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사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통령령이나 정부지침과 다른 교원평가를 시행하기로 하자 12개 학부모·교육시민단체들이 김 교육감을 직권남용으로 고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김 교육감과 함께 정부지침에 어긋나는 교원평가 시행계획을 제출한 경기 광주 강원교육감에게 계획 취소 및 시정명령을 내렸다. 서울시교육청에도 같은 이유로 시정요구를 내릴 방침이다. ○ 학부모들 “교원평가 무력화하지 마라” ‘교원평가제 법제화를 위한 학부모교육시민단체협의회’는 6일 김 교육감이 정부의 주요 교육정책을 무력화하고 있다며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협의회에는 좋은학교만들기학부모모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12개 학부모·교육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전국 시도교육청 중 유일하게 교원평가에 관한 정부지침을 어겼다. 교과부는 지난해 전북교육청에 세 차례의 시정 명령과 직무이행명령을 내렸으나 김 교육감은 모두 거부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김 교육감을 직무유기로 검찰에 고발했었다. 협의회는 김 교육감이 △반드시 객관식(5단 체크리스트)과 서술형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학부모 만족도조사와 동료교원평가 방식을 학교가 선택하게 하고 △무조건 실시해야 하는 교장·교감에 대한 평가를 제외할 수 있게 했으며 △평가 결과가 나쁜 교원에게 해야 하는 장단기 능력향상연수도 자율로 바꿔 교원평가를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다. 조진형 협의회 대변인은 “대통령령으로 규정된 교원평가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뜻을 같이해 어기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를 교육감 개인 교육철학의 실험도구로 삼는다고 볼 수밖에 없다. 김 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까지 벌이겠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도 정부지침 위반 전북 경기 광주 강원 등 4개 지역 좌파 교육감들은 정부지침에 어긋나는 교원평가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들은 모두 지난달 교과부의 시정 요구를 거부했다. 교과부는 13일까지 정부지침에 맞는 새로운 시행계획을 제출하지 않는 교육감을 직무유기로 고발할 계획이다. 앞서 3일에는 이들 4개 교육청에 취소 및 시정명령을 내렸다. 교과부는 3일 시행계획을 제출한 서울시교육청에도 시정요구를 내릴 방침이다. 서울교육청의 시행계획이 동료교원평가 방식을 학교 자율로 결정하게 하고, 이 결과를 장단기 연수자 지명 기준에 활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편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은 교과부 장관, 교육감, 학교장이 교원평가 결과를 장단기 연수 지원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4일 발의했다. 서 의원은 “교원이 자질과 역량을 강화해 공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교원평가가 제대로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교과부도 교원평가를 강제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교과부가 준비하는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에는 교과부 장관과 교육감이 교원평가를 매년 실시하고, 평가결과를 직무연수 대상자 선정에 활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포함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난 국회에서 교원평가 법제화가 무산돼 대신 대통령령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큰아들이 대학에 갔다. 뿌듯했지만 한편으로 뭔지 모를 허무함이 몰려왔다. 그러던 중 남편 사업에 위기가 찾아왔다. 재산의 대부분이 빚쟁이들에게 넘어갔다. 22세에 결혼해 이듬해 첫아들을 낳고 가족들만 바라보며 정신없이 달려온 세월. 죽고 싶을 만큼 외롭고 힘들었다. 얼굴엔 웃음이 사라지고,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때 그를 구원한 게 웨이트트레이닝이었다. 정신없이 땀 흘리고 나니 가슴이 뻥 뚫린 듯 시원했다. “몸속 모든 세포가 다시 일어나는 기분이었죠. 자신감도 생겼고….” 5년 전 이맘때 이현아 씨(48) 얘기다. 우연찮게 운동을 시작했던 이 씨는 이제 유명인사가 됐다. 보디빌더로는 은퇴해도 한참 전에 했어야 할 나이지만 전국보디빌딩대회에서 우승컵을 드는 등 정상급 보디빌더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최근 한 방송에선 신체 나이 30세란 놀라운 결과가 공개되면서 ‘복근 아줌마’란 별명까지 얻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는 “보디빌딩 덕분에 꿈을 다시 찾았다”며 웃었다. 그의 어릴 적 꿈은 패션모델. 성격이 적극적인 데다 남들 앞에 서는 걸 워낙 좋아했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일찍 시작하면서 꿈도 접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살림하고 애까지 키우니 정신이 있나요.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쳤죠.” 보디빌딩은 이 씨에게 그 꿈을 다시 전해 줬다. 현재 퍼스널 트레이너로도 활동 중인 그는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아줌마 고객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다. “처음부터 쉽진 않았죠. 오히려 아줌마들이 저를 더 싫어했어요.” 혹독하게 몸을 만드는 그를 다른 아줌마들은 부담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운동하는 모습에 그들도 마음을 열었다. 운동을 따라 하고, 이것저것 조언도 구했다. 이 씨는 타고난 말솜씨와 맞춤형 트레이닝으로 그들의 마음을 잡았다. “제 나이에도 이렇게 몸을 만들 수 있다고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자극이 되죠. 최고 ‘주부 모델’ 자리에 오른 뒤엔 국내 최초로 ‘실버 피트니스 전문가’가 되는 게 꿈입니다. 지난해부턴 중앙대에 다니며 강의도 듣고 있어요.” 운동이 힘들진 않을까. 그는 “운동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밤에 배고픈 걸 참는 게 좀 힘들긴 하죠. 그래도 제가 운동을 시작하고부터 남편도 30년 동안 즐기던 술을 끊었고, 아들들도 운동을 열심히 해 몸짱이 됐습니다. 보디빌딩은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삶에 축복이죠.”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근육있어야 섹시” 아줌마들 몸짱 열풍▼“하나 둘 셋 넷!” 9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한 헬스클럽. 강사의 구령에 맞춰 40여 명의 여성이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안무를 수십 번 반복한 듯 능숙한 동작. 다른 한 곳에선 기구를 이용해 몸을 가꾸는 여성도 눈에 띄었다. 군살 하나 없는 탄력 있는 몸매가 운동량을 짐작하게 했다. 이들은 대부분 30대 중반을 넘은 아줌마. 이 헬스클럽 김준범 트레이너는 “오전 시간에 오는 손님의 90% 이상이 주부”라며 “3, 4년 전에 비해 주부 고객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또 “예전엔 유산소운동만 했는데 요즘은 근육운동을 병행하는 여성이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몸짱 아줌마’ 열풍이 거세다. 최근 1년 사이에 중년 여성의 근육 만들기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 보디빌더 겸 트레이너 신민희 씨는 “예전엔 근육운동을 부끄러워하는 주부가 많았는데 요즘은 먼저 다가와 이것저것 물어본다”고 전했다. 덕분에 관련 상품도 불티나게 팔린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이 최근 2년 동안 아령, 벤치프레스 등 근육운동 상품의 구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30대 이상 여성 비율이 70% 이상 늘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운동기구 매장 주인은 “요즘 혼자 매장을 찾는 여성이 많다. 아줌마 고객의 경우 사용감은 물론 가격 색상 모양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8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 밖은 쌀쌀했지만 경기장은 뜨거웠다. 체육관에 붙은 ‘배구특별시 천안’이란 문구에 걸맞게 관중이 대부분의 자리를 채웠다. 곧이어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 순간 경기장에 정적이 흘렀다. 이유는 간단했다. 코트에 주전들이 없었다. 이날 경기는 프로배구 남자부 정규리그 1, 2위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 마지막 대결. 대한항공은 ‘만년 3위’ 꼬리표를 떼고 지난 경기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 자랑스러운 얼굴들을 보기 위해 많은 대한항공 팬들이 인천에서 원정 응원을 왔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대한항공을 4번 만나 한 번도 이겨보질 못했다. 홈 팬들은 ‘명문’ 현대캐피탈의 통쾌한 설욕을 기대하며 경기장을 찾았다. 이 경기는 전문가들로부터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으로 불렸다. 양 팀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칠 걸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들의 생각은 달랐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맘때가 부상 확률이 가장 높다. 주전들을 쉬게 하겠다”고 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도 “4패나 5패나 매한가지”라고 응수했다. 경기는 현대캐피탈의 3-0(25-19, 25-16, 25-18) 완승. 서로 이해(?)하고 넘어간 감독들과 달리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20대 여성 팬은 “부산에 사는데 김학민을 보러 일부러 왔다. 입장료를 환불받고 싶은 심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배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프로리그에서 순위가 결정됐다고 주전들을 쉬게 하진 않는다. 최근 배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구미에서 열린 경기에선 4위 LIG손해보험이 6위 우리캐피탈을 3-0(25-20, 25-18, 26-24)으로 꺾었다.천안=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특급 외국인 선수 부진 이유는“흐뭇하죠. 삼성화재가 가빈 슈미트를 준다 해도 안 바꿀 겁니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에반 페이텍을 애지중지한다. 올 시즌 득점 3위(476점), 서브에이스 1위(세트당 0.52개)의 활약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세터 한선수는 “에반은 힘이 좋고 해결사 능력을 갖췄다. 팀플레이도 잘한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울상이다. 가빈의 대항마로 꼽히던 헥터 소토의 활약이 신통치 않아서다. 김호철 감독은 “중남미를 평정했던 화려한 경력을 생각하면 지금보다 1.5배는 잘해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프로배구에 외국인 선수가 들어온 것은 2005∼2006시즌. 그동안 용병들에 대한 기대치와 성적표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왜 그럴까. 우선 국내 리그에선 힘과 높이가 핵심이다. 역대 성공한 용병은 대부분 200cm를 넘는 장신에 힘이 넘치는 젊은 공격수가 많았다. 반면 기술 좋고 경험 많은 노련한 용병들은 오히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던 윌리엄 프리디와 기예르모 팔라스카는 50%에 못 미치는 낮은 공격 성공률로 조기 귀국했다. 신춘삼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 팀장은 “포물선 토스 위주인 국내에선 투박해도 높이만 갖추면 성공 확률이 높다. 하지만 유럽 리그에선 블로킹이 높은 데다 세터의 토스도 빠르고 직선적이다. 손목 컨트롤 등 기술이 좋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했다. 신진식 KBSN 해설위원은 “국내 리그에선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워낙 커 관리가 철저하다. ‘완성형 용병’을 선호하는 외국 리그와 달리 공격력만 좋으면 수비 등 기본기는 만들어줄 여지가 있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국내 팀들은 가족 같은 팀 문화를 중시한다. 끈끈하고 조직적인 팀 분위기에 잘 적응한 외국인 선수들은 성공할 가능성도 크다. 과거 숀 루니나 현재 가빈, 에반 모두 분위기 메이커로 불릴 만큼 팀에 잘 녹아든 경우다. 김세진 KBSN 해설위원은 “중남미 선수들은 개성이 강해 팀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최근 스카우트들이 북미의 젊은 선수를 선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프로 사령탑들은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프로야구 삼성 김응용 고문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김 고문은 해태 시절 9번, 삼성 시절 1번 등 모두 10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사정이 이러니 “지장(智將)도 좋고 맹장(猛將)도 좋다. 하지만 복장(福將)은 따라갈 수 없다”는 부러움 섞인 말이 나오기도 한다. 스포츠계에서 흔히 쓰이는 ‘운칠기삼(運七技三·운이 7할, 실력이 3할을 좌우한다)’이란 말도 같은 맥락이다. 각 구단의 연고 도시도 마찬가지다. 복 받은 도시가 있는가 하면 비운의 도시도 있다. 역대 성적을 바탕으로 4대 프로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연고 도시들의 희비를 조명해 봤다.○ 비운의 도시, 부산 “이제 부산에서도 우승팀이 한번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창진 프로농구 KT 감독이 얼마 전 양승호 프로야구 롯데 감독, 안익수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스포츠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에 비해 부산 연고 프로팀들은 2000년대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은 적이 없다.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기아가 우승한 게 마지막이다. 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롯데는 지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으나 모두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아이파크는 2005년 4위에 올랐을 뿐 최근엔 만년 하위권이다. 전 감독이 이끄는 KT가 지난해 정규시즌 2위에 이어 올 시즌 1위를 질주하며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게 위안거리다. 양 감독이 이끄는 롯데도 올 시즌 탄탄한 전력을 갖춰 1992년 이후 근 20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 이름값 못하는 서울 서울은 우리나라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지만 스포츠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두산과 LG는 서울에서 지난해까지 각각 2번씩 우승했지만 모두 2001년 이전의 일이다. 그나마 두산은 2001년 우승 이후 거의 매년 포스트시즌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지만 LG는 역대 최장인 8시즌 연속 가을잔치에도 나가지 못했다. 2001년 서울에 입성한 프로농구 삼성과 SK 역시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삼성이 2006년 우승한 게 유일한 우승이었다. 2009년부터 리그에 참가한 프로배구 우리캐피탈은 신생팀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 보인다. 프로축구 FC 서울만이 체면치레를 했다. 서울은 지난해 프로스포츠 한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6만747명)과 K리그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54만6397명)을 세웠고, 컵 대회와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제패했다. ○ 중소도시의 분전, 원주와 천안 대도시에서도 정착이 쉽지 않은 프로 스포츠지만 인구가 많지 않은 강원 원주와 충남 천안은 틈새시장을 잘 공략했다. 원주와 천안은 각각 대표적인 농구와 배구 도시로 성장했다. 이들 팀이 경기를 할 때면 구장이 관중으로 꽉꽉 찬다. 성적도 좋아 원주를 연고로 했던 프로농구 TG는 6시즌 동안 2번 우승했고, 동부는 2008년 우승했다. 천안의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6시즌 동안 우승 2차례와 준우승 4차례를 차지했다. 광주와 대전은 각각 야구와 배구로 특화된 도시다. 광주 연고의 프로야구 KIA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10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대전 삼성화재도 4번이나 우승했다. 성적과 팬 관심도가 거꾸로 가는 경우도 있다. 프로축구 성남 일화는 모두 7차례나 우승했지만 팬들이 그에 비례한 만큼 많지는 않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프로야구 현대도 수원에서 3차례나 우승했지만 포스트시즌 때도 빈 좌석이 적지 않았다. 반면 창원 연고의 프로농구 LG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지만 창단 이후 지난해까지 9차례나 홈 관중 1위를 차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에선… 시애틀 ‘비운의 도시’▼농구 - 미식축구 -야구 총 36회 PO 도전… 1979년 농구서 단 1회 정상에프로 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선 시애틀이 가장 비운의 도시로 꼽혔다. 1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북미 4대 프로 스포츠(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연고지 가운데 플레이오프에서 많은 실패를 맛본 도시를 조사한 결과 시애틀이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시애틀은 농구 슈퍼소닉스가 22번, 미식축구 시호크스가 11번, 야구 매리너스가 3번 플레이오프 문을 두드렸다. 이 가운데 우승을 차지한 건 단 한 차례. 1979년 슈퍼소닉스가 유일했다. 2001년 매리너스는 정규 시즌 116승 46패를 기록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뉴욕 양키스에 무기력하게 패했고, 1994년 슈퍼소닉스는 1번 시드를 받고 플레이오프에서 8번 시드 팀에 패하는 등 시애틀 연고 팀들은 유독 큰 경기에 약했다. 시애틀 다음으로 비운의 도시로 꼽힌 곳은 애틀랜타. 야구 브레이브스는 1991∼2004년 매년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1995년 한 차례 우승에 그쳤다. 1999년엔 미식축구 팰컨스가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고, 농구 호크스 역시 번번이 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야구 다이아몬드백스, 농구 피닉스 선스, 미식축구 애리조나 카디널스 등이 속한 피닉스는 비운의 도시 3위를 차지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축구 종가’ 영국의 2대 스포츠는 축구와 럭비다. 초창기 축구는 손과 발을 모두 사용했다. 이후 럭비와 축구로 구분됐다. 거칠기로 따지면 럭비가 축구보다 더하다. 하지만 유독 축구에서만 훌리건이 기승을 부린다. 이유가 뭘까.○ 럭비엔 없다? 훌리건이란 말은 1960년대 중반 영국의 한 타블로이드지가 열혈 팬들을 지칭하면서 대중화됐다. 그 열혈 팬들이란 게 대부분 노동자 계급이었다. 사실 축구 자체가 노동자 계급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성장했다. 귀족 스포츠로 탄생해 쭉 그 지위를 유지한 럭비와는 태생적 배경 자체가 달랐다. 하층 계급의 울분과 폭력성은 축구 문화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단체 행동에 익숙한 계급적 특성도 축구 문화에 더해졌다. 영국의 한 언론은 “럭비가 ‘신사의 나라’로 포장된 영국 이미지를 대표한다면 축구에는 그 안에 감춰진 영국인의 잔인함과 공격성, 우월주의가 투영돼 있다”고 했다. 영국인들 특유의 호전성과 국수주의 역시 훌리건들을 등장시킨 배경이란 설명이다.○ 야구에도 없다? 축구와 함께 세계 2대 스포츠로 꼽히는 야구 경기장에 훌리건이 없는 이유도 비슷하다. ‘야구의 메카’ 미국에서 야구는 1850년대 중상류층의 레저 스포츠로 등장했다. 이후 하위 계층에까지 확대된 이후에도 구단 운영과 응원 문화 등에는 여전히 점잖은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다. 경기장 위치가 훌리건 유무를 결정지었다는 주장도 있다. 유럽과 남미 지역의 축구장은 주로 대도시 중심부에 있다. 슬럼가와 인접한 곳에 있어 젊고 혈기왕성한 청년 팬이 많고, 자연스럽게 폭력성도 커졌다는 설명. 반면 야구장은 넓은 도시 외곽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가족 단위의 조용한 팬들이 많아 훌리건이 등장할 여지가 적다는 얘기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1. ‘만년 3위’ 꼬리표를 떼고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에 오른 대한항공.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에게 고공비행의 비결을 물었더니 신인 곽승석(23)의 활약을 첫손에 꼽았다. 신 감독은 “공격에서도 제 몫을 하지만 수비가 정말 좋다. ‘제2의 신진식’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극찬했다.#2. 지난 시즌 챔피언 삼성화재는 올 시즌 11승 13패로 5할 승률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배구 도사’ 석진욱(35)의 부상을 아쉬워했다. 그는 “진욱이의 비중은 용병인 가빈 슈미트 이상”이라며 “수비, 경기 조율 등 모든 면에서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배구 도사? 누구나 꿈꾸지만 호쾌한 스파이크는 팬들을 열광시키지만 깔끔한 수비는 감독을 웃게 만든다. 공격력만 좋은 선수는 ‘반쪽 선수’란 불명예를 안지만 수비까지 겸비한 선수는 ‘배구 도사’란 찬사를 받는다. 배구 선수라면 누구나 배구 도사가 되길 꿈꾼다. 하지만 그만큼 되기 힘든 게 배구 도사. 현재 최고 공격수로 꼽히는 문성민(25·현대캐피탈), 김요한(26·LIG손해보험) 등은 그 칭호를 얻지 못했다. 김세진 KBSN 해설위원은 “배구만큼 공격과 수비가 다른 운동도 없다. 사용하는 근육부터 미세한 감각까지 전혀 다르다. 그래서 공수를 다 잘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배구 도사의 존재감은 코트에서 절대적이다. 그가 있어 조직력은 배가된다. 박희상 우리캐피탈 감독은 “배구 도사가 있으면 그를 구심점으로 팀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임도헌 삼성화재 코치는 “한 명의 배구 도사는 선수 두 명의 효과를 낸다. 라이트의 공격 부담과 리베로의 수비 부담을 동시에 덜어준다”고 강조했다. 서남원 대한항공 코치는 “발군의 센스로 팀 내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데 감독이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임시형-안준찬 등도 배구 도사 후보 그런데 최근 배구 도사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석진욱 이후 배구 도사 계보가 끊겼다는 위기론은 그래서 등장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훈련 부족을 이유로 지적했다. 예전엔 중고교 시절 혹독하게 기본기부터 지도했지만 최근 지도자들은 당장 팀 성적 올리는 데 급급해 주포들에게 공격에만 전념하도록 주문한다. 겉멋만 든 반쪽 선수들이 양산되는 이유다. 한국배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프로 구단들의 근시안적인 선수 수급을 비판했다. 구단들이 마케팅용으로 과포장된 선수들만 선호하다 보니 선수들 역시 일찌감치 눈에 보이는 기록에만 집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신진식 KBSN 해설위원은 “리베로 제도가 생긴 뒤 궂은일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더 커졌다”고 했다. 그는 “수비나 리시브는 어느 경지에 오르면 스파이크보다 더 짜릿한 손맛을 느끼게 된다. 최근 선수들은 수비 훈련 자체가 적다 보니 그걸 느낄 단계에도 도달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물론 아직 희망은 있다. 전문가들은 1985년 이후 태어난 선수 가운데 가장 유력한 배구 도사 후보로 곽승석을 꼽았다. 그는 올 시즌 시간차 공격 5위(63.04%), 이동 공격 8위(50%)에 세트당 리시브 성공 6위(4.15개)가 말해 주듯 공수 밸런스를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EPCO45 임시형(26), 우리캐피탈 안준찬(25) 등도 후보로 꼽힌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점프’가 배구를 지배한다. 높은 타점이 필요한 배구에서 점프력은 선수들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신진식 KBSN 해설위원은 “좋은 배구선수가 되려면 스윙 속도, 배구 센스, 수비력 등 다양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높이”라고 말했다.○ 김학민의 별명은 ‘라면’ “얘는 한 번 뜨면 라면 끓여 먹고 내려옵니다.” 대한항공 문용관 전 감독이 팀의 주포인 ‘에어’ 김학민(28)을 보고 한 말이다. 김학민의 서전트점프(제자리 뛰기) 기록은 90cm. 그야말로 나비처럼 날아올라 벌처럼 내리꽂는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서도 최고 점프력을 보유한 그를 두고 삼성화재 ‘괴물 용병’ 가빈 슈미트는 “미친 점프력을 갖췄다”며 혀를 내둘렀다. 일반 성인 남성의 서전트점프는 기껏해야 30∼40cm. ‘날아다니는 수준’인 80cm 넘게 점프하는 선수는 대한항공 곽승석(80cm), 현대캐피탈 최태웅과 헥터 소토(이상 80cm), LIG손해보험 엄창섭(83cm)과 김요한(80cm), 삼성화재 가빈 슈미트(85cm), 김정훈(83cm)과 박철우(80cm), 우리캐피탈 최귀엽(82cm)과 강영준(80cm) 등이 있다.○ 선천적인 몸매+맞춤형 트레이닝 배구선수의 점프력은 선천적인 것일까. 대체로 그렇다. 군살 없는 호리호리한 몸매에 굵은 허벅지, 가는 종아리 등 고탄력을 보장해주는 체형을 타고나는 경우가 많다. 배구선수 가운데 유독 운동선수 2세가 많은 이유도 그래서다. 우리캐피탈 신보식 전력분석관은 “농구에선 어린 선수들을 처음 스카우트할 때 신체조건의 비중이 30∼40%다. 하지만 배구는 60∼7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물론 후천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배구선수들의 한 경기 평균 점프 횟수는 150회 안팎. 점프를 반복하다 보면 그와 관계되는 근육이 발달한다. 어릴 때부터 다리와 척추의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도 빠르다. 배구에 적합한 체형으로 변한다는 얘기다. 트레이닝으로 효과를 보기도 한다. LIG손해보험의 신동석 체력트레이너는 “점프를 높게 하기 위해선 하체 힘도 좋아야 하지만 역도선수처럼 순간적으로 힘을 모으는 능력이 필수”라고 했다. 그래서 배구선수들은 스쿼트(역기를 들고 앉았다 일어서는 운동), 파워클린(역기를 목 근처까지 끌어올렸다가 내리는 운동) 등 역도선수를 연상시키는 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한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1위를 달리는 대한항공 선수들에게 물어봤다. 올 시즌 이렇게 잘나가는 이유가 뭐냐고.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은 ‘서브’. 주포 김학민은 “강력한 서브만큼은 우리가 최고”라고 했다. 용병 에반 페이텍도 “배구의 시작은 서브”라며 “서브가 잘 들어가는 날엔 공격에도 자신감이 붙는다”고 했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맞붙은 20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 각각 6연승과 4연승을 거두며 리그 1, 2를 달리던 팀의 대결답게 긴장감이 팽팽했다.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상대 전적은 3승 무패로 대한항공의 절대 우세.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까지는 통산 11승 26패로 크게 뒤졌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에게 징크스를 털어낸 비결을 물었더니 또 ‘서브’란 대답이 돌아왔다. “초반부터 강력한 서브로 상대를 흔든 덕분에 고비마다 쉽게 풀렸다”는 것이다. 이날도 서브로 명암이 갈렸다. 서브 득점(대한항공 4점, 현대캐피탈 3점)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보이지 않은 효과는 컸다. 현대캐피탈의 리시브는 대한항공의 서브 폭격에 무너졌다. 1세트의 주인공은 김학민. 대한항공이 20-19로 근소하게 앞서던 1세트 막판 김학민은 특유의 강력한 서브를 잇달아 꽂았다.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현대캐피탈의 수비가 흔들렸다. 김학민은 이어진 찬스에서 레프트 오픈 강타와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벌렸다. 25-20으로 대한항공의 승리. 2세트는 초반 9-1까지 앞서는 등 일방적으로 주도한 대한항공이 25-15로 이겼다.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은 3세트까지 25-23으로 가져오며 3-0(25-20, 25-15, 25-23) 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김학민(18득점)과 에반(17득점)이 공격을 주도했다.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4연승을 거뒀다. 인천=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그는 코트 반대편에 서 있었다. 나와의 거리는 15m 이상. 하지만 바로 앞에 있는 듯 위압감을 줬다. 팔뚝은 웬만한 여성의 허벅지보다 두꺼웠다. 손바닥은 솥뚜껑 같았다. 팔까지 치켜드니 골리앗 앞에 선 것 같았다. 심호흡을 하던 그가 잠깐 인상을 썼다. 공포심이 배가됐다. 마침내 그가 뛰어올랐다. 정점에 도달한 순간 “훕” 하는 기합과 함께 장작을 패듯 공을 내리쳤다. 순간 ‘잘해보겠다’던 의욕은 ‘살고 싶다’는 본능으로 바뀌었다. 공을 향해 몸을 던지는 대신 움찔하며 피했다.○ 앰뷸런스 대기시켰어요? 17일 경기 용인시 보정동 삼성휴먼센터에 있는 프로배구 삼성화재 체육관. 기자를 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인사 대신 이 말부터 건넸다. “밖에 구급차는 대기시켜 놨어요?” 웃으며 받아쳤다. “필요 없어요. 학창시절 동아리에서 배구 좀 했습니다.” 이땐 몰랐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자기 말을 책임지지 못하는 무책임한 남자가 될 줄은. 이날 기자가 만난 선수는 삼성화재의 ‘괴물 용병’ 가빈 슈미트(25). 최고 외국인선수로 꼽히는 그는 지난 시즌 역대 최고 공격성공률(55.55%)에 한 시즌 첫 1000득점까지 돌파하며 정규시즌과 올스타전,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를 석권했다. 올 시즌에도 득점 선두 자리엔 그의 이름이 올라 있다. 가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강력한 서브. 시속 110km를 훌쩍 넘기는 그의 스파이크 서브는 스피드뿐 아니라 묵직하기로 유명하다. 서브를 받기 전에 우선 리시브 훈련부터 했다. 강사는 세계적인 리베로인 삼성화재의 여오현(33). 기본적인 자세는 물론이고 시선, 호흡법 등까지 교정을 받았다. 여오현이 꼽은 완벽한 리시브의 3대 요소는 위치 선정과 볼 컨트롤, 자신감. 모두 피나는 훈련에서 온다고 했다. 실제 연습으로 다져진 여오현의 팔뚝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단단했다.○ 광속 스피드…흔들림도 엄청나 20분 정도 리시브 훈련만으로 충분히 땀을 흘린 뒤 마침내 코트에 입성했다. 일단 목표는 가빈이 넣은 10개의 서브 중 2개 이상 ‘퍼펙트 리시브’를 해내는 것. 그에게 힘껏 쳐보라고 했더니 진짜 앰뷸런스가 필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눈높이를 낮췄다. 실전에서 60% 수준의 서브를 받아내기로 했다. 우선은 적응이 필요했다. 30% 강도로 서브를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싱긋이 웃더니 제자리에서 점프해 힘을 빼고 툭 쳤다. 여전히 위력이 만만치 않았다. 제대로 맞은 듯했지만 공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지켜보던 신 감독이 한마디했다. “가빈은 몸무게가 무거운 데다 워낙 힘이 좋아 서브가 묵직해요. 리시브할 때 생각보다 공이 더 많이 튀어 받기 힘들죠.” 사부 여오현은 몸을 더 낮추고 어깨에 힘을 빼라고 충고했다. 그냥 편하게 갖다 대라는 설명. 열 번이 넘는 실패 끝에 마침내 리시브를 성공시켰다. 몇 번 성공했더니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바로 60%까지 파워를 높였다. 그 소리가 떨어지기 무섭게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무시무시한 서브가 날아왔다. 속도도 빨랐지만 공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큰 손바닥으로 공을 감싸 쥐듯 때리는 데다 임팩트 순간 힘이 워낙 강력해 공이 흔들린다고 했다. 코트에서 375cm에 이르는 엄청난 타점도 위협적이었다. 임도헌 삼성화재 코치는 “높은 곳에서 가파르게 꽂히는 서브는 수비수들에게 부담 그 자체”라고 전했다. 리시브를 위해선 일단 공포심부터 떨쳐내야 했다. 하지만 몇 번 엉뚱한 곳에 맞았더니 팔이 얼얼했다. 공을 끝까지 지켜보기 힘들었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됐나 싶었는데 이번엔 자세가 문제였다. 공이 빠르고 흔들려 위치를 잡기 어려웠다. 여오현은 “가빈의 손바닥에 공이 맞는 순간 이미 위치를 예측하고 팔을 내밀어야 한다”고 외쳤다. 수십 번의 실패로 낙심하던 순간 팔뚝에 묘한 느낌이 전해졌다. 선수들이 흔히 말하는 ‘그곳’에 공이 부닥치는 느낌. 공은 부드럽게 떠올라 세터 머리 높이로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다. 퍼펙트 리시브. 가빈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웃었다. 다음 날 팔뚝을 보니 피멍이 들어 퉁퉁 부어 있었지만 기분은 뿌듯했다. 그래도 체험은 한 번으로 족할 것 같다.용인=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만년 3위 대한항공 1위 비결리그 초반 잘나가다가도 매번 ‘쌍두마차’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에 덜미를 잡혔다. 플레이오프에서 명승부를 펼쳤지만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2006∼2007시즌부터 플레이오프 최종 순위는 4년 연속 3위다. 정규리그에선 3위 3번, 2위 1번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다르다. 13일 현재 16승 4패로 단독 1위. 10경기를 남겨둔 지금 그들의 눈은 챔피언을 향해 있다.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 얘기다. 고공비행의 비결을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에게 물었더니 “힘을 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신 감독은 “우리 팀엔 개성 강한 선수가 많다. 그래서 윽박지르기보단 잘한다고 격려했다. 선수들이 스스로 깨닫게끔 옆에서 조용히 도와준 게 빛을 봤다”고 전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성격은 물론이고 혈액형, 가족관계, 취미도 줄줄이 꿰고 있었다. “선수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지도를 위해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게 그의 설명. 결국 조용히 배려하는 감독의 ‘그림자 리더십’에 선수들도 마음의 문을 열었다. 올 시즌 부쩍 늘어난 자신감도 상승세의 비결. 대한항공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시즌 전 이례적으로 팀 미팅을 여러 차례 가졌다. 일부 선수는 심리치료사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패배의식을 극복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기 위해서란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 신 감독 역시 “3위는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 변해야 산다”고 선수들에게 거듭 강조했다. 대한항공 특유의 ‘벌떼 배구’도 빛을 봤다. 대한항공은 한두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공격 패턴 역시 다양하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대한항공 최대의 장점은 다양성”이라며 “여러 선수가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 수비를 집중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대한항공의 훈련 강도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팀과 비교해서도 평균 수준. 하지만 수비, 리시브 등 기본기를 가다듬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김세진 KBS 해설위원은 “확실히 이번 시즌 대한항공의 기본기가 탄탄해졌다. 안정적인 수비와 리시브는 시즌 막바지 치열한 순위 싸움 과정에서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발 더 뛰어야죠.” 프로농구 KCC의 백전노장 추승균(37)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는 두 글자는 바로 ‘캡틴’. 그는 “팀을 대표하는 주장은 영광이지만 한편으론 엄청난 짐”이라고 했다. 최근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축구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차기 주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졌다. 고심 끝에 조광래 감독이 낙점한 인물은 박주영(26·모나코). 몇 차례 고사한 뒤 주장 완장을 수락한 박주영은 “이젠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 사명감을 갖고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캡틴은 자동차 엔진이자 연료 팀워크와 분위기가 성적으로 직결되는 스포츠 세계에서 선수단의 얼굴인 주장의 비중은 매우 크다. 어떤 종목이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주장의 어깨가 무거운 곳은 프로야구다. 그 이유는 뭘까. 일단 포지션에 따라 역할이 크게 달라서다. 이병훈 KBSN 해설위원은 “야구 선수단은 자동차나 마찬가지”라며 “전혀 다른 일을 하는 부품들이 모여 차가 완성된다”고 했다. 그는 “역할이 다른 선수들을 이해하고 다독거리는 건 온전히 주장의 몫”이라며 “주장을 자동차의 엔진이자 연료라고 부르는 건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33경기에 이르는 장기 레이스도 이유로 꼽혔다. 주장을 지냈던 이종범(41·KIA)은 “프로야구는 흐름 싸움이다. 한 경기에 일희일비하면 시즌을 망친다. 프로야구 주장은 경기마다 너무 들뜨지도 너무 가라앉지도 않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스스로 주장의 비중을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희생플라이, 희생번트 등 용어에서 알 수 있듯 야구는 팀워크가 특히 강조되는 종목. 프로야구단은 선수단 규모도 거대하다. 이러다 보니 선수들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 필요했고, 그래서 주장이 얼굴 마담 역할까지 하게 됐다는 얘기다. 박노준 우석대 교수는 “구단이 주장에게 공식적으로 판공비를 지급하는 유일한 곳이 프로야구”라며 “구단들이 프랜차이즈 스타를 주장으로 선호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고 했다.○ 카리스마? 이젠 시어머니 리더십 시대가 변하면서 프로야구 주장의 역할도 많이 달라졌다. 이순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예전엔 단순히 전달자였다면 이젠 중개자에 가깝다”고 했다. 감독의 지시를 받아 선수들에게 통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해 감독에게 전달하거나 중간에서 의견 조율까지 할 만큼 역할이 커졌다는 것. 선출 방식도 달라졌다. 감독이 최고참 선수를 일방적으로 지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선수단 투표로 뽑는 등 선수들 의견이 반영되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이젠 단순히 나이보다 팀 내 융화력, 성격, 리더십 등이 주장 자리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됐다. 후배들이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카리스마보다 시어머니 역할이 중요해진 것도 달라진 부분. 박노준 교수는 “2000년 선수협의회(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발족된 뒤부터 각 팀 주장은 협의회 이사로 자동 임명된다. 주장의 살림꾼 역할이 더 강조된 이유”라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이날 슈퍼볼을 본 미국 내 TV 시청자는 6000만 명이 넘는다. 미국인들은 왜 이렇게 미식축구에 열광할까. ‘감독에겐 가장 어려운 스포츠지만 팬들에겐 가장 간단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 미국 언론은 미식축구를 이렇게 표현했다. 미식축구의 작전은 수천 가지가 넘는다. 양 팀 감독과 쿼터백들의 머리싸움은 바둑의 수 싸움 이상으로 치열하게 전개된다. 하지만 큰 줄기에 있어선 미식축구만큼 간단한 종목도 없다. 4번의 공격권을 가지며 10야드(9.14m) 이상을 전진하면 다시 공격권이 주어지고 실패하면 뺏긴다. 미식축구 마니아로 알려진 인기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다소 직설적이면서 간단명료한 미국인의 특성에 딱 맞는 운동이 바로 미식축구”라고 했다. 미국인들에게 미식축구를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어떤 단어가 나올까. ‘열정(passion)’이 아닐까. NFL에서 한 팀이 시즌 동안 치르는 경기는 16경기. 프로야구 메이저리그(162경기)나 미국프로농구(82경기)에 비해 훨씬 적다. 슈퍼볼 역시 단판 승부다. 경기 수가 적다는 건 매 경기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란 얘기다. 5000달러(약 560만 원)가 넘는 입장료를 내고 슈퍼볼을 즐긴 한 관객은 “미국인들은 짧고 강렬한 축제를 즐긴다”고 했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도 “슈퍼볼은 한 판이라 임팩트가 강렬하다. 그래서 더 흥분된다”며 예찬론을 펼쳤다. 각종 프로 스포츠가 일찍부터 성행한 미국에서도 NFL은 대표적인 머니 게임으로 불린다. 일단 종목 특성상 경기 도중 끊기는 시간이 많아 관중의 순간 몰입도가 어떤 스포츠보다 높다는 게 광고업계의 평가. 방송사와 광고주들의 러브 콜이 쏟아지는 이유다. NFL 역시 TV 광고를 위해 작전타임을 도입해 머니 특수를 누린다. 미식축구는 할리우드 영화와 자주 비교된다. 한 번 공격에 최대 8점까지 얻을 수 있는 드라마틱한 전개가 그렇고, 거친 몸싸움 등 폭력성까지 빼닮았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막이 내렸다. 한동안 그는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한글로 ‘하인스 워드’라고 새겨진 왼쪽 팔뚝으로 얼굴을 닦았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무언가가 흘렀다. 5년 전 같은 무대에서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들고 환호했던 그였다. 하지만 이번엔 주인공이 아니었다. 경기장을 나오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마법 같은 대반전을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35·피츠버그 스틸러스). 그의 몸은 시즌 내내 좋을 때가 없었다. 최근 무릎 인대 파열로 선수생활을 그만둬야 할 위기까지 맞았다. 하지만 백전노장 워드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이날도 팀이 3-21로 끌려가던 2쿼터 종료 직전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꿨다. 일곱 차례 패스를 받아 78야드를 전진하며 MVP급 활약을 했다. 그러나 소속팀은 2%가 부족했다. 4쿼터 중반 25-28, 3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기적을 만들진 못했다.피츠버그를 꺾고 NFL의 최고봉인 슈퍼볼 정상에 오른 팀은 그린베이 패커스. 7일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의 카우보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31-25로 승리했다. 1997년 이후 14년 만에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품게 됐다. 슈퍼볼 트로피는 1, 2회 대회에서 그린베이를 슈퍼볼 정상에 올려놓은 미국 스포츠 최고의 지도자 빈스 롬바르디 감독의 이름을 붙인 것.MVP는 그린베이 쿼터백 애런 로저스(28)에게 돌아갔다. 로저스는 39차례 패스를 시도해 24차례 성공하며 304야드 전진과 3개의 터치다운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강한 어깨와 정확한 패스를 갖춘 로저스는 NFL 쿼터백 가운데 정상급 선수에 속한다. 인구 12만 명의 그린베이는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프랜차이즈를 가진 팀 가운데 가장 작은 도시다. 하지만 미식축구 열기는 으뜸이다. 그린베이의 시즌 티켓을 구입하려면 평균 40년을 기다려야 한다. 대부분의 시민(11만2105명)이 475만934주를 보유한 패커스는 미국 프로 전체 팀 가운데 유일한 시민구단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 본보 취재팀의 실험 서울 아파트 4곳 20명에 인사 건네보니 눈이 마주쳤다. 그가 눈을 피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미소를 지으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처음엔 놀란 표정으로 고개만 살짝 끄덕거린 그 남자. 다시 한 번 밝게 웃으며 인사했더니 경계하는 표정과 함께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저를 아세요?” 그러곤 이 말을 덧붙였다. “이 동네에 6년 살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누가 먼저 인사를 건넨 건 처음이라…. 어떻게 대답할지 당황스럽네요.” 지난달 25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H아파트의 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안녕하세요?” “…”우리나라 전체 가구 가운데 아파트의 비중은 58.3%(2010년 기준). 아파트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웃에 대한 무관심이 방치해선 안 될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얘기다.이에 특별취재팀은 무관심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다. 서울 시내 아파트 4곳(강남구 역삼동, 서초구 방배동, 서대문구 북아현동, 관악구 봉천동)의 주민 5명씩 20명을 만나봤다.먼저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아파트 주민들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지켜봤다. 주민 대부분 경계하는 빛이 역력했다. 인사를 받아주지 않은 주민은 6명. 인사 대신 “누구세요”라고 말한 주민도 4명이나 됐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최모 씨(66)는 인사를 해도 말없이 쳐다보기만 하다가 세 번 인사를 받은 뒤에야 마지못해 “그래요”라고 대답했다.○ 옆집과 교류 있느냐엔 85%가 “없다”‘옆집에 몇 명 살고 있는지 아십니까?’란 질문에 ‘네’라고 답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설문조사 결과 ‘모른다’고 한 사람이 14명. ‘옆집 이웃과 교류가 있습니까’란 질문엔 더 많은 17명이 ‘아무 교류도 없다’고 말해 이웃과의 소통 부족을 실감케 했다.‘아파트 주민이 말을 걸 때 처음 드는 생각은 무엇이냐’는 질문엔 가장 많은 7명이 ‘아무 생각 없다’고 했다. 다음으로 ‘(의도가) 궁금하다’와 ‘부담스럽다’가 각각 4명, ‘귀찮다’도 2명 있었다. ‘반갑다’는 3명에 불과했다. 조사 결과 소득 수준이 낮은 아파트 주민들이 소득이 높은 주민들보다 상대적으로 소통 부족 문제가 더 심각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북아현동, 봉천동 아파트의 주민 10명 가운데 9명이 ‘모른다’고 답했고 역삼동, 방배동 주민들은 5명이 ‘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차이의 이유는 무얼까. 역삼동 주민 손모 씨(47)는 “우리 아파트의 경우 보안이 잘돼 있고, 자녀 교육 문제 등 주민들 관심사도 비슷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득 수준이 낮은 곳일수록 이웃에 대한 불신이 커 자물쇠를 더 굳게 걸어 잠그는 편”이라며 “단순히 이웃에 대한 무관심 문제뿐만 아니라 소득 수준에 따른 ‘불신 디바이드’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서울 신도림동 우성-현대 아파트 주민들 마음 연 비결은 ▼높은 담장-방음벽 허물고 공원-체육시설 조성철제 방음벽 대신 아담한 돌담. 돌담 위에는 화단이 조성돼 주변을 아늑하게 만들었다. 경계가 꼭 필요한 곳엔 방음벽이 아닌 울타리가 있었다. 목재를 지그재그로 엮어 만든 울타리 덕분에 딱딱해 보였던 아파트 단지는 전원 마을처럼 옷을 바꿔 입었다.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우성 2·3·5차 아파트와 현대아파트가 모인 단지 풍경이다. 이 아파트 단지 ‘담장 허물기’ 사업이 시작된 건 2005년. 주민 가운데 한 명이 “담장을 허물고 이웃사촌처럼 지내보자”는 제안을 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공사가 진행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말 끝난 공사 결과는 대만족. 높은 담장과 회색빛 방음벽을 허물고 2만6000그루의 나무를 옮겨 심었더니 주민들 얼굴에 따뜻한 미소가 살아났다. 새로 조성된 공원과 야외체육시설은 필수 생활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우성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김진태 씨(52)는 “예전엔 경비원들도 딱 자기 구역만 챙겼다. 하지만 담장을 허물고부터 이젠 전부 ‘우리 동네’, 이웃사촌이 됐다”며 만족해했다. 우성 2차 아파트 주민 김영옥 씨(64)도 “담벼락이 없어지고 녹지가 조성되니 마을 공동체라는 일체감이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만큼 삭막한 현실이지만 한편으론 이웃과 소통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아파트 녹지 조성 사업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조경과 최한규 팀장은 “열린 녹지 사업을 추진하는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가 주민들 소통 증진”이라며 “‘아파트는 딱딱하고 건조하다’는 기존 인식을 바꾸면 주민들 사이 접촉이 늘어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직접적으로 아파트 내 주민 소통을 활성화하려는 노력도 있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가’ 제도가 대표적이다. 커뮤니티 전문가들은 아파트 내 커뮤니티 활성화 정도를 진단하고, 아파트에 맞는 각종 맞춤형 사업을 발굴한다. 마포구 주택과 진미연 주임은 “아파트 주민들 사이 공동체 의식이 너무 무너졌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 제도가 도입됐다. 커뮤니티 전문가들은 해당 아파트에 파견돼 주민 봉사활동, 입주민 축제 등 관리사무소에서 다루기 힘든 사안을 직접 챙길 것”이라고 했다. 또 “시범운영 기간(8일∼12월 7일)을 거쳐 반응을 본 뒤 확대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웃 간의 소통 부재가 심각한 상황이지만 곳곳에서 하나둘 소통의 희망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이웃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까’란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사람이 많았다. ‘매우 그렇다’가 3명, ‘그렇다’가 11명이었다. 방배동의 윤모 씨(33)는 이렇게 말했다. “상대가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 먼저 다가가는 게 조심스럽긴 하죠. 그래도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이웃사촌이 뭔지 궁금하긴 해요. 이웃이 부탁한다면 들어줄 의향도 얼마든지 있습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민족 최대 명절인 설. 긴 연휴 기간 바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고향으로 가는 순간에도 스포츠는 숨 가쁘게 돌아간다. 풍성한 스포츠 이벤트들은 화려한 볼거리로 팬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먼저 해외축구. 아시안컵을 마치고 복귀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의 이청용은 3일 오전 울버햄프턴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청용이 아시안컵에 차출된 뒤 1무 4패로 부진에 허덕이는 팀 상황을 감안하면 고된 일정임에도 출전이 유력하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기-차 듀오’ 기성용과 차두리도 2일 오전 애버딘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한 ‘영원한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5일 잉글랜드로 출국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휴식을 취한다. 박지성은 오랜만에 국내에서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프로농구도 연휴 기간 빅 매치들이 잇따라 열린다. 특히 4일 열리는 SK-KT의 통신사 라이벌 맞대결과 허재-강동희 감독의 지략 승부가 펼쳐질 KCC-동부 경기는 빼놓을 수 없는 빅 매치. 명절에 빠질 수 없는 이벤트인 설날장사씨름대회도 1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프로농구 전반기 결산해보니프로농구가 치열한 순위 다툼을 잠시 접어두고 올스타전(29∼30일·서울 잠실실내체육관) 휴식기에 들어갔다. 시즌 전 전문가들은 전자랜드, KCC, SK를 3강으로 꼽았다. 예상은 맞아떨어졌을까.○ 통신사 라이벌의 명암 현재 가장 무서운 팀은 2위 전자랜드(24승 11패)도, 3위 KCC(21승 15패)도 아니다. 바로 KT다. KT는 최근 16경기 14승 2패란 믿기지 않는 성적으로 단독 1위(27승 9패)를 질주하고 있다. KT 선두 질주의 원동력은 끈끈한 조직력. 전창진 KT 감독은 “한 발 더 뛰고, 빠른 스피드로 승부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며 웃었다. 올 시즌 상대 전적 4패로 유독 KT에 약했던 허재 KCC 감독은 “KT의 수비는 상대를 질식시킨다”며 혀를 내둘렀다. 반면 우승후보로 꼽혔던 통신사 라이벌 SK는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한때 8연패 수모까지 겪으며 7위(16승 20패). 조성원 SBS-ESPN 해설위원은 “아무리 호화 군단이라도 모래알 조직력으론 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대세는 수비 농구 공격은 팬들을 기쁘게 하고, 수비는 감독을 웃게 만든다. 올 시즌 유독 실감나는 말이다. 상위권 5팀 가운데 동부, 전자랜드, KT, KCC는 나란히 최소 실점 1∼4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은 득점 꼴찌 모비스(75점)보다 10점 이상 많은 85.3점의 막강 화력을 자랑하며 득점 1위를 질주하지만 실점도 가장 많아 동부, KCC와 공동 3위에 머물고 있다. 김주성(동부)은 “수비는 슬럼프가 없다. 특히 지난 시즌 모비스, 올 시즌 KT 등 수비가 뛰어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다른 팀들도 수비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상민 후계자는 누구 이상민(39)이 은퇴한 빈자리는 누가 채울까. 시즌 전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젠 한 명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주인공은 양동근(모비스). 시즌 전 최하위 전력으로 분류됐던 모비스가 최근 8경기에서 6승 2패를 거두며 6강 꿈을 이어가는 것도 그가 있기 때문. 평균 5.6개의 어시스트로 리그 1위고 득점에서도 평균 16.4점으로 팀 내 1위. 가로채기는 2.9개로 리그 5위다.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도 양동근은 전체 1위에 오르며 이상민 후계자로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이 우리은행을 제압하고 4연승을 달렸다. 삼성생명은 27일 안산에서 벌어진 중립경기에서 ‘고참 콤비’ 이미선(18득점 10어시스트)과 박정은(14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우리은행을 71-57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4연승을 거둔 삼성생명은 16승 9패로 선두 신한은행(21승 3패)과의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빠른 스피드와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올 시즌 프로농구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KT가 부담스러워하는 상대가 있을까. 전창진 KT 감독은 “동부와 삼성”이라고 했다. “두 팀 다 스피드가 우리 못지않게 좋다. 그런데 우리가 높이에서 밀리다 보니 고민이 많다”는 것. 실제 KT는 동부에 2승 2패로 동률을 기록했고, 삼성엔 1승 3패로 전적에서 밀렸다. 반면 다른 팀들이 어려워하는 KCC에는 상대전적(4승 무패)에서 절대적인 우위. 전 감독은 “KCC에 ‘절대 높이’ 하승진이 있지만 우리와 팀 컬러가 달라 틈이 많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KT와 LG가 맞붙은 27일 오후 부산사직체육관. KT가 동부나 삼성을 상대할 때 하는 고민을 강을준 LG 감독이 호소했다. 강 감독은 “우리의 강점이 스피드와 조직력인데 KT는 우리보다 더 빠르고 수비에서도 한 발 더 뛴다”면서 “비슷한 팀 컬러다 보니 강점을 살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전반은 동점과 역전을 주고받는 팽팽한 접전. KT는 3쿼터 초반 용병 찰스 로드의 높이를 앞세워 점수 차를 12점까지 벌렸다. 하지만 LG는 가드 변현수(24득점)가 연속 3점 슛을 꽂으며 4쿼터 8분 30초를 남기고 67-6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엔 LG의 지속적인 리드. LG가 KT전 3연패의 사슬을 끊을 것으로 예상된 순간 경기 종료 25초를 남기고 KT의 해결사 제스퍼 존슨의 손끝이 번쩍였다. 3점슛 성공으로 84-83으로 점수를 뒤집은 데 이어 자유투 2개까지 성공시키며 팀에 86-83 승리를 안겼다. LG는 4쿼터 50초를 남기고 얻은 자유투 2개를 문태영이 모두 놓친 장면이 아쉬웠다.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3연승한 KT는 2위 전자랜드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렸다. 안양 경기에선 홈팀 인삼공사가 모비스를 90-85로 꺾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 분위기를 탔다고 생각한 순간 승부차기에서 패배. 한국 축구 대표팀 승부차기 사상 첫 무득점 패배라 아픔이 더 컸다. 일본과의 아시안컵 4강전 승부차기 상황과 관련해 궁금증을 풀어 본다.[1] 박지성 고교시절 실축 후 울렁증첫 번째 키커 구자철(22)은 A매치 경험이 15회, 이용래(25)는 6회, 홍정호(22)는 5회에 불과했다. 4번 키커로 준비 중이던 손흥민(19) 역시 4회에 그쳤다. 반면 일본은 승부차기에 나섰던 4명 가운데 혼다 게이스케(25)가 28회로 A매치 출전 횟수가 가장 적었다. 4번 키커 곤노 야스유키(28)는 45회에 이르렀다.대표팀의 두 기둥 박지성(30·A매치 100회)과 이영표(34·126회)는 왜 안 나왔을까. 두 선수가 고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박지성은 항상 “승부차기 울렁증이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수원공고 3학년 시절 라이벌 부평고와의 대결에서 실축한 뒤 울렁증이 커졌다는 게 그의 설명. 이영표도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실축으로 고개를 숙인 뒤 승부차기를 꺼린다.[2] 경험 많으면 승부차기도 잘한다?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승부차기에선 경험과 배짱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경험이 중요할까. 전문가들은 “절대적이진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승부차기는 경험이 아닌 흐름과 분위기의 싸움”이라고 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스타플레이어나 베테랑들이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실축을 많이 한다. 가진 게 많으면 잃을 것도 많다. 부담이 그만큼 크다”고 설명했다.[3] 왜 구자철이 먼저 찼지?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조 감독은 왜 구자철을 1번으로 선택했을까. 일단 구자철의 컨디션이 좋았다. ‘애어른’이라고 불릴 만큼 두둑한 배짱과 침착함도 고려 요인.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그를 지도한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자철이라면 어떤 감독이라도 1번 키커로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용래와 홍정호 역시 소속팀에서 전문 키커 역할을 맡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영표는 “훈련 때 가장 잘 찬 선수들이다. 연습대로 투입된 것”이라고 전했다.[4] 연습은 충분했나?일본은 승부차기 특별 훈련을 했다. 한국은 어땠을까. 조 감독은 “선수들의 심리적인 특성까지 살필 만큼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8강전을 앞두곤 이례적으로 비공개 승부차기 훈련까지 했다. 아쉬운 것은 최고의 ‘1번 키커’ 박주영(26)이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한 사실. 지동원(20)과 이청용(23)이 경기 중 교체 아웃돼 키커 가용 폭이 좁아진 것도 조 감독을 답답하게 만들었을 법한 요인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동영상=태극전사 출격 현장, ‘아시안컵 우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