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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군산CC오픈에 초청받은 이수민(22·CJ오쇼핑)은 쟁쟁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아마추어여서 우승 상금은 받을 수 없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올해 신인 프로 선수로 이 대회에 출전한 이수민은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 1억 원은 이번에는 그의 몫이었다. 이수민이 자신의 프로 첫 우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역대 KPGA 투어에서 아마추어와 프로로 같은 대회를 모두 석권한 선수는 한국오픈에서 같은 기록을 세운 김대섭에 이어 두 번째다. 전날까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이수민은 28일 전북 군산 군산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5타룰 줄였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그는 2위 이지훈(12언더파 276타)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KPGA 투어의 차세대 스타로 평가받는 그는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값진 첫 우승을 일궜다. 이수민은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에 선발되지 못한 뒤 목표를 잃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제 자신감을 많이 찾은 만큼 올해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려 신인왕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나연(28·SK텔레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칸소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대회 36홀 최소타 기록을 경신하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최나연은 28일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골파장(파71·6341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1개로 8언더파 63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폭풍우로 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은 이번 대회에서 최나연은 중간합계 13언더파 129타를 적어내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2월 열린 시즌 개막전 코츠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나연은 29일 최종 3라운드에서 시즌 2번째이자 통산 9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전반에 2타를 줄인 최나연은 후반 9개 홀에서 6타를 줄이는 절정의 샷 감각을 뽐냈다. 특히 18번홀(파5)에서는 13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최나연은 “후반에 29타를 친 것은 내 골프 인생에서 처음인 것 같다. 이번 주 샷 감각이 좋아 자신이 있었지만 스코어가 이 정도로 좋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3타를 줄인 허미정(26)은 중간합계 11언더파 131타로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와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중간합계 1언더파 141타로 2014년 5월 에어버스 LPGA 클래식 이후 1년여 만에 컷 탈락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네가 못한 퍼펙트게임을 내가 해 볼게.” 2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69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동산고와 부산고와의 8강전. 경기 전 동산고 선발투수 김찬호(사진)는 팀 동료 안정훈에게 농을 섞어 이렇게 말했다. 안정훈은 하루 전 소래고와의 16강전에서 6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다 7회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퍼펙트게임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김찬호는 이날 부산고 타선을 상대로 퍼펙트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8이닝 4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팀이 8-0, 8회 콜드게임으로 승리하면서 김찬호의 기록은 8이닝 완봉승이 됐다. 동산고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4강에 올랐다. 3루수를 겸하고 있는 김찬호는 이전까지는 주로 경기 후반 구원 투수로 등판하곤 했다. 그런데 동산고 ‘투수 3인방’을 이루는 최민섭과 안정훈이 이전 경기까지 많은 투구를 했기에 이날은 모처럼 선발로 등판했다. 김찬호는 시속 140km에 이르는 직구와 120km대 중반의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손쉽게 범타를 유도했다.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찌르는 제구가 일품이었다. 자신의 롤 모델로 오승환(일본 프로야구 한신)을 꼽은 그는 “투구폼이 예쁘고 위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잘 던지는 모습이 멋있다.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하면 선발과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산고는 3회 오윤교의 2타점 적시타와 장범수의 2타점 적시타로 먼저 4점을 선취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톱타자 김혜성은 4타수 2안타 3타점, 8번 타자 박효신은 3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우승 후보 선린인터넷고는 ‘원투펀치’ 김대현-이영하의 호투를 발판 삼아 경주고를 2-1로 꺾고 4강에 합류했다. 선린인터넷고 강병진은 1-1로 팽팽하던 8회말 1사 3루에서 결승타를 쳐 3루 주자 안준모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안준모도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선린인터넷고는 28일 오전 11시 4강전에서 동산고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앞선 열린 16강전에서 상원고는 마산고를 2-1, 장충고는 동성고를 5-1로 꺾고 8강에 올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어, 홈런이 나오면 안 되는데….” 프로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탄식이 터졌다. 대타로 들어선 동산고 장지승이 소래고와의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 7회초에 2점 홈런을 쳤을 때다. 스카우트들은 장지승의 홈런이 아니라 동산고 3학년 투수 안정훈(사진)의 퍼펙트게임이 무산된 걸 아쉬워했다. 안정훈은 6회까지 최고 시속 142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퍼펙트 행진 중이었다. 69회째를 맞는 이 대회 최초의 퍼펙트게임이 3이닝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하지만 장지승의 홈런 한 방이 안정훈의 퍼펙트게임을 막았다. 이 홈런으로 동산고는 8-0으로 앞서 나갔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7회 이후 7점 차 이상이 되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안정훈이 7회에도 퍼펙트 피칭을 하면 7회 콜드게임으로 끝나게 돼 정식 퍼펙트게임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안타를 맞거나 실점을 해도 퍼펙트게임이 날아가긴 마찬가지. 동산고는 7회에만 무려 7득점하며 13-0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7회말 마운드에 오른 안정훈은 선두 타자 황성빈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뒤 교체됐다. 후속 투수가 점수를 내줘 이 주자는 그의 실점이 됐지만 승리 투수는 그의 몫이었다. SK 내야수 안정광의 친동생인 안정훈은 “퍼펙트게임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타자들이 잘 쳐줘 오히려 고마웠다. 연고팀인 SK에 입단하고 싶지만 다른 팀에 가서 형이랑 투타 대결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야구에서 선취점은 무척 중요하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마찬가지인 토너먼트에서는 더욱 그렇다. 제6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의 디펜딩 챔피언 서울고에는 확실한 득점 첨병이 있다. 장타력과 빠른 발을 겸비한 최원준이 주인공이다. 고교 최고 유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최원준은 이번 대회에서 팔꿈치가 썩 좋지 않아 유격수 대신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톱타자로 나서 기선을 제압하는 것은 그의 몫이다. 25일 열린 유신고와의 대회 16강전에서도 그랬다. 최원준은 1회초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유신고 선발 최이경을 상대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후속 양승혁의 보내기 번트 때 3루를 밟은 뒤엔 주효상의 적시타 때 소중한 선취점을 올렸다. 최원준은 19일 안산공고와의 1회전에서는 1회에 3루타로 출루해 홈을 밟았고, 22일 용마고와의 2회전에서도 2루타로 출루해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최원준은 1-1 동점이던 3회에는 최이경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1점 홈런도 쳐냈다. 이날 경기까지 최원준은 타율 0.636(11타수 7안타)을 기록하며 공격의 첨병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최원준의 활약 속에 서울고는 유신고를 5-4로 꺾고 8강에 진출하며 대회 2연패에 한발 더 다가섰다. 서울고는 3-1로 앞선 8회말 2점을 내줘 잠시 동점을 허용했지만 9회초 공격 2사 2, 3루에서 대타 박주현이 좌중간을 꿰뚫는 2타점 2루타를 쳐내 신승을 거둘 수 있었다. 서울고 1학년 강백호는 9회말 보크로 한 점을 더 내주긴 했지만 마지막 타자 박상언을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인천고가 광주진흥고에 12-4, 7회 콜드게임승을 거두며 8강을 확정지었다. 부산고와 동산고도 각각 세광고와 소래고를 꺾고 8강에 합류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어, 홈런이 나오면 안 되는데….” 프로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탄식이 터졌다. 대타로 들어선 동산고 장지승이 소래고와의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 7회초 2점 홈런을 쳤을 때다. 스카우트들은 장지승의 홈런이 아니라 동산고 3학년 투수 안정훈의 퍼펙트게임이 무산된 걸 아쉬워했다. 안정훈은 6회까지 최고 142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퍼펙트 행진 중이었다. 69회째를 맞는 이 대회 최초의 퍼펙트게임이 3이닝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하지만 장지승의 홈런 한 방이 안정훈의 퍼펙트게임을 막았다. 이 홈런으로 동산고는 8-0으로 앞서 나갔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7회 이후 7점차 이상이 되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안정훈이 7회에도 퍼펙트 피칭을 하면 7회 콜드게임으로 끝나게 돼 정식 퍼펙트게임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안타나 실점을 해도 퍼펙트게임이 날아가긴 마찬가지. 동산고는 7회에만 무려 7득점하며 13-0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7회말 마운드에 오른 안정훈은 선두 타자 황성빈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뒤 교체됐다. 후속 투수가 점수를 내줘 이 주자는 그의 실점이 됐지만 승리 투수는 그의 몫이었다. SK 내야수 안정광의 친동생인 안정훈은 “퍼펙트게임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타자들이 잘 쳐줘 오히려 고마웠다. 연고팀인 SK에 입단하고 싶지만 다른 팀에 가서 형이랑 투타 대결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어떤 선수처럼 되고 싶나요.” “류현진 선배님(LA 다저스) 같은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해까지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왼손 투수들 가운데 열에 여덟은 류현진을 롤 모델로 꼽았다. 오른손 투수에게 인기 있는 선수는 오승환(한신)이었고, 사이드암 투수들은 임창용(삼성)을 택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본받고 싶은 선수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선수는 뜻밖에 두산의 왼손 투수 유희관(29)이다. 지난해까지 인기 있던 투수들과 유희관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공의 스피드다. 유희관을 제외한 투수들은 모두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진다. 반면 유희관의 최근 8경기 직구 평균 구속은 128km다. 가장 빠른 공도 130km대 중반이다. 많은 사람들이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야구에서 사실 중요한 건 재능이다. 150km란 공은 극소수의 선택받은 선수들만 던질 수 있다. 노력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한마디로 타고나야 한다. 유희관이라고 빠른 공을 던지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다. 어린 시절 그도 느린 스피드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아무리 용을 쓰고 던져도 140km를 넘기지 못했다. 스피드가 나오지 않다 보니 손해도 많이 봤다. 장충고를 졸업한 그는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중앙대를 졸업한 뒤 2차 6번으로 겨우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의 성공을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유희관 스스로도 “선발은 언감생심이었다. 원 포인트 릴리프로 1군 무대에 서는 게 꿈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유희관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벌써 10승(2패)을 거둬 다승 공동 선두다. 평균자책점(2.85)은 2위다. 3년 연속 10승 고지에 올랐다. 공은 느릴지 몰라도 제구와 변화구, 그리고 자신감은 국내 최정상급이다. 선택받은 선수보다 평범한 선수가 훨씬 많은 고교야구에 유희관은 꿈과 희망을 던져줬다. 예전 같으면 130km가 안되는 직구를 던지는 고교 선수들은 일찌감치 야구를 포기해야 했다. 노력할 기회도 없이 부족한 재능을 탓해야 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느린 공으로도 얼마든지 프로에 갈 수 있고, 한발 더 나아가 A급 선발이 될 수 있다는 걸 유희관이 온몸으로 보여줬다. 소래고 왼손 투수 임지유도 유희관을 따라하고 싶어 하는 투수다. 22일 장안고와의 경기에서 그는 최고 132km의 직구를 던졌다. 하지만 그는 어엿이 프로를 꿈꾸고 있다. 그날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그는 “유희관 선배님처럼 나도 공은 빠르지 않지만 자신감 있게 던지려 한다. 스피드에 신경 쓰기보다 제구와 변화구 구사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금광옥 동산고 감독은 “유희관의 성공 후 많은 고교 선수들이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유희관은 “설혹 바로 프로에 지명을 못 받는다 해도 야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나도 대학과 상무를 거쳐서야 진짜 프로 선수가 됐다. 단점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정말 잘할 수 있는 걸 키우는 게 더 좋을 때도 있다. 평범한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됐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유희관처럼 야구에 대한 편견을 바꾼 대표적인 선수에는 NC 유격수 손시헌(35)도 있다. 작은 키 때문에 스카우트들의 외면을 받았던 그가 신고 선수로 입단한 두산에서 주전 유격수로 성공 가도를 달리자 스카우트들은 선수 보는 눈을 바꿨다. 정근우(한화)와 김선빈(전 KIA) 등은 단신 선수에 대한 편견이 깨진 후 입단해 큰 성공을 거뒀다. 지금도 많은 고교 내야수들은 손시헌을 우상으로 꼽는다. 야구는 공이 느려도, 키가 작아도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면 성공할 수 있는 스포츠다. 유희관과 손시헌은 가장 먼저 껍데기를 깬 선구자들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어떤 선수처럼 되고 싶나요.” “류현진 선배님(LA 다저스) 같은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해까지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왼손 투수들 가운데 열에 여덟은 류현진을 롤 모델로 꼽았다. 오른손 투수에게 인기 있는 선수는 오승환(한신)이었고, 사이드암 투수들은 임창용(삼성)을 택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본받고 싶은 선수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선수는 뜻밖에 두산의 왼손 투수 유희관(29)이다. 지난해까지 인기 있던 투수들과 유희관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공의 스피드다. 유희관을 제외한 투수들은 모두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진다. 반면 유희관의 최근 8경기 직구 평균 구속은 128km다. 가장 빠른 공도 130km대 중반이다. 많은 사람들이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야구에서 사실 중요한 건 재능이다. 150km란 공은 극소수의 선택받은 선수들만 던질 수 있다. 노력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한마디로 타고나야 한다. 유희관이라고 빠른 공을 던지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다. 어린 시절 그도 느린 스피드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아무리 용을 쓰고 던져도 140km를 넘기지 못했다. 스피드가 나오지 않다 보니 손해도 많이 봤다. 장충고를 졸업한 그는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중앙대를 졸업한 뒤 2차 6번으로 겨우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의 성공을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유희관 스스로도 “선발은 언감생심이었다. 원 포인트 릴리프로 1군 무대에 서는 게 꿈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유희관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벌써 10승(2패)을 거둬 다승 공동 선두다. 평균자책점(2.85)은 2위다. 3년 연속 10승 고지에 올랐다. 공은 느릴지 몰라도 제구와 변화구, 그리고 자신감은 국내 최정상급이다. 선택받은 선수보다 평범한 선수가 훨씬 많은 고교야구에 유희관은 꿈과 희망을 던져줬다. 예전 같으면 130km가 안되는 직구를 던지는 고교 선수들은 일찌감치 야구를 포기해야 했다. 노력할 기회도 없이 부족한 재능을 탓해야 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느린공으로도 얼마든지 프로에 갈 수 있고, 한 발 더 나아가 A급 선발이 될 수 있다는 걸 유희관이 온몸으로 보여줬다. 소래고 왼손 투수 임지유도 유희관을 따라하고 싶어 하는 투수다. 22일 장안고와의 경기에서 그는 최고 132km의 직구를 던졌다. 하지만 그는 어엿이 프로를 꿈꾸고 있다. 그날 1과3분의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그는 “유희관 선배님처럼 나도 공은 빠르지 않지만 자신감 있게 던지려 한다. 스피드에 신경 쓰기보다 제구와 변화구 구사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금광옥 동산고 감독은 “유희관의 성공 후 많은 고교 선수들이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유희관은 “설혹 바로 프로에 지명을 못 받는다 해도 야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나도 대학과 상무를 거쳐서야 진짜 프로 선수가 됐다. 단점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정말 잘할 수 있는 걸 키우는 게 더 좋을 때도 있다. 평범한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됐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유희관처럼 야구에 대한 편견을 바꾼 대표적인 선수에는 NC 유격수 손시헌(35)도 있다. 작은 키 때문에 스카우트들의 외면을 받았던 그가 신고 선수로 입단한 두산에서 주전 유격수로 성공가도를 달리자 스카우트들은 선수 보는 눈을 바꿨다. 정근우(한화)와 김선빈(전 KIA) 등은 단신 선수에 대한 편견이 깨진 후 입단해 큰 성공을 거뒀다. 지금도 많은 고교 내야수들은 손시헌을 우상으로 꼽는다. 야구는 공이 느려도, 키가 작아도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면 성공할 수 있는 스포츠다. 유희관과 손시헌은 가장 먼저 껍데기를 깬 선구자들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막내 구단 kt의 기세가 무섭다. 이번에는 4점이나 뒤지던 경기를 뒤집었다. 그 중심에는 이틀 전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오정복이 있었다. kt는 21일 포수 용덕한을 NC에 내주고 외야수 오정복과 투수 홍성용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3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곧바로 1군에 등록된 둘은 대역전승의 주인공이었다.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출전한 오정복은 4-4 동점이던 7회 LG 에이스 소사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삼성 시절이던 2010년 7월 6일 SK전 이후 1813일 만의 홈런. 오정복은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홍성용 역시 5회 구원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kt는 7회초까지 0-4로 뒤졌으나 7회말 공격에서 대거 7득점하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승리로 kt는 20승(50패) 고지에 올라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막내 구단 kt의 기세가 무섭다. 이번에는 4점이나 뒤지던 경기를 뒤집었다. 그 중심에는 이틀 전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갈아입은 오정복이 있었다. kt는 21일 포수 용덕한을 NC에 내주고 외야수 오정복과 투수 홍성용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3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곧바로 1군에 등록된 둘은 대역전승의 주인공이었다.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출전한 오정복은 4-4 동점이던 7회 LG 에이스 소사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삼성 시절이던 2010년 7월 6일 SK전 이후 1813일 만의 홈런. 오정복은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홍성용 역시 5회 구원 등판해 1과 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kt는 7회초까지 0-4로 뒤졌으나 7회말 공격에서 대거 7득점하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승리로 kt는 20승(50패) 고지에 올라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타격은 여자의 마음과 같다. 오늘 잘 맞다가 다음 날엔 맞지 않는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통산 최다 안타(3085개)를 친 장훈 선생의 명언이다. 롯데 투수 이상화를 보면 이 말이 비단 타자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상화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4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승리 투수 요건인 5이닝은 고사하고 채 1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17일 넥센전과는 정반대였다. 그날 이상화는 6과 3분의2이닝 동안 막강 넥센 타선을 상대로 4피안타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물론이고 생애 최고의 피칭이었다. 하지만 불과 단 한 경기 만에 이날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며 하염없이 무너져 버렸다. 이상화의 롤러코스트 피칭은 시즌 내내 반복되고 있다. 4월 등판한 5경기에서는 2승 2패에 평균자책점 3.77로 선전했지만, 5월 등판한 2경기에서는 2이닝도 못 던지고 교체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도입된 심판 합의판정 제도(비디오 판독)는 한국 프로야구의 문화를 바꿔 놨다. 명백한 오심이 사라지면서 불필요한 항의가 크게 줄었다. 무엇보다 오심에 따른 승부 왜곡이 많이 없어졌다. 20일까지 한국 프로야구에는 모두 168차례의 심판 합의판정 요청이 있었고, 그중 60차례(35.7%)가 번복됐다. 21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kt의 경기에서도 승부의 흐름을 돌린 것은 심판 합의판정이었다. KIA 강한울은 이날 3회에만 두 번 죽었다가 두 번 살아났다. 심판 합의판정 제도가 없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한 강한울은 3회 1사 후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굴러가는 깊은 타구를 날렸다. kt 유격수 박기혁이 어렵게 공을 잡아 1루에 송구했고,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강한울은 세이프라며 합의판정 사인을 보냈고,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로 번복됐다. 어렵게 살아난 강한울은 신종길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또다시 아웃 판정을 받았다. KIA 벤치는 다시 합의판정을 요청했고, 이번에도 세이프가 선언됐다. 1루와 2루에서 연달아 합의판정을 요구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두 번 모두 살아난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강한울은 이후 신종길의 우월 2루타 때 홈을 밟아 소중한 선제득점을 올렸다. 이어진 공격에서 최용규도 2루 도루에 성공했는데 이번에는 kt에서 합의판정을 요구했다. 결과는 그대로 세이프였다. 한 이닝에서 세 번 합의판정이 나온 것도 처음이었다. KIA는 3회에만 대거 6득점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7-0으로 완승을 거두며 33승 32패(승률 0.508)를 기록한 KIA는 5위로 뛰어올랐다. NC는 마산 경기에서 한화에 6-0으로 승리하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한화는 시즌 첫 5연패이자 첫 3연전 싹쓸이패를 당하며 6위로 처졌다. 넥센은 LG와의 경기에서 9회 박동원의 끝내기 스퀴즈 번트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3-3 동점이던 9회말 1사 3루에서 LG는 내야에 5명의 수비수를 배치하는 시프트를 구사했지만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넥센의 스퀴즈 작전에 결승점을 내줬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주 만의 리턴매치.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박성현(22·넵스·사진)이 프로 데뷔 2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것도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골프장(파72·663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2만3000여 명의 갤러리가 운집했다. 챔피언 조에서 리턴매치를 펼치는 박성현과 이정민(23·비씨카드)의 맞대결을 보기 위해서였다. 2주 전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의 최종 승자는 이정민이었다. 박성현에 3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던 이정민은 끈질긴 추격전 끝에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간 뒤 끝내 우승했다. 이날 대회에서도 박성현은 3라운드까지 이정민에 5타를 앞서 있었다. 전날 인터뷰에서 박성현은 “이정민 선배와 꼭 다시 한번 대결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빨리 왔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정민은 “5타가 따라잡지 못할 건 아니다. 내 게임 플랜을 충실히 지키면 (우승)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응수했다. 하지만 극심한 부담감과 어려운 코스 세팅 탓에 두 선수 모두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하진 못했다. 특히 박성현은 경기 후반 들어 많이 흔들렸다.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했고, 14번홀(파5)에서는 티샷을 오른쪽 워터 해저드에 빠뜨리는 등 실수를 거듭하며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박성현은 이날 하루만 5타를 잃었다. 이정민 역시 2주 전과는 달리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9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뒤 벙커에 빠뜨린 뒤 2타 만에 빠져나오는 실수를 저지르며 더블 보기를 했고, 경기 후반 16번홀과 18번홀에서도 보기를 했다. 결과는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를 친 박성현의 승리였다. 이정민은 박성현에 2타 뒤진 3오버파 291타로 2위를 차지했다. 우승 상금 2억 원을 받는 박성현은 “언더파로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2주 전 대회 때 아쉽게 우승을 놓쳐서 빨리 우승 기회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2주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게 돼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 우승 상금으로 카니발 한 대 사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승 부상으로 카니발을 얻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안신애(25·해운대비치리조트)와 양수진(25·파리게이츠)은 4오버파 292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박재범(33·사진)이 프로 데뷔 15년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박재범은 21일 제주 제주시 오라CC(파72·7137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바이네르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배윤호(22·한국체대)와 동타를 이룬 박재범은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4m 버디를 성공시키며 국내 투어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0년 투어 데뷔 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박재범은 2011년 일본 투어 챔피언십에서 한 차례 우승했지만 한국에서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16번홀까지 선두 배윤호에게 2타 뒤지던 박재범은 17번홀(파3) 버디로 1타 차로 추격했다. 18번홀에서는 파를 했지만 배윤호가 같은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면서 동타가 됐다. 박재범은 “15년이라는 시간은 우승하기 전까지는 굉장히 긴 시간이었으나 우승하고 난 뒤에는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 국내에서의 우승을 누구보다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무척 기쁘다. 지금도 기분이 좋다. 이젠 원하던 국내 우승도 이뤘으니 좀 더 여유를 가지고 경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KPGA 사상 최고령 우승에 도전했던 신용진(51)은 이날 3타를 잃으면서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20위에 자리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도입된 심판합의판정 제도(비디오 판독)는 한국 프로야구의 문화를 바꿔 놨다. 명백한 오심이 사라지면서 불필요한 항의가 크게 줄었다. 무엇보다 오심에 따른 승부 왜곡이 많이 없어졌다. 20일까지 한국 프로야구에는 모두 168차례의 심판합의판정 요청이 있었고, 그 중 60차례(35.7%)가 번복됐다. 21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 kt의 경기에서도 승부의 흐름을 돌린 것은 심판합의판정이었다. KIA 강한울은 이날 2회에만 두 번 죽었다가 두 번 살아났다. 심판합의판정 제도가 없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한 강한울은 2회 1사 후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굴러가는 깊은 타구를 날렸다. kt 유격수 박기혁이 어렵게 공을 잡아 1루에 송구했고,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강한울은 세이프라며 합의 판정 사인을 보냈고,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브로 번복됐다. 어렵게 살아난 강한울은 신종길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또 다시 아웃 판정을 받았다. KIA 벤치는 다시 합의판정을 요청했고, 이번에도 세이프가 선언됐다. 1루와 2루에서 연달아 합의 판정을 요구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두 번 모두 살아난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강한울은 이후 신종길의 우월 2루타 때 홈을 밟아 소중한 선제득점을 올렸다. 이어진 공격에서 최용규도 2루 도루에 성공했는데 이번에는 kt에서 합의판정을 요구했다. 결과는 그대로 세이프였다. 한 이닝에서 세 번 합의판정이 나온 것도 처음이었다. KIA는 2회에만 대거 6득점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7-0으로 완승을 거두며 33승 32패(승률 0.508)를 기록한 KIA는 5위로 뛰어올랐다. NC는 마산 경기에서 한화에 6-0으로 승리하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한화는 시즌 첫 5연패이자 첫 스윕패(3연전 모두 패배)를 당하며 6위로 처졌다. 넥센은 LG와의 경기에서 9회 박동원의 끝내기 스퀴즈 번트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3-3 동점이던 9회말 1사 3루에서 LG는 내야에 5명의 수비수를 배치하는 시프트를 구사했지만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넥센의 스퀴즈 작전에 결승점을 내줬다. 최하위 대전은 경기종료 직전 터진 유성기의 동점골로 7위 제주와 2-2로 비겼다.안산 0-0 안양고양 2-2 충주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박재범(33)이 프로 데뷔 15년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박재범은 21일 제주시 오라CC(파72·7137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바이네르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배윤호(22·한국체대)와 동타를 이룬 박재범은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4m 버디를 성공시키며 국내 투어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0년 투어 데뷔 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박재범은 2011년 일본 투어 챔피언십에서 한 차례 우승했지만 한국에서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16번홀까지 선두 배윤호에 2타 뒤지던 박재범은 17번홀(파3) 버디로 1타 차로 추격했다. 18번홀에서는 파를 했지만 배윤호가 같은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면서 동타가 됐다. 박재범은 “15년이라는 시간은 우승하기 전까지는 굉장히 긴 시간이었으나 우승하고 난 뒤에는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 국내에서의 우승을 누구보다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너무 기쁘다. 지금도 기분이 좋다. 이젠 원하던 국내 우승도 이뤘으니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경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KPGA 사상 최고령 우승에 도전했던 신용진(51)은 이날 3타를 잃으면서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20위에 자리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주 만의 리턴매치.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박성현(22·넵스)이 프로 데뷔 2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것도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골프장(파72·663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2만3000여 명의 갤러리가 운집했다. 챔피언 조에서 리턴매치를 펼치는 박성현과 이정민(23·비씨카드)의 맞대결을 보기 위해서였다. 2주 전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의 최종 승자는 이정민이었다. 박성현에 3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던 이정민은 끈질긴 추격전 끝에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간 뒤 끝내 우승했다. 이날 대회에서도 박성현은 3라운드까지 이정민에 5타를 앞서 있었다. 전날 인터뷰에서 박성현은 “이정민 선배와 꼭 다시 한 번 대결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빨리 왔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정민은 “5타가 따라잡지 못할 건 아니다. 내 게임 플랜을 충실히 지키면 (우승)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응수했다. 하지만 극심한 부담감과 어려운 코스 세팅 탓에 두 선수 모두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하진 못했다. 특히 박성현은 경기 후반 들어 많이 흔들렸다.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했고, 14번홀(파5)에서는 티샷을 오른쪽 워터 해저드에 빠뜨리는 등 실수를 거듭하며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박성현은 이날 하루만 5타를 잃었다. 이정민 역시 2주 전과는 달리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9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뒤 벙커에 빠뜨린 뒤 2타 만에 빠져 나오는 실수를 저지르며 더블 보기를 했고, 경기 후반 16번홀과 18번홀에서도 보기를 했다. 결과는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를 친 박성현의 승리였다. 이정민은 박성현에 2타 뒤진 3오버파 291타로 2위를 차지했다. 우승 상금 2억 원을 받는 박성현은 “언더파로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2주 전 대회 때 아쉽게 우승을 놓쳐서 빨리 우승기회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2주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게 돼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 우승 상금으로 카니발 한 대 사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승 부상으로 카니발을 얻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안신애(25·해운대비치리조트)와 양수진(25·파리게이츠)은 4오버파 292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런 복덩이가 없다. 막내 구단 kt가 새 외국인 선수 댄 블랙 효과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당초 투수 3명과 타자 1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했던 kt는 부진을 보이던 투수 앤디 시스코를 5월 말 방출하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스위치 타자 블랙을 데려왔다.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던 kt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런데 이게 바로 신의 한 수가 됐다. 4일 SK전에서 국내 데뷔전을 치른 블랙은 이날 곧바로 3타수 3안타를 쳤고, 이후에도 연일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블랙은 17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는 4-2로 앞선 2회 이민호를 상대로 달아나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4호. 블랙은 이날까지 국내에서 치른 12경기 가운데 13일 넥센전을 제외하고는 11경기에서 안타를 쳤다. 또 같은 기간 동안 10경기에서 타점을 기록했다. 블랙의 가세 후 kt는 마르테-블랙-김상현으로 이어지는 막강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달 말에 시작되는 2016년도 프로야구 신인 지명을 앞두고 각 구단 스카우트들은 고민이 많다. 팬들의 눈높이는 류현진(LA 다저스)이나 김태균(한화)에게 맞춰져 있는데 데뷔 1, 2년 차부터 잘하는 선수들은 좀처럼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스카우트들은 “요즘은 고졸 신인이 입단해 1군 주전으로 성장하려면 5년은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군 3년과 군대 2년을 합해서 5년이다. 덩치는 커졌지만 체력과 기본기가 떨어지는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기존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향상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그러다 보니 데뷔 첫해부터 리그를 깜짝 놀라게 하는 ‘특급 신인’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런데 예외적인 팀이 하나 있다. 서울 목동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넥센이다. 최근 넥센에서는 고졸 1, 2년 차 주전 선수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선발 투수 한현희(22), 필승조의 핵심 조상우(21)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최고 히트 상품은 고졸 2년 차 유격수 김하성(20)이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2차 3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김하성은 올해 메이저리그 피츠버그로 이적한 강정호의 빈자리를 말끔하게 메우고 있다. 16일 현재 성적은 타율 0.302에 12홈런, 44타점, 11도루다. 공격과 수비, 주루 등 무엇 하나 못하는 게 없다. 지금 추세라면 20홈런-20도루도 바라볼 만하다. 16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고졸 왼손 신인 투수 김택형(19)이 5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넥센에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걸까. 염경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2년 10월 이후 넥센은 매년 1월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스카우트, 운영팀, 홍보팀이 모두 모여 1박 2일 세미나를 연다. 일명 ‘선수 구분 세미나’로 이름 붙일 수 있는 이 행사에서는 허심탄회한 토론을 통해 신인을 포함한 2군 선수들을 세 부류로 나눈다. 1군 육성선수는 1, 2년 안에 1군에 올라올 선수, 미래 육성선수는 2∼3년을 지켜봐야 할 선수, 운영선수는 2군을 꾸려가는 선수다. 2014년 입단한 김하성은 그해의 1군 육성선수로 뽑혔다. 어쩌면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운명은 그때 이미 결정됐는지도 모른다. 1군 육성선수가 되면 1군이 아니더라도 1군 대접을 받는다. 염 감독이 직접 훈련 계획을 짜고, 훈련 진행 상태를 점검한다. 김하성의 경우엔 기본기 강화와 체중 불리기가 과제였다. 김하성은 1군 엔트리에 빠져 있을 때도 1군과 동행했고, 1군에 올라올 때는 틈날 때마다 출전 기회를 받았다. 염 감독은 “강정호의 60%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김하성을 발탁했다. 그런데 자신감을 얻고 경기에 나가다 보니 어느덧 강정호의 80%를 하고 있다. 성장 속도가 놀라울 정도”라고 했다. 김택형 역시 지난해 대만 마무리캠프 때 염 감독이 직접 1군 육성선수로 뽑았다. 겨우내 투구 폼 교정에 매달린 끝에 고졸 신인 선발승이라는 성과를 내놨다. 염 감독은 “될성부른 떡잎들은 1군을 경험하는 것 자체로 많은 걸 배운다. 좋은 선수를 선택한 뒤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해줘야 선수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아직 좋은 선수라고 할 순 없지만 이렇게 야구 할 수 있는 건 모두 구단과 감독님 덕분이다. 기대를 받는 만큼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하다”고 화답했다. 다른 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김하성의 성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찌 보면 팀과의 궁합이다. 모든 지도자는 선수들이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염 감독은 김하성에게 큰 동기부여를 했고, 김하성은 자신감을 얻었다. 만약 김하성이 다른 구단에 입단해 보통 선수들처럼 키워졌다면 그는 지금도 그냥 2군 선수로 머물러 있을 것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NC전의 주인공은 올 시즌 처음 선발 투수로 등판한 왼손 투수 허준혁(23)이었다. 어깨 부상 중인 니퍼트의 대체 선발로 1군에 올라온 허준혁은 절묘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NC의 막강 타선을 꽁꽁 묶었다. 6이닝 무실점으로 2009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11일 두산-LG전에서는 진야곱(26)의 피칭이 빛났다. LG 에이스 소사와의 맞대결에서 그는 7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진야곱도 이날 ‘인생투’를 던졌다. 두산이 올 시즌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데는 허준혁과 진야곱 같은 선수들의 깜짝 활약이 결정적이다. 둘의 공통점은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찾기 힘들었던 ‘왼손 투수’라는 것이다. 그동안 두산은 왼손 투수와 인연이 없었다. 2013년 유희관이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기 전까지 두산 왼손 투수 가운데 10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윤석환(1984, 1998년)과 레스(2002, 2004년)밖에 없었다. 그런데 요즘 두산은 왼손 투수를 빼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는 팀이다. 14일 1군에 등록된 12명의 투수 중 왼손 투수가 7명이나 된다. 왼손 선발 마운드를 이끄는 두 축은 유희관(29)과 장원준(30)이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유희관은 올해 한결 더 노련해진 피칭스타일을 뽐내며 15일 현재 삼성 피가로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9승)에 올라 있다. 평균자책점(3.12)에서는 KIA 양현종(1.58)에 이어 2위다. 지난겨울 4년간 84억 원을 받고 롯데에서 이적한 장원준도 5승 3패 평균자책점 3.77로 마운드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상무를 제대하고 올해 팀으로 돌아온 이현호(23)는 든든한 허리 구실을 하고 있다. 니퍼트가 어깨 통증으로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된 7일 넥센전에서는 3회부터 나와 4와 3분의 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15일 현재 이현호의 성적은 1승 2홀드에 평균자책점 4.26. 시즌 전 선발 후보로 꼽혔던 이현승(32)은 최근 1군에 올라와 투구 수를 늘려가고 있고, 함덕주(20)는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두산 관계자는 “살다보니 우리 팀에 이런 날이 다 있다. 부상 없이 시즌 끝까지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