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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성모병원이 지뢰라면, 삼성서울병원은 원자폭탄일 수 있다.” 한 보건전문가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2차 유행 조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한 격리 관찰자를 철저히 관리하지 않으면 대규모 환자 발생뿐 아니라 지역 사회로의 전파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 제2의 태풍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은 환자, 보호자, 의료진 등 하루 방문자가 500명을 넘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이 때문에 경기 평택 지역의 중급병원인 평택성모병원과 비교해 의심환자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보건당국은 이곳에서 바이러스를 퍼뜨린 14번 환자가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약 890명과 접촉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빅5 병원으로 불릴 정도로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드는 것도 문제다. 진료를 받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바이러스를 3차, 4차 동시다발로 전파했을 개연성이 크다. 이럴 경우 사실상 메르스 바이러스는 통제 불능의 상태로 접어든다. 그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떨어지는 중증환자와 만성질환자의 비율이 높은 것도 걱정거리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만성질환자들이 서울 인기 병원의 응급실에서 무조건 드러누워 대기하는 문화가 감염병 대처를 어렵게 한다”며 “14번 환자와 접촉한 격리자들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평택성모병원 때와는 차원이 다른 감염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슈퍼 전파자’의 등장 1차 유행의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과 2차 확산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 사이에는 환자 속도에서 큰 차이가 있다. 국내 첫 번째 메르스 환자가 확인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19일간) 평택성모병원을 통해 감염된 환자는 총 37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이 병원에서 감염된 첫 번째 환자(35번 환자)가 발생한 지 나흘(4∼7일) 만에 총 17명이 나왔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체 접촉자도 문제지만, 확산 속도도 빨라서 더욱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통점은 ‘슈퍼 전파자’를 중심으로 감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 환자처럼 2차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에서는 14번 환자를 통해 감염자들이 생겼다. 일단 2차 확산은 14번 환자의 확진일로부터 최대 잠복기(14일)가 지나가는 12일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14번 환자로부터 파생되는 감염자를 막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먼저 14번 환자가 평택성모병원을 나와 평택터미널에서 서울 남부터미널로 이동할 때 버스에 동승한 승객들을 더 찾아내야 한다.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본부 기획총괄반장은 “14번 환자와 버스를 함께 탄 동승자 중 5명을 자가 격리했고 1명은 추적 중이다”라며 “하지만 대포폰 사용자 등 확인하지 못한 승객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응급실을 제외한 삼성서울병원의 다른 곳을 방문한 사람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건당국은 현재 응급실 방문자에 대한 격리 조치만 취하고 있는데, 이 병원 응급실 주변을 거쳐 간 사람도 수소문해 선제적으로 감염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 이럴 경우 격리 대상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삼성서울병원과 같은 사례가 추가적으로 나오는 것이다”라며 “응급실 이외에 보건당국이 놓친 접촉자를 더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정부 지자체 혼란 줄어들 듯 이날 보건복지부와 메르스 발생 4개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협력에 합의하면서 유전자 검사에 오랜 시간이 걸려 국민 혼란이 커지는 부작용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부는 메르스 2차 검사 시약을 각 지자체에 공급해 유전자 검사의 신속성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는 각 지역 보건환경연구원에서 1차 판정을 하고, 최종적으로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에서 확진 판정을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유전자 2차 검사 시약을 17개 지자체 중 검사 능력이 있는 곳에 제공할 예정이다. 물론 최종 확진 결과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다. 한편 국내 메르스 환자는 7일 현재 14명이 추가돼 총 64명(질병관리본부 공식 집계)으로 늘었다. 14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65번 환자는 이날 사망해 총 사망자는 5명으로 늘어났다. 5번, 7번 환자는 상태가 호전돼 곧 퇴원할 예정이다. 7일 현재 총 격리자는 2361명(자택 2142명, 기관 219명)으로 늘었다.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간 병원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1차 메르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75세 여성이 서울 강동경희대병원과 한 요양병원을 거쳐 현재는 건국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기저질환 치료를 위해 지난달 27, 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14번 환자와 함께 입원한 바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응급실을 폐쇄했고, 건국대병원은 응급실을 일부 폐쇄한 상태다. 한편 1차 양성 판정을 받았던 부산의 60대 남성은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이세형·천호성 기자}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메르스 사태를 지휘하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의 김성근 감독이 아무리 뛰어나도 국가대표 축구대표팀을 맡는 건 이상하지 않은가.” 기자는 평소 “의사 출신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의학지식은 일반 공무원보다 낫겠지만 장관의 업은 국민과의 소통능력, 추진력과 조정능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기 이익만 좇으며 사는 의사를 적지 않게 접하면서 생긴 편견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메르스 민관합동대책반에 참여한 한 보건 전문가의 말을 듣고서는 ‘이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곧바로 들었다. ‘왜 이렇게 정부가 우왕좌왕하지? 정부 격리 지침은 왜 이렇게 자주 바뀌지?’ 취재 과정에서의 의문이 조금 풀리는 것도 같았다. ‘전문가의 부족’은 초기 역학조사 부실로 이어졌다. 신종 감염병은 초기 역학조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살인사건 해결을 위해선 초동수사가 중요하듯. 하지만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의사 출신 공무원들은 현장조사에 전념하기 어려웠다는 게 중론이다. 연금 전문가로 보건 분야가 생소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보좌하기 위해 대책반에 불려 들어오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대책반을 지휘하는 장차관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대응지침을 받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상황이 지체됐다는 것. 살인현장을 누비고, 연구실에서 퍼즐을 맞추는 데 시간을 보내야 할 사람들이 경찰청장 비서 역할을 한 셈이다. 전문 역학조사관의 부재도 문제였다. 보건당국은 질병관리본부와 각 지자체 소속 공중보건의 30명을 현장에 투입해왔다. 하지만 그들에게 준전시 상황과 같은 군기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군 대체복무 중인 공보의들은 아무래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현재 복지부 공무원들은 잠도 못자고 전원 투입 체제인데, 이들에게 이런 태도를 강요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 인력 구조로는 메르스 이후 다른 신종 감염병이 발생해도 같은 문제가 재연될 소지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보건복지부의 실장급(1급) 4명 중 의사 출신은 단 1명도 없다. 보건의료정책실 소속 국장(2급) 3명 중 보건 전문가는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 1명뿐. 심지어 건강정책국장도 비보건 전문가다. 질병정책과, 응급의료과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요직도 비의료인 출신이 맡고 있다. 보건 없는 보건복지부라는 말은 이래서 나온다. 복지부의 외청에서 독립한 식품의약품안전처 모델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식약처는 처장, 차장을 포함해 국장급 이상 총 11명 중 9명이 식품과 의약품 전문가다. 식품과 의약품을 다루는 식약처도 독립된 길을 가고 있는데…. 사람의 생명을 직접 다루는 보건 분야를 처로 격상시켜 독립시키거나 보건복지부 내 2차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메르스는 면역력을 갖춘 어른에겐 ‘감기’ 정도의 가벼운 질병일 수 있다고 아무리 정부가 설파해도 국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국민이 믿을 수 있는 보건 전문 행정가의 부재는 그래서 더 아쉽다. ―세종에서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보건 당국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첫 환자(1번 환자) 발생 16일 만에 경기 평택성모병원 방문자를 전수조사하기로 한 것에 대해 뒷북 조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르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의 이름을 공개하고, 위험 시기(15∼29일)에 이곳을 방문한 모든 사람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의 격리자 지침 변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복지부는 지난달 20일 1번 환자가 발생한 뒤 같은 병실에 머문 환자와 의료진만을 격리시켰다. 같은 달 28일 1번 환자와 10m 이상 떨어진 다른 병실에서 확진환자(6번 환자)가 발생하자 다른 병실 입원환자와 방문자도 격리 관찰했다. 하지만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자 다시 격리 대상을 1번 환자가 입원한 지난달 15일부터 병원이 폐쇄된 29일까지 모든 방문객으로 확대했다. 정부가 선제적 격리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보건 당국은 “평택성모병원의 에어컨 5개 중 3개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의 흔적(RNA)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영건 CHA의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바이러스가 에어컨 바람을 타고 다른 환자들을 감염시켰다면, 사실상 연무질(煙霧質·에어로졸) 감염이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6일 새벽 국립중앙의료원을 메르스 전담병원으로 선정했다. 이 병원은 기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고 메르스 환자만 치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 환자의 근접 접촉자를 찾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35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접촉해 격리가 필요한 사람이 약 6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유근형 noel@donga.com·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의 한 병원 의사(38·35번 환자)가 확진 판정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1565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4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후 10시 반경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이달 1일 35번째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모 병원 의사가 재개발 총회와 의학 심포지엄 등 대형 행사장에 수차례 드나들며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다”며 “서울시는 질병관리본부의 수동 감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1565명 위험군 전원에 대해 외부 출입을 강제적으로 제한하는 자가 격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35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모 병원 응급실에 왔던 14번 환자(35)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35번 환자는 14번 환자를 진료한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부터 발열 등 경미한 증상이 시작됐다. 30일에는 △오전 9시∼낮 12시 병원 대강당의 150여 명이 참석한 심포지엄 △오후 6∼7시 가족과 가든파이브에서 식사 △오후 7시∼7시 반 양재동 L타워의 1565명이 참석한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하고 귀가했다. 35번 환자는 31일부터 기침 가래 고열 등 증상이 발현됐고 이날 오전 9∼10시 병원 대강당 심포지엄에 참석하였다가 급격히 증상이 악화됐다. 이날 오후 9시 40분 B병원에 격리됐다. 서울시는 35번 환자가 참석했던 재건축조합 총회 참석자 1565명 명단을 확보해 가택 격리 조치를 요청했고 불응할 경우 강제 자가 격리도 검토 중이다. 또 35번 환자가 소속된 병원의 접촉자들도 조사해 격리 요청했다. 그러나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4일 밤 서울시의 기습 발표 직후 이뤄진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박 시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 장관은 박 시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시민을 걱정하는 시장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전제하면서도 “35번 환자와 밀접 접촉한 49명과 가족 3명은 이미 격리 관찰을 하고 있고, 나머지 접촉자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는데, 지자체가 먼저 발표를 한 것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1565명이라는 숫자가 국민의 불안을 불필요하게 조장할 수 있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문 장관은 “밀접 접촉자를 제외한 1500여 명 대부분은 경미한 접촉자로 볼 수 있다. 공기 중 감염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을 모두 의심환자로 보는 것은 국민 불안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유근형 기자}
“저 무조건 퇴원할래요.” 지난달 31일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당뇨망막증과 망막박리 수술을 받은 김은선 씨(51)는 주치의에게 퇴원을 요구했다. 최소 사흘 정도 안과병동에 입원해 경과 관찰이 필요한데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 때문에 병원에 머무는 것을 극도로 꺼린 것이다. 주치의는 “우리 병원은 메르스 의심환자도 없고, 더구나 안과 병동에는 그런 환자가 올 가능성이 전혀 없다. 퇴원할 경우 염증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설득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이처럼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병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극에 다다르고 있다.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까지 외래 진료를 취소하는가 하면, 입원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환자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메르스 확진환자가 다녀간 사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괴담처럼 퍼진 병원들은 “외래 진료실이 텅텅 비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 대학병원-검진센터 발길 뚝 본보가 서울 경기 지역의 500병상 이상 대학병원 10곳을 조사한 결과 외래환자가 적게는 5%에서 많게는 30%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A대학병원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게 메르스 확진환자가 거쳐 갔다고 소문이 나서 외래환자가 30%가량 줄었다. 특히 하루 200명 이상 방문하던 건강검진센터는 단체 회사 검진이 취소되면서 환자가 75%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중증환자보다는 경증환자가 많이 방문하는 동네 병원, 의원들의 피해는 더 크다. ‘급한 치료가 아니면 최대한 미루자’는 인식이 늘면서다. 메르스와 연관성이 적은 정형외과, 해외 환자를 주로 유치하는 성형외과 등도 신규 환자가 5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메르스 의심 신고한 병원, 결국 휴업하기도 메르스와 연관된 병원들의 피해는 더 큰 실정이다. 부산의 B내과의원은 메르스 의심환자가 방문한 뒤 사실상 영업을 접었다. 보건당국에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를 했는데, 하얀색 방호복을 입은 역학조사관들이 병원에 들어서는 사진이 SNS를 통해 퍼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래환자가 75% 가까이 줄어들었다. 해당 환자는 메르스 유전자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B의원 원장은 “보건당국에 정직하게 신고를 한 병원들이 더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실명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메르스 의심환자를 보겠느냐”면서 “인건비, 임대료 등을 버티지 못해 휴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에 있는 400병상 규모의 중급 C종합병원도 보건소에 메르스 의심환자를 신고한 문건이 노출되면서 외래환자가 30% 넘게 줄었다. C병원장도 “보건당국이 보안 유지를 제대로 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누가 신고를 하고 싶겠는가, 차라리 신고하지 않고 벌금 200만 원을 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치료 병원이 더 안전 전문가들은 막연한 공포로 병원 치료를 연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은다. 치료를 연기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이 메르스 감염 위험보다 심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르스 확진환자 또는 의심환자가 치료받고 있는 국가 지정 격리병원과 일부 민간병원은 국내 정상급 감염 관리가 진행 중이다. 오히려 일반 병원보다 메르스 환자가 있는 병원이 안전하다는 얘기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메르스 환자가 있는 병원은 그만큼 감염병 관리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병원이다”라며 “근거 없는 공포감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가 제대로 조치를 못 받는 것은 환자 개인은 물론이고 전 국가적 손실이다”라고 말했다. 설사 메르스 확진환자 또는 의심환자가 거쳐 간 병원이라도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일단 확진환자들은 일반환자와 만날 수 없는 공간에 격리돼 있다. 이들을 치료하는 의료진은 방호복과 방호장비를 착용하고 환자와 만나고, 이 장비들은 일회용으로 폐기한다. 격리 병상을 나올 때는 전신 소독을 한다. 메르스를 전파할 정도의 확진환자의 비말이 병원 곳곳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에 신고되지 않은 환자들을 만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학병원들은 병원 외부에 의심환자들을 위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손준성 강동경희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환자와 메르스 의심환자가 접촉하지 않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며 “특히 자신이 메르스가 의심된다면 더더욱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단, 65세 이상 노인, 면역력이 약한 만성질환자, 영유아의 경우는 병원을 방문할 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자신이 진료를 받아야 하는 구역 외에 응급실 또는 중환자실 주변은 피해야 한다. 중증질환이 아니라면 의심환자가 방문할 가능성이 적은 동네 의원을 가는 것이 좋다.○ 감염병 치료 의료인에 대한 격려 필요 병문안을 위한 면회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급적 50대 이상의 동반자와 함께 환자 병문안을 가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환자와 가족이 병실에서 함께 지내는 병간호 관행도 이번 기회에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무엇보다 감염 위험을 감수하고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에 대한 격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지금 악조건에서 감염 위험이 있음에도 희생적으로 메르스 확진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있는데 병원이 공개돼 고통받고 있다”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에볼라와 같은 치사율 높은 감염병을 치료하는 의료진에 대한 존경심이 있는데, 우리는 반대인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 기자}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3일 5명이 추가로 발생해 총 30명으로 늘어났다. 신규 환자 5명 중 1명은 3차 감염자(30번 환자)다. 30번 환자는 2차 감염자인 16번 환자와 F병원에서 같은 병실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6번 환자와 E병원에서 접촉한 3차 감염자 2명(23, 24번 환자)이 2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3차 감염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3차 감염자가 발생한 F병원에 대해 병원을 통째로 외부와 차단하는 코호트 격리를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며 “신규 환자는 모두 병원 내 감염으로 파악됐고, 지역사회로의 메르스 전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의 한 공군부대 소속 부사관 1명이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군 당국의 메르스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 부사관은 첫 번째 환자가 입원했던 경기 P병원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후 11시 현재 2차 검사를 받고 있다. 확진 환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격리 관찰자는 이날만 573명이 추가돼 총 1364명(자가 1261명, 시설 103명)으로 늘어났다. 확진환자들이 거쳐 간 14개 병원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격리 대상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자가 격리 대상자가 1261명에 이르면서 보건 당국의 통제가 뚫리는 일이 생기고 있다. 서울에서 자가 격리 중이던 50대 여성은 2일 무단으로 전북 지역에서 골프를 치다가 경찰이 위치추적 끝에 재격리시키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보건 당국이 자가 격리 대상자들을 하루 2회 점검하고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 격리자의 집을 방문하고 있지만,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 메르스 감염 공포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메르스 핫라인(043-719-7777)을 통해 상담을 받은 건수는 2일 하루에만 1100건이 넘었다. 휴업을 했거나 할 예정인 학교도 전국 544곳으로 늘었다. 전날 149곳에서 하루 만에 395곳이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439곳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 40곳, 충남 31곳, 대전 16곳, 세종 10곳, 서울 7곳, 강원 1곳이다. 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남윤서·정성택 기자}

2, 3일 이틀 연속으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3차 감염이 발생하면서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건 당국은 당초 첫 번째 환자(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0일부터 최대 잠복기(14일)가 지나면 확산이 잦아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3일에도 3차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최소 2주가량 메르스 환자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생겼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3일 현재 메르스가 의심돼 실시하는 유전자 검사만 99건에 이른다.○ 3차 감염 계속될까? 전문가들은 16번 환자와 접촉한 3차 감염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6번 환자는 P병원에서 1번 환자와 접촉한 뒤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병원 2곳(E, F병원)에서 추가로 치료를 받았다. 문제는 이 환자가 이 병원 2곳에서 다인실(6인실)에 머물렀다는 점. 이 때문에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쓴 환자 중 3차 감염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본부 기획총괄반장은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머물렀던 11명 가운데 3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나머지는 유전자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거나 증상이 발현하지 않았다”며 “6월 13, 14일은 지나야 16번 환자와 연관된 3차 감염자 발생 위험이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 P병원에서도 3차 감염자 나올 가능성 16번 환자가 아닌 다른 2차 확진환자가 3차 감염자를 양산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1번 환자가 바이러스를 퍼뜨린 경기 P병원에서 3차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번 환자는 지난달 15∼17일 다른 환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바이러스를 전파했고, 20일 확진 후 국가지정 격리병상에 격리됐다. 이 때문에 1번 환자와 접촉한 격리자 중에서는 산술적으로 20일부터 14일(최대 잠복기)이 지난 3일 이후에는 메르스 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떨어진다. 3일 이후에도 P병원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할 경우 1번 환자가 아닌 다른 경로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3, 4차 환자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P병원에서 발생한 감염은 기본적으로 병원 내 감염이라 지역사회 전파와는 거리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P병원 안에서 1번 환자와 연관되지 않은 3, 4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온 올라가면 메르스 꺾일까? 6월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통상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전파력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종 감염병의 경우 예외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신종 인플루엔자 등 신종 감염병은 기온이 올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메르스는 더운 중동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기온의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메르스 자가 격리 대상자가 1261명에 이르면서 보건 당국의 통제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가 격리자가 보건 당국 몰래 외출을 하거나, 방문자를 집 안에 들이는 등 금지 행위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격리 과정에서 생계가 곤란한 가구에 한 달 동안 110만 원(4인 가구 기준)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자가 격리 이탈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제성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자가 격리자 통제 강화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격리 관찰자는 아직 증상이 발현된 의심환자와는 다르다. 메르스 확진 환자처럼 강압적으로 다루면 인권침해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전용 병원 현실화할까 복지부가 3일 추진하기로 밝힌 메르스 환자 전용 병원도 실제 운영되기까지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메르스 전용 병원은 보호 장비를 장착한 의료진이 메르스 환자만을 치료하는 곳으로 추가 감염의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중국과 홍콩이 전용 병원으로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병원 선정, 일반 환자 이동 등 숙제가 적지 않다. 국공립 의료기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병원 선정도 쉽지 않은 문제지만 선정한 뒤에는 의료진 이탈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차 감염 ::발병지(중동)에서 직접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1차 감염자라 부른다. 1차 감염자로부터 직접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2차 감염자다. 3차 감염자는 1차 감염자가 아닌 2차 감염자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말한다. 이 때문에 3차 감염이 활발할 경우 2차 감염보다 더 광범위하게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경우 3차 감염은 2차 감염보다 전파력이 더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이세형·김수연 기자}
국내 메르스(MESR·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3일 5명이 추가 발생해 총 30명으로 늘어났다.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가 및 시설 격리자도 1364명으로 늘어 전날(791명)보다 573명이 추가됐다. 신규 환자 5명 중 1명은 3차 감염자(30번 환자)다. 30번 환자는 2차 감염자인 16번 환자와 F병원에서 같은 병실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6번 환자와 E병원에서 접촉한 3차 감염자 2명(23, 24번 환자)이 2일 확진판정을 받은 데 이어, 3차 감염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3차 감염자가 발생한 F병원에 대해 병원을 통째로 외부와 격리하는 코호트 격리를 최대잠복기인 14일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며 “신규 환자는 모두 병원 내 감염으로 파악됐고, 지역사회로의 메르스 전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확진환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격리 관찰자는 이날만 573명이 늘어 총 1312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확진환자들이 거쳐간 14개 병원에 대한 역학조사를 펼치는 과정에서 격리 대상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격리 과정에서 생계가 곤란한 가구에 4인 가구 기준으로 1개월 동안 11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민들의 메르스 감염 공포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메르스 핫라인(043-719-7777)을 통해 상담을 받은 사람은 2일 하루만 1107건으로 전날(997개)보다 100건 넘게 늘었다. 이날 휴업을 한 학교는 전국 230곳으로 늘었다. 전날 149곳에서 하루만에 81곳이 증가한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경기도가 184곳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이 36곳, 충남 9곳, 서울 1곳, 세종 1곳이다. 교육부는 “예방적 차원에서 휴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며 “학교장이 교육청 및 보건당국과 협의해 휴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메르스 확진 환자와 의심환자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를 3일 개통해 의료인들이 조회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또한 메르스 사태가 최악으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메르스 전용 국가지정 병원을 준비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전파 중인 메르스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밝히기 위해 유전자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보내기로 했다.남윤서기자 baron@donga.com세종=유근형기자 noel@donga.com}

“이제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우려했던 3차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근거 없는 소문에 휘둘리지 말고 냉정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본보는 국내 정상급 감염병 전문가들에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대해 문답식으로 풀어봤다. Q. 메르스 확산 언제까지 계속될까. A. 앞으로 최소 2주 정도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꾸준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보건 당국은 첫 번째 환자(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0일로부터 14일(최대 잠복기)이 지나면 확산이 잦아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은 16번 환자가 2일 2명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3차 전파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16번 환자와 접촉한 격리 대상자들의 최대 잠복기인 2주가량은 환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16번 환자가 아닌 다른 확진 환자가 추가로 3차 감염을 일으켰을 경우는 메르스 사태가 더 장기화될 수 있다. Q. 환자 얼마나 증가할까. A. 환자 증가 추이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 2주 동안은 환자 증가 속도가 현 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럴 경우 앞으로 2, 3주 안에 환자 수가 50명을 넘을 수도 있다. 먼저 16번 환자가 1번 환자와 접촉한 P병원을 떠나 확진되기 전까지 머문 병원 2곳에서 추가 3차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16번 환자는 2개 병원에서 다인실(5, 6인실)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번 환자가 메르스를 전파한 P병원에서는 추가 환자 발생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Q. 치사율이 중동(40%) 수준으로 높아질까. A.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의 의료 환경은 우리의 1980년대 수준이다. 중동의 메르스 치사율이 40%에 육박한 것도 열악한 의료 수준 탓이기도 하다. 실제로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진 국내 확진 환자는 기관삽관과 에크모(혈액을 체외로 보내 산소를 공급해 주는 기계) 등 보조적 요법을 통해 상태가 호전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치사율이 치솟을 가능성은 적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환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의료 수준이 열악한 사우디아라비아도 발병 3년 만에 4만 명이 항체가 생겼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치사율이 40%일 정도로 무서운 병은 아니라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Q. 치료제가 진짜 없나. A. 임상시험까지 통과한 허가된 약제는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동물실험 등을 통해 메르스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항바이러스제는 존재한다. 특히 인터페론, 리바비린, 로피나비어 등의 항바이러스제는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 환자에게 효과가 있었다. 국내 확진 환자에게도 이 항바이러스제를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해 투여하고 있다.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등 보조요법도 환자의 폐, 신장 기능을 살리는 중요한 치료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보조적 치료라고 부르지만, 실질적으로 메르스 바이러스로 기능이 떨어진 신체 기능을 대신하는 아주 중요한 치료로 볼 수 있다”라고 했다. Q. 우리 아이들이 감염될까 걱정인데…. A. 메르스 바이러스는 나이가 어릴수록 감염될 가능성이 적다는 게 중론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 연구진이 지난해 국제일반의학저널(IJGM)에 발표한 ‘사우디 발생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역학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 5월 사우디의 메르스 환자 425명 중 14세 이하 환자는 13명으로 전체의 3%에 그쳤다. 15∼29세는 15%로 30∼44세(24.9%), 45∼59세(25.2%), 60세 이상(31.7%)보다 낮았다. 국내에서도 아직 10대 이하 확진 환자는 없는 상황이다. Q. 메르스 예방 어떻게 할까. A. 먼저 외출에서 돌아온 후 손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부득이하게 사람이 많은 곳에 가야 한다면 N95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 마스크는 공기 중 미세물질을 95%까지 걸러준다. 단,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은 제품, ‘의약외품’이라는 표시가 있는 제품이 아닐 경우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대형 병원은 증세가 심한 호흡기 환자가 많기 때문에, 가벼운 질환이라면 되도록 동네 의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중동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Q. 자신이 메르스에 감염됐는지 의심된다면…. A. 중동을 방문한 지 2주일이 지나지 않아 37.5도 이상의 발열이 시작됐다면 보건 당국(메르스 핫라인 043-719-7777)에 신고해야 한다. 메르스 확진 환자 또는 격리 관찰자와 접촉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가 아닌데도 고열, 기침, 호흡부전 등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나 걱정이 된다면 N95 마스크를 쓰고 병원을 방문하면 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일부 병원들이 “고열 환자를 받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지만, 다수의 병원이 의심환자를 위한 선별진료실을 병원 외부에 마련하고 있다. 병원 도착 직후에는 자신이 메르스 의심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유근형 noel@donga.com·민병선 기자}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첫 번째 환자(1번 환자)와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의심환자 A 씨(58·여)가 1일 오후 6시경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A 씨는 경기 P병원에서 1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돼 지난달 25일부터 경기 D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A 씨는 25일 병원을 옮긴 이후 6일 만에 보건당국의 격리 관찰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나, 방역 구멍이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켰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A 씨는 보건당국으로부터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진 않았다. 다만 A 씨와 접촉했을 가능성 때문에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25일 D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위중한 상태였던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D병원 관계자는 “A 씨는 25일 심장이 멈추기 직전이었고, 폐 기능도 떨어져 에크모(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다시 체내로 주입하는 기계)를 부착해야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1일 메르스 유전사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A 씨가 메르스 바이러스로 사망했는지는 1일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A 씨의 사망이 메르스 때문인지, 다른 질환 때문인지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2일 발표될 예정이다. 메르스와 연관된 첫 사망자가 나옴에 따라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1번 환자가 P병원에서 집중적으로 바이러스를 전파한 5월 15∼17일에서 최대 잠복기인 14일이 지났지만 1일에도 신규 환자가 3명이나 나와 환자가 총 18명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확진 환자 18명 중 5명의 상태가 불안정하고, 특히 6번 환자는 만성폐쇄폐질환과 신장질환 등의 기저질환으로 면역력이 매우 떨어진 상황에서 메르스에 감염돼 상태가 위중하다. 보건당국은 “6번 환자는 현재 폐를 비롯한 장기 손상이 심해 사망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현재 에크모를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확진 환자와의 접촉 의심 신고가 잇따르면서 자가 및 시설 격리자는 이날 현재 682명으로 급증했다. 정부는 1일부터 자가 및 시설 격리자의 출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10번 환자와 같이 보건당국의 통제를 피해 해외로 출국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유근형 noel@donga.com·이세형·민병선 기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첫 번째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A 씨(58·여)가 사망하면서 사망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도 감염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 씨는 고혈압, 천식, 스테로이드 복용 등의 부작용으로 얼굴이 붓는 외인성쿠싱증후군으로 지난달 25일 경기 D병원에 입원했다. D병원 관계자는 “A 씨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심장과 폐 역할을 대신하는 기계인 ‘에크모(ECMO)’로 치료를 받았다. 폐가 상당히 안 좋은 상태였고 심장이 멈추기 직전이라 응급소생술도 시행했다”고 말했다. 병원에 도착할 당시부터 상당히 위중한 상태였다는 얘기다. A 씨의 사망과 메르스의 연관성은 당국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보건당국은 A 씨 사망 직전인 1일 메르스 검사를 진행 중이었다. 전문가들은 A 씨의 사망 원인인 급성호흡부전의 요인이 워낙 다양해 사망 원인을 메르스로 특정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급성호흡부전의 원인은 60여 가지나 되는데 가장 흔한 원인은 폐렴, 패혈증(전신에서 진행되는 세균 감염), 심한 외상 등이다. 급성호흡부전은 원인에 노출된 뒤 보통 수 시간에서 이틀 정도 지나 인공호흡기가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호흡 곤란을 겪는다. 급성호흡부전의 양상은 크게 두 가지다. 폐렴, 폐출혈 등으로 산소가 체내에 공급되지 않는 산소화부전과 천식 등으로 이산화탄소를 잘 배출하지 못해 생기는 과이산화탄소증으로 나뉜다. 코로나-메르스 바이러스가 원인인 메르스도 폐렴 등을 일으켜 급성호흡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고윤석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급성호흡부전은 폐렴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이 폐렴을 부른다”며 “메르스와의 연관 여부는 환자의 병력과 임상지표, 당국의 최종 역학조사 결과를 봐야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의 안이한 의심환자 관리가 화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0일 첫 번째 확진환자(1번 환자)가 나온 뒤 ‘1번 환자와 2m 내에서 1시간 이상 밀접 접촉한 환자’만 격리 관찰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메르스의 전파력을 낮게 평가한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1번 환자와 10m 떨어진 다른 병실에 머물렀던 6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8일 “같은 병실이 아니더라도 1번 환자와 같은 병동에 머문 입원 환자들을 추적 관찰하겠다”라고 뒤늦게 지침을 바꿨다. 사망한 A 씨는 지난달 25일 D병원 입원 후 6일 만에 보건당국으로부터 격리 관찰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지침이 바뀐 후에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의심환자로 분류된 것이다. 보건당국이 더 엄격한 격리 방침을 세웠다면 A 씨에 대한 격리와 초기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 씨가 D병원에서 제대로 격리 조치를 받았는지도 의문이다. A 씨는 25일부터 6일간 일반 환자들과 같은 병실에서 머물렀을 가능성이 크다. 한 보건당국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A 씨가 일반 환자들에게 3차 전파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A 씨의 사망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질 때까지 해당 병원에 대한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민병선 bluedot@donga.com·유근형 / 남경현 기자}

국내 최초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1번 환자·68)가 5월 15∼17일 입원했던 경기 P병원에서 같은 기간에 입원해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됐던 A 씨(58·여)가 1일 오후 6시경 사망했다. A 씨는 P병원에 입원했을 때 1번 환자와 다른 병실을 사용했기 때문에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같은 병실 사용 등 ‘밀접 접촉자’들에 대해서만 격리 조치를 취했던 보건당국의 역학조사와 방역 대응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르고 있다. A 씨의 메르스 감염 여부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다. 하지만 A 씨가 메르스의 주요 증세 중 하나인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했고, 1번 환자가 집중적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하던 시기에 P병원에 있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A 씨가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면 보건당국의 역학조사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여전히 답보 상태인 P병원에 대한 역학조사 무엇보다 P병원에 대한 명확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현재까지 확인된 총 18명의 메르스 확진자 중 P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1번 환자 부인 △의료진 1명 △같은 병실 이용자 3명 △다른 병실 환자와 방문자 10명 등 총 15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1번 환자가 처음으로 갔던 의료기관의 간호사와 세 번째로 갔던 의료기관의 의사 등 3명(1번 환자 포함)을 제외하고는 모두 P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P병원에서 1번 환자와 ‘동일 병동 내 다른 병실’에 있던 6번 환자(71)가 감염자로 확인된 지난달 28일이 되어서야 P병원에 대한 역학조사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진행하고 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부 교수는 “P병원에서 다른 병실에 있던 감염자들의 구체적인 감염 경로를 이른 시간 안에 밝혀내는 게 역학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폐쇄회로(CC)TV, 병원 기록, 병원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1번 환자의 정확한 활동 경로를 파악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태다. CCTV 영상의 화질이 안 좋고, 사각지대 문제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중앙메르스관리본부 기획총괄반장)은 “CCTV 등을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정보의 제한이 많아 1번 환자의 동선 등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사망자 발생에 대한 불안감 커져 A 씨가 사망하자 이미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8명의 환자 중에서도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5명이나 되고, 호흡 곤란 등을 겪고 있는 환자도 여럿이기 때문이다. 현재 기관지에 인공호흡 장치를 삽입하는 ‘기관 삽관’ 시술을 받은 환자는 1번, 6번, 14번 환자(35) 등 3명이다. 또 3번(76)과 12번 환자(49)는 체내 산소 포화도 저하 현상을 겪고 있다. 보건당국은 기관 삽관 시술 환자 3명과 산소 포화도가 낮은 환자 2명 총 5명의 환자를 ‘불안정 상태’로 보고 있다. 특히 6번 환자의 경우 메르스에 감염되기 전에도 폐질환과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번 환자도 젊지만 패혈증 증세가 있어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가뜩이나 치사율이 40%나 된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만약 확진 환자들 중 사망자가 발생하면 사회적으로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 이번 주가 3차 감염의 고비 ‘3차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보건의료계에서는 이번 주가 1번 환자의 본격적인 바이러스 전파 시기(5월 15∼17일)로부터 약 2주가 지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메르스에 감염된 지 약 2주 안에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1번 환자로부터 감염됐을 수 있는 잠재적 환자들의 증세가 집중적으로 발현되는 시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5일에 메르스 환자가 대거 발생하면 3차 감염은 물론이고 ‘공기 중 전파’와 ‘바이러스 변이’ 같은 최악의 상황에 대한 점검을 더 이상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특별한 환자 증가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메르스 확산이 어느 정도 꺾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건당국이 지난달 기준 129명이었던 격리 대상자 수를 1일 682명으로 5배 이상으로 늘린 것도 중요한 시기에 ‘집중적 관리’를 하기 위한 조치다. 권 공공보건정책관은 “2차 감염자들이 거쳐 간 지역병원을 중심으로 의심 신고가 급증했고, P병원에 대한 전수조사와 재조사 과정에서도 추가 격리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보건당국은 격리 대상자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감안해 전체 격리 대상자의 약 35%(240여 명)를 고위험군으로 지정해 시설 격리를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 시설 격리된 사람은 4명에 불과하다. 한편 뚜렷한 역학조사 결과 등이 나오지 않자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과 김성주 의원 등은 “복지부가 메르스 발생 지역 의료기관들에 대한 일체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쉬쉬하면서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유근형·민병선 기자}
30, 40대 못지않은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유모 씨(70). 그는 최근까지 각종 보디빌더 대회에서 노년 부문 우승을 할 정도로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무기력감과 우울증이 찾아오면서 삶의 활력을 잃었다. 특히 더 곤욕스러웠던 것은 성욕 감퇴와 발기부전이 함께 생긴 점. 이로 인해 부부 사이도 예전만 못해졌다. 유 씨는 최근 한 대학병원 비뇨기과를 방문했다가 의사로부터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남성 갱년기가 의심된다는 것. 유 씨는 “갱년기는 여성에게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성도 갱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라고 말했다. 유 씨처럼 갱년기를 겪는 남성들이 상당하다. 대한남성과학회가 전국 40대 이상 남성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갱년기를 겪고 있는 남성의 비율이 28.4%였다. 연령별로는 40대의 24.1%, 50대의 28.7%, 60대 28.1%, 70대 이상 44.4%가 갱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갱년기의 원인은 여성 갱년기와 마찬가지로 호르몬 양의 변화다. 특히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감소가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고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성기를 성숙시키고 정자 형성을 촉진한다. 20대까지 체내 분비량이 늘어나다가 40세 이후부터는 매년 총량의 1.6% 정도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성기능 장애. 발기가 제대로 안 되거나 사정량이 줄거나 성적 쾌감이 저하된다. 심지어 성기의 크기나 체모가 줄어들기도 한다. 또 쉽게 피로할 수 있다. 우울감이 늘어나거나 인지능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근육량이 줄고 체구가 비만형으로 변하기도 한다. 심지어 심혈관계 질환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기억력, 청력, 시력 감소, 안면 홍조와 발한, 불면증과 식욕 감소 등도 대표적인 갱년기 증상들이다. 치료법은 남성 호르몬 보충 요법이다. 의사 진료 뒤 호르몬 보충제를 3∼6개월 동안 꾸준히 투여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체중 조절도 필수다. 비만이 심화되면 테스토스테론 생산이 줄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콩, 잡곡류 등 비타민E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좋다. 1일 오후 7시 10분에 방송되는 채널A ‘닥터지바고’는 남성 갱년기의 다양한 사례와 극복법에 대해 소개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중동 국가들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통제하지 못한 건 그곳의 의료 환경이 한국의 19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 선진국 한국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중국에까지 전파시킨 건 난센스다.” 한 보건 전문가의 지적이다. 의료 환경이 세계 정상 수준인 한국에서 메르스에 대처하는 정부와 의료계의 자세가 얼마나 안이했는지를 지적하는 일침이다. ○ 메르스 위험에 대한 인식과 교육 부재 메르스 확산의 1차 원인은 메르스에 대한 국내 의료진의 인식 부족에 있다. 신종 감염병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해 유럽 아프리카 등에도 번지는 상황이었는데 3년 동안 국내에선 이에 대한 경계심이 거의 없었다. 그 때문에 국내 최초 감염자인 1번 환자는 4일 중동에서 귀국해 11일 발병 이후 20일 확진까지 국내 4개 병원을 드나들 수 있었다. 1번 환자가 처음 방문한 3개 병원은 그의 중동 방문 이력을 체크하지 않았거나, 알고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18일부터 입원한 마지막 병원의 보고로 겨우 세상에 존재를 드러냈다. 현재까지 확진 환자 대부분이 이 기간 1번 환자와 접촉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동을 다녀온 사람이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당연히 메르스를 의심해야 한다”며 “보건 당국이 일선 의사들에게 메르스의 위험을 알리고 대응 매뉴얼을 교육하는 데 소홀했다”고 말했다. ○ 보건 당국의 부실한 의심환자 대처 일선 병원의 의심환자 신고를 받은 보건 당국의 대응도 미숙했다.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중국으로 출국한 10번째 환자가 대표적이다. 10번 환자는 지난달 19일부터 열이 나다 21일 자신의 아버지인 3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자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증상을 설명했다. 하지만 보건소 담당자는 “대학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게 어떻겠느냐”고 답했을 뿐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만약 의심신고가 이뤄졌다면 중국 출국도 막을 수 있었고, 중국으로의 전파 등 국제적 망신도 피할 수 있었다. 6번 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은 6번 환자를 받기 전 질병관리본부에 환자의 증상을 설명하며 “메르스 의심환자 같은데 받아도 되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환자가 아닌 것 같은데 그냥 일반 병실로 받으라”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번 환자는 결국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보건 당국은 그제야 환자를 이송해 간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 당국이 메르스의 전파력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최초 환자 발생 시 “메르스는 환자 1명당 전파력이 약 0.7명으로 2m 이내의 근접 접촉을 1시간가량 해야 전파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1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쓰지 않은 사람, 5분가량만 짧게 접촉한 의료진까지 감염되면서 ‘공기 중 전파 가능성’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메르스에 대한 정부 대응이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라고 사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부실한 역학조사 시스템 보건 당국의 역학 조사도 부실했다. 3번 환자가 지난달 21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그를 간호했던 딸인 4번 환자와 부인은 격리됐다. 하지만 아들인 10번 환자의 존재는 그가 중국으로 출국한 다음 날인 27일 뒤늦게 파악됐다. 역학조사관들은 가족의 진술에 의존해 조사할 수밖에 없는데, 3번 환자 가족이 아들의 존재를 숨겼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건 당국에 보고하지 않거나 거짓말할 경우 처벌한다는 방침이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역학조사관에게 환자 가족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제한적 수준의 조사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메르스 확산이 의료 전달 체계의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에선 환자가 원하면 사실상 병원을 비교적 자유롭게 옮길 수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1차 의료기관 의사가 2차, 3차 의료기관과 의사를 지정해 환자를 보낸다.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지만 중요 감염병의 경우 확산 방지를 위해 외국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민병선 기자}

《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2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첫 환자 발생 이후 8일 만에 환자가 7명으로 늘었다. 중동 국가를 제외하면 메르스 환자가 가장 많은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메르스 의심환자 1명은 보건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있다가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르스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의 격리 관찰을 받아야 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환자가 26일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환자의 존재를 출국 하루 뒤인 27일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메르스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메르스 세 번째 환자 C 씨(76)의 아들이자 네 번째 환자 D 씨(46)의 남동생인 H 씨(44)가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27일 확인해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WPRO)와 중국 보건당국에 알렸다”라고 밝혔다. H 씨는 현재 중국 보건당국의 관리 속에 광둥의 대형병원 1인실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다. 메르스 유전자 검사 결과는 29일 나올 예정이다. ○ 의심환자 출국할 때까지 파악도 못해 의심환자의 무단 중국행으로 메르스 방역체계의 빈틈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H 씨는 16일 첫 번째 환자 A 씨와 같은 병실에 입원한 아버지 C 씨를 누나인 D 씨와 함께 간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아들 H 씨의 존재 자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특히 C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20일에는 기본적인 가족 사항을 체크해 격리 조치해야 했지만, 이행하지 못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당시 딸 D 씨의 전염 여부에 관심이 쏠려 아들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한 점은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C 씨 확진 이후 가족 사항에 대해 수차례 물었지만 아들의 존재와 병원 방문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해진 역학조사 방식 외에도 병원 방문 기록, 가족 구성원이나 주변인에 대한 인터뷰 조사 등을 더 넓은 범위에서 진행했다면 미파악 접촉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의료진 의심환자 발견하고 보고도 안 해 H 씨가 중국으로 떠나기 전 고열로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료진이 신속하게 보건당국에 메르스 의심 신고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H 씨는 19일부터 발열이 시작돼 22일과 25일 두 차례 병원을 방문했고, 25일 의료진에게 “가족 중 메르스 환자가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하지만 해당 의사는 중국 출장을 만류하기만 했지, 보건당국에 의심 사례를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 의료진은 H 씨가 출장을 강행한 뒤 하루가 지난 27일에야 이 사실을 신고했다. 의심환자 1명을 놓친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H 씨가 탄 항공편 탑승객 명단을 확보해 근접 탑승객 28명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H 씨의 직장동료 180명 중 밀접접촉자가 있는지도 파악 중이다. 1명의 의심환자를 놓친 결과 200여 명에 대한 전염 가능성을 따져 봐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신규 환자, 첫 번째 환자와 다른 병실인데도 감염 이런 가운데 28일에만 메르스 환자 2명이 추가로 확인돼 총 환자 수가 7명으로 늘어났다. 신규 환자는 첫 번째 확진 환자와 같은 병원에 입원한 F 씨(71)와 간호사 G 씨(28). 이에 첫 번째 환자 A 씨와 같은 병동에 머물렀던 환자들에 대한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A 씨가 보건당국에 발견되기 전인 11일부터 18일까지 4개 병원을 전전할 때 접촉했던 의료진에 대해서는 철저히 격리 및 관찰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A 씨와 같은 병실은 아니지만 같은 층에 머물렀던 환자들은 관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섯 번째 환자 F 씨와 같은 감염 사례를 막지 못했다. F 씨가 A 씨와 10m 이상 떨어진 다른 병실에 머물렀고 각각 다른 화장실을 사용했던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검사실 등 치료 과정에서 만났을 수 있지만 접촉 시간은 짧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 번째 환자 C 씨 등이 A 씨와 같은 병실에서 최대 5시간가량 접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6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첫 번째 환자 A 씨가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을 전염시키는 이른바 ‘슈퍼보균자’라는 말도 나온다. 통상 메르스 환자 1명당 평균 0.7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1인당 2∼3명 전파)보다 감염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한양대 구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단 국내에서는 감염 속도나 전염력이 원래 알려진 것보다는 강한 것으로 보여 긴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양 본부장은 “최근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 사례가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유근형 noel@donga.com·이세형 기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야당이 국민연금과 연관된 자신의 발언을 문제 삼아 해임건의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잘못된 수치를 제시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문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현안보고에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기왕 나왔으니, 잘못된 수치를 제시해 국민을 현혹시켰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문 장관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통계가 있었기 때문에 바로잡기 위해 말한 것”이라며 “추계 결과를 말하기 위해서는 전제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험료율을) 1%포인트만 올리면 소득대체율을 10%포인트 올릴 수 있다(2028년 기준 40%→50%)는 것은 2060년 기금 고갈을 전제로 한 것으로 빼놓고 이야기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김 의원이 “틀린 말은 하지 않았다는 건가”라고 재차 채근하자 “제 말에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설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청와대는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인상하면 1702조 원의 세금폭탄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데 막말이자 거짓말이다. 장관이 나서서 대통령한테 틀렸다고 말을 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몰아붙이며 보험료를 소폭만 올려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문 장관은 “정부가 마술사냐”라며 야당의 주장에 강력히 반발했다. 문 장관은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끼워 넣자 “이를 위해서는 현 9%인 보험료율을 2배가량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 장관은 이날 현안보고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이 해임요구안에 관한 입장을 묻자 “제가 말씀드리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짧게 답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웰빙 열풍이 불면서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채식만 하는 유명인들이 늘고 있고, 채식 뷔페도 성업 중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실제로 야채를 얼마만큼 먹고 있을까. 미디어에서는 채식 열풍이 제법 뜨겁지만, 실제 국민들의 야채 섭취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행신 박사가 내놓은 ‘한국인의 채소 과일 섭취량과 식물영양소의 섭취 실태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90%는 채소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8631명의 표본집단 가운데 채소와 과일 하루 권장 섭취량을 모두 만족하는 비율은 6.7%에 불과했다. 김치에 의존하는 채소 섭취 국민의 하루 평균 채소와 과일 섭취량은 각각 252.2g과 141.3g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김치 등 염장 채소와 가당 주스 등을 제외할 경우 실제로는 채소 151.4g, 과일 141.0g밖에 섭취하지 않았다. 한국영양학회가 권장하는 하루 채소·과일 섭취량은 성인 남성(19∼65세) 기준으로 채소 490g, 과일 300g인데, 이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국인의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채소류로는 마늘, 양파, 무 등 흰색류 채소였다. 흰색류에 이어 노란색, 보라색, 녹색 순으로 나타났다. 실태분석 자료에 따르면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과일 섭취량이 부족했다. 특히 30∼49세 남성의 경우 비흡연자는 328.1g의 채소와 151.3g의 과일을 먹는 반면, 흡연자는 290g의 채소와 85.2g의 과일을 섭취했다. 이행신 박사는 “김치를 통한 채소 섭취의존도가 무척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우리나라 국민이 영양적으로 충분한 양의 5색 채소 과일을 골고루 챙겨 먹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이 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국 초등학교 5학년 2772명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식생활 환경 조사에 따르면 권장량 이상의 과일을 섭취하는 어린이는 17.8%에 그쳤다. 채소 반찬과 우유 역시 하루 2회 이상 섭취한다는 답은 각각 23.7%와 20.7%에 불과했다. 12∼14세 어린이의 과일과 우유 섭취 권장량은 하루 2회다. 채소의 경우 하루 5회. 반면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 컵라면을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어린이의 비율은 각각 69.8%, 74.6%, 47.9%나 됐다.제7의 영양소로 불리는 ‘식물영양소’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암과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바로 식물영양소 때문이다. 식물영양소는 식물이 해충이나 주변 동물,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방어물질이다. 예를 들어 취나물, 쑥 등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쓰고 매운 맛이 나게끔 진화됐다. 색깔이 진하고, 맛과 향이 강할수록 식물영양소가 풍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식물영양소는 6대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물)에 이은 7대 영양소로 분류되기도 한다. 강력한 항산화력이 있어 인체가 건강을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식물영양소는 빨강, 노랑, 초록, 하양, 보라 등 다섯 가지로 구분한다. 빨간색 식물영양소는 토마토 수박 자두 오미자 복분자 팥 대추 등에 많이 들어있는데 리코펜과 엘라그산 성분이다. 노화 속도를 늦추고, 위 간 전립샘 등에 좋다. 노란색 식물영양소에는 카로틴과 크립토산틴 등이 많은데, 몸 속에서 비타민A로 전환된다. 특히 눈과 피부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션프루트, 당근, 호박, 파파야, 파인애플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초록색 식물영양소는 노화 지연에 도움을 주는 이소플라본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세포의 건강을 돕는다. 시금치, 피망, 상추, 브로콜리, 완두콩, 녹차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블루베리에 많이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은 대표적인 보라색 식물영양소다. 노화를 늦추고, 심장 건강에 좋다. 양파 마늘에 많이 들어있는 흰색 식물영양소 알리신은 심장 및 콜레스테롤과 관련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루에 세 번 이상 채소 섭취해야 미국은 1990년대부터 암 예방을 위해 5가지 종류의 식물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자는 ‘파이브 어 데이(5 A DAY)’ 캠페인을 펼쳐 왔다. 국내에서는 한국암웨이와 한국영양학회가 전국 초등학생 대상 조사와 전문가 논의를 거쳐 2012년 어린이 영양지수(NQ)를 국내 최초로 발표하고, 채소 및 과일을 하루 세 번 섭취하자는 ‘5·13’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한국영양학회와 뉴트리라이트는 매년 5월 13일을 ‘식물영양소의 날’로 제안하고 지속적으로 건강한 식물영양소 섭취 방법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그렇다면 채소는 어느 정도 먹어야 적당할까. 전문가들은 식물성 식품(채소 곡류) 대 동물성 식품(육류)의 비율을 어른은 8 대 2, 성장기 어린이는 7 대 3 정도로 맞추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비빔밥 등 한식은 8 대 2 비율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식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채소를 싫어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어린 잎 채소를 활용하면 좋다. 어린 잎은 다 자란 채소에 비해 부드러워 섭취하거나 소화하기가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 특히 채소의 쓴맛은 식초와 소금을 적절히 넣으면 없앨 수 있다. 김치가 짜서 못 먹는 아이를 위해서는 저염 김치를 만들어주는 것이 대안이다. 단, 소금을 적게 쓰고 너무 오랫동안 절이지 않아야 한다. 양배추보다는 아삭한 로메인상추가 아이들이 먹기에 더 적당할 수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백수오 제품 중 약 5%만 ‘진짜’ 백수오 원료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6일 발표한 백수오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207개 제품 중 진짜 백수오를 사용한 제품은 단 10개에 불과했고, 40개 제품에서는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나머지 157개 제품은 제조 단계를 거치면서 DNA가 파괴돼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40개 제품은 전량 회수 조치했고, 해당 회사에는 제조 정지 처분을 내렸다. 가짜 백수오가 검출된 40개 제품 중 건강기능식품은 단 1건으로 농협이 제조한 ‘한삼인분’(현재 판매 중단)인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39개 제품은 일반 식품이었다. 장기윤 식약처 차장은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라도, 검사성적서 등을 통해 차후 이엽우피소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판매를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157개 제품 중 40개의 원료를 수거한 결과 22개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돼 압류 조치했다. 식약처는 “기본적으로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를 알 수 없는 157개 제품도 제품 판매 중단을 요청하겠다. 단, 영업자가 이엽우피소 함유 여부를 자진 입증하면 판매를 허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병당(375mL) 백수오 0.014g이 사용되는 국순당 ‘백세주’ 완제품에서는 이엽우피소 함유 여부를 밝혀내지 못했지만 원료 2건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돼 판매 중단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엽우피소가 완제품에 혼입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판매 허가를 재개할 방침이다. 안만호 식약처 대변인은 “현재로선 국순당이 가짜 백수오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는지, 사용했는데 미량이라 제조 과정에서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순당은 26일 시중에서 판매하는 ‘백세주’ ‘백세주 클래식’ ‘강장백세주’ 등 100억 원어치의 제품을 자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순당 측은 “식약처 조사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원료로 제조된 제품은 아직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수족냉증 치료제 거창만령단, 비타민제 비맥스에스정 등 의약품과 농산물로 유통 중인 백수오제품 31건 중 19건에서도 이엽우피소가 검출돼 폐기 처분했다. 식약처는 이번 파동을 계기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뿐만 아니라 진짜 백수오에 대해서도 독성검사를 하기로 했다. 독성검사에는 최대 2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능성 인정 원료의 안전성·기능성 재평가 △육안 구분이 어려운 원재료에 대한 시험법 마련 등 기능성 식품제도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오송=유근형 noel@donga.com / 박창규 기자}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그대를 포기할 순 없어요∼.” 출근길 라디오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내 모든 걸 바쳐 당신만은 지키겠다는 뜨거운 청춘의 노래. 1988년 대학가요제 대상곡 ‘그대에게’였다. 그런데 살면서 수백 번은 들었을 이 노래가 참기 어려울 만큼 슬펐다. 무대를 뛰어다니던 앳된 미소의 청년도, 내 몸이 녹아내려도 임이 계신 태양 가까이 가겠다는 열정도 느끼기 어려웠다. 아마도 7개월 전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고 신해철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문득 ‘그’가 갈구했던 ‘그대’가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5년 그의 가족과 팬들이 그를 그리워하듯, 1988년 청년 신해철은 상실감을 노래했던 건 아니었을지.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된 슬픈 사실은 또 있다. 그처럼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이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는 것이다. 이상일 울산대 의대 교수는 201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매년 입원 환자(598만 명)의 9.2%가 의료 사고를 겪고, 이들 중 7.4%인 약 3만8000명이 사망한다는 추계를 발표한 바 있다. 매일 100명이 넘는 사람이 의료사고로 세상과 이별한다는 소리다. 의료사고가 ‘남의 일’이 아닌, 교통사고처럼 우리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와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피해자가 됐을 때 보상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신해철 사건처럼 사회적 주목을 받은 사건도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된 보상 없이 민사소송의 늪에 빠져 있다. 일반 국민의 경우는 더 큰 절망에 빠질 공산이 크다. 실제로 현재 의료사고 피해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중재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해도, 의료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조정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의료사고 예방 활동은 미미한 실정이다. 병원들은 기본적으로 의료사고에 대해 쉬쉬한다. 부작용 사례를 모아서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사고 재발에 대비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다. 더욱이 현대 의료 기술이 전문화되면서 자기 전공 분야를 제외한 분야의 부작용 사례를 공유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민호 중재원 상임감정위원(한양대 명예교수)은 “현대 의사는 오케스트라가 아닌 자기 전공만 잘 아는 기능공에 가깝다”며 “예를 들어 의사들이 컴퓨터단층촬영(CT) 이전에 먹는 조영제로 인한 부작용 발생 비율 수치는 알아도, 조영제와 함께 먹을 때 문제가 되는 당뇨병 약 등 세부적인 지식까지 얻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의료사고 예방 교육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사고 케이스를 축적하고 있는 중재원이 전공과별 의료사고 유형을 정리 배포하고, 보건복지부가 이를 활용해 의대 교육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유명 가수의 죽음에 분노했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 제도는 사실상 변한 게 없다. 그 사이 많은 사람이 똑같은 이유로 세상과 이별했을지 모를 일이다. 조금 더 책임 있는 정부 대책이 뒤따르길 간절히 바란다. 아마도 의료사고 피해자 가족들은 신해철의 ‘그대에게’ 가사처럼 ‘포기할 수 없어요’를 지금도 외치고 있을지 모른다.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국내 네 번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25일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세 번째 환자 C 씨(76)의 딸 D 씨(40)가 자가 격리치료를 받던 중 25일 정오 무렵부터 38도 고열 증세를 보여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와 메르스 환자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네 번째 환자 D 씨는 16일 고열 증세로 경기도의 한 병원을 찾은 아버지 C 씨를 4시간 정도 간호하면서 밀접 접촉했다. 당시 같은 병실에는 첫 번째 환자인 A 씨도 함께 머물고 있었다. A 씨와 C 씨는 20일과 21일 각각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D 씨는 21일 아버지 C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열감이 있다”며 보건당국에 유전자 검사 및 치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D 씨가 당시 38도 이하로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고 자가 격리치료만 해왔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C 씨의 경우 고령에 지병이 있어 메르스가 바로 발병했지만, D 씨는 40대라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있어 나흘 정도 늦게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D 씨가 C 씨와 A 씨 가운데 누구를 통해 감염됐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23일 한때 위독해 기관지 삽관 치료를 받아온 첫 번째 메르스 환자 A 씨는 산소포화도 등이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