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모

김성모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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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부에서 글로벌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012년 사회부를 시작으로 소비자경제부와 경제부, 산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거진(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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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염방사기-손도끼로 공격… 막장 ‘층간소음 분노’

    서울 양천구 목동의 다세대주택 1층에 사는 박모 씨(49·무직)는 평소 위층 홍모 씨(67) 집에서 나는 소음을 참지 못했다. 층간 소음으로 수년 전부터 마찰을 빚어 왔다. 과대망상증을 앓던 박 씨는 평소 위층의 작은 소음도 크게 느껴 괴로워했다. 설날인 2월 10일 오후 1시 20분경 박 씨는 위층에서 소음이 들리자 며칠 전부터 준비한 각종 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원예용 분무기엔 물 대신 석유를 넣고 분출구 부분에 나무판을 덧대 부탄가스통을 연결했다. 가스통 입구에 토치(불을 붙이는 도구)까지 부착해 분무기는 ‘화염방사기’가 됐다. 50cm 대패 날엔 17cm짜리 나무를 손잡이로 부착해 장검으로 만들었다. 길이 41cm(날 길이는 11cm)짜리 손도끼까지 허리에 찼다. 장검은 어깨에 둘러멨다. 방독마스크를 쓴 박 씨는 석유가 든 맥주병 10개를 플라스틱 박스에 담아 양손에 쥐었다. 박 씨는 위층에 올라가 홍 씨 집 문을 열고 맥주병 여러 개를 집어 던졌다. 이어 화염방사기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불길을 사방에 뿜었다. 방바닥에서 시작된 불길은 벽과 천장으로 금세 번졌다. 당시 홍 씨 집엔 설을 맞아 아들 내외와 두 살배기 손녀 등 6명이 모여 있었다. 화염이 치솟자 가족들은 거실 베란다, 안방 창문 등으로 뛰어내렸다. 박 씨가 도끼를 휘둘러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박 씨는 거실 베란다에서 밖으로 뛰어내리려는 홍 씨 부인(60)을 장검으로 수차례 내리쳤다. 일가족 6명은 골절, 화상 등 부상을 당했다. 화재로 1억96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도 입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 11부(부장판사 김기영)는 박 씨에게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층간소음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해도 불을 질러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다만 피고인이 망상장애로 일시적인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해 있었던 상태이고 범행을 뉘우치고 피해자들과 합의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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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수뢰 檢조사 받는 ‘王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27일 오후 수의를 입고 포승줄에 묶인 채 부산지검 동부지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박 전 차관은 이날 원전 비리와 관련해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박 전 차관은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 201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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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경, 가거초해양과학기지서 고속기동 훈련

    27일 전남 신안군 가거도 서쪽 47km에 위치한 가거초해양과학기지 해상에서 해경이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1000t급 1007경비함(사진 위)과 고속단정을 이용해 고속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경비함에서 내린 고속단정이 기지 주변을 돌고 있다. 신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201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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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태우 前대통령 입원

    노태우 전 대통령(사진)이 26일 오후 3시경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암병동 특실에 입원했다. 병원 관계자는 “특별한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고 혈압이 조금 올라 지병 관리 차원에서 입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암병동에 입원한 것은 특실병동이 다 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최근 10여 년간 지병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며 연희동 자택에서 투병 생활을 해왔다. 2002년 미국에서 전립샘암 수술을 받았고, 2008년에는 희귀병인 소뇌 위축증 판정을 받았다. 2011년 4월 엑스선 검사에서는 7cm 길이의 한방용 침이 기관지를 관통한 것으로 드러나 제거 수술을 받은 바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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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현대판 관노비’ 전면조사 착수

    외교부는 ‘현대판 관노비’라 불리는 해외 한국대사관저 요리사의 운영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본보가 관저 요리사의 실태를 지적한 뒤 해외 각국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는 관저 요리사의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외교부는 맹장수술을 받은 요리사를 바로 해고했다는 주장이 불거진 아프리카의 한 한국대사관에 감사 직원을 파견해 실태 조사를 마쳤다. ‘3주 동안 요리사를 감금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한 한국대사관에 대해서도 진상을 규명할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동아일보 보도 내용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해외 공관 요리사를 포함한 행정직원의 처우에 대해 전면적인 실태 조사를 해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식모’ 취급 받는 외교부 행정직원 본보 보도 이후 관저 요리사들의 고발이 쏟아지고 있다. 관저 요리사는 외교부 소속 행정직원 신분(계약직)으로 해외에 파견되지만 사실상 ‘머슴’이나 ‘식모’ 취급을 받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아프리카의 한 한국대사관저 요리사였던 김모 씨는 “요리 외에 청소, 현지인 감독 등 잡일에까지 동원됐고 휴일에도 마음 편히 쉬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김 씨는 취재팀과 만나 “아침식사를 끝내면 잠깐이라도 쉬어야 하는데 대사 부인이 자주 연락을 해와 ‘현지인이 청소하는 걸 관리·감독하라’고 지시했다”며 “쉬는 날 밖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자 대사가 ‘내가 집 지키는 사람이냐. 쉬는 날이라도 오후 6시까지는 들어와야 하는 거 아니냐’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해외 대사관저에서 8개월 동안 근무했다는 A 씨는 본보 보도 직후 e메일을 보내와 “대사는 자신이 현지에서는 대통령이라며 권위를 세운다”며 “쉬는 날도 없이 새벽까지 일을 시키는 바람에 몸져눕게 돼 결국 일을 그만두고 8개월 만에 귀국했다”고 말했다.○ “식사 때마다 호통 치며 인격 모독” 유럽의 한 한국대사관저 요리사 B 씨(여)는 부임한 지 두 달도 안 돼 부당 해고를 당했다는 글을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16일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B 씨는 6월 19일 유럽의 한 한국대사관저 요리사 일을 시작했지만 얼마 안 돼 ‘음식을 잘 못 만드는 데다 나이도 많고 이상한 짓을 한다’는 이유로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사 부부가 식사 때마다 ‘내일 아침 녹두죽이 맛없으면 죽는다’는 식으로 호통을 치고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발언을 일삼았다”고 적었다. B 씨는 또 “이달 9일부터는 관저 정문과 숙소 열쇠를 제외한 모든 열쇠를 빼앗겼다. 주방이 본관에 있는데 본관 열쇠가 없어 이틀에 한 번씩 빵을 사먹으며 생활했다”며 “그나마 대사 부부의 허락 없이는 외출도 못해 사실상 반(半)감금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국가 대사는 본보와의 국제전화에서 “B 씨가 요리에 신경을 안 쓰는 데다 문제점을 지적해도 귀담아듣지 않았다”며 “정당한 계약 해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요리사 숙소는 관저 별채에 있다. 계약 해지 이후에는 B 씨가 본관에 올 일이 없어 열쇠를 되돌려 받은 걸 ‘반감금’이라고 과장해 표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이 대사관에 감사 직원을 파견해 실태 조사를 하기로 했다.○ 서면통고 7일 만에 해고하기도 관저 요리사는 한식조리사자격증만 있으면 지원할 수 있고 식당에서 일하는 것보다 처우도 나은 편이다. 교민 가운데 관저 요리사가 되기 위해 한식조리사자격증을 따러 일시 귀국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직종이다. 대사관저에 들어가면 거주 비용도 별도로 들지 않는다. 이 때문에 관저 요리사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해고당할까 봐 쉽게 용기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요리사는 행정직원이지만 대사와 개별 계약을 맺는다. 이 때문에 해고도 대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여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보가 입수한 한 관저 요리사의 계약서에는 ‘고용주는 고용원이 다음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할 때에는 고용 만료 전이라도 고용원에게 30일 전 서면통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며 △직무를 태만히 하거나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지 않거나 △보안상의 중대한 위해를 범하거나 범할 소지가 있을 경우 △근무평정 결과가 불량할 때 등을 계약 해지 조건으로 들고 있다. 사실상 대사 뜻대로 요리사를 자를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일부 대사관은 요리사를 서면통고 7일 만에 해고해 계약 조건조차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조동주·김성모 기자 djc@donga.com}

    • 2013-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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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일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 잇따라… 서울역-을지로 주변 교통대란 예고

    주말에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와 행진이 잇따라 열려 극심한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고 서울지방경찰청이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철도노조 소속 6000여 명은 24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서울역 광장에서 KTX 민영화 저지 결의대회를 연다. 이어 민주노총 소속 6500여 명이 같은 장소에서 오후 5시 반까지 쌍용차 범국민대회를 가진 뒤 회현사거리∼한국은행∼을지로입구∼광교사거리에 이르는 2km 구간을 1개 차로를 이용해 걸어서 행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세종대로(서울역 광장∼숭례문), 퇴계로(서울역 광장∼퇴계로4가) 소공로(시청∼남산3호터널) 우정국로(안국동사거리∼광교) 한강대로(서울역 광장∼삼각지) 등 도심권에 교통 체증과 불편이 예상된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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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공관 요리사들 “나는 한국대사관 노비였다”

    “나는 관노비(官奴婢)나 다름없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재 한 한국대사관저 요리사였던 A 씨(여)는 22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흐느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3월 당시 한국대사 B 씨 가족이 사는 대사관저에 요리사로 파견됐다가 11개월 만에 귀국했다. A 씨는 “B 대사의 부인으로부터 상습적인 폭행과 욕설, 감금까지 당하다가 부당하게 해고돼 쫓겨났다”고 주장하며 울분을 토했다. 최근 B 대사가 현지 경비원을 폭행했다가 사직한 사건을 계기로 해외 주재 한국 대사관저의 요리사들이 “우리도 비인간적인 대접을 받아왔다”고 잇따라 폭로해 파장이 예상된다. 일부 요리사는 인권 침해와 부당해고 건과 관련한 법적 소송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진상 조사에 나섰다.○ 해외 대사관저는 ‘작은 청와대’ A 씨는 한국대사관저가 ‘작은 청와대’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만큼 관저에서 대사 가족의 권력이 대단했다는 의미다. A 씨는 “주방에서 일할 때 대사 부인에게 홍두깨로 머리와 팔 등을 빈번하게 맞았다”고 주장했다. 11개월 동안 대사관저 요리사로 일하면서 3번이나 지하실에 감금당했는데 그중 1번은 3주나 감금당해 영양실조로 현지 병원에 실려 갔다고도 했다. 그는 “감금당했을 때 현지 경찰에 신고했지만 대사관저가 치외법권 지역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모든 해외 공관장 관사에는 대사나 총영사 부부를 위해 한국인 요리사가 외교부 고용으로 파견된다. 단신 부임이며 연봉은 국가별로 2500만∼3500만 원 수준이다. A 씨가 대사 가족에게 밉보인 건 연봉과 일요 근무 때문이었다고 한다. A 씨에 따르면 현지에 처음 도착한 지난해 3월 B 당시 대사 측이 “우리 대사관은 자체 내규상 일요일에도 일해야 한다”는 조건이 담긴 계약서에 서명을 강요했다. A 씨가 서명을 거부하자 대사 부인이 “어딜 싸가지 없이 말을 안 듣느냐. 그러다 여권 없이 국제 미아가 되는 수가 있다”고 협박해 억지로 서명한 후 미운털이 박혀 시도 때도 없이 구박당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A 씨는 대사 가족이 현지인에게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고 전했다. B 당시 대사는 4월 방범봉으로 현지인 경비원의 엉덩이를 때렸다가 경비원이 현지 정부에 수사를 요청하고 외교부가 감사에 나서자 5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A 씨는 “해고된 현지 경비원 중 1명은 ‘밖에서 B 대사를 만나면 찔러 죽이겠다’며 칼을 들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한국인인 게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본보는 현재 한국에 있다는 B 전 대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B 대사와 요리사의 주장이 크게 다른 점이 많다. 객관적으로 조사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언젠가 터질 게 터졌다” 김모 씨(38)는 아프리카의 한 대사관저에서 요리사로 근무하던 지난달 18일 밤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응급실에 실려가 다음 날 맹장수술을 받았다. 김 씨는 수술 후 현지 의사에게 “2주 정도 회복기를 가져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이 소식을 들은 대사 C 씨가 “뭘 2주씩이나 쉬느냐. 요리사를 바꾸라”며 지난달 24일 갑자기 해고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또 대사 부부가 필요 이상의 만찬을 열어 공금으로 대사 개인의 식사비를 해결해 왔다고도 주장했다. 해외주재 대사들은 관저 내에서 공무와 무관한 가족끼리 하는 식사 재료는 사비로 구매해야 하는데 C 대사는 공금을 쓸 수 있는 만찬을 필요 이상으로 자주 열고 식자재를 많이 구입하게 한 뒤 남는 식자재를 개인 식사용으로 썼다고 주장한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초부터 7월 9일까지 공식 만찬만 40차례 열었는데 그중 외국인이 참가한 건 11차례뿐이었다”고 말했다. C 대사는 본보와의 국제전화에서 “김 씨가 불결하게 주방을 관리해 딸이 장티푸스에 걸리고 나도 급성요도 방광염을 앓았다. 김 씨가 식자재 창고에 담배꽁초가 담긴 병을 둘 만큼 위생 관리가 안 돼 수차례 지적했는데 고쳐지지 않았다”며 “김 씨의 과실에 책임을 물어 해고하면 김 씨에게 명예롭지 못할 수 있는 점을 배려해 맹장 수술을 이유로 해고 통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동남아에서 근무하는 D 씨(여)도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만찬용 식재료를 정량대로만 사오면 대사 부인이 ‘이렇게 요리사하면 안 된다’고 면박을 준다”고 주장했다. 해외 대사관저에서 근무하는 한국 요리사들은 “언젠가 터질 게 드디어 터졌다”는 반응이다. 15년이 넘게 아프리카 동남아 등에서 관저 요리사를 해온 E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관저 요리사들은 오래전부터 부당한 인권 침해를 당해왔지만 용기가 없어 나서지 못했던 것일 뿐”이라며 “계약서에 명시된 근무시간을 한참 초과해서 일을 시켜도 대사 부인끼리 공유하는 ‘요리사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를까봐 아무도 문제 제기를 못했다”고 말했다.김성모·조동주 기자 mo@donga.com}

    • 201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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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석환자들 돌보다가 신장 나눈 임상병리사

    선천성 1급 시각장애를 가진 데다 만성신부전증을 앓아 일주일에 세 번씩 신장투석을 받아야 했던 김철원 씨(54·전남 진도군)는 6월 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로부터 기적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부산 동래구에 사는 임상병리사 박현미 씨(46·여)가 한쪽 신장을 자신에게 기증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박 씨는 5년 전 신장 기증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25년간 환자들을 곁에서 돌봐온 박 씨는 신부전증의 고통을 생생히 알고 있었다. 신부전증 환자는 신장 기능 손상으로 소변을 통해 노폐물을 걸러내지 못한다. 투석을 제때 받지 못하면 피부가 검게 변하고 퉁퉁 붓는다. 박 씨는 “그들은 투석을 견뎌내며 ‘소변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이 그들에겐 절실한 소망”이라고 말했다. 박 씨가 만났던 한 신부전증 환자는 고통스러운 투석을 받으면서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해 죄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평소 골수나 각막 기증 소식을 접하며 장기 기증에 관심을 두던 박 씨는 이를 계기로 2009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신장 기증 등록을 했다. 박 씨는 당시 학생이던 세 딸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바로 수술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올해 큰딸이 성인이 되면서 ‘더 늦기 전에 기증을 실천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남편과 세 딸은 이식 수술을 하겠다는 박 씨의 결단에 긴급 가족회의를 열었지만 결국 박 씨를 진심으로 응원하기로 했다. 본부의 방침에 따라 박 씨는 김 씨를 직접 만나볼 수는 없었지만 그의 사연을 전해 듣고 “수술을 앞두고 조금씩 무서워졌는데 이젠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인 김 씨에겐 신장투석을 받으려 일주일에 세 번씩 목포 시내 병원을 찾아가는 것은 크나큰 고통이었다. 시각장애인 활동보조도우미는 김 씨를 고속버스가 닿는 읍내까지만 데려다줬다. 버스를 타고 목포터미널에 혼자 도착한 이후부터는 사람들에게 부딪히고 떠밀렸다. 4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투석을 하고 집에 오면 하루해가 저물고 김 씨의 몸에는 긁힌 상처가 늘었다. 삶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까지 문득 문득 들었지만 뇌성마비 2급 장애를 가진 부인과 아들딸들이 가장인 김 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수술은 22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박 씨와 김 씨는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인 상태다. 신장 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한쪽 신장으로도 일상생활에 전혀 무리가 없다. 박 씨는 “앞 못 보는 분이 제 신장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남들보다 더 힘든 분인 만큼 앞으로 조금이나마 더 용기를 갖고 살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곽도영·김성모 기자 now@donga.com}

    • 201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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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수급자 되는 법 알려주고 지원금 뜯어낸 ‘복지 거머리’

    “자,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을 상상해보세요. 의사에겐 ‘자살하고 싶다’고 말하면 됩니다.” 2013년 1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A복지센터 사무실. 이 센터 회장 박모 씨(52)가 사무실을 찾아온 이들을 대상으로 ‘비법’을 전수했다. 사무실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명인의 생전 영상과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의 인터뷰 영상이 재생됐다. 사람들은 박 씨의 지시에 따라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라는 말을 되풀이해 연습했다. 이들은 박 씨의 ‘교육’을 받고 “우울증 때문에 근로능력이 없다”는 병원 진단을 받아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얻었다. 정부의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 방침과 관련해 찬반 논쟁이 격렬한 가운데 정말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할 국민의 혈세를 빨아먹는 ‘복지 사기 거머리’들이 판을 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얻는 방법을 가르치고 돈을 받는 전문 범죄 집단까지 등장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근로능력이 없다’는 진단서 받는 방법 등을 알려줘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게 도와준 뒤 이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의 일정액을 커미션으로 받아 챙긴 혐의(국민기초생활보장법 위반 등)로 박 씨를 구속하고 일당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업실패로 인한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2002년 3월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박 씨는 수급 과정에 대한 자신의 지식으로 돈을 벌려고 마음먹었다. 박 씨는 2010년 12월 복지센터를 차리고 ‘생활비 보장 상담가능’이라는 광고지를 뿌렸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왔다. 박 씨는 이들에게 “정신과 의사에게 ‘항상 우울하다’고 말하라. 과장하거나 거짓말을 해도 관계없다”고 가르쳤다. 의사는 그들의 말을 믿고 진단서를 발급했다. 80명이 박 씨의 ‘우울증 교육’을 받고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얻었다. 박 씨 일당은 2010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센터를 거쳐 수급자격을 얻은 112명으로부터 1억6600여만 원을 받아 챙겼다. 김성모·곽도영 기자 mo@donga.com}

    • 201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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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륜통화 들통… 요금폭탄… 종료버튼 안눌렀다가 ㅠㅠ

    개인사업을 하는 A 씨(42)는 아내와 스마트폰으로 통화한 뒤 제대로 끄지 않아 이혼을 당할 뻔했다. 하청업체 사람들과 단란주점에서 술자리를 벌인 A 씨는 이 업소 여종업원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아내(42)에게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어 “회사 일 때문에 늦어지니 먼저 자라”고 거짓말을 했다. 만취한 A 씨는 전화를 끊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종료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않았고, 아내도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아 통화는 계속 연결됐다. 아내는 A 씨가 여종업원과 나누는 대화를 고스란히 들었다. 당시 전화기에서 들리는 소리를 자신의 스마트폰에 녹음해 뒀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아내는 한동안 A 씨와 별거했다. A 씨는 아내에게 수차례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뒤에야 간신히 이혼을 면할 수 있었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통화를 마친 뒤에도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아 난처한 일을 겪는 일이 늘고 있다. ‘불완전 종료’로 생기는 스마트폰 스트레스다. 스마트폰은 종료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않으면 상대가 끊지 않는 이상 통화가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폰은 터치형이기 때문에 화면 잠금이 설정돼 있지 않으면 손에 들고 다닐 때 엉뚱하게 오작동을 해 의도하지 않게 전화를 거는 일도 생긴다.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아 전화 요금 폭탄을 맞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있다. 대전 서구에 사는 송모 씨(68·여)는 지난달 스마트폰으로 남편과 통화를 끝내고 5시간 뒤 다른 전화를 걸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냈다가 깜짝 놀랐다. 전화가 남편과 5시간째 통화 중이었던 것. 아차 싶어 얼른 종료 버튼을 눌렀지만 송 씨는 이달 말 요금이 얼마가 나올지 몰라 걱정이다. 송 씨와 남편 모두 통화를 마친 뒤 실수로 스마트폰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10초에 18원짜리 일반요금제를 쓰는 경우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아 통화가 한 시간만 지속돼도 요금이 6480원 추가로 나온다. 특히 종료 버튼 등 휴대전화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의 사용자들이 기본요금이 싼 일반요금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볼 소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이 같은 일은 대부분 피처폰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드물었던 일이다. 피처폰의 ‘꾹’ 하고 누르는 버튼 터치감은 사용자에게 종료됐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전달한다. 플립, 폴더, 슬라이드 형식의 휴대전화는 접거나 미는 방식으로 전화 통화가 종료된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종료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않아 ‘요금 폭탄’을 맞는 경우에도 이를 구제받을 방법은 거의 없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스마트폰 기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조작 실수라면 부과된 요금에 관해 통신사업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해도 종료 버튼 사용법이 계속 헷갈린다면 휴대전화 옆쪽에 있는 전원버튼으로 통화를 종료시키도록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폰은 ‘환경설정’→‘통화’→‘전원버튼으로 통화 종료’를 클릭하면 이처럼 설정할 수 있다.조종엽·김성모 기자 jjj@donga.com}

    • 20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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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곡식환’을 간-심장 특효약으로 판 목사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선교원. 이곳을 찾은 신도들은 예배당 안쪽의 한 방으로 들어가 A 목사(61)에게 아픈 증상을 털어놓았다. A 목사는 자신이 “한의원을 28년간 운영했으며 K대에서 한의학 박사 학위를 받아 자연치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고 거짓말했고 신도들은 이를 그대로 믿었다. A 목사가 전국의 교회를 순회하며 건강 강의를 했기 때문에 입소문을 믿고 찾아온 환자도 많았다. 2007년 12월부터 올 8월 12일까지 그를 찾아온 환자는 2800여 명이나 됐다. A 목사는 환자를 본 뒤 고향 후배 B 목사(57·여)가 옥수수, 찹쌀, 기장 등 곡식을 빻아 만든 ‘곡식환’을 위와 간, 심장에 좋은 ‘특효약’이라고 소개했다. 2주간 먹을 분량을 6만 원씩에 팔아 10억여 원을 챙겼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A 목사의 말은 모두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목사는 한의학 박사 학위가 없을 뿐만 아니라 2004년에는 한의사를 사칭하다 징역 7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고 불법 제조한 약을 팔아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로 A 목사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A 목사는 부당이득에 대해 “신도들이 감사의 마음으로 준 것”이라며 끝내 혐의를 부인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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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 점거… 새벽 소음… 시위에 멍든 8·15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의 새벽은 소음과 불법으로 얼룩졌다. 14일 밤 집회를 마친 좌파 단체 회원들과 일부 시민 등 2000여 명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노숙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무질서가 난무한 것이다. ○ 소음 얼룩진 유례없는 대규모 노숙 15일 오전 2시 20분경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전날 오후 7시부터 연달아 열린 세 개의 집회 중 마지막인 자주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문화제가 막 끝난 터라 상당히 어수선했다. 집회 사회자는 “광장 동편에서 영화가 시작된다”고 알렸다. 집회 참가자들이 스크린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 대회를 주최한 곳은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전국공무원노조, 한국진보연대 등 수십 개의 단체가 결성한 8·15자주통일대회추진위원회였다. 스크린에 상영된 영상물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해 11월 제작한 ‘백년전쟁’이란 다큐멘터리였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하와이안 갱스터’,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국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로 묘사해 역사 왜곡 논란을 촉발했던 영상물이다. 오전 3시 20분. 청중석에 있던 기자가 소음을 측정해 봤더니 최대 83dB(데시벨)이 나왔다. 철도변 기차가 지나갈 때와 비슷한 소음 수준이다. 같은 시간 광장의 서쪽에서는 인터넷방송국인 주권방송의 ‘라디오 반민특위’ 생방송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여성 사회자가 6·25전쟁에서 여러 기념비적 전투를 승리로 이끈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두고 “못난 사람일수록 오래 산다”고 말하고, 박근혜 정부를 향해 “× 같은 새끼들 염병 떨고 있네”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곳의 소음도 80dB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서울광장 양쪽에서 벌어진 두 행사는 오전 4시까지도 확성기 볼륨이 줄지 않은 채 계속됐다. 이날 새벽 서울광장에서 약 550명이 텐트와 돗자리를 펴고 노숙을 했다. 밤샘 소음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묵는 주변 호텔들은 혼쭐이 났다. 서울광장 옆 플라자호텔 관계자는 “호텔 프런트에 시끄러워서 도저히 못 자겠다는 외국인 투숙객의 항의 전화가 30통 이상 걸려왔다”고 밝혔다. 프레지던트호텔 관계자도 “약 20개 방에서 40통의 항의 전화가 왔다”고 전했다. 남대문경찰서에도 인근 주민들의 소음 관련 신고가 10건 가까이 들어왔다. 서울시에서 규정한 광장사용 소음기준은 야간 기준으로 60dB 이하(집회 시위는 70dB)다. 14일부터 15일까지 서울광장을 사용한 국정원 시국회의, 민주노총, 8·15대회추진위 측은 경찰에 집회 신고만 했지 서울광장의 관리주체인 서울시에는 사용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회와 야간 노숙에 대해 전혀 신고를 받은 적이 없다”며 “불법으로 광장을 사용한 집회 개최 단체들에 정상 사용금액(한 시간에 m²당 10원)의 1.2배에 해당하는 변상금을 물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통합진보당 서울시당과 부산울산경남지역대학생연합은 서울시청 정면의 보행로에도 각각 천막 4동과 2동을 쳤다. 이 보행로는 비상시 소방도로로 이용되기 때문에 천막 같은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 광장 잔디밭에서 텐트를 치고 술을 마시거나 잠자는 모습도 여럿 눈에 띄었다. 주최 측도 참가자들에게 잔디밭에서 자면 안 된다고 알렸지만 참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서울광장뿐 아니라 여의도 한강공원에도 14일 오후 가로 3m, 세로 4m 크기의 천막 64개가 설치됐고, 15일 새벽 여러 곳에서 술판이 벌어졌다. 서울광장 시위대 중 일부가 관광버스 34대에 나눠 타고 여의도로 몰려간 것이다. 한강공원 그늘막 설치 기준에 따르면 한강 공원에는 2면 이상 개방 가능한 소형 그늘막(가로 2.5m, 세로 3m)만 설치할 수 있다. 하천법 제46조에 따라 규정돼 있지 않은 크기의 텐트를 칠 경우엔 과태료 100만 원이 부과된다. 한강 여의도안내센터는 해당 천막들을 규정에 어긋난 것으로 판단해 한강사업본부에 보고했다.○ 도심서 곳곳 경찰과 충돌 15일 아침이 되자마자 시위가 본격 시작됐다. 오전 8시 반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에서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학생 등이 국정원 대선 개입을 규탄하며 기습 시위를 벌이다 116명이 불법 도로점거 등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오후에도 도심 곳곳에서 시위와 집회가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다. 특히 오후 2시 반경 서울역에서 8·15 평화통일대회를 마치고 서울광장으로 행진하던 8·15대회추진위 소속 참가자 1500여 명은 보신각 앞 종로 양방향 8차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수차례 경고방송을 하다 오후 3시경 물대포를 발사해 이들을 해산시켰다. 박근혜 정부 들어 시위현장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쏜 것은 3월 충남 당진 현대제철 사태, 지난달 21일 울산 ‘희망버스’ 행사 이후 이번이 세 번째로 서울에서는 처음이다. 경찰이 이날 불법 도로점거 및 경찰폭행 등의 혐의로 연행한 시위 참가자는 아침 연행자를 포함해 총 301명이다. 대검찰청 공안부는 “우리 민족의 광복을 기념하는 뜻깊은 날에 8·15 행사를 빙자하여 서울 도심 곳곳에서 도로점거 등 불법 폭력시위가 발생하고 300여 명이 체포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며 “합법적 집회는 보장하되 이번과 같은 불법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현장 불법행위자는 물론이고 배후세력까지 철저하게 밝혀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백연상·김성모 기자 baek@donga.com}

    • 201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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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위안부 사죄하라” 세계9개국 동시 외침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세계 각국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6시 일본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구 가시와기(柏木) 공원. 위안부 관련 44개 시민단체가 연합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전국행동’ 주최의 집회에 시민 50여 명이 모였다. 주최 측은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보상하라”고 외쳤다. 이어 “유엔은 14일을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로 정하라”고 촉구했다. 약 30분 후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기념일을 유엔 기념일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앞세우고 거리 행진에 나섰다. 일본인들이 꽹과리와 북을 치며 행렬의 꼬리 부분에서 뒤따랐다. 반대 집회도 열렸다. 극우 인사 50여 명은 신주쿠역 인근에서 “조선인 위안부는 날조”라고 주장했다. 이 중 일부는 위안부 시위 행렬을 내내 따라다니며 “위안부 강제동원 증거를 대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100여 명이 시위대를 에워싸고 접근을 차단해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고야(名古屋) 오사카(大阪) 삿포로(札幌) 후쿠야마(福山) 히로시마(廣島) 기타큐슈(北九州) 등에서도 같은 행사가 열렸다. 이날 일본 등 세계 9개국 16개 도시에서 동시에 일본의 위안부 사죄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시카고에서는 한인단체들이 일본대사관에 항의 성명서를 제출했고, 워싱턴에서는 위안부 기림일 선포 및 평화나비 발족식이 열렸다. 독일 베를린에선 브란덴부르크 앞 파리저 광장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서명운동과 침묵시위가 펼쳐졌다. 국내에서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087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일반시민 3000여 명이 참석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요구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김성모 기자 lovesong@donga.com}

    • 201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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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드1 신고’ 곱절 늘었는데… 지구대 “출동할 순찰차가 없어요”

    “순(찰차) 24호, 여기 홍익(지구대 상황 근무자입니다).” “…” “순 22호, 여기 홍익.” “…” “순 26호… 순 27호….” “…” 무전기 너머에서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 10일 0시 17분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상황 근무자인 배진우 경사는 순찰차를 호출하며 연신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 홍익대 앞 놀이터에서 취객이 소주병을 깨고 행인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지만 출동할 순찰차가 없었다. “다들 사건 처리하느라고 바빠요.” 순찰차 번호와 출동 상태가 빼곡히 적힌 종이 앞에서 배 경사는 말을 흐렸다. 그때 신고자의 독촉전화가 또 걸려 왔다. “홍대 정문 앞 놀이터 말씀이시죠? 다른 신고가 밀려서요. 빨리 해결하고 가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이어 쉴 틈 없이 배 경사의 무전기가 울렸다. “연남 파출소입니다. 순찰차 지원 요청합니다.” “저희도 출동할 인력이 없습니다.” 홍익지구대에는 순찰차가 7대 있다. 홍익대 앞 놀이터 취객 행패 사건 당시 순찰차 22호는 술 취한 사람이 길에 널브러져 있다는 신고, 24호는 폭행 신고, 26호는 집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신고, 27호는 외국인 여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각각 현장에 출동한 상태였다. 23호 팀원들은 지구대 안에서 폭행 사건을 조사 중이었고, 25호는 서교치안센터에서 민원을 처리하고 있었다. 예비 순찰차인 38호마저 직전에 출동하고 없었다.○ 112 신고 폭증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긴급 출동해야 하는 112 신고인 ‘코드1’ 건수가 올 상반기 71만168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37만5372건에 비해 89.6%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파출소 지구대 등 지역 경찰 인력 충원은 더디기만 해 현장 치안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신고 뒤 현장 도착까지 걸린 평균 시간도 2011년 3분 53초에서 2012년 3분 34초로 줄었다가 올 상반기에는 4분 10초로 36초 늘어났다. 코드1은 성폭행 강·절도 등 범죄가 벌어지고 있어 긴급 출동을 해야 하는 신고를 뜻한다. 연간 코드1 신고는 84만∼90만 건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연간 수준에 육박함에 따라 이 추세라면 연내 140만 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범죄가 이미 끝난 현장 등 긴급하지는 않지만 출동해 처리해야 하는 ‘코드2’ 신고와 코드1 신고를 더한 건수도 지난해 상반기 약 373만 건에서 올해 상반기 약 422만 건으로 13.2% 증가했다. 이처럼 112 신고가 급증한 것은 112 접수 시스템이 바뀐 결과다. 경찰청은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남지방청 등 8개 지방경찰청 산하 경찰서의 112 상황실을 지방청 단위로 통합했다. 전에는 경찰서에서 112 신고를 받던 것을 지방청으로 변경한 것이다. 신고 접수 인력을 한 군데에 모으면서 접수 효율성이 높아져 과거에는 통화 중 대기에서 끝나던 전화가 실제 신고로 이어지고 있다. 또 ‘4대악 범죄’ 단속을 강조한 결과 과거 코드2로 분류하던 가정폭력 등의 신고를 코드1로 분류하는 경우도 늘었다.○ 출동인력 태부족…민생치안 허점 이에 따라 일선 지구대 파출소에는 폭증하는 112 신고를 감당하지 못해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특히 관내에 유흥가 등이 밀집해 있는 지구대는 신고가 몰리는 밤마다 인력 부족에 허덕인다. 9일 밤 취재팀이 동행 취재한 서울시내 지구대에서는 출동 지령이 내려져도 바로 현장에 출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경찰관들은 화장실도 제대로 들르지 못한 채 부랴부랴 현장으로 이동했지만 처리하지 못한 지령이 한 순찰차에 3개까지 쌓이기도 했다. 이배동 홍익지구대 경장은 “사건 당사자를 조사하기 위해 한 순찰조(2명)가 지구대로 복귀하면 다른 순찰차 한 대에 지령이 4, 5개 쌓이는 것은 순식간”이라고 말했다. 2012년 2만6632건의 112 신고를 처리해 전국 1위에 오른 홍익지구대는 9일 오전 5시∼10일 오전 5시 하루 동안에만 93건의 신고에 대응 출동했다. 지구대원들이 경험을 바탕으로 출동의 우선순위를 판단하지만 항상 위험이 뒤따른다. 조금 늦게 현장에 도착하면 단순한 폭행 시비가 살인 사건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재식 홍익지구대 경위는 “현장에 늦게 도착해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항상 불안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출동해야 할 신고는 증가했지만 인력은 오히려 줄었다. 지구대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지역 경찰 인력은 2013년 7월 말 현재 4만1369명으로 3년 전인 2010년(4만1578명)보다 오히려 209명 감소했다. 정원(4만3482명)보다는 2113명 적다. 일선 지구대 파출소에서는 신고가 많은 야간에 자원 근무, 탄력 근무를 통해 자체적으로 인력을 보강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간 근무는 신고가 몰려 업무 강도가 센 데다 초과 수당도 시간당 3000원 내외에 불과해 경찰들이 서로 기피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내근 인력을 감축해 올 7월부터 800여 명을 지구대 파출소에 신규 배치했지만 이 역시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5년 동안 경찰 2만 명이 충원될 예정이지만 경찰청 인력 배치 초안에 따르면 이 중 지역경찰 인력은 26% 정도인 5300명 수준이다. 5년 동안 전국 1980여 개 지구대 파출소의 6100개 순찰팀마다 겨우 한 명씩이 늘어나는 셈이다. 따라서 대폭적인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민생치안에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신규 선발 인력을 지역 경찰 등 민생 치안 현장에 우선 배치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조종엽·김성모 기자 jjj@donga.com}

    • 201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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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조사 받은 김종률 前의원 투신”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김종률 전 민주당 의원(51·사진)이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김 의원 집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12일 오전 5시 45분경 경찰 112신고센터로 김 전 의원이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돼 전날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 반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의 지인으로 알려진 신고자는 “김 전 의원이 오전 3시경 카카오톡으로 ‘억울하다, 죽고 싶다’는 문자를 보냈는데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112에 신고했다. 또 “불안해서 찾아다니다가 평소 김 전 의원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섬을 혼자 자주 찾던 것이 떠올라 와보니 김 전 의원의 차가 주차장에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전 6시경 서래섬 수상레저 주차장으로 출동해 신고자를 만나 김 전 의원의 차를 확인했다. 차 안에는 휴대전화와 여벌의 옷이 있었고 앞 정박장에 세워진 요트 안에서 김 전 의원의 신발이 발견됐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에 오전 3시 15분경 한 남성이 한 손에 옷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찍혔다”며 “야간이라 얼굴이 명확히 식별되지 않지만 가족들이 걸음걸이 등으로 보아 김 전 의원이 맞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 현관문 우유투입구에서는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가족에게 남긴 1장에는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나머지 2장은 검찰에 보내는 내용으로 ‘서○○ 부장(검사)님, 박○○ 검사님 미안합니다’라며 ‘참 정의롭고 열심히 하는 검사를 보는 것 같아서 흐뭇하고 좋았습니다’라고 썼다. 또 ‘나의 선택으로 자칫 누가 될 것 같아 이 글을 남긴다’고 썼다. 김 전 의원은 투신 직전 페이스북에 “지역 주민으로부터 큰 사랑과 은혜만 입고 보답을 못했다”며 “진실의 촛불을 들어야 할 때도 함께하지 못했다”고 글을 남겼다. 또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어머니(79)가 홀로 살고 있는 충북 음성군 금왕읍의 한 빌라를 잠시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고문을 맡고 있던 줄기세포 연구업체 알앤엘바이오의 금품전달 사건으로 11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알앤엘바이오의 라정찬 회장에게서 현금 5억 원이 든 쇼핑백을 받아 2011년 1월 27일 오후 7시경 서울의 한 고급호텔 중식당에서 금융감독원 A 연구위원에게 전달하기로 했으나 중간에 빼돌렸다는 혐의(뇌물공여)를 받고 있었다. 회사의 부실회계를 덮어 달라는 명목의 뇌물을 전달하기로 했으나 ‘배달사고’를 냈다는 의혹을 받은 것. 김 전 의원은 11일 조사에서 “(연구위원에게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조사를 받던 이 연구위원은 11일 오후 10시 45분 무혐의로 풀려났다. 경찰은 12일 수중 수색작업을 오후 6시경 사실상 중단하고 13일 오전 8시 재개하기로 했다. 김 전 의원은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7년 대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BBK 주가조작 진상조사 대책위원장을 맡아 ‘BBK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2009년 단국대 이전 사업 과정에서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잃었으며 2010년 가석방된 뒤 올해 1월 특사로 복권됐다. 4월에는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청주 신흥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변호사(사법시험 35회)로 법무법인 ‘춘추’ 대표변호사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원, 단국대 법대 교수, 사법시험 위원 등을 지냈다. 최근 원자력발전소 부품 납품 청탁과 함께 수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김모 전 한국수력원자력 부장의 형이기도 하다. 민주당의 한 충북 지역 의원은 “최근 김 전 의원을 만나봤지만 별다른 징후가 없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이은택·김성모·민동용 기자 nabi@donga.com}

    • 201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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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투신 추정’ 김종률 전 민주당 의원이 검찰에 보낸 유서 전문

    -‘투신 추정’ 김종률 전 민주당 의원이 검찰에 보낸 유서 전문- 서○○ 부장님, 박○○ 검사님미안합니다.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방어할 생각도 했으나.여기까지 오면서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서 부장과 박 검사를 대하면서, 참 정의롭고 열심히 하는검사를 보는 것 같아서 흐뭇하고 좋았습니다.나의 선택으로 자칫 누가 될 것 같아 이 글을 남깁니다.여기까지 오면서 윤○○ 국장과 그 가족에게 이루 감당할 수 없는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낍니다.저의 속죄의 마음을 꼭 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돈의 행방을 밝히고 나의 무고함을 밝히고 싶었지만 너무 늦은 감도 있고 혼자 다 감당하기에는 벅찬 절망감만 있습니다. 또 밝힌들 내 명예와 내 처지에 무슨 도움이 될까 부질없다는 생각만 듭니다.지난번 제사건(2009년 말 의원직 상실된 단국대 관련 배임수재 건)으로 내내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있었고, 그때 억울함에 어떻게든 명예회복의 기회를 갖고 싶었습니다. 사법시스템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모순과 불완전한 점을 겪은 터라 지금 상실감과 절망감은 가눌 길이 없습니다. 억울하고 무력감, 이꼴 저꼴 보기 싫은 회의감만 있습니다. 제가 다 지고 갑니다.이 시점에저의 주변과 특히 민주당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정치적으로 민주당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사건처리를 함에 있어 선처를 부탁드립니다.정의실현을 위해 정말 불철주야 애쓰시는 서○○ 부장님, 박○○ 검사님 앞날에 좋은 일만있으시길 기원합니다.감사하고 미안합니다.2012.8.12.김 종 률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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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병 아내 15년간 간병한 80대 “힘들다” 부인 살해뒤 자살기도

    15년 병간호에 지친 80대 노인이 아내를 살해한 뒤 자살을 기도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A 씨(79·여)가 입이 테이프로 막힌 채 숨져 있는 것을 외손자가 발견해 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 씨 옆에는 남편 B 씨(82)가 수면제를 다량으로 복용한 채 쓰러져 있었다. 현장에는 “병간호가 힘들어 내가 일을 저질렀다”는 B 씨의 유서가 발견됐다. B 씨는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은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A 씨가 15년 전 고혈압으로 쓰러진 뒤 거동이 불편했고 2, 3년 전부터는 치매까지 걸려 남편 B 씨가 힘들어했다. 3일 오전 B 씨가 A 씨에게 길거리에서 ‘빨리 죽지 않으면 내가 죽이겠다’고 얘기하는 걸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B 씨의 건강이 회복되면 신병을 인도받을 방침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3-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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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집회질서 유지 요구하던 경찰간부, 민변 변호사 등에게 끌려가 봉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주최한 집회 현장에서 경찰 간부가 민변 소속 변호사를 포함한 시위대원들에게 끌려가 부상당했다. 26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민변은 25일 오후 5시 반경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집회의 자유를 찾기 위한 시민캠페인’이라는 이름의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는 민변 노동위원장인 권영국 변호사 주도로 열렸고, 변호사들과 쌍용차 범국민대책위 회원 등 40여 명이 참가했다. 집회 도중 일부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허가한 집회장소 밖으로 나와 플래카드를 흔들자 경찰은 확성기로 “집회구역 안으로 들어가라”고 경고했다. 시위대가 계속되는 경찰의 경고를 무시하자 남대문경찰서 최성영 경비과장은 집회구역을 벗어난 시위자에게 다가가 “안으로 들어가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민변 변호사 3명과 쌍용차 범대위 회원 2명 등 5명이 “남대문서 경비과장이 합법 집회를 방해한다. 현행범으로 체포한다”고 외친 뒤 최 과장의 팔을 꺾고 목덜미를 붙잡은 채 대한문에서 숭례문 쪽으로 20m가량 끌고 갔다. 최 과장은 주변 경찰의 제지로 시위대로부터 풀려났으나 팔과 허리에 찰과상을 입고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민변 변호사들은 최 과장이 집회를 방해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는 논리를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범죄를 저지르거나 막 끝낸 범인에 대해서는 수사기관뿐 아니라 일반인도 법원의 영장 없이 현장에서 체포할 수 있다. 시위대는 이날 경찰을 해산시키겠다며 질서유지선(폴리스라인)을 뚫고 나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권 변호사와 민주노총 간부 등 3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앞서 민변은 11일 경찰이 교통질서 확립을 이유로 대한문 화단 앞 집회를 금지하고 덕수궁 매표소 앞 일부로 집회 장소를 제한하자 서울행정법원에 효력 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은 22일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민변은 당초 신고한 장소에서 집회를 열었고, 경찰은 신고된 집회구역 경계선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민변 측은 폴리스라인이 경계선 안쪽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민변 측의 반론을 듣기 위해 전화 연락을 했으나 민변은 인터뷰를 거절했다.백연상·김성모 기자 baek@donga.com}

    • 201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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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도 너무한 취업 사교육… 컨설팅 비용 400만원까지

    “수강료는 200만 원이에요. 합격하면 200만 원 더 내고요. 합격한 뒤 벌 돈 생각하면 이 돈은 크지 않은 거죠.”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 6층. 사무실은 얼핏 보기에 작은 학원 같았다. 강의실은 고작 2개뿐이었다. 강의실 내부에는 작은 책상 12개와 6mm 카메라, 작은 스피커가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취업 컨설팅업체 대표는 기자가 “은행 취업을 목표로 이곳을 찾아왔다”고 하자 금융권에 있는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며 장황하게 컨설팅 내용을 설명했다. 취업난이 만성화하면서 취업 사교육 업체의 횡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을 상대로 한 달에 100만∼200만 원의 고액 수강료를 받는 취업 컨설팅업체들이 성업 중이다. 취직에 목을 매는 구직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런 곳들을 찾아 컨설팅을 받고 있다. 취업정보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 여름방학 동안 취업 컨설팅을 받겠다는 대학생이 설문 대상자 251명 가운데 11.6%를 차지할 정도다. 본보는 취업준비생을 가장해 취업 컨설팅업체 5곳을 취재했다. 이들은 대부분 면접 지도 및 자기소개서 대필을 기본 과정으로 해 50여만 원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또 취업에 성공할 때까지 멘토링하는 비용으로 150만∼200만 원을 요구했다. 취업에 성공하면 별도의 성공 보수를 요구하는 곳도 있었다. 취재진은 한 컨설팅업체에 ‘서울 중상위권, 토익 800점, 학점 3.8’의 스펙으로 취업을 상담했다. 이 업체 대표는 “기본 코스는 55만 원이고 지속적인 컨설팅을 원하면 155만 원을 내야 한다”고 답했다. 제시한 스펙 외에 다른 특기가 없다면 비용이 더 올라간다. 또 다른 업체에선 “면접에 자주 떨어진다”고 하자 2시간에 20만 원을 받는 면접 교육을 제안했다. 강사가 유명인일 경우 비용은 훨씬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 취업 관련 책을 낸 한 컨설턴트는 6시간 수강에 70만 원이 넘는 면접을 추천했다. 이 교육에 앞서 취업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들으려면 1시간에 15만 원을 내야 한다. 사교육 시장에 몰린 학생들은 당장 불안감을 씻기 위해 컨설팅업체를 찾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취업 컨설팅업체에서 만난 황모 씨(24·여)는 “1년 동안 계속 서류전형 탈락을 반복했다. 컨설팅업체에 다니면 뭐라도 하고 있는 느낌이 드니까 마음이 편하지만 수강료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에 가까스로 취직한 이모 씨(27·여)는 “탈락보다 나를 더 화나게 한 건 컨설팅회사의 사기 행각”이라고 말했다. 최종면접에서만 10번 넘게 떨어진 이 씨는 취업 컨설팅업체를 찾았다. 강남에서 소문이 자자한 취업 컨설팅회사였다. 이 회사 대표는 “무조건 면접까지는 가게 한다”고 했지만 수강료 60만 원을 낸 뒤 컨설턴트의 태도는 완전히 돌변했다. 컨설팅은 1시간 만에 끝났다. 자기소개를 녹음하고선 “말이 어수룩하다”고 지적한 게 전부였다. 성의 없는 컨설팅에 화가 난 이 씨는 “1회 컨설팅 비용을 제외하고 환불해 달라”고 항의했다. 컨설턴트는 환불을 미루다가 고작 5만 원을 환불했다. 컨설팅을 의뢰한 구직자와 업체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졌을 경우 한국소비자원은 업체에 환불 및 보상을 권고할 수 있지만 강제성은 없다. 불만족 사항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하는데, 교육서비스 특성상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학생활정보지인 ‘대학내일’의 신익태 소장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안고도 컨설팅을 의뢰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증거”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수연·김성모 기자 sykim@donga.com   신지후 인턴기자 숙명여대 언론정보학 4학년}

    • 201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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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꿈꾸던 병학이, 친구 구하려다 파도에 휩쓸려…

    삶과 죽음을 가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병학이는 친구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허우적거리는 친구를 살리려고 주저없이 검푸른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18일 오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백사장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친구들을 구하고 실종된 공주대사범대부설고 2학년 이병학 군(17). 그는 하루 뒤인 19일 오후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아버지 이후식 씨(46)는 18일 오후 7시경 ‘무단이탈한 학생들이 실종됐다’는 학교 측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담임교사가 보낸 문자였다. 이 씨는 황급히 논산 집에서 태안까지 2시간을 운전해 갔다. 아들이 변을 당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단지 ‘사고를 쳤구나’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 도착해 보니 전혀 상황이 달랐다. 자초지종을 알고 싶어 아이들을 불러 당시 상황을 물었다. 한 아이가 “병학이가 키 작은 애를 구하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파도에 휩쓸렸다. 그러고는 바다에서 나오지 못했다”고 눈시울을 훔치면서 전했다. 이 씨는 바닷가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발을 동동 굴렀다. “논산중학교에서 줄곧 전교 1등을 했었어요. 고등학교에서도 상위권이었고. 경찰대에 가서 프로파일러가 되겠다며 운동도 열심히 했는데….” 어머니 박지원 씨는 “키 크고 얼굴도 뽀얗고 잘생긴 내 아들…. 엄마가 청소하면 자신이 하겠다고 팔을 걷는 효자”라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같은 학년 이준형 군(17)도 친구들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바다에 함께 들어갔던 한 학생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준형이가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서 나오다가 다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사는 “준형이는 공부도 잘하고 수영도 잘하는 쾌활한 학생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태안=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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