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샘

이새샘 차장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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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과 시장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부알못’과 ‘부잘알’ 사이, 보통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부동산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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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4~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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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래쉬’ vs ‘해피 홀리데이’…닮은꼴 신작 영화 뭐 볼까?

    14일 나란히 개봉한 ‘트래쉬’(15세 이상)와 ‘해피 홀리데이’(12세 이상)는 두 영화의 배경인 브라질과 스코틀랜드만큼 소재와 내용 면에서 다르다. 하지만 위선으로 가득한 어른들의 세계에서 아이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희망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닮아있다. 아이들은 어떤 순간에도 웃고, 떠들고, 겁이 없다. 이들이 펼치는 모험은 어른의 그것보다도 더 박진감 넘치고 감동적이다. ● 트래쉬: “그게 옳은 일이기 때문이죠.” 라파엘(릭슨 테베즈)은 쓰레기장에서 넝마주이를 하며 살아가는 열네 살 소년이다. 어느 날 지갑을 주운 라파엘은 그 안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친구 가르도(에두아르도 루이스), 정보력이 좋은 들쥐(가브리엘 와인스타인)와 함께 비밀을 캐내기 시작한다. 서서히 드러나는 비밀은 생각보다 몸집이 크다. 부패한 정치인의 정치자금에 관한 정보가 숨어 있었던 것. 아이들은 이 지갑을 찾는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영화 속 어른들은 무력하다. 경찰은 부패한 정치인에 빌붙어 어린 소년들마저 고문하고 협박한다. 빈민가에서 봉사하는 줄리어드 신부(마틴 신)나 미국인 자원봉사자 올리비아(루니 마라)도 거대한 불의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한다. 소년들의 무기는 날렵한 몸짓과 근성뿐이다. 경찰에게 지갑을 넘겨버리지 왜 비밀을 캐려 하냐는 질문에 붓고 터진 얼굴로 라파엘은 답한다. “그게 옳은 일이기 때문이죠.” 동명 원작 소설은 ‘베할라’라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삼았지만 영화는 브라질 리우 빈민가 곳곳을 사실적으로 담았다. ‘빌리 엘리어트’의 스티븐 달드리 감독은 이번에도 비참한 현실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환상적인 영상미 속에 포착해냈다. 주연 배우 3명 역시 모두 리우에서 진행된 공개 오디션에서 선발돼 데뷔했다. ● 해피 홀리데이: “사람은 누구나 다 모자란 법이랬어요.” 로티(에밀리아 존스), 믹키(바비 스몰드리지), 제스(해리엇 턴불) 삼남매는 할아버지 생신을 맞아 별거 중이던 아빠 더그(데이비드 테넌트), 엄마 아비(로자먼드 파이크)와 함께 스코틀랜드로 떠난다. 암 말기로 죽음을 눈앞에 둔 할아버지 고디(빌리 코널리)는 다투기만 하는 자식들에게 진절머리가 난 상태다. 손자 손녀만 데리고 생일 당일 놀러간 해변에서 고디는 그대로 세상을 떠나 버린다. 싸우기만 하는 어른들 대신 아이들이 직접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러주기로 하면서 일대 소동이 벌어진다. 영화 속 어른들은 위선적이다. 서로를 트집 잡지 못해 안달 나 있으면서 실은 자신의 흠이 가장 크다는 사실만 모른다. 어떤 상황에도 진실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속내를 까발린다. 오로지 할아버지만을 위한 장례를 치른 아이들과 달리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언성을 높이는 어른들에게 로티는 할아버지의 교훈을 외친다. “사람은 누구나 다 모자란 면이 있는 법, 그러니 싸우지 말라”고.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이 숨 가쁠 정도로 빠른 점이 아쉽지만 아역 배우들의 연기는 깨물어 주고플 정도로 귀엽다. 숨지는 순간까지도 유쾌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잘 살린 코널리의 연기와 스코틀랜드의 아름다운 풍광도 영화 보는 맛을 살린다.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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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유령도 SNS 익혀야? 동서양 공포영화 기술 진화를 보니…

    인터넷에 유출된 자신의 수치스러운 동영상 때문에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자살한 10대 소녀 로라. 로라의 1주기가 되는 날, 친구들이 모인 인터넷 화상채팅 방에 죽은 로라의 아이디가 접속하고, 로라의 페이스북 계정은 별안간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각자 로라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지닌 친구들은 공포에 떤다. 유령도 바쁘다. 이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법까지 익혀야 한다. 7일 개봉한 영화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얘기다. 늘 새로운 공포를 위해 당대의 신기술을 섭렵해온 동서양 유령들의 첨단 행보는 눈부실 정도. 귀신 붙은 SNS 시대를 맞아 ‘언프렌디드’의 선배격인 영화들을 되돌아 봤다. ● 1996년: ‘스크림’의 전화 “헬로, 시드니?”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소름끼치는 음성은 영화 ‘스크림’에서 공포의 핵심이었다. 여기서 전화는 친밀한 누군가가 너를 노리고 있으며,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도구였다.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무서울 수 있다는 교훈은 ‘언프렌디드’에도 이어져, 로라의 아이디 역시 능청스레 인사한다. 아니, 키보드를 친다. “안녕, 친구들?” ● 1998년: ‘링’의 TV와 비디오 하지만 발신번호 표시, 번호추적 기술과 함께 ‘스크림’ 속 고스트페이스의 목소리는 힘을 잃었다. 대신 영화 ‘링’의 사다코는 목이 꺾인 채 TV에서 기어 나오는 ‘비주얼 쇼크’로 단숨에 공포영화 슈퍼스타 자리에 등극했다. 영화는 집집마다 있던 TV와 비디오 테이프를 공포의 매개체로 이용했다. 흐릿한 비디오 화면이 주던 공포감은 ‘언프렌디드’에서 버퍼링 때문에 기괴하게 깨지는 화면이 주는 공포감으로 디지털화했다. ● 1999년: ‘블레어 윗치’의 캠코더 동양에서 사다코가 DVD 시대의 도래를 예감하지 못한 채 활약하고 있을 무렵 서양귀신은 발 빠르게 캠코더에 눈을 돌렸다. ‘블레어 윗치’(1999년)는 페이크 다큐 형식의 공포영화 붐을 이끈 영화로, ‘언프렌디드’의 직속 선배 쯤 된다. 등장인물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이용해 마치 실제 있었던 일인 것처럼 착각하도록 만드는 방식은 ‘언프렌디드’에서도 재활용됐는데, 캠코더 대신 웹캠을 사용했다. ● 2003년: ‘착신아리’의 휴대전화 2000년대에 접어들며 유령들은 본격적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폰’(2002년)은 정체불명의 번호에서 걸려오는 전화로, ‘착신아리’는 문자메시지로 공포를 전염시켰다. 특히 ‘착신아리’는 휴대전화 주소록 연락처에 무작위로 문자메시지가 전송된다는 설정으로 유령이 해킹도 하는 시대를 예고했다. ‘언프렌디드’의 등장인물들이 채팅방에 강제 접속한 로라를 쫓아내지 못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21세기 유령은 누구보다 뛰어난 해커다. ● 2012년: ‘미확인 동영상’의 인터넷 인터넷 강국답게 인터넷 친화도는 한국 귀신이 으뜸이다.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2012년)는 인터넷에 떠도는 저주받은 동영상을 본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다는 줄거리다. 동영상 때문에 시작된 온라인 왕따와 악성 댓글이 결국 귀신의 저주로 이어진다는 설정은 ‘언프렌디드’와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 그러니 동서양 공통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언행일치, 착하게 살자.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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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사 백두대간 21주년 기념… 수입-배급 영화 21편 재상영

    영화사 백두대간이 21∼27일 서울 이화여대 아트하우스모모에서 ‘백두대간 21주년 영화제 20+1’을 개최한다. 백두대간은 1994년 최초의 예술영화 전용관인 동숭씨네마텍을 설립했고 광화문 씨네큐브, 아트하우스모모 등 예술영화 전용관을 운영하며 국내에 해외 예술영화를 소개해 왔다. 상영작은 백두대간이 1994년부터 21년 동안 수입·배급해온 영화 230여 편 중 엄선한 21편이다. 백두대간의 역사를 조명하는 전시회가 영화제 기간에 함께 열리며 23일에는 예술영화의 현재를 진단하는 ‘예술영화, 다양성의 꿈을 꾸는가?’가 개최된다. 이번 영화제는 올해 개봉한 ‘윈터슬립’을 제외한 20편을 모두 35mm 필름으로 상영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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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반-음원 수익만으론 한계”

    음악이 본업인 아이돌 기획사지만 음반이나 음원 수입에만 기대서는 대형화된 기획사 시스템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 음악계의 중론이다. 음악 수입의 크기가 작은 데다 소속 가수의 스캔들이나 군 입대 등 외부 상황의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기획사는 다양한 부가 사업으로 수입을 극대화하는 데 눈을 돌리고 있다. 기획사들이 가장 많이 손을 뻗는 분야는 콘텐츠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엑소가 출연한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는 엑소가 산다’를, 지난해에는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을 제작하는 등 자사 연예인을 출연시켰다. 최근 연예계 주식부자 4위에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던 한성호 대표의 FNC엔터테인먼트는 방송 드라마로 입지를 다졌다. 소속 그룹 FT아일랜드의 이홍기, 씨엔블루의 정용화와 이종현 등이 ‘미남이시네요’ ‘신사의 품격’ 등 드라마에 잇달아 출연하며 주·조연급으로 안착했다. 2013년에는 드라마 ‘미래의 선택’으로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소속 가수 출연작의 드라마 삽입곡(OST)을 함께 제작해 수익을 얻기도 한다.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올해 초 소속 아이돌 그룹 갓세븐이 출연하는 웹드라마를 제작해 공개했다. 한편 SM은 소속 가수의 음악을 이용한 모바일 리듬게임 ‘슈퍼스타 SM타운’을 만들어 최근 중국 진출이 결정됐다. 화장품과 의류도 한류를 바탕으로 해외시장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는 분야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 등 소속 가수들의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이용해 화장품과 의류 브랜드를 론칭했다. 론칭 당시 해외 명품업체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에서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M은 올 1월 소속 연예인 관련 제품을 사고 3D홀로그램 공연을 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아티움’을 서울 코엑스에 개관했다. 판매 제품 중에는 모자, 티셔츠 등 의류가 많고 향초 화장품 등 뷰티 상품도 포함돼 있다. 건물 내 카페에서는 소속 연예인의 이름을 딴 음료와 디저트도 판매한다. 올해 4월 일본 나가사키 하우스텐보스에 3D 홀로그램으로 소속 가수의 콘서트 영상을 볼 수 있는 ‘SM타운 씨어터’를 여는 등 한류 체험 공간을 해외에도 진출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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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사람 시야 가리든 말든 찰칵찰칵

    회사원 이모 씨(30)는 얼마 전 폴 매카트니 내한 콘서트에 갔다가 짜증나는 일을 겪었다.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앞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 일부는 한두 장만 찍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 모드로 한 곡 전체를 촬영하기도 했다. 셀카봉을 이용해 머리 위로 스마트폰을 들어올려 찍는 사람도 있었다. 이 씨는 “스마트폰이 자꾸 시야를 가려 공연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며 “사람들이 가수는 안 보고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보는 광경이 우스꽝스러웠다”고 말했다. 소형 디지털 카메라와 사진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공연장에서 사진 촬영은 흔한 풍경이 됐다. 개인이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해 한두 장 찍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영상으로 공연의 상당 부분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열성 팬이 많은 아이돌 가수 공연에서 사진 촬영은 특히 기승을 부린다. 최근 한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에 다녀온 대학생 김모 씨(24)는 “입장 때 가방 검사까지 했는데도 어떻게 갖고 들어왔는지 스탠딩석에서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카메라에 계속 머리를 부딪치고 셔터 소리에 신경이 쓰여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렇게 개인이 몰래 촬영한 사진을 사진집으로 묶어 판매하기도 한다.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사전에 사진 촬영 금지, 전문가용 카메라 반입 불가라고 안내하지만 공연을 즐기는 분위기를 깰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촬영을 막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뮤지컬 등 다른 공연과 마찬가지로 대중가요 콘서트에서도 공연 중 사진 촬영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플래시 때문에 공연에 집중할 수 없고 이른바 ‘굴욕 사진’이 찍혀 유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경우에는 초상권 침해로 법적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케이문에프엔디의 조설화 팀장은 “최근에는 앙코르 곡이나 특정 곡을 부를 때만 촬영을 허용해 본공연 도중에는 촬영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추세”라며 “큰 공연장은 물론이고 인디밴드들이 주로 공연하는 소규모 공연장에서도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 많으니 공연 관람 전 해당 공연장의 공지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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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 그 이상… 魂을 쏙 빼놓다

    《 달리고, 부수고, 터뜨린다.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음악으로 치면 귀청을 찢을 듯 폭주하는 헤비메탈이다.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차량 추격전, 묵직하게 가슴을 울리는 대사, 혼을 쏙 빼놓는 현란한 액션이 120분 내내 관객의 심장을 쥐어짠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1979년 1편이 나온 영화 ‘매드맥스’ 시리즈의 네 번째 속편에 해당한다. 3편이 1985년에 개봉했으니 30년 만이다. ‘매드맥스’ 시리즈는 독특한 분위기에 실감나는 도로 액션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SF 액션영화의 고전으로 등극했다. 덜어낼 것은 덜어내고 더할 것은 더한 이번 속편은 ‘살아있는 전설’을 이어갈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 없는 것: 물·브로큰힐·멜 깁슨 매드맥스 시리즈는 핵전쟁이나 기후변화 등으로 종말 위기에 처한 인류를 등장시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멸망 이후) 세계관의 원조로 불린다. 매드맥스의 세계에서 이동수단을 움직일 석유는 곧 권력이다. 이번 편에서는 석유만큼이나 없는 자원이 또 있다. 바로 ‘아쿠아 콜라’라고 불리는 물이다. 지하수를 독점하고 있는 독재자 임모탄 조는 이를 화폐 삼아 무기와 석유를 사들여 신적인 존재로 군림한다. 매드맥스 1∼3편은 주름살 하나 없이 매끈한 신인이던 멜 깁슨의 출세작이다. 이번 편에선 톰 하디가 주인공 맥스 역을 맡았다. 맥스는 아내와 아이를 잃은 뒤 황야를 방랑하며 오로지 죄책감과 생존본능만 남은 망가진 영웅. 그의 상징인 자동차 블랙 인터셉터와 가죽 재킷만은 업그레이드돼 다시 등장한다. 기존 시리즈의 주요 배경은 호주의 오지 ‘브로큰힐’. 도로 하나만 가로지르는 광활한 황야는 영화 특유의 황폐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번 편의 배경은 사막이다. 차로도 없는 사막에서 차량 150여 대가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모래폭풍 속에서의 추격전은 나도 모르게 입안이 깔깔해지는 것 같은 명장면이다.○ 있는 것: 여전사·아날로그 액션·조지 밀러 영화는 임모탄이 지배하는 요새 ‘시타델’의 사령관 퓨리오사(샬리즈 시어런)가 임모탄이 자식을 낳기 위해 노예로 삼은 여자들과 함께 시타델을 탈출하며 시작한다. 한쪽에 기계 팔을 장착한 채 거대한 ‘워리그’를 운전하는 그는 때론 강력한 카리스마를, 때론 절망적인 삶에 대한 회한을 내보인다. 머리를 삭발하고 기름때를 덕지덕지 묻힌 시어런은 주인공이 맥스가 아니라 퓨리오사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여전사를 연기해낸다. 매드맥스의 창조주이자 1∼3편의 연출을 맡았던 조지 밀러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밀러 감독은 이번에도 임모탄이 지배하는 시타델, 록 라이더족이 사는 바위산, 가스 타운과 무기 농장 등 영화 한 편에 담아내기 힘들 정도의 거대한 세계를 30년 내공으로 창조해냈다. 밀러 감독은 많은 것을 바꾸고 더했지만 특유의 아날로그 액션만은 그대로 유지했다. 배우들은 달리는 차 위에 매달리고 뛰어내리는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시타델의 전사인 ‘워보이’들은 주요 배역인 눅스(니컬러스 홀트)만 빼고 대부분 직업 스턴트맨이 연기했다. 이들은 달리는 차 위에 꽂은 9m 장대에 매달려 이쪽 차에서 저쪽 차로 옮겨 타는 고난도 스턴트까지 선보인다. 하지만 가장 강렬하게 남는 것은 매드맥스 특유의 광기와 공허함이다. 일단 보시라. 가급적 아이맥스로. 극장에서 나올 때는 눅스의 대사처럼 “정말 끝내주는 날이군(What a lovely day)!”이라고 외치게 될 테니. 14일 개봉. 15세 이상.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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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류 주역 국내 아이돌 기획사, 음악 외 어떤 사업으로 수익을?

    음악이 본업인 아이돌 기획사지만 음반이나 음원 수입에만 기대서는 대형화된 기획사 시스템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 음악계의 중론이다. 음악 수입의 크기가 작은데다 소속 가수의 스캔들이나 군 입대 등 외부 상황의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기획사는 다양한 부가 사업으로 수입을 극대화하는데 눈을 돌리고 있다. 기획사들이 가장 많이 손을 뻗는 분야는 콘텐츠 분야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엑소가 출연한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는 엑소가 산다’를, 지난해에는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을 제작하는 등 자사 연예인을 출연시켰다. 최근 연예계 주식부자 4위에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던 한성호 대표의 FNC엔터테인먼트는 방송 드라마로 입지를 다졌다. 소속 그룹 FT아일랜드의 이홍기, 씨앤블루의 정용화와 이종현 등이 ‘미남이시네요’ ‘신사의 품격’ 등 잇달아 드라마에 출연하며 주·조연급으로 안착했다. 2013년에는 드라마 ‘미래의 선택’으로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소속 가수 출연작의 드라마 삽입곡(OST)를 함께 제작해 수익을 얻기도 한다.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올해 초 소속 아이돌 그룹 갓세븐이 출연하는 웹드라마를 제작해 공개했다. 한편 SM은 소속 가수의 음악을 이용한 모바일 리듬게임 ‘슈퍼스타 SM타운’을 만들어 최근 중국 진출이 결정됐다. 화장품과 의류도 한류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는 분야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 등 소속 가수들의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이용해 화장품과 의류 브랜드를 런칭했다. 런칭 당시 해외 명품업체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에서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M은 올 1월 소속 연예인 관련 제품을 사고 3D홀로그램 공연을 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아티움’을 서울 코엑스에 개관했다. 판매 제품 중에는 모자, 티셔츠 등 의류가 많고 향초 화장품 등 뷰티 상품도 포함돼 있다. 건물 내 카페에서는 소속 연예인의 이름을 딴 음료와 디저트도 판매한다. 올해 4월 일본 나가사키 하우스텐보스에 3D 홀로그램으로 소속 가수의 콘서트 영상을 볼 수 있는 ‘SM타운 씨어터’를 여는 등 한류 체험 공간을 해외에도 진출시킨다는 계획이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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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만에 돌아온 영화 ‘매드맥스4’…예매율 ‘어벤져스2’ 잡을까

    달리고, 부수고, 터뜨린다.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음악으로 치면 귀청을 찢을 듯 폭주하는 헤비메탈이다.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차량 추격전, 묵직하게 가슴을 울리는 등장인물, 혼을 쏙 빼놓는 현란한 액션이 120분 내내 관객의 심장을 쥐어짠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1979년 1편이 나온 영화 ‘매드맥스’ 시리즈의 4번째 속편에 해당한다. 3편이 1985년에 개봉했으니 30년 만이다. ‘매드맥스’ 시리즈는 독특한 분위기에 실감나는 도로 액션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SF 액션영화의 고전으로 등극했다. 덜어낼 것은 덜어내고 더할 것은 더한 이번 속편은 ‘살아있는 전설’을 이어갈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 없는 것: 물·브로큰힐·멜 깁슨 매드맥스 시리즈는 핵전쟁이나 기후변화 등으로 종말 위기에 처한 인류를 등장시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멸망 이후) 세계관의 원조로 불린다. 매드맥스의 세계에서 이동수단을 움직일 석유는 곧 권력이다. 이번 편에서는 석유만큼이나 없는 자원이 또 있다. 바로 ‘아쿠아 콜라’라고 불리는 물이다. 지하수를 독점하고 있는 독재자 임모탄 조는 이를 화폐삼아 무기와 석유를 사들여 신적인 존재로 군림한다. 매드맥스 1~3편은 주름살 하나 없이 매끈한 신인이었던 멜 깁슨의 출세작이다. 이번 편에선 톰 하디가 주인공 맥스 역을 맡았다. 맥스는 아내와 아이를 잃은 뒤 황야를 방랑하며 오로지 죄책감과 생존본능만 남은 망가진 영웅. 그의 상징인 자동차 블랙 인터셉터와 가죽 재킷만은 업그레이드돼 다시 등장한다. 기존 시리즈의 배경은 호주의 오지 ‘브로큰힐’. 도로 하나만 가로지르는 광활한 황야는 영화 특유의 황폐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번 편의 배경은 아프리카 나미비아 사막이다. 차선도 없는 사막에서 차량 150여 대가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한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모래폭풍 속에서의 추격전은 나도 모르게 입안이 깔깔해지는 것 같은 명장면이다. ● 있는 것: 여전사·아날로그 액션·조지 밀러 영화는 임모탄이 지배하는 요새 ‘시타델’의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가 임모탄이 자식을 낳기 위해 노예로 삼은 여자들과 함께 시타델을 탈출하며 시작한다. 한쪽에 기계 팔을 장착한 채 거대한 ‘워리그’를 운전하는 그는 때론 강력한 카리스마를, 때론 절망적인 삶에 대한 회한을 내보인다. 머리를 삭발하고 기름때를 덕지덕지 묻힌 테론은 주인공이 맥스가 아니라 퓨리오사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여전사를 연기해낸다. 매드맥스의 창조주이자 1~3편의 연출을 맡았던 조지 밀러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밀러 감독은 이번에도 임모탄이 지배하는 시타델, 록 라이더 족이 사는 바위산, 가스 타운과 무기 농장 등 영화 한 편에 담아내기 힘들 정도의 거대한 세계를 30년 내공으로 창조해냈다. 밀러 감독은 많은 것을 바꾸고 더했지만 특유의 아날로그 액션만은 그대로 유지했다. 배우들은 달리는 차 위에 매달리고 뛰어내리는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시타델의 전사인 ‘워보이’들은 주요 배역인 눅스(니콜라스 홀트)만 빼고 대부분 직업 스턴트맨이 연기했다. 이들은 달리는 차 위에 꽂은 9m 장대를 이용해 이쪽 차에서 저쪽 차로 옮겨 타는 고난도 스턴트까지 선보인다. 하지만 가장 강렬하게 남는 것은 매드맥스 특유의 광기와 공허함이다. 일단 보시라. 가급적 아이맥스로. 극장에서 나올 때는 눅스의 대사처럼 “정말 끝내주는 날이군(What a lovely day)!”이라고 외치게 될 테니. 14일 개봉. 15세 이상.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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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서트장서 가수는 안보고…” 공연장 사진 촬영 이제 그만!

    회사원 이모 씨(30)는 얼마전 폴 매카트니 내한 콘서트에 갔다가 짜증나는 일을 겪었다.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앞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 일부는 한두 장만 찍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 모드로 한 곡 전체를 촬영하기도 했다. 셀카봉을 이용해 머리 위로 스마트폰을 들어올려 찍는 사람도 있었다. 이 씨는 “스마트폰이 자꾸 시야를 가려 공연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며 “사람들이 가수는 안 보고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보는 광경이 우스꽝스러웠다”고 말했다. 소형 디지털 카메라와 사진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공연장에서 사진 촬영은 흔한 풍경이 됐다. 개인이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해 한두 장 찍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영상으로 공연의 상당 부분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열성 팬이 많은 아이돌 가수 공연에서 사진 촬영은 특히 기승을 부린다. 최근 한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에 다녀온 대학생 김모 씨(24)는 “입장 때 가방 검사까지 했는데도 어떻게 갖고 들어왔는지 스탠딩석에서 DSLR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카메라에 계속 머리를 부딪치고 셔터 소리에 신경 쓰느라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렇게 개인이 몰래 촬영한 사진을 사진집으로 묶어 판매하기도 한다.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사전에 사진 촬영 금지, 전문가용 카메라 반입 불가라고 안내하지만 공연을 즐기는 분위기를 깰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촬영을 막기는 힘들다”며 “태블릿 PC 등 시야를 가릴만한 큰 기기로 사진을 찍거나 지나치게 오래 찍는 등 주변에 불편을 준다고 판단될 때만 제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등 다른 공연과 마찬가지로 대중가요 콘서트에서도 공연 중 사진 촬영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셔터 소리와 밝은 화면 때문에 주변 관객에게 피해를 주는데다 가수들도 대부분 촬영을 원치 않는다. 플래시 때문에 공연에 집중할 수 없고 이른바 ‘굴욕 사진’이 찍혀 유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경우에는 초상권 침해로 법적 제재도 받을 수도 있다. 케이문에프앤디의 조설화 팀장은 “최근에는 앵콜곡이나 특정 곡을 부를 때만 촬영을 허용해 본 공연 도중에는 촬영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추세”라며 “큰 공연장은 물론 인디밴드들이 주로 공연하는 소규모 공연장에서도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 많으니 공연 관람 전 해당 공연장의 공지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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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티 병재… 나, 웃픈거야!

    막말과 호통이 범람하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없이 당하기만 하는 캐릭터로 시청자의 지지를 얻는 인물이 있다. 바로 유병재(27)다. 지난달 10일부터 방영 중인 tvN 8부작 드라마 ‘초인시대’에서 주인공 복학생 병재 역을 맡아 동시에 각본까지 쓰고 있는 그를 최근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만났다. ○ 개그맨이야, 작가야? 유병재는 애매하다. 2011년 작사·작곡을 하고 직접 부른 노래의 ‘손수제작물(UCC)’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며 가수 타이틀을 달았다. 2013년 tvN ‘SNL코리아’ 작가로 일하며 코너 ‘극한직업’에 연예인 매니저 역할로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휴학 중인 학생이기도 하다. 코미디언, 방송작가, 배우, 가수, 대학생 그 어느 쪽도 그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코미디를 하는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남들 웃기는 걸 좋아했다. 2011년 KBS 개그맨 공채 시험에서 떨어졌다. UCC 제작은 그 뒤에 스펙 쌓듯이 시작했다. ‘인터넷에 올리면 누가 보고 연락 주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 엠넷에서 연락이 왔고, 2012년 ‘유세윤의 아트비디오’에 출연하면서 방송을 시작했다.”○ 웃긴 거야, 슬픈 거야? 유병재는 모호하다. 연예인의 횡포에 울부짖는 매니저(‘극한직업’), 경력직만 뽑는다는 말에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냐’고 항변하는 취업준비생(‘면접전쟁’)을 연기하는 그를 보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헷갈린다. ‘유병재 어록’으로 정리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의 페이스북 글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운명이 말했다. 작작 맡기라고’ ‘아프면 환자지 뭐가 청춘이야’…. ‘초인시대’ 역시 복학생 병재가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뒤 취업해보려 애쓴다는 ‘웃픈(웃기고 슬픈)’ 줄거리다. 병재는 혼자 밥 먹는 모습을 들키기 싫어 화장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돈이 없어 막노동을 하려고 새벽 인력시장을 전전한다. “병재 캐릭터엔 내 경험이 많이 녹아 있다. 입대 전 학교 앞 월세 16만 원짜리 지하 방에 살았는데 하도 습기가 많아 바닥에 물이 고일 정도였다. 거기서 하루 종일 누워 길에서 주운 MP3로 노래만 들었다. 그때 정서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성공한 거야, 실패한 거야? 유병재는 알 수 없다. ‘잉여’ 대학생에서 대표 예능 프로인 ‘무한도전’에서 부르는 방송인이 됐다. 무한도전의 새 멤버를 뽑는 식스맨 특집에서 그는 선발되진 않았지만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자취방에서 아는 형과 같이 살고, 몇 달 뒤를 알 수 없는 비정규직이다. “주성치, 기타노 다케시, 최양락 등 좋아하는 코미디언은 많지만 롤 모델은 없다. 일부러 안 만든다. 되고 싶다고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된다 하더라도 재미도 없을 것 같다. 다음에 뭐 하고 싶다 정해 두지도 않는다. 다음에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가 더 재미있지 않나?”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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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아르 孫… 또 스릴러네!

    영웅들이 지배하는 극장가에서 영웅이 되는 데 실패한 남자의 사투를 만난다. 14일 개봉하는 ‘악의 연대기’는 쟁쟁한 경쟁작 사이에서 깜짝 흥행했던 영화 두 편, ‘끝까지 간다’(2014년·약 345만 명) 제작진과 ‘숨바꼭질’(2013년·약 560만 명)의 배우 손현주가 만난 영화다. 흥행 영화 제작진과 연기파 배우가 만난 데다 장르도 같은 스릴러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은다. 경찰이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덮으려다 더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는 설정은 ‘끝까지 간다’와 비슷하다. 진급 심사를 앞둔 강남경찰서 최창식 반장(손현주)은 대통령 표창을 받은 날 후배들과 회식을 하고 택시를 탄다. 집 대신 한적한 산속으로 향한 택시운전사는 별안간 창식을 죽이려 달려든다. 드잡이를 하던 창식은 우발적으로 운전사를 죽인다. 보장된 미래에 흠집이 날까 봐 두려웠던 창식은 결국 사건을 은폐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현장에서 도망친 다음 날, 경찰서 코앞에 자신이 죽였던 시신이 나타나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손현주가 양면성을 지닌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에서는 ‘숨바꼭질’을 떠올리게 한다. ‘숨바꼭질’의 성수는 겉으로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자상한 가장이었지만 동시에 심각한 결벽증과 말 못할 과거를 지닌 인물이었다. 창식 역시 상납 받고 범죄 혐의를 깎아주는 부패한 경찰이면서 후배와 가족을 끔찍하게 챙기며 그들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영화는 장르영화로서의 기능을 무난히 해내는 편이다. 반전 속에 또 다른 반전이 숨겨져 있는 겹겹의 이야기를 러닝타임 102분 안에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범인을 추적하는 수사 장면이나 강력반 형사들의 일상적인 대화에는 디테일이 살아있다. 손현주는 순간순간 변하는 눈빛만으로도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 빠진 창식의 심리를 표현해낸다. 골목길 추격신이나 택시운전사와의 격투신에서 특유의 무난한 듯 탄탄한 ‘생활액션’도 돋보인다.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마동석, TV에서의 반듯한 이미지와 상반된 역할을 연기한 최다니엘, 유일하게 진실을 눈치 채는 후배 형사를 연기하며 인상적인 스크린 데뷔를 한 박서준 등 조연들의 연기 역시 영화를 꽉 채운다. 하지만 ‘악의 연대기’가 ‘끝까지 간다’나 ‘숨바꼭질’보다 재미있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부정적이다. ‘끝까지 간다’와 출발점이 유사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기에 ‘악의 연대기’의 소재와 전개는 다소 평범한 편이다. 영화는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여러 가지 눈속임을 숨겨놨지만 정말 눈속임으로만 그쳤다. 주인공이 한 짓에 대한 옹호나 변명 없이 그야말로 끝까지 갔던 ‘끝까지 간다’와 달리 주인공 창식을 변호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숨바꼭질’이나 ‘끝까지 간다’를 본 관객이라면 되도록 기대 없이 가길 추천한다. 15세 이상.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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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드카펫서 너무 빨리 걸었나봐요”

    “어제(30일) 개막식 레드카펫에 섰는데 너무 빨리 걸은 것 같아 좀 아쉬워요. 그래도 제목이 내 이름으로 된 영화여서 연거푸 내 이름이 불리니 기분이 좋더군요.” 1일 전북 전주의 한 카페에서 만난 펑정제 씨(47)는 그의 화폭을 쏙 빼닮은 빨간색 바지와 청록색 점퍼 차림이었다.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 ‘펑정지에는 펑정지에다’의 주연 배우로 전주를 방문한 그였지만 옷차림은 화가로서의 그다웠다. 대표적인 중국 현대미술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그는 강렬한 원색 대비와 외사시를 한 여인의 인물화로 잘 알려져 있다. “예전에도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해 달라거나 영상 작업을 함께하자는 제안은 많았지만 모두 거절했었습니다. 하지만 ‘펑정지에…’는 상투적인 영상 문법에 기대지 않은 작업이라고 생각해서 출연을 수락했죠.” ‘펑정지에…’(연출 민병훈)는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잠 못 이루던 한 예술가가 환상인지 현실인지 모를 한 여인을 쫓아 헤매는 모습을 담았다. 줄거리가 부각되기보다는 그의 작품세계를 영상으로 해석해낸 실험적 영화다. 펑 씨는 “그림은 내가 정한 목적과 방향을 향해 색감이나 구도 등을 모두 내가 통제할 수 있지만 영화 촬영은 반대로 감독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영화는 제주도, 시안, 베이징 등에서 약 1년 동안 촬영됐다. 영화 속에서 그는 만리장성, 사막, 베이징의 밤거리 등을 끊임없이 걷는다. 민 감독은 “사막 장면은 얇은 겉옷만 걸쳤지만 실은 영하 20도의 강추위에서 촬영한 것”이라며 “이해하기 힘든 지시도 있었을 텐데 단 한 번도 불평하거나 ‘왜 이렇게 찍는 거냐?’고 묻지 않았다”고 전했다. 펑 씨는 “처음 그림을 배울 때도 그저 너무 좋아서 손이 부르트고 콧물을 흘리면서도 몇 시간이고 추위 속에서 그림을 그렸었다. 연기 역시 처음 해보는 것이니 그저 즐거워서 그렇게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마치 여느 연기자들처럼 “나보다는 무거운 장비를 든 감독과 스태프들이 훨씬 고생했다”며 공을 주위에 돌리기도 했다. 2013년 제주도에 개인 스튜디오를 열기도 한 그는 현재 중국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새로운 작품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5월에는 제주, 6월에는 유럽에서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그는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한 뒤 밤늦게까지 작업에 몰두하는 단조로운 일과를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영화에서 고뇌하는 예술가를 연기하고 있지만 실은 전 그렇게까지 고뇌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저 그릴 뿐이죠. 영화제에 배우로 참석하는 이 경험이 끝나고 나면 다시 화가로서의 제 일상으로 돌아갈 겁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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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맑은 아이들 vs 회색빛 세계의 강렬한 대비

    열한 살 알렉산더(제러미 샤브리엘)는 버림받은 여인들과 아이들이 모인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소년이다. 공동체의 창시자이자 지도자, 유일한 성인 남자인 그레고리(뱅상 카셀)는 언뜻 자비로운 아버지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이들에게 암살 기술을 가르쳐 돈을 버는 인물이다. 외부와 단절된 채 그레고리의 말을 곧 진리로 알며 살던 공동체에 새로운 소년 리오가 들어오며 균열이 생긴다. 알렉산더는 그레고리와 리오의 갈등을 보며 서서히 숨겨진 진실에 눈뜨고, 그동안 품어왔던 의문들을 억누를 수 없게 된다. 30일 개막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 ‘소년 파르티잔’은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들과 회색빛 세계가 강렬히 대비되는 영화다. 미국 선댄스영화제 장편 시나리오 워크숍을 거쳐 완성됐고 올해 1월 같은 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 촬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0년 암살자로 길러지는 콜롬비아 소년·소녀들에 대한 기사를 읽고 영화를 구상했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얼마나 쉽게 통제하고 착취할 수 있으며, 그럴 때 어떤 비극이 탄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죠.” 아리엘 클레이먼 감독은 30일 오후 전주 고사동 전주영화제작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년 파르티잔’은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이면서 사회적 메시지가 녹아 있기도 하고, 동시에 한 세대가 다른 세대로 계승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더 높은 차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관객들이 영화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사회정치적 맥락을 제거하고 신화적 배경을 이야기에 끌어들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만 13세인 제러미 샤브리엘은 뱅상 카셀에 뒤지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다. 촬영 중 힘들었던 장면을 묻자 “그레고리가 내게 억지로 닭고기를 먹이는 장면을 찍고선 사흘 정도 닭고기를 못 먹었다”면서도 “뱅상이 옆에서 연기를 많이 도와줬다. 좋은 멘토였다”고 답했다. 클레이먼 감독은 “뱅상은 사악하고 공포감을 주는 악당을 연기하면서도 그 안에 연약함이 느껴지는 드문 연기자”라고 했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처음 개막식을 전주종합경기장에서 하는데 관객 4000명을 사로잡을 수 있는 영화를 선정하기 위해 고심했다”며 “IS(이슬람국가)의 테러 등 국제적 이슈 뒤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상상하게 하는 힘이 있으면서, 특정 장르의 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독특하고 성찰적인 영화여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막식은 가수 겸 배우 김동완과 아나운서 출신 임성민의 사회로 진행됐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배우 문소리를 비롯해 배우 김우빈, 김새론 등과 고석만 집행위원장, 조직위원장인 김승수 전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영화제는 9일까지 열린다. www.jiff.or.kr전주=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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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옹달샘 3인 사과했지만 만만찮은 후폭풍

    인터넷 방송에서 삼풍백화점 생존자, 여성, 장애인 등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한 개그맨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에 대한 비판이 이들이 출연하고 있는 방송 프로에 대한 보이콧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장동민 등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발언을 사과했지만 출연 중인 프로에 대해서는 “우리 입으로 하차를 말하는 건 결례”라며 제작진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직까지 방송사 중 하차 결정을 내린 곳은 없다. jtbc 측은 29일 “이들을 하차시키지 않고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고 tvN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결정된 바는 없지만 당장 이번 주까지는 시일이 촉박해 그대로 출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MBC에브리원 ‘결혼 터는 남자들’과 KBS2 ‘나를 돌아봐’는 곧 종영할 예정이다. 누리꾼들은 “웃기기 위해선 사회적 약자를 비하해도 된다는 거냐”며 이들을 하차시키라는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과했으니 용서하고 지켜보자”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하차를 요구하는 일부 누리꾼은 각 프로 협찬사에 대한 불매운동도 벌이고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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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제목도 배역이름도 없는 쪽대본 한장이 내인생 바꿔”

    “늘 ‘어벤져스의 수현’으로 불리다 보니 제 이름에 아예 어벤져스의 ‘에이(A)’를 넣으라고 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배우 수현(본명 김수현·30)에게는 남자 배우부터 작가, 아이돌 가수까지 동명이인이 많다. 2005년 한중슈퍼모델선발대회에 1위로 입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흔한 이름 때문에 한때 예명(유리엘)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인터넷 뉴스 검색을 하면 많은 동명이인 중 그의 이름이 가장 먼저 검색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닥터 헬렌 조 역할로 떠오른 그를 28일 오전 서울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에서 그는 새로운 히어로 ‘비전’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계 천재 유전공학자 닥터 조로 등장한다. 다섯 살 때부터 6년간 미국에서 살았고 이화여대 국제학부를 졸업한 그는 작품에서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했다. 그는 “천재 과학자인 토니 스타크 앞에서 ‘내 기술이 바로 과학의 미래’라고 말할 만큼 당당한 인물이기 때문에 다른 배우에게 밀리지 않도록 대사에 힘을 싣는 데 신경 썼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적 울트론 앞에서 평범한 인간이면서도 기죽지 않고 ‘내가 (당신을) 두려워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하는 닥터 조의 강인함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수현이 닥터 조 역을 제안받은 것은 2013년 11월 초. 영화 제목도, 배역 이름도 없는 한 쪽짜리 대본이 소속사로 왔다. 비디오 오디션을 거쳐 조스 웨던 감독을 직접 만났을 때 ‘조지 클루니’로 적혀 있던 대사 속 이름을 ‘토르’로 바꿔 연기해 보라는 주문을 받고서야 ‘어벤져스’ 속편의 오디션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깜짝 놀라서 몇 번이나 ‘토르가 맞냐’고 반문했었죠. 오디션을 보고 나왔을 때 이상하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2010년 KBS 드라마 ‘도망자 플랜비’에 출연해 영어 대사를 한 것이 제작진의 눈에 띈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제작한 드라마 ‘마르코 폴로’ 시즌1(2014년)에도 몽골 제국의 공주 쿠툴룬으로 나왔다. 남자들과의 씨름에서 모두 이기는 여장부 역할로 시즌2 촬영에도 곧 합류한다. 올해 개봉 예정인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니컬러스 홀트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이퀄스’에도 조연으로 출연했다. 수현은 “함께 출연한 배우들 모두 할리우드 스타라기엔 놀라울 정도로 인간적이고 털털했다. 독립영화부터 연극, 블록버스터까지 다양한 작품을 하는 그들을 보며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계 배우들이 주로 맡는 무술 액션 연기를 넘어 보다 더 높은 꿈을 꾸고 있다. “10년 뒤에는 외국에서 계속 활발하게 작품을 하고 싶어요. 무술이나 액션 연기를 잘하는 역할뿐 아니라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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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술을 즐길 줄 아는, 혼자 마시는 여자

    일본 ‘먹방(먹는 방송)’ 드라마 강자로 꼽히며 시즌4까지 나온 ‘고독한 미식가’에는 딱 하나 부족한 것이 있다. 먹긴 참 잘 먹는데, 마실 줄을 모른다.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술을 즐기지 않는 데다 늘 외근 중 식사를 하니 술이 등장할 틈이 없다. 그런 그에게 아쉬움을 느꼈을 사람들을 위한 또 다른 먹방 강자가 등장했다. 바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와카코와 술’이다. 올해 일본 BS저팬에서 방송됐다. 주인공 와카코(다케다 리나)는 평범한 20대 직장 여성이다. 와카코에겐 갑작스러운 야근이나 비합리적인 상사의 지시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그만의 처방전이 있다. 바로 퇴근 뒤 저녁 식사에 반주로 달게 한잔하는 것이다. 드라마는 술꾼의 혀끝을 자극하는 술과 음식의 궁합으로 가득하다. 껍질이 바삭하도록 석쇠에 구운 연어에 차가운 일본주, 기름 좔좔 흐르는 마늘교자에 시원한 맥주, 부드러운 자루두부에 따뜻하게 데운 정종…. 와카코는 행복이 절정에 달하면 “푸슈∼” 하는 감탄사를 내뱉는데 반드시 음식과 술이 조화를 이뤄야 이 감탄사를 들을 수 있다. 실제 음식점을 배경으로 실제 메뉴와 술이 등장하고, 해당 음식점의 종업원과 주방장이 ‘손님을 접대하는 자기 자신’으로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한다. 또 다른 특징은 웬만하면 혼자 마신다는 점이다. ‘술을 즐길 줄 아는 입맛을 타고난, 혼자 마시는 여자.’ 와카코를 설명하는 드라마 속 내레이션이다. 어쩔 수 없이 혼자 마시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혼자이기를 선택한다. 동료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고 남자친구가 오늘 만나자고 연락도 해온다. 하지만 와카코는 걸려오는 전화는 끊고 문자메시지에도 답하지 않는다. 와카코를 위로하는 건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내 혀를 감싸고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알코올의 취기와 맛있는 음식이 주는 포만감이다. 여기까지는 언뜻 주변 시선 개의치 않는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성)’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끊임없이 와카코를 주시하는 제3자가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단골 음식점 종업원은 “맛있게 먹는 모습이 참 귀엽던데요?”라고 주방장과 쑥덕거리고, 옆자리 남자 손님은 ‘어, 여자가 혼자? 귀여운데?’라며 와카코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와카코 역시 계속해서 다른 손님의 대화를 듣거나 주방장의 기색을 살핀다. 오로지 나와 음식만이 존재하는 중년 남자의 이야기인 ‘고독한 미식가’와 다른 점이다. 혼자가 좋지만 주변은 신경 쓰인다. 그만큼, 아직까지도 ‘혼자인 여자’는 유별난 존재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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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어벤져스2’ 크리스 에번스 잇단 성희롱 발언 구설

    “‘고운 말을 쓰라’던 캡틴 아메리카는 어디 갔나요?” 한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은 크리스 에번스(사진)가 잇따른 성희롱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공개된 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 영상에서 에번스는 여성 리포터가 어벤져스 캐릭터 모양의 네일 아트를 한 것을 보며 “예쁘다”고 칭찬했다. 여기까진 괜찮았는데 그는 캡틴 아메리카가 중지 손톱에 그려진 것을 보며 “이 손가락으로는 즐거운 일을 할 수 있다”는 농담을 던졌다. 외국에서 성적 의미를 담은 욕설로 사용되는 중지를 가리켜 농담을 한 것이다. 에번스는 22일 공개된 또 다른 인터뷰 영상에서도 호크아이 역의 제러미 레너와 함께 등장인물 중 하나인 블랙 위도우를 가리켜 “창녀” “난잡한 여자”라고 발언해 비판을 받자 사과한 바 있다. 이 영상이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퍼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농담으로 보기엔 수위가 너무 높다” “평소 수줍음 많이 탄다더니 이중인격 같다. 실망했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영화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고지식하다고 놀림받을 정도의 ‘바른 생활 사나이’로 그려진다. 욕설을 하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고운 말 쓰라”고 주의를 주는 장면도 등장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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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성희롱 발언? 팬들 반응보니…

    “‘고운 말을 쓰라’던 캡틴 아메리카는 어디 갔나요?” 한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은 크리스 에반스가 잇따른 성희롱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공개된 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 영상에서 크리스 에반스는 여성 리포터가 어벤져스 캐릭터 모양의 네일 아트를 한 것을 보며 “예쁘다”고 칭찬했다. 여기까진 괜찮았는데 그는 캡틴 아메리카가 중지 손톱에 그려진 것을 보며 “이 손가락으로는 즐거운 일을 할 수 있다”는 농담을 던졌다. 외국에서 성적 의미를 담은 욕설로 사용되는 중지를 가리켜 농담을 한 것이다. 크리스 에반스는 22일 공개된 또 다른 인터뷰 영상에서도 호크아이 역의 제레미 레너와 함께 등장인물 중 하나인 스칼렛 위치를 가리켜 “창녀” “난잡한 여자”라고 발언해 비판을 받자 사과한 바 있다. 이 영상이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퍼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농담으로 보기엔 수위가 너무 높다” “평소 수줍음 많이 탄다더니 이중인격 같다. 실망했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영화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고지식하다고 놀림 받을 정도의 ‘바른 생활 사나이’로 그려지며 욕설을 하는 아이언 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고운 말 쓰라”고 주의를 주는 장면도 등장한다.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

    • 201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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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을 즐길줄 아는, 혼자 마시는 여자’ 와카코…새 먹방 강자?

    일본 ‘먹방(먹는 방송)’ 드라마 강자로 꼽히며 시즌 4까지 나온 ‘고독한 미식가’에는 딱 하나 부족한 것이 있다. 먹긴 참 잘 먹는데, 마실 줄을 모른다.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술을 즐기지 않는데다 늘 외근 중 식사를 하니 술이 등장할 틈이 없다. 그런 그에게 아쉬움을 느꼈을 사람들을 위한 또 다른 먹방 강자가 등장했다. 바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와카코와 술’이다. 올해 일본 BS재팬에서 방송됐다. 주인공 와카코(타케다 리나)는 평범한 20대 직장 여성이다. 와카코에겐 갑작스런 야근이나 비합리적인 상사의 지시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그만의 처방전이 있다. 바로 퇴근 뒤 저녁 식사에 반주로 달게 한잔 하는 것이다. 드라마는 술꾼의 혀끝을 자극하는 술과 음식의 궁합으로 가득하다. 껍질이 바삭하도록 석쇠에 구운 연어에 차가운 일본주, 기름 좔좔 흐르는 마늘교자에 시원한 맥주, 부드러운 자루두부에 따뜻하게 데운 정종…. 와카코는 행복이 절정에 달하면 “푸슈~”하는 감탄사를 내뱉는데 반드시 음식과 술이 조화를 이뤄야 이 감탄사를 들을 수 있다. 실제 음식점을 배경으로 실제 메뉴와 술이 등장하고, 해당 음식점의 종업원과 주방장이 ‘손님을 접대하는 자기 자신’으로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한다. 또 다른 특징은 웬만해선 혼자 마신다는 점이다. ‘술을 즐길 줄 아는 입맛을 타고난, 혼자 마시는 여자’. 와카코를 설명하는 드라마 속 내레이션이다. 어쩔 수 없이 혼자 마시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혼자이기를 선택한다. 동료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고 남자친구가 오늘 만나자고 연락도 해온다. 하지만 와카코는 걸려오는 전화는 끊고 문자메시지에도 답하지 않는다. 와카코를 위로하는 건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내 혀를 감싸고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알코올의 취기와 맛있는 음식이 주는 포만감이다. 여기까지는 언뜻 주변 시선 개의치 않는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성)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끊임없이 와카코를 주시하는 제 3자가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단골 음식점 종업원은 “맛있게 먹는 모습이 참 귀엽던데요?”라고 주방장과 쑥덕거리고, 옆 자리 남자 손님은 ‘어, 여자가 혼자? 귀여운데?’라며 와카코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와카코 역시 계속해서 다른 손님의 대화를 듣거나 주방장의 기색을 살핀다. 오로지 나와 음식만이 존재하는 중년 남자의 이야기인 ‘고독한 미식가’와 다른 점이다. 혼자가 좋지만 주변은 신경 쓰인다. 그만큼, 아직까지도 ‘혼자인 여자’는 유별난 존재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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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현 “어벤져스2, 배역이름도 없는 한 쪽짜리 대본으로 오디션”

    “늘 ‘어벤져스의 수현’으로 불리다보니 제 이름에 아예 어벤져스의 ‘에이(A)’를 넣으라고 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배우 수현(30·본명 김수현)에게는 남자 배우부터 작가, 아이돌 가수까지 동명이인이 많다. 2005년 한중슈퍼모델선발대회에 1위로 입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흔한 이름 때문에 한때 예명(유리엘)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인터넷 뉴스 검색을 하면 많은 동명이인 중 그의 이름이 가장 먼저 검색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닥터 헬렌 조 역할로 떠오른 그를 28일 오전 서울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에서 그는 새로운 히어로 ‘비전’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계 천재 유전공학자 닥터 조로 등장한다. 다섯 살 때부터 6년간 미국에서 살았고 이화여대 국제학부를 졸업한 그는 작품에서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했다. 그는 “천재 과학자인 토니 스타크 앞에서 ‘내 기술이 바로 과학의 미래’라고 말할 만큼 당당한 인물이기 때문에 다른 배우에게 밀리지 않도록 대사에 힘을 싣는데 신경 썼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적 울트론 앞에서 평범한 인간이면서도 기죽지 않고 ‘내가 (당신을) 두려워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하는 닥터 조의 강인함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수현이 닥터 조 역을 제안 받은 것은 2013년 11월 초. 영화 제목도, 배역 이름도 없는 한 쪽짜리 대본이 소속사로 왔다. 비디오 오디션을 거쳐 조스 웨던 감독을 직접 만났는데 ‘조지 클루니’로 적혀 있던 상대역 이름을 ‘토르’로 바꿔 연기해보라는 주문을 받고서야 ‘어벤져스’ 속편의 오디션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깜짝 놀라서 몇 번이나 ‘토르가 맞냐’고 반문했었죠. 오디션을 보고 나왔을 때 이상하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2010년 KBS 드라마 ‘도망자 플랜비’에 출연해 영어 대사를 한 것이 제작진에 눈에 띈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제작한 드라마 ‘마르코 폴로’ 시즌1(2014년)에도 몽골 제국의 공주 쿠툴룬으로 나왔다. 남자들과의 씨름에서 모두 이기는 여장부 역할로 시즌2 촬영에도 곧 합류한다. 올해 개봉 예정인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니콜라스 홀트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이퀄즈’에도 조연으로 출연했다. 수현은 “함께 출연한 배우들 모두 할리우드 스타라기엔 놀라울 정도로 인간적이고 털털했다. 독립영화부터 연극, 블록버스터까지 다양한 작품을 하는 그들을 보며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계 배우들이 주로 맡는 무술 액션 연기를 넘어 보다 더 높은 꿈을 꾸고 있다. “10년 뒤에는 외국에서 계속 활발하게 작품을 하고 싶어요. 무술이나 액션 연기를 잘하는 역할 뿐 아니라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

    • 201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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