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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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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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3-01~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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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원근 대표 “기업들이 도서관을 만들면 한국출판이 살아납니다”

    “책을 사는 개인이 줄고 있는 현 상황에서 책의 ‘사회적 수요’를 활성화해야 출판 생태계가 살아납니다.” 사무실 에어컨이 세차게 돌아갔지만 꽤 더웠다. 백원근 ‘책과 사회 연구소’ 대표(48)가 출판계를 활성화할 방안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한 탓이다. 백 대표는 1995년부터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며 독서 실태조사 등 국내 출판 분야를 20년간 연구해 왔다. 그는 최근 연구소에서 독립한 뒤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개인 사무실을 냈다. 15일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출판 산업이 많이 침체되고 나아가 읽기 문화까지 쇠퇴하는 것을 보면서 연구자로 지내기보다는 ‘실천가’로 현장에서 뛰며 무언가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연구소 이름을 ‘책과 사회’로 지은 것도 책과 사회를 연결하는, 즉 독자, 저자, 도서관, 출판사, 유통 등 출판 생태계 전체를 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 먹을거리는 지식산업에서 나와야 한다고 하죠. 창의력은 읽기를 통하지 않고서는 발현되지 않아요. 그런데 모바일 환경의 범람으로 개인들의 책 구매는 예전보다 훨씬 줄었습니다. 대안은 기업 등이 책을 사는, 즉 책의 사회적 수요를 높이는 겁니다.” 그는 “자주 오가는 회사 1층에 책을 비치하고 도서관을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업이 사원 복지를 위해 책을 대여하는 시설을 마련하면 직장인 독서율이 올라가고 사내 문화가 풍요로워질 겁니다. 기업들이 책을 구입하면 1000∼3000부가량 팔리는 책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도서가 출간될 수 있죠.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는 우선 출판계와 시민단체가 네트워크를 구성해 500대 기업 독서환경 조사, 도서시설을 잘 갖춘 기업 발굴, 조직 규모 대비 도서시설 운영 정도 등을 조사하고 직장에 도서실을 설치하는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새로운 서점 모델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주변에 서점이 없어 책을 접할 공간 자체가 부족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독서활동, 강연회 등이 열리는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서울 성균관대 앞 ‘풀무질 서점’, 경기 고양시 일산 ‘알모 책방’처럼 수많은 모임을 갖고 있는 서점의 운영 및 경영 모델을 구축하고 교육할 겁니다.” 백 대표는 이 같은 활동을 계획한 원동력이 그의 ‘딸’이라고 했다. “고2인 딸이 소설가가 되고 싶어 해요. 반갑지만 걱정이 많이 되죠. 국내에서 전업 작가가 몇 명이나 됩니까? 소설만 써서는 생활이 안 됩니다. 딸이 대단한 작가가 되지 않아도 작품 활동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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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애티커스는 변한걸까… 출판계-독자의 반응은?

    “너라면 정부가 운영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들 손에 운영되는 것을 원하겠어? 니그로들은 하나의 종족으로서는 아직도 유아기에 있다.” 하퍼 리(89)의 신작 ‘파수꾼’(열린책들)에서 애티커스 핀치가 외친 말이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흑인을 변호하는 정의로운 변호사였던 애티커스가 14일 발간된 ‘파수꾼’에서는 이처럼 인종차별주의자로 그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서울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간담회 등을 통해 ‘파수꾼’에 얽힌 사연을 정리했다. ○ 출간 막전막후 “1년 치 생활비를 줄 테니 하고 싶은 걸 해.” 1956년 12월 리에게 친구 마이클 브라운은 이렇게 제안한다. 리는 이듬해 초부터 ‘파수꾼’을 썼고 5월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다. 출판사 편집자 테이 호호프는 “작품은 좋지만 원고를 달리 써야 한다”고 리를 설득한다. 당시 미국은 1954년 ‘브라운대 교육위원회 소송’에서 연방대법원이 공립학교 흑인 차별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후 백인들이 반발해 흑인들을 폭행하는 등 흑백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대의 논쟁을 직접적으로 담은 ‘파수꾼’이 그대로 나오면 판매나 작가의 안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리는 호호프의 말을 받아들여 ‘앵무새 죽이기’를 썼다. 리는 당초 두 책뿐 아니라 한 권을 더한 3부작을 계획했다. 하지만 ‘앵무새 죽이기’가 성공을 거두자 ‘더 좋은 작품을 쓰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에 ‘파수꾼’을 금고에 넣고 은둔 생활을 해 오다 뒤늦게 원고가 빛을 보게 됐다. ‘앵무새 죽이기’와 ‘파수꾼’에 이은 세 번째 소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리의 변호인 토냐 카터는 최근 세 번째 소설이 있을 수 있다고 암시했다. 그는 리가 지명한 전문가들이 먼로빌은행 금고에서 미확인 원고들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카터는 그 미확인 원고가 ‘파수꾼’이나 ‘앵무새 죽이기’의 초고인지, 두 책을 연결하는 세 번째 책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파수꾼’을 번역한 공진호 씨는 “앞으로 리의 작품들을 비교해 가며 비평하는 등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그가 범죄 관련 소설을 쓰려고 자료 조사를 한 흔적도 있다”고 말했다.○ ‘파수꾼’ 흥행은? ‘파수꾼’은 미국에서 초판 발행만 200만 부, 아마존 예약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세계 출판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도 활력을 불어넣을지는 미지수다. 한 대형 서점 관계자는 “현재까지 예약 주문은 200부가량으로 ‘대박’ 추세는 아니다”며 “미국의 인종 문제라 국내 독자의 감정 이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충격적 반전’이란 보도와 공격적 마케팅으로 20만, 30만 부는 나갈 것”(A출판사 대표)이라는 전망도 있다. ‘파수꾼’은 선인세가 6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40만 부 이상은 팔려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출판계는 진단한다. 열린책들 측은 “‘앵무새 죽이기’가 7월 들어 1만 부 판매된 만큼 ‘파수꾼’도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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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 외롭지 않아요, 서가에 10000권의 아빠가 있으니까

    《 4년이 지났다, 아빠가 하늘나라로 떠난 지도. 빈자리는 컸지만 아빠가 ‘자신’의 일부를 남겼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서재에 꽂힌 수많은 책을 통해…. 2011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출판평론가 최성일 씨(사진)의 아내 신순옥 씨(45), 딸 서해 양(15), 아들 인해 군(11)의 이야기다. 》 ○ 아빠의 서재 아이들은 좀처럼 아빠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잊어버린 것처럼,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엄마는 서운했다. “아빠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면서 기억해주면 좋을 텐데….” 신 씨는 남편이 일하던 출판전문잡지 ‘기획회의’에 책과 관련한 글을 연재하게 됐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는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들 내면의 빈자리와 상처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야 오히려 치유가 된다고 봤어요. 남편도 항상 말했죠. 글을 쓰면서 감정을 감추지 말고 솔직히 드러내라고요.” 아이들은 의외로 엄마의 뜻을 순순히 따랐다. 인해 군은 “엄마를 도와줘야 한다는 마음”이었다고 나중에야 속내를 밝혔다. 책은 따로 살 필요가 없었다. 109m² 넓이의 집에는 ‘아빠의 책’이 무려 1만 권 넘게 있었다. 거실은 물론이고 각 방, 복도 양쪽에 있는 책꽂이에는 칸마다 두 겹으로 책이 빼곡했다. 격주마다 함께 독후감을 쓸 책을 골랐다. “어릴 때는 장난감도 아니고 책이 많은 게 왜 좋다는 건지 몰라 불평했지만 이제는 ‘책들이 다음에 귀중한 자산이 될 거야’란 아빠 말씀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어요.”(서해 양) 1년 반 동안 세 가족은 ‘우리 가족입니다’ ‘어린 왕자’ ‘만희네 집’ 등 총 21권의 책을 읽은 뒤 생각을 나누고 독후감을 썼다.○ 아빠의 책은 ‘아빠’ 쉽게 꺼낼 수 없던 이야기도 책을 매개로 술술 풀어놓게 됐다. 신 씨는 제일 먼저 ‘아빠’를 주제로 다루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몇 권의 책을 읽은 뒤에야 아빠를 잃은 한 아이의 성장기를 다룬 ‘아빠 보내기’(박미라)를 함께 읽을 수 있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침울해하기도 하고, 가끔 북받치는지 눈가를 훔쳤다. 세 가족은 한 자, 한 자 글을 쓰며 아빠를 더듬어갔다. 독후감이 완성된 후 엄마는 아이들의, 아이들은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됐다. “아빠 때문에 기운 없어 보이는 엄마를 보면서 걱정 많이 했다. 엄마가 아빠처럼 우리만 두고 훌쩍 사라져버릴까 봐, 아직도 나는 무섭다…. 가끔 아빠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아이들 보면 울컥 올라온다. 어렸을 때의 나랑 아빠 같아서…. 살짝 말을 걸어보고 싶기도 하다. 아빠한테 말하듯이. 미안하다고, 고맙다고.”(서해 양의 독후감) 인해 군은 아빠와 함께 레고를 만들던 기억을 되새기며 ‘꿋꿋이 살아야겠다’고 썼다. 신 씨도 독후감을 읽고서야 아이들이 아빠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꺼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아이들의 입을 막은 건 남편 얘기만 나오면 침울해했던 나 자신인 것을 몰랐어요.” 세 가족에게 글쓰기는 서로의 내면을 확인하고 가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었다. 이들은 글 쓴 과정과 독후감을 묶어 ‘아빠의 서재’(북바이북)를 최근 펴냈다. 책에 담긴 그림들도 서해 양이 직접 그린 것이다. 이 책은 최 씨의 기일(1일)에 영전에 놓였다. 8일 기자는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이들을 만났다. 그날도 아빠의 서재에 있는 책엔 아이들의 손때가 쌓여가고 있었다. “엄마, 다음 책 제목을 ‘아이들의 책꽂이’로 해요.”(인해 군) “아니야. 인해가 빨리 결혼해서 손자를 낳으면 ‘할머니의 서재’로 하자. 호호호∼.”(신 씨)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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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의 서재’…한자, 한자 써가며 아빠를 더듬어갔다

    4년이 지났다, 아빠가 하늘나라로 떠난 지도. 빈자리는 컸지만 아빠가 ‘자신’의 일부를 남겼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서재에 꽂혀진 수많은 책을 통해…. 2011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출판평론가 고(故) 최성일 씨의 아내 신순옥 씨(45), 딸 서해 양(15), 아들 인해 군(11)의 이야기다. ●아빠의 서재 아이들은 좀처럼 아빠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잊어버린 것처럼,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엄마는 서운했다. “아빠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면서 기억해주면 좋을 텐데….” 지난해 초, 신 씨는 남편이 일하던 출판전문잡지 ‘기획회의’에 책과 관련한 글을 연재하게 됐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들 내면의 빈 자리와 상처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야 오히려 치유가 된다고 봤어요. 남편도 항상 말했죠. 글을 쓰면서 감정을 감추지 말고 솔직히 드러내라고요.” 아이들은 의외로 엄마의 뜻을 순순히 따랐다. 인해 군은 “엄마를 도와줘야 한다는 마음”이었다고 나중에서야 속내를 밝혔다. 책은 따로 살 필요는 없었다. 109㎡ 넓이의 집에는 ‘아빠의 책’이 무려 1만권 넘게 있었다. 거실은 물론 각 방, 복도 양쪽에 있는 책꽂이에는 매 칸마다 두 겹으로 책이 빼곡했다. 격주마다 함께 독후감을 쓸 책을 함께 골랐다. “어릴 때는 장난감도 아니고 책이 많은게 왜 좋다는 건지 몰라 불평했지만 이제는 ‘책들이 다음에 귀중한 자산이 될 거야’란 아빠 말씀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어요.”(서해) 7개월 동안 세 가족은 ‘우리 가족입니다’, ‘어린 왕자’, ‘만희네 집’ 등 총 21권의 책을 읽은 뒤 생각을 나누고 독후감을 썼다. ●아빠의 책은 ‘아빠’ 쉽게 꺼낼 수 없던 이야기도 책을 매개로 술술 풀어놓게 됐다. 신 씨는 제일 먼저 ‘아빠’를 주제로 다루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몇 권의 책을 읽은 뒤에야 아빠를 잃은 한 아이의 성장기를 다룬 ‘아빠 보내기’(박미라)를 함께 읽을 수 있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침울해하기도 하고, 가끔 북받치는지 눈가를 훔쳤다. 세 가족은 한자, 한자 글을 쓰며 아빠를 더듬어갔다. 독후감이 완성된 후 엄마는 아이들의, 아이들은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됐다. “아빠 때문에 기운 없어 보이는 엄마 때문에 걱정 많이 했다. 엄마가 아빠처럼 우리만 두고 훌쩍 사라져버릴까 봐, 아직도 나는 무섭다…. 가끔 아빠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아이들 보면 울컥 올라온다. 어렸을 때의 나랑 아빠 같아서…. 살짝 말을 걸어보고 싶기도 하다. 아빠한테 말하듯이. 미안하다고, 고맙다고.”(서해의 독후감) 인해 군은 아빠와 함께 레고를 만들던 기억을 되새기며 ‘꿋꿋이 살아야겠다’고 썼다. 신 씨도 독후감을 읽고서야 아이들이 아빠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꺼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아이들의 입을 막은 건 남편 얘기만 나오면 침울해 했던 나 자신인 것을 몰랐어요.” 세 가족에게 글쓰기는 서로의 내면을 확인하고 가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었다. 이들은 글 쓴 과정과 독후감을 묶어 ‘아빠의 서재’(북바이북)를 최근 펴냈다. 서해 양이 책 표지 그림을 직접 그렸다. 이 책은 최 씨의 기일(2일)에 영전 앞에 놓였다. 8일 기자는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이들을 만났다. 그날도 아빠의 서재에 있는 책은 아이들의 손때가 쌓여가고 있었다. “엄마, 다음 책 제목을 ‘아이들의 책꽂이’로 해요.”(인해) “아니야. 인해가 빨리 결혼해서 손자를 낳으면 ‘할머니의 서재’로 하자. 호호호~.”(신 씨)김윤종기자 zozo@donga.com}

    • 2015-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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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외계인 연구, 근본적으론 인류 미래에 대한 것”

    ‘참 희한한’ 일이다. 종교학자와 신학자가 만나 ‘UFO’(미확인 비행물체)와 외계인에 관한 책을 내다니…. 주인공은 이화여대 한국학과 최준식 교수(59)와 영국 옥스퍼드대 동양학부 지영해 교수(58). 최 교수는 종교학, 죽음학의 권위자다. 지 교수 역시 서양신학, 동양철학을 두루 연구하며 옥스퍼드 패러다임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9일 서울 북촌로에서 이들을 만나 사연부터 물었다. “2007년 월터하우트란 미국인의 유언장이 공개됐어요. 1974년 ‘미군 비행장 주변에 UFO가 추락했다’는 일명 ‘로스웰사건’의 보도자료를 쓴 장교예요. 유언을 통해 ‘당시 외계인의 사체를 목격했다’며 평생 숨겨둔 말을 했습니다. 함께 논의할 연구자를 찾았고 지 교수를 만났습니다.”(최) 지 교수도 12년 전 외계인 피랍자를 다룬 존 맥 하버드 교수의 저서를 본 후 외계인 연구에 몰두해 왔다. 이들은 지난해 초부터 수차례 만나고 e메일을 교환한 후 △외계인이 누구인지 △왜 그들이 지구를 방문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생각을 책에 담았다. “세간의 잣대로 보면 ‘교수’처럼 자신이 지식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UFO 같은 유사(類似)과학 현상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되죠. 그런데 UFO나 외계인이 그렇게 무시할 현상은 아닙니다.”(최) 정말로 외계인이 존재할까? “1994년 9월 16일 짐바브웨 루와라는 마을의 초등학생 62명이 외계인과 UFO를 목격했다고 동시에 증언했죠. 외계인에게 피랍을 당해봤다는 증언도 많아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99.9% 데이터 없이 믿음 차원에서 외계인은 ‘없다’고 결론을 내려요. 기억의 왜곡, 집단 무의식이 만든 허구로 보는 시각이 다수인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유사한 증언을 할 수 있을까요?”(지) 생체실험을 통해 지구인과 외계인의 혼혈종까지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다는 게 지 교수의 주장이다. “학문적 동료이자 친한 친구에게 외계인 연구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이후 연락이 끊어지더군요. 많은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문제라 포기할 수 없더군요.”(지) 최 교수는 외계인을 UFO와 비(非)물질로 구성된, 즉 영적 존재와 유사한 무언가로 본다. 반면 지 교수는 인류보다 몇 단계 진화한 고등 생물체로 정의했다. “물고기는 바다만이 세계의 모든 것이라고 믿겠죠. 갑자기 인간이 그물을 내려 물고기를 잡아간다면 마치 외계인이 지구에 나타나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을까요? 외계인은 먼 우주가 아닌, 지구생명권 근처에 있는 ‘인접생명권’, 즉 물고기 입장에서는 바다 밖 세상 같은 곳에서 살다가 지구에 나타난다고 봐요.”(지) 1시간 정도 대화를 하다 보니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다만 이들의 말 속에는 ‘외계인의 유무’라는 단순한 질문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었다. “외계인 연구는 근본적으로 나 자신과 인간의 미래에 대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미래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봐야 합니다.”(최) “‘어떤 사건이 정말 일어나느냐’라는 단순한 질문이 아닙니다. 세계를 보는 패러다임의 문제예요. 기존 패러다임으로 설명이 안 되는 현상이 너무 많을 때, 또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 우리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지)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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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학·죽음학 세계적 권위자, UFO와 외계인을 말하다

    ‘참 희한한’ 일이다. 종교학자와 신학자가 만나 ‘UFO’(미확인 비행물체)와 외계인에 관한 책을 내다니…. 주인공은 이화여대 한국학과 최준식 교수(59)와 영국 옥스퍼드대 동양학부 지영해 교수(58). 최 교수는 종교학, 죽음학의 권위자다. 지 교수 역시 서양신학, 동양철학을 두루 연구하며 옥스퍼드 패러다임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9일 서울 북촌로에서 이들을 만나 사연부터 물었다. “2007년 월터하우트란 미국인의 유언장이 공개됐어요. 1974년 ‘미군 비행장에 UFO가 추락했다’는 일명 ‘로스웰사건’의 보도자료를 쓴 장교에요. 유언을 통해 ‘당시 외계인의 사체를 목격했다’며 평생 숨겨둔 말을 했습니다. 함께 논의할 연구자를 찾았고 지 교수를 만났습니다.”(최) 지 교수도 12년 전 외계인 피랍자를 다룬 존 맥 하버드 교수의 저서를 본 후 외계인 연구에 몰두해왔다. 이들은 지난해 초부터 수차례 만나고 e메일을 교환한 후 △외계인이 누구인지 △왜 그들이 지구를 방문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생각을 책에 담았다. “세간의 잣대로 보면 ‘교수’처럼 자신이 지식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UFO 같은 유사(類似)과학 현상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되죠. 그런데 UFO나 외계인이 그렇게 무시할 현상은 아닙니다.”(최) 정말로 외계인이 존재할까? “1994년 9월 16일 짐바브웨 루와라는 마을의 초등학생 62명이 외계인과 UFO를 목격했다고 동시에 증언했죠. 기억의 왜곡, 집단 무의식이 만든 허구로 보는 시각이 다수인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유사한 증언을 할 수 있을까요?”(지) 생체실험을 통해 지구인과 외계인의 혼혈종까지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다는 게 지 교수의 주장이다. “학문적 동료이자 친한 친구에게 외계인 연구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이후 연락이 끊어지더군요. 많은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문제라 포기할 수 없더군요.”(지) 최 교수는 외계인을 UFO와 비(非) 물질로 구성된, 즉 영적존재에 유사한 무언가로 본다. 반면 지 교수는 인류보다 몇 단계 진화한 고등 생물체로 정의했다. “물고기는 바다만이 세계의 모든 것이라고 믿겠죠. 갑자기 인간이 그물을 내려 물고기를 잡아간다면 마치 외계인이 지구에 나타나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을까요? 외계인은 먼 우주가 아닌, 지구생명권 근처에 있는 ‘인접생명권’, 즉 물고기 입장에서는 바다 밖 세상 같은 곳에서 살다가 지구에 나타난다고 봐요.”(지) 1시간 정도 대화를 하다보니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다만 이들의 말 속에는 ‘외계인의 유무’라는 단순한 질문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었다. “외계인 연구는 근본적으로 나 자신과 인간의 미래에 대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미래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봐야 합니다.”(최) “‘어떤 사건이 정말 일어나느냐’라는 단순한 질문이 아닙니다. 세계를 보는 패러다임의 문제에요. 기존 패러다임으로 설명이 안 되는 현상이 너무 많을 때, 또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 우리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지)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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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고 싶을 때 아무 때나 훌쩍… 주제별 여행도 부쩍 늘어

    “어떤 여행책을 봐야 하지….”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지를 찾는 이가 많다. 어떤 여행책을 사야 할지도 고민이다. 2014년 기준 해외여행객 1500만 명, 국내 여행객 3800만 명 시대. 한국인은 어떤 여행도서를 샀을까? 동아일보가 8일 국내 대형 서점과 2006∼2015년 여행도서 판매량을 분석해 보니 ‘5가지 여행 키워드’가 나왔다.①쇼트(Short) 교보문고와 예스24가 집계한 2006∼2015년 해외여행 분야 연간 베스트셀러 1∼10위 책(200권)을 분석한 결과 유럽(25권) 여행서가 가장 많았다. 홍콩(12권), 도쿄(11권), 오사카(10권), 싱가포르(8권) 등 한 도시를 집중적으로 다룬 여행서가 뒤를 이었다. 유럽이 1위로 강세였지만 최근 3, 4년 사이에는 홍콩이나 대만, 방콕, 라오스 등 짧은(Short) 거리에 있는 아시아 국가의 여행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오사카, 대만, 오키나와, 싱가포르, 홍콩 관련 여행서가 1∼5위에 올랐다. 회사원 최재원 씨(39)는 “주말에 연차를 붙여 휴가를 떠나는 경우가 많아 가까운 나라, 짧은 여행을 선호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시아권 여행서는 국제 이슈에 민감하다. 알에이치코리아 고현진 여행팀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탓에 싱가포르, 홍콩 여행서가 반사이익을 누린 반면 올해는 일본 엔화 약세와 홍콩 독감으로 일본 여행서 인기가 올랐다”고 했다.②리피터(Repeater) ‘여행서+α’의 경향도 두드러졌다. 베스트셀러 상위권에는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쓴 ‘여행의 기술’(2010년), 여행지에 감성을 녹인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2014년) 등 산문과 그림, 인문적 요소 등을 추가한 책이 많았다. 시공사 원경혜 여행팀 차장은 “같은 여행지를 여러 번 찾는 리피터(Repeater)가 늘어나면서 ‘+α’가 중요해졌다”며 “기초정보는 빼고 핫 플레이스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여행서 시리즈를 따로 발간 중”이라고 말했다. ③얼리 버드(Early bird) 여행서 구입 시기도 바뀌고 있다. 월별 여행도서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해마다 1∼3월 판매량이 월평균보다 최대 36%포인트까지 증가했다. 인터파크 홍보팀 정지연 과장은 “예전에는 여행책이 7, 8월 집중적으로 팔렸지만 이제는 1년 여행 계획을 미리 세워 항공권과 호텔을 싸게 예약하는 ‘얼리 버드(Early bird)’족이 많아져 연초에 여행서 구매가 집중된다”고 설명했다.④코스(Course) 국내 여행서는 특정 지역보다는 ‘대한민국 웬만한 곳은 다 있다’ ‘주말여행 컨설팅북’처럼 별다른 준비 없이 떠날 수 있도록 여행 코스를 중점적으로 소개한 책이 인기였다. ‘주말여행 코스북’을 낸 길벗 출판사 민보람 과장은 “이제 여행은 시간이 날 때 가는 특별한 무언가가 아닌, 아무 때나 떠날 수 있는 취미생활이 됐다. 바로 떠나려면 코스 고민을 덜어줘야 한다”고 했다. 평일 오후에 갈 만한 여행 코스를 다룬 ‘반나절’ 여행서도 나오고 있다. ⑤디테일(Detail) 출판계는 1989년 해외여행 자율화로 시작된 단체여행(1.0), 1990년대 중반∼2010년 이전의 자유배낭여행(2.0) 시대에 이어 ‘세밀한’ 개인의 문화 취향대로 움직이는 ‘여행 3.0’ 시대가 최근 여행서적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발간된 ‘일본으로 떠나는 서양 미술 기행’은 고흐, 르누아르 작품 등이 전시된 일본 미술관을 소개한 책이다. ‘만화를 찾아 떠나는 일본 여행’ ‘유럽 도자기 여행’ 등도 비슷한 유형이다. 미래의창 박정철 편집장은 “향후 6개월이나 장기간 체류하며 여행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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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danger’ 아니라 ‘risk’… 놀면서 위험을 극복하는 과정 필요해

    ‘?’ 놀이터를 다룬 이 책을 접한 순간 의문부터 들었다. 우리 아이가 조금이라도 다칠까 봐 전전긍긍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만 한 제목이기 때문. 세월호 참사 이후 온 사회가 안전을 부르짖는데 ‘놀이터는 위험해야 한다’고 주장하다니…. 1일 오전 이 책의 저자인 놀이터 디자이너 편해문 씨(47·사진)를 만나 이유를 물었다. 그는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밥”이라는 말부터 꺼냈다. “내 아이에게 비타민, 칼슘이 부족할까 염려하죠. 그런데 한국 아이들이 정말 결핍된 것은 ‘놀이’예요. 놀면서 친구와 협력하고 다투고, 삐치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학교 교과과정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것을 체득합니다. ‘놀이터’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맞는 말이지만, 놀이터에 아이를 보내도 또래들이 모두 학원에 가기 때문에 놀이터에 있다가는 ‘왕따’가 되는 것이 현실 아닌가. 소설가였던 편 씨가 20년 전부터 어린이 놀이운동가로 활동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삶의 생기’가 사라지는 것이 걱정됐어요. 어릴 때 놀면서 생기를 축적한 후 어른이 돼서 힘든 순간에 그 기운을 꺼내면서 살거든요. 그런데 우리 어린이들은 그런 생기를 축적하지 못하고 있어요. 어른들이 놀 권리를 주지 않는 것은 큰 문제예요.” 편 씨는 획일화된 국내 놀이터를 비판했다. “한국에는 대략 6만 개의 놀이터가 있어요, 대부분 모양이 똑같습니다. 놀이터 가운데 그네, 미끄럼틀이 있는 조합놀이대가 설치되고 바닥은 고무…. 이상하죠? 사회는 그렇게 창의력을 부르짖는데 상상력을 키울 어린이들의 놀이터는 어쩜 그렇게 똑같이 생겼을까요…. 다양성이 없는데 어떻게 창의력이 생기겠습니까?” 그는 “어른들이 아파트를 건축하면서 놀이터는 끼워서 파는 것만을 생각한다”며 “놀이터의 주인공은 놀이기구가 아니라 아이들”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놀이터를 만들려면 역설적으로 ‘위험요소’를 심어야 한다고 편 씨는 주장했다. “사고가 언제 나는지 아세요? 놀이터가 지루할 때예요. 놀이터가 재미없으면 아이들은 그네 기둥 위로 올라가고, 놀이기구를 부수고, 놀이기구를 다른 용도로 사용해요. 그 과정에서 사고가 납니다. 놀이터는 ‘위험’이 있어야 해요. ‘데인저(Danger)’, ‘해저드(hazard)’가 아니라 ‘리스크(risk)’ 말이죠. 놀이터에서 놀면서 리스크를 인지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런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어른이 돼서도 자신 앞에 어려움이 닥칠 때 이겨낼 수 있지요.” 세계적 놀이터 디자이너 귄터 벨치히에게 놀이터 전반에 대해 배우는 등 편 씨가 2010년부터 독일, 덴마크, 일본 등 선진국 놀이터를 누비며 내린 결론이라고 한다. “벨치히는 40년 동안 2000개의 놀이터를 만든 전문가예요. 그런 그가 가장 잘 만든 놀이터로 꼽은 곳을 보고 놀랐습니다. 벨치히가 살고 있는 독일 뮌헨 잉골슈타트에 놀러간 적이 있죠. ‘내가 20년을 가꾼 놀이터’라며 놀이기구 하나 없는 숲 속 공터 같은 곳으로 저를 데려가더군요. 자연적인 놀이터를 ‘최고’라고 하는 겁니다.” 편 씨는 “물론 도심에서 그런 놀이터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며 “공터에 나무와 흙언덕만 있는 놀이터도 있고, 놀이기구가 많은 놀이터도 있는 등 다양한 놀이터가 생겨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전남 순천시와 ‘기적의 놀이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흙 언덕 등 지형을 흥미롭게 꾸미고 철망이 없는 놀이터를 구상 중이에요.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을 길러주는 그런 놀이터를 꼭 만들 겁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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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세 150色… 이상한 나라의 수많은 앨리스

    “오늘 해준 이야기를 책으로 써 주세요.” 1862년 7월 4일 영국 템스 강 줄기 ‘디 이시스’. 뱃놀이를 마친 후 소녀는 신사를 졸랐다. 이날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였던 루이스 캐럴(1832∼1898)은 학장 헨리 리들의 세 딸과 뱃놀이를 했다. 세 딸 중 한 명인 앨리스 리들은 캐럴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요구했고, 캐럴은 토끼 굴로 떨어진 후 이상한 나라에서 모험을 하게 된 소녀 이야기를 지어내 들려줬다. 이후 캐럴은 소녀의 요구에 따라 책을 쓰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직접 삽화를 그렸지만 분량이 늘어나자 그림 작가 존 테니얼(1820∼1914)과 의기투합해 공동작업을 했다. 이 책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하 앨리스)라는 제목으로 1865년 발간됐다.○ 새로운 앨리스를 그려라 올해는 ‘앨리스’가 발간된 지 150년 된 해다. 특히 앨리스가 세상에 ‘태어난’ 7월 4일을 기념해 출판계는 앨리스 띄우기에 한창이다. 도서출판 사파리가 ‘앨리스’와 후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합친 특별판을 내는 등 최근 다양한 판본이 출간됐다. 예스24, 인터파크, 등 대형 서점도 앨리스 기획전을 열고 있다. 출판사들은 새로운 앨리스 이미지를 강조한다. 7일 창비가 내는 ‘앨리스’는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1914∼2001)이 그린 삽화를 담았다. 그는 예쁜 원피스와 단정한 구두를 신은 기존 앨리스 대신에 하얀 원피스에 생머리를 한 자유로운 앨리스를 표현했다. 배경도 엉뚱하고 기묘한 ‘이상한 나라’ 묘사 대신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학수첩은 모던 아티스트 구사마 야요이가 특유의 도트 무늬로 그린 앨리스 판본을 발간한다.○ 앨리스 그리기 150년 전쟁 앨리스는 이야기 자체가 독창적이면서 상상력을 크게 자극해 그동안 수많은 화가의 그림 소재와 아이디어의 원천이 됐다. 영국 그림 작가 아서 래컴은 섬뜩할 정도의 광기를 앨리스에 담았고, 영국 화가 머빈 피크는 검은 선만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윌리 포가니, 마리아 커크 등 수많은 유명 작가가 다섯 살 앨리스를 장난스럽거나 푸근하거나 성숙하게 그려냈다. 국내 발간된 앨리스 판본 중에는 그림동화 작가 앤서니 브라운, 헬렌 옥슨버리 작품의 호응이 높다. ‘곰 사냥을 떠나자’로 유명한 옥슨버리는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흰 운동화를 신은 친근한 앨리스를, 오스트리아 일러스트레이터 리즈베트 츠베르거는 수채화와 파스텔 색감의 앨리스를 연출했다. 국내 작가가 그린 앨리스도 있다. 인디고 출판사는 성인 취향에 맞춰 앨리스 이미지를 현대화했다. 김민지 작가는 “장난기도 있고, 항상 ‘왜?’라고 물어보는 호기심 많은 여자아이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수많은 ‘앨리스’가 있지만 여전히 원작자 존 테니얼을 넘어선 그림은 없다는 것이 문학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 테니얼의 삽화가 들어간 ‘앨리스’(비룡소)가 압도적으로 많이 출간됐다. 동아일보가 교보문고와 함께 국내 출간 ‘앨리스’ 누적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1위 역시 테니얼의 ‘앨리스’였다. 그의 그림에는 귀여운 소녀이면서 약간 신경질적인 앨리스의 표정이 가장 잘 살아있다. 테니얼의 ‘앨리스’가 많은 데는 저작권 보호 기간을 ‘작가 사후 50년’으로 정한 국제저작권협약에 따라 ‘앨리스’의 저작권이 사라진 점도 한몫했다. 앨리스의 모델이 된 앨리스 리들이 흑발인데도 테니얼이 앨리스를 금발로 그린 이유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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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인간, 날개 없지만 뛰어난 머리로 비행… 우주관광 상용화 머지않아”

    인간은 날개가 없다. 그럼에도 하늘을 날고 싶어 한다. 말장난 같지만 본능적으로 가지지 못한 능력을 본능적으로 갈구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행기에는 인간의 숙명적 갈망이 담겨 있다. “맞아요. 비행 연구를 하다 죽은 사람도 많아요. 글라이더 개발의 선구자인 오토 릴리엔탈은 새의 날개와 꼬리 모양을 본떠 글라이더를 만들었죠. 하지만 1896년 8월 비행 중 17m 상공에서 추락해 사망했어요. 헛된 죽음은 아니에요. 그의 이야기가 언론에 소개됐고 이를 본 라이트 형제가 비행에 관심을 가지게 됐거든요.” 24일 만난 장조원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55·사진)는 열정적으로 비행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비행기의 원리와 역사부터 근대 로켓의 선구자 치올콥스키, 최고의 공기역학자 프란틀, 2차 세계대전의 에이스 파일럿으로 꼽히는 더글러스 베이더,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한 찰스 린드버그까지 비행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을 최근 출간했다. “인간은 날개가 없지만 뛰어난 머리가 있어 나는 것이 가능했죠. 비행의 역사에서 정말 주목할 시기는 1804년이에요. 조지 케일리가 새처럼 날개를 위아래로 퍼덕여야 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고정식 날개의 글라이더를 만들었습니다.” 장 교수는 미국의 천재 항공기 설계자 앨버트 버트 루탄도 비행의 역사를 바꾼 인물로 꼽았다. “1986년 12월 루탄이 만든 보이저 호가 3180kg의 연료를 싣고 무려 9일 3분 44초 동안 공중 급유 없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았어요. 그런 기술이 아직 상용화하진 못했지만, 현재 항공기술은 ‘더 빠르게 더 높게’에서 ‘더 안전하게 더 저렴하게’로 바뀌고 있죠.” 책에는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환영할 내용도 많다. 세계 최초의 실용 제트전투기 ‘Me 263’,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벨X-1’, 꼬리날개가 없는 ‘B-2 폭격기’, 현존 최강 전투기 ‘F-22’ 등이 사진 등 풍부한 자료와 함께 소개된다. “개인적으로 ‘하늘을 나는 기차’로 불렸던 DC-3를 좋아합니다. 1930년대 엔진 덮개를 장착하고 간섭 항력을 줄이는 신기술이 모두 도입된 획기적인 여객기였죠. 1954년 국내 세 번째로 도입된 DC-3 우남(이승만 대통령 아호)호는 아직도 인하대 광장에 전시돼 있죠.” 비행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하늘을 볼 수 있는 투명 지붕 비행기부터 로켓으로 전환되는 복합엔진을 가진 비행기가 개발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저렴하게 우주여행 하고 싶으시죠? 지구에서 100∼160km 고도까지 올라가 별과 푸른 지구를 보면서 무중력을 6분 정도 경험하는 준궤도 우주관광이 가능하게 될 겁니다. 터보팬 엔진을 가진 ‘화이트 나이트’ 비행기가 우주에 나갈 스페이스십 투를 싣고 고도 15.2km까지 올라간 후 우주로 쏘아 보냅니다. 스페이스십 투는 지구 110km까지 올라가는 탄도비행을 하고요. 상용화가 머지않았어요.” 차세대 ‘6세대 전투기’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무력화하는 기능을 가진 무인전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장 교수는 덧붙였다. “파일럿이 일정 이상의 중력가속도에 못 견디다 보니 비행기의 움직임에 한계가 있었어요. 하지만 무인전투기라면 순간적으로 방향을 역으로 바꾸는 비행도 할 수 있죠. 인간이 조종하는 비행기로는 대적하기 어려울 겁니다. 인간의 본능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하늘과 관련된 기술의 발전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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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획일적 등단제 지양… 작가 발굴 시스템 다양해져야

    《 최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소설 분야 1위는 지난달 번역 출간된 장편소설 ‘오베라는 남자’(다산책방).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은 스웨덴 출신의 칼럼니스트이자 유명한 블로거다. 그는 이 작품을 블로그에 연재하면서 댓글로 독자들과 활발히 소통했다. 출판사가 이 블로그를 보고 책 출간을 제안했다. 이 책은 현지에서 70만 부 이상 팔렸고 독일, 영국, 캐나다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됐다. 다산책방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소설이 문예지나 인터넷 등에 연재되지만저자가 독자의 반응을 작품에 반영하고 독자와 소통하는 일은 드문 것 같다”고 말했다. ‘개미’ ‘뇌’ 등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경우 출판사에 투고해 데뷔했다. 》○ “등단 제도 문학 생태계 다양성 저해” 등단은 한국만의 독특한 작가 데뷔 제도다. 작가 지망생들은 신춘문예를 통한 등단 외에 문예지에 원고를 투고하고 평론가들의 심사를 거쳐 등단하게 된다. 주요 문학출판사가 문예지를 갖고 있어 자연스럽게 등단과 평론, 출판 과정에서 ‘문학권력’과 작가들의 폐쇄적 관계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 동아일보가 전문가 10인에게 한국 문학의 새로운 ‘백년대계’에 관해 문의한 결과 등단 제도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여럿 나왔다. 강무성 열린책들 주간은 “등단 제도에서 합격증을 받기 위해선 내면의 이끌림보다 심사 요건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작품이 다양해지려면 미등단 작가 작품도 많이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해종 박하 대표도 “등단 제도는 문학 생태계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측면이 있다”며 “강한 개성,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작가 발굴을 위해서라도 등단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이런 등단 제도를 통과한 문예창작과 출신 작가들이 주류를 이루는 데 비해 해외에선 출판사 투고 중심으로 다양한 직업과 세대의 작가를 발굴하고 있다. 창비,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로 구축된 문학권력의 폐해와 개선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민음사 대표 편집인을 지낸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해외는 문학작품의 생산 조직과 비평 조직이 결합된 구조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만 그렇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비평 집단과 출판 자본이 분리돼 있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스가 내는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시카고대가 출간하는 ‘크리티컬 인콰이어리’ 등은 출판사와 상관없는 독립된 비평 공간이다.○ 새로운 스토리텔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독자와 소통하는 작품이 나오기 위해선 문장에 대한 집착이 아닌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연선 은행나무 출판사 대표는 “이야기가 있는 소설은 ‘원 소스 멀티 유스’가 가능하다.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가 되면서 문학의 지평은 더 넓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우영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국내 단편문학이 감성의 중요함을 일깨우는 측면이 컸지만 일반 독자들은 ‘이야기성’이 강한 장편에 관심을 갖는 만큼 장편 서사를 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에 베스트셀러 열풍을 일으킨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은 기자와 PD로 일했다. 그는 “언론에서 일하면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가 창작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표절 사태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경숙 씨를 둘러싼 표절 사태가 오히려 “한국 문학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영준 경희대 교수는 “문학이 한국을 만들어 왔고, 한국의 정치적 상상력은 문학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한국 문학의 사회적 위치가 높기 때문에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던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작가회의는 표절을 막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실무 협의와 공론화 절차를 밟고 있고,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도 문학 표절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신 씨의 책을 출간해온 문학동네는 25일 문학권력을 비판했던 평론가들과 자사 편집위원이 함께하는 좌담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문학동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을 통해 문학동네가 경청해야 할 말씀을 들려주신 권성우 김명인 오길영 이명원 조영일 이상 다섯 분께 저희가 마련한 좌담의 장에 참석해 주실 것을 청한다”고 밝혔다.김지영 kimjy@donga.com·박훈상·김윤종 기자}

    • 201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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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숙-한국문학’ 연관어, 대부분 ‘표절’ ‘타락’ 등 부정적

    “신경숙 작가가 표절했다는 작품만을 골라 따로 판매행사를 하면 좋겠습니다. ‘한국문학의 거장 신경숙도 반한 바로 그 작품들’이란 광고 문구와 함께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독자의 농담이다. 이 글은 트위터에서 600건 가까이 ‘리트윗’됐다. 이처럼 최근 일주일 동안 소설가 신경숙 씨 표절 논란을 둘러싼 누리꾼들의 비판 글이 SNS에서 화제였고, 한국문학에 대한 시선도 싸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빅데이터 분석업체 스토리닷과 신 씨의 표절 논란이 처음 보도된 16일부터 해명 인터뷰가 나온 23일까지 트위터, 블로그 등 SNS에서 ‘신경숙’ ‘한국문학’이란 단어가 들어간 문서 수(언급량) 총 7만5676건을 분석한 결과 연관어는 ‘부정적’ 단어가 대부분이었다. 이 기간 한국문학은 2만9406건이나 언급됐다. 이 단어에 대한 ‘심리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표절(7677건)과 타락(2309건)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누리꾼들은 ‘한국문학=표절, 타락’으로 본 셈이다. 연관어 3위는 ‘배려’였지만 ‘표절 시비를 겪는 한국문학을 배려하자’는 긍정적 의미가 아니었다. 한국작가회의 정우영 사무총장이 “해외에서 이만큼 알려진 작가는 고은 시인 외에 신경숙이 처음이므로 이 귀함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이 SNS에서 비판을 받으면서 연관어 순위 상위에 오른 것. 이 밖에 비판(4위) 의혹(5위) 논란(6위) 비현실적(7위) 등이 뒤를 이었다. 신경숙이란 단어도 같은 기간 4만6270건이나 언급됐으며 심리 연관어는 표절(2만8775건) 논란(5674건) 의혹(3921건) 타락(2193건) 등이었다. 신경숙과 한국문학의 연관어가 순위만 조금 다를 뿐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문인들은 침묵의 공범’ ‘사실상 한국문학=표절문학이라고 인정한 꼴’ ‘대놓고 표절하는 심리도 놀랍다’ 등의 비판글은 700∼1000건 이상 리트윗되면서 SNS에서 확산됐다. 스토리닷 유승찬 대표는 “신경숙 사건으로 한국문학 기득권의 타락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이 제기됐고 대형 출판사와 스타 작가의 유착시스템이 표절 불감증을 불렀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결국 이번 논란은 한국문학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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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과인지 변명인지” 독자 분노 못 달랜 신경숙 해명

    “신경숙은 문학이란 땅을 황폐하게 만들었습니다.” 표절 논란에 휘말린 소설가 신경숙 씨(52)가 마침내 입을 열었지만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셌다. 신 씨는 22일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했지만 표절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았다. 특히 신 씨가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독자에게 사과한다”고 밝힌 부분에 비판이 집중됐다. “마지못해 사과했다” “논점을 교묘하게 피하는 느낌” “말장난에 불과하다” 등이 주류를 이뤘다. “당신 자전거를 훔치지는 않았는데, 당신 자전거가 우리 집에 있다. 나는 당신 자전거에 가지도 않았는데, 왜 자전거가 내게 있을까란 답변이나 다름없다”고 비꼬는 글도 눈에 띄었다. 인터뷰 기사에 달린 댓글 2000여 개 중 90% 이상이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문학, 출판계도 술렁였다. 문단에선 “신 씨가 자기 혼자 살기 위해 문단 전체의 고민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왔다. 신 씨의 발언이 오히려 한국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를 더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 주요 문학상 수상자인 중견 소설가 A 씨는 “신 씨는 애매한 표현 대신 (표절을) 했으면 했다, 안 했으면 안 했다고 명확하게 인정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소설가 B 씨는 “상당 기간 신간을 출간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문단에서 주를 이룬다”며 “독자들이 의심의 눈으로 한국 소설을 읽을 텐데 오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C출판사 대표는 “이건 사과가 아닌 말장난 수준이다. 진정성이 없다”고 말했다. 신 씨의 해명이 철저히 준비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출판인 D 씨는 “대형 출판사들이 여론의 추세상 더이상 침묵하면 곤란하다고 신 작가를 설득했을 것이고 사전 논의를 거쳐 ‘꼬투리’ 잡히지 않는 수준을 정해 인터뷰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자기 검열’의 기준을 높이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등단 10년 차 소설가 D 씨는 “문장 하나하나 쓸 때마다 더욱 신경을 쓰게 될 것 같다”면서 “글을 쓸 때는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젠 스스로 더 엄격하게 경계해야겠다”고 말했다. 소설가 E 씨도 “소설의 사소한 부분이라도 영향을 받은 대목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출처를 확실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씨를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23일 본보와 한 통화에서 “고발을 취하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표절 의혹을 제기할 만하고 이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는 신 씨의 말은 변명”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고의성’ 여부고 이를 법적으로 가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zozo@donga.com·박훈상 기자}

    • 201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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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문학 낯 깎을라” 국가대표 작가의 표절의혹 후폭풍

    “한국 문학의 인지도를 높이려던 수년간의 노력이 물거품 될까 봐 걱정됩니다.” 국내 문학을 해외에 소개해 오던 한 출판계 관계자의 말이다. 표절 의혹에 대한 소설가 신경숙 씨(52)의 침묵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칫 한국 문학에 대한 해외 평판이 크게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작가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 온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최근 신 씨 표절 의혹 파동을 보면서 착잡함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번역원 관계자는 “신 씨에게 계속 표절 의혹이 제기되다 보니 앞으로 신 씨를 어떻게 해외에 소개할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2010년경 국내 소설이 본격적으로 해외에 번역, 출판되면서 국내 작가들의 해외 인지도도 높아졌다. 그 중심에 신 씨가 있었다. 그의 ‘엄마를 부탁해’(Please Look After Mom) 영문판이 2011년 미국 대형 출판사 크노프에서 출간된 후 세계 35개국에 소개됐다. 지난해에도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가 미국에서 출간됐고, 올해 하반기에는 ‘외딴방’이 출간될 예정이었다. A출판사 편집자는 “신경숙 고은 황석영 김영하 한강 정도가 해외에 알려졌는데 신경숙의 인지도가 단연 톱”이라고 말했다. 그간 정부 차원에서도 신 씨를 적극 홍보했다. 번역원은 ‘리진’ ‘깊은 슬픔’ 등 총 8개의 작품을 영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몽골어 등 16개 언어로 번역하도록 지원했다. 신 씨는 각종 국제도서전에 한국 대표작가로 초청됐고, 지난해 4월 핀란드에서는 신경숙 초청 문학 행사까지 열렸다. 하지만 신 씨의 표절 논란이 외신에 보도되면서 한국 문학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 씨 작품의 해외 판권을 관리하는 KL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해외로 번질 경우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 한국 문학이 해외에서 쌓아 온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신 씨의 작품 ‘기차는 7시에 떠나네’를 영어 번안 작업 중인 대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작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추후 (대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 씨와 출판사 창비의 해명 아닌 해명이 더 큰 논란을 초래한 가운데 당사자가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신 씨는 집필을 이유로 서울 자택을 떠나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신 씨의 또 다른 단편소설 ‘무거운 새의 발자국’(1990년)과 ‘멀리, 끝없는 길 위에’(1992년)가, 전남 나주 출신인 시인 윤희상 씨(54)가 1987, 1989년 발표한 시 제목과 완전히 일치한다는 지적도 22일 제기됐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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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라도 문단 스스로 표절기준과 처벌규정 만들자”

    《 소설가 신경숙 씨(52)의 표절 논란이 확산되는 추세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이 지적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18일 신 씨를 검찰에 고발하자 문학계는 “문단 내부에서 해결할 일”이라며 고발 철회를 주장했다. 한국작가회의와 문화연대는 문단의 자정능력을 강조하며 23일 ‘표절사태와 한국문학권력의 현재’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한다. 시인 이종섭 씨는 페이스북에 “작가회의를 탈퇴했다. 가망성이 없다”고 문단에 대한 실망을 밝히기도 했다. 표절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동아일보는 19∼21일 문단과 출판계, 저작권 전문가 10명으로부터 문학작품 표절의 근본적 원인과 근절을 위한 제언을 들었다. 》○ 문단 내 카르텔, 전무(全無)한 표절 기준이 근본 원인 전문가 10명 중 절반 이상이 국내 문학계에 표절이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신인 작가로 등단해 기성 작가로 자리 잡는 과정의 폐쇄성을 꼽았다. 계간 ‘작가세계’ 편집위원 박철화 씨(50)는 “과거에 사과하고 인정했다면 이런 사달도 나지 않았을 텐데”라며 ‘문단의 닫힌 구조’를 이야기했다. 그는 1999년 작가세계 가을호에서 신 씨의 소설 ‘작별 인사’가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가족’을 표절했다며 처음으로 신 씨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당시 출판사들이 철저하게 신 씨를 감싸면서 이런 의혹이 묻혔다는 게 박 씨의 주장이다. 실제 황석영 등 원로작가부터 유력 문학상을 수상한 권지예, 조경란까지 그동안 문단에서는 유명 작가들의 표절 시비가 여러 차례 있었다(표 참조). 하지만 문단 내부에서만 시끄러웠을 뿐 작가가 부인하고 출판사가 보호해 금세 묻혔다. 출판인 A 씨는 “작가가 되려면 대형 출판사나 신춘문예 같은 좁은 관문을 뚫어야 하는 ‘문학 고시생’이 돼야 한다. 등단 후엔 선후배, 선생과 제자로 묶이면서 서로에 대한 비판이나 표절 의혹에 눈감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등단 후엔 창비,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 등 문학 메이저 출판사의 계간지 등에 작품을 연재하고 책으로 묶어 출판해야 ‘밥벌이’가 가능하다. ‘뜨는’ 작가가 되려면 대형 출판사의 편집위원, 평론가가 ‘하사’하는 ‘주례사 비평’과 문학상도 필요하다. 소설가 B 씨는 “많은 작가들이 ‘신경숙은 가더라도 출판사 권력은 영원하다’며 출판사에 밉보이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문학평론가인 권성우 숙명여대 교수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문학동네 편집위원 신형철 권희철 씨가 신 씨를 비판한 것에 대해 “대세에 밀린 사후약방문이다. 창비 이상으로 문학동네의 책임이 크다. 문학동네 지면을 통해 이뤄진 신경숙 소설에 대한 글과 대담, 리뷰는 상당 부분이 확대 해석, 문학적 애정 이상의 과도한 의미 부여였다”고 밝혔다. 표절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이 문학계 내에 존재하지 않는 점도 지적됐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김찬동 법제연구팀장은 “‘몇 개 단어, 문장이 겹치면 표절’이란 구체적 기준이 국내 저작권법 조항에는 없다”며 “저작권 침해 여부는 법원에서 원저작물을 봤을 가능성을 의미하는 ‘의거성’과 두 작품의 ‘실질적 유사성’을 기준으로 상황에 따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음악계와 학술계 등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표절 문제에 대처해 왔다. 음악계는 핵심 부분 두 소절(8마디)이 똑같을 경우, 학계는 여섯 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하거나 명제 또는 데이터가 유사한 경우 등을 표절로 인정한다는 기준이 마련돼 있다. C출판사 편집자는 “문학계는 작품 표절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조차 없다. 문단도 표절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문인윤리조사위원회서 백서 만들자” 본보의 제언 요청에 응한 전문가들은 ▽대형 출판사의 지나친 이기주의 버리기 ▽문단의 도덕성 높이기 ▽표절에 관한 명확한 기준과 처벌규정 마련하기 ▽표절 문제에 대한 백서 제작하기 등을 제시했다. 박철화 작가세계 편집위원은 “신 씨의 잘못도 있지만 대형 출판사의 상업주의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베스트셀러 유명 작가의 표절 문제니까 용서해주겠단 생각은 문단의 낮은 도덕 수준을 보여준다”며 “정치인도 자기 표절로 낙마하는 시대에 문단만 사회의 양심 기준을 못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원 경희대 교수는 “연구윤리규정이 있는 학술계처럼 문학계도 법률가 등을 참여시켜 명확한 윤리강령과 처벌규정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가칭 문인윤리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지금까지의 표절 행위를 종합적으로 담은 백서를 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윤종 기자}

    • 201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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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살아남은 공룡이 ‘새’… 닭 유전정보로 공룡 만드는 연구 진행 중”

    영화 ‘쥬라기 월드’가 메르스 확산 속에서도 흥행몰이 중이란 소식을 접했다. 그러던 차에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브라키오사우루스 등 여섯 공룡을 중심으로 공룡 세계를 알아보는 책이 최근 출간됐다. 영화 개봉에 맞춘 ‘기획 상품’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공룡 관련 각종 가설을 비롯해 다양한 삽화와 그림, 최신 연구 결과까지 담아 내용이 탄탄했다. 18일 만난 저자는 의외로 20대 청년이었다. 지질학, 지구환경과학을 전공한 박진영 씨(28)는 2012년 국내 최초로 중생대 거대도마뱀 화석을 찾아내고 홀로 해외 공룡학회를 찾아다니는 등 스스로 고생물을 연구해온 독특한 젊은이다. “국내에는 어린이 도감용 공룡책이나 어려운 전문가용 공룡책만 있어요. 그 중간을 이어주려 했어요. 아직 학위를 받은 석학은 아니지만 공룡에 대해 가장 최신 연구 결과까지 섭렵했다고 자부합니다.” 그에게 공룡 멸종 원인부터 물었다. “공룡 대멸종은 잘못된 표현이에요. 백악기 말 공룡뿐 아니라 다른 동식물도 많이 멸종됐죠. 여러 학설이 있지만 운석이 떨어져 생태계 환경이 교란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공룡뿐 아니라 곤충의 40%, 조류와 포유류 90%, 거북 80%가 멸종했어요.” 박 씨는 “공룡은 아직 멸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당시 30kg 이상 동물은 다 죽고 그 이하만 살아남았어요. 공룡도 5% 정도는 살아남았죠. 지금껏 살아 있는 공룡은 바로 ‘새’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와 닭, 펠리컨, 타조가 모두 공룡류예요. 그동안 18세기 학자 칼 린네가 만든 ‘린네식 분류법’으로 생물을 분류했는데, 신체 특징으로 분류하는 린네식에선 새와 공룡을 전혀 다른 분류군으로 봤죠. 요즘은 그물망식 가계도로 분류합니다. 새와 공룡은 삼각돌기 모양, 발목 관절 등 해부학적으로 7개의 공통점을 가지는 같은 분류군의 생물이에요.” 이를 반영하듯 최근 공룡 연구자들은 닭을 변형해 공룡을 만들려는 ‘치킨노사우루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병아리가 되는 배아 과정을 보면 처음에는 꼬리가 길다 짧아지고, 손이 생기는데 이게 날개가 됩니다. 이빨도 있는데 이게 부리로 바뀌고요. 이런 과정을 유전자 조작으로 생략해서 이빨과 손이 생긴 상태에서 태어나는, 즉 공룡처럼 생긴 닭을 만들려는 거예요.” 하지만 영화 ‘쥬라기 공원’처럼 호박(화석이 된 송진)에 갇힌 모기 속 공룡 유전정보를 추출해 복원하는 일은 현재 불가능하다. “스테고사우루스는 가장 오래된 모기 종류로 알려진 부르마큘렉스 안티쿠스보다 6000만 년 전에 산 공룡입니다. 더구나 공룡의 피가 모기 배 속에 있다 해도 여러 물질이 섞였을 텐데 그 유전정보로 공룡을 만들기 어렵죠. 그럼에도 공룡 연구는 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공룡의 뇌실(腦室)을 연구해 시각, 후각, 방향감각을 알아내고 뼈를 녹여서 성별을 확인합니다.” 우리가 아는, 심지어 이 책 표지에 그려진 전형적인 공룡의 모습마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실제 영화 속 사냥꾼 공룡으로 유명한 ‘벨로키랍토르’의 경우 크기는 거위만 하다. “공룡 연구의 역사는 200년도 안 됐어요. 화석으로 생전 모습을 정확히 알기 어렵잖아요. 티라노사우루스는 ‘고질라’처럼 상체를 세우고 꼬리를 끌면서 서서 걷는 모습으로 묘사됐지만 실제는 상체를 숙이고 꼬리를 수평으로 한 채 움직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 조상은 몸에 깃털도 있어 복슬복슬했고요. 우리가 아는 공룡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추정된 형태예요. 공룡 모습은 계속 변할 겁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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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지도-도로 표지판… 영문 번역표기 통일

    외국인이 서울에서 보는 창덕궁의 영문 표기는 제각각이다. 서울시 관광지도에는 ‘Changdeokgung(Palace)’으로, 도로 안내표지판에는 ‘Changdeokgung’, 창덕궁 안내판에는 ‘Changdeok Palace’로 표기돼 있다. 앞으론 이처럼 지명이나 문화재명의 서로 다른 영문 번역 표기가 통일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자연 지명과 문화재 이름을 쓸 때 전체를 로마자로 표기하고 그 속성을 번역해 병기하는 등의 ‘도로·관광 안내용어 번역 통일안’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 남산의 경우 ‘Namsan’으로 표기하고 속성인 ‘Mountain’을 병기해 ‘Namsan Mountain’으로 쓴다. 한강은 ‘Hangang River’, 경복궁은 ‘Gyeongbokgung Palace’가 된다. 인공 지명은 명칭의 앞부분만 로마자로 표기하고 속성 번역을 병기한다. 예를 들어 광장시장의 경우 광장은 그대로 ‘Gwangjang’을 쓰고 속성인 시장은 ‘Market’으로 번역해 ‘Gwangjang Market’으로 표기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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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끊임없는 이벤트… 독자 여러분, 책과 함께 놀고 즐기세요”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 북스피어는 독특한 이벤트로 유명하다. 책 속에 각종 메시지를 숨겨 놓고 독자가 발견하게 하는 ‘이스터 에그(Easter egg)’, 독자가 기차를 타고 여행하며 신작 추리소설의 교정을 직접 보는 ‘낭만열차’, 극한 상황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담은 사진공모전인 ‘익스트림 리딩’…. “독자들이 책과 함께 놀고 즐겨야 한다”는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39)의 소신 때문이다. 18일로 북스피어 창립 10주년을 맞는 김 대표는 독특한 ‘생일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폐교를 빌려 1박 2일 동안 장르문학 부흥회를 열기로 한 것. 최근 에세이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를 펴낸 ‘그’다운 아이디어다. 그는 스스로를 ‘야매 출판인’이라고 정의했다. “10년간 110종의 장르소설을 출간했더군요. 의무감으로 한 건 아니에요(웃음). 학창 시절 학교에서 추리소설을 읽다 선생님에게 혼나고 했죠. 솔직히 염상섭의 ‘삼대’보다 무협, 추리, 공상과학이 훨씬 재미있지 않았나요?” 그는 ‘범인이 궁금하지 않으면 책값을 돌려준다’며 결말 부분을 봉인한 뒤 이 봉인을 풀지 않으면 책값을 돌려줬다. 자신이 앨범 모델로 나오는 소설 OST도 제작했다. “책 팔 생각이 아니라 그냥 제가 재미있는 것을 한 건데…. 독자들이 반응하더군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내려는데 돈이 없었어요. 만화 ‘드래곤볼’의 손오공 필살기인 ‘원기옥’(타인 여럿의 기를 모아 쏘는 장풍)에서 따온 독자 펀딩 이벤트를 진행했죠. 다들 미쳤다고 했는데 1억3000만 원이 모이는 기적이 일어났죠. 하하.” 김 대표는 국내 문단의 엄숙주의가 독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설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한국 문학이 하나도 없어요. 해외 작가들만 활개 치는데 정작 작가나 출판사는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아요. 독자들이 원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바꿔야 합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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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위 쫓아 일찌감치 왔소”

    추리소설의 대목이 바뀌고 있다. 보통 추리나 미스터리, 공포 소설의 대목은 휴가철인 7월에 시작됐으나 봄이 짧아지고 6월부터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대작들이 일찌감치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찍 시작된 추리·미스터리 소설 전쟁 인기 작가들의 작품들을 묶어 ‘추리소설 어벤저스’로 통하는 ‘페이스 오프’가 최근 출간됐다. 마이클 코넬리(‘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리 차일드(‘잭 리처’ 시리즈) 등 영미권 대표 추리소설 작가 22명이 두 명씩 짝을 이뤄 쓴 단편소설 11개를 담았다. 법정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샴의 ‘잿빛음모’,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로 스타 작가가 된 넬레 노이하우스의 ‘산 자와 죽은 자’, 2014년 퓰리처상 수상작 ‘황금방울새’ 등 굵직한 작품도 지난주 잇따라 출간됐다. 이달 내로 나올 기대작도 많다. 우선 숙적 모리아티 교수와 싸우다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추락해 최후를 맞은 셜록 홈스, 그 뒤의 공백기를 다룬 ‘셜록 홈스: 모리아티의 죽음’이 관심을 모은다. ‘2015년 에드거 상’을 수상한 스티븐 킹의 첫 탐정 소설 ‘미스터 메르세데스’, ‘모방범’으로 잘 알려진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도 곧 출간을 앞두고 있다. 프랑스 추리소설의 여제로 통하는 프레드 바르가스의 ‘죽은 자의 심판으로’, ‘스노우맨’을 쓴 노르웨이 최고의 범죄소설가 요 네스뵈의 ‘아들’,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로 유명한 ‘나인 드래곤’, ‘악인’을 쓴 요시다 슈이치의 ‘분노’도 이달 내 나올 예정이다. ○ 한국 독자가 좋아한 장르소설은? 국내 독자들에게 ‘먹히는’ 추리물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동아일보 취재팀이 교보문고와 함께 2006∼2015년 추리·미스터리·공포 소설 분야 누적 판매량을 분석했다. 1위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웃음’, 2위는 프로이트와 융이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살인의 해석’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일본 추리소설 수가 많았지만 최상위권은 영미, 유럽 소설이 차지했다. 작가별로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압도적인 1위였고 베르나르 베르베르, 우타노 쇼고 순이었다.(표 참조). 황금가지 김준혁 주간은 “일본 추리소설은 영미권에 비해 캐릭터가 살아있어 감정이입이 잘되고 배경, 정서적으로 이해가 잘된다. 문체도 술술 읽힌다”고 말했다. 북로드 이서하 편집자는 “일본 추리소설은 작가가 다작을 하고 마니아층이 책을 사 밀리언셀러급 대박은 나오지 않는다. 반면 영미권 장르 소설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 한 번 흐름을 타면 일반 독자도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일본 추리물은 아기자기한 디테일과 깔끔한 전개, 영미권은 총격전, 마약, 첩보 등 선 굵은 하드보일드 성향, 북유럽 소설은 어둡고 선혈이 낭자한 분위기의 특징을 지닌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추리·미스터리 물은 △2000∼2005년 ‘다빈치 코드’ 등 영미권 소설 △2006∼2013년 일본 소설 △2014년∼현재 북유럽 소설 등 작품 다양화 순으로 변해 왔다. ‘비채’ 이승희 편집장은 “영미, 일본권은 괜찮은 작품이 다 소개돼 소진된 반면 북유럽 작품은 이제야 가장 잘 쓴 책들이 소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추리소설의 전망은 어둡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추리소설을 쓰면 ‘급이 떨어진다’는 식으로 폄하하니 양질의 작가가 나올 환경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이달 추리물 대작이 쏟아진 가운데 국내작은 ‘아린의 시선’(서미애) 정도가 주목받는 데 그쳤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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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 “그냥 재미로 한건데, 독자들이 반응해”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 북스피어는 독특한 이벤트로 유명하다. 책 속에 각종 메시지를 숨겨 놓고 독자가 발견하게 하는 ‘이스터에그’(EasterEgg), 독자가 기차를 타고 여행하며 신작 추리소설의 교정을 직접 보는 ‘낭만열차’, 극한 상황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담은 사진공모전인 ‘익스트림 리딩’…. “독자들이 책과 함께 놀고 즐겨야 한다”는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39)의 소신 때문이다. 18일로 북스피어 창립 10주년을 맞는 김 대표는 독특한 ‘생일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폐교를 빌려 1박2일 동안 장르문학 부흥회를 열기로 한 것. 최근 에세이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를 펴낸 ‘그’다운 아이디어다. 그는 스스로를 ‘야매 출판인’이라고 정의했다. “10년 간 110종의 장르소설을 출간했더군요. 의무감으로 한 건 아니에요(웃음). 학창시절 학교에서 추리소설을 읽다 선생님에게 혼나고 했죠. 솔직히 염상섭의 ‘3대’보다 무협, 추리, 공상과학이 훨씬 재미있지 않았나요?” 그는 ‘범인이 궁금하지 않으면 책값을 돌려준다’며 결말 부분을 봉인한 뒤 이 봉인을 풀지 않으면 책 값을 돌려줬다. 자신이 앨범 모델로 나오는 소설 O.S,T도 제작했다.“책 팔 생각이 아니라 그냥 제가 재미있는 것을 한 건데…. 독자들이 반응하더군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내려는데 돈이 없었어요. 만화 ‘드래곤볼’의 손오공의 필살기인 ‘원기옥’(타인 여럿의 기를 모아 쏘는 장풍)에서 따온 독자 펀딩 이벤트를 진행했죠. 다들 미쳤다고 했는데 1억 3000만원이 모이는 기적이 일어났죠. 하하.” 김 대표는 국내 문단의 엄숙주의가 독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설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한국문학이 하나도 없어요. 해외작가들만 활개 치는데 정작 작가나 출판사는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아요. 독자들이 원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바꿔야 합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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