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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는 가운데 미세먼지와 오존 등 대기오염 물질이 증가하면 자살률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도관 성균관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2006~2011년 우리나라 각 시도별 환경오염지수와 자살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대기 중 미세먼지와 오존 농도가 증가할수록 자살률 또한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고 1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대기 중 농도가 m³당 37.82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증가할 때마다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은 3.2%씩 늘어났다. 오존 농도 또한 일주일 동안 0.016ppm(1ppm은 100만분의 1) 증가하면 그 주 우리나라 전체자살률은 7.8%가 올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미세먼지나 오존과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늘면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에 악영향을 미쳐 기분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오존의 경우 행복호르몬이라 불리우는 세로토닌의 대사에 악영향을 줘 자살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환경부가 전국 79개시 251곳에서 측정한 환경오염지수와 국가통계청이 발표한 자살현황 등을 활용해 진행됐으며 권위 있는 학술지인 ‘퍼블릭 라이브러리 오브 사이언스(PLOS)’에 최근 발표됐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1. 지난해 11월 운전자 A 씨는 한 민간 업체의 카셰어링(시간제 렌터카) 서비스를 예약했다. 서비스 첫날 급한 사정이 생긴 A 씨는 취소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연락했다. 24시간 운영이라는 고객센터는 하루 종일 불통이었다. 다음 날 오전에야 통화가 돼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환급을 요구했지만 “담당자를 연결해 주겠다”는 말만 들었고 다시 연락이 끊겼다. 결국 예약했던 사흘간의 서비스 기간이 지난 뒤 담당자는 전화를 걸어와 “환급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2. 운전자 B 씨는 지난해 말 카셰어링 차량을 이용하다 갑자기 타이어가 펑크 나는 사고를 당했다. B 씨는 긴급 출동 서비스로 타이어를 교체한 뒤 차량을 반납했다. 그런데 한 달 뒤 카셰어링 업체는 타이어 휠 교체 등 견적서를 B 씨에게 제시하며 34만1500원을 청구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시 나눔카(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카셰어링 브랜드)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3026건으로 2013년 같은 기간(718건)에 비해 4.2배 증가했다. 국내 최대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의 보유 차량은 2013년 400대에서 1년 만에 1800대까지 늘어났고 3월 현재 약 2100대에 이른다. 이처럼 카셰어링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업체들의 부실한 차량 관리 및 서비스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카셰어링은 차량 대여 및 반납이 무인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만큼 편리하지만 차량 관리는 일반 렌터카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 서울 지역에만 주차장 912곳에 차량 1922대가 분산돼 있다 보니 업체들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 렌트와 관련된 피해 구제 접수는 219건으로 2013년 131건에 비해 67.2% 늘었다. 대부분 서비스 불편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본보 취재팀이 25일 카셰어링 업체 3곳의 차량 3대를 대여해 전문가와 함께 차량 상태를 살펴본 결과 1대의 앞 타이어가 공기압이 낮고 마모가 심각했다. 특히 타이어 옆면에 3cm 정도 깊게 찢어진 부위가 발견돼 반드시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해준 교통안전공단 노원검사소장은 “타이어가 파손된 상태로 고속 주행을 할 경우 타이어가 터질 우려가 있으니 반드시 이용 전에 타이어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만큼 운전자들의 매너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카셰어링 업체 관계자는 “차량 내에서는 반드시 금연하고 이용한 뒤 쓰레기는 치워 줄 것을 고객들에게 안내하지만 많은 운전자들이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카셰어링포럼 공동의장)는 “카셰어링 제도가 정착하려면 이용자들이 차를 스스로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용 전에 자신이 쓸 차의 상태를 살피고 직전 사용자를 평가하는 시스템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

《 낮은 연료소비효율(연비)이나 환경오염을 안타까워하지 않으면 21세기 운전자가 아니다. 이러한 운전자들에겐 환경을 살리고 기름값도 아낄 수 있는 ‘에코드라이브’가 필수다. 급출발, 급제동, 급가속을 지양하고 공회전을 하지 않으며 정속 주행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연료를 크게 아낄 수 있다. 나쁜 습관이 몸에 밴 운전자도 조금만 노력하면 착한 운전자가 될 수 있다. 본보 기자는 17일 지난해 자동차 연비왕 선발대회 우승자를 찾아가 대결해봤다. 둘의 대결만 살펴봐도 에코드라이브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다들 운전 잘한다고 자만하는데 ‘에코드라이브’를 잘하는 게 진짜 운전 실력이죠.” 자타공인 연비(연료소비효율)왕 김태현 씨(35·경북 상주시)는 17일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찾아간 본보 기자에게 ‘에코드라이브 운전 대결’을 제안했다. 환경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불거진 1990년, 핀란드에서 처음 등장한 ‘에코드라이브’는 친환경성·경제성·안전성을 지향하는 운전자의 ‘경제운전 습관’을 말한다. 운전자가 급발진·급정지·급가속 등을 지양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료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안전운행을 한다는 뜻이다. 승부욕 강한 기자는 김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상대는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이 주최한 ‘자동차 연비왕 선발대회’ 승용차 부문 1위를 차지한 실력자. 하지만 기자 또한 운전경력 10년, 특히 군에서 운전병으로 2년간 근무하며 ‘운전만큼은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이번 대결에는 실시간으로 연비가 측정되는 에코게이지가 설치된 김 씨의 소형차(공인연비 L당 14.8km·오토기어)가 동원됐다. 심판은 이번 인터뷰에 동행한 교통안전공단 황경승 차장(38), 코스는 김 씨의 자택에서 출발해 약 16km(왕복 32km) 떨어져 있는 김 씨의 근무지인 상주교도소를 찍고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정했다.○ 허울뿐인 10년 차, 에코드라이브엔 초보 오후 2시 28분. 먼저 운전대를 잡은 운전경력 10년 차의 기자는 가볍게 가속페달을 밟았다. 그런데 “부우웅” 엔진소리가 나자마자 보조석에 앉은 김 씨가 껄껄 웃으며 “출발부터 계기판 엔진회전수(rpm)가 3000이 넘었다”고 지적했다. 식은땀이 났다. 평소 깨닫지 못했던 나쁜 운전습관을 경쟁자가 대번에 알아차린 탓이다. 뒷좌석에 앉은 황 차장은 “출발할 때 rpm은 2000초반대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이미 급출발했다”며 김 씨를 거들었다. 출발은 나빴지만 시내 주행에서 실력을 발휘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화를 가라앉혔다. 신호등은 반환점인 상주교도소까지 모두 10개, 운이 나쁘면 왕복까지 최대 스무 번 정지신호를 받을 수도 있었다. 다행히 세 차례만 신호에 걸렸다. 대기 중에도 기어를 중립에 놓고 공회전을 최소화했다. 지적질을 멈추지 않던 황 차장도 “에코드라이브 할 때 공회전을 줄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는데 기어를 중립으로 둔 건 정말 좋은 습관”이라고 말했다. 상주 시내를 주행할 땐 속도를 낮춰 브레이크 밟는 횟수를 최대한 줄이려 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더 많이 밟을수록 연비에 좋지 않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통행량이 많은 도심에서 갑자기 평소 하지 않던 이런 주행 방식을 실천하긴 어려웠다. 특히 내리막길과 과속방지턱을 만날 때는 습관대로 브레이크를 밟기 일쑤였고 결국 코스를 왕복하는 데 총 25번 브레이크를 밟았다. 오후 2시 58분, 기자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연비는 L당 16.6km가 찍혔고, 시간은 30분이 지나 있었다. 공인 연비(L당 14.8km)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김 씨가 더 빨리 도착하기 어려울 거라는 확신도 들었다.○ 추월 안 하고도 더 빨리 도착한 ‘연비왕’ 하늘이 김 씨를 도운 것일까. 김 씨는 단 한 번도 정지신호를 받지 않았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비슷한 통행량이었는데도 약 32km를 주행하는 내내 브레이크를 한 번도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씨의 최종 성적표는 L당 20.2km 연비에 주행 시간 28분(출발 시간 오후 3시 38분). 잠시 우쭐하며 차기 ‘연비왕’마저 노렸던 기자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사실 승패를 가른 건 하늘의 뜻이 아니라 운전습관의 차이였다. 김 씨가 신호를 한 번도 받지 않고 주행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3년 가까이 같은 길을 오가며 도심 신호체계를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출발 이후 두 번째 신호등을 지날 때쯤 시속 약 80km로 추월하는 옆 차로의 흰색 차를 보며 “여기서 저렇게 빨리 가 봐야 다음 신호에서 걸리게 된다”고 장담했다. 이후 김 씨는 기존에 달려오던 속도의 탄력을 이용해 시속 50∼60km로 서행하며 여유 있게 주행을 이어갔다. ‘관성주행’ 기법이다. 김 씨의 말대로 약 3분 뒤 전방에는 빨간 신호에 멈춰 서 있는 흰색 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지난해 ‘연비왕 대회’에 나갈 때도 미리 주행코스를 알아보고 신호체계를 익혔다. 김 씨는 “조금만 관심 있게 살피면 언제 빨간불이 켜질지 신호체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간별로 속도를 높여야 할 때와 낮춰야 할 때를 구분해 페이스를 조절해가며 정지신호를 피해갔다. 김 씨는 브레이크 대신 엔진브레이크를 최대한 활용했다. 도심이나 내리막길로 접어들 땐 일단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 관성주행을 하며 서행하다 기어 단수를 낮춰 엔진브레이크를 걸었다. 이를 본 황 차장은 “엔진브레이크를 걸면 소음이 생겨 연료가 더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동변속기어도 주행 중 기어단수를 낮춰 엔진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데 이를 모르는 운전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결국 브레이크를 한 번도 밟지 않았던 것은 △신호체계 파악 △관성주행 △엔진브레이크 활용 등 세 가지 요소가 결합돼 나온 결과물. 김 씨의 몸에 밴 이런 에코드라이브 운행습관이 100km 이상으로 과속하고 추월을 주저하지 않았던 기자보다 2분이나 더 빨리 도착하게 만든 비결이었다.▼ 가속페달은 살짝, 주유는 리터 단위로 ▼연비왕의 4가지 ‘에코 드라이브’ 비법1. 가속페달은 4분의 1만 살짝. 그 이상 밟으면 엔진회전수(rpm)가 급격히 올라 연비가 나빠진다. 이 정도만 밟아도 시속 120km는 충분히 나온다. 2. 10%의 법칙을 이용하자. 오르막길에서는 기존 속도보다 10% 가속해 탄력을 받아 넘어가고, 내리막길에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 기존 속도보다 10% 감속할 때까지 기다린다. 이는 ‘관성주행’과 ‘엔진브레이크를 활용하는 방법’에 익숙해지면 훨씬 더 자연스러워진다.3. 주유할 땐 ‘리터(L)’ 단위로 하자. 주유가 끝나면 속도계에 적힌 주행거리를 확인해 이를 주유한 L 단위로 나누면 실제 연비를 계산할 수 있다. 그 결과를 영수증에 기록해 자동차 안에 보관해 두면 주유할 때마다 실제 연비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고 자신의 주행 습관을 반성할 수 있다. 실제 연비 계산이 끝나면 속도계의 주행거리를 다시 ‘0’으로 지정해 다음번 주유 때까지 주행한 거리를 확인한다.4. 주유소에서는 꼭 자동차 타이어 공기 주입기를 사용하자. 자동차 매뉴얼이나 타이어, 운전석의 문을 보면 적정 수준의 공기압을 확인할 수 있다. 주유가 끝나면 그 수준에 맞게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한 뒤 연비를 향상시키자. 네 바퀴 모두 공기를 주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채 5분도 안 걸린다. 연비 향상뿐만 아니라 안전운행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숨은 비법이다.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상주=김재형 monami@donga.com / 권오혁 기자 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방송인 클라라(본명 이성민·29·여)가 소속사 회장을 협박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클라라와 그의 아버지 이승규 씨(64)를 공동 협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소속사 일광폴라리스 대표이자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일광그룹 이규태 회장(66)은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도입 사업 중개료를 부풀려 국방비 50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최근 구속된 인물이다. 클라라 부녀는 지난해 9월 22일 “이 회장과 대화 도중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용 중 성적 수치심을 느낀 부분이 있어 더이상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 계약을 해지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이 회장에게 A4용지 2장 분량의 협박성 내용증명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내용증명의 경우 ‘가족회의를 통해 발송하기로 했다’는 클라라 아버지 이 씨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클라라는 경찰 조사에서 “내용증명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군 조직 내에서의 직접적인 가해보단 입대 전부터 형성된 자기 비하감 등 내적 갈등이 병사들의 자살 결심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기를 거치며 자살 위험에 노출된 일부 병사들이 억압된 조직문화를 접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광운대 대학원 범죄학과의 임석현 씨(56)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박사학위 논문 ‘유서에 나타난 병사들의 자살심리 프로파일링에 관한 연구’를 16일 발표했다. 2008부터 2012년 사이 자살한 육·해·공군 병사 124명의 유서를 분석한 결과다. 임 씨는 자살한 병사들을 자살 요인에 따라 내적 요인 집단과 분노충동 요인 집단, 현실 도피적 요인 집단으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절반에 가까운 56명(45.2%)이 내적 요인 집단으로 분류됐다. 이 집단 병사들은 유서에 심한 좌절감과 자기혐오 등의 내용을 남겼고 한 병사는 병영생활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음에도 “나는 실패작이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했다. 유서에 주변인에 대한 원망과 복수심, 분노 등을 표출한 경우인 분노충동 요인 집단은 19명(15.3%)으로 나타났다. 또한 죄의식이나 자살에 대한 두려움 등의 내용을 남긴 현실도피 요인 집단은 11명(8.9%), 내적요인과 현실도피 요인이 혼합된 집단은 19명(15.3%)으로 나타났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학부모는 자녀의 교통안전 습관을 책임지는 제1의 선생님이다. 학부모 교육에 따라 자녀들의 등하굣길 풍경은 천차만별이다. 개학 시즌을 맞아 교통전문가들에게 자녀의 교통안전과 관련해 학부모가 주의해야 할 점에 관해 물었다. 본보 취재팀은 3일 오전 8시 반 서울 강서구 가양2동 탑산초등학교에 ‘스쿨존 교통단속’을 나온 이창호 강서경찰서 교통안전계 3팀장을 만났다. 이 팀장은 우산 탓에 얼굴이 완전히 가려진 초등학생을 보며 “오늘 같은 날이면 꼭 투명우산을 쥐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린 날이면 운전자들이 시야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 만큼 자녀 스스로 주변을 잘 살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기 초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피로감이 심해져 아이들이 더 부주의해질 수 있다는 점도 신경 써야 한다. 이날만 해도 반쯤 감긴 눈으로 등교를 하는 학생 수십 명이 눈에 띄었다. 이 팀장은 “등굣길에 고개를 숙인 채 앞사람 다리나 보도를 보며 걷는 학생도 많다”며 “자녀가 아침 등교에 익숙해질 때까지 통학을 돕거나 친구들과 함께 다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어린이보호구역에 한쪽 방향에만 인도가 나있는 경우 건너편 인도로 넘어가기가 어려워 그냥 도로 한복판을 걸어가는 학생도 많다”며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펜스가 쳐져 있는 인도로 다니게 숙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학부모가 직접 아이들과 함께 등굣길을 걸으며 상황별로 숙지해야 할 교통안전수칙을 알려주는 것이 가장 좋다. 마치 시각장애인들이 길을 익힐 때처럼 자녀들의 보행과정 하나하나를 살피는 것이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국 프랑스 등 교통선진국에서는 학교나 시민단체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립보행인증 교육’을 하는데 한국에서는 학부모가 교육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부모와 자녀가 ‘통학로 교통지도’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부모가 개학 전후 2, 3일 정도 아이들과 함께 통학하면서 ‘안전한 동선’, ‘상황별 주의사항’을 직접 지도를 그려가며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아이들은 이 교통지도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지리를 익히고 가장 안전한 통학로를 정할 수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새 학기 첫날인 2일 오후 2시 50분경 서울 성북구 숭례초등학교 후문 앞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피아노학원을 마치고 나오던 3학년 박민기 군(9)이 친구들과 녹색 고무공을 튕기며 놀다가 공을 놓치고 말았다. 공은 바로 옆 도로 위까지 굴러갔다. 박 군은 양 옆을 둘러보지 않은 채 공을 쫓아 도로로 뛰어들었다. 순간 “끽” 하는 급제동 소리와 함께 파란색 1t 화물차가 박 군 앞에 멈춰 섰다. 조금만 늦게 차가 멈췄다면 사고가 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화물차 운전자는 “제대로 보고 다니라”며 박 군을 크게 꾸짖었다. 놀란 박 군은 “차가 오는 줄 전혀 몰랐다”며 “평소에도 자동차 사이를 오고가며 노는 때가 많은데 다니는 차가 많지 않아 주위를 잘 살펴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심각 스쿨존은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지정된 구역으로 차량 속도를 시속 30km로 제한하고 주정차도 금지하고 있다. 스쿨존은 현재 전국적으로 1만5799곳이 설치될 만큼 활성화됐지만 실제 스쿨존 내 운전자들의 ‘반칙운전’ 행태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본보 취재팀이 스쿨존 내 교통안전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2, 3일 서울 동대문구 성북구 강서구 일대의 스쿨존 3곳을 점검한 결과 불법 주정차 문제가 특히 심각했다. 기자가 숭례초등학교를 방문한 2일 오후에도 어린 학생들은 후문 앞 문구점 등을 가려고 수시로 도로를 넘나들었다. 천천히 걷기보다는 양 옆을 살피지 않고 뛰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스쿨존 내 주정차가 금지돼 있지만 아이를 태우러 온 학부모의 차량이나 학원 차량들이 수시로 학교 앞에 정차해 아이를 태웠다. 후문 인근에만 불법 주차된 차량 3대가 좁은 도로를 차지하고 있었다. 상황은 다른 스쿨존도 마찬가지였다.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종암초등학교 정문 앞도 기자가 찾아갔을 때 불법 주차 차량이 10대 세워져 있었다.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최모 씨(45)는 “학교 담벼락을 따라 세워진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위험한 장면이 자주 목격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지역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적발 건수는 10만1455건에 달했다. 스쿨존 내 과속도 어린이 교통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스쿨존 내 속도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2만4158건이다. 이는 2013년 1만5691건보다 54.0%나 증가한 수치다. 스쿨존 내에서는 시속 30km 이하로 서행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많은 운전자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다. ○ “천천히 운전,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해야”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돌발행동이 잦고 위험 대처 능력이 떨어져 교통사고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2013년에만 전체 1만1728건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해 82명이 숨지고 1만4437명이 다쳤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최근 7년간(2007∼2013년) 어린이 교통사고 사상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20.2%가 초등학교 1학년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배 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어린이들은 차도를 건널 때 뛰어다녀 차를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운전자는 이러한 어린이의 행동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철저한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운전자들이 서행 및 주정차 금지 등 스쿨존 내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은 스쿨존 내 주정차 문제다.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는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고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을 불러오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학부모가 자녀를 승용차로 통학시킬 때에도 스쿨존 밖에서 내려준 뒤에 걸어서 통학하도록 해야 한다.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어린이안전학교 대표)는 “일본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차도에서 뛰는 경우 천천히 걷는 경우보다 사고 위험이 7배 높고 주정차된 자동차 사이를 뛰어 횡단할 경우 사고 위험은 18배나 높다”며 “운전자는 스쿨존 진입 이후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발견하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쿨존에서 아이들이 도로로 갑자기 뛰어들어 발생하는 돌발사고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보행자가 없더라도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하고 교통신호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또한 법정 속도인 시속 30km 이하로 서행하며 언제든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멈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속도가 빨라지면 보행자의 인지 반응이 느려지고 정지거리도 길어져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운전자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안전시설 강화도 필요하다. 강수철 도로교통공단 박사는 “단순히 스쿨존 내 제한속도를 표시해 두기만 하면 이를 준수하는 운전자 비율이 상당히 낮다”며 “과속 방지턱 등의 실질적인 시설물이 갖춰져 있어야 운전자들이 과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26일 오후 4시 경 노모 씨(68)는 서울 종로구 종로3가 한 금은방에 들어가 직원이 한눈을 판 사이 70만 원 상당의 금반지 1개를 훔쳐 달아났다. 워낙 교묘히 빼돌린 터라 금은방 주인 김모 씨(32)는 범행 이후 3시간이 지나도록 이를 알지 못했다. 노 씨는 범행직후 금은방 근처 식당에서 태연히 술을 마셨다. 술에 취한 노 씨가 “돈이 없으니 경찰에 신고하라”며 행패를 부렸던 것이 문제였다. 오후 6시 경 식당 주인의 신고로 파출소로 연행된 노 씨는 훔친 반지를 끼고 주사를 이어갔다. 때마침 뒤늦게 피해사실을 확인한 금은방 주인이 노 씨의 범행 과정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들고 파출소로 찾아왔고 주사를 부리고 있는 노 씨가 범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김 씨와 경찰은 CCTV 영상과 손에 끼고 있는 반지를 증거로 노 씨는 추궁해 결국 범행사실을 자백 받았다. 경찰조사 결과 노 씨는 지난해 절도 혐의로 10개월간 수감됐다가 약 두 달 전에 출소했다. 경찰은 노 씨를 절도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탈모 콤플렉스 때문에 직장을 못 구하다 상습 절도범이 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영세한 카페나 식당 등에 침입해 현금을 훔친 이모 씨(34)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씨는 4일 오전 5시경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한 카페에 무단 침입해 현금 2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이밖에도 2013년 10월27일부터 이달 22일까지 노원구 공릉동과 중계동, 상계동 일대 영세한 상가 카페나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23회에 걸쳐 500만원 상당을 챙겼다. 이 씨는 주로 창문이 열린 곳을 통해 가게 안으로 들어가거나 유리창을 깨고 침입한 뒤 가게 입구 쪽에 있는 현금출금기에서 돈만 챙겨 달아나는 수법을 썼다. 경찰은 “사전에 폐쇄회로(CC)TV가 없는 장소를 물색하고 한 번 들어갔던 곳에 재차 범행을 저지르는 등 치밀하고 대담하게 범행을 이어왔다”며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절도 전과 6범인 이 씨는 경찰조사에서 “20대 후반부터 탈모가 생겨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구하기 힘들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는 공장에서도 일해 봤지만 적응하기 힘들어 상가털이에 나섰다”고 진술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세상을 바꾸겠다’는 정치인의 거창한 공약과 달리 약속을 실천하며 조용히 세상을 바꾸는 작은 영웅들이 있다. 이들의 실천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돼 사회를 한층 더 밝고 따뜻하게 만든다. 약속을 소중히 여기며 실천해가는 이 시대 작은 영웅들을 만났다. “가은(가명·16)이 이모 집에 갔다고? 벌점 7점 줘야겠네.” 공부방 선생님 김남원 씨(25)는 수업시작 전 근엄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출석을 체크하고 결석한 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단으로 결석한 학생은 벌점 10점, 가은이처럼 사유가 있더라도 수업에 빠지면 벌점 7점을 받는다. 벌점 30점이 넘은 학생은 공부방에서 퇴출된다. 김 씨가 이처럼 엄하게 출석을 확인하는 것은 한 번 결석하면 버릇처럼 쉽게 빠질 수 있기 때문. 김 씨는 “출석은 선생님과 학생이 정해놓은 약속이자 학생 스스로의 다짐”이라며 “약속과 규정을 쉽게 어기면 어떤 것도 해낼 수 없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6시 반 서울 성북구 삼선동1가의 한 건물 3층 교육봉사단체 ‘티치포코리아’의 공부방. 이곳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대학생 선생님들이 무료 과외를 해주는 곳이다. 수업은 각각의 전담 과목이 정해진 선생님 18명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세 시간씩 국어 영어 수학 등 과목을 달리하며 진행한다. 이곳 학생은 총 40명.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온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과외선생님 그 이상의 존재다. 김 씨는 “학생들의 멘토로서 주기적으로 만나 가정문제와 진로 문제를 상담한다”며 “우리는 봉사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선생님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책임감 때문에 학점관리, 취업난 등 눈앞에 산적한 많은 과제 속에서도 김 씨는 한 번도 공부방 수업을 빼놓지 않았다. 지난해 말 2주간의 대학교 기말고사 기간에 김 씨는 하루 세 시간 쪽잠을 자면서도 공부방 수업을 챙겼다. 김 씨의 제자 김민지(가명·17) 양은 “공부방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열심히 공부해 나중에 꼭 꿈을 이룰 것”이라며 “그때 기회가 된다면 지금 선생님들처럼 아이들의 꿈을 지키는 데 일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40여 년 전 지금의 김민지 양처럼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던 황효진 씨(56·회계사)는 2008년부터 자신의 모교인 경기 광명시 광명중학교에 매년 1000만 원씩 기부하고 있다. 2004년에는 또 다른 모교인 인천 중구의 제물포고에 장학금 재단을 만들어 매년 학생들을 위한 기부금 1억여 원을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 황 씨는 “학창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지고 아버지 건강마저 안 좋아져 학교에 도시락을 챙겨가기 힘들 정도였다”며 “중학교 입학금을 사비로 마련해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장학금을 보내준 중고교 동문회 등 나에겐 모두가 구세주였다”고 말했다. 황 씨는 “당시 도움을 준 한 분에게 ‘훗날 꼭 보답하겠다’는 약속의 편지를 썼는데 지금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언젠가 후배들도 저처럼 또 보답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재형 monami@donga.com·황성호 기자}

“눈에 불을 켜고 달려오는 차를 보니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전조등을 켠 차량이 더 안전한지 직접 실험에 나선 이상녕 씨(69)의 실험 소감이다. 16일 오전 11시 30분 경북 상주시 청리면의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 부슬비가 내리는 폭 14m(2차로)의 횡단보도 한복판에 선 이 씨가 전조등을 켠 채 시속 50km 속도로 달려오던 실험 차를 향해 서둘러 손을 흔들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에는 위험하다고 판단될 때 신호를 보내라고 말해둔 터였다. 브레이크가 걸린 실험 차는 이 씨로부터 정확히 70m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앞서 전조등을 켜지 않은 차로 실험을 진행했을 땐 45m까지 근접했다. 초당 14m(시속 50km)를 이동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행자는 전조등을 켠 차량이 다가올 때 1초 이상 더 빨리 위험을 감지하는 셈이다.○ 낮에도 켜면 안전도 높아져 올해 7월부터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자동차에 시동을 걸면 저절로 켜지는 주간주행등(DRL)이 의무적으로 설치된다. 보행자와 다른 운전자에게 주행 차량의 위치를 알려주고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다. 7월 이전에 제작된 차량은 전조등의 하향등이나 차폭등, 안개등을 이용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현재 주간에 등을 활용하는 국내 운전자의 비율은 매우 낮다. 이번 실험은 동아일보와 교통안전공단이 주간에 등을 켜는 것이 보행자와 운전자가 위험을 인지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동으로 진행했다. 국내 언론이 주간에 등을 켜는 것의 효과를 직접 실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험 결과 이 씨는 전조등을 켠 실험 차일 때 켜지 않은 차보다 평균 15m 더 먼 거리에서 정지신호를 보냈다. 시속 40km일 땐 10m, 시속 50km에서는 25m, 시속 60km로 달려올 땐 10m 더 먼 거리에서 정지신호를 보낸 것이다. 차 안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본선으로 진입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본선 진입 부분 150m 뒤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보고 “지금은 진입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정지신호를 보내는 실험. 본선 진입을 기다리던 실험 운전자는 본선에서 달려오는 차량이 전조등을 켜지 않았을 때보다 전조등을 켰을 때 평균 10m 더 먼 지점에서 위험신호를 감지했다. 교통 전문가들은 “전조등을 켜면 다른 차나 보행자에게 해당 차의 움직임을 쉽고 빠르게 알려주게 돼 주의력과 식별력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한다는 걸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위험에 대한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의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효과가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양석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실험자는 반응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인데도 전조등을 켠 자동차의 움직임에는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2013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1만7590건으로 2001년보다 4.7배가량 늘어났다. 낮에도 전조등을 켜면 노인 운전자나 보행자의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사고 줄이는 주간주행등 이미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캐나다 덴마크 폴란드 헝가리 등 주간주행등 켜기를 의무화한 나라가 많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 각국 교통연구기관의 전조등 관련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주간주행등 점등에 따른 교통사고 감소율이 북유럽 8.3%, 독일 3.0%, 미국 5.0% 등으로 나타났다. 안개가 자주 끼거나 흐린 날씨가 잦은 고위도 지역에서 주간주행등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 최근에는 대기오염 등의 영향으로 각국의 도심지를 중심으로 주간주행등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7년 당시 국토해양부가 충북 강원 제주 및 경기 지역의 버스와 택시 3747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간주행등의 사고감소율은 19.0%였다. 하지만 국내 운전자들은 “초보운전자처럼 보일지 모른다” “에너지 소모율이 높을 것” “대낮에 웬 등이냐”며 주간에 등 켜기를 꺼린다. 실제로 본보 취재팀이 22일 오후 4시 반부터 5시 반까지 서울 청량리역 교차로, 세종대로 교차로, 남산 1호 터널 앞 등 3곳을 관찰한 결과 주간에 등을 켠 차량은 전체 통행차량(4672대)의 22.9%밖에 되지 않았다. 이마저도 대부분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오후 5시 10분을 전후해 켜는 차량이었다. 특히 터널 안으로 진입할 때는 비교적 점등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남산 1호 터널 안으로 진입한 차량 2032대 중 등을 켠 차량은 562대(27.6%)에 불과했다. 2009년 교통안전공단의 조사 결과 주간에 등을 켰을 때 교통사고가 28% 감소해 연간 1조2500억 원의 교통사고 손실비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낮에도 켜는 전조등이 운전자 자신의 안전은 물론이고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까지 보장해 준다는 의미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주간에도 등을 켜고 ‘착한 운전’을 시작해야 할 때다.상주=김재형 monami@donga.com / 권오혁 기자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부산에 사는 회사원 김병수 씨(40)는 23일 오전 주차된 승용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차량 지붕과 유리에 누런 먼지가 잔뜩 쌓여 있었던 것. 설 연휴가 끝난 이날 김 씨의 큰딸(9)은 공부방에, 작은딸(4)은 어린이집에 가야 했다. 김 씨는 두 딸에게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 작은딸이 “어린이집에 가고 싶다”며 투정을 부렸지만 김 씨는 스마트폰 액정화면에 묻은 먼지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갓 돌이 지난 아들을 친정어머니에게 맡기고 출근한 이미선 씨(29·여)도 하루 종일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1시간마다 집에 전화해 아이의 건강 상태를 묻고 “오늘은 절대 외출하지 말라”고 어머니에게 신신당부했다. 23일 한반도 전체가 황사가 불러온 ‘미세먼지 포비아(공포증)’에 휩싸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서울의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1044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까지 치솟았다. 서울의 경우 관측 역사상 다섯 번째로 높았다. 서울 송파구 삼전 제2경로당은 한산했다. 박정분 씨(78·여)는 “평소 경로당에 30명 가까이 오는데 오늘은 절반도 안 왔다”며 “‘외출하지 말라’는 자녀들의 성화에 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점심시간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강남 등지에는 마스크를 쓴 채 종종걸음을 치는 직장인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경기 용인시와 화성시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이날 생산라인에 들어갈 때 거치는 ‘에어샤워’ 시간을 평소 15초에서 2배인 30초로 늘렸다. 또 라인 내 발먼지 제거 패드의 교체 주기를 평소 3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했다. 기상청은 23일 봄철(3∼5월) 날씨를 전망하면서 황사 발생일수는 평년(5.2일)과 비슷하겠지만 초봄인 3월 초까지는 황사가 자주 찾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이 3월 초까지 잦은 황사를 예상한 이유는 내몽골과 중국 북동지역 등 황사 발원지가 고온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덮여 있는 눈도 평년보다 적기 때문이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24일에도 경상도 일부 지역을 뺀 전국 곳곳에서 옅은 황사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몽골과 중국에서 추가로 황사가 발생되지 않아 이번 황사는 25일경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4일 미세먼지(PM10·지름 10μg 이하의 먼지) 농도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10개 권역이 23일의 ‘매우 나쁨’보다 다소 나아진 ‘나쁨’(24시간 평균 m³당 81∼150μg) 수준으로 예보됐다.황성호 hsh0330@donga.com·이종석·김재형 기자}

동아일보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김기사’를 운영하는 록앤올은 지난해 설날과 추석 때 내비게이션 사용자 15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번 설 연휴 동안 운행시간을 예측했다. 분석 결과 서울∼부산 하행구간에서는 19일 오전 11시∼오후 2시에 통행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때 서울을 출발하면 목적지(부산)까지 무려 8시간 12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성묘객이 쏟아져 나오고 역귀성 차량이 더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긴 연휴 탓에 차례를 지내고 여행을 떠나는 가족이 많아 이 시간대 차량 통행량이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귀성길은 서울에서 부산으로 갈 때 18일 오전 6∼9시, 광주로 갈 경우 18일 오전 5∼8시가 가장 오래 걸릴 것으로 분석됐다. 각각 6시간 43분, 5시간 42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귀경길은 구간별로 19일 오전 11시∼오후 2시(부산∼서울), 낮 12∼오후 3시(광주∼서울)에 통행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꽉 막힌 구간을 피해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정체가 가장 심했던 서해안고속도로 매송∼서평택 구간을 통과할 때 국도 82호선 등으로 우회하면 최대 46분이 단축됐다. 경부고속도로는 양재∼안성 구간 대신 용인∼서울고속도로와 지방도 311호선 등을 이용할 때 23분 빨랐다. 영동고속도로는 신갈∼여주 구간 대신 국도 42호선을 이용하면 28분이 단축됐다. 그러나 정체가 풀리더라도 과속은 금물이다. 지난해 추석 때 전국 43개 고속도로 통행실태를 분석한 결과 규정속도를 어긴 차량이 전체의 44%에 달했다. 통행 차량의 절반 이상이 과속을 한 고속도로도 18곳이나 됐다. 강수철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뻥 뚫린 도로를 보면 보상심리가 작용해 운전자들이 과속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경우 사고가 나면 피해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홍수영 기자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매년 설 귀향길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번 설 연휴에도 총 3354만 명, 하루 평균 559만여 명이 대이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휴 기간에는 운전거리나 탑승 인원이 평소보다 늘어난다. 교통정체와 장거리 운전 때문에 사고와 고장 우려가 큰 만큼 미리 자동차를 점검하고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귀성 및 귀경길 안전운전을 위해 운전자들이 미리 알아야 할 내용을 가상인물 ‘김동아’ 씨의 귀향길 모습에 담아 봤다. ○ 안전 귀향은 사전 점검에서 시작 15년 경력의 운전자 김동아 씨(45). 그는 연휴 전 장거리 운전을 앞두고 항상 자동차 점검을 받는다. 온 가족이 떠나는 길인 만큼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3년 전부터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검사소에서 무상점검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번에도 연휴를 앞두고 집에서 가까운 서울 노원자동차검사소를 찾아갔다. 검사소 직원들은 장거리 운행에 대비해 타이어 공기압, 부동액, 각종 오일, 등화장치 등을 점검한 뒤 워셔액 보충까지 해줬다. 점검 결과 왼쪽 제동등이 고장 나 있었다. 검사소 직원은 “후미등이나 제동등이 고장 난 채로 야간주행을 하면 추돌사고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특히 설 연휴에는 장거리 운전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전방상황 인식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운전자들이 많아 후미등과 제동등의 정상 작동 여부를 미리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점검을 마친 김 씨는 편안한 귀성길을 위한 정보 수집에 나섰다. 첫 번째는 일기예보. 날씨만 제대로 알아도 갑작스러운 비나 눈 때문에 고생하는 일을 미리 막을 수 있다.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으로 가는 김 씨는 서울 날씨뿐 아니라 중간에 거쳐 갈 지역의 날씨도 골고루 살펴봤다. 설 연휴 시작 전과 막바지에 서울 등 일부 지역에 비나 눈이 온다는 예보도 꼼꼼히 메모했다. 다음은 도로 상황. 김 씨는 혼잡 예상일과 시간대, 도로 등 교통정보를 미리 확인한 후 출발 시점과 경로를 결정한다. 올해는 귀성차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이는 17일 오전을 선택했다. ○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은 필수 드디어 고향 가는 날. 김 씨 가족은 차에 타자마자 안전띠를 착용했다. 뒷좌석에 앉은 두 아이도 빠짐없이 안전띠를 맸다. 신문에서 뒷좌석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사고 시 중상 가능성이 16배나 높아진다는 실험 결과를 읽은 뒤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반드시 안전띠를 매도록 가르쳤다. 김 씨는 출발에 앞서 미리 내비게이션에 부모님 집 주소를 입력했다. 1년 전 주행 중 내비게이션을 작동하다 사고를 낼 뻔한 뒤로 반드시 출발 전에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키는 습관이 생겼다. 운전 중에는 아무리 정체가 심해도 디지털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하지 않는다. 대신 막히는 도로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시시각각 변하는 교통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교통상황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교통상황 안내전화(종합교통정보 1333), 도로변 전광판(VMS) 등을 통해 제공되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시로 확인했다. 이 결과 경부고속도로 청주 나들목에서 대전 나들목 구간 정체가 심해 국도 17호선으로 우회해서 통과했다. 장시간 운전 중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2시간에 한 번씩 휴게소에 들러 휴식을 취했다. 몇 분 일찍 도착하는 것보다 가족들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 2차 사고 예방에도 철저 경부고속도로 동대구 나들목을 지날 무렵 뒤차가 김 씨의 자동차를 ‘쾅’ 하고 들이받았다. 다행히 가족들은 다치지 않았다. 뒤차 운전자는 “졸음운전 탓에 제때 브레이크를 못 밟았다”며 사과했다. 그러잖아도 밀리던 고속도로에 사고가 나면서 정체가 심해지자 다른 차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려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 씨는 당황하지 않고 신속히 스마트폰을 꺼내 사고 차량과 현장을 촬영했다. 그리고 갓길로 차량을 이동시켰다. 미흡한 현장조치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의 위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준비해 놓은 비상삼각대를 꺼내 자동차 후방 100m 지점에 설치했다. 가족들은 일찌감치 가드레일 밖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보험회사에 연락해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들이 놀라긴 했지만 김 씨의 신속한 대처로 2차 사고 등 다른 피해 없이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안개가 끼면 운전자는 시야 확보가 어렵다. 때로는 2∼3m 앞도 보이지 않는다. 도로에서의 사고 위험은 크게 높아진다. 11일 인천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대 추돌사고 역시 1차 원인은 짙은 안개였다. 2011년부터 3년간 통계를 분석해 보면 안개 낀 날 발생한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는 10.6명으로 비(2.9명)나 눈(2.5명)이 내린 날보다 훨씬 많았다. 안개 낀 날에는 대형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는 의미다. 안개 낀 도로를 운전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서행’이다. 이날 사고가 난 영종대교의 평상시 제한속도는 시속 100km. 짙은 안개 때문에 전광판에 감속을 알리는 문구가 떴지만 상당수 운전자가 보지 못하거나 무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시거리가 20m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시속 40km 이하로 주행해야 사고를 피할 수 있다.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돌발 상황 때 급히 브레이크를 밟고 완전히 멈출 때까지 약 3초가 걸린다”며 “가시거리가 20m라면 시속 39km 이하로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거리 확보도 중요하다. 가시거리가 짧기 때문에 평소의 2배 정도 여유를 둬야 한다. 차로 변경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추월차로 대신 주행차로로 달리는 것이 안전하다. 전조등이나 안개등을 사용하면 다른 운전자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비상등을 함께 켜는 것도 좋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주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창문을 열어 청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방법도 있다. 이날 사고가 난 영종대교에는 안개 대응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로 상황을 알려주는 전광판은 사고 지점 1km, 2km 후방 두 곳에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사고 피해자 이모 씨(52)는 “전광판은 안개에 묻혀 아예 보이지 않았다. 앞에서 사고가 났다는 정보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도로 갓길에 10m 간격으로 악천후나 어두울 때 빛을 내는 동그란 반사체도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안개 낀 도로에서 차가 지나가면 길가에 등이 자동으로 켜져 뒤차의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는 장치도 개발됐지만 영종대교에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안개 등 악천후와 관련하여 강력한 교통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개가 매우 짙을 때는 전광판으로 알리는 것을 넘어 도로 운행을 중단하거나 경찰차가 직접 차량을 인도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순찰차가 서행하며 앞서가고 일반 차량이 뒤따라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
《 6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서울극장 뒷골목의 한 모텔. 짙게 화장한 50대 후반의 한 여성이 불룩한 가방을 한 손에 든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뒤 중절모를 쓰고 오른손에 지팡이를 쥔 70대 남성이 모텔에서 나오자 여성이 다가갔다. 자연스럽게 팔짱을 낀 그녀는 “연애(성매매를 이르는 말)는 괜찮았지? 저녁 먹으러 어디로 갈까?”라며 애교를 부렸다. 누가 들어도 중국동포 말씨가 강하게 배어 있는 목소리였다. 》○ 박카스 아줌마, 절반 이상이 중국동포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탑골공원 일대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해온 일명 ‘박카스 아줌마’가 중국동포로 대거 대체되고 있다. 성매매를 하면서 음료수도 함께 판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8년 넘게 종묘광장에서 근무해온 김진수 종묘광장관리사무소 반장은 “전체 박카스 아줌마가 265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그 절반이 넘는 150여 명이 중국동포로 바뀐 상황”이라며 “화대가 1만∼3만 원대로 저렴해 노인들이 많이 찾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는 중국동포 박카스 아줌마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의 주요 활동 무대로 알려진 한 모텔에서 취재진은 방문을 열고 나온 60대 남성에게 한 50대 여성이 중국동포 말씨로 쪽문의 위치를 알려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근 다른 모텔, 여관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이들은 익숙하게 남성 노인들을 이끌었고 모텔 주인과는 중국동포 말투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드러냈다. 2011년 박카스 아줌마 실태조사 논문을 쓴 이호선 서울벤처대학원대 교수는 “거주지가 마땅치 않은 중국동포 박카스 아줌마들이 종묘공원, 동대문 일대의 여관 등에서 합숙하고 있다”며 “함께 사는 동료 한 명이 노인을 데려오면 나머지 사람들이 자리를 비켜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줄면서 엇나간 ‘코리안 드림’ 중국동포 박카스 아줌마가 급증한 것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국내로 들어온 중국동포 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노동력 공급이 늘다보니 임금 등 근무환경이 열악해져 결국 중국동포들이 박카스 아줌마로 나서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 국적 동포는 2008년 29만4344명에서 지난해 60만6694명으로 갑절가량으로 늘었다. 내수시장 불황으로 중국동포들이 주로 진출한 식당, 병원, 숙박시설 서비스 업종이 쇠퇴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종묘공원에서 만난 한 중국동포 박카스 아줌마 A 씨는 “1년만 열심히 일하면 (중국에서) 아파트 살 돈을 번다는 말만 믿고 한국으로 넘어왔는데, 턱도 없는 상황이라 이 일에 나섰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식당에서 일했던 그는 “그래도 (박카스 아줌마) 일을 하며 매달 100만 원을 꼬박꼬박 고국에 송금하고 있다”며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밤에만 이 일을 하는 30대 후반 동료도 적지 않다”고 했다. 김영란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의 급격한 고령화와 중국동포들의 일자리난이 겹친 기현상”이라며 “노인 성매매에 무관심했던 한국 사회의 빈 곳을 중국동포 여성들이 파고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monami@donga.com·강홍구 기자}

지난해 12월 23일 충남 천안의 한 교차로에서 20대 운전자가 뒤차 운전자를 위협하고 타이어 교체용 공구로 차 뒤쪽 유리 등을 부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이유는 뒤차 운전자의 경적. 교통신호가 녹색으로 바뀐 뒤에도 맨 앞에 서 있는 버스가 출발하지 않는 바람에 서 있었을 뿐인데 뒤차 운전자가 경적을 울려 화가 났다고 한다. 자동차 경적이 도로 위 분쟁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위험을 알려 배려의 사인이 되어야 할 경적이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면서 심지어 폭력과 범죄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경적을 때와 장소에 따라 알맞게 사용하는 것이다. ○ 1분에 10번 울리는 자동차 경적 지난달 23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터리. 7개 도로가 만나는 복잡한 구조로 서울의 상습 정체구간. 이곳은 금요일 오후를 맞아 오가는 자동차로 가득 찼다. ‘빵빵’대는 경적 소리가 여기저기서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며 일대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가장 흔한 사례는 빨간 신호에서 녹색 신호로 바뀌기 무섭게 앞차에 경적을 울리거나 끼어들기 한 차량에 위협하듯 연이어 경적을 울리는 모습. 한 택시기사는 앞으로 끼어든 승용차를 향해 아홉 번이나 연속으로 경적을 울렸다. 모 운수의 버스는 ‘저리 비켜’라고 외치듯 경적을 울리며 좁은 자동차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도 했다. 110dB(데시벨)에 가까운 버스의 경적 소리에 바로 옆 인도에 서 있던 기자의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이날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1시간 동안 영등포로터리를 지난 운전자들이 울린 경적 횟수는 총 583회. 분당 10번 가까이 울린 셈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경적 사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날 서울시내 주요 교차로 네 곳(영등포구 영등포로터리, 강남구 교보타워사거리, 동대문구 신설동로터리, 마포구 공덕오거리)을 살펴봤다. 경적 횟수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운전자들이 보여준 경적 이용 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같은 시간대에 교보타워사거리, 신설동로터리, 공덕오거리에서는 각각 253회, 91회, 148회의 경적이 울렸다. ○ 경적 소리에 스트레스지수가 ‘1→9’ 이같이 무차별로 울리는 경적은 소리를 듣는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경적이 인체에 미치는 스트레스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6일 방송인 박은지 씨와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를 찾았다. 취재팀은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평소 경적 소리에 따른 박 씨의 스트레스지수 변화 추이를 살펴봤다. 박 씨에게 차 안에서 듣는 경적(23∼35dB)과 차 밖에서 듣는 경적(70∼74dB) 소리를 각각 세 번 반복해 3분간 들려줬다. 자율신경균형도측정기를 통해 박 씨의 혈류 속도와 심장 박동수를 측정했다. 경적 소리를 3분간 듣자 박 씨의 분당 심장 박동수가 순간적으로 20회 가까이 높게 치솟았다. 아무 소리도 듣지 않은 상태에서 스트레스지수(0∼10등급)가 ‘1등급(안정)’에서 위험 단계인 ‘9등급’으로 치솟았다. A∼G까지 7등급으로 나뉜 피로지수도 ‘A등급(안정)’에서 ‘E등급(피로)’으로 악화됐다. 배 교수는 “박 씨처럼 경적 소리에 스트레스지수가 급격히 올라가면 면역력 저하, 부정맥 등의 각종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기상캐스터로 일했던 박 씨는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니 운전할 때 습관적으로 경적을 울리곤 했는데 이렇게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실험을 마친 뒤 박 씨는 “다른 운전자들을 더 배려하고 행복한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해 ‘경적 매너’가 중요하다는 걸 몸소 느꼈다. 꼭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 분노는 버리고 배려의 경적을 울리자 경적은 꼭 필요할 때 사용한다면 서로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지만 남발하면 소음과 고통을 만드는 독이 될 뿐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경적을 사용해선 안 된다. 이를 어기면 승용차 운전자에겐 범칙금 4만 원이 부과된다. 전문가들은 운전자들이 위급한 상황에서만 경적을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갈등을 줄이고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운전자 및 보행자와의 충돌이 우려되거나 자신의 위치를 알리려고 할 때처럼 경적이 위험을 알리는 배려의 신호로 쓰일 때 경적의 순기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 장석용 박사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빨리빨리’문화 때문에 경적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며 “불필요하게 경적을 울려봐야 서로 스트레스만 받고 빨리 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초보 운전자나 고령 운전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느리게 운행하는 초보 운전자에게 경적을 울리며 위협하는 사례가 많아 초보 운전 스티커를 일부러 안 붙이는 운전자도 있다. 안주석 국회교통안전포럼 사무처장은 “도로가 자신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면 마음대로 경적을 울리게 되지만 남과 나눠 쓰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소음을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나이가 어린 운전자일수록 경적을 더 자주 사용하고 공격적인 운전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적을 많이 사용하는 운전자가 경적 사용을 자제하는 운전자보다 사고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동아일보가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손해보험협회와 공동으로 일반 운전자 150명을 대상으로 경적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국내 언론이 운전자 경적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조사에 따르면 경적을 남발하는 운전자일수록 연령대가 낮고 운전 경력도 짧았다. 하루 평균 경적 사용 횟수는 20대가 1.07회로 가장 많고 30대 0.98회, 40대 이상 0.66회였다. 또 운전 경력이 15년 이상인 응답자는 하루 평균 0.73회, 15년 미만은 0.97회 경적을 울린다고 응답했다. 경적을 자주 울리는 운전자일수록 사고 경험도 많았다. 실제로 하루 평균 경적을 두 번 이상 울린다고 답한 운전자 가운데 사고 경험이 있는 사람은 73%였다. 반면 아예 경적을 사용하지 않거나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최대한 자제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사고율은 54%였다. 경적 사용이 잦은 운전자일수록 잠재적인 사고유발자가 될 개연성이 높은 셈이다.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국에서도 경적 사용이 잦은 운전자일수록 공격적인 운전을 해 사고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무면허 건설업자에게 돈을 받고 불법으로 건설업 등록증(면허)을 빌려준 브로커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건설업 등록증 대여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이모 씨(60) 등 4명을 구속하고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이 씨 등에게 면허를 양도해 준 허모 씨(37) 등 4명은 건설업 등록증 부정 발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 면허 대여업자 30명은 201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무면허 건설업자들에게 7336회에 걸쳐 건설업 면허를 빌려줬다. 이들은 건당 수수료 200만∼300만 원을 받는 등 총 186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또 이 씨 등은 건설업자들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착공신고를 하면 곧바로 법인 폐업신고를 냈다. 폐업하면 세무서에 매출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잘 적발되지 않는다. 이런 방식으로 신고하지 않은 매출액이 총 4조200억 원, 누락된 세금이 8100억 원에 이른다. 이 씨 등은 “세금을 탈루할 수 있고 하자보수 등의 책임을 피할 수 있다”며 무면허 건설업자들을 끌어들였다. 김관수 대한건설협회 감사실장은 “일부 건설업자는 하자보수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값싼 자재를 쓰는 등 공사비를 줄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붕괴돼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도 불법으로 등록증을 빌린 무면허 건설업자가 시공한 건물이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6일 서울 북부지법 401호 법정에서 열린 강석진 교수의 2차 공판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성추행 피해 학생들의 구체적인 증언이 속속 공개됐다. 강 교수는 상담을 핑계로 여학생들을 불러내 술을 마신 뒤 추행하는 방식을 써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A 씨는 진학상담을 받기 위해 강남의 한 식당으로 강 교수를 찾아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술을 마신 강 교수가 A 씨의 얼굴을 잡아당겨 키스를 하고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엉덩이를 만진 것이다. 범행 이후에도 강 교수가 계속 연락하며 추태를 이어가자 참다못한 A 씨가 “사모님한테 얘기 한다”라고 말한 뒤에야 연락이 끊겼다. 3년 뒤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던 A 씨는 관계를 풀어보려 강 교수와 다시 만났지만 이 자리에서조차 강제로 키스를 당했다. A 씨는 “2차 피해를 입고 사실상 진로를 포기했다”라며 “구제불능이라 생각해 더 이상 화를 낼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소속 학과에서 촉망받는 수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강 교수는 성추행 당시 학생들에게 저속한 농담도 수차례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피해자 B 씨와 술을 마시고 데려다 준다며 같이 걷던 중 공원 벤치에서 B 씨의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 했다. B 씨는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엉덩이와 가슴 등을 만지자 이를 뿌리치려고 했는데 안 놓아줬다”며 “강 교수가 ‘네 가슴이 큰 지 내 손이 큰지 보자’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밖에도 진학상담 중 “나는 와이프가 1순위인데 너는 0순위다”라며 여학생을 끌어안는 등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언행을 자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2시간여 동안 이어진 이번 공판에서 강 교수는 말 한마디 없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강 교수는 수차례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검사가 피해자 A 씨에 대한 성추행 내용을 설명할 땐 눈을 감고 한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기도 했다. 강 교수의 변호인측은 “공소사실을 반박하기 보단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 전할지 고민 중이다”라며 혐의사실 대부분을 인정했다. 변호인측은 “강 교수가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해 온 부분은 충분히 감안해달라”며 증인 두 명을 신청했다. 이들은 다음달 18일 오후 3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3차 공판에서 평소 강 교수의 생활방식, 성격 등에 관해 증언할 예정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