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형

유근형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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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이 좋은 글을 일군다 믿습니다. 파리 런던 베를린을 넘어 중동까지 한끗 다른 질문들을 던지겠습니다.

noel@donga.com

취재분야

2026-03-04~2026-04-03
국제정세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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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15%
유럽/EU10%
정치일반2%
러시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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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볶이 떡-순대-달걀, 식품안전인증 의무화

    떡볶이 떡, 순대, 달걀 등에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이 의무화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식품위생법과 축산물위생관리법의 시행규칙 개정안을 10일 입법예고했다.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해당 식품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식품 당국으로부터 HACCP 인증 없이는 제품 생산을 할 수 없게 된다. HACCP는 식품의 원료 단계부터 제조, 가공, 조리, 유통까지의 전 과정을 중점 관리하는 사전 예방 시스템이다. 현재는 배추김치, 어묵류, 레토르트 포장식품(3분 짜장), 빙과류, 비가열음료(주스), 냉동식품(피자류 만두류 면류), 냉동수산식품(어류, 조미가공품) 등 7개 품목만이 HACCP 의무적용을 받고 있다. HACCP 의무화 대상이 확대되면, 직원이 2인 이상인 순대 제조업체는 2016년까지, 2인 미만은 2017년까지 HACCP 인증을 받아야 한다. 연매출액이 1억 원 이상이고, 종업원이 5명 이상인 달걀 가공품 제조업체도 2016년까지 HACCP 인증을 받아야 한다. 직원이 10명 이상인 떡볶이 떡 제조업체도 2017년까지 HACCP 인증을 완료해야 한다. 식약처는 “떡류는 2020년까지 장기적으로 HACCP 의무화가 적용될 예정이었는데, 떡볶이 등에 대한 식품사고가 늘고 있어 인증 의무화 기한을 당기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HACCP 도입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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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유근형]알맹이 없는 의료사고 개선책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는 동창과 고교 졸업 후 처음으로 만났다. 술잔이 한두 순배 돌 때까지만 해도 반가운 대화가 오갔지만 이내 어두운 분위기가 됐다. 친구가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1월 의료소송을 당한 이야기를 꺼내면서다. 친구가 담당했던 환자는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기 전 조영제를 복용하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환자가 평소 복용하던 당뇨병 약이 병원이 사용하는 조영제와 부작용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친구는 의대 시절부터 조영제 부작용에 대해 단편적 지식만 배웠지, 특정 약이 조영제와 함께 먹으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아마도 나처럼 많은 의사들이 이런 부작용 사례를 알지 못할 것이다”며 “다른 의사들과 사례를 공유해 추가 사고를 막고 싶은데, 쉬쉬 하는 분위기라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입원 환자 10명 중 한 명은 의료인의 과실을 경험할 정도로 의료사고가 늘고 있다. 현대 의학이 전문화되면서, 자신의 전공을 제외한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의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사고 사례를 수집해 유형화하고 많은 의사들과 공유하는 등 의료사고를 예방하는 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사고에 대해 쉬쉬 하는 분위기 탓이다. 대부분의 병원은 이미지에 타격받을 것을 우려해 의료사고 사례의 노출을 극도로 꺼린다. 의료인들이 다른 병원에서 발생한 사고 사례에 대해 인지하고, 예방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각 병원에 흩어진 의료사고 사례를 직접 수집해 예방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의료사고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병원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정부에 보고하는 E-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사례를 축적하고 예방법을 개발해 전국 의대, 병원과 적극적인 공유가 가능해진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다행스러운 조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현행법 체계 안에서는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할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제정된 환자안전법은 ‘병원은 환자 안전에 위해가 가는 상황을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 안전에 위해가 가는 상황’에 ‘의료사고’를 명시하지 않아 보고 대상이 불명확하다. 이뿐만 아니라 보고가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라 병원이 의료사고를 숨겨도 처벌할 근거가 없다. 복지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이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의료계 반발을 뚫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인다. 신해철 씨의 사망 이후 ‘의료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 관심도 시간이 지나면 바람처럼 사라질지 모른다. 의료사고를 당해도 제대로 호소할 곳조차 마땅치 않은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말에 희망을 걸 때다.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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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부 로봇수술 “암 환자 부담 줄어” vs “치료효과 입증 안돼”

    보건복지부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의 일환으로 고가의 로봇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을 추진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로봇수술을 선택하는 암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과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 로봇수술은 의료진이 로봇의 팔을 조종하여 기계가 직접 암 부위를 떼어내는 방식이다. 8월 기준으로 전국 41개 의료기관이 로봇수술 장비를 갖추고 있다. 손 떨림이 적고 오차가 적어 비교적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고, 상처가 작아 회복 기간이 짧다는 게 로봇수술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복지부는 고가의 로봇수술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계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부담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로봇수술 비용은 한 번에 700만∼1500만 원 정도로, 일반 개복수술보다 2∼5배 비싸다. 복지부는 로봇수술비 규모가 연간 1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의 약 1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음파 시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용이다. 하지만 로봇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시기상조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가격에 비해 치료 효과가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립샘암의 경우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지만, 나머지 암은 아직 논쟁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의 입원 기간은 일반수술 환자보다 대체로 짧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다. 일반수술을 받은 갑상샘암 환자의 입원 일수는 6일인 반면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는 5일 정도다. 로봇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암 환자들이 일부 대형 병원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봇수술 장비 생산을 독점하고 있는 외국 업체만 이득을 본다는 지적도 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고가의 항암제 등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 부담을 늘리는 요소가 적지 않은데, 치료 성적이 불확실한 로봇수술부터 건보 적용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건강보험을 부분적으로만 지원하는 ‘선별급여’ 방식도 검토 중”이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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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불복’ 2인 입원실

    고관절 골절상을 입은 A 씨는 지난달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행운 아닌 행운을 잡았다. 하루에 15만∼20만 원인 2인실 상급병실을 이용했는데 일반병실 입원비인 약 4만 원만 부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재입원했을 때 같은 방을 이용했는데 17만 원을 냈다. A 씨는 “무슨 기준으로 병실료가 부과되는지 모르겠다”며 “병원 측이 설명해 줬지만 뭔가 속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경기 지역의 대형 대학병원에서는 ‘복불복 2인실 요금’으로 인한 환자들의 항의가 늘고 있다. 이는 병원들이 일반병실 의무비율(70%)을 맞추기 위해 상급병실인 2인실을 일반병실로 돌리면서 생긴 현상이다. 보건복지부는 환자 부담이 큰 3대 비급여(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 개선을 추진하면서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실(4∼6인실) 비율을 올해까지 70%로 맞추게 했다. 하지만 환자를 받지 않고 일반병실을 늘리는 데 부담을 느낀 일부 병원은 기존 2인실을 일반병실로 전환하고 일반병실료를 받고 있다. 복지부는 ‘일반병실 늘리기’라는 정책 목표를 맞추기 위해 ‘일반병실료만 받는 2인실’을 허용했지만, 정작 운영은 병원 자율에 맡겼다. 이 병실이 기준 없이 환자들에게 배정되다 보니 2인실 입원료가 복불복으로 책정되는 일이 생기게 된 것이다. 1700병상 규모의 서울 A병원은 2인실 185병상을 일반병실처럼 사용하고 있다. 2400병상 규모의 B병원도 2인실 200병상을 울며 겨자 먹기로 일반병실로 돌렸다. 이 때문에 병원들은 하루에 2000만∼4000만 원가량의 손실을 떠안고 있다. 월 매출로는 6억∼12억 원에 이르는 돈이다. 4만 원짜리 2인실이 생겼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병원 관계자들의 고충도 커졌다. 병원 VIP 고객들에게서 싼 2인실을 구해 달라는 요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A병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1, 2인실에 며칠 머물다 일반병실(4∼6인실)로 옮겨 달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4만 원짜리 2인실을 구해 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복지부가 ‘일반병실 적용 2인실’의 구체적인 운영 방침을 병원에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D병원은 암 환자에게 ‘일반병실 적용 2인실’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줘 혼란을 최소화했는데, 복지부가 이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 손영래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다인실을 무작정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논의가 있어 ‘2인실 일반병실’이 탄생했지만, 일부 현장에서 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관리 감독을 강화해 형평성에 문제가 없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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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햄-고기 섭취량… 식약처 “줄일 필요 없어”

    “한국인의 가공육, 적색육 섭취량은 국제 권고량보다 적어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현재로서는 암 발생을 우려해 섭취량을 줄일 필요가 없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햄 소시지 등 가공육과 쇠고기 돼지고기 등 적색육을 발암물질로 지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자 식품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2일 충북 청주시 오송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WHO 발표는 가공육 섭취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는 의미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가공육을 먹어선 안 되는 음식으로 규정지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가공육 1일 섭취량은 6g 수준으로 WHO 권고량(50g)에 크게 못 미친다. 적색육 섭취량도 1일 평균 61.5g으로 WHO 권고량(100g)보다 적다. 식약처는 “섭취 방법도 직화구이보다는 수육 불고기 형태로 많이 먹어 WHO 기준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밝혔다.청주=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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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공육 국내 1일 평균 섭취량 6g, WHO서 경고한 50g에 훨씬 못미쳐”

    “이제 김밥 만들 때 햄은 빼야 하나?” 세계보건기구(WHO)가 가공육과 적색육을 발암물질로 지정한 것에 대해 식품당국이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다. 육류 소비를 줄일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햄 소시지 논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Q&A 방식으로 풀어봤다. Q. WHO의 발암물질 발표의 정확한 내용은…. A. 지난달 26일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붉은 고기류는 2A군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1군 발암물질은 암 유발의 과학적 근거가 확실한 물질로 술, 담배, 햇빛, 디젤 배기가스, 석면 등 118개 물질이 포함돼 있다. 2A 발암물질은 동물실험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사람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근거가 제한적일 때를 말한다. “술도 먹는데, 햄 소시지 먹는 걸 걱정하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Q. 식약처는 어떤 근거로 WHO에 반대하는지. A. 식약처는 국내 육류 섭취량, 조리법, 해외 섭취 권장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의 가공육과 적색육 섭취를 줄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IARC는 가공육을 매일 50g 먹는 사람은 대장암 발병 위험이 18%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국내 1일 평균 섭취량은 6g 수준에 불과하다. 붉은 고기류의 경우 매일 100g 섭취할 때 암 발생률이 17% 증가하지만 국내 1일 평균 섭취량은 61.5g이다. Q. 육류 소비가 특히 높은 20∼30대 남성은…. A. 식품당국은 육류 소비가 비교적 높은 20, 30대 남성도 현재의 섭취량을 암 우려 때문에 줄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2013년 기준으로 20대 남성의 1일 평균 적색육 섭취량은 112.4g으로 WHO 권고량(100g)보다 높다. 하지만 서구는 주로 불에 구워 섭취하는 반면 국내는 삶아서 수육 형태로 먹거나 불고기 형태로 조리하기 때문에 같은 100g을 먹어도 위험도는 우리가 낮다는 게 식약처의 판단이다. WHO 권장량보다 적게 먹지만 가공육이 급식 반찬으로 많이 나오는 10대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고기 섭취를 줄이면 근육 발달과 혈액 생성이 잘 안될 우려가 있다. Q. 그래도 암 유발 우려를 걱정한다면…. A. 전문가들은 육류 섭취량은 유지하되, 먹는 방법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적색육은 쌈 야채와 함께 먹거나, 물로 삶아서 조리하면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부터 더 안전하다는 게 중론. 그뿐만 아니라 직화구이를 할 때도 고기를 불판 위에 오래두면서 연기에 노출시키지 말고, 적은 양씩 빨리 구워먹는 게 바람직하다. 식약처는 2016년 하반기까지 체중별 고기 섭취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청주=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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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생애 최고의 의술]말기 뇌종양 60대 환자에 첫 맞춤형 ‘아바타 치료’

    대부분의 의사들은 자신이 살리지 못한 환자를 애써 잊고 싶어 한다. 자칫 트라우마로 남을 경우 마음에 큰 짐이 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사업단장(신경외과 교수)은 지금은 고인이 된 조한선(가명) 씨를 매일 기억하고 또 기억한다. 언젠가는 악성 뇌종양 같은 난치암도 인간의 의술로 완치시킬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확신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당시 65세 여성인 조 씨의 머리에서 종양 여러 개가 발견됐다. 그것도 치료가 가장 어렵다는 악성 종양인 교모세포종 뇌종양이었다. 교모세포종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14개월 남짓. 2년 이상 생존율은 약 20%. 합병증이 많고 수술로 종양을 제거해도 재발이 쉽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조 씨는 종양이 이미 뇌 중앙까지 퍼져 말기에 해당됐다. 대화가 쉽지 않을 정도로 의식도 흐릿했다. 남 교수는 “보통의 뇌종양 환자처럼 치료해서는 백전백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보호자에게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아바타 시스템을 처음 가동 남 교수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그저 형식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치료법을 동원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남 교수는 보건복지부 지원 속에 난치암 정복을 위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연구해 왔다. 그 결과 환자의 암 덩어리를 쥐에게 주입해 환자와 몸 상태가 비슷한 ‘아바타 마우스’를 만들어, 여러 항암제들을 사전에 시험해 보는 아바타 스캔 시스템을 구축했다. 환자의 유전체(세포 조직) 정보가 쌓이는 경우일수록 특정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 특별히 잘 듣는 항암제 정보가 축적되는 시스템이다. 2013년 당시는 암 환자 30명의 유전체 정보만이 저장된 상황으로 초기 단계였다. 남 교수는 일단 응급수술을 통해 조 씨의 머리에서 지름이 3cm 이상인 종양 3개를 먼저 제거했다. 그리고 아바타 시스템을 가동시켜 4주 만에 오른쪽 뇌에서 제거한 암 덩어리에 특히 효능이 있는 항암제 3개를 찾아냈다. 문제는 3가지 항암제 모두 폐암 환자에게만 승인된 약이었다. 뇌종양 환자에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 허가를 받아 임상시험 형태로만 약을 투입해야 한다. ‘환자에게 이 약이 마지막 희망’이라는 남 교수의 요청에 공감한 식약처는 사용을 허가했지만,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약을 투입해서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약의 이미지만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 제약사들이 약 제공을 꺼렸기 때문이다. 남 교수의 설득 끝에 다국적 제약사 B사가 고가의 폐암용 항암제를 제공하기로 했다.○ 뇌종양 환자에게 폐암용 항암제 투여 2014년 1월부터 드디어 아바타 시스템을 통해 찾아낸 개인 맞춤형 항암제가 국내에서 최초로 환자에게 투입됐다. 조 씨의 종양은 B사의 폐암 환자용 항암제를 투입한 후 7개월 동안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환자의 의식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조 씨의 암 덩어리들은 종양마다 유전적 특징이 달랐다. 아바타 시스템을 통해 찾아낸 B사의 항암제는 오른쪽 종양에는 큰 효과가 있었지만, 왼쪽 종양에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남 교수는 “당시 왼쪽 종양에도 효과가 있는 약을 아바타 시스템을 통해 찾아냈지만, 약을 제공하는 제약사를 찾지 못했다”며 “맞춤형 치료에 대한 데이터가 조금만 더 축적됐어도 제약사를 설득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한이 된다”고 말했다. 조 씨는 올해 1월 결국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가족들은 남 교수를 원망하지 않았다. 조 씨의 남편은 “보통 뇌종양 환자들은 의식 없이 지내다 간다는데, 아내는 비교적 편안하게 지내다 갔다. 그래도 삶을 정리할 기회를 얻은 것 같다”며 감사해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사업단에는 난치암 환자 4148명의 유전체 정보(암 조직, 세포)가 저장돼 있다. 물론 조 씨의 유전체 정보도 들어 있다. 이 중 573명은 아바타 스캔을 통해 유전체 정보에 맞는 맞춤형 항암제 정보를 얻어냈다. 앞으로 이들과 비슷한 유전체 정보를 갖고 있는 암 환자들은 맞춤형 약을 쉽게 얻어낼 수 있다. 아바타 시스템은 뇌종양 환자뿐 아니라 폐암, 췌장암, 재발된 위암 환자들에게까지 적용되고 있다. 미국(MD앤더슨 암센터),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난치암 환자의 유전체 정보를 공동으로 수집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질환별로 1000케이스 정도가 축적되는 2020년 이후에는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가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남 교수는 “조 씨는 이런 정밀의료가 현실에서 시도된 첫 환자”라며 “조 씨와 같은 환자들의 정보가 차곡차곡 쌓여 난치암 극복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원인 모를 두통 지속, 시야 좁아지면 뇌종양 검진 필요▼뇌에 발생하는 암, 이른바 뇌종양은 성인과 소아를 가리지 않고 전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여전히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뇌종양 수술법이 예전에 비해 발전하면서 치료 성적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종양이 양성인 경우에는 조기 발견 후 적절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으면 합병증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뇌종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라고 입을 모은다. 원인을 알기 힘든 두통이 이어지거나, 시야가 좁아지거나, 청각·후각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뇌종양의 전조 증상이 있다는 것.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사업단장(신경외과 교수)은 “뇌종양인데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으로 착각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거나, 냄새를 잘 못 맡아 이비인후과를 가는 환자들이 있다”며 “해당 과에서 특별한 진단을 받지 못할 경우 신경외과를 찾아 혹시 모를 뇌종양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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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메르스 공식 종식’ 선언 연기

    정부가 당초 29일로 예정했던 메르스에 대한 ‘공식 종식’ 선언을 연기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 마지막 메르스 양성 상태인 80번 환자는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좀 더 신중을 기하기 위해 오늘 메르스 공식 종식 선언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80번 환자는 1일 메르스 유전자 검사(PCR)에서 24시간 간격으로 2회 연속 음성이 나오면서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12일 실시된 재검사에서는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고 현재도 양성과 음성이 번갈아 나오는 상황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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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 사퇴 이후… 기금운용본부 독립 공방 가열

    《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물러난 과정은 단순한 인사파동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500조 원에 이르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 방식에 대한 정부와 공단의 시각차가 극명히 드러난 사건이기 때문이다. 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금운용본부를 공사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현 정부의 기조와 국민 노후자산은 안전성 위주로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면충돌한 것이다.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체계 개편을 둘러싼 양측의 의견을 분석해봤다.》 ▼ 투자전문성 부족해 수익률 낮아… 금융시장 변화에 신속대응 필요 ▼찬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사 독립론의 근원에는 ‘2060년 국민연금 고갈에 대한 공포’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보다 수익률을 높여 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서는 기금투자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금운용위원회의 공사 독립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기금공사 독립 찬성론자들은 국민연금의 기금 투자가 채권 위주의 안전자산 위주라 수익률이 낮다고 본다. 실제로 국민연금 기금의 최근 5년(2009∼2013년) 평균 수익률은 6.9%로 캐나다(CPPIB·11.9%), 미국(CalPERS·13.1%), 네덜란드(ABP·11.2), 노르웨이(GPF·12%) 등 세계 주요 연기금보다 낮다. 수익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현 체제의 전문성 부족 탓이라는 게 독립론자들의 주장이다. 기금 운용의 실무 책임자인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해 시장 흐름에 맞는 신속한 투자 다변화가 어렵다는 것. 특히 기금 운용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가입자, 사용자, 정부의 대표로 구성돼 금융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기금 운용 체계는 기금이 50조 원도 되지 않던 1990년대 말에 구축됐다. 최근 기금운용본부가 운용 인력을 대폭 늘렸지만, 기금 규모에 걸맞은 세계적 수준의 투자 전문가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보험금융학과 교수는 “현재의 기금 운용 조직은 금융 전문 조직이라기보다는 가입자 관리 중심이어서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독립론자들은 기금운용본부를 투자 전문가 조직으로 독립시켜 해외 주식과 대체투자 비율을 높이면 수익률이 연평균 1%포인트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금운용본부가 독립하면 국민 노후 자산이 투기 자본처럼 사용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분리론자들은 오해라고 반박한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금운용본부가 독립됐다고 해서 실무 펀드매니저가 마음대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국민연금 재정 목표에 전체 기금 중 얼마를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인지 한도를 설정하면 지나친 수익률 추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미래세대까지 책임져야할 자금… 현재 기금수익률 결코 낮지 않아 ▼반대“국민연금 기금은 국민이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서 조성한 돈이다. 펀드나 일반 시장 자금과는 다르다.” 국민연금 기금공사 분리 독립을 반대하는 학자들은 기금은 공공재 성격을 띤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연금 수급자뿐 아니라 미래의 수급자에게 모두 지급해야 할 책임준비금이기 때문이다. 기금이 국민연금 가입자와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금융 전문가 조직에 의해 운영될 경우, 지나친 수익 추구로 안전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것. 현 기금 운용 수익률이 낮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독립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채권 등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세계 경제위기 등 대외 리스크 상황에서 오히려 강했다. 수익 지향형인 캐나다와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각각 ―14.5%, ―27.8% 등 큰 손실을 봤다. 당시 ―0.2%에 그쳤던 우리 국민연금과 대비된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장기 수익률은 우리 국민연금(6.3%)이 캐나다(5.2%), 미국(5.45%)보다 높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공적연금인 OASDI(Old-Age·Survivors and Disability Insurance)는 사회보장신탁기금을 채권에만 투자하고 있다. 현재 세계 1위의 기금을 자랑하는 일본의 연금적립금 운용법인인 GPIF도 비슷한 상황이다. 기금공사가 독립하면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대해 독립 반대론자들은 실증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한다. 김우창 KAIST 교수에 따르면 향후 40년간 추가 위험 없이 연평균 1%포인트 이상 초과 수익을 달성할 확률은 약 5.7%에 불과하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듯’ 아무리 뛰어난 투자 전문가도 언젠가는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간 위주로 운영되는 해외 투자 전문 기관인 한국투자공사(KIC)의 해외 주식 투자 수익률은 8.9%로 현 국민연금(8.8%)과 비슷하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수익률이 높아졌을 때의 효용보다 수익률이 떨어졌을 때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 자칫 지난 국민연금 대란 때처럼 가입자 대량 탈퇴로 인한 제도 신뢰가 무너지는, 돌이키기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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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영실태 점검” 복지부 압박에 백기 든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7일 끝내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날 공단 내부망을 통해 자진 사퇴 거부와 새 기금이사 영입 의지를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전 최 이사장이 제출한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최 이사장은 500조 원에 이르는 국민연금 기금운용 방식을 두고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과 갈등을 빚어 왔다. 최 이사장은 12일 복지부의 반대에도 임기(2년)가 11월 3일까지인 홍 이사에게 ‘연임(1년)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복지부는 최 이사장이 ‘월권’을 했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최 이사장은 사퇴 하루 전인 26일에도 공단 내부망을 통해 “비연임 결정은 적법 절차에 따른 것이다. 새 기금이사를 영입하겠다”며 사퇴 거부 의지를 거듭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끝내 사임 요구를 받아들였다. 복지부는 26일 오후 11시경 ‘공단 내부 갈등의 원인을 점검하기 위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포함한 국민연금공단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최 이사장과 통화를 해 사퇴를 종용하며 홍 본부장도 사퇴시키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대통령에게 직접 해임건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도 최 이사장에게는 부담이었다. 최 이사장과 갈등을 빚었던 홍 본부장 역시 연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모두 물러나더라도 국민연금 기금운용과 관련된 논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의 갈등은 국민연금 기금운용과 관련된 견해차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최 이사장은 기금운용의 안정성을 강조하며 현 체제 내에서 전문 인력과 조직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정부 방침과는 다른 것이다. 반면 자산운용업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홍 본부장은 현재보다 공격적인 기금운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직간접으로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최 이사장이 물러나면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공사로 분리해 독립시키려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복지부는 공단 운영실태 점검 과정에서 기금운용본부장의 권한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 김용하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등 기금 공사화 찬성론자가 신임 연금공단 이사장에 부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유근형 noel@donga.com·이세형 기자}

    •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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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만성질환 관리, 예방 투자·자가관리 시스템 구축이 최선

    당뇨병 환자 A 씨는 오전 7시 잠에서 깨자마자 휴대용 혈당 체크기를 꺼내들었다. 손가락 끝을 체크기로 찌른 지 3분 만에 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나온다. 이 정보는 자동으로 A 씨의 주치의와 간호사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스마트폰 당뇨병 관리 애플리케이션에 저장된 1일 평균 운동량 등과 함께 분석된다. 수치가 조금이라도 정상 범위를 벗어날 경우, A 씨에게 곧바로 연락이 간다. 몸에 이상 징후를 놓쳐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는 사전에 차단된다. 이 같은 유무선 만성질환자 관리 시스템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10년 후면 우리에게 다가올 현실이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은 우리의 건강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체 사망자 중 81%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4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만성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총 1399만 명으로 전 인구의 27.8%에 이른다. 만성질환자들은 한 해 20조 원에 육박하는 진료비를 지출하고 있다. 이는 전체 진료비의 36.2%에 이르는 수치다. 이 비율은 2020년까지 42.1%로 증가할 예정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은 2020년 7조2168억 원, 2030년 28조624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만성질환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국민 건강뿐 아니라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만성질환 줄이기 위해 선제적 투자 세계 각국은 만성질환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금연 프로그램, 절주 운동, 건강검진 등 건강예방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는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를 대폭 줄이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건강고위험군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만성질환 유병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건강예방 예산을 늘려 건강고위험군을 관리할 경우 50대 당뇨병 환자는 최대 35.9%, 고혈압 환자는 최대 13.6%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자 수의 감소는 건강보험 재정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2012년 고혈압, 당뇨병, 비만환자에게 쓰인 건강보험 지원액은 총 3조9173억 원. 건강예방 투자를 늘리면 이 금액의 21.5%인 8454억 원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한국의 건강예방 투자는 걸음마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이 보건의료 서비스에 투자하는 총 비용(국민의료비) 중 예방에 투자하는 비율(예방의학 예산)은 3%. 하지만 이 수치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국내 예방의학 예산은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증진기금의 64.9%는 건강보험 재정을 보조하기 위해 쓰였다. 건강예방보다는 병을 치료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실제 예방의학 예산은 1.7%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캐나다(5.6%), 핀란드(5.8%), 스웨덴(3.6%), 미국(3.0%)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학계에서는 이미 예방 투자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랜싯’에 따르면 매일 1인당 1, 2달러를 건강예방에 투자하면 연간 3200만 명의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만성질환 관리 시스템 구축 활발 현재 국내 보건의료체계 안에서는 만성질환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의료기관은 환자가 병원을 찾을 때만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은 만성질환자가 대학, 의료기관과 협력해 효율적으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필립스는 당뇨병 환자의 자가관리를 돕는 제1형 당뇨관리 애플리케이션을 네덜란드 라드바우트 대학병원과 공동 개발해 최근 공개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모든 건강 정보를 ‘필립스 헬스스위트 디지털 플랫폼’에 수집하는 기능을 한다. 헬스스위트 디지털 플랫폼은 헬스워치, 혈압계, 체중계 등 필립스의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연동돼 건강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개인에게 알맞은 건강 관리 방향을 제시하고 증진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필립스는 이 같은 디지털 정보를 관리할 ‘헬스스위트 랩 협동 센터’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구축했다. 이를 통해 2형 당뇨병 환자들의 자가 관리를 돕는 새로운 솔루션 모델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 같은 헬스케어 솔루션은 아플 때만 치료받는 전통적인 헬스케어 방식에서 언제 어디서나 예방 및 지속적인 치료 관리가 가능한 미래형 헬스케어 방식으로 변화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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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광 “기금본부장 교체… 난 사퇴 안해”

    “세계 최고의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를 영입하겠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이 26일 공단 내부망에 게시한 ‘NPS(공단)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자진사퇴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히고, 새 기금이사 영입 의지도 드러냈다. 갈등을 빚고 있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퇴진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이에 복지부는 최 이사장 해임을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 이사장은 홍 본부장의 1년 연임을 불허한 것이 복지부의 주장처럼 ‘월권’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비연임 결정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이사장 고유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다”라며 “구체적 사유 없이 홍 이사를 연임시키겠다는 당국(복지부)의 요청이 충돌의 원인이다”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기금공사 분리 독립 반대에 대한 소신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국민연금 기금은 생명과도 같은 국민 미래의 자산이다. 이를 소홀히 한다면 하늘의 죄를 받아 빌 곳조차 없게 된다”며 “국민 노후자금을 맡길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금이사를 영입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기금공사 독립보다는 현 체제 내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최 이사장의 강경한 태도가 이어지자 복지부는 최 이사장 해임 건의에 대한 법적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임 건의 절차에 대한 검토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 최대한 빨리 해임 건의 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에 발생한 공단 운영 관련 갈등을 파악하기 위해 경영진단에 나선다고 밝혔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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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개비 담배’ 금지 입법 추진… 복지부 “청소년 흡연 조장”

    보건복지부가 한 갑에 14개비짜리 소량포장 담배의 판매 금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소량포장 담배가 청소년 흡연을 조장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담뱃값이 4500원으로 인상된 뒤 일본계 담배회사들은 한 갑에 20개비가 아닌 14개비만 넣어 2500원에 판매하는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런 꼼수 판매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 복지부 관계자는 “관련 법 개정까지 최소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의 의지를 업계에 최대한 전달해 소량 제품 유통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는 한 갑에 20개비 미만으로 담배를 포장,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 28개국도 2016년부터 한 갑에 최소 20개비 이상으로만 포장, 판매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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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광 이사장 “복지부가 ‘자진사퇴한다’고 거짓말”

    “현재로서는 사퇴해야 할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이 21일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이사장은 500조 원에 이르는 국민연금 운용 방식을 두고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과 갈등을 빚다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최 이사장은 “20일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홍 이사도 그만두게 할 테니, 빠른 시간 안에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해 ‘24시간 동안 고뇌를 해보겠다’라고 답했다”며 “장관 면담 뒤 복지부 국민연금정책국장에게 ‘이건(압력) 아닌 것 같다.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는데, 복지부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처럼 언론에 흘렸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최 이사장은 정 장관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도 복지부 장관을 해본 사람이다. 정 장관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20일 회동에서도 최대한 신의를 가지고 인간적으로 대화했다”며 “하지만 복지부는 신의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최 이사장이 자진 사퇴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은 국민연금 기금공사 분리 독립에 반대하는 소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내 나이가 70세다. 더 이룰 것도 없는 사람”이라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내가 쉽게 물러나면 국민연금 기금공사 독립이 급물살을 타 국민연금 기금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이사장이 기금공사 분리 독립 반대에 대한 소신을 피력한 뒤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사퇴를 거부할 경우 복지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지금까지 업무상 잘못한 것이 없고 7000명의 공단 직원과 국민연금의 미래를 위해 쉽게 물러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기금공사 독립, 기금이사의 자질 등 그동안의 문제를 먼저 밝히고 거취는 국민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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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형 부모 사이서 AB형 딸… ‘돌연변이 AB형’ 세계 첫 발견

    부모가 모두 B형인데, 자식이 AB형인 ‘돌연변이 AB형(시스-AB09)’ 혈액형이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통상 부모가 모두 B형이면 유전학적으로 자식은 B형 또는 O형이다. 조덕 삼성서울병원 교수팀과 신희봉 순천향대병원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트랜스퓨전 메디신’ 온라인판 7월호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조 교수는 “국제 혈액은행에 시스-AB09형 혈액형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초로 시스-AB09형 판정을 받은 사람은 29세 여성으로, 난소낭종 수술을 위해 혈액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연구팀에 의해 이 사실이 발견됐다. 통상 일반인의 10∼15%에 이르는 일반 AB형은 부모 한쪽에게서 A형 유전자를, 다른 쪽 부모에게서 B형 유전자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 반면 부모 어느 한쪽에서만 AB형의 유전적 특성을 물려받아 AB형이 되는 경우는 시스-AB형으로 분류하며, 시스-AB01형에서 시스-AB08형까지 있다. 이번에 발견된 시스-AB09형은 시스-AB형 가운데에서도 특이하게 발생한 경우다. 부모에게서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은 돌연변이이기 때문. 조 교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조상 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유전자가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스-AB09형은 기존 AB형에게서는 수혈받을 수 없고, O형에게서 수혈받아야 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희귀한 혈액형의 경우 평소 자기 혈액을 저장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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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유근형]뉴햄프셔의 선택

    최근 미국 동북부 뉴햄프셔 주에 다녀왔다. 평소엔 조용한 지방이지만 4년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오픈프라이머리가 처음 실시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내년 2월 오픈프라이머리까지 넉 달이나 남았지만 뉴햄프셔의 주도(州都)인 콩코드 시 곳곳에는 대선 후보들의 홍보 게시물이 내걸렸다. 호텔에서 TV를 켜면 10분이 멀다하고 정치인들의 이미지 광고가 이어졌다. 미국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에서도 느낄 수 없는 열기였다. 유력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연일 직접 뉴햄프셔 지역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뉴햄프셔의 선택이 갖는 무게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선거 열기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뉴햄프셔의 선택’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주 상하원이 원격의료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켜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는 사실. 건강보험 확대(오바마 케어)를 두고 뜨거운 논쟁을 펼쳐왔던 양당이 한마음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웠다. 공화당이 다수인 주 하원이 주도한 법안이지만 민주당 출신 주지사는 거부권 행사 없이 법안에 기꺼이 서명했다. 뉴햄프셔의 선택을 지켜보자니 수년째 찬반 공방만 되풀이하고 있는 국내 원격의료의 현실이 떠올랐다. 박근혜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인 의료와 정보기술(IT)을 융합하겠다며 원격의료 추진을 선언했다. 하지만 안전성, 대형병원 쏠림 등을 문제 삼은 의료계의 반발에 부닥쳤다. 이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은 정진엽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도 반전 카드를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상황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이다. 하지만 ‘뉴햄프셔의 선택’에는 우리가 부분적으로 수용하면 현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시사점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뉴햄프셔는 주 정부에서 면허를 받은 의사들만 원격의료를 할 수 있게 했다. 주민들이 타 지역 병원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자기 지역의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도록 유도한 것이다. 우리도 강원도 산골마을에 사는 사람은 반드시 강원도 소재지 병원 의사와만 원격의료를 할 수 있게 제한하면 어떨까. 현재 정부안은 서울 대형병원에서 초진을 받으면 재진부터는 원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을 터주고 있는데, 이 조항을 없애자는 것이다. 이럴 경우 대형병원 쏠림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지역거점병원의 역량 강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뉴햄프셔가 정신건강의학적 치료, 심리지원, 만성질환 관리 등 지역 수요가 높은 진료과목 중심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도 모든 진료과목이 아닌, 원격의료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만 허용한다면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모적인 공방을 거듭하는 사이, 중국은 올해 말부터 미국 의료기관과의 원격진료를 시작한다. 우리가 먼저 원격의료 플랫폼을 개발해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정부와 의료계가 해묵은 논리들을 과감히 던지고 제3의 길을 가기 위해 머리를 맞댈 시간이다. 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 201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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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생애 최고의 의술]환자에 긍정 바이러스… 유방암 3기-1기 중년자매 동시 치료

    ‘아이고, 큰일 났구나.’ 유방암 치료의 대가로 손꼽히는 문병인 이대목동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장(55)은 이영신 씨(58)가 처음 병원을 찾은 2012년 8월의 그날을 아직 잊지 못한다. 정확한 검사 전이었지만 이미 가슴에서 지름 8cm 크기의 혹이 만져졌다. 암 환자 중에서도 혹이 매우 큰 편에 속했다. 피부색이 약간 변한 것으로 보아 암이 전이됐을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베테랑 의사에게도 암 선고는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 센터장은 환자의 눈을 보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 씨의 표정이 일곱 살 소녀처럼 천진난만해 보였기 때문이다. 암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환자의 표정만으로 증세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초기 환자들은 비교적 표정도 여유가 있는 반면, 말기 환자는 표정이 그만큼 어둡다는 것. 문 센터장은 “이 씨의 증세는 유방암 3기 정도였는데, 표정은 지난 30년 동안 봤던 환자 중 가장 밝았다. 완치자를 만난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착한 거짓말이 환자를 살리다 문 센터장은 증세의 심각성에 대해 내색하지 않았다. 환자의 극복 의지가 강해 보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꺾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의료 분쟁이 많아지면서 의사들이 다소 냉정하게 방어막을 치고 환자에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환자에게 눈곱만큼도 도움이 안 된다”며 “당시 ‘충분히 나을 수 있다’고 착한 거짓말을 했는데, 결국 이 씨가 의사를 믿고 병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마음이 커서였을까. 암 세포가 줄어드는 속도가 다른 환자들보다 빨랐다. 첫 진단을 받은 8월, 이 씨는 암 덩어리가 너무 커 바로 수술이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암 세포에 맞는 표적 항암제를 투여해 지름 8cm의 혹을 3개월 만에 1.5cm까지 줄였다. 문 센터장은 “최고로 독한 항암제 중 하나였는데, 너무 잘 버텨 줬다. 이렇게 빨리 암 세포가 줄지 몰랐다”고 말했다.○ 조기 암 발견은 오히려 축복 하지만 수술을 앞둔 2012년 크리스마스, 이 씨에게 위기가 닥쳤다. 누구보다 의지했던 언니 이민경 씨(61)가 문 교수의 제안으로 받은 검사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동생 이영신 씨는 “언니와 나는 결혼도 안 하고 의지하며 살았기에 우애가 남달랐다. 내가 암 선고 받을 때보다 10배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문 센터장은 두 자매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두 자매 모두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것이다. 조기 발견은 축하할 일이다. 어차피 발견될 거 동생 때문에 빨리 발견된 게 다행이다. 동생이 언니한테 크리스마스 선물 준 것이다.” 의사의 말을 듣고 두 자매는 뜨거운 눈물을 쏟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유방암 1기였던 언니 이민경 씨는 가슴 부분절제술을 받고 회복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동생 이영신 씨의 수술은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했다. 암 세포는 나뭇가지처럼 여러 갈래로 퍼져 있었다. 림프절을 절제할 때 팔로 올라오는 혈관을 살리면서도 암 세포의 뿌리를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도려내는 것이 중요했다. 유두까지 암세포가 퍼져, 피부를 최대한 얇게 남기면서 피가 순환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수술 성공의 관건이었다. 문 센터장은 “어려운 수술이었지만, 알 수 없는 확신을 느끼면서 수술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수술이 술술 풀려서 회복 속도도 빨랐다”고 말했다. ○ 암 완치, 의술만으론 불가능 자매는 수술을 받은 지 3년이 지난 현재 암 재발 없이 90세 노모와 함께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수술 후 5년 동안 암이 재발하지 않으면 암 완치 판정을 내리는데, 완치까지 2년이 남은 것이다. 최근에는 이대목동병원이 주최한 유방암 완치자 프로그램을 통해 문 센터장과 함께 백두산 천지에도 올랐다. 이영신 씨는 “평소에는 너무 소탈해서 높은 분인 줄 몰랐는데, 백두산을 같이 가보니 우리 센터장님이 너무 높은 분이더라”며 “문 센터장님은 우리가 의사를 믿을 수 있게 이끌어주신 평생의 은인이다”고 고마워했다. 문 센터장은 모든 암 환자들에게 이 자매의 긍정 바이러스를 전달해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항암 치료와 수술로는 암 세포를 99%까지밖에 제거할 수 없다. 마지막 1%는 환자의 긍정적인 마음과 행복바이러스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나도 두 자매를 치료하면서 의술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배웠다”고 강조했다. ▼ 유방암 예방하려면 ▼“콩 발효식품 섭취 유방암 발병률 크게 낮출 수 있어”유방암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고 치료 성공률도 높은 암이다. 대개 유방암은 유전이 강하게 작용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7%에 불과하다. 유전성 유방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BRCA1, BRCA2 유전자 보유자도 미리 알고 대비하면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면 유방암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가족은 생활 습관을 공유하기 때문에 같은 신체적 문제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방암 환자 중 40∼50%는 가족력을 가지고 있다. 유방암 예방에는 유방암을 일으키는 에스트로겐을 조절하는 콩이 좋다. 5세부터 청국장 등 콩 발효식품을 적당히 섭취하면 유방암 발병률을 절반가량 낮출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최근에는 선제적으로 가슴을 절제하는 극단적 예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세계적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2013년 양쪽 유방을 절제했다고 밝혔다. 졸리는 본인이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률이 높은 유전자를 가졌기에 예방적 수술을 선택한 것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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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목디스크 환자 급증… 수술 없이 한방치료로 해결한다

    30대 직장인 정현수 씨는 최근 극심한 목의 통증과 함께 팔이 저리고 손가락이 찌릿한 느낌을 받았다. 올해 초 영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왕복 3시간 거리의 출퇴근 시간 동안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강좌를 본 게 원인이었다. 가벼운 근육통이라고 생각했지만, 검사 결과는 참혹했다. 경추 5번과 6번 사이의 추간판이 탈출된 것이다. 이른바 디스크(추간판탈출증). 정 씨는 약침치료를 2개월 동안 받고 목뼈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한약을 3개월 동안 복용했다. 정 씨는 “주변에서 수술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는데, 한방 치료만으로 목 통증이 사라져 신기하다”며 “치료 초기에는 팔이 저려 물건을 들 수도 없었는데, 이제는 근육 운동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스마트폰 일상화로 목 디스크 급증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정 씨와 같은 목 디스크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목 디스크 환자는 약 90만 명으로 5년 전에 비해 약 30%가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허리 디스크 환자 증가세(18%)보다 높은 수치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목 디스크는 보통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20∼30대 목 디스크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척추전문의로 활동 중인 케네스 한스라이 박사는 국제외과기술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것은 최대 27kg을 목에 지고 있는 것과 비슷한 부담을 준다”고 밝혔다. 한방에서는 목뼈의 구조를 바로잡아 목 주변의 붓고 뭉친 근육과 인대를 풀어 주는 추나요법, 신경을 회복시켜 통증을 없애는 신경근회복술, 염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디스크한약과 동작침법 등으로 목 디스크를 치료하고 있다. 추나요법은 근육, 뼈, 관절 등을 밀고 당기면서 바로잡아 줌으로써 통증을 없애고 손상된 신체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가장 오래되고 과학적 의술, 추나요법 추나요법에 추나 약물요법, 추나 침구 요법을 더해 추나의학이라고 말한다. 추나의학의 과학성은 미국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2002년 뇌신경 내과 분야에서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의대는 추나학을 선택과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서울대 천연물 과학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진행해 뼈와 신경의 재생에 효과가 있는 ‘신바로메틴’이라는 신물질을 찾아내 미국 물질특허와 국내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이런 과학적 데이터를 존중해 보건복지부는 2018년 추나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이 줄어들어 추나 대중화에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신경 회복속도 3배 증가 ‘신경근 회복술’ 스테로이드 성분이 없는 ‘신바로약침’을 손상부위에 주입시키는 신경근 회복술도 목디스크 치료에 효과적이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통해 손상부위를 정확히 판별한 뒤 특수침을 이용해 환부에 신바로약침을 분사한다. 신바로약침을 경혈과 통증 부위에 주입하면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해 목 주변의 통증을 빠른 속도로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생한방병원은 2011년 SCI급 학술지인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Journal of Ethnopharmacology-Impact Factor 2.322)’에 약침의 핵심 성분인 GCSB-5가 연골 및 신경 재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디스크 부위 부기 빼주는 ‘디스크한약’ 디스크 부위의 부기를 가라앉히는 디스크한약도 주목을 받고 있다. 디스크가 제자리를 찾았다고 해도 이미 부어있는 디스크는 다시 신경을 자극할 수 있다. 이때 디스크한약을 사용해 부기를 가라앉히고 약해진 척추와 주변의 조직들을 튼튼히 해야 한다. 디스크한약은 3단계로 복용해야 한다. 1단계는 디스크 부기와 염증을 가라앉히고 어혈을 제거하는 ‘핵귀(염증제거)요법’이다. 2단계로는 디스크 주변 인대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양근(인대 및 근육강화)요법’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는 약해진 뼈에 칼슘을 보충해 골밀도를 높이는 ‘보골요법’이 진행된다. 뼈와 골막을 튼튼하게 함으로써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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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국감, 증인채택 공방끝 파행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국정감사가 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 공방 속에 파행됐다. 이날 국감은 메르스 사태의 책임 소재를 추궁하기 위해 별도로 마련됐다. 하지만 국감 시작 전부터 최원영 전 대통령고용복지수석, 김진수 대통령비서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증인채택에 대한 여야 의견이 엇갈리면서 파행이 예상됐다. 야당은 메르스 사태 당시 청와대와 복지부의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해 핵심 증인 3명의 출석을 요구했다. 문 전 장관은 “병원명 공개는 대통령 지시”라고 밝혔지만 최 전 수석은 “대통령의 정보 공개 지시에서 병원명은 제외”라며 상반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병원명 공개 시점 오판의 책임을 가리기 위해 두 증인의 출석이 필요하다는 것. 김 비서관은 병원명 공개 브리핑 당시 “메르스 환자가 단순 경유한 병원에서는 감염 우려가 없다”는 쪽지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향후 메르스 경유 병원에서도 확진환자가 나오면서 이 쪽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7월 국회 메르스 특별위원회를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조사가 진행됐다. 남은 의혹은 청와대와 복지부의 책임 소재인데, 증인들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며 “현역도 아닌 민간인 신분인 최 전 수석과 문 전 장관이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 국감은 운영위원회에서 진행되는데, 청와대 비서진을 상임위로 불러 진행된 바가 없다고 한다”며 “문 전 장관에게 국감 3일 전에 출석을 요구했는데, 7일 전에 요구하지 않는 한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국감 진행을 주장했다. 메르스 국감은 시작 1시간 만인 오전 11시경 중단됐고, 여야 의원들이 증인 문제 합의를 시도했지만 6시간 만인 오후 5시경 결국 산회가 선언돼 ‘빈손’으로 끝났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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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은 지금, 한국의 저출산 전철 밟아”

    “베트남은 30여 년 전 우리나라와 유사한 저출산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그대로 방치할 경우 필연적으로 닥칠 저출산 문제를 미연에 예방하려는 것이죠.” 국내 소장파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43·사진)가 베트남 보건부 인구국 소속 인구컨설턴트로 초빙됐다. 조 교수는 앞으로 1년 동안 베트남 인구 정책을 점검하고 베트남 정부에 새로운 인구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흔히 개발도상국은 저출산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베트남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현재 약 2.1명까지 줄었다. 인구학계에서는 통상 합계출산율이 최소 2.1명이 돼야 인구가 줄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출산에 빠질 수 있는 문턱까지 와 있는 셈이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베트남 정부는 유엔인구기금(UNFPA)에 정책 컨설팅을 의뢰했고, 유엔인구기금은 아시아에서 저출산이 가장 심각한 한국의 인구학자를 적임자로 물색하던 중 조 교수에게 자문을 했다. 조 교수는 “베트남의 지금 상황은 1983년의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1명이었지만,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을 1996년까지 계속하며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고 홍보했다. 1983∼1996년은 한국 저출산 역사에서 ‘잃어버린 13년’으로 불리고 있다. 조 교수는 “당시 일본의 저출산 정책만 벤치마킹했어도 지금과 같은 심각한 저출산에 빠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베트남이 이 같은 주변국의 상황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를 타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놀랍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베트남의 인구와 경제성장의 인과 관계를 밝히고, 이를 통해 정확한 인구 추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이 산아제한 정책을 계속할지 그만둘지 등 인구 정책 재정립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조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사업 과학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베트남의 총 인구정책에 관여하는 만큼 표면적인 시장 상황과 감에 의존해 사업을 하던 국내 기업들에 학술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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