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부장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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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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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증시 이끄는 기업의 힘…S&P, 사상 최고 5000선 눈앞

    미국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일축했지만 주요 기업 성장세에 힘입어 새로운 ‘마일스톤(milestone·이정표)’에 성큼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7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0.83포인트(0.82%) 오른 4995.06로 5000선을 코앞에 두고 장을 마감했다. 이는 2일 이후 3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자 올해 8번째 기록 경신이다. 이날 다우 산업지수도 0.4%(156포인트)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S&P 500, 5000선 눈 앞에 S&P 500 지수는 미 증시를 대변하는 벤치마크 지수로 꼽힌다. 500대 대기업 주가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S&P 500지수가 최근 1년 동안 21.30% 뛴 배경에도 미 주요 기업들의 강력한 실적과 인공지능(AI) 열풍이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LSEG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가운데 81.2%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기술기업 주가 상승률이 가파르다. 이날도 메타(3.27%), 엔비디아(2.75%), 마이크로소프트(2.11%) 등 주요 빅테크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엔비디아를 제외하고 메타와 MS는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디즈니도 지난해 4분기(10~12월)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내놨고, 올해 주당순이익이 20% 이상 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6.7% 뛰어올랐다. 미 대기업 실적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S&P 500지수가 2021년 4월 이후 3년 여만에 곧 5000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스콧 래드너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여러 달 만에 처음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훈풍에 세계 각국 개미들이 미 증시로 모여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미 경제가 연착륙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투자 심리에도 반영된 것이라는 의미다. ● 엔비디아, MS… AI발 지각변동 아직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는데도 미 증시가 연일 고점을 찍는 배경으로 AI 열풍도 꼽힌다. AI용 반도체를 독점하다시피하는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215.7% 폭등했다. 엔비디아는 시총으로 아마존을 추격 중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시가총액이 1조 7150억 달러로 상승했는데, 이는 아마존의 1조 7670억 달러 가치보다 약 3% 낮은 수치다.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가 아마존보다 높았던 마지막 시기는 2002년인 22년 전이다. 당시에는 각각 60억 달러 미만이었다. 조셉 무어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최근 엔비디아 목표 주가를 750달러로 올리며 “수요가 계속 급증하고 있다”고 해 시총 기준으로 아마존을 조만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한 MS도 55.23% 크게 뛰었다. MS는 몸값이 뛰면서 애플를 따돌리고 시가총액 1위를 굳힌 상태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이날 실적 발표에서 AI가 매출을 늘리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19.9% 이상 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상승세가 대형주에만 집중된 점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7월 S&P 500 지수가 3000선을 돌파했을 때 상위 5개 종목이 전체 지수의 17%를 차지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아마존닷컴, 엔비디아의 주식은 벤치마크 지수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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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전쟁에 스냅·맥도날드·스타벅스 실적 타격…불매운동 등 여파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에 실제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지역 갈등이 장기화 양상을 띄며 불매운동이나 지역 광고 매출 감소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이 13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13억8000만 달러)은 하회했다. 올해 1분기(1~3월) 조정 세전·이자지급전 이익(EBITDA) 전망치도 5500~9500만 달러 손실로 시장전망치(3300만 달러)보다 크게 낮았다. 이날 뉴욕증시 마감 이후 발표된 기대 이하의 실적에 스냅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2.7% 폭락했다. 스냅 측은 주주 서한에서 “중동 지역 갈등이 지난해 4분기 역풍으로 작용했다.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정도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스냅챗은 특히 중동지역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은 소셜미디어로 해당 지역 광고 매출이 줄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대표 외식업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맥도날드는 이스라엘 라이선스 업체가 자국 군인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해 팔레스타인 지지 고객들의 반발을 샀다. CNBC에 따르면 중동지역은 맥도날드 전 세계 매출의 약 2%를 차지한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발표 후 “중동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이 다수인 국가에서의 매출이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프랑스도 매출이 약세를 보였다. 스타벅스는 반대로 노조가 팔레스타인 지지를 밝혀 친 이스라엘계의 반발을 샀다. 락스만 나라심한 스타벅스 CEO는 지난주 실적발표 후 “중동에서 회사의 매출이 부진했지만 불매운동으로 인해 미국 카페도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중동이나 무슬림 국가에서는 ‘미국’ 브랜드 이미지로 타격을 입고, 미국에서는 친 팔레스타인으로 ‘오인’을 받아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로 “우리는 우리 임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 라이선스 업체들과도 함께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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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美 상업부동산發 은행폐업 경고… 월가 “해외銀 더 문제”

    연초부터 불거진 미국 상업부동산 부실 대출 확대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 경제계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글로벌 사태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뉴욕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가 또 큰 폭 하락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 시간) NYCB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6% 떨어졌다. 지난달 31일(37.6%), 1일(11.1%)에도 하락했다. 2일 5%대로 상승하며 잠시 안정되는 듯 보였지만 주말 이후 다시 주저앉았다. 최근 5일간 NYCB 주가는 48.2% 떨어졌다. 이날 NYCB의 하락은 2일 장 마감 뒤 신용평가사 피치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게다가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까지 깨지며 ‘은행 부실’에 대한 공포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대도시에 집중된 상업부동산 위기는 해외 주요국 대형 은행과도 관련이 있다. 전 세계 경제의 장기 악재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 파월 “수년간 상당한 문제 될 것” 피치는 2일 NYCB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2건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손실, 대손충당금 증가에 관한 구체적인 조치를 담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보고서 내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도 어둡게 내다봤다. 피치는 사무실 부문의 업무 방식 변화 등 코로나19 이전의 지속적인 저금리 환경에 비해 더 큰 불확실성을 야기해 대손 상각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내에선 이번 사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시스템적 위기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상당 기간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경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CBS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 위기의 전조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수년간 상당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 은행은 자체적으로 위험 관리가 가능하지만 상업부동산 대출이 많은 중소형 지역 은행의 상황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며 “일부 은행은 문을 닫거나 다른 은행에 인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국 밖 은행도 문제” 대부분의 전문가는 NYCB가 겪는 부동산 부문 채무불이행 사태는 순식간에 연쇄적 파산으로 이어지는 유동성 위기와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서서히’ ‘뜻밖의 곳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동산마다 대출 만기 시점이 다르고 은행별로 노출 정도도 상이하기 때문이다. 2027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미 상업부동산 대출 규모는 2조2000억 달러(약 2907조 원)에 이른다. 억만장자 겸 금융서비스기업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루트닉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앞으로 2년 동안 수백조 원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는 등 매우 추악한(ugly)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재무책임자(CIO)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스템적 위기는 아니더라도 NYCB가 상업부동산으로 문제에 빠지는 마지막 은행 또한 아닐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지역 은행은 물론이고 일본 아오조라은행 같은 주요국의 유명 은행 또한 미 상업부동산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 아오조라은행은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미 대도시의 상업부동산을 상당 부분 보유했다가 최근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다른 나라 은행 또한 비슷한 위기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대도시 부동산 보유 비중이 높지 않은 일부 지역 은행은 상대적으로 위험에서 벗어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가 본사인 지역은행 ‘자이언스 뱅코퍼레이션’은 대출이 있는 대부분의 부동산이 대도시가 아닌 교외 지역에 있다며 대손충당금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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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금리인하도 물건너 가나…파월 매파적 신중론에 美국채 금리 오르고 증시 하락 [연준 돋보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거듭된 인하 신중 기조와 미국의 뜨거운 고용 및 경제 지표가 겹쳐 금리 인하 시점과 금리 폭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위축되고 있다. 파월 발언 다음날인 5일(현지시간)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증시가 하락하는 등 생각보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것이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날 하루 동안 0.13%포인트 이상 상승해 4.168%로 장을 마쳤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0.11%포인트 오른 4.478%로 올랐다. 국채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7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32% 내린 4942.81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20% 떨어진 1만5597.68에 마감했다. 전날 파월 의장의 신중론이 매파적으로 해석된데다 뜨거운 미 고용 리포트, 5일 서비스업 강세 지표가 영향을 줬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닌 실제로 금리 인하까지 상당 기간 기다리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날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 성장 덕분에 “금리 인하를 언제 시작할지에 대한 질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경제가 약화된다면 금리를 더 일찍, 어쩌면 더 빨리 인하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적이라는 것이 증명된다면 우리는 금리를 더 늦게, 어쩌면 더 느리게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미 경제가 지속해서 강화된다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미국 경제가 좋다는 깜짝 지표는 쏟아지고 있다. 2일 발표된 미 신규 일자리수는 35만3000개로 시장 전망(18만 개)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5일 공개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4로 월가의 예상치인 52를 상회했으며, 13개월 연속 50 이상을 기록해 확장세를 유지했다. 연준 고위 인사들도 파월 의장의 신중론을 지지하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5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현재 기준 금리 5.25~5.50% 수준이 “생각만큼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성장을 크게 밀어내리지 않는 수준이라 금리를 서둘러 내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연준의 대표 비둘기파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시 같은 의견을 냈다. 굴스비 총재는 “우리는 7개월간 좋은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다. 연준의 목표치 부근이었거나 그것보다 낮기도 했다”면서도 “우리가 이러한 지표를 계속해서 본다면 우리는 정상화로 가는 경로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가 둔화 지표를 조금 더 봐야 인하 시점을 정할 수 있다는 신중론을 고수한 것이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파월 의장이 “3월 인하 가능성이 낮아보인다”고 밝히며 5월 인하에 베팅했던 시장은 5월에 대한 자신감도 잃어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정책 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5월 인하 가능성을 약 50% 수준으로 내리며 6월 인하 가능성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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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김현수]美 강력 성장에도 커지는 2030세대의 좌절

    요즘 미국 경제는 연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지표가 쏟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4일(현지 시간) 공개된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도, 고용시장도 강하고 물가는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가 너무 좋아서 연준이 충분히 시간을 두고 금리 인하 시점을 고민해도 되는 ‘여유’가 있다는 의미의 발언도 이어졌다. 증시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미 투자심리를 지배하던 연준의 통화정책에서 이제 어느 정도 벗어나 빅테크의 화려한 실적이 증시를 떠받치는 모양새다. 지난주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발 상업부동산 위기 조짐이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2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수존스지수 모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다우존스는 올해 9번째 기록 경신이다. 올 초 미 물류업체 UPS가 1만2000명 감원에 나서고 구글 아마존이 인공지능(AI)발 대규모 감원을 예고했는데도 미 고용은 깜짝 성장 중이다. 1월 신규 일자리는 전월 대비 35만3000개로 시장 전망(18만 명)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많은 미국인은 여전히 경제에 대한 불만이 높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경제 불안정’이 꼽힐 정도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뉴욕에서도 20, 30대 MZ세대와 대화해 보면 치솟는 렌트비나 외식비 때문에 삶의 질이 더 떨어졌다고 호소한다. 직장인 에마 코브 씨(32)는 기자에게 “월급이 지금보다 낮았던 5, 6년 전보다도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며 “미용실과 배달음식이 사치품이 됐다”고 했다. 심지어 학자금대출 상환이 유예됐던 팬데믹 시절이 그립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MZ세대의 불만은 대선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2일 발표된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성인 1212명 중 26%만 “미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여름 조사(20%) 때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다. 민주당 지지자들로 한정하면 49%가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답했지만 세대별로 따지면 역시 젊은층이 더 비관적이었다. 45세 미만 민주당원은 약 35%가, 45세 이상은 약 63%가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왜 그럴까. 이들은 두 개의 경제가 돌아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팬데믹 이전에 3.5%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산 사람과 그 이후 집값이 오른 상태에서 6, 7%대 금리 부담을 져야 하는 사람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후자는 주로 2030세대다. 4년 동안 급격한 자산 가격 상승과 금리 급등이 세대별 양극화를 키운다는 얘기다. 무주택자의 고통은 더하다. 뉴욕시의 방 하나짜리 집 렌트비는 지난해 11월 기준 4300달러로 1년 전보다 13% 올랐다. 미국 물가는 안정되고 있지만 주거비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맨해튼의 한 20대 직장인은 “월가는 잘나가고 있지만 체감이 안 된다”며 “베이비부머나 X세대들은 저금리에 집을 사서 여유롭게 투자도 하겠지만 나머지는 렌트비와 학자금 대출을 빼면 남는 게 없다”고 호소했다. 강력해 보이는 미국 경제도 들여다보면 양극화와 세대 갈등 속에 젊은 세대의 불만이 특히 가속화되는 셈이다. 이들의 표심이 바이든 대통령의 재집권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뒤따르는 고강도 긴축 후유증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져도 고물가와 고금리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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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금리 인하 서둘지 않겠다”… 올해 3차례 인하 전망 고수 시사[연준 돋보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추적 60분’에 출연해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금리를 동결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3월 금리 인하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밝혔던 것에 대한 연장선상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의 지난달 12월 상승률이 2.9%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떨어졌음에도 미국의 견고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인하에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 성장 덕에 “금리 인하를 언제 시작할지에 대한 질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발언했다. 이어 “경제가 약화된다면 금리를 더 일찍, 어쩌면 더 빨리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경제가 약해진다면 즉,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적이라는 것이 증명된다면 우리는 금리를 더 늦게, 어쩌면 더 느리게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또 연준이 올해 3번 인하를 전망한 기존 점도표를 3월에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은 올해 6번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3월 회의에서 업데이트하겠지만 그 사이에 예측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소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위원들이 올해 금리 인하를 통해 제약적인 수준에서 벗어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금리 인하가 ‘기본 전망(base case)’이라고 밝히며 “다만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선택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송은 4일 공개됐지만 1일에 녹화된 것이다. 그 사이 파월 의장은 미 대선 한복판에서 정치적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주 FOMC에서 파월 의장이 3월 금리 인하 기대를 저버린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저격하기도 했다. 셰로드 브라운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주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파월 의장은 정치적 논란에 대해 “연준은 정치를 고려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주 미 뉴욕지역 중견 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한주 동안 42% 가량 폭락하는 등 미 상업위기발 은행 부실 우려가 증폭됐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대형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본 결과 관리 가능한 문제로 보인다”며 “상업 부동산 익스포저가 집중돼 있는 일주 지역 중소형 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는 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오랫동안 알고 있던 문제이며, 예상되는 손실을 극복할 수 있는 자원과 계획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질문과 파월 의장 답변. -인플레이션은 죽었나?“ 그렇게까지 말하긴 어렵습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 동안, 그리고 지난 6개월 동안 상당히 급격하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다.” -왜 지금 금리를 인하하지 않나?“우리 경제는 견고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노동 시장도 강하며 인플레는 낮아지고 있다. 이처럼 경제가 강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를 더 많이 보고 싶다. 거의 모든 위원이 올해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본다.”-언제 내릴 것인가? “그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너무 빨리 움직일 때의 위험과 너무 늦게 움직일 때의 위험을 비교해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가 더 빨리 움직이고 싶게 만드는 상황은 노동 시장의 약세를 보거나 인플레이션이 정말 설득력 있게 내려가는 것을 보는 경우다.” -당신은 수요일에(FOMC 당일)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상적인 경제 생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20년간 지내온 곳이다. 우리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고, 그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것을 확실히 하고 싶을 뿐이다”-물가상승률이 딱 2.0%가 되어야 금리를 내리겠다는 것인가? “전혀 아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2%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데 현재 12개월 기준 인플레이션은 2~3% 사이다.”-그렇다면 현재 인플레이션에 전망은 무엇인가?“기본 시나리오는 올해 첫 6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12개월 단위로 인플레이션을 살펴본다. 작년 첫 5개월은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12개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 FOMC 회의는 3월인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나?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로 내려가고 있다는 자신(confidence)을 더 갖고 싶다. 기자회견에서도 말했지만, 7주 후인 3월 회의까지 위원회가 그 정도의 자신감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것이(3월 금리 인하) 가장 가능성이 높거나 기본 사례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 12월에 연준은 올해말까지 금리를 4.6%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히 그런가? “그 예측은 12월에 나온 것이고, 참가자들의 개별적인 예측 (중간값)이다. 3월 회의에서 업데이트하겠지만 그 사이에 예측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일은 없었다”-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나? 이것이 초래할 고통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다. 솔직히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고통은 과거 처럼 실업률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내 생각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수요와 공급이 모두 왜곡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전국의 상업용 오피스 빌딩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이 주도하는 또 다른 은행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대형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본 결과 관리 가능한 문제로 보인다. 상업 부동산 익스포저가 집중돼 있는 일주 지역 중소형 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는 이들과 협력하고 있다. 상당한 규모의 문제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등 과거에 종종 보아왔던 위기 상황의 전조는 아닌 것 같다.” -중국 경제는 어떻게 보나. “ 중국 경제는 현재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고 성장이 둔화됐다. 문제는 ‘그것이 미국에 얼마나 중요한가?’이다. 중국과의 경제 관계는 중요하지만 대부분 중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중국의 금융 시스템과 깊게 얽혀 있지 않다. 따라서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부동산 위기 등)이 경제나 금융 시스템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지 않는 한 미국에 대한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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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장 포수 옆에서 경기 보는 느낌… 1대 468만원 비싼 가격 단점

    “이 정도일 줄 몰랐어요. 생일파티 영상을 보며 추억 속으로 되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이걸로 업무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있는 애플스토어. 매장 직원이 15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Vision Pro)’를 눈을 반짝이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스키 고글처럼 생긴 비전프로는 여러 대가 진열돼 있었지만, 실제 체험은 직원과 일대일로만 가능해 고객들의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30분당 약 30명씩 체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날 아침 일찍 와 체험(데모)에 성공했다는 제프리 씨는 “내 눈이 움직이는 대로 앱이나 사진이 선택되는 게 너무 신기했다”면서 “뭣보다 영상이 너무 현실적이라 놀랐다. 가격만 싸면 바로 샀을 것”이라며 흥분했다. 비전프로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가격은 미국 기준 3499달러(약 468만 원)부터 시작된다. ● 쓰는 순간, 축구장에서 바닷가로 ‘순간이동’ 2일 기다리다가 체험에 실패한 뒤 3일 오전 예약 시간에 맞춰 다시 매장을 찾았다. 주말이었지만 전날에 비해 비교적 한산했다. 일단 비전프로를 써보니 눈앞에 있던 애플 매장에 안녕(Hello)이란 하얀 글씨가 떴다. 아이폰 화면처럼 앱이 둥둥 떠 있는 느낌이었다. “사진 앱을 쳐다보라”는 직원 말대로 눈길을 주니, 마우스 커서를 갖다 댄 듯 앱이 선택됐다. 일반 사진은 그냥 큰 프로젝션 화면을 틀어놓은 느낌이라 감흥이 크진 않았다. 하지만 아이폰15 프로부터 찍을 수 있는 3차원(3D) 같은 ‘공간 영상’을 선택하자 절로 탄성이 나왔다. 생일 파티 영상이었는데, 마치 당일 식탁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또 바닷가 같은 자연풍광 사진을 ‘이머시브(체험적인)’ 모드로 전환하고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하니, 사진 속 현장으로 순간 이동해 들어가는 기분을 선사했다. 맞춤 제작된 이머시브 영상은 비전프로의 ‘게임 체인저’라 부를 수 있다. 웬만한 아이맥스 영화가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위아래 옆 어디를 봐도 분명 영상 속에 직접 있는 것 같았다. 축구 경기에서 선수들을 따라 뛰며 보고, 야구장에선 포수 옆에서 생생하게 경기를 즐겼다. 코뿔소가 돌진해 다가오는 영상에선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젓기도 했다.● 너무 무거워서 어질… 가격도 비싸 최근 아이폰의 중국 판매 부진과 인공지능(AI) 열세로 경고등이 켜진 애플은 비전프로로 ‘혁신’의 아이콘 지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뉴욕 5번가 매장을 직접 찾아와 아침부터 줄을 선 고객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는 비전프로를 두고 “내일의 기술을 오늘 체험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전프로가 무거운 무게와 비싼 가격을 넘어서 새로운 ‘아이폰 모멘트’가 될지는 아직 단언하기 힘들다. 30분 체험인데도 600g이란 무게에 눌려 머리가 어질할 정도였다. “무거워서 오래 쓰기 힘들다”고 토로하자 한 직원 역시 “개인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불평하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고 답했다. 가격은 두고두고 구매가 망설여지는 걸림돌이다. 최소가는 468만 원이나 옵션을 추가하면 500만 원도 훌쩍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가 통째로 들어간 헤드셋이라지만, 혼합현실 키보드로 글씨를 쓰기엔 오타가 많은 점도 개선할 대목이다. 아직은 아이폰15 프로 사용자가 만드는 영상이나 전용 앱 영상 외에 어떤 활용도가 있는지도 의문이 들었다. 애플은 향후 미국프로농구(NBA)와 협력해 비전프로용 농구 앱을 만드는 등 전용 앱 생태계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생생한 영상 속에서 홀로 농구를 보는 것이 좋을지, 평범한 TV 화면이라도 친구, 가족과 함께하는 게 여전히 힘을 가질지 미래가 궁금해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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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상업부동산 위기 현실로, 美-日-유럽 은행 동시 강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에 따른 은행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 유럽 은행까지 강타하고 있다. 올해 만기 대출 규모만 720조 원으로, 이 중 상당수가 부실화 위험에 놓여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은행들이 최근 실적 발표에서 상업 부동산 위기가 실적 악화로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히자 일부 은행 주가는 이틀 새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포의 진원지로 꼽힌 곳은 미 중형 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다. 오피스 빌딩을 비롯한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에 노출됐다는 점이 알려진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하루 동안 주가는 37.7% 폭락했고, 이어 1일에도 11.1% 떨어졌다. 일본 아오조라 은행과 독일 도이체방크, 스위스 율리우스 베어 은행도 연달아 상업 부동산발 손실을 경고한 상태다. 아오조라 은행 주가는 최근 5일 동안 32.4% 이상 폭락했고, 은행장은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율리우스 베어 은행장도 이날 사퇴했다. 앤 월시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상업 부동산 고통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금융권 위기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한폭탄 된 美상업부동산 대출 2900조, 은행위기 재연 공포 美부동산위기, 美-亞-유럽 강타‘위험 노출’ NYCB가 충당금 높이자은행주, SVB 파산이후 최대폭 하락日-獨-스위스 은행들로 위기 확산… 국내 금융시장도 직간접 충격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여가 지났지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오피스 건물은 여전히 높은 공실률과 고금리, 가치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로스앤젤레스의 랜드마크 건물 중 하나인 62층짜리 에이온센터가 2014년 매입가보다 45% 싼 가격에 팔려 주목을 받았다. 문제는 건물주들이 최대한 미뤘던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정보업체 트렙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만기가 되는 상업부동산 대출은 5440억 달러(약 720조 원), 2027년 말까지 2조2000억 달러(약 2907조 원)에 달한다. NYCB나 아오조라은행 같은 중형 은행은 특정 포트폴리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미국발 상업부동산 위기가 미국, 아시아, 유럽 등 3개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2900조 원 규모 대출 ‘시한폭탄’ NYCB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파산했던 시그니처뱅크를 인수하며 자산 규모를 1000억 달러(약 133조 원) 이상으로 높여 ‘은행 위기의 승자’로 불렸다. 그러나 NYCB가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에서 상업부동산뿐 아니라 뉴욕시 규제에 따라 임대료 제한에 묶여 있는 공동주택 대출 부실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높였다고 밝히자 곧바로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NYCB가 상업부동산 위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인 것이다. 이에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NYCB를 투기 등급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무디스는 “뉴욕 오피스 및 공동주택 부동산 부문에서의 예상치 못한 손실, 이익 감소, 자본금 감소, 시장성 자금 조달 비중 증대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SVB 파산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주가 폭락에 은행주 전반이 이틀 동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KBW나스닥지역은행지수(KRX)는 약 6% 하락했는데, 이는 SVB 파산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이다. KRX는 2일에도 2.3% 하락했다. ● 3대륙 때린 부동산 위기… “韓 안심 못해” 위기감은 일본과 독일, 스위스로 확산 일로다. 일본 중견 은행인 아오조라은행은 1일 올해 1분기(1∼3월) 미 상업부동산 대출에 따른 손실로 기존 240억 엔(약 2170억 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던 기존 전망을 280억 엔(약 2530억 원) 순손실로 급격히 내렸다. 이날 주가가 21% 하락했고 2일에도 15.9% 급락했다. 글로벌 은행인 도이체방크도 미 상업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1년 전 2600만 유로(약 374억 원)에서 1억2300만 유로(약 1770억 원)로 늘렸다고 밝혔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상업부동산 침체도 은행권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 부동산 재벌 시그나그룹의 파산 신청으로 스위스 3대 은행이던 율리우스베어은행은 1일 대손충당금 7억 달러(약 9300억 원)를 발표했다. 이 은행의 필리프 리켄바허 최고경영자(CEO)는 즉각 사임했고 시그나에 대출을 결정한 부서는 폐쇄하기로 했다. 미 월가에선 이번 사태가 지난해 SVB 파산 당시처럼 급격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나 파산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2년 이상 고질적 문제로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엘리자베스 듀크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누군가 ‘(부실은) 이게 전부’라고 말할 때 실상은 전부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직간접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다. 다만 금융 당국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이 국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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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상업부동산 금융 위기 확산…“美-亞-유럽 3대륙 강타”

    미국 상업용 부동산발 은행위기가 확산되면 국내 금융시장도 직간접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아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대부분 중소형 은행에서 이뤄진다”며 “이 은행들이 모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수백 개의 은행이 파산할 것이고 이를 수습하는 데 매우 큰 비용이 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의 중소형 은행들의 줄파산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공포가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리스크를 점검하며 금융감독원에 손실 가능성과 각 금융회사의 대응 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할 것을 당부했다.다만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이 국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의 손실 흡수 능력이 충분한 데다 자산 가치가 큰 폭으로 추가 하락하더라도 최대 손실액이 금융권 자기자본 대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며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금융위기로 시장 지표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를 대비해 비상대응계획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4년여가 지났지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오피스 건물은 여전히 높은 공실률과 고금리, 가치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로스앤젤레스의 랜드마크 건물 중 하나인 62층짜리 에이온 센터가 2014년 매입가보다 45% 싼 가격에 팔려 주목을 받았다. 문제는 건물주들이 최대한 미뤘던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정보업체 트렙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만기되는 상업부동산 대출은 5440억 달러(720조 원), 2027년 말까지 2조2000억 달러(2907조 원)에 달한다. NYCB나 아오조라 은행처럼 중형 은행은 특정 포트폴리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미국발(發) 상업부동산 위기가 미국, 아시아, 유럽 등 3개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2900조 원 규모 대출 ‘시한폭탄’NYCB는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에서 상업부동산뿐 아니라 뉴욕시 규제에 따라 임대료 제한에 묶여있는 공동주택 대출 부실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 충당금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는 곧바로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NYCB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파산했던 시그니처 뱅크를 인수하며 자산 규모를 1000억 달러(133조 원) 이상으로 높여 ‘은행위기의 승자’로 불렸지만 상업부동산 위기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인 것이다. 이에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NYCB를 투기 등급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무디스는 “뉴욕 오피스 및 공동주택 부동산 부문에서의 예상치 못한 손실, 이익 감소, 자본금 감소, 시장성 자금조달 비중 증대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SVB 파산 당시를 떠올리는 주가 폭락에 은행주 전반이 이틀 동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KBW나스닥지역은행지수(KRX)는 약 6% 하락했는데, 이는 SVB 파산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이다. KRX는 2일에도 2.3% 하락했다. ● 美·亞·유럽 3대륙 강타한 부동산 위기 위기감은 일본과 독일, 스위스로 확산 일로다. 일본 중견 은행인 아오조라 은행은 1일 올해 1분기(1~3월) 미 상업부동산 대출에 따른 손실로 기존 240억 엔(2170억 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던 기존 전망을 280억 엔(2530억 원)순손실로 급격히 내렸다. 이날 주가가 21% 하락했고 2일에도 15.9% 급락했다. 글로벌 은행인 도이체방크도 미 상업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1년 전 2600만 유로(374억 원)에서 1억2300만 유로(1770억 원)로 늘렸다고 밝혔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상업부동산 침체도 은행권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 부동산 재벌 시그나그룹의 파산 신청으로 스위스 3대 은행이던 줄리어스 베어 은행은 1일 시그나 대출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며 대손충당금 7억 달러(9300억 원)를 발표했다. 이 은행의 필립 리켄바허 최고경영자(CEO)은 즉각 사임했고 시그나에 대출을 결정한 부서는 폐쇄하기로 했다. 미 월가에선 이번 사태가 지난해 SVB 파산 당시처럼 급격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나 파산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2년 여 이상 고질적 문제로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엘리자베스 듀크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누군가 ‘(부실은) 이게 전부’라고 말할 때 실상은 전부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직간접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이 국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금융위기로 시장 지표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를 대비해 비상대응계획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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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美 3월 금리인하 어렵다” 이창용 “긴축 장기간 지속 필요”

    “3월 금리 인하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장 일각의 3월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주요 물가상승률 지표는 이미 연준의 목표 범위인 2%대에 들어섰지만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전 최종 구간)’에서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겠다는 신중론을 택한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연준은 이후 성명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신중론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대로 지속 가능하게 내려가고 있다는 자신감(confidence)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밝혔다.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국은행도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확신이 들기 전까진 긴축 긴장을 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 2% 자신 전엔 금리 인하 없다” 이날 파월 의장은 약 20차례 물가 안정에서의 자신감을 언급했다. 기자회견의 주요 키워드로 ‘자신감’이 꼽힐 정도로 신중론을 강조했다. 연준은 FOMC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도 ‘금리 인상은 없겠지만 즉각적 인하도 피하겠다’는 시각을 담았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지난해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2.9%로 2%대에 진입했음에도 물가 하락 수준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언제 자신감이 생기느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파월 의장은 “최근 6개월 치 물가 데이터는 좋은 신호였다. 더 나은 지표가 아니라 (최근처럼) 좋은 지표가 더 필요하다”며 “올해 어느 시점에선 금리를 내리겠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할 순 없다.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 제대로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경제 성장세가 강력한 데다 중동에서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너무 빨리 금리를 내렸다가 물가가 다시 오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확실히 피하겠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인하 시점을 두고 “위원들 간 견해차가 컸다”면서 “오늘 토론을 바탕으로 볼 때 3월 회의까지 (물가 안정) 자신감에 이를 것 같지 않다”며 3월 인하 카드를 제외했다. 파월 의장이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자 나스닥지수는 2.23% 떨어져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달러 가치도 최근 7주 고점 수준으로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도 FOMC 이후 5월 인하 가능성을 90%대로 평가하고 있다. ● ‘라스트 마일 리스크’ 경계하는 한은 이창용 한은 총재(사진)는 1일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미국의 성장세가 강하다 보니, 연준이 금리를 금방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안정 데이터를 확인하며 긴축 기조는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라스트 마일’ 경계심을 높여가며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올 들어 라스트 마일 리스크를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이 총재는 지난달 신년사에서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등산에서 정상 직전의 오르막길 또는 마라톤에서의 마지막 구간, 즉 라스트 마일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물가 안정을 이뤄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물가 안정 기로의 진입에 실패한 사례를 보면 큰 폭의 인플레이션 충격 이후 라스트 마일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로 정책 당국이 성급하게 완화 기조로 전환한 사례가 다수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한은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로 9번 연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율 불안정성 등의 이유로 한은이 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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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NYCB 주가 37.7% 폭락 … 상업부동산 위기 불안감 증폭

    뉴욕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실적 악화에 따른 배당금 축소를 발표하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주가가 37.7% 폭락했다.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당시를 떠올리는 주가 폭락에 은행주 전반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KBW 지역 은행 지수는 6%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 은행이 파산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이다. 상업부동산 위기에 노출된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한 것이다. NYCB는 지난해 SVB에 이어 파산했던 시그니처 뱅크를 인수해 자산 규모를 1000억 달러(133조 원)으로 불려 몸집을 불려 ‘은행위기의 승자’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2억5200만 달러(3400억 원) 손실을 기록해 배당금을 70% 가까이 축소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장중 45% 이상 폭락했다가 그나마 낙폭을 줄여 37.7%로 이날 장을 마친 것이다. NYCB 적자 전환의 배경은 신용 전망악화와 고금리 지속에 따른 대출 손실 확대 탓이 컸다. 특히 5억 5200만 달러(7400억 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 설정으로 인해 1억 8500만 달러(2500억 원)의 조정 손실을 기록했다. NYCB 대손충당금이 불어난 것은 상업부동산 부문에서 대규모 상각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은행 측은 밝혔다. 은행 측은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은 자산규모가 1000억 달러가 넘어서며 관련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은행이 시스템적 위기에 노출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NYCB 자체의 문제로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뱅크런이 발생해 공포가 전이됐던 작년과 달리 NYCB 예금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전략가는 “NYCB와 같은 유형의 경고는 ‘바퀴벌레’에 비유할 수 있다. 한 마리가 보이면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을 거라는 불안감을 증폭 시킨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월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하고, 시장이 5월 인하로 무게 중심을 이동함에 따라 은행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진 점도 시장의 공포를 부추켰다는 평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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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3월 금리 인하 어렵다” 시장 기대에 찬물…4연속 동결

    “3월 금리 인하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장의 3월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1월 31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자신감(Confidence)’이었다.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오고 있지만 정책 목표인 2%대에 지속가능하게 안착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과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이 3월 금리 인하 기대에 못을 박는 발언 직후 미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일제히 하락폭이 더 커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3%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2% 확신 전엔 금리 인하 없다”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성명에서도 시사됐다. 연준은 이날 기준 금리를 기존 5.25~5.50%로 동결한다고 밝히는 성명에 ‘추가 긴축(additional policy firming)’ 문구를 뺐다. 더 이상 인상은 논의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커질 때까지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2% 물가 목표가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릴 것임을 내비쳤다.연준이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2.9%로 2%대에 진입했음에도 아직 물가안정을 확신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기자회견 질문으로도 ‘현재의 인플레이션 둔화가 ’자신감‘을 갖기 어렵느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6개월 치 물가 데이터가 충분히 낮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가 2% 물가로 돌아갔다는데 충분한 자신감을 주느냐의 문제”라며 “더 좋은 지표가 아니라 더 많은 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아직 승리를 선언한 것이 아니다”라며 물가가 내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금리 인하에는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지속했다. ●이제 5월 인하 기대감?이날 파월 발언의 톤은 ‘신중함’에 맞춰져 있었다. “물가 안정에 더 큰 자신감이 필요하다“, ”(현 지표가) 자신감을 갖기는 불충분하다“며 수도 없이 자신감이란 단어를 언급한 것이 이번 회의의 특징이었다. 이번 FOMC 회의에서 인하 시점을 두고 위원들 간에 견해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파월 의장은 “(위원들 간) 견해 차이가 컸다. 이는 건전한 견해차이 였다”며 “위원들 간의 토론을 바탕으로 볼 때 3월 인하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못 박았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4.6%(4.5~4.75%)로 제시해 올해 세 차례 인하를 단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당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가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논의했다”고 밝히자 시장은 3월 금리 인하에 기대를 걸어왔다. 하지만 이달 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미국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강력하다며 “우리는 시간을 가지고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연준이 신중하게 금리 인하 시기를 고민할 수 있다고 언급해 3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다소 위축돼 왔다. 고강도 긴축 누적에 따라 경기 둔화가 예상됐음에도 미국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로 시장 전망치 2%를 크게 상회했다. 윌리엄 두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파월 기자회견 직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지나치게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경제가 너무 잘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강도 긴축에도 미국이 강력한 소비를 바탕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어 성급히 인하를 시도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빅 테크 실적이 일부 기대에 못 미친데다 시장의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자 이날 나스닥지수는 2.23% 하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하락폭을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은 317.01포인트(0.82%) 하락한 3만8150.30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1% 하락한 4845.65로 장을 마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도 FOMC 기자회견 직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30%대로 대폭 낮추고 5월 인하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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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준 금리 동결…“2% 물가 확신 전까진 금리 인하 부적절”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장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또 추가 금리 인상시사 부분은 성명에서 뺐지만 금리 인하는 신중하게 결정하겠다 점을 시사했다. 연준은 30, 31일 이틀에 걸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고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이 ‘강력한 속도(solid pace)’로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고, 인플레이션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연준은 지난해 6월, 9월, 11월, 12월 금리를 4번 동결한 이후 올 첫 FOMC 회의에서도 동결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5.25~5.50%로 한국과 금리 격차를 최대 2.0%포인트로 유지했다. 특히 이번 FOMC 회의 성명에서는 ‘추가 긴축(additional policy firming)’ 문구가 빠졌다. 더 이상 인상은 논의 사항이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커질 때까지 목표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2% 물가 목표가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릴 것임을 내비쳤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언제 금리 이하를 시작할지에 쏠려 왔다.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4.6%(4.5~4.75%)로 제시해 올해 세 차례 인하를 단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당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가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논의했다”고 밝히자 시장은 3월 금리 인하에 기대를 걸어왔다. 하지만 이달 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미국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강력하다며 “우리는 시간을 가지고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연준이 신중하게 금리 인하 시기를 고민할 수 있다고 언급해 3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다소 위축된 상태다. 고강도 긴축 누적에 따라 경기 둔화가 예상됐음에도 미국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로 시장 전망치 2%를 크게 상회했다. 이에 따라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지난달 약 80%에서 현재 55%로 보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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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주 가진 테슬라 개미에 머스크 패소… “75조 스톡옵션 부적절”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액주주가 제기한 소송으로 약 558억 달러(약 74조5000억 원)의 테슬라 주식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1심 격인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이 지난달 30일 머스크가 장악한 테슬라 이사회에 의해 부적절하게 세워진 보상 패키지 안에 따라 머스크가 해당 주식을 확보했다며 소액주주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 돈은 머스크가 세계 1위 부자가 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이 주식을 빼앗기면 머스크가 세계 3위 부호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CEO에게 막대한 보상 패키지를 제공한 다른 기업에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진단했다. 기업 이사회가 CEO의 ‘거수기’ 노릇을 하지 말고 특정 CEO의 독단 경영에 제동을 걸라는 사회 전반의 압력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 “머스크, 전횡으로 과도한 보상”캐설린 매코믹 델라웨어주 법원 판사는 이날 피고인 테슬라가 머스크 CEO에게 왜 그런 보상을 했는지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며 “이사회의 보상 결정 과정에 결함이 있다”고 판결했다. 특히 머스크의 동생, 머스크에게 빚을 진 사람들이 테슬라 이사로 있는 등 경영진을 견제해야할 이사회가 머스크와 ‘두터운 유대 관계’를 지녔다고 지적했다.2018년 테슬라 주주총회를 통과한 보상안은 머스크가 매출, 시가총액 등 12개의 특정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그에게 테슬라 주식 약 1%씩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머스크는 4년 만인 2022년 목표를 모두 달성해 558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받았다.2018년 당시 테슬라 9주를 소유했던 소액주주 리처드 토네타 씨는 이 보상안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해 6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이 보상안이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고액이고, 머스크가 이사회에 압력을 행사해 이 보상안의 승인을 유도했으며, 테슬라 또한 중요 정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토네타 씨는 “주주들은 머스크가 직접 자신의 보상 계획을 세웠다거나 이사회 구성원들이 머스크에게 예속되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반발했다.이번 소송은 재판이 시작된 2022년 말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팔아 트위터(현 X)를 인수하며 테슬라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테슬라가 머스크 개인에 휘둘리고, 이사회가 이를 견제하지 못하는지 여부가 재판에서 가려질 핵심 쟁점이었기 때문이다. 매코믹 판사는 판결문에서 “머스크는 경영자가 회사에 행사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테슬라 이사회의 결정이 머스크의 영향력하에 있다고 판결했다. 그는 과거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철회하겠다며 트위터 측과 소송을 벌일 때도 해당 재판을 담당했다.● 머스크 항소 예고, “텍사스로 옮겨?”판결 후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델라웨어주에서 기업 하지 말라”고 반발하며 항소를 예고했다. 또 “테슬라를 실제 본사가 있는 텍사스로 옮겨야 하느냐” 등의 게시물을 쏟아냈다. 테슬라 법인은 법인세가 낮은 델라웨어주에 등록돼 있지만 실질적 본사는 텍사스주에 두고 있다.그는 이 재판이 시작됐을 때부터 자신의 보상안은 이사회의 자율적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며 보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테슬라의 매출, 시총 등이 증가한 것은 물론이고 테슬라가 전기차 업계를 넘어 전 세계 여러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은 모두 자신의 공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2018년 당시 테슬라 시총은 약 600억 달러 수준이었다. 머스크의 보상 인센티브 목표 중 하나인 ‘시총 65000억 달러 돌파’는 당시 불가능한 목표로 치부됐었다.머스크가 항소법원에서도 패하면 테슬라는 그에게 558억 달러의 보상안 대신 더 낮은 금액의 보상안을 제공해야 할 수 있다. 머스크의 자산 가치 하락이 뒤따를 수 있다. 테슬라 지분을 현재 13%에서 25%로 늘리겠다는 머스크의 목표 또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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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주 개미주주에 패소한 머스크…75조원 잃을 위기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액주주가 제기한 소송으로 약 558억 달러(약 74조5000억 원)의 테슬라 주식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1심 격인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이 지난달 30일 머스크가 장악한 테슬라 이사회에 의해 부적절하게 세워진 보상 패키지 안에 따라 머스크가 해당 주식을 확보했다며 소액주주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 돈은 머스크가 세계 1위 부자가 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이 주식을 빼앗기면 머스크가 세계 3위 부호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CEO에게 막대한 보상 패키지를 제공한 다른 기업에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진단했다. 기업 이사회가 CEO의 ‘거수기’ 노릇을 하지 말고 특정 CEO의 독단 경영에 제동을 걸라는 사회 전반의 압력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소액주주 “머스크, 전횡으로 과도한 보상”캐설린 매코믹 델라웨어주 법원 판사는 이날 피고인 테슬라가 머스크 CEO에게 왜 그런 보상을 했는지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며 “이사회의 보상 결정 과정에 결함이 있다”고 판결했다. 특히 머스크의 동생, 머스크에게 빚을 진 사람들이 테슬라 이사로 있는 등 경영진을 견제해야할 이사회가 머스크와 ‘두터운 유대 관계’를 지녔다고 지적했다.2018년 테슬라 주주총회를 통과한 보상안은 머스크가 매출, 시가총액 등 12개의 특정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그에게 테슬라 주식 약 1%씩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머스크는 4년 만인 2022년 목표를 모두 달성해 558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받았다.2018년 당시 테슬라 9주를 소유했던 소액주주 리처드 토네타 씨는 이 보상안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해 6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이 보상안이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고액이고, 머스크가 이사회에 압력을 행사해 이 보상안의 승인을 유도했으며, 테슬라 또한 중요 정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토네타 씨는 “주주들은 머스크가 직접 자신의 보상 계획을 세웠다거나 이사회 구성원들이 머스크에게 예속되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반발했다.이번 소송은 재판이 시작된 2022년 말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팔아 트위터(현 X)를 인수하며 테슬라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테슬라가 머스크 개인에 휘둘리고, 이사회가 이를 견제하지 못하는지 여부가 재판에서 가려질 핵심 쟁점이었기 때문이다. 매코믹 판사는 판결문에서 “머스크는 경영자가 회사에 행사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테슬라 이사회의 결정이 머스크의 영향력하에 있다고 판결했다. 그는 과거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철회하겠다며 트위터 측과 소송을 벌일 때도 해당 재판을 담당했다.● 머스크 항소 예고, “텍사스로 옮겨?”판결 후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델라웨어주에서 기업 하지 말라”고 반발하며 항소를 예고했다. 또 “테슬라를 실제 본사가 있는 텍사스로 옮겨야 하느냐” 등의 게시물을 쏟아냈다. 테슬라 법인은 법인세가 낮은 델라웨어주에 등록돼 있지만 실질적 본사는 텍사스주에 두고 있다.그는 이 재판이 시작됐을 때부터 자신의 보상안은 이사회의 자율적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며 보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테슬라의 매출, 시총 등이 증가한 것은 물론이고 테슬라가 전기차 업계를 넘어 전 세계 여러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은 모두 자신의 공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2018년 당시 테슬라 시총은 약 600억 달러 수준이었다. 머스크의 보상 인센티브 목표 중 하나인 ‘시총 65000억 달러 돌파’는 당시 불가능한 목표로 치부됐었다.머스크가 항소법원에서도 패하면 테슬라는 그에게 558억 달러의 보상안 대신 더 낮은 금액의 보상안을 제공해야 할 수 있다. 머스크의 자산 가치 하락이 뒤따를 수 있다. 테슬라 지분을 현재 13%에서 25%로 늘리겠다는 머스크의 목표 또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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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총 1위 MS, 매출-이익 전망 상회…나델라 “AI 대규모 적용 단계”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세계 시가총액 1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열풍의 수익화에 앞서 나가며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AMD는 1분기(1~3월) AI 칩 수요 약화를 예상했고, 구글은 광고매출이 시장 전망을 하회하며 미국 경기가 지표만큼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 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30일(현지시간) MS는 자체 회계 2분기(10~12월) 실적발표에서 매출이 620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약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612억 달러)를 상회한 수치다. 주당 순이익 역시 2.93달러로, 시장 예상치(2.78달러)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이 분기의 MS 순이익은 33% 증가한 219억 달러를 기록해 2021년 6~9월 분기 이후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오픈AI와 손잡고 지난해 AI 기업 시장 장악에 나선 MS는 클라우드 부문 성장으로 AI 열풍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 및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0% 증가해 역시 시장 전망(27% 성장)을 뛰어 넘었다. MS는 애저 성장률의 6%포인트 정보가 AI 성장에 기인했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리 MS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우리는 AI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대규모로 AI를 적용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기술 스택의 모든 계층에 AI를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모든 부문에서 새로운 혜택과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MS는 AI 대표 주로 꼽히며 애플을 누르고 시가총액 1위를 굳히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약 70% 오를 정도다. 하지만 AI 열풍이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지느냐에 대해서는 시장에선 의구심도 적지 않다. 이날 엔비디아에 이어 AI칩 개발 선두주자로 꼽히는 AMD는 1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AMD의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은 62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61억3000만 달러)를 상회했지만 1분기 매출 전망을 “54억 달러에 3억 달러를 더하거나 뺀 금액”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57억3000만 달러)를 하회하는 수치다. 올해 AI 칩 수요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 AMD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5% 급락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56% 하락한 가운데에도 소폭 상승했던 엔비디아도 AMD 실적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약 1.8% 내렸다.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도 시간외 거래에서 5.7% 내림세를 보였다. 매출이 868억 1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1.64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구글의 핵심 비즈니스인 광고 매출이 655억 달러로 전망치(660억 달러)를 소폭 하회한 것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토머스 몬데이로 인베스팅닷컴 애널리스트는 “알파벳 광고 매출이 시장 전망을 하회한 것은 기업들이 여전히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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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韓 올 성장률 0.1%P 상향 그쳐… “내수 약화 경제반등 발목”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에서 0.1%포인트 오른 2.3%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와 건설 부문 위기에 대한 우려로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는 미국 등 주요국 성장률의 상향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IMF는 30일(현지 시간) 1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가시고 있다”며 “고강도 긴축에 시달리던 각국이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MF가 제시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3%는 기획재정부(2.2%)나 한국은행(2.1%) 예상보다는 다소 낙관적인 수치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등 한국의 주요 교역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한국 수출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어 (수출 증가 전망분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美 나홀로 강세 속 韓 내수 리스크 IMF는 해마다 4월과 10월 세계경제전망을, 1월과 7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달 업데이트 보고서는 지난해 10월보다는 낙관론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이는 미국의 강력한 성장세와 중국의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기대감에 바탕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피에르올리비에 구랭샤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는 꾸준한 물가 하락 속 성장세를 유지하며 연착륙을 위한 마지막 하강을 시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3.1%로 종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미국에 대해선 2.1%로 무려 0.6%포인트나 올렸다. 최근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3.3%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2%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성장세’를 보이자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회복세로 이끌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부동산 위기로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중국 경제 역시 당국의 적극적 재정지출 개입 덕에 올해 성장률이 4.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고금리·고물가를 버텨낼 탄탄한 내수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한국이나 독일 등은 경제 반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의 올해 성장률은 0.4% 하향 조정된 0.5% 수준으로 예측됐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에 대해서도 “반도체 부문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할 수 있고,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크다. 향후 부동산 시장 조정 등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선거의 해’ 무역전쟁 우려 확산 IMF는 “세계 경제가 연착륙을 향해 나아간다고 해도 전반적인 저성장과 두 개의 전쟁, ‘슈퍼 선거의 해’ 등 각종 위기 요인은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IMF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1%는 2000∼2019년 평균인 3.8%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특히 한국 경제성장의 버팀목인 글로벌 무역에 대한 전망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올해 세계 교역량 증가율 전망치는 3.3%로 과거 평균 4.9%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중동전쟁 확전 우려와 홍해 긴장 고조는 물류비 급등 등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 경제는 특히 세계 경제가 파편화되고 무역이 둔화되는 상황의 리스크에 취약하다”며 “중동전쟁 심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지며 무역 규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대목도 한국 경제에 비관적인 요인이다. IMF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무역 규제는 2019년 1100건 정도였지만 지난해 3000건으로 3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IMF는 미 대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무역 전쟁과 미 우선주의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또 IMF는 “시장의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이나 영국도 하반기(7∼12월) 전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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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올해 韓 성장률 2.2→2.3% 상향…“내수 약화 경제반등 발목”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에서 0.1%포인트 오른 2.3%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와 건설 부문 위기에 대한 우려로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는 미국 등 주요국 성장율의 상향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IMF는 30일(현지 시간) 1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가시고 있다”며 “고강도 긴축에 시달리던 각국이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MF가 제시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3%는 기획재정부(2.2%)나 한국은행(2.1%) 예상보다는 다소 낙관적인 수치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등 한국의 주요 교역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한국 수출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어 (수출 증가 전망분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 美 나홀로 강세 속 韓 내수 리스크 IMF는 해마다 4월과 10월 세계경제전망을, 1월과 7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달 업데이트 보고서는 지난해 10월보다는 낙관론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이는 미국의 강력한 성장세와 중국의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기대감에 바탕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피에르 올리비에 고랭샤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는 꾸준한 물가 하락 속 성장세를 유지하며 연착륙을 위한 마지막 하강을 시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실제로 IMF는 세계경제 성장률을 3.1%로 종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미국에 대해선 2.1%로 무려 0.6%포인트나 올렸다. 최근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3.3%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2%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성장세’를 보이자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회복세로 이끌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부동산 위기로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중국 경제 역시 당국의 적극적 재정지출 개입 덕에 올해 성장률이 4.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고금리·고물가를 버텨낼 탄탄한 내수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한국이나 독일 등은 경제 반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의 올해 성장률은 0.4% 하향 조정된 0.5% 수준으로 예측됐다. 스리니바산 IMF 아태국장은 한국에 대해서도 “반도체 부문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할 수 있고,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크다. 향후 부동산 시장 조정 등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선거의 해’ 무역전쟁 우려 확산 IMF는 “세계경제가 연착륙을 향해 나아간다고 해도 전반적인 저성장과 두 개의 전쟁, ‘슈퍼 선거의 해’ 등 각종 위기 요인은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IMF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1%는 2000년~2019년 평균인 3.8%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특히 한국 경제성장의 버팀목인 글로벌 무역에 대한 전망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올해 세계 교역량 증가율 전망치는 3.3%로 과거 평균 4.9%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중동전쟁 확전 우려와 홍해 긴장 고조는 물류비 급등 등 세계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스리니바산 아태국장은 “한국 경제는 특히 세계경제가 파편화되고 무역이 둔화되는 상황의 리스크에 취약하다”며 “중동전쟁 심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지며 무역 규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대목도 한국 경제에 비관적인 요인이다. IMF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무역 규제는 2019년 1100건 정도였지만 지난해 3000건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IMF는 미 대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무역 전쟁과 미 우선주의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또한 IMF는 “시장의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이나 영국도 하반기(7~12월) 전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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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미군 사망에 유가 84달러로 상승, 이달만 9% 뛰어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영국 유조선을 공격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첫 미군 사망자가 나오자 글로벌 원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중동 전쟁에도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왔으나, 홍해 위기가 본격화되자 주요 산유국의 해상 진출로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막힐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요르단 주둔 미군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28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장 초반 1.5%까지 치솟으며 장중 배럴당 84달러를 웃돌았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장중 79.29달러를 찍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 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배럴당 96달러까지 올랐다가 미국발 공급 안정화와 중국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으로 지난해 12월 73∼74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유가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은 후티 반군이 홍해 공격을 감행한 뒤로, 한 달 새 약 10달러가 올랐다.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약 9%가 뛰었고, WTI는 9.7% 급등했다. 홍해 지역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 향후 원유 공급을 비롯한 무역 전반에 치명타를 가져올 수 있다. 그간 후티 반군은 미국이나 영국과 연계된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공격했지만, 이번에는 러시아 원유를 운반하던 영국 유조선을 타깃으로 삼았다. 게다가 친이란 무장단체의 공격에 미군이 사망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이 격화되며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까지 폐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한 달만 막혀도 국제 유가가 20% 이상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 애널리스트는 “미군 사망으로 미국이 전쟁에 더 많이 개입할 가능성과 이 지역에서 에너지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 모두 커졌다”고 분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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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프트 딥페이크’ 비난에… X, 단속센터 신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가 성착취물이나 허위정보를 단속할 ‘신뢰와 안전 센터(Trust and Safety center of excellence)’를 신설한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딥페이크 음란 이미지 확산을 방치해 비난 여론이 거센 데 따른 대책이다. 28일(현지 시간) X의 비즈니스 운영 책임자인 조 베나로치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아동 성착취물 등 불법 콘텐츠를 단속할 ‘신뢰와 안전 센터’를 텍사스주 오스틴에 신설한다고 밝혔다. 베나로치에 따르면 X의 오스틴 센터는 100여 명의 콘텐츠 관리자가 정규직으로 상주해 성착취물, 특히 아동 관련 콘텐츠를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혐오 발언이나 폭력적인 내용의 게시물을 골라내는 역할도 맡게 된다. 이번 발표는 스위프트의 딥페이크 음란 이미지가 X를 통해 유포된 사태 직후 나온 것이다. X는 문제 이미지 확산을 막기 위해 ‘테일러 스위프트’ 검색 자체를 막았지만 합법적 콘텐츠까지 검색이 불가능해 비판 여론도 크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플랫폼 안전 관련 부서 인력을 대거 감원하고,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겠다고 강조한 것이 허위 이미지에 늑장대응하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달 31일 예정된 미 상원 사법위원회의 ‘온라인 아동 성착취물 위기’에 관한 청문회를 염두에 두고 센터 설립을 발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문회에는 린다 야카리노 X CEO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베나로치는 “범죄자들이 우리 플랫폼(X)을 이용해 아동 성범죄 콘텐츠를 배포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블룸버그에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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