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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율 0%의 힘?’ 프랑스 프로축구 AS모나코(모나코)의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유럽 축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나코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 히카르두 카르발류를 영입한 데 이어 라다멜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영입에도 성공했다. 한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파트리스 에브라, 웨인 루니(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박지성(퀸스파크레인저스) 등도 모나코 이적설이 나돌고 있다. 모나코는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만 4000억 원을 풀 것으로 보인다. 모나코가 이 같은 돈을 쓸 수 있는 것은 2011년부터 구단주를 맡은 러시아의 부호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의 두둑한 주머니 덕분이다. 비료 재벌 리볼로블레프의 재산은 1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나코가 다른 구단보다 선수 영입에 유리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소득세율이 0%라는 점이다. 모나코의 연고지인 모나코공국은 개인 사업자인 선수들의 연봉에서 전혀 세금을 떼지 않는다. 모나코는 독립국이지만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프랑스 축구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세금은 선수들에게 중요하다. 프랑스는 연수입 14억 원, 영국은 연수입 3억 원이 넘는 고액 소득자에게 각각 75%와 50%의 세금을 매긴다. 많은 선수가 연봉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 불만이 많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데이비드 베컴이 숱한 러브콜을 물리치고 2003년 레알 마드리드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세금이다. 당시 스페인은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 개인 소득자에 한해 세율을 43%에서 24%로 줄이는 법을 만들었다. 외국인 선수까지 그 혜택을 받게 돼 많은 선수가 스페인을 찾았다. 최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팀을 떠나겠다고 한 것도 올해부터 이 법이 폐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내 다른 구단들은 모나코가 세금제도를 이용해 유명 선수들을 쉽게 데려간다며 불만이 많다. 이에 프랑스프로축구연맹도 모나코에 제동을 걸었다. 내년 6월까지 모나코 구단의 법인 주소를 프랑스로 옮기고 선수들이 세금을 내게 하지 않으면 리그에서 퇴출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 모나코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그래도 중동 원정인데….” vs “상대가 안 된다니까.” 5일 오전 2시 30분(한국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레바논의 6차전을 앞두고 축구팬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 ○ 잔디만 봐도 속 터져-3가지 난제 한국의 중동 방문 A매치 역대 전적은 14승 12무 12패. 중동 팀과의 역대 전적이 68승 43무 33패인 것에 비하면 방문 경기 성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여기에는 중동의 경기장 잔디도 한몫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 많은 국가의 잔디는 중동에 비하면 짧다. 중동에는 유독 긴 잔디가 많다. 평소와는 다른 잔디환경에서 볼을 다뤄야 한다. 이 때문에 볼 컨트롤이 어렵다. 또 발이 긴 잔디에 파묻히면 체력 소모가 심하다. 아스팔트에서 뛰다 모래에서 뛰는 것과 마찬가지다. 레바논전이 열리는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도 긴 잔디가 덮여 있다. 또 움푹 파인 곳도 많아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한낮에 40도를 웃도는 기후도 악영향을 준다. 대표팀은 경기 며칠 전부터 현지 적응을 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적응하기는 어렵다. 3년째 카타르에서 뛰고 있는 이정수(알사드)는 “1년간 뛰어도 중동의 무더위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일주일 전에 온다고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도와 비슷한 응원 구호를 스피커 수십 개로 90분 내내 흘려보내는 중동의 응원 문화도 선수들을 괴롭히는 요소 중 하나다. 여러 차례 중동 방문 경기를 한 이영표(밴쿠버)는 “응원 소리가 시끄러운 것을 떠나 선수들의 리듬을 망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믿는다, 중동 킬러들-3가지 강점 레바논전에는 유독 중동에 강한 두 선수가 출격한다. ‘중동 킬러’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상무)다. 이동국은 A매치 30골 중 10골을, 이근호는 16골 중 11골을 중동전에서 넣었다. 이동국은 “중동과 많은 경기를 치렀다. 중동 선수들은 정신력이 약하기 때문에 초반에 득점하면 무너진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레바논의 어수선한 팀 사정도 한국에는 호재다. 레바논은 지난해 승부조작 여파로 4월부터 주전 6명이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레바논의 박지성’으로 불린 로다 안테르(산둥)가 대표팀을 은퇴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레바논의 테오 뷔커 감독은 최근 상황을 대변하듯 “한국과 레바논의 수준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레바논과의 A매치 상대 전적에서 7승 1무 1패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최근 맞붙었던 지난해 6월 안방 경기에서도 3-0으로 완승을 거뒀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레바논 원정경기(5일 오전 2시 30분)에 나선 축구 국가대표팀의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5월 31일 “외교부로부터 레바논 현지의 치안 및 정세가 불안해 응원단을 보내는 것을 자제하고, 국제축구연맹(FIFA)과 협의해 경기 장소 변경을 검토해 달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밝혔다. 축구협회 측은 “정몽규 회장이 31일 FIFA 총회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레바논 원정 경기의 안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제3국에서 경기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시일이 촉박해 일단 예정대로 레바논에서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레바논에서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지지 선언을 발표한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와 아사드 대통령의 반대 세력 간에 유혈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5월 27일 한국 대사관에서 약 2km 떨어진 지역에 로켓 포탄이 떨어져 5명이 다치는 일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레바논은 현재 여행자제(여행경보 2단계) 및 여행제한(3단계)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레바논 원정경기가 열리는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은 시아파가 모여 사는 마을 경계에서 약 3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축구협회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현지 사설 경호팀을 배치하기로 했다. 외교부도 경기장 주변에 군인과 경찰을 배치해 줄 것을 레바논 당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FIFA는 레바논 축구협회에 한국 대표팀의 안전보장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를 전세기에 태워 보내려던 계획은 취소됐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적응 훈련을 하고 있는 대표팀은 1일 레바논에 입국해 5일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 아이스하키 주니어대표팀의 이총현(17·선덕고·사진)이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해외 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30일 이총현이 2013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28순위로 블라디보스토크에 지명됐다고 밝혔다. KHL은 2008년 러시아를 주축으로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팀들이 모여 출범한 리그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와 함께 세계 양대 아이스하키리그로 꼽힌다. 블라디보스토크는 2013∼2014시즌부터 KHL에 참가하는 신생팀이다. 이총현은 4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주니어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 A에 출전해 5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렸다. 한욱 선덕고 감독은 “체격 조건(182cm, 76kg)이 좋고 체력도 뛰어나 잠재적인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여자 농구스타 출신인 최경희 씨의 둘째 아들이다. 이총현은 “기대하지 못했는데 좋은 소식을 들어 기쁘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임은주 을지대 여가디자인학과 교수(47·사진)가 프로축구단 첫 여성 대표이사가 됐다. 임 교수는 29일 강원 춘천에서 열린 강원 FC 이사회에서 구단의 대표이사로 선출됐다. 프로축구 30년 역사에 여성이 구단 대표이사가 된 것은 처음이다. 1990년 여자 축구대표팀 1세대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 대표는 1994년 심판으로 변신해 1998년 한국 여성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심판이 됐다. 1999년 미국 여자월드컵에서 첫 아시아 출신 주심으로 활약했고, 그해 K리그 전임 심판으로 임명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프로축구 K리그 주심을 맡았다. 2001년 FIFA 17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는 주심으로 뛰며 FIFA가 주관하는 남자 세계대회 첫 여성 주심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2005년 축구 행정가로 변신한 뒤 2011년 강원의 대표이사직에 도전했지만 이사들의 반대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한 임 대표는 2년 만에 꿈을 이뤘다. 구단의 재정 안정성 확보라는 큰 숙제를 안은 그는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구단을 맡게 돼 더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해 내년 시즌에는 구단 운영을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참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어요.” ‘피겨 여왕’ 김연아(23)는 한국 피겨 선수로는 처음으로 2002년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열두 살이었던 김연아는 2002년 4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트리글라브 트로피 노비스 부문(13세 이하)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대회에서 김연아 외에 한국계로 메달을 딴 또 한 명의 선수가 있었다. 미국 대표로 나선 목예빈(29·사진)은 주니어 부문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일곱 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김연아가 세계 피겨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전 미국에서 활동하며 1998년 미국피겨선수권 주니어 부문 여자 싱글 5위, 2000년 주니어 그랑프리 3위에 오르는 등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01년 김연아의 전 코치였던 피터 오피가드에게 2년간 지도를 받기도 했다. 부상 등으로 2008년 은퇴 뒤 아이스쇼에서 뛰고 있는 그는 30일부터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열리는 매직온 아이스쇼에 참석하기 위해 19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23일 만난 그는 2002년 만났던 열두 살의 김연아에 대해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김연아는 수줍음이 많고 말이 없는 소녀였다. 먼저 다가가 말을 걸어야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연아가 빙판 밖에서는 영락없는 열두 살 소녀였지만 빙판 위에서만큼은 카리스마가 넘쳤다고 회상했다. 그는 “김연아의 재능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대회 이틀 전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플립 점프를 완성했다고 했는데 실전에서 완벽하게 그 점프들을 소화했다. 주위 선수들도 다 신기해했다”고 말했다. 현재 최고의 선수로 올라선 김연아에 대해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김연아가 자랑스럽다”며 꼭 한 번 다시 만나길 기대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1 “4년 넘게 A팀을 이기지 못해서 참 답답했죠. A팀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전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들이 함께 골대에 막걸리를 붓고 승리 기원을 하기도 했어요. 경기 당일 우리 선수들의 슛이 골대만 맞혀서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죠.”(B팀 관계자) #2 “특정 팀과의 징크스가 한번 생기면 깨지기 힘들어요. 올해 징크스가 몇 개 깨지긴 했지만 유독 C팀과의 징크스가 안 깨졌어요. C팀과의 경기가 있는 주면 C팀을 상징하는 고기를 매일 먹기도 했어요. 그래도 깨지지 않으니 이제는 그냥 운에 맡겨요.”(D팀 관계자)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는 2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FC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4-4로 비겼다. 무승부였지만 제주 관계자들은 침통한 표정이었다. 2008년 8월 27일부터 이어져 온 서울전 연속 무승 기록이 16경기(6무 10패)로 늘어났기 때문. 제주 박경훈 감독이 군복을 입는 퍼포먼스까지 벌였지만 징크스 탈출에는 실패했다. 제주 관계자는 “징크스를 한번 얻으면 깨는 것은 무척 어렵다. 선수들도 의식하면서 더욱 깨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징크스가 왜 안 깨지는지, 왜 못 깨는지 감독과 선수들은 물론이고 팀 관계자들도 알지 못한다. K리그에는 수많은 징크스들이 생겨났다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10년 넘게 따라다니며 팀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 부산 아이파크는 2002년 9월 25일 이후 서울 방문경기에서 15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0년 넘게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 드래곤즈와 인천 유나이티드는 서로 징크스가 물려 있다. 전남은 인천을 이기고 싶어 하지만 17경기째 무승(12무 5패)이다. 반면 인천은 2007년 3월 31일부터 전남 방문경기에서 8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 중이다. 징크스를 탈출하기 위한 팀들의 노력은 처절하다. 한 구단의 관계자는 “한 감독은 징크스를 깨기 위해 특별히 승리를 많이 가져다준 넥타이를 매거나 셔츠를 입기도 한다. 징크스 탈출 퍼포먼스를 볼 때마다 우리 팀은 제발 징크스가 생기지 않게 해 달라고 기원한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K리그 클래식 14개 팀은 모두 2년 이상의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분명 (대표팀에서의) 출전 시간에 대해 불만을 품을 수 있어요.”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은 27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최근 주가가 높아진 손흥민(함부르크)에 대해 말해 달라고 하자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손흥민의 짧은 출전시간에 대해 언급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12골 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최강희호에서의 입지는 약했다. 2011년 12월 최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손흥민은 6개월이 지나서야 첫 부름을 받았다. 후반 교체 선수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90분간 풀타임으로 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3월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5차전에서 후반 36분 투입돼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최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대표팀에 소집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 같다”며 “소집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손흥민의 경험 부족이 염려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는 최 감독의 심경이 엿보인다. 손흥민을 “공간이 생겼을 때 침투 능력이 좋은 선수”라고 평가한 최 감독은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손흥민을 측면 공격수나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손흥민은 “다시 대표팀에 합류하게 돼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차이가 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는 대표팀 선배들과 훈련할 시간이 부족해서 그랬다. 이번에는 오랜 시간 함께 있게 돼 이전과는 다를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날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김남일도 훈련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특유의 묵직한 카리스마를 지닌 채 후배들 앞에 나타난 김남일은 “2002 한일월드컵 당시의 홍명보 선배처럼 말수 적은 카리스마로 후배들을 이끌어 볼 생각”이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대표팀은 28일 아랍에미리트로 출국해 다음 달 1일 레바논 베이루트에 입성한다. 아시아 최종예선 B조에서 3승 1무 1패(승점 10)로 우즈베키스탄(11점)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는 대표팀은 다음 달 5일 레바논전을 치른 뒤 귀국해 11일 우즈베키스탄, 18일 이란과 연달아 경기를 갖는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리듬체조 국가대표 단체팀은 다섯 손가락이다. 손가락 하나만 아파도 손을 제대로 움직이기 힘든 것처럼 이경은(21·세종대), 이나영(18·세종고), 김연정(17·청주중앙여고), 이지우(16·오금고), 양현진(16·이매고)도 한 명이라도 다치면 훈련조차 하지 못한다. 리듬체조 단체팀은 5명이 모두 곤봉을 들고 하는 단일수구 경기와 리본 3개, 볼 2개를 들고 하는 복합수구 경기를 치른다. 수구를 주고받는 등 모든 안무에서 5명이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빠지면 연기를 할 수 없다. 이나영은 “올해 초 감기 몸살을 심하게 앓아 쉬고 싶었지만 훈련에 참가했다. 아프다고 빠지면 동료들은 아예 훈련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호흡을 맞춰야 하기에 후보 선수도 없다. 경기 때는 물론이고 훈련을 할 때도 5명 모두가 틀리지 않고 정확한 동작을 해야 한다. 이지우는 “같은 동작을 한 사람도 실수 없이 하기 위해 하루에 40번 넘게 반복하다 밤 12시에야 훈련이 끝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은은 “단체팀은 리듬체조 선수들도 기피하는 종목이다. 훈련도 힘들지만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종목이 아니다. 모두 같은 수준으로 함께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2배 이상 힘들다”고 말했다. 국내에 단체팀은 국가대표 팀이 유일하다. 대한체조협회는 올림픽 첫 출전이라는 목표를 위해 지난해 1월 주니어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을 만들었다. 국제대회 때마다 새로 팀을 만드는 대신에 4년간의 장기 계획으로 단체팀을 육성하겠다는 것. 1991년 하계유니버시아드 3관왕에 오르며 당시 아시아 선수로는 최고 성적을 낸 북한 리듬체조 선수 출신 이경희 코치(42)도 영입했다. 2007년 탈북해 중국을 거쳐 한국땅을 밟은 이 코치는 “이번에는 당장의 성적이 아닌 가능성을 보고 뽑은 선수들이다. 세계선수권 15위 안에 들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단체팀은 1년 이상 태릉선수촌에서 함께 부대끼며 친자매 이상으로 친해졌다. 이나영은 “다들 가족보다 대표팀이 더 친하다고 말한다. 생각은 물론이고 습관까지 모두 비슷해졌을 정도다”고 말했다. 단체팀은 다음 달 5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다. 목표는 한국 단체팀 사상 첫 국제대회 메달이다. 이경은은 “메달을 따고 올림픽에 출전해 리듬체조 단체팀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름: 아르연 로번(29)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독일) 추천 사유: 세계 최고의 왼발 공격수 주의사항: 결승전에는 기용하지 말 것 26일 이전만 해도 로번을 따라다녔을 프로필이다. 로번은 유독 결승만 가면 작아지는 선수였다. 뮌헨 선수로 뛰던 2010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결승. 그의 발끝에서 우승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그는 침묵했고 팀은 0-2로 졌다. 네덜란드 대표팀으로 나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스페인과의 결승에서는 결정적인 두 번의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를 놓치며 스페인(2-0 승)에 우승컵을 내줬다. 지난해 5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연장 전반 얻은 페널티킥을 놓치며 첼시(잉글랜드)의 107년 만의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로번은 26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2012∼20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독일)와의 결승에서도 지난 세 번의 아쉬움을 계속 이어가는 듯했다. 전반 30분과 42분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에서 골을 놓친 것.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슛이었다. 하지만 후반이 시작되자 그는 조급함을 버리고 침착함을 되찾았다. 뮌헨의 공격은 그의 발끝에서부터 시작됐다. 후반 15분 양 팀의 골 침묵을 깨뜨리는 마리오 만주키치의 선제골을 도운 그는 8분 뒤 동점을 허용하자 직접 나섰다. 후반 종료 1분 전 그는 다시 맞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종료 휘슬이 울리며 2-1 승리를 확정짓자 그는 두 주먹을 쥐고 4년간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는 경기 뒤 “‘마침내’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이번만큼은 결승 패배의 꼬리표가 찍히는 것이 싫었다”고 말했다. 은퇴를 선언한 뮌헨의 유프 하인케스 감독(68·사진)도 로번의 활약에 벤치와 웃으며 작별을 고할 수 있었다. 1979년 감독 생활을 시작한 하인케스는 1987∼1991년, 2009년, 2011년∼올해 뮌헨 사령탑을 맡았다. 한 팀에서 오래 일한 경력은 없지만 34년 동안 12번이나 감독 취임과 해임을 반복하며 명지도자로 이름을 떨쳤다. 이번 시즌 우승을 포함해 뮌헨에서만 독일 분데스리가를 세 차례 제패했고 1997∼1998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번 우승으로 두 개 팀에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선사한 네 번째 감독이 됐다. 다음 시즌부터 하인케스 감독의 빈자리는 주제프 과르디올라 전 FC 바르셀로나(스페인) 감독이 채울 예정이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독일산 자동차는 가장 가지고 싶은 꿈의 자동차다. 한국 축구선수들에게 가장 뛰고 싶은 꿈의 무대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였다. 박지성(퀸스파크 레인저스)이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뒤 많은 한국 선수가 EPL을 동경해 왔다. 하지만 최근 유럽 축구를 강타한 ‘독일 대세론’은 한국 축구선수들의 꿈의 무대를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로 바꿔 놓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독일 팀인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이 결승에 진출하자 유럽 언론들은 앞으로 독일 축구가 유럽 축구는 물론이고 세계 축구를 지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요 선수들과 감독들의 잇단 독일행도 독일 대세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네이마르 다시우바(산투스FC)가 뮌헨으로 이적할 것으로 전망된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전 감독이었던 호세프 과르디올라도 다음 시즌부터 뮌헨에서 지휘봉을 잡는다.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해외파들의 활약도 ‘독일 대세론’에 불을 붙였다. 손흥민(함부르크), 지동원,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몸값을 올렸기 때문이다. 유럽축구 이적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손흥민과 지동원의 활약에 자극받은 선수가 많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팀은 상관없이 EPL 팀을 알아봐 달라는 주문이 많았는데 이제는 분데스리가 팀을 연결해 달라는 주문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국인 해외파들의 유럽 진출은 스코틀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리그를 통해 EPL에 입성하거나 곧바로 EPL에 진출하는 것이 공식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데스리가 진출을 목표로 삼은 선수들이 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국제축구연맹(FIFA) 에이전트는 “분데스리가가 2, 3년 안에 EPL을 넘어 세계 최고의 리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고의 무대에서 뛰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분데스리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 K리그 구단 관계자도 “EPL 경기를 빠짐없이 챙겨 보던 선수들도 최근에는 분데스리가 경기를 챙겨 보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프로축구 FC 서울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3-1로 역전승했다. 1차전 방문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경기 전 “우리의 공격력으로 충분히 뚫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 뚫지 못할 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은 K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 조합인 데얀과 몰리나를 내세워 선제골을 노렸다. 하지만 베이징의 수비에 좀처럼 슛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9분 서울 수비수의 실수를 틈타 베이징이 선제골을 넣었다. 베이징에 이겨야 8강에 진출하는 서울은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후반 14분 데얀의 페널티킥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치며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계속 베이징 골문을 두드리던 서울은 후반 16분 윤일록이 페널티 지역 왼쪽 밖에서 올린 공을 아디가 밀어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후반 25분 윤일록의 역전골과 후반 종료 직전 고명진의 결승골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중국을 넘어설 가능성을 봤습니다.” 혼합복식 이상수(삼성생명)-박영숙(KRA한국마사회) 조가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 혼합복식에서 한국에 10년 만의 개인전(단식 복식 혼합복식) 은메달을 안겼다. 이-박 조는 결승에서 김혁봉-김정 조(북한)에게 2-4로 패했다. 그러나 이-박 조는 2003년 프랑스 대회에서 주세혁이 남자 단식 은메달을 딴 이후 세계선수권에서 10년 만에 개인전 은메달을 땄다. 혼합복식에서는 2001년 오사카 대회에서 오상은-김무교 조가 은메달을 목에 건 이후 12년 만에 메달을 땄다. 특히 이-박 조는 18일 열린 4강전에서 중국의 왕리친-라오징원 조를 4-1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박 조는 반 박자 빠른 공격으로 중국을 물리쳤다. 이-박 조는 결승에서 무난히 북한을 꺾고 1993년 스웨덴 대회 여자 단식 현정화 이후 20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됐으나 긴장 탓인지 고비마다 실수를 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국 여자 단식 박성혜(대한항공), 서효원(KRA한국마사회)은 16강전에서 중국 선수에게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남자 복식 김민석(KGC인삼공사)-서현덕(삼성생명) 조와 여자 복식 박영숙-양하은(대한항공) 조도 나란히 8강에서 중국을 만난 뒤 준결승 진출을 하지 못했다. 중국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하지만 중국을 뛰어넘을 가능성을 엿본 것이 이번 대회의 수확이다. 여자 단식 16강에서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1위 딩닝(중국)을 만난 박성혜는 0-4로 졌지만 위축되지 않고 자신만의 경기를 풀어 나갔다. 혼합복식에서도 이-박 조는 준결승에서 중국을 만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강문수 대표팀 총감독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수확은 중국을 꺾을 방법을 찾은 것이다”라고 강조했다.파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2014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A그룹 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IIHF는 1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총회를 열고 2014년 각급 세계 대회 개최지와 일정을 결정했다. 한국은 2014년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1 A그룹 개최를 단독 신청했고 대회를 유치했다. 한국 외에 헝가리, 일본, 우크라이나,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가 출전해 풀 리그를 치른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를 유치함에 따라 한국의 세계 랭킹을 끌어올리고, 한국에서 아이스하키 인기에 불을 붙일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12일 인천국제공항 라운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사진)는 전지훈련지인 러시아로 출국하기 위해 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알아볼까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음악을 듣고 있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는 19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리는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에 대한 질문에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이제 누가 출전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 자신감이 통한 것일까. 손연재가 올 시즌 네 번째로 출전한 민스크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손연재는 개인 종목별 결선 후프와 곤봉 두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은 것. 월드컵 4개 대회 연속 메달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종목별 결선에서 2개 이상의 메달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리본과 볼은 4위. 이번 대회에는 러시아 벨라루스 등 리듬체조 강국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손연재는 2개 월드컵 연속 개인종합 4위에 오른 데 이어 종목별 결선에서 두 종목에서 2위에 오르며 우승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선수임을 확인시켰다. 리듬체조는 올림픽 2연패를 차지한 예브게니야 카나예바(러시아)가 은퇴한 이후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러시아와 동유럽 선수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강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 차상은 국제심판은 “최근의 상승세라면 올 시즌이 끝날 때쯤 손연재가 1인자의 자리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아버지의 꿈을 이루기까지 27년이 걸렸다. 대학 때까지 탁구 선수로 활동한 아버지 박흥만 씨(58·교사)는 세계탁구선수권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었다. 실업팀 입단이 좌절되면서 잃었던 꿈은 딸에게 ‘대물림’됐고 그 딸은 매일 8시간씩 탁구채를 휘두르며 묵묵히 땀을 흘려 꿈을 이뤄냈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탁구선수권에 출전한 박성혜(27·대한항공) 얘기다. 그는 첫 경기인 단식 128강전에서 일본 여자탁구의 간판스타 후쿠하라 아이(세계랭킹 12위)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17일 열린 32강전에서는 프랑스 셴이팡(52위)을 4-0(11-7, 13-11, 11-7, 11-1)으로 완파하고 서효원(KRA한국마사회·21위)과 함께 16강에 올랐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166위에 불과한 그를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 중 한 명으로 꼽았다. 박성혜의 활약은 대표팀도 전혀 기대를 못한 ‘사건’이다. 2006년 대한항공 입단 뒤 만년 훈련파트너로만 지내왔다. 김경아 당예서 석하정 양하은 등 쟁쟁한 선수들에게 가려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그런 힘든 시간을 참고 견딘 게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그는 “주전 선수들이 먼저였기에 제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도 최고의 실력을 지닌 팀 선수들의 훈련 파트너로 지내면서 나도 모르게 실력이 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한 원동력은 ‘편안함’이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기에 부담감이 없었다. 그는 “이기겠다는 마음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부담 없이 하다보니 실력의 100%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6강에 오른 뒤 그는 “오늘이 탁구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다. 아버지께서도 기뻐할 것이다. 세계선수권 출전을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제가 그 무대에서 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정말 좋다”고 웃었다. 강문수 대표팀 총감독은 “박성혜는 약점이 없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은 만큼 앞으로 한국 여자탁구를 짊어질 인재로 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혼합 복식의 이상수(삼성생명)-박영숙(KRA한국마사회) 조는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다.파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우리 선수들 찾기도 힘드네요.” 16일 세계탁구선수권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의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주경기장에는 총 8개의 탁구대가 설치됐다. 바로 옆 보조경기장에도 8개의 탁구대가 있다. 탁구대 16개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45분마다 새로운 경기가 열린다. 이날만 240경기가 열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 탁구대표팀의 강문수 총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찾아가기 위해 45분마다 분주한 발걸음을 옮긴다. 강 감독은 “한국팀의 경우 많게는 3경기가 동시에 열린다. 이렇다 보니 탁구대를 일일이 찾아가 지도하기도 어렵다. 시간과 탁구대 번호를 잘 숙지하지 않으면 경기를 놓치기 일쑤다”고 말했다. 국제탁구연맹(ITTF) 규정상 가로 7m, 세로 14m의 공간만 되면 탁구대를 설치할 수 있다. 경기장을 마련하기 쉽다 보니 실내경기 종목 중에서는 한 곳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 강 감독은 “이번 대회는 두 곳에서 나눠 치르지만 예전에는 16개의 경기가 한 곳에서 열린 적도 있다”고 밝혔다. 한 공간에서 8개의 경기가 동시에 열리는 경기장은 시장을 방불케 한다. 16개 국가의 응원단들이 저마다의 언어로 응원전을 펼치기 때문이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은 “응원 경쟁이 붙을 때는 옆 사람과의 대화도 안 들릴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주경기장 정중앙 탁구대에서는 주최국 또는 인기가 많은 선수의 경기가 열린다. 이번 대회에서는 프랑스 선수들의 차지가 됐다. 경기장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탁구대는 일본 선수 전용이다. 일본 방송국이 중계권을 사면서 전용 탁구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방송을 위해 80여 명의 인력을 파견했다. 한편 혼합복식에서는 이상수(삼성생명)-박영숙(KRA한국마사회) 조와 조언래(에쓰오일)-양하은(대한항공) 조가 8강에 진출해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남자복식 김민석(KGC인삼공사)-서현덕(삼성생명) 조와 이상수-정영식(KDB대우증권) 조는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파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귀화는 절대 쉬운 선택이 아니다. 태어나고 자란 나라를 떠나야 하고 언어와 문화의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여기에 사회의 편견까지 극복해야 한다.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탁구선수권에 출전한 석하정(28·대한항공)의 유니폼에는 태극마크가 선명히 찍혀 있다. 하지만 6년 전까지 석하정은 중국 선수였다. 2000년 한국에 들어와 2007년 12월 국적 취득시험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제 태극마크를 달고 뛴 지도 6년이 흘렀다. 석하정의 한국어 실력은 외국인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능숙하다. 외국에 나가도 가장 먼저 김치를 생각할 정도로 뼛속까지 한국인이다. 하지만 귀화한 뒤 힘든 점도 많았다. 석하정은 “조직, 단체를 먼저 생각하는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적응하는 데 4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그를 더 힘들게 한 것은 사회의 편견이다. 석하정은 “삐딱한 시선이 많았다. 중국에서 국가대표 하기 힘드니 귀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많이 섭섭했는데 이제는 내가 한국을 좋아하고 빛내기 위해 탁구를 한다는 것을 알아줘서 다행이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스포츠계는 적극적으로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 남자 농구의 문태종, 태영 형제, 여자 농구의 김한별, 쇼트트랙의 공상정, 아이스하키의 브록 라던스키 등 5명이 특별 귀화했다. 앞으로 더 많은 귀화 선수가 나올 개연성이 높다. 이런 현상에 대해 반가움을 표한 석하정은 선배 귀화 선수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석하정은 “올림픽에 나가기 위한, 국가대표가 되기 위한 수단으로 귀화를 선택하면 안 된다. 한국 대표선수가 된다는 것은 나보다 한국의 위상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내가 잘되기보다는 한국팀이, 한국이 잘되길 바라야 진정한 한국인으로 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166위 박성혜(대한항공)가 이번 대회 여자 단식 128강에서 일본의 탁구 스타 후쿠하라 아이(12위)를 4-2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양하은(대한항공)도 128강에서 네베스 아나(포르투갈)를 꺾고 64강에 진출했다. 혼합복식 3개 조도 모두 32강에 진출하며 이번 대회 전망을 밝게 했다.파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탁구 선수 등번호를 보면 그 선수의 실력을 알 수 있다. 14일 세계탁구선수권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의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경기장. 무명의 이란 선수가 세계 최강 중국 선수를 상대로 선전하자 대한탁구연맹 관계자는 “저 정도로 잘하는 선수가 아닌데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맹 관계자가 쉽게 실력을 파악한 이유는 바로 등번호 때문이다. 세계탁구선수권에서는 국제탁구연맹(ITTF)의 세계랭킹에 근거해 선수들의 등번호를 배정한다. 자신의 세계랭킹이 등번호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선수도 있지만 랭킹과 비슷한 등번호를 받기도 한다. 1000번이 넘는 선수도 있다. 1000번이 넘는 이유는 ITTF의 세계랭킹이 남자는 1635위, 여자는 1231위까지 있기 때문이다. 1000위 이상의 세계랭킹이 존재하는 종목은 탁구 외에 골프(1∼1547위) 정도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저변도 넓어 이번 대회에는 126개국에서 464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산마리노, 몰타 등에서도 참가했다. 이 나라들은 나라가 작고 인구가 적어 스포츠 인구도 그만큼 적기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다. 또 단일 국가가 아닌 협회 차원에서도 출전이 가능하다. 영국은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나눠서 출전했다. 박도천 대한탁구연맹 부회장은 “ITTF에서 영국의 4개 탁구협회가 개별로 참가할 수 있도록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국에 속한 마카오와 홍콩도 중국 국가대표팀과 별도로 참가했다”고 말했다. 역대 최연소 대표선수로 주목을 받은 황민하(14·부천 내동중)는 예선 조별리그에서 1승 1패로 조 2위를 차지하며 아쉽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파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 한국 탁구 남자대표팀 유남규 감독(45)은 대표팀 막내 황민하(14)를 앞에 두고 잔소리를 마구 쏟아냈다. “한 달 동안 태릉선수촌에서 민하를 만날 때마다 잔소리를 했어요. 그만해야지 하지만 계속하게 되네요.” 하지만 잔소리를 쏟아내는 와중에도 눈빛 가득한 사제지간의 애정을 숨길 수 없었다. 13일 세계탁구선수권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의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경기장. 유 감독은 아들을 대하듯 황민하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에 대해서 지적을 계속했다. 황민하는 최근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탁구 유망주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라켓을 잡은 황민하는 지난해 9월 대만오픈 15세 이하 남자 단식과 올해 2월 15세 이하 상비군 선발전에서 우승했다. ‘제2의 유남규’로 불리며 역대 최연소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1983년 당시 최연소(15세)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유 감독은 자신과 같은 행보를 이어가는 31세 아래의 황민하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싶어 했다. “제가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대만에서 열린 친선전에 갔는데 5000여 명의 관중이 몰려 있는 것을 보고 너무 긴장했어요. 경기 때 상대 선수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어요. 민하도 아마 이번 대회에서 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것 같아 걱정되네요.” 그 말을 듣자 바로 황민하는 “그래도 전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어린 나이에 세계무대에 나서는 두려움을 잘 알고 있다. “이번 대회가 민하의 탁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 같아요.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성적이 좋지 않으면 충격을 받을까 조금 걱정됩니다.” 이번 대회 목표를 말해달라는 주문에 황민하는 “32강 진출”이라고 했다. 황민하의 소심한 목표에 유 감독은 발끈했다. “내가 네 나이 땐 과감한 목표를 세웠어. 10대 때 최연소 국가대표가 되고, 20대 때 올림픽 메달을 따고 교수가 된 뒤, 30대 때 체육부 장관을 할 거라고 했거든. 대표선수라면 그 정도 목표는 세워야 하지 않을까?” 유 감독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황민하는 다시 목표를 밝혔다. “유남규 감독님을 뛰어넘고 싶어요.”파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