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모

유원모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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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법조팀 유원모 기자입니다. 잘 듣고 잘 쓰겠습니다.

onemore@donga.com

취재분야

2026-05-26~2026-06-25
검찰-법원판결64%
사회일반23%
사법10%
정치일반3%
  • 정준하, 악플러와 SNS 설전 “공인이 참아야” “응징해야”

    코미디언 정준하가 자신에게 욕설을 한 누리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25일 한 누리꾼은 정준하와 주고받은 트위터 쪽지를 공개했다. 포문은 누리꾼이 먼저 열었다. “정준하 ×노잼, ×눈새, 아 ×나 짜증나”라고 정준하에게 쪽지를 보낸 것. 이에 정준하는 “넌 입이 걸레구나!! 불쌍한 영혼”이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에 대해 누리꾼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걸 주업으로 하는 개그맨이 텔레비전에 나와 불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재미없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 해당 연예인을 농락한 것이냐”고 재차 정준하를 공격했다. 이후 정준하는 26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참어… 말어… 진짜… 고민중…”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날 오후 “잘못하면 당연히 욕도 먹고 비판받을 수도 있다. 그러면 더 노력했고 용서도 구했다. 하지만 지나친 욕설, 인신공격, 근거 없는 악플! 매번 참을 수만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 같은 설전을 지켜본 다른 누리꾼들도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한 누리꾼은 “공인인 정준하의 표현이 지나쳤다”고 한 반면 다른 누리꾼은 “악플러들로 상처 받는 사람이 너무 많다. 정준하가 고소해야 한다”고 정준하를 지지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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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선변호사가 능력부족? 천만의 말씀

    막무가내 피고인을 겨우 설득해 항소를 이어가고,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려는 검사와의 기싸움과 법정에서 펼치는 치밀한 변론까지….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아내와 딸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피고인(지성)을 위해 맹활약하는 국선변호사 은혜(소녀시대 유리)의 모습이다. 드라마뿐 아니라 최근 영화 ‘재심’처럼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선 변호사들의 활약을 다룬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면서 국선변호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 중인 강철구(47·사법연수원 37기) 노형미 씨(36·여·사법연수원 44기)에게 드라마와 현실 속 모습을 비교해 들어봤다. “이 사건은 제가 담당하겠습니다.” ‘피고인’에서 유리가 지성의 국선변호사로 나선 것은 법원 행정 직원에게 직접 선임계를 가져오면서부터다. 하지만 현실에선 찾을 수 없는 모습이다. “국선전담변호사는 사건을 임의로 수임할 수 없고, 해당 법원에서 지정한 사건의 피고인만을 변호한다”는 게 노 변호사의 설명이다. 국선변호사가 생활고에 시달리는 법조인처럼 묘사되는 것 역시 현실과는 다르다. 노 변호사는 “2004년 국선전담변호사 제도가 도입되면서 국선변호사들은 매달 30여 건의 사건을 다뤄야 한다”며 “생활고보다는 높은 업무강도로 고생하는 모습이 현실과 더 가깝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로스쿨 도입에 따른 변호사 증가 등으로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져 지속적인 사건 수임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국선전담변호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법원이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국선전담변호사의 모집 경쟁률은 10.3 대 1에 달했다. 사법연수원과 로스쿨 최상위권 성적 보유자들이 다수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 사건만 맡으니까 당신이 매번 지는 거야!” 드라마에서 지성이 검사 시절, 국선변호사로 만난 유리를 향해 내뱉은 말이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국선변호사의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사회에서 소외된 경우가 많을 뿐 사선(私選)변호사가 참여하는 재판 무죄율과 다르지 않다”며 “국선전담변호사 역시 2년에 한 번 갱신 절차가 있어 경쟁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고 했다. 두 변호사는 피고인을 위해 악착같이 변호를 하는 드라마 속 국선변호사의 모습이 실제와 가장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 강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사건을 맡게 돼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큰 항의를 받아 법원 경위의 도움으로 뒷문을 통해 나간 적도 있다”며 “대부분의 피고인들이 도움을 청하기 힘든 상황에 있기 때문에 이들을 돕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다”고 말했다. 국선변호사 제도의 보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노 변호사는 “지금까지 기소 후 재판 단계에서만 국선변호사 제도가 운영됐지만 올해부턴 구속된 피의자의 경우 수사 때부터 변호 활동을 하는 ‘원스톱 국선전담변호’ 제도가 시범 실시된다”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따뜻한 사법 제도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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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드라마 ‘피고인’과 현실 속 국선변호사의 모습 비교해 보니…

    막무가내 피고인을 겨우 설득해 항소를 이어가고,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려는 검사와의 기싸움과 법정에서 펼치는 치밀한 변론까지….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아내와 딸을 살해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쓴 피고인(지성)을 위해 맹활약하는 국선변호사 서은혜(소녀시대 유리)의 모습이다. 드라마 피고인 뿐 아니라 최근 영화 ‘재심’ 등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선 변호사들의 활약을 다룬 대중문화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면서 국선변호사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 중인 강철구(47·사법연수원 37기) 노형미(36·여·사법연수원 44기)에게 드라마와 현실 속 국선변호사의 모습을 비교해 들어봤다. “이 사건은 제가 담당하겠습니다.” ‘피고인’에서 유리가 지성의 국선변호사로 나선 것은 법원 행정직원에게 직접 선임계를 가져오면서부터다. 하지만 현실에선 찾을 수 없는 모습이다. “국선전담변호사는 사건을 임의로 수임할 수 없고, 해당 법원에서 지정한 사건의 피고인만을 변호한다”는 게 노 변호사의 설명이다. 국선변호사가 생활고에 시달리는 법조인처럼 묘사되는 것 역시 현실과는 다르다. 노 변호사는 “2004년 국선전담변호사제도가 도입되면서 국선변호사들은 매달 30여 건의 사건을 다뤄야 한다”며 “생활고보다는 높은 업무강도로 고생하는 모습이 현실과 더 가깝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로스쿨 도입에 따른 변호사 수 증가 등으로 인해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속적인 사건 수임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국선전담변호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법원이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국선전단변호사의 모집 경쟁률은 10.3대1에 달했다. 사법연수원과 로스쿨의 최상위권 성적 보유자들이 다수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변호사 역시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하다 사법시험까지 합격한 재원이다. “질 사건만 맡으니까 당신이 매번 지는 거야!” 드라마에서 지성이 검사 시절, 국선변호사로 만난 유리를 향해 내뱉은 말이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국선변호사의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사회에서 소외된 경우가 많을 뿐 사선(私選)변호사가 참여하는 재판의 무죄율과 다르지 않다”며 “국선전담변호사 역시 2년에 한 번 갱신 절차가 있어 경쟁시스템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두 변호사는 피고인을 위해 악착같이 변호를 하는 드라마 속 국선변호사의 모습이 실제와 가장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 강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사건을 맡게 돼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큰 항의를 받아, 법원 경위의 도움으로 뒷문을 통해 나간적도 있다”며 “대부분의 피고인들이 도움을 청하기 힘든 상황에 있기 때문에 이들을 돕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다”고 말했다. 국선변호사 제도의 보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노 변호사는 “지금까지 기소 후 재판단계에서만 국선변호사제도가 운영됐지만 올해부턴 수사 때부터 변호활동을 하는 ‘원스톱국선전담변호’제도가 시범 실시된다”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따뜻한 사법제도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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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지난 가치의 재발견… 진정한 창조의 시작

    ‘창조경제’란 구호가 한국을 뒤덮은 지 4년째다. 창조적인 기업을 잉태한다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우후죽순 들어섰고, ‘창조금융’ ‘창조농업’ 등 창조라는 딱지가 온갖 정책에 씌워졌다. 그러나 창조적이지 못한 국내 환경에 절망하며 해외로 떠나는 이공계 박사들의 행렬은 늘어났고,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는 2007년 11위에서 지난해 26위로 급락했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를 다룬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슬라의 사례가 등장한다. 전기차는 1837년 휘발유차보다 먼저 만들어졌지만 비싼 가격과 짧은 이동거리 탓에 200여 년간 자취를 감췄다. 상황이 바뀐 것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아이디어 덕분이다. 과거의 아이디어에서 ‘배터리 기술’이라는 빠진 조각을 보완한 것. 머스크는 “휘발유차보다 앞서 나온 차가 21세기에 다시 만들어지고 있으니, 어떤 의미에서 한 바퀴를 돈 셈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저자는 200년 전 폐기됐다 부활한 전기차처럼 창조적인 아이디어란 과거의 가치를 재발견·보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심리치료 방식으로 자주 쓰이는 인지행동치료는 고대 스토아 철학에서 발전한 것이고, 냉전 시기 핵전쟁을 억제하는 전략으로 쓰인 것은 ‘손자병법’이었다. 창조에 대한 강박과 새로움에 대한 칭송을 보내면서 정작 그 방법은 찾지 못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생각을 재점검하고, 과거에서 빠진 퍼즐 조각을 채우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저자의 외침이 깊게 울린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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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10일경 탄핵결정” 봉도사 예언 또 적중할까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활동 기간은 연장 없이 28일로 끝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은 다음 달 10일경 나오고요.” 요즘 방송가에서 정치 예언 전문가 ‘봉도사’로 불리는 정봉주 전 의원의 예측이 적중할까. 22일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채널A ‘외부자들’(화요일 오후 11시)의 기자간담회에서 정 전 의원은 향후 정국을 이렇게 전망했다. ‘외부자들’은 정 전 의원을 포함해 안형환 전여옥 전 의원,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패널로 출연하고 개그맨 남희석이 MC를 맡은 시사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17일 방송된 4회는 시청률이 4.918%(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까지 치솟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의 하나로 정치 경험이 풍부한 패널들의 이유 있는 예언을 꼽고 있다. 실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레이스 중도 사퇴 등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정 전 의원은 “80분 방송을 위해 한 주 내내 시사·정치 공부를 하고 있다”며 “다른 패널들 역시 준비에 상당한 공을 들이기 때문에 예측의 정확성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남희석 씨는 “운도 필요하지만 분석하고 예측한 내용이 실제로 현실에서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패널들의 ‘내공’에 감탄할 때가 많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패널들의 다양한 정치적 전망이 이어졌다. 정 전 의원은 “야당에선 특검 연장으로 박근혜 대통령 측을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생길 수 있는 보수층의 반발·역풍을 걱정하고 있다”며 “정치적 표현과 속마음이 다르기 때문에 야당 측에서도 특검 연장을 반대해 결국 이달 말로 활동이 종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 날짜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안 전 의원은 “헌법재판관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고려해보면 박 대통령이 최후 변론에 나오더라도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임기 만료 전인 다음 달 10일경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최근 탄핵 심판과 함께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방송가에서는 ‘외부자들’과 비슷한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하지만 ‘외부자들’만의 독특한 색깔로 차별화하겠다는 게 패널들의 약속이다. 안 전 의원은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 사람을 각각 불러 청문회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처럼 새로운 형식에 대한 고민을 늘 하고 있다”며 “특별한 손님으로 박 대통령이 게스트로 나왔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현재 ‘독특한’ 상황에 있기 때문에 정치 이슈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문화·예술 등 다양한 주제와 사회의 낡은 관념들에 대한 토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선보였으면 한다”고 했다. 전 전 의원은 “가수 지드래곤과 배우 이민호 등 유명 남자 연예인들도 언젠가 외부자들에 출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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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 인 컬처]‘오빠’들 줄줄이 가는 경찰홍보단… 왠지 씁쓸하네

    “난 제대했단 말이야. 왜, 왜 군대를 두 번 가야 해?” 아, 꿈이었구나. 에이전트26(유원모)은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깼다. 아직 낯선 환경이라 그럴까. 과거 행성 HD189733b 인근에서 복무하던 시절이 꿈에 자꾸 나왔다. 쉽사리 다시 잠들지 못하던 그는 TV를 켰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니 저 어색한 경례 동작은 뭐람. 이름이 김준수(JYJ) 탑(빅뱅·경찰악대 복무 예정)…. 저들은 한국 유명 연예인인데 군대를 간다고? 그런데 의무경찰 ‘경찰홍보단’은 뭐야. 분명 이 나라 연예병사는 폐지됐다 들었건만. 갑자기 나타난 에이전트2(정양환)는 26의 무릎을 탁 쳤다. “자넨 사상 최고의 행정병 출신이잖나. 꼼꼼히 조사해 보도록!” 그래, 드디어 실력을 보여줄 때가 왔군.○ 경찰홍보단은 제2의 연예병사? 경찰홍보단이란 곳엔 이미 슈퍼스타가 즐비했다. 전국 17개 지방경찰청 중 경찰홍보단을 운영하는 곳은 서울 경기남부 전남 등 총 3곳. 특히 2000년 처음 만들어진 서울청 경찰홍보단(구 호루라기 연극단)은 현재 심창민(동방신기 최강창민) 이동해(슈퍼주니어 동해) 최시원(슈퍼주니어 시원) 등이 있다. 몸값만 수백억 원이 넘는 한류스타 집합소란다. 사실 홍보단은 출범 당시엔 연예인이 한 명도 없었다. 직업경찰관 3명이 치안 홍보 활동을 하는 소탈한(?) 조직이었다. 허나 어느 순간 연기·마술·노래·춤 등의 특기를 가진 전·의경을 뽑기 시작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차 오디션과 2차 의경 적성시험 등을 통해 단원을 선발한다”며 “우수한 자원을 뽑기 위해 연극영화과나 뮤지컬 전공 학과 등에 공문을 보내 오디션에 응해 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런 홍보단이 군미필 연예인의 사랑을 독차지한 시점은 2013년 전후였다. 한때 솔로 남성가수의 쌍두마차였던 비와 세븐의 ‘공’이 컸다. 지난달 배우 김태희와 결혼한 비는 당시 군인 신분임에도 ‘밤마실’을 즐기다 만인의 지탄을 받았다. 세븐은 안마시술소에 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를 계기로 도입 16년 만에 연예병사 제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언뜻 연예병사 ‘필’이 물씬한 홍보단에 연예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특혜 의혹 벗어나야 신뢰 얻어 그렇다면 홍보단은 과연 ‘꿀보직’일까.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일단 휴가나 외박은 일반 의경과 똑같이 적용한다는 게 서울청의 설명. 서울청 관계자는 “어떤 특혜도 없이 2개월에 3박 4일의 정기외박, 주 1일 외출 등이 주어진다”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논란이 불거지지 않은 이유”라고 했다. 허나 일반 의경만큼 고되지 않은 것도 분명하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경찰홍보단 활동 내역을 보자. 한 해 최소 103회에서 최대 136회의 공연을 진행했다. ‘범죄피해 가족 위로 공연’ 등 치안 홍보 활동이 70%였고, 나머지는 경찰 내부 행사였다. 사흘에 한 번꼴로 공연하기 바빴다는 얘기. 이러니 당연히 의경의 주 업무인 시위 진압이나 시설 경비 등에선 제외된다. 지난해 의경을 제대한 김모 씨(23)는 “솔직히 열받는다. 연예인이라고 힘든 업무에서 빠지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의 시각도 그리 곱지 않다. 본보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과 함께 17∼20일 남녀 240명에게 모바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76.7%가 연예인의 홍보단 입대를 ‘특혜’라고 인식했다. 그렇지 않단 의견은 11.2%에 그쳤다. 심지어 홍보단을 폐지해야 한단 응답도 64.6%로 반대(8.8%)를 압도했다. 이런 부정적 시선 탓인지 배우 주원, 최진혁 등은 홍보단 오디션에 합격하고도 포기했다. 물론 홍보단 존폐는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서울청 관계자는 “홍보단은 위문보단 치안활동 홍보가 설립 명분”이라며 “국방부 연예병사와 생긴 배경이 달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에이전트26은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꼈다. 그래, 연예인 적성 살려주고 홍보도 좋다. 그런데 사람들이 왜 특혜라 여기는지 군과 경찰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단지 그들이 부러워서가 아니다. 군대에서마저 차별받는 기분이 드는 게 서러운 거다. (다음 회에 계속) 유원모 onemore@donga.com·정양환 기자}

    •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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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성차별 난무하는 사회 ‘공감’이 해결의 실마리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이 화두인 시대다. 인종·종교·성(性)차별 등의 편견을 금기시하는 PC를 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 때문만은 아니다. 굳이 미국을 거론할 것 없이 한국 사회의 PC 수준은 어떤가. “여자가 대통령이니 이 모양이다” “구속된 조윤선 장관 얼굴 못 봐 주겠다”는 등 성차별적 인식을 서슴없이 내비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영국의 페미니스트 작가인 저자는 PC의 여러 요소 중 유독 ‘성차별’은 세계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가 2012년 개설한 ‘일상 속의 성차별 프로젝트’ 사이트에 게시된 10만여 건의 성차별 사례를 묶어 담아냈다. 책에는 한국의 현실과 똑같다고 느낄 만한 이야기가 수두룩하다. 성폭행 당한 사실을 가족에게 고백하면 “조신하게 굴었어야지”라는 핀잔이 돌아오는 현실이나 “클럽에서 강간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은 즐겨놓고 다른 소리를 한다”며 피해 여성을 비난하는 잘못된 인식, 여성 정치인의 능력보다 외모에 집중하는 언론까지 국경을 초월한 성차별 사례가 가득하다. 저자는 사회가 성차별을 고착화시키는 이유로 △문제가 눈에 띄지 않는 성폭력의 특징 △피해자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인식 △성희롱을 지적하면 ‘유머감각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사회 분위기 등이라고 분석한다. 성차별은 법률처럼 강제적 수단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성차별을 느낀 당사자의 감정을 공유하고, 느끼는 것만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금도 책의 내용은 인터넷(www.everydaysexism.com) 게시판을 통해 계속해서 업데이트 중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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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모르게 흥얼흥얼…‘CM송’이 돌아왔다

    기억에서 떨쳐버리려 하면 할수록 더욱 강렬히 귓가에 맴돈다. TV와 라디오 등에서 흘러나오는 광고음악(CM송)이다. 최근 강력한 중독성을 가진 CM송들이 광고계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한동안 유명 연예인 모델 중심의 광고와 인상적인 문구(카피라이팅), 강렬한 이미지 화면에 밀려 광고계의 뒷전에 머물기도 했던 CM송. 쉽고 흥겨운 멜로디와 함께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2017년 CM송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 B급 음악? 효과는 A급 CM송이 한국에 처음 나타난 것은 1959년 진로 소주 광고에서 선보인 ‘차차차송’이다. 이후 1990년대까지의 CM송은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이상하게 꼬였네 롯데 스크류바’처럼 완결된 음악 형태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CM송은 반주를 극도로 줄이거나 멜로디를 단순화한다. 영어교육업체 시원스쿨의 ‘영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 닷컴’이나 CJ제일제당의 건강음료 광고 ‘오승한뿌리’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변화에는 광고 매체 환경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신명수 음악감독은 “과거에는 광고시간이 30초가량 됐지만 최근엔 15초 정도로 줄었다”며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간결한 CM송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공무원 합격은 에듀윌’, ‘서울사이버대학을 만나고 나의 성공시대가∼’처럼 B급 음악을 지향하는 경우도 많다. 안진실 음악감독은 “과거에는 CM송이 소개되는 매체가 지상파TV, 라디오 정도였다”며 “최근엔 하나의 광고가 종합편성채널, 인터넷 다시보기 등 여러 곳에서 노출되기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파급력 있는 B급 음악이 선호된다”고 말했다.○ 복고에 시리즈까지 진화하는 CM송 과거 유행했던 음악을 다시 쓰거나 리메이크해 CM송으로 사용하는 광고가 많다는 점 역시 특징이다. KB국민카드 광고에선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가 1974년 신중현과 엽전들이 발표한 ‘미인’을 리메이크해 불렀고, 현대자동차의 광고에는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가 배경음악으로 쓰인다. 원혜진 이노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대중문화 전반에 복고 열풍이 있기에 CM송도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CM송이 인기를 끌자 시리즈로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SK텔레콤은 3년째 ‘잘생겼다∼’ ‘이상하자!’ ‘폼’ 등 문구를 CM송으로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015년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시작한 이래 ‘니나노, 사는게 니나노’라는 CM송을 앞세우며 광고하고 있다. NHN 관계자는 “톱스타를 내세우면 제품보단 연예인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 CM송 시리즈를 광고 전략으로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CM송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자극적인 경향으로 흐르면서 대중음악 수준을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너무 짧고 강렬한 음악만이 대중에게 소비된다는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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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드라마는 드라마일뿐 오해하지 말자

    “달라도 너무 다르죠.” 최근 112상황실 경찰관들의 활약을 다룬 OCN 드라마 ‘보이스’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드라마의 실제 모델과 가까운 서울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 김상희 경위는 “112 신고를 하자마자 접수, 지령, 수사가 동시에 이뤄지는 드라마 장면은 세계 어디를 가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멋지게 범인을 잡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지만 시청자들이 ‘112 경찰관=만능 해결사’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도 했다. 기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실소가 터진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한테 한번 물어보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보통 너그럽게 이해하고 수용하는 편이다. 반면 ‘어찌 이리 취재를 잘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을 정확하게 묘사한 작품도 종종 있었다. 대개 이런 작품이 흥행성과 작품성 모두를 거머쥐었다. 드라마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하지만 정확한 현실 묘사는 드라마의 강력한 힘 중 하나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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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대방 목소리로 현장 가늠? 실제 상황실선 금기”

    《 “코드 제로(0), 코드 제로.” 2일 오후 9시 반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신고 전화가 접수되는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1만2000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가스 밸브를 끊어 폭발시키겠다”라는 협박 전화가 걸려 왔기 때문이다. 》   숨 가쁘게 들려오는 전화기 너머와 달리 접수를 한 김상희 경위(44·여)는 차분한 목소리로 신고자 위치와 상황을 물었다. 같은 시간 종합지령대 요원 김희정 경위(40)는 곧바로 인근 경찰서에 출동 명령을 내리고, 119 소방 상황실 등 관계 기관에 지원을 요청했다. 3분이 지났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했다. 다행히 단순 부부싸움으로 실제 가스 누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김상희 경위는 “현장 상황을 속단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신고 전화든 늘 긴장된 상태로 다룰 수밖에 없는 것이 112 상황실 요원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두 경위는 서울청 112 종합상황실의 베테랑으로 각각 20년, 16년의 경찰 생활 중 절반가량을 상황실 요원으로 근무했다. 이들은 112 상황실 경찰관들의 활약상을 다룬 OCN 드라마 ‘보이스’의 현실 속 모습과 가장 가까운 인물들이다. 이 드라마는 첫 회 시청률 2%를 시작으로 5회는 최고 시청률 6.6%(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드라마와 현실 속 112 상황실을 비교해 들어봤다. 극중 주인공 이하나는 112 상황실장으로 목소리만으로 현장을 파악하는 ‘보이스 프로파일러’라는 이색적인 전문가로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 경찰관들은 보이스 프로파일러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목소리만으로 현장을 가늠하는 것은 금기라고 지적했다. 김희정 경위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조그만 일에도 대단한 일처럼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오히려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목소리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112 상황실 요원에게는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반면 이하나가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실제 모습과 똑같다. 김상희 경위는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신속한 출동과 후속 수사를 할 수 있다”라며 “이를 위해 상황실에서도 갖가지 노력을 한다”라고 말했다. 김희정 경위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나 와이파이 추적 등 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무엇보다 신고자의 정확한 현장 설명이 가장 중요한 정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비(非)긴급 전화로 인해 애를 먹는 경찰관들의 모습을 다룬 장면들은 상황실 내에서 큰 공감을 얻었다는 말도 나왔다. 실제로 112 상황실에 접수된 사건 중 경찰이 긴급 신고(코드 0, 코드 1)로 분류한 것은 2013년 19.2%, 2014년 23% 2015년 20%에 그쳤다. 김상희 경위는 “‘하수구가 막혔다’, ‘술에 취했다’ 등 생활 민원이나 긴급하지 않은 신고전화가 절반을 훨씬 넘는다”라며 “112는 긴급 범죄 신고 전화라는 점을 국민이 다시 한번 기억해 주기 바란다”라고 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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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 닮은 코스타리카… 중남미 한국학 확산 허브”

    “황석영 작가의 소설과 이창동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한국과 코스타리카가 ‘과거와의 씨름’을 통해 정의로운 미래를 갈망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죠. 코스타리카가 중남미 한국학 확산에 허브 역할을 할 겁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에닝 헨센 페닝톤 코스타리카국립대 총장(67·사진)은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그는 단순한 한류 팬이 아니다. 2013년 중미 국가 최초로 한국학과를 개설한 ‘학술 한류’의 전파자이기도 하다. 고려대 부산대 서강대 등 한국 대학과의 학술 교류를 위해 방한한 그는 11일 출국했다. 코스타리카는 카리브 해 인근에 위치한 인구 480만 명의 작은 나라다.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하지만 헨센 총장은 두 나라가 비슷한 문화 배경이 많다며 앞으로 양국 간의 교류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역사적 맥락이 다르긴 하지만 한국은 일본, 코스타리카는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다. ‘식민지 경험’이 과거 청산에 대한 의지와 민주주의에 대한 남다른 감수성을 가지게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나 일본이 경제 규모나 국제적 영향력은 더 크지만, 코스타리카에선 공통점이 많은 한국을 더 매력 있게 바라본다”며 “중미의 다른 국가에선 중국학과나 일본학과를 주로 개설하지만 우리가 한국학과를 먼저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실제 코스타리카는 중미 국가 사이에서도 한류의 인기가 높다.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뿐 아니라 웹툰 등 콘텐츠 수용 방식이 다양하다. 헨센 총장은 “한류 문화가 들어와 코스타리카의 문화와 지식을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며 “지금은 학부만 있지만 향후 대학원 과정도 개설해 깊이 있는 한국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준비하는 등 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도시화에 따른 빈곤, 환경 문제와 부의 집중 등 양극화 현상도 함께 겪고 있다. “한국이 먼저 경험한 사회 문제와 해결 경험을 코스타리카에 소개해 실제 사회 개선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헨센 총장은 한국에 코스타리카 문화와 학문이 소개된다면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대단한 교육열과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국민의 행복이 지나치게 뒷전에 밀려 있다”며 “행복을 중시하는 코스타리카의 문화가 한국에 소개되면 긍정적으로 기여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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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사태 꼬집고 비틀고… 정치 개그가 돌아왔다

    #1 주황색 렌즈의 선글라스를 낀 채 수의를 입은 여성이 교도관에 의해 호송된다. 최순실의 특검 출두와 똑같은 모습. 느닷없이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저는 억울해요. 어떻게 애들까지”라는 말을 남긴 채 무대 뒤편으로 끌려간다. ―지난달 29일, KBS2 ‘개그콘서트(개콘)’#2 재밌게 본 영화라며 자연스럽게 영화 ‘킹스 스피치’의 내용을 소개한다. “왕이 연설을 잘 못해. 그래서 다른 애가 연설하는 것을 도와줘요. 연설문을 고쳐주고….” 정치적인 발언 아니냐는 질문에 “이게 왜 정치적이냐. 영화 실제 내용이다”라고 되받아 말한다. ―지난해 11월 16일,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최근 국내 대표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인 SBS 웃찾사와 KBS 개콘에서 다룬 정치 풍자 코너의 한 장면이다. TV 화면에서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풍자’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부터다. 올해 2월 현재 개콘과 웃찾사의 정치 풍자 코너는 3, 4개로 전체 분량의 20∼30%에 이른다. 이에 일부에선 ‘풍자의 르네상스가 시작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풍자의 수준이 ‘패러디’식 따라 하기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국 대중문화계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른 정치 풍자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최순실 정국 등에 업고 흥행카드 된 ‘풍자’ 최근 풍자를 다룬 코미디 코너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풍자에 대한 시청자들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웃찾사의 기획·연출을 담당하는 SBS 안철호 PD는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를 모티브로 해 신설한 ‘개그청문회’의 시청률이 전체 코너 중 1, 2위를 기록한다”며 “풍자를 의도적으로 강화했다기보다 시청자들이 가장 원하는 개그 소재를 찾아내는 코미디언들의 감각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풍자 코너는 인터넷 등에서 더 크게 화제를 모으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1월 ‘연설물 유출 논란’을 풍자한 SBS 웃찾사의 ‘살점’은 다음 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100만 건이 넘는 재생 횟수를 기록했다. SBS 관계자는 “‘반응이 좋다’는 기준으로 계산되는 재생 횟수가 보통 수만 건으로 100만 건은 초대박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미 소개됐던 내용이 ‘역주행’해 인기를 끌기도 한다. 개그맨 최국은 지난해 4월 ‘대통령은 내 친구’라는 코너에서 “대통령이 친하다고 해서 청와대에 함부로 친구를 데려오고 그러겠냐”는 풍자를 선보였다. 이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인터넷에선 “최국은 알고 있었다”라는 글과 함께 뒤늦게 인기를 끌었다. 이에 지난해 11월 이 코너가 부활했다. 안 PD는 “최순실 사태 전에도 풍자를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었다”라며 “코미디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 정국과 맞물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풍자 아닌 패러디만 넘치는 현실 하지만 최근 소개되고 있는 풍자가 양적으로 증가했을 뿐 질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tvN SNL에선 배우 김민교가 최순실의 복장인 선글라스와 흰 셔츠를 입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외모 따라 하기 외에 다른 풍자적 요소는 없었다. 다른 프로그램도 마찬가지.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독일, 승마 등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단어를 일부 변형하거나 “이러려고 했는지 자괴감이 든다”와 같은 논란적인 발언을 비꼬는 경우가 대다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풍자는 직설적인 표현은 강해졌지만 공감이나 신선함은 떨어진다”며 “무릎을 칠 만한 위트와 재치가 담긴 방향으로 풍자의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치 풍자는 난도가 높은 개그 소재로 여겨진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하고, 이슈에 대한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코미디의 풍자 역량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시국에 편승해서 ‘남들도 하니까’ 따라 하는 식의 모방만 반복되는 형국”이라며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짚는다거나 새로운 해석이 결여돼 있다 보니 식상하고 반복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의 코미디언들 역시 현재 진행되는 풍자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코미디언 황현희는 “정치 풍자를 자주 선보이고 있지만 여론을 선도한다는 느낌보단 시청자들의 카타르시스를 만족시키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는 반성을 한다”며 “한국 정치 풍자에 획을 그었던 김형곤 김병조 선배처럼 꼼꼼한 취재와 재치를 바탕으로 수준 높은 풍자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 방송의 증가 등 대중문화의 중심축이 과거 연예인·방송에서 개인으로 옮겨가는 시대 흐름과도 맞물려 앞으로 방송계에서 풍자가 자리 잡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기가 막힌 패러디 작품들이 오히려 사회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며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 현실에서 심도 깊은 ‘문제의식’을 바탕에 둔 풍자 없이는 TV에서 풍자 개그를 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풍자에 너그러운 자세 가져야 이처럼 한국 코미디계에서 풍자가 부실해진 데에는 정부의 제약도 크게 작용했다. 정권을 비판하는 풍자 프로그램에 대해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해 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은 박근혜 정부 기간 내내 끊이지 않았다. 2013년 tvN SNL의 인기 풍자 코너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채 4개월이 되지 않아 돌연 폐지됐다. 또 2015년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풍자를 통해 ‘품위를 손상’하고 ‘객관성을 위반’했다며 KBS 개그콘서트의 ‘민상토론’ 코너와 MBC 무한도전에 행정지도를 내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미디언의 자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코미디 풍자에 대한 제약을 최대한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촛불 민심이 보여준 것 중 하나가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하라는 것”이라며 “힘들게 찾아온 풍자 코미디가 지속되려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문화가 저변에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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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지구 파괴하는 유일한 種, 인류가 사라진다면…

    “무(無)로 돌아가. 그게 너의 운명이야.” 지난달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에서 삼신할매(이엘 분)가 삶을 더 연장하려는 도깨비(공유 분)에게 내뱉은 말이다. 도깨비만이 아니다. 100세까지 수명이 늘어났더라도 인간 역시 무로 돌아가는 것이 운명이다. 그렇다면 인류의 운명은 무엇일까. 결국 무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선뜻 이 물음에 답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인류가 결국 멸종한다는 것이 상식으로 여겨지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인류(호모 사피엔스)는 결국 없어질 운명이라고. 저자인 마이클 테너슨은 사이언스 등 유명 과학 잡지에 300편이 넘는 글을 써 온 미국의 과학 전문 저술가다. 그는 ‘모험 과학(adventure science)’의 선구자로 불린다. 칠레와 페루의 안데스 산맥을 탐험해 지구 온난화 과정을 증명해 내고, 해양 환경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하와이 섬 근처에서 혹등고래 번식지를 찾아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그의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인류의 탄생과 번성, 그리고 소멸까지. 운명적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현장감 있게 그려냈다. 우선 저자는 미국 텍사스 주의 가장 높은 산맥인 과달루페 국립공원에서 찾아낸 ‘캐피탄 리프’ 화석을 통해 그동안 지구를 지배했던 종족의 멸종사를 설명한다. 동물이 지구에 처음 출연한 것은 6억 년 전이다. 이 기간에 동식물 종의 75%가 사라지는 ‘대량 멸종’ 사태는 총 5번 발생했다. 시베리아 화산 분출이 만들어 낸 2억5200만 년 전 ‘페름기 사건’부터 소행성 충돌로 생긴 6500만 년 전 ‘백악기 사건’까지. 영원할 것 같던 지배자들은 지금 모두 화석으로만 남아 있다. ‘문명을 이룩한 인간은 다를 것이다.’ 문득 책을 읽다 보면 떠오르는 생각이다. 그러나 저자는 인류의 ‘황폐화 능력’에 주목한다. 호주 대륙에 인류가 들어간 것은 고작 4만 년 전이지만 이 사이 대형 포유동물 85% 이상이 멸종했다. 조류독감 에볼라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수억 년 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치명적인 질병이 인간의 번성 이후 생겨났다. 오히려 인류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모든 동식물에 이롭다. 2011년 대지진 이후 발생한 원전 사고로 인해 버려진 땅이 된 일본의 후쿠시마. 인간이 살지 못하는 땅이 됐지만 이제는 야생 동물의 천국이 됐다. 총 폭탄 방사성폐기물 등 자연을 파괴한다고 여겨진 수많은 요소보다 더 큰 해를 끼친 것이 바로 ‘인간’이다. “그래도 발전하는 과학에 답이 있겠지…”라는 희망 역시 뭉개 버린다. 화성 탐사나 인공 지능(AI)은 엄청난 예산과 관심을 투입해야 하지만 현 인류가 대안으로 내세우기에는 발전 단계가 너무 낮다고 일축한다. 읽고 나면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주인처럼 행세하면 안 된다’는 오래된 교훈이 느껴진다. 지구의 주인은 누구일까. 우리는 어떻게 될까. 저자는 “인류라는 두꺼운 담요가 걷히면, 자연은 크나큰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다시금 예전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 애쓸지도 모른다”라고 말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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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희화화는 전통”… SNL 비판했던 트럼프 역풍

    “틀렸어요(Wrong), 틀렸어요, 틀렸어요.”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해 10월 NBC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SNL’에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와 똑같은 모습의 인물이 등장했다. 특유의 삐죽거리는 모양의 입술과 상대방의 말을 끊어버리는 TV 토론 자세까지. 누가 봐도 트럼프 후보의 모습이었지만 실상은 할리우드 유명 배우 앨릭 볼드윈이 흉내 낸 것이었다. 재치 있는 풍자로 끝나는 듯싶었지만 방송 이후 오히려 논란이 커졌다. 트럼프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SNL은 완전히 편향되고 재미도 없다. 도저히 시청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혹평을 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사회는 오히려 풍자를 받아들이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SNL은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SNL을 조롱한 대통령은 트럼프가 처음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미국에선 정치 풍자를 다룬 프로그램이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1999년부터 방송된 존 스튜어트의 ‘데일리 쇼’. 미국의 주요 정치인을 스튜디오로 불러 조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주요 출연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유명 정치인들이다.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미국 정치인들에게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 1순위로 꼽힌다. 미국뿐 아니다. 민주주의가 성숙한 서구 사회에선 강력한 수준의 정치 풍자를 다룬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에선 카날플뤼스 방송의 정치 풍자 프로그램인 ‘레 기뇰 드 랭포(뉴스 꼭두각시)’가 대표적이다. 정치인을 꼭두각시 인형으로 표현해 신랄한 풍자를 가하는 방식으로 프랑스 정계에선 악명 높은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2015년 7월 방송사가 프로그램의 종영을 알리자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프랑스 전역에 ‘종영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프랑스 하원의장 클로드 바르톨론도 “표적이 된 정치인들은 기분이 나빴지만 프랑스 뉴스와 정치 논평을 빛냈다”며 ‘레 기뇰…’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결국 종영 계획은 취소되고, 현재까지도 프랑스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풍자 프로그램으로 남아있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코미디 역시 넓게 보면 언론의 한 영역으로 표현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한 곳”이라며 “정치와 언론 간에 독립성이 높은 국가일수록 풍자의 수준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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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 인 컬처]“남친과 단둘이 있지 마라? 이게 성폭력 대처법이라니…”

    《 “으음, 여기가 어디지?” 에이전트26(유원모)은 겨우 실눈을 떴다. 오늘은 MIC(맨 인 컬처) 지령 아래 지구에 온 첫날. 우연히 요상한 책 ‘우리가 만드는 피임사전’을 발견한 뒤 조사에 나서려던 참인데. 뭔가 뒤통수가 찌릿하더니 깡그리 기억을 잃었다. 막 정신 차린 지금, 일단 주위를 둘러봤다. “이제야 깼군. 당신 정체가 뭐지? 왜 우리 ‘말씀자료’를 뒤적였나.” 갑작스레 들려오는 서늘한 목소리. 흐릿한 실루엣에 요원은 본능적으로 위기를 직감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여성이라 부르는 종족 같은데. 지구방위군 같은 건가?’ “우린 결사조직 ‘연건대’다. 염탐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삐뚤어진 성(性)인식을 지닌 남성염색체가 틀림없군.” “무, 무슨 소리냐? 난 자웅동체라서….” 아차, 1급 기밀을 누설하다니. 잠깐. 아까 보던 책 집필진이 분명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줄여서 연건대? 아니 이 ‘노잼’ 작명은 뭐람. 근데 이들, 왜 점점 신문하는 척하며 강의를 하는 거지. 다단계 신종 수법인가. 요원은 점점 빠져드는 자신을 멈출 수가 없었다. 》 ○ 이성 친구와 단둘이 있지 마라? 지난해 말 출간한 ‘…피임사전’은 원래 서울시 여성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비매품으로 500부만 세상에 나올 예정이었다. 허나 독자들의 폭발적 반응으로 1000부를 늘려 찍었다. 그래도 주문이 쇄도해 곧 2쇄 발간을 검토 중이다. 이 수상한 사전은 왜 이리 인기일까. 연건대 조직원인 윤정원 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선진국은커녕 세계 꼴찌 수준인 한국 사회의 피임 인식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자평했다. “대표적 사례가 콘돔이지. 대다수 국내 남성, 심지어 일부 여성도 콘돔을 착용하면 성감이 떨어진다고 믿어. 벌써 그렇지 않단 조사 결과(2009년 미국 내셔널서베이)가 수두룩하게 나왔는데. 해외에선 꼬마도 아는 상식인데 말이야.” 요원은 발끈했다. 지구에 첨 왔다고 바보로 아나. 애들이 그걸 어떻게 아나. “당신, 어느 별에서 온 거지? 독일이나 네덜란드는 5세부터 성교육을 시켜. 당연히 콘돔·피임약 사용법도 가르치지. 물론 한국도 초등학교부터 교육과정은 있어. 그런데 내용이 ‘성폭력 대처법―이성 친구와 집에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2015년 교육부의 학교 성교육 표준안) 수준이거든. 캐나다에선 이런 비과학적인 시각을 가르치는 교사는 해임은 물론이고 법정에 서게 돼.”(이유림·인류학 전공) 뭐, 그렇다 치자. 그래도 ‘한국적 상황’이란 게 있으니까. 피임도 알아서들 잘하잖나. “진짜 외계인 맞나 본데? 해부를 할까 보다. 현재까지 나온 가장 안전한 피임법 가운데 하나가 경구피임약 복용이야. 헌데 한국은 이용률이 2.9%밖에 안 돼. 대다수가 약 먹다 영영 불임되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 하아, 복용을 중단한 뒤 1년 안에 79.4%가 임신해. 아무 상관 없단 소리야.”(윤 전문의)  ○ 21세기에 비닐봉지 콘돔 찾는 10대들 도대체 한국은 왜 이렇게 성교육 후진국이 됐을까. 실제로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찾아보면 ‘랩 콘돔’ ‘비닐봉지 콘돔’이란 말까지 나온다. 콘돔 구매가 제한적인 청소년이 나름 찾아낸, 정말 웃음도 안 나오는 ‘자구책’이다. “이런 얘길 하면 ‘그럼 청소년 성생활을 권장하잔 소리냐’는 반발이 나와. 이런 편견이 문제를 키우는 건 인정하질 않고. 미국은 청소년에게 무료로 콘돔을 나눠주고, 성상담도 자유롭게 받게 해줘. 덕분에 낙태율이 역사상 최저로 떨어졌어. 한국은 높은 양반이 점잔 빼고 있는 동안 어린 여성들만 온몸으로 피해를 입고 있단 소리야.”(윤 전문의) 그때 갑자기, 우당탕 소리와 함께 뒷문을 박차고 들어온 에이전트2(정양환). “잠깐, 모두 손들어! 무기를 버리고 투항….” ‘몹시 난감하군.’(tvN ‘도깨비’ 대사) 구금된 줄 알았던 에이전트26이 함께 둘러앉아 다정히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닌가. 게다가 그는 이미 계면쩍은 웃음과 함께 가입신청서에 날인을 마친 상태였다. “아, 또 다른 포획감이군. 그럼 첨부터 다시 설명해 볼까. 당신, 정관수술 하면 정력이 약해질까 아닐까.” 젠장,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마취는 아파요.’ 이러다 MIC가 연건대 산하기관이 되는 건 아닌지. 하긴, 좋은 취지라면 뭔들 못 하겠냐만.(다음 회에 계속) 유원모 onemore@donga.com·정양환 기자}

    • 2017-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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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황폐화된 검은 대륙 ‘아프리카 정신’ 찾아라

     “당신들은 아프리카인들이 선천적으로 열등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수백 년 동안 노예로 살았겠습니까?” 2009년 독일 바이로이트 시. 30대 백인 남성이 70대 흑인에게 폭언을 내뱉었다. 이 말을 들은 주인공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한 나이지리아 출신 월레 소잉카였다. 당시 소잉카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 남성의 입으로 분출됐지만 실은 전 세계 수억 명이 공유하는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백 년간 노예 수출 창고로 여겨졌고 독립 이후 백인 지배자보다 더 가혹한 흑인 독재자들로 인해 황폐화한 아프리카. 소잉카는 이 책에서 아프리카가 절망의 대륙으로 전락해 버린 원인을 추적한다. 저자가 찾아낸 원인은 서구 이데올로기의 유산이다. 역사성을 무시한 자의적인 국경, 기독교와 이슬람교 등 이분법적 세계관을 강조하는 종교까지. 서구 중심의 헤게모니가 지속되는 한 아프리카는 절망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아프리카의 토속 신앙에서 대안을 찾았다. 오리사교로 대표되는 아프리카의 토속신앙은 대부분 선악 논리가 없다. 타협과 공존, 수용 등 인간적인 가치를 중시한다. 소잉카는 올해 1월 1일 20년 넘게 살아오던 미국의 영주권을 포기했다. 인종차별주의자임을 공공연히 밝히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등 한동안 잠잠했던 인종 갈등을 다시 촉발시키고 있다. “‘아프리카 정신’이 미래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자산”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시기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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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모… 예술가… 워킹맘… 사임당의 참얼굴은?

     이영애 효과일까, 사임당의 힘일까. 지난달 26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1, 2회 연속 방영을 통해 첫날부터 15.6%와 16.3%(닐슨코리아)로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뿐 아니라 공연 출판 전시 등의 분야에서 사임당을 다룬 콘텐츠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기와 함께 논란도 있다. 드라마 속 사임당이 워킹맘과 자유연애를 한 조선의 신(新)여성 캐릭터로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와 문학계의 갑론을박을 소개한다. ○ 자유연애 사임당, 역사 왜곡 우려 드라마 ‘사임당…’은 퓨전 사극 방식이다. 박은령 작가는 “사임당은 대하사극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사임당이 가상의 인물 이겸(송승헌)과 자유연애를 했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지나친 왜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설 ‘사임당’을 쓴 이순원 작가는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자유연애 설정은 상상력의 빈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상투적인 전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고연희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16세기 여성의 사랑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며 “사임당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밌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조선시대판 워킹맘 가능했을까? 사임당 역을 맡은 이영애는 제작발표회에서 “화가이자 7남매의 어머니였던 워킹맘으로서의 사임당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정옥자 서울대 명예교수는 “사임당은 전통시대판 워킹맘이 맞다. 과거시험에 번번이 낙방한 한량 남편을 대신해 그림을 생필품과 물물교환해서라도 7남매의 생계를 책임진 강인한 여성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워킹맘의 대명사로 사임당을 불러내는 것은 억지스럽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현대적 의미의 워킹맘으로 표현하기에는 전통시대의 여성이라는 한계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경제적 상황이 비교적 넉넉했기 때문에 워킹맘으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작가는 “사임당은 노비만 100여 명에 달하는 부유한 환경에서 살았다”라며 “당시 조선에선 도화서 화공들을 제외하곤 그림을 거래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임당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대가 만들어낸 여성 사임당  예술가로서의 사임당에 대한 평가 역시 의견이 분분했다. 정 명예교수는 “그림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으로 초충도와 포도 그림 등 수작을 배출한 예술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숙인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허난설헌이나 장계향 등도 뛰어난 조선시대 여성 예술가였지만 역적 집안으로 몰리거나 남인 계열로 묶여 한동안 언급 자체가 금기시됐다”라며 “조선의 헤게모니를 쥔 노론의 정신적 지주였던 율곡 이이의 어머니라는 점이 사임당을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조선 후기부터 사임당은 우리 역사에서 ‘특수한’ 여성으로 여겨졌다. 현모(賢母)의 아이콘에서 일제강점기에는 어진 어머니의 롤 모델,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는 국모(國母)의 상으로 추앙받았다. 이 책임연구원은 “사임당은 다양한 매력으로 인해 각 시대가 원하는 여성상을 구현해 왔다”라며 “2017년 한국에서는 워킹맘의 표상으로 떠올랐지만 미래에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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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상수-김민희 “우리는 이제 베를린으로 간다”

     불륜설에 휩싸인 영화감독 홍상수(56)와 배우 김민희(35)가 독일에서 함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영화계에 따르면 9일 개막하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홍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초청됐다. 영화 제작사인 전원사는 “홍 감독이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 작품의 주인공을 맡은 김민희도 함께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에도 동행했다. 영화 ‘밤의 해변…’은 홍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다. 김민희가 주연을 맡았고 정재영 권해효 송선미 등이 출연한다. 영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영화 전문 사이트 IMDB에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고 소개돼 있다. 영화계에서는 두 사람의 불륜을 다룬 자전적인 영화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들의 베를린 동행 소식에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외국까지 가서 불륜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은 망신”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가족을 생각하는 배려심이 전혀 없는 게 아니냐”고 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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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조’ 3일동안 관객 193만… ‘더 킹’ 제쳐

     설 연휴 극장가에선 18일 함께 개봉한 영화 ‘공조’와 ‘더 킹’이 나란히 4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다. 특히 ‘공조’는 개봉 직후부터 ‘더 킹’에 관객 수로 밀렸지만 설 연휴 동안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순위를 역전시키는 뒷심을 발휘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와 NEW에 따르면 ‘공조’는 30일 오전 12시 4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더 킹’ 역시 이날 400만 관객을 넘겼다. ‘공조’는 27일 47만1899명, 28일 66만4223명, 29일엔 79만7353명을 모으며 연휴 3일 동안 관객 수 193만 명을 기록했다. 스크린 수도 개봉 첫날 900개에서 1383개로 늘었다. ‘더 킹’은 같은 기간 125만 명의 관객으로 박스오피스 2위로 밀려났다. 국내 대형 배급사들의 흥행 경쟁이 펼쳐지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작품들은 설 대목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은 각각 29만8465명과 26만5356명이 관람해 3, 4위를 기록했다. TV에선 예상 밖 커플의 동거와 어머니의 소개팅, 남자끼리 떠나는 여행처럼 ‘로맨스’를 바탕으로 이색적인 시도를 한 파일럿(시험)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설 연휴 기간 중 파일럿 예능 11편을 선보였다.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을 정규 편성의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 여기는 경향이 이번에도 반영된 것이다. 각 방송사의 대표 예능인 MBC의 ‘복면가왕’이나 KBS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은 명절 파일럿으로 인기 몰이를 한 후 정규 프로그램이 됐다. 파일럿 예능 중 27일부터 이틀간 방송된 MBC ‘발칙한 동거―빈방 있음’이 8.3%로 시청률이 가장 높았다. 김구라와 한은정, 오세득 셰프와 우주소녀가 각각 집주인과 세입자로 동거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0년 지기 친구 사이인 권상우와 정준하가 함께 출연한 MBC ‘가출선언―사십춘기’가 6.3%의 시청률로 뒤를 이었다. 홀로 된 어머니에게 남자친구를 소개해 준다는 기발한 시도를 한 KBS2의 ‘엄마의 소개팅’도 6.3%를 기록했다. 초등학생이 외국인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 한국어 수업을 해주는 SBS ‘초등학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참여한 시청자와 함께 미스터리 사건을 풀어 나가는 SBS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은 각각 4.6%와 2.2%로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신선한 형식으로 주목을 끌었다.장선희 sun10@donga.com·유원모 기자  }

    • 20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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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숙한 일상의 공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오래된 다방 안에서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가 흘러나온다. 소설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76)이 서울대 문리대 재학 시절부터 즐겨 듣던 음악이다. 이곳은 시인 김지하 황지우, 소설가 이청준 등 문인들이 사랑해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25강의실’로 불렀던 학림다방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tvN ‘동네의 사생활’은 이처럼 익숙한 일상의 공간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서울대 인문대 출신의 배우 정진영과 웹툰 작가 김풍 주호민, 래퍼 딘딘 등이 출연한다. 이 프로가 내세우는 것은 해박한 인문학 지식이 아니다. 역사와 철학 등 인문학적 관점으로 동네를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2030세대에게 수제 맥주로 유명한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서 소규모 책방을 조명하고,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진 종로구 계동에선 독립운동과 지식인의 역할을 토론한다. 정진영은 “우리의 지향점은 인문학이 아닌 인문학적 태도에 있다”며 “내가 생각하는 인문학적 태도는 삶과 주변에 대해 깬 상태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겐 이 같은 방식이 아직 낯선가 보다. 10회까지 진행된 현재 1%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낯섦의 수용에는 시간이 필요한 듯싶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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