럼 부자증세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이달 19일 대표 발의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공정시장가액 비율(80%) 폐지로 다주택자에게 적용하는 세금부과 기준금액(과표) 상향 △세율 인상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공제금액 상향 조정을 뼈대로 한다. 추 대표, 노웅래, 이해찬 의원 등 민주당 의원과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등 총 19명이 공동 발의했다. 당론은 아니지만 과표를 높여 다주택자의 보유세를 늘리는 내용 등이 정부의 보유세 인상 기조와 일치한다. 현재 다주택자의 경우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에서 6억 원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 비율 80%를 곱해서 과표를 산출한다. 예를 들어 A 씨의 다주택 공시가격 합이 10억 원이라면 공제액 6억 원을 뺀 4억 원에 80%를 곱한 3억2000만 원이 과표가 된다. 이 과표 구간에 해당하는 종부세율 0.5%를 곱한 160만 원이 종부세액이다. 개정안이 처리되면 공정시장가액 비율(80%)이 없어진다. A 씨 보유 주택의 과표는 공시가격 합산액(10억 원)에서 공제금액(6억 원)을 뺀 4억 원으로 현행보다 8000만 원 높아진다. A 씨가 내는 종부세도 200만 원(4억 원×0.5%)으로 40만 원 늘어난다. 반면 20억 원 이하 집 1채만 보유한 사람의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개정안에서 1주택자의 과표를 산정하기 위해 공시가격에서 공제하는 금액을 현행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1주택 공시가격이 12억 원 이하라면 종부세가 면제되는 셈이다. 박 의원은 “2005년 종합부동산세 신설 당시의 과세 구간을 참고해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과표 구간에 따라 0.5∼2.0%인 종부세율은 0.5∼3.0%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법안대로 종부세 체계가 바뀌면 다주택자와 20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 소유자의 세금 부담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과표 구간 6억 원 초과∼12억 원 이하인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1인당 세 부담이 현행보다 264만 원 늘어난다. 과표 구간 12억 원 초과∼50억 원 이하인 다주택자는 1인당 1164만 원꼴로 세금이 증가한다. 여당의 종부세 개정안에 대해 정부는 여당과 합의된 사항은 아니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여당안(案)일 뿐 정부안은 아니라면서 “공정시장가액비율 폐지는 시행령으로도 가능해 법안을 발의할 필요가 없고 보유세 등은 조세재정특위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이번 입법안이 여당의 입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논의를 진전시키는 선도적인 방안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경제계는 여당의 개정안 발의가 부동산 세제 개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한 상황에서 처음으로 구체안이 제시된 만큼 향후 논의가 급진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다주택자에게 강남에 집 한 채만 보유하라고 신호를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박성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성명을 하루 만에 직접 비판한 데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일절 대응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MB 측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분노한다고 해서 정치보복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으며, 본질이 바뀐 게 없는데 (문 대통령의 비판에)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거친 반응을 보인다는 건 ‘아픈 곳’을 찔렸다고 자인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MB 측 참모들은 이날 문 대통령의 입장이 나오기 전까지는 일제히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여론전에 나섰다. 김효재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친여 매체, 여당이 의혹을 제기하면 시민단체가 고발하고 이를 검찰이 수사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누군가 기획하지 않으면 그런 패턴이 일정하게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우리라고 아는 것이 없겠느냐”고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비위를 담은 이른바 ‘노무현 파일’을 MB 측에서 공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MB 정부 당시 사정라인의 한 인사는 “정부 출범 후 청와대에 들어가니 곳곳에 노무현 정부의 민감하고 논란이 될 만한 자료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전날 MB의 성명에 대해 “23년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목길 성명 2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에서 “특활비가 (MB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명품 구입 등에 쓰였다는 김희중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의 검찰 진술을 제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서 문 대통령의 ‘분노’ 발언에 대해 “아직도 ‘노무현의 비서실장’인 것 같은 그런 말씀을 대통령으로서 하는 건 아주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개 청와대 비서관 지휘하에 검찰이 사냥개 노릇 하는 것을 국민들이 다 안다”고도 했다. MB 청와대의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의원은 “김정은에게도 분노하지 않았던 문 대통령이 이토록 쉽게 분노하는 인물일 줄 몰랐다.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국회로 나와주기 바란다. 왜 분노조절이 안 되는지. 국회로 나와 국민의 대표들과 마주하라”고 밝혔다.최우열 dnsp@donga.com·박성진 기자}

“도전하는 삶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골이라는 수치화된 성취에서 자유로워지세요. 역사는 한수진 선수를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로서 첫 올림픽에 당당히 출전한 위대한 도전자로 기억할 것입니다.” 수학자 출신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53)이 피아노 대신 하키 스틱을 잡고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 주공격수로 거듭난 한수진(31·사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 의원은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출신이다. 학생들이 ‘가슴 뛰는 일’을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교육 정책 수립이 주된 의정활동 목표다. 박 의원은 한수진을 실제로 보기 전에 이미 팬이 됐다. 그는 “‘피아노 건반보다 아이스하키 스틱이 가슴 뛰게 했다’는 한수진의 인터뷰를 접하고 그에게 흠뻑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자신만의 꿈을 좇아 전공까지 바꿔 가며 과격한 운동으로 정평이 나 있는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다는 것,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열정, 모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귀중한 롤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한수진을 처음 본 것은 지난해 4월 강원도에서 열린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에서다. 그는 “리드미컬하게 퍽을 다루는 모습이 꼭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은 평창 겨울올림픽에 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다. 역대 첫 올림픽 출전이다. 한수진은 대표팀의 ‘맏언니’이자 주공격수다. 연세대 음대에 진학해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던 그였다. 그가 아이스하키로 진로를 바꾼 것은 대학 1학년 때. 우연히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아이스하키 경기를 본 뒤 아이스하키 본능이 다시 끓어올랐다.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시절 취미로 배웠던 아이스하키에 다시 뛰어든 이유다. 대학 아이스하키 동아리에 가입해 훈련에 매진했다. 2007년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된 뒤 열정이 더 타올랐다. 동아리 회원들과 새벽까지 훈련했다. 2011년에는 일본으로 유학까지 떠났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훈련에 매달렸다. 노력의 성과는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수진이 소속된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은 지난해 4월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IIHF 여자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Ⅱ그룹 A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한수진은 중요한 상황에서 연거푸 골을 터뜨리며 한국 아이스하키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박 의원의 응원 메시지를 받은 한수진은 “여자 아이스하키는 비인기 종목인데 의원님께서 응원을 한다는 말을 듣고 솔직히 좀 놀랐다. 관심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한수진은 “10년 넘게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장에 발을 디딜 때마다 가슴이 떨린다. 평창올림픽이 다가올수록 부담도 크지만 가슴 설레는 순간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피아노로 돌아갈지는) 여전히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지금으로서는 눈앞의 올림픽만 바라볼 생각”이라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대한민국 국회가 아랍에미리트(UAE) 파병 아크부대 주둔 연장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 “지난 20년 동안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지속적인 발전을 했다고 평가한다. 앞으로도 한국 국회의 협조를 요청한다.”(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 8일 오후 3시 국회에서 만난 정 의장과 칼둔 청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외교 갈등 의혹을 의식한 듯 양국 관계 발전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차례 한국을 방문한 칼둔 청장이 국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정 의장이 UAE를 방문했을 때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왕세제를 만나지 못한 데 대한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정 의장은 한국이 수주한 UAE 원전시설과 아크부대만 방문하고 돌아갔다. 국회의장실은 두 사람이 이전 정부에서 체결한 군사협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의장이 ‘아크부대 파병 연장안’을 먼저 꺼낸 것은 군사협정 이행에 대한 UAE 측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UAE를 방문했을 때 “2010년 맺은 군사협력은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자, UAE 측이 항의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무마하러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양측은 양국 경제협력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 걸로 알려졌다. 칼둔 청장이 “한국 기업의 UAE 투자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특히 항공과 관광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만간 정 의장께서 UAE에 다시 방문해주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최근 임 실장의 UAE 특사 의혹이 전·현 정부 책임론으로 확대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여야 정치권에서 관심의 초점이 됐다. 실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 의장에게 “칼둔 청장과의 면담에 각 당 원내대표들도 동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의장실은 “비공개 회동이고 외교관계를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현재 임 실장의 UAE 특사 파견 배경에 대한 청와대 측 해명이 미진하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김상운 sukim@donga.com·박성진·박훈상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남측에 대화를 제의한 지 하루 만인 2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자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라며 환영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하에 남북 대화 시도가 이뤄지고 있음을 명확히 밝혀 북한 신년사를 둘러싼 한미공조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논평했다. 그는 또 북한을 향해 “즉각적이고 전향적인 반응을 기대한다”고 했고, 야당에 대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북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은 어설픈 남북회담은 북한의 위장 평화 공세에 부화뇌동하며 말려드는 꼴밖에 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남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면 주된 안건은 반드시 북핵 폐기여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대표도 “문재인 정부의 대북 대화정책은 북핵 완성의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남북 대화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경계의 끈을 놔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북한의 성의 있고 긍정적인 화답을 기대하지만 평창 올림픽이라는 일회성 긴장완화 조치에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통남봉미 정책으로 인한 한미동맹의 빈틈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서도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권성주 대변인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창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대화 노력에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북핵문제의 운전대가 완전히 북한으로 넘어가진 않을지 염려된다”고 논평했다. 그는 “실질적 핵보유국 입장에서 회담에 나설 북한은 올림픽 참가를 바라는 한국 정부에 ‘갑’의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을 추진 중인 국민의당은 ‘통합신당’ 지지율에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동아일보를 포함한 언론사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크게 반겼다. 6·13지방선거 때 자유한국당보다 통합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더 높게 나오자 선거 전략을 더 공세적으로 수정하자는 기류도 감지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정당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그만큼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 열망이 높은 것”이라고 했다. 또 “영호남 화합을 통한 진정한 개혁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을 기대하는 분이 많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올해는 당의 운명을 좌우할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 소중하다”며 총선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당원 이유미 씨(수감 중)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 제보를 조작했다는 내용이 알려진 지난해 7월 이후 4%대로 곤두박질친 뒤 정체됐다. 그러나 통합정당을 전제로 한 지지율이 본보 조사 결과 14.2%로 치솟고, 권역별 지지율도 TK(대구경북)를 제외하곤 한국당보다 높다는 사실에 자신감까지 묻어났다. 안 대표는 한국당을 ‘주변화(化)’시키기 위해 지방선거에서 TK와 PK(부산경남) 지역 판도를 뒤흔들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안 대표가 PK 재·보궐선거 지역구에 출마해 한국당 세력과 정면으로 맞서는 방안까지 일각에서 거론된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폐 청산을 거듭 강조했다. 신년 여론조사에서 지속적인 적폐 청산 작업에 대한 국민 여론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적폐 청산을 지방선거 전략의 한 축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장관석 jks@donga.com·박성진 기자}

역대 서울시장 중 처음으로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여야 경쟁 후보들에 비해 월등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은 그동안 ‘3선 연임의 피로감’ ‘실적 부재론’ 등 여러 부정적 평가에 시달렸지만 여론조사 결과 경쟁구도별 지지율, 시정평가 등에서 앞섰다. ‘현직 프리미엄’을 누를 만한 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대구가 지역구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다크호스’로 서울시장 후보 2위로 올라선 만큼, 지방선거를 앞두고 얼마든지 다른 바람이 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위와 트리플 스코어 차, 독주하는 박원순 동아일보가 서울시민 834명을 상대로 한 신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여야의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한 다자대결 구도에서 박 시장은 32.1%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박 시장에 이어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1.1%를 얻은 2위였지만 박 시장과 세 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유 대표에 이어 황교안 전 국무총리(8.6%),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7.2%),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4.6%),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4.5%) 등 순서로 지지를 얻었다. 현 정당 지형을 반영한 정당 후보 간 3자 대결에서도 박 시장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사람은 45.3%, 한국당 후보 12.3%,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후보 10.3%였다. 야권이 모두 단일화해 여야 일대일 대결 구도가 이뤄졌을 때 역시 민주당 후보가 47.3%, 야권 단일후보 20.9%를 얻어 민주당 우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원내외 현역 의원들이 대거 도전해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도 현재로선 싱거운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박 시장이 38.3%를 얻어 박영선(14%) 우상호(2.6%) 민병두 의원(1.2%)을 큰 차이로 제쳤다. 박 시장의 직무평가 항목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63%에 달했다. 부정적인 평가는 23.7%였다. 박 시장 1인 독주 현상은 4년 전 2014년 지방선거 여론조사 및 선거 결과와 비교해 볼 때도 두드러진다. 당시 여론조사들에선 박 시장(45% 전후)에 대항한 정몽준 전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35∼40%)의 맹추격 구도가 선거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선거 결과 박 시장이 56.1%, 정 전 의원은 43%를 얻었다.○ 경쟁력 보인 황교안, 뜨는 유승민 박 시장의 독주 현상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결과도 몇 개 있었다. 우선 한국당 후보로 거론되는 주자 중 황교안 전 총리의 경쟁력이 가장 앞섰다. 3자 구도의 틀을 유지한 채 각 정당 후보를 특정한 가상대결에선, 박원순(44.1%) 황교안(16.7%) 안철수(12.8%) 순이었다. 정당만을 선택지로 제시했을 때보다 황 전 총리를 특정했을 때 4.4%포인트가 더 올라갔다. 한국당 후보가 황 전 총리가 아닌 나경원 의원이 됐을 경우엔 박원순(45.1%), 나경원(13.2%), 안철수(13.2%) 순으로 황 전 총리의 경쟁력이 나 의원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높았다. 한국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황 전 총리가 15.5%, 나 의원이 12.9%, 홍정욱 전 의원이 6.6%를 얻었다. 그러나 “적합한 후보가 없다”는 항목을 선택한 이들도 46.7%나 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최근 “(황 전 총리를 후보로 내세우면) 탄핵 (심판) 선거가 된다”며 여전히 부정적이다. 홍 전 의원이 갑자기 불출마 선언을 하는 등 한국당 내 복잡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다자 대결에서 서울시장 후보 2위에 오른 것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보다 유 대표가 가져갈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유 대표를 선택한 이들은 바른정당 지지층(49%) 외에도 민주당(8.4%)과 한국당(6.9%), 국민의당 지지층(5.7%)에도 있었다. 반면 안 대표를 선택한 한국당(1.7%)과 민주당 지지층(3.4%)은 상대적으로 얇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유 대표의 부상에 대해 “수도권의 젊은 중도·보수 지지층과 나아가 한국당 지지층까지 안 대표보다는 유 대표가 더 흡수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배 본부장은 박원순 독주 현상에 대해 “정권 교체 등 중앙정부의 혼란을 겪은 유권자들의 안정 희구 성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또 새 인물에 대한 욕구를 충족할 만한 대선 주자급 경쟁자들이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요인”이라고 분석했다.최우열 dnsp@donga.com·박성진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는 투표용지 수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 국회에서 진행되는 여야 간 헌법 개정 논의가 합의돼 지방선거와의 동시 투표가 이뤄지면 유권자는 최대 9장까지 투표용지에 기표를 해야 한다. 기본적인 지방선거 투표용지 수는 7장이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에 이어 광역의원 정당(비례대표), 기초의원 정당(비례대표) 투표를 해야 한다. 시도교육감 선거용지도 추가된다. 의원직을 상실하거나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의 빈자리를 메울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다.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8장까지 투표를 한 적이 있다. 여기에 개헌안 동시 투표가 성사되면 개헌안 찬반을 투표용지에 기입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9장까지 투표하면 역대 모든 선거를 통틀어 첫 사례로 기록된다. 중앙당 후원회의 부활로 각 정당이 합법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선거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는 것도 기존 선거와는 달라진 점이다. 지난해 6월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면서 중앙당 후원회 제도가 11년 만에 부활했기 때문이다. 각 정당은 이 후원회를 통해 연간 50억 원, 선거가 있는 해에는 연간 100억 원까지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다. 후원자는 개인 명의로 1인당 하나의 정당후원회에 연간 500만 원까지 후원금을 낼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는 정당 간 조직력 싸움의 결과가 그대로 후원금 모금 액수로 판명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등록제’도 이번 지방선거 때 처음 시행된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됨에 따라 지난해 5·9 대선 기간 정치권의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가짜 여론조사’ 시비를 줄일 법적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공표·보도하기 위해 여론조사기관 등은 조사시스템, 분석전문인력, 여론조사 실시 실적 또는 매출액 등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요구하는 일정 요건을 갖춰야만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부터는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조사 결과만 공표·보도할 수 있다. 이 규정을 어기면 처벌받게 된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국내]민족화합 헌신한 서영훈 前적십자총재동양인 최초 보스턴 마라톤 우승 서윤복박맹호 민음사 회장-배우 김주혁도 하늘로연이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미국의 강경 대응으로 한반도 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된 격변을 경험한 2017년 각 분야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이 세상을 떠났다. 한국의 대표 경제 관료로 꼽히는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31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강 전 장관은 박정희 정부 시절부터 김대중(DJ) 정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경제정책을 만들고 실행한 정통 관료였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맡아 외환위기 돌파의 중책을 수행했다. 경제수석에 이어 재정경제부 장관을 거치며 명실상부한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그는 2002년 고향인 전북 군산 재·보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한 후 18대까지 3선 의원을 지냈다. 시민사회운동 원로인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2월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서 전 총재는 1923년 평안남도 덕천에서 태어나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흥사단 이사장, KBS 사장 등을 지냈다. 김대중 정부 때 통일부 통일고문과 새천년민주당 대표최고위원, 16대 국회의원도 역임했다. 고인은 특히 민족 화합에 헌신했다. 1972년 8월 평양에서 열린 제1차 남북적십자회담 등에서 남측 대표로 나섰고, 1996년 대북 지원 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를 맡았다. ‘태권도 대부’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10월 3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외교관으로 일하다 1971년 대한태권도협회장에 취임하며 스포츠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고인은 1986년 IOC 위원에 선출돼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국제대회 유치에 크게 기여했다. 국기(國技)인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북 공동 입장을 성사시킨 것도 중요한 업적으로 꼽힌다. ‘마라톤 영웅’ 서윤복 전 대한육상연맹 고문이 6월 27일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1947년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해 동양인으로서는 최초이자 당시 세계 기록인 2시간25분39초로 우승했다. 그는 훗날 회고의 글에서 “이겨서 한국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 무엇보다 큰 내 사명일 것 같았다”고 적었다. 문화계 인사도 여러 명 세상을 떠났다. 박맹호 민음사 회장이 1월 22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1966년 민음사를 창립한 뒤 ‘오늘의 시인 총서’를 발간해 김수영 고은 황동규 등 당대 젊은 시인들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또한 1977년 제정한 ‘오늘의 작가상’을 통해 이문열 한수산 최승호 등 현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발굴하기도 했다. 소설 ‘즐거운 사라’를 쓴 마광수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9월 5일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향년 66세. 윤동주 문학이론 연구의 권위자인 고인은 파격적인 성적 묘사를 담은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장편소설 ‘광마일기’,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등을 잇달아 내놓아 외설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1991년 발표한 소설 ‘즐거운 사라’로 인해 1992년 강의 중 긴급 체포됐으며 대법원에서 ‘음란문서 제조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 교수직에서 해임됐다. 2003년 복직했으나 2016년 정년퇴임한 뒤 홀로 생활하며 우울증으로 비극적인 말년을 보냈다. 연기 경력 20년의 배우 김주혁이 10월 30일 서울 삼성동에서 자신의 차를 운전하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5세.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가수 겸 작사·작곡가 종현은 12월 18일 27세의 젊은 나이로 서울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국제] 노벨상 수상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美中 수교협상 이끌었던 브레진스키로큰롤 척 베리-007 로저 무어도 별세20세기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 놓고 사람들이 꿈꾸던 상상을 현실로 이루는 데 공헌했던 많은 별들이 2017년에 졌다. 냉전 종식을 결정지은 독일 통일의 주역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가 6월 1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1982년 총리에 취임해 1998년까지 16년간 재임하면서 독일의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웠다. 1989년 11월 베를린장벽이 무너지자 같은 달 ‘독일 연합 10단계 계획’을 깜짝 발표했고 이듬해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등 관계국 정상들과 동독의 지위와 관련한 담판을 벌이며 통일을 이뤄냈다. 그는 유럽 통합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말년에 유로존 위기가 터진 뒤에도 “유럽이 다시 전쟁에 빠져선 절대 안 된다”며 평화를 위한 유럽 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가 6월 13일 6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중국의 민주화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평생을 싸웠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문학박사로 미국서 강의 중이던 1989년 그는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해 시위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해외 망명을 거부하고 중국에 남아 시민운동을 이어갔고 총 4차례 투옥됐다. 2008년엔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08 헌장’을 발표했다가 ‘국가 전복 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았다. 수감 중 간암이 발병해 선양의 병원에서 결국 사망했다. ‘최대의 선의로 정권의 적의를 대하고 사랑으로 원한을 녹인다’는 말을 남겼다. 지미 카터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이끌며 미중 국교 정상화에 기여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월 26일 고인이 됐다. 향년 89세. 1978년 방중해 미중 수교 협상을 이끌었다. 국교 정상화가 이뤄진 1979년 1월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은 브레진스키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그의 자택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중국 외교부는 그가 사망하자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1980년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 구명에 나서는 등 한국 민주화에도 기여했다. 27세였던 1953년 성인잡지 ‘플레이보이’를 창간해 ‘성(性) 혁명의 기수’라는 평가를 받은 휴 헤프너는 9월 27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보수적인 미국 사회의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터부를 깼다는 평가와 함께 여성에 대한 왜곡된 성적 이미지를 고착화시켰다는 비판도 받았다. 흑인 민권 운동과 여성 낙태권리 운동을 지지하며 미국 진보층에도 어필했다. 이 외에도 예체능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2017년 세상을 떠난 유명 인사로는 ‘로큰롤 음악의 창시자’로 통하는 가수 척 베리(향년 91세), ‘나를 사랑한 스파이’ ‘007 죽느냐 사느냐’ 등 1970년대 007 시리즈에 연이어 출연한 ‘제3대 제임스 본드’로 유명했던 배우 로저 무어(향년 90세), 메이저리그 역대 20번째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사이영상을 2회 수상한 야구선수 로이 할러데이(향년 40세)가 있다. ‘달 위에 선 마지막 사람’ 유진 서넌도 1월 16일 83세 나이로 별세했다. 1972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마지막 달 탐사선 아폴로 17호에 탑승해 달에 갔다. 그가 달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신이 허락하신다면 인류의 평화와 희망을 안고 돌아올 것”이란 말은 조만간 다시 현실화될지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일 유인(有人) 화성 탐사를 목표로 하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이승건 why@donga.com·손택균·박성진 기자·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28일 제19회 백봉신사상 대상을 받았다. 백봉신사상은 독립운동가로서 제헌의원, 국회부의장 등을 지낸 백봉 라용균 선생을 기리는 상이다. 신사적인 정치인을 키우고 격려한다는 취지에서 1999년 제정된 이 상의 수상자는 매년 국회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선정한다. 이날 오전 백봉 라용균 선생 기념사업회가 국회에서 주최한 시상식에서는 박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김부겸 우상호 우원식 의원,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 바른정당 유승민 김세연 의원, 정의당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 ‘신사의원 베스트 10’에 뽑혀 상을 받았다. 무소속인 정세균 국회의장도 신사의원 베스트 10에 들어 현역 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13회 수상 기록을 세웠다.}
여야가 28일 올해 마지막 국회 본회의를 개최하는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정치권의 기 싸움에 12월 임시국회는 ‘빈손 국회’로 종료될 위기에 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야 쟁점 사안인 개헌특위 연장 문제를 민생 현안과 분리 처리하기 위해 29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견은 이견대로 원내 지도부 간 효과적 논의를 더 이어가고, 시급한 민생 현안은 29일 본회의를 열어 분리 처리해 나가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은 크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국민의당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 원내대표의 제안을 비판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민생법안 운운하며 비열한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 민주당과 청와대의 공작 정치가 도를 너무 지나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 원내대표가 개헌특위 연장과 기타 사안을 분리하자는 언급은 국회 본회의 파행의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고 ‘문재인 관제 개헌’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최악의 정치 꼼수”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한국당을 끌어들여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제1야당을 패싱하는 꼼수를 갖고 하는 국정 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 민주당은 정신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극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일몰법(日沒法) 중 민생법안으로 꼽히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과 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시간강사법) 등의 연내 처리가 불가능해진다. 감사원장 및 대법관의 공석 장기화도 불가피해진다. 여야 대치로 정국이 냉각되자 본회의 소집의 마지막 열쇠를 쥔 정세균 국회의장 역시 고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은 막바지 합의 도출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29일 3당 원내대표들과 조찬 회동을 할 계획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중앙당 후원회의 정치자금 모금이 11년 만에 부활했지만 여야가 모두 후원금 ‘한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 후원회는 이날까지 국민 5223명으로부터 4억5933만 원을 모금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중앙당 후원회를 구성조차 하지 못했고, 국민의당은 “밝힐 만한 액수가 못 된다”며 모금액 공개를 꺼렸다. 오히려 6개 의석의 정의당이 4억5738만 원의 후원금(4582명)을 모아 민주당과 간발의 차로 2위에 올랐다. 모금액수가 크진 않지만 차이가 많이 나는 정당 지지율만큼이나 후원금도 민주당의 우세가 두드러졌다. 노조 및 사회단체 지원이 많은 정의당의 조직력도 힘을 발휘했다.○ 대선 ‘후유증’에 뒤늦은 후원금 설치 6월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2006년 ‘오세훈법’으로 사라졌던 정당의 ‘중앙당 후원회’가 부활했다. 각 정당이 직접 중앙당에 자체 후원회를 만들어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평소엔 1년에 50억 원까지, 선거가 있는 해는 100억 원까지 모금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5월 대선 이후 각 정당이 체제를 정비하는 기간을 거치면서 후원회 발족이 늦어졌다. 민주당은 10월 18일에야 이해찬 의원을 후원회장으로 정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중앙당 후원회를 등록했다. 통합파와 반대파 내분이 지속된 국민의당은 지난달 30일 김관영 사무총장을 후원회장 직무대행으로 임시로 정해 부랴부랴 후원회를 만들었다. 김 사무총장은 “아직 제대로 독려도 못한 상황이며, 일단 개문발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후원회 발족을 못한 한국당은 “후원회를 어떻게 잘 운영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후원회는 내년에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몸집이 가벼운 정의당과 바른정당이 비교적 발 빠르게 움직였다. 8월 30일 후원회(회장 이혁재 전 사무총장)를 설립한 정의당은 일찌감치 모금 운동을 시작했고, 바른정당 역시 7월 19일 후원회(회장 정병국 의원)를 만들어 지금까지 4000여만 원을 모았다. 바른정당 김성동 사무총장은 “11월에 탈당 사태 후 후원금이 집중됐다. 바른정당에 대한 지지와 성원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보 열기 뜨겁지만 관심은 저조 민주당과 정의당의 ‘실적’에는 열띤 홍보 노력도 한몫 기여했다. 민주당은 후원회 설치 즉시 대대적인 홍보전에 돌입했다. 김현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개인 한도 최고액인 500만 원을 후원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300만 원을 보탰다”고 발표했다. 또 추미애 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이 직접 출연한 ‘더치페이’(더불어민주당 치얼업 페이)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착한정치, 착한후원’을 모토로 하는 모금사이트 ‘차카오페이’를 열었으며, 10월엔 정치자금 후원 전용 자동응답전화(ARS)를 개통했다. 최근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심상정 전 대표가 ‘샤크송’ 동요에 맞춰 춤을 추며 후원을 요청하는 유튜브 영상도 만들었다. 정당 후원금 모금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정치학) 교수는 “아직 중앙당 후원회 부활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국민들에게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상반기 대선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미 개별 의원 등에게 후원을 마쳐 추가로 당에 직접 후원할 여력이 없다는 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최우열 dnsp@donga.com·박성진 기자}

내년 6·13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PK(부산경남)에서 자유한국당의 사수 작전에 경고등이 켜졌다. 부산시장 후보로 공들이던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경남도지사 후보로 영입하려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26일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속속 출사표를 내며 선거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창과 방패의 ‘낙동강 벨트’ 혈투 여야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PK를 이번 지방선거의 전략적 승부처로 삼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를 거머쥐었던 한국당으로선 반드시 승리해야 할 곳이다. 홍준표 대표가 지방선거의 목표로 정한 ‘6개 광역단체장 사수’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PK를 지방권력을 교체하는 교두보로 보고 있다. 보수세가 견고했던 ‘낙동강 벨트’를 20대 총선과 5·9대선에서 뚫으면서 지방선거도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장제원 의원의 친형인 장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한국당은 당초 세워둔 PK 사수 전략을 일부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장 총장은 “잠시나마 고민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위치에서 감당해야 할 책임이 엄중하다. 출마 얘기가 더 이상 회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남도지사 출마설이 거론됐던 안 전 대법관 측도 “지방선거에는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현재 부산에서 한국당 후보로는 재선 의지를 밝힌 서병수 부산시장과 박민식 전 의원,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뛰고 있다. 경남은 홍 대표의 도지사직 사퇴 이후 무주공산이다. 민주당은 예비주자 간 경쟁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부산시장 후보군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 4명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김 장관의 거취는 경선 흥행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그는 최근 출마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 아직 뚜렷한 여당 후보군이 형성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 문 대통령의 고교 및 대학 후배인 공민배 전 경남 창원시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당내에서는 지역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김 의원이 당의 출마 요청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별들의 전쟁’ 수도권, 청와대 출마자도 채비 수도권은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최대 격전지다. 후보군이 넘쳐나는 민주당의 내부 경선과 상대적으로 인물난을 겪고 있는 야당의 후보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3선 도전을 기정사실화한 박원순 서울시장 외에 박영선, 민병두, 우상호, 전현희, 정청래 등 전현직 의원들이 대거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당은 홍정욱 전 의원이 우선 영입 대상이다. 통합을 추진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출마설도 계속 나온다. 안 대표는 최근 바른정당 통합을 위한 전 당원 투표를 긴급 제안하면서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조금 더 열었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바른정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재선과 민주당의 탈환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안민석 전해철 의원,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과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국당은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남 지사는 최근 “야권 통합으로 일대일 선거 구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야권후보 단일화를 희망하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근 사의를 밝힌 황태규 전 대통령균형발전비서관을 시작으로 출격할 청와대 참모진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뒤를 이어 도지사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제주 출신 문대림 대통령제도개선비서관은 제주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혔다. 오중기 대통령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2014년 지방선거에 이어 경북도지사직에 도전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관급 참모 5∼10명도 기초단체장 선거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출마설이 나돌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수영 gaea@donga.com·박성진·유근형 기자}

국회는 26일 ‘2017 자랑스러운 국민상’을 수여했다. 사회 곳곳에서 어려운 사람을 묵묵히 돕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 국민을 응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한 상이다. 수상자는 세월호 사고 당시 실종자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김관홍 잠수사, 천안함 침몰 당시 구조 임무에 자원했다 순직한 한주호 준위 등 총 20명이 선정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수상자 모두가 김관홍 잠수사와 한주호 준위처럼 자기희생을 통해 사회에 감동을 전한 분들이다. 여러분의 희생과 봉사정신을 본받아 살맛 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회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강조했던 슬로건이다. 문 대통령이 집권 2년 차 국정동력을 적폐청산에서 민생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은 정권교체의 질적 변화를 국민이 직접 삶에서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 국정기조 전환 왜? 문 대통령은 최근 각종 회의에서 핵심 키워드로 ‘체감’을 강조하고 있다. 초점은 민생과 경제 분야로 모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내년 청년 일자리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내년 초 청년 일자리 대책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노사와의 만남 행사에선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강조하면서 “딱 1년만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취임 첫해 적폐청산을 통한 개혁과제를 발굴하는 데 집중해 왔던 것과 달리 민생 중심으로 집권 2년 차를 차별화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내년에는 ‘사람 중심 경제’를 내걸고 쏟아낸 △청년 일자리 대책 △부동산 시장 안정화 △복지 사각지대 해소 △문재인 케어 등 개혁과제들의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국정기조 전환은 문 대통령이 내건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선 내년부터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십 년간 지속된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 등을 뜯어고치기 위해선 무엇보다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야 개혁 동력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지지층에 확실한 개혁의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얘기다. 취임 첫해 적폐청산이 부각되면서 정치 보복 논란이 전면에 부각되는 데 대한 경계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와 개헌 등 굵직한 이슈를 앞두고 정치 보복 프레임이 불거질 경우 보수와 진보 대결로 사회가 분열되면서 국정동력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여권 내부에서도 문 대통령의 국정기조 전환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다. 적폐청산 작업에 대한 피로감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침묵하는 다수의 보수층이 언제 결집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적폐청산 작업이 자칫 이들을 결집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도 있다”고 전했다.○ 생활 적폐 발굴 개선은 지속 다만 청와대는 국정기조의 전환이 적폐청산의 마무리 수순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적폐청산을 ‘제도 개선과 시스템 개혁’이라고 규정하고 “다음 정권까지 가서라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적폐청산 종료 시점을 무 자르듯 규정할 수 없다는 것. 그 대신 내년부터는 국민 생활 속의 적폐를 발굴해 개선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제천 화재 참사, 낚싯배 전복 등 잇따른 사고에서 나타난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것 역시 적폐청산의 일환이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26일로 예정됐던 청와대 오찬을 무기한 연기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제천 화재로 국민의 마음이 무거운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을 수습한 이후 다시 시간을 잡을 수 있도록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부처별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도 연말을 기점으로 활동을 마감하고 제도 개선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취임 초부터 적폐청산을 주도했던 국가정보원의 개혁발전위원회와 적폐청산TF는 21일로 활동을 종료했다. 국방부의 군 적폐청산위원회는 6차례 회의를 통해 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등 4개 분야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 관건은 MB 수사 될 듯 관건은 검찰 수사다. 특히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리며 본격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칼을 겨눴다. 검찰은 MB의 다스 관련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 만료 시기는 내년 2월이 아닌 2020년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재직 중 벌어진 사건은 공소시효가 정지된다고 본 것. 상황에 따라 정치 보복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수사 불개입’을 선언한 청와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박성진·유근형 기자}
연말 정치권이 그간 잠잠하던 개헌 이슈로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31일 활동시한이 종료되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기한 연장 문제로 25일에도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국회는 개헌을 둘러싼 갈등으로 대법관 임명동의안과 법안 처리가 무산되는 세밑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공통 공약이었던 개헌을 놓고 정치권이 대립하는 진짜 속내가 무엇일지, 개헌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따져본다. ○ “동시 투표” vs “지방선거 이후” 현재 국회 개헌특위에서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내년 6·13지방선거와 함께 진행할지가 쟁점이 돼 있다. 민주당은 대선 때 3당 후보들이 모두 개헌을 공약했던 대로 내년 6·13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함께 부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내년 지방선거 이후부터 12월 사이로 개헌 국민투표를 미루자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당은 ‘국회 개헌특위와 정치개혁특위를 통합해서 6개월 연장하고 내년 2월까지 개헌안 발의를 위해 여야가 노력한다’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의 중재안을 받아들였지만 한국당은 이 역시 거부했다. 한국당은 ‘2월까지 개헌안 발의 노력’에 합의했다가 개헌안 도출에 실패하면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명분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계속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이 개헌안 동시 투표를 반대하는 일차적 이유는 ‘정권 심판’이라는 지방선거의 성격이 흐려진다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5·9대선 이후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중간 성적표를 받아 드는 선거다. 한국당은 또 여권이 권력구조 개편보다 지방분권에 집중하는 것이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 1년 활동한 개헌특위 초안도 못 만들어 국회 개헌특위는 1월 출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으면서 탄핵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를 헌법에 담기 위해서였다. 특위는 1987년 제정된 현행 헌법의 틀을 바꾸는 재설계에 나섰다. 기본권과 지방분권, 경제, 재정, 권력구조, 정부형태, 정당, 선거제도, 사법부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 23차례의 정기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헌안 초안도 마련하지 못했다.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 동성동본, 동성애 찬반 등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개헌안에 넣을지 주요 의제 선정도 하지 못했다. 개헌과 함께 다뤄져야 할 선거구제 개편 논의는 정치개혁특위 안건으로 올리지도 못했다.○ 개헌 논쟁, 결국 대통령의 손에 여야의 개헌 논의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서 여권에선 대통령 발의 개헌론이 부쩍 힘을 얻어가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국회가 내년 2월까지 개헌안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대통령에게 개헌안 발의를 먼저 요청하는 것도 불사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도 대통령 직속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을 중심으로 개헌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야는 지방선거 개헌안 동시 투표를 위한 개헌안 발의의 마지노선인 내년 3월까지 국회에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개헌 책임론 또는 무산론이 내년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개헌이 국민적 명분이 있는 이상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기류다. 한국당이 끝까지 지방선거-개헌안 동시 투표에 반대할 경우 한국당을 ‘개헌 반대 세력’으로 묶어 압박해 나갈 계획이다. 또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한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4당 연대를 통해 한국당을 고립시키는 구상도 거론된다. 그렇지만 한국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고 있어 민주당의 압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돼도 국회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국민투표에 부칠 수 없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실제 개헌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헌 무산에 대한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기 위해 대통령 발의라는 모양새만 취하는 것이라고 내심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현실적으로 여야가 내년 초까지 개헌안에 합의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개헌의 동력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길진균 leon@donga.com·홍수영·박성진 기자}
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 등의 더불어민주당사 대표실 점거가 현재 진행 중인 민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새로 제기됐다. 이 사무총장 등은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의 석방, 자신에 대한 수배 해제 등을 요구하면서 21일까지 사흘째 농성 중이다. 복수의 노동계 관계자는 21일 “이 사무총장 등은 차기 위원장 선거에서 약세인 후보 진영 측이다. 재투표 실시 하루 전날인 18일 당사를 점거해 투쟁력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켜 득표수를 늘릴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민노총은 1차 투표의 집계 과정에서 누락표가 발견돼 19, 20일 재투표를 했다. 여기서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22∼28일 결선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표실 기습 점거에 민주당은 난감한 표정이다. 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민노총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이 기습점거 이후 당사를 수시로 드나들며 이 사무총장 등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19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장관실 관계자를 급파해 농성자들을 설득했다. 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도 농성장을 찾아가 퇴거를 간곡히 요청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민주당은 민노총 선거가 끝나는 28일 전까지는 공식적으로 농성자들과 협상을 진행하거나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을 계획이다. 선거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당 고위 관계자는 “28일 선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농성을 끝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노총 내부에서도 선거가 끝나면 이 사무총장이 경찰에 자진 출두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박성진 psjin@donga.com·유성열 기자 “민노총 與당사 점거는 위원장 선거 겨냥?” 보도 관련 반론보도문본지는 지난 2017년 12월 22일자 “민노총 與당사 점거는 위원장 선거 겨냥?” 제하의 기사에서, 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 등의 더불어민주당사 대표실 점거가 당시 진행 중이던 차기 위원장 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임원선거 기호2번 선거운동본부는 민주노총의 점거 단식 농성은 선거와는 무관하고, 위 선거운동본부 관계자가 민주당사를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장면1. 18일 오전. ‘달빛 기사단’이란 아이디를 쓰는 한 사용자가 트위터에 ‘네이버 검색 해주세예’ ‘검색어: 홍준표 아베’ ‘현재 3위’라는 글을 올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일본에 가서 굴욕외교를 했다는 것을 부각해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노출시키자는 의미다. 오전 내내 네이버에서 ‘홍준표 아베’는 검색어 순위 10위권에 머물렀다. #장면2.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난달 28일 한 강연에서 “‘대통령이 하겠다는데 네가 왜 문제 제기야’라고 하면 공론의 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즉각 문재인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로부터 ‘적폐세력’이라는 공격을 받았다. 최근 문 대통령의 방중을 수행 취재하다 폭행당한 청와대 수행기자단은 “맞을 짓을 한 기레기들”이라는 맹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른바 ‘문빠’들의 여론 형성 구조와 실체가 새삼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 ‘좌표 찍기’와 ‘지원’이 세(勢) 과시 전략 문빠들의 주요 활동 무대는 온라인과 모바일 공간이다. 문 대통령 지지 행위는 이들만의 은어인 ‘좌표 찍기’와 ‘지원’으로 이뤄진다. ‘좌표를 찍다’란 용어는 공격해야 할 기사나 콘텐츠의 인터넷 주소를 다른 지지자들에게 알리는 행위를 뜻한다. 팬 카페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좌표가 찍히면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는 것은 순식간이다. ‘지원’도 활성화된다. 문빠들이 단 댓글에 비슷한 맥락의 댓글을 추가하거나 특정 댓글을 ‘베스트 댓글’로 만드는 행위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을 긍적적 댓글로 덮기 위한 시도도 있다. 16일 트위터에 한 사용자는 ‘여기 100개 넘는 댓글이 악플이에요. 부탁드립니다’란 글과 함께 전날 문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회동 관련 기사 링크를 첨부했다. 현재 해당 기사의 베스트 댓글은 문 대통령을 칭찬하는 글로 바뀌었다. 문 대통령의 맹목적 지지자를 일컫는 문빠들의 공격은 정치, 사회, 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문빠와 공식 팬 카페는 달라” 문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문빠 현상은 논란이다. 여전한 문자폭탄 등 문빠들의 공격에 속앓이를 하는 정치인이 적지 않다. 현재 2만2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공식 팬 카페인 ‘문팬’ 집행부와 가까운 김미경 서울시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팬과 그런 분(문자폭탄을 보내는 극성 지지자)들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문팬은 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각자 사회활동을 하는 보통 사람들이 역할을 하는 모임이다. 뭉뚱그려 문빠라고 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성적인 지지 활동을 하는 지지자들과 일부 극성 지지자인 ‘문빠’는 문 대통령 지지 모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활동 방식이 다르다는 얘기다. 실제 국내 유명 포털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는 다양한 형태의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이 개설돼 있다. 과거 전국적 조직망을 갖추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는 탄생 과정이나 구조 자체가 다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에선 문빠를 자진 해체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수많은 모임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여론 착시 현상도 문자폭탄을 보내는 문빠는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소수 문빠의 목소리가 여론의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매일 500통 이상의 문자폭탄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받은 문자를 분석해보니 한 사람이 하루에 70통을 보낸 경우도 있었다. 실제 송신자 수는 받은 문자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빠들의 맹목적 팬덤이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다수 이성적 지지자까지 ‘문빠 프레임’에 가두고, 문 대통령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문빠는 대통령이 정치를 잘 이끌어 좋은 성과를 내길 바라는 보통의 지지자들과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로지 문 대통령만 의견의 자유를 향유하길 바라고, 나머지 그와 갈등하는 의견은 없어도 좋다고 본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일당제주의자들이다”고 했다.길진균 leon@donga.com·박성진·신규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2월 활동이 종료되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활동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17일 “자유한국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안 투표를 실시하는 데 끝내 동의하지 않을 경우 12월 활동이 종료되는 개헌특위를 연장하지 않는 것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2일 국회 본회의 때 개헌안 기간 연장에 대한 투표가 통과되지 않으면 국회 내 개헌 관련 공식 협의체는 사라지고 청와대가 개헌안을 주도하는 형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국회 의석 분포상 한국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정부 개헌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어렵다. 민주당의 강경 기조는 한국당이 내년 6월 개헌에 동의하도록 압박하려는 전략이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특위 활동이 무산되면 한국당은 개헌 무산의 책임뿐 아니라 국민의 개헌 요구를 외면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개헌에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기도 했지 않느냐. 실효성 없이 진행되는 개헌특위 활동으로 ‘개헌 의지’는 표명하면서 내년 6월 개헌은 저지하려는 한국당의 ‘힘 빼기’ 전략에 말려들 이유가 없다”고 했다. 개헌특위 활동 연장이 끝내 무산되면 책임 공방은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개헌특위 공전을 둘러싼 책임을 놓고도 입장이 다르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개헌 의지가 없다”는 시각이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집권하더니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표현에도 경기를 일으킨다. 권력 구조 부분만 쏙 빼놓고 개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개헌특위는 실제로 이달 7월부터 추진하던 개헌 관련 대국민 여론조사에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놓고 싸우다 여론조사 자체가 이뤄지지 못했다. 개헌특위가 종료되면 사실상 국회에서의 개헌안 합의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국당이 개헌안 투표를 무산시키면 지방선거를 ‘개헌 대 반(反)개헌’ 구도로 치러야 하는 부담이 있다.장관석 jks@donga.com·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