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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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윤철 기자입니다.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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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신해철씨 수술醫 모레 경찰 소환… 수술 동영상 촬영-삭제 정황 못밝혀

    고 신해철 씨의 장협착 수술을 집도한 S병원 강모 원장(44)이 9일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피고소인 신분인 강 원장과 일정을 조율한 결과 9일 출석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신 씨의 아내는 지난달 31일 대리인을 통해 송파경찰서에 업무상 과실치사 가능성을 수사해 달라며 S병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자체 조사 결과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한 뒤 대한의사협회에 의료 과실 여부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S병원의 의료장비를 분석한 결과 수술 당시 동영상을 촬영했거나 촬영 후 삭제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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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인 듯 조폭 아닌… ‘동네 건달’ 천태만상

    서울 강남구 영동시장 상인들에게 오모 씨(61)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 술에 취한 오 씨가 어슬렁거리며 나타나면 상인들은 그와 눈길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개를 돌리기 일쑤였다. 오 씨의 별명은 ‘왕건이’. 자신을 “조선의 왕인 왕건이다”라고 소개하며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그가 왜 고려 태조인 왕건을 조선시대 왕으로 착각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는 호프집 등 음식점에 무작위로 들어가 행패를 부리면서 ‘왕’과 같은 대우를 요구했다. 공짜 술과 음식을 요구하며 욕설을 퍼붓는 오 씨에게 피해를 본 업소만 7곳에 이른다. 행여 상인이 경찰에 신고를 하면 다음 날 업소를 다시 찾아와 “내가 오늘 너를 죽이고 형무소 간다”며 협박했기 때문에 상인들은 좀처럼 경찰에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1년 넘게 이어져 온 오 씨의 범죄 행각은 동네 조폭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는 경찰에 붙잡히면서 끝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 씨를 지난달 20일 영동시장 내 A호프집에서 행패를 부린 혐의(업무방해)로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오 씨를 경찰에 신고한 호프집 주인 김모 씨(46·여)는 “경찰이 오 씨처럼 서민의 피를 빨아먹는 상습 범죄자를 검거한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를 내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9월 3일부터 ‘동네 조폭’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동네 조폭은 일정 지역을 기반으로 상습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개인이나 소규모 폭력배를 뜻한다. 경찰 관계자는 “동네 조폭은 경찰의 지속 관리를 받는 조직폭력배와 달리 주류에 포함되지 못한 ‘넘버3’(삼류 깡패)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동네 조폭의 유형은 오 씨 같은 ‘진상 손님’과 ‘허세 및 세력 과시 집단’ ‘상습공갈범’으로 분류된다. 9월 강남경찰서가 검거한 조모 씨(36) 일당은 전국구 조직폭력배로 위장한 뒤 강남구의 B유흥주점에 출입해 종업원을 폭행했다. 한 여성 종업원이 자신들이 준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10여 명씩 무리를 지어 다닌 이들은 “형님! 오셨습니까?”라며 90도 각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거나 웃옷을 벗어 문신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조직폭력배 행세를 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수산물 도소매업체 직원들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 일당 같은 부류는 자신들의 세력을 허위로 부풀려 피해자에게 위압감을 주려고 한다. 피해자 입장에선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못한다”고 말했다. 불법 유흥업소가 선뜻 피해 신고를 못한다는 점을 악용한 동네 조폭도 있다. 김모 씨(34)는 5월 온라인 구직 사이트를 통해 강남권 일대 안마시술소의 상호명과 업무용 휴대전화번호를 확보했다. 이후 그는 “C안마시술소 종업원 중 마약 투약자가 있다”며 경찰에 허위 신고를 했다. 그러고는 안마시술소 업무용 휴대전화에 “내가 신고를 한 사람인데 10만 원을 보내지 않으면 이번에는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신고해 문을 닫게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경찰에 섣불리 신고를 했다가 불법행위가 들통날 것을 우려한 업주는 결국 김 씨에게 돈을 송금했다. 김 씨는 이런 수법으로 45회에 걸쳐 11개 안마시술소로부터 296만 원을 받아 챙겼다. 동네 조폭 탐문 중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계좌추적을 해 지난달 14일 김 씨를 검거했다. 이건화 강남경찰서 형사과장은 “특별단속 기간에는 신고자의 경미한 범법행위에 대해 형사처벌 및 행정처분을 감면한다. 동네 조폭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피해 업주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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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단순 과일주스를 “암도 고친다” 다단계 판매

    “별 볼 일 없는 주스를 가지고 무엇이든 고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8월 말 서울 강남경찰서는 아사이베리 등 열대과일 주스가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해 다단계 판매방식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경찰은 서울 강남구의 외국계 다단계 회사인 G사에서 제품설명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손님으로 가장해 잠입했다. 제품설명회장은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 여성들로 꽉 차 있었다. 사회자는 “이 주스를 마시면 암세포가 정상 세포로 회복된다” “당뇨병 치료, 관절염 예방, 정력 증강에 효과가 있다”는 등 허황된 말을 늘어놓았다. 이 말에 홀린 손님들은 박수를 치며 감탄사를 쏟아 냈고, 일부는 현장에서 다단계 회원으로 가입한 뒤 주스를 샀다. 과대·허위 광고를 의심한 경찰이 9월 15일 G사를 압수수색해 주스 성분표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주스는 질병 치료 효과가 없는 건강보조식품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G사 회장 정모 씨(47)와 한국지사장 유모 씨(57) 등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2008년부터 6년간 6만7000여 명에게 주스 45만 병을 팔아 739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병당 7000∼9000원에 공급받은 주스를 병당 7만7000원에 팔아 폭리를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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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주스 마시면 암세포 정상으로” 45만병 팔아 매출 739억?

    “별 볼 일 없는 주스를 가지고 무엇이든 고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8월 말 서울 강남경찰서는 아사이베리 등 열대과일 주스가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해 다단계 판매방식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경찰은 서울 강남구의 외국계 다단계 회사인 G사에서 제품설명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손님으로 가장해 잠입했다. 제품설명회장은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 여성들로 꽉 차 있었다. 사회자는 “이 주스를 마시면 암세포가 정상 세포로 회복된다” “당뇨병 치료, 관절염 예방, 정력 증강에 효과가 있다”는 등 허황된 말을 늘어놓았다. 이 말에 홀린 손님들은 박수를 치며 감탄사를 쏟아 냈고, 일부는 현장에서 다단계 회원으로 가입한 뒤 주스를 샀다. 과대·허위 광고를 의심한 경찰이 9월 15일 G사를 압수수색해 주스 성분표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주스는 질병 치료 효과가 없는 건강보조식품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G사 회장 정모 씨(47)와 한국지사장 유모 씨(57) 등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2008년부터 6년간 6만7000여 명에게 주스 45만 병을 팔아 739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병당 7000∼9000원에 공급받은 주스를 병당 7만7000원에 팔아 폭리를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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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해철 소장에 1cm 구멍… 저절로 터지는 곳 아니다”

    고 신해철 씨가 지난달 22일 심정지 상태로 서울아산병원에 실려 올 당시 소장에 지름 1cm의 구멍(천공)이 나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 씨가 17일 서울 S병원에서 대장 복강경 수술을 받으면서 천공이 생겼거나 17일 직전에 생긴 천공을 의료진이 발견하지 못해 초기 대처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공 발생 시점은 신 씨의 사망이 의료사고인지를 밝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천공을 통해 음식물 찌꺼기와 이자액 등 소화액이 흘러나가면서 심장 등 장기에 염증을 유발했고,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해 심정지까지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7일 S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천공이 생겼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위에서 분비된 소화액이 가장 먼저 통과하는 십이지장 부근의 경우 궤양으로 천공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소장은 외부 자극 없이는 잘 터지지 않는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A 씨는 “소장 아래 70∼80cm 지점은 십이지장과는 거리가 있는 장 중간 지점이라 궤양에 의해서는 잘 터지지 않는 곳”이라며 “복강경 수술 과정에서 소장에 상처가 났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만약 17일 수술 이전에 천공이 생겼어도 이를 발견하지 못한 의료진의 과실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B 교수는 “천공이 생기면 3∼5일 안에 염증이 장기에 퍼져 쇼크에 이를 수 있기에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 17일 이전에 천공이 생겼다면 환자가 통증을 호소했을 텐데 상식적으로 천공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료진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수술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S병원의 진료기록지에 따르면 신 씨는 17일 수술 후 고통이 심해 소리를 지르며 “진통제를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통증을 낮추려는 약, 주사 처방에 집중했지만 통증의 근본 원인을 찾거나 상급병원 이송 등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C 교수는 “복강경 수술 후 3∼5일은 입원시켜 지켜보는 것이 기본”이라며 “환자가 퇴원을 강력하게 원했다지만 위중한 상황에서 퇴원을 허용해 음식까지 먹게 했고, 음식물이 결국 염증을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S병원이 신 씨의 증상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신 씨의 S병원 진료기록부에는 신 씨의 진단명이 장이 막히는 장폐색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S병원 측은 유가족에게 장폐색의 전 단계인 장협착(장 내부가 좁아지는 현상)으로 설명해왔다. 신 씨의 소속사 관계자는 “유족은 S병원이 환자 상태의 심각성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송파경찰서는 신 씨가 사망 전 장수술을 받았던 서울 송파구의 S병원을 1일 압수수색했다. 신 씨의 부검은 3일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이뤄진다. 유근형 noel@donga.com·정윤철·최지연 기자}

    • 20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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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T 문제 또 유출… 美주관사 “성적 발표 보류”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 문제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 응시자들 사이에서 또다시 유출돼 주관사인 칼리지보드와 SAT 출제 및 보안을 담당하는 미국교육평가원(ETS)이 조사에 착수했다. 칼리지보드와 ETS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정보에 입각해 한국과 중국에 거주하는 응시자들이 치른 10월 11일 SAT 결과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성적 발표를 잠시 보류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ETS 관계자와 학원가에 따르면 11일 치러진 SAT를 앞두고 서울 강남권 어학원의 강사 및 브로커가 불법적으로 기출문제를 입수해 학생들에게 판매하거나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ETS 관계자는 “사실상 해당 시험이 유출된 것이 맞다. 그러나 모든 응시자가 유출 문제를 입수해 부당하게 점수를 취득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성적의 유무효를 가리기 위해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SAT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주관사 측은 기출문제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주관사 측의 시험 결과 통보 유보로 해당 시험에 응시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미국 주요 대학이 다음 달부터 수시 입학원서를 받을 예정이지만 여기에 10월 SAT 성적을 반영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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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이멜다 비자금 가져오겠다” 추진비 2억 뜯어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 관리부장인 이모 씨(45)는 2012년 5월경 밀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해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전긍긍하던 그에게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박모 씨(50)가 솔깃한 제안을 내놓았다. 일행 한 명과 함께 그를 찾아온 박 씨는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부인인 이멜다 여사의 비자금 수천억 원이 한국은행에 잠자고 있다”고 운을 뗐다. 구두 쇼핑 중독으로 유명한 이멜다 여사는 ‘사치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박 씨는 “비자금 관리를 위임받은 회장님을 알고 있다. 그분과 함께 정재계 인사를 움직여 비자금을 유통시킬 생각이니 경비를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비자금 중 일부로 당신이 근무하는 건물을 함께 인수한 뒤 재분양하자”고 덧붙였다. 박 씨 일당은 ‘회장님’으로 소개한 지인이 이멜다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까지 보여줬다. 건물주가 될 꿈에 부푼 이 씨는 경비 명목으로 1억 원을 건넨 뒤 박 씨 일당을 접대하기 위해 유흥비 1억 원을 썼다. 이 씨는 아파트 담보대출과 동생의 결혼자금, 가족의 신용카드를 빌려 박 씨 일당에게 돈을 줬으나 9개월이 지나도록 비자금을 꺼내 오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이 씨는 박 씨 일당을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비자금 투자 유치를 빌미로 사기 행각을 벌인 박 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멜다 여사의 비자금은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 충격이 컸던 이 씨는 세 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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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멜다 비자금 수천억이 한국은행서 잠자고 있다, 이 돈으로…”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 관리부장인 이모 씨(45)는 2012년 5월경 밀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해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전긍긍하던 그에게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박모 씨(50)가 솔깃한 제안을 내놓았다. 일행 한 명과 함께 그를 찾아온 박 씨는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부인인 이멜다 여사의 비자금 수천억 원이 한국은행에 잠자고 있다”고 운을 뗐다. 구두 쇼핑 중독으로 유명한 이멜다 여사는 ‘사치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박 씨는 “비자금 관리를 위임받은 회장님을 알고 있다. 그분과 함께 정재계 인사를 움직여 비자금을 유통시킬 생각이니 경비를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비자금 중 일부로 당신이 근무하는 건물을 함께 인수한 뒤 재분양하자”고 덧붙였다. 박 씨 일당은 ‘회장님’으로 소개한 지인이 이멜다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까지 보여줬다. 건물주가 될 꿈에 부푼 이 씨는 경비 명목으로 1억 원을 건넨 뒤 박 씨 일당을 접대하기 위해 유흥비 1억 원을 썼다. 이 씨는 아파트 담보대출과 동생의 결혼자금, 가족의 신용카드를 빌려 박 씨 일당에게 돈을 줬으나 9개월이 지나도록 비자금을 꺼내 오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이 씨는 박 씨 일당을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비자금 투자 유치를 빌미로 사기 행각을 벌인 박 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멜다 여사의 비자금은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 충격이 컸던 이 씨는 세 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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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사범들이 검은띠 두르고 순찰…불량학생 사라졌다?

    "태권도복에 불량학생 퇴치 효과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서울 강동구에서 태권도학원을 운영 중인 이기성 관장(41)은 일주일에 두 번씩 야심한 밤에 태권도복을 입고 학원 근처 골목을 돌아다닌다. 태권도복 위에 걸친 조끼에는 경찰의 독수리 마크가 찍혀 있다. 후미진 골목은 불량학생들의 '아지트'로 사용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그는 자신의 학원 강사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골목을 순찰하며 학생들의 통학로 안전 확보에 힘쓰고 있다. 그는 "태권도 사범들이 검은 띠까지 두르고 순찰에 나서면 담배를 피우며 골목을 장악했던 불량학생들이 슬금슬금 도망간다"며 "학생들이 '선생님 덕분에 무서운 형, 누나들이 사라졌어요'라고 말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관장을 포함해 강동구 학원연합회와 태권도협회 소속 학원 강사 370명은 올해 5월부터 서울 강동경찰서와 '제자·또래 안전지킴이단' 협약을 맺고 주 2회 합동순찰을 벌이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경찰과 함께 순찰을 도는 방식이며 때때로 학생들이 강사와 함께 순찰에 나서기도 한다. 경찰이 사교육 기관과 연대해 지속 순찰 활동을 시작한 것은 강동경찰서가 처음이다. 김호영 강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주로 학원이 끝나는 야간에 벌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이 같은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순찰에 나선 학원강사들에게 폭력 등 청소년 범죄를 저지른 학생을 체포할 법적 권한은 없다. 그러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 등으로 경찰과 '핫라인'을 구축해 뒀기 때문에 순찰 도중 청소년 범죄를 목격할 경우 경찰에 빠르게 신고해 검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진주 강동교육지원청 학원운영협의회장(52)은 "20년 이상 학원을 운영한 강사들은 학원가 인근 우범지역을 경찰보다 자세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합동순찰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관할구역 내 청소년 범죄는 지난해 한달 평균 10건이었으나 제자·또래 안전지킴이단 시행 이후 한달 평균 3건으로 크게 줄었다. 경찰은 앞으로 순찰에 나설 학원 강사를 추가 모집해 순찰 범위와 횟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 201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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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 ‘포맨’ 前멤버 김영재, 6억대 사기혐의 검찰 송치

    사기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수사를 받아오던 보컬 그룹 '포맨'의 전 멤버 김영재 씨(34)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26일 서울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자동차 담보대출 사업 등에 투자하면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지인들을 속여 수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4월 연예계 종사자인 피해자 이모 씨 등은 김 씨가 투자금 명목으로 6억5000여 만 원을 빌려간 뒤 돌려주지 않았다며 김 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5월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아 수사해온 강남경찰서는 김 씨의 혐의 일부가 인정돼 23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사업 초기에는 피해자들의 투자금 일부를 갚았으나 갑작스럽게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변제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씨는 고소당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소속사와 계약을 연장하지 못해 사실상 팀에서 퇴출된 상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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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쇼핑몰 해킹 10대 “내 스승은 유튜브”

    “당신이 운영 중인 사이트를 해킹했습니다. 50만 원만 주면 보안대책을 알려드리죠.” 인터넷 건강식품 쇼핑몰 사장 박모 씨(45)는 7월 28일 자신의 인터넷 쇼핑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협박범이 남긴 글에는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는 사이트 관리자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비밀번호가 단순했던 것이 화근이라고 생각한 박 씨는 황급히 특수문자를 넣어 비밀번호를 변경했다. 그러나 사흘 뒤 협박범은 “왜 비밀번호를 바꾸느냐”는 말과 함께 변경된 비밀번호를 적시한 글을 남겼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박 씨는 곧바로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한 달여간 수사한 끝에 인터넷을 통해 ‘독학’으로 해킹 방법을 익힌 강모 군(18)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공갈미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자퇴한 강 군은 6월 말 유튜브에 게재된 해킹 시연 동영상을 보고 해킹 방법을 터득했다. 강 군은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와 여행 갈 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생각보다 해킹이 쉬워 놀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군의 해킹 방식은 중학생도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것이었다”며 “유튜브상에 청소년보호 업무 지침을 따르지 않은 해킹 시연 동영상이 많아 모방 범죄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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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학으로 해킹 터득한 10대 “여친과 여행갈 돈이 필요해…”

    “당신이 운영 중인 사이트를 해킹했습니다. 50만 원만 주면 보안대책을 알려드리죠.”인터넷 건강식품 쇼핑몰 사장 박모 씨(45)는 7월 28일 자신의 인터넷 쇼핑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협박범이 남긴 글에는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는 사이트 관리자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비밀번호가 단순했던 것이 화근이라고 생각한 박 씨는 황급히 특수문자를 넣어 비밀번호를 변경했다. 그러나 사흘 뒤 협박범은 “왜 비밀번호를 바꾸느냐”는 말과 함께 변경된 비밀번호를 적시한 글을 남겼다.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박 씨는 곧바로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한 달여간 수사한 끝에 인터넷을 통해 ‘독학’으로 해킹 방법을 익힌 강모 군(18)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공갈미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자퇴한 강 군은 6월 말 유튜브에 게재된 해킹 시연 동영상을 보고 해킹 방법을 터득했다. 강 군은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와 여행 갈 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생각보다 해킹이 쉬워 놀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군의 해킹 방식은 중학생도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것이었다”며 “유튜브상에 청소년보호 업무 지침을 따르지 않은 해킹 시연 동영상이 많아 모방 범죄가 우려된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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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242억원 로또 당첨자의 몰락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은 814만5060분의 1. 한 해 동안 한 사람이 벼락을 맞을 확률(50만 분의 1)보다도 낮다. 소액 주식투자에 매달리며 살아가던 김모 씨(52)는 2003년경 로또 1등 당첨이라는 ‘돈벼락’을 맞았다. 당시 1등 당첨자 2명에게 배당된 당첨금은 약 242억 원으로 김 씨는 세금을 제외한 189억 원을 수령했다. 로또복권 사상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등 당첨금이었다. 김 씨는 자신의 앞날에 탄탄대로가 놓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큰 착각이었다. ‘인생 역전’의 수단으로 믿었던 당첨금은 ‘불행의 씨앗’이 돼 그를 파멸의 길로 몰았다.○ 5년 만에 산산조각 난 ‘242억 원의 행복’ 갑작스럽게 부(富)를 거머쥔 김 씨는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몰랐다. 주위에 복권 당첨 사실을 숨기려다 보니 자산관리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도 없었다. 결국 그는 무계획적으로 주식투자에 거금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일부 재산은 부동산 구입과 병원 설립 투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서류상 문제로 병원 설립에 투자한 35억 원을 회수하지 못한 데다 주식투자 실패까지 겹치면서 2008년 말 당첨금을 모두 탕진하고 말았다. 김 씨는 빈털터리가 된 상황에서도 착실하게 돈을 벌 궁리를 하기보다는 요행을 바랐다. 그는 복권 당첨금으로 구입해뒀던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를 담보로 사채를 빌려 또다시 주식에 투자했다. 하지만 하늘은 그에게 두 번의 행운을 허락하지 않았다. 주식은 좀처럼 수익이 나지 않았고 빚이 1억3000만 원까지 늘었다. ‘일확천금의 행운아’가 불과 5년 만에 채무에 허덕이는 ‘빚쟁이’가 된 것. 주머니 사정이 두둑했던 시절 흔쾌히 돈을 빌려 줬던 지인들은 정작 무일푼이 된 김 씨가 도움을 요청하자 차갑게 외면했다.○ 사기 행각으로 끝나버린 ‘재기 몸부림’ 재기를 노리던 김 씨는 2010년 5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A 씨에게 접근했다. 주식 전문가로 위장한 그는 “돈을 주면 선물옵션에 투자해 수익을 내주겠다”고 유혹했다. A 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로또 당첨금 원천징수영수증을 보여줬다. 주식으로 5000만 원을 잃어 상심이 컸던 A 씨는 선뜻 1억2200만 원을 건넸다. 그러나 주식 투자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김 씨는 전혀 수익을 내지 못했다. A 씨가 원금 반환을 독촉했지만 김 씨는 또다시 허세를 부려 위기를 넘겼다. 그는 “지인을 상대로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서 이겨 15억 원을 받아오겠다. 소송비용 등을 빌려 달라”며 A 씨에게 소송 서류 뭉치를 보여줬다. A 씨는 또다시 김 씨에게 차용금 2600만 원을 건넸다. 그러나 김 씨의 소송 서류는 효력이 없는 문서였다. 당시 김 씨는 이미 소송에서 져 지인에게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 두 번이나 김 씨에게 속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A 씨는 2011년 7월 김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소환 통보를 받은 김 씨는 곧바로 잠적했다. 이후 부동산중개업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찜질방을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이어가던 김 씨는 악성 사기범 집중 수사를 벌이던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15일 강남구 논현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김 씨를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고 22일 밝혔다. ○ 로또 1등의 역설(逆說)… 패가망신 지름길? 김 씨는 경찰에 체포된 뒤에도 한때의 행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내 인생은 참 기구하다”면서도 “지금도 돈을 갚을 능력이 있기 때문에 (피해자와) 합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조만간 그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복권 1등 당첨자가 불행을 겪은 사례는 김 씨만이 아니다. 올해 3월에는 13억 원을 수령했던 B 씨가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한 뒤 절도행각을 벌이다 붙잡혔다. 지난해 7월에는 18억 원을 받은 C 씨가 사업 실패로 재산을 날린 뒤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전문가들은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맹신과 이로 인한 삶의 목적 상실로 불행에 빠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로또 당첨자들을 연구해보면 기존 직업과 소비 구조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더 큰 행복을 얻는다는 결과가 나온다”며 “큰돈이 생겼다고 생활환경에 변화를 주기보다는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계획적으로 돈을 사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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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출입문 ‘기대지 마시오’ 표시, 눈여겨본 적 있나요?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환풍구 접근을 막는 경고 문구가 아예 없었던 점이 꼽히고 있다. 사고 후 서울 시내 일부 지하철 환풍구에는 시민들의 접근을 막는 경고 문구가 급히 부착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고 문구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안전사고를 봉쇄할 수 없다. 결국 시민들 스스로 문구를 따르느냐, 따르지 않느냐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본보 취재팀이 20일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경고 문구를 시민들이 얼마나 준수하는지 지켜본 결과 상당수 시민이 이를 무시했고, 결과적으로 안전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였다.○ 곳곳에서 무시당하는 경고 문구들 20일 오전 8시 35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옆으로 ‘손잡이를 잡고 두 줄로 서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러나 취재팀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시민들을 10분간 관찰한 결과 60여 명 모두 손잡이를 잡지 않았다. 게다가 이날은 비가 왔는데, 일부 시민은 손잡이를 잡지 않고 우산을 지렛대 삼아 에스컬레이터 위에 위태롭게 서 있기도 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에스컬레이터가 항상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경고 문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에스컬레이터는 전기·기계적 원인으로 언제든지 정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역주행, 급정지 발생 시 손잡이를 잡지 않은 시민들이 차례로 넘어져 대규모 인명피해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에서는 전동차 출입문에 부착된 ‘기대지 마시오’라는 경고 문구를 무시한 시민들이 다수 목격됐다. 30여 분간 해당 역으로 들어오는 지하철을 살펴본 결과 20여 명의 탑승객이 전동차 문에 몸을 기댄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 교수는 “이런 시민들은 갑작스럽게 열린 문 틈 사이로 몸이 빠지면서 승강장 쪽으로 넘어지는 안전사고를 당할 수 있다. 대비가 없는 안전사고는 더욱 큰 피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경고 문구를 무시한 시민들은 주택가 인근에서도 발견됐다. 이날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앞에서는 ‘출차주의’ 문구가 적힌 경고장치가 요란하게 경보음을 울려 대고 있었다. 그러나 주차장 앞 인도를 지나는 일부 시민은 발길을 멈추지 않고 유유히 걸어갔다. 경비원 A 씨(51)는 “현장에 가서 주의를 주면 오히려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경고 문구 지키는 시민의식 필요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경고 문구 부착 등 제도적 보완뿐만 아니라 시민 스스로 안전의식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안전의식 실태와 정책과제’에 따르면 시민들의 안전의식은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올해 8월 5∼9일 5일간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했다. ‘우리 사회 안전의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9%는 ‘매우 부족하다’, 44.1%는 ‘다소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연구원은 “해당 답변을 지수화한 결과 한국 사회의 안전의식은 100점 만점에 17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2007년 유사한 조사 결과가 30.3점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후퇴한 것이다.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있어 최대 걸림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2%는 ‘안전의식·문화의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장은 “시민들 스스로도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안전의식 저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이샘물·최혜령 기자}

    • 20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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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가 돼버린 환풍구… 덮개 곳곳 휘어져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로 16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자 도심 곳곳에 위치한 환풍구에 대한 안전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하시설물들이 늘면서 지하의 오염된 공기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환풍구는 지하철역과 지하주차장 인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인도(人道) 주변에 위치해 통행 혼잡이나 대형 행사 개최 시 ‘통행로’ 또는 ‘관람 장소’로 용도가 변질돼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안전규정 미비와 안전 불감증이 결합되면서 또 다른 환풍구 관련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내구성 취약…방치된 도심 속 환풍구들 본보 취재팀은 19일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함께 서울 강남구 선정릉역(분당선) 인근 환풍구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인도 폭의 3분의 2에 달하는 환풍구는 버스 정류장에 인접한 데다 주변에 학교가 많아 학생과 직장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다. 가로 2.5m, 세로 15m, 깊이 20m의 한 환풍구는 16개의 철제 덮개로 덮여 있는데 높이가 고르지 않고, 사이가 벌어져 있었다. 환풍구 오른쪽으로부터 6, 7번째 덮개와 15, 16번째 덮개 사이는 4cm가량 높이가 달랐다. 기자가 직접 환풍구 위에 올라가 발을 굴러보니 틈새는 더 크게 벌어졌고, 덮개는 손으로도 쉽게 들어올려졌다. 또 일부 덮개는 무언가에 눌린 듯 아래로 휘어져 있었다. 이 교수는 “행인은 물론이고 차량들이 턱이 낮은 덮개를 밟고 지나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휘어진 것 같다.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키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역 일대 일부 환풍구에는 유리 보호벽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환풍구는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안전펜스’가 없었고 출입을 차단하는 경고 문구조차 붙어 있지 않았다. 2호선 교대역과 5호선 애오개역 인근 환풍구도 상황이 비슷했다. 택시를 잡기 위해 시민들이 위태롭게 환풍구 위에 서 있는가 하면 발을 굴렀을 때 흔들림이 느껴지는 환풍구도 많았다.○ 안전점검 규정 전무, 환풍구 사고 위험 키워 환풍구의 구체적 설비기준이나 안전점검 규정이 없다는 점은 안전관리 부실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의 ‘건축물의 설치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보면 지하역사 등에 환기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환기설비 덮개의 재질이나 강도, 안전점검 실시 등에 관한 규정은 없다. 지하철에 적용되는 ‘도시철도건설규칙’도 외부에 노출된 배기구의 내구성이나 안전설비에 대해선 별다른 규정이 없다. 서울메트로 측은 “안전관리 및 단속 규정이 없는 것은 맞지만 m²당 35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설비기준은 통행량과 설치 장소에 상관없이 일괄 적용되고 있어 보행자가 몰리는 지역 환풍구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국토부는 18일 환풍구 추락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관계기관에 환기 구조물 등의 안전점검 실시를 지시했다. 덮개가 열려 있거나 느슨해진 곳은 없는지 살피고, 안전펜스를 설치하도록 건물주에게 권고할 계획이다. 또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법적 기준이 필요한지도 검토할 방침이다. ○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 종식돼야 이달 4일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인근 환풍구에서는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직전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출구 인근에 위치한 환풍구 위로 우르르 올라갔기 때문이다. 행사를 기획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시민 한 명이 (환풍구 위로) 올라가자 머뭇거리던 사람들도 뒤따라 올라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안전요원들이 환풍구 위로 올라간 시민들을 끌어내려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11월 3일에는 고교 1학년생(17)이 부산 해운대구 모 백화점 앞 공원에 있는 환기구에 올라갔다가 15m 아래 백화점 지하 6층으로 추락해 숨진 사고가 있었다. 환풍구는 주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환풍구 인근에서 불이 났다거나, 대규모 행사가 열릴 때는 시민들이 더 높은 곳에서 상황을 보기 위해 환풍구를 발판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안전요원만으로는 돌출 행동을 막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환풍구 관리의 제도적 보완뿐만 아니라 시민의 안전 불감증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홍수영 기자}

    •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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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찔한 골목화재… 서울 강서구 모텔村 화재 1명 숨져

    경기 성남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로 16명이 숨진 지 하루 만에 서울에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목숨을 잃었다. 18일 오후 9시 반경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모텔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화재로 투숙객 송모 씨(43·여)가 숨지고 이모 씨(21) 등 34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 구조 과정에서 서울양천소방서 김재호 구조대원(45)이 구조 헬멧을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너지는 건물 잔해에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강서소방서에 따르면 불은 T모텔 1층 주차장에서 시작돼 1층 통로를 따라 바로 옆 R모텔까지 옮겨붙었다. 당시 두 모텔에는 중국인 관광객 42명을 포함해 총 90명이 머물고 있었다. 화재에 놀란 T모텔 투숙객 27명은 건물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소방당국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하지만 순식간에 연기와 불이 T모텔 위쪽으로 번지면서 상층부 객실(705호)에 있던 송 씨는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연기를 과다하게 흡입해 객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화재 발생 40여 분 만인 오후 10시 10분경 완전히 진압됐다. 인명 피해 외에 모텔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량 3대와 객실 일부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2억60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 4분 만에 소방대원과 구조대원들이 도착했는데도 피해 규모가 컸다. 소방 관계자는 “화재 지역은 모텔이 몰려 있고 진입로가 협소해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이 있어 소방서에서 집중 관리하는 곳이었다”며 “건물 자체가 골목 안쪽에 있는 데다 그 시간대 인근 교통정체가 심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9일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 정밀 감식을 벌였다. 또 모텔의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았다는 목격자 증언도 있어 확인 조사할 방침이다. 박성진 psjin@donga.com·정윤철 기자}

    •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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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교 야외공연장 참사]길거리 곳곳 환풍구, 접근차단 시설 없이 ‘추락위험’ 방치

    이번 경기 판교 테크노밸리 지하주차장 환풍구 덮개 붕괴 사고는 약한 시설에 갑자기 수십 명이 위험성을 무시한 채 올라간 데다 그런 상황을 사전에 막지 못했던 미흡한 현장 관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로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또다시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강인석 경상대 토목공학과 교수(54)는 “덮개가 지탱할 수 있는 설계하중이 있을 텐데, 그를 초과한 인원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며 “평소 사람들이 많이 올라갈 일이 없다 보니 갑자기 몰린 사람들의 무게를 견딜 정도로 덮개가 강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고 당시 걸그룹 포미닛의 공연 현장에는 700여 명의 관객이 몰렸고, 무대를 잘 보려고 50여 명이 지상에서 허리 높이로 솟아 있는 환풍구 위로 올라가면서 20m²(가로 4m, 세로 5m) 넓이의 덮개가 평소보다 훨씬 많은 하중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61)는 “공공시설물이기 때문에 현장의 사람들은 여러 사람이 올라가도 안전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설에 대한 허가가 적절했는지, 안전 기준 자체가 미흡하지는 않았는지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등 관계 당국의 조사 결과, 해당 시설이 설계 기준에 맞지 않은 재료를 쓰거나 설계를 잘못해 무너지는 원인이 됐다면 시공사와 감리기관 등에 대한 책임론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설계 기준대로 적절한 재료와 시공 방식으로 지어졌는데도 사고가 난 것이라면, 애초에 안전 기준이 허술했던 것은 아닌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성남시청 건축과 측은 “환풍구와 관련해 하중을 얼마나 견뎌야 한다는 법적인 기준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따라서 관리감독의 기준을 삼을 규정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물에 딸린 부속시설의 경우 관리 책임은 건물주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이번 사고로 구조가 비슷한 지하철 환풍구에 대한 안전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환풍구도 구멍이 나 있는 철제 덮개로 덮여 있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가에 설치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바람이 나오는 지하철 환풍구 위로 뛰어다니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서울메트로 측은 “관련 규정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규정돼 있는지 파악해 보겠다”고만 밝혔다. 수많은 관객이 몰려 있는 상황에서 환풍구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환풍구에 사람들이 올라가는 것을 막지 못한 만큼 주최 측의 안전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리 무대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무대가 잘 보이지 않는 뒤쪽의 관객들이 주변의 높은 곳을 찾아서 올라갈 것이라는 걸 예상해서 환풍기 덮개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임시 담장을 치거나 관리자를 배치해 관객들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 직후 공연 주최 측은 “환풍구에 올라가지 말라는 안내방송을 했다”고 구청 측에 밝혔지만, 기자가 만난 현장의 목격자들은 모두 “안내방송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현장 관리자가 ‘당시 관객들에게 환풍구에 올라가지 말라는 안내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사고가 난 환풍구에 50여 명이 올라갔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사고가 난 환풍구는 공연장이 아닌 바깥의 자유구역”이라며 “완전히 통제가 안 되다 보니 사람들이 마구 몰렸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와 세월호 사고에 이어 또다시 대형 참사가 터지자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바뀐 게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는 공교롭게도 세월호 사고 발생 6개월이 된 지 하루 만에 일어났다. 이수곤 교수는 “사고가 다발하고 있는데 안전에 대한 ‘학습효과’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김성규 sunggyu@donga.com / 판교=정윤철·황성호 기자}

    • 201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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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서 굉음… 고객 대피 소동

    회사원 A 씨는 15일 오후 2시경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5층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던 중 천장에서 ‘쿵’ 하는 굉음을 들었다. 대포 소리 같은 굉음은 수차례 이어졌고 천장에서는 정체불명의 가루도 떨어졌다. A 씨는 반사적으로 커피전문점 뒤에 있는 비상계단으로 달려 나갔다. 뒤를 돌아보니 이어폰을 끼고 있어 굉음을 듣지 못한 시민들은 두 눈만 휘둥그레 뜨고 있었다. A 씨가 “빨리 도망가요”라고 외친 뒤에야 이들은 A 씨를 따라 대피하기 시작했다. 굉음은 백화점이 입점한 건물의 소유주인 센트럴시티 측이 증축공사를 하기 위해 건물 골격을 만드는 데 쓰이는 H빔을 6층 공사 현장에 내려두면서 발생한 것이었다. 인명 피해가 나지는 않았지만 고객 50여 명이 황급히 대피하는 큰 소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백화점 측은 대피 방송을 전혀 하지 않았고, 직원들에 의한 대피 안내조차 하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사고의 경중을 떠나 고객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안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5층에서 쇼핑 중이었다는 B 씨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연상될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 그런데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어디로 대피하면 되는지 백화점 측의 안내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시설물 파손이나 부상자가 없었고 당황한 고객들로 인해 다른 안전사고가 날 것을 우려해 방송하지 않았다”며 “공사 자체는 구청의 허가를 받았고 안전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굉음의 원인과 앞으로의 대책을 묻는 일부 고객의 문의에도 백화점 측은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A 씨는 백화점 측에 사고 경위와 피해 대책을 e메일로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A 씨는 “담당자가 ‘본사 방침에 따라 법적효력이 있는 e메일로는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업무 환경상 불만을 표시하는 고객이 많아 일일이 문서로 보고하기 어렵다. 그 대신 구두로는 충분한 설명을 했다”고 해명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정윤철 기자}

    • 201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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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거리 하수구 살리기 나선 40대 애연가

    “아저씨! 담배꽁초 함부로 던지지 마시고 이리 주세요.” 25년 이상 담배를 피워 온 애연가 서동찬 씨(49)는 요즘 서울시내 곳곳의 야외 흡연 장소를 돌아다닌다. 흡연자들이 담배꽁초를 도로변 빗물받이(하수구)에 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빗물받이는 도심에서 빗물을 빼는 중요 수방시설 중 하나다. 서 씨는 흡연자가 준 담배꽁초를 자신이 가져온 봉투에 조용히 담은 뒤 가방에서 포스터를 꺼내 빗물받이 위에 부착한다. 포스터에는 ‘깨끗한 수돗물을 위하여! 담배꽁초 하수구 투척 이젠 안 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개인사업을 하는 서 씨는 올해 8월부터 지인들과 함께 시민단체인 ‘전국 하수구 살리기 운동본부’를 만들고 ‘담배꽁초 빗물받이 투기 방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주일에 4회 정도 거리로 나서는 그는 하루 평균 30장의 계몽 포스터를 부착하는 한편 휴지통이 없는 흡연 장소 인근 가로수에 페트병을 재활용한 재떨이를 매달고 있다. 그는 “나도 빗물받이에 담배꽁초를 버린 적이 있지만 10여 년 전 담배꽁초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난 뒤부터 ‘투기 습관’을 없애고자 개인적 차원의 노력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빗물받이에 버려진 담배꽁초는 △하수구 악취 △우천 시 배수 방해 △식수원 오염의 주범이 된다. 서 씨는 밀봉 가능한 봉투나 커피믹스 포장지를 소지하고 다니면서 다 피우고 난 담배꽁초를 담아 간다. 그는 “담배꽁초 투기를 막기 위해서는 흡연자들이 투기에 따른 유해성을 깨닫고 이를 막기 위한 실천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시민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1년 서울시의 조사 결과 그해 상반기에 빗물받이에서 수거된 담배꽁초 등 쓰레기 양은 1만289m³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용 컨테이너(4×6×2m) 215개를 가득 채울 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빗물받이 정비는 꾸준히 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쓰레기 양 집계를 한 적은 없지만 직접 청소를 해보면 담배꽁초 양이 절대 감소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50만여 개의 빗물받이를 청소하는 데는 연간 30억 원이 소모되고 있다. 서 씨는 “담배꽁초 투기만 막아도 한 해 수십억 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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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은 꺼림칙한데… 檢 “검열 안해” 되풀이

    검찰의 사이버상 명예훼손 엄벌 방침으로 촉발된 ‘사이버 사찰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검찰은 14일 “카카오톡에 대한 실시간 검열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과거 인터넷쇼핑몰과 신용카드사 정보 유출 사건 등을 겪으며 ‘개인정보 유출 트라우마’를 갖게 된 시민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총장 “검열 논란 안타깝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14일 카카오톡 감청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카카오톡에 대해 일상적 모니터링이나 검열을 하지 않고, 할 수도 없음에도 ‘실시간 검열’을 우려해 속칭 ‘사이버 망명’이란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사용자들의 우려와 달리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는 감청 영장 청구 대상이 아닌데도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총장이 직접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김 총장은 “카카오톡 같은 사적 대화에 대해 일상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고 인적·물적 설비도 없다”면서 “2600만 명에 이르는 사용자의 대화를 일상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괴, 인신매매, 마약 등 중요 범죄에 한해 법원 영장을 받아 대화 내용을 사후적으로 확인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다음카카오 측이 감청영장 집행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것에 관해서는 “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본다. 법치국가에서 법을 지키지 않겠다고 나서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대검 간부들에게 “실상을 국민에게 자세히 알리고 조속히 논란이 해소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은 15일 유관 부처 실무회의를 개최해 심각한 사이버 명예훼손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도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18일 열린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대응’ 유관기관 회의를 주관했던 대검 형사부 대신 대검 반부패부가 회의를 주관한다.○ 시민들 “가족에게도 메시지 안 보여 주는데…” 이러한 검찰의 해명에도 카카오톡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루 평균 100개 이상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는다는 박모 씨(28·대학생)는 “카카오톡 대화는 가족한테도 보여주지 않는데 정부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불쾌하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외에 다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들이 감시 대상이 됐다는 점도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13일 국회 안전행정위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수사기관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과 단체 대화방인 ‘네이버 밴드’를 통해서도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경찰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던 올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통신사 내비게이션으로 출발지나 목적지를 ‘송치재’(유 전 회장 은신처) 등으로 검색한 사람 전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수집했다. 또 경찰은 지난해 12월 철도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의 네이버 밴드 대화와 대화 상대방 정보를 요구한 사실도 밝혀졌다. 박현수 씨(30·회사원)는 “정보 제공에 동의한 적도 없는데 수사를 위한 목적 하나만으로 무분별하게 내비게이션 정보까지 들여다봤다는 것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수사당국이 압수수색을 통해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루트는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해졌다. 여기에 압수수색 영장 발급 때 최대한 범위를 넓게 잡는 관례가 겹치면서 불필요한 개인정보까지 수사당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은 “법원의 영장을 받아 정당하게 처리한 것”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해 공분을 사고 있다. 정일권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사생활의 공적 침해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 엄정한 수사를 위한 정보 수집의 적정 범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 다변화된 현 시점의 실상에 맞춰 수사당국의 규정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장관석·이샘물 기자}

    • 201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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