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모

유원모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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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법조팀 유원모 기자입니다. 잘 듣고 잘 쓰겠습니다.

onemore@donga.com

취재분야

2026-01-09~2026-02-08
검찰-법원판결60%
사회일반17%
사법10%
정치일반7%
사건·범죄6%
  • 나도 모르게 흥얼흥얼…‘CM송’이 돌아왔다

    기억에서 떨쳐버리려 하면 할수록 더욱 강렬히 귓가에 맴돈다. TV와 라디오 등에서 흘러나오는 광고음악(CM송)이다. 최근 강력한 중독성을 가진 CM송들이 광고계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한동안 유명 연예인 모델 중심의 광고와 인상적인 문구(카피라이팅), 강렬한 이미지 화면에 밀려 광고계의 뒷전에 머물기도 했던 CM송. 쉽고 흥겨운 멜로디와 함께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2017년 CM송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 B급 음악? 효과는 A급 CM송이 한국에 처음 나타난 것은 1959년 진로 소주 광고에서 선보인 ‘차차차송’이다. 이후 1990년대까지의 CM송은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이상하게 꼬였네 롯데 스크류바’처럼 완결된 음악 형태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CM송은 반주를 극도로 줄이거나 멜로디를 단순화한다. 영어교육업체 시원스쿨의 ‘영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 닷컴’이나 CJ제일제당의 건강음료 광고 ‘오승한뿌리’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변화에는 광고 매체 환경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신명수 음악감독은 “과거에는 광고시간이 30초가량 됐지만 최근엔 15초 정도로 줄었다”며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간결한 CM송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공무원 합격은 에듀윌’, ‘서울사이버대학을 만나고 나의 성공시대가∼’처럼 B급 음악을 지향하는 경우도 많다. 안진실 음악감독은 “과거에는 CM송이 소개되는 매체가 지상파TV, 라디오 정도였다”며 “최근엔 하나의 광고가 종합편성채널, 인터넷 다시보기 등 여러 곳에서 노출되기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파급력 있는 B급 음악이 선호된다”고 말했다.○ 복고에 시리즈까지 진화하는 CM송 과거 유행했던 음악을 다시 쓰거나 리메이크해 CM송으로 사용하는 광고가 많다는 점 역시 특징이다. KB국민카드 광고에선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가 1974년 신중현과 엽전들이 발표한 ‘미인’을 리메이크해 불렀고, 현대자동차의 광고에는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가 배경음악으로 쓰인다. 원혜진 이노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대중문화 전반에 복고 열풍이 있기에 CM송도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CM송이 인기를 끌자 시리즈로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SK텔레콤은 3년째 ‘잘생겼다∼’ ‘이상하자!’ ‘폼’ 등 문구를 CM송으로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015년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시작한 이래 ‘니나노, 사는게 니나노’라는 CM송을 앞세우며 광고하고 있다. NHN 관계자는 “톱스타를 내세우면 제품보단 연예인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 CM송 시리즈를 광고 전략으로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CM송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자극적인 경향으로 흐르면서 대중음악 수준을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너무 짧고 강렬한 음악만이 대중에게 소비된다는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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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드라마는 드라마일뿐 오해하지 말자

    “달라도 너무 다르죠.” 최근 112상황실 경찰관들의 활약을 다룬 OCN 드라마 ‘보이스’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드라마의 실제 모델과 가까운 서울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 김상희 경위는 “112 신고를 하자마자 접수, 지령, 수사가 동시에 이뤄지는 드라마 장면은 세계 어디를 가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멋지게 범인을 잡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지만 시청자들이 ‘112 경찰관=만능 해결사’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도 했다. 기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실소가 터진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한테 한번 물어보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보통 너그럽게 이해하고 수용하는 편이다. 반면 ‘어찌 이리 취재를 잘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을 정확하게 묘사한 작품도 종종 있었다. 대개 이런 작품이 흥행성과 작품성 모두를 거머쥐었다. 드라마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하지만 정확한 현실 묘사는 드라마의 강력한 힘 중 하나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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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대방 목소리로 현장 가늠? 실제 상황실선 금기”

    《 “코드 제로(0), 코드 제로.” 2일 오후 9시 반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신고 전화가 접수되는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1만2000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가스 밸브를 끊어 폭발시키겠다”라는 협박 전화가 걸려 왔기 때문이다. 》   숨 가쁘게 들려오는 전화기 너머와 달리 접수를 한 김상희 경위(44·여)는 차분한 목소리로 신고자 위치와 상황을 물었다. 같은 시간 종합지령대 요원 김희정 경위(40)는 곧바로 인근 경찰서에 출동 명령을 내리고, 119 소방 상황실 등 관계 기관에 지원을 요청했다. 3분이 지났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했다. 다행히 단순 부부싸움으로 실제 가스 누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김상희 경위는 “현장 상황을 속단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신고 전화든 늘 긴장된 상태로 다룰 수밖에 없는 것이 112 상황실 요원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두 경위는 서울청 112 종합상황실의 베테랑으로 각각 20년, 16년의 경찰 생활 중 절반가량을 상황실 요원으로 근무했다. 이들은 112 상황실 경찰관들의 활약상을 다룬 OCN 드라마 ‘보이스’의 현실 속 모습과 가장 가까운 인물들이다. 이 드라마는 첫 회 시청률 2%를 시작으로 5회는 최고 시청률 6.6%(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드라마와 현실 속 112 상황실을 비교해 들어봤다. 극중 주인공 이하나는 112 상황실장으로 목소리만으로 현장을 파악하는 ‘보이스 프로파일러’라는 이색적인 전문가로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 경찰관들은 보이스 프로파일러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목소리만으로 현장을 가늠하는 것은 금기라고 지적했다. 김희정 경위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조그만 일에도 대단한 일처럼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오히려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목소리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112 상황실 요원에게는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반면 이하나가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실제 모습과 똑같다. 김상희 경위는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신속한 출동과 후속 수사를 할 수 있다”라며 “이를 위해 상황실에서도 갖가지 노력을 한다”라고 말했다. 김희정 경위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나 와이파이 추적 등 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무엇보다 신고자의 정확한 현장 설명이 가장 중요한 정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비(非)긴급 전화로 인해 애를 먹는 경찰관들의 모습을 다룬 장면들은 상황실 내에서 큰 공감을 얻었다는 말도 나왔다. 실제로 112 상황실에 접수된 사건 중 경찰이 긴급 신고(코드 0, 코드 1)로 분류한 것은 2013년 19.2%, 2014년 23% 2015년 20%에 그쳤다. 김상희 경위는 “‘하수구가 막혔다’, ‘술에 취했다’ 등 생활 민원이나 긴급하지 않은 신고전화가 절반을 훨씬 넘는다”라며 “112는 긴급 범죄 신고 전화라는 점을 국민이 다시 한번 기억해 주기 바란다”라고 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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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 닮은 코스타리카… 중남미 한국학 확산 허브”

    “황석영 작가의 소설과 이창동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한국과 코스타리카가 ‘과거와의 씨름’을 통해 정의로운 미래를 갈망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죠. 코스타리카가 중남미 한국학 확산에 허브 역할을 할 겁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에닝 헨센 페닝톤 코스타리카국립대 총장(67·사진)은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그는 단순한 한류 팬이 아니다. 2013년 중미 국가 최초로 한국학과를 개설한 ‘학술 한류’의 전파자이기도 하다. 고려대 부산대 서강대 등 한국 대학과의 학술 교류를 위해 방한한 그는 11일 출국했다. 코스타리카는 카리브 해 인근에 위치한 인구 480만 명의 작은 나라다.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하지만 헨센 총장은 두 나라가 비슷한 문화 배경이 많다며 앞으로 양국 간의 교류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역사적 맥락이 다르긴 하지만 한국은 일본, 코스타리카는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다. ‘식민지 경험’이 과거 청산에 대한 의지와 민주주의에 대한 남다른 감수성을 가지게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나 일본이 경제 규모나 국제적 영향력은 더 크지만, 코스타리카에선 공통점이 많은 한국을 더 매력 있게 바라본다”며 “중미의 다른 국가에선 중국학과나 일본학과를 주로 개설하지만 우리가 한국학과를 먼저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실제 코스타리카는 중미 국가 사이에서도 한류의 인기가 높다.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뿐 아니라 웹툰 등 콘텐츠 수용 방식이 다양하다. 헨센 총장은 “한류 문화가 들어와 코스타리카의 문화와 지식을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며 “지금은 학부만 있지만 향후 대학원 과정도 개설해 깊이 있는 한국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준비하는 등 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도시화에 따른 빈곤, 환경 문제와 부의 집중 등 양극화 현상도 함께 겪고 있다. “한국이 먼저 경험한 사회 문제와 해결 경험을 코스타리카에 소개해 실제 사회 개선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헨센 총장은 한국에 코스타리카 문화와 학문이 소개된다면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대단한 교육열과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국민의 행복이 지나치게 뒷전에 밀려 있다”며 “행복을 중시하는 코스타리카의 문화가 한국에 소개되면 긍정적으로 기여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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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사태 꼬집고 비틀고… 정치 개그가 돌아왔다

    #1 주황색 렌즈의 선글라스를 낀 채 수의를 입은 여성이 교도관에 의해 호송된다. 최순실의 특검 출두와 똑같은 모습. 느닷없이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저는 억울해요. 어떻게 애들까지”라는 말을 남긴 채 무대 뒤편으로 끌려간다. ―지난달 29일, KBS2 ‘개그콘서트(개콘)’#2 재밌게 본 영화라며 자연스럽게 영화 ‘킹스 스피치’의 내용을 소개한다. “왕이 연설을 잘 못해. 그래서 다른 애가 연설하는 것을 도와줘요. 연설문을 고쳐주고….” 정치적인 발언 아니냐는 질문에 “이게 왜 정치적이냐. 영화 실제 내용이다”라고 되받아 말한다. ―지난해 11월 16일,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최근 국내 대표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인 SBS 웃찾사와 KBS 개콘에서 다룬 정치 풍자 코너의 한 장면이다. TV 화면에서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풍자’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부터다. 올해 2월 현재 개콘과 웃찾사의 정치 풍자 코너는 3, 4개로 전체 분량의 20∼30%에 이른다. 이에 일부에선 ‘풍자의 르네상스가 시작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풍자의 수준이 ‘패러디’식 따라 하기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국 대중문화계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른 정치 풍자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최순실 정국 등에 업고 흥행카드 된 ‘풍자’ 최근 풍자를 다룬 코미디 코너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풍자에 대한 시청자들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웃찾사의 기획·연출을 담당하는 SBS 안철호 PD는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를 모티브로 해 신설한 ‘개그청문회’의 시청률이 전체 코너 중 1, 2위를 기록한다”며 “풍자를 의도적으로 강화했다기보다 시청자들이 가장 원하는 개그 소재를 찾아내는 코미디언들의 감각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풍자 코너는 인터넷 등에서 더 크게 화제를 모으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1월 ‘연설물 유출 논란’을 풍자한 SBS 웃찾사의 ‘살점’은 다음 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100만 건이 넘는 재생 횟수를 기록했다. SBS 관계자는 “‘반응이 좋다’는 기준으로 계산되는 재생 횟수가 보통 수만 건으로 100만 건은 초대박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미 소개됐던 내용이 ‘역주행’해 인기를 끌기도 한다. 개그맨 최국은 지난해 4월 ‘대통령은 내 친구’라는 코너에서 “대통령이 친하다고 해서 청와대에 함부로 친구를 데려오고 그러겠냐”는 풍자를 선보였다. 이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인터넷에선 “최국은 알고 있었다”라는 글과 함께 뒤늦게 인기를 끌었다. 이에 지난해 11월 이 코너가 부활했다. 안 PD는 “최순실 사태 전에도 풍자를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었다”라며 “코미디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 정국과 맞물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풍자 아닌 패러디만 넘치는 현실 하지만 최근 소개되고 있는 풍자가 양적으로 증가했을 뿐 질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tvN SNL에선 배우 김민교가 최순실의 복장인 선글라스와 흰 셔츠를 입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외모 따라 하기 외에 다른 풍자적 요소는 없었다. 다른 프로그램도 마찬가지.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독일, 승마 등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단어를 일부 변형하거나 “이러려고 했는지 자괴감이 든다”와 같은 논란적인 발언을 비꼬는 경우가 대다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풍자는 직설적인 표현은 강해졌지만 공감이나 신선함은 떨어진다”며 “무릎을 칠 만한 위트와 재치가 담긴 방향으로 풍자의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치 풍자는 난도가 높은 개그 소재로 여겨진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하고, 이슈에 대한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코미디의 풍자 역량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시국에 편승해서 ‘남들도 하니까’ 따라 하는 식의 모방만 반복되는 형국”이라며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짚는다거나 새로운 해석이 결여돼 있다 보니 식상하고 반복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의 코미디언들 역시 현재 진행되는 풍자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코미디언 황현희는 “정치 풍자를 자주 선보이고 있지만 여론을 선도한다는 느낌보단 시청자들의 카타르시스를 만족시키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는 반성을 한다”며 “한국 정치 풍자에 획을 그었던 김형곤 김병조 선배처럼 꼼꼼한 취재와 재치를 바탕으로 수준 높은 풍자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 방송의 증가 등 대중문화의 중심축이 과거 연예인·방송에서 개인으로 옮겨가는 시대 흐름과도 맞물려 앞으로 방송계에서 풍자가 자리 잡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기가 막힌 패러디 작품들이 오히려 사회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며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 현실에서 심도 깊은 ‘문제의식’을 바탕에 둔 풍자 없이는 TV에서 풍자 개그를 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풍자에 너그러운 자세 가져야 이처럼 한국 코미디계에서 풍자가 부실해진 데에는 정부의 제약도 크게 작용했다. 정권을 비판하는 풍자 프로그램에 대해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해 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은 박근혜 정부 기간 내내 끊이지 않았다. 2013년 tvN SNL의 인기 풍자 코너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채 4개월이 되지 않아 돌연 폐지됐다. 또 2015년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풍자를 통해 ‘품위를 손상’하고 ‘객관성을 위반’했다며 KBS 개그콘서트의 ‘민상토론’ 코너와 MBC 무한도전에 행정지도를 내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미디언의 자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코미디 풍자에 대한 제약을 최대한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촛불 민심이 보여준 것 중 하나가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하라는 것”이라며 “힘들게 찾아온 풍자 코미디가 지속되려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문화가 저변에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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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지구 파괴하는 유일한 種, 인류가 사라진다면…

    “무(無)로 돌아가. 그게 너의 운명이야.” 지난달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에서 삼신할매(이엘 분)가 삶을 더 연장하려는 도깨비(공유 분)에게 내뱉은 말이다. 도깨비만이 아니다. 100세까지 수명이 늘어났더라도 인간 역시 무로 돌아가는 것이 운명이다. 그렇다면 인류의 운명은 무엇일까. 결국 무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선뜻 이 물음에 답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인류가 결국 멸종한다는 것이 상식으로 여겨지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인류(호모 사피엔스)는 결국 없어질 운명이라고. 저자인 마이클 테너슨은 사이언스 등 유명 과학 잡지에 300편이 넘는 글을 써 온 미국의 과학 전문 저술가다. 그는 ‘모험 과학(adventure science)’의 선구자로 불린다. 칠레와 페루의 안데스 산맥을 탐험해 지구 온난화 과정을 증명해 내고, 해양 환경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하와이 섬 근처에서 혹등고래 번식지를 찾아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그의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인류의 탄생과 번성, 그리고 소멸까지. 운명적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현장감 있게 그려냈다. 우선 저자는 미국 텍사스 주의 가장 높은 산맥인 과달루페 국립공원에서 찾아낸 ‘캐피탄 리프’ 화석을 통해 그동안 지구를 지배했던 종족의 멸종사를 설명한다. 동물이 지구에 처음 출연한 것은 6억 년 전이다. 이 기간에 동식물 종의 75%가 사라지는 ‘대량 멸종’ 사태는 총 5번 발생했다. 시베리아 화산 분출이 만들어 낸 2억5200만 년 전 ‘페름기 사건’부터 소행성 충돌로 생긴 6500만 년 전 ‘백악기 사건’까지. 영원할 것 같던 지배자들은 지금 모두 화석으로만 남아 있다. ‘문명을 이룩한 인간은 다를 것이다.’ 문득 책을 읽다 보면 떠오르는 생각이다. 그러나 저자는 인류의 ‘황폐화 능력’에 주목한다. 호주 대륙에 인류가 들어간 것은 고작 4만 년 전이지만 이 사이 대형 포유동물 85% 이상이 멸종했다. 조류독감 에볼라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수억 년 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치명적인 질병이 인간의 번성 이후 생겨났다. 오히려 인류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모든 동식물에 이롭다. 2011년 대지진 이후 발생한 원전 사고로 인해 버려진 땅이 된 일본의 후쿠시마. 인간이 살지 못하는 땅이 됐지만 이제는 야생 동물의 천국이 됐다. 총 폭탄 방사성폐기물 등 자연을 파괴한다고 여겨진 수많은 요소보다 더 큰 해를 끼친 것이 바로 ‘인간’이다. “그래도 발전하는 과학에 답이 있겠지…”라는 희망 역시 뭉개 버린다. 화성 탐사나 인공 지능(AI)은 엄청난 예산과 관심을 투입해야 하지만 현 인류가 대안으로 내세우기에는 발전 단계가 너무 낮다고 일축한다. 읽고 나면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주인처럼 행세하면 안 된다’는 오래된 교훈이 느껴진다. 지구의 주인은 누구일까. 우리는 어떻게 될까. 저자는 “인류라는 두꺼운 담요가 걷히면, 자연은 크나큰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다시금 예전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 애쓸지도 모른다”라고 말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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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희화화는 전통”… SNL 비판했던 트럼프 역풍

    “틀렸어요(Wrong), 틀렸어요, 틀렸어요.”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해 10월 NBC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SNL’에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와 똑같은 모습의 인물이 등장했다. 특유의 삐죽거리는 모양의 입술과 상대방의 말을 끊어버리는 TV 토론 자세까지. 누가 봐도 트럼프 후보의 모습이었지만 실상은 할리우드 유명 배우 앨릭 볼드윈이 흉내 낸 것이었다. 재치 있는 풍자로 끝나는 듯싶었지만 방송 이후 오히려 논란이 커졌다. 트럼프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SNL은 완전히 편향되고 재미도 없다. 도저히 시청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혹평을 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사회는 오히려 풍자를 받아들이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SNL은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SNL을 조롱한 대통령은 트럼프가 처음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미국에선 정치 풍자를 다룬 프로그램이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1999년부터 방송된 존 스튜어트의 ‘데일리 쇼’. 미국의 주요 정치인을 스튜디오로 불러 조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주요 출연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유명 정치인들이다.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미국 정치인들에게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 1순위로 꼽힌다. 미국뿐 아니다. 민주주의가 성숙한 서구 사회에선 강력한 수준의 정치 풍자를 다룬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에선 카날플뤼스 방송의 정치 풍자 프로그램인 ‘레 기뇰 드 랭포(뉴스 꼭두각시)’가 대표적이다. 정치인을 꼭두각시 인형으로 표현해 신랄한 풍자를 가하는 방식으로 프랑스 정계에선 악명 높은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2015년 7월 방송사가 프로그램의 종영을 알리자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프랑스 전역에 ‘종영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프랑스 하원의장 클로드 바르톨론도 “표적이 된 정치인들은 기분이 나빴지만 프랑스 뉴스와 정치 논평을 빛냈다”며 ‘레 기뇰…’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결국 종영 계획은 취소되고, 현재까지도 프랑스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풍자 프로그램으로 남아있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코미디 역시 넓게 보면 언론의 한 영역으로 표현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한 곳”이라며 “정치와 언론 간에 독립성이 높은 국가일수록 풍자의 수준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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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 인 컬처]“남친과 단둘이 있지 마라? 이게 성폭력 대처법이라니…”

    《 “으음, 여기가 어디지?” 에이전트26(유원모)은 겨우 실눈을 떴다. 오늘은 MIC(맨 인 컬처) 지령 아래 지구에 온 첫날. 우연히 요상한 책 ‘우리가 만드는 피임사전’을 발견한 뒤 조사에 나서려던 참인데. 뭔가 뒤통수가 찌릿하더니 깡그리 기억을 잃었다. 막 정신 차린 지금, 일단 주위를 둘러봤다. “이제야 깼군. 당신 정체가 뭐지? 왜 우리 ‘말씀자료’를 뒤적였나.” 갑작스레 들려오는 서늘한 목소리. 흐릿한 실루엣에 요원은 본능적으로 위기를 직감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여성이라 부르는 종족 같은데. 지구방위군 같은 건가?’ “우린 결사조직 ‘연건대’다. 염탐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삐뚤어진 성(性)인식을 지닌 남성염색체가 틀림없군.” “무, 무슨 소리냐? 난 자웅동체라서….” 아차, 1급 기밀을 누설하다니. 잠깐. 아까 보던 책 집필진이 분명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줄여서 연건대? 아니 이 ‘노잼’ 작명은 뭐람. 근데 이들, 왜 점점 신문하는 척하며 강의를 하는 거지. 다단계 신종 수법인가. 요원은 점점 빠져드는 자신을 멈출 수가 없었다. 》 ○ 이성 친구와 단둘이 있지 마라? 지난해 말 출간한 ‘…피임사전’은 원래 서울시 여성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비매품으로 500부만 세상에 나올 예정이었다. 허나 독자들의 폭발적 반응으로 1000부를 늘려 찍었다. 그래도 주문이 쇄도해 곧 2쇄 발간을 검토 중이다. 이 수상한 사전은 왜 이리 인기일까. 연건대 조직원인 윤정원 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선진국은커녕 세계 꼴찌 수준인 한국 사회의 피임 인식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자평했다. “대표적 사례가 콘돔이지. 대다수 국내 남성, 심지어 일부 여성도 콘돔을 착용하면 성감이 떨어진다고 믿어. 벌써 그렇지 않단 조사 결과(2009년 미국 내셔널서베이)가 수두룩하게 나왔는데. 해외에선 꼬마도 아는 상식인데 말이야.” 요원은 발끈했다. 지구에 첨 왔다고 바보로 아나. 애들이 그걸 어떻게 아나. “당신, 어느 별에서 온 거지? 독일이나 네덜란드는 5세부터 성교육을 시켜. 당연히 콘돔·피임약 사용법도 가르치지. 물론 한국도 초등학교부터 교육과정은 있어. 그런데 내용이 ‘성폭력 대처법―이성 친구와 집에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2015년 교육부의 학교 성교육 표준안) 수준이거든. 캐나다에선 이런 비과학적인 시각을 가르치는 교사는 해임은 물론이고 법정에 서게 돼.”(이유림·인류학 전공) 뭐, 그렇다 치자. 그래도 ‘한국적 상황’이란 게 있으니까. 피임도 알아서들 잘하잖나. “진짜 외계인 맞나 본데? 해부를 할까 보다. 현재까지 나온 가장 안전한 피임법 가운데 하나가 경구피임약 복용이야. 헌데 한국은 이용률이 2.9%밖에 안 돼. 대다수가 약 먹다 영영 불임되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 하아, 복용을 중단한 뒤 1년 안에 79.4%가 임신해. 아무 상관 없단 소리야.”(윤 전문의)  ○ 21세기에 비닐봉지 콘돔 찾는 10대들 도대체 한국은 왜 이렇게 성교육 후진국이 됐을까. 실제로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찾아보면 ‘랩 콘돔’ ‘비닐봉지 콘돔’이란 말까지 나온다. 콘돔 구매가 제한적인 청소년이 나름 찾아낸, 정말 웃음도 안 나오는 ‘자구책’이다. “이런 얘길 하면 ‘그럼 청소년 성생활을 권장하잔 소리냐’는 반발이 나와. 이런 편견이 문제를 키우는 건 인정하질 않고. 미국은 청소년에게 무료로 콘돔을 나눠주고, 성상담도 자유롭게 받게 해줘. 덕분에 낙태율이 역사상 최저로 떨어졌어. 한국은 높은 양반이 점잔 빼고 있는 동안 어린 여성들만 온몸으로 피해를 입고 있단 소리야.”(윤 전문의) 그때 갑자기, 우당탕 소리와 함께 뒷문을 박차고 들어온 에이전트2(정양환). “잠깐, 모두 손들어! 무기를 버리고 투항….” ‘몹시 난감하군.’(tvN ‘도깨비’ 대사) 구금된 줄 알았던 에이전트26이 함께 둘러앉아 다정히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닌가. 게다가 그는 이미 계면쩍은 웃음과 함께 가입신청서에 날인을 마친 상태였다. “아, 또 다른 포획감이군. 그럼 첨부터 다시 설명해 볼까. 당신, 정관수술 하면 정력이 약해질까 아닐까.” 젠장,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마취는 아파요.’ 이러다 MIC가 연건대 산하기관이 되는 건 아닌지. 하긴, 좋은 취지라면 뭔들 못 하겠냐만.(다음 회에 계속) 유원모 onemore@donga.com·정양환 기자}

    • 2017-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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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황폐화된 검은 대륙 ‘아프리카 정신’ 찾아라

     “당신들은 아프리카인들이 선천적으로 열등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수백 년 동안 노예로 살았겠습니까?” 2009년 독일 바이로이트 시. 30대 백인 남성이 70대 흑인에게 폭언을 내뱉었다. 이 말을 들은 주인공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한 나이지리아 출신 월레 소잉카였다. 당시 소잉카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 남성의 입으로 분출됐지만 실은 전 세계 수억 명이 공유하는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백 년간 노예 수출 창고로 여겨졌고 독립 이후 백인 지배자보다 더 가혹한 흑인 독재자들로 인해 황폐화한 아프리카. 소잉카는 이 책에서 아프리카가 절망의 대륙으로 전락해 버린 원인을 추적한다. 저자가 찾아낸 원인은 서구 이데올로기의 유산이다. 역사성을 무시한 자의적인 국경, 기독교와 이슬람교 등 이분법적 세계관을 강조하는 종교까지. 서구 중심의 헤게모니가 지속되는 한 아프리카는 절망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아프리카의 토속 신앙에서 대안을 찾았다. 오리사교로 대표되는 아프리카의 토속신앙은 대부분 선악 논리가 없다. 타협과 공존, 수용 등 인간적인 가치를 중시한다. 소잉카는 올해 1월 1일 20년 넘게 살아오던 미국의 영주권을 포기했다. 인종차별주의자임을 공공연히 밝히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등 한동안 잠잠했던 인종 갈등을 다시 촉발시키고 있다. “‘아프리카 정신’이 미래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자산”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시기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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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모… 예술가… 워킹맘… 사임당의 참얼굴은?

     이영애 효과일까, 사임당의 힘일까. 지난달 26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1, 2회 연속 방영을 통해 첫날부터 15.6%와 16.3%(닐슨코리아)로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뿐 아니라 공연 출판 전시 등의 분야에서 사임당을 다룬 콘텐츠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기와 함께 논란도 있다. 드라마 속 사임당이 워킹맘과 자유연애를 한 조선의 신(新)여성 캐릭터로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와 문학계의 갑론을박을 소개한다. ○ 자유연애 사임당, 역사 왜곡 우려 드라마 ‘사임당…’은 퓨전 사극 방식이다. 박은령 작가는 “사임당은 대하사극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사임당이 가상의 인물 이겸(송승헌)과 자유연애를 했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지나친 왜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설 ‘사임당’을 쓴 이순원 작가는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자유연애 설정은 상상력의 빈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상투적인 전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고연희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16세기 여성의 사랑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며 “사임당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밌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조선시대판 워킹맘 가능했을까? 사임당 역을 맡은 이영애는 제작발표회에서 “화가이자 7남매의 어머니였던 워킹맘으로서의 사임당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정옥자 서울대 명예교수는 “사임당은 전통시대판 워킹맘이 맞다. 과거시험에 번번이 낙방한 한량 남편을 대신해 그림을 생필품과 물물교환해서라도 7남매의 생계를 책임진 강인한 여성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워킹맘의 대명사로 사임당을 불러내는 것은 억지스럽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현대적 의미의 워킹맘으로 표현하기에는 전통시대의 여성이라는 한계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경제적 상황이 비교적 넉넉했기 때문에 워킹맘으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작가는 “사임당은 노비만 100여 명에 달하는 부유한 환경에서 살았다”라며 “당시 조선에선 도화서 화공들을 제외하곤 그림을 거래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임당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대가 만들어낸 여성 사임당  예술가로서의 사임당에 대한 평가 역시 의견이 분분했다. 정 명예교수는 “그림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으로 초충도와 포도 그림 등 수작을 배출한 예술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숙인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허난설헌이나 장계향 등도 뛰어난 조선시대 여성 예술가였지만 역적 집안으로 몰리거나 남인 계열로 묶여 한동안 언급 자체가 금기시됐다”라며 “조선의 헤게모니를 쥔 노론의 정신적 지주였던 율곡 이이의 어머니라는 점이 사임당을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조선 후기부터 사임당은 우리 역사에서 ‘특수한’ 여성으로 여겨졌다. 현모(賢母)의 아이콘에서 일제강점기에는 어진 어머니의 롤 모델,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는 국모(國母)의 상으로 추앙받았다. 이 책임연구원은 “사임당은 다양한 매력으로 인해 각 시대가 원하는 여성상을 구현해 왔다”라며 “2017년 한국에서는 워킹맘의 표상으로 떠올랐지만 미래에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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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상수-김민희 “우리는 이제 베를린으로 간다”

     불륜설에 휩싸인 영화감독 홍상수(56)와 배우 김민희(35)가 독일에서 함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영화계에 따르면 9일 개막하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홍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초청됐다. 영화 제작사인 전원사는 “홍 감독이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 작품의 주인공을 맡은 김민희도 함께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에도 동행했다. 영화 ‘밤의 해변…’은 홍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다. 김민희가 주연을 맡았고 정재영 권해효 송선미 등이 출연한다. 영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영화 전문 사이트 IMDB에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고 소개돼 있다. 영화계에서는 두 사람의 불륜을 다룬 자전적인 영화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들의 베를린 동행 소식에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외국까지 가서 불륜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은 망신”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가족을 생각하는 배려심이 전혀 없는 게 아니냐”고 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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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조’ 3일동안 관객 193만… ‘더 킹’ 제쳐

     설 연휴 극장가에선 18일 함께 개봉한 영화 ‘공조’와 ‘더 킹’이 나란히 4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다. 특히 ‘공조’는 개봉 직후부터 ‘더 킹’에 관객 수로 밀렸지만 설 연휴 동안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순위를 역전시키는 뒷심을 발휘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와 NEW에 따르면 ‘공조’는 30일 오전 12시 4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더 킹’ 역시 이날 400만 관객을 넘겼다. ‘공조’는 27일 47만1899명, 28일 66만4223명, 29일엔 79만7353명을 모으며 연휴 3일 동안 관객 수 193만 명을 기록했다. 스크린 수도 개봉 첫날 900개에서 1383개로 늘었다. ‘더 킹’은 같은 기간 125만 명의 관객으로 박스오피스 2위로 밀려났다. 국내 대형 배급사들의 흥행 경쟁이 펼쳐지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작품들은 설 대목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은 각각 29만8465명과 26만5356명이 관람해 3, 4위를 기록했다. TV에선 예상 밖 커플의 동거와 어머니의 소개팅, 남자끼리 떠나는 여행처럼 ‘로맨스’를 바탕으로 이색적인 시도를 한 파일럿(시험)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설 연휴 기간 중 파일럿 예능 11편을 선보였다.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을 정규 편성의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 여기는 경향이 이번에도 반영된 것이다. 각 방송사의 대표 예능인 MBC의 ‘복면가왕’이나 KBS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은 명절 파일럿으로 인기 몰이를 한 후 정규 프로그램이 됐다. 파일럿 예능 중 27일부터 이틀간 방송된 MBC ‘발칙한 동거―빈방 있음’이 8.3%로 시청률이 가장 높았다. 김구라와 한은정, 오세득 셰프와 우주소녀가 각각 집주인과 세입자로 동거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0년 지기 친구 사이인 권상우와 정준하가 함께 출연한 MBC ‘가출선언―사십춘기’가 6.3%의 시청률로 뒤를 이었다. 홀로 된 어머니에게 남자친구를 소개해 준다는 기발한 시도를 한 KBS2의 ‘엄마의 소개팅’도 6.3%를 기록했다. 초등학생이 외국인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 한국어 수업을 해주는 SBS ‘초등학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참여한 시청자와 함께 미스터리 사건을 풀어 나가는 SBS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은 각각 4.6%와 2.2%로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신선한 형식으로 주목을 끌었다.장선희 sun10@donga.com·유원모 기자  }

    • 20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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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숙한 일상의 공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오래된 다방 안에서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가 흘러나온다. 소설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76)이 서울대 문리대 재학 시절부터 즐겨 듣던 음악이다. 이곳은 시인 김지하 황지우, 소설가 이청준 등 문인들이 사랑해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25강의실’로 불렀던 학림다방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tvN ‘동네의 사생활’은 이처럼 익숙한 일상의 공간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서울대 인문대 출신의 배우 정진영과 웹툰 작가 김풍 주호민, 래퍼 딘딘 등이 출연한다. 이 프로가 내세우는 것은 해박한 인문학 지식이 아니다. 역사와 철학 등 인문학적 관점으로 동네를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2030세대에게 수제 맥주로 유명한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서 소규모 책방을 조명하고,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진 종로구 계동에선 독립운동과 지식인의 역할을 토론한다. 정진영은 “우리의 지향점은 인문학이 아닌 인문학적 태도에 있다”며 “내가 생각하는 인문학적 태도는 삶과 주변에 대해 깬 상태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겐 이 같은 방식이 아직 낯선가 보다. 10회까지 진행된 현재 1%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낯섦의 수용에는 시간이 필요한 듯싶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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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어머니, 죄송해요

     어렸을 적 가장 큰 소원은 어머니가 회사를 그만두고 내내 집에 있는 것이었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생긴 박탈감이랄까. 하교 후 친구 집에 놀러갈 때면 어머니가 항상 반갑게 맞아주며 좋아하는 간식을 내주던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퇴근 후 녹초가 된 어머니에게 회사에 나가지 말라고 생떼를 부린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때 ‘산소 같은 여자’로 불리던 배우 이영애(사진)가 최근 드라마 ‘사임당’을 통해 13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를 알렸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사임당 하면 떠오르는 현모양처 이미지 대신 미술에 뛰어난 예술가이자 7남매의 어머니였던 ‘조선시대판 워킹맘’을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 역시 6세 쌍둥이의 어머니이자 연기자인 워킹맘이다. 그는 “사전 제작 시스템 덕분에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어느덧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심지어 동갑내기의 일하는 여성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문득,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과거의 모습이 새삼 떠오르고 쑥스럽기도 하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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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설 특집]“온 가족이 함께 모여 ㅎㅎ… 이게 명절의 맛이죠”

     매일매일을 설날처럼 재미있게 또는 ‘힘들게’ 보내는 가족이 있다.  탤런트 이한위 씨 가족이다. 56세인 아빠 이 씨와 37세 엄마 최혜경 씨, 초등학생 큰딸과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 5세 막내아들. 5세부터 50대까지 보기 드문 한 지붕 다섯 가족이다. 설을 앞두고 경기 김포시 이 씨의 자택에서 부부를 만났다.  두 사람은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빠본색’(매주 수요일 오후 9시 30분)에서 보여준 모습과 같았다. 취재진 앞이라고 더 꾸미는 것도, 내숭도 없었다. 방송에서 보던 애교 넘치는 아내, 투덜거리지만 이를 다 받아주는 남편의 모습 그대로였다. 19세 나이 차가 무색한 이들 부부에게 설과 가족의 의미를 들어봤다. ―가족의 설날은 어떤 모습인가. ▽이한위=고향인 광주로 꼭 내려간다. 촬영 일정상 어쩔 수 없이 내려가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대개 3박 4일 이상 고향집에서 머무른다. ―아내와 시댁 식구가 나이 차가 많이 나는데 불편한 점은 없나. ▽최혜경=전혀 없다. 오히려 시어머니나 큰형님께서 큰 기대를 안 하셔서 부담감이 없다(웃음). 두 분이 워낙 음식을 잘해 보조 역할만 한다. 결혼 초기에는 음식 간을 보라고도 했는데 항상 맛있다고만 하니까 간도 보지 말라고 말씀한다. 호호호. ▽이=아내가 막내아들을 임신하고는 힘들어했다. 그래서 시댁에 가서 편하게 쉬고 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내가 혼자 광주 시댁에 가서 열흘 정도 쉬고 올라오더라. 시어머니가 밥해주고, 큰형님은 상을 치우고. 그때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아내가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최=그 시기 덕분에 시댁에 가는 것이 편해진 것 같다. 남편 없이도 애들만 데리고 종종 시댁에 간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큰엄마 큰아빠와 노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조카들과 잘 놀아주니까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결혼 전후 달라진 명절 풍경은…. ▽이=가족과 함께 어울리면서 ‘맛’이 다양해졌다. 연말에 연기대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것은 꼭 상을 타러 가서가 아니라 연예인 동료들을 다 함께 만나는 맛 때문 아닌가. 명절도 마찬가지다. 자주 뵙지 못하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맛. 결혼하고 아이들과 함께 가니 더욱 맛있어졌다. ▽최=자녀와 부모 사이에도 직접 말하기 힘든 것이 분명 있는데, 명절 때마다 가서 들어주고, 대신 돌려서 전해주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가족들이 명절을 더 뜻 깊게 생각하는 것 같다. ―세 자녀를 키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다. ▽이=그냥 예쁜 것이 아니라 ‘미쳐버릴’ 정도로 예쁘다. 20대나 30대에 자식을 본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50대 후반에 아이들과 뽀뽀하고 껴안고… 일상의 행복이 너무 많다. 내 인생에서 가잘 잘한 것 중 하나가 아이 셋을 둔 것이다.  ▽최=주위에 은근히 다자녀 가족이 많다. 개그맨 정성호 씨는 아이가 넷이고, 가수 윤종신과 개그맨 정종철 씨 부부도 자녀가 셋이나 된다.  ―‘아빠본색’에 출연한 뒤 달라진 점은…. ▽이=추억이 많아졌다. ‘아빠본색’이 없었다면 아이들과 추억거리를 일부러 만들겠다고 나서지는 못했을 것 같다. 우리 가족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방송을 통해 나간다.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든지 하는 내밀한 가족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었다. ▽최=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 촬영을 하는 날도 아이들에게 밥을 먹여야 하고, 학교나 유치원에 가기 위해 컨디션 관리를 해줘야 한다. 촬영을 위해서 뭘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평소 모습과 달라진 것 없이 지낸다. ―아내의 애교가 화제다. ▽이=방송에선 평소의 절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또래 친구들이 문화 충격을 느낀 경우가 많다. 부럽다고 말하는 친구도 많은데. 같이 살면 ‘애교에 지쳐 죽을 놈’들이 꼭 부럽다고 하더라(웃음). ▽최=원래 그냥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화제가 된다니 놀랐다. 안 그래 ‘여버∼’. ▽이=징그럽다. 자제해라. ―세대 차는 안 느끼나.  ▽이=당연히 세대 차가 있다. 나이 차가 적다고 다 잘사는 것도 아닐 거다. 나이 차가 많으니 편한 것은 아니다. 서로 맞춰가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가끔씩 아내가 반말로 ‘이한위∼’ 라고 할 때면 깜짝 놀라는 것은 사실이다.  ▽최=나이 차를 생각했으면 결혼 자체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 배려하고 맞추면서 재밌게 지낼 뿐이다. 그리고 아이 셋을 키운다는 것은 매일이 ‘전쟁’이라는 뜻이다. 세대 차를 느낄 겨를이 없다. ―새해 소망은…. ▽이=새해에는 더 의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계획이다. 드라마와 예능 등의 출연 계획도 지난해보다 더 늘었다. 무엇보다 우리 가족의 건강. 이게 바람의 전부다. ▽최=한겨울에 딸기 같은 맛있는 과일을 많이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올해 소원은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 많이 해주고 재밌게 지내는 것뿐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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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무죄-무전유죄… “여전히 돈 없고 빽 없으면 서럽다”

     《 최근 한국 사회는 기회의 문은 좁아지고 불공정한 경쟁이 만연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8년 탈주범 지강헌이 외친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는 이런 불공정을 한마디로 보여주는 표현이 됐다. 거의 30년이 지나도 그의 말이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는 현상을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했다. 》  “Ooh, you’re a holiday. such a holiday∼.”(지강헌 사건을 다룬 2006년 영화 ‘홀리데이’ 삽입곡) 눈 온 뒤라 그런가. 요즘 하늘은 참 뿌옇다. 비지스의 ‘홀리데이’라. 참, 묘한 노래다. 당신은 휴일 같다며 멜로디는 이리 애달프니. 설날을 맞은 주부 심정을 읊조린 건가. 요즘 세상도 우울하긴 ‘도 긴 개 긴’. 시국은 어수선하고 도깨비(tvN 드라마)는 끝나고. 차례상 차리기 버겁도록 물가까지 치솟았다. 진짜 돈 없어 조상님께 죄짓게 생겼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서울올림픽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탈주범 지강헌은 세상에 무시무시한 한 방을 날리고 떠났다. 올해로 이 말이 나온 지 30년째. 강산이 3번 바뀐 2017년, 한국 사회는 그의 외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돈 없고 ‘빽’ 없으면 서러운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1988년 10월 16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발생한 ‘지강헌 사건’은 당시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한 가정집에서 벌어진 인질극이 TV로 생중계됐을 정도였으니. 당시 탈주범 3명이 자살 혹은 사살이란 참혹한 결과로 끝맺은 ‘지옥의 14시간’(동아일보 1988년 10월 17일자)이었다. 그리고 경찰과 대치하며 들었다는 노래 ‘홀리데이’와 함께 그가 남긴 한마디는 길고 긴 여운을 남겼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용서받기 힘든 범죄자긴 했어도 그들의 항변은 그 나름의 옹호를 받기도 했다. 당시 지강헌은 “어떻게 전경환 형량이 나보다 낮을 수 있나”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556만 원을 훔친 혐의로 17년 형(징역 7년+보호감호 10년)에 처해졌다. 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은 수백억 원을 ‘꿀꺽’하고도 7년을 선고받았고 실제론 2년 정도만 실형을 살았다. 문제는 당시 공감했던 불평등을 국민은 지금도 느끼고 있단 점이다. 동아일보가 여론조사회사인 엠브레인과 함께 20대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모바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무려 91%가 한국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통하는 사회라고 응답했다. 심지어 71.4%는 “매우 그렇다”라고 답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등을 감안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2011년 법률소비자연대 설문조사에서 약 80%가 동의했던 결과와 비교해도 더 나빠졌다. 게다가 지강헌 사건 당시와의 변화를 묻는 질문엔 ‘당시보다 오히려 나빠졌다’가 35.6%, ‘별 차이 없다’가 58.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국정 농단 사태가 정치와 경제, 사법 시스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매우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라며 “지난해 시끌벅적했던 ‘수저 계급론’과도 일맥상통한 결과”라고 말했다.○ “곳곳에서 암약하는 ‘수많은 최순실’ 몰아낼 때” 그렇다면 국민은 돈이 죄를 있고 없게 만드는 가장 심각한 분야는 어디라고 여길까. ‘정계’(57.6%)라는 답변이 가장 많아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여전한 불신을 그대로 드러냈다. 재계(18.6%) 법조계(17.6%)가 그 뒤를 이었다.  문항 없이 주관식으로 답한 ‘유전무죄 무전유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단체)’을 묻는 질문엔 ‘재벌(대기업)’이 24.4%로 지강헌(21.2%)을 근소한 차로 앞섰다. 현 시국의 영향을 받은 응답도 많았다. 최순실(혹은 정유라·15.5%)과 전두환 전 대통령(5.5%), 박근혜 대통령(4.2%) 등의 순서였다. 지난해 겨우 풀린 미국 메이저리그 ‘염소의 저주’처럼 ‘지강헌의 저주’라도 계속되는 걸까.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보다 훨씬 더 법 집행 등이 공정해졌더라도 결국 국민의 인식은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문제”라며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등으로 일반 시민에겐 윤리 규범이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권력형 비리가 쏟아져 더 큰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설문에서도 이 같은 인식의 근거를 묻는 질문에 52.2%가 ‘사회지도층과 기득권층의 개선 의지 실종’을 꼽았다. 씁쓸하다. 그럼 30년 뒤에도 여전히 ‘유전무죄’를 곱씹고 있어야 하나.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렇게 다독였다. “한국 사회에는 어떤 의미에서 너무도 많은 최순실이 존재해 왔습니다. 엘리트나 부유층이 존대받지 못하는 건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니죠. 하지만 국민이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통한다고 본다는 건 이제 더는 이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겼다고 봅니다.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지만 그만큼 소중한 첫발을 내디딘 게 아닐까요.”정양환 ray@donga.com·유원모 기자}

    • 2017-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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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애 “진취적 사임당 연기, 엄마 경험이 큰 도움”

     13년의 공백이 무색했다. 2004년 MBC 드라마 ‘대장금’ 이후 1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배우 이영애(46)는 연기에 대한 욕심과 설렘을 그대로 간직한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SBS 드라마 ‘사임당’ 제작발표회를 통해 TV 복귀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영애는 복귀작으로 사임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저 또한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지만 사임당 역시 아이를 키우고 여류 화가로 활동한 조선시대의 워킹맘이라고 생각했다”며 “고루한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가 아니라 독립적이고 대담한 모습이 강조된 부분이 흥미롭게 느껴져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예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불린다. 2004년 방영한 대장금은 당시 시청률이 50%를 넘는 등 기록적인 인기를 모았다. 특히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이란 등 중동 국가에도 방영되면서 한류 콘텐츠 수출의 효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대장금을 끝으로 드라마 활동을 중단했다. 영화 역시 2005년 ‘친절한 금자씨’가 마지막 작품일 정도로 공백 기간이 길었다. 2009년 결혼 이후에는 두 아이의 엄마로 육아에 전념했다. 이영애는 결혼과 육아를 거치면서 경험한 ‘엄마’로서의 노하우가 오히려 작품 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장금과 사임당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제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이후 출연하게 됐다는 점”이라며 “아이를 키우면서 표현하는 폭이 넓어졌고 생각이 깊어졌다. 이 같은 차이가 연기를 하면서도 크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드라마와 배우 이영애를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워킹맘으로서 겪은 에피소드도 있다. 촬영장에 놀러 온 남편과 아들이 상대 배우인 송승헌(41)을 보고 질투를 했다는 것. 이영애는 “아들(6)이 송승헌 씨를 보고 (너무 멋있어) ‘머리에 뿔이 난다’고 표현할 정도로 질투가 대단했다”고 뒷얘기를 언급했다. 대장금에서 궁중음식을 재현했던 이영애는 사임당에선 민화 그리기에 도전했다. 사임당이 그린 초충도와 민화 등을 한 달여 간 배우기도 했다. 그는 “여성의 모습보다도 진취적인 사임당의 화가로서의 모습을 조명하고 싶었기 때문에 꾸준히 연습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26일 오후 10시 첫 회가 방영되며 사임당의 일기와 미인도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방식으로 사임당의 삶을 다룬다. 최근 유행하는 판타지 퓨전 사극 방식이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으로 중국과의 동시 방영은 불발됐지만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9개국에서 동시 방영한다.  사임당을 통해 복귀 신고를 한 그는 앞으로 작품 활동에 활발히 나설 계획이다. “사임당이 사전 제작으로 진행돼 육아를 함께 해야 하는 입장에서 일정을 조율하기가 쉬웠다. 앞으로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 자주 출연할 계획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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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일하느라 잠 미룬 당신, 손해보는 중입니다”

     “하루에 4시간씩 쪽잠만 자고 이 악물고 일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역경의 인생사다. 잠을 이겨내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마치 성공의 방정식처럼 받아들여진다. 야근을 넘어 밤샘 근무하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잠’은 부차적인 존재 혹은 극복해야 할 대상쯤으로 치부된다. 그 탓에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자지 못해 고통 받고 있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불면의 사회’ 모습이다.  작가이자 비디오 아티스트인 저자는 불면과 함께한 40여 년 인생을 풀어낸다. 그는 학창 시절 일주일에 3시간만 수면에 들었던 적도 있었다. 명문대 입학과 우수한 성적이라는 선물은 보너스였다. 그렇게 성공하고 있다고 그는 자부했다.  그러나 불면의 대가는 컸다. 밤이 오는 것이 두려웠고, 침대에서 뒤척거리는 시간이 공포로 다가왔다. 약물 중독과 하지불안증후군이라는 동반자가 생겼다. 잠에 대한 간절함은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저자뿐 아니다. 불면을 호소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문제는 “불면이 대수냐. 그 시간에 일을 더 해라”라고 몰아치는 사회 분위기다. ‘사회적 유능함은 수면 시간에 반비례한다’는 신화가 국경을 초월해 어느 사회에서든 뿌리내리고 있다.  저자는 몸이 버티지 못하듯 사회 역시 휴식 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한다. 단기적인 수익을 위해 잠을 포기하고 ‘효율성’을 짜내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보는 구조다. 지쳐버린 육체와 몽롱한 정신으로는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잠이 보약입니다’라는 오래된 광고 카피를 새삼 떠올리게 만드는 책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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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열애 비-김태희 “19일 결혼해요”

     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35)와 탤런트 김태희(37·여)가 5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한다. 비는 1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필로 쓴 편지 글을 올리며 “이제 저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훌륭한 남편이자 남자가 되려 한다”며 “결혼식과 시간은 현재 시국이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여서 최대한 조용하고 경건하게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결혼 소식을 알렸다. 김태희의 소속사 루아엔터테인먼트도 이날 “결혼은 양가 부모님과 가족분만 모시고 작고 뜻깊게 올릴 것이며, 신혼여행은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않고 있다”며 “결실의 아름다운 선물인 자녀는 혼인 후에 천천히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요계에 따르면 비와 김태희는 양가 가족만 초대한 가운데 19일 서울의 한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비와 김태희는 2011년 소셜커머스 업체 광고 현장에서 만난 후 2012년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2014년 7월 종교가 없던 비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김태희를 따라 경기 남한산성 순교성지 성당에서 세례를 받자 결혼설이 흘러나왔지만 양측은 이를 부인해왔다. 최근 비가 3년 만에 신곡 ‘최고의 선물’을 발표하면서 다시 결혼설이 불거졌다. 최고의 선물은 비와 가수 싸이가 공동 작사한 곡으로 김태희를 향한 ‘프러포즈 송’으로 알려졌다. 2002년 노래 ‘나쁜 남자’로 데뷔한 비는 한류스타로 큰 인기를 받아 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100인’에 아시아 연예인으로는 처음으로 2006년과 2011년 두 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대 출신의 김태희는 연예계 대표 ‘엄친딸’로 꼽힌다.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아이리스’ ‘용팔이’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다수의 CF에서 모델로도 활약 중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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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단체장 인선 올스톱… 연간 공연계획조차 발표 못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국공립 예술단체장 인선 작업 등 문화행정이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빠졌다. 문화예술계는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점에서 인사권을 행사하기 전에 퇴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문체부는 송수근 1차관, 유동훈 2차관에 이어 예술정책 책임자인 우상일 예술정책관까지 연루돼 있어 문화행정이 시계제로인 상태다.》  국공립 예술단체장과 감독 인선이 늦어지자 각 예술단체는 연간 공연계획 발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수장이 공석이거나 임기 만료를 앞둔 국공립 예술단체는 국립극장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립발레단, 국립극단, 국립국악원 소속 무용단과 창작악단 등 총 6개다. 김영산 문화예술정책실장은 11일 “1, 2월에 임기가 끝나는 예술단체장 인사를 신속히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단체별 수장의 연임 및 교체 여부 결정에 대해선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문체부 입장과 달리 문화 현장에선 “인선 작업과 관련해 문체부로부터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국립 예술단체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및 블랙리스트 사태로 문체부 장차관, 실국장, 실무자까지 대거 특검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공무원들도 사실상 예술단체장 임명 작업은 후순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술단체들이 문체부의 눈치만 보면서 주요 결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15일 안호상 극장장의 임기가 끝나는 국립극장의 경우 지난해 11월 인사혁신처의 공모에 26명이 응모해 현재 3명이 최종 후보로 올라간 상태다. 한 문화계 인사는 “최종 후보가 올라간 지 꽤 오래돼 공공연히 3명 후보에 대한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라며 “조 장관이 법적으론 임명권을 가지지만 문화예술계 반발이 거셀 게 불 보듯 뻔해 딜레마에 빠진 상태”라고 했다. 다음 달 2일 강수진 예술감독의 임기가 끝나는 국립발레단은 지난 시즌에 비해 한 달 반가량 늦어진 16일 올해 공연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립발레단 측은 “예술감독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아 레퍼토리 발표가 늦어졌다”며 “3월 첫 공연을 앞두고 더 이상 티켓 오픈 시기를 미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예술감독이 공석인 국립국악원 산하 무용단과 창작악단, 개관 1년이 넘도록 방선규 직무대리 체제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립국악원은 앞서 한 차례 예술감독 공모 과정을 거쳤으나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이 나 재공모를 치렀다. 현재 2명의 최종 후보를 선정했지만 문체부에 명단을 넘기지 못한 상태다. 문화계 인사들은 정부가 국공립 예술기관·단체의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현행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문체부 산하 국공립 기관장은 일부 공모 절차를 거치기도 하지만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 왔다. 실제 예술기관장 인사는 잡음의 연속이었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사조직이었던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인 고학찬 당시 윤당아트홀 관장이 서울 예술의전당 사장에 임명될 때부터 문화계의 ‘코드 인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2015년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낙하산 논란을 겪은 후 임명 한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영국의 내셔널시어터는 왕실 소유지만 예술감독의 인사와 임기를 철저히 보장한다”며 “독립적인 인사가 세계적인 예술단체를 만드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이나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은 정부가 아닌 발레단 자체에서 감독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김정은 kimje@donga.com·유원모 기자  }

    • 201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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