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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 이후 경남 양산에서 머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사진)가 조만간 해외로 나가 체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체류 국가 주요 인사들과 교류를 통해 외교적 역량을 쌓는다는 구상이다. 10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전 대표 측은 문 전 대표의 해외 출국 시점과 대상 국가 등을 고심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단순 출국이 아닌 외교적인 성과와 의미가 있는 방문 또는 체류를 검토 중”이라며 “미국 중국 일본 등이 후보 국가로 거론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 일각에선 문 전 대표가 출국할 경우 당권 다툼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8월 말 전당대회 전까지 해외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달 말로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 야인(野人) 신분이 되는 문 전 대표는 출국 전이나 귀국 후에도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호남 등 전국을 돌며 민심 청취, 강연 등 ‘외곽 행보’를 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가 9일 1박 2일 일정으로 전북을 방문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9일 전주를 찾아 배식 봉사, 고교생들과의 간담회, 막걸리 번개 모임 등을 가진 문 전 대표는 10일에는 새만금 현장을 둘러보고 익산의 원불교 본부를 방문했다. 문 전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다음 주에는 광주도 찾을 예정이다. 문 전 대표 측은 “해외 방문에 대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앞으로도 당내 현안에 개입하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잠재적 대선 후보와 소통할 수 있는 분을 골고루 배치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8일 최인호 김병욱 당선자 등 11명의 원내 부대표단을 발표하며 인선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원내 지도부 구성에 당내 유력 대권 주자들을 두루 고려한 이면에는 원내 지도부를 장악한 ‘86그룹’이 내년 대선에서 적극적인 ‘킹 메이커’ 역할을 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대표단 가운데 최 당선자는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깝고, 김 당선자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최측근이다. 이에 따라 원내 지도부에는 문 전 대표와 손 전 고문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당선자 등 잠재적인 당내 대권 주자들과 가까운 인사들이 고루 배치됐다. 우 원내대표 스스로도 “다양한 잠재적 대선 후보와의 소통을 중시한 인선”이라며 “당 운영에 있어 (대선 후보 간) 소통이 안 돼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는 것은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86그룹이 내년 대선에서 ‘킹 메이커’ 역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원내 부대표단 인선 결과를 보면 86그룹이 ‘문재인 대세론’ 대신 잠룡 간의 경쟁을 통해 새로운 판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여기에는 86그룹의 자체적인 대선 후보가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곧 시작될 대선 레이스에서 자체적인 후보를 내지 못하는 세력은 급격하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86그룹은 4·13총선에서 3선·재선 의원을 다수 배출했지만 마땅한 대선 주자는 없다. 자칫 각 대선 주자 진영으로 흩어질 경우 86그룹 자체가 소멸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킹 메이커’ 역할을 통해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86그룹의 태도는 “다수의 대선 주자 간 경쟁”을 천명한 김종인 대표의 생각과 궤를 같이한다. 김 대표는 그동안 “당의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며 ‘문재인 대세론’과 거리를 둬 왔다. 김 대표 측 인사는 “김 대표가 평소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지지율 1.5%에서 시작했다’는 말을 해 왔다”며 “86그룹 역시 대선 후보 경선을 통해 당시와 같은 국면을 만들어 낼 뜻이 있다면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의 ‘투 톱’인 김 대표와 우 원내대표 측이 의기투합한다면 문 전 대표에게는 향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세력이 다른 대선 후보들의 약진을 직간접으로 지원할 경우 당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부동의 1위인 문 전 대표로서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현재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에 우군이 많지 않은 친문(친문재인) 진영으로선 차기 당 대표만은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8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

20대 국회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원내 사령탑을 배출한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이 당 전면에 속속 배치되고 있다. 86그룹의 리더 격인 우상호 원내대표는 6일 원내수석부대표에 같은 86그룹인 박완주 의원(재선·충남 천안을)을 임명했다. 86그룹이 원내 지도부 장악에 이어 내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동민 원내대변인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의 임명으로 원내 지도부는 86그룹이 전진 배치됐다. 눈에 띄는 점은 당내 유력 대권 주자들과의 관계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의 기 원내대변인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측근이다. 박 원내수석은 우 원내대표가 “(인선을) 안희정 충남지사와 상의했다”고 할 만큼 안 지사와 밀접하다. 원내 관계자는 “대구 출신의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대구에서 당선된) 김부겸 당선인을 고려한 인사”라고 했다. 이처럼 유력 대권 주자들과 가까운 의원들이 대거 포진했지만, 문재인 전 대표 측 인사는 없다. 출신 지역도 강원(우 원내대표), 충청(박 원내수석), 호남(기 원내대변인), 대구(이 원내대변인) 등 다양하지만 문 전 대표의 ‘안방’ 격인 PK(부산경남)는 빠졌다. 친노는 비대위에 이어 원내 지도부 입성에도 실패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있을 부대표 인선에서 지역과 전문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PK 당선자도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우 원내대표가 올해 1월 문 전 대표의 사퇴 국면과 비대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문 전 대표와 거리를 뒀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결선 투표에서 지원해 준 비주류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원내 지도부에서 친노 색채가 옅어지면서 당 대표 경선에서는 친노가 전면에 나설 기회가 마련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당내에서는 86그룹이 ‘선전포고’를 한 거라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6일 “당 일각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지만, 86그룹이 ‘아직은 누가 후보가 될지 모른다’고 분명히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86그룹이 주도적으로 여러 대권 주자들의 ‘힘의 균형’을 조성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우 원내대표도 “앞으로의 활동은 상당 부분 내년 대선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지역을 먼저 고려하는 등 대선을 겨냥한 포석을 뒀다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운동권 문화 청산’을 주장해 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86그룹의 관계다. 한 86그룹 인사는 “김 대표와 우 원내대표는 ‘경제 민주화’와 ‘집권’이라는 공감대가 있다”며 “당의 ‘투 톱’인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 가는 과정에서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중도 성향의 한 의원은 “그동안 친노와 가까웠던 86그룹이 친노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세대교체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여기에 김 대표 측과 비주류가 합세한다면 당의 역학 구도는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길진균 기자}
4일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20대 국회에서도 친노(친노무현) 진영과 86그룹이 당의 주류임을 보여줬다. 4·13총선 공천 과정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친노·운동권에 ‘메스’를 들이댔지만 이들의 위력은 여전했다. 후보 6명이 뛰어든 경선에서 범(汎)주류로 분류되는 우상호 우원식 의원은 친노 진영과 86그룹의 지지를 토대로 결선투표에 올랐고, 우상호 의원이 당선됐다. 반면 후보 4명이 뛰어든 비주류는 단 한 명도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경선 직후 ‘우 의원과 호흡이 잘 맞겠나’라는 질문에 “호흡이 안 맞는 사람이 어딨겠나”라고 짧게 대답했다. 이날 저녁 한 종편에 출연한 김 대표는 내년 대선 출마 의향을 묻자 “여러 여건이 구비되지 않으면 감히 그런 의향을 못 갖는다”고 했다. ‘여건이 되면 나갈 수 있다는 얘기냐’고 하자 “두고 봐야 알 일이지 미리 단정 지을 수 없다. 킹메이커는 앞으로도 안 할 거다”라고 대답했다.○ 비주류 선택이 승부 갈랐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 진영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다. 홍영표 의원이 출마를 검토했지만 막판 뜻을 접었고, 친노 진영은 공식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재선 이상의 친노 의원 대다수는 우원식 후보 쪽으로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친노 패권주의’를 의식한 것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친노 의원들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어 굳이 ‘표 동원령’을 내릴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반면 당선자 대회에서 “(당선자 123명 중) 모르는 사람이 5명밖에 없다”고 했을 정도로 친화력이 좋은 우상호 의원은 57명에 이르는 초선 당선자들을 집중 공략했고, 일부 친노 당선자도 그를 지지했다. 또 10여 명이나 되는 86그룹 당선자들도 확실한 우군이 됐다. 우상호 의원은 이인영 의원과 함께 86그룹의 리더로 불린다. 결국 최종 승부는 비주류의 선택을 받은 우상호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한 비주류 의원은 “올해 초 문재인 전 대표의 사퇴 국면 당시 우상호 의원이 친노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등 비주류와의 관계가 나쁘지 않았다”며 “여기에 친노 진영이 우원식 의원을 지지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고 전했다. ○ 수 싸움 복잡해진 더민주당 당내 각 진영은 희비가 엇갈렸다. 친노 진영의 ‘외곽 지원’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비주류도 비슷한 처지다. 단일화를 못 해 무려 4명의 비주류 후보가 뛰어들면서 모두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한 당직자는 “비주류인 이상민 강창일 노웅래 민병두 의원의 표를 합해도 45표에 불과하다”며 “이것이 현재 비주류의 규모이자 한계”라고 했다. 다만 그간 친노와 비주류 사이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86그룹은 모처럼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임기를 4개월가량 남겨둔 김종인 대표도 이번 결과에 웃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측근은 “일단 원내대표가 친노 성향이 아니라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김 대표가 ‘운동권 문화 청산’을 주장해 왔는데, 이제 김 대표 옆에 86그룹이 앉게 됐다는 점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했다. 차기 당 대표 경선 구도도 복잡해졌다. 유일하게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송영길 당선자는 같은 86그룹인 우상호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당 대표, 원내대표 모두 86그룹이 맡을 순 없다”는 상대 후보의 공세에 직면하게 됐다. 또 친노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재차 확인되면서 친노 진영도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한 당선자는 “전당대회 일정은 결정됐지만 막상 후보가 마땅치 않을 수도 있다”며 “진영별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최선일지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3일 ‘8월 말,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방침을 확정하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잔여 임기가 4개월가량인 ‘시한부 당 대표’가 됐다. 본인은 부인하지만 내심 ‘합의 추대’를 통해 완전한 당 대표가 되고 싶어 했던 김 대표의 거취에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의 핵심 측근은 “지금 구도가 전대 이후에도 그대로 간다고 장담할 수 있나. 그 이후를 생각해볼 것”이라고 김 대표의 심경을 전했다. ○ 金, “최소한의 인격과 예의는 갖춰야” 당내에서는 ‘전대 연기론’ ‘조기 개최론’ 등이 섞여 있었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50여 분 만에 일사천리로 결론이 났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나 자신이 비대위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고, 연기하는 걸 바라지도 않는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물리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대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드리겠다”고 했다. 또 “아무리 정치를 이렇게 저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격과 예의는 갖춰줘야 하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발언을 마치자 김 대표는 곧바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에 첫 발언에 나선 박홍근 의원은 “현실적으로 8월 말, 9월 초에 전대를 치르는 게 마땅하다”고 했고, 뒤이어 안민석 윤호중 이원욱 의원도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마지막 발언을 한 설훈 의원만 “현 지도부가 당 지지율 하락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새 지도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분위기를 뒤집진 못했다.○ 일시적 봉합? 사실상 ‘팽’? 김 대표는 전날 주변에 “내가 (당 대표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정리를 해야 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이야기한 것 그대로다”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자기가 얘기한 대로 결론이 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과가 만족스럽나’라는 질문에는 “내가 얘기했는데 무슨 만족(하고) 만족 안 하는 게 (어딨느냐)”라고 했다. 이날 결과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 진영과 김 대표 간의 ‘일시적 봉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에게 대선 후보 경선을 맡길 순 없지만,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팽할 수 없는 게 친노의 고민”이라며 “다음 행보를 고민해야 하는 김 대표와 친노 간의 타협이 이뤄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당을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김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당을 떠나지는 않는다”고 했다. 대표직과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전당대회까지 시간을 두고 정국 상황을 지켜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친박(친박근혜)과 무소속 유승민 의원 등 새누리당도 복잡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을 속속들이 잘 아는 유일한 인물인 김 대표의 활동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대선주자들과 물밑 교류를 하면서 새판 짜기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김 대표의 측근은 “주변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 하지만 이번(전대 논란) 과정에서 그 관계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김 대표의 거취는 향후 정국 변화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은 “문 전 대표는 김 대표의 총선 역할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다”며 김 대표와의 관계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태도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
전당대회 연기론 등 내분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급락해 2주 만에 1위 자리를 다시 새누리당에 내줬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2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더민주당 지지율은 27.6%로 전주에 비해 3.9%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새누리당은 28.4%의 지지율을 기록해 전주보다 0.3%포인트 상승했고, 국민의당도 전주보다 1.2%포인트 오른 24.9%였다. 리얼미터 측은 “더민주당은 전대 연기론 등 지도부 개편을 둘러싼 내홍과 김종인 대표의 ‘위안부 합의 이행’ 발언 등으로 하락했다”며 “전 지역에서 지지층 이탈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호남에서 더민주당의 지지율은 10.6%포인트 급락한 27.6%에 그쳐 국민의당(50.6%)과의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전국 253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1.9%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려던 정당을 제1당으로 만들었더니….”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격화되고 있는 ‘전당대회 연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일 자신을 겨냥한 당 일각의 호남 패배 책임론에 거듭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더민주당은 3일 20대 총선 당선자-당무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어 전대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당 내부 갈등이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 뿔난 김종인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온당치 않아” 이날 전북 전주를 찾은 김 대표는 ‘호남 참패 책임론’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솔직히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려던 정당을 두 달여에 걸쳐 선거에 임해 제1당으로 만들었다”면서 “일단 그걸 받아들이는 게 원칙이지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건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비례대표 셀프 공천’ 등에 대해서도 “당의 몇몇 분이 호남 참패의 구실을 (내게서) 찾고 있다”면서 “이런저런 얘기가 당에서 나오는 게 부끄러운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표도 직접 겨냥했다. 김 대표는 “전북 민심이 신뢰할 수 있는 대권주자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다수의 대권주자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전국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대선 후보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전남 무안에서는 전남지역 출마자들과 만나 “전남 패배의 원인은 당사자들이 너무 잘 판단할 거라 믿는다”며 “누구의 책임이고 아니고를 떠나 우리가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광주를 방문한 김 대표와의 면담을 거부했던 광주 시·구의원들은 이날 “현 지도부가 ‘셀프 공천’을 밀어붙여 호남 민심을 더욱 악화시켰다”면서 지도부 교체를 요구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는데 일행이 우리 부부를 위해 준비한 시”라며 김종해 시인의 시 ‘그대 앞에 봄이 있다’를 소개했다. 이 시는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중략) 상처 받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고 돼 있다. 몇몇 친노·친문계 의원은 이날 모임을 가졌지만 전대 개최나 원내대표 선출 등과 관련해 특정 의견을 모으지 않았다. ○ 논란은 ‘격화’, 선수는 ‘글쎄’ 전대 개최 여부를 놓고 논란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선 ‘8월 말, 9월 초 개최’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막상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명확히 밝힌 사람은 송영길 당선자밖에 없다. 차기 당 대표가 ‘실권 없는 시한부 관리형 1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전대 개최를 놓고 논란이 거센 건 차기 대표가 경선 룰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해 2·8전대 당시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는 경선 룰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결국 문 후보 측의 요구가 관철됐고 문 후보는 3.52%포인트 차로 이겼다. 당 관계자는 “호되게 당해본 친노(친노무현) 진영에서는 대선 후보 경선 룰 결정은 김 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무안=차길호 kilo@donga.com / 한상준 기자}
전당대회 연기론 등 내분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급락해 2주 만에 1위 자리를 다시 새누리당에게 내줬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2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더민주당 지지율은 27.6%로 전주에 비해 3.9%p 떨어졌다. 반면 새누리당은 28.4%의 지지율을 기록해 전주보다 0.3%p 상승했고, 국민의당도 전주보다 1.2%p 오른 24.9%였다. 리얼미터 측은 “더민주당은 전대 연기론 등 지도부 개편을 둘러싼 내홍과 김종인 대표의 ‘위안부 합의 이행’ 발언 등으로 하락했다”며 “전 지역과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지지층 이탈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호남에서 더민주당 지지율은 10.6%p 급락한 27.6%에 그쳐 국민의당(50.6%)과의 격차가 20%p 이상 벌어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전국 253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1.9%p(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당권 도전 문제를 놓고 김 대표와 ‘진실게임’ 논란에 휘말렸던 문재인 전 대표가 서울을 떠나 경남 양산으로 내려갔다. 28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27일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직접 운전해 부인 김정숙 씨와 함께 서울 홍은동 자택을 나섰다. 화분과 상자 등도 차에 실렸다. 문 전 대표는 1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달 중순까지 양산에서 지내다 총선 지원을 위해 상경해 한 달 보름가량 서울에 머물렀다. 부인 김 씨는 ‘양산에 얼마나 계실 거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몇 달 있다 와야죠”라며 “정치를 좀 떠나야지. 하도 야단을 해서…”라고 대답했다. 이어 “마음이 아픈데, 편하지는 않네요. 잘 좀 봐 주세요”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특별한 의미를 두지 마세요. 왔다갔다 하는 거니까…”라고 했다. 호남 방문 계획에 대해선 “그런 계획을 말할 단계가 되면 말하는 건데. 말할 단계가 되기도 전에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당분간 중앙 정치와 거리를 두고 공개적인 행보를 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총선 이후 계속해 온 낙선자 위로 등 일정은 비공개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공언한 대로 원내대표 경선, 전당대회 개최 등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2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4·13총선 호남 참패에 관한 토론회는 전·현직 당 지도부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 호남 지역 현역 의원 4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선언 이후 패색이 짙어졌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중심으로 김종인 대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주를 이뤘다.○ “김종인 지도부 무능, 도움은커녕 방해” 당 민주정책연구원(원장 민병두 의원)과 이번 총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강기정 의원 등이 마련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 지도부의 전략 부재가 호남에서 3석을 얻는 데 그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강기정 의원은 “필리버스터로 기세를 잡았는데 기회를 놓쳤고 (김 대표의) ‘셀프 공천’으로 정확히 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25일 광주에서 시의원들과 간담회를 하려 했지만 전원 불참한 것도 “(김 대표가) 셀프 공천 반성은 안 하고 ‘오라 가라’ 하니 가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천불이(화가) 난다. 이것도 당이냐”고도 했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김성주 의원도 “김 대표의 셀프 공천 논란,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의 혼란, 국보위 참여 논란이 (경쟁 후보들이) 공격하는 단골 소재가 됐다”면서 “당이 지금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신정훈 의원도 “당 지도부가 (공천 과정에서) 민주성을 완전히 상실하고 비대위 체제에 안주해 폭력적이었다”면서 “기존의 패권적이던 모습을 이 지도부가 보여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광주 전남에서 유일하게 생환한 이개호 의원은 “당이 후보를 도와줘야 하는데 계속 방해만 했다. 2, 3일만 더 선거가 늦어졌다면 (호남에서) 모두 좌초했을 거라 생각한다”며 “1주일 늦어졌다면 수도권도 굉장히 큰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의 두 차례 호남행도 도마에 올랐지만 반발도 거셌다. 발제자인 전남대 오승용 연구교수는 “(문 전 대표의 광주 선언으로) 20대 총선이 문 전 대표 신임 구도로 갔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쁘게 말해 협박과 강요를 한 것이고 호남이 이에 강하게 응답한 것”이라고 주장하자 친문으로 꼽히는 김현 홍종학 의원과 강 의원은 “호남 방문 후 당 지지도가 떨어졌다는 데이터를 인용해 말하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김성주 의원도 “(당 안팎의) 논란 자체가 문제가 됐지, (문 전 대표가) 호남에 온 것 자체는 마이너스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전당대회 논란 핵심은 호남 리더 싸움 이처럼 호남 참패로 사실상 ‘호남의 리더’가 사라진 것이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둘러싼 논란의 이면에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무주공산이 된 호남의 리더를 놓고 벌어지는 싸움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가장 적극적인 인사는 김 대표다. 김 대표는 조부인 가인 김병로 선생이 전북 순창 출신인 점을 내세우고 있다. 4·13총선 선거 유세 기간 도중 가인 생가를 방문했던 김 대표는 다음 달 2일에도 전북을 찾는다. 당 관계자는 “뿌리가 호남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 김 대표 측이 바라는 ‘전대 연기론’이 힘을 받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강력하게 전대 개최를 주장하고 있는 송영길 당선자(인천 계양을)도 ‘호남’을 앞세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남 고흥 출신으로 광주에서 고교를 졸업한 송 당선자가 전대를 통해 호남 리더로 발돋움하려 한다는 관측이 많다. 전남 강진에서 20개월째 머물고 있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행보도 변수다. ‘손학규계’는 이번 총선에서 20여 명이 당선됐다. 호남 당선자 3명 중 2명(이춘석 이개호)이 ‘손학규계’다.차길호 kilo@donga.com·한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3일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개최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의 지속 여부는 이날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당은 당초 다음 달 10일로 예정됐던 원내대표 경선도 연석회의 다음 날인 4일로 앞당기기로 했다. 새 지도부 구성 문제를 놓고 내부 갈등이 계속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장선 총무본부장은 “당헌·당규 부칙에 ‘총선 이후 처음 개최하는 전대에서 당 대표를 선출한다’고만 돼 있고 시기가 나와 있지 않다”며 “(전대를) 조기에 하자는 의견과 연기하자는 의견이 있어 최소한 당무위원과 당선자들이 같이 모여 시기를 결정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해 △7월 개최 △정기국회(12월) 후 개최 △김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의 잔여 임기(내년 2월)까지 대표직 수행 등 3가지 안으로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은 전대 연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만 대표직 유지에 대한 욕심으로 비칠 수 있어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은 “연기도 고려할 수 있다”는 주장과 “경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섞여 있다. 이와 관련해 당내 중도 성향 중진 모임인 ‘통합행동’이 주목받고 있다. 김부겸 박영선 송영길 조정식 당선자(이상 4선), 김영춘 민병두 정성호 당선자(이상 3선)와 정장선 총무본부장 등 당 대표와 원내대표 후보군들이 포함돼 있다. 통합행동은 이날 저녁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개인 사정으로 빠진 김영춘 당선자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이 모두 모였다. 송 당선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대 개최 시기에 대해 “김(종인) 대표가 소프트트랜스퍼(부드럽게 이양)를 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면서도 “전대를 언제 열 것인지에 대해선 약간씩 견해차가 있었다”고 전했다. 통합행동은 현재 총 8명이지만 앞으로 구성원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 자신이 정청래 의원의 공천 탈락 배후자로 지목된 데 대해 억울해하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당권 도전 문제를 놓고 ‘진실게임’ 양상을 벌였던 문재인 전 대표와 김 대표가 25일 서로 한 발짝씩 물러났다. 양측이 전당대회 연기를 통해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전대 연기론’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확전 자제’ 나선 文-金 22일 회동을 놓고 다른 주장을 펼쳤던 두 사람은 이날 약속이나 한 듯 확전을 자제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 대표가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셨고 대선에서도 필요한 역할이 있는데, 언론이 사소한 진실 다툼으로 두 분 틈을 자꾸 벌리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에 일절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 당직자는 “문 전 대표 측에서는 이번 파동으로 당의 실질적인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효과를 거뒀다”며 “그러나 김 대표와 완전히 갈라설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봉합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김 대표를 먼저 내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 대표가 보수 성향의 경제 전문가로서 중도·보수층에까지 어필할 수 있다는 건 문 전 대표가 갖지 못한 부분이다. 김 대표도 “난 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회동에서) 내가 들어보지 않은 얘기가 나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단둘이 만나는 일은 없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이적행위’ 언급한 金 김 대표는 이날 총선 이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당은 광주에서 한 석도 얻지 못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되었다고 우리 당의 비상상황이 해제되었다고 생각하는 건 안일한 판단”이라면서 “호남 민심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우리 당은 계속 비상상황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고, 정권교체의 길도 험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내 계파 싸움에 대한 강도 높은 ‘경고’도 내놨다. 김 대표는 “총선에서 우리가 뼛속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은 ‘당권’이라는 계파의 욕심이 아니라 ‘집권’이라는 국민의 염원”이라며 “더 이상 계파 싸움 하지 않고 공허한 관념의 정체성에 흔들리지 않아야 수권 정당, 대안 정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유능한 경제 정당이 돼야 한다. 경제에만 구조조정이 있는 게 아니라 정치에도 구조조정이 있다”며 “더민주당의 변화를 회피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것은 정권교체를 방해하는 이적행위다. 사정없이 죽비를 내리쳐 달라”고 역설했다. 총선 후 자신에 대한 친노·운동권 그룹의 비판과 견제 움직임을 ‘계파 욕심’으로 규정하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날 방문에는 정세균 의원(서울 종로), 전현희(서울 강남을) 김부겸 당선자(대구 수성갑) 등이 동행했다. 당 관계자는 “‘험지’에서 당선된 인사들과 함께해 총선에서 당이 거둔 성과를 부각시키려 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광주 시의원들은 “40분 정도 만나 민심을 듣겠다는 건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김 대표와의 간담회에 불참하는 등 당에 대한 싸늘한 기류도 감지됐다.○ 이번엔 ‘전대 연기론’ 갑론을박 ‘김종인 당 대표 합의 추대론’이 잦아드는 대신 ‘전당대회 연기론’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대 연기는 김 대표 중심의 비대위 체제 유지를 의미한다. 이날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이종걸 원내대표도 전대 연기론에 가세했다. 그는 “(전대 연기도) 하나의 고려할 방법”이라며 “(김 대표 체제를) 어느 정도 끌고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국회의장직 도전에 나선 이석현 의원(6선)은 “(김 대표) 추대론이 지나가니 이젠 전당대회 연기론 같은 필요 없는 군불 자꾸 때지 말고 정도(正道)로 가야 한다”며 “민주정당에서 당권 경쟁은 분열이 아니고 대선 승리를 위한 당연한 길”이라고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광주=차길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사실상 ‘최대 주주’인 문재인 전 대표와 ‘거물급 최고경영자(CEO)’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오월동주(吳越同舟·서로 반목하면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함께하는 것)가 파열음을 내고 있다. 차기 대권 기반인 당 대표를 놓고 두 사람의 이견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당권 구도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文-金, ‘당 대표’ 놓고 엇갈린 발언 두 사람은 22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4·13총선 이후 첫 만남이다. 양측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반주를 곁들여 식사를 했다”고 했다. 그러나 양측의 설명이 같은 점은 딱 여기까지다. 두 사람은 차기 당권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했다. 문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김 대표에게 “비대위가 끝난 뒤에 당 대표를 할 생각은 않는 게 좋겠다. 당 대표를 하면 상처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김 대표의) 합의 추대는 전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경선은 또 어떻게 하실 수 있겠나”라고 전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문 전 대표가 ‘혹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말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고 반박했다. 또 추대나 경선 등에 대해 “내가 관여할 바 아니니까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文-金 ‘밀당’ 왜? 손혜원 당선자는 트위터에 “(문 전 대표와 김 대표는) 좋은 사이도 아니지만 나쁜 관계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완전한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둘 다 각자 원하는 바를 위해선 상대방의 존재가 꼭 필요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얘기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문 전 대표는 지지 기반의 외연 확대 등을 위해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김 대표가 필요하다. 문 전 대표 측이 24일 ‘김종인 당 대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김종인 비토’가 아니라 김 대표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이유다. 다만 더민주당의 대선후보 판도에 막강한 영향력을 쥔 당 대표로 추대하기보다는 예우를 갖추되 ‘수권비전위원장’으로 자신을 지원해주기를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면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지만 사실상 ‘팽’당한 김 대표는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의 수권비전위원장 언급에 “들어본 적도 없다”고 일축한 것도 그 때문이다. 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문 전 대표 외에도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대선후보가 여러 명 있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마디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자신의 역할을 제한할 뜻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대선까지 하나로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지 (문 전 대표 등이) ‘당 대표를 하라 마라’ 하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다시는 문 전 대표와 단둘이 만나지 않겠다”고 불쾌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대 연기론’으로 일단 타협? 당내에서는 결국 양측이 ‘전대 연기론’으로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범친노 진영의 김진표 당선자 등은 “계파 간 갈등이 뻔한 전대를 미루고 민생을 먼저 챙기자”고 주장했다. 한 당직자는 “어차피 올해 말 이후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당은 후보 중심으로 운영된다”며 “7월에 전대를 개최할 경우 예상되는 후유증도 피하고, 두 사람 사이의 갈등도 일단락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다만 전당대회 연기는 후보자들의 반발이 변수다. 송영길 당선자는 일찌감치 당 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고, 김부겸 당선자와 박영선 이인영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2일 “야당 입장에서 구조조정을 실질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정부가 면밀히 상황을 인식하고 전반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라”고 말했다. 전날 부실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 필요성을 피력한 데 이어 공을 정부에 떠넘긴 모양새다. 그 대신 더민주당은 당내에 경제특별위원회(가칭)를 구성하기로 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별났기 때문에 경제 정책 전반을 검토하는 위원회가 될 것”이라며 “기업 구조조정은 정부가 안을 마련해 오면 그걸 갖고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어린이집을 방문해 ‘보육’과 ‘저출산 문제’라는 새로운 이슈를 던졌다. 그는 “경제정책을 다룰 때 어떻게 하면 출산율을 높이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노동력 감소는 여성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어린이집을 많이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공공임대주택과 보육시설 확충에 투자하는 총선 공약과 관련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경제 행보와 함께 25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민심 청취에도 나서기로 했다. 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조만간 우리 경제의 문제들이 태풍처럼 닥칠 것”이라며 “대통령과 정부, 여야, 국회의 대화와 합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이 되면 벌써 공무원들은 새로운 일을 책임 있게 하기 어려운 대선 국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말까지 남은 8개월이 우리 경제의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그는 “국회는 한쪽에선 짐을 싸고 한쪽에선 벌써부터 내 자리가 어딘가 찾아다닐 때가 아니다”라며 “20대 국회를 이끌어갈 원내대표를 3당 모두 하루속히 확정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안 대표는 △일부 대기업의 부실 처리 문제 △대기업 중심 사업구조 재편 방안 △신성장동력 창출 방안 △교육-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방안 △일자리 창출 및 고용 불안정성 해소 방안 등 5가지 사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4·13총선은 끝났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선거 모드’다. 원내대표, 국회의장, 당 대표 등 중요한 당내 선거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원내대표, 당 대표 경선만 예정됐지만 총선 결과 제1당이 돼 국회의장도 더민주당 몫이 될 것이 유력해졌다. 연이어 열리는 세 번의 내부 선거를 둘러싼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5월 둘째 주 경선이 예정된 원내대표 출마를 희망하는 후보자들은 벌써부터 ‘유권자’인 의원들에 대한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4선 그룹 이상민 설훈 안민석 강창일 조정식 의원, 3선 그룹 안규백 민병두 우원식 우상호 김영춘 홍영표 윤호중 의원 등 거론되는 후보만 두 자릿수에 이른다. 이들은 특히 초선 당선자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수도권에서 당선된 한 초선 당선자는 “중진들이 축하 난을 잔뜩 보내와 무슨 일인가 했더니 원내대표 선거를 도와달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재선 이상 의원들은 친소 관계가 분명해 표심이 정해졌다”며 “초선 의원 58명의 표심이 당락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 뒤에는 국회의장 결정 과정이 남아 있다. 당초 문희상 이석현(이상 6선) 박병석 의원(5선)이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당 대표 후보로 꼽히던 정세균 의원이 국회의장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히면서 구도가 복잡해졌다. 한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드러난 계파 구도 등이 국회의장을 결정하는 데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김종인 대표 합의추대론’의 성사 여부도 이 두 경선의 결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당직자는 “앞선 두 경선에서 계파별 대립이 극심할 경우 ‘당 대표는 싸우지 말고 추대하자’는 의견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거별 ‘연쇄 작용’이 불가피한 셈이다. 경선 국면에서 주목받는 그룹은 김부겸 박영선 송영길 조정식(이상 4선) 김영춘 민병두 정성호 의원(이상 3선)과 정장선 총무본부장이 속한 ‘통합행동’이다. 통합행동은 지난해 9월 당내 갈등이 극심할 때 당내 통합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불출마를 선언한 정 본부장을 제외한 전원이 20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통합행동에는 당 대표 후보(김부겸 송영길)와 원내대표 후보(조정식 김영춘 민병두)가 대거 포진해 있다. 내부 ‘교통정리’에 따라 경선 구도가 흔들릴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지역도 수도권과 대구(김부겸), 부산(김영춘) 등 다양하다. 이들은 다음 주 중반 모임을 갖고 향후 행동 계획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통합행동 소속의 한 의원은 “(모임에서) 원내대표, 당 대표 경선의 교통정리에 나선다면 하나의 계파를 형성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수권정당과 당 통합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당 조직을 정비하기 위해 시도당에 대한 외부 회계감사를 하기로 했다. 그동안 공언해온 ‘당 체질 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21일 “각 시도당에 대한 외부 회계감사를 당헌·당규에 명문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각 시도당의 주 수입은 당원들이 낸 당비와 정당보조금인데, 그동안 별다른 감사 시스템이 없어 투명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 시도당의 살림살이를 외부 회계감사를 통해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정책개발 조직운영 등 꼭 필요한 곳에 비용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대외적으로는 각종 경제 정책에 대한 이슈 선점으로 경제 정당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내부적으로는 당 조직을 정비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내년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더민주당은 당 외곽의 ‘풀뿌리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직능단체와의 연계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김 대표는 20일 당선자 대회에서 “우리 당의 가장 큰 조직상의 문제는 직능단체와 연계가 안 돼 있다는 점”이라며 “내년 대선까지 이에 관심을 갖고 더 많은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당의 곳곳에 ‘메스’를 들이대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대한 ‘합의 추대’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다. 차기 당권 주자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높지만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 진영 내에서도 “합의 추대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경제’와 ‘단합’ 명분으로 추대 가능성 김 대표를 둘러싼 합의 추대론의 배경에는 ‘경제’와 ‘단합’이라는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번 4·13총선에서 김 대표가 일관되게 주도한 ‘경제 심판론’을 통해 수도권 압승을 거뒀다는 점은 당내 다수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압승의 이유가 단 하나는 아니겠지만 경제를 전면에 내세운 김 대표의 전략이 먹힌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내년 대선도 경제가 주요 화두가 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김 대표를 계속해서 당의 간판으로 내세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당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인식도 추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일 열린 당선자 대회에서도 당선자들은 하나같이 “싸우지 말고 단결하자”고 했다. 오제세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는 우리끼리 좀 싸우지 말고, 계파 다 버리고 집권까지 당을 위해 팀플레이를 하자”고 했다. 이에 한 당직자는 “당 대표 경선이 치러지면 ‘집안싸움’을 피할 수 없다”면서 “전당대회가 임박한 시점에서 재차 ‘당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자’는 추대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내가 합의 추대를 이야기한 적이 없는데 왜 그 이야기가 나오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공식적으로는 추대론에 대한 언급 없이 ‘경제’와 ‘단합’만을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우리 경제구조에 대한 ‘적극적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며 향후 정국을 ‘경제 정국’으로 이끌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연일 “당이 분열했던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안 부재론’을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 첫 번째 변수, ‘당권 도전자’ 하지만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86그룹의 이인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구성될 지도부를 추대와 같은 방식으로 특정인을 만드는 방식은 절대 시도돼서는 안 된다”며 “누구든 선거에 출마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그것을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김진표, 송영길 당선자 등이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범친노 진영의 정세균 후보는 가장 강력한 후보자로 꼽혔지만 정 의원 측 인사는 “고심 끝에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당 대표 후보 중 강력한 인물이 없다면 경선을 치르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전당대회가 임박해 “마땅한 인사가 없으니 경선으로 싸우지 말고 추대하자”는 여론이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송 당선자는 “추대론은 ‘제2의 셀프 공천’으로 당이 망하는 길”이라고 반발하며 이미 경선 캠프 구성에 착수한 상태다.○ 두 번째 변수, ‘文心’ 또 다른 변수는 문재인 전 대표의 태도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김 대표의 ‘당무 거부’ 파문 당시 “김 대표는 대선까지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가 자신에게 당 대표직을 제안할 당시 대선까지 당을 이끌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 측은 “역할이 꼭 당 대표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당 대표 결정 과정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을 것”이라는 태도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백의종군 신분인 문 전 대표가 당 대표 결정 과정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합의 추대도 할 수 있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최재성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추대도 할 수 있으면 하는 거고 아니면 경쟁”이라며 “지금 단합하면 엄청난 지지가 오고 대선도 이긴다”고 했다. ‘원조 친노’인 부산의 최인호 당선자도 “지금 전당대회를 우선시하고 있는 듯한 말이 나오지만 총선 때 공약한 대로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며 “계파스러운 발언 때문에 당의 단합을 해치는 모습을 보이면 금방 신뢰를 잃는다”고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의 40대 당선자는 총 25명(비례대표 제외)으로 새누리당(9명)보다 많다. 이들 중 재선에 성공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활동 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재선에 성공한 40대 당선자는 더민주당 이언주(44) 홍익표(49) 진선미 의원(49), 국민의당 권은희(42) 김관영 의원(47) 등이다. 상임위원회의 간사와 원내수석부대표 등 주요 당직을 재선 의원이 맡게 되는 것을 감안하면 20대 국회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김관영 의원이다. 행정고시 사법고시 출신으로 19대 국회에서 당 대표 비서실장, 수석대변인, 조직사무부총장 등 주요 당직을 거친 그는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수도권·영남지역 더민주당 40대 당선자들의 행보도 관심사다. 경남 김해와 부산에서 당선된 김경수 당선자(49)와 전재수 당선자(45)는 ‘원조 친노(친노무현)’로서 당내 주요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김병관 당선자(43)의 경우 당의 험지였던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승리했고 정보기술(IT) 관련 전문성까지 갖춰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선 이번 총선을 통해 40대 ‘젊은 중진’이 여럿 탄생했다. 4선이 된 조경태 의원(48)을 비롯해 3선 고지에 오른 김세연(44) 김용태(48) 김영우 의원(49)이 대표적이다. 김용태 의원은 박근혜 정부 들어 ‘여당 내 야당’을 자임해왔고 김세연 김영우 의원은 ‘원유철 비대위원장’에 반기를 든 ‘새누리당 혁신모임’ 소속이기도 하다. 당내에서는 이들 40대 젊은 중진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총선 참패 이후 보수 개혁 요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개혁 세력의 주축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홍수영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19일 부산과 대구를 방문해 영남권 낙선자들을 위로하고, 지역 유권자들에게 총선 지지에 대한 감사 인사를 했다. 안 대표는 “좋은 분을 끊임없이 찾을 것이고 다음 선거부터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내년 4월 재·보궐선거부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대 국회가 임기 시작일인 5월 30일까지 원 구성이 안 되면 원이 구성될 때까지 세비를 받지 말아야 한다”며 “당리당략을 앞세우지 않는다면 (원 구성에) 합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국회의장단 선출 문제에 대해선 “이번 총선에 나타난 민심에 따르는 것이 순리”라며 더민주당에 국회의장 자리가 배정돼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1박 2일 동안의 영호남 방문 일정을 마치고 상경했다. 관심을 모았던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문 전 대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전남 해남 대흥사를 찾은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날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이 동행했다. 문 전 대표는 향후 자신의 정치적 거취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다. 총선이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거취와 관련된 언급이 나오지 않자 당내 일각에선 불만스러운 목소리도 감지된다. 당 관계자는 “정계 은퇴 약속을 번복하는 정면 돌파를 선언하든, 아니면 ‘일시적 퇴장’을 택하든 본인이 빨리 풀어야 한다”며 “문 전 대표의 거취가 계속 주목받는 것이 당에도 좋지 않다”고 했다. 문 전 대표 측은 “곧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남 강진에 머물고 있는 더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이날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총선은 권력을 독점하는 세력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했다. 손 전 고문의 국립묘지 참배에는 더민주당 조정식 이찬열 전혜숙 고용진 강훈식 등 이번 총선의 ‘손학규계’ 당선자들이 대거 참석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방문했다. 4·13총선을 앞두고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던 문 전 대표의 총선 후 첫 공식 일정이다. 문 전 대표의 이날 일정에는 김 전 대통령의 3남 홍걸 씨가 동행했다. 문 전 대표는 하의도 주민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이번 총선 결과와 관련해 “호남이 우리 당에 회초리를 주셨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생가를 둘러본 뒤 방명록에 “그립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저희에게 남기신 말씀 꼭 받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두 사람은 19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는다. 문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해 당내에선 “문 전 대표가 당분간 현실 정치에서 멀어져 있을 것”이라는 관측과 “호남 방문을 시작으로 여러 지역을 돌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행보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총선 이후 첫 비대위 회의에서 “과거와 달리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당의 변화를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수도권 민심에 대해 기쁘면서도 두려움이 있다”며 “국민의 변화에 적응해 과거와 달리 새로운 모습을 갖고 정권교체를 이룰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총무본부장에 정장선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 조직본부장에 이언주 의원, 전략홍보본부장에 박수현 의원, 당 대변인에 박광온 의원, 대표 비서실장에 박용진 당선자를 각각 임명했다. 원외 대변인은 이재경 선대위 대변인이 맡는다. 이들은 대부분 비노(비노무현)·비주류 인사들로 꼽힌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길진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