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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철’ 해단식이다. 앞으로 3철은 없고 전해철만 있을 것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의 10일 북콘서트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이 한 말이다. 양 전 비서관은 “3철은 원래 우리끼리 부르던 애칭이었는데 이렇게 끔찍한, 주홍글씨 같은 프레임이 될지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기 수원시 아주대 체육관에서 열린 전 의원의 ‘함께한 시간, 역사가 되다’ 북콘서트는 3철의 총출동으로 주목받았다. 3철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전 의원과 양 전 비서관,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해 5월 대통령선거 이후 처음이다. 전 의원도 양 전 비서관의 말에 동의했다. 그는 “우연히 이름에 같은 철 자가 있다고 해서 싸잡아 비선 실세라고 비난한 것은 나쁜 프레임이다”고 했다. 다만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문재인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공통점에는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정봉주 전 의원(사진)이 성추행 의혹을 받은 뒤 7일 하려던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취소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0시 50분경 기자단에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회견장에는 그의 출마 선언을 응원하기 위한 지지자들도 나와 있었고, 각종 소품도 설치돼 있었다. 정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희정 (전) 지사 건으로 많은 분들이 멘붕에 빠져 있는 듯하다. 심기일전하고 예정했던 일정에 따라 7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다. 현장에서 기운 팍팍 불어넣어 달라”고 적었었다. 정 전 의원이 갑자기 취소를 한 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또 다른 가해자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다. 한 인터넷 언론은 이날 오전 9시 반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했다. 현직 기자인 A 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 전 의원이 2011년 기자 지망생인 자신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 내 카페로 불러내 포옹하며 키스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정 전 의원 같은) 파렴치한 사람에게 그런 큰일(서울시장)을 맡길 수 없잖아요. 서울시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데, 이 사람이 가장 위험한 사람이니까요”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에 정 전 의원 측은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 입장 정리에 시간이 필요해 회견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정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의 복당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당 소속이라고 말할 수 없다. 15일 복당 심사를 통해 최종 당적 부여 여부가 확정되는데, 이번 일을 제대로 소명해 내지 못하면 그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자신의 비서인 김지은 씨(33)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53·사진)가 의혹 제기 하루 만에 도지사직을 사퇴하고 정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지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이어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비서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한 뒤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 모두 다 제 잘못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안 지사로부터 네 차례 성폭행과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자신 외에 안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복수의 피해자가 더 있다고 밝혔다. 안 지사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홍보 업무를 맡았던 김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수행비서를 하다 최근 정무비서로 자리를 옮겼다. 김 씨는 5일 jtbc에 출연해 “지난 8개월 동안 네 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과 9월 각각 러시아와 스위스에 안 지사를 수행해 출장을 갔을 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스위스에선 “아니에요”, “모르겠어요”라고 했는데도 안 지사가 성폭행을 했다고 한다. 또 도청이 있는 충남 홍성에서 서울로 출장 갔을 때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안 지사가 성폭행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텔레그램의 비밀 대화방을 통해 ‘미안하다’, ‘괘념치 마라’, ‘다 잊어라’, ‘아름다운 스위스와 러시아 풍경만 기억해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올 2월 25일 안 지사가 밤에 불러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를 언급하면서 “미안하다. 너 그때 괜찮았냐”고 한 뒤 성폭행을 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그가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크다는 걸 알기에 늘 그의 기분을 맞추고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안 지사는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6일 페이스북에서는 “모두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성폭행 의혹이 알려진 5일 오후 9시 국회 당 대표 사무실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안 지사에 대해 만장일치로 출당 및 제명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제명은 당적을 박탈하는 것으로 정당에서 당원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징계 수위다. 민주당은 6일 오전 곧바로 당 윤리심판원을 열어 징계를 의결하기로 했다. 추미애 대표는 회의 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안 지사 관련 보도에 대해 당 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조동주 djc@donga.com·이지훈·박성진 기자}

부산·울산·경남(PK)은 6·13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다. “PK에서 이기는 당이 이번 선거를 이기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4년 전 지방선거 땐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광역단체장 세 곳을 석권했지만,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거치며 더불어민주당이 당세를 확장해왔다. 한국당은 수성전(守城戰)을, 민주당은 3곳 중 2곳 이상의 공성전(攻城戰)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23년간 진적 없는 한국당 아성… 김영춘-오거돈 등이 깰지 주목 한국당은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전신인 민주자유당 후보가 부산시장에 당선된 뒤 부산을 놓친 적이 없다. 그때 야당인 민주당의 첫 도전자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그 후 한국당과 민주당의 득표율 격차는 10.85%(2010년), 1.31%(2014년)로 좁혀졌다. 여당인 민주당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고, 박재호 의원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최대 변수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등판 여부다. 오 전 장관은 김 장관이 출마하면 양보하겠다는 의사도 몇 차례 밝혔다. 민주당은 오 전 장관 등의 탄탄한 지역기반과 김 장관의 인지도를 합치면 현직 서병수 시장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본다. 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출마 여부에 “개인적으로 결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당은 물론 청와대와도 상의가 필요하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국당에선 서 시장에게 박민식 전 의원과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도전장을 냈다. “100개 이상의 기업을 유치하고 창업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지난 4년간의 성과를 앞세우는 서 시장에 박, 이 전 의원이 ‘새 인물론’으로 맞서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선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인 이성권 전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다. ● 경남與 김경수-한국당 윤한홍 채비… 사실상 문재인-홍준표 대리전경남은 문재인 대통령과 제1야당인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고향(각각 거제와 창녕)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선 홍 대표(58.85%)가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주당 김경수 의원(36.05%)을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2017년 대선에선 이 지역에서 홍 대표(37.24%)가 문 대통령(36.73%)을 그야말로 간발의 차인 0.51% 앞섰다. 민주당에선 공민배 전 창원시장과 권민호 거제시장이 출사표를 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김경수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판이 흔들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선 PK 승리를 위해 김영춘 장관-김경수 의원 ‘투톱 전략공천’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김 의원은 “당과 청와대, 기초단체 선거 후보자들과 논의해 3월 말에서 4월 초에는 출마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고에 들어갔다. 한국당에선 김영선 안홍준 전 의원, 강민국 도의원,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이 나선다. 홍 대표가 경남지사일 때 정무부지사를 지낸 윤한홍 의원의 투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홍 대표의 ‘복심’이라는 윤 의원과 김경수 의원이 붙는다면 야당 대표와 대통령의 대리전이 될 수 있다는 것. 홍 대표는 이미 “홍준표에 대한 재신임을 걸고 경남지사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국당 내부에선 두 번의 경남지사를 지냈던 김태호 전 의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격전지인 만큼 공약 대결도 치열하다. 민주당은 무산됐던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거론하고, 한국당은 김해 신공항 확장을 유지한 채 신도시를 만드는 ‘김해 국제에어시티’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 울산현역 한국당 김기현 재선 도전… 與 송철호-임동호-심규명 경쟁울산시장 선거는 재선을 노리는 김기현 현 시장이 한국당 단일 후보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여러 후보가 도전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울산 터줏대감인 송철호 변호사를 비롯해 임동호 울산시당위원장, 심규명 변호사 등이 경선에 참여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에선 이영희 시당공동위원장이 나섰고, 민중당에선 김창현 시당위원장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박성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 간 7일 회동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또다시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가 홍 대표의 회동 조건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진 대화 기조를 설명하기 위해 여야 5당 대표에게 7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갖자고 제안했다. 이에 홍 대표는 ‘안보 문제에 국한’ ‘실질적 논의 보장’ ‘비교섭단체 배제’ 등 3가지 조건을 청와대가 받아들일 경우 회동에 참석할 수 있다고 역제안했다. 홍 대표의 참석에 공을 들이던 청와대는 고심 끝에 홍 대표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홍 대표가 제시한 조건을 검토했으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특히 난색을 표한 부분은 ‘비교섭 단체를 배제하자’는 조건이다. 이 관계자는 “안보 문제에 국한하자는 조건과 실질적 논의를 보장하라는 조건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사안별로 각 당 대표에게 충분한 시간을 보장해 줄 수 있다. 그러나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대표에게 참석을 요청했고, 이들이 참석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두 당을 배제하라는 요구는 상식적인 예의에서 벗어나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지난해 7월과 9월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도 불참했다. 각각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결과 설명,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안보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절반이 안 되는 득표율로 당선된 문 대통령이 압도적 다수당과 군소정당 대표를 동일선에서 취급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청와대의 결정을 비판했다. 홍 대표의 불참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나에게 개헌은 가능성이자 희망이고 변화다.” 1987년 9차 헌법 개정 당시 태어나 올해 31세가 될 때까지 하나의 헌법 아래 산 대한민국의 첫 번째 세대. 동아일보가 정치권의 개헌 논의와 관련해 두 번의 올림픽, 외환위기와 대통령 탄핵, 세 번의 정권교체를 경험한 이들 청년 31명(남자 16명, 여자 15명)에게 ‘내 삶에서 개헌의 의미’를 묻자 20명(65%)이 긍정적인 변화의 동력으로 삼고자 했다. 부정적(7명·22%), 중립적(4명·13%) 답변보다 훨씬 많았다.응답자의 90%인 28명이 “현 시점에서 개헌이 필요하다”고 답하면서 이들은 새 헌법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스스로의 삶에서 찾았다. 회사원 김가연(가명·여) 씨는 입학한 지 13년이 넘도록 대출금을 갚지 못한 현실을 털어놨다. 김 씨는 “결혼을 하고도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는데 남편한테 참 미안하더라. 내가 바라는 개헌은 소득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미투(#MeToo·성폭력 고발 운동)’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양성 평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회사원 양수진 씨는 “우리 나이대 여성들은 남녀 차별을 경험으로 안다. 여성의 노동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헌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민주화 헌법의 세례를 받고 태어나 한국 사회를 주도할 시기에 10차 개헌 논의에 참여하는 1987년생들의 개헌 기대감이 높은 건 현실의 벽이 그만큼 녹록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에 대한 기억을 묻자 △빈부격차(10명·중복 답변 허용) △기회 불균등(8명) △남녀 차별(7명) △과도한 경쟁(4명) △과중한 업무(2명) 등을 꼽았다. 이들은 새 헌법에서 빈부격차 완화나 기회 균등, 양성 평등 조항이 강화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이번에 논의되고 있는 개헌은 1987년 이후 31년에 걸쳐 일어난 대한민국의 코페르니쿠스적 변화를 반영하려 한다는 점에서, 이전 개헌이나 다른 정치적 어젠다보다 시민들의 삶에 끼치는 파급력의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20대 국회는 아직 개헌을 위한 대국민 설문조사도 진행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더 이상 개헌을 미룰 수 없다며 이달 20일 대통령 개헌안 발의를 예고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청와대 주도의 개헌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치 전선만 형성하고 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틀을 위한 개헌 동력은 아직 시동도 못 걸고 있는 셈이다. ▼ 공정경쟁권, 여성노동권, 휴식권… ‘평등과 행복’ 목마르다 ▼“우리 나이에 3억 원짜리 전세 얻을 돈이 어디 있어요.” “자는 딸 얼굴만 보는 게 무슨 아빠입니까.” “여자라서 채용 안 한다기에 교사 꿈 접었죠.” 올해 서른한 살, 1987년생의 삶은 불만족스러운 것이 많았다. 헌법에 어떤 가치를 반영해야 하는지에 머뭇거렸던 그들은 “살면서 뭐가 힘들었느냐”고 바꿔 묻자 기다렸다는 듯 답변을 쏟아냈다. 빈부 격차, 남녀 차별, 기회 불균등, 과도한 노동 등 다양했다. 하지만 결국 모두가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와 내 가족이 더 행복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그 가치를 헌법에 실어 달라는 목소리였다.○ “금수저의 ‘반칙’을 불허해 달라” 직장인 하지훈 씨(31)는 몇 해 전 취업한 자신을 가리켜 “운이 좋았다”고 했다. 취업을 못 해 결혼도 미루고 혼자 사는 친구들이 주변에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숨이 나왔다. 하 씨는 “서울에 전셋집을 얻으려면 최소 3억 원이 필요하다. 성인이 돼서도 부모님한테 기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헌법에서는 어떤 형태의 사회적 특수계급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상 빈부에 의해 계층이 나뉠 수밖에 없는 게 현실. 금수저는 사실상 ‘반칙’이 용인되는 공정하지 못한 경쟁 시스템도 문제다. 특히 최근 공공기관, 금융기관 취업 비리 등이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겼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사회의 가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계층·세대 간 격차 해소를 위해 국가의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의료계에 종사하는 우승현 씨(31)는 “부모님이 1995년 2억8000만 원에 산 아파트는 현재 18억 원으로 크게 올랐다. 반면 우리는 부모 세대에 비해 결혼, 내 집 마련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며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어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대통령,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사회 불평등 문제 해결을 방기한 만큼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인들을 견제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회사원 유승오 씨(31)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국회의원 덕에 동네가 뭔가 개선됐다는 것을 느껴보지 못했다. 제대로 일을 못 하면 국민소환제를 통해 혼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특권을 제한하고, 국민발안제와 국민소환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다수 나왔다.○ ‘87년생 김지영’의 절규 ‘교사 모집 공고 남 0명·여 0명’ 학원 강사 윤아라(가명·31·여) 씨는 대학 졸업 후 수년간 사립 교사 정규직 채용에 응시했지만 남녀 차별의 높은 벽 앞에서 꿈을 접었다. 지원했던 학교마다 최종 합격자에 여성은 없었다. 몇 년 전 윤 씨가 기간제로 일했던 사립고는 젊은 여교사를 전부 비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윤 씨는 “남녀 교사 성비가 99 대 1 수준이었다. 결혼과 출산 문제 때문에 여성 정규직 채용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헌법은 성별이나 종교,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은 물론 여성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87년생 김지영’들에게는 예외가 많다. 실력이 문제가 될 때도 있겠지만 여자라서, 엄마라서, 아내라서가 이유일 때도 많다. 윤 씨는 “결혼, 출산을 앞둔 여성은 채용 기피 대상이다. 여성의 평등한 노동권을 헌법에서 더 강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의식은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헌법 조항 개정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변호사 유선아(가명·31·여) 씨는 “조직에서 성별 하나로 취업과 승진을 결정하는 경우도 여전하다. 출산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도 포괄한 기본권 항목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로사회는 이제 그만…휴식권 명시해야” 일 못지않게 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세대인 만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펀드매니저 이우진 씨(31)는 일밖에 몰랐던 아버지와는 다르게 살고 싶다. 그런데 이 씨는 요즘 아버지와 점점 닮아가는 자신을 걱정한다. 그는 “퇴근하면 딸과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하는 내가 무슨 아버지인가. 그토록 싫어했던 아버지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것 같아 너무 두렵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윤지민 씨(31)는 쫓기며 사는 삶 자체가 문제라고 했다. 윤 씨는 “대학 땐 성적을 잘 받아야 했고, 대외활동으로 스펙을 쌓아야 했다. 취직해서도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며 “쉬는 게 죄악시되는 게 아니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권리를 헌법에 강제해 달라”고 말했다. 31년 전보다 사회가 크게 변한 만큼 새 요구 사항도 생겼다.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권리’ ‘쾌적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울 권리’를 요구하며 환경권 강화 목소리가 커진 게 대표적이다. ‘나홀로 가구’와 비혼주의자 등이 늘어난 상황에서 가정 공동체의 법적 테두리를 확대해 달라는 요구도 있다. 혈연이나 혼인 관계로 이뤄진 경우만 법적 ‘보호자’로 인정할 게 아니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보호자의 범위를 늘려달라는 것. 이 밖에 소수자 차별 금지, 생활 안전권 강화, ‘동물권(權)’ 보장 등도 제시됐다.▼ 민주화 누리고 양극화 시달린 ‘촛불 세대’… ‘현행 헌법과 동갑’ 1987년생의 31년 ▼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사망한 1월부터, 16년 만에 직접투표로 대통령이 선출된 12월까지. 1987년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혁명적 변화를 불러온 기점이 됐다. 올해 31세인 ‘87년생’들은 같은 해 태어난 현행 ‘87년 헌법’과 나이가 같다. 6·10 민주항쟁으로 쟁취한 ‘정치적 민주화’ 이후 세대다. 서슬 퍼런 독재 정권 아래 국가의 조직적인 폭력을 직접 겪지는 못했지만 ‘87년 헌법’ 아래 지난 31년간 격변해온 한국사회의 변화상이 이들의 삶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87년생의 유년기는 전후(前後) 어떤 세대들보다 ‘장밋빛 미래’를 꿈꿨던 시기다. 이듬해 열린 88올림픽은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선진화를 급속히 진전시켰다. 이어진 ‘3저(低) 호황’과 국가 주도의 고성장 전략으로 1990년대 중반까지 이들은 해를 더해갈수록 윤택해지는 희망적인 삶을 누렸다. 하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위기를 맞았다. 30대 후반∼40대 중반이었던 이들의 부모세대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태풍 한가운데에 있었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얼어붙은 고용시장의 삭풍을 버티는 부모를 보며 ‘평생직장’에 대한 신뢰를 잃고 ‘철밥통’으로 상징되는 안정적인 직장을 갈구하게 됐다. 또래가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2002년 효순·미선 양 사건에 공분한 이들은 첫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21세 때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광우병 파동, 29, 30세 때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재현된 촛불집회에도 나가봤다. 문화적으로는 H.O.T.와 god 등이 이끈 1990년대 대중문화 황금기를 누리며 사춘기를 보냈다. 2006년 성인이 된 이들의 생애 첫 투표는 이듬해 17대 대통령 선거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으로 두 번째 정권교체를 겪은 뒤, 다양한 정치적 혼란상이 빚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서거했고 2010년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또래 군인들이 희생당했다. 이들이 대학 졸업 후 가까스로 첫 직장에 들어간 나이는 남녀 각각 평균 25.7세, 23.9세(통계청, 2013년)다. 하지만 취직이 곧바로 결혼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비혼(非婚)’개념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젠더 감수성’에 민감한 1987년생은 어느 세대보다 격차 해소와 성평등,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추구하며 다음 개헌에 목소리를 얹으려 하고 있다.김상운 sukim@donga.com·최우열 기자·최고야 best@donga.com·홍정수·박성진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 70여 명은 25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한을 막는 ‘육탄 저지’에 나섰다. 한국당 의원들은 전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곧바로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으로 이동했다. 당초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영철 방한 시간에 맞춰 25일 오전 9시 의원들을 집결시키는 것으로 작전을 짰다. 그러나 ‘당의 계획이 알려져 정부가 통일대교를 봉쇄할 움직임이 있다’는 정보가 입수된 뒤 작전을 바꾼 것이다. 김 원내대표와 ‘김영철방한저지투쟁위원회’ 위원장인 김무성 의원 등 약 20명은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철회하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들고 2개 차로에 앉아 24일 오후 7시부터 밤샘 농성을 했다. 25일 오전엔 홍준표 대표와 의원 70여 명이 합류해 12m 길이의 대형 태극기를 도로에 펼치고 “태극기를 밟고 지나가라”고 외쳤다. 홍 대표는 “김영철이 정찰총국장 자리에 있으며 천안함 폭침에 관여 안 했다고 한다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진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는 주장도 믿어줘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김영철 일행이 통일대교를 피해 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6시간 만에 농성을 풀었다. 홍 대표는 현장에서 “통일대교를 지킨 덕분에 김영철이 개구멍으로 빠져 나갔다. 대한민국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체류 기간 동안 김영철을 체포해서 척살(刺殺·칼로 사람을 찔러 죽임)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농성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작태이며 국제적 망신이다. 문재인 정부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된 작태는 자기부정이고 모순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파주=홍정수 hong@donga.com / 박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6·13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전략공천 대상 지역으로 당 경쟁력이 높은 광주 전남 충남 등 이른바 ‘서부전선’을 우선 검토 중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정치권 관례대로 전략공천 카드를 약세 지역인 부산 울산 경남 등에 투입해 ‘PK 상륙작전’을 펼칠 것이란 예상과는 다른 것이다. 21일 민주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최근 광주 전남 충남 등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당헌·당규상 광역단체장 17곳의 20% 범위 내인 3곳까지 전략공천이 가능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 후보들의 이전투구가 난무해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지역에 ‘평화유지군’ 차원에서 지도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당 관계자는 “특정 지역 예비후보들 간 과도한 네거티브 공방이 당과 문재인 정부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지방선거의 전체적인 판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광주는 이용섭 전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의 ‘문심(文心)’ 발언 등으로 후보자들 간 진흙탕 싸움이 시작된 지 오래다. 올해 초 이 전 부위원장의 당원명부 불법 사용 의혹으로 시작된 갈등은 문재인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 논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에서는 ‘제3의 인물’ 투입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은 전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이개호 의원이 광주전남 지역의 유일한 민주당 현역 의원이라는 점이 고민거리다. 원내 1당 사수 전략을 명분 삼아 이 의원에게 출마 재고를 요청한 뒤 국회의원이 아닌 중량감 있는 인사의 전략공천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사표를 낸 충남도 비슷한 형국이다. 각종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박 전 대변인을 향한 다른 예비후보들의 네거티브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쏟아지고 있는 것. 과열 양상에 제동을 걸기 위해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인 박완주 최고위원은 이달 말 후보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네거티브 자제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충남 국회의원인 강훈식 김종민 어기구 의원을 비롯해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경남 지역에선 전혀 다른 이유로 전략공천 문제가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의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 여부가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규에 따라 지방선거 출마자는 선거 120일 전인 이달 13일까지 지역위원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김 의원은 김해을 지역위원장직을 유지하고 있어 김 의원이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오려면 전략공천 외에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당 지지율만 믿고 민주당 후보가 되면 무조건 선거에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은 크나큰 오산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회가 20일 본회의를 열고 66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국회가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며 파행을 거듭한 지 13일 만이다. 하지만 2월 임시국회 마감 일주일 전 ‘몰아치기식’으로 민생법안을 처리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통과된 학자금 상환 특별법은 보다 일찍 처리됐어야 할 대표적 민생법안으로 손꼽힌다. 실직 또는 휴직으로 학자금 대출 상환이 어려워진 채무자는 상환을 유예할 수 있게 됐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는 ‘몰래카메라(몰카)’ 방지를 위한 성폭력방지법도 마련됐다. 앞으로 불법촬영 영상물 유포로 피해를 입은 성폭력 피해자는 국가로부터 영상물 삭제를 지원받는다. 관련 비용은 촬영·유포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난임시술 의료기관에 대한 평가 결과 공개를 의무화한 모자보건법, 학교에서 커피 등 고카페인 식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중증장애인의 재활과 일자리 보장을 위한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 개정안 등도 처리됐다. 다만 처리가 시급한 6·13지방선거 광역의원 정수 및 선거구 획정, 기초의원 정수 등을 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이날도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19일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대치 끝에 합의안 마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본회의 진행 도중 “어떠한 경우에도 28일에는 공직선거법을 처리해 후보 등록에 차질이 없도록 각 당이 적극적으로 대화와 타협 노력을 펼쳐 줄 것을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물 관리 일원화법,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 2018년 예산 편성에 따른 세출법안 등 여야 쟁점 법안도 상정되지 못했다. 이 법안들 역시 28일 본회의 처리를 위해선 여야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 파행의 주요 원인이었던 법사위도 늑장 가동됐다. 하지만 여야는 계류 중인 87건의 법안을 심사해야 하는 촉박한 상황 속에서도 심사와 관련 없는 사안으로 정쟁을 벌이며 시간을 허비했다. 포문은 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열었다. 남북관계발전법 등의 처리를 위해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김 의원은 ‘김일성 가면’ 논란이 불거졌던 북한 응원단의 가면 사진을 보여주며 “김일성이 맞느냐”고 압박했다. 한국당은 조 장관에게 ‘북한 대변인’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최근 언론에서 (조 장관이) 북 대변인이라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고 주장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6·13지방선거를 120일 앞둔 13일 광역자치단체장과 교육감 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전국 17개 시도선관위에서 시작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관할 선거구 선관위에 피선거권, 전과기록, 정규학력 등에 관한 증명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후보자는 기탁금의 20%를 납부해야 하는데 시도지사와 교육감 선거는 1000만 원을, 국회의원 재·보선은 300만 원을 우선 내야 한다. 등록한 예비후보는 공식 선거사무소를 차릴 수 있다. 현수막을 내거는 등 제한된 범위에서 선거운동도 가능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5월 31일 이전까지 선거사무소 설치, 명함 배부, 어깨띠·표지물 착용, 전화 통화, 선거구 내 가구수의 10% 이내에서 홍보물 발송 등이 허용된다. 국회의원 재·보선 예비후보는 후원회를 설립해 1억5000만 원까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다음 달 2일부터는 광역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4월 1일부터는 시도의원, 구시의원과 기초단체장 등의 예비후보 등록이 각각 시작된다. 다만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야 협상이 사실상 답보 상태를 이어가며 광역의원 선거구와 정수 등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일정은 유동적이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13일 일명 ‘불효자 먹튀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자식이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뒤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부모를 상대로 패륜 범죄를 저지른 경우 부모에게 재산을 돌려주도록 민법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현행 민법은 재산을 물려받은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지 않거나 부모와 직계 혈족에게 범죄를 저지르면 부모가 자식에 대한 증여를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미 증여한 재산은 반환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현행 민법의 맹점을 보완해 부모가 이미 증여한 재산까지 반환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독일은 민법에서 부당이득 반환의 법리를 적용해 부모가 이미 증여한 재산도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독일처럼 ‘불효자’가 물려받은 재산을 부당이득으로 보는 것이다. 박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률을 보이는 우리나라에서 불효자 방지법을 논의하는 일은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이번 법안 발의를 통해 퇴색되어가는 효(孝)의 의미를 되새기고 가족 공동체 복원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7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방남 카드를 꺼내 들자 정치권은 화들짝 놀랐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조차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김여정이라는 깜짝 카드를 내놓은 것이 단순히 이목을 끌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길 바란다. 남북 관계의 실질적 개선과 평화를 향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대화를 줄곧 강조해 왔던 집권여당이 북한의 조치와 향후 파장 등을 고려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이 직접 내려오는 것도 아니고 국민 정서상 두 손 높이 들어 환영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평창 올림픽 이후 ‘북한 변수’라는 리스크 관리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진보정당인 정의당도 김여정의 방문을 마냥 환영하지는 않았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북-미 관계의 긴장감이 여전하다. 북한이 평창 올림픽 참가를 통해 한반도 평화 국면 조성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야당은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김여정은 북한 공산독재와 세습 정권의 상징일 뿐”이라며 “참혹한 인권 탄압 등 ‘북한 김씨 왕조’의 본질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도 “북-미 대화를 전제로 핵 고도화를 위한 시간을 벌거나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꿈꿔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앞으로도 3철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은 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의 두 번째 북 콘서트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3철은 친노(친노무현) 핵심이자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 전 비서관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과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을 일컫는 말이다. 이번 북 콘서트에는 ‘3철’이 지난해 대선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은 “‘3철 프레임’이 사실 좋은 프레임이 아니다. 자꾸 부담 되고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 이 전 수석은 일부러 안 왔다”고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현 정치지형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에 진정한 보수도 진보도 없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진보라기 보다 중도 또는 합리적 보수라고 생각하고 보수를 자처하는 분들은 수구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사회가 보수 진보로 나눠 대결할 문제가 아니고 합리냐 불합리냐, 애국이냐 매국이냐 등의 가치로 선거에서 심판하는 것이 나라가 발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한 양 전 비서관의 정치권 복귀를 권해 눈길을 끌었다. 전 의원은 “양 전 비서관이 일관되게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양 전 비서관은 전 의원의 팔을 툭 치며 만류하는 듯한 발언을 제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양 전 비서관은 유시민 작가를 거론하며 “적절한 시기에 문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2011, 2012년경 정치를 그만두려고 할 때 유 전 장관이 등을 떠밀었다”며 “서로 돕는 것이 윈윈(win-win)”이라고 말했다. 북 콘서트에는 전 의원을 비롯해 문 대통령의 또 다른 복심인 민주당 김경수 의원,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참석해 함께 무대에 올랐다. 또 무대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민주당 박정, 박남춘, 송영길 의원 등이 행사장을 찾았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김정은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해임되고 김정각 전 인민무력성 제1부상이 후임에 올랐다고 국가정보원이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8일 북한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은 김정각 지휘 아래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강석호 정보위원장 등이 전했다. 국정원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노동당 조직지도부 주도로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이 진행됐다”고 재확인한 뒤 “검열 결과 황병서는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됐고 현재 고급당학교에서 사상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임은 김정각”이라고 보고했다. 이어 “총정치국 제1부국장 김원홍은 해임 및 출당 처분을 받았고 부국장 염철성과 조국진은 강등 후 혁명화 교육을 받는 등 다수 간부가 해임 또는 처형됐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엔 손철주, 선전부국장에는 이두성이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총정치국장에 오른 김정각은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시신을 운구한 이른바 ‘운구차 7인방’ 중 하나다. 이듬해 인민무력부장에 올랐지만 2013년 명예직 성격이 강한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에 임명돼 밀려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2014년 12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모습이 전해지며 복귀설이 돌았고 이번에 화려하게 재기했다. 국정원은 열병식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초부터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병력 1만2000명을 동원해 열병식을 준비 중이고, 각종 미사일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황인찬 hic@donga.com·박성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발 ‘개헌 드라이브’를 5일 공식화하자 여야 정치권은 180도 다른 반응을 내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6월 국민개헌을 국민과 수차례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당연한 지시”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개헌안이 나온다면 결국 국회는 직무유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반면 야당은 국회가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해 개헌 논의를 진행하는 중에 대통령이 정부안 마련을 지시한 것에 발끈했다. ‘관제개헌 독재’ ‘호헌세력’ 등 논평도 거칠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실상 개헌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권력의 힘으로 국민 개헌을 발로 걷어차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이어가겠다는 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어렵게 여야 합의를 통해 이제 갓 출발한 국회 개헌특위를 무력화하면서까지 개헌을 밀어붙이려는 태도는,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 소양마저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호헌 세력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진정으로 개헌을 원한다면, ‘권력구조 개편안은 국회의 몫’임을 결단하고 선언하라”고 덧붙였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박성진 기자}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사진)는 2일 “이번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으로 전환해내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이 배제된 개헌은 속 빈 강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한국 정치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는 만악의 근원이다. 개헌 시기는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이 약속했던 대로 지방선거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김 원내대표는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정당별 의석을 할당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여의치 않다면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라도 비례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으로는 “대통령의 자의적인 인사권을 제한하고 객관적인 인사 시스템을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과의 핵 공유 협정체결을 제안했다. 그는 “만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중국이 원유 공급 전면 중단 같은 강력한 조치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독일 등 나토 회원국들처럼 미국에 핵 공유 협정체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6·13지방선거 때 개헌 동시 투표를 요구하고 있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노동자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문구를 헌법에 명시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헌법 전문에 ‘행정수도’를 명기하고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촛불시민혁명 등을 계승한다는 문구도 추가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1일 개헌 의원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잠정 확정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130조의 헌법 문항을 1조부터 하나씩 검토하며 90여 개 수정 및 신설 조항에 대해 의견을 모았고, 12개 쟁점에 대해 충분한 토론을 거쳤다. 2일 의총에서 최종 의결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개헌 당론의 방점은 경제민주화에 찍혔다. 먼저 ‘근로자’라는 표현을 ‘노동자’로 바꾸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란 표현을 반영하기로 했다. 현행 헌법은 경제적 보호 대상에 중소기업만 포함하고 있지만, 소상공인을 추가하고 ‘사회적 경제’라는 문구도 넣기로 했다. 토지 공개념을 강화하기 위해 ‘투기 억제’를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기로 했다. 공무원의 노동 3권은 보장하되, 경찰과 군의 노동권은 제한할 수 있게 했다. 4조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조문은 당초 ‘자유’를 빼고 ‘민주적 기본질서’로 수정하기로 했다가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발을 의식해 그대로 두기로 했다. 국민발안권 신설 등 직접민주주의 강화 조항을 새로 만들고, 생명권 안전권 정치적망명권 정보기본권도 신설하기로 했다. 대통령 사면 때 국회 동의, 감사원의 국회 배속, 양원제 도입 등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국회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비해 ‘영장을 검사만 신청할 수 있다’는 조항도 삭제하기로 했다. 다만 가장 관심이 높은 정부 형태, 선거구제 개편 등 권력구도 개편안은 2일 의총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자체 의원 설문조사 결과 민주당 의원들은 ‘4년 중임제’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 유지가 우세하지만 지방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도농복합형에 대한 요구가 상당하고,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를 확대하자는 의견도 많다”고 설명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31일 “모든 사회경제주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만이 대한민국의 위기 해소를 위한 유일한 탈출구”라며 가칭 ‘사회적연대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의 목표는) 노동, 복지, 규제, 조세 등 정책 전반에 대해 높은 수준의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 노사정위원회에 대해 그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하고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빠져 있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 숙의 과정을 확대하는 시민의회(의회배심제) 설치,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 기능 폐지, 국회 담장 철거 등 국회 혁신 방안을 제안했다. 또 “공정, 혁신, 사람의 3대 성장전략을 실현하겠다”며 사회적 경제 3법(사회적경제기본법, 사회적가치실현법, 사회적경제 기업 구매 촉진 및 판로 지원 특별법) 등의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야당에 촉구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재건축 부담금을 포함해 보유세 인상과 분양원가 공개 등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권력기관 개혁과 선거제도 개혁, 헌법 개정이라는 3대 정치개혁을 강조한 우 원내대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야당의 국회 추천 요구를 수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선거연령이 19세 이상인 유일한 국가”라며 선거연령의 18세 하향 조정을 강조했으며, 헌법개정 국회안은 늦어도 3월 초까지 확정해야 한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북한에 대해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문을 함께 열 수 있도록 북한의 성의 있는 자세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여야 정치권이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직후 경쟁적으로 현장에 달려가 “네 탓” 책임 공방을 벌였지만 정작 중요한 소방안전 관련 법안들을 1년 넘게 통과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잇단 화재 참사 원인이 스프링클러 미설치와 방염(防炎) 외·내장재 같은 시스템 문제인데도 정작 국회가 관련 입법을 방치해 결과적으로 희생을 키운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밀양 참사의 주요 원인인 스프링클러와 비상탈출 로프 설치 규정이 대표적이다. 2014년 10월 건물규모가 아닌 재실자의 나이와 피난 속도 등을 기준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을 선진국형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있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이 개정안은 반영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밀양 세종병원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에서 빠졌다. 2015년 1월 경기 의정부 아파트 참사의 주요 원인을 시정하는 불연재 사용 법안은 논의조차 못 하고 이듬해 5월 자동 폐기됐다.제천 참사의 원인인 소방차 진입구역 내 일반 차량 주차를 막기 위해 과태료 부과를 강화하는 법안도 비슷한 처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길게는 14개월간 잠자고 있던 관련 법 개정안 5개를 제천 참사가 나자 이달 10일 한꺼번에 통과시켰지만, 법제사법위원회는 아직 상정도 안 했다. 6개월의 유예기간을 감안하면 상반기 내 시행은 물 건너갔다.전문가들은 정치권이 ‘입법 공백’을 계속 방치할 경우 제2의 제천, 밀양 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교수(소방방재학)는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을 늘리는 등 관련 법령부터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국회가 조속한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기준 강화법안 1년 넘게 방치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터지고 20일 뒤인 이달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소방차의 화재현장 진입을 원활하게 하는 내용의 소방기본법과 도로교통법 개정안 심사가 진행됐다. “의견 있으신 위원님들 말씀해주세요.”(소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그런데) 앞당겨도 문제없잖아요? 준비가 필요합니까?”(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동주택 대상을 정하려면 대통령령을 개정해야 됩니다. 대상이 안 정해져 즉시 시행할 수 없습니다.”(소방청 우재봉 차장) “알겠습니다.”(황 의원) 여야 간 쟁점이 없던 소방기본법 개정안 중 법안심사소위가 제시한 유일한 의견은 간단히 봉합됐다. 소방기본법 개정안은 발의된 지 1년 2개월이 흘렀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그러나 하루 동안 오전에는 법안심사소위(2시간 26분), 오후에는 전체회의(5시간 10분)가 열렸다. 국회가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7시간 36분 만에 이 개정안을 포함한 법안 5건을 벼락치기하듯 처리한 것이다. 행안위가 통과시킨 법안을 보면 화재 예방과 관련해 중요한 내용이 적지 않다. 예컨대 2016년 11월 발의된 소방기본법 개정안은 공동주택에 소방차 전용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소방차 전용구역에 일반 차량을 주차하거나 진입을 가로막으면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법안들은 우여곡절 끝에 행안위는 통과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법사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도 통상 6개월∼1년의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이 법안들이 올 상반기 안에 시행되긴 어렵다. 법사위 관계자는 “솔직히 여야 모두 의지가 없었다. 임시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이라도 여야가 합의하면 얼마든지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법사위원장인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0일 임시회가 열리자마자 이 법안들을 검토한 뒤 우선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밀양 화재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스프링클러나 비상탈출 로프 설치 의무 규정은 과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완화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014년 10월 발의된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법 개정안은 그해 5월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고를 계기로 요양병원에도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다. 건물 규모가 아닌 병원 환자들의 나이와 피난 속도를 설치 기준에 반영하도록 한 것.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연면적 5000m² 이상 혹은 수용인원 500명 이상인 경우에만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수정됐다. 밀양 세종병원은 결국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6월 발의된 같은 법 개정안도 숙박시설이나 밀폐된 영업장 등에 대해 스프링클러와 비상탈출 로프 설치를 규정했지만, 중소 상공인의 부담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지난해 말 자동 폐기됐다. 제천 참사의 주요 원인인 외벽 마감재와 관련해선 19대 국회 때 유관 법안이 발의됐지만 해당 상임위인 위원회(현재는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제대로 된 심사과정 없이 폐기됐다. 2015년 4월 “6층 이상인 건축물과 도시형생활주택 등은 외벽 마감재로 반드시 불연 재료를 사용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건축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건축주의 경제적 부담이 크고, 낮은 층은 불이 나도 상대적으로 대피가 쉽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결국 이 법안은 소위에서 단 한 차례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다가 2016년 5월 자동 폐기됐다. 김상운 sukim@donga.com·박성진·장관석 기자 ·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사진)이 25일 경기도지사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여야에서 거론되는 후보 가운데 첫 출마 선언이다. 양 시장은 이날 경기도의회 브리핑룸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를 바꿔 문재인 정부 성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 상생과 변혁으로 경기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양 시장은 “경기도를 대권 도전의 징검다리로 여긴 역대 도지사들의 무책임, 무관심이 경기도를 황폐화시켰다. 경기도민만을 위한 도지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명시장으로서 광명동굴, KTX광명역세권,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기적을 이뤄냈다. 경기도에도 이런 기적의 드라마를 쓰겠다”며 고교 의무교육과 청년기금 1000억 원 조성, 유라시아 대륙철도 허브 건설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당내 경선 및 본선 경쟁력에 대해서는 “도민들이 제가 살아온 삶, 성과, 비전 등을 제대로 알게 되면 판세가 요동치고 달라질 것”이라며 “(출마가 예상되는) 이재명 성남시장이나 전해철 의원과 당당하게 붙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동아일보 기자 재직 시절 한국기자상 2회, 이달의 기자상 7회 수상의 특종기자로 이름을 날린 양 시장은 민주당 대표언론특보를 거쳐 민선 5, 6기 광명시장을 연임했다.수원=남경현 bibulus@donga.com / 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