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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매출이 준 일부 병원에서 직원들에게 ‘임금 반납 동의서’를 받아 물의를 빚고 있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거쳐 가 지난달 19일 자진 휴원했다가 같은 달 22일 재개원한 경기 용인의 A병원은 6월 임금 지급일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직원들에게 ‘임금 중 20%를 반납하겠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받았다. 병원 측은 “메르스로 월 매출의 3분의 1이 감소해 불가피하게 시행했다”며 “급여가 월 200만 원 미만인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했고, 동의서 작성을 원하지 않는 직원은 (동의서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대놓고 못 내겠다고 거부하기가 쉬운 일이냐”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도 경영난으로 최근 이사회가 자진 임금 삭감을 검토했지만 노조가 반발해 보류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메르스와 관련된 병원들은 매출이 30∼7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메르스 사태가 한창일 때는 사회 분위기와 의료진 사기 등을 고려해 이들 병원이 임금 삭감을 적극 추진하지 못했지만, 메르스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환자가 4일째 발생하지 않아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신종 감염병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려 국내로 들어온 사람 수가 2010년 이후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린 뒤 국내로 들어온 사람은 4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335명, 2011년 357명, 2012년 352명, 2013년 494명이었다. 해외에서 감염된 뒤 국내로 들어온 사람들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건 뎅기열 환자다. 2010∼2014년 중 2011년을 제외하고는 뎅기열 환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도 164명(41%)이 뎅기열이 감염된 뒤 국내로 들어왔고, 2013년에는 이 같은 환자 수가 251명이나 됐다. 뎅기열의 경우 현재까지는 국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없어 해외 유입에 대한 감시 수준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메르스 신규 환자는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나흘 동안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엔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퇴원자는 2명 늘어 97명이 됐다. 보건당국은 마지막 환자 발생일(지난달 28일)로부터 4주(최대 잠복기의 2배) 동안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25일경에는 메르스 종식 선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메르스로 경영난에 빠진 의료기관에 건강보험 급여(환자가 진료를 받을 때 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지급하는 돈)를 평시보다 한 달가량 빨리 지급하기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가 발생 또는 경유했거나, 치료를 한 138개 병원은 올해 2∼4월 지급받은 요양급여의 한 달 평균액을 7일 미리 받게 된다. 통상적으로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뒤 병원이 급여를 지급받기까지 한 달가량이 걸린다. 보건당국은 선지급이 병원들의 자금 운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선지급은 7월, 8월 두 차례 실시하고 메르스와 직접 관련이 없어도 경영난을 겪는 주변 병원들도 지원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업계는 이번 조치의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은 “피해 병원들은 수입이 70% 이상 급감해 7월 직원 월급도 주기 어려운 형편이다”라며 “선지급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수입 감소분을 직접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이세형 기자}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 중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첫 번째 환자(1번 환자)가 회복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의료원은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1번 환자가 최근 5차례 유전자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대소변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1번 환자는 지난달 20일 확진 판정을 받고 중앙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이 환자는 현재 메르스 감염 상태에서는 벗어났지만 퇴원하기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7일 인공호흡기를 뗐지만 기관지 절개 상태이고 폐렴 증세도 아직 남아있기 때문. 또 약 40일 동안 누운 상태로 치료를 받아 근력이 약화됐고, 욕창이 생겨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주치의인 조준성 호흡기센터장은 “의료진과 글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된 상태”라며 “격리조치를 해제하고 일반 병동으로 이동하겠지만 퇴원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번 환자 회복에는 기관지 내시경 시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바이러스성 폐렴 증상이 심했고, 스스로 가래를 배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권용진 국립중앙의료원 메르스 상황실장은 “시술 과정에서 에어로졸이 발생해 감염 위험이 높았지만 적극적으로 기관지 내시경을 실시했고, 이것이 환자의 폐렴 완화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명(25일)→1명(26일)→1명(27일)→0명(28일)’ 신규 환자가 나흘 연속 1명 이하에 머물면서 메르스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번 주(6월 28일∼7월 4일)를 메르스 확산 저지의 마지막 고비로 보고 위험 지역인 서울 동부지역 통제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환자 발생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서울 동부지역에서 다수를 감염시킨 76번 환자의 최대 잠복기(6월 20일)가 지났기 때문이다. 76번 환자에게서 감염된 4차 확진자들이 다수의 일반 국민과 접촉한 건국대병원, 강동성심병원, 강동경희대병원 등에서도 집단 발병 가능성이 점점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동경희대병원은 165번 환자가 투석실에서 13일까지 다수와 접촉했지만, 최대 잠복기가 지난 28일까지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179번 환자가 20일 증상 발현 후 거쳐 간 경기 구리시 카이저재활병원에서도 아직 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7월 4일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환자 대량 발생 가능성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28일 96번 환자(42·여)가 퇴원하면서 전체 확진환자(182명) 중 절반인 91명이 완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1명(104번 환자) 더 늘면서 32명이 됐다.세종=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 10명 중 1명만이라도 해외 대신 국내로 발길을 돌린다면 연간 약 4조2000억 원의 내수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린 아모레퍼시픽의 매출(3조8740억 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해외여행객의 10%가 국내 여행을 갈 경우 4조2432억 원의 내수 창출 효과와 5만467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해외여행객(1608만 명)이 쓴 총지출액(42조4325억 원)을 바탕으로 산출한 금액이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여행객 증가율은 2012년 5.4%, 2013년 2.4%, 2014년 0.6%로 점차 둔화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해외여행객은 8%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강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국제관광연구센터장은 “국내 관광이 활성화되면 호텔, 요식업은 물론이고 농촌, 어촌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내수 진작의 촉매제로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28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환자가 20일 이후 8일 만에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25일부터 3일 연속 1명만 발생한 데 이어 28일 환자가 나오지 않아 진정세를 이어간 것이다. 김호경 whalefisher@donga.com / 세종=유근형 기자▶A10·12면에 관련기사}
내년 1월부터 시간제 근로자의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이 절반으로 줄게 된다. 다음 달 29일부터는 만 18세 미만 근로자도 국민연금에 당연 가입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민연금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25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2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 기준이 완화된다. 지금까지는 한 사업장에서 월 60시간 이상 일해야만 직장인 가입자가 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한 곳에서 하루 한두 시간만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이 어려웠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한 곳에서 월 60시간 미만만 일하더라도, 두 곳 이상에서 일한 시간이 60시간이 넘으면 국민연금 직장인 가입자가 될 수 있다. 18세 미만 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도 수월해진다. 18세 미만은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동의해야만 직장인 가입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7월 29일부터는 의무적으로 국민연금 직장인 가입자에 가입할 수 있고, 보험료도 절반만 부담하면 된다. 단, 본인이 원하지 않을 경우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호원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장은 “직장인 가입자는 보험료를 절반만 내면 되기 때문에 약 21만 명의 시간제 근로자와 약 2만 명의 18세 미만 근로자의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달 1일부터 틀니(완전, 부분)와 치과 임플란트(최대 2개까지 가능)를 할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이 기존 만 75세 이상에서 만 70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시중 가격의 절반가량으로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또 144만∼150만 원 하던 틀니는 60% 정도 적은 약 61만 원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0명(20일)→3명(21일)→3명(22일)→3명(23일). 숫자만으로는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20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뒤 21∼23일 3명씩만 발생했고, 24일도 4명에 그쳤기 때문.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규 환자들이 발생하는 양상이 다소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칫 잔불 처리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도 보건당국의 선제적 격리 미비로 환자가 발생했다. 슈퍼 전파자인 76번 환자는 6일 건국대병원 응급실을 거쳐 6층 병동에 5시간가량 머물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6층 일부 병실에 있던 환자만 격리했다. 76번 환자가 6층에 머문 시간이 짧고, 고관절 환자라 이동 범위가 좁다고 판단했던 것. 하지만 6층의 다른 병실에 머물던 176번 환자(51)가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21일 확진된 170번 환자도 같은 이유 때문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격리 대상을 6층 전체로 설정했다면 감염 가능성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76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격리 범위가 상당히 좁게 설정됐다”고 대응이 미비했음을 인정했다. 또 “건국대병원의 신규 입원, 외래 등을 중단하는 부분 폐쇄 조치를 취해 더 강도 높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환자가 계속 발생하는 것도 걱정거리다. 178번 환자(29)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평택박애병원에 입원한 가족을 간병하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어떤 환자와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접촉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의 통제망을 벗어난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경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격리자들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격리관찰자는 19일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었지만 24일에만 298명이 증가했다. 5일 강동경희대병원에서 76번 환자와 접촉한 뒤 10일 증상이 발현됐지만 서울 강동 지역 4개 병원(목차수내과, 상일동 본이비인후과, 강동신경외과, 강동성심병원)을 돌아다니며 약 7500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173번 환자 탓이다. 의료진의 감염이 늘어나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179번 환자는 강원도 내 국가지정 격리병원인 강릉의료원의 간호사로 96, 97, 132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간호사는 12일 132번 환자를 서울로 이송하면서 구급차에 동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간호사가 레벨 C등급(모든 피부를 공기와 차단하는 수준)의 방역복을 입고 있었다는 점이다. 보건당국은 5시간가량 구급차에서 땀을 흘린 간호사가 보호구를 벗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와 접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최대 잠복기(14일)보다 약 12일이 지나 확진을 받은 사례도 발생했다. 177번 환자(50·여)는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한 후 입원했다 24일 확진 사실이 알려졌다. 정 반장은 “177번 환자는 입원 당시부터 열이 있는 등 증세는 잠복기 안에 발현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18일 메르스 검사에서 한 차례 음성이 나오는 등 진단에 시간이 걸린 케이스로 보인다”고 말했다.세종=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의 부분 폐쇄 조치가 무기한 연장됐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일일브리핑에서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삼성서울병원 즉각대응팀이 이날 삼성서울병원 측에 부분 폐쇄 연장을 권고했고, 병원 측이 이를 받아들였다”며 “부분 폐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현재로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부분 폐쇄 조치는 앞으로 이 병원에서 발생할 마지막 환자의 바이러스 감염일로부터 2주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자 13일 신규 외래 진료, 입원, 응급 상황을 제외한 수술 등을 중단하는 부분 폐쇄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초 보건 당국은 137번 환자(이송요원)의 최대 잠복기가 끝나는 24일 부분 폐쇄를 중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감염 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환자(162번 방사선사, 164번 간호사, 169번 의사)들이 계속 발생하자 부분 폐쇄 연장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병원 의료진은 24일 이후 외래 예약 환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환자 상태를 살피고 예약 날짜를 조정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신규 환자 4명이 추가되면서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수 있는 시기가 많이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당국은 이날 메르스 종식의 키를 쥔 건국대병원에 부분 폐쇄 조치를 내렸다.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이세형 기자}
보건당국이 질병관리본부 산하에 6개 지역본부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보건복지부가 방역 지침을 하달해도 일선 보건소에서 따라주지 못하는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보건당국은 각 지역본부가 보건소를 나눠 관리하면서 지역 병원, 검역소 등과의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공중보건 위기 대비 조직역량 강화 방안’에 따르면, 복지부는 서울 부산 경인 대구 광주 대전 등 6개 지역에 지역본부를 두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관할 지역 병원의 감염병 관리를 총괄하고 위기 상황에서는 의료기관 폐쇄 명령 등의 권한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지역본부는 기존 공항과 항구의 국립검역소 인원을 총괄하고, 별도의 감염관리 인력과 역학조사관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신종 감염병을 연구할 수 있는 BL3 실험진단실을 갖추게 된다. 각 지역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한 환자 유전자 검사 결과를 총괄해 질병관리본부로 통보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본부를 신설하면 복지부가 총괄할 때보다는 보건소에 대한 통제력이 강해질 것이고,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초기 대처를 신속하게 할 수 있다”라며 “지역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방청 인력까지 연계하면 강력한 통제와 일사불란한 방역이 가능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본부 신설이 단순 자리 늘리기에 그칠 우려도 있다. 지역본부장과 지자체장이 보건소에 대한 권한을 정확하게 나누지 않는다면 결국 시군구 보건소 행정은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유근형 noel@donga.com·김민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던 김모 씨(51). 김 씨는 자신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환자가 이 병원을 다녀갔다는 소식을 듣고 관할 보건소에 신고한 뒤 자가 격리자에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씨의 불안감은 계속됐다. 메르스에 치명적이라는 신장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 김 씨는 보건당국 콜센터에 다시 한번 문의를 했고, 곧 자가 격리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인 시설 격리 조치를 취해주겠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김 씨는 시설로 이송되지 못했다. 시설 격리를 위한 장소 마련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A연수원을 시설 격리 장소로 지정하려 했지만 해당 보건소와 지방자치단체가 거부한 것이다. 김 씨는 적절한 시설 격리를 받지 못하다 뒤늦게 증상이 발현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의 가족들이 다시 격리되는 악순환을 겪어야 했다. ○ 보건 당국 지침 일선 보건소에선 먹통 보건복지부와 보건소의 엇박자가 메르스 확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스 환자가 본격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던 지난달 말 보건당국은 보건소에 의심신고가 들어올 경우 상부 보고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보건소는 안이한 대응으로 확진환자의 신고를 지나쳐 다량의 격리자를 양산하기도 했다. 보건소의 늑장 대응으로 격리 대상자들의 격리가 늦어지기도 했다. 30대 회사원 유모 씨는 “지난달 27일 아들과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왔는데 열흘이 지나서야 지역 보건소로부터 자가 격리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의 통일된 지침이 없어 일선 보건소의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복지부는 11일부터 병원 외부에 호흡기 환자를 위한 별도 공간(선별진료소)을 설치하라고 권고했지만, 보건소에는 별다른 권고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음압시설, 발열카메라 등을 갖춘 선별진료소를 둔 보건소가 있는가 하면, 아직도 선별진료소가 없는 보건소도 있다. 방역 체계의 머리와 손이 따로 노는 것은 보건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보건소에 대한 지휘 권한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소는 기본적으로 복지부 지휘를 받는다. 하지만 보건소장을 포함한 보건소 인력의 인사권은 해당 지자체에 있다. 행정자치부, 복지부가 정책 지침을 내려도 영이 잘 서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보건당국과 지자체가 강력한 협력 체제를 갖추지 않는 한 방역의 최전선인 보건소는 따로 놀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서울의 한 보건소장은 “35번 환자(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나타났을 때, 서울시는 접촉자에 대해 하루 2회 이상 체크하는 능동격리, 복지부는 증상 발현 후 신고를 유도하는 수동격리를 지시해 혼란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정영철 광운대 법학부 교수는 “현재는 복지부와 지자체가 각자 도생하는 형국”이라며 “중앙 정부가 컨트롤 타워가 되고 지자체는 손발이 되는 형태로 감염병예방법이 재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소 의사 채용 하늘의 별 따기 열악한 인력 상황도 보건소가 제 역할을 못 하는 한 가지 이유다. 특히 전체 격리자가 수천 명을 넘어서면서 보건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전남도는 16일 보성군보건소 간호사 38명이 자가 격리자 173명을 돌보기에 역부족이어서 인근 군(郡) 보건소 간호인력을 지원받아야 했다. 서울 서초구보건소도 35번 환자 발생 후 격리자 관리를 감당하지 못해 구청 소속 직원 160여 명을 지원받기도 했다. 그나마 있는 인원도 전문성이 떨어져 보건 당국의 지침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3년 기준 전국 254개 보건소에 근무하는 인력 1만2736명 중 7%(887명)가 의사고 이 중 60%(535명)가 공중보건의다. 대부분이 의료현장 경험도 짧고 감염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공보의로 채워지면 방역에는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공보의는 경북(87명), 전남(73명), 전북(69명), 경남(68명) 순으로 많이 배치됐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초짜 공보의가 배치돼 감염에 취약할 우려가 있다. 서울 도심에서도 보건소가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의사를 확충하는 건 쉽지 않다. 서초구보건소는 감염병 담당 의사가 사직한 뒤 지난달부터 두 차례 채용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어서 쩔쩔매고 있다. 보건소 의사는 ‘전문계약직’으로 월 500만∼600만 원 정도를 받는다. 권영현 서초구보건소장은 “의사들이 이를 적정 월급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민원업무 등으로 보건소 근무가 예전처럼 편하지도 않다. 가정의학과, 내과 전공자에게도 문을 열어뒀는데 감염병 관리 업무가 힘들다 보니 지원을 안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건소 인력 확충 없이는 방역 최전선이 뚫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전병율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은 KAIST를 만들 때 외국 박사 출신을 영입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줬다”라며 “의료인이 공공보건을 위해 일할 수 있게 인센티브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이샘물·박은서 기자}

“소 잃고 외양간의 문도 제대로 못 고치는 안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보건 시스템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조직 개편안은 이런 국민들의 기대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신종 감염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난 ‘복지부 산하의 질병관리본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부 기능만 소폭 보강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 병원 내 감염 전담 부서 없어 본보가 입수한 ‘국가 공중보건 위기 대비 조직역량 강화 방안’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3센터 체제에서 4부 1센터 체제로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신종 감염병 관리를 위한 부서를 특화했지만, 나머지 부는 기존 체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병원 내 감염’을 전담 관리할 부서가 없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국립보건원 시절인 2003년까지는 세균질환부 산하에 병원감염과가 있었지만 2004년 질병관리본부 출범 이후 사라졌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소장은 “당시 병원 감염 관리 역할을 축소하고 항생제 내성만 관리하는 과를 만들었다”며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병원 내 감염만 전담하는 부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개편안에는 위기 상황에서 국민과의 소통 강화책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관리과장이 홍보 역할까지 맡고 있어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질병관리본부 독립 없인 개혁 효과 미비 무엇보다 질병관리본부장이 위기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모순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메르스 사태에서 질병관리본부는 선제적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 질병관리본부장(실장급)이 병원 봉쇄, 강제 격리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서야겠다는 판단을 해도 권한이 부족해 경찰, 지방자치단체의 협조 없이는 실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군의관, 간호장교 등 군 인력 차출이 필요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관리본부를 독립시키고, 외청(차관급) 또는 처(장관급)로 격상시키지 않는다면 어떤 개편을 해도 효과가 반감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복지부의 소극적 개편 움직임이 행정 관료들의 기득권 지키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보건 전문가는 “현재 복지부의 보건 요직은 행정고시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데,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 분야가 독립되면 병원, 보건소 등에 대한 영향력을 잃을 수 있어 이를 묶어두려 하는 것이다”라며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도 차관급 대우를 받고 있는데, 질병관리본부장의 권한 강화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 즉각대응팀 로드맵도 필요 감염병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역학조사단을 상설화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역학조사관을 늘리기로 한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역학조사단의 인력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삼성서울병원에 투입된 즉각대응팀은 감염내과 전문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예방의학 전문의, 바이러스 전문가 등 역학조사에 필수적인 인력이 빠져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즉각대응팀을 만드는 것보다는 어떻게 구성하고, 위기 시 어떻게 동원할 것인가가 더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제2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막기 위해 국가 방역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질병관리본부 조직을 부분적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질병관리본부에 전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현 체제를 유지한 채 부분적으로만 조직을 개편하는 안이어서 근본적 처방보다는 땜질식 개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공중보건 위기 대비 조직역량 강화안’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현 질병관리본부를 질병예방통제본부로 이름을 바꾸고, 현 체제(3센터)를 4부 1센터 체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부를 신설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현 체제와 기능이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태에서 문제가 된 ‘병원 내 감염’을 전담 관리할 부서도 없다. 더욱이 몇몇 과를 신설하는 수준의 개편안이 질병관리본부의 근본적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를 복지부 산하에 그대로 둘 경우 위기 상황에서 자율성과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 초기 대응 실패는 전문가 그룹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시스템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이 실장급이어서 각 부처의 역할을 조정하며 선제적 초기 방역을 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장을 지휘해야 할 질병관리본부장이 충북 청주시 오송읍 본부 상황실보다는 서울 충정로의 장관 집무실, 세종시 복지부 청사, 국회 등을 오가며 상부 보고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김문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가 복지부로부터 독립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처럼 독립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개혁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질병관리본부의 외청 독립 등 근본적인 개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개편안은 향후 행정자치부, 청와대와의 조율 과정에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편안은 장관 보고 후 내부 보완 중이다. 향후 정부조직법 수정 등 국회 논의가 필요할지, 정부 내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환자가 20일 단 1명도 나오지 않은 데 이어 21일도 3명에 그치면서 진정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등 3차 확산 위험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환자가 발생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돌발 변수가 없을 경우 7월 말엔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환자 3명 가운데 2명은 제3의 슈퍼 전파자 후보인 76번 환자에게서 감염됐다. 167번 환자(53)는 5일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서 76번 환자와 함께 머물렀다. 168번 환자(36)는 건국대병원에서 76번 환자의 X선 촬영을 진행했던 방사선사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네 번째 의사 감염이 발생했다. 169번 환자(34)는 삼성서울병원 안전요원(135번)을 진료했던 의사다. 한편 보건당국은 심근허혈증과 당뇨병을 앓던 112번 환자(63)가 20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총 사망자는 25명으로 늘었고, 치사율은 14.8%를 기록했다. 퇴원자는 7명 늘어 총 43명이 됐다. 세종=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대유행의 큰 불이 잡히면서 잔불을 언제쯤 완전히 끌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른바 언제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수 있느냐는 것. 돌발 변수가 없다고 가정하면 7월 이후에는 산발적 신규 환자가 더는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마지막 환자 발생일(6월 말 예상)로부터 28일(최대 잠복기의 두 배) 이후인 7월 말쯤엔 메르스 종식 선언이 이뤄질 수 있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국내 전문가 및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와 종식 기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상태다”라며 “적어도 한 번이나 두 번 정도의 잠복기(28일) 동안 신규 환자가 없어야 종식 선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르스 2차 확산은 눈에 띄게 잦아들었다는 게 중론이다. 18일부터 20일까지 제2의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21일 삼성서울병원 의사(169번)가 감염된 사실이 공개됐지만 응급실이 아닌 중환자실에서 135번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격리망 안에 있다가 발견됐기 때문에 169번 환자가 슈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은 낮다.○ 잠복기 이번 주 대부분 종료 각 병원 마지막 확진환자의 격리 시점으로부터 최대 잠복기(14일)가 이번 주에 대부분 종료되는 것도 조기 종식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21일까지 83명의 환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의 잠복기는 24일 종료된다. 76번 환자가 거쳐가며 추가 환자 발생의 우려가 높았던 건국대병원은 잠복기가 20일 종료됐고, 강동경희대병원은 22일 끝난다. 환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확진환자가 거쳐가면서 많은 접촉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부산 좋은강안병원(26일), 경남 창원SK병원(24일), 서울 양천 메디힐병원(22일)도 이번 주 최대 잠복기가 지나간다. 이 때문에 26일까지 대규모 확산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후에는 신규 환자가 거의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대 잠복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환자 증가세까지 급격히 줄면서 메르스로 격리 조치를 받는 사람도 줄어들고 있다. 21일 현재 총 격리자는 4035명으로 전날보다 1162명이나 줄었다. 총 격리 해제자도 8812명으로 늘어났다.○ 강동경희대병원, 투석 환자 전원 입원 하지만 제3의 진원지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열흘 동안 환자 이송을 담당했던 삼성서울병원의 이송요원(137번 환자), 강동경희대병원의 투석 환자(165번),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141번 환자 등과 접촉한 사람 중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확률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전병율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강동경희대병원의 상황이 가장 우려된다. 투석실에서 어떤 감염이 이뤄졌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슈퍼 전파자 후보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165번 환자와 투석실에서 접촉한 약 100명을 병원 격리병상에 입원시키면서 투석 치료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병원 8층부터 12층까지 머물던 기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그 공간에 투석실 접촉자들을 입원시키기로 했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165번 환자와 투석실에서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격리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치료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며 “기존 환자 전원은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24일 부분 폐쇄 종료 문제없나? 삼성서울병원이 신규 외래, 입원, 응급 외 수술 등을 중단한 부분 폐쇄 조치가 24일로 끝나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권 총괄반장은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환자는 다수의 접촉자를 양산한 137번 환자가 전파한 사례가 아니라 그 이전에 노출된 사람들이다”라며 “추가 부분 폐쇄 여부는 삼성서울병원에 파견된 보건복지부 방역팀이 판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환자의 감염 경로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부분 폐쇄 조치를 24일 이후에도 이어가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병원 암병동에서 아내를 간호하다 감염된 166번 환자, 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받은 115번 환자와 비뇨기과 외래 환자의 보호자인 141번 환자도 감염 경로가 불확실하다. 이들로부터 추가 전파가 이뤄졌을 경우 24일 이후에도 신규 환자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세종=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늑장 대응으로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보다는 과잉 대응으로 욕먹는 게 낫다. 지금 즉시 국방부에 군 병력 투입을 요청해 달라.” 신종 바이러스 발생을 보고받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센터장의 행보엔 거침이 없다. 매뉴얼에 따라 군사작전에 버금갈 정도로 신속하게 역학조사관을 투입한다. 이때부터 모든 바이러스와 환자 정보는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CDC 상황실로 모인다. 국방부 재무부 환경부 연방재난청 등 정부 각 부처는 협력 인원을 즉시 파견한다. 센터장은 전권을 가지고 방역작전을 진두지휘한다. 9·11테러 당시 뉴욕지역 소방대장이 작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과 흡사하다. 감염병 위기 단계를 격상하거나 군대 파견 및 지역 통제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센터장의 몫이다. 센터장이 대통령 또는 보건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상황실을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국방장관이 펜타곤에서 전쟁을 지휘하듯 말이다. 상부 보고는 대개 ‘선(先)조치 후(後)보고’로 이뤄지고, 그것도 대면보고가 아니라 서면보고가 대부분이다. ‘특수 영역은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미국 사회의 인식이 고스란히 시스템에 녹아 있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수차례 언론 브리핑에 나서는 것도 센터장의 몫이다. 반면 대한민국의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초라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첫 환자 발생 후 수일간은 의사 출신 질병관리본부장 주도로 방역작전이 진행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23일 이후에는 비전문가인 행정관료들을 이해시키고, 지원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상황실보다는 서울 충정로의 장관 집무실, 세종시 복지부 청사, 국회에 머문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다. 급기야 환자가 급증한 이후에는 본부장이 주요 의사결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들과 대면하는 일일 브리핑에서도 본부장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전문가가 껍데기 역할밖에 할 수 없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CDC에서 6년 동안 근무했던 탁상우 미 국방부 수석역학조사관은 “톰 프리든 미국 CDC 센터장은 지난해 에볼라 환자가 늘면서 비난 여론에 시달렸지만, 미국 정부는 그에게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며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지도 않았다. 국민들이 정부를 불신하게 만든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 지휘-인사권-예산-전문성 ‘4無 본부’… 수술없인 또 당한다 ▼“메르스가 종식되더라도, 현 조직 체계로는 다른 신종 감염병에 또 당할 수밖에 없다.” 메르스 사태는 한국 보건 시스템의 후진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국내 1% 수재집단인 의료인들이 여러 벽에 막혀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문가를 중심으로 즉각대응팀을 만들어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청와대 내 메르스긴급대책반, 국민안전처 산하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 등 이미 행정관료 중심의 태스크포스(TF)가 양산돼 전문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감염병 통제의 중심이 돼야 할 질병관리본부의 역할이 유명무실했다는 것이다.본부장 차관급 격상 없이는 문제 계속 현재 질병관리본부장은 1급(실장급)이다. 그 위치로는 각 부처의 역할을 조정하고 적재적소에 자원을 투입하면서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질병관리본부장이 병원 봉쇄, 강제 격리 등 선제적 격리 조치에 나서야겠다는 판단을 해도 경찰, 지방자치단체의 협조 없이는 이행이 어렵다. 군의관, 간호장교 등 군 인력 차출이 필요할 때도 마찬가지다. 선제적 조치보다는 기존 매뉴얼을 수동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보건당국이 ‘환자와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접촉해야 감염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을 무비판적으로 따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탁상우 미 국방부 수석역학조사관은 “신종 바이러스는 위험도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최고 수준의 대응을 준비해야 하는데,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장은 책임지지 못할 수준의 선제적 조치에 절대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통제의 중심에 서지 못한 것이 초기 역학조사 부실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감염병은 살인사건처럼 초기 역학조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장에 전념하기 어려웠다는 게 중론이다. 연금 전문가로 보건 분야가 생소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주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했던 장옥주 차관을 보좌하기 위해 대책반에 불려 들어오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대책반을 지휘하는 장차관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대응지침을 받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상황이 지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불려가서 보고를 하는데도 너무 많은 시간을 썼다는 지적도 나온다. 살인현장을 누비고 연구실에서 퍼즐을 맞추는 데 시간을 보내야 할 사람들이 현장보다는 과외 업무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국내 시스템이 근본적인 문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해 청으로 독립시키거나, 보건복지부 내 보건2차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보건 요직 행시 출신 장악 질병관리본부에 우수한 보건행정 인력이 모이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감염병 발생 초기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직해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유능한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은 사실상 본부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인사과장을 지낸 한 고위 관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사를 하고, 남은 인원을 산하로 보낸다. 그래서 잘나가는 보건복지부 관료는 질병관리본부로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를 지휘하는 보건복지부의 보건 분야 요직을 비전문가가 수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 보건복지부의 실장급(1급) 4명 중 의사 출신은 단 1명도 없다. 보건의료정책실 소속 국장(2급) 3명 중 보건 전문가는 공공보건정책관 1명뿐. 심지어 건강증진기금을 운영하는 건강정책국장도 비보건 전문가다. 질병정책과, 응급의료과 등 전문 분야도 비의료인 출신이 맡고 있다. 보건 없는 보건복지부라는 말은 이래서 나온다. 질병관리본부의 요직을 지낸 한 보건 전문가는 “의약분업 이후 이해당사자가 업무를 맡으면 안 된다는 논리로 의사 출신들을 전문 업무에서 배제시켰는데, 지금은 그 부작용이 심하다”며 “행시 출신 보건복지부 관료들은 병원에 대한 영향력, 보건소에 대한 예산권이 있는 보건 분야를 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고 말했다.연구 역량, 비정규직에 의존 질병관리본부의 보건행정 능력뿐만 아니라 연구인력의 역량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우수한 정규 인원을 충원해주지 않다 보니 질병관리본부는 연구비, 사업비로 비정규 연구원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 결과 비정규 직원이 269명으로 정규직(156명)보다 많다. 더 큰 문제는 비정규직이 석·박사 학위를 가진 경우가 많아 정규직보다 능력과 스펙이 더 뛰어난 경우가 많다는 것. 이종구 서울대 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소장은 “석·박사 출신 비정규직들이 자신보다 스펙은 떨어지는데 권한은 더 많은 정규직 직원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조직이 불안정하다”며 “게다가 질병관리본부가 서울에서 충북 청주시 오송으로 이전하면서 우수한 정규직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의사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특수 수당 등 유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병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이 KAIST를 만들 때 선제적으로 외국 박사들을 스카우트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역량을 키워 미래 감염병에 대처하려면 우수한 의사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파견인력이 부족해 세계적 감염병 추세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병원 내 감염 관리 조직 없어 질병관리본부에 ‘병원 내 감염’을 관리하는 전담 조직이 없는 것도 문제다. 2003년까지는 세균질환부 산하에 병원감염과가 있었지만 2004년 질병관리본부 출범 이후 사라졌다. 이종구 소장은 “당시 병원감염과의 명칭을 약제내성과로 바꿨다. 병원감염 관리를 하지 않고 항생제 내성만 관리하는 과로 축소시킨 것이다”며 “인력이 부족해도 의지를 가지고 해당 과를 발전시켰다면 메르스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감염병관리과가 존재하지만 급성전염병 관리, 곤충매개 전염병 관리에 치우쳐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감염병관리과장은 홍보 업무도 겸하고 있어 ‘병원 내 감염 관리’ 업무까지 집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메르스 확진환자의 대부분은 병원 안에서 나온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구조적 결함이 아닐 수 없다. 200병상 이상 병원은 감염관리실을 운영하게 돼 있지만 이 제도는 메르스 앞에서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보건당국의 병원 감염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KONIS)에 따르면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400병상 이상의 94개 병원 166개 중환자실에서 총 2843건의 병원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감염병 발생 후에야 뒷북 예비비 투입 땜질식 예산 처방도 신종 감염병을 막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보건복지부의 감염병 관련 예산은 총 4024억 원이지만 고정비 비중이 높아 신규 사업을 펼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종 전염병 대응체계 강화 사업 예산은 2007년 153억 원에서 올해 34억 원으로 급감했다. 국가격리시설 운영사업비도 2013년 11억2900만 원에서 올해 9억1200만 원으로 줄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정부는 16일 505억 원을 예비비로 긴급 지원해야 했다. 큰 문제가 터지고 국가적인 이슈로 부상한 이후 부랴부랴 ‘예비비’ 등으로 뒷수습을 하는 행태가 재연된 것이다. 예산 부족은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과감한 선제적 조치를 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강제 격리조치를 할 경우 생계비 등 피해보상 청구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으로선 향후 예산 마련의 어려움 때문에 강력한 격리 조치를 머뭇거리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재해를 대비해서 농산물 매입과 농가 보전 비용을 예산에 포함시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질병관리본부 어떤 일 하나‘질병 예보관.’ 질병관리본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질병 현황을 수집하고 분석해 위험도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마치 기상청이 매일 날씨 정보를 수집해 발표하는 것과 흡사한 역할이다. 뇌염모기 주의보 등을 발령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질병 예보는 예방접종 확대 등 후속 조치로 이어진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국내 유입에 대비하는 것도 질병관리본부 역할이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과 직접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업무는 전 세계에서 발생한 질병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13개 공항과 항구의 국립검역소에 330명의 검역관이 일하고 있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질병관리본부의 레이더망에 걸려 있었지만 끝내 국내 유입을 막지는 못했다. 이 밖에도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다양한 생명 관련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현실적인 제약으로 백신 개발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 美 센터장 아래 4각 편대… 부처 지휘-軍동원 요청권까지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프랑스의 국립보건통제센터(INvS), 일본의 국립감염증연구소 등 외국의 기관들은 한국의 메르스 사태에 초긴장 상태다. 전염병이 돌 때 이 기관들은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신속한 의사 결정과 강력한 초동 대처를 해왔다.세계의 전염병 경찰, 미국의 CDC 미국 CDC는 2013년 7월부터 메르스가 미국에 상륙할 것에 대비해 의심환자를 처리하는 절차와 점검 사항을 매뉴얼로 만들어 미국 각지의 병원에 보냈다. 이 매뉴얼은 미국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던 지난해 5월 위력을 발휘했다. 첫 메르스 의심환자가 들렀던 인디애나 주 먼스터의 한 지방 병원은 응급실이 아닌 격리 진료실에서 초동 진료를 하는 등 매뉴얼대로 처리했다. 확진 판정이 나온 즉시 의료진 50여 명도 격리됐다. 그 결과 2차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기민한 병원의 대응은 CDC가 선도했다. 캐서린 대니얼 CDC 커뮤니케이션실장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만일 메르스가 미국에서 또 발생한다면 ‘호흡기 질환 센터’를 축으로 신속대응팀을 구성하고 연방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CDC의 신속대응팀은 전염병 대책본부를 주축으로 유관 조직들을 동원하는 태스크포스(TF)다. CDC는 전염병 대책본부를 포함해 보건위생본부, 비전염성 질병 대책본부, 보건대책 지원본부 등 크게 4개의 본부로 구성되어 있다. 4개 본부는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이 직접 지휘한다. 대니얼 실장은 “국가적 수준의 보건 위험 요소에 대응하도록 조직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에볼라에 이어 메르스를 조기에 수습하기까지 CDC 인력은 중추 역할을 해왔다. 1946년 말라리아를 퇴치하기 위해 처음 설립된 CDC는 세계보건기구(WHO)보다도 2년 먼저 설립됐다. 세계 최초의 대규모 전염병 퇴치 기구인 셈이다. 계약직까지 합쳐 1만5000여 명이 근무하는 CDC에서 3000명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검증받은 의사 출신이다. 이들은 미국을 넘어 세계의 전염병 경찰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전염병 환자가 발생하면 CDC는 24시간 안에 역학조사팀을 파견한다. 역학조사팀은 다른 나라에도 나간다. 메르스, 조류인플루엔자, 원숭이천연두 같은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는 곳이면 당사국의 요청을 받아 24시간 내에 역학조사관을 보낸다.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게 대기하고 있는 역학조사팀의 인력만 300명이 넘는다. 2004년 사스가 발병했을 때도 CDC는 사스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진단법을 완성해 세계의 병원에 배포하기도 했다. CDC는 전염병이 돌지 않는 평상시에도 24시간 가동하는 비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병원들로부터 비상 연락을 받는다. 또 메르스 같은 전염병 의심환자의 경우 CDC가 마련한 ‘감염 기준표’를 참고해 감염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당부를 수시로 병원에 전파한다. 한국의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CDC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각종 방역 대책과 매우 구체적인 대응 프로그램 및 매뉴얼을 공개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에는 보건 기구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다. 올해 CDC 예산은 66억700만 달러(약 7조3300억 원)다. CDC 산하 기구인 독성물질·질병등록(ATSDR) 프로그램까지 합치면 전체 예산은 113억 달러(약 12조5000억 원) 선이다. 이는 WHO의 연간 예산(40억 달러)의 3배에 가깝다. 예산은 펀드 형식으로 모으기도 한다. 올해 예산 중 ‘질병예방 공중보건 펀드’로 8억1000만 달러를, ‘공중보건 서비스 평가 펀드’로 3억9700만 달러를 조성했다. 이런 예산을 쓰는 CDC에 미국은 질병 컨트롤타워의 임무를 계속 맡겨왔다. 지난해 10월 15일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자 프리든 소장은 “지금까지 주 정부와 보건기관에 일임했던 방역 대책을 이 순간부터 CDC 주도하에 국가 차원으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혔다. CDC가 컨트롤타워가 되면서 미국은 에볼라 사태 발발 후 43일 만에 에볼라 사태 종료를 선언했다. 에볼라 감염 환자 11명 중 2명이 사망했지만 9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살아 나갈 수 있었다. 세계 주요국은 새로운 전염병 창궐에 대비해 CDC를 벤치마킹한 조직을 창설해왔다. 중국의 경우 2002년 CDC를 본떠 중국질병통제센터(CCDC)를 만들었다. CCDC에는 현재 400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CDC는 2004년 CCDC와 공동으로 에이즈 발병률이 높은 허난, 안후이, 헤이룽장 성 등 중국 10개 지방에서 에이즈 감시와 환자치료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신속 소통, 결정을 모토로 삼는 INvS 프랑스는 1998년 광우병 위기 이후에 INvS를 창설했다. 메르스, 광우병, 에볼라, 식품 오염, 열대성 질병에 대한 경보를 내리고 비상사태에 질병을 통제하며 바이러스를 추적하는 역할을 하는 정부기관이다. INvS의 상황실은 공무원이 아닌 전문 의료진이 모든 통제의 책임을 진다. 또한 전국 각지의 병원 의사들 및 감염 전문가들과 신속히 정보 교류를 하며, 응급구조대(SAMU)에서 올라오는 각종 정보도 즉각 전달된다. 상황실 근무자가 메르스 의심사례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면 상황실의 전문가들은 짧은 토론을 거쳐 격리조치 같은 즉각적인 결정을 내린다. INvS는 지역의 감염예방 전문가 및 현장 의사들과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2013년 5월에 첫 메르스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체류하다가 귀국한 65세의 환자가 북부 도시 릴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도중 한 달 만에 숨졌다.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병실을 같이 썼던 다른 50대 환자도 감염됐다. INvS는 즉시 확진환자를 격리하고, 이 병원에서 접촉했던 모든 사람을 추적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까지 메르스 의심환자들을 추적하고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벌여 결국 확진환자는 2명에 그쳤다. 첫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자마자 INvS에는 위기대책상황실이 설치됐다. 24시간 가동되는 상황실에는 모든 포스트에 팀원을 2배로 늘렸다. 또한 수십 명의 감염 질병 관련 전문가가 소집돼 컴퓨터와 전화기를 앞에 두고 새로운 발생경로를 최대한 빨리 찾아내기 위한 합동 작전을 벌였다. 당시 소집된 전문가들에는 호흡기 감염뿐만 아니라 열대질병, 광우병 등을 연구해온 전문가들도 포함됐다. 전국적 비상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당시 상황실의 현장을 생생하게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INvS의 감염예방 책임자 브뤼노 쿠아냐르 박사는 당시 “상황실에서 전문가들이 의심 사례 분류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교환하고 의사 결정은 빠르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 아롤드 노엘 박사는 “전국의 병원과 투명하고 신속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질병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실 근무자들은 “열나는 아이를 집에서 돌봐도 되느냐”는 등 사소한 질문에도 응답했다.대책 수립 기관인 일본의 국립감염증연구소 일본에서 메르스 같은 질병이 발생하면 후생노동성이 국립감염증연구소와 함께 전면에 나선다. 후생노동성 산하 연구소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1947년 설립된 국립예방위생연구소를 전신으로 하며 직원은 300명가량이다. 이 연구소는 결핵 장티푸스 일본뇌염 인플루엔자 등 각종 감염증 질환을 연구하고 항생제와 백신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또 해당 질병이 일본 내에 들어오는지를 감시하고 후생노동성과 함께 예방 대책을 수립하기도 한다. 메르스의 경우에도 연구소는 약 2년 전부터 감염 사례를 분석해 어느 정도 위험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10여 차례에 걸쳐 자료를 공개하고 수정해왔다. 또 WHO와 같은 외국의 질병 정보를 제공하고 지방 위생연구소 등이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연구소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서 발표한 메르스 대책에 따르면 의심환자 사례가 지역 보건소에 접수될 경우 즉시 지정 의료기관에 옮기고 채취한 검체를 지방 위생연구소에 보내도록 했다. 검체는 이후 국립감염증연구소 바이러스 제3부로 옮겨지고 연구소는 양성 여부를 후생노동성에 보고해야 한다. 오이시 가즈노리(大石和德) 국립감염증연구소 감염증역학센터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염병 정보를 수집해 위험도를 평가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연구소의 역할”이라며 “메르스의 경우 국민들에게 어떤 상태이며 한국 여행을 해도 되는지 등의 정보를 적극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이샘물 / 이진한 기자·의사 / 워싱턴=이승헌 / 파리=전승훈 / 도쿄=장원재 특파원}

지병이 없는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치사율도 예상을 웃돌면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16일 메르스 사망자 3명이 추가돼 총 사망자는 19명이 됐다. 치사율도 정부의 기존 예상치(10%)를 넘어선 12.3%가 됐다. 16일 현재 확진자 치료를 받고 있는 135명 중 17명이 불안정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엄중식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메르스 전파는 면역력이 약한 중증 환자가 몰려 있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이 때문에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이 메르스의 위험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르스 치사율은 약 40%에 이르지만 국내 의료 환경이 좋아서 치사율이 10% 내외에 머물 것이다”라고 전망해왔다. 하지만 이날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사우디 보건 관계자들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사우디에서 유행한 메르스의 치사율은 25∼28%였다”며 “한국도 이와 비슷한 수준까지 사망자가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사우디의 전파 양상이 ‘병원 내 감염’으로 현재 한국과 비슷했던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재의 치사율 수치로는 메르스의 위협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정부가 발표하는 치사율 수치는 메르스 위험을 다소 축소하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가 앞으로 치사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 4명은 기저질환이 없었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됐다 이날 사망한 98번(58), 123번 환자(65)는 특별한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에서 유행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위험이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뿐 아니라 다른 감염병도 기저질환이 없었다가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가 증가하는 데 비해 퇴원자 수 증가가 더딘 것도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접촉일로부터 14일이 지나고 48시간 안에 2차례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퇴원을 할 수 있다”며 “치료 중인 135명 중 118명은 안정적인 상태여서 시간이 지나면 퇴원자는 늘어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16일 발표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감염자는 4명(총환자 수는 154명). 전반적인 메르스 확산 추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메르스 2차 유행지인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던 가족들이 격리 조치 없이 지내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잇따르는 등 4차 감염자가 계속 나타나고 있어 아직 긴장을 늦출 때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큰 문제(대규모 감염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숨겨진 환자 찾기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4차 감염자 동네병원 전전 이날 추가된 메르스 환자 중에는 동네의원급 병원에서 감염된 4차 감염자도 포함돼 있다. 153번 환자(61)는 4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서울삼성의원을 방문했다가 118번 환자(67·10일 확진, 13일 사망)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118번 환자는 14번 환자(35)가 삼성서울병원에 가기 전 평택굿모닝병원에 있을 때 감염된 3차 감염자다. 그러나 보건당국의 관리망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118번 환자는 메르스 증세를 감기로 오인해 4일 동네의원을 방문했고, 이때 153번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이다. 153번 환자도 메르스 증세가 발현된 뒤에도 이를 감기로 알고 15일까지 용인시내 다른 병원을 3차례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153번 환자는 다수의 접촉자를 양산했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보건당국은 153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최소 74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강동경희대병원에서도 4차 감염 의심자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A 씨(32)는 5일 고관절 골절로 응급실을 방문한 76번 환자를 진료했고 16일 1차 양성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당시 환자가 호흡기 증상이 없었고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온 사실도 말하지 않아 접촉을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관리망 벗어난 삼성서울병원 감염자 추가 발생 삼성서울병원에서 숨겨진 환자도 추가로 확인됐다. 이날 추가된 4명의 감염자 중 3명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환자였던 것. 이들은 모두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가 머물렀던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감염 위험이 있었던 사람들이지만 보건당국은 이들을 관리 대상에 넣지 않았다. 특히 대구 남구 공무원인 154번 환자(52)의 경우 지난달 27, 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어머니를 병문안했다. 함께 병문안을 갔던 누나는 10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가족중에 확진 환자가 발생했는데도 관리 대상에서 누락된 셈이다. 154번 환자는 15일 오한 등 메르스 의심증세로 신고를 하기 전까지 직장생활뿐 아니라 회식에 참석하고 대중목욕탕까지 다녀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151번(38)과 152번 환자(66)의 경우 지난달 27일 가족을 간병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병원 환자’였던 이들의 가족들은 자가 격리 조치를 받았지만 ‘가족 간병자’였던 본인들은 보건당국 관리망에서 벗어나 있었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보건당국이 의무기록에 남아 있는 접촉 의심자 외에도 더 적극적으로 접촉자를 찾으려고 노력했으면 숨겨진 환자 발생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다시 한 번 접촉자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유가족 심리 치료도 지원 보건당국은 메르스 사망자 유가족을 상대로 심리 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갑작스러운 전염병으로 사망한 환자의 가족들이 스트레스, 불안, 불면 등 정신적 문제를 보이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보건당국은 국립서울병원에 심리위기지원단을 마련하고, 5개 국립병원과 광역 정신건강센터 내에 위기상담대응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신경정신과의학회의 전문 인력이 상담에 나설 계획이다. 권덕철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원칙상 유가족은 직접 방문해서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자가 격리자에게도 화상 전화로 심리 치료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또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기관 중 확진환자 수가 많은 곳은 현장대응팀이 관리하는 ‘집중관리병원’으로 지정했다. 이 병원들에는 보건당국의 지원 인력들이 파견돼 모든 대상자가 격리 해제될 때까지 방역 업무를 담당한다. 여기에는 삼성서울병원, 건양대병원, 메디힐병원 등 다수 확진환자가 발생한 병원이 포함됐다. 세종=김수연 sykim@donga.com / 이세형·유근형 기자}

‘1, 2차 고비는 넘어섰다. 하지만 새로운 3차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 15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환자가 5명에 그치고, 삼성서울병원에서도 1명밖에 환자가 나오지 않아 2차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건국대병원, 송파 송태의내과의원 등에서 첫 환자가 발생했고, 정부 통제망을 벗어나 있다가 뒤늦게 확진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서울에서 산발적 4차 감염 이어져 3차 확산 가능성이 있는 신규 병원이 15일 서울에서도 나타났다. 건국대병원은 메르스 확진환자가 치료를 받았지만 추가 감염 없이 잘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결국 15일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150번 환자는 6일 이 병원에서 76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머물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76번 환자가 말기암에 고관절 골절이 있어 움직이지 못해 접촉자가 비교적 적은 편이라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생한 147번 환자도 3차 감염자인 123번 환자가 송태의내과의원에서 감염시킨 4차 감염자다. 3만5000여 명이 근무하는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에서도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왔다.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삼성서울병원에 체류한 142번 환자다. 삼성전자는 확진 판정 이전인 13일부터 같은 부서 직원 등 업무상 접촉이 많은 직원들에 대해 1차 자택격리 조치를 취했다.○ 삼성서울병원 이어 건양대병원도 부분 폐쇄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대전 건양대병원도 추가 확산을 고려해 부분 폐쇄를 단행했다. 25일까지 응급실을 폐쇄하고 중환자실과 신규 외래 환자는 받지 않을 예정이다. 단, 필수적인 진료를 이어가야 할 재진 환자에게는 진료를 계속하기로 했다. 병원 폐쇄 조치는 이 병원 의료인의 감염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간호사인 148번 환자는 3일 36번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하던 중 감염됐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36번 환자가 보호장구를 착용했지만 차후에 마스크와 고글을 만지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 성남시의 7세 메르스 의심환자는 유전자 검사에서 1차 음성(10일), 2차 양성(12일), 3차 음성(13일)이 나와 16일 재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응급실 이송직원 접촉자 차단 총력 정부는 3차 확산을 막기 위해 통제망에서 벗어나 있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잠재적 슈퍼 전파자 3명(137번, 138번, 143번 환자)의 주변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원(137번 환자)과 접촉한 사람들을 찾아서 격리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에게 노출된 뒤 2일 근육통,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났지만 이후 10일까지 정상 근무를 하면서 90명 이상과 접촉했다. 특히 이송원은 환자를 휠체어 또는 이동 침상에 태우고, 병실 또는 검사실까지 이동시키는 업무를 하는 만큼 밀접 접촉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7일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한 뒤 제대로 격리되지 않았던 삼성서울병원 의사(138번 환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서울병원은 137번과 138번 환자 등과 접촉한 약 4075명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대전 대청병원의 정보기술(IT) 업체 직원(143번 환자)도 요주의 인물이다. 보건당국은 143번 환자가 부산 자혜내과, 센텀병원, 한서병원, 좋은강안병원 등에서 접촉한 사람 약 700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김수연·황태호 기자}

“신규 환자가 안 나올 때가 됐는데….” 산술적으로는 그랬다. 이달 12일이 지나면 삼성서울병원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환자 수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됐다. 2차 확산을 일으킨 슈퍼 전파자(14번 환자)가 지난달 30일 격리됐는데, 그로부터 14일(최대잠복기)이 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13일과 1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했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새로운 패턴의 환자까지 등장하고 있다. 응급실 밖에서 감염되거나, 응급실로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 안에서도 감염이 진행됐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서울병원과 보건 당국이 메르스 조기 차단을 위한 세 차례의 기회를 놓쳤고, 이로 인해 사태가 장기화됐다고 지적한다.○ 14번 환자 마스크 점검 실패 불행의 서막은 아주 작은 실수에서 시작됐다. 14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폐렴 증세로 입원했고 기침을 심하게 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N95 마스크를 처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4번 환자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은 채 응급실 곳곳을 돌아다녔다. 심지어 내원객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응급실 밖 본관 로비 지역까지 진출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14일 현재 71명의 환자가 감염된 것도 14번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통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27일 14번 환자와 비슷한 시간에 응급실 부근을 지나갔던 정모 씨는 “14번 환자가 응급실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말만 믿고 있다가 14일 뒤늦게 보건소에 처음 방문했다”라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정부 때문에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손창환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암 환자와 같은 중증질환자가 많다. 이들은 감기 등 흔한 바이러스로도 위험할 수 있어 기침을 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기본이다”라고 말했다.○ 접촉자 파악 및 격리 총체적 부실 14번 환자가 의심환자로 분류된 지난달 29일 이후 접촉자에 대한 격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병원 측은 14번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218명은 비교적 빠르게 격리 조치를 했다. 하지만 일반 환자, 가족 등 격리자 675명에게는 4일 이후부터 격리 대상자라는 통보가 가기 시작했다. 사실상 5일 가까이 방치된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환자, 의료진, 단순 방문자들은 격리자 명단에서조차 빠졌다. 응급실 안전요원, 구급차 운전사, 외래 방문객 등 다양한 형태의 감염 사례가 뒤늦게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응급실 밖 오염 가능성 간과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확진환자들이 응급실에서만 감염됐다는 지나친 확신을 고수한 것도 사태를 악화시켰다. 보건당국은 기존 학설, 대응 매뉴얼에 집착해 선제적 대응의 적기를 놓친 적이 적지 않다. 먼저 메르스 바이러스는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밀접 접촉해야 전파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침을 그대로 믿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환경에 맞춰 만들어진 이 매뉴얼은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았고 평택성모병원에서의 1차 확산의 주 원인이 됐다. 한 번의 실패를 했지만 보건 당국의 태도는 전혀 변한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 확산지인 삼성서울병원에서도 응급실을 제외한 구역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야 하는데,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응급실을 방문하지 않은 외래환자, 구급차 운전사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바뀌지 않고 있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듯’ 보건당국과 삼성서울병원이 소극적이라면 제3의 기관이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의 방문자를 전수조사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도 모두 회수해 정밀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유근형 noel@donga.com·박은서 기자}

삼성서울병원이 14일부터 24일까지 신규 외래 진료 및 입원, 응급 이외의 수술 등을 중단하기로 했다. 병원을 사실상 폐쇄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슈퍼 전파자(14번 환자)가 응급실 외 지역을 오염시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당초 격리 대상에 없던 환자(137번, 138번 환자)까지 발생하면서 3차 확산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종합병원이 이 같은 부분 폐쇄 조치를 단행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이런 가운데 14번 환자와 접촉한 격리 대상자 중 500∼600명이 최소 5일가량 방치됐던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보건 당국과 삼성서울병원의 정보 공유가 늦어져 지난달 30일 14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5일이 지난 이달 4일에야 본격적인 격리 조치가 시작된 것이다. 14일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14번 환자 확진 후 삼성서울병원 측에 접촉자 명단을 요청했지만, 주소와 전화번호 등 격리자 접촉을 위한 정보가 모두 포함된 명단은 이달 3일에야 왔다”며 “4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고, 환자 데이터베이스(DB)에 입력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격리는 다소 늦게 시작됐다”고 말했다. 14번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218명은 병원 측이 즉시 격리했지만 환자 약 675명 중 상당수는 4일 이후에야 격리 대상자라는 사실을 통보받은 셈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병원 측은 7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보건 당국과 협조하에 격리 조치가 잘 이뤄졌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뒷북 격리가 바이러스 확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이제는 보건 당국과 병원의 조사에 모든 것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3의 기관과 함께 지난달 27∼29일 외래 환자 및 폐쇄회로(CC)TV 등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