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김보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45

추천

안녕하세요 김보라 기자입니다.

purple@donga.com

취재분야

2026-03-02~2026-04-01
미국/북미37%
국제정세17%
국제일반17%
중동17%
국제경제7%
국제인물3%
러시아2%
  • 美이민단속국 저격한 총탄에 ‘안티 ICE’…트럼프 “좌파 테러범 소행”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24일(현지 시간) 총격이 가해져, 구금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 현지 수사당국은 총격범 조슈아 얀(29)이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고,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이날 사건 현장에서는 얀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ICE 반대(ANTI-ICE)’ 문구가 적힌 미사용 탄환이 발견됐다. 국토안보부 산하 ICE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불법이민자 단속과 체포, 구금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에 따라, 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을 갖고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앞서 10일 청년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숨진 지 꼭 2주 만에 또다시 정치적 동기로 의심되는 총기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사회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J D 밴스 부통령,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커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 또한 “급진 좌파 테러범들의 폭력”이라고 규정하며 미국 진보 진영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티 ICE’ 총알 발견AP통신 등에 따르면 댈러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40분경 ICE 구금시설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시설에 있던 구금자 3명이 총격범 얀이 쏜 총에 맞아 1명이 숨지고 2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사상자 신원은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상자 중 1명은 멕시코 국적인 것으로 드러났다.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X에 총격범 얀의 주변에서 ‘안티 ICE’라는 문구가 적힌 총알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얀은 몇 달 전까지 댈러스 북쪽 교외에서 부모님과 함께 거주했다. 2015년에 마리화나 판매 혐의로 기소당한 기록이 남아 있다.얀은 특별한 정치적 활동에 나선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020년 3월 텍사스주에서 열린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 때 투표했다. 잠시 살았던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무소속 유권자’로 자신을 등록했다.얀의 주변 인물들은 그가 총격 사건을 저지를 것으로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얀의 형인 노아는 NBC방송에 “내가 아는 한 그는 ICE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느 쪽의 정치에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얀을 2주 전 부모와 함께 본 게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급진 좌파 테러범 소행”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정신 나간 범인이 탄피에 ‘안티 ICE’라고 썼다. 커크의 암살 후에도 계속되는 급진 좌파 테러범들의 폭력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번 주에 좌파 단체 ‘안티파’를 포함한 국내 테러 조직을 해체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원들에게 당장 ICE와 법 집행 기관에 대한 수사(修辭)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야당 민주당 일각에서 무리한 단속을 감행한다며 ICE를 ‘나치’에 비유한 것을 가리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ICE는 이달초 조지아주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공사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대규모 체포 및 구금 조치를 주도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밴스 부통령도 같은 날 “총격범은 법 집행기관을 노리려는 정치적 동기를 가졌다. 이런 공격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이런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놈 국토안보장관도 “이 끔찍한 공격은 ICE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반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이 오히려 ICE에 대한 공격을 야기하고 있고 지적한다. 로이터통신은 “ICE가 불법 이민자를 대규모로 단속하기 위해 곳곳에 요원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민주당, 자유주의 활동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요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강경한 반이민 정책 속에 늘어나는 ICE에 대한 공격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같은 해 6월까지 ICE 요원에 대한 폭력 사건은 최소 79건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10건의 약 8배다.특히 멕시코와 국경을 접했으며 많은 중남미 출신 불법 이민자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통로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폭력 사건이 빈번하다. 올 7월에도 텍사스주 앨버레이도에 있는 ICE 구금시설, 인근 매캘런의 국경순찰대 시설에서 각각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5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백악관 바이든 사진 빼고 ‘오토펜’ 걸어 조롱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백악관에 역대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는 기념 공간을 만들면서 직전 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자리엔 ‘오토펜(Autopen·자동 서명기)’ 사진을 걸었다. 그간 꾸준히 의혹이 제기돼 온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 논란을 부각시키고, 그를 조롱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은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 새로운 것이 생겼다”며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 등이 있는 백악관 업무동인 웨스트윙 주랑에 새로 조성된 역대 대통령 기념 공간인 ‘대통령 명예의 거리(Presidential Walk of Fame)’ 사진을 공개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사진이 걸려있는 가운데, 46대인 바이든 전 대통령 자리에는 그의 사진 대신 오토펜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이름을 적는 사진이 걸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인지력 저하를 겪었음에도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바이든 전 대통령의 참모들이 그에게 보고하지 않고 오토펜으로 여러 주요 정책에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올 5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전립선암 진단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그런 위험한 단계에 이르려면 수년은 걸린다”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오토펜을 사용한 것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또 6월엔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대통령은 “분명히 말하지만 대통령 재임 기간 사면과 행정명령, 입법 등의 결정은 내가 내렸다”고 반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뒤 ‘대통령 명예의 거리’ 조성 뿐 아니라 다양한 백악관 시설 개편을 추진 중이다. 그는 백악관 내 정원인 ‘로즈가든’에도 잔디 대신 대리석 등 석재를 깔아 연회장을 만들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5
    • 좋아요
    • 코멘트
  • 키멀 “기이한 시간 보내” 방송 복귀하자마자 ‘트럼프 때리기’[지금, 이 사람]

    “나와 타이레놀 최고경영자(CEO) 중 누가 더 기이한 48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최근 총기 테러로 숨진 미국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에 대한 발언 논란으로 잠시 방송을 중단했던 미국 ABC방송의 유명 진행자 겸 코미디언 지미 키멀(58·사진)이 23일 복귀했다. 그는 복귀 첫 방송에서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한 근거 없이 “임신부는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타이레놀 제조·판매사 경영진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비판했다. 이날 방청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키멀은 “대통령이 싫어하는 코미디언을 침묵시키겠다는 위협은 미국의 가치에 반한다”며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이유로 미국인의 생계를 빼앗는 게 우리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대통령을 비판했다. 다만 그는 커크 관련 발언에 대해 “젊은이의 살인 사건을 가볍게 여길 의도, 특정 집단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키멀은 앞서 15일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마가(MAGA)’를 거론하며 “‘마가 갱단’이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커크의 살해범을 자신과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해 보수 진영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17일 ABC방송의 모회사 월트디즈니는 키멀 쇼의 제작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진보 진영 등에서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월트디즈니 측은 22일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다만 키멀의 복귀에 따른 논란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방송 직전 트루스소셜에 “야당 민주당에 편향적인 ‘쓰레기 방송’을 99% 내보내는 사람(키멀)을 왜 다시 데려오려 하는가”라며 반발했다. 이어 “키멀은 민주당의 또 다른 하수인”이라며 그의 복귀가 “중대한 불법 선거 기부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BC방송에 대한 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점을 거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키멀의 방송을 미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주요 지역 방송을 소유한 넥스타, 싱클레어 등은 ‘지미 키멀 라이브 쇼’에 대한 방송 중단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복귀한 지미 키멀, 트럼프부터 때렸다…타이레놀 논란 비판

    “나와 타이레놀 최고경영자(CEO) 중 누가 더 기이한 48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최근 총기 테러로 숨진 미국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에 대한 발언 논란으로 잠시 방송을 중단했던 미국 ABC방송의 유명 진행자 겸 코미디언 지미 키멀(58·사진)이 23일 복귀했다. 그는 복귀 첫 방송에서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한 근거 없이 “임산부는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아야한다”고 주장해 타이레놀 경영진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비판했다.이날 방청객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키멀은 “대통령이 싫어하는 코미디언을 침묵시키겠다는 위협은 미국의 가치에 반한다”며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이유로 미국인의 생계를 빼앗는 게 우리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대통령을 비판했다.다만 그는 커크 관련 발언에 대해 “젊은이의 살인 사건을 가볍게 여길 의도, 특정 집단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키멀은 앞서 15일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마가(MAGA)’를 거 론하며 “‘마가 갱단’이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커크의 살해범을 자신과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해 보수 진영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17일 ABC방송의 모회사 월트디즈니는 키멀쇼의 제작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진보 진영 등에서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월트디즈니 측은 22일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다만 키멀의 복귀에 따른 논란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방송 직전 트루스소셜에 “야당 민주당에 편향적인 ‘쓰레기 방송’을 99% 내보내는 사람(키멀)을 왜 다시 데려오려 하는가”라며 반발했다. 이어 “키멀은 민주당의 또 다른 하수인”이라며 그의 복귀가 “중대한 불법 선거 기부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BC방송에 대한 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점을 거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키멀의 방송을 미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주요 지역 방송을 소유한 넥스타, 싱클레어 등은 ‘지미 키멀 라이브 쇼’에 대한 방송 중단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4
    • 좋아요
    • 코멘트
  • 50% 관세 이어 H-1B 비자 수수료 폭탄… 경제 타격 인도, 美와 관계도 급속 악화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인도와 미국의 관계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50%의 ‘폭탄 관세’를 부과한 데다 최근 인도계 전문직 근로자가 집중적인 수혜를 받고 있는 ‘H-1B’ 비자의 수수료 또한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39만9395명이 H-1B 비자를 받았는데 이 중 인도계가 28만3397명으로 약 71%를 차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존 1000달러(약 140만 원)였던 이 비자의 발급 수수료를 21일부터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올렸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인상 조치가 연간 2800억 달러(약 392조 원) 규모인 인도의 정보기술(IT) 및 서비스 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IT 산업단체 ‘나스콤’은 성명을 통해 “IT 직종의 H-1B 노동자들은 미국 안보에 위협적이지 않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처사를 비판했다. 10만 달러의 비자 수수료가 일종의 비(非)관세 장벽이며 인도 경제, 인도와 미국의 관계 등에도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우려했다. 해외에서 일하는 인도 근로자의 고국 송금이 대폭 줄어들고 이 여파로 인도 루피화 가치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내 인도계 숙련 노동자들은 해마다 최소 350억 달러(약 48조8000억 원)를 고국으로 송금한다. 지난해 기준 인도 국내총생산(GDP)에서 해외 송금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3.5%에 달했다. 201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지만 최근 청년실업 등으로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IT 서비스 부문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대거 공급하는 분야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12만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고 직간접 고용 인원 또한 600만 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IT 산업이 타격받으면 모디 정권의 지지율 또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양국의 관계 악화가 국제 정세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와 밀착했다.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의 협의체 ‘쿼드’ 또한 중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서방의 제재에도 계속 수입한다는 점에 상당한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모디 총리 또한 중국 러시아 등과 밀착하며 미국에 맞섰다. 모디 총리는 1일 중국에서 열린 반(反)서방 성격의 다자기구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젠슨황-올트먼, 140조 ‘AI 동맹’… 데이터센터 함께 만든다

    미국의 인공지능(AI) 대장 기업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손을 잡고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해 엔비디아가 오픈AI 주주가 되고, 오픈AI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원전 10기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현재 전 세계 AI 산업을 이끌고 있는 두 거물 기업이 ‘동맹’을 맺고 글로벌 AI 컴퓨팅 인프라 패권을 더욱 확대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손잡은 두 거물… 원전 10기 규모 인프라 만든다 22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와 오픈AI는 새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거래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투자는 차세대 모델을 학습, 운영해 초지능(superintelligence) 구현을 향한 길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부 계약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엔비디아가 총 1000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오픈AI 주주가 된다. 오픈AI는 투자금을 이용해 10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전력량으로 원전 10기 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한 CNBC 인터뷰에서 “10GW는 AI 가속기 400만∼500만 개에 해당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라며 “이는 엔비디아가 올해 출하할 AI 가속기 전체 물량과 맞먹고 지난해와 비교하면 2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올트먼 CEO는 “컴퓨팅 인프라는 미래 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는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AI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두 회사는 우선 100억 달러를 투자해 2026년 하반기(7∼12월)까지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이 쓰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첫 100억 달러는 계약 체결 즉시 현금으로 지급되고 인프라 구축 단계마다 증액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100억 달러 투자를 통해 오픈AI 지분 약 2%를 받게 된다.● “폭발적 AI 수요 보여 주는 계약” 이번 계약이 그동안 제기된 ‘AI 거품론’을 일부 불식시킨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올트먼 CEO가 8월 ‘AI 버블’ 발언을 한 이후 투자자 불안에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는 등 AI 산업의 미래 성장을 둘러싸고 논쟁이 진행돼 왔다. 하지만 AI 시장의 선두에 선 두 기업이 함께 1000억 달러 수준의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이런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빅테크들이 10GW에 이르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선 것 자체가 미래 AI 수요를 보여 주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CNN은 이번 계약에 대해 “챗GPT 같은 AI 도구와 이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에 대한 폭발적 수요를 보여주는 초대형 계약”이라고 전했다.한편 이번 협력으로 그동안 오픈AI가 추진하던 ‘탈엔비디아’ 구상이 달라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간 엔비디아에 전적으로 AI 칩을 의존하던 오픈AI는 최근 브로드컴 등과 자체 AI 칩 개발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대규모 투자를 기점으로 오픈AI가 엔비디아를 전략적 우선 파트너로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오픈AI는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마이크로소프트(MS),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과 함께 진행하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고객사인 오픈AI를 잃지 않고 엔비디아 주도 생태계를 확고하게 지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이 우리의 다른 고객사에 대한 제품 공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관세에 비자 폭탄까지… 美-印 관계 악화일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인도와 미국의 관계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50%의 ‘폭탄 관세’를 부과한 데다 최근 인도계 전문직 근로자가 집중적인 수혜를 받고 있는 ‘H-1B’ 비자의 수수료 또한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다.미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39만9395명이 H-1B 비자를 받았는데 이 중 인도계가 28만3397명으로 약 71%를 차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존 1000달러(약 140만 원)였던 이 비자의 발급 수수료를 21일부터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올렸다.23일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인상 조치가 연간 2800억 달러(약 392조 원) 규모인 인도의 정보기술(IT) 및 서비스 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IT 산업단체 ‘나스콤’은 성명을 통해 “IT 직종의 H-1B 노동자들은 미국 안보에 위협적이지 않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처사를 비판했다. 10만 달러의 비자 수수료가 일종의 비(非)관세 장벽이며 인도 경제, 인도와 미국과의 관계 등에도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우려했다.해외에서 일하는 인도 근로자의 고국 송금이 대폭 줄어들고 이 여파로 인도 루피화 가치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내 인도계 숙련 노동자들은 해마다 최소 350억 달러(약 48조8000억 원)를 고국으로 송금한다. 지난해 기준 인도 국내총생산(GDP)에서 해외 송금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3.5%에 달했다.201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지만 최근 청년실업 등으로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IT 서비스 부문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대거 공급하는 분야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12만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고 직간접 고용 인원 또한 600만 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IT 산업이 타격받으면 모디 정권의 지지율 또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양국의 관계 악화가 국제 정세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와 밀착했다.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의 협의체 ‘쿼드’ 또한 중시했다.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서방의 제재에도 계속 수입한다는 점에 상당한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모디 총리 또한 중국, 러시아 등과 밀착하며 미국에 맞섰다. 모디 총리는 1일 중국에서 열린 반(反)서방 성격의 다자기구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 블라미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3
    • 좋아요
    • 코멘트
  • 자민당 총재 출마 고이즈미 “한일관계 진전시킬것”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사진) 일본 농림수산상이 20일 도쿄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한일관계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전 경제안보상과 더불어 양강 후보로 꼽힌다.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한일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 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정상 차원에서도 셔틀 외교를 계속하고 정상 간 신뢰 관계를 구축해 양국 관계를 한층 더 진전해 가고자 한다”고 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해선 “(의원) 당선 이후 매년 참배하는 데 대해 문제가 없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어디라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건 분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의 마음, 평화에 대한 맹세는 당연한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총리 취임 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지에 대해선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2001∼2006년 집권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이다. 2009년 중의원(하원)에 당선된 후 내리 5선을 했다. 지지통신이 12∼15일 남녀 200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을 차기 총리로 지지한다는 응답이 23.8%로 가장 많았다. 경쟁자인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21.0%로 2위였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머스크-멜라니아도 받은 ‘H-1B’ 비자… 트럼프 ‘아메리칸 드림’에 빗장 걸어

    H-1B 비자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를 중심으로 금융, 의학, 문화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고급 외국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1990년 마련됐다.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외국의 숙련된 인력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이민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 비자로는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 및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외국의 많은 인력이 H-1B를 통해 미국 기업에 취업한 뒤 장기간 미국에서 거주해 왔다. 미국 빅테크 업계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 중에도 H-1B 비자를 통해 미국에 정착한 경우가 많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자신이 H-1B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X를 통해 “H-1B 비자가 없었다면 내가 스페이스X, 테슬라 등 미국을 강하게 만든 글로벌 기업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며 “H-1B가 외국의 두뇌를 유치해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을 번성하게 했다”고 주장했다.인도 출신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브라질에서 온 마이크 크리거 인스타그램 공동창립자도 H-1B를 발급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H-1B 비자로 미국에 정착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1996년 슬로베니아에서 관광비자로 미국에 온 멜라니아 여사는 이후 H-1B를 발급받아 모델로 활동했다. 미국 이민국(USCIS)에 따르면 H-1B 신규 발급은 매년 8만5000개(학사 이상 6만5000명, 석박사 2만 명)로 제한되지만 통상 신청에는 수십만 명이 몰린다. 지난해에는 75만8000여 명이 신규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 H-1B가 가장 많이 발급된 국가는 인도다. 지난해의 경우 약 70%가 인도 출신에게 발급됐다. IT 분야를 중심으로 인도 인력들의 빅테크 진출과 연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다음으로는 중국(11.7%)이 많았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3983명(1.0%)이 이 비자를 발급받아 5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인의 경우 연평균 2000명 정도가 H-1B 비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관세 때려놓고 투자 압박하는 美, 외국인력엔 장벽 높여

    1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전문직 취업 비자(H-1B) 발급 수수료 100배 인상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反)이민 기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치로 해외 고급 인력을 H-1B 비자로 데려온 미국 주요 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내 인력 고용을 늘린다는 명목으로 비자 발급 비용을 1인당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크게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근로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번 조치는 그 약속의 이행”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한국 등 주요국을 상대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투자를 종용하면서도, 외국 인력이 미국에 들어오는 건 막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마가 “H-1B, 美 노동자 설 자리 없애” 비판 그간 H-1B는 미국에 정착하려는 과학기술 분야 인력들이 가장 선호하는 비자로 꼽혀 왔다. 또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도로 여겨졌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는 H-1B 발급이 추첨임에도 정보기술(IT) 분야 인력이 많은 인도계에 편중되는 상황을 지적해 왔다. 또 “고숙련 노동자가 아닌 단순 코딩 등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를 데려와 미국인 노동자가 설 자리를 없애는 제도”라고 비판해 왔다. 하지만 미국 산업계에서 H-1B는 필요한 제도로 인식돼 왔다. 실제로 H-1B 발급 수수료는 근로자가 아닌 고용주가 지불하도록 돼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고용주는 H-1B 비자 신청을 위한 노동 조건 신청서(ETA-9035), 고용주 청원서(I-129) 등 관련 비용을 급여 공제 등 어떤 방식으로든 근로자에게 부담하게 해선 안 된다. 학생 비자(F-1)에서 H-1B로 전환할 때도 고용주가 수수료를 내도록 돼 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H-1B의 연간 수수료를 대폭 증액함에 따라 고용주들의 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게 된 것.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변화가 인공지능 같은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기업뿐 아니라 H-1B를 통해 확보한 대학 연구진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인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 주요 기업들이 해외로 나간 H-1B 비자 발급 직원들을 긴급 소환하는 등 혼란이 커지자,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신규 비자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포고문 서명식에 배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발언과 다른 내용이다. 러트닉 장관은 “핵심은 연 단위(수수료)라는 것”이라며 “최대 6년까지 적용돼 매년 10만 달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인의 미국 유입 문턱을 높이기 위해 비자 발급 비용은 높이고, 체류 기간은 단축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기존 투자이민 제도를 폐지하고, 개인이 100만 달러(법인은 200만 달러)를 기부할 경우 영주권을 부여하는 ‘골드카드’ 제도 도입 행정명령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서명했다. 지난달부터는 미국 내 불법 체류 가능성이 높은 국가 출신들이 사업이나 관광 관련 비자를 받을 때 1인당 최대 1만5000달러의 ‘비자 보증금’을 예치하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韓 정부 “한국인 쿼터 넓히더라도 비용 부담 우려” 한편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번 H-1B 비자 관련 정책 변화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당국 간 비자 협의에 직접적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쿼터를 넓혀 주더라도 수수료를 올릴 경우 우리 기업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B1(상용비자) 비자의 유연한 적용이나, 한국인 전문인력 대상 비자(E4) 신설을 받아주는 대신 수수료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비자 제도 개선을 논의할 한미 간 워킹그룹(실무조직)은 아직 출범하지 않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25-09-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관세 때려놓고 투자 압박하는 美, 외국인력엔 장벽 높여

    1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전문직 취업 비자(H-1B) 발급 수수료 100배 인상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反)이민 기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치로 해외 고급 인력을 H-1B 비자로 데려온 미국 주요 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내 인력 고용을 늘린다는 명목으로 비자 발급 비용을 1인당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크게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근로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번 조치는 그 약속의 이행”이라고 밝혔다.미국이 한국 등 주요국을 상대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투자를 종용하면서도, 외국 인력이 미국에 들어오는 건 막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마가 “H-1B, 美 노동자 설 자리 없애” 비판그간 H-1B는 미국에 정착하려는 과학기술 분야 인력들이 가장 선호하는 비자로 꼽혀 왔다. 또 미국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는 H-1B 발급이 추첨임에도 정보기술(IT) 분야 인력이 많은 인도계에 편중되는 상황을 지적해왔다. 또 “고숙련 노동자가 아닌 단순 코딩 등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를 데려와 미국 노동자가 설 자리를 없애는 제도”라고 비판해 왔다.하지만 미국 산업계에선 H-1B는 필요한 제도로 인식돼 왔다. 실제로 H-1B 발급 수수료는 근로자가 아닌 고용주가 지불하도록 돼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고용주는 H-1B 비자 신청을 위한 노동 조건 신청서(ETA-9035), 고용주 청원서(I-129) 등 관련 비용을 급여 공제 등 어떤 방식으로든 근로자에게 부담하게 해선 안 된다. 학생 비자(F-1)에서 H-1B로 전환할 때도 고용주가 수수료를 내도록 돼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H-1B의 연간 수수료를 대폭 증액함에 따라 고용주들의 비용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게 된 것.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변화가 인공지능 같은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기업뿐 아니라 H-1B를 통해 확보한 대학 연구진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인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이번 조치로 미국 주요 기업들이 해외로 나간 H-1B 비자 발급 직원들을 긴급 소환하는 등 혼란이 커지자,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신규 비자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포고문 서명식에 배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발언과 다른 내용이다. 러트닉 장관은 “핵심은 연 단위(수수료)라는 것”이라며 “최대 6년까지 적용돼 매년 10만 달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인의 미국 유입 문턱을 높이기 위해 비자 발급 비용은 높이고, 체류 기간을 단축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기존 투자이민 제도를 폐지하고, 개인이 100만 달러(법인은 200만 달러)를 기부할 경우 영주권을 부여하는 ‘골드카드’ 제도 도입 행정명령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서명했다. 지난 달부터는 미국 내 불법 체류 가능성이 높은 국가 출신들이 사업이나 관광 관련 비자를 받을 때 1인당 최대 1만5000 달러의 ‘비자 보증금’을 예치하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韓정부 “한국인 비자 쿼터 넓히더라도 비용 부담 우려”한편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번 H-1B 비자 관련 정책 변화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당국 간 비자 협의에 직접적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쿼터를 넓혀 주더라도 수수료를 올릴 경우 우리 기업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B1(상용비자) 비자의 유연한 적용이나, 한국인 전문인력 대상 비자(E4) 신설을 받아주는 대신 수수료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비자제도 개선을 논의할 한미 간 워킹그룹(실무조직)은 아직 출범하지 않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25-09-21
    • 좋아요
    • 코멘트
  • 고이즈미, 日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 회견서 “韓 중요한 이웃나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 일본 농림수산상이 20일 도쿄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한일관계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전 경제안보상과 더불어 양강 후보로 꼽힌다.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한일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가야 할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정상 차원에서도 셔틀 외교를 계속하고 정상 간 신뢰관계를 구축해 양국 관계를 한층 더 진전해가고자 한다”고 했다.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선 “(의원) 당선 이후 매년 참배하는 데 대해 문제가 없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어디라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건 분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의 마음, 평화에 대한 맹세는 당연한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총리 취임 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지 여부에 대해선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만 답했다.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2001~2006년 집권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이다. 2009년 중의원(하원)에 당선된 후 내리 5선을 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쌀값 폭등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반값 비축미’ 방출로 가격을 내려 주목받았다.지지통신이 12∼15일 남녀 200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고이즈미 의원을 차기 총리로 지지한다는 응답이 23.8%로 가장 많았다. 경쟁자인 다카이치 의원은 21.0%로 2위였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1
    • 좋아요
    • 코멘트
  • 머스크-멜라니아도 전문직 ‘H-1B 비자’로 美 정착했다

    H-1B 비자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를 중심으로 금융, 의학, 문화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고급 외국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1990년 마련됐다. 당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외국의 숙련된 인력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이민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 비자로는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 및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외국의 많은 인력이 H-1B를 통해 미국 기업에 취업한 뒤 장기간 미국에서 거주해 왔다.미국 빅테크 업계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 중에도 H-1B 비자를 통해 미국에 정착한 경우가 많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자신이 H-1B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X를 통해 “H-1B 비자가 없었다면 내가 스페이스X, 테슬라 등 미국을 강하게 만든 글로벌 기업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며 “H-1B가 외국의 두뇌를 유치해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을 번성하게 했다”고 주장했다.실제로 인도 출신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브라질에서 온 마이크 크리거 인스타그램 공동창립자도 H-1B를 발급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H-1B 비자로 미국에 정착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1996년 슬로베니아에서 관광비자로 미국에 온 멜라니아 여사는 이후 H-1B를 발급받아 모델로 활동했다.미국 이민국(USCIS)에 따르면 H-1B 신규 발급은 매년 8만5000개(학사 이상 6만5000명, 석박사 2만 명)로 제한되지만 통상 신청에는 수십만 명이 몰린다. 지난해에는 75만8000여 명이 신규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H-1B가 가장 많이 발급된 국가는 인도다. 지난해의 경우 약 70%가 인도 출신에게 발급됐다. IT 분야를 중심으로 인도 인력들의 빅테크 진출과 연관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다음으로는 중국(11.7%)이 많았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3983명(1.0%)이 이 비자를 발급받아 5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인의 경우 연평균 2000명 정도가 H-1B 비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1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키멀 해고 시청률탓” 오바마 “언론장악 시도”

    “키멀은 재능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의 방송이 중단된 것 또한 시청률 저하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방송 제작이 무기한 중단된 ABC방송의 유명 진행자 지미 키멀(58·사진)을 혹평했다. 키멀, 스티븐 콜베어 CBS방송 진행자 등 자신에게 비판적인 방송인에 대한 보수 진영의 공격이 거듭되는 것이 ‘표현의 자유’ 침해가 아니라는 뜻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국빈방문 마지막 날 취재진에게 “키멀의 방송은 시청률이 매우 낮았고, ABC방송은 오래전에 그를 해고했어야 했다”며 “그걸 표현의 자유라고 부르든 말든 그는 재능 부족으로 해고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주요 방송사의 97%가 나를 반대한다. 면허 박탈이 나을 것”이라고 위협했다.2003년부터 ABC방송의 간판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를 진행해 온 키멀은 15일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지지자이며 10일 연설 도중 피살된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를 거론했다. 당시 키멀은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커크의 암살범인 타일러 로빈슨을 자신들과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려 애쓰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보수 진영은 이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17일 ABC방송은 이 쇼의 편성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8일 ‘X’에서 “수년간 ‘캔슬 컬처’(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인물에 대한 지지 철회)를 비판했던 현 행정부가 미디어 기업을 상대로 일상적으로 위협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기자와 논평가를 해고하라고 몰아가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커크 비판한 지미 키멀쇼 중단에 “낮은 시청률 때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찰리 커크 암살 사건과 관련한 발언으로 방송이 무기한 중단된 미 ABC 방송 간판 심야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에 대해 “재능있는 사람이 아니다. 시청률이 낮았고, ABC는 오래 전에 그를 해고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킹엄셔의 총리 별장 체커스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힌 뒤 “그는 찰리 커크라는 위대한 신사에 대해 끔찍한 발언을 했다”며 “표현의 자유라고 부르든 말든 그는 재능 부족으로 해고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멀은 15일 방송에서 “‘마가 갱단’이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커크를 살해한 소년을 자신들과는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모 발언 영상에 대해선 “4살짜리 아이가 금붕어를 잃고 애도하는 방식”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던 지미 키멀 쇼가 취소됐다. 마침내 해야 할 일을 한 용기를 낸 ABC에 축하를 보낸다”고 적었는데, 이날 재차 키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간 것이다.그는 또 21일 열리는 커크의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임을 거듭 확인한 뒤 “(미국과 영국) 양국이 함께 대서양 양쪽에서 자유라는 영광스러운 전통을 지키는 운동을 이끌길 바란다”고 덧붙였다.다만 키멀의 토크쇼 중단에 대해 미국 내 언론계와 시민사회에서 비판과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MSNBC 방송의 정치평론가 크리스 헤이스는 엑스(X·옛 트위터)에 키멀 쇼 중단 소식을 공유하면서 “내 생애 이제까지 본 적 없는 국가 기관의 가장 노골적인 표현 자유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코미디언 마이크 버비글리아는 SNS에 “나는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내가 동의하지 않는 코미디언들을 변호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만약 당신이 코미디언이면서 키멀을 방송에서 내쫓는 미친 짓을 지적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표현의 자유에 대해 떠들지 말라”고 주장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19
    • 좋아요
    • 코멘트
  • “뛰지 말고 차 보고 걸으세∼” 트로트로 배우니 사망사고 뚝 줄어

    “우리 아들딸 소원이 곧 어르신들 안전이에요!” 연단에 오른 정혜화 전북 군산경찰서 교통계 순경이 어르신들을 향해 힘 있는 목소리로 외쳤다. 17일 군산서와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군산시 미원동 적십자평생대학에서 어르신 150명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열었다. 교육 현장은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정 순경이 “교통안전 트로트를 준비했어요. 손뼉 치며 따라 부르면 건강은 덤입니다”라며 영상을 틀자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며 합창으로 화답했다. “뛰지 말고 차를 보고 걸으세, 차 오는 쪽을 보고 고개를 돌리세” 등 가사가 구수한 선율에 얹히자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보행 사고 블랙박스 영상을 시청할 땐 곳곳에서 “아이고” “어매야” 같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어르신 ‘눈높이’ 맞추니 예방 효과 높아군산서는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어르신 맞춤형 교통안전 교육’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일방향 홍보에서 벗어나 생활 밀착형 방식으로 접근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현장에선 ‘안전하게 건널목 건너기’ 실습도 했다. 모형 신호등과 건널목을 구현한 카펫을 설치한 후 ‘신호등이 깜빡일 때는 건널목에 진입하지 않기’ ‘횡단 전 자동차가 오는지 고개를 돌려 먼저 확인하기’ 등 기본 수칙을 연습했다. 노란 조끼를 입은 ‘시니어 교통홍보단’이 먼저 시범을 보인 뒤 어르신들이 직접 따라 하며 연습했다. 시니어 교통홍보단은 어르신들이 주축이 돼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 고령자 밀집 장소에서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이는 모임이다. 군산서가 올해 2월 전국 최초로 어르신만으로 홍보단을 꾸려 운영 중이다. 문태호 군산서 교통관리계장은 “또래 어르신이 홍보할 때 훨씬 편하고 진정성 있게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단원 53명이 이달 기준 총 210곳을 찾아 어르신 1만2600명을 만났다. 홍보단에서 활동 중인 한용희 씨(66)는 “나고 자란 지역에서 안전에 앞장선다는 자부심이 크다”며 “무단횡단하는 이들이 눈에 자꾸 밟혀, 내가 걸을 수 있을 때까지는 활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교육 후에는 안전카트 기념품을 받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형광 소재 장바구니 카트는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것으로, 반사재를 부착해 보행 시 운전자의 눈에 쉽게 띄도록 했다. 교육에 참여한 고길자 씨(82)는 “안전벨트라고 생각하고 맨날 들고 다닐 거다”라며 웃어 보였다. 문 계장은 “어르신 교통안전 캠페인은 눈높이 교육이 핵심”이라며 “트로트, 율동 같은 선호 방식을 접목하고 일상에서 쓸 수 있는 물품을 배부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행 중 사망자 절반은 65세 이상 군산시는 노인 인구가 전체 20%를 넘는 초고령 도시다. 군산시 인구 25만6000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가 5만3000명(20.7%)이다. 지난해 군산시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24명 중 15명(62.5%)이 노인이었고,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사망자 7명 중 6명도 65세 이상이었다. 군산시 대명동 군산화물역 사거리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고령보행자 사고다발 지역’이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역전종합시장이 위치하고, 각종 병의원과 어르신들이 모이는 쉼터 등이 자리 잡고 있어 고령 보행자가 특히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이 일대에서 6명의 노인이 길을 건너다 죽거나 다쳤다. 하지만 이곳은 지난해 노인 사고 ‘0건’을 기록했다. 경찰이 어르신 교통안전 교육을 집중하고 시설을 정비한 덕분이다. 지난해 상반기(1∼6월)에는 ‘안전방지턱’ 기능을 갖춘 고원식 건널목을 설치했고, 하반기(7∼12월)에는 무인 교통단속 장비를 설치해 과속 운전을 적극 단속했다. 또 노면 위 ‘노인보호구역’ 표기를 기존보다 두 배 크기로 확대해 운전자가 쉽게 인식하도록 했다.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252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보행 중 사망자는 오히려 전년 대비 3.8% 늘어난 920명에 달했다. 전체 사망자 중 65세 이상이 1299명으로 절반이 넘었다. 유상용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노인 인구는 늘고 있지만 고령 보행자를 위한 안전 시설은 충분히 갖추지 못한 현실”이라며 “캠페인과 함께 환경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천천히 걸어도 안심… 노인 맞춤 건널목, 신호 최대 6초 늘려서울 노원역 등 245곳 신호 개선초당 보행거리 1m→0.7m로 완화“시간 압박 줄고 안전 체감도 높아져”서울 노원구 상계동 지하철 4호선 노원역 인근. 18일 장바구니를 든 어르신들의 느린 걸음으로 건널목을 건넜다. 이곳 보행 신호는 다른 곳보다 4초 길다. 지난해 10월부터 고령 보행자가 많은 노원역 일대 신호등의 녹색 불을 기존 25초에서 29초로 연장했기 때문이다. 인근에 사는 김태용 씨(76)는 “예전에는 신호가 끊길까 봐 서둘렀는데 이제는 여유 있게 건널 수 있다”고 말했다.서울시는 서울경찰청·자치경찰위원회와 함께 고령자 걸음 속도에 맞춰 건널목 녹색 신호를 연장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통시장과 병원 등 고령자 통행이 많은 곳을 우선 선정해 교통 상황과 현장 여건에 맞게 보행 신호 시간을 길게는 6초까지 늘린다.통상 보행 신호 시간은 초당 1m 걷는 속도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그러나 건널목을 건너던 고령자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끊이지 않자, 기준을 초당 0.7m로 낮춰 신호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이 조치는 교통안전과 직결된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건널목을 건너다 교통사고로 숨진 보행자는 228명.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가 159명으로 69.7%를 차지했다. 고령 보행자는 일반인보다 걸음 속도가 느려 사고 위험에 특히 취약하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조사에서도 65세 이상 고령자의 초당 평균 보행 거리는 1.13m로 일반인(1.29m)보다 짧았다.한음 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은 “고령자는 인지 반응 시간이 길고, 보행 속도 역시 느리다”며 “신호 시간이 연장되면 고령 보행자가 시간적 압박감을 덜 느끼게 되고, 안전 체감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서울시는 지난해 123개 건널목의 신호 시간을 연장했다. 올해는 지난달 기준으로 중구 신당역, 강북구 미아역 등 62곳에서 개선을 완료했다. 연말까지는 추가로 60곳을 확대해 총 122곳에서 고령 보행자 맞춤형 신호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 서지원 오승준(사회부) 기자}

    • 2025-09-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000년 된 ‘파라오 금팔찌’ 이집트 박물관서 도난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국립 박물관에서 약 3000년 된 금팔찌(사진)가 사라져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사라진 금팔찌는 청금석 장식이 달린 것으로 이집트 제21왕조(기원전 1076년∼기원전 943년)의 파라오 중 하나였던 ‘아메네모페’가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전날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페이스북과 X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해당 팔찌는 이집트박물관 복원실에 보관돼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확인된 시점이 언제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집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팔찌 도난 사실은 다음 달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릴 전시를 앞두고 소장품 목록 조사를 하던 중 파악됐다. 이집트 정부는 자국 내 모든 공항과 항구, 육상 국경 검문소에 경보를 내리고 밀수 방지를 위해 팔찌 사진을 배포했다. 또 복원실 내 소장품에 대한 전수 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집트 박물관에는 17만 점 이상의 유물이 소장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러 드론, 이번엔 루마니아 침범… “나토 대응 떠보기 계산된 도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14일 밝혔다. 자신의 거듭된 중재 노력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및 종전에 미온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제재 카드’를 또다시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요지부동이다. 러시아는 13일 나토 회원국 루마니아에 자폭 무인기(드론) ‘게란’을 침범시켜 약 50분간 비행했다. 10일 또 다른 나토 회원국이며 최근 국방비 증액에 적극 나서고 있는 폴란드에 드론을 잠입시킨 지 3일 만이다. 러시아 측은 ‘단순 실수’라고 주장하지만 수위를 조금씩 높여 가며 나토의 대응을 살펴보는 ‘계산된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폴란드, 루마니아가 모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는 점도 러시아가 사실상 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에 힘을 더한다. 러시아는 14일에도 북극해 인근 바렌츠해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의 실전 발사 훈련을 진행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또 초음속 전략폭격기 ‘Tu-22M3’가 바렌츠해의 국제 중립수역 상공을 4시간 동안 초계 비행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유럽, 러 원유 구매 말아야”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취재진에게 “러시아에 기꺼이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유럽도 내가 하는 조치에 상응하도록 제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 구매를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를 제재하는 와중에도 일부 국가가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계속 수입했다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유럽 일부 국가들이 러시아 원유 구매를 지속하는 한 미국의 강력한 (대러시아) 제재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같은 유럽 나라들은 나토 회원국이면서도 친러 성향이 강하고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 나라들을 계속 압박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 역시 12일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여전히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참여하는 3자 회담은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양자 회담 모두 “비교적 가까운 시일 내에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 폴란드 이어 루마니아 영공도 침범한 러14일 AFP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당국은 전날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 ‘게란’이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대인 다뉴브강 인근의 치리아베케 일대를 약 50분간 비행했다고 공개했다. 게란은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을 러시아가 개량한 무기다. 폭발물을 탑재하고 목표물에 접근해 스스로 폭발할 수 있다. 앞서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드론은 폭발물을 싣지 않고 방공망을 교란할 목적으로 띄우는 일종의 미끼 드론 ‘게르베라’였다. 폴란드 때보다 러시아의 위협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 게르베라는 합판, 스티로폼 등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당시 폴란드, 네덜란드 등은 각각 미국산 F-16, F-35 전투기를 출격시켜 게르베라를 요격했다. 수십, 수백만 원짜리 저가형 러시아 드론에 대응하기 위해 수백, 수천억 원이 필요한 최신식 무기 체계가 동원된 셈이다. 루마니아는 14일 블라디미르 리파예프 주루마니아 러시아 대사를 초치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가 루마니아 국민의 안전과 나토의 집단 안보를 위험하게 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X’를 통해 “러시아가 전쟁을 확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폴란드는 러시아의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영공을 폐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영공을 비행금지구역(NFZ)으로 선포하면 러시아가 침범할 때 격추 시도 등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가능해진다. 그간 서방 주요국은 우크라이나의 영공 폐쇄가 러시아와의 확전을 부추길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러시아의 위협이 계속되자 이 기조를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교장관은 영공 폐쇄를 두고 “기술적으로는 나토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가능하지만, 폴란드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동맹국들이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리스본 푸니쿨라 전차 탈선, 한국인 2명 사망 확인

    3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발생한 푸니쿨라 전차 탈선 사고로 한국인 남녀 2명을 비롯해 7개국 출신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사망자 3명은 당국이 신원을 파악 중이다. 사망자 2명 외에 한국인 여성 1명이 부상을 당해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현지 언론들은 오르막길에서 전차를 끌어올리고, 내리막길에서 제동을 거는 케이블이 손상돼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일간지 푸블리코에 따르면 사고 9시간 전 유지 보수업체가 해당 전차를 점검했지만, 별 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전차 케이블은 600일 주기로 교체하는데, 사고가 난 전차의 교체 예정일은 263일가량 남은 상태였다.일부 전문가들은 푸니쿨라가 구식 소재로 제작돼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0년간 사고 노선의 이용 승객이 3배로 늘며 과부하가 걸린 상황도 문제로 지적됐다. 포르투갈 수사 당국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리스본 ‘푸니쿨라’ 탈선 사고로 한국인 2명 사망, 1명 중상

    3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발생한 푸니쿨라 전차 탈선 사고로 한국인 남녀 2명을 비롯해 7개국 출신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사망자 3명은 당국이 신원을 파악 중이다. 사망자 2명 외에 한국인 여성 1명이 부상을 당해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4일 외신들은 사고 당시 전차가 건물과 충돌한 충격이 커 희생자 대부분이 그 자리에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전차 잔해에서 피를 흘리는 소년 한 명이 구출된 뒤 조용해졌다.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하거나, 움직이지 않은 채 포개져 있었다”는 현장 목격자의 증언을 전했다.현지 언론은 오르막길에서 전차를 끌어올리고, 내리막길에서 제동을 거는 케이블이 손상돼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일간지 푸블리코에 따르면 사고 9시간 전 유지 보수업체가 해당 전차를 점검했지만, 별 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전차 케이블은 600일 주기로 교체하는데, 사고가 난 전차의 교체 예정일은 263일가량 남은 상태였다.일부 전문가들은 푸니쿨라가 구식 소재로 제작돼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르제 실바 포르투갈 재난방재 기술전문가협회 부회장은 “1914년 이후 지금까지 사용된 금속 및 목재 대신 탄소섬유 같은 신소재로 전차가 만들어졌다면 충돌 당시 파괴력이 줄고 사망자도 적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지난 10년 간 사고 노선의 이용 승객이 3배로 늘며 과부하가 걸린 상황도 문제로 지적됐다. 포르투갈 당국은 고의적인 케이블 절단 가능성까지 포함해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5일 한국 외교부는 “현지 우리 공관이 포르투갈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부상자 지원 및 피해자 가족 연락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05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