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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선 한류 붐의 주역이었던 한국 드라마 콘텐츠가 주춤하는 대신 K팝과 게임이 약진하고 있다. 드라마 인기 하락은 한류 콘텐츠의 최대 수익원인 DVD 판매액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대장금’, ‘미남이시네요’와 같은 대형 히트작이 줄면서 DVD 판매액이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본 지상파도 한국 드라마 편성을 계속 줄이는 추세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한 K팝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드라마가 ‘1차 한류’를 이끌었다면 K팝이 ‘2차 한류’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도쿄에서 열린 조용필의 공연엔 30∼80대 4000여 명이 모여 객석을 거의 다 채웠다. 슈퍼주니어, 2PM, 샤이니, 비스트, 초신성, 인피니트 등 인기 그룹의 공연에도 일본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인 포니캐년의 오야기 히데키(大柳英樹) 이사는 최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과거 배용준, 이병헌 등이 일본에 오면 수천 명의 일본인 팬이 공항에 몰려 패닉 상태에 빠질 정도였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차분해졌다. 하지만 K팝은 일본 가요 순위의 상위에 오르고 콘서트도 자주 열릴 정도로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도 한류 바람의 한 날개를 맡고 있다. 게임의 대일 수출액은 2008년 2억2752만 달러(약 2336억 원)였지만 2012년에는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젊은층에 스마트폰이 대거 보급된 이후 한국에서 개발된 모바일 게임 선호도가 커졌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도쿄(東京) 신오쿠보(新大久保)에 있는 대표적인 한국 상품 매장인 한류백화점은 지금 경영 악화로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재일동포 기업가가 오사카(大阪)에 100억 엔(약 1000억 원)을 들여 조성하려던 ‘한류(韓流) 테마파크’도 최근 좌초 위기에 놓였다. 2003년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冬のソナタ)’가 NHK방송에서 방영되면서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 11년이 지났지만 지금 일본 내 한류 바람은 급속하게 잦아들고 있다. 그렇지만 한류 콘텐츠 전문배급사인 SPO의 마케팅본부장인 요코타 히로시(橫田博) 씨는 지금 국면에 대해 “한류가 붐의 단계를 지나 장르, 카테고리로 일본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평범한 일본인들을 만나 보면 한류가 과거처럼 폭발적으로 분출되지 않더라도 일본 생활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고정 팬들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그 팬들은 일본 우경화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며 한일 관계의 미래를 밝혀주고 있다.○ 최북단 어촌마을까지 퍼진 ‘한류’ “발음 조심하세요. ‘실스무니다’가 아닙니다. ‘실씀니다’입니다. 자, 따라해 보세요.” 지난달 10일 홋카이도(北海道) 왓카나이(稚內) 시내 종합근로자회관에서는 한국인 교사 박청근 씨(50·여)가 ‘싫습니다’의 발음을 설명하고 있었다. 20∼70대 학생 8명은 일제히 “실씀니다”라고 따라 했다. 제법 발음이 정확했다. 인구 3만7000명의 왓카나이 시는 일본 최북단에 있는 시골 마을이다. 이곳에서 ‘라쿠라쿠(樂¤) 한글 동호회’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에 모여 한국어를 배운다. 왜 하필 한국어일까. “돗토리(鳥取)를 여행했더니 대부분 간판이 한국어로 돼 있었어요. 일본과 한국은 옛날부터 깊은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관계를 자세히 알고 싶어 한국어를 배우게 됐어요.”(사소 도시오·y敏雄·66) “3년 전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 DVD를 처음 빌려 봤어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 뒤부터 계속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요.”(나카노 세이코·中野聖子·44·여) 한국어를 공부하게 된 계기는 다양했지만 ‘한국에 관심이 커졌다’는 점은 같았다. 사토 교코(佐藤恭子·64·여) 씨는 지난해 여름 처음으로 서울을 다녀왔다. 그는 요즘 노트를 절반으로 접어 한국어와 일본어로 일기를 각각 쓰고 있다. 시골 마을의 한류 열풍은 DVD 렌털숍(대여점)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시내에서 가장 큰 가게인 ‘GEO왓카나이’의 천장에 매달린 대형 간판은 ‘일본’ ‘서양’ ‘한류’ 등 3종류뿐이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서양과 같은 비중으로 취급되고 있었다.○ 일본 구석구석 스며든 한국 문화 가나자와 아야(金澤安미·26·여) 씨와 스에모토 아스카(末元明日香·23·여) 씨는 각각 도쿄와 오사카 출신이다. 서로 일면식도 없는 두 사람을 엮어준 것은 ‘K팝’이었다. 노래를 좋아하는 두 사람이 우연찮게 트위터에서 서로 K팝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두 사람은 지난달 2일 가나가와(神奈川) 현 요코하마(橫濱) 시의 종합체육관인 아레나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일본 예선전에 참가했다. 스에모토 씨는 “도쿄에 올 때마다 가나자와 아야와 함께 신오쿠보의 한국 노래방에 가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라이벌로 만났다”며 웃었다. 이날 아레나 입구에서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성 2명이 크레용팝의 대표곡 ‘빠빠빠’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직렬 5기통을 흉내 낼 때는 주위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대학생 미야모토 사유리(宮本サユリ·22·여) 씨는 “나고야(名古屋)에서 신칸센을 타고 한국 가수를 보러 왔다. K팝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에 10번 이상 갔다”고 말했다. 요코타 본부장은 “한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한국 문화가 일본의 일상생활에 녹아들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 음식점. 과거에는 야키니쿠(한국식 고기구이) 정도만 눈에 띄었지만 요즘은 한정식, 분식 등 다양한 종류의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어지간하면 한국 영화 한 편은 볼 수 있다. 외국 영화 수입배급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한국 영화는 46편. 미국 193편에 이어 2위로 거의 매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3월 21∼30일 열린 ‘신오쿠보 드라마&영화제’에는 7000여 명의 관객이 몰렸다. 신오쿠보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이승민 실행위원장은 “전용 영화관이 없는데도 많은 일본인들이 찾아와 놀랐다. 신오쿠보가 한국 음식에서 나아가 한국 문화 발신지로 도약하려 한다”고 말했다.○ 일본 우경화에 ‘브레이크’ 일본에서 한류 영향을 취재하며 만난 일본인 30여 명은 한결같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우경화를 우려했다. 라쿠라쿠 회원 사토 씨는 “아베 총리의 행동을 보면 무섭다. 과거사를 다 부정하고 있다. 그러다간 한일 사이가 극도로 나빠져 한국 여행 못 가는 게 아닌가 걱정 될 정도”라고 말했다. 한류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인 일본인들은 한일 현안을 일본 극우세력처럼 국수주의적 시각에서 보지 않았다. 신오쿠보 드라마&영화제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아베 정권 인물들은 선거에서 표를 얻어야 하니 한국을 항상 때린다. 그런 아베 정권을 싫어하는 일본인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한국인들이 꼭 알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한류 팬들은 “이젠 두 나라가 과거에만 매달려 있지 말고 미래를 바라보고 뛰자”고 제안하기도 했다.왓카나이·요코하마·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사례 중 하나로 ‘한반도 유사시’를 명시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견해를 15일 발표한다. 한국 정부는 “한반도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명시적인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직속 자문기구인 ‘안전보장 법적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가 집단적 자위권 보고서를 15일 아베 총리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보고서를 받는 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견해를 밝힐 방침이다. 애초 ‘정부 방침’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입장을 강요하는 모양새”라는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본적 방향성’이라는 이름을 붙여 사례 중심으로 발표한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사례로는 △한반도 유사시 피란하는 일본인을 이송하는 미국 항공기와 군함 보호 △공해상에서 미국 함선을 겨냥한 공격에 응전 △미국으로 향하는 탄도미사일 요격 등이 꼽혔다. 또 집단적 자위권과 별개로 낙도에 무장집단이 상륙했을 때 등을 그레이존(gray zone·회색지대)이라고 보고 관련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규정했다. 이는 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유사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레이존은 일본이 무력 공격을 당한 것은 아니지만 치안 및 경비 활동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 자위대가 ‘대항 조치’를 해야 하는 지역을 뜻한다. 일본 정부는 기본적 방향성을 연립여당에 제시하고 연립여당은 협의기구를 설치해 조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 후 정부는 가급적 이번 정기국회 회기(6월 22일까지) 안에 각의 결정을 통해 헌법 해석을 변경한 뒤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 같은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에서 일본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일본도 이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도 이날 기자들에게 “연립정권 합의서에 적혀 있지 않은 주제(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정치적 에너지를 쏟는 것은 국민들이 기대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좌장대행인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一) 고쿠사이(國際)대 총장은 “한국의 분명한 요청이 없으면 (자위대가)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가안전보장국의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참사관이 최근 한국을 비공개로 방문해 정부 인사들과 만나 집단적 자위권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조숭호 기자}
미국이 고고도 무인정찰기(UAV)인 글로벌호크 2대를 이달 하순 일본 아오모리(靑森) 현 미사와(三澤)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일본 자위대도 추후 글로벌호크 3대를 도입할 방침이어서 일본의 정찰 능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호크는 약 18km 상공에서 30시간 정도 정찰 비행을 할 수 있다. 지상 30cm 크기의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카메라로 서울시의 10배 면적을 24시간 만에 훑어볼 수 있다. 미사와 기지의 지상 파일럿이 글로벌호크의 이륙을 담당하지만 일정 고도에 오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빌 공군기지가 인공위성을 통해 조정한다. 착륙할 때는 미사와 기지가 조종을 맡는다. 미일은 글로벌호크를 북한 핵과 미사일 동향 감시뿐만 아니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감시 등에도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무인기를 이용하기 시작해 현재 약 2000대의 무인기를 농약 살포 등 산업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정찰용 대형 무인기를 배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2013년도(2013년 4월∼2014년 3월)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사상 최고 영업 기록을 갈아 치운 일본 기업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엔화 약세와 경기 회복에 힘입은 것이지만 성적표를 받을 때마다 일본 재계에 환호성이 퍼지고 있다. 일본 SMBC닛코(日興)증권은 2013년도 결산을 발표한 458개 상장기업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265개 기업이 영업이익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제조업의 호조가 두드러졌다. 영업이익은 자동차업계가 지난해보다 58.2%, 전기업계는 57.5% 늘었다.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스즈키 회장 겸 사장은 9일 결산을 발표하며 “(사상 최고 기록은) 엔화 약세의 은혜를 입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즈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877억 엔(약 1조8930억 원). 그중 543억 엔은 엔화 약세로 인한 것이다. 지난해 달러당 90∼100엔으로 엔-달러 환율이 형성되면서 2012년보다 20엔 정도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 그 덕분에 달러로 받은 수출 대금을 엔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543억 엔의 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도요타의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73.5% 증가한 2조2921억 엔으로 집계돼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의 경우 화력터빈 수주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2061억 엔을 기록해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비세 인상 전에 물건을 사두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내수기업 역시 호조를 보였다. 세키스이(積水)화학공업은 주택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8.4% 증가한 825억 엔으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출장자와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신칸센(新幹線) 이용이 증가해 JR도카이(東海)도 4946억 엔의 영업이익을 올려 6년 만에 최고 기록을 바꿨다. 일본 경제계의 관심사는 올해 기업 실적이다. 4월 소비세(부가가치세)가 5%에서 8%로 오르면서 소비 둔화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충격 흡수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하면서 올해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10%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4월 30일 미국 뉴햄프셔 주 내슈아 시는 소방안전교육을 진행했다. 주민 500여 명은 소화기를 하나씩 들고 사용법을 배웠다. 이들은 심폐소생술(CPR) 훈련도 받았다. 텍사스 주 매키니 시민들은 재난 방지에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하는 서명식을 했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 150여 개의 ‘프리페어톤(영어로 ‘대비’와 ‘마라톤’의 합성어)’ 행사가 열렸다. 이는 지역 단위의 재난 대비 캠페인으로 2011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난 대비 강화를 목적으로 서명한 정책명령 8호에 따라 진행된 행사다. 재난관리청(FEMA)이 매년 4월과 9월에 주최하는 프리페어톤은 다양한 재난 대비 프로그램을 마치 축제하듯 펼치는 행사. 이날 프리페어톤에 전국적으로 500만 명이 참석했다.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의 교육이어서 시간 낭비가 아니라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의 장(場)으로 인식된다. 매키니 시의 제니퍼 로빈슨 교육국장은 “딱딱한 강의가 아닌 실제 훈련 위주의 생생한 교육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FEMA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9%는 학교에서 재난 대비 훈련을 받았으며 65%는 주정부가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상용품을 챙기고 대피연습을 하는 안전훈련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도 안전교육 수준이 높다. 도쿄(東京)에는 3개의 방재(防災)관이 있다. 재해를 직접 체험하고 대처법을 배우는 곳이다. 1995년 한신대지진 이후 도쿄뿐 아니라 일본 전역에 설치돼 있다. 최근 기자는 도쿄 스미다(墨田) 구에 있는 혼조(本所) 방재관을 방문했다. 평일이었지만 초등학생들로 가득했다. 방재관에 설치된 체험시설은 지진, 수해, 화재, 연기, 응급구조, 폭풍우 등 6가지. 방재관 측은 “주말에는 가족들이, 평일에는 학생 등 단체 방문객이 많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mickey@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0일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독일의 전후처리 방식을 따를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지금까지 수세적으로 대응해왔던 역사 인식을 ‘공세적’으로 바꾼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중국과 일본의 ‘역사 갈등’이 불가피해 동아시아 긴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총리가 언급한 독일식 전후처리 방식은 끊임없는 사죄와 피해보상금 지급은 물론이고 영토 반환과 공통 역사교과서 편찬을 통해 주변국과 화해를 시도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일본은 주변 국가들과 타협해 평화협정을 맺고 그에 따라 보상 문제에 관한 기준을 세웠다”고 차별성을 내세웠다. ‘이미 일본은 모든 보상을 끝냈고 과거 잘못에도 충분히 사과했다’는 평소 신념을 공개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월 펴낸 ‘새로운 나라로(新しい國へ)’에서 “일본은 (패전 후) 60년간 국제 공헌에 노력해 오며 호전적인 자세를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다. 그런데도 국가 간에 문제만 생기면 과거 전쟁에 대한 부채의식 때문에 꾹 참으며 오로지 폭풍우가 지나가기만 기다리는 자세를 취해 왔다. 그 결과 걸핏하면 우리에게 잘못이 있는 듯한 인상을 세계에 심어 왔다”며 정당화의 당위성을 내세웠다. 그는 이런 본심을 지난해 12월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 뒤 미국과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한동안 깊이 숨겨 왔다. 그 덕분에 올해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각종 안보 지원을 약속받는 성과를 올리고 내각 지지율도 꾸준히 60%를 넘자 자신감에 넘쳐 이번 인터뷰에서 숨겨 놓은 속내를 거리낌 없이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의 공세적 역사 인식은 한국 중국과 역사 충돌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하얼빈에 세운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외신기자 20여 명을 초청하는 등 일제의 만행을 널리 알리는 데 아주 적극적이다. 한국 역시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를 일본이 반성하지 않는다면 관계를 진전할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인근에서 대규모 해상 군사훈련을 벌인다. 센카쿠 열도 영유권 갈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일본이 대중(對中) 연합전선을 펴고 나서자 중국이 러시아를 끌어들여 맞서는 형국이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30일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5월 하순부터 6월 초까지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 북서 해역에서 양국 해군이 해상 훈련을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민감한 센카쿠 인근에서 연합훈련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상협력-2014’로 이름 붙은 이번 훈련에는 두 나라 함정 20여 척이 참가한다. 러시아에서는 미사일순양함과 미사일구축함, 보급선과 예인선 등이 동원된다. 러시아 함정은 러시아 극동함대가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대한해협을 거친 뒤 중국 상하이(上海)로 접근해 중국 해군과 합류할 예정이다. 중-러 양국은 2012년부터 해상 연합훈련을 해왔다. 첫해에는 중국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 부근, 지난해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표트르대제 만(灣)에서 실시하는 등 연안에서 기동했지만 이번에는 원양으로 진출한다. 매년 훈련 규모를 늘려온 점으로 미루어 중국은 이번에도 지난해처럼 잠수함을 포함한 대규모 함선과 특수부대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방공(防空), 반잠(反潛), 해역 봉쇄, 군수 보급 및 통항(通航)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통항 훈련은 특정 해역에 가상의 위험이 있다고 가정하고 군함과 병력을 움직이는 훈련이다. 이번 훈련 계획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센카쿠 열도가 미일 안보조약에 해당된다”고 밝힌 직후에 공개됐다. 중국은 미일에 대항할 연대 세력으로 러시아를 원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서방을 함께 압박할 지지 세력으로 중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 외교부는 “일본이 대러 제재에 동참한 데 대해 실망했다”고 밝혔다고 중국신원왕(新聞網)이 30일 보도했다. 센카쿠를 둘러싼 중일 간 전선에 미국과 러시아가 가세하면서 이 지역은 4대 군사 열강 간 대치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이달 20일 상하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주재하는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 참석한다. 한편 일본은 중국의 해양 팽창을 염두에 두고 말레이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29일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만나 “해양 권익과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용인할 수 없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라작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추진 중인 집단적 자위권에 이해를 표시했다고 지지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중국은 말레이시아가 남중국해에서 점유하고 있는 9개 도초(島礁·간만의 차에 따라 암초가 됐다가 섬이 되기도 하는 바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어 양국이 갈등을 빚고 있다.베이징=고기정 koh@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한국은 가장 가까운 국가여서 적으로 삼기에 편하다. ‘한국이 일본 영토를 뺏으려 한다’고 선전하면 일본인 누구라도 흥분하게 돼 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배외(排外)주의자들의 움직임을 추적해 온 프리랜서 언론인인 야스다 고이치(安田浩一·사진) 씨는 혐한 시위의 배경을 이렇게 짚었다. 그는 지난달 17일 동아일보 도쿄(東京) 지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일본인들이 무서워해야 할 상대는 중국과 북한이지만 유독 한국이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혐한 단체인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은 2007년경부터 시위를 시작했다.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이들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해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 시위에선 약 200명이 모였다. 야스다 씨는 “경제 침체 이후 일본 사회가 급격히 우경화됐다. 재특회에 동조하는 일본인도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1990년대 거품경제가 꺼지면서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위축됐고 ‘우리는 피해자’라는 인식이 퍼져 나갔다는 설명이다. 혐한 시위자들은 ‘내가 입은 피해는 일본이 잘못해서가 아니다. 한국이 문제의 근원이다’라며 한국을 분풀이 대상으로 삼았다. 그런 사회 불만층을 흡수한 정치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라는 게 야스다 씨의 분석이다. 그는 “일본 우익은 일본어로 번역된 한국 인터넷 뉴스를 열심히 읽고 있다. 정보가 많으니 한국을 때릴 소재를 찾기도 쉽다”고 말했다. 야스다 씨는 “일본 언론에 보도되는 한국 기사는 군위안부와 영토 문제뿐이다. 일본인들은 좀 더 한국을 잘 알아야 한다. 한일 역사와 문화를 아는 ‘성숙’ 단계를 거치면 혐한 시위도 자연히 동력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재일 교포 2세로 영주권을 갖고 있는 김수철(가명·45) 씨는 지난해 말 도쿄(東京) 시내에서 사업용 오피스텔을 찾아 계약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마지막 순서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 ‘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오피스텔 주인이 김 씨의 한국 이름을 처음 확인하고 고개를 흔든 것이다. 김 씨는 “익숙한 차별이다. 아버지로부터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엄하게 교육받았기 때문에 나는 귀화하지 않고 한국 이름을 계속 사용했다”며 별로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내 아이들은 일본에 귀화시켜 일본 이름을 사용하게 할 생각이다. 그래야 차별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털어놨다. 6월 22일이면 한일 국교 정상화 49주년을 맞지만 재일 교포나 한국 출신 기업인들은 여전히 차별과 멸시에 시달린다. 일본인들의 잠재의식 속에 숨어 있던 ‘조센진(한국인을 낮춰 부르는 말)’이라는 유령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재일 동포 차별 200여 개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 1977년 차별백서를 만들면서 차별 수를 확인한 적이 있다. 공영주택 입주, 금융 거래, 취업 등 분야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차별이 200여 개나 됐다. 기업인들은 특히 일본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어 고통스러웠다. 현금 회수가 빠른 사업에 진출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재일 동포들이 슬롯머신(일명 ‘빠찡꼬’) 사업에 손댄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일본이 1952년 도입한 지문 날인 제도는 외국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봤다. 당시 외국인의 대부분은 징용으로 끌려 왔다가 돌아가지 못한 한국인이었다. 외국인등록증을 갱신할 때마다 지문을 찍어야 했던 재일 동포들은 굴욕감과 차별감으로 치를 떨었다. 지문 날인 제도는 한인들의 끈질긴 철폐 운동 끝에 1999년 8월에야 완전히 사라졌다. 오키나와(沖繩) 출신인 작가 나카무라 기요시(仲村淸司·56) 씨는 “어릴 때 오사카에서 ‘조선인과 오키나와인 출입 금지’라는 경고문을 붙인 가게를 수없이 봤다”고 말했다. 영주권이 없는 한인들도 곳곳에서 차별의 벽에 부닥친다. 일본 지사로 파견 온 한국 중견기업 직원 A 씨(40)는 지금도 2년 전 은행 통장 만들 때를 떠올리면 화가 치민다.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 은행의 지점은 “6개월 이상 일본에 살아야 통장을 만들 수 있다”며 통장 개설을 거절했다. 다른 지점에 갔더니 “통장은 만들 수 있지만 입금될 때마다 출처를 소명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A 씨가 재직증명서, 월수입, 한국 통장 잔액 증명서를 다 제출한 뒤에야 은행이 통장을 만들어줬다.○ 수면 위로 떠오른 혐한(嫌韓) 최근 들어 공영주택 입주, 지방공무원 임용, 국가자격증 취득 등에서 한인들에 대한 예외적 차별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대신 한국인을 의도적으로 적으로 몰아세우는 혐한 시위가 일본 전역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달 3일 오후 7시 일본 오사카(大阪) 역 앞. 일본 극우단체 회원 10여 명이 모여 ‘한국은 거짓말쟁이, (위안부) 강제연행은 없었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이렇게 외쳤다. “미국에서 한국 어린이가 일본 어린이를 구타하고 라면에 침을 뱉고 있습니다. 우리(일본) 아이들이 이런 멸시를 받아도 되겠습니까. 한국에 본때를 보여줍시다.” 이들은 미국 글렌데일 시에 설치된 위안부 상을 철거하기 위해 소송비용을 모금하고 있었다. 2시간 동안 연설하는 가운데 한국을 ‘바보 국가’, ‘거짓말쟁이 국가’라며 끊임없이 비방했다. 11일 도쿄 주오(中央) 구에 있는 대형 서점 분쿄도(文敎堂). ‘반일 한국 위험천만한 정체’, ‘거짓말쟁이 한국의 정체’, ‘그런 모국(한국)이어서 부끄러워’ 등 한국을 폄훼하는 잡지와 서적들이 신간 코너 옆에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손님 서너 명 중 한 명은 잡지를 들춰봤다. 한국을 비방하는 기사를 단골로 싣는 한 주간지 관계자는 “한국 때리기를 전면에 내세우면 매출액이 20∼30% 늘어난다”고 귀띔했다. 가장 규모가 큰 혐한 단체인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은 지난해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에서 집중적으로 데모를 벌인 데 이어 올해 긴자(銀座), 이케부쿠로(池袋) 등 시내 중심가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요네다 류지(米田隆司) 재특회 홍보국장은 지난달 3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오쿠보 데모로 한국 정부에 일본의 분노를 전달하려는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시위 장소를 옮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여성을 모두 강간하라”, “난징대학살이 아니라 쓰루하시(鶴橋·오사카의 한국 상가 밀집지역) 대학살을 벌이자” 같은 살벌한 구호를 외친 배경에 대해 그는 “그만큼 일본인의 분노가 컸다는 증거다. 한국은 그런 구호가 나온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험악해지는 사회 분위기 극우 단체들이 주도하는 혐한 운동에 편승해 일본 일반 시민들의 반한 감정도 악화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 파견 온 한국 중견 기업의 간부는 최근 택시에서 낯선 경험을 했다. 운전기사가 한국인임을 눈치채자 대뜸 반말을 했다. 기본료(710엔·약 7300원)가 비싼 대신 친절하기로 소문 난 일본 택시지만 한국인을 깔보는 투가 뚜렷했다. 신오쿠보의 한국 식당 경영자 A 씨는 “작년부터 ‘신오쿠보에 가면 항상 시위가 일어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 1, 2년 동안 신오쿠보의 약 400개 매장 중 3분의 1이 문을 닫거나 주인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조직돼 재특회를 향해 “당신들이야말로 일본의 수치”라고 외치고 있다. 그나마 일본 사회에 양심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국 때리기’ 분위기는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도쿄·오사카=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참가자 수는 겨우 28명이었다. 일본 도쿄(東京) 도민들은 그들의 주장에 야유를 보냈다. 27일 일본에서 처음으로 열린 ‘JAPANESE ONLY(일본인 외 사절)’ 데모에는 30명도 안 되는 참가자가 모였을 뿐이다. 그들만의 공허한 잔치로 끝난 셈이다. 오후 2시 도쿄 다이토(臺東) 구 오카치마치(御徒町) 공원. 검은 복면을 쓴 이가 나치 깃발을 흔들었다. 옛 일본 해군 복장에 욱일기를 든 시위자도 있었다. 시위자 두 명은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족 유입 반대!’라고 쓴 대형 종이를 나눠 들었다. 극우단체인 ‘팀 악즉참(惡卽斬)’은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의 홈페이지에 재패니즈 온리 데모 일정을 사전에 공지했다. 재특회의 수많은 데모 공지 중 재패니즈 온리는 처음이었다. 지난달 8일 일본 사이타마(埼玉) 스타디움 관람석 출입구에 ‘JAPANESE ONLY’라는 민족 차별적 현수막이 내걸려 사회문제가 된 상황이어서 이번 데모에 시선이 집중됐다. 하지만 시위자는 28명에 불과했다. 이들은 약 25분 동안 행진하며 “외국인 농업연수생이 일본의 생태계를 위협한다” “외국 여성이 일본 농촌으로 흘러 들어와 문제를 일으킨다” “외국인 유학생을 모두 내보내야 한다”고 외쳤다. 갑자기 비난의 화살을 한국에 집중시키며 “조센진(한국인을 낮춰 부르는 말)은 일본을 떠나라”는 구호를 10여 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40대 남성은 “너희들 뭐 하는 짓이냐”고 고함쳤다. 20대 여성 2명은 “바보 같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봄을 맞아 공원을 산책하던 이들은 대부분 눈살을 찌푸렸다. 아돌프 히틀러 전 독일 총통의 생일이던 20일 도쿄 이케부쿠로(池袋)에서 나치 깃발을 휘날리며 가두 행진을 했을 때도 시위 참가자는 겨우 50여 명에 불과했다. 경찰에게 ‘민족 차별적 데모를 그대로 둬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미리 집회 신고를 해서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식인들은 경찰의 안이한 대응을 지적한다. 다나카 히로시(田中宏) 히토쓰바시(一橋)대 명예교수는 26일 교토(京都)에서 열린 강연에서 “J리그는 ‘JAPANESE ONLY’ 현수막을 곧바로 치우지 않은 ‘우라와 레즈’에 ‘무관객 경기’라는 징계를 이례적으로 빨리 내렸다. 그건 월드컵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일반적인 차별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미국과 일본이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출발 직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초 전날 정상회담 직후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둘러싼 의견 차로 이례적으로 하루 늦게 발표된 것이다. 성명은 우선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가 미일 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고 명시해 미일동맹 균열을 봉합했다. 성명은 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했을 뿐 아니라 일본이 상임이사국에 포함되는 형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개혁되기를 미국이 기대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센카쿠 열도에 대한 미국의 방어공약을 공동성명에 포함시키는 등 안전보장과 관련해 미국의 선물을 한 아름 받았다. 하지만 TPP 협상을 끝내 타결하지 못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갚아야 할 빚은 크게 늘어났다. 성명은 TPP와 관련해 “타결에는 아직 해야 할 작업이 남아 있다”고 적시했다. 결국 일본에 선물만 안긴 채 ‘빈손’으로 일본을 떠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길은 한층 무거워졌다. 하지만 미국의 완승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많다. 성명은 TPP에 대해 “중요한 과제에 대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았다. 이는 TPP의 초석이다”라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에 TPP 타결을 지렛대로 활용하고자 하고 있어 앞으로 미국이 “안보에서 원하는 것을 해줬으니 TPP에서 양보하라”라며 거칠게 밀어붙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메이지(明治) 신궁을 방문해 에마(繪馬)라고 불리는 소원을 적는 목판에 영어로 “전 세계인이 정의,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하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같은 날 아베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미국 대통령으로는 18년 만에 성사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일본의 대접은 극진했다. ‘최대 규모’라는 말이 수시로 붙었다. 24일 일왕이 사는 고쿄(皇居)에선 일왕 부부가 주최하는 궁중만찬회가 열렸다. 이날 만찬에는 헤이세이(平成)라는 연호를 사용하기 시작한 1989년 이후 최대인 169명이 참석했다. 아베 신조 총리를 포함한 정부 주요 인사, 1999년 미국을 공식 방문한 적이 있는 일왕 부부의 장녀 구로다 사야코(黑田淸子) 씨, 메이저리그 투수 출신 노모 히데오(野茂英雄) 등 정관계와 재계, 스포츠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음식은 프랑스 요리였다. 일왕 부부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도자기로 된 화병 등을 선물로 줬을 뿐 아니라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에게 줄 보석함까지 준비했다. 애초부터 방일 예정이 없었던 배우자에게까지 선물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야마구치(山口) 현 토산 술인 ‘다사이(獺祭)’와 유리 세공 전문가가 만든 술잔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한편 미셸 여사의 빈자리는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가 채웠다. 긴자 초밥집의 비공식 만찬, 일본 왕실 환영식, 메이지(明治) 신궁 행사에서 케네디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옆자리를 지켰다. 교도통신은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는 모양새”라고 이날 평가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24일 미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살골’을 넣었다. 미국이 반대 의견을 밝힌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옆에 세워둔 채 공개적으로 “정당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날 미국인 기자 한 명은 마지막 질문으로 “아베 총리, 역사적 대립이 아시아의 불안정으로 이어져 왔다. 야스쿠니신사 등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일본의 ‘아킬레스건’인 역사 인식에 관한 질문이었다. 아베 총리는 “나의 야스쿠니신사 방문은 국가를 위해 싸우다 상처 입고 쓰러진 분들에 대해 손을 모으고 명복을 빌기 위해서다. 그것은 세계의 많은 리더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신사 참배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생각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거듭해 나가겠다”고 밝혀 추가 참배 가능성도 열어뒀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 부장관에 따르면 정상회담 때 역사 인식은 화제로 오르지 않았다. 이 말을 듣는 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시선은 이례적으로 아래로 향했고 표정도 어두워졌다. 그전까지 아베 총리가 답변하는 동안 총리의 얼굴을 바라보거나 정면을 응시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인 셈이었다. 아베 총리의 답변 후 기자회견이 끝나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의견을 밝힐 기회가 없었다. 기자들은 회견 뒤 “아베 총리가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평가했다. 한 일본 기자는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바보 같은 실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말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을 때 미국은 공식적으로 ‘실망했다’는 반응을 내놓았고 그 후 미일 관계는 급격히 냉랭해졌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아베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을 앞에 두고 참배의 정당성을 주장함으로써 미국의 심기를 다시 건드린 것이다. 야스쿠니 문제 때문인지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방문 기간 내내 일본과 일정 거리를 뒀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오전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따로 오찬을 했다. 일본 측은 자연스레 오찬으로 이어지도록 정상회담을 준비했으나 미국 측에서 거절한 것이다. 이날 오후에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한 도쿄(東京)의 일본과학미래관도 단독으로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빈 방문이지만 영빈관 대신 미국대사관 인근 호텔에 짐을 풀었다. 일본 정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왜 이렇게 냉담한가’라는 목소리가 나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23일 오후 8시경 일본 도쿄(東京)의 번화가 긴자(銀座). 일본 경찰들이 친 바리케이드 너머에서 갑자기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이날 일본을 국빈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만찬을 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려 손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들어간 곳은 빌딩 지하 1층에 있는 초밥집 ‘스키야바시 지로’. 기다리고 있던 아베 총리와 악수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신조”라며 아베 총리의 이름을 불렀고, 아베 총리는 “How are you(안녕하세요)”라고 영어로 답했다. 이날 만찬은 오후 8시 반부터 10시경까지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사적인 친밀감을 쌓으려 공동의 취미인 골프 이야기부터 꺼낸 뒤 중국의 패권 확대 및 미일 동맹 강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스키야바시 지로는 세계적 레스토랑 평가전문매체인 미슐랭가이드로부터 최고 등급인 별 세 개를 7년 연속 받은 곳. 1인당 최하 3만 엔(약 30만4000원)부터 요리사의 선택에 맡기는 코스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만찬 장소로 초밥집을 정한 것이 ‘식탁 외교’의 일환이라고 이날 전했다. 애초 일본 정부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사전에 “고베(神戶)산 쇠고기를 먹고 싶다”고 말했던 점을 감안해 쇠고기 레스토랑을 검토했다. 하지만 미일 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논의 중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관세 인하가 껄끄러운 문제여서 쇠고기 메뉴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일본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초밥을 즐긴다는 정보를 입수해 곧바로 초밥집을 만찬장으로 결정했다. 정상회담장에서 때론 격론이 오가기도 하지만 초청국이 만찬장에서 따뜻한 배려를 보여주면 회담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 이른바 식탁 외교 효과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18년 만에 일본을 국빈방문한 자리에서도 일본은 교섭을 유리하게 이끌고자 식탁 외교에 중점을 뒀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아베 총리는 상대방에 대해 “곧바로 업무 이야기로 들어가는 타입”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점심식사 때는 농담도 하고 꽤 부드러운 면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을 식탁 외교로 사로잡은 적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릴 때 모친과 일본 가마쿠라(鎌倉)를 방문했을 때 말차(末茶·가루차)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었다는 사실을 알고 만찬 디저트로 이 아이스크림을 대접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크게 감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식탁 외교로 상대 정상을 사로잡는 데 능하다. 2011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한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 인근 한식당 ‘우래옥’에서 불고기 만찬을 대접하며 파격 의전을 선보였다. 일본 외교사에서 널리 회자되는 식탁 외교 일화는 1991년 포울 쉴테르 덴마크 총리와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일본 총리의 만찬이다. 당시 메인 요리는 닭고기였지만 가이후 총리는 급히 돼지고기로 바꾸도록 지시했다. 덴마크 돼지고기의 대(對)일본 수출 점유율이 2위로 떨어지자 덴마크를 응원하기 위해 돼지고기로 바꾼 것이다. 쉴테르 총리는 일본의 배려에 감동했고 정상회담도 부드럽게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국제기구에 위장 취업한 북한 공작원 3명이 프랑스 당국에 적발됐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3일 프랑스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북한 공작원들이 유엔헌장 등을 위반한 혐의로 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유네스코와 세계식량계획(WFP)의 직원으로 취업해 비밀공작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올해 2월 4일자 프랑스 재무부 관보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 김용남(혹은 김영남·66 또는 71)과 그 아들 김수관(37), 조선통일발전은행의 김수경 국제관계국장(41) 등 3명을 제재 대상으로 적시했다. 이들 3명은 모두 평양 출신으로 북한의 핵실험이나 도발 행위와 관련해 유엔헌장 제7장에 기반을 둔 제재나 유럽연합(EU)의 대북 제재가 규정한 금지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당국은 이들 3명의 재산이나 금융상품을 동결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위반 행위를 저질렀는지는 공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도층의 비자금 관리와 사치품 수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정보 수집 차원에서 국제기구 위장취업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23∼25일)을 하루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각료 1명과 국회의원들이 대거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했다. 지난해 말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실망했다”는 논평을 내며 경고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야스쿠니신사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 일본의 초당파 의원연맹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의원 147명은 22일 야스쿠니신사 봄 제사(21∼23일)에 맞춰 집단 참배했다. 147명은 참배 의원 수를 발표하기 시작한 1989년 이래 3번째로 많은 인원이다.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총무상도 이달 12일에 이어 이날 또다시 참배했다. 아베 총리가 21일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낸 데 이어 이날 각료 일부와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면서 코앞으로 다가온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신도 총무상은 이를 의식한 듯 참배 뒤 기자들에게 “사적인 참배이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개인의 입장에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에 관한 문제로 (영령들의) 명복을 비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두둔했다. 하지만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이웃 국가의 반발을 감안할 때 각료들의 야스쿠니 참배가 반복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아베 내각의 인기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는 등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19일과 20일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8%로 지난달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한 집단자위권 행사에는 응답자의 56%가 반대했고 찬성은 27%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에 진행된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6%포인트 하락한 49%였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의 ‘마법’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2013년 4월 1일∼2014년 3월 31일) 방문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매출액(4700억 엔·약 4조7600억 원)과 영업이익(1100억 엔)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운영사인 오리엔탈랜드가 21일 밝혔다. 또 도쿄 디즈니랜드는 1983년 4월 개장 이래 동종 업계 1위 타이틀을 놓친 적이 없고 재방문율 90% 이상, 사고율 0%라는 경이로운 기록까지 갖고 있다. 이처럼 눈부신 실적의 원인은 뭘까. 우선 엔화 약세를 들 수 있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도쿄 디즈니랜드를 필수 코스로 넣고 있다. 아울러 퍼레이드와 놀이시설을 수시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새로움을 주려는 노력이 주효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미국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가 인기를 끌자 이를 곧바로 놀이시설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환상의 세계’란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쓰레기는 15분 내에 사라지도록 해 청결함을 유지했다. 상품을 반입할 때는 항상 지하 터널로 옮겼다. 방문객은 항상 지상 위 ‘환상의 세계’만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23일부터 2박 3일간 일본을 국빈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생략하고 부인 미셸 여사도 동행하지 않자 일본에서 ‘섭섭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는 미국이 일본을 과거처럼 중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하마다 가즈유키(濱田和幸) 참의원 의원은 특히 미셸 여사가 동행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가 이혼 문제를 협의 중”이라는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까지 했다. 미셸 여사는 지난달 어머니, 두 딸과 함께 중국을 1주일 동안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부부와 면담하며 ‘내조 외교’를 펼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남편의 일본 방문에 따라나서지 않는 대신 켄터키 주 포트캠벨에서 기업인을 대상으로 퇴역군인 고용 확대를 촉구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일본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공동으로 중국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를 원하고 있다. 일본 측은 특히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공동방위’를 명시하려 했으나 미국이 난색을 표시하자 정치권 일부에서 불만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중국이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참사 이후 잠정 중단했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본격 재개하기로 했다. 신규 원전이 동부 해안에 몰려 있어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국 등 주변국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본 한국 등도 원전 부활에 시동을 걸고 있어 동북아 일대가 대규모 원전 밀집지역으로 변하고 있다. 21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8일 국가에너지위원회 제1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기 질 개선을 추진하고 고효율의 안전한 에너지원을 개발함으로써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떠받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개발도상국인 중국은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안전을 확보한다는 전제 아래 적절한 시점에 동부 연해 지역에 새로운 원전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당초 2020년까지 세계 최대 원전 국가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011년 후쿠시마 사고로 신규 건설 승인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2012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주재로 국무원 상무위원회를 열어 동부 연안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인 원전 재개를 모색하다가 이번에 원전 건설을 본격 추진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현재 21기의 원자로를 가동해 전체 전력 생산량의 2.11%를 대고 있다. 원전 비중이 낮은 만큼 연안을 중심으로 28기를 추가 건설하고 장기적으로는 100여 기로 늘릴 방침이다. 신규 건설 원전이 동부 연안에 집중된 이유는 내륙지역에서는 2015년까지 신규 건설을 중단키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륙은 지진 발생이 잦고 용수를 구하기 어렵다. 중국의 동부 연안에 원전이 몰리면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국의 서해가 직접적인 피해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균렬 서울대 교수(원자핵공학과)는 “한국으로서는 국내 원전보다도 중국 원전이 눈앞에 닥친 더 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대재앙은 없어야겠지만 만일 비슷한 사고가 중국 동부 해안 원전에서 발생한다면 한반도 전체가 14∼18시간 이내에 방사성물질에 오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1000MW급 원전 1기가 건설되고 있는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威海)는 인천에서 직선거리로 400km가량 떨어져 있다. 서 교수는 “중국은 핵무기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원전 관리·운영 수준은 ‘걸음마’ 단계”라며 “한국이 ‘대학원생’이라면 중국은 ‘초등학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비상한 각오로 중국 원전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핫라인 구축’ 등 협조체계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도 ‘대재앙’ 수준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원전 재가동 정책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일본 정부는 11일 원자력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명기하고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가 생산하는 내용을 담은 에너지기본계획안을 각료회의에서 의결했다. 플루토늄은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어 국제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또 일본 국민 여론조사에서 원전 재가동 반대가 찬성보다 더 높지만 일본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기세다. 한국도 올 1월 발표한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35년까지 원자력발전 비중을 현재 26.4%에서 29.0%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23기인 원자력발전소도 최대 41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베이징=고기정 koh@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 김기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