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부장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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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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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美 3월 금리인하 어렵다” 이창용 “긴축 장기간 지속 필요”

    “3월 금리 인하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장 일각의 3월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주요 물가상승률 지표는 이미 연준의 목표 범위인 2%대에 들어섰지만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전 최종 구간)’에서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겠다는 신중론을 택한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연준은 이후 성명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신중론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대로 지속 가능하게 내려가고 있다는 자신감(confidence)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밝혔다.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국은행도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확신이 들기 전까진 긴축 긴장을 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 2% 자신 전엔 금리 인하 없다” 이날 파월 의장은 약 20차례 물가 안정에서의 자신감을 언급했다. 기자회견의 주요 키워드로 ‘자신감’이 꼽힐 정도로 신중론을 강조했다. 연준은 FOMC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도 ‘금리 인상은 없겠지만 즉각적 인하도 피하겠다’는 시각을 담았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지난해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2.9%로 2%대에 진입했음에도 물가 하락 수준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언제 자신감이 생기느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파월 의장은 “최근 6개월 치 물가 데이터는 좋은 신호였다. 더 나은 지표가 아니라 (최근처럼) 좋은 지표가 더 필요하다”며 “올해 어느 시점에선 금리를 내리겠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할 순 없다.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 제대로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경제 성장세가 강력한 데다 중동에서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너무 빨리 금리를 내렸다가 물가가 다시 오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확실히 피하겠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인하 시점을 두고 “위원들 간 견해차가 컸다”면서 “오늘 토론을 바탕으로 볼 때 3월 회의까지 (물가 안정) 자신감에 이를 것 같지 않다”며 3월 인하 카드를 제외했다. 파월 의장이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자 나스닥지수는 2.23% 떨어져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달러 가치도 최근 7주 고점 수준으로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도 FOMC 이후 5월 인하 가능성을 90%대로 평가하고 있다. ● ‘라스트 마일 리스크’ 경계하는 한은 이창용 한은 총재(사진)는 1일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미국의 성장세가 강하다 보니, 연준이 금리를 금방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안정 데이터를 확인하며 긴축 기조는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라스트 마일’ 경계심을 높여가며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올 들어 라스트 마일 리스크를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이 총재는 지난달 신년사에서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등산에서 정상 직전의 오르막길 또는 마라톤에서의 마지막 구간, 즉 라스트 마일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물가 안정을 이뤄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물가 안정 기로의 진입에 실패한 사례를 보면 큰 폭의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라스트 마일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로 정책 당국이 성급하게 완화 기조로 전환한 사례가 다수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한은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로 9번 연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율 불안정성 등의 이유로 한은이 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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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NYCB 주가 37.7% 폭락 … 상업부동산 위기 불안감 증폭

    뉴욕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실적 악화에 따른 배당금 축소를 발표하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주가가 37.7% 폭락했다.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당시를 떠올리는 주가 폭락에 은행주 전반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KBW 지역 은행 지수는 6%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 은행이 파산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이다. 상업부동산 위기에 노출된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한 것이다. NYCB는 지난해 SVB에 이어 파산했던 시그니처 뱅크를 인수해 자산 규모를 1000억 달러(133조 원)으로 불려 몸집을 불려 ‘은행위기의 승자’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2억5200만 달러(3400억 원) 손실을 기록해 배당금을 70% 가까이 축소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장중 45% 이상 폭락했다가 그나마 낙폭을 줄여 37.7%로 이날 장을 마친 것이다. NYCB 적자 전환의 배경은 신용 전망악화와 고금리 지속에 따른 대출 손실 확대 탓이 컸다. 특히 5억 5200만 달러(7400억 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 설정으로 인해 1억 8500만 달러(2500억 원)의 조정 손실을 기록했다. NYCB 대손충당금이 불어난 것은 상업부동산 부문에서 대규모 상각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은행 측은 밝혔다. 은행 측은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은 자산규모가 1000억 달러가 넘어서며 관련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은행이 시스템적 위기에 노출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NYCB 자체의 문제로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뱅크런이 발생해 공포가 전이됐던 작년과 달리 NYCB 예금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전략가는 “NYCB와 같은 유형의 경고는 ‘바퀴벌레’에 비유할 수 있다. 한 마리가 보이면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을 거라는 불안감을 증폭 시킨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월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하고, 시장이 5월 인하로 무게 중심을 이동함에 따라 은행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진 점도 시장의 공포를 부추켰다는 평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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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3월 금리 인하 어렵다” 시장 기대에 찬물…4연속 동결

    “3월 금리 인하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장의 3월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1월 31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자신감(Confidence)’이었다.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오고 있지만 정책 목표인 2%대에 지속가능하게 안착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과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이 3월 금리 인하 기대에 못을 박는 발언 직후 미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일제히 하락폭이 더 커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3%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2% 확신 전엔 금리 인하 없다”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성명에서도 시사됐다. 연준은 이날 기준 금리를 기존 5.25~5.50%로 동결한다고 밝히는 성명에 ‘추가 긴축(additional policy firming)’ 문구를 뺐다. 더 이상 인상은 논의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커질 때까지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2% 물가 목표가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릴 것임을 내비쳤다.연준이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2.9%로 2%대에 진입했음에도 아직 물가안정을 확신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기자회견 질문으로도 ‘현재의 인플레이션 둔화가 ’자신감‘을 갖기 어렵느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6개월 치 물가 데이터가 충분히 낮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가 2% 물가로 돌아갔다는데 충분한 자신감을 주느냐의 문제”라며 “더 좋은 지표가 아니라 더 많은 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아직 승리를 선언한 것이 아니다”라며 물가가 내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금리 인하에는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지속했다. ●이제 5월 인하 기대감?이날 파월 발언의 톤은 ‘신중함’에 맞춰져 있었다. “물가 안정에 더 큰 자신감이 필요하다“, ”(현 지표가) 자신감을 갖기는 불충분하다“며 수도 없이 자신감이란 단어를 언급한 것이 이번 회의의 특징이었다. 이번 FOMC 회의에서 인하 시점을 두고 위원들 간에 견해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파월 의장은 “(위원들 간) 견해 차이가 컸다. 이는 건전한 견해차이 였다”며 “위원들 간의 토론을 바탕으로 볼 때 3월 인하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못 박았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4.6%(4.5~4.75%)로 제시해 올해 세 차례 인하를 단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당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가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논의했다”고 밝히자 시장은 3월 금리 인하에 기대를 걸어왔다. 하지만 이달 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미국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강력하다며 “우리는 시간을 가지고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연준이 신중하게 금리 인하 시기를 고민할 수 있다고 언급해 3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다소 위축돼 왔다. 고강도 긴축 누적에 따라 경기 둔화가 예상됐음에도 미국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로 시장 전망치 2%를 크게 상회했다. 윌리엄 두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파월 기자회견 직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지나치게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경제가 너무 잘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강도 긴축에도 미국이 강력한 소비를 바탕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어 성급히 인하를 시도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빅 테크 실적이 일부 기대에 못 미친데다 시장의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자 이날 나스닥지수는 2.23% 하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하락폭을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은 317.01포인트(0.82%) 하락한 3만8150.30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1% 하락한 4845.65로 장을 마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도 FOMC 기자회견 직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30%대로 대폭 낮추고 5월 인하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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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준 금리 동결…“2% 물가 확신 전까진 금리 인하 부적절”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장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또 추가 금리 인상시사 부분은 성명에서 뺐지만 금리 인하는 신중하게 결정하겠다 점을 시사했다. 연준은 30, 31일 이틀에 걸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고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이 ‘강력한 속도(solid pace)’로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고, 인플레이션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연준은 지난해 6월, 9월, 11월, 12월 금리를 4번 동결한 이후 올 첫 FOMC 회의에서도 동결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5.25~5.50%로 한국과 금리 격차를 최대 2.0%포인트로 유지했다. 특히 이번 FOMC 회의 성명에서는 ‘추가 긴축(additional policy firming)’ 문구가 빠졌다. 더 이상 인상은 논의 사항이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커질 때까지 목표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2% 물가 목표가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릴 것임을 내비쳤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언제 금리 이하를 시작할지에 쏠려 왔다.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4.6%(4.5~4.75%)로 제시해 올해 세 차례 인하를 단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당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가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논의했다”고 밝히자 시장은 3월 금리 인하에 기대를 걸어왔다. 하지만 이달 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미국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강력하다며 “우리는 시간을 가지고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연준이 신중하게 금리 인하 시기를 고민할 수 있다고 언급해 3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다소 위축된 상태다. 고강도 긴축 누적에 따라 경기 둔화가 예상됐음에도 미국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로 시장 전망치 2%를 크게 상회했다. 이에 따라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지난달 약 80%에서 현재 55%로 보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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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주 가진 테슬라 개미에 머스크 패소… “75조 스톡옵션 부적절”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액주주가 제기한 소송으로 약 558억 달러(약 74조5000억 원)의 테슬라 주식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1심 격인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이 지난달 30일 머스크가 장악한 테슬라 이사회에 의해 부적절하게 세워진 보상 패키지 안에 따라 머스크가 해당 주식을 확보했다며 소액주주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 돈은 머스크가 세계 1위 부자가 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이 주식을 빼앗기면 머스크가 세계 3위 부호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CEO에게 막대한 보상 패키지를 제공한 다른 기업에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진단했다. 기업 이사회가 CEO의 ‘거수기’ 노릇을 하지 말고 특정 CEO의 독단 경영에 제동을 걸라는 사회 전반의 압력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 “머스크, 전횡으로 과도한 보상”캐설린 매코믹 델라웨어주 법원 판사는 이날 피고인 테슬라가 머스크 CEO에게 왜 그런 보상을 했는지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며 “이사회의 보상 결정 과정에 결함이 있다”고 판결했다. 특히 머스크의 동생, 머스크에게 빚을 진 사람들이 테슬라 이사로 있는 등 경영진을 견제해야할 이사회가 머스크와 ‘두터운 유대 관계’를 지녔다고 지적했다.2018년 테슬라 주주총회를 통과한 보상안은 머스크가 매출, 시가총액 등 12개의 특정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그에게 테슬라 주식 약 1%씩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머스크는 4년 만인 2022년 목표를 모두 달성해 558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받았다.2018년 당시 테슬라 9주를 소유했던 소액주주 리처드 토네타 씨는 이 보상안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해 6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이 보상안이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고액이고, 머스크가 이사회에 압력을 행사해 이 보상안의 승인을 유도했으며, 테슬라 또한 중요 정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토네타 씨는 “주주들은 머스크가 직접 자신의 보상 계획을 세웠다거나 이사회 구성원들이 머스크에게 예속되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반발했다.이번 소송은 재판이 시작된 2022년 말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팔아 트위터(현 X)를 인수하며 테슬라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테슬라가 머스크 개인에 휘둘리고, 이사회가 이를 견제하지 못하는지 여부가 재판에서 가려질 핵심 쟁점이었기 때문이다. 매코믹 판사는 판결문에서 “머스크는 경영자가 회사에 행사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테슬라 이사회의 결정이 머스크의 영향력하에 있다고 판결했다. 그는 과거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철회하겠다며 트위터 측과 소송을 벌일 때도 해당 재판을 담당했다.● 머스크 항소 예고, “텍사스로 옮겨?”판결 후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델라웨어주에서 기업 하지 말라”고 반발하며 항소를 예고했다. 또 “테슬라를 실제 본사가 있는 텍사스로 옮겨야 하느냐” 등의 게시물을 쏟아냈다. 테슬라 법인은 법인세가 낮은 델라웨어주에 등록돼 있지만 실질적 본사는 텍사스주에 두고 있다.그는 이 재판이 시작됐을 때부터 자신의 보상안은 이사회의 자율적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며 보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테슬라의 매출, 시총 등이 증가한 것은 물론이고 테슬라가 전기차 업계를 넘어 전 세계 여러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은 모두 자신의 공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2018년 당시 테슬라 시총은 약 600억 달러 수준이었다. 머스크의 보상 인센티브 목표 중 하나인 ‘시총 65000억 달러 돌파’는 당시 불가능한 목표로 치부됐었다.머스크가 항소법원에서도 패하면 테슬라는 그에게 558억 달러의 보상안 대신 더 낮은 금액의 보상안을 제공해야 할 수 있다. 머스크의 자산 가치 하락이 뒤따를 수 있다. 테슬라 지분을 현재 13%에서 25%로 늘리겠다는 머스크의 목표 또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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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주 개미주주에 패소한 머스크…75조원 잃을 위기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액주주가 제기한 소송으로 약 558억 달러(약 74조5000억 원)의 테슬라 주식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1심 격인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이 지난달 30일 머스크가 장악한 테슬라 이사회에 의해 부적절하게 세워진 보상 패키지 안에 따라 머스크가 해당 주식을 확보했다며 소액주주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 돈은 머스크가 세계 1위 부자가 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이 주식을 빼앗기면 머스크가 세계 3위 부호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CEO에게 막대한 보상 패키지를 제공한 다른 기업에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진단했다. 기업 이사회가 CEO의 ‘거수기’ 노릇을 하지 말고 특정 CEO의 독단 경영에 제동을 걸라는 사회 전반의 압력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소액주주 “머스크, 전횡으로 과도한 보상”캐설린 매코믹 델라웨어주 법원 판사는 이날 피고인 테슬라가 머스크 CEO에게 왜 그런 보상을 했는지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며 “이사회의 보상 결정 과정에 결함이 있다”고 판결했다. 특히 머스크의 동생, 머스크에게 빚을 진 사람들이 테슬라 이사로 있는 등 경영진을 견제해야할 이사회가 머스크와 ‘두터운 유대 관계’를 지녔다고 지적했다.2018년 테슬라 주주총회를 통과한 보상안은 머스크가 매출, 시가총액 등 12개의 특정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그에게 테슬라 주식 약 1%씩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머스크는 4년 만인 2022년 목표를 모두 달성해 558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받았다.2018년 당시 테슬라 9주를 소유했던 소액주주 리처드 토네타 씨는 이 보상안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해 6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이 보상안이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고액이고, 머스크가 이사회에 압력을 행사해 이 보상안의 승인을 유도했으며, 테슬라 또한 중요 정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토네타 씨는 “주주들은 머스크가 직접 자신의 보상 계획을 세웠다거나 이사회 구성원들이 머스크에게 예속되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반발했다.이번 소송은 재판이 시작된 2022년 말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팔아 트위터(현 X)를 인수하며 테슬라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테슬라가 머스크 개인에 휘둘리고, 이사회가 이를 견제하지 못하는지 여부가 재판에서 가려질 핵심 쟁점이었기 때문이다. 매코믹 판사는 판결문에서 “머스크는 경영자가 회사에 행사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테슬라 이사회의 결정이 머스크의 영향력하에 있다고 판결했다. 그는 과거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철회하겠다며 트위터 측과 소송을 벌일 때도 해당 재판을 담당했다.● 머스크 항소 예고, “텍사스로 옮겨?”판결 후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델라웨어주에서 기업 하지 말라”고 반발하며 항소를 예고했다. 또 “테슬라를 실제 본사가 있는 텍사스로 옮겨야 하느냐” 등의 게시물을 쏟아냈다. 테슬라 법인은 법인세가 낮은 델라웨어주에 등록돼 있지만 실질적 본사는 텍사스주에 두고 있다.그는 이 재판이 시작됐을 때부터 자신의 보상안은 이사회의 자율적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며 보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테슬라의 매출, 시총 등이 증가한 것은 물론이고 테슬라가 전기차 업계를 넘어 전 세계 여러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은 모두 자신의 공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2018년 당시 테슬라 시총은 약 600억 달러 수준이었다. 머스크의 보상 인센티브 목표 중 하나인 ‘시총 65000억 달러 돌파’는 당시 불가능한 목표로 치부됐었다.머스크가 항소법원에서도 패하면 테슬라는 그에게 558억 달러의 보상안 대신 더 낮은 금액의 보상안을 제공해야 할 수 있다. 머스크의 자산 가치 하락이 뒤따를 수 있다. 테슬라 지분을 현재 13%에서 25%로 늘리겠다는 머스크의 목표 또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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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총 1위 MS, 매출-이익 전망 상회…나델라 “AI 대규모 적용 단계”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세계 시가총액 1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열풍의 수익화에 앞서 나가며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AMD는 1분기(1~3월) AI 칩 수요 약화를 예상했고, 구글은 광고매출이 시장 전망을 하회하며 미국 경기가 지표만큼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 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30일(현지시간) MS는 자체 회계 2분기(10~12월) 실적발표에서 매출이 620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약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612억 달러)를 상회한 수치다. 주당 순이익 역시 2.93달러로, 시장 예상치(2.78달러)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이 분기의 MS 순이익은 33% 증가한 219억 달러를 기록해 2021년 6~9월 분기 이후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오픈AI와 손잡고 지난해 AI 기업 시장 장악에 나선 MS는 클라우드 부문 성장으로 AI 열풍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 및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0% 증가해 역시 시장 전망(27% 성장)을 뛰어 넘었다. MS는 애저 성장률의 6%포인트 정보가 AI 성장에 기인했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리 MS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우리는 AI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대규모로 AI를 적용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기술 스택의 모든 계층에 AI를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모든 부문에서 새로운 혜택과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MS는 AI 대표 주로 꼽히며 애플을 누르고 시가총액 1위를 굳히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약 70% 오를 정도다. 하지만 AI 열풍이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지느냐에 대해서는 시장에선 의구심도 적지 않다. 이날 엔비디아에 이어 AI칩 개발 선두주자로 꼽히는 AMD는 1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AMD의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은 62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61억3000만 달러)를 상회했지만 1분기 매출 전망을 “54억 달러에 3억 달러를 더하거나 뺀 금액”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57억3000만 달러)를 하회하는 수치다. 올해 AI 칩 수요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 AMD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5% 급락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56% 하락한 가운데에도 소폭 상승했던 엔비디아도 AMD 실적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약 1.8% 내렸다.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도 시간외 거래에서 5.7% 내림세를 보였다. 매출이 868억 1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1.64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구글의 핵심 비즈니스인 광고 매출이 655억 달러로 전망치(660억 달러)를 소폭 하회한 것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토머스 몬데이로 인베스팅닷컴 애널리스트는 “알파벳 광고 매출이 시장 전망을 하회한 것은 기업들이 여전히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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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韓 올 성장률 0.1%P 상향 그쳐… “내수 약화 경제반등 발목”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에서 0.1%포인트 오른 2.3%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와 건설 부문 위기에 대한 우려로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는 미국 등 주요국 성장률의 상향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IMF는 30일(현지 시간) 1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가시고 있다”며 “고강도 긴축에 시달리던 각국이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MF가 제시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3%는 기획재정부(2.2%)나 한국은행(2.1%) 예상보다는 다소 낙관적인 수치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등 한국의 주요 교역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한국 수출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어 (수출 증가 전망분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美 나홀로 강세 속 韓 내수 리스크 IMF는 해마다 4월과 10월 세계경제전망을, 1월과 7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달 업데이트 보고서는 지난해 10월보다는 낙관론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이는 미국의 강력한 성장세와 중국의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기대감에 바탕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피에르올리비에 구랭샤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는 꾸준한 물가 하락 속 성장세를 유지하며 연착륙을 위한 마지막 하강을 시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3.1%로 종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미국에 대해선 2.1%로 무려 0.6%포인트나 올렸다. 최근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3.3%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2%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성장세’를 보이자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회복세로 이끌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부동산 위기로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중국 경제 역시 당국의 적극적 재정지출 개입 덕에 올해 성장률이 4.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고금리·고물가를 버텨낼 탄탄한 내수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한국이나 독일 등은 경제 반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의 올해 성장률은 0.4% 하향 조정된 0.5% 수준으로 예측됐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에 대해서도 “반도체 부문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할 수 있고,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크다. 향후 부동산 시장 조정 등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선거의 해’ 무역전쟁 우려 확산 IMF는 “세계 경제가 연착륙을 향해 나아간다고 해도 전반적인 저성장과 두 개의 전쟁, ‘슈퍼 선거의 해’ 등 각종 위기 요인은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IMF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1%는 2000∼2019년 평균인 3.8%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특히 한국 경제성장의 버팀목인 글로벌 무역에 대한 전망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올해 세계 교역량 증가율 전망치는 3.3%로 과거 평균 4.9%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중동전쟁 확전 우려와 홍해 긴장 고조는 물류비 급등 등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 경제는 특히 세계 경제가 파편화되고 무역이 둔화되는 상황의 리스크에 취약하다”며 “중동전쟁 심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지며 무역 규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대목도 한국 경제에 비관적인 요인이다. IMF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무역 규제는 2019년 1100건 정도였지만 지난해 3000건으로 3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IMF는 미 대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무역 전쟁과 미 우선주의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또 IMF는 “시장의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이나 영국도 하반기(7∼12월) 전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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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올해 韓 성장률 2.2→2.3% 상향…“내수 약화 경제반등 발목”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에서 0.1%포인트 오른 2.3%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와 건설 부문 위기에 대한 우려로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는 미국 등 주요국 성장율의 상향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IMF는 30일(현지 시간) 1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가시고 있다”며 “고강도 긴축에 시달리던 각국이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MF가 제시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3%는 기획재정부(2.2%)나 한국은행(2.1%) 예상보다는 다소 낙관적인 수치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등 한국의 주요 교역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한국 수출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어 (수출 증가 전망분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 美 나홀로 강세 속 韓 내수 리스크 IMF는 해마다 4월과 10월 세계경제전망을, 1월과 7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달 업데이트 보고서는 지난해 10월보다는 낙관론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이는 미국의 강력한 성장세와 중국의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기대감에 바탕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피에르 올리비에 고랭샤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는 꾸준한 물가 하락 속 성장세를 유지하며 연착륙을 위한 마지막 하강을 시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실제로 IMF는 세계경제 성장률을 3.1%로 종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미국에 대해선 2.1%로 무려 0.6%포인트나 올렸다. 최근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3.3%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2%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성장세’를 보이자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회복세로 이끌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부동산 위기로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중국 경제 역시 당국의 적극적 재정지출 개입 덕에 올해 성장률이 4.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고금리·고물가를 버텨낼 탄탄한 내수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한국이나 독일 등은 경제 반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의 올해 성장률은 0.4% 하향 조정된 0.5% 수준으로 예측됐다. 스리니바산 IMF 아태국장은 한국에 대해서도 “반도체 부문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할 수 있고,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크다. 향후 부동산 시장 조정 등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선거의 해’ 무역전쟁 우려 확산 IMF는 “세계경제가 연착륙을 향해 나아간다고 해도 전반적인 저성장과 두 개의 전쟁, ‘슈퍼 선거의 해’ 등 각종 위기 요인은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IMF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1%는 2000년~2019년 평균인 3.8%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특히 한국 경제성장의 버팀목인 글로벌 무역에 대한 전망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올해 세계 교역량 증가율 전망치는 3.3%로 과거 평균 4.9%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중동전쟁 확전 우려와 홍해 긴장 고조는 물류비 급등 등 세계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스리니바산 아태국장은 “한국 경제는 특히 세계경제가 파편화되고 무역이 둔화되는 상황의 리스크에 취약하다”며 “중동전쟁 심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지며 무역 규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대목도 한국 경제에 비관적인 요인이다. IMF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무역 규제는 2019년 1100건 정도였지만 지난해 3000건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IMF는 미 대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무역 전쟁과 미 우선주의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또한 IMF는 “시장의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이나 영국도 하반기(7~12월) 전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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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미군 사망에 유가 84달러로 상승, 이달만 9% 뛰어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영국 유조선을 공격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첫 미군 사망자가 나오자 글로벌 원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중동 전쟁에도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왔으나, 홍해 위기가 본격화되자 주요 산유국의 해상 진출로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막힐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요르단 주둔 미군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28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장 초반 1.5%까지 치솟으며 장중 배럴당 84달러를 웃돌았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장중 79.29달러를 찍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 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배럴당 96달러까지 올랐다가 미국발 공급 안정화와 중국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으로 지난해 12월 73∼74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유가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은 후티 반군이 홍해 공격을 감행한 뒤로, 한 달 새 약 10달러가 올랐다.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약 9%가 뛰었고, WTI는 9.7% 급등했다. 홍해 지역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 향후 원유 공급을 비롯한 무역 전반에 치명타를 가져올 수 있다. 그간 후티 반군은 미국이나 영국과 연계된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공격했지만, 이번에는 러시아 원유를 운반하던 영국 유조선을 타깃으로 삼았다. 게다가 친이란 무장단체의 공격에 미군이 사망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이 격화되며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까지 폐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한 달만 막혀도 국제 유가가 20% 이상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 애널리스트는 “미군 사망으로 미국이 전쟁에 더 많이 개입할 가능성과 이 지역에서 에너지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 모두 커졌다”고 분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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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프트 딥페이크’ 비난에… X, 단속센터 신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가 성착취물이나 허위정보를 단속할 ‘신뢰와 안전 센터(Trust and Safety center of excellence)’를 신설한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딥페이크 음란 이미지 확산을 방치해 비난 여론이 거센 데 따른 대책이다. 28일(현지 시간) X의 비즈니스 운영 책임자인 조 베나로치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아동 성착취물 등 불법 콘텐츠를 단속할 ‘신뢰와 안전 센터’를 텍사스주 오스틴에 신설한다고 밝혔다. 베나로치에 따르면 X의 오스틴 센터는 100여 명의 콘텐츠 관리자가 정규직으로 상주해 성착취물, 특히 아동 관련 콘텐츠를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혐오 발언이나 폭력적인 내용의 게시물을 골라내는 역할도 맡게 된다. 이번 발표는 스위프트의 딥페이크 음란 이미지가 X를 통해 유포된 사태 직후 나온 것이다. X는 문제 이미지 확산을 막기 위해 ‘테일러 스위프트’ 검색 자체를 막았지만 합법적 콘텐츠까지 검색이 불가능해 비판 여론도 크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플랫폼 안전 관련 부서 인력을 대거 감원하고,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겠다고 강조한 것이 허위 이미지에 늑장대응하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달 31일 예정된 미 상원 사법위원회의 ‘온라인 아동 성착취물 위기’에 관한 청문회를 염두에 두고 센터 설립을 발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문회에는 린다 야카리노 X CEO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베나로치는 “범죄자들이 우리 플랫폼(X)을 이용해 아동 성범죄 콘텐츠를 배포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블룸버그에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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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르단 미군 사망 소식에 유가 급등… “호르무즈 폐쇄시 최악의 시나리오”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영국 유조선을 공격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첫 미군 사망자가 나오자 글로벌 원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중동 전쟁에도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왔으나, 홍해 위기가 본격화되자 주요 산유국들의 해상 진출로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막힐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고개를 들고 있다.요르단 주둔 미군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28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장 초반 1.5%까지 치솟으며 장중 배럴 당 84달러를 웃돌았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장중 79.29달러를 찍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 만에 최고치다.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배럴 당 96달러까지 올랐다가 미국발 공급 안정화와 중국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으로 지난해 12월 73~74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유가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은 후티 반군이 홍해 공격을 감행한 뒤로, 한 달 새 약 10달러가 올랐다.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약 9%가 뛰었고, WTI는 9.7% 급등했다. 홍해 지역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 향후 원유 공급을 비롯한 무역 전반에 치명타를 가져올 수 있다. 그간 후티 반군은 미국이나 영국과 연계된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공격했지만, 이번에는 러시아 원유를 운반하던 영국 유조선을 타깃으로 삼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제 러시아 석유도 홍해를 우회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친이란 무장단체의 공격에 미군이 사망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이 격화되며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까지 폐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한 달만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도 국제 유가가 20% 이상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 애널리스트는 “미군 사망으로 미국이 전쟁에 더 많이 개입할 가능성과 이 지역에서 에너지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 모두 커졌다”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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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일러 스위프트 딥페이크 사태에… X “불법콘텐츠 단속센터 신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가 성착취물이나 허위정보를 단속할 ‘신뢰와 안전 센터(Trust and Safety center of excellence)’를 신설한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딥페이크 음란 이미지 확산을 방치해 비난 여론이 거센 데 따른 대책이다. 28일(현지 시간) X의 비즈니스 운영 책임자인 조 베나로치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아동 성착취물 등 불법 콘텐츠를 단속할 ‘신뢰와 안전 센터’를 텍사스주 오스틴에 신설한다고 밝혔다. 베나로치에 따르면 X의 오스틴 센터는 100여 명의 콘텐츠 관리자가 정규직으로 상주해 성착취물, 특히 아동 관련 콘텐츠를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혐오발언이나 폭력적인 내용의 게시물을 골라내는 역할도 맡게 된다. 이번 발표는 스위프트의 딥페이크 음란 이미지가 X를 통해 유포된 사태 직후 나온 것이다. X는 문제 이미지 확산을 막기 위해 ‘테일러 스위프트’ 검색 자체를 막았지만 합법적 콘텐츠까지 검색이 불가능해 비판 여론도 크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플랫폼 안전 관련 부서 인력을 대거 감원하고,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겠다고 강조한 것이 허위 이미지에 늑장대응하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달 31일 예정된 미 상원 사법위원회의 ‘온라인 아동 성착취물 위기’에 관한 청문회를 염두에 두고 센터 설립을 발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문회에는 린다 야카리노 X CEO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베나로치는 “범죄자들이 우리 플랫폼(X)을 이용해 아동 성범죄 콘텐츠를 배포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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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초부터 AI發 ‘감원 칼바람’… IT 넘어 금융-유통 등 확산

    “올해 안에 이번보다 더 많은 인력 감축이 벌어질 것이다.” 정초부터 1000여 명의 직원을 내보낸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훨씬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계속해서 감원이 이어질 것”이란 경고를 담았다. 이는 단지 구글만의 현상이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금융과 유통, 미디어 등 산업 전방위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다. 현지에선 고금리가 지속되며 실적 부진이 심각해진 데다 인공지능(AI)이 산업 인력을 대체할 것이란 예측이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AI발 구조조정 바람 피차이 CEO가 보낸 메모에는 AI로 인한 인력 개편을 시사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미 정보기술(IT) 매체 더버지는 “해당 메모에 ‘더 중요한 우선순위’에 투자할 여력을 마련하려면 어려운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구절이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더 중요한 우선순위’란 AI를 일컫는다. 실제로 최근 구글은 AI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광고 등 관련 부분의 상당수 직책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1만2000여 명을 줄였던 피차이 CEO는 “직책 자체를 줄이고 조직 구조를 단순화해 실행력과 속도를 높이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아마존 역시 AI 투자 확보를 위해 올해 프라임 비디오 부문 등에서 감원을 예고했다. 포브스지는 “새해 들어 이미 58개 기업이 약 7800명을 감원한 상태”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금융산업 기술 변화에 대응한다”며 600여 명 인원 감축을 발표했다. CNN에 따르면 래리 핑크 CEO는 내부 임직원에게 보낸 메모에서 “창립 이래 어느 때보다 빠르게 업계가 변화하고 있다”며 “전면적인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I 분야 투자나 AI의 대체 효과로 인한 감원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가 세계경제포럼을 앞두고 글로벌 CE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25%가 “올해 생성AI 도입으로 인해 최소 5% 이상의 인력을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美노동시장 전방위적 냉각 이에 비해 미디어나 유통 기업들은 고금리 장기화와 광고시장 변화가 구조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스포츠 전문 잡지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9일 성명을 통해 “임직원 ‘대부분’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SI는 최근 브랜드 라이선스 비용을 내지 못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원도 계속해서 줄이는 바람에 지난해 몇몇 기사는 질적으로 떨어져 ‘AI가 쓴 게 아니냐’는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143년 역사를 지닌 미 서부의 대표적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 최근 감원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기자들이 19일 ‘1일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미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는 최근 “매장 5곳을 폐쇄하고 2350명을 줄인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팬데믹 이후 소비 열풍이 불고 있지만, 메이시스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큰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전해졌다. 누적된 긴축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미 금융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18억 달러(약 2조4000억 원) 손실로 14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씨티그룹은 2026년까지 직원 2만 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추세를 두고 그간 근로자들이 쥐고 있던 미 노동시장의 헤게모니가 고용자들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월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노동시장의 냉각을 시사하는 신호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뉴욕 금융계의 한 관계자도 “팬데믹 이후 구인난으로 근로자들이 키를 쥐고 있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며 “연봉이나 근무조건을 따지던 피고용자들이 최근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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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최태원-올트먼 이번주 만날듯… ‘AI칩 동맹’ 주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번 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엔비디아에 대항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오픈AI의 올트먼 CEO가 최 회장과 회동하면서 양측이 신생 AI 반도체 동맹 구축에 나설지 주목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번 주 방한하는 올트먼 CEO와 만날 예정으로 관련 일정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올트먼 CEO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6월 중소벤처기업부 초청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해 6월 방한 때 올트먼 CEO는 국내 스타트업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 AI 칩 개발을 함께 하고 싶다”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볼 수 없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있는 나라로, 오픈AI는 한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이번 방한에서 올트먼 CEO는 최 회장과 AI 칩 협력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2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는 챗GPT와 생성형 AI 시장에 대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폭증하는 AI 반도체 수요에 비해 공급이 한정되면서 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트먼 CEO가 접촉하고 있는 기업 중에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동생이자 UAE 국가보좌관인 타흐눈 빈 자이드 회장이 이끄는 AI 기업 G42도 포함돼 있다. G42 한 곳에서만 80억∼1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치를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올트먼이 새로운 벤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자금을 모으려 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시가총액 1조5000억 달러에 이르는 엔비디아와 경쟁하려면 최소 수십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트먼 CEO는 대형 투자자 외에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접촉하고 있다. 블룸버그와 FT는 올트먼 CEO가 영국 반도체 설계사 ARM의 소유주 소프트뱅크그룹 및 대만 TSMC와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트먼 CEO가 직접 신생 AI 반도체 동맹 구축에 뛰어든 가운데 이번 최 회장과의 회동을 추진하면서 SK와 안정적인 메모리 공급망 구축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반도체에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엔비디아에 4세대 HBM 제품인 ‘HBM3’을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을 삼성전자와 함께 양분하고 있으며, 올해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을 앞두고 있다. SK그룹의 AI 반도체 기업인 사피온과 협력해 서버용 자체 AI 반도체도 개발하고 있다. 올트먼 CEO의 방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및 HBM 협력 논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트먼 CEO는 앞서 17일(현지 시간) 세계경제포럼(WEF) 현장에서 국내 취재진에 “한국에서 여러 면담이 예정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AI 반도체 수요 폭증이 확실한 상황에서 이미 엔비디아의 독식 구조에 반기를 드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오픈AI가 주도할 새로운 AI 반도체 협력 네트워크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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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트먼의 신생 AI칩 기업 투자 논의에 “UAE·TSMC·소프트뱅크도 합류”

    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공지능(AI)공급망의 반도체 길목을 독점하다시피 장악한 엔비디아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급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고, 이에 따른 가격 급등에 대학이나 중소규모 기업은 AI 개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하고 있는 신생 AI칩 반도체 기업 투자에 수조 원이 거론되는 등 ‘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과 블룸버그 통신은 각각 소식통을 인용해 “올트먼이 칩 제조 공장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몇몇 대형 잠재 투자자와 대화를 나눴다”며 “최고의 칩 업체들과 협력하는 것이 포함돼 있고, 공급망 범위는 전 세계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 중심에는 아랍에메리트(UAE)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AI 기업 G42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UAE 국부펀드가 투자하고 아부다비의 실권자이자 UAE 국가보좌관인 타흐눈 빈 자예드가 회장으로 있다. 그는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동생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신생 AI 반도체 공장 설립 논의에 영국 반도체 기업 ARM의 소유주 소프트뱅크그룹이, FT는 TSMC도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에 대항한 새로운 반도체 공급망의 판이 커지는 것이다. 다만 미국 내에서 올트먼과 UAE와의 긴밀한 협의는 논란이 적지 않다. G42는 미 의회로부터 ‘중국에 AI칩을 조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곳이다. 반도체에 대해 ‘동맹끼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 올트먼이 중동과 새 반도체 기업을 만드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한 미국 AI 산업 관계자는 “왜 중동과의 반도체 협력을 미국 정부가 아닌 오픈AI가 주도해야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올트먼의 중동 출장 이후 “올트먼이 솔직하지 못했다”며 이사회 해임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아같은 논란에도 오픈AI의 올트먼과 중동 밀착으로 신생 반도체 기업 논의가 커지는 것은 그만큼 AI칩 공급부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당 수 천 만원이 넘는 칩이 없어 각 대학마다 자체 예산으로는 AI 개발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최근 스위스는 정부가 대학을 위해 엔비디아 AI 칩을 확보하고, 프랑스는 억만장자 사업가 그자비에 니엘이 재단을 만들어 엔비디아 칩을 확보, 프랑스 대학들이 공동으로 AI 개발을 위한 컴퓨팅 자원을 이용하게 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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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는 공짜 아니다… 오픈AI도 계약 맺고 사용”

    “기사는 공짜가 아닙니다. 때로 위험도 감수하는 (언론사의) 노력이 들어가니까요.” 에이미 라인하트 AP통신 인공지능(AI) 전략 수석(사진)이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외신기자단과 만나 ‘AI와 저널리즘’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라인하트 수석은 AP통신이 지난해 오픈AI와 기사를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것과 관련해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학습에 언론 기사와 작가들의 저술 작품이 무단 사용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오픈AI가 저널리즘에 대한 언론사의 투자에 무임승차한다”며 소송을 건 상태다. 라인하트 수석은 AI가 언론사의 공들인 결과물을 요약해 출처 없이 배포하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저작권 소송은 길게는 10년 이상의 시간과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 결국 합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NYT는 이를 감당할 수 있고 언론 산업의 리더로서 저널리즘을 방어하겠다고 결심한 것 같다”는 견해도 밝혔다. 라인하트 수석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출신으로 디지털 허위정보 분석 전문가다. 현재 AP통신에서 AI를 활용한 뉴스 생성 등을 연구하고 있다. 2021년부터 맞춤형 생성 AI를 지역 중소 언론사에서 활용하는 실험도 진행해 왔다. 그는 “마감 10분 전인데 사진이 마땅치 않다면 5센트(70원) 정도 주고 이미지 생성 AI 달리(Dall-E)에 맡기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라인하트 수석은 언론의 미래에 대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아마존, 메타 등 4개 빅테크에 의존할 가능성이 우려스럽다”며 “언론사가 구글 AI툴에 적응될 때쯤에 구글이 공급을 끊거나 비용을 올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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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어뢰 ‘해일’… 동해 시험 발사”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뒤 수중 폭발시켜 우리 군 항구 등을 기습 타격할 수 있는 수중전략무기라고 주장하는 핵어뢰 ‘해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4월 해일 시험 발사 발표 이후 9개월 만이다. 북한은 이번 발사가 한미일이 미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함 등 함정 9척을 동원해 15∼17일 제주 공해상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한 해상 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내고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이 도발적인 군사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 국가의 안전을 심중히 위협하는 행위”라며 “대응조치로 개발 중인 수중 핵무기 체계 ‘해일-5-23’의 중요 시험을 조선 동해 수역에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 해군(한일)의 군사적 적대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해상 및 해저에서의 대응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이 “초강력한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 집단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해온 해일은 지난해 3, 4월 3차례 발사됐다. 당시엔 ‘해일’ ‘해일-1형’ ‘해일-2형’이라고 명명했다. 이번엔 ‘해일-5-23’이라고 밝혀 폭발 위력과 잠항 사거리, 기습력을 대폭 개선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핵어뢰로 미 핵항모를 타격할 수 있음을 위협한 것이다.北, 핵어뢰 사거리 성능 개량한듯… 美 “北위협 10년내 급변할것” ‘해일-2형’서 ‘해일-5-23’ 번호높여… 파괴력-정확도 등 대폭 개선 가능성9개월만에 공개… 기만전술일수도美NSC “韓방어, 북러협력 고려 필요”워싱턴 일각 “한국 독자 핵무장해야” 19일 북한이 9개월 만에 발사 사실을 공개한 핵어뢰 ‘해일’의 번호가 지난해 3, 4월 ‘해일’ ‘해일-1형’ ‘해일-2형’으로 순차적으로 높아지던 것과 달리 ‘해일-5-23’으로 바뀐 점을 우리 군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해일의 사거리와 타격 정확도 등이 실전 배치가 가능한 수준으로 개선됐음을 북한이 과시하려는 의도일 수 있어서다. 북한은 지난해 4월 4∼7일 발사한 ‘해일-2형’이 71시간 6분에 걸쳐 1000km를 잠항했다고 보도한 이후 해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9개월간 비공개 발사를 거쳐 관련 기술을 크게 발전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어뢰 잠항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빠른 속도로 잠항할 때 발생하는 와류(渦流), 소음 등은 대폭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번호를 부여했을 가능성도 있다.● “9개월간 핵어뢰 기술 대폭 개선 가능성” 북한이 이날 핵어뢰 발사 사실을 공개하며 기존과 크게 다른 번호를 붙인 데 대해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단순히 타격 목표가 다른, 또 다른 종류의 해일을 개발 중이라는 뜻일 수도 있지만 기술 개량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은 어뢰 자체 기술은 오래전 확보한 만큼 최대한 깊은 수심에서 한미 감시자산에 사전 탐지되지 않고 표적 인근까지 빠르게 이동하는 능력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일-5-23’이란 번호가 미국 핵무기 명칭을 흉내 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과거 실제 배치됐던 미국 핵무기 W70-1 등과 유사한 이름을 붙이는 식으로 핵 사용 위협 수위를 높인 것이란 분석이다. ‘해일-5-23’이 ‘해일-2형’ 등에 탑재하기 위해 개발 중인 핵탄두를 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지난해 3월 공개한 각종 미사일 및 해일 호환용 전술 핵탄두 ‘화산-31’의 경우 당시 공개된 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위력이 5kt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돼 선전용 무기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중에서 말 그대로 해일을 일으키려면 그 위력이 수백 kt급은 돼야 한다. 5kt으로는 해일을 일으킬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이날 지난해 3차례에 걸쳐 ‘해일’을 발사했을 때와 달리 발사 장소나 잠항 거리, 잠항 시간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전략적인 정보 미공개를 통해 한미일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개량된 해일에 대한 공포를 키우는 것이란 분석과 함께 “실제 시험 발사 없이 기만하는 블러핑(bluffing)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 “북-러 군사 협력 이후 北 위협 수준 달라져” 프라나이 바디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 국장은 18일(현지 시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행사에서 “현재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이런 협력의 결과로 향후 10년 안에 북한 위협의 성격이 급격하게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또 “지난 1년간 한국과 확장억제와 관련해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북한의 자체적인 (핵무기 기술) 진전만을 기초로 삼았으며, 이런 (북-러) 협력이 진행되는 건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북-러의 군사적 밀착이 가속화된 이후 북한의 위협 수준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을 짚으며 한국 방어를 위한 확장억제 정책을 더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바디 국장의 언급은 워싱턴 정가에서 또다시 부상하고 있는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론’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풀이됐다. 최근 미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북핵을 용인하고 한미일 연합훈련도 중단할 거란 전망이 확산되자 “한국도 자체 핵 억지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바디 국장은 “북한의 고도화되는 위협에 직면해 확장억제 태세를 최대한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한국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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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어뢰 기술 대폭 개선? ‘해일-5-23’ 의미는…‘블러핑 전술’ 분석도

    19일 북한이 9개월 만에 발사 사실을 공개한 핵어뢰 ‘해일’의 번호가 지난해 3, 4월 ‘해일’ ‘해일-1형’ ‘해일-2형’으로 순차적으로 높아지던 것과 달리 ‘해일-5-23’으로 바뀐 점을 우리 군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해일의 사거리와 타격 정확도 등이 실전배치가 가능한 수준으로 개선됐음을 북한이 과시하려는 의도일 수 있어서다. 북한은 지난해 4월 4~7일 발사한 ‘해일-2형’을 71시간 6분에 걸쳐 1000km를 잠항했다고 보도한 이후 해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9개월간 비공개 발사를 거쳐 관련 기술을 크게로 발전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어뢰 잠항 속도를 끌어올리는 대신 빠른 속도로 잠항할 때 발생하는 와류(渦流), 소음 등은 대폭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번호를 부여했을 가능성도 있다.● “9개월간 핵어뢰 기술 대폭 개선 가능성”북한이 이날 핵어뢰 발사 사실을 공개하며 기존과 크게 다른 번호를 붙인 데 대해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단순히 타격 목표가 다른 또 다른 종류의 해일을 개발 중이라는 뜻일 수도 있지만 기술 개량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은 어뢰 자체 기술은 오래전 확보한 만큼 최대한 깊은 수심에서 한미 감시자산에 사전 탐지되지 않고 표적 인근까지 빠르게 이동하는 능력을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용하고도 빠른 핵어뢰 개발을 통해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이 전개될 부산항 등 주요 항구와 한국 주요 해군기지를 타격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일-5-23’이란 번호가 미국 핵무기 명칭을 흉내 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과거 실제 배치됐던 미국 핵무기 W70-1 등과 유사한 이름을 붙이는 식으로 핵 사용 위협 수위를 높인 것이란 분석이다. ‘해일-5-23’이 ‘해일-2형’ 등에 탑재하기 위해 개발 중인 핵탄두를 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지난해 3월 공개한 각종 미사일 및 해일 호환용 전술 핵탄두 ‘화산-31’의 경우 당시 공개된 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위력이 5kt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돼 선전용 무기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중에서 말 그대로 해일을 일으키려면 그 위력이 수백kt급은 돼야 한다. 5kt으로는 해일을 일으킬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이날 지난해 3차례에 걸쳐 ‘해일’을 발사했을 때와 달리 발사 장소나 잠항 사거리, 잠항 시간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전략적인 정보 미공개를 통해 한미일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개량된 해일에 대한 공포를 키우는 것이란 분석과 함께 “실제 시험발사 없이 기만하는 블러핑(bluffin)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북한은 이날 발사 현장 사진도 공개하지 않고 발사 지역도 “동해 수역”이라고만 했다.● “북-러 군사협력 이후 北 위협 수준 달라져”프라나이 바디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 국장은 18일(현지 시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행사에서 “현재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이런 협력의 결과로 향후 10년 안에 북한 위협의 성격이 급격하게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또 “지난 1년간 한국과 확장억제와 관련해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북한의 자체적인 (핵무기 기술) 진전만을 기초로 삼았으며, 이런 (북러) 협력이 진행되는 건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북러의 군사적 밀착이 가속화된 이후 북한의 위협 수준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을 짚으며 한국 방어를 위한 확장억제 정책을 더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바디 국장의 언급은 워싱턴 정가에서 또다시 부상하고 있는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론’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풀이됐다. 최근 미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북핵을 용인하고 한미일 연합훈련도 중단할 거란 전망이 확산되자 “한국도 자체 핵억지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바디 국장은 “북한의 고도화되는 위협에 직면해 확장억제 태세를 최대한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한국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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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격 조종으로 ‘무인배달’ 렌터카 첫선

    미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인 배달’ 렌터카가 등장한다. 사람이 타지 않고 원격으로 조종한 렌터카가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다. 독일 스타트업 ‘베이’는 17일 “‘텔레드라이빙(원격 운전)’ 기술로 구동하는 무인 배달 렌터카 서비스를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기존 자율주행차와 다르게 베이의 무인 배달 렌터카는 원격 조종되는 것이 특징이다. ‘텔레드라이버’로 불리는 직원들이 핸들과 페달, 기타 차량 제어장치를 갖춘 스테이션에 앉아, 마치 게임을 하듯 차량을 원격 조종하는 방식이다. 차량 주변 환경은 카메라 센서를 통해서 텔레드라이브 스테이션의 화면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이용법은 간단하다. 사용자가 베이 앱으로 차량을 신청하면, 텔레드라이버들이 조종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차를 가져다 준다. 차량이 도착하면 사용자가 일반 렌터카처럼 운전해서 이용한 뒤 목적지에 두면 된다. 텔레드라이브가 가능한 하차 지점이면 알아서 차량을 회수해간다. 베이 측은 “렌터카를 이용한 뒤 주차 공간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베이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토마스 폰 데어 오헤는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텔레드라이빙은 사람이 직접 운전하므로 비보호 좌회전이나 긴급 상황 등 복잡한 환경에서 인간의 지각과 의사결정 능력을 바탕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서 GM의 자율주행 부문 크루즈 사고가 발생하자 GM은 관련 지출을 50%나 삭감했다”며 “기술적으로 로봇택시 운영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의 서비스 요금은 분당 0.3달러(약 404원)로, 30분을 이용하면 9달러(약 1만2000원) 정도 든다. 베이는 “차량 호출 서비스인 우버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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