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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 주니어 남자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홍성찬(18·횡성고)이 금의환향했다. 홍성찬은 1일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오픈에 동행한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 등 일행과 귀국했다. 세계 주니어 랭킹 9위인 그는 전날 열린 결승에서 톱시드인 러시아의 강호 로만 사피울린(18)를 맞아 접전 끝에 0-2(5-7, 6-7)로 패했다. 이 경기에서 홍성찬은 시속 200km를 웃도는 강한 서브를 지난 사피울린에 끈질긴 스트로크로 맞서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성인 무대 데뷔를 앞둔 홍성찬은 “내 가능성을 확인한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앞으로 남자 프로대회에 많이 뛰면서 우상인 조코비치처럼 세계 랭킹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174cm의 작은 키에 빠른 발과 스트로크를 지닌 그는 “서브를 보강해야 하고 체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원홍 회장은 “홍성찬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신장의 열세가 있지만 충분한 재능을 보였다. 기술만 보완한다면 세계 100위권 진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칭찬했다. 한편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는 세계 2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를 2-0(6-3, 7-6)으로 꺾고 개인 통산 19번째 그랜드슬램대회 단식 타이틀을 안았다. 역대 메이저대회 통산 최다 우승 2위가 된 윌리엄스는 슈테피 그라프(22회)에 3승차로 다가섰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경마를 통한 고객감동을 실현하고 한국 경마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 최근 침체에 빠진 마사회의 재도약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명관 한국마사회장(74)은 새해 들어 개혁 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2013년 12월 취임 후 1년 가까이 마사회 체질 개선에 집중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경마 혁신방안을 시행한다. 지난달 28일 만난 현 회장은 “한국 경마는 지속 가능 여부가 불투명할 정도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기업과 마찬가지로 마사회 같은 공기업도 경쟁력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경마 혁신은 고객이 원하는 재미있는 경주를 하고, 경마를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스포츠이자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경마는 지난 10년 넘게 매출액 감소, 고객 노령화 등 침체를 겪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적신호가 켜졌어도 그동안 이렇다할 개선 작업이 없었다는 데 있다. 현 회장은 문제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마사회 직원의 복리후생비를 64% 삭감했고, 성과 중심의 인사제도와 임금체계 개편 등의 내부 개혁 정책을 이행했다”며 “국산 말과 외산 말이 함께 경주에 출전하는 비율을 높이고 경주마 능력에 따른 편성 등의 개혁안이 현장에서 뿌리내리면 양질의 경주 상품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우수한 경주마를 배출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독점적인 지위를 지닌 마사회는 그동안 미흡한 서비스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마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말이 더 많다. 개장 시간에 임직원이 백화점처럼 고객에게 단체 인사를 하고, 식음료 판매장 시설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평가도 바뀌었다. 현 회장은 “고객은 기업 경영의 기본이다. 조직 문화를 ‘섬김 마인드’로 변화시키고 모든 서비스와 인프라를 고객 눈높이에 맞추고 있다. 렛츠런 파크(경기 과천시)를 가족과 함께 찾을 수 있는 말과 자연이 어우러진 그린 테마파크로 조성해 올 추석 쯤에 시범 개장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현 회장은 지난해 고객을 가장해 수도권의 장외발매소들을 찾았다. 직접 눈으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장외발매소는 해당 지역 주민에게 혐오시설로 인식돼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시설이 열악하고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널려있었다. 내가 봐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현장을 진단한 현 회장은 30개에 이르는 전국의 장외발매소에 좌석정원제를 도입해 증권사 객장 같은 쾌적한 환경을 만들었다. 지역 사회에서 환영받는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도 추진했다. 현 회장은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전자카드 추진에 우려를 나타냈다. 전자카드제도 시행은 건전한 경마 고객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것에 비유되면서 경마 및 말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 회장은 “사행산업 건전화라는 시대적 요청과 정책 목적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전자카드는 전체 경마 고객을 모두 잠재적 도박중독자로 가정하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규제다. 정원 제한, 인터넷 활용 등 대안도 많다. 정책의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 출신으로 감사원 부감사관, 삼성물산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등을 거친 현 회장은 어려서부터 산기슭과 해안에 방목된 말들을 보며 자랐다. “이웃집 강아지처럼 친숙한 말과의 인연이 평생을 가는 것 같다. 말과 사람이 함께 멋진 즐거움을 만들어가는 마사회를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만들겠다.”과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장하나(23·비씨카드)는 지난해 말 운전면허증을 땄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을 앞두고 운전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운전대를 잡으면 가슴이 두근거릴 초보 운전자 장하나가 새롭게 뛰어든 LPGA투어 2015시즌 첫 대회부터 고속 질주를 하고 있다. 장하나는 30일 미국 플로리다 주 골든 오캘라GC(파72)에서 열린 코츠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언더파 65타를 몰아쳤다. 중간합계 12언더파 132타를 기록한 그는 일몰로 50명의 선수가 경기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단독 선두로 2라운드를 마쳤다. 단독 2위에 오른 세계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4타 차로 앞섰다. 국내 대회 출전만으로 세계 랭킹 21위에 올라 있는 장하나는 이번 대회 대기 선수여서 예선을 거쳐 막차로 출전권을 따냈다. 장하나는 “힘들게 본선에 출전하면서 더 도움이 됐다. 남은 이틀 동안 초심으로 돌아가 견고한 샷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중간 합계 7언더파 137타로 아사아라 무뇨스(스페인)와 공동 3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2라운드에서 보기만 3개를 기록해 중간합계 2오버파 146타로 40위 밖까지 미끄러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장하나(23·비씨카드)는 지난 연말 운전면허증을 땄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을 앞두고 운전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운전대를 잡으면 가슴이 두근거릴 초보운전자 장하나가 새롭게 뛰어든 미국LPGA투어 2015시즌 첫 대회부터 고속 질주를 하고 있다. 장하나는 30일 미국 플로리다 주 골든 오캘러GC(파72)에서 열린 코츠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언더파 65타를 몰아쳤다. 중간합계 12언더파 132타를 기록한 그는 일몰로 50명의 선수가 경기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단독 선두로 2라운드를 마쳤다. 단독 2위에 오른 세계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4타차로 앞섰다. 국내 대회 출전만으로 세계 랭킹 21위에 올라 있는 장하나는 이번 대회 대기 선수여서 예선을 거쳐 막차로 출전권을 따냈다. 장하나는 “힘들게 본선에 출전하면서 더 도움이 됐다. 남은 이틀 동안 초심으로 돌아가 견고한 샷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중간 합계 7언더파 137타로 아사하라 무뇨스(스페인)와 공동 3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2라운드에서 보기만 3개를 기록해 중간합계 2오버파 146타로 40위 밖까지 미끄러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장하나가 30일 열린 2015시즌 LPGA투어 첫 대회인 코츠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타를 줄여 중간합계 12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세계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8언더파로 2위. 리디아 고는 7언더파로 마쳤다.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이 없어 대기 순번으로 있다 예선을 거쳐 막차로 출전한 장하나는 LPGA투어 데뷔 무대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2014년 말의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은 경마장에 새로운 활력이 감돌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경마 산업 경쟁력 강화와 국제화를 위해 내놓은 혁신방안이 다음 달 초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어서다. 혁신방안은 최근 침체에 빠진 한국 경마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허태윤 한국마사회 마케팅본부장은 한국 경마의 현실을 “배를 타고 가는데 바로 옆에서 벼랑 아래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상태”라고 비유했다. 그만큼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한국 경마는 2002년 연간 94일이던 발매일과 1183회였던 경주 수가 2013년 각각 연간 152일, 2323회로 두 배 규모로 늘었지만 매출액은 0.7% 증가에 그쳤다. 더욱이 20∼40대 경마 고객 비율은 2010년 48.2%에서 지난해 36.6%까지 줄어 고객 노령화가 두드러졌다. 혁신방안은 국산 말의 수준 향상과 흥미 제고를 위해 국산 말과 외국산 말이 함께 뛰는 산지 통합 경주를 확대하고, 종전 마리당 3만 달러였던 외국산 말의 도입 상한액을 5만 달러로 올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통합 경주는 치열한 경쟁을 유발해 더욱 박진감 있고 흥미로운 경마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유도하도록 하기 위해 레이팅 제도도 시행한다. 경주마 능력을 경주 편성 강도, 도착 순위와 차이, 성별과 연령, 경주 기록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산출해 레이팅에 따라 경주마 등급을 조정하고, 능력이 비슷한 말끼리 같은 조로 레이싱을 하게 하는 것이다. 우수한 외국산 경주마에 대한 문호를 확대하면서 국내 말 산업에 미칠 여파를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국내 생산 기반 위축을 막기 위해 산지 통합 경주는 경주마 중 레이팅이 상위 1, 2등급에 해당되는 16%에만 시행한다. 현재 전체 가용 말의 22% 수준인 외국산 말의 도입 마릿수를 25%로 제한하고 국산 말의 상금수득 비율도 70%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준서 한양대 교수(스포츠산업 전공)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는 건 경마도 마찬가지다. 이번 조치가 한국 경마 재도약과 활성화에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마 혁신안은 국내 프로야구의 외국인선수 제도와도 일맥상통한다. 1998년 외국인 야구선수가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국내 선수들의 설 자리를 잃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관중 증가, 국내 선수 경기력 향상 등을 통한 리그 확대를 가져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박근찬 홍보팀장은 “외국인 거포와 국내 타자들이 경쟁하면서 국내 야구에 실종됐던 시즌 40홈런 시대가 다시 열려 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마사회는 혁신과 더불어 공정성 강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공정관리본부’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심판처, 공정관리처 등은 부서 간 실시간 정보공유 협업체계를 구축해 공정성 저해 예방과 단속을 추진할 예정이다. 글로벌 경마도 마사회의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다. 국내 주요 대상 경주를 해외에도 개방해 올해 아시아챌린지컵(ACC)이 한국 일본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가 출전한 가운데 8월에 치러지며 총상금도 2억5000만 원에서 4억 원으로 높였다. 또 KRA컵 클래식, 뚝섬배, JRA트로피, STC 등 4개 레이스를 국제 경주로 시행하기로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윌리엄스 자매의 희비가 갈렸다. 동생인 세리나 윌리엄스(1위·미국)는 28일 호주 멜버른 파크 테니스장에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에서 도미니카 치불코바(10위·슬로바키아)를 2-0(6-2, 6-2)으로 완파했다. 세리나는 2010년 우승 후 처음 준결승에 올랐다. 반면 앞서 경기를 치른 언니 비너스(18위·미국)는 경기 도중 왼쪽 허벅지 통증에 시달린 끝에 미국의 매디슨 키스(35위)에게 1-2(3-6, 6-4, 4-6)로 져 탈락했다. 남자 단식에서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리는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8강전에서 세계 8위 밀로시 라오니치(캐나다)를 2시간 만에 3-0(7-6, 6-4, 6-2)으로 눌렀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우승자인 세계 4위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스위스)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남자 주니어 단식에 나선 이덕희(주니어 8위·마포고)는 사미어 쿠마(주니어 65위·미국)를 2-1(2-6, 6-0, 7-5)로 따돌리고 8강전에 합류했다. 홍성찬(주니어 9위·횡성고)도 보그단 보브로프(17·러시아·주니어 20위)와의 16강전에서 2-0(6-1,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용대 오빠 요즘 왕자님 됐어요, 호호.”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에이스 성지현(24·MG새마을금고)은 대표팀 선배 이용대(27·삼성전기)를 짓궂게 놀렸다. 둘은 요즘 인도네시아 발리에 머물며 현지 배드민턴 클럽의 임대 선수로 뛰고 있다. 이용대와 성지현뿐 아니라 이현일(35·MG새마을금고), 손완호(27·김천시청)도 인도네시아 리그에 합류했다. 곱상한 외모와 화끈한 쇼맨십으로 국제무대에서 지명도를 높인 이용대는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팬 사인회에는 수백 명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1년 전 이맘때만 해도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당시 이용대는 도핑테스트 회피 의혹에 걸려 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노력으로 혐의를 벗으며 징계가 풀렸다. 이용대는 “현지에서 전용 차량도 제공받았다. 주중에도 체육관이 꽉 찰 정도로 배드민턴 열기가 뜨겁다”며 웃었다. 한국 대표팀의 간판스타로 이름을 날리던 이 네 명은 국제대회와 대표팀 소집 훈련이 없는 연초를 맞아 배드민턴을 국기(國技)로 여기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중국에 단기 임대 형식으로 진출했다. 예전에도 실력 있는 한국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한 외국 팀들의 러브콜이 쏟아졌지만 해마다 1월에는 국내 최고 대회인 코리아오픈이 열려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올해는 이 대회가 9월로 연기돼 해외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용대와 이현일은 말레이시아를 거쳐 인도네시아로 이동했다. 세계 남자 단식 랭킹 4위 손완호는 중국으로 건너가 후난 성 창사팀 소속으로 3경기만 나서고도 경기 수당과 보너스를 합쳐 4200만 원을 받았다. 성지현은 지난주까지 중국 랴오닝 성 선양팀으로 나서 3승을 거뒀다. 선수들은 경기당 500만∼700만 원의 출전 수당과 같은 액수의 승리 보너스까지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한기’에도 가욋돈을 벌면서 실전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게다가 한국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 지역에서 셔틀콕 한류 열풍까지 일으키며 민간 외교사절 노릇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손완호는 “동남아와 중국의 배드민턴 인기는 부러울 정도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각오로 플레이 하나 하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와 김기정(이상 삼성전기)은 지난해 1월 도핑테스트 기피 혐의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간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자격정지 기간에는 대회 출전뿐 아니라 단체 훈련도 금지되기에 9월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날벼락이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징계 통보를 받은 두 선수의 소속팀인 삼성전기와 힘을 합쳐 구명 활동에 팔을 걷고 나섰다. 협회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관련 분야 전문 변호인단을 통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와 BWF를 상대로 징계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중재 신청을 내는 동시에 원심 처분을 취소하도록 BWF를 설득했다. 삼성그룹 법무팀도 가세해 힘을 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두 선수가 도핑테스트와 관련해 자신의 소재지를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등록해야 하는 의무를 세 차례 어긴 사유가 전적으로 행정 착오에 있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선수들에게는 아무 과실이 없었다는 것을 강조해 선의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협회에 쏟아지는 비난은 감수했다. 당초 두 선수는 1년 징계를 6개월로 줄이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징계 발표 3개월 만인 4월 징계 완전 철회라는 파격적인 결과를 얻었다. 그 대신 협회는 BWF로부터 도핑테스트 관련 위반 등을 이유로 4만4117달러(약 4400만 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한국 배드민턴은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12년 만에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이용대와 김기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4년 만에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만난 그들의 입가에는 미소부터 번졌다. 25일 괌에서 함께 훈련을 시작한 삼성 이승엽(39)과 새 외국인 투수 피가로(30)였다. 둘은 2011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1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극도의 슬럼프에 허덕이던 요미우리를 떠나 오릭스로 옮긴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에서 2년을 뛰다 일본 무대에 데뷔한 피가로가 낯선 동양 문화와 일본 야구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승엽은 출퇴근 때 자신의 승용차로 피가로를 태워줬고, 외국인 선수로 말 못할 차별과 설움을 겪으면서 둘은 더욱 가깝게 됐다. 그해 이승엽은 15홈런, 타율 0.201을 기록했고, 피가로는 8승 6패, 평균자책점 3.42의 성적을 남겼다. 이승엽이 2012년 삼성으로 복귀하면서 각자의 길을 걷던 이들이 이번에 다시 만난 데는 과거의 인연도 작용했다. 이승엽은 2년 전부터 구단에 “피가로가 좋은 투수”라며 영입을 권유했다. 지난해 여러 한국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피가로 역시 “이승엽이 있는 삼성에서 뛰겠다”며 푸른 유니폼을 선택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오릭스 시절 국내에서 TV 중계로 봤던 피가로에게 오래전부터 눈독 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피가로는 일본에서 최고 구속 시속 157km를 찍었으며 빠른 공뿐 아니라 컨트롤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24일 삼성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피가로는 “친구(이승엽)가 있어 든든하다. 우승 팀에서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어려운 일 있으면 내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 한국은 가족적인 분위기”라며 피가로를 반겼다. 마흔을 바라보는 이승엽은 자신을 믿고 따를 피가로를 통해 책임감과 함께 새로운 의욕을 보이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26·사진)이 금지약물 복용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박태환은 최근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태환의 소속사인 팀GMP는 도핑 적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박태환이 건강관리를 받았던 병원 측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팀GMP에 따르면 박태환은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를 2개월 정도 앞두고 국내의 한 재활 전문병원에서 무료로 카이로프랙틱(도수치료)과 건강관리를 제공받았고 이 과정에서 도핑 문제가 불거졌다. 소속사는 “당시 병원에서 주사를 한 대 놓아준다고 해 박태환은 해당 주사의 성분이 무엇인지,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있는지 수차례 확인했고, 이 병원의 의사는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 줬다. 하지만 이 주사에는 금지약물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두봉)는 팀GMP가 병원장을 상해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태환은 지난주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아시아경기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딴 박태환은 아시아경기에서 수차례 받은 도핑 테스트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박태환이 어떤 도핑 테스트에서 위반 사실이 걸렸는지, 징계를 받을지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이용대는 WADA의 도핑 테스트 기피 혐의가 있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자격 정지를 받은 뒤 재심의를 통해 고의성이 없었다고 인정받아 3개월여 만에 징계가 해제됐었다. 수영 관계자들은 박태환 측이 해당 병원의 과실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도 이용대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듀크대 마이크 쉬셉스키 감독(68)의 1000승 달성은 안준호 전 삼성 감독(59)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 안 전 감독은 지난 연말부터 미국 뉴욕의 세인트존스대 객원코치로 연수하다 26일 쉬셉스키 감독의 대기록 달성 경기를 코트 옆에서 지켜봤다. 안 전 감독은 “2만 명이 들어찬 관중석은 경기 내내 붉은색(세인트 존스대 상징색)과 파란색(듀크대 상징색)으로 양분돼 열띤 응원의 물결이 넘쳤다. 경기가 끝난 뒤 감독을 축하하는 기립박수만 10분 넘게 울려 퍼졌다. 모두가 감독 이름을 연호했다”고 전했다. 또 “2주 전부터 미국 주요 언론에서 쉬셉스키에 대한 뉴스가 쏟아졌다. 미국 사회 특유의 영웅을 만들고 대접하는 분위기를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쉬셉스키 감독은 1980년부터 36년째 듀크대 벤치를 지키고 있다. 안 전 감독은 “대학 팀은 선수 이동이 잦고 경험이 짧은 새내기들을 지도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이런 면에서 그의 지도력은 더욱 대단하다. 팀플레이의 대가이며 선수들의 강점을 철저하게 활용하는 게 장수의 비결 같다”고 평가했다. ‘코치 K’라는 애칭을 지닌 쉬셉스키 감독은 코트 밖에서는 선수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다. 안 전 감독은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으면 일일이 찾아다니며 가족처럼 지낸다. 골프를 치지 않는 보기 드문 대학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26)이 금지약물 복용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박태환은 최근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태환의 소속사인 팀GMP는 도핑 적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박태환이 건강관리를 받았던 병원 측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팀GMP에 따르면 박태환은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를 2개월 정도 앞두고 국내의 한 재활 전문병원에서 무료로 카이로프랙틱(도수치료)과 건강관리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도핑 문제가 불거졌다. 소속사는 “당시 병원에서 주사를 한 대 놓아준다고 해 박태환은 해당 주사의 성분이 무엇인지,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있는지 수차 확인했고, 이 병원의 의사는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 줬다. 하지만 이 주사에는 금지약물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박태환 측은 검찰에 해당 병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지난해 아시아경기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딴 박태환은 아시아경기에서 수차례 받은 도핑테스트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박태환이 어떤 도핑 테스트에서 위반 사실이 걸렸는지, 징계 여부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이용대는 WADA의 도핑 테스트 기피 혐의가 있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자격 정지를 받은 뒤 재심의를 통해 고의성이 없었다고 인정받아 3개월 여 만에 징계가 해제됐었다. 수영 관계자들은 박태환 측이 해당 병원의 과실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도 이용대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신인 박성준이 미국PGA투어에서 생애 최고 성적인 1타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성준은 27일 끝난 휴매나 챌린지에서 마지막 날 7언더파를 몰아쳐 합계 21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승은 22언더파의 빌 하스로 5명의 공동 2위 그룹의 추격을 따돌렸다. 박성준은 2부 투어를 거쳐 PGA투어에 데뷔했다. 2차례 심장 이식 수술 받은 에릭 컴프턴(미국)은 공동 선두로 출발했지만 공동 10위로 마감했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한국마사회가 경마 산업 경쟁력 강화와 육성을 위해 내놓은 혁신 방안에 대해 마주협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마주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서울경마공원에서 혁신안 강행 즉각 중단, 산지 통합 경주 거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비대위는 국산 말과 외국산 말을 동시에 출전시키는 산지 통합 경주 방침에 반발하며 출전 거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마사회는 국산 말의 수준 향상과 흥미 제고를 위해 산지 통합 경주와 종전 마리당 3만 달러였던 외국산 말의 도입 상한액을 5만 달러로 인상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마 혁신 방안을 만들어 다음 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마사회는 “한국 경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혁신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마사회에 따르면 2002년 연간 94일이던 발매일과 1183회였던 경주 수가 2013년 연간 152일에 2323회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지만 매출액은 0.7%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마사회의 혁신 방안에 대해 마주들은 “외국산 말에 비해 주력이 떨어지는 국산 말은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마주들이 외국산 말만 선호하게 되면 국내 말 산업은 고사 위기에 빠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태인 마사회 글로벌경마팀장은 “국내 그랑프리에서 국산 말이 외국산 말을 누르고 우승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 경주에서도 외국산 말의 무게 부담을 수정해 국산 말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반박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현재 전체 가용마 1400마리의 22% 수준인 외국산 말의 도입 마릿수를 25%로 제한하고 국산 말의 상금수득 비율을 70%로 유지하는 등 국내 생산 기반 위축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마주들의 우려를 일축했다. 또 “이미 전체 경주의 12%가량을 국산 말과 외국산 말을 섞어 치르고 있으며 개혁안이 시행돼도 상위 1∼2위 등급에 해당되는 16%에만 소폭 확대 시행될 뿐”이라며 “이번 개혁안 마련을 위해 30여 차례에 걸쳐 유관단체와 충분한 사전 협의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한편 “아무리 어드밴티지가 있어도 국산마가 외산마를 이기기는 쉽지 않다”는 마주협회의 주장에 대해 경마팬 오영미 씨(46·여)는 “말의 능력 차이는 기수의 기술로 만회할 수 있다. 마주협회의 출전 거부는 경마 팬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김종석 kjs0123@donga.com / 과천=박성민 기자}

‘골프 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고교 시절을 보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신혼집을 차렸다. 지난해 남편이자 스윙 코치인 남기협 씨(34)와 결혼한 그는 보금자리의 거실 벽에 자신이 우승했던 메이저 대회의 홀 깃발을 액자에 넣어 걸어뒀다. 지난해 말부터 이곳에 머물며 2015시즌에 대비한 훈련을 해온 박인비는 24일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기념 깃발을 거실 벽의 빈자리에 걸어 두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그답지 않게 구체적인 대회의 우승 목표를 밝히는 모습에서 절실함이 느껴졌다. 세계 랭킹 1위 박인비는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면 4대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모두 차지하는 커리어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박인비는 “라스베이거스를 훈련 장소로 택한 이유도 변덕스러운 영국 날씨를 감안한 것이다. 요즘 아침 기온이 섭씨 5도 안팎까지 떨어진다. 내가 추위와 바람에 약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을 극복하는 연습을 하는 데 최적인 것 같다”고 했다. 박인비는 집 근처 골프장인 TPC서머린에서 매일 연습라운드를 돌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남자 프로대회를 치른 코스인데 그린에서 공이 구르는 속도가 빨라 퍼팅과 쇼트게임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 호주에서 온 체력 트레이너와 함께 근력 강화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새색시 박인비는 집안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필드에선 골프에 집중하고 가정에서는 한 남자의 아내로서 해야 하는 일에 만족하고 즐기면서 생활하려고 한다.” 요즘 앞치마를 자주 두른다는 박인비는 “며칠 전 장조림을 처음 해봤는데 오빠(남편)가 맛있게 먹었다. 인터넷 요리법을 찾아보며 이것저것 만들어 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현지에서 딸 부부와 머물고 있는 박인비의 어머니 김성자 씨는 “이번에 미국에 오니 부엌에 들어갈 일이 줄었다”고 전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최대 관심사는 박인비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라이벌 구도를 이어 갈지다. 이에 대해 박인비는 “언론에서 언급한 사항일 뿐이다. 새로운 시즌이 되면 새롭게 성장하는 선수가 나온다. 리디아 고, 김효주, 백규정 등도 강세가 예상되는 후보들이다. 누구를 의식하기보다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꾸준히 실력을 유지하는 게 진정한 프로의 자세”라고 했다. 그는 또 새롭게 LPGA투어에 뛰어드는 김효주, 백규정 등의 후배들에게 “코스 안과 밖의 생활이 모두 중요하다. 골프 말고도 즐길 수 있는 걸 찾아야 행복한 골프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인비는 25일 미국 플로리다로 이동했다. 28일 개막하는 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박인비가 기혼자로서 처음 맞는 새 시즌이 이제 시작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스즈키 이치로(42·사진)가 메이저리그 3000안타의 꿈을 이어가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치로는 마이애미와 1년간 200만 달러(약 21억 6460만 원)에 계약했다. 2001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10년 연속 200안타 이상을 기록하고, 최다 안타 부문 1위도 7차례 차지한 이치로지만 꿈을 향한 도전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메이저리그 통산 2844개의 안타를 쳐 3000안타까지는 156개가 남았는데 지난 시즌 그가 만들어낸 안타는 102개였기 때문이다. 마이애미에서 충분한 타석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마이애미에는 지안 카를로스탠튼, 크리스티안 옐리치, 마르셀 오즈나 등 쟁쟁한 외야수들이 버티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개인 통산 3000안타를 달성한 선수는 총 28명이다. 이치로는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4122개의 안타를 때렸지만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메이저리그 3000안타 기록이 필요하다. 한편 이치로의 마이애미 이적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일본인 선수를 보유한 적이 있는 팀은 29개로 늘어났다. 일본인 선수가 한 명도 뛴 적이 없는 팀은 신시내티만 남았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사람들은 한때 그를 ‘신사수(神射手)’라고 불렀다. 신이 내린 슈터라는 의미였다. 1980년대 아시아를 주름잡던 이충희 씨(56) 얘기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프로농구 동부 감독에서 중도하차한 뒤 세인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외부와 접촉을 끊은 그를 다시 부른 건 세상이었다.○ “소질 없다” 농구부서 두번 쫓겨나 이 씨는 새해 들어 TV 농구 해설가로 활동을 재개한 데 이어 최근 올스타전에 초청을 받았다. 여기서 그는 문경은 SK 감독(44)과 전설의 슈터 대결에서 이겨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올스타전 다음 날인 12일 서울 송파구의 한 카페에서 이 씨를 만났다. 인터뷰 도중 기자는 같은 장소로 국제아이스하키연맹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러 온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의 한 고위 관리와 마주쳤다. 조심스럽게 다가와 “이충희 씨 팬인데 영광”이라고 말하는 그 관리를 위해 기자는 기념사진 촬영을 주선했다. 렌즈에 보이는 그 둘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슛도사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이 감독이 처음부터 명성을 얻은 건 아니었다. “난 노력형이다. 송도중학교 1학년 때 농구부에 들어갔는데 소질이 없다고 두 번 쫓겨났다.” 그는 중학 3학년 말에 10개월 동안 매일 슈팅 1000개를 성공시킨 뒤에야 그날 훈련을 마쳤다. “점심은 5분 만에 먹고 300∼400개를 쐈다. 새벽, 야간에도 던졌다. 그것도 가장 까다로운 위치인 오른쪽 코너에서만 연습했다.” 혹독한 훈련의 대가는 달콤했다. 송도고 졸업반 때 전국체육대회에서 50점을 넣었던 그는 고려대 입학 후 49연승을 이끌더니 현대 삼성의 스카우트 전쟁에 휘말렸다. 승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지시로 물량 공세를 펼친 현대였다. 이 씨는 “1981년 현대에 입단할 때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한 채와 스포츠센터, 현금 등을 받았다”고 했다. 스카우트 금액을 묻자 머뭇거리더니 “당시 30평짜리 강남 아파트를 20채 넘게 살 수 있었다. 한 채에 3000만 원 하던 시절”이라고 했다. 현대 시절에도 이 씨는 차로 1시간 거리인 숙소와 훈련장을 자주 뛰어다녔다. “살이 찐 것 같다”는 감독의 질책에 대관령을 구보로 넘기도 했던 그는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두번 경질… 고개 숙인 지도자 선수 시절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그 당시 어머니가 우편배달부에게 고생한다며 1만 원씩 주곤 했다. 집으로 하루에 1000통 이상의 팬레터가 왔기 때문이다. 유행하던 종이학 선물은 아마 수십만 마리 받았을 것이다.” 그런 그도 지도자로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LG 창단 감독을 맡아 지도력을 발휘하긴 했어도 2007년 오리온스 감독 취임 후 7개월 만에 경질된 데 이어 6년 만인 2013년 동부 지휘봉을 잡았으나 다시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관중 시위까지 당한 끝에 물러났다. 두 번 모두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퇴한 과거를 떠올리는 그의 표정은 굳어졌다. 이 씨는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결국 책임은 감독이 져야 한다”고 했다. ‘내 탓’임을 강조했지만 이 씨가 날개를 제대로 펴기에는 외풍도 심했다. 오리온스와 동부는 코치 구성에서 이 씨의 의견을 배제해 인사 문제가 지적된 데다 외국인 선수를 비롯한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에 시달렸다. 엘리트 코스만 밟은 이 씨가 자신을 향한 팬들의 비난이 인신공격 차원으로 변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았다.○ 농구 위해 뭐라도 하겠다 이 씨는 최근 탤런트인 아내 최란 씨와 요실금 팬티의 TV CF 모델로 등장했다. 평소 소문난 원앙부부의 모습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 속에 코트를 호령하던 이 씨의 이미지를 기억하던 팬들은 아쉽다는 반응도 보였다. 이 씨는 “예전부터 소외 계층을 위한 자선활동을 하고 있는데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광고에 나섰다. 다음 달에 2탄을 찍는다”며 웃었다. 이 CF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먼저 입었다”고 말하는 이 씨는 인터뷰를 마무리할 무렵 “아내가 농구장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다. 안타까움이 커서였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내가 다시 농구를 보고 있더라. 농구가 내 삶인 것 같다”고 했다. 그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명예회복이라는 단어는 이미 초월한 듯 보였다. 다만 농구를 향한 애정만이 차고 넘쳤다. “나를 내려놓았더니 마음이 편해지더라. 농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뭐라도 하겠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쉬는 날에는 뭐하며 지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쉬어 본 적이 없어 모른다(웃음)”는 대답이 돌아왔다. 16일 태국 카오야이의 까빈부리CC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던 김효주(20·롯데·사진)와 전화 인터뷰를 했을 때였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를 평정한 그는 지난해 말 각종 행사 참석과 인터뷰 요청 등 유명세에 시달린 뒤 시력 교정을 위한 라섹수술을 받느라 한 달 가까이 골프채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11일 출국 후 항공기 연착으로 태국 방콕공항에 오전 3시에야 도착했지만 그날 오후부터 바로 훈련에 들어갈 만큼 의욕이 넘쳤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하는 김효주는 한연희 전 대표팀 감독과 김종일 전 대표팀 코치의 지도 속에 남자 프로골퍼 박상현과 김도훈, 주니어 골퍼들과 어울려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18홀 연습라운드를 한다. 오후에는 쇼트게임과 퍼팅 위주로 연습한 뒤 야간에 2시간 정도 호텔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하고 있다.” 체력 강화를 우선 과제로 삼은 김효주는 전문 트레이너가 만들어준 요일별 프로그램에 따라 운동 기구를 활용하기보다는 스스로 몸을 움직여 골프에 필요한 근육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효주는 “그동안 운동량이 없었던 탓에 요즘 허리와 다리가 뻐근하다”고 했다. 라섹수술로 그동안 불편을 주던 렌즈 없이 생활하게 된 그는 “아직 시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좀 뿌옇게 보인다. 한 달 정도 지나면 세상이 훤해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훈련에 동행한 아버지 김창호 씨는 취사반장을 자처해 식사 시간이면 찌개와 반찬 등을 장만하며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김효주는 “점심에 짬이 나면 지인이 선물해준 ‘구해줘’라는 프랑스 장편소설을 읽고 있다”고 했다. 필드에서 자신을 구해줄 수 있는 건 훈련밖에 없다는 믿음을 지닌 김효주는 다음 달 26일 전지훈련 장소에서 2시간 떨어진 촌부리에서 열리는 혼다 타일랜드 대회를 통해 LPGA투어 데뷔전을 치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뉴질랜드 교포인 ‘골프 천재’ 리디아 고는 새해 들어 만 18세가 됐다. 뉴질랜드에서 이 나이가 되면 부모 동의 없이 결혼할 수 있고 참정권도 부여받는 등 달라지는 게 많다. 성인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리디아 고도 이제 어른이 됐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3월이면 고려대 신입생이 되는 리디아 고는 우선 외모부터 달라졌다. 모범생 이미지의 큼지막한 뿔테 안경과 작별을 고했다. 그는 지난해 말 국내에 있을 때부터 외부 행사에 콘택트렌즈를 끼고 나타나곤 했다. 최근 공개한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홈페이지 개인 프로필에는 안경 없이 한층 성숙해진 사진을 공개했다. 달라진 외모에 미국의 골프위크, 골프채널 등의 매체들은 “이달 말 리디아 고가 대회에 처음 출전했을 때 그를 못 알아볼지도 모르겠다”고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리디아 고의 변신에는 이유가 있다. 평소 그는 안경 착용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IMG의 관계자는 “필드에서 땀이 나면 안경이 흘러내려 어려움을 겪었다. 따가운 햇볕 때문에 눈에 피로감을 드러내기도 하고 연습을 하다 안경테가 부러지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안경을 쓰다 시력교정 수술을 받았던 과거 신지애와 달리 리디아 고는 시력교정 렌즈를 사용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LPGA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신인상에 시즌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세계적인 골프 교습가인 데이비드 리드베터와 새로운 시즌을 대비하고 있는 그는 28일 개막하는 LPGA투어 2015년 첫 대회인 코츠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세계랭킹 2위로 시즌을 출발하는 리디아 고는 “18세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해 워낙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올해 부담도 느껴지지만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고 싶다. 늘 일관되고 꾸준한 플레이를 하겠다”고 말했다. 겉모습만큼이나 속도 꽉 차 보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