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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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일본37%
국제일반21%
중국16%
국제정치11%
국제경제5%
칼럼5%
미국/북미3%
국제정세2%
  • 한국 어린이 인구비율 10.6%, 세계 37개국중 최저

    한국이 인구 4000만 명을 넘는 나라 가운데 어린이(0∼14세) 인구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고령화의 여파로 풀이된다. 5일 일본 총무성이 유엔의 세계 인구 추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 비율은 10.6%였다. 인구 4000만 명 이상인 세계 37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어린이 비율이 작은 국가는 일본(11.4%)이었다.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보다 한국의 어린이 비율이 더 낮은 것이다. 이어 이탈리아(11.9%), 스페인(12.9%), 독일(13.9%), 태국(14.7%), 중국(16.0%), 프랑스(16.5%), 영국(17.2%), 미국(17.3%) 등이 어린이 비중이 낮은 나라로 꼽혔다.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한국의 유소년 인구 비율은 올해 10.2%, 내년 9.7% 등 갈수록 더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유지될 경우 유소년 인구 비율이 2042년 8.6%, 2050년 7.9%, 2060년 6.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수십 년 안에 전체 인구 20명 중 1명 정도만 어린이인 초고령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한국이 세계에서 유소년 비중이 가장 작은 나라가 됐다”고 주목하면서 일본 역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올 4월 1일 기준으로 일본의 유소년 인구는 1366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 명 줄었다. 1950년 통계 집계 후 최저치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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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사카 숙박비 고공행진…1박 20만원짜리 캡슐호텔 등장

    오사카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간사이 지방의 숙박료가 엑스포 효과에 황금 연휴까지 맞물려 치솟고 있다. 주말 기준으로 1박에 20만 원 짜리 캡슐 호텔도 등장했다고 한다. 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오사카 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간사이 지역의 숙박료가 오르며 캡슐 호텔 가격이 20만 원을 넘긴 사례가 나왔다. 일본의 고급 캡슐 호텔 체인인 ‘퍼스트 캐빈’의 니시우메다 지점의 1일 숙박료가 4월 이후 주말 요금이 1박 2만 엔(약 20만 원)을 넘겼고, 최고 2만5200엔(약 25만 원)까지 기록한 날도 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엑스포 개막 이전에도 일본에 외국인 관람객은 몰렸고, 오사카 간사이 지역의 숙박 요금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오사카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459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1.2배를 기록했다. 올해 1~3월도 전년 대비 30% 이상 외국인 여행객이 증가했다. 이러자 지난해 오사카 지역 호텔의 평균 객실 단가는 전년보다 13.7% 올라 1만7774엔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자 올해 여객선에서 숙박하는 비교적 저렴한 상품도 등장했다. 고베~다카마쓰 구간을 운항하는 ‘점보 페리’는 선실을 숙소로 이용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평일 1인용 개인실의 경우 1박 4990엔(약 5만 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수준이다. 오사카 지역 인근의 와카야마현은 오사카 엑스포 입장권과 숙박을 합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으며 관람객 분산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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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어린이 인구 비율, 日보다 심각…인구 4000만이상 국가 중 최저

    한국이 인구 4000만 명을 넘는 나라 가운데 어린이(0∼14세) 인구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고령화의 여파로 풀이된다.5일 일본 총무성이 유엔의 세계인구 추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 비율은 10.6%였다. 인구 4000만 명 이상인 세계 37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어린이 비율이 적은 국가는 일본(11.4%)이었다.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보다 한국의 어린이 비율이 더 낮은 것이다.이어 이탈리아(11.9%), 스페인(12.9%), 독일(13.9%), 태국(14.7%), 중국(16.0%), 프랑스(16.5%), 영국(17.2%), 미국(17.3%) 등이 어린이 비중이 낮은 나라로 꼽혔다.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한국의 유소년 인구 비율은 올해 10.2%, 내년 9.7% 등 갈수록 더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유지될 경우 유소년 인구 비율이 2042년 8.6%, 2050년 7.9%, 2060년 6.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수십 년 안에 전체 인구 20명 중 1명 정도만 어린이인 초고령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유소년 비중이 적은 나라가 됐다”고 주목하면서 일본 역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올 4월 1일 기준으로 일본의 유소년 인구는 1366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 명 줄었다. 1950년 통계 집계 후 최저치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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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차장 없애고 녹지로”… ‘카투트리’ 캠페인

    “주차장을 없애고 나무를 심자.”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슈투트가르트시에서 2년 전 한 비영리 단체가 시작한 ‘카투트리(Car2Tree)’ 캠페인의 구호다. 이 캠페인은 말 그대로 차량을 줄이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자는 뜻이다. 주차장을 줄여 도심 한복판에 녹지를 늘리자는 취지로, 대기 오염이 심각한 슈투트가르트시의 환경을 개선하고 도시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단체는 주차장을 없앤 자리에 12㎡ 크기의 녹지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차량이 빽빽하게 주차된 공간을 줄이고, 그 자리에 수풀과 나무 벤치를 설치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 이 공간은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휴식처가 됐다. 개인적인 주차 공간이 공동체 교류의 장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 단체는 올해 ‘카투트리’ 공간 10곳을 마련했으며, 내년에는 20개를 추가로 신설할 계획이다. 이러한 도심 녹지화 프로젝트는 슈투트가르트시의 기후 혁신 정책 덕분에 더욱 힘을 얻고 있다. 2023년 11월부터 이 프로젝트는 시의 ‘기후 혁신 기금’ 지원을 받고 있다. 1300만 유로(약 211억 원)에 이르는 이 기금은 유럽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기금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기후 변화 대응 프로젝트는 지원이 결정되면 최대 100만 유로(약 16억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시와 시민단체가 협업한 카투트리 캠페인은 ‘녹색지붕’ 사업, ‘나무 입양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시민 참여형 녹지화 사업이다. 시가 이런 시민 참여형 녹지화 사업을 독려하는 이유는 그간 시 당국의 기후변화 극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빠른 기후변화로 인해 시의 열섬 현상 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기상청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시는 독일 내에서 가장 더운 도시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2016년 한 연구도 ‘일일 최고 기온이 섭씨 32도 이상인 일수’가 2031∼2060년에는 1971∼2000년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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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길’ 된 獨 도심숲, 대기질 개선-열섬 완화… 일자리도 창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터에서 일합니다.”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슈투트가르트시 남부 발다우 공원 근처 숲 교육기관 ‘숲의 집’에서 3월 21일(현지 시간) 만난 막시밀리안 크로프 소장(35)이 말했다. 산림 관련 정부 부처에서 장관 자문관, 기획조정관 등을 지낸 그는 5년 전부터 이곳에서 산림 교육을 맡고 있다. 크로프 소장은 “점심시간이면 구내식당 대신 숲에서 산책하며 식사할 수 있다”며 미소 지었다. 슈투트가르트는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셰 등 세계적인 명품 자동차 기업의 본사가 있는 ‘자동차의 도시’지만, 숲과 공원 등 녹지가 도시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숲의 도시’이기도 하다. 슈투트가르트 도심숲은 ‘바람길’이 되어 도시 공기를 정화할 뿐 아니라 열섬 현상을 완화한다. 어릴 때부터 가까이서 숲을 접한 젊은이들은 숲의 이점을 알리기 위해 ‘숲 전문가’ 일자리에 몰리고 있다.● 자동차 도시에서 숲 일자리 인기 1989년 설립된 ‘숲의 집’은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를 대상으로 숲 교육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다. 지역 학교 및 유치원과 협력해 숲 체험 수업을 운영하며, 숲 해설사·산림교육가 등 전문가 양성 과정도 함께 진행한다. 국가 공인 산림 자격증 취득을 위한 프로그램도 이곳에서 운영된다. 고요하고 정적인 숲엔 은퇴 세대들이 주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이날 방문한 숲의 집에선 20, 30대 청년 직원 10여 명이 바쁘게 업무를 보고 있었다. 슈투트가르트 남부 튀빙겐에서 온 리사 빌레 씨(20)는 “지난해 8월 고교 졸업 직후 여기에서 1년 인턴 과정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숲을 돌아보며 안정을 찾은 사람들은 표정이 행복하다”며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어 숲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임업과 목재 산업은 경기 둔화로 일자리가 줄고 있지만, 숲 교육은 젊은층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숲 교육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독일 연방 자연 및 산림 유치원 협회에 따르면 독일 전역에는 이른바 ‘숲 유치원’이 4000곳 넘게 운영 중이며, 그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숲의 집이 있는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내 대표적인 ‘숲 전문가 인큐베이터’로 꼽힌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인구 1134만 명)에는 현재 60여 명의 숲 교육가가 활동 중이며, 이들은 주 내 4개 숲 학교, 12개 산림교육센터, 33개 청소년 캠프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날 숲의 집을 찾은 학부모들도 숲을 통한 교육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올가 안드레이 씨는 유치원생 딸과 방문한 숲의 집 정원에서 “숲에는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자연 활동이 많아 아이 교육에 좋다”며 “아이의 유치원도 이곳과 협업해 숲 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도시 두른 8km 숲이 환경도 개선숲 교육이 활발한 데는 어릴 때부터 자연과 가까이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이 바탕에 있다. 독일 전체 면적 중 산림 비율은 약 32.3%(2022년 기준)로 한국(63%)보다 낮지만, 잘 정비된 도심숲 덕분에 시민들은 숲을 생활권 안에서 접한다. 유럽연합(EU) 통계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시는 숲과 공원이 전체 면적의 약 40%를 차지하며, 통행 불가 녹지를 포함한 전체 녹지율은 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슈투트가르트의 도심 숲 면적이 약 5000ha로, 축구장 7000개 이상 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공원에는 약 6만5000그루, 거리에는 3만5000그루의 나무가 있다. 빌레 씨는 “어렸을 때부터 자주 숲에서 뛰어 놀았기 때문에 숲에서 일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슈투트가르트시 근처에서 사는 ‘숲의 집’ 인턴 야코프 하젝 씨(20)도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숲을 많이 보고 정원 가꾸는 일을 도와 숲이 친숙하다”고 했다. 이렇게 넓은 도심숲은 슈투트가르트시가 인근 공장들이 내뿜는 매연과 열섬 효과를 해결하기 위해 녹지를 늘리려고 안간힘을 쓴 결과다. 당초 이 지역은 대기 오염이 심각했다. 많은 공장에서 매연을 내뿜는데 주변 3면이 모두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라 이 매연이 쉬이 빠져나가지 못했다. 연평균 풍속도 초속 1.0m가량으로 독일 북부 도시인 함부르크(초속 5.6m)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않아 공기가 정체됐다. 이에 시는 전체 녹지를 가꾸는 것과 동시에 1970년대부터 녹지를 U자 형태로 연결하는 ‘그린 U(Green U)’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도심을 둘러 약 8km에 걸쳐 조성된 이 숲길은 주변 산과 계곡에서 흘러든 찬 공기를 도심으로 유입시켜 대기 질을 개선하고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시내 어디서든 도보 10분이면 숲에 닿을 수 있다. 시민 건강 증진, 에너지 비용 절감, 삶의 질 향상이라는 다층적 효과를 통해 숲은 도시의 경제적 가치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또 다른 숲 ‘녹색 지붕’ 30만 ㎡ 조성 슈투트가르트시의 녹지는 시뿐만 아니라 시민과 함께 만들어진다. 당국은 1986년부터 지붕을 녹화하는 건물에 보조금을 지급해 지금까지 ‘녹색 지붕’이 30만 ㎡ 이상 조성됐다. ‘나무 입양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에게 나무를 심고 가꾸는 참여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2008년에는 ‘기후 지도’를 발간해 도시계획의 환경 기준을 제시했다. 차가운 공기 이동 경로, 오염 물질 농도, 열섬 현상 위험 지역 등을 분석해 건물 주변에 충분한 개방 공간 확보, 계곡·언덕·비탈면의 건축 제한, 산업시설의 오염 배출 금지 등을 권고한다. 이 기후 지도는 수도 베를린, 일본 고베시 등 여러 도시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주목받았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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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美와 2차 관세협상…“건설적 논의로 협의 전진”

    미국과 일본이 1일(현지 시간) 관세 관련 2차 장관급 회담을 워싱턴에서 2시간 동안 가졌다. 양측은 보다 깊은 건설적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합의까지는 이르지 못했고 5월 중순 추가 회의를 갖기로 했다. NHK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라토닉 미 상무장관, 그리고 일본 측에서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참석한 2차 관세 회의가 2시간 가량 열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재무성 내에서 가장 큰 방인 ‘캐시룸’에서 회담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회담 후 일본 기자단을 만나 “굉장히 깊은 얘기를 했다”면서 “미국의 관세 조치가 지극히 유감이라고 전했고, 일련의 관세 조치의 재검토를 강하게 제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조기에 미일 양측에 이익이 되는 합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실시해 (협의가) 전진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이번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일본 정부가 하나가 되어 최우선적이고 전력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6일 1차 회의에 이어 보름만에 열린 2차 회의에서는 양측의 관심사에 대해 더 구체적인 논의를 했고, 이에 따라 ‘건설(建設)’ ‘전진(前進)’ 등의 단어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만남 등과 같은 돌발 상황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은 미국에 관세 조치 철회를 요구하고, 자동차, 농산물 수입 확대에 대해서는 상대의 태도를 봐가며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미국의 무역 적자를 좁힐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논의가 핵심이라고 NHK는 분석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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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전 80주년’ 이시바 총리, 필리핀에 남겨진 일본인 2세 국적 회복 약속

    종전 80주년을 맞은 올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태평양 전쟁 후 필리핀에 남겨진 일본계 2세들의 일본 국적 회복을 돕겠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가 전쟁 피해자들의 국적 회복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시바 총리는 29일(현지 시간) 필리핀 순방 중 수도 마닐라에서 태평양 전쟁이 끝난 뒤 전후의 혼란 상황에서 현지에 남겨진 일본계 2세 3명과 만났다. NHK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고령이된 이들 앞에서 “(필리핀에 남겨진 일본계 2세) 모든 분의 일본 국적 취득이 실현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잊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여러분들에게 일본 총리로서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계2세의 일본 국적 취득이나 일시 귀국을 지원할 생각을 전했다. 면담자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태평양 전쟁 패전 후 현지에서 종전을 맞은 일본인은 일본으로 강제 송환됐지만, 일본인과 결혼한 현지 여성과 그 자녀는 그대로 남겨진 경우가 많았다. 종전 직후에 반일 감정이 강해서 일본계 2세에 대한 일본 국적의 취득이나 신원 조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필리핀 현지 지원단체에 따르면 2023년 3월 말 기준으로 필리핀에 살며 일본 국적을 아직 회복하지 않은 일본계 2세는 약 400명 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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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日 내일 2차 관세협상…日정부 “윈윈 관계 구축해 한 걸음, 두 걸음 전진”

    취임 100일을 넘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속한 관세 협상 타결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가운데 미일 관세 협상의 2라운드가 1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미일이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히며 조기 타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상황. 하지만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근거를 모르겠다”거나 “미국민에게 관세 효과를 선전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반응이 일본 정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타결의 첫 ‘시범케이스’를 만들려고 점차 조급증을 보이는 것과 달리 한국, 일본 등에서는 협상에 있어 신중론이 힘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일본의 관세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赤沢亮正) 경제재생상은 지난달 30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어떻게 ‘윈윈’ 관계를 구축해 합의할 수 있을 것인가를 항상 생각하며 한 걸음, 두 걸음이라도 전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과의 회담 시간에 대해서 “상세한 내용은 미정”이라고 했다. 다만 교도통신은 회담이 1일 열린다고 전했다. 일본은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 24%와 철강·알루미늄 25%, 자동차 25% 등 품목별 관세 조치에 대한 예외조치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대신 미국에 제시할 협상 카드로 쌀을 비롯한 미국산 농산물 수입 증대, 안전기준 심사를 대폭 간소화해 들여오는 수입 자동차 물량 확대, 쇄빙선을 포함한 선박 건조 기술 협력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일은 앞서 지난달 16일 워싱턴에서 첫 번째 관세 협상을 가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장관급 회담 전에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을 깜짝 만난 뒤 “큰 진전”이라고 했다.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29일 일본이 7월 20일로 예상되는 참의원(상원) 선거 전에 관세 문제를 합의하려 한다고 밝기도 했다. 하지만 NHK는 2차 협상에 대해 “미국 측이 요구하고 있는 자동차나 농산물의 수입 확대 등에 대해 상대의 태도나 교섭 자세를 봐 가면서 일본 측의 생각을 설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본 협상단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이 조기 타결 분위기를 띄우는 것과 달리 미국의 양보 수위를 살펴가며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발표한 자동차·부품 관세 부담 경감 조치에 대해서도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영향을 제대로 정밀조사하고 분석한 뒤 대응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이런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베트남, 필리핀에서의 ‘안보 순방’을 마친 뒤 30일 귀국했다. 앞서 미일 1차 관세 협상 때 자신의 최측근인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으로부터 전화 보고를 받으며 상황을 관리한 것처럼 이번에도 협상을 원격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를 ‘국난(國難)’으로 규정하고 총리가 직접 지휘하는 종합대책본부를 꾸린 상태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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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에 무기 주고, 필리핀과 정보 공유… 日이시바 ‘안보 순방’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사진) 일본 총리가 27∼30일 베트남과 필리핀을 찾는 안보 협력 강화 순방길에 나섰다. 중장기적 중국 견제 목적이 큰 이번 방문에서 이시바 총리는 베트남에 무상으로 무기를 제공하고, 필리핀과는 정보 공유 등 군사 협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30일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한반도, 동중국해, 남중국해를 하나의 전쟁 구역으로 묶는 ‘원 시어터(One Theater)’ 구상을 논의했다. 일본이 중국 견제를 빌미로 인도태평양에서의 패권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28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만나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과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팜민찐 총리도 “일본은 중요한 파트너”라며 “역내 평화 및 안정에 기여해 달라”고 화답했다. 이시바 총리는 27일 베트남 권력 서열 1위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도 만났다. 이시바 총리와 팜민찐 총리는 양국의 외교 및 국방차관의 ‘2+2’ 대화 체계를 만들기로 했고, 연내 첫 회의를 일본에서 갖기로 했다. 이시바 총리는 방위 장비를 무상 제공하는 ‘정부 안전보장 능력 강화 지원(OSA)’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팜민찐 총리 역시 “필요하다면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일본은 베트남의 해양 안보 능력 강화에도 협력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베트남이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 일대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노린 조치로 풀이된다. 이시바 총리는 29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도 만난다. 두 정상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체결을 협의하고, ‘상호 군수지원 협정(ACSA)’도 논의할 전망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해외 주둔 미군의 재편을 저울질하는 상황에 편승해 일본이 인도태평양 내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남중국해 등에 대한 미국의 관여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에서 일본이 해당 지역 국가들과 안보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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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황인찬]쌀 300g도 파는 日, 한국 쌀도 맞춤형 판매 전략 필요

    적게 사서 남기지 않고 요리해 먹는 게 일본의 식문화다. 슈퍼에선 대파 한 줄기, 마늘 한 통, 배추 4분의 1쪽 등을 쪼개 판다. 한 끼 해 먹으면 남는 게 없다. 일본에 오면서 한국보다 용량이 작은 냉장고를 샀다. 그래도 공간이 크게 부족하지 않다.적게 사고 바로 소비하는 일본 쌀도 그렇다. 한국은 20kg, 10kg짜리를 판다. 일본에선 4, 5kg 쌀이 가장 많이 팔린다. 그런 일본인들이 최근 한국에 왔다가 평소에 잘 접하지도 않는 큰 쌀 포대를 사들고 온다. 일본 쌀의 가격이 급등해 한국 쌀보다 3배 비싸진 탓이다. 한국 쌀을 살수록 이득이니 수화물 한도까지 꽉꽉 채워 사 오는 사람도 많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에 한국 쌀을 가져오기 위해 수출식물검역증명서를 받은 쌀 물량은 1250kg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16kg)보다 77배나 늘었다. 증명서 발급 건수도 6건에서 119건으로 뛰었다. 올해 1분기(1∼3월) 증명서 발급 건수는 193건(1855kg)으로, 이미 지난해 한 해 규모(174건·1310kg)를 훌쩍 넘겼다. 이러다 보니 일본 관광객에게 한국 쌀이 구매 필수 아이템이 됐다는 말도 나온다. 일본 언론도 서울의 대형 마트에서 쌀을 구입해 귀국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뉴스로 전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나의 한국 쌀 구입기’ 같은 체험 글이 넘쳐난다. “쌀이 무거워 들고 다니는 게 힘들었다. 마치 근육 운동을 하는 기분이었다”는 생생한 후기가 공감을 얻는다. 사실 쌀을 가져오려면 검역 절차를 거쳐야 하고, 공항에도 평소보다 일찍 가야 한다. 이런 불편한 점이 있지만 한국 쌀을 사오면 가격 이점이 매우 크다. 일본 관세 당국은 개인당 1년에 100kg까지 쌀에 대한 면세를 인정해 주고 있다. 그런데 일본인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0kg 정도다. 면세 한도까지 사온다면 2인 가족이 ‘면세 쌀’을 먹으며 연간 쌀값을 70%가량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이달 8일에는 한국 쌀이 관련 통계 작성 후 35년 만에 일본에 처음 수입되기도 했다. NHK를 비롯한 일본 주요 언론도 이런 변화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다만, 정식 수입되면 kg당 341엔(약 3400원)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달 수입된 10kg 상품은 9000엔(약 9만 원)에 팔렸다. 관세가 더해져 가격이 올랐지만 관심은 뜨거웠다. 판매 열흘 만에 첫 수입된 2t이 품절됐다. 내달 추가로 10t이 일본에 수입된다. 일본의 쌀값 폭등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쌀에 대한 일본 소비자의 관심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한국 쌀, 공항에서 소포장으로 판다면 한국에 온 일본인들에게 쌀을 더 적극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 보면 어떨까. 소포장에 익숙한 일본인 특성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어른 주먹만 한 300g 쌀 포장도 낯설지 않다. 한국 쌀도 이렇게 무게를 다양하게 소포장해서 판다면 여행 가방에 남는 공간 만큼 딱 맞춰 살 수 있고, ‘근육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게다가 공항에서 쌀을 팔면 수고를 더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쌀의 공항 검역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한국 쌀 수출을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에게 전달했더니 비슷한 생각을 했다고 한다. 다만 아이디어를 실무자 등과 공유했지만 아직 실현되지는 못했다고 했다. 한국 쌀이 일본 열도를 밟은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여러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황인찬 도쿄 특파원 hic@donga.com}

    • 202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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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숲이 준 액체황금” 50년 나무 키워, 메이플시럽 시장 72% 차지

    “숲은 다른 어떤 농사와도 다릅니다. 씨앗을 사지도, 비료를 주지도, 농약을 치지도 않지만 언제나 최고의 선물을 주지요.” 지난달 22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시에서 남동쪽으로 80km 떨어진 브로몽의 파인 마운틴 숲을 찾았다. 퀘벡 지역은 세계 메이플 시럽의 72%, 캐나다 메이플 시럽의 90%를 생산하는 전 세계 메이플 시럽의 핵심 생산지다. 이곳에서 만난 메이플 시럽 생산자 데이비드 홀 씨(65)는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울창한 단풍나무들을 쓰다듬으며 “숲에서 태어나고 숲에서 자란 우리에게 숲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액 흘러넘치는 봄의 단풍나무 숲홀 씨의 단풍나무 숲은 얼핏 보기엔 잎사귀 없는 나무들로 가득한 겨울 산의 모습이었다. 군데군데 여전히 녹지 않은 눈들이 덮여 있었다. 하지만 수액 채취를 위해 단풍나무마다 1, 2개씩 꽂아놓은 관을 가만히 살펴보니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수액이 흘러나와 튜브를 통해 산 아래쪽 수액 탱크로 내려가고 있었다. 홀 씨는 “지금처럼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 수액 흐름이 왕성한 3월이 단풍나무 수액을 채취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라며 “많게는 하루에 한 그루당 3갤런(11.4L)을 채취하는데, 이런 나무가 이 숲에 2만3000그루”라고 설명했다.메이플 생산자들은 봄이 오기 전 미리 나무에 드릴로 구멍 1, 2개를 뚫고 수액 채취 관을 연결한다. 20여 일 뒤 채취를 끝내고 관을 제거하면 1년 뒤 나무는 스스로 재생을 통해 그 구멍을 메운다. 나무에서 막 흘러나온 단풍나무 수액은 달콤한 생수 같은 맛이 난다. 이를 수액 탱크에 싣고 단풍나무 숲 근처 일종의 처리 시설인 ‘슈거섁(Sugar Shack·설탕 오두막)’으로 가져간다. 수액을 끓이자 마침내 갈색빛이 나는 메이플 시럽이 됐다. 홀 씨는 “1L의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데 평균 40L의 수액이 필요하다”며 “메이플 시럽의 브릭스와 농도는 생산 설비 내 컴퓨터 센서를 통해 균질하게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대 이어 청년 농가 만드는 ‘액체 황금’ 홀 씨의 집안은 1860년부터 6대째 메이플 시럽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의 아버지 이전에도 우리는 늘 이 숲에 있었다”며 “어린 시절 아버지를 도와 일하던 때와 달라진 점이라면 그때는 채취한 수액을 마차에 실어 산 아래로 가지고 내려왔다는 것뿐”이라며 웃었다. 홀 씨는 “오직 자연과 호흡하며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게 일터로서의 숲의 매력”이라며 “맥길대 졸업 후 스스로 이 숲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홀 씨의 아들 앤드루 씨(31)도 마찬가지다. 아버지처럼 맥길대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한 뒤 숲으로 돌아와 메이플 시럽을 함께 생산하고 있다. 실제 퀘벡 지역에는 귀농한 청년층 등 젊은 메이플 시럽 생산자가 꾸준히 유입되며 그 수가 늘고 있다. 캐나다 정부 통계와 퀘벡 메이플 시럽 생산자협회(QMSP)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생산 농가 수는 20% 가까이 늘어 현재 1만3500가구에 달한다. 이렇게 창출된 정규직 일자리도 1만2600개에 이른다. QMSP는 “메이플 시럽 산업은 퀘벡주 국내총생산(GDP)에 11억 캐나다달러(약 1조1300억 원) 이상을 기여한다”며 “벌목에 비해 GDP는 9배, 고용은 16배 더 높다”고 분석했다. 홀 씨 역시 “메이플 시럽 생산을 통해 매년 40만 캐나다달러(약 4억1170만 원)의 수익을 얻는다”고 말했다.● 숲푸드로 지역경제 활성화 세계 3대 산림국 중 하나인 캐나다는 숲에서 얻는 임산물이 이처럼 국가 경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캐나다의 임산물은 목재와 펄프부터 시작해 블루베리, 크랜베리 등 숲 열매와 단풍나무 수액 등 비(非)목재 임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산림 전문가들은 “버섯, 산나물, 감, 대추, 밤 등 먹는 임산물, 일명 ‘숲푸드’는 자연산 무공해 식품인 데다 탄소 배출, 토양 오염 등도 줄여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역의 숲푸드를 잘 살리면 지역 경제도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의 숲을 지키고 지역을 살리려 노력하는 일부 청년들은 캐나다 숲의 오랜 주인이었던 원주민 부족들과 함께 직접 숲으로 나가 버섯과 허브, 약초 등을 채취하고 이를 판매하는 지역 기반 사업체를 세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야생 바구니(The Wild Basket)’라는 이니셔티브를 통해 지역과 땅을 연결하고 주민들과 인근 식당에 신선한 임산물을 공급해 주목받았다. 다만 최근 캐나다 숲 농가들은 기후변화 위기와 맞서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극한기후 속 산불 재해 위험성 등이 커졌기 때문이다. 홀 씨는 “모든 숲을 지금처럼 유지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메이플 시럽 산업의 미래와 다음 세대를 위해 필요한 숲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새로운 단풍나무를 심어 메이플 시럽을 생산하려면 최소 50년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최근 퀘벡 지역의 메이플 시럽 생산 농가들은 ‘숲이 없으면 시럽도 없다’ 캠페인을 시작했다. 메이플 시럽 패키지에 캠페인 문구가 새겨진 10만 개의 스티커를 붙여 국내외 메이플 시럽 소비자들에게도 숲의 중요성을 알리자는 취지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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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나무 숲 ‘설탕 오두막’ 체험, 가족 관광객 줄이어

    캐나다 퀘벡주(州) 일대의 메이플 시럽 생산 농가들은 시럽 생산에서 더 나아가 메이플 시럽을 지역의 요리 및 문화 유산과 결합시킨 체험형 사업을 통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바로 퀘벡 지역의 독특한 전통 문화인 ‘슈거섁(설탕 오두막)’을 통해서다. 1850년대부터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설탕 오두막은 메이플 시럽 생산이 절정에 달하는 이른 봄, 온 가족이 눈 덮인 숲에서 종일 일하다가 저녁에 모여 함께 술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휴식을 취하던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도 퀘벡주의 단풍나무 숲 일대에는 100여 개의 설탕 오두막이 존재하는데, 대부분 단풍나무 수액 채취가 이뤄지는 3월에 집중적으로 운영된다. 이 시기에 설탕 오두막을 방문하면 갓 끓여낸 메이플 시럽을 눈 위에 붓고 나무 막대에 돌돌 말아 막대 사탕처럼 굳혀 먹는 ‘메이플 태피’를 경험할 수 있다. 메이플 시럽을 이용한 팬케이크나 크레이프 등 다양한 퀘벡 전통 요리도 제공된다. 설탕 오두막 옆 단풍나무 숲에서 방문객들은 직접 단풍나무 수액 채취 과정을 관찰하고 생산자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일부 설탕 오두막은 무쇠 솥에 단풍나무 수액을 붓고 장작을 피워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전통 방식을 시연하는가 하면, 단풍나무 숲 산책이나 마차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다 보니 이 시기 슈거섁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퀘벡주는 2020년 메이플 시럽 생산 100주년을 기념한 데 이어 2021년 단풍나무 수액 채취 시즌을 문화유산법에 따라 퀘벡의 공식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또 메이플 시럽의 역사와 생산을 초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다뤄 지역의 숲 자원이 산업을 넘어 교육과 공유 유산으로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지역의 기술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메이플 시럽 생산 자격증도 딸 수 있다. 퀘벡주는 지난해 단풍나무를 퀘벡 문화와 정체성의 상징으로 공식화하기 위해 10월 셋째 주 일요일을 ‘국립 단풍나무의 날’로 선포하는 법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날은 단풍나무와 단풍 시럽 생산, 단풍나무 제품과 관련된 모든 것을 기념한다. 퀘벡의 문화, 사회, 요리, 역사에서 단풍나무 숲이 가지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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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美와 관세협상 카드로 미국산 쌀 수입확대 검토”

    최근 미국과 관세 협상에 나선 일본이 이르면 다음 주 미일 장관급 회의에서 비(非)관세 장벽 개선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미국산을 비롯해 쌀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쌀을 더 수입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최근 일본 수출길이 열렸고 현지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한국 쌀도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트럼프 “700% 관세” 터무니없다던 日, 태세 전환 22일 마이니치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미국의 요구를 반영할 대책을 검토하라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지시에 따라 일본 정부는 조만간 비관세 장벽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2차 미일 장관급 회의의 협상카드로 쌀 수입 확대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이시바 총리와의 통화에서 “일본이 700%의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일본은 당시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대응했지만 미국 쌀 수입 확대안을 본격 검토하게 된 것.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이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자동차 추가 관세 25% 예외 조치에 대해 미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로 짚은 쌀을 매개로 이번 사태를 타개하고 싶어한다”고 진단했다. 일본 또한 쌀 수입 확대가 어느 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1년 새 두 배가 된 쌀 값을 안정시키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 또 수입 쌀 확대를 통해 농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이시바 총리도 21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여러 조치를 통해 지켜왔지만 일본 농업은 쇠퇴하고 있다”며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7월 20일 치러질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농가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이 미국과 신중하게 협상 시기 등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日수출 물꼬 튼 한국 쌀에도 기회 일본은 1993년 타결된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을 통해 쌀 시장을 일부 개방했다. 1995년부터 쌀 수입에 대해 일정 물량을 무관세로 들여오는 ‘최소시장접근(MMA·Minimum Market Access)’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매년 77만8000t의 쌀을 무관세로 수입하고 있고, 이 물량을 초과하는 수입분에 대해선 kg당 341엔(약 3400원)의 관세가 부과된다. 해당 사안에 밝은 일본 내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대미 협상안으로 두 가지 안을 검토 중이다. MMA에 따라 무관세로 들여오는 수입쌀 77만8000t 전체 분량을 늘리는 방안과, 기존에 무관세로 들어오는 분량은 유지하면서 최대 10만 t으로 한정한 주식용 쌀의 분량을 늘리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 이 소식통은 “주식용 쌀의 수입 규모를 늘리게 된다면 미국 쌀만 골라 수입할 수 없고, 모든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에 입찰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진다”며 “한국 쌀의 대일 수출량을 늘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8일 일본에 처음 정식으로 수입된 한국산 쌀 2t은 판매 열흘 만에 거의 소진됐다. 2차 선적분 10t은 다음 달 초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일본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10kg 상품의 비중을 80%로 늘렸고, 나머지는 4kg 상품으로 채울 예정이다. 농협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일본 쌀 시장 변화에 맞춰 수출량을 조절하고, 판매처를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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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현장을 가다/황인찬]158國 참가 ‘문화-기술 올림픽’… 흥행 여부 7월 日선거 변수될 듯

    《14일 일본 오사카 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의 한 순환버스 정류장. 카메라와 센서를 가득 단 특이한 외형의 버스가 들어왔다. 이 버스는 ‘오사카 메트로’가 개발한 자율주행 전기버스. 사람이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목적지까지 스스로 운전할 수 있다. 완전자율주행 ‘레벨4’로 제작된 버스다. 편도 400엔(약 4000원)을 내고 버스에 탔다. 좌석은 13개였고 승객은 기자 혼자였다. 천천히 출발한 버스는 직선도로에서 최고 20km, 커브길에서 10km로 달렸다. 거북이 걸음 같은 느린 속도였지만 주변 차들을 피해 알아서 움직였다.》13일 개막한 오사카 엑스포는 158개국이 참가해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장이다. 또한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 디자인’을 주제로 열리는 만큼 첨단 기술을 실증하는 거대한 시연의 무대이기도 했다.● 각종 첨단 기술의 시연장 10분쯤 달렸을까. 왼편에서 경보음이 울리더니 버스가 멈춰 섰다. 긴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운전석에서 대기하던 운전사가 곧 수동운전을 시작했다. 버스에 동승한 오사카 메트로의 관계자는 “일부 센서가 장애물을 인식 못 하는 것이 확인돼 급히 수동 운전으로 전환했다”면서 “가끔 이런 일이 발생한다. 아직은 실험 단계”라고 설명했다.자율주행 버스가 마냥 먼 미래의 일은 아니다.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서는 운전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전국 10곳을 선정해 자율주행 ‘레벨4’ 시범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실제 탑승해 보니 실용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아 보였다. 상상을 구현해 낸 듯한 기술도 많았다. 일본의 목욕기기 제조업체 사이언스가 출품한 ‘미래 인간 세탁기’가 그렇다. 이 회사는 55년 전인 1970년 오사카 엑스포 때도 ‘인간 세탁기’를 선보였는데, 당시엔 얼굴을 기기 밖으로 내놓은 채 목 아래만 씻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1인용 캡슐형 기기 속에 들어가 앉아 세정에서 건조까지 이뤄지는 것으로 발전됐다. 이 세탁기를 시연하는 모습은 하루 5번 진행된다. 시간에 맞춰 가니 관람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시연자가 캡슐에 들어간 지 약 15분 뒤 문이 열렸다. 기대감과 달리 시연자는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온몸이 흠뻑 젖은 채로 나왔다. 옆에 서 있던 행사 관계자가 수건과 두툼한 목욕 가운을 건넸다. 행사 관계자는 “세척은 잘되지만 아직 건조까지는 완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 ‘인공 심장’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길이 약 3cm로 엄지 손톱만 한 빨간색 조각이 스스로 벌떡벌떡 뛰는 것이 신기했다. 아직은 피를 뿜어내지 못하는 개발 초기 단계지만 언젠가 누군가의 심장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작은 생명체처럼 느껴졌다. 가사와키중공업은 사람이 탑승해 몸으로 조종할 수 있는 2인승 사족보행 말 로봇 ‘콜레오(Corleo)’의 초기 모델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일본에서 보는 콜로세움이번 엑스포는 개막을 앞두고 각종 우려가 쏟아졌다. 쓰레기 매립지인 유메시마 지역에 세워진 엑스포장에선 허용치를 넘는 메탄가스가 검출됐고, 지진 등 재해로 행사장 고립 가능성도 제기됐다. 여러 전시실의 건설이 지연됐고, 결국 5개국 전시관은 미완성 상태로 개막을 맞았다. 우려가 컸던 탓일까. 오사카 엑스포 현장은 광대한 목조 건축물인 ‘그랜드 링’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 자연스레 감탄이 나왔다. 최대 높이 20m, 둘레 2km의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이 건축물은 이번 엑스포의 상장물이다. 특히 가장 높은 지역에 오르면 한편으로는 드넓은 오사카 앞바다가, 반대편으로는 축구장 217개 크기의 광활한 엑스포 행사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번 엑스포에는 158개국이 참여했는데 국가별로 설치된 전시관은 하나하나가 그 나라의 특징을 압축하는 대표 건축물이었다. 이탈리아 전시관은 콜로세움을 모티브로 지어졌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여러 독립된 건축물과 야자수 등을 미로처럼 설치해 사막의 오아시스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한국과 미국 등은 건물 외벽에 대형 파사드를 설치해 건물 자체를 국가를 홍보하는 대형 광고판으로 활용했다. 특히 각국의 전시관은 밤이 되면 각종 조명과 음악을 더해 화려함을 더했다. 고베에서 아내와 함께 온 70대 일본인 남성은 “1970년 오사카 박람회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볼거리가 많다”며 “특히 음악 등을 주제로 한 오스트리아 전시관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엑스포를 관람하기 위해 휴가를 내고 영국에서 왔다는 네일 씨(52)는 “기대했던 것보다 엑스포 행사장이 크고 전시가 다양해 놀랍다”면서 “엑스포 관람 일정을 늘려서라도 다 보고 싶다”고 말했다. 당초 ‘기괴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엑스포의 공식 캐릭터 ‘먀쿠먀쿠’의 인기도 높았다. 기프트숍 앞에는 입장을 위해 긴 대기줄이 생겼으며, 일부 제품은 조기에 완판되기도 했다.● 관람객 저조, 7월 참의원 선거 변수? 이번 오사카 엑스포는 1970년 오사카, 2005년 아이치에 이어 세 번째로 일본에서 열린 엑스포다. 특히 55년 만의 재유치에 성공한 오사카는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이로 인한 경제효과도 기대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는 평가가 많다. 당초 2018년 박람회장 건설비로 1250억 엔(약 1조2500억 원)을 예상했으나 자재와 인건비가 올라가며 거의 두 배 가까운 2350억 엔(약 2조3500억 원)으로 늘었다. 그렇다면 관람 흥행이 예상보다 잘돼야 하는데, 초기 성적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엑스포를 주최한 일본국제박람회협회는 13일 개막 이후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총 50만2000명의 관람객이 찾았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개막 후 9일 동안 50만 명을 돌파한 2005년 아이치 때보다는 빠른 기록. 하지만 당초 이번 엑스포의 관람객 목표인 2820만 명을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하루 평균 15만 명이, 일주일간 105만 명이 와야 한다. 그러나 개장 첫 주 관람객 수는 목표치의 절반 수준이었다. 아사히신문이 2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사카 엑스포에 ‘가고 싶다’는 응답은 32%였다. 이러다 보니 주최 측이 관람객 목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잡은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엑스포의 관람객 목표는 도쿄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시, 주변 호텔 등을 포함하는 도쿄 디즈니 리조트의 연간 방문객 수 약 2630만 명(2023년 기준)보다 많다. 그런데 이런 숫자를 오사카 엑스포는 1년이 아닌 반년(총 184일) 만에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이번 엑스포의 건설비는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제계가 3분의 1씩 부담한다. 적자 엑스포가 된다면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오사카를 기반으로 한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가 이번 엑스포의 개최를 적극 이끌고 나섰다. 이런 까닭에 엑스포의 향후 흥행 여부가 7월 참의원 선거의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사카에서황인찬 도쿄 특파원 hic@donga.com}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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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이시바 총리, 야스쿠니신사에 또 공물 봉납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사진) 일본 총리가 21일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또 봉납했다. 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시작된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이시바 시게루’ 명의로 ‘마사카키(眞榊·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지난해 10월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 때에 이어 반년 만에 다시 공물을 보낸 것. 다만 지난번처럼 이번 예대제 기간 중에도 이시바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예정은 없다고 NHK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총리는 개인 입장에서 ‘마사카키’를 봉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 차원의 견해를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봉납만 한 것에 대해 “중국과 한국의 반발을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2013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마지막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는 재임 중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고 공물만 봉납했고, 이시바 총리도 같은 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초당파 의원 연맹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22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예정이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을 추모하고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들도 합사돼 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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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쌀값 폭등’ 일본, 35년만에 한국쌀 첫 수입

    ‘쌀값 폭등’이 지속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이 최근 한국 쌀을 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쌀값이 1년 새 두 배로 치솟자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한국 쌀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쌀이 일반 소비자 판매용으로 일본에 수출된 건 1990년 한국 쌀의 대(對)일 수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20일 농협인터내셔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한국 쌀 2t이 8일 통관 절차를 마치고 일본에 정식 수입됐다. 이어 10일부터 일본 내 ‘농협 온라인 쇼핑몰’과 도쿄 신오쿠보의 한국슈퍼마켓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번에 일본에 수입된 쌀은 전남 해남군 옥천농협에서 생산한 ‘땅끝 햇살’ 브랜드다. 지난해 생산된 것을 올해 3월 도정을 거쳐 들여왔다. 한국 쌀의 일본 수출은 이례적인 일이다. 1990년부터 한국 쌀의 대일 수출 통계를 집계해 온 aT의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2011년과 2012년 동일본 대지진 때 구호용으로 한국 쌀이 일본에 건너간 적은 있지만 판매용 수출은 여태까지 없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 쌀에 kg당 341엔(약 3400원)의 관세를 부과한다”며 “일본 쌀 가격이 뛰면서 이런 관세를 부담해도 한국 쌀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日수입 첫 한국쌀 2t, 열흘만에 ‘품절’… 농협 “내달 10t 추가 수출”日, 한국쌀 35년만에 첫 수입해남 쌀 ‘땅끝 햇살’ 대일수출 물꼬… 10㎏ 9000엔, 일본쌀보다 10% 저렴日, 흉작-지진 등 여파로 쌀 대란당분간 지속 가능성… 수입 늘릴듯18일 오후 일본 도쿄에 한인타운이 자리 잡고 있는 신오쿠보의 한 한국 슈퍼마켓을 찾았다. 입구 쪽 상품대에 전시된 일본산 쌀들 사이로 ‘땅끝 햇살’이라고 한글로 선명하게 적힌 쌀이 보였다. 전남 해남군에서 지난해 생산됐고 8일 일본에 정식 수입된 쌀이다.한국 쌀이 일본에 소비자 판매용으로 수입된 건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장을 보던 40대 여성 고객은 “한국 쌀이 판매되는 것을 처음 봤다. 맛이 궁금하다”며 관심을 보였다.일본에서는 지난해 여름부터 쌀 공급 부족이 심해져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에 당국은 쌀값을 진정시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국내산보다 저렴한 미국 캘리포니아산 쌀과 대만산 쌀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수입쌀 시장의 규모가 부쩍 커졌고, 이 기류를 타고 한국 쌀 또한 대(對)일본 수출의 물꼬를 튼 것이다.● 2t 열흘 만에 다 팔려, 10t 추가 수입이번에 수입된 한국 쌀은 10일부터 농협금융지주가 일본 소비자를 상대로 개설한 일본어 쇼핑몰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10kg 기준으로 세금, 배송료를 포함해 9000엔(약 9만 원).한국에서 쌀 10kg이 보통 4만 원 전후에 판매되는 것을 감안할 때 다소 비싸다. 관세와 운송비 등이 더해져 오른 것이다. 다만 이 가격은 최근 일본 쌀값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총무성이 18일 발표한 일본 전국 쌀값의 평균은 5kg이 4214엔(약 4만2000원). 14주 연속 가격이 뛰었다. 최근 1년간 누적 상승률은 92.1%에 달한다. 이미 도쿄의 일부 상점은 kg당 1000엔(약 1만 원)이 넘는 상품도 많다. 이번에 들어온 한국 쌀은 이보다 약 10% 저렴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라 한국 쌀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시범 수입된 한국 쌀 2t은 판매 개시 열흘 만에 거의 소진됐고, 오프라인 매장에도 일부 수량만 남았다. 농협 온라인 쇼핑몰에도 ‘품절’ 문구가 떴다.한국 쌀에 대한 초기 반응이 좋아 농협 측은 이달 중 추가 선적을 거쳐 다음 달 한국 쌀 10t을 일본에 보내기로 했다. 처음 선적분보다 5배로 늘었다.일본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쌀에 대해 kg당 341엔(약 3400원)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이를 관세율로 환산하면 400% 안팎이다. 그간 높은 관세 탓에 일본으로의 쌀 수출 계약을 추진하지 못했지만 일본 내 쌀값 급등이 관세 장벽마저 없애준 셈이다.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농협의 일본 쌀 수출은 올해가 첫 사례”라며 “일본 쌀 가격이 급등하자 관세 부과 후에도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는 판단 아래 수출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日 쌀 대란 장기화 가능성… 수입 늘 듯일본의 쌀 부족 원인은 재작년 흉작, 잦은 지진 발생에 따른 각 가정의 쌀 사재기 수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쌀 소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거론된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정권은 지난달 정부 비축미 21만 t을 풀었고, 이달 말 10만 t의 추가 방출 계획을 밝혔지만 쌀값은 좀처럼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내 쌀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쌀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몇몇 대형 유통업자가 경매에서 비싼 값으로 쌀을 매점하고, 중소 유통업자의 접근을 막아 쌀값이 더 뛴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쌀값 하락에 따른 농가 소득의 감소를 우려해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진단했다.당분간 쌀값 하락세를 기대하기 힘든 만큼 일본에선 수입 쌀에 대한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소매업자들도 한국 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쌀 수입을 확대할 여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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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한복판 53층 아파트에 시니어주택… “외로움 느낄 새 없어요”

    지난달 26일 찾은 일본 도쿄 주오구의 53층 고층 맨션(고층 아파트)인 ‘가치도키 더 타워’. 주오구는 긴자 쇼핑거리가 위치한 도쿄의 중심으로 땅값이 비싸기로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핵심 지역 ‘맨션’인 만큼 매매 가격도 비쌌다. 1층 부동산 표지판을 보니 전용면적 73㎡ 짜리(51층)가 2억4980만 엔(약 24억5000만 원)에 매물로 나와 있었다. 이 같은 고급 고층 아파트 2∼4층에는 다름 아닌 고령자 주택 ‘코코판 가치도키’가 차지하고 있다. 아파트를 지을 때 지방자치단체인 주오구의 소유 지분만큼을 시니어를 위한 주택 공간으로 마련한 것이다. 덕분에 이곳 입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세’에 주오구 맨션에 거주할 수 있다. 2017년 코코판 가치도키가 문을 열 때부터 9년째 살고 있다는 세지마 하쓰코 씨(92)는 도심 입지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녀는 “버스 타면 긴자 쇼핑거리도 코앞이라 고독감을 느낄 새가 없다”며 “교통이 편하니 딸도 일요일 저녁마다 찾아온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신부전증이 악화되기 전까지는 주 3회 요가를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 도쿄 도심 입지에 입주 대기 긴 줄 세지마 씨는 3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딸(60)과 아들(55)도 도쿄에 살고 있지만 독립 생활을 택했다. 그는 “아들이 같이 살자고 했지만 싫었다. 노후에 혼자서 느긋이 지내고 싶었다”며 웃었다. 세지마 씨가 거주하는 방을 찾았다. 거실을 겸하는 방 한 개와 욕실과 화장실이 있는 원룸형 구조였다. 눈에 띄는 것은 침대와 욕조, 변기 등 3곳에 긴급상 황 때 누를 수 있는 벨이 각각 설치돼 있다는 것. 그는 “혼자 살아도 이런 긴급 벨이 있으니 걱정이 덜하다”며 “안전한 곳에서 안심하고 살고 있으니 자녀들도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현재 60세 이상 시니어 4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어떻게 도쿄 핵심지에 저렴한 노인 주택이 들어서는 게 가능했을까. 주오구 측이 건설지 땅 지분을 일부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오구는 다른 지분 소유자들과 함께 고층 아파트를 지었고, 건물이 완성되자 땅 소유분만큼의 공간을 시니어 주택으로 만들기로 했다. 공모를 통해 운영 사업자로 일본 최대 교육·의료 복지 기업인 ‘갓켄(學研)’의 고령자 주택 브랜드인 ‘코코판’이 선택됐다. 지자체 지원 덕에 거주비는 주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1인실(26.56㎡) 한 달 월세는 11만1200엔(약 110만 원). 24시간 상주하는 간병인이 목욕 등 생활을 돕고 야간에도 위급 상황을 살피는 생활지원서비스(월 3만8500엔)를 합해도 14만9800엔 정도(약 149만 원)다. 일본인의 연금 평균 수령 금액이 20만 엔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평범한 연금 생활자도 거주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입주할 때 보증금은 집세 두 달분만 내면 된다. 도쿄 월세가 치솟고 있지만 2017년 문을 연 이후 9년째 동결돼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고령자 주거법에 따라 임대료 상한선은 월 최고 24만 엔을 넘길 수 없다. 인근 주택 임대료보다 지나치게 많이 받아서는 안 된다는 조건도 있다. 코코판 가치도키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인건비와 연결되는 생활지원서비스 비용은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아직 임대료는 올리지 않고 있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 “시니어 시설 기피는 옛말”코코판 실버 주택 운영사 갓켄 기업은 1946년 창립 이후 원래 학습지 등을 주력으로 했던 교육 기업이었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에 의료복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본에 200개가 넘는 실버 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시니어 시설은 지역 사회나 세대 간 소통을 중심으로 진화하는 것이 특징이라는 게 갓켄 측의 설명이다. 일본의 베이비부머 ‘단카이 세대’(1947∼1949년 출생)를 비롯한 일본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는 일본 경제 성장의 주역으로 은퇴 이후에는 실버 산업을 이끄는 소비의 주체로도 꼽힌다. 젊은 시절처럼 다양한 문화를 누리면서도 다른 세대와 교류할 수 있는 입지나 시설을 원하기 때문이다. 코코판 가치도키에서도 아파트 전체 거주자들이 함께 훌라우프를 배우는 등 문화 프로그램을 열고, 인근 어린이집 원생들을 초청해 고령자와 교류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한번 방문한 어린이집 원생이 시설에서 만났던 고령자에게 이튿날 아침에 모닝콜을 해주는 등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소소한 이벤트도 하고 있다. 요코하마에 있는 ‘코코판 요코하마 쓰루미’는 6층 건물에 고령자 주택 70채와 일반 임대주택 29채가 같이 들어가 있는 형태다. 해당 건물에는 공동 거실과 다세대 교류홀 등 세대 간 교류가 이뤄지는 공간까지 마련돼 있다. 핵가족, 1인 가족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제 각기 다른 연령과 세대들이 모여 사는 형태의 집합 주택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고령자 시설이 건물에 들어서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는 없을까. ‘코코판’의 모회사인 갓켄의 모치즈키 히사토요 씨는 “30년 전이라면 그런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됐다”며 “자신도 언젠가는 노인 시설로 들어가야 하니 지금 살고 있는 곳과 가까운 데에 노인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들 한다”고 말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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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日 관세대표단 만난뒤 “큰 진전”… 본협상 시작 전에 양보 요구 ‘선제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관세 협상을 하러 워싱턴을 찾은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일본 경제재생상을 면담한 뒤 “큰 진전(Big Progress)이 있었다”고 밝혔다. 장관급 본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직접 나서서 일본에 ‘큰 양보’를 요구하는 선제적 압박 메시지를 날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별 교섭들에 직접 관여하고 싶어 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 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미해 관세를 중심으로 첫 통상 교섭에 나서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면담 같은 압박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찾은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50분간 면담했다. 미국 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뿐만 아니라 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참석했다고 NHK는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방위비 부담 확대, 미국산 자동차의 일본 내 낮은 판매량, 미국의 대(對)일 무역적자 등 ‘3가지 축’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부담 확대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뿐만 아니라 안보 등을 묶어 ‘원스톱 쇼핑’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에게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문구가 새겨진 붉은색 모자를 선물했다고 NHK는 전했다. 이후 미일 각료급 회담은 75분간 이어졌고, 양측은 이달 중 추가 협의를 여는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상 무대에 등장하자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또 미국은 안보 분야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았는데 정작 이번 방미길에 방위성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16일 오후 10시(한국 시간)에 총리 관저에서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17일 오전 1시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사카와 경제재생상을 만나겠다고 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적었다. 협상 후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의 전화 보고를 받은 뒤 이시바 총리는 기자들에게 “미일 간에 입장 차가 여전하다”며 “앞으로도 쉬운 회의가 되지는 않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협의를 최우선으로 했다”고 의미를 뒀다. 그러면서 “가장 적절한 시기에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회담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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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협상단 “美에 관세조치 유감 전달…재검토 강하게 요청”

    일본의 관세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과 첫 관세 협상을 마친 뒤 양측이 되도록 조기에 합의해 정상 간에 발표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NHK 등에 따르면 아카자와 경제재상상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시간 가량 면담을 가졌다. 면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일본 무역 대표단과 막 만나서 큰 영광”이라며 “큰 진전(big progress)이다”라고 밝혔다. 이자카와 경제재상상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 대해 “미일 쌍방의 경제가 강해지는 포괄적인 합의를 가능한 한 조기에 실현하고 싶다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해 솔직히 설명을 했고, 일본과의 협의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미일 장관급 관세 협상 회의가 1시간 가량 열렸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R) 대표 등이 일본에서는 이자카와 경제재상상 등이 참여했다. 이자카와 경제재생상은 회담 후 기자들을 만나 “각료급 회의에서는 미국의 관세 조치가 지극히 유감이라는 점을 전달했다. 일본의 산업이나, 미일 양국의 투자, 고용의 확대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설명한 다음, 미국에 의한 일련의 관세 조치의 재검토를 강하게 신청했다”고 전했다. 미일 양국은 다음 협의를 이달 중 실시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장관급뿐만 아니라 실무레벨에서도 협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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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日과 관세협상에 직접 참석”

    미국과 일본이 16일부터 미국에서 관세 협상에 들어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본이 오늘 관세, 군사 지원 비용, 무역 공정성에 대해 협상하러 온다”며 “나도 회의에 재무 및 상무장관과 함께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상에 참석하는 가운데 일본 측 협상 대표를 맡은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경제재생상은 “미일 양측에 윈윈이 되는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환율, 방위 분야에서 전방위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과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앞선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을 대표로 하는 일본 협상단은 16∼18일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한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16일 출국 전 공항에서 “준비는 끝났다. 제대로 국익을 지키는 협상을 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섭은 때론 담당자들 간의 신뢰 관계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며 “협상 상대인 베선트 장관 등과 신뢰 관계를 확고히 구축해 윈윈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정무관(한국의 차관급) 회의에서 “(미국의 요구) 내용이 아직 분명하지 않다”며 중소기업 등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파악해 지원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NHK는 전했다. 이번 미일 통상 협상은 무역(관세), 환율(엔저), 안보(방위비 분담금) 등 세 부분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일본은 세계 최대 대미 투자국으로 현지에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점을 앞세워 관세 예외를 재차 요구할 계획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비(非)무역 현안 등을 포괄해 관세 협상에 나서는 ‘원스톱 쇼핑’을 거론하자 이시바 정부는 관세와 안전 보장, 에너지 협력 등을 아우르는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 협상을 준비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시바 총리의 최측근이지만, 대미 협상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는 “내 힘과 실적이 부족한 것은 누가 봐도 분명하지만 전력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방미 전 대미 교섭 경험이 풍부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전 자민당 간사장 등을 만나 협상 관련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테기 전 간사장은 2018년 경제재생상을 맡아 트럼프 1기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이 모테기 전 간사장으로부터 “첫 만남에서는 교섭 대상의 범위를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전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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