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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짧은 인생은 존재하지도 않는 일촌광음(一寸光陰)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설가 최인호(67·사진)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7월 1일자 ‘서울주보’의 ‘말씀의 이삭’ 코너에 ‘바로 지금이 그때이다’란 글을 실으며 5개월 만에 연재를 재개했다. 2008년부터 침샘암으로 투병해온 작가는 1월부터 9주간 같은 지면에 감동적인 암투병기를 실어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서울대교구의 간곡한 요청으로 재개된 이번 연재는 9월 30일까지 14주간 이어진다. 삶과 종교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아낼 예정이다. 이번 회에선 투병 얘기는 전혀 담지 않았다. 글은 시베리아에서 최근 발견된 꽃 ‘실레네 스테노필라’의 얘기로 시작된다. 패랭이꽃과의 일종인 이 꽃은 얼음 속에 묻혀 있던 씨앗 형태로 3만2000년을 보낸 뒤 최근 연구자들의 도움으로 꽃을 피웠다. “3만2000년 만에 태어난 ‘스테노필라’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신비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과 역사와 문명 따위는 저 한 송이의 꽃에 비하면 존재하지도 않는 거짓 환상일 뿐입니다. 저 꽃은 천지창조 이전부터 ‘사람’을 사랑하신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영광입니다.” 작가는 “그대와 나 우리 모두는 부모들이 태어나기 전의 ‘한 처음’으로부터 온 ‘사람’의 씨앗이며, 하늘과 땅이 갈라지기 전의 창세기로부터 온 ‘사람’의 열매”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동시 ‘쌍안경 속의 수평선’ ‘연’ 등을 쓴 아동문학가 김녹촌(본명 김준경·사진) 씨가 28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연’이 당선돼 문단에 나왔으며 동시집 ‘소라가 크는 집’ ‘진달래 마음’ ‘꽃을 먹는 토끼’, 동화 ‘김유신’ ‘거꾸로 오르기’ 등의 작품을 남겼다. 초등학교 교사, 교감과 교장, 장학사로 40년 넘게 교육계에 헌신했으며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을 지냈다. 세종아동문학상, 대한민국동요대상 본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부인 장정숙 씨(79)와 기승(서울예대 극작과 교수), 숙영, 기철(부여청담병원 원장) 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31-787-1502}

작가와 작품은 닮는다. 작품을 ‘자식’으로 표현하는 작가도 흔하다. 그렇게 본다면 섬뜩하고 기괴한 작품들로 문단에서 ‘그로테스크한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편혜영(40)은 어딘가 그늘지거나 어두워야 마땅하다. 하지만 26일 서울 광화문의 카페에서 만난 그의 목소리는 높고 발랄하며 경쾌했다. ‘언제 내가 그런 기괴한 작품을 썼느냐’며 시치미를 떼는 듯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장편소설 ‘서쪽 숲에 갔다’(문학과지성사)를 들고 왔는데, 그 소설 또한 기괴하고 불편했다. ‘재와 빨강’ ‘아오이 가든’ 등 앞선 그의 작품들에서는 익숙했던 공간들이 돌연 공포로 다가오고, 심한 악취와 잔인한 폭력이 책장을 뒤덮는다. 인물들은 낯선 공간에서 헤매고 절망한다. 이른바 하드고어나 엽기와 친숙한 그는 ‘불편, 불쾌, 불능의 작가’다. 그가 이번에는 숲으로 들어갔다. 서쪽으로 400km 떨어진 가상의 거대한 숲, 관리원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숲, 심지어 숲의 비밀을 풀려던 사람들이 폭행, 살해당하는 숲에는 온갖 의문이 가득하다. 불편, 불쾌, 불능의 작가가 이번에는 불가해한 숲으로 걸어 들어간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숲이나 나무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도 있어요. 정해진 산책로를 살짝 벗어나면 길을 잃을 수 있는, 겉으로는 친숙해 보이지만 조금 달리 보면 불안한 대상이죠.” 거대한 숲에 둘러싸인 외진 마을. 숲의 관리인으로 일하던 이경인이 실종되자 동생인 변호사 이하인이 이곳을 찾는다. 하지만 이하인이 만나는 사람들은 형의 존재를 모르거나 모른 체한다. 점점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던 이하인은 돌연 교통사고로 숨진다. 초반은 전형적인 탐정물. 하지만 이하인이 사망하면서 작품은 추리물 공식을 벗어난다. 긴장감을 높이며 몰입했던 독자들은 허탈할 수도 있다. 작가는 왜 주인공을 초반에 죽이며 독자의 기대를 배신했을까. “사건의 인과를 단선적으로 보여줬으면 장르 소설에 가깝게 됐겠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지 않죠. 한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여러 사건이 겹쳐야 하거든요. 소설이 지나치게 인과관계에 몰입해 사건을 단순화할 수는 없죠.” 이하인의 죽음 이후는 숲 관리인 박인수에게 초점을 맞춰 숲의 비밀을 벗겨 나간다. 여기서 작가의 장기가 드러난다. 지독한 알코올의존증 환자인 박인수가 술에 취해 현실과 환상을 혼돈하게 되면서 무엇이 사건의 진실이고, 누가 범인인지조차 모호해진다. 숨겨진 다른 음모가 있는 것 같지만 그 정체마저 불분명하다. 이쯤 되면 독자는 깨닫는다. 작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잘 짜인 추리물이 아니라 진실에 접근하지 못하는 인물들의 모습 그 자체라는 것을. “진실이란 게 얼마나 규명되기 어려운지, 우리가 확신하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불안한지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었어요.” 2000년 등단해 소설집 세 권, 장편 한 권으로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동인문학상을 받으며 이제 문단의 중심에 선 편혜영도 어느새 마흔이다. 나이가 들면 대개 사람은 순해진다. 뒤늦게 동화나 동시를 시작하는 작가도 있다. 동화 얘기를 꺼내니 “제가 동화를 쓰면 섬뜩하지 않겠느냐”며 깔깔 웃었다. “첫 소설집인 ‘아오이 가든’을 쓸 때는 서사보다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글로 풀어내는 게 즐거웠어요. 저를 얘기할 때 그로테스크나 하드고어란 말이 많이 나오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작품도 변하겠죠. 한 번에는 아니고 비슷하게, 교집합은 남겨둔 채로요.”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토지문화재단(이사장 김영주)은 다음 달 27일부터 1박 2일간 강원 원주시 흥업면 토지문화관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2012 문학의 향기-청소년 여름 문학창작 캠프’를 연다. 작가 이경혜 김남중 김원 씨가 직접 글쓰기를 지도하고 학생들이 쓴 글을 함께 낭독한다. 박경리문학공원 탐방과 걷기 명상 등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은 다음 달 10일까지 자기소개서와 행사 참여 작가의 추천 작품에 대한 독후감을 1편 이상 토지문화관 e메일(tojicul@chol.com)로 보내면 된다. 재단은 심사를 통해 40명을 선발한다. 033-766-5544■ 중국 황산, 대만 아리산, 경북 울진군 불영사계곡 등을 담은 수묵산수화전 ‘산, 빛과 바람전’이 27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충무갤러리에서 열린다. 홍익대 미술디자인교육원 지도교수인 곡천(谷泉) 이정신 화백의 지도를 받은 작가 28명의 작품 5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무료. 02-2230-6600}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사람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억눌려 지냈을 거라고 생각들을 하죠. 하지만 당시 신문광고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도 않아요. 그때 사람들도 예쁘게 화장하고, 옷도 사 입고, 맛있는 외식도 하고, 발기부전치료제까지 샀습니다. 지금 우리 삶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는 게 놀랍죠.” 4월 25일부터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김병희의 광고TALK’를 연재하고 있는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48). 우리나라 최초의 광고인 세창양행 광고(한성주보, 1886년 2월 22일)로 시작한 ‘옛 광고 다시 읽기’는 요즘 동아일보 창간 이후인 1920년대 신문광고로 이어지고 있다. 김 교수가 100여 전 신문광고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얼까. “광고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수단을 넘어서 하나의 콘텐츠나 대중문화 텍스트가 되고 있죠. 옛날 광고도 마찬가지예요. 1920년대 제생당약방의 광고에는 치마와 신발을 똑같이 맞춰 나들이 나온 모녀가 등장해요. 그런데 이런 모습은 요즘 거리에서도 볼 수 있죠. 광고를 통해 역사의 유사성과 반복성을 살펴볼 수 있는 거예요.” 김 교수는 이처럼 옛 신문광고를 통해 미시적인 역사를 추적할 수 있다고 했다. 정통 역사서가 왕을 비롯한 정권의 변천을 거시적으로 그렸다면, 대중을 상대로 한 신문광고에서는 서민들의 삶을 세밀히 살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세기 전 신문광고는 다방, 병원, 약국, 미술관의 손님 유치 광고에서부터 유성기, 석유, 담배 등 제품 광고까지 다양하다. 술집 도우미의 봉사료나 발기부전치료제 효능을 부풀린 ‘과장 광고’도 있다. “심지어 바람난 자기 마누라를 찾아 달라는 광고까지 있었어요. 옛날 광고를 통해 우리 조부나, 증조부가 살아왔던 시대 또한 역동적이고 흥미로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1986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광고회사 선연 등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던 김 교수는 2000년부터 서원대 광고홍보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목욕을 하던 엄정화가 검은색 개에 끌려왔던 라이코스코리아의 광고가 그의 현역 마지막 작품. “광고는 동시대의 유행을 앞서 가야 하는데, 너무 앞서서는 안 되고 반 발, 한 발 정도 빠른 게 좋다”고 말하는 그는 최근 주목하는 광고로 개그맨 김준현이 나오는 것들을 꼽았다. “김준현은 비만을 연기력으로 커버한 케이스예요. 그가 ‘훌쭉하다’고 말할 때는 실제 훌쭉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연기를 잘하죠. 요즘 광고의 대세인 ‘펀(fun)’ 요소에도 충실해 광고 효과가 커요.” 김 교수는 광고가 모든 사람에게 자연스레 노출되는 측면이 있지만 차별적 요소도 있다고 지적했다. 100여 년 전 신문에 실렸던 광고가 문맹률이 높았던 당시 일부 계층에는 ‘그림의 떡’이었던 것처럼 최근 다양해지고 있는 모바일·인터넷광고들은 정보기술(IT)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접하기 어렵다는 것. 그럼에도 광고만큼 당대 사람들의 풍경을 사실적이고 다양하게 전하는 ‘사료’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앞으로 1930년대, 40년대를 넘어 광복 후 광고도 꼼꼼히 살펴보려 합니다. 최근 신문광고까지 분석해 신문광고를 통해 본 한국의 현대 문화사를 그려내고 싶습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예전 출판계 얘기 하나.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자 출판계도 깊은 수렁에 빠졌다. 종이 값 등 제작비는 오르는데 판매는 싸늘했기 때문. 활로를 찾기 위해 작가정신은 1998년 ‘소설향(香)’이라는 중편 시리즈를 선보였다. 100쪽 남짓한 얇은 분량, 신속한 편집·제작, 5000원의 저렴한 가격. 저자에게는 발표 지면을 주고 독자에게는 부담을 줄여 준 히트작이었다. 이윤기 김채원 이순원 윤대녕 배수아 조경란 등 작가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23권인 이승우의 ‘욕조가 놓인 방’(2006년)을 마지막으로 점차 잊혀졌다. ‘소설향’을 선보였던 작가정신이 새 경장편 시리즈 ‘소설락(樂)’을 내놓았다. 주원규의 ‘광신자들’과 김도연의 ‘아흔아홉’으로 출발을 알렸다. ‘독자에게는 소설 읽는 즐거움을, 문단에는 신선한 재미를 준다’는 캐치프레이즈. 소설책이 점차 얇아지는 추세에 로맨스, 추리 등 ‘락’에 충실한 작품들이 인기를 얻는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 때문에 15년 전 문단의 틈새를 찾았던 ‘소설향’에 비해 기획의 신선함은 덜하다. 주원규의 ‘광신자들’은 웃음에 충실하다. 올 초 장편 ‘반인간선언’에서 공동체와 선(善)의 타락을 묵직하게 고발했던 작가는 이번에는 작심하고 웃기기로 결심한 듯하다. ‘기’, ‘농’, ‘도’란 이름을 가진 고교 중퇴생 3명이 주인공. 지지리도 못생기고 뚱뚱해 여자로서의 성적 매력을 전혀 찾아보기 힘든 ‘농’은 사제 총이나 폭탄을 만드는 숨은 기술자다. 그는 사이비 종교단체의 지시에 따라 고성능 폭탄을 만들어 국회를 폭파시키려 한다. 농은 “300만 원을 주겠다”며 ‘기’를 꾀어 폭탄 운반을 맡기지만 기의 실수로 폭탄은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폭발한다. 이 엉뚱한 10대들은 단숨에 1급 테러리스트로 언론에 소개된다. 작가는 세 명의 시점을 따라가며 폭파 당일 하루의 모습을 로드무비처럼 급박하게 전한다. 상황은 심각하지만 곳곳에서 웃음 폭탄이 터진다. 극심한 사타구니 가려움증이 있는 농이 지하철 변태 노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든가, 단순무식한 ‘기’가 ‘명품백’을 브랜드 이름으로 오인해 벌어지는 등의 해프닝들이다. 술술 읽히는 데다 확실히 웃긴다. 하지만 뭔가 허전하다. 사건의 진행 과정이 우연이나 충동적 행동의 연속에 지나지 않기 때문. 작가는 ‘순간 찾아드는 무모함, 사리분별에 대한 근본적 망각은 그들에겐 필연적인 미덕이자 절대 어리광으로 치환되기도 한다’는 말로 설명하려 하지만 공감하기 쉽지는 않다. 김도연의 ‘아흔아홉’은 강원도 대관령 골짜기에 사는 대학 강사 ‘나’와 아내, 그리고 숨겨둔 애인인 Y의 얘기다.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메모 한 장 남기지 않고 사라진 뒤 나는 아내와 Y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고 방황한다. ‘아내는 정물화를 닮았다. Y는 자꾸만 그림 밖으로 달아나는 습성이 있다. 나는 두 여자 사이에 있는 고개를 넘는다. 안개와 바람, 그리고 폭설과 폭우가 고개의 주인이다.’ 작품 초반에 독백처럼 등장 하는 짧은 문구가 작품을 요약한다. ‘나’는 대관령을 넘어 Y를 만나러 가거나 대관령을 다시 넘어와 아내 품에 안긴다. 그는 ‘한자리에 서서 자라는 나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여전히 몽유병자처럼 두 여자를 오간다. 고통이요, 고독한 삶이다. 이런 ‘나’의 방황은 대관령의 안개와 눈, 바람과 어울리며 한층 몽환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짙은 연무 속 촉촉한 시선을 유지하던 작품은 말미에 안개가 걷힌 듯 투명하고 밝게 변한다. 아내가 제안한 소풍에 Y가 응하며, 나와 함께 3명이 대관령을 오른다. 아내와 Y는 갑자기 언니 동생 사이가 되고, 아내는 “남편과의 잠자리가 어땠냐”고 농담까지 한다. 상대의 존재를 완전히 이해, 용서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왜, 어떻게 화해하게 됐느냐에 대해서는 별반 설명이 없다. 결말이 생뚱맞게 느껴지는 이유다. 경장편은 보통 단편 속 기교의 맛, 그리고 장편 속 서사의 묵직함을 함께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이번 경장편들은 새로운 시도, 기교에는 충실하지만 촘촘하게 짜여야 하는 서사적 매력은 헐겁다. 소설락 시리즈는 앞으로 격월로 새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향토적인 민족색을 드러내는가 하면 모더니즘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기도 했던 ‘모던 보이’, 분단 후 북한에 남았다가 창작의 자유를 잃고 동화시와 번역문학으로 부득이 선회했던 불운의 문인. ‘이북 작가’의 꼬리표 때문에 198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첫 시선집이 남한에 소개됐던 질곡의 문인. 시인 백석(1912∼1995?)이다. 백석 탄생 100주년을 맞아 ‘백석문학전집’(총 2권·서정시학·사진)이 발간됐다. 1권에는 백석이 남긴 140편의 시를, 2권에는 소설과 수필, 번역문 등 산문 44편을 담았다. 백석 문학은 1987년 창비에서 시선집이 처음 나온 이래 문단과 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활발히 조명됐다. 그와 관련된 연구 논문만 600편이 넘는다. 서정시학은 “이번 전집이 백석 문학의 정본(定本)”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발굴됐던 작품을 원본과 일일이 대조해 오류를 잡았다는 것이다. ‘동식당’으로 알려졌던 시 제목은 ‘공동식당’이라는 본래 이름으로 바로잡았고, 후반부가 잘려나간 채 소개됐던 시 ‘나루터’도 전문을 실었다. 미발굴 작품들도 추가했다. ‘등고지’ ‘천 년이고 만 년이고…’ ‘조국의 바다여’ 등 시 3편, ‘문학 신문 편집국 앞’ ‘관평의 양’ ‘가츠리섬을 그리워하실 형에게’ ‘체코슬로바키야 산문 문학 소묘’ 등 산문 4편은 모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로 1957∼1962년 북한의 ‘문학신문’에 게재됐던 것이다. 특히 현장보고서 형식을 띤 ‘관평의 양’이 눈에 띈다. 백석은 1959년 당성(黨性)이 부족한 작가들을 현장에 내려 보내는 ‘붉은 편지 사건’에 휘말려 평양에서 쫓겨나 양강도 삼수군 관평리 양떼 목장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는데 그는 ‘관평의 양’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당의 붉은 편지를 받들어 로동 속으로 들어 온 내가 이러한 관평의 양들과 관련을 가진 것은 나의 분외의 행복이 아닐 수 없다.’ 백석은 평양 복귀를 꿈꾸며 당에 무한 충성을 약속했지만 관평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서정시학은 백석이 번역해 펴낸 러시아 작가 숄로호프의 대하소설 ‘고요한 돈’ 1, 2권을 중국 연변대 도서관에서 발굴해 올해 안으로 전자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이게 광고라고요? 요즘 잘 나가는 책이라 맨 앞에 놔둔 줄 알았는데….” 17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탑처럼 쌓아놓은 책을 집어 들던 직장인 이수희 씨(40). 기자가 “이 책들이 광고비를 내고 이곳에 자리 잡은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이 씨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프라인 대형 서점에서 좋은 위치에 책을 진열하려면 목돈을 내야 한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대형서점 입구나 통로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된 책들은 대부분 광고료를 내고 자리를 잡은 것들”이라고 귀띔한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매장 곳곳에도 똑같은 책들이 수십 권씩 무더기로 쌓여 있다. 대표적인 ‘책탑’ 광고다. 통로와 출입문 주변, 베스트셀러 코너, 계산대 등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 곳에는 10여 개의 책탑이 있다. 위치에 따라 가격 차가 있지만 노른자위로 꼽히는 복도 정중앙 자리는 한달 광고비가 600만 원이다. 일부 진열대도 돈을 받고 자리를 판다. 정문 근처 3층짜리 계단식 책장에 책을 쌓아놓으려면 월 200만 원을 내야 한다. 책을 15권 정도 뉘어 놓을 수 있는 평평한 독립 매대는 월 150만 원이다. 자릿값만으로 서점은 매달 수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교보문고의 다른 지점이나 영풍문고, 서울문고 등 다른 대형 서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광고비를 내지 않은 신간은 소리 소문 없이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사라지기 일쑤다. 대형 서점들은 신간이 들어오면 신간 코너에 한 권씩 넣어주기는 하지만 3, 4일간 판매되지 않으면 안쪽 깊숙한 서가로 옮겨 꽂아놓는다. 이 때문에 출판사 직원이 좋은 자리를 유지하려고 한두 권씩 몰래 사가는 눈물겨운 일도 있다. 대형 서점에 광고를 하는 출판사의 편집자는 “눈에 띄는 매대는 한정돼 있고 신간은 쏟아져 나와 조금이라도 책을 노출시키려면 광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인터넷 서점 ‘예스24’의 홈페이지 메인화면 오른쪽 상단엔 ‘기대신간’이라는 코너가 있다. 새 책 몇 권을 따로 돋보이게 소개하는 자리다. 19일엔 은희경의 ‘태연한 인생’, 고도원의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 칼 필레머의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등 3권이 번갈아 가며 노출되고 있었다. ‘예스24’가 수많은 신간을 검토한 뒤 3권을 엄선해 소개하는 걸까. 아니다. 일주일에 250만 원(이하 부가세 별도)을 받고 실어주는 광고란이다. ‘기대신간’이라는 서점의 평가를 돈을 받고 팔고 있는 셈이다. 본보가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교보문고 등 대형 온라인 서점 4곳의 ‘광고 상품 안내서’를 단독으로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 서점들은 광고비를 받고 ‘베스트도서’ ‘기대작’ 등의 홍보 문구를 남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만 내면 화제작?알라딘 메인 페이지는 ‘추천 기대작’ ‘화제의 책’ ‘주목 신간’ 등의 코너 이름으로 책을 소개한다. 역시 일주일에 150만 원을 내야 하는 광고란이다. ‘화제의 베스트셀러’라는 코너조차 일주일에 50만 원을 받고 자리를 내주고 있다. 수십만 원만 내면 단숨에 베스트셀러 대접을 받는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는 ‘리뷰’도 판다. ‘리뷰 많은 책’이라는 코너 제목으로 광고를 팔고 있다. 그러나 받은 리뷰의 양과는 무관하게 일주일에 70만 원이면 ‘리뷰 많은 책’이 된다. 실제로 이 코너에 소개된 한 자기계발서는 리뷰가 단 한 건도 없었다. ‘IT BEST’ ‘인기만점 이 책’ ‘북맨의 서재’ 등의 코너에도 일주일에 50만∼80만 원만 내면 실릴 수 있다. 인터파크도 ‘핫클릭’ ‘눈에 띄는 책’이란 코너를 일주일에 100만 원을 받고 판매한다.문제는 많은 독자들이 이를 광고가 아닌 진짜 ‘서평’으로 받아들인다는 점. 서점들은 이런 코너에 광고임을 알리는 표시를 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서점들은 각종 기획도서전을 열며 실제 좋은 책을 고르고 추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서점이 책의 질을 따져 선정한 ‘좋은 책’과 돈만 내면 달아주는 ‘좋은 책’이 뒤섞이면 독자는 더욱 헷갈릴 수밖에 없다. ○ 공정거래위원회 “책 광고, 문제 소지 있어”한국출판회의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도서 시장에서 온라인 서점을 통해 거래된 책의 물량이 36.8%로 가장 많았다. 소매점만 따져도 교보문고 같은 대형 소매점(16.4%)이나 소형 서점의 점유율(30.8%)보다 높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가장 많은 책을 판매하는 온라인 서점이 광고비를 받고 ‘화제작’ ‘베스트셀러’ 등의 용어를 남발하면 시장 왜곡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이런 현실은 출판사들의 공정 경쟁도 막는다. 중소 출판사의 경우 좋은 책을 만들어도 광고비가 없으면 눈에 띄는 곳에 책을 소개할 수 없고, 결국 독자의 선택을 받기 힘들게 된다. 한 소규모 출판사 편집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책의 내용이 좋으면 서점들이 알아서 인터넷 화면의 좋은 자리에 넣어주었는데 이제는 모든 게 광고비로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렇다면 ‘서평’을 파는 온라인 서점을 제재할 수는 없을까.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대한 법률’에 따르면 소비자를 속이거나 기만하는 광고는 불법이다. 김정기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구체적인 사실 관계와 함께 소비자 오인성, 공정거래 저해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아직 검토를 하지 못해) 현재로서는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한국과 일본의 여류 소설가 두 명이 3년 전 미국에서 열린 국제창작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났다. 세계 각국에서 온 문인들 틈에서 같은 아시아인에 같은 소설가, 연배도 비슷한 둘은 3개월 동안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한국 소설가는 매콤한 한국 라면을 끓여줬고, 일본 소설가는 달콤한 카레를 만들어주며 양국 문화와 문학에 대해 얘기했다. 두 사람은 소설가 강영숙(45)과 나카지마 교코(中島京子·48). 지난해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났을 때 중국에 머물던 강영숙은 도쿄에 있는 나카지마가 염려돼 국제전화를 걸었다. 나카지마는 위로전화가 고마웠고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지진해일의 악귀 같은 영상, 참담한 피해, 수많은 사망자와 실종자…. 강영숙은 그해 3월 말 나카지마에게 e메일 한 통을 보낸다. ‘쓰나미와 인류, 사랑 등에 대해 함께 얘기해보지 않을래?’ 두 소설가가 8월부터 함께 일본 월간 문예지 ‘스바루’에 에세이를 연재한다. 격월로 12월까지 3차례에 걸쳐 연재되는 이번 에세이에서 이들은 동일본 대지진과 한류 등을 다룰 예정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나카지마를 강영숙과 함께 만났다. 통역은 김석희 인하대 BK21동아시아한국학사업단 박사후연구원이 맡았다. 세계 각국의 재난재해가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내 눈앞에 펼쳐지는 시대에 동일본 대지진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이번 지진은 내가 겪은 가장 큰 지진이었다. 알고 지내던 사람들도 많이 잃었다.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나카지마) “그동안 구제역이나 인도네시아 지진 등 재난재해를 소재로 한 소설을 써왔는데 이제는 가까운 분들이 그런 위험에 직면에 있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쓰기가 부담될 것 같다.”(강영숙) 나카지마는 지진 얘기가 이어지자 “아직도 계속 흔들리는 느낌이 들고, 끝나지 않은 기분이 든다”며 순간 눈시울을 붉혔다. “한순간에 돈도 집도 목숨도 없어질 수 있구나 싶다.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하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강영숙은 ‘리나’ ‘아령 하는 밤’ 등 사회성 강한 묵직한 소설을 써왔다. 나카지마는 국내에서도 출간된 ‘작은 집’에서 보듯 유머러스한 스타일로 알려졌다. 둘 모두 양국 문단에서 주목받는 중견 작가로 강영숙은 김유정문학상을, 나카지마는 나오키상을 받았다. 사회의 냉철한 관찰자인 두 작가가 본 양국의 요즘 모습은 어떨까. “지진 이후 정부가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하려 하지만 반대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일본인을 보기는 힘들어요. 일본인은 반대 의견이 있어도 자신이 직접 나서길 꺼리죠.”(나카지마) “한국인은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에너지가 있어요. 그런 기질이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기도 했지만 시스템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모든 사람이 함께 고민한다는 것은 사회적 낭비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강영숙) 한류는 어떨까. 강영숙은 “솔직히 한류에 큰 관심은 없었다”고 했지만 나카지마는 달랐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같아요. 일본 잡지만 열면 한국 스타가 나오고 한국 식재료 상점도 많이 늘었죠. 저는 한국 과자를 자주 먹어요.” 두 사람은 “거대한 담론을 제시한다기보다는 친구와 함께 편안하게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문학작가의 고향을 찾아서(조선희 지음·천수천안)=시집 ‘살아있는 자를 위한 천도제’ ‘외팔이 사랑’ 등을 쓴 조선희 시인이 배낭을 메고 전국 방방곳곳을 돌며 김소월, 윤동주, 이육사, 피천득 등 작고한 시인들의 생가를 찾아 그들의 작품을 설명한다. 1만5000원. 그 남자의 소설(이선영 지음·자음과모음)=혜성처럼 등장한 소설가 ‘리영’은 문단과 독자의 환호를 함께 받으며 ‘베스트셀러 제조기’가 된다. 하지만 그 뒤에 ‘고스트라이터’가 있는데…. 상업주의적 문학계를 고발한 장편. 1만3000원. ○ 인문·교양 말의 가격(앙드레 쉬프랭 지음·사회평론)=뉴욕에서 비영리 인문 사회 출판사를 운영하는 저자가 신문과 출판 등 미디어의 공공성을 위협하는 거대 자본의 문제점을 짚어낸 책. 미디어 독립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시도된 정책, 실험, 발상 등을 꼼꼼히 소개했다. 1만5000원. 알기 쉽게 풀어쓴 철학 교실(장쉬 외 지음·베이직북스)=모든 학문의 기초인 철학을 청소년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정리했다. 철학 공부를 시작하는 성인이 보기에도 좋다. 전 5권. 각 1만1000원.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로저 오스본 지음·시공사)=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중국까지 역사 속 민주주의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면서 민주주의가 뿌리 내리기 위해 필요한 요건 등을 고찰한다. 2만2000원.○ 학술산호와 진주: 금아 피천득의 문학세계(정정호 지음·푸른사상)=피천득 선생의 제자이자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교수인 저자가 선생의 인생과 그가 남긴 시, 수필, 번역 작품들을 조망했다. 2만4000원.여성들의 도시(크리스틴 드 피장 지음·아카넷)=15세기 초 여성 문필가인 저자가 남성이 여성에게 행한 부당한 비난을 일일이 반박한다. 페미니즘 저작의 효시로 꼽힌다. 2만8000원. ○ 실용·기타입시개념어사전(강남메가스터디 입시진학연구소 지음·동아일보사)=복잡해진 대학입시전형과 관련해 실질반영비율, 가중치, 우선선발 등 입시 용어들을 사례와 함께 설명한 책. 1만3000원.세상에 없는 무대를 만들다(박명성 지음·북하우스)=뮤지컬 ‘맘마미아’ ‘아이다’ 등을 연출한 저자의 공연기획 노트. 오디션, 무대 연출, 캐스팅 노하우, 배우와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1만3800원.내 눈 속의 한의학 혁명(박성일 지음·천년의상상)=30여 년간 한의학을 연구해온 저자가 홍채 진단을 통해 체질을 파악하고 암 발병을 예측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1만5000원.}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의 문학정신과 업적을 기려 지난해 제정된 ‘박경리문학상’이 국내 최초의 세계 문학상으로 거듭난다. 지난해 첫 회 수상자로 ‘광장’의 최인훈 씨를 선정한 박경리문학상은 2회를 맞아 해외 문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뒤늦게나마 한국과 세계 문단이 교류하는 ‘세계문학상 1호’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5월 세계 문학상으로 발돋움한 박경리문학상의 2회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심사위원회가 꾸려졌으며 현재 위원 6명이 후보작을 검토하고 있다. 수상자는 10월에 발표한다. 상금은 국내 문학상 가운데 최고액인 1억5000만 원. 박경리문학상은 토지문화재단 박경리문학상위원회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강원도와 원주시, 협성문화재단이 후원한다. 심사위원장인 이태동 서강대 영문학과 명예교수(73)를 11일 만났다. ―해외 문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이유는 무엇인가. “박경리 선생은 생전 외국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러시아문학에 심취해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는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 희곡도 좋아하셨다. 세계 문학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문학의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것은 선생의 바람이었기도 하다.” ―‘문학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 작가가 수상한다면 그 의미는…. “해외 작가에게 상을 주는 것은 우리 작가가 해외에서 상을 받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박경리문학상을 받은 해외 작가의 나라에서는 자연스레 한국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고 결국 우리 문학이 그 나라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심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지난해부터 국내외 평론가들에게서 추천을 받았다. 해외 대형 출판사들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명 평론가들과 국제 펜클럽에도 요청해 후보를 추천받았다.” ―해외의 반응은 어땠나. “관심이 높았다. 한국의 대표작가인 박경리 선생의 이름을 딴 유일한 상인 데다 상금도 무시 못할 금액이다.” ―공정한 심사가 우선일 텐데…. “국내 문학상은 심사 과정에서 작품 외에 기타 여러 사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해외 문인을 평가할 때는 다르다. 수준 높은 문학성 예술성에 집중해 심사하고 있다.”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주는 상인데 다른 평가요소도 있는가. “작품성이 우선이지만 평생 숭고한 작가정신을 꼿꼿이 지켜왔느냐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원로 영문학자인 이 위원장은 1976년 평론가로 등단한 후 현대시와 소설에 숨은 시대적 함의를 꿰뚫는 비평을 남겼다. 김환태평론문학상 조연현문학상 옥조근정훈장 등을 받았다. 박경리 선생과는 1973년 삼성출판사에서 ‘토지’ 1부가 처음 나왔을 때 관련 평론을 쓰며 인연을 맺었다. 그는 선생을 “일상 대화에서는 편하고 너그럽지만 문학 얘기로 들어가면 굉장히 엄격하고, 자존심이 강하고, 무서웠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이 때문에 고인의 이름을 딴 문학상을 감히 허투루 운영할 수 없다고도 했다. “한국의 노벨 문학상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첫째도 둘째도 작품 자체의 문학성에 집중할 것이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품 가운데 고전이 되지 않은 작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박경리문학상을 받은 작품이 우리 시대의 고전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고은 시인(79·사진)이 30년 가까이 살았던 경기 안성을 떠나 올가을 수원으로 이사한다. 시인은 1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거처를 마련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왔다. 새로운 문학의 의미가 주어지는 장소가 있다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겠다 싶어 가을께 수원으로 이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인은 1983년 이상화 중앙대 영문과 교수와 결혼한 후 서울을 떠나 경기 안성시 공도읍 만정리 대림동산 전원주택단지에서 살아왔다. 수원시는 9월까지 광교산 자락의 장안구 상광교동 지하 1층, 지상 1층 주택(총면적 265m²)을 리모델링해 시인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편집자가 좋은 책만 만들면 되는 시대는 갔다. 출판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독자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편집자가 홍보와 독자 관리의 전면에 나서게 됐다. 자음과모음은 지난달부터 인터넷 카페를 통해 팟캐스트 ‘북끄북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한 작가를 매회 초대해 담당 편집자를 비롯한 진행자 4명이 출간 과정을 놓고 ‘수다’를 나눈다. 독자는 사인회나 낭독회를 가지 않아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작품 후일담을 들을 수 있다. 소설가 이재익 씨의 ‘41’, 강병융 씨의 ‘Y씨의 거세에 관한 잡스러운 기록지’, 김선영 씨의 ‘시간을 파는 상점’ 등 지금까지 3회분이 방송됐다. 편집자들은 2주에 한 번꼴로 1시간 분량의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편집자가 책 판매에 직접 나서기도 한다. 자음과모음 편집자들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 본사 1층 상설판매대에서 매주 1회 3시간씩 판매원으로 일한다. ‘독자 반응을 현장에서 느끼자’는 취지다. 문학동네는 9일 경기 파주 출판단지에 있는 본사에서 독자 52명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자사 인터넷 카페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우수 회원들을 위한 ‘VIP 행사’였다. 강태형 사장을 비롯해 편집부, 마케팅, 관리부 등 직원 40여 명이 휴일을 반납하고 독자를 맞았다. 삼겹살과 목살, 한우 등심을 비롯한 고기 26.5kg과 주류 구입비, 바비큐 그릴 임차료 등으로 250만 원을 넘게 썼다. 사인회와 낭독회 정도에 그쳤던 독자 행사가 한층 다양해지면서 이처럼 편집자의 ‘가욋일’도 늘었다. 작가라는 ‘왕’만 모시면 됐던 편집자들이 이제는 독자라는 ‘왕’도 직접 챙겨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문학여신과의 산책(김이설 외 지음·레디셋고)=김이설 박상 한유주 해이수 박솔뫼 권하은 이지민 박주영 등 젊은 소설가 8명의 단편을 묶었다. 쓸쓸하거나 기이한 체험들이 다양한 상상력의 날개를 달았다. 1만3500원. 바다(오가와 요코 지음·현대문학)=소박하고 정갈한 단편 일곱 편을 묶은 소설집. 책장 가득 따스한 온기가 숨어 있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드는 동화 같은 소설. 1만2000원. ○ 학술로마제국의 위기(램지 맥멀렌 지음·한길사)=미국의 역사가인 저자가 3, 4세기 로마제국의 위기론을 로마 정부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책. 로마제국의 위기론에 대한 실체와 극복방법, 그리고 실패 이유 등을 살폈다. 2만5000원.최초의 것(후베르트 필저 지음·지식트리)=최초의 직립보행에서부터 최초의 신전과 예술품, 최초의 수학자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삶을 결정적으로 변화시킨 최초의 것 18가지를 소개한다. 고고학과 역사, 과학 분야의 사례를 풍부하게 담았다. 1만5000원.○ 인문·교양한국 슈퍼 로봇 열전(패니웨이 지음·한스미디어)=1960년대 ‘황금철인’에서 1980년대 ‘우뢰매’까지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한국 애니메이션을 총 정리한 책. 개봉순으로 제작진과 줄거리, 캐릭터에 대한 평가와 함께 당시 대중문화계의 분위기와 제작환경을 살펴볼 수 있는 신문기사와 일러스트를 담았다. 2만4500원.길에서 길을 찾다(문재상 지음·가톨릭출판사)=천주교 사제인 저자가 신학생 시절에 체험한 40일간의 전국 무전여행기. 1만2000원.○ 기타쉿! 나를 깨우세요(최영환 외 지음·리텍)=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들이 5년 동안 매주 지인들에게 e메일로 보냈던 삶에 도움이 되는 짧은 글귀 240개를 모았다. 인문학, 고전, 재테크 등 분야도 다양하다. 1만4000원.아이의 잠재력을 깨워라(래리 곽 외 지음·푸르메)=2010년 타임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된 암 백신 명의가 설명하는 자녀교육법. 신체적 정신적 영적 학문적 잠재력을 깨우는 부모의 역할을 폭넓게 제시한다. 1만4800원.젊음을 창조한다 국선도 단전호흡(백환기 지음·말과창조사)=원기 회복을 위한 국선도의 경혈지압법 단전호흡 원기단법 등의 호흡 요령과 효과를 담은 국선도 입문서. 1만 원.}

한 노숙인이 아침에 일어나 누군가가 100만 엔(약 1475만 원)이 담긴 비닐봉투를 놓고 간 것을 발견한다. 노숙인은 뜻밖의 횡재로 이발도 하고, 양복도 빼입고, 고급 초밥집에 가는 호사를 누린다. 하지만 돈 봉투를 동네 부랑배들에게 날치기당하고 깊이 절망한다. 그는 결국 분신자살을 시도하는데 라이터를 켜기 전 문득 깨닫는다. “지렁이처럼 버르적거리며 살아온 내가 어떻게 이런 대담한 행동을 할 마음이 들었는가. 그 돈다발 때문인가? 돈은 인격조차 바꿔버린다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다.” 총 41장으로 이뤄진 이 장편의 첫 장을 요약하면 이와 같다. 돈이 사람을 변하게 하고, 사람 위에 군림한다는 소설의 주제를 잘 요약해 보여준다. 기업이나 국가로 확장해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1만 엔권 화폐 도안에 들어 있는 후쿠자와 유키치는 ‘하늘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고 사람 밑에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작품은 이를 비튼다. ‘돈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고 사람 밑에 사람을 만든다.’ 공고한 돈의 권력을 깨뜨리기 위한 방편은 악화(惡貨), 즉 위조지폐다. 우울한 소년기를 보낸 도시키는 최신 위폐 감별기에도 잡히지 않는 정교한 1만 엔권 위폐를 대량 유포하고, 일본에는 물가가 거침없이 상승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엔화가 아닌 별도 화폐를 사용하며 자본주의를 비난하는 사회공동체 ‘피안 코뮌’이 위폐의 배후로 수사망에 떠오른다. 도시키가 피안 코뮌에 거액을 지원한 사실도 점차 드러난다. 위폐를 유포하는 일본과 중국의 세력, 이를 쫓는 경찰의 대결은 전형적인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구도다. 하지만 마냥 가볍지는 않다. 자본주의의 전복을 꿈꾸는 혁명가, 도시키가 주장하는 ‘돈의 폐해’에 공감이 갈뿐더러 그의 추락이 새삼 절절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도시키는 말한다. ‘자본주의 승리자는 자본주의에 의해 멸망한 것들을 부활시켜 그 죄를 갚아야할 의무가 있다.’ 실패한 혁명으로 끝났지만 도시키의 문제 제기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맛깔난다. 일상의 편린 속에서 끄집어낸 보석 같은 대화들은 활어처럼 싱싱하고 감칠맛 난다. 이를테면 까칠한 소설가 요셉과 그의 팬이자 불륜 파트너인 도경의 매운탕집 식사 장면은 이렇다. 도경이 하얗게 생선살을 발라놓은 요셉의 앞 접시에 시뻘건 국물을 올리는 ‘친절’을 베풀자 요셉은 버럭 화를 낸다. ‘어류의 골격구조를 면밀히 계산하여 신중히 뼈를 발라낸 결과 드디어 생선의 하얀 살점이 드러나는 순간 그 위를 무식한 뻘건 국물이 덮어버렸다’는 것. 요셉은 쐐기를 박는다. “배려와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이야말로 내가 가장 혐오하는 것인데 그 이유는 진정한 헌신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야.” 은희경이 2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장편의 결정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다. 은희경은 지난해 지인에게 매운탕 국물을 퍼주다가 실제 비슷한 일을 겪었고, 한동안 한 줄도 쓰지 못했던 소설의 물꼬가 트였다고. 얘기의 중심은 소설가 요셉과 그의 10년 전 애인이었던 류다. 이 사랑이 유별날 것은 없다.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한순간의 변곡점에 점차 식어가는 사랑 얘기가 한둘인가. 하지만 작가는 요셉을 현재 시점의 화자로, 류는 과거 시점의 화자로 대비시켜 남녀의 사랑, 그 전후를 흥미롭게 풀어간다. 또 요셉이 현 시점에서 류를 다시 만날 수 있는지, 과거 류가 요셉을 왜 떠났는지 등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시키며 흡인력을 높인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등장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게 드러내는 행동과 대화에서 나온다. 특히 요셉의 독특한 성깔은 매력적이다. 정이 간다. 맛있는 생선구이집에 혼자 갔는데, 갑자기 ‘쫄쫄이 유니폼’을 입은 자전거 동호회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단체석을 만들어 달라”고 하고, 4인석을 혼자 자치하고 있던 요셉은 이 행동을 폭력적이라고 느낀다. 고등어구이와 갈치조림 사이에서 고민하던 요셉. 하지만 쫄쫄이들은 이를 모두 시켜 나눠 먹는다. 그 모습에 더욱 화가 치밀었다는 요셉을 보면 피식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은희경은 소설가 요셉을 통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실은 소심하고 외로운 작가의 삶을 진솔히 그려낸다. 전작인 장편 ‘소년을 위로해줘’에서 열일곱 소년의 성장기를 그렸던 것에 비하면 훨씬 ‘편한 옷’을 입은 듯하고, 읽는 독자 또한 편할 듯싶다. 반면 류는 섬세한 감정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낸다. 함께 여행을 떠나려고 탄 비행기에서 요셉이 채워주는 안전벨트의 ‘철컥’ 하는 소리에서 총성을 떠올렸다는 것. 여자가 사랑이 식어가는 지점을 깨닫는 표현으로 이만한 게 있을까 싶다. 사람은 사람들 속에서도 외롭다. 연인이 곁에 있어도 고독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타인이란 영원히 오해하게 돼 있는 존재이지만 서로의 오해를 존중하는 순간 연민 안에서 연대할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도 실은 고독한 존재들이 짐짓 ‘태연하게’ 받아들인 현실적 타협점은 아닐까.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자정을 넘긴 시간. 세상은 현실과 환상 사이에 놓인다. 텔레비전 채널이 돌아간다, 초원의 동물들이 점멸한다, 또 하루가 지나간다. 어느덧 차가운 재로 변한 세상. 피곤한 몸을 잿빛 초원 위에 뉘인다. 죽음과도 같은 심연 속으로 한 칸 한 칸 잠긴다. ‘이달에 만나는 시’ 6월 추천작으로 김중일 시인(35·사진)의 ‘재의 텔레비전’을 선정했다. 4월 말 나온 시집 ‘아무튼 씨 미안해요’(창비)에 수록됐다. 시인 이건청 장석주 김요일 이원 손택수 씨가 추천에 참여했다. 김중일 시인의 이번 시집에선 유독 ‘자정’이란 시어가 빈번히 등장한다. “낮은 직장에서 일하는 완벽하게 현실에 속한 시간이죠. 퇴근 후 시간, 특히 자정을 넘긴 시간은 지극히 개인적인 시간이라 좋아합니다.” 시인은 적막한 심야에 깨어난 사물들을 찬찬히 바라보며 그들에게 말을 건넨다. 200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은 개성 넘치는 몽환적 시 세계로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시는 다가서기가 쉽지 않다. 시인은 “여러 차례 읽어서 제 시 속에 있는 시적 논리나 어법을 알게 되면 읽기 편해진다”고 설명했다. 장석주 시인은 “김중일의 상상력은 몽환과 아수라장인 현실 사이에서 움직인다. 이번 생과 다음 생은 하나로 겹쳐지고, 그 겹쳐짐 속에서 감각의 자명함은, 무릎에 물을 주는 아이나, 프레스에 잘린 손가락을 묻으니 하룻밤 사이에 무성한 나무로 자라는 환상을 부른다. 이렇듯 김중일은 서로 다른 물성을 갖는 것들을 포개면서 몽환적인 상상력의 즐거움을 만든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김중일의 시집은 쓸쓸하기도 하고 따스하기도 하고 때론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볼프강 보르헤르트가 연상될 정도로, 시편마다 완성도 높은 영화를 펼쳐 놓은 듯한 독특한 배경과 적확하고 절제된 언어 감각에 건배!” 김요일 시인의 추천사다. 이건청 시인은 홍윤숙 시인의 시집 ‘그 소식’(서정시학)을 추천했다. “88세 노시인의 정신적 풍경들을 여실하게 담고 있다. 감성도 부드럽고 이미지의 운용도 활달하다. 시인은 서문에서 ‘다가올 죽음 앞에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맞설 것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강한 정신이 백금처럼 빛난다.” 이원 시인은 김승일 시인의 첫 시집 ‘에듀케이션’(문학과지성사)을 추천하며 “김승일은 22세기에서 도착한 ‘독고다이’ 소년. ‘평범함보다는 평평함이 좋아’. 기존 문법을 가볍게 전복시킬 줄 아는 그를 새로운 전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쿨한 척’이 아니라 ‘쿨’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손택수 시인이 심창만 시인의 시집 ‘무인 등대에서 휘파람’(푸른사상)을 추천한 이유는 이렇다. “‘수련’이라는 한 편의 시 때문에 나는 이 낯선 시인을 사랑하게 되었다. 더러 한 편의 시는 몇 권의 시집이 지닌 무게를 감당하고도 남음이 있다. 흐릿해진 사물과 나 사이에 화락 불꽃이 이는 걸 경험하고 싶다면 이 시집을 보라. 뿌연 안개들을 뭉쳐 투명하게 빚어놓은 이슬 한 종지가 여기에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1900∼1944)의 ‘어린 왕자’는 전 세계 200개가 넘는 국가에서 번역돼 1억 부 이상 팔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베스트셀러이자 프랑스의 ‘현대 고전’. 1943년 초판본은 프랑스 생텍쥐페리재단이 단 한 권 소장하고 있으며 작가의 친필 사인도 들어 있어 ‘보물급’으로 평가받는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이 초판본(사진)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23일부터 9월 16일까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에서 열리는 ‘어린 왕자 한국특별전’. ‘어린 왕자’ 초판본 외에도 30여 개 나라에서 출간된 번역본, ‘어린 왕자’의 원화, 생텍쥐페리가 생전에 입던 외투 등 150여 점을 전시한다. 생텍쥐페리재단은 파손 및 분실을 우려해 모든 전시품을 직접 프랑스에서 가져왔다. 전시품들은 총 20억 원 상당의 보험에 들었다. 책 속에 들어 있는 친숙한 ‘어린 왕자’ 그림 외에 생텍쥐페리가 습작으로 남긴 ‘어린 왕자’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지금까지 보던 것보다 날카롭고 차가운 이미지다. 생텍쥐페리의 일생을 돌아보는 사진 전시회와 생전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도 상영한다. 02-3210-4555, www.petit-prince.co.kr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이재무 시인(사진)이 문학사상이 주관하는 제27회 소월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 ‘길 위의 식사’ 외 23편. 상금은 1300만 원이며 시상식은 11월 초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