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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이후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들이 ‘비인간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하며 전국 단위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14일 출범식을 열였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출범 행사를 열고 “전공의 혹사의 대를 끊고 무너지는 의료를 바로잡고자 노동조합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전공의노조는 국내 모든 수련병원을 포함한 전국 단위 조합으로 의정 갈등으로 사직한 전공의들이 하반기 복귀하며 이달 1일 설립됐다. 초대 노조 위원장은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인 유청준 씨(중앙대병원 전공의)가 맡았다. 노조 측은 “가입자 수는 14일 기준 약 3000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노동시간 단축 및 법정 휴게시간 보장,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제한, 임신·출산 전공의 안전 보장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선언문에서 “전공의에 대한 혹사와 인권 박탈을 대가로 유지되는 의료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더는 침묵 속에서 병원의 소모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모인 노조원들은 “전공의는 기계가 아니다, 비인간적 노동시간 단축하라”며 “전공의법 신속히 개정하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의정갈등 이후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들이 ‘비인간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하며 전국 단위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14일 출범식을 열였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출범 행사를 열고 “전공의 혹사의 대를 끊고 무너지는 의료를 바로잡고자 노동조합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전공의노조는 국내 모든 수련병원을 포함한 전국단위 조합으로 의정 갈등으로 사직한 전공의들이 하반기 복귀하며 이달 1일 설립됐다. 초대 노조 위원장은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인 유청준(중앙대병원 전공의) 씨가 맡았다. 노조 측은 “가입자 수는 14일 기준 약 3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노동시간 단축 및 법정 휴게시간 보장,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제한, 임신·출산 전공의 안전 보장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선언문에서 “전공의에 대한 혹사와 인권 박탈을 대가로 유지되는 의료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더 이상 침묵 속에서 병원의 소모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모인 노조원들은 “전공의는 기계가 아니다, 비인간적 노동시간 단축하라”며 “전공의법 신속히 개정하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2006년 노동부 설립인가를 받은 첫 전공의노조가 탄생했으나 조합원 수 부족, 대한전공의협회와의 역할 분담 미흡 등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때도 전공의 노조 설립 시도가 있었으나 무산된 바 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정부가 부산 아동 화재 사망 사건을 계기로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방안을 내놨지만, 실질적인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돌봄 서비스 확대뿐만 아니라 유연근무제 확산 등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10명 중 8명이 직장에서 일하는 임금 근로자이기 때문에, 직장 문화가 바뀌어야 실제적인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올 5월 발표한 25∼49세 남녀 26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가정 양립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육아지원 제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직장 문화’(55.6%)가 꼽혔다. 뒤이어 ‘기관 돌봄서비스 이용 기회 및 시간 보장’(39.8%), ‘육아시간 확보를 위한 제도 확대’(36.3%) 순이었다. ‘가정 내 돌봄인력 지원 확대’(23.5%)는 ‘배우자도 육아에 동참할 수 있는 제도 개선’(24.2%)보다 낮았다. 전문가들은 야간 돌봄기관 및 아이돌보미 지원 확대 등 ‘사회적 돌봄’을 강조하게 되면 노동 시간 조정을 통한 실질적인 일·가정 양립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경북행복재단 대표)는 “돌봄 시설 연장 운영은 늦게까지 일하는 부모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지만 일·가정 양립이라는 근본적 문제는 해결해 주지 못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단축근무,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확대해 ‘일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형태로 일을 집중적으로 하고, 나머지 시간을 가족과 활용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전 통계청장)은 “한국은 저출산·고령화로 일할 사람이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육아휴직 그 자체보다는 기업이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가정 양립에서 소외된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 제도의 사용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23년 기준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실제로 사용한 비율은 55.1%였으나 5∼9인 기업은 7.8%, 10∼29인은 10.3%에 불과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거나, 육아휴직으로 인한 대체 근로자를 사용하는 등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중소기업에는 정부가 세제 혜택 등 비용 지원을 해 주고, 모범 사례 등을 통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 등을 위해 ‘부모보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이들은 육아휴직 제도 등 육아지원제도를 이용하기가 어렵다. 소득 기반으로 보험료를 내고, 아이를 돌보는 시간에 줄어든 소득을 보험을 통해 보전받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전 저고위 부위원장)는 “부모보험이 도입되면 플랫폼 노동자나 자영업자도 소득 감소 없이 육아하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를 돌보는 부모에게는 사회적으로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온종일 아동 돌봄센터’ 가보니야간이나 주말 등 급박한 시간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발을 구르는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 줄 돌봄 서비스가 절실하다. 온종일 돌봄 모델로 주목받는 경북도를 찾아가 봤다.》8일 오후 7시 반 경북 구미시 비산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구미24시 마을돌봄터. 8세 조윤성 군이 돌봄 교사와 학교 숙제인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조 군은 일주일에 세 번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오후 3∼8시 마을 돌봄터에서 시간을 보내며 저녁 식사도 한다. 학원에 가지 않는 날은 부모가 없어 집에 혼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을 돌봄터에는 조 군 말고도 초등학교 1∼3학년 7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각자 과제를 하거나 만화책을 읽고 있었다. 조 군은 “오늘 종이접기와 보드게임을 했다”며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돌봄터에 있으면 재미있다”고 말했다. 오후 8시경 아버지 조민석 씨(31)가 돌봄터에 들어왔다. 조 씨는 “아이 셋을 키우느라 회사 일이 끝난 뒤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있다”며 “퇴근 시간이 늘 늦는데, 아이들을 늦게까지 맡길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안심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부모들이 직장에서 근무할 때 자녀들이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심야 시간대 ‘돌봄 사각지대’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올해 7월에는 부산 기장군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치킨집을 운영하는 부모가 외출한 사이 8세, 6세 자매가 숨졌다. 6월 부산진구에선 부모가 새벽 일을 나선 사이 10세, 7세 자매가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대통령실은 야간 방임 아동 실태를 파악하고 심야 시간 아이 돌봄을 확대할 수 있는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저출산 위기에 ‘야간 돌봄’… 이용자 2배로 경북도는 지난해 1월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조 군처럼 야간 시간대 돌봄 공백에 놓인 아이들을 돌보는 ‘K보듬6000’ 사업을 도입했다. ‘1년 365일 24시간 공동체가 아이를 돌보는 육아 천국’을 목표로 평일 밤 12시까지는 물론이고 주말, 공휴일에도 돌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경북도는 전체 지역의 87%가 소멸 위험지역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저출산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다. 저출생 해결책에 대한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야간 돌봄 수요가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상민 경북도 아이돌봄정책팀장은 “학부모 간담회에서 ‘평일 야간에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왔다”며 “맞벌이 부부의 고충을 해결하는 것이 출생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3개 시군 돌봄 시설 62곳을 평일 오전 7시 30분부터 밤 12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 공동육아나눔터, 어린이집 등 제각각이던 모든 유형의 돌봄 시설의 운영 시간을 일괄 연장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야간에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용자는 지난해 하반기 2만2700명에서 올해 상반기 5만6920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이용자 중 2만1009명(36.9%)은 평일 오후 6시∼밤 12시 이용자였다. 야간 돌봄을 이용하는 학부모는 “직업 특성상 야근이 많은데 아이들끼리 있다가 발생한 사고를 접하고 불안했다.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돌봄 시간 연장을 위해 우수 돌봄 교사 156명을 새로 채용했다. 오후 6시 이후에도 시간제 돌봄 교사 2명씩은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인원을 충원했고, 센터장이나 상근 돌봄 교사가 상주하며 아이를 돌보게 했다. 야간 돌봄을 시행할 경우 돌봄 교사 등에 대한 인건비가 늘어나는데, 평일 야간과 주말, 공휴일에 일할 인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시간당 1만5000원씩 최대 30만 원을 추가 지급하고 있다.● 소방서에 돌봄 공간 설치, 의용대원이 돌봐기존 돌봄 시설 운영 시간을 연장하는 것 외에도 지역사회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내 22개 소방서 내부에 돌봄 공간을 설치했다. 긴급 돌봄이 필요한 생후 3개월∼12세 이하 아동이 해당 공간을 24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성의용소방대원 421명이 돌봄 전문 교육을 받고 이 공간을 찾는 아이들을 돌본다. 지난해 어린이 1만5889명이 이용했다. 맞벌이, 한부모, 다자녀 대상 가구 부모가 일을 하는 동안 자녀가 아플 경우엔 무료로 긴급 병원 동행 서비스도 지원한다. 돌봄 시간이 길어진 만큼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8일 오후 찾은 구미시 가족행복플라자 공동육아나눔터에서는 ‘생크림 케이크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다. 나눔터에서 돌봄을 받는 초등학생 12명이 케이크 시트를 자르고 생크림을 짜면서 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야간 돌봄에 초등생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이혜정 씨(43)는 “학원을 갔다 집에 바로 오면 아이들이 할 일 없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나눔터에 오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줌바 댄스, 과학 수업, 외국인 강사와 함께하는 문화 수업 등이 오후 6시 이후 진행된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돌봄 사각지대를 막기 위한 틈새 돌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는 6개월∼5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365일 24시간 긴급보육을 운영한다. 소득에 따라 시간당 1000∼4000원을 부담하면 이용할 수 있다. 광주시는 ‘삼삼오오 이웃집 긴급 돌봄’을 통해 0세부터 초등 6학년까지 자녀를 둔 가족들이 서로 야간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모임별로 활동비를 지원한다.● 야간 돌봄 전국 확대… 예산 확보-사업 중복은 과제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야간 돌봄에 대한 수요는 전국적으로 높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7월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를 이용하는 초등생 부모 2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야간 돌봄 수요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64.4%가 “긴급 상황에 대비해 오후 8시 이후에도 아동을 맡길 수 있는 공적 서비스 체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4명 중 1명(25.1%)은 “현재 오후 8시 이후 발생한 긴급 돌봄 공백을 메울 별도의 대안이 없다”고 했다. 부모들은 야간 돌봄 공백을 메우는 방안으로 기존 돌봄센터 연장 운영을 선호했다. 41.8%는 “오후 10시까지 돌봄센터를 2시간 연장 운영하는 것을 원한다”고 답변했다. 돌보미가 집에서 돌봄을 진행하는 재가 방문(28%)과 친척·이웃 돌봄 강화(24.1%), 밤 12시까지 센터 연장 운영(14.8%)이 뒤를 이었다. 현재 복지부가 담당하는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는 오후 1∼8시 운영을 원칙으로 하며, 교육부가 담당하는 초등 늘봄학교는 방과 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 중이다.정부도 부산 아파트 화재로 인한 아동 사망사고 이후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야간에 발생하는 돌봄 사각지대를 메우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복지부는 내년부터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를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방과 후 마을돌봄시설 야간 연장 돌봄 운영’ 시범사업을 확대한다. 대상 기관을 기존 218곳에서 350곳으로 늘린다. 이 중 300곳은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고, 50곳은 밤 12시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이용 대상도 늘려 애초 야간 돌봄은 기존 이용자에게만 제공됐으나, 내년부터는 누구나 긴급 상황 시 이용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는 내년부터 아이돌봄서비스 야간 긴급수당을 신설했다. 부모가 야간 시간대에 급하게 외출해야 하는 경우 이용할 수 있도록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긴급 돌봄을 신설하고, 중위소득 75% 이하 저소득 가구에는 이용자 본인부담금 중 야간 할증 요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이돌보미에게는 야간 특화 긴급돌봄 수당 하루 5000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학부모 “돌봄 서비스 부처별 달라 혼선도”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신이 일하는 시간에 맞춰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는 “플랫폼 노동자 등 정형화되지 않은 근로 시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은데, 이들도 누군가의 부모”라며 “수요조사를 통해 돌봄 수요를 파악하고, 교통 요충지에 야간에도 운영하는 돌봄 시설을 지정하거나 야간에 아이돌보미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촘촘한 대책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산 효율화를 위해 중복으로 제공되고 있는 돌봄 서비스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복지부는 방과 후 마을 돌봄시설 야간 연장 운영을 위해 약 31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여가부도 아이 돌봄 야간 긴급수당으로 22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돌봄 서비스를 이용한 부모들은 “돌봄 서비스가 지자체별로, 부처별로 산재하다 보니 어떤 서비스를 신청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북도 관계자는 “K보듬6000 사업을 진행하려면 부처 세 곳과 협의를 거쳐 예산을 각각 받아야 한다”며 “돌봄 사업을 하나로 묶어 추진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별로 돌봄 시설 편차가 크다 보니 지자체별로 맞춤형 돌봄을 제공하는 형태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구미=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내년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 지원 예산이 6260억 원으로 늘면서 아동 양육비 수혜자가 약 1만 명 늘어날 전망이다.11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내년 한부모가족 지원 관련 예산안은 올해 5906억 원보다 354억 원 증액된 총 6260억 원으로 편성됐다.예산 편성이 늘면서 아동 양육비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여가부는 한부모가족 복지급여 지원 대상을 기준 중위소득 63% 이하에서 65% 이하 가구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2인 가구는 소득 272만9540원, 3인 가구는 348만3373원 이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매달 23만 원의 아동 양육비를 받는 수혜자는 올해보다 1만 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지원 금액도 커진다. 아동 양육비 월 28만 원이 지원되던 미혼모·부와 조손가족, 청년 한부모는 내년부터 월 33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초·중·고교생 자녀 1인당 지원되는 학용품비도 연 9만3000원에서 연 10만 원으로 올랐다.한부모 가족에 대한 법률·주거·의료 지원도 확대된다. 중위소득 125% 이하 한부모 가족 대상으로 무료 법률 상담, 소송 대리 등을 제공하는 ‘한부모가족 무료법률구조 사업’ 예산을 기존 4억9200만 원에서 6억3200만 원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지원 건수는 올해 약 1500건에서 내년 약 1900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에 입소한 가구에 지원되는 생활보조금은 월 5만 원에서 월 10만 원으로 인상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서 확보한 매입임대주택 지원은 326호에서 346호로 확대한다. 경계선 지능인 상담·치료를 위한 진단비 300명분도 예산에 반영됐다.양육비 이행 확보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양육비 채권이 있으나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부모에게 국가가 먼저 선지급금을 주는 제도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선지급금을 채무자에게서 회수하는 일을 담당하는 양육비이행관리원 인력을 3명에서 11명으로 증원한다. 또 간편인증 서비스 도입, 압류 방식 다각화 등 선지급 시스템 기능도 개선할 방침이다.원민경 여가부 장관은 “한부모가족이 자녀 양육과 경제활동을 홀로 수행하는 어려움과 양육비를 제때 받지 못하는 고충에 대해 공감한다”며 “2026년에 확대된 예산을 통해 한부모가족이 양육 부담을 덜고, 양육비 이행 확보 지원과 주거 지원 등 한부모가족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10일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자살예방사업 참여를 독려한 여순동 대한숙박업중앙회 대전시대덕구지회장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복지부는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025년 자살 예방의 날 기념식’을 열고 자살 예방과 생명 존중에 공헌한 개인과 기관에 장관 표창 100점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여 지회장은 숙박업소에서 자살이 발생하는 사례를 접하고 대덕구 숙박업소들이 일산화탄소 감지 경보기를 설치하도록 독려하는 방식으로 자살을 예방했다. 그는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당연한 일을 했다”며 “앞으로도 자살 예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배우 이정은 씨(55)는 공익 광고에 출연해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자살 예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을 받았다. LG트윈스는 매년 야구장 관중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생명지킴데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경기장에서 자살 예방 공익 광고를 상시 송출한 것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 정부는 자살예방법에 따라 9월 10일을 자살 예방의 날, 이날부터 1주일을 자살 예방 주간으로 정하고 전시, 강연 등 교육·홍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 300만 명 돌파를 기념해 5일 서울 광진구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란 임종 과정에서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기간만 연장하는 연명 치료를 거부하는 문서다.이날 기념식에서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300만 번째 작성자인 최광수 씨(64)와 최 씨의 의향서 작성을 도운 박영식 대한웰다잉협회 상담사, 의향서 작성 상담 및 등록을 담당하는 기관인 대한웰다잉협회에 기념패를 수여했다.최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6년간 병원에 누워 콧줄을 달고 계시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저는 마지막 순간을 고통스럽게 연명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의향서 작성 계기를 설명했다. 박 상담사는 “의향서를 작성하면 아플 때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등 현장에 남아 있는 오해를 풀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303만4831명이 의향서를 작성했다. 이는 19세 이상 인구의 6.8%에 해당하는 수치다. 65세 이상 고령층 작성률은 21.1%로 집계됐다. 홍창권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을 스스로 준비하고 가족이 함께 존엄을 지켜내는 문화가 점차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국민이 두려움이 아닌 준비와 존엄으로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도록 연명의료결정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중고 거래를 시범 허용한 지 약 1년 만에 거래액이 33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건기식 거래 규정을 지키지 않아 플랫폼에서 차단 등 조치한 게시물도 1만3000여 건에 달했다.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범사업이 시작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고 거래 플랫폼의 건기식 거래액은 총 33억58만 원으로 집계됐다.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과 번개장터의 거래액은 각각 31억4542만 원, 1억5516만 원이었다.중고거래 플랫폼에 게시된 판매글 건수는 총 30만122건이었다. 이 가운데 식약처 가이드라인을 위반해 플랫폼이 차단 등 조처를 한 게시물은 1만3153건으로 나타났다. 플랫폼별 위반 건수는 당근마켓이 8582건으로 판매 건수(28만9755건)의 3%였다. 번개장터는 4571건으로 판매 건수(1만367건)의 44%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건기식 중고판매 시 소비기간이 명확히 보이도록 게시하고, 건기식 전용 카테고리 내에서 미개봉 제품만 거래하도록 하는 등 거래 시 판매자가 지겨야할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다. 위반 유형 중 표시·형식 위반이 전체의 60.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개봉 제품 판매(13.6%), 소비기한 미준수(4.6%), 의약품 오인 게시(3.9%), 해외직구 제품 판매(3.5%) 순으로 나타났다.정부는 올해 5월 7일까지였던 건기식 개인 간 거래 시범사업을 12월 31일까지로 연장하고, 거래 금액 제한과 소비기한 6개월 이상 조건을 없애는 등 일부 가이드라인도 완화했다.안전한 건기식 중고거래를 위해 안전성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년 간 적발 건수 1만 건은 적은 수치가 아니다. 섭취 시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니 (중고 거래 시)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건기식 중고거래 시범사업이 연장된 만큼 소비자의 안전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한다”면서 “특히 필요시 중고 유통 플랫폼의 책임이나 거래인증 절차를 강화하는 안전장치의 필요성도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최근 5년간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의 식품위생법 위반이 30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치킨·카페 등 9개 외식업종의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총 3133건의 식품위생법 위반이 적발됐다. 위반 사례는 2020년 491건에서 지난해 720건으로 5년 새 약 46.6% 증가했다.적발 중 20개 업체의 위반 사례가 2189건으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BBQ가 201건으로 가장 많았고, BHC 186건, 맘스터치 172건, 메가커피 158건, 컴포즈 커피 153건 등의 순이었다.업종별로는 치킨 매장의 위반 사례(1139건)가 36.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카페(19.7%), 햄버거(15%), 떡볶이(10.5%), 피자(8.5%), 마라탕(7%) 등 순이었다.적발된 위반 사례 3건 중 1건(1158건·37%)은 식품 첨가물량을 초과하거나 세균이 검출되는 등 기준 및 규격을 위반했다. 위생교육 미이수 968건(30.9%), 위생적 취급 기준 위반 336건(10.7%), 건강진단 미실시 216건(6.9%),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185건(5.9%) 등도 적발됐다.대부분(88.5%)은 과태료·시정명령 등 가벼운 처분에 그쳤다. 영업장 폐쇄 조처가 내려진 건 1건에 불과했다. 영업정지 167건(5.3%), 과징금 부과 110건(3.5%) 등의 처분 내려지기도 했다.서 의원은 “국민 먹거리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식약처와 지자체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 또한 가맹점에 대한 위생 지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지난해 2월 시작된 의정갈등 영향으로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 초진 환자가 전년 대비 약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처음 진료를 받으려면 1, 2차 의료기관에서 먼저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동안 감기 환자 등 경증질환 환자들이 과도하게 큰 병원에 몰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 희귀난치 질환 치료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환자 줄고 부산-대전 늘어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초진 환자는 2023년 511만7300명에서 지난해 426만1600명으로 85만5700명(16.7%) 감소했다. 의정 갈등에 따른 환자 수 감소와 정부 의료개혁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외래 진료와 입원 환자도 20% 가까이 줄었다.서울 초진 환자는 2023년 242만3400명에서 지난해 193만5400명으로 20.1%(148만8000명) 줄었다. 다만 부산, 대전, 전남 지역은 오히려 해당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가 늘었다. 대전 지역의 초진 환자는 같은 기간 13만 명에서 16만8000명으로 3만7000명 증가했다. 서울 큰 병원에 못 가 대기가 길어진 지방 환자들이 지역 상급종합병원에 간 것으로 보인다.의정 갈등 기간 입원 환자도 감소했다. 2023년 상급종합병원 전체 입원 환자는 197만9700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57만6200명으로 약 40만 명(20.3%) 줄었다. 반면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2023년 16만6200명에서 지난해 14만6900명으로 약 2만 명(11.6%) 줄어들며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다.의정 갈등 이전 상급종합병원 중증환자 진료 비중은 약 50%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와 중증질환 치료 중심으로 전환하고 중증환자 비중을 7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경증질환 환자 상당수가 상급종합병원 대신 종합병원이나 전문병원 등 2차 의료기관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에게 집중하면서 의료전달체계가 정상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전체 진료량이 감소한 건 중증질환 환자 피해로 연결됐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정 갈등 기간 상당수 병원에서 신규 환자를 받지 않았으니 환자들이 병원에 방문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분명 진료량 감소분의 절반은 구조전환으로 경증환자가 줄어든 수치겠지만, 절반은 중증환자의 진료가 어려워진 영향일 것”이라고 했다.● “상급종합병원 역할에 대한 고민 필요한 시점”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1년 7개월간 수련병원을 떠났던 전공의 7984명이 복귀했다. 단기적으로는 상급종합병원 진료량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소속 교수는 “전공의 복귀 이전에도 의정갈등 이전 80% 수준까지 진료량을 회복한 병원이 많다”며 “그동안 전공의들은 피교육자의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들의 대처 방식에 따라 진료량도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향후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 정착되면 경증질환 환자보다 중증질환 환자를 더 많이 진료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중증질환 수술은 구조전환 사업 이전인 지난해 9월 2만7534건에서 올해 4월 3만9049건으로 7개월 만에 1만1515건이 증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중증 적합질환 환자 비중도 5% 이상 상승했다”며 “전공의 복귀 이후에도 비슷한 패턴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옥민수 울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향후 의료 체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상급종합병원 역할과 의료 전달 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전문의 중심 병원은 ‘전문의 양성 병원’ 역할을 맡아야 한다. 진료 이외에 교육, 연구도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사진)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더불어민주당 등이 피해자를 가리켜 ‘피해 호소인’이라고 발언한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원 후보자는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피해자를 다른 용어로 호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피해자에 대해선 피해자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민주당 윤리심판원 위원이었는데 침묵했다는 지적에는 “윤리심판원은 규정에 따라 운영되는 조직”이라며 “해당 부분은 윤리심판원에 제소된 바 없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윤리규범에 명시된 ‘피해 호소인’ 단어를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엔 “규정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원 후보자는 박정훈 해병대 대령 긴급구제 기각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원 후보자는 2023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을 맡았을 때 채 상병 사건을 수사했던 박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에 기각 의견을 제시했다. 채 상병 사건 특별검사팀은 당시 군인권보호위원회 위원장이던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비공식 통화를 한 뒤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해 입장 번복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도 당시 만장일치 기각 결정에 동의해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자는 “긴급성 요건 결여로 인한 기각이었다. 군인권위원이 된 지 한 달째 만에 내린 결정이었고, 김 군인권보호관이 이 전 장관과 통화한 사실은 몇 달 뒤에 알았다”면서도 “박 대령과 유족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더불어민주당 등이 피해자를 가리켜 ‘피해 호소인’이라고 발언한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원 후보자는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피해자를 다른 용어로 호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피해자에 대해선 피해자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민주당 윤리심판원 위원이었는데 침묵했다는 지적에는 “윤리심판원은 규정에 따라 운영되는 조직”이라며 “해당 부분은 윤리심판원에 제소된 바 없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윤리규범에 명시된 ‘피해호소인’ 단어를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엔 “규정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원 후보자는 박정훈 해병대 대령 긴급구제 기각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원 후보자는 2023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을 맡았을 때 채 상병 사건을 수사했던 박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에 기각 의견을 제시했다. 채 상병 사건 특별검사팀은 당시 군인권보호위원회 위원장이던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비공식 통화를 한 뒤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해 입장 번복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도 당시 만장일치 기각 결정에 동의해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자는 “긴급성 요건 결여로 인한 기각이었다. 군인권위원이 된 지 한 달째 내린 결정이었고, 김 군인권보호관이 이 전 장관과 통화한 사실은 몇 달 뒤에 알았다”라면서도 “박 대령과 유족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지난해 2월 시작된 의정갈등 영향으로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 초진 환자가 전년 대비 약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처음 진료를 받으려면 1, 2차 의료기관에서 먼저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동안 감기 환자 등 경증질환 환자들이 과도하게 3차 의료기관을 찾아 중증질환, 희귀난치 질환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초진 환자는 2023년 511만7303명에서 지난해 426만1593명으로 85만5710명(16.7%) 감소했다. 의정 갈등에 따른 환자 수 감소와 정부 의료개혁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외래 진료와 입원 환자도 20% 가까이 줄었다.경증질환 환자 상당수가 상급종합병원 대신 종합병원이나 전문병원 등 2차 의료기관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에 집중하면서 의료전달체계가 정상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의정갈등 이전 상급종합병원 중증환자 진료 비중은 약 50%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와 중증질환 치료 중심으로 전환하고 중증환자 비중을 7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지난해 2월 시작된 의정갈등 영향으로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 초진 환자가 전년 대비 약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처음 진료를 받으려면 1, 2차 의료기관에서 먼저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동안 감기 환자 등 경증질환 환자들이 과도하게 큰 병원에 몰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 희귀난치 질환 치료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환자 줄고 부산-대전 늘어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초진 환자는 2023년 511만7300명에서 지난해 426만1600명으로 85만5700명(16.7%) 감소했다. 의정 갈등에 따른 환자 수 감소와 정부 의료개혁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외래 진료와 입원 환자도 20% 가까이 줄었다.서울 초진환자는 2023년 242만3400명에서 지난해 193만5400명으로 20.1%(148만8000명) 줄었다. 다만 부산, 대전, 전남 지역은 오히려 해당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가 늘었다. 대전 지역의 초진 환자는 같은 기간 13만 명에서 16만8000명으로 3만7000명 증가했다. 서울 큰 병원에 못 가 대기가 길어진 지방 환자들이 지역 상급종합병원에 간 것으로 보인다.의정 갈등 기간 입원 환자도 감소했다. 2023년 상급종합병원 전체 입원환자는 197만9700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57만6200명으로 약 40만 명(20.3%) 줄었다. 반면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2023년 16만6200명에서 지난해 14만6900명으로 약 2만 명(11.6%) 줄어들며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적었다.의정갈등 이전 상급종합병원 중증환자 진료 비중은 약 50%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와 중증질환 치료 중심으로 전환하고 중증환자 비중을 7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경증질환 환자 상당수가 상급종합병원 대신 종합병원이나 전문병원 등 2차 의료기관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에 집중하면서 의료전달체계가 정상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전체 진료량이 감소한 건 중증질환 환자 피해로 연결됐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정 갈등 기간 상당수 병원에서 신규 환자를 받지 않았으니 환자들이 병원에 방문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분명 진료량 감소분의 절반은 구조전환으로 경증환자가 줄어든 수치겠지만, 절반은 중증환자의 진료가 어려워진 영향일 것”이라고 했다.● “상급종합병원 역할에 대한 고민 필요한 시점”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1년 7개월간 수련병원을 떠났던 전공의 7984명이 복귀했다. 단기적으로는 상급종합병원 진료량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소속 교수는 “전공의 복귀 이전에도 의정갈등 이전 80% 수준까지 진료량을 회복한 병원이 많다”며 “그동안 전공의들은 피교육자의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들의 대처 방식에 따라 진료량도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향후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 정착되면 경증질환 환자보다 중증질환 환자를 더 많이 진료하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중증질환 수술은 구조전환 사업 이전인 지난해 9월 2만7534건에서 올해 4월 3만9049건으로 7개월 만에 1만1515건이 증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중증 적합질환 환자 비중도 5% 이상 상승했다”며 “전공의 복귀 이후에도 비슷한 패턴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민수 울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향후 의료 체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상급종합병원 역할과 의료 전달 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전문의 중심병원은 ‘전문의 양성 병원’ 역할을 맡아야 한다. 진료 이외에도 교육, 연구도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급여 수급자가 처음으로 전체 수급자의 3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2일 여성가족부가 양성평등주간(9월 1일~7일)을 맞아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13만2535명 중 4만1829명(31.6%)이 남성으로 2015년(2872명) 대비 8.6배 증가했다. 여성 수급자도 2015년 8만2467명에서 지난해 9만706명으로 늘었다.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급여 수급자도 늘었다. 만 12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남녀 근로자라면 한 자녀당 1년까지 근로 시간을 단축하고 급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원금을 받은 근로자는 2만6227명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남성이 3270명, 여성이 2만3357명으로 각각 전년 대비 855명, 2584명 증가했다.유연근무제 활용 비율도 늘었다. 남녀 각각 17.1%, 12.6%로, 2015년 대비 12.4%,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우선시하는 비율은 2023년 여성 51.9%, 남성 23.9%였다. 일보다 가정이 우선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여성(20.9%)은 2017년보다 3%, 남성(16.1%)은 5% 증가했다.전문가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지켜질 수 있는 제도가 사회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녀 모두가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은 만들어진 것”이라며 “앞으로는 임금 삭감 없는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근무자 중심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는 등 제도를 정비하고, 일 가정 양립 제도를 중소기업에서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한편 여성 폭력 지표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성폭력 발생은 3만7552건으로 2015년 대비 23.5% 증가했다. 피해 유형은 강제추행이 1만6188명(72.3%)으로 가장 많았고, 강간, 유사 강간, 기타 강간·강제추행 등이 뒤를 이었다. 디지털 성범죄 발생 건수도 2023년 8004건으로 2015년 대비 7.1배 증가했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소지, 제작, 배포한 범죄는 1674건으로 2015년 대비 2.6배 증가했다. 교제 폭력 범죄자 수는 1만3921명으로 2017년 대비 22.3% 증가했고, 스토킹 처벌법 검거 인원은 1만1382명으로 2022년 대비 13.8% 증가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정부가 ‘임신중지 약물(낙태약)’ 합법화를 국정과제로 검토하면서 의료계와 여성계 등에서 찬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법적 효력을 상실했지만, 정작 낙태 등에 대한 법령이 6년째 마련되지 않아 이를 둘러싼 제도적 사각지대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일 “임신중지 약물 합법화를 아직 국정과제에 포함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검토하고 있다”며 “임신중지 약물과 관련해 입법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에 출석해 “(낙태죄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형법과 모자보건법이 개정되지 않아 안전에도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며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다. (임신중지 약물의) 안전한 사용 방안을 식약처와 협의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낙태죄는 사실상 사라졌지만, 임신중지 약물 거래 및 유통은 여전히 국내에서 불법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임신중지 방법을 수술로 한정하고 성폭력, 유전 질환 등 제한적 사유에서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약물 사용에 대한 규정은 없다. 이 때문에 임신중지를 원하는 여성들은 불법 경로로 구한 약물에 의존하고 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임신중절 의약품 온라인 불법 판매는 2023년 491건에서 지난해 741건으로 1년 새 50% 이상 늘었다. 임신중지 약물 합법화를 두고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의료계는 약물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약물을 복용하면 불완전 유산이 될 가능성이 높고 자궁 외 임신의 경우 복강 내 출혈로 이어지는 등 오히려 여성의 생명권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윤리적으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가톨릭대병원 등은 (종교적 신념으로) 임신중절에 대해 교육조차 하지 않는다”며 “생명을 논하는 일을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여성계는 임신중지 약물은 해외에서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윤김지영 국립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해당 약물(임신중지)을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있고, 100개에 달하는 국가가 합법적으로 처방하고 있다”며 “허용 중인 다수 국가의 처방 기준과 부작용 등을 면밀하게 살펴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제도적 장치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물 사용 한계를 정하는 등 형법을 손봐야 사회적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했고 식약처 관계자도 “임신중지 허용 요건 등이 법률로 정해져야 의약품 허가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진료 예약이 조금 더 수월해질 거란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놓이네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신경과 진료실 앞. 치매와 당뇨병을 앓는 남편을 부축하며 나온 오모 씨(79)는 “젊은 의사들이 이제라도 돌아와서 참 다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1년 7개월 만에 이날 수련병원으로 복귀했다. 서울대병원 사직 레지던트 복귀율은 약 72%. 병원 곳곳엔 흰 가운을 입은 전공의가 눈에 띄었다. 환자들은 국민을 볼모로 한 의정 갈등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호흡기내과 진료를 기다리던 김모 씨(68)는 “지난해 종합병원에서 못 고치는 폐렴이라고 해서 대학병원에 왔더니, 올해 초 수술까지 5개월을 기다렸다. 정부도, 의사도 다시는 환자에게 이런 고통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형병원과 달리 지방 필수과는 전공의 복귀가 미미하거나 아예 돌아오지 않은 곳도 있어 의료공백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방 국립대병원 수련 담당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은 명맥이 끊길 위기”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아동수당 지원 대상이 현재 7세에서 내년 8세까지 확대된다. 비수도권이나 인구감소지역 아동은 추가로 최대 월 3만 원을 지원받는다.29일 보건복지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복지부 전체 예산은 137조6480억 원으로 올해 대비 9.7% 증가했다. 복지부는 아동수당 지원 연령을 현행 8세 미만에서 9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비수도권이나 인구감소지역 아동은 월 5000원에서 3만 원까지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아동수당은 아동 1인 당 월 10만 원 씩 지급되고 있다.아동수당 대상이 확대되면서 아동수당 예산은 올해 1조9588억 원에서 내년 2조4822억 원으로 5000억 원 가량 늘어났다. 지원 대상 아동은 현재 214만8000명에서 내년에는 264만5000명으로 증가한다. 앞서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기존 8세 미만에서 2030년까지 13세 미만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내년 3월 전국 시행 예정인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에는 777억 원이 배정됐다. 통합돌봄은 장애, 노쇠 등으로 일상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노인들이 살던 곳에서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업이다. 복지부는 서울 강남구 등 재정 여력이 충분한 곳을 제외한 183개 기초지차체 위주로 예산을 배정할 예정이다.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내년도 기초연금 예산은 23조3726억 원으로 올해보다 1조5461억 원 늘었다. 노인 인구 증가로 대상자가 43만 명 늘어나고, 기준연금액이 올해 34만2510원에서 내년 34만9360원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세종=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지난해 2만여 명의 아이들이 학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아동 30명은 사망했다.29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 아동학대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5만242건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고, 그 중 2만4492건이 전담 공무원 등의 조사를 거쳐 아동학대로 판단됐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23년 4만8522건에서 지난해 5만242건으로 증가했다.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등의 조사를 거쳐 실제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2023년 2만5739건에서 지난해 2만4492건으로 소폭 줄었다. 지난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30명이었다. 사망자 중 21명(70%)은 6세 이하 영유아였고, 7~9세가 4명, 10대 청소년이 5명이었다. 24명은 치명적 신체학대, 신생아 살해 등 아동에 대한 직접적 가해로 사망했고, 6명은 제때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치명적 방임으로 사망했다.아동 대부분은 주 양육자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학대 행위자인 경우가 2만603건(84.1%)으로 전체 학대 사례 중 가장 많았고, 대리양육자(7%)와 친인척(2.7%)에게 학대당한 경우도 있었다. 가장 많이 가해진 학대는 정서적 학대(1만1466건)였고, 신체적 학대(4625건), 방임(1800건), 성적 학대(619건)가 그 뒤를 이었다. 학대 유형이 중복돼 나타난 경우는 5982건으로 집계됐다. 재학대 사례는 3896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15.9%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1년 이내 재학대가 이뤄진 사례는 1737건이었다. 재학대 사례는 3년 연속 1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학대 피해 아동을 가정으로부터 분리 보호한 사례는 2292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9.4%였다. 그중 1575건은 담당 공무원이 피해 의심 아동을 분리해 보호조치 전까지 보호하는 ‘즉각 분리’가 시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90.1%)의 피해 아동은 원가정 보호조치됐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저는 죽고 싶은 게 아니라 단지 삶이 너무 힘들어 감당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16세부터 성적 학대를 당한 아이리스 하위징아 씨는 10년 이상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오랜 기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여러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결국 정신질환을 이유로 안락사를 선택했고 지난해 9월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네덜란드에서는 정신질환에 따른 안락사, 동반 안락사 등이 법적으로 허용됐지만, 자기 결정권과 자살 방조 사이에서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네덜란드 지역 안락사 검토 위원회(RTE)에 따르면 정신질환에 따른 안락사는 2010년 2건에서 2023년 138건, 지난해 219건으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정서적 불안정을 이유로 젊은이들이 너무 쉽게 선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정신질환에 따른 안락사를 선택한 219명 중 29명(13%)은 20대였고 16∼18세 청소년도 있었다. 테오 보어 흐로닝언 프로테스탄트신학대 교수는 “힘든 일을 헤쳐 나가는 게 인생의 중요한 경험인데 안락사가 삶에 대한 젊은이들의 의지를 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에는 드리스 판아흐트 네덜란드 전 총리가 자택에서 한 살 연상 부인과 동반 안락사를 선택해 93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판아흐트 전 총리는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계속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 안락사는 네덜란드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지만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네덜란드에서 처음 동반 안락사 사례가 보고된 2020년 26명(13쌍)이 동반자와 함께 생을 마감했으며 2023년 94명(47쌍), 지난해에는 108명(54쌍)이 동반 안락사를 택했다. 배우자에게 동반 안락사를 강요한 사례도 발견돼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20년 네덜란드 자유민주당이 발의한 일명 ‘완성된 삶 법안’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질환이 없더라도 75세 이상은 삶이 어느 정도 완성됐기 때문에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내용이다. 안락사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급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네덜란드에서조차 이 법안은 하원에 계류 중이다. 의사인 마르욜라인 세브레흐츠 씨는 “자기 결정권은 의학적 상태로 한계를 지을 수 없다”며 “의학적 근거가 없는 사람도 자기 삶이 완성됐다고 느낄 때 이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인을 죽음으로 내모는 법안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많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현재도 안락사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 법안이 통과되면 많은 노인은 죽음에 대한 사회적 내면적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암스테르담·위트레흐트=특별취재팀▽ 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조유라 전채은 김소영 박경민 방성은 (이상 정책사회부) 기자}

“아버지께서 오래전부터 마지막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다른 치매 환자처럼 몇 년간 더 고통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안락사 지원단체인 네덜란드안락사협회(NVVE) 사무실에서 만난 마리아 흐레이프마 씨(65)는 2023년 4월 치매를 앓던 90세 아버지를 안락사로 떠나보냈다. 아버지는 10여 년 전 ‘안락사 사전 의향서’를 작성하며 “중증 치매 진단을 받거나, 건강 문제로 혼자서 생활할 수 없게 되면 살고 싶지 않다”고 적었다. 이후 매년 주치의와 상의하며 서류를 갱신했다. 아버지는 2018년부터 치매를 앓았고 2022년 건강이 크게 악화했다. 흐레이프마 씨는 “치매가 악화해 제대로 말하지 못했고 아버지 자신을 잃고 있다고 느껴졌다. 아버지에게는 매우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2023년 1월 주치의에게 안락사 의사를 전했다. 주치의 등 안락사 평가 의료진은 아버지가 매우 심각하게 고통스럽다는 점을 인정했고 안락사를 허가했다.● 네덜란드 안락사 20여 년 새 5배 증가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허용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가진 신체적 정신적 환자는 의료진 확인 등 상당한 절차를 거쳐 안락사를 허가받을 수 있다. 보통 약물을 주입하거나 먹는 방법이 사용된다. 안락사 논의는 1973년 법원 판례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의사인 딸이 난치성 질환인 루게릭병을 앓는 어머니에게 치사량의 모르핀을 투입해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법원은 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후 안락사와 관련해서 의료 가이드라인과 판례가 쌓였고 2002년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네덜란드안락사협회 활동가 롭 에던스 씨는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들의 요청으로 안락사 제도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지역 안락사 검토위원회(RTE)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안락사는 2002년 1882건에서 지난해 9958건으로 22년 만에 약 5.3배 증가했다. 전체 사망자 중 안락사가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32%에서 5.8%로 약 4.4배 늘었다. 지난해 안락사 9958명 중 8970명(90.1%)은 60세 이상이었다. 현재 네덜란드에서는 ‘참을 수 없는 고통’과 ‘회복 불가능’을 전제로 신체적 질병 말기 환자뿐만 아니라 치매 환자, 정신질환자 등에게도 안락사를 허용한다. RTE에 따르면 지난해 안락사 약 86%(8593건)는 신체질환 관련이었다. 이어 치매(427건), 고령 질환 누적(397건), 정신질환(219건), 기타 질환(232건) 등의 순이었다. 네덜란드가 치매 환자나 정신질환자까지 안락사 대상을 넓히면서도 사회적 합의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철저한 절차 덕분이다. 환자는 반드시 주치의와 여러 차례 면담을 거쳐 고통의 심각성과 대안 부재를 입증해야 한다. 주치의는 단독으로 안락사를 허가할 수 없으며 반드시 안락사 자문 의사 네트워크(SCEN) 등 독립된 의사들의 2차 의견을 받아야 한다. 특히 치매, 정신질환 등은 이런 절차를 거쳐 안락사 허가까지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안락사 시행 후에는 변호사 의사 윤리학자 등이 참여하는 네덜란드 지역 안락사 검토위원회가 안락사 절차의 적법성을 심사해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의사에게 책임을 묻는다. 실제 지난해에도 6건이 부적절하다는 판정을 받아 검찰 조사가 진행됐다. 비영리 단체인 네덜란드안락사협회는 전국에 7개 지부를 두고 안락사에 대한 상담을 제공한다. 지난해 3만3500건의 문의를 받았고 8000건에 대해 심층 상담을 진행했다. 네덜란드안락사협회 법률고문 변호사 이베트 스카우트 씨는 “협회는 안락사 준비 및 시행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환자들의 ‘죽을 권리’ 보장에 앞서고 있다”며 “문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안락사에 대한 이해와 제도가 사회에 어느 정도 안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락사 논란은 현재도 진행 중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안락사나 조력 존엄사를 허용하는 국가는 없다. 법적 논쟁을 떠나 유교, 불교 등의 정서가 깔려 있는 아시아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 외에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페인 등 일부 국가가 허용하고 있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은 조력 존엄사가 가능하다. 20년 넘게 유지된 제도이지만, 네덜란드 내에서도 안락사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안락사를 지지하는 이들은 인간의 자기 결정권, 존엄한 죽음에 대한 권리, 환자의 극심한 고통 경감 등을 이유로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40명의 안락사에 관여한 의사 베르트 케이저르 씨는 “현대 의학은 환자를 불행한 상태에서도 살려낼 수 있을 만큼 발달했다. 하지만 ‘좋은 죽음’을 망칠 수도 있다. 중환자실에서 죽는 것은 최악의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종교계를 중심으로 “인간의 생명은 스스로 끊을 수 없는 신성한 것”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테오 보어 흐로닝언 프로테스탄트신학대 교수는 “안락사가 죽음의 당연한 방식(normal way to die)이 돼 버렸다”라며 “죽음을 일종의 ‘프로젝트’로 생각하는 흐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암스테르담·위트레흐트=특별취재팀▽ 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조유라 전채은 김소영 박경민 방성은 (이상 정책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