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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지냈던 김선수 대법관, 진보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한 박정화 노정희 대법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의 김상환 대법관, 젠더법연구회 회장 출신인 민유숙 대법관…. 김명수 대법원의 판결 분석 결과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진보 성향인 ‘신(新)독수리 5형제’의 등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 2년 차인 2017∼2018년 임명한 5명의 대법관을 말한다. 이들은 전원합의체 판결 10건 중 7건에서 같은 의견을 내며 두터운 ‘진보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던 김명수 대법원장과 역시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이달 8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흥구 대법관을 더하면 전원합의체 과반(7명)이 확보된다.○ 진보법관 5명, 전합 판결 71% 일치 김명수 대법원의 진보 성향이 커지고 있다는 인식은 동아일보가 서울대 한규섭 교수팀과 함께 최근 15년간 전원합의체 판결 274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로 확인된다. 현직 대법관 14명 중 5명이 진보 성향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김선수 대법관이 가장 진보적이었다. 김선수 대법관은 분석 대상이 된 전·현직 대법관 46명 중 진보 4위였다. 박정화, 김상환 대법관이 전체 진보 6, 7위로 뒤를 이었다. 민유숙, 노정희 대법관도 진보 9, 14위로 분류됐다. 이들 5명의 대법관은 정치 성향이나 이념에 따라 찬반이 갈릴 수 있는 사건에서 대부분 한목소리를 냈다. 2018년 12월∼2020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38건 가운데 27건(71.1%)에서 같은 의견을 냈다. 행정이나 노동 등 특별 재판으로 분류된 사건에선 10건 중 9건에서 의견이 같았다. ‘진보 톱3’인 김선수, 박정화, 김상환 대법관은 전체 40건 중 32건(80%)에서 의견이 일치했다. 5명의 대법관은 ‘여순 사건’ 당시 반란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사형당한 민간인의 유족이 재심을 열어달라며 낸 소송에서 “재심을 열 수 있다”는 다수 의견을 냈다. 재심은 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재판을 다시 연다는 뜻이지만, 이 사건은 확정 판결문이 남아있지 않아 재심 대상인지 불분명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유족을 특별법으로 구제해야 한다는 이유로 재심 청구를 거절할 수 없다. 더 나은 입법을 기다린다며 사법의 역할을 포기해선 안 된다”며 보충 의견도 냈다. 김선수 대법관을 제외한 4명의 대법관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질문에 답했을 뿐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올 7월 함께 무죄 의견을 제시했다. 중도 성향인 권순일 전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이 같은 의견을 내면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이 파기 환송됐다. 4명의 진보 대법관은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부부가 정치 평론가 변희재 씨 등을 상대로 “종북, 주사파라고 비방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낸 소송에서도 “보수 정권기에 종북, 주사파로 낙인찍히는 건 상상 못할 공포”라며 이 전 대표 측 손을 들어주는 소수의견을 함께 냈다. ○ ‘보수 4형제’는 반대의견 결집 대법원 구성원 과반이 진보로 기울면서 ‘보수 4형제’가 반대의견에 결집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직 대법관 중에선 노태악, 이기택, 안철상, 이동원 대법관이 보수 성향이었다. 46명의 전·현직 대법관 가운데 각각 6, 12, 15, 16번째로 보수적이다. 현직 보수 1위인 노태악 대법관이 올 3월 4일 임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조희대 대법관과 이기택, 안철상, 이동원 대법관 순서로 대법원 안의 ‘보수 4형제’ 역할을 했다. 노태악, 이기택, 안철상, 이동원 대법관은 박상옥 대법관과 함께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 지사의 혐의를 유죄로 봐야 한다면서 “TV토론회에서의 허위 발언을 처벌할 수 없다는 듯한 다수의견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대법원이 확립해온 태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해 화제가 됐다. 이기택, 이동원 대법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를 무효로 본 다수의견을 비판하면서 “완벽한 법체계를 애써 무시하면서 입법과 사법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판결 성향 지수로 보면 ‘보수 4형제’는 임기 도중 점점 보수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도 성향을 보이던 조희대, 이기택 대법관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인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보수 방향으로 기울었다. 이동원, 안철상 대법관은 취임 후부터 매년 보수 쪽으로 이동했다. 김명수 대법원의 ‘진보화’ 여파로 중도와 보수 성향을 오가던 대법관들이 오히려 보수 쪽으로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부터는 전체 대법관 14명 중 진보 성향 대법관이 1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돼 각각 중도, 보수로 분류된 박상옥, 이기택 대법관은 내년 5월과 9월 퇴임한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 2명의 공석을 포함해 대법관 총 13명을 임명할 수 있게 됐다. 고도예 yea@donga.com·유원모·박상준 기자}

현직 검사 15명이 검찰을 떠나 법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모두 검사로 5∼10년 일한 30대 젊은 검사들이다. 10명 넘는 검사가 한꺼번에 판사로 이직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대법원은 ‘2020년 일반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 대상자 명단’을 18일 공개했다. 명단을 보면 올 10월부터 법관으로 임용될 155명 중 현직 검사가 15명으로 전체의 9.7%였다. 법관 임용 대상자 중에는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80명으로 가장 많았다. 법원 재판연구관 28명과 국선 전담변호사 18명,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변호사 14명도 경력 법관으로 뽑혔다. 검사 출신인 법관 임용 대상자 수는 올해가 역대 최대 수치다. 법원은 2013년부터 ‘경력 법관제도’를 시행한 뒤 검사와 변호사 등을 법관으로 뽑기 시작했다. 사법연수원을 갓 수료한 ‘신참 법조인’ 대신 변호사 등 일정 기간 경력을 쌓은 법조인을 법관으로 뽑겠다는 것이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매년 1, 2명의 검사만 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체 법관 임용자 중 검사 출신의 비율은 전체의 1%에 그쳤다. 검사 출신 법관 임용 대상자는 2018년에 4명(1.44%), 지난해 7명(5.6%)으로 늘더니 올해 전체의 9%를 넘긴 것이다. 법원으로 이직하는 검사 15명은 5∼10년 차다. 사법연수원 44기를 졸업하거나 제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2015년부터 일한 ‘만 5년 차’ 검사가 7명으로 가장 많다. 김조원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아들인 김서현 수원지검 검사(34·연수원 41기)도 법관 임용 대상에 포함됐다. 법무부의 ‘우수 인권검사’ 표창을 받은 권슬기 수원지검 검사(39·41기)와 김수현 광주지검 검사(31·44기·여)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이신애 의정부지검 검사(34·43기·여)와 검찰 내부에서 연수원 성적 수석으로 임관했던 황해철 부산지검 검사(33·44기)도 법관으로 전직하게 됐다. 검찰 내부에선 이른바 ‘검찰 엑소더스(대탈출)’가 시작됐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젊은 검사들은 판사로 이직하고, 부장검사 이상의 간부급 검사는 대거 법무법인(로펌)으로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대법원의 경력법관 임용에 지원한 현직 검사만 40명에 가까웠다고 한다. 2016년부터 올 7월까지 최근 5년 동안에는 총 372명의 검사가 검찰을 떠났는데, 지난해에만 109명이 검사직을 내려놨다. 검찰 개혁과 검찰인사 드라이브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피로감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있다. 한 부장검사는 “그동안 ‘검찰 개혁’이란 명목으로 한 해에도 여러 번 물갈이 인사가 벌어졌다”며 “정권에 따라 조직 안에서의 입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감찰까지 받을 수 있는데 누가 검찰에 남고 싶겠느냐”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번에 법관으로 임용된 연수원 41∼44기는 ‘경력 법관제’ 도입 이후 검사로 임관된 경우”라며 “애초부터 판사직을 희망하고 징검다리처럼 검찰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도예 yea@donga.com·장관석 기자}

현직 검사 15명이 검찰을 떠나 법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모두 검사로 5~10년 일한 30대 젊은 검사들이다. 10명 넘는 검사가 한꺼번에 판사로 이직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대법원은 ‘2020년 일반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 대상자 명단’을 18일 공개했다. 명단을 보면 올 10월부터 법관으로 임용될 155명 중 현직 검사가 15명으로 전체의 9.6%였다. 법관 임용 대상자 중에는 법무법인 소속으로 있는 변호사가 80명으로 가장 많았다. 법원 재판연구관 28명과 국선 전담변호사 18명,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변호사 14명도 경력 법관으로 뽑혔다. 검사 출신인 법관 임용 대상자의 숫자는 올해가 역대 최대 수치다. 법원은 2013년부터 ‘경력 법관제도’를 시행한 뒤 검사와 변호사 등을 법관으로 뽑기 시작했다. 사법연수원을 갓 수료한 ‘신참 법조인’ 대신 변호사 등 일정 기간 경력을 쌓은 법조인을 법관으로 뽑겠다는 것이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매년 1, 2명의 검사만 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체 법관 임용자 중 검사 출신의 비율은 전체의 1%에 그쳤다. 검사 출신인 법관 임용 대상자는 2018년에 4명(1.44%), 지난해 7명(5.6%)으로 늘더니 올해 전체 9%를 넘긴 것이다. 법원으로 이직하는 검사 15명 중 12명은 사법연수원 41~44기를 수료한 6~10년차 검사들이다. 이들은 일선 검찰청의 형사부와 공판부에서 막내 바로 윗선인 ‘차 말진’ 역할을 했다고 한다. 법관으로 임용될 15명 중 9명은 서울서부와 동부지검, 수원지검과 의정부지검 등 검사들의 근무지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소재 검찰청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김조원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아들인 김서현 수원지검 검사(34·연수원 41기)도 법관 임용 대상에 포함됐다. 법무부의 ‘우수 인권검사’ 표창을 받은 권슬기 수원지검 검사(39·41기)와 김수현 광주지검 검사(31·여·44기)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이신애 의정부지검 검사(34·여·43기)와 연수원 성적 수석으로 검찰에 임관했던 황해철 부산지검 검사(33·44기)도 법관으로 일하게 됐다. 검찰 내부에선 이른바 ‘검찰 엑소더스(대탈출)’가 시작됐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젊은 검사들은 판사로 이직하고, 부장검사 이상의 간부급 검사는 대거 법무법인(로펌)으로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대법원의 경력법관 임용에 지원한 현직 검사만 40명에 가까웠다고 한다. 2016년부터 올 7월까지 최근 5년 동안에는 총 372명의 검사가 검찰을 떠났는데, 지난해에만 109명이 검사직을 내려놨다. 검찰 개혁과 검찰 인사 드라이브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피로감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있다. 한 부장검사는 “그동안 ‘검찰 개혁’이란 명목으로 한 해에도 여러 번 물갈이 인사가 벌어졌다”며 “정권에 따라 조직 안에서의 입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감찰까지 받을 수 있는데 누가 검찰에 남고 싶겠느냐”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번에 법관으로 임용된 연수원 41~44기는 ‘경력법관제’ 도입 이후 검사로 임관된 경우”라며 “애초부터 판사직을 희망하고 징검다리처럼 검찰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명 전 윤석열 검찰총장의 문재인 대통령 독대 요청설과 관련해 “사실이다. 한 번도 아니고 두세 번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 얘기는 안 하지만, 있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조 전 장관 지명과 관련해 “검찰이 (조 전 장관) 지명 전에는 지명을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저항한다. 지명 후에는 힘을 총동원해서 ‘사건을 만드는’ 쪽으로 갔다. 그게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표였던) 나와 이인영 당시 원내대표는 (조 전 장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봤다”며 “이 지명이 검찰개혁 의지의 바로미터라고 봤다”고 했다. 조 전 장관 딸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선 “본질은 ‘조국을 임명하게 하느냐 주저앉히느냐’였다. 딸 문제는 핵심이 아니었다”고 했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한 방송에서 “(윤 총장이) 대통령을 직접 독대해서 설명해 보려고 노력했는데 독대는 안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대검은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강성휘 yolo@donga.com·고도예 기자}

국회가 추천한 비(非)법관 위주로 구성된 사법행정위원회가 법원행정처를 대신해 법원 인사와 사법행정을 총괄하도록 한 여당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대법원이 위헌이라며 국회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여당 의원이 추진하는 이른바 사법 개혁 관련 법안을 대법원이 정면으로 반대함에 따라 국회 법안 처리 과정에서 자칫 사법부와 입법부의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서 법관 출신인 민주당 이탄희 의원 등 31명은 국회 소속의 추천위원회가 선출한 비법관 8명과 법관 3명, 대법원장 등 12명으로 구성되는 사법행정위원회를 만들어 사법행정을 총괄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올 7월 6일 발의했다. 대법원은 의견서를 통해 대법원장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 법원행정처를 없애는 개정안에는 찬성했다. 대법원장의 사법행정 권한을 위원 여럿이 있는 회의 기구로 넘기는 데도 동의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법행정권을 법관이 아닌 외부 인사들이 과반인 위원회로 넘기는 건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어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헌법 101조는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사법권에는 사법행정권과 법관 인사권 등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사법행정권 행사의 중심은 판사여야 한다는 것이 세계 표준이자 사법부 독립의 핵심”이라고 했다. 또 대법원은 “국회에서 선출된 위원들이 법관의 전보와 보직 및 근무평정까지 결정한다면 법관도 정치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영장전담 판사의 인사를 정치적으로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국회에 추천위원회를 두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도 반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법관이 중심이 된 별도 위원회에 적절한 수의 외부 인사를 포함시켜 사법행정을 총괄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8년 12월 법원 개혁을 위해 법관 5명과 법관이 아닌 법원사무처장 1명, 외부 위원 4명이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김 대법원장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등은 여당이 추진하는 개정안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등 위헌 소지가 크기 때문에 국회 통과를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헌법 해석상 사법행정권은 법관이 행사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개정안은 위헌 소지가 크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지난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앞으로 보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A4용지 8장 분량의 검토 의견서의 일부 내용이다. 대법원은 의견서를 통해 대법원장 1명에게 권한이 집중되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등의 구조적 원인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법원행정처 폐지에는 찬성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를 대체할 사법행정위원회의 권한과 구성 등에 대해서는 개정안의 주요 내용에 모두 반대 의견을 냈다. 김명수 대법원장(61·사법연수원 15기)은 개정안에 대해 법원과 법관 독립을 위협하는 위헌적 법안으로 자신이 판사들의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하는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김 대법원장의 지휘를 받아 사법부의 모든 사무를 관장하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64·12기)은 주변에 “마지막 법원행정처장이 될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개정안대로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하는 일을 막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비법관이 과반수인 사법행정위는 위헌” 법관 출신의 이탄희 의원이 올 7월 6일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사법행정권 남용을 막기 위해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그 권한을 사법행정위에 위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사법행정위는 대법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면서 법관 3명, 변호사 4명, 재판제도와 행정 전문가 4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다. 법관이 대법원장을 포함해 4명인 반면 비법관은 2배인 8명으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다. 변호사 위원 2명과 전문가 의원 2명 등 총 4명의 비법관 위원을 상임위원으로 두도록 하고 있다. 사법행정위가 재적위원 절반 이상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는 점에서 비법관이 사법행정과 법관 인사 등에 대해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대법원은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 헌법 101조 위반과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침해 등 두 가지 근거로 위헌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헌법 101조는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사법권에는 사법행정권이 당연히 포함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의견이다. 대법원은 “법률상 기구인 사법행정위가 헌법상 기관인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을 침해하는 것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장 권한 대부분을 사법행정위가 그대로 가져가도록 한 점, 사법행정위가 오히려 대법원장에게 권한 일부를 줄 수 있게 한 것은 위헌이라고 본 것이다. 상임위원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기존의 법원행정처에서 상근 법관에 의해 이루어진 사법행정과 실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어 언제든지 권한의 남용이 가능한 구조”라며 반대했다.○ “형사재판의 정치화 우려… 법관 과반수 돼야” 국회에 사법행정위원 추천위원회를 설치하는 개정안의 주요 내용도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리에 따라 사법행정권을 포함한 사법권을 사법부에 부여한 취지에 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대법원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법관이 빠르게 정치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대법원은 의견서를 통해 “국회가 위원 다수를 선출하는 기관인 사법행정위가 판사의 전보 보직 및 근무 평정까지 결정하면 사법부 독립의 가장 핵심적 내용이 위협받는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영장전담 판사 인사를 정치적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대법원은 사법행정의 중심은 법관이라며 해외 사례를 구체적인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은 판사들로만 구성된 연방사법회의에서 사법행정에 관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일본도 대법원장인 최고재판소 장관이 사법행정사무를 총괄한다. 외부 인사를 포함한 회의체에서 사법행정권을 다루는 유럽식 사법행정기구에서도 대부분 구성원 과반수는 법관이다. 김 대법원장은 2018년 12월 법관이 다수(법관 6명, 외부 5명)인 ‘사법행정회의’를 법원행정처의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사법행정위 신설은 여당의 총선 공약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16일 사법행정위원회 신설에 대해 “삼권분립 위배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국회가 먼저 나설 수 없다. 법원이 결정을 내린 뒤 국회에 요청해야 법 개정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사법부의 조직을 입법부인 국회가 나서서 신설하거나 폐지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 여당 의원은 “이번 광복절 집회 허가 등으로 당내에서 법원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김 대법원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했기 때문에 김 대법원장의 판단을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4·15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현행 법관인사위원회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고, 170석 이상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사법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거세질 경우 언제든 법 개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법원행정처 폐지 그 자체가 사법개혁이 아니다. 법관 위원이 다수를 차지하되 적절한 수의 외부 위원이 포함된 법원행정처 대체 회의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강성휘 기자}

아동, 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 동영상이나 사진을 제작 및 유포한 성인에게 최대 징역 29년 3개월을 선고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양형 기준이 나왔다. 아동 성착취 영상을 만들어 사고판 ‘n번방 사건’ 등 심각한 디지털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처벌이 약하다는 여론을 고려해 대법원이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마련한 것이다. 이번에 강화된 양형 기준은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등에게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초범이란 이유로 형 깎아주던 관행 없애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영란)는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네 가지 주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배포하는 행위, 몰카 등 불법 촬영을 하고 배포하는 행위 등을 특히 엄단하기로 했다. 속칭 ‘지인 능욕’ 등 음란 영상에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합성해 유포하는 행위, 촬영물로 다른 사람을 협박한 범죄에 대해서도 양형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한 성인은 기본 징역 5년에서 9년에 처해진다. 여럿이 역할을 나눠 영상물을 제작, 유포했다면 징역 19년 6개월까지 선고될 수 있다. 상습범은 최소 징역 10년 6개월, 최대 징역 29년 3개월까지 처해질 수 있다.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여러 개 구입한 성인에 대해서도 최대 징역 6년 9개월이 내려질 수 있다. 상대방 동의 없이 신체 부위를 촬영한 ‘몰카 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지른 경우에도 최대 징역 6년 9개월이 선고될 수 있다. 몰래 촬영한 영상을 판매했다면 징역 18년까지 처해질 수 있다. 양형위원회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했다면 비록 초범이라도 형을 깎아줄 수 없도록 했다. 재판에 넘겨진 당사자가 성착취물을 삭제했다면 법원이 형을 줄여줄 수 있다는 내용도 양형 기준에 담겼다.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는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라 최소 징역 5년,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다. 하지만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 범행에 대해 법원이 법정 형량보다 지나치게 가벼운 판결을 해왔다는 논란이 일었다.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다크웹을 통해 아동 성착취물을 판매한 손정우는 지난해 5월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온라인 사이트를 만들어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 등 영상 23만 건을 유포한 30대 남성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강화된 양형 기준, 조주빈 영향 새 양형 기준은 이르면 올해 12월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조주빈 일당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형위 관계자는 “새 양형 기준이 도입되기 전 기소된 사건이라도 재판부가 판결에 참고하는 것은 위법하지 않다”며 “조주빈 사건의 1심 재판부가 이번에 마련된 양형 기준을 참고해 형을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심 법원이 새 양형 기준에 맞춰 조주빈에게 징역 29년이 넘는 중형을 선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법원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조주빈은 11개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 가운데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의 법정형이 가장 무겁다. 1심 법원은 이 혐의를 기준으로 조주빈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거나 최대 30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여러 혐의를 동시에 받는 조주빈에게 절반을 더해 징역 45년까지도 선고할 수 있다. 고도예 yea@donga.com·박상준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 의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추 장관을 엄호하는 여당 의원이 야권 인사가 연루된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하자 나온 발언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추 장관에게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의 고발건 등을 거론하며 “윤 총장은 수사 의지가 강한데 추 장관이 말리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추 장관은 헛웃음을 지으며 “제가 (윤 총장의) 수사 의지를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검찰의) 선택적 수사 아니냐는 많은 국민들의 질타를 받는 부분”이라며 “그걸 개혁하는 과정에 있고,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진다는 걸 보면 국민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총장은 최근 대검찰청 참모진에게 추 장관 아들 서모 씨를 둘러싼 특혜 의혹 수사와 관련해 “동부지검 수사팀의 보고를 잘 받으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검 내부에선 “원론적인 차원의 당부를 했을 뿐 사건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은 아니다”란 의견이 많다. 서울동부지검은 올 1월 야당의 고발 이후 8개월여 만인 지난달 초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이동 전까지 대검에 단 한 차례의 보고만 했다. 수사팀이 지난달 초 서 씨가 진료를 받았던 국군 양주병원을 압수수색했을 때도 윤 총장은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김준일 jikim@donga.com·고도예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3일 “코로나19 위기로 온 국민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제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리고 있다”며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추 장관 아들 서모 씨(27)의 카투사(KATUSA·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복무 당시 특혜 휴가 의혹이 불거진 이후 추 장관이 사과한 건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서 추 장관은 7일 “사건과 관련해 일절 보고받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보고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문을 낸 뒤 침묵해 왔다. 추 장관은 13일 오후 2시경 페이스북에 “그동안 인내하며 말을 아껴왔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추 장관은 “군은 아픈 병사를 잘 보살필 준비가 돼 있었고 규정에도 최대한의 치료를 권하고 있다. 그렇기에 딱히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위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면서 야당의 사퇴 요구에도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수사관계자들이 (입장) 내용을 보거나 보도를 접한다면 수사에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며 “특히 고위 공직자에게 더 엄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했다.고도예 yea@donga.com·김준일·이은택 기자}

여권을 두둔하는 취지의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수차례 올린 진혜원 부부장검사(45·사법연수원 34기·사진)가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에 배정됐다. 10일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실과 동아일보 취재 등을 종합하면 진 부부장검사는 최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발령받은 뒤 형사3부에 배정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는 서울광진경찰서의 수사 지휘를 담당하는데, 추 장관은 현재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고 있다. 광진경찰서는 현재 추 장관 측이 불륜설 등에 대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사건 고발장을 낸 것을 올 3월 접수받아 수사를 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가 아직 관련 사건을 지휘하지는 않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사건 배당은 차장검사가 하는 것으로 광진경찰서 사건이더라도 형사3부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건의 성격을 따져 배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진 부부장검사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옹호하고, 피해자를 비판하는 듯한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됐다. 고도예 yea@donga.com·황성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인 이상호 씨(55·수감 중)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에게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위한 자금을 먼저 요구한 사실이 4일 밝혀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씨는 2018년 7월경 지인 소개로 알게 된 김 전 회장에게 “국회의원 총선거에 나가기 위해 선거 준비를 해야 한다. 선거 사무소를 마련할 돈이 필요하다”며 돈을 먼저 요구했다. 김 전 회장은 차명 계좌를 이용해 2018년 7월 25일 이 씨의 동생이 대표로 있는 양말 도매업체 계좌로 2000만 원을 보냈다. 같은 해 8월 8일에도 김 전 회장은 같은 계좌로 1000만 원을 추가로 송금했다. 이 씨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5600만 원이 넘는 금품을 추가로 수수했다. 김 전 회장이 전문건설공제조합 감사로 일하던 이 씨에게 “조합 자금을 투자해달라”고 청탁하면 이 씨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내가 운영하는 양말 업체 물건도 사달라”고 제안하는 식이었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9월 이 씨의 차명 회사인 양말 업체 제품 1863만 원어치를 사들였다. 김 전 회장은 이 씨가 “동생이 당신 회사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는데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자 2018년 11월부터 이 씨 동생 계좌로 5636만 원을 보냈다. 이 씨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부산 대표를 지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해직 교사 9명을 노조에 가입시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법외(法外)노조’ 통보를 한 고용노동부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전교조는 6년 10개월간의 소송 끝에 사실상 합법 노조로 다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는 3일 전교조가 고용부 장관을 상대로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행정소송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심리에 참여한 대법원 전합 구성원 12명 중 8명은 다수의견으로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가 된 노동조합법 시행령 9조 2항이 헌법에 어긋나 무효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위헌 판결로 시행령 9조 2항은 효력을 즉시 잃게 됐다. 이 조항은 행정관청이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은 노동조합에 ‘법외노조’로 통보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다수의견은 “법외노조 통보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을 본질적으로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시행령은 법률에 분명한 근거가 없고, 입법부가 1987년 폐지한 노조 해산명령제도를 행정부가 법률상 근거 내지 위임 없이 1988년 행정입법으로 부활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 2심은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통보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교원노조법은 해직 교사를 노조에 가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전교조가 이 법을 어겼고 이를 시정하라는 고용부의 명령에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반면 이기택 이동원 대법관 등 2명은 반대의견을 통해 “현행 노동조합법의 특별법인 교원노조법에 해직 교원은 조합원에서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있어 전교조는 명백한 법외노조”라고 밝혔다. 또 “다수의견은 완벽한 법체계를 애써 무시하면서 입법과 사법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고 했다. 전교조는 판결 직후 “정부와 사법부는 전교조에 사과하고 피해 회복 등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용부는 “대법원 판결에서 통보 처분의 취소를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을 기다리거나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법리적으로 명확한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에 법원 판결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처분 취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최예나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法外)노조 통보는 법적 근거가 없는 시행령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것이어서 헌법에 반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일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하다고 판결하며 이 처분의 근거가 된 시행령 조항이 사실상 노조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노동조합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노동 3권을 심각하게 제약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법에 이에 대한 아무런 규정이 없고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도 않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 “시행령으로 헌법 기본권 제한해 위헌” 대법원 전합 심리에 참여한 12명 중 다수 의견을 낸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 7명 등 8명은 정부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로 삼았던 노동조합법과 관련 시행령의 위법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법 2조에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조항이 있고, 시행령에 ‘이 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1심과 2심은 이를 근거로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전교조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를 확정받은 해직 교사 9명을 노조원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다수 의견은 해당 법조항에 대해 정부가 노조 측 설립 신고를 수리할 때 결격 사유 중 하나로 고려하는 것일 뿐 이미 합법적으로 결성돼 운영되어 온 노조에 대해 법외노조로 통보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봤다. 따라서 이 조항에 근거한 시행령 역시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대법관들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또 이 시행령 규정이 입법자의 결단에 따라 폐지된 노동조합 해산명령 제도를 행정부가 법적 근거 없이 부활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존재하는 노동조합을 행정관청이 임의로 해산시킬 수 있도록 한 이 제도는 근로자의 단결권과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1987년 폐지됐다. 법외노조 통보 제도는 1988년 도입됐는데 이미 폐지된 노조 해산명령 제도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해야 한다’는 시행령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전교조의 합법화 길도 6년 10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김 대법원장과 함께 다수 의견을 낸 민유숙 노정희 김상환 노태악 대법관 등은 김 대법관이 임명 제청했다. ○ 해직자의 노조원 자격 놓고 판단 엇갈려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 8명은 전교조가 해직 교사의 노조원 자격을 유지시킨 행위가 합법인지 여부를 직접 판단하는 대신 행정처분의 위헌성을 문제 삼았다. 안철상 김재형 대법관은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하다는 결론은 다수 의견과 같지만 별개 의견을 통해 노동조합법의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안 대법관은 해직 교사의 노조원 자격을 인정한 전교조의 행위가 노조의 지위를 박탈할 정도로 중대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안 대법관은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것이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의 확고한 표준”이라며 “노조의 정당성은 활동에 따라 평가해야지 해직 교원 가입 여부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법관 역시 “조합원으로 활동하다가 해고된 근로자의 조합원 자격을 부정하고 해당 노조의 법적 지위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며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보는 것 자체가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기택 이동원 대법관은 별개 의견과는 정반대되는 반대의견을 통해 1, 2심과 동일하게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두 대법관은 “이 사건 법령의 규정은 매우 명확해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며 “전교조는 법외노조이고 고용부는 반드시 법외노조 통보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대법관은 “이 부분 법체계에는 전혀 흠결이 없고 오히려 아무런 문제가 없는 완벽한 규정이다”라며 “다수 의견은 법을 해석하지 않고 스스로 법을 창조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교조 소송, 6년 10개월간 반전 거듭법외노조 통보의 적법성을 둘러싼 전교조와 고용부의 소송은 2013년 10월 이후 6년 10개월 동안 계속됐다. 그동안 전교조가 “재판 도중엔 법외노조 통보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면, 고용부가 이에 맞서 항고 절차를 밟는 일이 반복됐다. 1, 2심 법원과 대법원은 2013년 10월부터 이달 3일까지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사건과 관련해 총 9건의 판단을 내렸다.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야 할지를 두고 1, 2심과 대법원이 판결을 내렸다. 재판 도중에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정지해 전교조의 합법 활동을 허용할지를 두고는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 대법원에서 총 6건의 결정을 했다. 이때마다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도 뒤바뀌었다. 1심 법원은 2013년 11월 전교조의 요청을 받아들여 “1심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엔 합법적으로 활동하라”는 취지로 결정했다. 곧바로 고용부가 반발해 상급 법원인 서울고법에 항고장을 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이 2016년 이후 4년 만에 최종 판단을 내렸다. 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의 길을 열어준 3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법외 노조 통보를 한 것 자체에 법적 근거가 없어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전교조가 해직 교사의 노조원 자격을 유지시킨 행위가 합법인지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하는 대신 행정처분의 절차적 위법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다수 의견을 낸 김명수 대법원장과 9명의 대법관 등 10명은 결격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바로 ‘법외(法外) 노조’가 되는 것이 아니고 이를 통보하는 처분이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 “법외노조 통보는 헌법상 노동3권 본질적 제약”대법원 전합 판결에는 김 대법원장과 대법관 11명 등 12명이 참여했다. 전원합의체는 13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김선수 대법관은 변호사 재직 당시 이 사건 1,2심과 대법원 소송에서 전교조를 대리해 심리 과정에서 제외됐다. 전교조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를 확정 받은 해직 교사 9명을 노조원으로 두고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에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 한다’는 조항이 있고 이 법 시행령에 ‘이 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1심과 2심은 이를 근거로 정부의 법외 노조 통보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전합 다수의견은 해직 교사의 노조 가입 자체가 합법인지 위법인지에 대한 판단은 비껴가면서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우선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가 적법하게 설립된 노조의 법적 지위를 박탈해 헌법상 노동 3권을 실질적으로 제약하는 처분이기 때문에 명시적이고 구체적인 법률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해직 교사의 노조 가입 허용이 정부가 노조 측 설립 신고를 수리할 때 결격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이미 합법적으로 결성돼 운영되어 온 노조에 대해 법외노조로 통보할 수 있다는 내용은 법에 전혀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법적요건을 갖추지 못한 노조가 존립할 수 없도록 하는 법외노조 통보제도는 1998년 도입됐는데, 노조 해산명령 제도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미 적법하게 설립되어 활동 중인 노동조합을 행정관청이 임의로 해산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근로자의 단결권과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1987년 폐지됐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제정 당시부터 현재까지 설립신고서 반려에 관해서는 직접 규정하면서도 그보다 중대한 처분인 법외노조 통보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이를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도 않다. 김재형, 안철상 대법관은 다수의견과 결론은 같지만 이유가 다른 별개 의견을 냈다. 김 대법관은 해직 교사가 속한 전교조에 대해 법외노조로 보는 것 자체가 잘못이란 입장을 냈다. 안 대법관은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것이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의 확고한 표준”이라며 “노조의 정당성은 활동에 따라 평가해야지 해직교원 가입 여부로 결정할 문제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교조 소송, 6년 10개월 간 반전 거듭이기택, 이동원 대법관 2명은 반대의견을 통해 1, 2심과 동일하게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단을 밝혔다. 두 대법관은 “이 사건 법령의 규정은 매우 명확해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며 “전교조는 법외노조이고 고용부는 반드시 법외노조 통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대법관은 “이 부분 법체계에는 전혀 흠결이 없고 오히려 아무런 문제가 없는 완벽한 규정이다”며 “다수의견은 법을 해석하지 않고 스스로 법을 창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외노조 통보의 적법성을 둘러싼 전교조와 고용부의 소송은 2013년 10월 이후 6년 10개월 동안 계속됐다. 그동안 전교조가 “재판도중엔 법외노조 통보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면, 고용노동부가 이에 맞서 항고 절차를 밟는 일이 반복됐다. 1, 2심 법원과 대법원은 2013년 10월부터 3일까지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사건과 관련해 총 9건의 판단을 내렸다.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야 할지를 두고 1, 2심과 대법원이 판결을 내렸다. 재판 도중에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정지해 전교조의 합법 활동을 허용할지를 두고는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 대법원에서 총 6건의 결정을 했다. 이때마다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도 뒤바뀌었다. 1심 법원은 2013년 11월 전교조의 요청을 받아들여 “1심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엔 합법적으로 활동하라”는 취지로 결정했다. 곧바로 고용노동부가 반발해 상급 법원인 서울고법에 항고장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교조는 1심 법원이 2014년 6월 “전교조는 법외노조”라며 패소판결을 할 때까지는 합법노조의 지위를 유지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전교조 사건 재판 등에 개입하려 했다는 직권남용 의혹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배석준기자 eulius@donga.com고도예기자 yea@donga.com}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일 해직 교사들이 가입해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합법성 여부에 대한 선고를 한다.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의 ‘법외(法外) 노조’ 통보 처분에 불복해 전교조가 소송을 낸 지 약 6년 10개월 만이다. 2016년 5월 전교조가 하급심 선고에 불복해 상고한 지 4년 만에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온다. 대법원 전합은 3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특별 기일을 열고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고용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 대한 판결을 선고한다. 전합 선고는 대법원 유튜브 계정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대법원 전합은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선고에는 김선수 대법관이 관여하지 않는다. 김 대법관은 변호사 재임 당시 전교조를 대리한 적이 있어 이번 사건 심리 과정에서 제외됐다. 대법원 전합은 올 5월 20일 이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당시 양측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교원노조법과 노동조합법 규정을 놓고 법적 공방을 벌였다. 전교조 측은 “해직자 9명을 이유로 6만 명 노조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행정권 남용”이라고 주장한 반면에 고용부는 “빨간불에 건너면 보호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그래도 빨간불에 건널 테니 보호해 달라고 하는 꼴”이라고 맞섰다. 앞서 고용부는 2010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해직 교원도 노조에 가입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한 내부 규약을 고치라”며 전교조를 상대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전교조가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자 고용부는 2013년 10월 법외노조 통보를 했고, 전교조는 불복 소송을 했다. 1, 2심에선 모두 전교조가 패소했다. 만약 대법원이 1, 2심과 달리 전교조를 합법적인 노조로 판단한다면 전교조는 자동적으로 노조 지위를 회복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교조는 원래 노조였던 것이 시정 요구를 거부하며 노조 지위를 잃은 상태”라며 “법원에서 전교조의 손을 들어 줄 경우 별도 조치 없이 곧바로 노조로 인정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법원이 1, 2심과 마찬가지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판단한다면 전교조는 노조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헌법에 보장된 단체 교섭권도 행사할 수 없다. 노조 전임자로 근무하던 일부 교사들은 학교로 복귀해야 하고, 전교조가 교사들 임금에서 일부를 노조활동비로 징수할 수도 없다.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박재명 기자}
헌법재판소가 북한 체제를 찬양하거나 ‘이적 표현물’을 제작, 소지, 유포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한 국가보안법 7조의 위헌 여부를 5년 만에 다시 심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헌재는 1992년부터 2015년까지 이 조항을 7차례 합헌으로 결정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헌재는 국가보안법 7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 2건을 재판관 9명으로 구성된 전원재판부에 넘겨 심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변호사 29명이 1일 헌재에 대리인단 선임계를 냈다. 대리인단은 “국가보안법 존폐 여부를 공개 법정에서 다시 따져보자”며 공개변론도 신청했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도요 판사는 2017년 8월 “국가보안법 7조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평화통일의 기초를 쌓을 기회를 뺏는다”며 헌재에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고 청구했다. 김 판사는 당시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의 문서를 e메일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보낸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에 대한 1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었다. 대전지법 형사1단독 김용찬 판사도 지난해 1월 같은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가 본격 심리에 나서자 민변 변호사 29명은 해당 사건 2건 피고인들에 대한 공동 대리인단을 꾸려 1일 헌재에 공개변론을 신청했다. 이들은 신청서에서 “국가보안법 7조는 사람의 생각과 표현에 형벌권을 발동할 수 있도록 하고, 남북 관계를 6·25전쟁 당시의 적대적 관계로 인식하도록 하는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는 민변 회장을 지낸 최병모 변호사가 대리인단 단장을 맡고 전임 회장인 한택근 변호사도 동참하는 등 간부급 변호사들이 대거 대리인으로 참여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변호인인 김칠준 민변 부회장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변호했던 조지훈 민변 디지털위원장도 이름을 올렸다. 헌재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위헌 결정이 날 수 있다. 재판관 9명 중 진보 성향 단체에서 활동한 재판관이 5명이다. 유남석 소장과 문형배 재판관이 진보 판사들 모임으로 분류되는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고, 김기영 재판관과 이미선 재판관이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이석태 재판관은 민변 회장을 지냈다. 앞서 헌재는 1992∼1998년 네 차례 재판관 8 대 1의 의견으로, 2002년과 2004년에는 재판관 9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국가보안법 7조를 합헌 결정했다. 2015년 4월에도 합헌 결정이 나긴 했지만 재판관 6 대 3으로 의견이 갈렸다.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54)과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50)의 기소 여부 결정을 당분간 유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검사와 부부장검사 2명 등 수사팀의 핵심 관계자 3명은 모두 3일부터 다른 검찰청으로 전보된다. 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번 주에 임 전 실장과 이 비서관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3일부터 새롭게 꾸려지는 수사팀이 이 사건을 넘겨받아 계속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올 1월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대통령반부패비서관,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 이 사건에 연루된 13명을 재판에 넘겼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인 김기현 당시 후보를 수사하라고 청탁한 혐의 등이었다. 당시 검찰은 “올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총선 이후에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의 발언은 총선 이후 수사를 다시 시작해 선거 개입에 관여한 청와대 ‘윗선’을 찾아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올 4월 이후 다시 시작된 수사에선 이 사건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들이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를 마무리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란 얘기도 나온다. 수사를 총괄하던 김태은 부장검사는 지난달 2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대구지검 형사1부장으로 전보됐다. 수사팀 부부장 2명도 모두 대구지검과 광주지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송 시장 등에 대한 공소 유지를 담당했던 김성훈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장은 인사에서 검찰청이 아닌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파견 근무를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고도예 yea@donga.com·장관석 기자}
해직 교사들이 가입해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합법성 여부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최종 판단한다. ‘법외(法外) 노조’라는 고용노동부의 통보에 불복해 전교조가 소송을 낸 지 약 6년 10개월 만이다. 대법원은 31일 “다음 달 3일 오후 2시 특별 기일을 열고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 대한 전합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합 선고는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앞서 고용부는 2010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해직 교원도 노조에 가입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한 내부 규약을 고치라”며 전교조를 상대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교원노조법은 현직 교사만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전교조가 이 법을 어겨 해직자 9명을 노조원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고용부는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은 전교조를 상대로 2013년 10월 법외노조로 통보했다. 1심에선 전교조가 패소했다. 해직 교원을 노조원으로 받아들여 현행법을 어겼다는 이유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직자를 노조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한 현행 교원노조법이 헌법 위반인지를 가려 달라”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재판관 8 대 1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고, 항소심 재판부는 전교조를 1심과 같이 법외노조로 판단했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업무상 재해로 숨지거나 퇴직한 근로자의 직계가족을 회사가 특별 채용하도록 한 현대·기아자동차의 노사 단체협약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유족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이 단체협약의 목적이 정당한 데다 실제 채용된 인원도 적어서 다른 구직자의 기회를 크게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27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는 기아차 공장과 현대차 연구소에서 23년 동안 일하다가 숨진 A 씨의 유족이 회사를 상대로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A 씨의 장녀를 채용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1985년부터 2008년까지 기아차 공장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든 원료로 금형 틀을 닦는 일 등을 했다. 이후 현대차 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A 씨는 2008년 8월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도중에 숨졌다. 1, 2심은 A 씨의 죽음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회사가 유족들에게 위자료와 치료비 등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장녀를 특별 채용해달라는 유족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을 특별 채용하도록 한 단체협약은 다른 구직자들의 취업 기회를 뺏고 기업의 채용 권한을 침해하기 때문에 무효라는 판단이었다. 현대·기아차 노사 단체협약에는 업무상 재해로 숨지거나 장해등급 6급 이상을 받아 퇴직한 조합원의 직계 가족에 대해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채용하도록 돼 있다. 김 대법원장과 대법관 등 11명은 이 단체협약에 대해 “근로자의 특별한 희생에 걸맞은 보상을 하고, 생계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약자인 유족을 보호하는 규정”이라며 유효하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은 “유족을 채용하는 것은 정년퇴직자나 장기 근속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것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채용 대상을 ‘결격사유 없는 근로자’로 한정하고 있어 무조건적으로 채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채용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공개채용과 다른 별도 절차를 통하기 때문에 구직자들의 채용 기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은 채용의 자유와 기회 공정성이 심각하게 침해되지 않는 한 노사 스스로 합의한 협약을 사법부가 무효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현대차와 기아차에 실제 특별 채용된 유족의 수를 근거로 이 조항 때문에 다른 청년 구직자들이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1, 2심의 논리를 반박했다. 기아차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채용한 근로자 5281명 중 유족이란 이유로 채용된 인원은 5명으로 전체의 0.094%였다. 현대차가 같은 기간 채용한 근로자 1만8000명 중 유족 특채된 인원은 11명(0.061%)이었다. 민유숙, 이기택 대법관은 “청년 실업률이 지난해 22.9%인 현실에서 부모 일자리에 따라 자녀 일자리가 결정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두 대법관은 “노사 합의로 유족들에게 다른 방식의 보상책을 마련해줘야 하지만 그런 노력이 없는 한 법원이 공정한 법질서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단체협약 조항을 무효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기아차의 노사 단체협약에는 “정년퇴직자 및 25년 재직한 장기 근속자 자녀에 대해규정상 적합한 경우 우선 채용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일부 남아있다. 대법원은 고용을 세습하는 규정이란 비판이 제기된 이 조항에 대해선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고도예 yea@donga.com·김도형 기자}
대검찰청 참모 축소, 형사부와 공판부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검찰 직제 개편안이 2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법무부가 대검에 직제개편안을 공개한 지 14일 만으로 검찰 내부의 반대 의견은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직제개편안)을 입법예고 없이 심의, 의결했다. 청와대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축소하고, 국민 생활과 밀접한 형사부와 공판부를 강화하기 위해 대검찰청 조직과 기능을 개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올 1월까지 이어진 기존 직제개편의 특징이 ‘직접수사 부서 축소’였다면 이번 직제개편은 일선 직접수사를 감독하고 내부 통제하는 대검의 기능 약화가 핵심이다. 우선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참모진의 수와 위상이 전보다 현격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했던 수사정보정책관을 비롯해 선임연구관, 공공수사기획관, 과학수사기획관 등 차장검사급 네 자리가 폐지되고 직접수사 컨트롤타워인 반부패강력부 2개 과가 줄어드는 등 일선 청에 대한 장악력이 약해지게 됐다. 총수 기준으로는 검사장급인 대검 인권부장 등 8석이 감축되는 대신에 형사부 2개 과, 공판부 1개 과, 인권정책관 및 형사정책담당관 등 총 5개 보직이 늘며 결과적으로 간부 세 자리가 줄어든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무게 중심도 형사부로 넘어간다. 법무부는 이번 직제개편에서 서울중앙지검 형사부를 1∼3차장 아래로 분산 배치하면서 각 차장 수석부로 끌어올렸다. 공공수사1부(2차장), 조사1부(4차장) 등 기존 선임 부서는 각각 3차장, 2차장 산하로 재배치되면서 후순위로 밀렸다. 3차장 산하였던 반부패수사부는 4차장이 지휘하게 된다. 형사부 영역은 전국적으로 늘어난다. 검찰청의 공공수사부는 3개 청(서울중앙 2개, 수원, 부산) 4개 부로 축소되고 나머지 4개 청(인천, 대전, 대구, 광주) 4개 부는 형사부로 전환된다. 전국의 강력부(6개)와 외사부(2개)도 모두 형사부로 전환된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수원지검으로 이관돼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 형사부로,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는 사이버범죄형사부로 각각 전환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7일 직제개편에 따른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다음 달 3일자로 단행할 방침이다. 필수 보직 기간인 1년을 채운 부장검사는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을 향한 수사팀 부장들이 모두 전보 대상으로 거론된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맡고 있는 김태은 부장검사(공공수사2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을 수사 중인 이복현 부장검사(경제범죄형사부) 등의 교체가 유력하다. 최근 라임자산운용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을 구속 기소하는 등 라임 사태를 수사했던 조상원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 등의 거취도 주목된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했던 이건령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49·사법연수원 31기)은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앞두고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대검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성추행 피소 사실이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고발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재배당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