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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교육 현장에서 ‘청렴교육’은 그동안 입시 위주 교육에 밀려 설 자리가 없었다. 경기도교육청이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 보급할 ‘민주시민교과서’ 개정판에 별도의 반부패 영역을 추가하기로 한 게 청렴교육을 따로 교과서에 편성해 정규 교육과정으로 다루는 첫 사례다. 지금까지는 일부 교과서에서 ‘공직자의 덕목’ ‘청렴 위인’ 등의 형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다룬 게 전부였다. 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청렴교육을 권하는 공문을 보내지만 권고사항일 뿐이었다. 흥사단 한국투명성기구 등 시민단체가 실시하는 위탁교육도 신청하는 학교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주먹구구식 교육 현실은 ‘반부패 교육이 기존의 도덕이나 인성 교육으로 충분하다’거나 ‘가치관 형성보다는 정치, 행정, 제도적인 대응이 효과적’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반면 해외는 다르다. 싱가포르 홍콩 등 부패청정국뿐만 아니라 부패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파키스탄 리투아니아 등 여러 나라에서 청소년 대상 반부패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과서와 정규교과 과정에 포함시켜 가르치고 있다. 중국은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해야 한다”며 2005년부터 부패투쟁교육을 초중 교과서 및 교과과정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지역사회에서 부패와 맞선 사람들을 학교로 초대해 강연을 듣는다. 마피아, 축구 승부조작 등과 맞선 어른들을 ‘살아있는 반부패 교과서’로 활용하는 셈이다. 미국은 어릴 때부터 정규과목에서 혼날 걸 알면서도 벚나무 자른 것을 시인한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사례 등을 정직성의 표본으로 가르친다. 국제투명성기구의 청소년 청렴프로그램 책임자인 안나 타얀타이 씨는 “청렴은 부패와 마찬가지로 학습된다. 청소년들은 부패 문제의 유일한 해결사”라며 청소년 시기 반부패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도 “부패 민감성이 예민한 청소년 때부터 반부패 교육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지난해 경찰청이 스마트폰을 통해 내부 비리를 신고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뒤 연평균 11건이었던 고발 건수가 50여 건으로 크게 늘었다. 원자력발전소 비리 복마전으로 홍역을 치른 한국수력원자력도 스마트폰 익명 신고시스템을 도입한 뒤 신고가 20여 건으로 크게 늘었다. 익명성과 즉시성이 보장된 첨단 시스템이 부정부패 관련 신고 횟수를 늘리고, 개인에게는 내부고발의 심리적 부담을 줄여준 것이다. 청소년들은 기성세대보다 스마트폰에 더 친숙하다. 스마트폰 세대가 부정부패에 맞닥뜨렸을 때 고발이나 저항력도 더 크지 않을까.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고발 여부의 상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대 곽금주 교수팀과 실험을 진행했다. 영재 수학 교육기업인 ‘시매쓰’에서 준비한 고난도 창의력 수학 문제를 상암중학교 3학년 학생 70명에게 풀게 했다. 시험지 뒷장에 답안지가 있으니 채점할 때만 보도록 부탁했다. 학생들이 문제를 푸느라 끙끙대는 사이 감독자는 급한 일이 있는 것처럼 교실을 나갔다. 교실에서는 미리 섭외한 도우미 학생들이 ‘티 나게’ 답안지를 넘기며 부정행위를 했다. 시험을 마친 뒤 익명 설문지를 통해 문제의 난이도와 함께 부정행위자를 적게 했다. 설문을 상관분석 프로그램에 대입한 결과 실제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부정행위 신고를 더 많이 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부정행위 고발 여부는 통계학적으로 상관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종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청소년 스스로 반부패 신고에 참여할 창구가 생겼다. 스마트 세대 맞춤형 콘텐츠 개발로 워치도그(감시인·watch dog) 기능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내부고발 시스템도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익명 신고 프로그램 업체인 ‘레드휘슬’의 박애경 이사는 “스마트폰 신고앱은 신고자의 정보보호가 관건이다. QR코드로 접근성을 높이고 앱을 다운받을 때 개인정보 액세스 권한에 동의하는 것도 필요 없게 했다”고 말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부정부패로 사회를 혼탁하게 만든 건 언제나 어른들이었다. 청소년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부정부패란 적폐를 물려받는 ‘상속자’임과 동시에 부패가 잉태한 끔찍한 사고의 ‘피해자’였다. 1994년 10월 등굣길 버스에 탄 학생 9명 등 32명이 목숨을 잃은 성수대교 붕괴 사고. 당시 사고로 숨진 무학여고 2학년 이연수 양(당시 16세)의 영결미사를 집전했던 한 신부는 “어른들의 죗값을 아이들이 대신 받았다. 너희들은 우리 사회 부정부패의 희생양”이라고 말했다. 20년이 지났건만 어른들의 ‘부패 불감증’은 여전히 그대로다. 올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그간의 반부패 학습효과가 ‘0’이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올해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등이 이어진 원인에는 하나같이 부정, 부패, 비리가 도사리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과연 ‘부패 없는 사회’가 될 수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에게 답이 있다”고 지적한다. 고질적인 부정부패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청렴 감수성’을 고려한 교육과 사회 문화로서 ‘아너 코드(명예규정)’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청소년에게 과거와 달리 사회 문제 곳곳에서 직접 목소리를 내게 해주고 어른들의 독단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 본보는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과 함께 20년 뒤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될 14∼16세 중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부정부패 척결의 실마리를 찾는 실험을 진행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장관석 기자}

“대한민국은 부정부패 수준이 매우 높은 편이고, 향후 부패가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매우 낮다.” 동아일보가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20대 이상 성인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한 ‘부정부패 관련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 수준이 매우 높다”고 답했으며, 향후 부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도 4명 중에 1명꼴 정도로만 동의했다. 특단의 대책 없이 이대로 간다면 부패후진국의 오명을 당분간 벗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속한 업무 처리 위해 급행비 필요한 사회” 2년 전 한 고위공직자가 아들 결혼식을 치렀다. 결혼식장이 위치한 1층 은행에서 이 공직자의 계좌로 수억 원이 입금됐다. 하루에 거액이 입금돼 은행에서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 자동 통보됐다. 그러나 당시 결혼식을 치른 사실이 알려져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반 국민들로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고액이라고 생각할 법한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이유는 뭘까. 국민 대다수는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선 적당한 접대와 사례금이 비즈니스 성공의 양념이자 윤활유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설문 응답자의 60.7%가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급행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다 보니 업무상 접대와 선물을 용인하거나 때로는 이를 ‘사회적 능력’이라 평가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대표적 사례가 경조사다. 대기업 규제 등 권한을 가진 정부 부처 모 과장의 자녀 돌잔치에 부조금으로 5000만 원이 들어왔다는 사례는 업계의 해묵은 얘깃거리다. ‘거래처 지인 결혼식에 건네는 축의금 액수가 어느 정도면 부적절하게 느껴지느냐’는 질문에 10만∼30만 원 미만(34.9%), 30만∼100만 원(14.8%)이라고 응답했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의 금액이 오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위공직자나 정치인 등이 조용한 결혼식을 치르면 화제가 되는 것은 역설적인 현상이다.○ 제도 비웃는 은밀한 관행 늘어 최근 들어선 금품이나 향응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이고 식사나 교류 자체를 엄격히 제한하는 방향으로 행동 강령과 법규가 정비되다 보니 공무원과 업체 간 교류는 더욱 은밀해졌다. 부패에도 풍선효과가 생겨난 셈이다. 한 기업인은 “결혼식이든 돌잔치든 부친상이든 줄 수 있을 때 힘껏 꽂아준다. 잘 봐달라는 보험료 성격이 왜 없겠느냐”고 말했다. ‘직무 관련자나 직무 관련 공무원에게 경조사를 알려서는 안 된다’는 공무원행동강령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공직사회에서 골프를 제한하거나 금기시하는 분위기는 있지만 골프 접대는 여전히 이뤄진다. 경력 10년 차의 한 캐디는 “국산 소형차를 타고 골프장을 찾은 인물들에게도 깊은 예우를 갖추라는 지시를 받을 때가 많다. 접대를 받는 쪽은 정작 이쪽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금품이나 향응을 요구하는 공무원이 여전히 존재하고, 여기에 편승해 뒷돈을 대며 이권을 유지하는 행태도 계속 적발된다. ○○청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관련 업체에 “체육대회를 하는데 3만 원대 도시락 100세트를 맞춰주거나 300만 원을 찬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기관 관계자는 “확인해보니 해당 업체는 고심하다 300만 원을 건넸는데, 이 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아는 사람은 조직 내에 없다”고 말했다. 대국민 인식도 이와 다르지 않다. 3명 중 2명꼴로 “약간의 편법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이라고 답했다. 2010년 10월 데이비드 패터슨 미국 뉴욕주지사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공짜 표 5장을 받았다가 6만 125달러라는 거액의 벌금을 문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민 4명 중 1명 “10억 준다면 위법행위 할 수 있다” 응답자들은 부패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개선이나 자정 노력에는 인색한 편이었다.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하다’는 의견에 42.6%가 동의했고, 4명 중 1명꼴로 ‘10억 원을 준다면 어느 정도의 법 위반 행위는 해줄 수 있다’고 답변했다. ‘친구나 지인의 비위행위는 눈감아 줄 수 있다’고 답변한 비율도 47.8%나 됐다. 특히 20대 응답자는 다른 세대보다 응답 비율이 높았다. 아직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20대가 다른 세대보다 부정부패에 둔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천천히 단계를 밟고 올라가기에는 너무나 힘이 들고, 극심한 경쟁 사회 분위기에서 취업난까지 가중되고 있는 게 20대가 마주한 상황”이라며 “빠른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면 작은 잘못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맞물려 부정부패에 둔감한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소한 편법을 방치하면 더 큰 부정부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력이 갖춰지지 않은 20대가 다른 세대보다 물질적 유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 위반에 더욱 관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향후 부정부패 방지 노력에 부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정부패 방지를 막을 대책은 어떤 게 꼽혔을까. 처벌 강화가 34.4%로 가장 응답률이 높았다. 시민의식 향상(24.4%), 사회지도층 감시활동 강화(24.4%), 불합리한 제도 개선(18%)이 뒤를 이었다.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도태호 기조실장이 법인카드를 수령한 후 사용한 내역은 발견되지 않았음.”(지난달 23일 국토교통부 해명 자료) 최근 대기발령을 받고 중징계를 앞둔 도 실장이 건설사 대표와 서울 강남 유흥주점을 가고, 기업체 법인카드까지 갖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국토부가 내놓은 공식 반응이다. 불과 일주일 전 서승환 국토부 장관을 비롯한 전 직원이 ‘부정부패 척결 결의문’을 채택하고 청렴서약식까지 했지만 부패 문제가 불거지면 정반대로 움직인다. 교과서대로라면 철저한 원인 조사와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하지만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하려고만 한다. 한국 사회에 부패가 사라지지 않는 데는 비리가 드러나도 비리 당사자만 쳐내고, 정작 부패를 온존케 한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의 허점은 그대로 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 “범죄가 범죄를 낳는 시스템은 그대로 방치”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여수시청 8급 공무원이 저지른 80억 원대 횡령사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공금을 11개 차명계좌로 송금하고, 남편이 횡령한 돈으로 부인은 사채업에까지 손댄 전대미문의 공무원 유용 범죄였다. 그러나 비슷한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수도권에서 지방세 수납담당 공무원 김모 씨가 3년간 공금 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적발된 사례만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김 씨는 환급 결정권이 있는 계장이 점심을 먹으러 간 사이 계장의 컴퓨터에서 자신의 친인척과 동명이인 중에 거액의 지방세를 납부한 사람들에게 허위로 지방세 환급 결정을 내린 다음 자신의 컴퓨터에서 환급 계좌를 자신의 주변 인물 계좌번호로 끼워 넣는 수법을 사용했다. 당시 감사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김 씨가 7년간 해당 보직에 있어 감사가 확대됐어야 하는데 해당 직원이 자살할 것처럼 굴어 횡령액수를 15억 원 선에서 더 늘리지 않고 정리했다”고 털어놨다. 계좌번호 조회 권한만 있어도 충분히 업무가 가능한 김 씨에게 수정 권한까지 주어진 것이 불법행위가 손쉽게 이뤄진 이유였다. 환급결정이 계장 한 사람의 결정으로 가능하고, 판정의 적정성을 제3자가 확인하는 절차가 없는 것은 더 큰 문제였다. 그런데도 시스템 점검이 이뤄지지 않아 유사한 범죄가 반복됐다. B교육지원청 직원은 5년간 해외 파견 직원과 중도 퇴직자들에게 수당을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허위 서류를 작성하고 차명계좌로 공금 2억7000만 원을 횡령한 사실이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그는 가공인물을 설정해 수당을 청구했지만 아무도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 한국부정부패방지연구원 이병철 원장(경기대 회계세무학과 교수)은 “사건 이후에도 시스템 개선이 없었으므로 다른 곳에서도 언제든 동일한 부정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며 “임직원의 계좌번호 입력과 수정 권한을 자금 업무와 관련이 없는 인사팀이 가지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선 공무원이 많은 업무량에 시달리고 동시에 지나친 정보와 권한이 주어지는 시스템도 부패의 원인이다.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절차를 전산화해 업무 로드를 줄이면서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면 일선 현장의 부패를 줄일 수 있다”며 “클린카드가 공금의 부적절한 사용을 일부 줄여준 것처럼 행정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 징후 사전 감지 내부통제 역량 갖춰야” 최근 불거진 해군 구조함 통영함과 소해함 음향탐지기 구매 사업에서는 방위사업청 공무원 최모 씨가 적극적으로 관련 서류를 위조했다. 특정 업체가 검사 기준을 충족한 것처럼 제안요청서 일부를 칼로 오려내고 허위 내용을 옮겨 붙이는 수법을 사용한 것이 검찰 조사 때 드러났다. 이처럼 부정을 저지르려는 누군가는 정보를 조작하고 변질시킨다. 업무 처리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감독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이상 징후를 포착해낼 수 있었다. 이 원장은 “2개 이상의 출처에서 원천이 다른 정보를 받아 비교 대조해 전달된 정보가 정확한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뜻하는 ‘대사조정’이 전혀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직원 처벌로 끝낼 게 아니라 정보처리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민간 영역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최근 논란이 된 홈플러스 경품조작 사건은 직원이 경품추첨 대행업체 직원과 짜고 특정 인물이 당첨되도록 한 것이다. 만약 홈플러스 직원이 조작에 가담하지 않고, 경품추첨 대행업체 내부 직원들끼리만 서로 함구하고 은밀히 추첨 결과를 조작해 왔다면 범행은 발각되기가 한층 어려웠을 것이다. 문제는 기업 스스로 자신들이 계약한 추첨 대행업체가 보유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공정하게 운영되고 추첨되는지 검증해볼 생각조차 않는다는 것이다. 조직 스스로 부패나 오류를 예방하고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해 부패에 대한 저항력을 기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공기업·준정부기관 상임감사 직무수행실적 평가항목에 내부통제 기능 강화 노력과 성과를 포함하는 등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부패 진단 전문가가 부족하고 조직 스스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한 하나의 ‘장식품’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원장은 “현존하는 부패 진단 프로그램 상당수는 대형 회계법인 ‘업자’가 관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수준에 그친다”며 “관련 전문가를 양성하고 부패 진단의 중요성을 공유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한 경찰관이 길거리에 버려진 자전거를 주인에게 찾아 줬다. 주인이 답례 차원에서 음료수 값으로 2500원 안팎의 돈을 건넸다. 이 돈은 받아도 될까. 5년 전인 2009년 핀란드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화다. 경찰관은 2유로(약 2676원)의 250배인 500유로(약 67만 원)를 벌금으로 냈고 ‘부패 경찰관’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동아일보가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시민 8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놀랍게도 응답자의 95.8%가 “음료수 정도는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선진국처럼 받아서는 안 되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은 25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한국 공무원행동강령도 공무원이 직무 관련자에게 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인식 수준은 이에 못 미치는 셈이다. 좀 더 심각한 부패에서는 어떨까. 2012년 독일의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은 주 총리 시절 주택 매입을 위해 지인에게서 시중금리보다 낮게 돈을 빌렸고, 친구가 호텔 업그레이드 비용 400유로를 몰래 치러준 사실이 문제가 됐다. 한국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인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공직자는 사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0.5%가 “비도덕적이지만 사퇴까지는 심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불프 대통령은 “국민 신뢰가 훼손돼 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표적인 사례 두 가지만 놓고 봐도 온정적인 한국과 매정하다 싶을 정도로 혹독한 기준을 세운 반부패 선진국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부패 기준을 높이고, 부패를 줄여나가도록 시스템을 손질해 사회적 신뢰와 공감대를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2012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하이마트 수사 배후에 당시 하이마트 대표였던 선종구 전 회장(67)과 경영권 문제로 다투던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58)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24일 2008년 하이마트 매각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한 혐의로 기소된 선 전 회장과 유 회장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선 전 회장은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경영권 다툼이 첨예하던 2012년 1월 말, 유 회장의 대리인이라며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모 변호사가 찾아와 ‘지분투자 조건으로 약정한 400억 원을 포기하지 않으면 형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며 “그로부터 한 달 뒤 중수부가 하이마트 본사와 가족들을 압수수색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대검 중수부가 수사 초기에 밝힌 1000억 원 국외 재산 도피 혐의와 정관계 로비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중수부가 100대 기업에도 들지 못하는 기업의 월급 경영자에 불과한 나를 왜 (직접) 수사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며 “유 회장이 400억 원의 채무를 피하려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회장은 “선 전 회장이 (나의 자백을) 거짓말로 매도해 안타깝다.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시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선 전 회장 자녀 명의로 수천억 원의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첩보를 받았다. 유 회장 역시 재벌 총수로 수백억 원 때문에 형사처벌을 무릅쓰면서 자백했을 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날 “선 전 회장은 최고경영자로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법으로 온갖 불법을 저지른 비리 종합세트”라며 징역 7년, 벌금 1500억 원을 구형했다. 유 회장에겐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선 전 회장은 2005∼2008년 하이마트의 1, 2차 매각 과정에서 회사에 2400억 원대의 손해를 끼치고 179억여 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유 회장은 2008년 유진기업이 입찰가격을 2000억 원이나 더 써낸 GS리테일을 제치고 하이마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선 전 회장에게 지분 40%와 현금 400억 원을 지급한다는 이면계약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광주민주화운동 무력진압은 국제형사법상 ‘인도에 반한 죄(crimes against humanity)’에 해당하기 때문에 전두환, 노태우 등 관련자들을 (국내 처벌 이전에)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세울 수 있었습니다.” 권오곤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부소장(61·사진)은 18일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CJ법학관에서 열린 사법정책연구원 주최 학술대회의 기조강연자로 나서 국제형사법의 국내 적용의 예로 5·18광주민주화운동 무력진압을 들며 이렇게 말했다. 권 부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주동자들은 ‘민간인에 대한 공격’보다는 내란, 반란죄 등 헌정 파괴범으로 처벌받았다”며 “군부가 민간인을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공격했고 수많은 희생이 따랐던 만큼 전형적인 반인도적 범죄”라고 지적했다. 당시 계엄군의 총격으로 민간인 165명(정부 집계)이 사망했고 관련자 재판은 1996년에야 이뤄졌다 그는 “5·18 무력진압이 국제범죄로 인정돼 ICC에서 재판했다면 공소시효 문제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부소장은 한국 재판의 ‘글로벌 스탠더드 강화’도 주장했다. 그는 “헌법 제6조 제1항에 의해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며 “국제법은 우리가 좋든 싫든 우리 곁에 이미 와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한의 전쟁범죄에 대비하고 통일 후 북한에서 자행된 반인권적인 범죄도 국제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부소장은 2001년 대구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다 한국인 최초로 ICTY 재판관에 선출됐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법원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3점)에 대해 ‘정답이 없는 오류’라고 판단했다. 그동안 교육부 스스로 복수 정답을 인정한 전례는 있었지만 재판에서 명백한 오답을 정답 처리했다고 인정된 것은 수능 도입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민중기)는 16일 김모 씨 등 수험생 4명이 “수능 등급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수험생들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논란이 된 문항의 정답률은 49.89%였다. 지난해 이 과목의 1등급 커트라인은 50점 만점에 48점으로 이 문항 하나만 틀렸더라도 등급이 내려갔다. 세계지리를 선택한 3만7000여 명 중 오답 처리로 피해를 본 수험생은 절반가량인 1만8000여 명에 이른다.○ 법원 “정답은 교과서-현실 모두 반영해야” 서울고법은 교과서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교과서 내용만을 정답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수험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수능의 출제 범위가 교과서로 제한되는 것은 (그 내용이) 진실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서 “명백히 틀린 지문을 옳다고 해 출제 재량권을 일탈했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지난해 11월 실시된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에서 ‘유럽연합(EU)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총생산액의 규모가 크다’는 보기를 정답으로 보고 수능 등급을 매겼다. 수험생들은 총생산액을 비교할 기준시점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고 지도 우측 하단에 적힌 ‘(2012)’라는 표시에 의하더라도 2012년 세계은행 자료 기준으로 19조8860억 달러였던 NAFTA의 총생산액이 17조3508억 달러대인 EU를 앞질렀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세계지리 교과서와 교재 등에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내용이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평가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실제 2010년 이후의 총생산액은 EU보다 NAFTA가 더 크므로 해당 지문은 명백히 틀렸다”며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수험생들은 고를 수 있는 정답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 국가 상대 손배소 잇따를 듯 오답 처리된 학생들의 수능 등급이 수정된다고 해도 피해 학생이 직접 대학을 상대로 불합격 취소 소송을 제기해 구제될지는 미지수다. 국공립대의 경우 행정처분 취소 소송의 제소 기간인 ‘행정 처분을 안 날로부터 90일’이 이미 지났고 사립대 역시 이미 합격한 학생들을 떨어뜨리거나 ‘정원 외 입학’을 검토해야 하는 등 문제가 남아 ‘원상회복’이 쉽지 않다. 하지만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큰 문제가 없다. 한 교육 전문 변호사는 “평가원의 출제 및 채점 오류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따른 위자료 책임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판결에 대해 평가원은 “교과서에 기반해 정답 처리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즉각 상고하겠다고 밝혔다.신동진 shine@donga.com·김희균 기자}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고 장자연 씨가 소속사 대표의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아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는 사실이 법원 판결로 인정됐다. 서울고법 민사10부(부장판사 김인욱)는 장 씨의 유족이 소속사 대표였던 김모 씨(45)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유족에게 24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1심에선 술 접대를 강요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인정하지 않았고 폭행 사실만 인정해 700만 원의 배상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의 요구나 지시로 장 씨가 저녁식사나 술자리 모임에 자주 참석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고 태국 등에서 골프 모임에도 참석했다”며 “술자리 참석 등이 장 씨의 자유로운 의사로만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 씨는 2009년 3월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술 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고 폭행당했다’는 문건을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유족들은 “김 씨로부터 강요, 협박, 폭행을 당한 끝에 자살에 이르렀다”며 김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는 만취해 잠든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준 강간)로 기소된 직장 상사 김모 씨(46)에 대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경기도의 한 연구재단에서 부장으로 일하던 김 씨는 2011년 11월 회식자리에서 홍보업무를 하던 계약직 여직원 A 씨(당시 29세)가 만취해 잠이 들자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일주일 뒤 성폭력 전화 상담을 받았지만 피해사실이 알려질까 신고를 미루다 이듬해 퇴사한 뒤 김 씨를 고소했다. 김 씨는 "A 씨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해놓고 정규직 공모에서 떨어지자 앙갚음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성폭력 상담을 받을 당시는 아직 정규직 공모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김 씨가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실형 이유를 밝혔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재소자의 자살에 대해 국가가 유족에게 일부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유현영 판사는 수감 중 자살한 김모 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34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구치소는 김 씨의 1차 자살시도 후 사고 재발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방지 조치를 게을리 했다"며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자살을 시도한 고인의 잘못과 구치소가 모든 수용자의 동태를 완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점을 인정해 국가의 책임을 10%로 제한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성폭행 혐의로 구속돼 성동구치소에 수감된 뒤 상담에서 자살 징후가 발견돼 내부 모니터링이 가능한 독방에서 지냈다. 그는 한 차례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지난해 9월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검찰청은 세월호의 침몰 원인과 구조 과정을 놓고 유포된 14가지 의혹이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세월호 선체 오른쪽 바닥에 움푹 파인 듯한 흔적을 토대로 제기된 선박 또는 암초 충돌설은 “선박 도색이 변색 또는 탈색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선박이 움푹 파이거나 구멍이 생긴 건 아니다”라고 확인했다. 세월호 내부의 폐쇄회로(CC)TV, 사고 당시의 각종 동영상과 사진에도 충돌에 의한 흔들림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도로 훈련받은 일명 ‘마스크 맨’이 세월호를 폭파했다는 폭침설에 대해서는 “오렌지색 작업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가장 먼저 구조된 사람은 세월호 조기수 김모 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세월호 디지털 영상저장장치(DVR)에 기록된 CCTV 영상이 조작됐다거나 사고 발생 전 누군가 CCTV 작동을 일부러 정지시킨 것도 없었다. 국가정보원이 세월호의 실소유주라거나 증·개축에 관여했다는 의혹 역시 “국정원은 국정원법, 보안업무규정 등에 따라 국가보호장비 지정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며 “세월호 외에 씨스타크루즈호 등 다른 대형 여객선도 보안측정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이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 활동을 벌인 증거도 없었다고 했다. 유 전 회장의 사돈이 골프채 50억 원어치를 구입해 로비를 했다는 의혹의 경우 “유 전 회장 사돈이 구입한 골프용품은 4년 동안 약 3000만 원어치였다. 본인과 부인 등이 이를 사용했다”고 확인했다. 유 전 회장이 도피하기 위해 준비한 가방에 로비리스트나 비밀장부가 발견됐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검찰은 해경이 구난업체 언딘에 특혜를 제공한 점은 인정되나 구조 활동이 언딘 때문에 지연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은 “해경과 해군 관계자 진술에 따르면 잠수사들의 안전을 위해 해군 단정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해군도 자체 판단에 따라 접근하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발표에서 수사에 참여한 광주지검의 윤대진 형사2부장과 박재억 강력부장, 인천지검 정순신 특수부장을 참석시켜 세월호 의혹들을 해명했다. 통상 기소될 사안 외에는 자료에 포함시키지 않는 검찰의 발표 관행과 다른 이유는 소모적인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르완다는 ‘제노사이드(집단학살)’ 생존자와 가해자가 같은 공간에 살고 꿈꾸며 공존하는 전 세계 유일한 나라입니다. 용서와 화해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죠.” 1994년 다수인 후투족과 소수인 투치족 사이 내전으로 3개월 만에 100만 명이 ‘인종청소’를 당한 동아프리카의 내륙 국가 르완다. 대학살의 상흔이 아물기도 전에 연평균 경제성장률 7.2%의 초고속 발전을 해 ‘아프리카의 코리아’로 불린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세계헌법재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샘 루게게 르완다 대법원장(67·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르완다 재건의 비결을 털어놨다. 루게게 대법원장은 “내전 후 사법부의 붕괴로 어쩔 수 없이 도입한 ‘가차차(잔디 마당)’와 용서가 뜻밖의 화합을 가져다줬다”고 말했다. 가차차는 서구식이 아닌 르완다 전통 재판 제도로 마을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가해자가 만행을 고백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면 피해자가 용서해주는 주민 참여 재판이다. 범죄자 처벌을 위해 1995∼2005년 10년간 1만 건이 넘는 재판 사건이 쏟아졌지만 대학살 이후 살아남은 판사와 변호사는 30명에 불과했다. 르완다 정부는 급한 대로 6∼8개월간의 특별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는 한편 법관 출신이 아닌 마을의 명망 있는 자를 재판관으로 세우는 가차차를 2001년 도입했다. 루게게 대법원장은 “가해자가 시신을 암매장한 위치 등 진실을 말하고 유족이 용서를 해주면 법정형의 3분의 1까지 감형할 수 있게 했다. 사법부는 또다시 선고형의 반을 수감이 아닌 공익활동으로 대체해 가해자들이 국가 재건에 이바지하게 했다”고 말했다. 르완다는 가차차와 별도로 국가통합화해위원회를 세워 학교와 마을에서 화해를 위한 교육을 계속해 나갔다. 그 결과 감옥에서 죗값을 치른 가해자가 출소 후 스스로 피해자의 집안일을 돕는 등 진정한 사죄와 용서가 이뤄졌다. 2년 전 수도 키갈리에 국제중재센터 건립을 도운 박은영 김앤장 변호사(49)는 “르완다가 분쟁의 상처를 딛고 화해와 통합을 이룩한다면 통일 후 한국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좋은 선례를 남겨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루게게 대법원장은 “완전한 봉합이 있기까지 한 세대 정도가 더 걸리겠지만 르완다의 용서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2002년 두 살 아래 남편 B 씨와 결혼한 A 씨(45·여)는 첫째 딸을 낳은 뒤 집 근처로 이사 온 시어머니의 방문이 부담스러웠다. 시어머니는 손녀의 젖병, 기저귀, 분유 종류까지 정하고 A 씨가 다른 의견을 말하면 "말대꾸를 한다"며 아들에게 일렀다. 직장에 다니던 A 씨가 시댁에 맡긴 딸의 안부를 물을 때도 시어머니는 "왜 나를 못 믿느냐" 타박했다. 남편은 자초지종을 듣지도 않고 무조건 어머니 편만 들었다. A 씨가 퇴근하기 전에 딸의 백일잔치를 일방적으로 치르기도 했다. 남편과 시댁 식구에게 무시당한다고 생각한 A 씨는 둘째 아들을 낳은 뒤엔 시어머니의 강요로 불임수술을 받았다. 남편은 2011년 A 씨가 시어머니와 크게 다툰 뒤 대화를 끊었다. A 씨는 친정을 욕하는 남편에 항의하다 폭행까지 당하자 결국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김용석)는 A 씨가 남편 B 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등 청구소송에서 "B 씨는 A 씨에게 위자료로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B 씨가 고부 간 의견 차이를 적절히 조율하지 못하고 아내를 일방적으로 비난해 갈등을 일으켰다"며 "의견충돌이나 몸싸움으로 갈등이 심화됐음에도 적극적인 개선 노력 대신 A 씨의 친정과 왕래를 끊는 등 갈등을 확대시켰다"고 설명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은영 부장판사는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을 무단 복용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기소된 방송인 에이미(본명 이윤지·32)에게 벌금 500만 원과 추징금 1만8060원을 선고했다고 9월 30일 밝혔다. 졸피뎀은 불면증 치료용 수면제로 장기간 복용하면 환각 증세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에이미는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보호관찰소에서 만난 여성 권모 씨(34·여)에게서 4차례에 걸쳐 졸피뎀 85정을 건네받아 이 중 15정을 복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2년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보호관찰소에서 한 달간 약물치료를 받던 중이었다.정 부장판사는 "에이미가 동종 범죄의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불법 투약을 해 죄질이 좋지 않지만 잘못을 깨닫고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면서 "금전적인 대가가 오가지 않았고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던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사장님, 맛집에도 선정됐는데 청소년 도서기부금 어떠세요?" 케이블 TV 채널에 맛집 소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외주 제작사 김모 대표(33)는 식당 섭외보다 기부금 모금에 열정을 쏟았다. 그는 프로그램 출연을 희망하는 식당 주인에게 직접 전화해 "제작비는 필요 없으니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도서를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김 씨는 프로그램 저작료 명목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렸지만 몇몇 업주들이 퇴짜를 놓자 잔꾀를 낸 거였다. '맛집 촬영의 대가'를 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던 업주들이 선행을 베풀어달라는 요청에는 흔쾌히 지갑을 열었던 것. 김 씨가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 같은 방식으로 음식점 주인들에게 받아 챙긴 돈은 무려 9억4000여만 원이나 됐다. 총 478명의 업주로부터 매일 한번 꼴로 98만~320만 원을 뜯어냈다. 이 중 도서 구입에 사용된 돈은 기부금의 8%인 8100만 원이었고 그나마 1700원짜리 재고서적이 가장 비싼 책이었다. 나머지 돈은 김 씨의 차량 리스료, 아파트 자금, 케이블방송 관계자에게 줄 뇌물 등으로 사용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황병하)는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씨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방송 전문직 종사자인 김 씨가 도서기부금을 빙자해 출연장소를 섭외한 것은 고도의 지능범에 해당한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2011년 9월 27일 양승태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전반기 3년간 이뤄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과반의 정통 엘리트 법관 출신들이 주도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양 대법원장이 이끄는 정통 법관 출신 그룹은 전임인 이용훈 전 대법원장 시절에 임명된 안대희 전수안 김능환 박일환 전 대법관과는 차이를 보였다. ○ 과반의 정통 법관 그룹이 주도 본보가 28일 사회관계망분석(SNA) 프로그램 ‘유씨넷(Ucinet)’을 활용해 ‘양승태 대법원’ 전반기인 2012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내려진 전원합의체 판결 61건을 분석한 결과 재판에 관여한 대법원장과 전현직 대법관 등 18명은 크게 4개 그룹으로 나뉘었다. 이 가운데 양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양창수 전 대법관과 신영철 민일영 이인복 이상훈 김용덕 박보영 대법관으로 구성된 ‘1그룹’이 가장 다수를 형성했다. 대법원의 강력한 다수파로 분류된 1그룹에는 양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전현직 대법관 7명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중심축 역할을 했다. 이들이 같은 의견을 낸 사례는 분석 대상 61건 중 절반에 가까운 29건에 이른다. 학계 출신인 양창수 전 대법관이 국내 민법학계 최고 권위자이고, 법관 출신인 다른 대법관들도 법원행정처와 수도권지역 주요 법원의 요직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여성에 비서울대 출신인 박보영 대법관은 이른바 50대 중후반 남성에 서울대 출신인 이들과 다른 성향을 보일 것 같았지만 정통 법관 그룹과 가까운 의견을 제시했다. 현직 대법관만을 놓고 보면 전원합의체에 참여하는 13명 중 양 대법원장을 포함해 7명이 1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양 전 대법관 후임으로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낸 권순일 대법관이 합류하면서 대법원의 주류는 상당 기간 다수파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계 인사는 “법리에 충실하고 이념적으로는 보수적인, 그리고 예측 가능한 대법원 판결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소장파 4인방과 조희대 대법관, 새 흐름 만들까 고영한 김신 김창석 김소영 대법관이 형성하는 ‘신진 2그룹’과 조희대 대법관이 차지하는 위치는 독특하다. 김신 대법관은 향판 출신이자 장애인, 김소영 대법관은 여성, 김창석 대법관은 비서울대 출신이라는 특징이 있고 2012년 하반기 대법원에 합류한 이후 정통 법관 그룹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부동산 대물변제 약정을 어겼을 때 이를 배임죄로 처분해 온 수십 년간의 관례를 깨뜨린 판결에서 이들은 나란히 판례 변경을 주도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다른 재산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인정돼 온 재산인 부동산의 가치가 종전보다 하락한 시대적 흐름이 반영됐고, 배임죄 처벌의 범위를 좁힌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들은 도박중독자에 대한 강원랜드의 책임 여부를 다툰 사건에서도 일부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반대 의견을 함께 냈다. 올해 3월 합류한 조희대 대법관은 대법원의 주류인 정통 법관 그룹은 물론이고 소장파 4인방과도 다른 목소리를 냈다. 오히려 진보적 성향의 판결을 해 ‘독수리 5형제’로 불렸던 전수안 전 대법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인 안대희 전 대법관과 비슷한 네트워크 구도를 형성했다. 실제로 조 대법관은 전원합의체 참여 수는 적지만 이인복 김신 대법관 등과 7차례 중 3차례나 의견을 달리했다. 법원행정처장으로 이제는 재판에 참여하지 않는 박병대 대법관의 위치도 이채롭다. 혼자 떨어져 있지만 1그룹과 크게 의견이 갈리지 않으면서도 2그룹과도 일치도를 보였다. 법적 안정성은 물론이고 구체적 타당성에도 힘을 쏟는 그의 판결 성향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법원 관계자는 “박 대법관은 사건을 깊게 보지만 넓게도 볼 줄 안다. 법리적으로 옳지만 소수의견으로 남을 것 같으면 다른 대법관과 의견을 절충하거나 의견을 교환해 다수 의견에 반영하려 애쓴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시각 가진 대법관 더 필요 “한 마리의 제비로서는 능히 당장에 봄을 이룩할 수 없지만 그가 전한 봄, 젊은 봄은 오고야 마는 법. 소수의견을 감히 지키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고 민문기 전 대법원 판사(지금의 대법관)가 남긴 유명한 문장이다. 전원합의체에 대법관들이 갖는 부담감은 생각보다 크다. 다른 대법관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소수의견으로 남고 마는 대법관들의 스트레스도 상상 이상이라고 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국민 생활과 기본권에 큰 영향을 끼치는 최고 법률심이다. 지혜의 기둥인 대법관들이 각자의 영혼이 담긴 다양한 시각을 용광로처럼 녹이는 곳이다. 대법원이 정책법원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선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가 필요조건인 셈이다. 그러나 이번 분석에서 ‘양승태 대법원’은 정통 법관 출신이 밀집해 다수파를 형성하는 구조로 나타났다. 신임 대법관을 제청할 때마다 대법원은 “다양한 재판업무와 사법행정을 담당했다”라는 표현을 빼놓지 않고 있다. 이는 법리나 재판에 익숙한 정통 법관이 주류를 차지하지 않으면 1년에 3만6000건이나 되는 사건을 처리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하지만 상고법원을 설치해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최고법원의 위상을 세우려는 대법원의 미래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관 개인별 특징… 김소영-박보영 다른길 女대법관 ▼“여성 바람으로 발탁” 金소수파로… “법조계 기대에 부응” 朴다수파로양승태 대법원장과 가장 의견이 일치했던 대법관은 누구일까. 양 대법원장처럼 정통 법관 출신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서울대 법대 교수 출신인 양창수 전 대법관이었다. 두 사람은 61건의 전원합의체 판결 중 57건(93.4%)에서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통상 대법원장은 자기 의견을 개진하기보다 다수 의견이 모아지면 그쪽에 참여하는 것이 관례여서, 이를 감안하면 양 전 대법관은 가장 많이 다수 의견 편에 섰다는 얘기가 된다. 광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온 고영한 대법관과 충남 보령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나온 김창석 대법관은 대법관 임명 시기가 같다는 것 외에는 유사점이 없다. 그러나 전원합의체 판결 40건 중 39건에 같은 의견을 내 의견일치도(97.5%)가 전체 대법관들 사이에서 가장 높았다. 두 대법관은 하급심 재판장 시절에 소신 있는 판결을 자주 냈고, 대법원에 와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애인인 김신 대법관은 현직 대법관 중 소수의견을 낸 비율이 22.5%로 가장 높다. 그는 ‘통상임금’ 판결에서 “다수의견의 논리는 너무 낯설어 당혹감마저 든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반면 서울대 출신인 조희대 대법관은 전원합의체 판결 중 42.9%의 사건에서 김 대법관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둘은 주류 그룹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닮은꼴’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때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다각도에서 사건을 바라봄으로써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판결”을 말했던 조 대법관이 김 대법관 못지않은 ‘소수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인사청문회 때 “하늘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바람으로 대법관이 됐다”고 얘기했던 김소영 대법관은 소수파로, “여성 법조 선배들이 나에게 걸고 있는 기대에 부응하겠다”던 박보영 대법관은 다수파로 각기 다른 성향을 보이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 성향은 대법관들 간의 1 대 1 일치도로 분석했을 때도 이처럼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즉,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출신과 학력, 직역뿐 아니라 법률에 대한 가치관이나 과거 판결 성향 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2012년 대통령 선거의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내용의 ‘18대 대통령 부정선거 백서’를 발간해 대선 불복 논란을 일으킨 책의 저자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용관)는 26일 이 책의 공동 저자인 한영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노조위원장(60)과 김모 씨(67)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2012년 대통령 선거의 개표결과가 조작됐다는 내용의 '18대 대통령 부정선거 백서'를 발간해 대선 불복 논란을 일으킨 책의 저자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용관)는 26일 이 책의 공동저자인 한영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노조위원장(60)과 김모 씨(67)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 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시 법정 문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최모 씨(33)에게는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한 씨 등은 사소한 오류들을 조합해 객관적 증거 없이 개표 부정을 단정하고 의혹에 배치되는 사실조차 선관위의 거짓말로 치부하는 등 선관위 공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책의 내용이 대선결과를 부정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마치 사실처럼 인식돼 사회적 불안과 분열을 초래했음에도 반성이 없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 씨 등은 지난해 중앙선관위가 18대 대선 당시 전자개표기 조작 등의 부정을 은폐했다는 내용의 '18대 대통령 부정선거백서'를 출판해 선관위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4월 구속 기소됐다. 이 책은 1월 중앙선관위가 낸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배포와 판매가 금지됐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