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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6월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비무장지대(DMZ) 회동과 관련해 “(만남을 제안한 트윗을 올린 지) 10분 만에 김 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뉴햄프셔 지역 라디오 인터뷰에서 6월 북-미 정상 회동에 대해 “북한과 국경이 맞닿은 남한으로 가는데 김 위원장에게 어떻게 연락해야 할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남한에 가는데 시간 있으면 만납시다’ 하고 트윗을 올렸다. 그리고 10분 만에 김 위원장이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트윗 전 회담에 대한 사전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기존의 추측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을 앞두고 DMZ 회동 제안 트윗을 올렸고 바로 다음 날 김 위원장과 만나 북한 땅을 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에서 DMZ 회동에 대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the craziest thing)이었다”며 “나에게 트위터는 놀라운 소통 수단”이라며 트위터 예찬도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의 15세 소녀가 스마트 냉장고로 쏘아올린 작은 트윗 하나가 좋아요 6만9000개를 받으며 1만6000번 리트윗돼 큰 화제를 모았다. 영국 가디언,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은 13일 엄마에게 스마트폰을 압수당한 뒤 스마트 냉장고로 트윗을 보내 온라인에서 ‘난리를 치른 소녀’를 소개했다. 사연의 주인공 ‘도로시’는 자신의 이름을 딴 트위터 계정으로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팬페이지를 운영해왔다. 도로시의 엄마는 5일 트윗 삼매경에 빠진 딸의 스마트폰을 압수했다. 이후 도로시는 7일까지 닌텐도 3DS, 닌텐도 WiiU로 계속해 트윗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안 엄마에게 모든 전자기기를 빼앗겼고 8일엔 하루 종일 트윗을 하지 못했다. 모든 무기(?)를 잃은 도로시가 최후의 병기로 선택한 것은 놀랍게도 스마트 냉장고였다. ‘트윗이 될지 모르겠는데 지금 냉장고로 트윗 중이야. 엄마가 내 전자기기를 또 다 뺏어갔어.’ 도로시가 9일 올린 트윗 맨 마지막의 작성 기기에 뜬 LG 스마트 냉장고는 누리꾼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소녀의 ‘사투’를 접한 트위터와 LG전자 공식 계정은 나란히 #FreeDorothy(#도로시를자유롭게)라고 지지하는 해시태그로 도로시를 응원했다. 도로시 역시 이들의 응원 트윗을 리트윗해 화답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너지 산업을 주제로 연설하던 중 불쑥 한국 얘기를 꺼내면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모나카에 있는 셸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미국의 에너지 지배와 제조업 부흥’을 주제로 연설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부 들어서 우리는 계속 미국을 진정 최우선에 두기 위해 맞서 싸우고 있고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해 봐라. 우리는 자국 국경은 지키지도 않으면서 한국의 국경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이민자들을 막기 위한 미국의 국경장벽 건설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주한미군 사례를 들었지만, 한국을 지켜주고 있다는 언급으로 최근 이어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간접적으로 압박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동맹국들이 적보다 미국을 더 이용해 먹고 있다”며 일본을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대일본 무역) 적자가 780억 달러(약 95조 원)나 된다. 수년간 우리는 이런 국가들에 손해를 봤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동맹과의 무역에서 가장 손해를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지 일본만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동맹국들(allies)’이라고 복수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한국도 같은 범주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뿐 아니라 한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도 제기해왔기 때문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거대한 (무역) 적자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이 국가들은 군수품 등을 비롯한 우리 물건을 사고 있다. 또 미국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지에 자동차공장도 짓고 있다. 무역 적자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동맹국들을 상대로 방위비 부담, 무역 압박 등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건설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날 연설을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한 시간이 넘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연설문에 즉흥적인 발언들을 섞어가며 지역 유권자들의 불만사항을 나열하고 이들의 비위를 맞췄다”며 사실상 선거 유세였다고 지적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1일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를 내세운 좌파 후보가 승리했다. 이 여파로 12일 현지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주가는 지난 70년간 세계 94개 주식시장 중 두 번째로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통화 가치와 채권 가격도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났고 국가 부도 위험도 급증했다.○ 좌파 재집권 우려에 투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 메르발 지수는 전일 대비 37.9% 낮은 27,530.80에 마감했다.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48% 하락이다. 1989년 6월 당시 내전 중이던 스리랑카 주가가 하루 만에 60% 이상 폭락한 것을 제외하면 최대 낙폭이다. 페소화 가치도 17% 넘게 급락해 달러당 53페소에 거래되고 있다. 페소화 가치는 이날 외환시장이 열리자마자 한때 30.3% 떨어졌다. 중앙은행이 약 1억500만 달러를 매각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해 겨우 낙폭을 줄였다. 국가 부도 위기를 알리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 만기 국채 기준)도 전일 대비 98% 급등한 2016bp(베이시스포인트·1bp는 0.01%포인트)다. 수치가 높을수록 부도 위험도 크다. 블룸버그는 “부도 공포가 엄습하자 국내외 투자자가 투매에 나섰다”고 했다. 로이터도 “좌파 정권이 출범하면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60)이 이끈 기업 친화 정책이 뒤집히지 않겠느냐는 투자자 우려가 높다”고 가세했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아르헨티나 주식 매수 권고를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낮췄다.○ 현 정부 긴축 정책에 반발 재정 확대, 실업급여 인상, 은퇴자 의약품 무상 지급 등을 주창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의당 후보(60·전 총리)는 전일 예비선거에서 47.7%를 얻어 마크리 대통령(32.1%)을 앞섰다. 이날 선거는 득표율 1.5% 미만의 군소 후보를 탈락시키기 위한 절차다. 당초 박빙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약 15%포인트 격차가 났다. 둘은 10월 27일 본선에서 재격돌한다. 페르난데스 후보의 러닝메이트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66·2007∼2015년 집권)이다. 고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의 부인으로 그가 집권했던 2014년 아르헨티나는 역사상 두 번째 국가 부도를 선언했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멕시코에 이은 남미 3위 경제대국이지만 최근 경기 침체, 인플레, 빈곤율 상승의 3중고와 씨름하고 있다. 특히 기업가 출신 마크리 대통령도 경제 부문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자 국민들이 포퓰리즘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리 정권은 지난해 8월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 구제금융을 받은 뒤 나랏빚을 줄이기 위해 연금 개혁, 공교육 보조금 삭감 등을 추진해 반발을 샀다. ○ 중남미 전체를 뒤덮은 포퓰리즘 이번 사태가 이웃 나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4개국이 포함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유럽연합(EU)이 6월 타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FTA에 줄곧 반대해 왔다. 극심한 경제난과 사회 혼란에도 불구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 체제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베네수엘라, ‘남미 좌파의 거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건재한 브라질 등 남미 주요국에서 포퓰리즘 인기는 여전히 높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페르난데스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임보미 bom@donga.com·최지선 기자}
8일 러시아에서 방사선을 노출한 의문의 폭발사고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SSC-X-9 스카이폴’이라고 명명한 순항미사일 개발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미사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의 신군비 경쟁에서 핵심적으로 개발하는 무기로 알려졌다. 1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북부 뇨노크사 미사일 실험장 인근 지역에서 과학자 등 최소 7명이 사망하는 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현지 언론에선 40km 떨어진 지역의 방사능 수치가 평소의 200배 넘게 올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로켓엔진이 폭발했으나 방사능 수치는 정상이었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하지만 사망자들이 소속된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 산하 러시아원자력센터는 사고 이틀 뒤인 10일 “백해(white sea)에서 실험을 진행하던 중 소형 원자로가 폭발했다”며 핵폭발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러시아의 태도 변화에 미 정보 당국은 옛 소련 시절 수준으로 러시아를 재건하겠다는 푸틴 대통령이 신무기 계획을 추진하다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신무기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소형 원자로로 동력을 얻어 기존 미사일이 가진 사거리의 한계를 없앴다. 지구 어디든 갈 수 있다”고 과시한 무기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무력화할 가능성 때문에 미국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홍콩 시위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된서리를 맞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직원들의 시위 참여를 방관했던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이 가장 큰 희생양이 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캐세이퍼시픽의 존 슬로저 회장은 7일 직원들의 시위 참여를 공개적으로 막지 않겠다며 “특정 사안에 대해 직원들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까지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기업 주가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찍은 12일 루퍼트 호그 캐세이퍼시픽 최고경영자(CEO)는 “불법 시위를 지지하고 참여한다면 해고를 포함한 징계 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시위 참여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밝혀야 했다. 캐세이퍼시픽의 주가는 이날 4.9% 떨어져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신들은 캐세이퍼시픽의 입장 변화는 중국민용항공국(CAAC)이 9일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를 표시한 직원을 대상으로 중국 본토행 비행 업무를 금지하는 압박 조치를 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 상황에서 홍콩 산업계는 중국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명확한 경고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한 국영기업은 직원들에게 캐세이퍼시픽을 이용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중국인들의 대대적 불매운동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패션업계에도 ‘반중’으로 몰려 피해를 입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패션 브랜드 코치(COACH)도 불매 운동에 직면했다. 12일 환추(環球)시보에 따르면 코치는 자사 티셔츠 제품과 웹사이트 등에 홍콩과 대만을 국가로 표기해 중국인들의 외면을 받았다. 브랜드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중국인 유명 모델 류원도 “코치의 이런 행동은 중국인의 국민 정서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코치 측은 “티셔츠 디자인에 큰 실수가 있어 관련 조치를 했으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면서 “이러한 잘못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명품 패션 브랜드 베르사체도 홍콩 시위를 지지했다가 중국의 비난을 받고 사과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해외 도피 중인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52·사진)가 동유럽 세르비아 시민권을 얻었다고 관영통신 탄유그가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국가 이익에 부합하면 외국인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법 조항을 근거로 잉락 전 총리에게 6월 27일 시민권을 부여했다. 세르비아 여권이 있으면 세계 약 100개국을 비자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그의 오빠 탁신 친나왓 전 총리(70)도 2009년 이웃 나라 몬테네그로 시민권을 얻었다. 탁신 전 총리(2001∼2006년 재임)와 잉락 전 총리는(2011∼2014년 재임) 모두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고 망명을 택했다. 잉락 전 총리는 2017년 부패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기 직전 해외로 도피했다. 당시 오빠가 머물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영국 런던으로 이동했고 이후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두 남매는 농민, 도시 빈민, 치앙마이를 중심을 한 북부 주민 등 친(親)탁신파로부터 아직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계 미국 외교관이 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공개 사직서를 기고했다. 26세 때 ‘미국판 외무고시’ 157기로 임용돼 10년 가까이 일했다고 밝힌 척 박(사진)은 이날 WP에 “더 이상 ‘자기만족적 국가(Complacent State)’의 일원임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내 아들은 (미국으로 넘어오려다 6월) 익사한 엘살바도르 이민자 부녀가 발견된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태어났다. 이 정권에 공모했다는 것을 올해 7세가 되는 아들에게도, 스스로에게도 설명할 수 없어 사임한다”고 했다. 그는 CNN에 “일종의 최후 진술로 썼다. 진정한 저항은 내년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P 기고문에서 그는 행정부 관료 사회가 조직화된 ‘반(反)트럼프’ 움직임이 없이 자기만족적 행태만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매일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따라 비자를 거절한다. 국경 안보, 이민, 무역 등 현안에서도 행정부의 지시사항을 그대로 따른다. 이 결정(사직)까지 너무 오래 걸려 부끄럽다. 거주지 제공, 퇴직연금 같은 외교직의 특전에 빠져 양심을 속였다”고 자성했다. 그는 “2016년 11월 인종주의, 여성 혐오 등을 앞세운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날에도 나는 미국 민주주의의 힘을 선전했다. 이후에도 대통령의 ‘독성 의제(toxic agenda)’를 세계에 퍼뜨리려는 인사들을 위해 출장 일정을 계획하고 만남을 예약했다”고 회고했다. 찰스(척) 박이란 이름을 쓰는 그의 링크트인 계정에 따르면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한국에서 온 이민자 후손인 나와 형제자매에게 성장 기회를 준 미국 사회에 의무감을 느껴 공직을 택했다. 세 차례의 해외 파견 때 미국적 가치라고 믿은 자유, 공정, 관용의 확산을 위해 일했다”고 했다. 하지만 파견국 국민에게 고국에서 벌어지는 모순을 해명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고백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다. 북한은 최근 잇따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반대해왔다. 이 친서가 교착 상태인 비핵화 협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의 문답을 통해 “어제 김 위원장으로부터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 3페이지짜리 손 편지(hand-letter)였다”며 “곧 김 위원장과 또 다른 만남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편지는 백악관 집무실로 직접 배달됐다. 우리는 (친서 교환) 시스템이 있다”고도 했다. 친서에는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이유를 설명한 내용도 담겼다. 김 위원장은 한미 군사훈련이 계속돼 화가 났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전쟁 게임(war games)’에 행복하지 않았다. 나도 그렇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자신이 먼저 김 위원장에게 제안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일 갈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두 나라가 잘 지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마도 (한일 정상) 둘 다 원하면 나는 (관여)할 것”이라며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거기 있겠지만 바라건대 그들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14기 제2차 회의를 29일 평양에서 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최고인민회의는 주로 연 1회 열렸지만 올해는 이미 4월에 1차 회의를 열었다.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하며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강하게 요구한 북한이 한미 훈련 종료 9일 뒤에 회의를 여는 셈이기도 하다. 다음 달 정권수립기념일(9일), 유엔총회(17일) 등을 앞두고 새로운 대미, 대남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다. 북한은 최근 잇따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반대해왔다. 이 친서가 교착 상태인 비핵화 협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일 갈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두 나라가 잘 지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마도 (한일 정상) 둘 다 원하면 나는 (관여)할 것”이라며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거기 있겠지만 바라건대 그들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장 짜리 손편지에 미사일 발사 이유 담겨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의 문답을 통해 “어제 김 위원장으로부터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 3페이지짜리 손 편지(hand-letter)였다. 매우 긍정적인 편지”라며 “곧 김 위원장과 또 다른 만남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미협상의 가능성을 피력했다. 그는 “이 편지는 백악관 집무실로 곧장 배달됐다. 우리는 (친서 교환) 시스템이 있다. ”(내용) 누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친서에는 김 위원장이 2주간 4차례의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에 대한 설명도 담겼다. 김 위원장은 한미 군사훈련이 계속돼서 화가 났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한미 군사훈련 즉 ‘전쟁 게임(war games)’에 행복하지 않았다. 나도 그렇다. 미국이 한미 군사훈련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자신이 먼저 김 위원장에게 제안했다고도 밝힌 바 있다. CBS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핵 실험이 아니며, 북-미간 어떤 합의도 깬 것이 아니다“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방위비 분담 압박은 지속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동맹국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분담하기를 원한다“며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거론했다. 7,8일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을 통해 분담금 증액 압박을 가할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언급한 대통령의 전일 트위터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이 동맹국의 더 많은 기여를 원하는 것이 명확하다. 반복되는 주제“라며 ”한국과 나토가 연관돼 있으며 대통령의 의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이 동맹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상당한 재원에 감사하고 있다. 한국은 동북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에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이며 미국에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도 ”미국은 한국을 도와주면서도 그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8일 ”대통령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는 대신 한반도 상황에 대한 불만을 한국에 표시하고 있다“고도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통제하는 것이 한국의 역할인데도 한국이 이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달간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한국계 미국 외교관이 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사표를 던졌다. 26세 때 ‘미국판 외무고시’ 157기로 임용돼 10년간 일했다는 척 박은 이날 WP에 “트럼프 대통령의 ‘현실 안주 국가’ 일원임을 견딜 수 없다”며 그의 반(反)이민, 인종차별성 정책들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매일 행정부가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비자를 거절하고, 국경 안보·이민·무역 등의 현안에서 지시 사항을 그대로 따랐다. 사표를 쓰기까지 너무 오래 걸려 부끄럽다. 공짜 주택과 퇴직 연금 등 직업적 특전 때문에 양심을 속였다”고 자성했다. 특히 “올해 7살인 아들에게 이 정권의 행위에 공모했음을 설명할 수 없다. 나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어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온 이민자 후손인 본인과 형제자매에게 성장 기회를 준 미국 사회에 의무감을 느껴 외교관이란 직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세 차례의 해외 파견 근무에서 미국적 가치라고 생각한 자유, 공정, 관용의 확산을 위해 일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의 모순적 상황에 대해 외국 측에 해명하느라 곤욕을 치렀고 점점 방어적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2016년 11월 인종주의, 여성 혐오, 음모 이론을 앞세워 유세하던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날 밤에도 나는 미 민주주의의 힘을 선전했다. 이후 대통령이 주창한 ‘독이 든 의제(toxic agenda)’를 전 세계에 퍼뜨리려는 인사들을 위해 출장 일정을 계획하고, 만남을 예약하고, 문을 붙잡아 열어주는 역할을 맡았다”고 회고했다. 또 “미국에선 수천 명의 불법체류 청년들이 쫓겨나는데 멕시코 영사관 행사를 열면서 ‘미국의 우정과 개방성’을 이야기하는 일은 모순이었다”고 일갈했다. 동료 공무원 또한 이런 상황에 물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내부에서 조직화된 ‘반(反)트럼프’ 움직임을 보지 못했다. 2017년 1월 이슬람권 7개국 출신자의 입국 금지 조치에 항의하기 위한 내부 문서에 서명하자 몇몇 선배가 ‘경력에 해가 될 일을 왜 하느냐’고 책망했다”고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가짜뉴스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페이스북이 ‘신뢰할 만한 뉴스(trustworthy news)’를 위한 뉴스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언론사로부터 뉴스콘텐츠를 제공받는 데 연간 최대 300만 달러(36억3200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접촉한 언론사는 ABC뉴스, 다우존스, 워싱턴포스트, 블룸버그 등이며 이들 중 아직 계약을 확정한 언론사는 없다. 보도가 나간 뒤 페이스북 대변인은 “올 가을 뉴스탭 출시를 준비한다는 것 외에 더 밝힐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올 4월 “더 고품질의 뉴스를 더 노출시키고 이를 뒷받침하는 비즈니스 모델,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에 전념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의 뉴스 서비스 계획을 내비친 바 있다. WSJ은 “페이스북의 이 같은 계획은 기존에 신문사가 가져가던 광고수익의 대부분을 페이스북이 빨아들이는 데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나왔다”며 “e마케터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구글은 지난해 미국 디지털 광고수익의 60%를 쓸어갔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언론사에 뉴스 컨텐츠를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노출시킬 지, 자사 사이트로 이동하게 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페이스북 등 미국 거대 기술기업은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반독점법 위반행위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WSJ은 “FTC가 페이스북이 잠재적 경쟁사의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합병을 했는 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미중 무역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다시 관세를 무기로 중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2일 “우리는 싸우고 싶지 않지만 싸우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요구 수용을 거부해 올해 6월 말 미중 정상이 합의한 휴전이 깨지고 다시 상호 보복 조치의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은 이미 2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의약품 등을 제외하고 미국으로 수입되는 사실상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25%의 고율관세가 붙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상하이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 양측이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0% 관세는 단기적인 것이고 앞으로 협상 상황에 따라서 더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기대만큼 빨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추가 부과 발표가 다음달 미국에서 열릴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중국을 최대한 압박하기 위한 카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상하이 무역 협상이 소득 없이 끝났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이 10% 추가 관세 부과를 중국에 사전 통보하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건의를 수용하지도 않고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와 상무부는 “어떤 극한의 압박과 협박 공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중대한 원칙 문제에서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는 미국에 “(중국이 양보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라”고도 했다. 첨단기술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등 미국의 구조개혁 요구를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6월 말 오사카 휴전 이후 잠시 중단했던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제한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블랙리스트 공표를 통한 중국 내 미국 기업 제재 등 일련의 보복성 조치도 다시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은 트윗에 “중국은 더 이상 무역전쟁 규모를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역전쟁 확대도 불사할 것임을 예고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임보미기자 bom@donga.com}

로버트 F. 케네디 전 미국 상원의원의 손녀 시어셔 케네디 힐(22)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은 시어셔가 외할머니인 에델 케네디(91)가 거주하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 히아니스 포트의 케네디가(家) 저택에서 사망했다고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시어셔가 사망한 저택은 히아니스 코드곶 해안에 자리한 2만4300㎡ 규모의 대저택으로 케네디 일가 여러 인물이 거쳐 간 곳이다. 특히 1960년대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여러 주요 인사들이 드나들며 큰 관심을 모았다. 케네디가는 성명에서 “사랑스러운 시어셔를 잃어 마음이 무너진다. 그녀의 삶은 희망, 가능성과 사랑으로 가득 차있었다”라고 밝혔다. 이 성명은 손녀의 죽음에 “오늘은 세상이 조금은 덜 아름답다”고 말한 에델 케네디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케네디가는 이 성명에서 시어셔의 사망원인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어셔가 고교시절 학생신문에 “중학교시절부터 우울증이 시작됐다. 내 여생에 (우울증이) 계속 함께할 것 같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며 대학 입학 전부터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보도했다. 시어셔가 다니던 보스턴 컬리지 커뮤니케이션학과의 마커스 브린 교수는 NYT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수업 시간에 케네디는 가장 먼저 의견을 내는 학생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시어셔의 죽음으로 일명 ‘케네디가의 저주’라 불리는 케네디 일가의 요절, 사고사 등 비극적 가족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동생 로버트 케네디 의원 모두 암살됐으며 이들의 동생인 조셉 P. 케네디 주니어는 세계 2차대전으로, 여동생 캐슬린 캐번디시는 1948년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이어 케네디 대통령의 아들 존 F. 케네디 주니어도 1999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부인, 처제와 함께 숨졌다. 시어셔의 삼촌이자 로버트 케네디의 아들인 데이비드 앤서니 케네디 역시 1984년 알콜 및 약물중독으로 사망한 바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약 3시간 45분 만에 큰 소득 없이 끝났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현재 협상보다 더 가혹한 합의를 하거나 아예 합의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중국을 압박했지만 지식재산권 보호 등 기존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은 9월 미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해 갈등 완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블룸버그,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 상하이 시자오빈관에서 열린 협상에서 양측은 당초 오후 2시 15분쯤 계획됐던 사진 촬영을 오후 1시 45분경 마쳤다. 관영 신화통신은 협상 후 “양측이 중국의 미국산 농산품 구매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이 수입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해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 휴전 및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엄청난 식품과 농산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했지만 중국 측이 농산품 구매에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이자 하루 전 트위터에 “중국이 농산물 구매를 시작하기로 돼 있었지만 그렇게 하고 있다는 신호가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우리 팀은 그들(중국)과 현재 협상을 하고 있지만 그들은 이득을 위해 마지막에 합의를 바꾼다”며 중국에 불신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중국이 내년 11월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바라며 협상을 의도적으로 질질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존 하이튼 미국 합참 차장 지명자 겸 전략사령관이 “북한 비핵화 외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하이튼 지명자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감지하고 대응할 능력이 확립돼있다고 자신하지만 주한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전략사령부 등 모든 미군은 대북 외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한미동맹의 국가안보적 중요성에 대한 질문에 “한미 동맹은 동북아 안보의 핵심으로 북한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또 한중일 지역의 잠재적 긴장을 관리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0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두고 “한국이 ‘합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 기대한다”며 미국의 증액 압박에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9월 28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아프가니스탄에서 부통령 후보를 향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2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슈라프 가니 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암룰라 살레 부통령 후보(전 정보국장)의 선거 사무실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최소 50명이 부상했다. 이날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이다.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범인이 폭발물을 가득 실은 차를 선거 사무소 인근 보안 검사대로 몰고 와 폭탄을 터뜨렸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차량이 폭발한 뒤 무장괴한 3명이 선거사무소 건물로 진입해 정부군과 약 6시간의 교전을 벌였다. 현장에 있던 살레 후보는 부상 없이 무사히 대피했다. 아직 테러의 배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탈레반 반군 혹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단체는 이미 수차례 비슷한 공격을 자행해 왔다. 무장단체와 반군이 정부군, 공무원,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에 나서면서 아프간 수도 카불의 치안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당초 4월 예정이었던 아프간 대선은 치안 불안 및 선거 준비 차질 등으로 벌써 두 차례 연기돼 9월에 치러진다. 후보자도 약 20명에 달할 정도로 난립하고 있어 정정 불안도 극심하다. 탈레반은 가니 정권을 ‘외세의 꼭두각시’라 주장하며 정권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통제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가니 정권을 향한 국민 불신 및 분노도 높아지고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고령화에는 늘 ‘시한폭탄’ ‘재앙’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뒤따른다. 하지만 고령화를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로 보는 이들도 있다.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에이지랩(Age Lab)이 대표적이다. 이 연구소의 설립자이자 ‘장수경제(longevity economy)’의 창시자인 조지프 코글린 교수는 “과거와 다른 요즘 노인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인류 역사에서 이렇게 많은, 고학력의, 자본력을 갖춘 노인이 출현한 적이 있나요? 요즘 미국 시장 구매력의 70%가 50세 이상 인구의 지갑에서 나옵니다.”(코글린 교수) MIT 에이지랩은 2001년 “새로운 노년층을 위한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세워졌다. 이곳의 연구원 30여 명은 컴퓨터공학이나 산업공학, 인지과학 등 이공계부터 정책, 사회복지, 심리학, 사회과학까지 다양한 분야에 포진돼 있다. 공통점은 달라진 요즘 노인들의 욕구에 관심이 많다는 것. 트렌드에 민감하며 디지털에 익숙한 스마트 시니어는 이들의 공통 관심사다. 이들은 이 같은 연구를 토대로 노인과 고령화에 대해 이해를 높이고 싶어 하는 기업들에 조언한다. 올해 5월 말 기자가 에이지랩을 찾았던 날에는 미국 보험사 하트퍼드를 포함해 보험 및 금융사 직원 10여 명의 연구실 투어가 한창이었다. 연구실 중앙 세미나룸을 꽉 채우고, 복도까지 늘어선 이들은 에이지랩의 연구 프로젝트 중 하나인 ‘노인의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연구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에이지랩에는 이처럼 매주 2, 3곳의 기업 관계자들이 방문한다.○ 에이지랩 문 두드리는 글로벌 기업 독일 자동차회사 다임러와 전자전기회사 지멘스, 미국 약국체인 CVS, 스포츠용품 브랜드 뉴발란스, 음료회사 펩시…. 이름만 대면 알 법한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한 수 배우겠다’며 에이지랩을 찾았다. 방문 기업들은 단순 조언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이지랩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2005년 개발한 ‘아그네스(AGNES)’는 에이지랩을 대표하는 도구. 영문으로 ‘Age Gain Now Empathy System(노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 노화 체험 시스템)’의 약자인 아그네스는 전문 물리치료사 등의 조언을 바탕으로 70대 후반 노인이 경험하는 노화와 만성질환에 따른 불편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그네스 개발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회사는 다임러벤츠와 지멘스다. 이들 회사는 자신들의 주 고객이 나이 들자, 노년층을 이해하기 위해 에이지랩에 자문했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양한 집단이 노인에 대한 공감대를 갖게 하기 위해 설문조사나 인터뷰 이상의 것이 필요했고, 그 결과 노인의 경험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아그네스가 개발됐다. ○ 노인 공감 위해 개발된 ‘아그네스’ ‘70대의 몸을 경험할 수 있다’는 말에 기자 역시 아그네스를 착용해 봤다. 방탄조끼처럼 생긴 약 4.5kg짜리 조끼부터 입었다. 양 팔다리와 손·발목 등에 총 10개의 모래주머니를 찼다. 이어 목과 팔꿈치, 무릎을 두꺼운 패드로 조였다. 근력이 손실된 느낌과 관절 퇴화를 느끼기 위해서라고 했다. 머리에 쓴 헬멧은 어깨의 줄과 연결됐다. 당장 뒷목을 잡고 싶을 만큼 피로했지만 그조차 힘들었다. 손목과 발목에도 각각 허리 부분으로 줄이 연결돼 손을 뻗기 힘들게 했기 때문이다. 발에는 밑창의 높이가 일정치 않아 균형을 잡기 어려운 슬리퍼를 신었다. 착용을 도와준 서맨사 브래디 연구원은 “노화로 신경이 둔해지면 지표면에 발이 닿는 느낌이 균일하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손가락 관절 퇴화와 촉각 둔화를 체험하기 위한 장갑을 끼고 마지막으로 고글을 써야 했다. 당뇨합병증 등 각종 질환을 가정한 다양한 버전의 고글 중에서 기자는 비교적 무난해 보이는 고글을 골랐다. 녹내장으로 시신경 손상을 가정한 고글이었다. 시야가 현저히 좁아지고 바깥 풍경이 뿌옇게 보였다. 그래도 ‘내 몸은 20대’란 생각에 발걸음을 뗐지만 아그네스의 성능은 꽤 우수했다. 목이 자연스레 굽었다. 길을 걷다 벽에 붙은 포스터를 보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쉽지 않았다. 걸음을 멈추고 포스터를 뚫어질 듯 보니 겨우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 “노인 이해를 높이자 제품이 달라져” 다임러벤츠, 지멘스의 직원들은 아그네스를 입고 차에 시승하거나 자신들의 제품을 사용해보는 것은 물론이고 동작 게임과 레고 조립 등을 했다. 이후 다임러는 차에 타고 내릴 때 허리를 덜 숙일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꿨다. 전자제품의 작은 버튼 때문에 계속 잘못된 버튼을 누르는 ‘간단한 좌절’을 경험한 후 지멘스 직원들은 제품의 버튼 배치를 바꿨다. 최근에는 시리얼 및 식품 제조사 제너럴밀스의 직원들도 아그네스를 입었다. 이들의 미션은 ‘아그네스 입고 컵케이크 만들기’. MIT 캠퍼스 맞은편 식료품점에서 선반 꼭대기에 있는 컵케이크 재료를 사온 후 침침한 눈으로 포장 박스에 깨알 같은 글자로 쓰인 조리법을 읽어가며 컵케이크를 만들었다. 이 체험 후 제너럴밀스는 자사 시리얼 박스에 있는 글자의 크기를 확대하고 포장도 더 뜯기 쉽게 고쳤다. CVS 역시 주된 고객층인 고령 소비자들을 위해 리모델링에 아그네스 체험을 반영해 복도의 너비를 넓히고 상품을 빼기 편하도록 배치했다. 에이지랩에서는 ‘85+라이프스타일 패널’을 통해 실제 노인을 만나는 작업도 진행한다. MIT 주변에 사는 85세 이상 노인들은 두 달에 한 번씩 에이지랩을 방문해 상품 디자인이나 최신 기술에 대한 조언부터 건강, 재정 문제, 삶의 의미 등 다양한 노년 삶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연구소 측은 이들을 통해 노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산업적인 조언도 확장할 수 있다. 기자가 만난 패널 중 한 명인 밥 홀릭 씨(92)는 “다음 세션 때는 다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시피’를 하나씩 가져와 소개하고 영양에 대해 토론한다고 한다. 나는 수프 레시피를 가져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패널로 참여하는 노인들은 사회 참여에 보람을 느낀다. 패널 에드거 클루먼 씨(94)는 이곳에서의 토론을 “좋은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프렌신 그릭먼 씨(88)도 “내가 지금 세상에 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은데 연구자들에게 나의 작은 일들이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훌륭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노인도 편한, 모두를 위한 기술과 디자인 에이지랩에서 요즘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연구 과제는 ‘스마트 리빙’이다. 사물인터넷(IoT), 공유서비스 등 이미 무르익은 기술들을 활용한다면 노인들도 요양원에 가지 않고 마지막까지 내 집에서 말년을 보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여러 세대가 함께 일할 수 있는 회사에 대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면서 과거보다 더 오래 일해야 하는 만큼 10대 인턴부터 80대 고령자까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직장의 모습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다. 자율주행차나 인공지능(AI)처럼 신기술과 노인의 삶을 함께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에이지랩은 ‘노인을 위한 시장’을 위해 노인을 젊은 세대와 다른 특별한 집단으로 구분 짓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글린 교수 역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노인의 라이프스타일은 미래에 ‘노인’이 될 지금 젊은 세대가 동경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면서 “모든 연령대 사람들이 사회에 참여하고 사회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전 연령 친화적(age-friendly)’인 사회가 결국 노인에게도 좋은 사회”라고 말했다. ▼“은퇴하고 30년 어떻게 살 것인가”… 조지프 코글린 MIT 에이지랩 교수 인터뷰▼“고령화 새 모델 없으면 지금 청년층도 30년뒤엔 사회적으로 배제될 것”MIT 에이지랩 안에 있는 조지프 코글린 교수(58·사진)의 연구실 안은 사방이 포스트잇으로 가득하다. 메모에는 ‘데이터 홈: 주방, 거실, 침실, 주방에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는?’ ‘고령화시대 의료비 3요소―삶의 질, 의료서비스, 간병’ ‘얼마나 늙어야 늙은 것일까(How old is old)?’ 같은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코글린 교수는 우리가 ‘노인의 삶’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로 단순히 ‘돈 되는 시장’이나 ‘웃어른을 향한 예의’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사회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 사회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지금 젊은 세대 역시 20∼30년 후 사회적으로 배제당하게 된다”며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는 미래는 곧 지금 젊은 세대가 맞이할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때문에 부정적 측면만 강조되는 대다수 고령화 담론에 맞설 새로운 담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노인을 수동적이며 세금을 낭비하는 존재로만 보는 사회가 아니라 예전과 달라진 노인의 가능성을 강조하며 이들이 지속적으로 사회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글린 교수는 “요즘 은퇴는 ‘충분한 노후자금을 마련했는가’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은퇴하고 30년 이상의 시간은 전체 인생에서 3분의 1의 시간이다. 이 긴 시간 동안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65세에 은퇴하면 많은 이들이 인생 마지막 20∼30년을 일 없이 사회에서 고립된 채 보낼 가능성이 높다”며 “전 생애에 걸쳐 서너 개의 커리어를 이어가야 한다. 특히 노년기에도 집 밖으로 나올 동기가 될 만한 일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노년기에도 삶의 소소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나이를 먹은 뒤 하는 ‘행사’란 은퇴식과 장례식, 두 개뿐이라는 농담이 있다”며 “젊은 시절 거치는 졸업, 결혼처럼 노년기에도 큰 집에서 작은 집으로 옮길 때 ‘집 줄이기 파티’를 열거나 소소한 삶의 기쁨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해 “초고령사회의 ‘뉴 프런티어(신개척자)’”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학계는 물론이고 산업계, 혁신가들이 주목할 만한 새로운 고령화 모델을 개척할 기회라고 볼 수도 있다”며 “한국이 잘 대처한다면 다른 나라들도 모방하고 수입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들 고령화를 ‘문제’라고 하지만 언제부터 오래 사는 게 문제가 됐나? 문제는 문제라고 부를 때부터 문제다.”보스턴=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고령화에는 늘 ‘시한폭탄’ ‘재앙’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뒤따른다. 하지만 고령화를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로 보는 이들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문을 연 에이지랩(Age Lab)이 대표적이다. 이 연구소의 설립자이자 ‘장수경제(longevity economy)’의 창시자인 조지프 코글린 교수는 “과거와 다른 요즘 노인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인류 역사에서 이렇게 많은, 고학력의, 자본력을 갖춘 노인이 출현한 적이 있나요? 요즘 미국 시장 구매력의 70%가 50세 이상 인구의 지갑에서 나옵니다.”(코글린 교수) MIT 캠퍼스 내에 위치한 에이지랩은 2001년 “새로운 노년층을 위한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세워졌다. 이곳의 연구원 30여 명은 컴퓨터공학이나 산업공학, 인지과학 등 이공계 부터 정책, 사회복지, 심리학, 사회과학까지 다양한 분야에 포진돼 있다. 공통점은 달라진 요즘 노인들의 욕구에 관심이 많다는 것. 트렌드에 민감하며 디지털에 익숙한 스마트 시니어는 이들의 공통 관심사다. 이들은 이 같은 연구를 토대로 노인과 고령화에 대해 이해를 높이고 싶어 하는 기업들에 조언한다. 올해 5월 말 기자가 에이지랩을 찾았던 날에는 미국 보험사 하트퍼드를 포함해 보험 및 금융사 직원 10여 명의 연구실 투어가 한창이었다. 연구실 중앙 세미나룸을 꽉 채우고, 복도까지 늘어선 이들은 에이지랩의 연구 프로젝트 중 하나인 ‘노인의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연구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에이지랩에는 이처럼 매주 2, 3곳의 기업 관계자들이 방문한다.● 에이지랩 문 두드리는 글로벌 기업 독일 자동차회사 다임러벤츠와 전자전기회사 지멘스, 미국 약국체인 CVS, 스포츠용품 브랜드 뉴발란스, 음료회사 펩시…. 이름만 대면 알 법한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한 수 배우겠다’며 에이지랩을 찾았다. 방문 기업들은 단순 조언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이지랩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2005년 개발한 ‘아그네스(AGNES)’는 에이지랩을 대표하는 도구. 영문으로 ‘Age Gain Now Empathy System(노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 노화 체험 시스템)’의 약자인 아그네스는 전문 물리치료사 등의 조언을 바탕으로 70대 후반 노인이 경험하는 노화와 만성질환에 따른 불편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그네스 개발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회사는 다임러벤츠와 지멘스다. 이들 회사는 자신들의 주 고객이 나이 들자, 노년층을 이해하기 위해 에이지랩에 자문했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양한 집단이 노인에 대한 공감대를 갖게 하기 위해 설문조사나 인터뷰 이상의 것이 필요했고, 그 결과 노인의 경험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아그네스가 개발됐다. ● “입으면 70대가 된다” 노인 공감 위해 개발된 ‘아그네스’ ‘70대의 몸을 경험할 수 있다’는 말에 기자 역시 아그네스를 착용해 봤다. 방탄조끼처럼 생긴 약 4.5kg짜리 조끼부터 입었다. 양 팔다리와 손·발목 등에 총 10개의 모래주머니를 찼다. 이어 목과 팔꿈치, 무릎을 두꺼운 패드로 조였다. 근력이 손실된 느낌과 관절 퇴화를 느끼기 위해서라고 했다. 머리에 쓴 헬멧은 어깨의 줄과 연결됐다. 당장 뒷목을 잡고 싶을 만큼 피로했지만 그조차 힘들었다. 팔목과 발목에도 각각 허리 부분으로 줄이 연결돼 손을 뻗기 힘들게 했기 때문이다. 발에는 밑창의 높이가 일정치 않아 균형을 잡기 어려운 슬리퍼를 신었다. 착용을 도와준 사만다 브래디 연구원은 “노화로 신경이 둔해지면 지표면에 발이 닿는 느낌이 균일하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손가락 관절 퇴화와 촉각 둔화를 체험하기 위한 장갑을 끼고 마지막으로 고글을 써야 했다. 당뇨합병증 등 각종 질환을 가정한 다양한 버전의 고글 중에서 기자는 비교적 무난해 보이는 고글을 골랐다. 녹내장으로 시신경 손상을 가정한 고글이었다. 시야가 현저히 좁아지고 바깥 풍경이 뿌옇게 보였다. 그래도 ‘내 몸은 20대’란 생각에 발걸음을 뗐지만 아그네스의 성능은 꽤 우수했다. 목이 자연스레 굽었다. 길을 걷다 벽에 붙은 포스터를 보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쉽지 않았다. 걸음을 멈추고 포스터를 뚫어질 듯 보니 겨우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 “노인 이해를 높이자 제품이 달라져” 다임러벤츠, 지멘스의 직원들은 아그네스를 입고 차에 시승하거나 자신들의 제품을 사용해보는 것은 물론이고 동작 게임과 레고 조립 등을 했다. 이후 다임러는 차에 타고 내릴 때 허리를 덜 숙일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꿨다. 전자제품의 작은 버튼 때문에 계속 잘못된 버튼을 누르는 ‘간단한 좌절’을 경험한 후 지멘스 직원들은 제품의 버튼 배치를 바꿨다. 최근에는 시리얼 및 식품 제조사 제너럴 밀스의 직원들도 아그네스를 입었다. 이들의 미션은 ‘아그네스 입고 컵케이크 만들기’. MIT 캠퍼스 맞은편 식료품점에서 선반 꼭대기에 있는 컵케이크 재료를 사온 후 침침한 눈으로 포장 박스에 깨알 같은 글자로 쓰인 조리법을 읽어가며 컵케이크를 만들었다. 이 체험 후 제너럴 밀스는 자사 시리얼 박스에 있는 글자의 크기를 확대하고 포장도 더 뜯기 쉽게 고쳤다. CVS 역시 주된 고객층인 고령 소비자들을 위해 리모델링에 아그네스 체험을 반영해 복도의 너비를 넓히고 상품을 빼기 편하도록 배치했다. 에이지랩에서는 ‘85+라이프스타일 패널’을 통해 실제 노인을 만나는 작업도 진행한다. MIT 주변에 사는 85세 이상 노인들은 두 달에 한 번씩 에이지랩을 방문해 상품 디자인이나 최신 기술에 대한 조언부터 건강, 재정 문제, 삶의 의미 등 다양한 노년 삶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연구소 측은 이들을 통해 노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산업적인 조언도 확장할 수 있다. 기자가 만난 패널 중 한 명인 밥 홀릭 씨(92)는 “다음 세션 때는 다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시피’를 하나씩 가져와 소개하고 영양에 대해 토론한다고 한다. 나는 수프 레시피를 가져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패널로 참여하는 노인들은 사회 참여에 보람을 느낀다. 패널 에드거 클루먼 씨(94)는 이곳에서의 토론을 “좋은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프렌신 그릭맨 씨(88)도 “내가 지금 세상에 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은데 연구자들에게 나의 작은 일들이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훌륭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노인도 편한, 모두를 위한 기술과 디자인 에이지랩에서 요즘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연구 과제는 ‘스마트 리빙’이다. 사물인터넷(IoT), 공유서비스 등 이미 무르익은 기술들을 활용한다면 노인들도 요양원에 가지 않고 마지막까지 내 집에서 말년을 보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여러 세대가 함께 일할 수 있는 회사에 대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면서 과거보다 더 오래 일해야 하는 만큼 10대 인턴부터 80대 고령자까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직장의 모습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다. 자율주행차나 인공지능(AI)처럼 신기술과 노인의 삶을 함께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에이지랩은 ‘노인을 위한 시장’을 위해 노인을 젊은 세대와 다른 특별한 집단으로 구분 짓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글린 교수 역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노인의 라이프스타일은 미래에 ‘노인’이 될 지금 젊은 세대가 동경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면서 “모든 연령대 사람들이 사회에 참여하고 사회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전 연령 친화적(age-friendly)’인 사회가 결국 노인에게도 좋은 사회”라고 말했다. 보스톤=임보미기자 bom@donga.com}

미국 보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한일 갈등이 중국만 돕는 일이라며 일본의 규제 철폐를 촉구했다. 이번 사태가 미중 갈등의 한복판에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세계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 장악력만 키워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제통상 전문가로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고문을 지낸 클로드 바필드 AEI 연구원은 23일(현지 시간) ‘일본, 한국 괴롭히기를 그만두라: 삼성과 하이닉스는 화웨이가 아니다’란 글에서 “한일 과거사에서 어느 편을 들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수출 규제는) 일본이 위험하고 파괴적인 보복을 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듯 일본도 한국에 대한 핵심 부품 수출을 막고 있다. 세계 전자제품 생산 및 공급망을 파괴하고 5G 시장을 선점하려는 중국의 힘을 키워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양대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또한 삼성은 5G 무선 통신망 시장의 주요 사업자다. 이를 고려할 때 일본의 수출 규제가 화웨이와 5G 패권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삼성의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바필드 연구원은 “미국은 각국 정부 및 기업에 5G 무선망 기술 도입 때 화웨이를 배척하도록 설득해 왔다. 하지만 현재 화웨이 경쟁자인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는 화웨이가 보유한 막대한 자원과 경쟁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반면 삼성은 몇 년 안에 (에릭슨과 노키아를 넘어) ‘제3의 대안’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지녔다. (삼성이라는) 이 대안을 위태롭게 만드는 동맹은 강한 반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필드 연구원은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해 특별대사 지명, 세계무역기구(WTO) 논의 등을 거론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 하여금 수출 규제를 중단하도록 설득하고 압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국과 중대한 5G 기술 분야에서 경쟁 중인 동맹국을 곤란에 빠뜨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