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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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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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달에 젖지마라, 해 뜨면 마른다”… ‘올림픽 통산 金 5개’ 김우진의 조언

    “메달 땄다고 (자만심에) 젖어 있으면 안 된다. 해 뜨면 마른다.” 4일 파리 올림픽 3관왕에 오르며 세계 최고의 궁사로 등극한 한국 양궁 대표팀 맏형 김우진(32)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김우진은 이날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브레이디 엘리슨(미국)과의 결승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4.9mm 차로 승리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 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서 3개의 금메달(단체, 혼성, 개인)을 더하며 한국 선수 역대 최다인 5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갖게 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4개씩을 따낸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김우진은 여전히 담담한 목소리로 “올림픽 금메달을 한두 개 땄다고 해도 내가 운동하는 건 바뀌지 않는다. 대우야 바뀌겠지만 내가 계속 양궁을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딴 메달에 영향 받지 않고 나의 원래 모습을 찾아 계속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그거다. 메달 땄다고 (자만에) 젖어 있지 말아라. 해 뜨면 마른다”고 했다. 이는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조언이다. 고교생이던 18세에 태극마크를 처음 단 김우진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양궁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잠시 자만하면서 추락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이때의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같은 해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출전 선수 60명 중 55위를 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4명을 뽑는 대표팀엔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에 나서는 출전 선수 3명엔 들지 못해 관중처럼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몇 년간 슬럼프를 겪은 김우진은 2015년부터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올해까지 10년간 대표팀 에이스로 흔들림 없이 활약했고 이번 대회에선 ‘극강(極强)의 경기력’으로 양궁 인생의 꽃을 활짝 피웠다. 김우진은 “이제 조금은 스스로를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하지만 여전히 자만이 뚫고 들어올 자리는 없다. 그는 “난 여전히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다. 은퇴 계획도 없다”며 “4년 뒤인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또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오늘의 메달은 오늘까지만 즐기겠다. 내일부터는 다 과거로 묻어두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외국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안주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그에게는 함께 레이스를 펼쳐 갈 좋은 경쟁자들도 있다. 남자 개인전 4강에서 슛오프 끝에 김우진에게 패한 팀 후배 이우석(27)이 대표적이다. 3관왕에 오른 직후 김우진은 이우석에게 “형이 이제 ‘고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우석은 “그럼 제가 그걸 뛰어넘는 고트를 향해 도전해 볼게요”라고 장난스럽게 답했다. 김우진은 선뜻 “그래, 네가 도전해 봐”라며 받아들였다. 둘은 그동안 치열한 대결을 벌여 왔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전에서 1위를 한 이우석은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개를 땄는데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에게 패했다. 결승 상대 엘리슨 역시 10년 넘은 라이벌이다. 이번까지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해 은 3개와 동메달 3개를 딴 엘리슨은 “난 안방에서 열리는 로스앤젤레스 대회에도 도전할 것 같다. 김우진과 리턴매치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우진은 “이번엔 내가 한 번 이겼지만 4년 뒤 다시 만나면 그때는 또 모르겠다”고 답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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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순간마다 10점 ‘승부사’… 임시현 “더 악착같이 쐈다”

    파리 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임시현(21)은 시상대 위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챔피언 세리머니를 했다. 왼손 엄지와 검지를 말아서 잇고 나머지 세 손가락은 세워 ‘OK’ 사인을 만들었다. 그리고 왼쪽 눈에 살짝 갖다 대는 깜찍한 세리머니였다. 현장에서 이를 본 대부분의 사람은 3관왕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라고 생각했다. 곧게 편 손가락 세 개가 도드라져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임시현의 설명은 달랐다. 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했다. 그런데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까지 연달아 3관왕을 차지할 가능성은 누가 봐도 그리 높지 않았다”며 “그래서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는 의미를 담아 준비한 나만의 세리머니였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작년부터 한국 여자 양궁의 에이스로 떠오른 임시현에게 이번 파리 올림픽은 ‘바늘구멍’ 통과하기의 연속이었다. 먼저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는 것보다 어렵다’라는 비유가 있을 정도로 힘든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다. 3차례의 선발전과 2차례의 평가전 등 5번의 대회에서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임시현은 체육고등학교를 목표로 입시를 준비할 때만 해도 전국 대회 메달이 하나도 없어 현장 실기시험을 따로 봐야 했던 선수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해서는 지난달 25일 여자 랭킹 라운드에서 694점으로 세계 기록을 세우며 전체 선수 64명 중 1위를 했다. 나흘 뒤인 지난달 29일 전훈영(30) 남수현(19)과 함께 팀을 이뤄 출전한 여자 단체전에선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했다. 남자 대표팀 김우진(32)과 짝을 이룬 혼성전에서도 2일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마침내 3일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개인전 결승에서 팀 후배 남수현을 세트 점수 7-3(29-29, 29-26, 30-27, 29-30, 28-26)으로 꺾고 대회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시현은 이번 대회 단체전과 혼성전, 개인전에서 위기의 순간이나 승부처마다 10점을 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는 ‘억울함’이 비결이라고 했다. 임시현은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빨리 끝나버리면 너무 아쉽지 않나. 그래서 더 악착같이 쏘게 되는 것 같다”며 “그동안 준비한 게 있으니까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시위를 당기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체육대에서 임시현을 지도하고 있는 김동국 교수는 임시현을 두고 ‘평온한 10점의 승부사’라고 표현했다. 긴장감이 최고에 이를 때조차 여유를 잃지 않고 10점을 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임시현뿐만 아니라 한국 양궁 대표팀 선수들은 하루에 화살 400∼500발은 기본으로 쏜다. 훈련 내용이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을 땐 하루 600발까지도 쏜다. 양창훈 여자 양궁 대표팀 감독은 “훈련이 끝난 뒤 저녁 시간에 나가 보면 시키지 않았는데도 선수들이 활을 쏘고 있을 때가 적지 않다”며 “선수들한테 ‘좀 쉬라’고 한 적은 있어도 ‘더 하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했다. 임시현은 혼성전에 함께 나섰던 김우진을 ‘롤 모델’로 꼽으며 “우진 오빠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진 오빠의 장점은 꾸준함이라 생각한다. 그(세계 정상) 위치에서 꾸준할 수 있는 선수가 과연 몇이나 될까 생각했다”며 “계속 옆에서 보며 많이 배우겠다”고 했다. 임시현이 파리 올림픽 경기 일정을 모두 끝낸 뒤 편한 사람들을 만나며 한 첫말은 “이제 잠을 좀 제대로 자고 싶다. 정말 푹 쉬고 싶다”였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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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든 되겠지” 양지인 無心사격… 佛선수와 슛오프 일방응원 딛고 金

    사격 25m 권총은 한국이 세계 기록과 올림픽 기록을 모두 갖고 있는 종목이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사이트 ‘마이인포’의 해당 종목 소개 부분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이름은 결선 세계 기록(42점) 보유자 김예지다. 바로 아래엔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올림픽 기록으로 은메달을 딴 김민정(38점)의 이름이 있다. 그리고 파리 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양지인(21)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해당 페이지는 태극기로 가득 차게 됐다. 양지인은 3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개최국 프랑스의 카밀 예드제예스키를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 선수가 이 종목 금메달을 딴 건 2012년 런던 올림픽 때의 김장미 이후 12년 만이다. 본선 6위(586점)로 결선에 진출한 양지인은 급사로 치르는 결선에서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쳤다. 이 종목 급사는 결선에 오른 8명이 일제히 한 시리즈에 5발씩, 모두 세 시리즈에 걸쳐 15발을 쏜 뒤 이후 한 시리즈마다 최하 점수 선수가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0.2점 이상을 쏴야 1점이 올라가고, 10.2점 미만이면 0점 처리된다. 초반부터 선두를 유지하던 양지인은 10번째 시리즈를 마쳤을 때 예드제예스키와 나란히 37점으로 공동 선두가 됐다. 이후 5발씩 쏴서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한 선수가 승리하는 슛오프에 들어갔다. 예드제예스키가 첫 세 발을 모두 놓치는 사이 양지인은 착실히 점수를 쌓아 결국 4-1로 이겼다. 양지인은 성격이 대담하다. 어지간한 일에는 웬만해서 개의치 않는다. 스스로 자신의 장점이자 단점을 “대충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별명도 ‘종이 인형’이다. 이런 ‘무한 긍정’ 사고방식이 사격에는 잘 맞는다. 그가 국가대표팀 프로필에 쓴 좌우명도 “어떻게든 되겠지.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다. 무심한 그의 사격은 파리 올림픽에서도 빛을 발했다. 안방 팀 관중들이 프랑스 선수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데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양지인은 “응원을 받는 프랑스 선수가 나보다 더 떨릴 테니 나만 열심히 하려고 했다”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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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후의 한발 4.9㎜차 승리… 김우진, 한국 첫 金 5개 ‘신화’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이 남녀 대표팀에서 모두 3관왕을 내며 파리 올림픽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싹쓸이했다. 김우진(32)은 4일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브래디 엘리슨(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 한국의 10번째 금메달이다. 김우진은 세트 점수 5-5(27-29, 28-24, 27-29, 29-27, 30-30)로 비긴 뒤 슛오프 원샷 승부에서 4.9mm 차로 이겼다. 두 선수 모두 10점을 쐈는데 김우진의 화살은 정중앙에서 55.8mm 거리에 꽂혀 60.7mm의 엘리슨보다 가까웠다. 김우진은 단체전, 여자 대표팀 임시현(21)과 팀을 이룬 혼성전에 이어 대회 3관왕에 올랐다. 김우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 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개인전 우승은 처음이다. 이로써 김우진은 올림픽 통산 5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 부문 한국 선수 1위가 됐다.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이 금메달 4개를 땄다. 임시현은 전날 대표팀 후배 남수현(19)과의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세트 점수 7-3(29-29, 29-26, 30-27, 29-30, 28-26)으로 이겨 역시 단체전, 혼성전 우승에 이어 3관왕이 됐다. 한국 선수의 여름올림픽 3관왕은 3년 전 도쿄 대회 때 여자 양궁 안산(23)이 처음 달성했고 임시현, 김우진이 각각 2, 3번째다. 임시현과 동갑내기 대학 동기인 양지인은 3일 사격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카미유 예제예프스키(프랑스)를 슛오프 승부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한국 사격의 세 번째 금메달이다. 양지인과 임시현은 한국체육대 22학번 동기다. 이날까지 금 3개, 은메달 2개를 딴 한국 사격은 2012년 런던 대회(금 3개, 은메달 2개)와 함께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펜싱 사브르 여자 대표팀은 4일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42-45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브르 여자 대표팀의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윤지수(31) 전하영(23) 최세빈(24) 전은혜(27)로 팀을 이룬 한국은 4강전에서 펜싱 종주국이자 사브르 단체전 세계랭킹 1위 프랑스를 45-36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 유도는 이날 혼성 단체전 3위 결정전에서 독일을 추가 골든스코어(연장전) 경기 끝에 4-3으로 꺾고 동메달을 땄다. 배드민턴 안세영(22)은 여자 단식 결승에 올라 5일 허빙자오(중국)와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양궁 金 5개, 전종목 휩쓸었다남자양궁 개인전 金으로 3관왕세트 점수 2-4로 끌려가다 역전美선수와 슛오프도 10점 명승부“아직 할게 많아, LA올림픽 준비”이우석, 단체 金이어 개인 동메달55.8mm 대 60.7mm. 단 4.9mm 차로 김우진(32)의 올림픽 3관왕과 한국 양궁의 올림픽 전 종목(금메달 5개) 석권이 이뤄졌다. 한국 양궁 대표팀 최고참 김우진은 4일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슛오프 승부 끝에 브래디 엘리슨(미국)을 물리쳤다. 이번 대회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 금메달리스트인 김우진은 개인전 우승까지 차지하며 여자 양궁 대표팀 임시현(21)에 이어 한국 선수단 두 번째로 3관왕이 됐다. 또 자신의 올림픽 금메달을 통산 5개로 늘리며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금메달을 갖게 됐다. 이날 결승전 3세트까지 세트 점수 2-4로 뒤졌던 김우진은 4세트를 따내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5세트에서 김우진은 세 발의 화살 모두 10점에 꽂았다. 엘리슨도 물러서지 않았다. 역시 세 발 전부 10점을 쐈다. 승부는 원샷으로 메달 색깔을 가리는 슛오프로 넘어갔다. 슛오프에서도 두 선수 모두 10점을 쐈다. 먼저 쏜 김우진의 화살은 과녁 정중앙에서 55.8mm 떨어진 곳에 꽂혔다. 이어 쏜 엘리슨의 화살은 정중앙에서 60.7mm 거리였다. 4.9mm 차로 김우진의 승리였다. 고교생이던 18세에 태극마크를 처음 단 김우진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하지만 잠시 자만한 순간 시련이 찾아왔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4위로 4명을 뽑는 대표팀에 승선했으나 출전 선수 3명엔 들지 못했다. 그는 사대 밖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응원해야 했다. 절치부심한 김우진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져 돌아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체전 우승으로 올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1년 도쿄 대회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대표팀에서 10년 넘게 김우진과 동고동락했던 오진혁은 “순둥이였던 우진이가 완벽주의자가 돼서 돌아왔다. 자기가 맡은 건 무슨 일이 있어도 책임지고 해낸다”며 “많은 선수들을 봤지만 옆에서 보고 있으면 ‘잘 쏠 수밖에 없겠네’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우진이가 유일했다”고 했다. 그런 김우진에게도 아쉬움은 있었다. 바로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이 없다는 것이었다. 앞선 두 대회에서도 기량만큼은 김우진을 따를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리우 대회 개인전은 32강에서, 도쿄 대회에선 8강에서 떨어졌다. 이상하리만치 개인전에만 들어서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김우진은 이번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우선시하는 건 당연히 단체전 3연패”라면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딴 뒤엔 개인전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다”고 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김우진은 이우석(27) 김제덕(20)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임시현과 짝을 이룬 혼성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전에서 후배 이우석을 슛오프 끝에 이기고 결승에 오른 김우진은 평소 한국 선수에게 강했던 엘리슨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금메달 확정 후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한 김우진은 “5개의 금메달로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금메달 보유자가 돼 기쁘다. 하지만 여전히 할 게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며 “오늘의 기쁨은 과거로 남기고 4년 뒤 열릴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4강에서 김우진에게 패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던 이우석은 플로리다 운루(독일)를 세트 점수 6-0으로 완파하고 동메달을 따냈다. 김제덕은 8강에서 탈락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파리=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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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든 되겠지”…양지인의 ‘무심 사격’, 파리서도 빛 발했다

    사격 25m 권총은 한국이 세계 기록과 올림픽 기록을 모두 갖고 있는 종목이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사이트 ‘마이인포’의 해당 종목 소개 부분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이름은 결선 세계 기록(42점) 보유자 김예지다. 바로 아래엔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올림픽 기록으로 은메달을 딴 김민정(38점)의 이름이 있다. 그리고 파리 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양지인(21)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해당 페이지는 태극기로 가득 차게 됐다.양지인은 3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개최국 프랑스의 카밀 예드제예스키를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 선수가 이 종목 금메달을 딴 건 2012년 런던 올림픽 때의 김장미 이후 12년 만이다.본선 6위(586점)로 결선에 진출한 양지인은 급사로 치르는 결선에서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쳤다. 이 종목 급사는 결선에 오른 8명이 일제히 한 시리즈에 5발씩, 모두 세 시리즈에 걸쳐 15발을 쏜 뒤 이후 한 시리즈마다 최하 점수 선수가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0.2점 이상을 쏴야 1점이 올라가고, 10.2점 미만이면 0점 처리된다.초반부터 선두를 유지하던 양지인은 10번째 시리즈를 마쳤을 때 예드제예스키와 나란히 37점으로 공동 선두가 됐다. 이후 5발씩 쏴서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한 선수가 승리하는 슛오프에 들어갔다. 예드제예스키가 첫 세 발을 모두 놓치는 사이 양지인은 착실히 점수를 쌓아 결국 4-1로 이겼다.양지인은 성격이 대담하다. 어지간한 일에는 웬만해서 개의치 않는다. 스스로 자신의 장점이자 단점을 “대충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별명도 ‘종이 인형’이다. 이런 ‘무한 긍정’ 사고방식이 사격에는 잘 맞는다. 그가 국가대표팀 프로필에 쓴 좌우명도 “어떻게든 되겠지.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다.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개인전 결선 도중 기계 오류로 격발 결과가 모니터에 뜨지 않는 사고가 있었다. 이로 인해 경기가 지연되면서 흐름이 끊겼지만 양지인은 개의치 않았고 결국 동메달을 땄다. 그는 “‘그래 뭐,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고 쐈다”고 했다.이처럼 무심한 그의 사격은 파리 올림픽에서도 빛을 발했다. 안방 팀 관중들이 프랑스 선수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데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양지인은 “응원을 받는 프랑스 선수가 나보다 더 떨릴 테니 나만 열심히 하려고 했다”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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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K? 3관왕?… ‘신궁’ 임시현의 깜찍한 3관왕 세리머니에 숨은 뜻은?

    파리 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르며 ‘신궁’에 등극한 임시현(21)의 ‘3관왕 세리머니’의 비밀이 밝혀졌다. 임시현은 3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팀 후배 남수현(19)과 치른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세트 점수 7-3(29-29, 29-26, 30-27, 29-30, 28-26)으로 승리했다. 앞서 여자 단체전과 혼성전 금메달을 따낸 임시현은 이로써 대회 3관왕에 올랐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3관왕을 차지한 안산에 이어 두 번째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임시현은 왼손으로 ‘OK’를 만든 후 왼쪽 눈에 대는 깜찍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가락 3개가 펴져 있었기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대회 3관왕을 의미하는 세리머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기 후 임시현이 밝힌 의미는 달랐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했다. 그런데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까지 3관왕을 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며 그래서 손가락으로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는 의미를 담은 세리머니를 준비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자타 공인 세계 최강 한국 양궁에서는 국가대표에 뽑히는 것 자체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임시현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파리 올림픽 랭킹 라운드에서 1위를 했다. 곧바로 전훈영-남수현과 짝을 이뤄 출전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김우진과 짝을 이룬 혼성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대회 마지막 경기인 개인전에서도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내며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여자 양궁의 ‘신궁’ 계보를 잇게 됐다. 임시현이 손가락으로 보여준 ‘바른 구멍’ 세리머니만큼 임시현이 헤쳐 온 과정을 잘 보여주는 세리머니는 찾기 어려울 듯하다.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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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궁’ 임시현, 올림픽 3관왕 해냈다…남수현 은메달

    한국 여자 양궁 에이스 임시현(21)이 ‘집안 싸움’으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남수현(19)을 꺾고 이번 대회 3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9번째 금메달을 따 낸 임시현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 첫 3관왕에 올랐다.여자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땄던 임시현은 이날 개인전까지 제패하며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양궁 혼성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두 번째 나온 양궁 3관왕이다. 도쿄 대회에서는 안산이 3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올랐던 임시현은 올림픽 3관왕에도 등극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신궁’ 계보를 이어가게 됐다.이날까지 파리 올림픽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따낸 한국 양궁 선수단은 4일 열리는 남자 개인전까지 제패하면 사상 첫 5개 종목 전종목 석권을 달성한다. 4일 남자 개인전에는 김우진과 이우석, 김제덕 등 3명이 출전한다.랭킹라운드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한 임시현과 남수현은 16강, 8강, 4강을 통과해 무난히 결승에 올랐다. 임시현은 특히 준결승에서 한국 선수단 ‘맏언니’ 전훈영(31)을 세트 점수 6-4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결승전에서는 ‘신궁’끼리의 피 말리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임시현이 10점을 쏘면, 남수현이 10점으로 응수하는 식이었다.하지만 결과는 경험과 연륜에서 앞선 임시현의 승리였다. 임시현은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 점수 7-3(29-29, 29-26, 30-27, 29-30, 28-26)으로 승리했다. 3세트에서는 임시현이 3발을 연속 10점을 꽂아 넣었고, 4세트에서는 남수현이 3연속 10점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남수현이 5세트에서 두 차례 8점을 쏘며 주춤하는 사이 임시현은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며 긴 승부를 마무리했다.임시현의 금메달과 남수현의 은메달이 확정된 순간 두 선수는 한참을 끌어안고 축하와 위로를 건넸다. 이후 대형 태극기를 함께 펼쳐 들고 관중석을 가득 메운 한국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앞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전훈영이 개최국 프랑스의 리사 바벨랭에게 세트 점수 4-6(27-28, 29-27, 26-28, 29-26, 27-28)로 패하면서 포디엄 싹쓸이는 이루지 못했다.이전까지 한국이 올림픽 양궁 개인전에서 금, 은, 동메달을 모두 가져간 적은 1988년 서울 대회 여자 개인전과 2000년 시드니 대회 여자 개인전 등 두 차례 있었다.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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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격 또 금빛 총성…양지인, 슛오프 끝에 25m 권총 금메달

    사격 대표팀의 양지인(21·한국체대)이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8번째 금메달을 명중시켰다. 양지인은 3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결선에서 슛오프 접전 끝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사격 선수단의 3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선수단 8번째 금메달이다. 본선 완사와 급사 합계 586점으로 6위로 결선에 진출한 양지인은 급사로만 치러지는 결선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쳤다. 이 종목 급사는 결선에 진출한 8명의 선수가 일제히 한 시리즈에 5발씩 총 3시리즈 15발을쏜 뒤 이후 한 시리즈마다 최하위 선수가 탈락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10.2점 이상을 쏴야 1점이 올라가고, 10.2점 미만일 0점 처리된다. 첫 번째 시리즈에서 3점을 기록한 양지인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시리즈 모두 10발을 모두 명중시키며 선두로 나섰다. 꾸준히 선수권을 유지하던 양지인은 10번째 시리즈를 마쳤을 때 개최국 프랑스의 카밀 예드제예스키와 함께 37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이후 두 선수는 5발을 쏴서 더 높은 점수를 쏜 선수가 승리하는 슛오프에 돌입했다. 극도의 긴장 속에 예드제예스키가 첫 3발을 모두 놓치는 사이 양지인은 3발중 2발을 명중시켰다. 그리고 네 번째 발에서 두 선수가 모두 1점씩을 얻으며 양지인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양지인은 생애 첫 금메달을 축하하듯 마지막 5번째 발도 명중시키며 슛오프에서 4-1로 승리했다. 양지인의 금메달로 한국 사격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째를 수확하며 역대 올림픽 사격 종목 최고 타이 기록을 세웠다. 양지인에 앞서 오예진이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땄고, 반효진은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김예지가 여자 10m 공기권총 은메달,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은 혼성 10m 공기소총 은메달을 땄다. 한국 사격이 올림픽에서 메달 5개를 얻은 건 2012 런던 대회(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이후 12년 만이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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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궁 코리아, 혼성전도 金 쐈다

    한국 양궁이 파리 올림픽 남녀 단체전에 이어 혼성전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며 ‘절대 강자’임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렸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 이은 이 종목 2연패다. 김우진(32)과 임시현(21)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혼성 대표팀은 2일 파리 올림픽 혼성전 결승에서 독일의 운루 플로리안-미셸 크로펜 조에 세트 점수 6-0(38-35, 36-35, 36-35)으로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양궁이 여름올림픽에서 딴 통산 30번째 금메달이다. 이로써 김우진과 임시현은 각각 남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 한국은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상욱(28)을 포함해 2관왕이 3명으로 늘었다. 한국이 단일 여름올림픽에서 3명의 2관왕을 낸 건 처음이다. 임시현은 3일, 김우진은 4일 개인전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두 선수가 남녀 개인전에서도 우승하면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하게 된다. 임애지(25)는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임애지는 이날 여자 54kg급 8강전에서 예니 아리아스(콜롬비아)에게 3-2(30-27, 30-27, 28-29, 29-28, 28-29)로 판정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올림픽 복싱은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전에서 패한 선수 2명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 한국 복싱의 올림픽 메달은 12년 만이다. 한순철 복싱 대표팀 코치(40)가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60kg급에서 은메달을 땄다. 임애지는 4일 오후 11시 34분 하티세 아크바시(23·튀르키예)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배드민턴 혼합복식의 김원호(25)-정나은(24) 조는 이날 결승에서 이 종목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충 조에 0-2(8-21, 11-21)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원호는 대를 이어 ‘모자(母子)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54)이 어머니다. 김하윤(24)은 유도 여자 무제한급(78kg 초과)에서 동메달을 땄다. 신유빈(20)은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천멍에게 0-4(7-11, 6-11, 7-11, 7-11)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신유빈은 3일 오후 8시 30분 하야타 히나(일본)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이변은 없었다” 한국 양궁 세번째 金… 전종목 석권 보인다[PARiS 2024]김우진-임시현 혼성전 우승남녀 개인전까지 금메달땐대회 3관왕… 金 5개 싹쓸이한국 양궁 남녀 대표팀 에이스 김우진(32)과 임시현(21)이 압도적인 기량으로 파리 올림픽 혼성전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남녀 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수확하며 전 종목 석권(금메달 5개)에 한발 더 다가섰다. 임시현-김우진 조는 2일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혼성전 결승에서 독일을 세트 점수 6-0(38-35, 36-35, 36-35)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나란히 남녀부 1위로 통과한 두 선수는 파리 올림픽 랭킹 라운드 각 1위, 남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혼성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직전 대회인 도쿄 올림픽 때까지 27개의 금메달을 딴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로 30개째를 채웠다. 남자 단체전 우승으로 한국 양궁 선수 최초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딴 김우진은 개인 통산 4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수녕(양궁)과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 등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금메달(4개)과 타이다. 개인전 16강에도 올라 있는 김우진은 4일 남자 개인전에서도 정상을 밟으면 대회 3관왕이자 금메달 5개로 한국 선수 역대 최다 금메달 보유자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역시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했던 임시현도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임시현 역시 3일 열리는 개인전에서 우승하면 3관왕을 차지한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인 임시현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동반 3관왕에 도전한다. 혼성전이 올림픽에 처음 도입된 2021년 도쿄 대회에서는 안산이 처음으로 3관왕에 올랐었다. 앵발리드 경기장의 도깨비 같은 바람도, 상대 팀 선수들의 반격도 두 양궁 천재의 화살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우승에 이르기까지 가장 치열했던 승부는 16강에서 만난 대만과의 경기였다. 한국은 1, 2세트를 먼저 따내며 세트 점수 4-0으로 앞섰으나 3, 4세트를 내리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남녀 2명의 선수가 한 발씩 쏴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에선 한국 선수들의 강심장이 빛을 발했다. 먼저 쏜 임시현이 화살을 10점에 꽂자 곧바로 김우진도 10점을 쏘며 뒤를 받쳤다. 대만 선수들 역시 9점, 10점을 쏘며 반격했지만 한국의 1점 차 승리였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은 슛오프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훨씬 강점을 보인다.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끼리 연습 경기를 자주 치러 슛오프 상황을 워낙 자주 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슛오프를 통해 첫 관문을 어렵게 통과한 임시현과 김우진은 8강에서 이탈리아를 6-2로 완파한 데 이어 4강에서도 인도를 6-2로 꺾었다. 두 경기 모두 첫 세트를 내줘 0-2로 시작했지만 이후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 특히 김우진은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2∼4세트 6개의 화살을 모두 10점에 명중시켰다. 기세를 탄 임시현-김우진 조는 독일과의 결승에서는 세 세트 만에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장 스탠드 8000석을 대부분 메운 한국 관중은 “대∼한민국”을 연호하고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했다. 두 선수의 우승이 확정된 뒤 경기장엔 아이브를 비롯한 K팝 아이돌의 노래가 흘러나오며 한국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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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성도 해냈다…한궁양궁 파리 단체전 싹쓸이 금메달

    한국 양궁이 파리 올림픽 남녀 단체전에 이어 혼성전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며 ‘절대 강자’임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렸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 이은 이 종목 2연패다.김우진(32)과 임시현(21)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혼성 대표팀은 2일 파리 올림픽 혼성전 결승에서 독일의 운루 플로리안-미셸 크로펜 조에 세트 점수 6-0(38-35, 36-35, 36-35)으로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양궁이 여름올림픽에서 딴 통산 30번째 금메달이다. 이로써 김우진과 임시현은 각각 남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 한국은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상욱(28)을 포함해 2관왕이 3명으로 늘었다. 한국이 단일 여름올림픽에서 3명의 2관왕을 낸 건 처음이다. 임시현은 3일, 김우진은 4일 개인전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두 선수가 남녀 개인전에서도 우승하면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하게 된다.임애지(25)는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임애지는 이날 여자 54kg급 8강전에서 예니 아리아스(콜롬비아)에게 3-2(30-27, 30-27, 28-29, 29-28, 28-29)로 판정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올림픽 복싱은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전에서 패한 선수 2명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 한국 복싱의 올림픽 메달은 12년 만이다. 한순철 복싱 대표팀 코치(40)가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60kg급에서 은메달을 땄다. 임애지는 4일 오후 11시 34분 하티세 아크바시(23·튀르키예)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배드민턴 혼합복식의 김원호(25)-정나은(24) 조는 이날 결승에서 이 종목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충 조에 0-2(8-21, 11-21)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원호는 대를 이어 ‘모자(母子)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54)이 어머니다. 김하윤(24)은 유도 여자 무제한급(78kg 초과)에서 동메달을 땄다.신유빈(20)은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천멍에게 0-4(7-11, 6-11, 7-11, 7-11)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신유빈은 3일 오후 8시 30분 하야타 히나(일본)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파리=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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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한의 0점…김예지, 치명적 실수로 권총 25m 결선행 무산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여자 사격 선수 김예지가 주 종목인 25m 권총에서 통한의 0점을 기록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예지는 2일 프랑스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본선에서 완사와 급사를 합해 575점을 기록했다. 최종 27위를 기록한 김예지는 상위 8명만 출전하는 결선 티켓을 얻지 못했다. 본선 경기는 완사 30발과 급사 30발로 나뉜다. 완사는 5분 내로 5발을 쏘는 게 한 시리즈로 총 6번의 시리즈를 치른다. 급사는 표적이 3초 동안만 나타났다가 사라진 뒤 7초가 지나면 다시 등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수들은 표적이 나타난 3초 이내에 사격을 마친 뒤 7초 동안 기다리다 다시 3초 동안 사격을 한다. 완사와 급사 모두 30발씩 사격해 총 60발을 쏜다. 1발당 10점이라 만점은 600점이다. 완사에서 합계 290점을 받은 김예지는 강점을 보였던 급사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41번째 순서에서 3초 안에 격발을 하지 못해 0점을 받은 것이다. 나머지 급사 29발에서 무난한 경기를 했던 김예지는 0점으로 처리된 이 한 발 때문에 순위가 한참 뒤로 밀려 버렸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급사는 3초 이내에 사격해야 하는데 김예지가 순간적으로 타이밍을 놓쳐서 0점 처리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열린 여자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오예진에 이어 은메달을 수확했던 김예지는 주종목인 25m 권총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하며 이번 대회를 마쳤다. 김예지는 5월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월드컵에서 이 종목 결선에서 세계신기록(42점)을 세우며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았다. 한편 김예진과 함께 출전한 양지인은 이날 본선에서 586점(완사 291점 + 급사 295점)으로 본선 합계 6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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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궁 최강’ 韓엔 졌지만… 中-佛 은메달도 한국인이 이끌었다

    파리 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언어는 한국어다. 많은 나라 선수가 한국 지도자나 한국 선수들과 만날 때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한다. 각국 선수단이 함께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면 여기가 한국인지 프랑스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여느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에서도 양궁장에서는 한국인 지도자들의 ‘동문회’가 수시로 열리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양궁에 출전한 한국인 지도자는 한국을 제외하고도 8개국이나 된다. 오선택(프랑스) 권용학(중국) 김상훈(일본) 이재형(말레이시아) 박채순(베트남) 박영숙(부탄) 홍성칠(이란) 이경출(인도네시아) 등이다. 백웅기(인도) 김재천(카자흐스탄) 김명선(우즈베키스탄) 임희식(몽골) 등 올림픽 무대를 밟진 못했으나 각 나라의 올림픽 출전권 획득까지 힘을 보탠 한국인 지도자까지 합하면 10개국을 훌쩍 넘는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을 몸으로 배우고 익힌 지도자들이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면서 전 세계 양궁의 샹향 평준화가 이뤄지는 중이다. 훈련법과 기술, 장비 조작법 등은 이제 더 이상 한국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번 대회만 해도 10연패를 달성한 한국 여자 대표팀의 결승전 상대는 권용학 감독이 이끈 중국이었다. 2006년 중국 지방자치단체 팀에서 해외 생활을 시작한 권 감독은 2022년부터 중국 여자 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다. 중국 여자 대표팀은 올해 국제양궁연맹(WA) 1, 2차 월드컵에서 한국에 승리하는 등 한국 팀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권 감독은 결승전에서 패한 뒤 “은메달이 아쉽긴 하지만 한국 팀과 대등한 경기를 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오선택 감독이 이끈 프랑스 양궁 대표팀도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을 만났다. 오 감독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한국 대표팀을 맡았던 명지도자다. 이날 은메달을 따며 프랑스 양궁 사상 첫 이 종목 메달을 이끈 오 감독은 “한국 선수들과는 확실히 수준 차가 난다. 하지만 목표는 결승에서 한국을 만나는 것이었다. 목표를 달성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프랑스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다. 프랑스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한국 선수들과 합동 훈련을 했다. 한국 선수들은 프랑스 전지훈련 때 파리 인근의 프랑스 대표팀 훈련시설을 사용했다. 이 밖에 박채순 감독의 지도로 베트남은 사상 처음으로 자력 진출권을 따냈고, 인도네시아 역시 이경출 감독 덕분에 32년 만에 단체전 쿼터를 획득했다. 김상훈 감독이 이끄는 일본 남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8강전에서 만났다. 일본 남자 대표팀은 2021년 도쿄 올림픽 때는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말라위 선수의 사상 첫 본선행을 이끌었던 박영숙 감독은 올해는 부탄 감독으로 소속 선수의 첫 올림픽 출전을 도왔다. 올림픽 때마다 각자의 일정에 쫓겨 기념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했던 한국 지도자들은 이번에는 날짜와 시간을 정해 한자리에 섰다. 올림픽에서 처음 함께 사진을 찍은 한국 지도자들은 “한국 양궁이 잘해야 외국에 나와 있는 우리들도 힘이 난다. 한국 양궁의 힘이 곧 우리들의 힘”이라고 입을 모았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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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빛 총·칼·활, 아직 안끝났다

    “내가 (금메달을) 목표로 삼은 종목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메달 레이스를 계속 펼칠 것이다.” 장갑석 한국 사격 대표팀 총감독의 말이다. 장 감독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143명의 한국 선수 중 나이가 가장 어린 반효진(17)이 29일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에서 사격 대표팀의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따낸 뒤 이렇게 말했다. 한국 사격은 이번 올림픽에서 30일 현재 금 2개, 은메달 2개를 땄는데 금메달을 기대하는 세부 종목이 더 남아 있다는 얘기다. ‘사격(총)과 펜싱(칼), 양궁(활)’이 파리 올림픽 금메달 사냥에 앞장을 서면서 한국이 대회 초반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한국은 대회 개막 3일 만인 30일에 목표치인 금메달 5개를 일찌감치 채웠다. 양궁이 2개, 펜싱이 1개의 금메달을 보탰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 5개로 종합 순위 15위 이내에 드는 걸 목표로 삼았다. 양궁에서 3개를 따고 나머지 2개는 펜싱, 사격, 배드민턴, 수영 등에서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목표를 너무 낮게 잡은 것 아니냐 하는 얘기가 나왔지만 대한체육회는 ‘현실적인 수치’라고 했다. 훨씬 많은 232명의 선수가 출전한 직전 도쿄 대회에서 금메달 6개를 땄다는 것이다. 장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서 느껴지듯 한국의 ‘총칼활’은 아직 보여줄 게 더 남아 있다. ‘총칼활’로만 금메달 10개를 채우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양궁은 남녀 개인전과 혼성전까지 세 종목이 더 남아 있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은 5개 전 종목 석권을 노린다. 펜싱은 세부 종목 중 금메달 획득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남았다.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로 불리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 종목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사격 역시 금메달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봤던 여자 25m 권총과 여자 50m 소총 3자세를 포함해 여러 세부 종목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 한국이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건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 대회에서 각각 기록한 13개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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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삼수생 이우석, 결승전 ‘퍼펙트 10’으로 한풀이

    “그냥 제가 파리 올림픽에 와서 금메달을 딸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양궁 이우석(27)은 30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끝난 파리 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우승한 후 이렇게 말했다. 이우석, 김우진(32), 김제덕(20)이 팀을 이룬 한국 대표팀은 8강과 4강, 결승에 이르기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 끝에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앞선 두 번의 올림픽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김우진은 개인 세 번째 금메달, 역시 도쿄 올림픽 2관왕 김제덕 역시 세 번째 금메달이었다. 처음 올림픽 무대에 선 이우석만 생애 첫 금메달이었다.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기까지 이우석은 많은 눈물을 쏟아야 했다. 하지만 ‘비운의 궁사’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떨쳐낸 것은 오롯이 그의 땀과 노력이었다.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좋은 자세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2014년 청소년 올림픽에서 17세 이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첫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3명을 뽑는 최종 평가전에서 아쉽게 4위를 한 것. 그는 뒤에서 지켜보던 어머니와 함께 많은 눈물을 흘렸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은메달을 땄다. 올림픽 금메달도 쉽게 따는 한국 양궁이 아시안게임에서 무너진 것이다. 병역특례 기회를 놓친 그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이우석은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꿈에 그리던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연기됐고, 이듬해 다시 치른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계속된 시련 속에서 이우석은 더 단단해졌다. 대표팀 맏형이던 오진혁은 “갖은 시련을 겪으면서 이를 다 이겨낸 선수다. 처음 봤을 때 아이 같았지만, 지금은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10점을 쏠 수 있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대표 선발전을 2위로 통과해 마침내 밟은 올림픽 무대에서 이우석은 그동안의 한을 씻기라도 하듯 화살을 과녁 한가운데에 꽂아 넣었다. 1번 사수로 나선 그는 프랑스와의 결승에서는 6발의 화살이 모두 10점을 기록하는 ‘퍼펙트 경기’를 펼치며 금메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우석은 “마지막 화살을 쏘면서 어머니 얼굴이 많이 떠올랐다. 선발전에서 떨어질 때마다 많이 우셨고, 나도 함께 울었다”며 “마지막 한 발로 그간의 불운을 끝낸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그게 운 좋게 10점을 맞히면서 퍼펙트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제 이우석은 어제까지 한 팀이었던 김우진, 김제덕과 개인전에서 만난다. “절대 봐주지 않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진 이우석은 “서로 같이 열심히 해서 4강전, 결승전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남자팀 임동현 코치가 18년간 대표 선수 생활을 했다. 임 코치께 그 기록을 내가 깨보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당장의 목표는 눈앞의 금메달이다”고 말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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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발방식 확 바꾼 ‘총’, 국제경험 넓힌 ‘칼’, 훈련만 집중한 ‘활’

    한국 사격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를 따는 데 그쳤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3회 연속 이어온 금메달 행진이 끊겼다. 한국 사격의 황금기를 이끌던 진종오(은퇴·금 4개, 은메달 2개)의 공백이 너무나 컸다. 한국 사격은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벌써 금 2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한국 선수단의 대회 초반 예상 밖 선전을 주도하고 있다. 사격은 아직 남은 경기가 많아 메달을 더 딸 가능성도 높다. 3년 새 한국 사격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한국 사격은 도쿄 올림픽에서의 부진 이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대한사격연맹은 우선 ‘구원투수’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소총 금메달리스트인 이은철을 경기력향상위원장으로 어렵게 모셨다. 지금은 실무 부회장을 맡고 있다. 선수 은퇴 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사업가로 일하던 이 부회장은 한국 사격 부활을 위해 선뜻 사격계로 돌아왔다. 작년 초 부임한 그가 가장 먼저 손을 댄 건 국가대표 선수 선발 방식이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부터 사격은 결선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선수를 한 명씩 차례로 탈락시키는 ‘녹아웃’ 방식을 도입했다. 그런데 한국은 도쿄 올림픽 때까지 국가대표를 뽑으면서 각자 정해진 발수를 쏜 뒤 고득점 순으로 선발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 녹아웃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고 이는 결국 도쿄 대회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한국은 6개 종목에서 결선에 올랐지만 메달을 딴 선수는 여자 25m 권총의 김민정(은메달) 한 명뿐이었다. 한국 사격은 이번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처음으로 결선 녹아웃 방식을 적용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본선에서 잘 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이 더 치열한 결선에서 마침표를 잘 찍는 게 훨씬 중요했다”며 “이후로 선수들 기록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했다. 사격과 함께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 사냥에 앞장서고 있는 양궁과 펜싱은 오랜 시간에 걸쳐 차근차근 구축한 시스템의 도움으로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대한양궁협회는 충북 진천선수촌에 파리 올림픽 사격 경기장을 똑같이 옮겨놓은 세트를 설치해 대표팀 선수들의 적응을 도왔다. 이번 대회 기간엔 경기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호텔 한 층을 통째로 빌렸다. 선수들의 이동 시간을 줄여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게 해주겠다는 배려에서다. 30일 남자 단체전 우승으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김우진은 “우리는 모든 걸 협회에 맡기고 활 쏘는 데만 집중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 펜싱은 국제무대 경험이 웬만큼 쌓이기 시작하면서 올림픽에서 빛을 보기 시작한 경우다. 한국 펜싱의 올림픽 첫 금메달은 2000년 시드니 대회에 이르러서다. 김영호가 남자 플레뢰 개인전에서 땄다. 그리고 또 12년이 지나서야 금메달이 나왔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 2개, 은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세계 펜싱계를 놀라게 했다. 국제대회 출전 횟수가 크게 늘면서 경기력이 대폭 상승했다. 이전까지 한국 펜싱은 출전에 따른 비용 부담 때문에 국제그랑프리 등 1년에 여러 차례 열리는 시리즈 대회엔 많이 나가지 못했고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등 연 단위 개최 대회 위주로 출전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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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승까지 한세트도 안 내준 양궁 男단체, 올림픽 3연속 金

    이우석(27) 김제덕(20) 김우진(32)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이 파리 올림픽 개최국 프랑스를 꺾고 이 대회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30일 오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끝난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프랑스를 세트 스코어 5-1(57-57, 59-58, 59-56)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 이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남자 양궁은 이로써 올림픽 단체전 3연패에 성공했다. 전날 여자 대표팀이 단체전 10연패를 이룬 터라 한국 남녀 양궁은 올림픽 동반 3연패도 이뤘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보태며 1984년 이후 이날까지 모두 29개의 금메달을 합작했다. 앞선 두 대회에서 모두 단체전 금메달을 땄던 ‘맏형’ 김우진은 이번에도 후배들과 함께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올랐다. 한국 양궁 역사상 세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건 김우진이 처음이다. 김우진은 “올림픽에 3번 나와 단체전 3연패를 해 뜻깊게 생각한다. 항상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어 감사하다. 이 순간 기분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과 혼성전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던 김제덕도 개인 통산 3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올림픽과 유독 인연이 없었던 이우석은 생애 첫 올림픽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금메달에 입을 맞췄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됐던 이우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 개최가 1년 미뤄지면서 다음 해 다시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번 남자 대표팀은 대회 전부터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력과 경험 모두 흠잡을 데 없었기 때문이다. 이우석은 올림픽은 처음이지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르는 등 다양한 국제대회 경험을 갖고 있었다. 이번 대회 남자 랭킹 라운드 1위로 1번 시드를 받은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은 8강전과 4강전에 이어 결승전까지 상대 팀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8강전에서 일본을 세트 스코어 6-0으로 완파했고, 준결승과 결승에서 만난 중국과 프랑스에는 한 세트씩만 비겼다. 특히 이우석은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6발의 화살을 모두 10점에 꽂아 넣으며 금메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한때 한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오선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프랑스 남자 대표팀은 만만치 않은 실력을 선보였으나 한국의 적수가 되진 못했다. 한국은 2세트와 3세트에서 모두 59점씩 기록했는데 이는 6개의 화살 중 5개가 10점, 1개만이 9점 과녁에 맞은 것을 의미한다. 이번 대회에서 이미 두 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 대표팀은 남은 혼성전과 남녀 개인전까지 5개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한다. 내달 2일 열리는 혼성전에는 남녀부 랭킹 라운드 1위를 각각 차지한 김우진과 임시현이 출전한다. 여자 개인전은 내달 3일, 남자 개인전은 내달 4일 각각 열린다. 이미 금메달 한 개씩을 딴 김우진과 임시현은 3관왕에 오를 수도 있다. 한국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선 남자 개인전을 제외하고 4개의 금메달을 땄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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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세 최연소 국대, 한국 100번째 金 쐈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143명 중 나이가 가장 어린 반효진(대구체육고 2학년)이 한국의 여름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반효진은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 결선에서 올림픽 타이기록인 251.8점을 쏴 금메달을 땄다. 2007년 9월 20일생으로 이날 16세 10개월 18일이던 반효진은 여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연소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종전 기록은 이번 대회 양궁에 출전한 김제덕(20)이 2021년 도쿄 대회 혼성전 금메달을 땄을 때의 17세 3개월 12일이다. 반효진은 전날 이 종목 본선에서 60발 합계 634.5점을 쏴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올림픽 기록이었다. 이날 결선에서 반효진은 경기 초반부터 황위팅(18·중국)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다. 두 선수는 251.8점으로 동점이 돼 슛오프에 들어갔는데 반효진이 10.4점, 황위팅이 10.3점을 쏴 0.1점 차이로 메달 색깔이 갈렸다. 한국 사격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이기도 한 반효진은 여고생 소총 명사수 계보를 이어갔다. 여갑순이 서울체고 3학년이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선 유성여고 3학년이던 강초현이 여자 소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진(32) 이우석(27) 김제덕으로 구성된 남자 양궁 대표팀은 30일 올림픽 단체전 3연패에 성공하며 전날 10연패를 이룬 여자 양궁 대표팀과 대회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양궁 대표팀은 결승에서 대회 개최국 프랑스를 세트 점수 5-1로 물리쳤다.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태극마크를 단 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22)는 30일 여자 유도 57kg급 결승에서 크리스타 데구치(29·캐나다)에게 반칙패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3년차 사격 소녀 “‘어디까지 성장할래’라는 말 나오게 하겠다”[PARiS 2024]17세 반효진, 10m 공기소총 金中선수에 1.3점 앞서다 동점 허용… 마지막 슛오프 10.4 대 10.3 승리“하늘이 준 기회, 너무 벅차올라… 떡볶이 마라탕 치킨 다 먹고싶어”29일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셔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에선 반효진(17)과 중국 황위팅(18)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8명의 결선 진출자 중 10대 명사수 2명만 남은 대결을 두고 현지 중계진 사이에선 “사격이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라는 극찬이 나왔다. 마지막 두 발을 남기고 승기를 잡은 건 반효진이었다. 0.1점 차로 승부가 갈리곤 하는 이 종목에서 1.3점이나 앞서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그리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반효진은 23번째 격발에 9.9점을, 24번째엔 9.6점을 기록했다. 이 두 발을 두고 반효진은 “그렇게 크게 (과녁 밖으로) 빠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황위팅은 10.3점과 10.5점을 쐈다. 두 선수는 동점이 됐다. 마지막 한 발로 승부를 결정짓는 슛오프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쫓기는 쪽은 반효진일 것 같았다. 하지만 ‘강철 멘털’ 반효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반효진은 “당황하긴 했다. 그래도 슛오프에 가게 된 건 하늘이 제게 주신 금메달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한 발을 더 소중히 쐈다”고 했다. 먼저 방아쇠를 당긴 건 황위팅이었다. 10.3점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반효진의 한 발. 탁∼ 소리와 함께 과녁 한중간이 뚫렸다. 10.4점. 0.1점 차 승리였다. 경기 내내 신중하던 반효진의 얼굴에 마침내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 한 발로 반효진은 한국의 여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 여름올림픽 역대 최연소 금메달(만 16세 10개월 18일), 사격 선수 최연소 메달 등 여러 기록을 새로 남겼다. 활짝 웃다가 잠시 눈물을 보인 반효진은 “함께 출전한 선수들, 코치님들까지 너무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제가 금메달을 따서 잠시 벅차올랐다. 언니들도 울면서 뛰어오더라. 엄청 눈물이 났다”고 했다. 반효진은 또 “영상 통화로 얼마 전에 태어난 조카 얼굴도 보고, 언니와 엄마 아빠도 봤다. 빨리 한국 돌아가서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 떡볶이와 마라탕, 치킨까지 다 먹고 싶다”며 여고생다운 모습을 보였다. 반효진은 제대로 총을 잡은 지 3년밖에 되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21년 같은 학교 사격부 친구 전보민(대구체육고)을 따라 처음 사격에 입문했다. 이전까진 놀이공원이나 오락실 같은 곳에서도 총 한번 쏴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한 달 조금 지나 출전한 대구시장배 대회에서 1위를 하며 ‘사격 천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그는 사격 대표팀의 ‘비밀병기’로 평가받았다. 특유의 낙천적이고 천진난만한 성격 덕분에 ‘대형 사고’를 칠 수도 있다는 게 대표팀의 판단이었다. 먹는 걸 좋아하는 그는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때도 “육회비빔밥을 먹고 싶다”더니 곧바로 선발전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이전까지 국제대회에선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올림픽 전에 출전한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월드컵에서 42위를 했다가 다음 대회인 뮌헨 월드컵에선 2위를 하는 식이었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27일 최대한과 짝을 이뤄 출전한 혼성전에서 22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전날 열린 공기소총 10m 본선에선 60발 합계 634.5점으로 올림픽 본선 기록을 세우며 전체 1위에 올랐다. 그리고 바로 이튿날 그 여세를 몰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처음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올림픽 기록과 올림픽 타이기록까지 세운 반효진은 “사격을 시작한 지 3년밖에 안 돼서 최대한 겸손해지려 한다. 경기를 나갈 때마다 ‘하나라도 더 배우자’고 생각한다”며 “이번 올림픽에서도 똑같았다. 앞으로도 ‘쟤는 어디까지 성장할 생각이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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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0발 쏘며 뽑힌 내가 해야지” 무명부담 날린 10점 맏언니

    전훈영(30) 임시현(21) 남수현(19)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9일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슛오프 끝에 중국을 5-4로 물리치고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맏언니’ 전훈영의 눈에선 계속 눈물이 흘렀다. 기쁨의 눈물이라기보다는 후련함의 눈물이었다. 전훈영은 경기 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막 났다. 그동안 힘들었던 게 생각이 나서…”라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전훈영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는 후배들을 이끌어야 할 대표팀 맏언니였다. 하지만 자신도 파리 올림픽은 처음 출전하는 메이저대회였다. 세 선수 모두 올림픽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없다는 게 이번 대표팀의 큰 약점으로 지적됐다. 파리 올림픽에는 여자 단체전 10연패도 걸려 있어 부담은 더 컸다. 가장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했던 건 전훈영이었다. 그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10연패 달성이라는 게 너무 부담됐고, 개인적으로도 메이저대회 첫 출전이다 보니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나라도 걱정됐을 것 같다. 나는 팬들이 전혀 모르던 선수였다. 그래도 ‘공정한 과정을 거쳐 내가 선발돼 버렸는데 어떡하나? 그냥 내가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훈련 과정을 버텼다”고 했다. 불안한 마음이 들 때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동안 올림픽 출전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4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 2관왕 출신인 그는 2020년 열린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당당히 통과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는 바람에 국가대표 선발전을 다시 치러야 했고, 결과는 탈락이었다. 이후 3년간 절치부심한 그는 파리 올림픽 선발전에서 최종 2위를 했다. 30대가 된 뒤에야 마침내 ‘바늘구멍’을 뚫었다. 공정한 과정을 거쳐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사실 자체가 그에겐 엄청난 힘이 됐다. 세 차례의 선발전과 두 차례의 평가전을 거치면서 쐈던 약 2500발의 화살 하나하나가 그를 버티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렇게 어렵게 선 올림픽 무대였지만 초반엔 잠시 흔들렸다. 대만과의 8강전에 대표팀 1번 사수로 나선 그는 8개의 화살 중 8점 이하를 쏜 게 5개나 됐다. 4번째 화살은 7점이었다. 그의 부진을 후배 임시현과 남수현이 대신 잘 메워줬다. 네덜란드와의 4강전부터는 영점이 잡히기 시작했다. 8개의 화살 중 4개를 10점에 꽂았다. 특히 세트스코어 2-4로 뒤진 4세트 첫 발에 10점을 쏘며 분위기를 바꿔놨다. 한국은 슛오프 끝에 결승에 진출했다. 전훈영은 중국과의 결승전에서도 4세트까지 10점을 다섯 번 기록했고 슛오프 첫 발에서도 10점을 쏘며 올림픽 10연패의 주역이 됐다. 전훈영은 “단체전 10연패를 가장 큰 목표로 생각하고 파리에 왔다. 이제 그 목표를 이뤘기에 개인전에서는 좀 더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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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궁 女단체 ‘금금금금금금금금금금’ 10연패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했다. 양궁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36년간 단 한 번도 정상을 내주지 않으며 ‘무적(無敵)’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의 에이스 오상욱(28)은 한국 선수단에 파리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의 대회 첫 메달과 두 번째 금메달은 사격에서 나왔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50명) 이후 가장 적은 143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이 때문에 역시 몬트리올 대회(금메달 1개) 이후 가장 적은 금메달 5개 정도를 목표로 삼았는데 대회 개막 후 첫 주말 이틀간 금 3개, 은 2개, 동메달 1개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남수현(19) 임시현(21) 전훈영(30)으로 구성된 여자 양궁 대표팀은 29일 파리 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과 세트 스코어 4-4로 비긴 뒤 슛오프 끝에 29-27로 승리를 거두고 10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세 선수 모두 올림픽 첫 출전이어서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거론됐었는데 태극 여궁사들의 ‘무적 DNA’를 자랑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이들 3명은 한국의 여름올림픽 통산 99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오상욱은 28일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꺾고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었다. 오상욱은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 개인전에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한국 남자 선수가 사브르 개인전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도 오상욱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 성적은 김정환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연속으로 남긴 동메달이다. 오상욱은 192cm, 몸무게 94kg의 큰 체구에도 발이 빠르다. 윙스팬(양팔을 벌렸을 때의 길이)도 205cm나 된다. 오상욱은 “몰랐는데 결승전이 끝나고 나서 얘기해 줘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내게는 더 큰 영광”이라고 했다. 오예진(19)은 이날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금메달, 김예지(32)는 은메달을 땄다. 전날 열린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전에선 2000년생 동갑내기 박하준-금지현 조가 은메달을 따 한국 선수단에 대회 첫 메달을 기록했다. 김우민(23)은 28일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50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수영 역대 5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한국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4개의 메달을 땄는데 모두 박태환의 것이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2개(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 2012년 런던 대회 같은 종목에서 각각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우민은 “올림픽 메달을 따서 좋지만 동메달로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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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샛별’ 오예진-‘엄마 총잡이’ 김예지 동반 金-銀… 한국 사격 일냈다

    ‘사격 샛별’ 오예진(19)과 ‘엄마 사수’ 김예지(32)가 파리 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예진은 28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대회 기록(243.2점)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오상욱에 이어 한국 선수단 두 번째 금메달이다.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발까지 오예진과 경쟁을 벌인 김예지는 241.3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사격 선수가 올림픽 시상대에 함께 오른 건 2012년 런던 대회 50m 권총 진종오(금메달), 최영래(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오예진은 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50m 권총 진종오 이후 한국 선수로는 8년 만에 올림픽 결선 신기록도 작성했다. 지난해부터 한국 사격의 샛별로 떠오른 오예진을 위한 무대였다. 오예진은 고등학생이던 지난해 고등부로 출전한 9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차세대 특급 유망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운 오예진은 고교 대회와 별도로 국제대회에도 두 차례 출전했다.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해선 국제사격연맹(ISSF)이 공식 인증하는 2개 이상 국제대회에 출전해 랭킹 포인트를 쌓아야 했기 때문이다. 성인 무대 경력이 거의 없었던 그는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 자비를 들여 출전해야 했다. 하지만 처음 출전한 성인 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1위에 오르며 타고난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작년 11월 창원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그는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도 ‘출전=우승’ 공식을 그대로 이어갔다. 대회 개막 전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였지만 27일 열린 본선에서 깜짝 2위를 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바로 이튿날 열린 10m 결선 시작부터 명중에 명중을 거듭한 끝에 정상에 올랐다. 공기권총 10m 결선은 8명의 출전 선수가 10발을 쏜 뒤 이후 2발씩 쏴서 최저점 선수가 한 명씩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발당 만점은 10.9점이다. 오예진과 김예지는 중반 이후 서로 선두 자리를 주고받았다. 3위 마누 바케르(인도)가 탈락하면서 마지막까지 남은 두 선수는 금메달 경쟁을 벌였다. 김예지가 첫 발에서 9.7점에 그친 사이 오예진은 10.0점을 쏴 점수 차를 1.1점까지 벌렸다. 오예진은 마지막 발에서도 10.6점으로 높은 점수를 쏴 올림픽 결선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우승을 확정 지은 오예진이 마침내 환한 미소를 띠자 김예지는 그를 끌어안으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진 두 선수는 이후 함께 태극기를 펴 보이며 동반 메달을 자축했다. 전날 한국 사격 대표팀은 2000년생 동갑내기 친구 금지현-박하준 조가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 은메달로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따내는 등 대회 초반 메달 사냥에 앞장서고 있다. 29일에는 한국 선수단 최연소인 반효진(17)이 여자 공기소총 10m 개인전 메달에 도전한다. 반효진은 28일 열린 본선에서 634.5점의 올림픽 기록으로 1위에 오르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사격 종목에서 고등학생 선수가 올림픽에 나선 건 2004 아테네 대회 여자 공기권총 안수경 이후 20년 만이다. 그는 역대 올림픽 최연소 한국 사격 선수 기록까지 갖고 있다. 이 종목에 함께 출전한 금지현은 9위로 경기를 마쳐 8위까지 주는 결선 티켓을 놓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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