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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차기 총장 후보로 선출돼 임용 절차가 진행 중이던 강대희 의대 교수(56·사진)가 성추행 의혹 등이 제기돼 6일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에 서울대가 총장 후보 검증을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성낙인 현 총장의 임기가 19일로 끝날 예정이어서 서울대는 당분간 총장 공백 사태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강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대학교 총장 후보자 사퇴의 글’을 내고 스스로 사퇴했다. 강 교수는 “지난 며칠간 저에 대한 언론보도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이제 후보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서울대의 모든 구성원은 변화와 개혁을 위해 저를 후보자로 선출해 주셨지만 그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며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최근 불거진 자신의 성추문 의혹과 교육부의 조사 요구 조치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6일 서울대에 공문을 보내 강 교수를 둘러싼 성추행 의혹 등을 조사하고 16일까지 그 결과와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28일 서울대가 교육부에 강 교수의 총장 임용 제청을 요구한 이후 여기자 성희롱과 여교수 성추행 의혹 등이 추가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강 교수가 전격 사퇴하자 서울대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대 학생들은 개교 72년 만에 처음으로 학생들이 참여해 선출한 총장 후보가 성추문으로 사퇴한 것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교수들도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대 등 국립대 총장은 대학이 추천한 후보자를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교육부는 당초 성 총장의 임기가 19일까지인 점을 감안해 이달 중순 인사위원회를 열어 강 교수를 총장으로 임용 제청할지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교육부가 서울대에 추가 조사를 요청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었다. 앞서 강 교수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전화숙 서울대 여교수회 회장(컴퓨터공학부 교수)은 이날 동아일보에 메시지를 보내 “학교 공식행사가 있던 날 저녁 식사 자리 후 이어진 노래방에서 한 여교수가 강 교수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교수는 강 교수가 여자화장실 쪽으로 따라오다가 자신이 “여자화장실”이라고 소리치자 돌아갔으며, 이후 옆자리에 앉아 무릎에 손을 얹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이사회 관계자는 “강 교수의 성추행 의혹은 이사회에 보고가 돼 논의를 했지만 피해자 이름은 물론이고 발생 시기나 장소 등이 없어 사실 관계를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김자현 zion37@donga.com·김호경·조유라 기자}

검찰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횡령, 사기,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판사는 6일 오전 3시 20분경 “피의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와 관련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5일 오전 11시에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조 회장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 회장은 오전 10시 25분경 법원에 도착했다. 지난달 28일 조사를 받기위해 검찰에 출석했을 때와 비슷한 감색 양복 차림에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 얼굴은 다소 피로해 보였다. “자녀들이 보유한 주식을 비싸게 팔도록 지시했나” “국민에게 한 말씀 해 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과 요청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영장심사는 오후 6시 25분까지 7시간 넘게 진행됐다. 다소 지친 모습의 조 회장은 혐의 소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서울 남부구치소로 향했다. 밤늦게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조 회장은 곧바로 풀려났다. 앞서 검찰은 2일 조 회장이 그룹 계열사 건물 관리 업무를 다른 계열사에 몰아주거나 면세품 납품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중개업체를 거치며 이른바 ‘통행세’를 받아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회장은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처리하고 자녀들에게 싼값에 계열사 비상장 주식을 넘긴 뒤 비싼 값에 되팔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 회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둘째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대한항공 총수 일가는 모두 구속을 피하게 됐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횡령, 사기,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이 5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25분경 영장심사가 열리는 서울남부지법에 도착했다. 지난달 28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을 때와 비슷한 감색 양복 차림에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 얼굴은 다소 피로해 보였다. “자녀들이 보유한 주식을 비싸게 팔도록 지시했나” “국민에게 한 말씀 해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과 요청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전 11시부터 김병철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영장심사에서 조 회장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사는 오후 6시 25분까지 7시간 넘게 진행됐다. 지친 모습의 조 회장은 혐의 소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서울 남부구치소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그룹 계열사 건물 관리 업무를 다른 계열사에 몰아주거나 면세품 납품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중개업체를 거치며 이른바 ‘통행세’를 받아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처리하고 자녀들에게 싼값에 계열사 비상장 주식을 넘기고 비싼 값에 되팔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상속세 관련 조세포탈 혐의는 공소시효 논란 때문에 제외됐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2002년 사망한 고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의 해외 재산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500억 원 이상의 상속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올 4월 조 회장을 고발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남자분들은 안 돼요.” 대학생 장모 씨(25·서울 동대문구)가 최근 집 근처 수영장을 찾았다가 들은 말이다. 수영장 이용을 거부당한 것이다. 이곳은 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 부설 수영장이다. 장 씨는 수영장 직원의 설명을 듣고 황당했다. 오전 9시부터 11시 50분까지는 ‘여성 수영 시간’이라 아예 등록조차 안 된다는 것이다. 장 씨는 “레인 한 곳에서만 수영하는 것도 안 되냐”고 물었다. 수영장 직원에게서 “남성이 이용할 탈의실 자체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오전 시간에는 남성 탈의실이 통째로 여성용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방학을 앞두고 운동을 하기 위해 수영장에 등록하려던 장 씨는 결국 발길을 돌렸다. 같은 수영장에 다니는 김모 씨(59·여)도 똑같은 상황을 겪었다. 김 씨는 얼마 전 퇴직한 남편과 함께 수영을 하기로 하고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오전 시간에는 여성만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결국 마땅한 시간대를 찾지 못해 포기했다. 김 씨 부부는 함께할 수 있는 다른 운동을 알아보고 있다. 김 씨는 “요즘 같은 세상에 남녀를 이렇게 갈라놓기도 하냐”며 의아해했다. 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은 서울시로부터 운영지원금을 받는 기관이다. 특히 이곳의 부설 수영장은 접근성이 좋고 비용이 저렴해 주민들이 많이 찾는 생활체육시설이다. 각급 학교의 여름방학 시즌인 7, 8월에는 이용자가 몰려 선착순 경쟁을 할 정도다. 그러나 본보가 서울지역의 14개 시립청소년수련관 부설 수영장의 운영 방식을 확인한 결과 모두 오전을 ‘여성 전용’ 시간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대부분 오전 9시부터 11시 50분까지 ‘여성수영교실’이나 ‘주부수영교실’이라는 이름을 붙여 남성의 이용을 제한했다. 남성은 새벽이나 오후에만 이용이 가능했다. 이용자들은 남성 역차별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남성뿐 아니라 일부 여성도 이 같은 운영 방침에 비판적이다. ‘여성은 당연히 오전에 한가하다’고 여기는 구시대적 인식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청소년수련관들은 운영 편의상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탈의실과 샤워시설 수는 남녀가 똑같은데 오전 시간 이용자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한 청소년수련관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 수영장을 개장할 당시 오전에 남성 이용자가 거의 없었다. 그나마 등록했던 남성들도 여성이 너무 많으면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부터 효율적 관리를 위해 여성 전용 시간을 만든 것이 지금까지 유지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금남(禁男) 시간대’ 규정이 최근 성평등 상식과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표면적으로는 남성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여전히 여성을 오전에 한가한 ‘주부’로만 규정하는 것과 같다”며 “공공시설물인 만큼 특정 성별을 분리해 이용권을 박탈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청소년수련관은 자체적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성차별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최근 인지하고 남성도 오전에 수영을 할 수 있도록 9월부터 탈의실 증축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남자분들은 안돼요”대학생 장모 씨(25·서울 동대문구)가 최근 집 근처 수영장을 찾았다가 들은 말이다. 수영장 이용을 거부당한 것이다. 이곳은 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 부설 수영장이다. 장 씨는 수영장 직원의 설명을 듣고 황당했다. 오전 9시부터 11시 50분까지는 ‘여성 수영 시간’이라 아예 등록조차 안된다는 것이다. 장 씨는 “레인 한 곳에서만 수영하는 것도 안돼냐”고 물었다. 하지만 수영장 직원은 “남성이 이용할 탈의실 자체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오전시간에는 남성탈의실이 통째로 여성용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방학을 앞두고 운동을 위해 수영장을 등록하려던 장 씨는 결국 발길을 돌렸다.같은 수영장에 다니는 김모 씨(59·여)도 똑같은 상황을 겪었다. 김 씨는 얼마 전 퇴직한 남편과 함께 수영을 하기로 하고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오전시간에는 여성만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결국 마땅한 시간대를 찾지 못해 포기했다. 김 씨 부부는 함께 할 수 있는 다른 운동을 알아보고 있다. 김 씨는 “요즘 같은 세상에 남녀를 이렇게 갈라놓기도 하냐”며 의아해 했다.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은 서울시로부터 운영지원금을 받는 기관이다. 특히 이곳의 부설 수영장은 접근성이 좋고 비용이 저렴해 주민들이 많이 찾는 생활체육시설이다. 여름방학이 있는 7, 8월에는 이용하려는 사람이 몰려 선착순 경쟁을 할 정도다.그러나 본보가 서울지역의 14개 시립청소년수련관 부설 수영장의 운영방식을 확인한 결과 모두 오전을 ‘여성 전용’ 시간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대부분 오전 9시부터 11시 50분까지 ‘여성수영교실’이나 ‘주부수영교실’이라는 이름을 붙여 남성 이용을 제한했다. 남성은 새벽이나 오후에만 이용이 가능했다.이용자들은 남성 역차별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남성뿐 아니라 일부 여성도 이 같은 운영방침에 비판적이다. ‘여성은 당연히 오전에 한가하다’고 여기는 구시대적 인식이 반영됐다는 것이다.청소년수련관들은 운영 편의상 여성 전용 시간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오전에 여성이 많이 몰리다보니 탈의실과 샤워시설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없이 이용수요가 적은 남성들의 공간을 여성이 쓰게 했다는 것이다. 한 청소년수련관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 수영장을 개장할 당시 오전에 남성 이용자가 많지 않았다. 등록했던 남성들도 여성이 너무 많으면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부터 효율적 관리를 위해 여성 전용 시간을 만든 것이 지금까지 유지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금남(禁男) 시간대’ 규정이 최근 성평등 상식과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표면적으로는 남성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있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여성을 오전에 한가한 ‘주부’로만 규정하는 것과 같다”며 “공공시설물인 만큼 특정성별을 분리해 이용권을 박탈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일부 청소년수련관은 자체적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성차별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최근 인지하고 남성도 오전에 수영을 할 수 있도록 9월부터 탈의실 증축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말다.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검찰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사진)에 대해 2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회장의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횡령, 사기 그리고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에 따르면 조 회장은 그룹 계열사 건물 관리 업무를 다른 계열사에 몰아주거나 면세품 납품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중개업체를 거치며 이른바 ‘통행세’를 받아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상속세 미납과 관련된 조세포탈 혐의는 공소시효 논란 때문에 구속영장에 반영되지 않았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올 4월 조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2002년 사망한 고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의 해외재산을 조 회장 등이 상속받는 과정에서 500억 원 이상의 상속세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 세무 당국의 판단이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뒤 조 회장 일가를 둘러싼 새로운 의혹이 잇달아 제기됐다.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처리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또 조 회장이 해외 금융계좌에 10억 원 이상을 보유하고도 과세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포착됐다. 조 회장은 지난달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15시간 넘게 조사받았다. 조 회장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실질심사는 4일 오전 10시 반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카잔대첩에서 수류탄 병사들이 전차군단을 이겼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3차전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독일 대표팀을 2-0으로 꺾은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글이다. 카잔은 27일 한국과 독일의 경기가 열린 곳.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투혼’으로 압도한 우리 대표팀의 승리를 누리꾼들은 ‘대첩(大捷)’으로 평가했다. 16강 진출은 아쉽게 좌절됐지만 시민들은 “FIFA 랭킹 1위를 꺾었으니 우리가 랭킹 1위”라는 기분 좋은 농담을 주고받았다.○ ‘기적 같은 승리’ 자축한 말말말 실점 위기마다 감각적인 ‘슈퍼 세이브’로 골문을 지킨 조현우는 ‘빛현우’라는 별명을 얻었다. 빛처럼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인터넷에는 조현우와 예수를 합성한 사진도 올라왔다. 28일 SNS에는 조현우뿐 아니라 몸을 아끼지 않은 선수들과 한국 축구대표팀에 대한 찬사가 넘쳤다. 조현우와 골을 넣은 손흥민 김영권을 묶어 ‘빛 3대장’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멕시코전을 포함해 추가시간에 3골을 기록한 점을 들면서 “독일인들은 한국인이 노래방 추가시간에 얼마나 열창하는지 모를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멕시코전에 이어 독일전까지 두 경기 연속 골을 기록한 손흥민의 군 복무를 면제해줘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시 대표팀은 동메달을 따냈고 박주영 김영권은 군 면제 혜택을 받았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손흥민의 군 면제를 요청하는 청원이 100건 이상 올라왔다. “손흥민 대신 내가 군대에 가겠다”고 자원하는 시민도 있었다. “손흥민 군복무를 일정 기간 나눠서 대신 하자”는 반응도 뒤따랐다. 한국 대표팀이 ‘사실상 우승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팀이 즐비한 유럽지역 예선에서 10전 전승을 거둔 독일을 이겼으니 더 이상 한국 축구대표팀의 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또 독일 대표팀 주장이자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는 멕시코에 패배한 뒤 “독일은 남은 모든 경기를 결승전처럼 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차전에서 한국에 졌기 때문에 “(독일이 말하는) 결승전에서 이겼으니 우리가 우승한 것 아니냐”는 유머 섞인 주장도 나왔다. 독일전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준 한국 대표팀에 ‘만화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소년만화 주인공이 강한 적을 상대할 때마다 한 단계씩 강해지는 것처럼 대표팀도 강한 팀을 만나면서 경기력이 좋아졌다는 얘기다. 스웨덴 FIFA 랭킹은 24위, 멕시코는 15위다. 인터넷에서는 “독일전 후반전 추가시간이 1초씩 줄어들 때 일본 만화 ‘슬램덩크’의 마지막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며 “절대 지지 않을 것 같은 1위를 상대한 뒤 떨어졌다는 점도 슬램덩크와 똑같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우리 선수들이 ‘축구 명언’까지 고쳐 쓰게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간판 공격수였던 게리 리네커는 1990년 서독에 패한 뒤 “축구는 22명이 90분 동안 뛰고 독일이 이기는 경기”라는 말을 남겼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이 매 경기 상대를 격파하며 우승하자 이 말이 축구의 공식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이 독일을 꺾은 28일 리네커는 SNS에 자신의 과거 발언을 수정했다. 그는 “축구는 간단하다. 22명이 공을 쫓아 90분 동안 뛰고 더 이상 독일이 항상 이기진 못하는 경기다. 과거의 말은 모두 역사일 뿐”이라고 썼다.○ 함께한 모든 팬도 ‘승자’ 우리가 독일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는 환희의 순간을 목격한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간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직장인 한모 씨(31·여)는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패했고 독일이 워낙 강팀이라 당연히 질 줄 알았다”며 경기를 보지 않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한 씨는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크게 후회했다. 한 씨는 “아침에 일어났더니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 독일전 승리 얘기로 난리가 났다. 출근해서 만나는 사람마다 축구 얘기”라며 “우리 선수들을 계속 믿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독일전 승리의 순간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었던 대학원생 김진화 씨(25)는 “또 질 것이라며 안 나온 친구들이 많았지만 승자는 경기를 광장에서 본 나”라며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겼다”고 말했다. 택시 운전사 김영호 씨(57)도 “스웨덴, 멕시코와의 경기 때 우리 선수들이 아쉬운 실수로 승리를 내줘 독일전만 기다렸다. 일도 쉬고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모두 봤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 돈을 못 번 것이 아쉽지 않다”고 했다.홍석호 will@donga.com·김자현 기자}
중국동포 김모 씨(45·여)는 1997년 위장 결혼으로 한국인이 됐다. 2013년부터 5년 동안은 중국에 있는 아들의 몫으로 월 10만∼20만 원의 가정양육수당도 받았다. 90일 이상 해외에 체류하면 양육수당이 끊기지만, 정부는 김 씨 아들이 중국에 있다는 걸 몰랐다. 태어난 뒤 한 번도 한국에 온 적이 없어서 출입국 기록도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이런 사실을 밝혔을 땐 이미 김 씨가 중국으로 떠난 뒤였다. 보건복지부는 김 씨의 아들처럼 국내에 살지 않으면서 양육수당을 타가는 이들을 막기 위해 9월부터 신청 서류에 ‘해외 출생’ 및 ‘복수국적’ 여부를 반드시 체크하도록 하겠다고 25일 밝혔다. 해외에서 태어나 한국에 온 적이 없거나 복수국적자가 외국 여권으로 드나들면 출입국 기록만으로 해외 체류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양심 신고’를 받아 부정 수급 여부를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양육수당은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6세 이하 아동에게 월 10만∼2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양육수당 부정 수급 사례 중에는 김 씨처럼 고의성 짙은 경우가 적잖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책이 한참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출생이나 복수국적인 아동 부모가 이를 해당 서류에 정직하게 밝히지 않아도 처벌이나 제재를 받지 않는다. 복지부는 양육수당 관리 기록을 법무부가 가진 복수국적 아동의 출입국 기록과 연계하면 부정 수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책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 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두 부처가 사회보장급여법 시행령을 고쳐 해당 기록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지만 통합 시스템 구축엔 지난달부터 착수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부당 지급된 양육수당의 규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세 이하 복수국적 아동은 1만9972명이다. 복지부는 이 중 해외에 90일 이상 체류한 아동이 누구인지 뒤늦게 확인 중이다. 이런 문제점은 9월부터 상위 소득 10%를 제외한 모든 가구의 5세 이하 아동에게 월 10만 원씩 지급될 아동수당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아동수당도 90일 이상 해외에 체류하면 지급이 정지되지만 해외 출생 및 복수국적 아동의 체류기간을 밝힐 시스템은 내년에 완성된다. 국내 5세 이하 복수국적 아동 1만6786명이 받을 아동수당은 한 해 334억 원 규모다. 김 의원은 “아동수당 등 보편적 복지 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부정수급 대책은 거북이걸음”이라고 지적했다.조건희 becom@donga.com·김자현 기자}

“내도 전쟁터에 있었는디… 총알 맞아가 죽다 살았지.” 25일 강원 강릉에 사는 김명수 씨(87)가 TV를 보다 딸 복순 씨(45)에게 혼잣말처럼 얘기했다. TV에는 ‘6·25전쟁 68년’이란 자막이 깔리며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하는 공직자들 모습이 스쳐갔다. 매년 6월 김 씨 집에서 반복되는 풍경이다. 김 씨는 6·25전쟁 참전용사이지만 국가유공자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1950년 전쟁이 터졌을 때 김 씨는 19세였다. 그해 7월경 경북 경주 친척집 마을 어귀를 거닐다 거리에서 징집됐다. 군인들은 다급하게 청년들을 모아 군용트럭에 태웠다. 트럭은 대구 한 중학교에 김 씨와 또래들을 내려줬다. 군복과 총이 지급됐고 그렇게 군인이 됐다. 8월 북한군은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왔다. 김 씨는 송요찬 당시 수도사단장 산하 부대 보병으로 임했다. 국군 최후 방어선을 지킨 경주 안강전투, 지리산 빨치산 토벌 작전과 금화지구 전투에도 참전했다. 숱한 동료가 스러져 갔다. 김 씨도 엉덩이에 총알, 머리에 포탄 파편을 맞았다. 미 육군 18의무부대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정전 후 3년 만에 의병 전역했다. 김 씨가 국가유공자 심사조차 못 받은 건 글을 읽거나 쓸 줄 모르는 탓이 컸다. 부끄러운 마음에 관공서 가기를 꺼렸다. 참전용사라는 걸 입증하면 어떤 보상을 받는지도 잘 몰랐다. 60년 넘게 참전 기억을 혼자 간직했다. 지난해 설날 김 씨 사연을 처음 듣게 된 조카가 뒤늦게 국가보훈처를 찾았다. 국가유공자 신청을 하려면 병적증명서가 필요했다. 조카는 육군본부에 ‘김명수’의 병적(兵籍) 기록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기록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씨 가족과 친척은 백방으로 뛰었다. 그러다 딸 복순 씨가 강릉 호남동사무소에서 김 씨의 군번과 특기, 계급이 수기(手記)로 적힌 주민등록표를 발견했다. 주민등록제가 실시된 1962년 무렵에 기록된 것으로 보였다. ‘(제대) 56년, 육군 보병, 하사, 군번 111793.’ 김 씨는 ‘이제 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육군본부에선 김 씨 군번에 해당하는 기록 역시 없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참전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몸에 탄흔이 남은 김 씨는 그저 TV에서 6·25전쟁을 다룬 뉴스를 볼 때마다 넋두리를 늘어놓을 뿐이었다. 참전용사들이 대통령을 만났다는 뉴스에 유독 부러워했다. 보다 못한 가족이 국방부에 진정을 넣었지만 1년째 반응이 없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6·25전쟁 당시 이름을 잘못 쓰거나 대리 입영한 경우도 많아 일일이 인정해주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같이 참전했던 동료를 데려와 참전 사실을 입증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요즘 기억이 흐릿하다. 요통약을 먹은 지 30분도 안 돼 복순 씨에게 다시 약을 달라고 하는 날이 많다. 복순 씨는 아버지가 모든 기억을 잃기 전에 참전용사로 인정받는 모습을 보는 게 소원이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능숙한 칼질에 25kg짜리 참다랑어가 순식간에 부위별로 해체됐다. “참다랑어는 머리 부위가 가장 영양가 높고 맛있다”라며 홍윤택 아라참치 대표가 참다랑어 머리를 들어올리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우아”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즉석에서 시식에 나선 사람들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게 지금까지 먹어본 참다랑어 중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얼리지 않은 양식 참다랑어를 제공한 홍진영어조합법인에는 외식업 종사자들의 구입 문의가 이어졌다. 15∼1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8 Sea Farm Show―해양수산·양식·식품박람회’가 막을 내렸다. 사흘간 총 2만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해양수산업에 관심 있는 중장년층부터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관람객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이들은 양식업이나 귀어 등 관심 있는 분야의 정보를 얻거나 참다랑어 해체쇼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즐겼다. ○ 해양수산 관련 정보 얻고 귀어 상담도 받고 인천에서 온 최병용 씨(54)는 은퇴 후 친환경 새우 양식장을 차리고 싶어 관련 정보를 얻으러 왔다. 그는 “직접 와서 보니 유용한 정보가 많다. 특히 수산물이력제를 소개하는 부스가 인상적”이라고 했다. 이남형 한국수산회 대리는 “소비자는 안심하고 수산물을 먹을 수 있고 생산자는 상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관리가 편하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 덕분에 많은 분이 수산물이력제에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서울에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유승빈 씨(74·세종클럽 회장)는 양식 참다랑어에 관심이 많아 박람회장을 찾았다. 그는 “식당에서 참다랑어를 취급하고 싶어도 일정한 품질의 상품을 공급받기 어려워 포기했다. 국내 양식 참다랑어는 품질도 균등하고 선도도 좋아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고 했다. 한국어촌어항협회의 귀어귀촌종합센터에는 귀어 상담을 받으려는 50, 60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통업을 하고 있는 박홍식 씨(59)는 이곳에서 상담을 받고 관련 자료를 챙겨갔다. 그는 “귀어나 귀촌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데 마침 가까운 곳에서 행사가 열려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 참다랑어·전복 맛보고, 각종 선물도 듬뿍 17일 오후에 열린 참다랑어 해체쇼는 사흘간 진행된 이벤트 중 가장 인기를 끌었다. 2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무대 앞에 마련된 객석에 빈자리가 없어 일부 관람객은 서서 봤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 쇼가 끝난 뒤 이어진 참다랑어 시식 행사 때는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16일 열린 신효섭 셰프의 요리쇼에서는 완두콩과 명란젓을 이용한 퓨전 전복요리를 선보였다. 요리를 맛본 관람객들은 “유명 셰프가 직접 요리를 하는 것을 보니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사흘간 진행된 물고기 잡기, 퀴즈쇼, 수산물 경매도 가족 단위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금붕어를 뜰채로 잡는 물고기 잡기 행사장은 어린이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6일 퀴즈쇼에서 1등을 해 마른멸치 세트를 받은 조애자 씨(65·여)는 “남편이 낚시를 좋아해 행사가 열린다는 동아일보 기사를 읽고 같이 왔다. 이렇게 선물까지 받으니 뜻밖의 횡재 같아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경남 진주에서 아내, 두 딸과 함께 박람회를 보러 온 송주현 씨(39)는 “귀어에 관심이 많아 일부러 찾아왔는데 정보도 얻고 온 가족이 즐길 이벤트도 많아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했다. 고양=주애진 jaj@donga.com·김자현 기자}

“꽃이 예뻐서 심은 것뿐이에요.” 아파트 앞뜰에서 양귀비를 재배한 혐의로 붙잡힌 이모 씨(68)는 당당했다. 하지만 경찰이 확인해보니 이 씨가 기른 양귀비는 모두 마약 원료로 사용되는 품종이었다. 심은 양도 349주나 돼 형사 입건 기준인 50주를 훌쩍 넘겼다. 아파트 1층에 사는 이 씨는 거실 앞뜰 테라스를 양귀비 밭으로 썼다. 마음만 먹으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에 대담하게 300주 넘는 양귀비를 심은 것이다. 이 씨는 양귀비 주위에 양귀비보다 키가 큰 식물들로 울타리를 쳐 눈가림을 했다. 그러나 경찰의 눈까지 속이지는 못했다. 인근을 순찰하던 경찰은 다른 집과는 달리 테라스 바깥으로 여러 식물이 높게 심어진 것을 수상히 여겼다. 건물 옆 언덕에 올라 안쪽을 슬쩍 들여다봤다. 꽃이 피지 않은 상태라 자칫 일반 식물로 생각해 지나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형사과 근무 경력이 있는 40대 경사는 양귀비잎을 알아봤다. 경찰은 이튿날 현장을 덮쳐 증거물을 확보하고 이 씨를 붙잡았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11일 서울 구로구 모 아파트에 사는 이 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이 씨의 모발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투약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의뢰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대학원생 김모 씨(28·여)는 매일 광역버스를 타고 학교를 오간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집 근처에서 9003번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 용산구에서 내린다. 다시 144번 시내버스를 타고 마지막으로 지하철 6호선을 이용한다. 왕복 3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등하교 시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타고 다니던 버스의 운행 간격이 길어지거나 막차 시간이 당겨질 수 있어서다. 그는 “지하철 노선이 마땅치 않아 버스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버스 이용마저 더 불편해지면 정말 힘들어진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은 영향 미미할 듯 다음 달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출퇴근이나 등하교 때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본보가 지방자치단체와 버스회사, 운전사를 취재한 결과 운전대를 잡을 사람이 없어 노선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은 낮았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승객들이 겪을 불편의 차이는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울에서 시내버스를 타는 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버스는 서울시 지원을 받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이미 주 45∼50시간 근무가 진행 중이다. 1일 2교대도 정착됐다.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지방의 운전사가 서울로 몰리고 있어 구인난 가능성도 낮다. 현재로선 운행 일정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일부 차질 불가피 경기지역 사정은 다르다. 앞으로 노사정 협상 결과에 ‘버스대란’ 여부가 달려 있다. 경기지역 전체 버스 1만500여 대 가운데 준공영제 대상은 637대(올 1월 기준). 최근 여건 좋은 서울 버스회사로 옮기는 운전사가 많다. 인력 유출이 계속되면 감차는 물론이고 승객이 적은 농어촌의 일부 노선의 폐지 가능성도 있다. 경기도의 한 시내버스회사 관계자는 “임금 손실분에 대한 지자체 지원이나 요금 인상 같은 대책이 없으면 20∼30% 노선의 감차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와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는 대부분 수익성이 높은 노선이라 당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측은 일부 노선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교통 대란’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 지방·마을버스는 이미 현실화 걱정은 지방이다. 경북의 시외버스회사 6곳은 지난달 전체 시외버스 429개 노선 중 145개(약 33%)에 대해 경북도에 조정을 신청했다. 경북도는 약 8%의 노선 변경을 받아들였다. 이미 운행횟수를 줄인 곳도 있다. 한 고속버스회사는 충북 청주∼옥천 노선 13편을 운행하다가 인력 문제로 지난달 7편을 중단했다. 나머지 6편도 ‘폐업 위기’를 주장하며 충북도에 중단을 요청했다. 영세 업체가 대부분인 마을버스도 비슷하다. 그나마 근무여건이 나은 서울과 경기권 버스회사로 인력이 유출되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사장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중국동포 등을 급히 구하고 있다.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상당수 지방의 버스노선과 대도시 마을버스 운행은 ‘대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구특교 kootg@donga.com·김자현 기자}

능숙한 칼질에 25㎏짜리 참다랑어가 순식간에 부위별로 해체됐다. “참다랑어는 머리 부위가 가장 영양가 높고 맛있다”며 홍윤택 아라참치 대표가 참다랑어 머리를 들어올리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우와!”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즉석에서 시식에 나선 사람들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게 지금까지 먹어본 참다랑어 중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얼리지 않은 양식 참다랑어를 제공한 홍진영어조합법인에는 외식업 종사자들의 구입 문의가 이어졌다. 15~1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8 Sea Farm Show-해양수산·양식·식품박람회’가 막을 내렸다. 사흘간 총 2만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해양수산업에 관심 있는 중장년층부터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관람객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이들은 양식업이나 귀어 등 관심 있는 분야의 정보를 얻거나 참다랑어 해체쇼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즐겼다. ● 해양수산 관련 정보 얻고, 귀어상담도 받고 인천에서 온 최병용 씨(54)는 은퇴 후 친환경 새우 양식장을 차리고 싶어 관련 정보를 얻으러 왔다. 그는 “직접 와서 보니 유용한 정보가 많다. 특히 수산물이력제를 소개하는 부스가 인상적”이라고 했다. 이남형 한국수산회 대리는 “소비자는 안심하고 수산물을 먹을 수 있고, 생산자도 상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관리가 편하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 덕분에 많은 분들이 수산물이력제에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서울에서 외식브랜드를 운영하는 유승빈 씨(74·세종클럽 회장)는 양식 참다랑어에 관심이 많아 박람회장을 찾았다. 그는 “식당에서 참다랑어를 취급하고 싶어도 일정한 품질의 상품을 공급받기 어려워서 포기했다. 국내 양식 참다랑어는 품질도 균등하고 선도도 좋아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고 했다. 한국어촌어항협회의 귀어귀촌종합센터에는 귀어 상담을 받으려는 50, 60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통업을 하고 있는 박홍식 씨(59)는 이곳에서 상담을 받고 관련 자료를 챙겨갔다. 그는 “귀어나 귀촌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데 마침 가까운 곳에서 행사가 열려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 참다랑어·전복 맛보고, 각종 선물도 듬뿍 17일 오후에 열린 참다랑어 해체쇼는 사흘간 진행된 이벤트 중 가장 인기를 끌었다. 2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무대 앞에 마련된 객석에 빈 자리가 없어 일부 관람객은 서서 봤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쇼가 끝난 뒤 이어진 참다랑어 시식행사 때는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16일 열린 신효섭 셰프의 요리쇼에서는 완두콩과 명란젓을 이용한 퓨전 전복요리를 선보였다. 요리를 맛본 관람객들은 “유명 셰프가 요리가 어떻게 만드는지 직접 보니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사흘간 진행된 물고기 잡기, 퀴즈쇼, 수산물 경매도 가족 단위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금붕어를 뜰채로 잡는 물고기 잡기 행사장은 어린이들로 가득 차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6일 퀴즈쇼에서 1등을 해 마른멸치세트를 받은 조애자 씨(65·여)는 “남편이 낚시를 좋아해서 동아일보에서 행사가 열린다는 기사를 읽고 같이 왔다. 이렇게 선물까지 받으니 뜻밖의 횡재 같아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경남 진주에서 아내, 두 딸과 함께 박람회를 보러 온 송주현 씨(39)는 “귀어에 관심이 많아서 일부러 찾아왔는데 정보도 얻고 온 가족이 즐길 이벤트도 많아서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했다. 고양=주애진 기자 jaj@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재개발 과정에서 철거하던 건물이 무너져 사람이 다쳤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인천 부평구 등에서 비슷한 붕괴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건물을 철거할 때 안전규정을 지키는지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오전 9시 반경 서울 동작구 재개발 지역에서 철거작업 중이던 4층 건물이 무너졌다. 이때 사방으로 튄 콘크리트 조각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환경미화원 채모 씨(37)가 맞아 부상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어서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뻔했다. 17일 사고현장 주변에서 만난 주민들은 예견된 사고라고 말했다. 붕괴 건물 길 건너편에서 식당을 하는 강모 씨(58·여)는 “건물이 무너지기 며칠 전에도 벽 일부가 무너지는 듯 우르르 소리가 났지만 어떤 통제나 안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인테리어가게를 하는 문모 씨(66)도 “신호수가 현장 통제를 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재건축조합 측은 “규정을 위반한 부분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합 관계자는 “구청 등의 심의를 통과해 적법하게 철거하는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가 났다. 통제 인원도 적절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안전규정을 위반한 결과 사고가 난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요원 배치나 펜스 설치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1995년 기초단체장을 민선으로 뽑기 시작한 이래 서울 강남구청장은 자유한국당 계열 후보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6·13지방선거에서는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정순균 당선자(66)는 12만928표(46.1%)를 얻어 10만7014표(40.8%)를 얻은 한국당 장영철 후보를 눌렀다. 23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강남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강남구 동(洞)별 득표 현황에 따르면 정 당선자는 22개 동 가운데 세곡동, 일원본·1·2동, 역삼1·2동, 개포4동, 논현동 등 13개 동에서 장 후보를 앞섰다.○ 득표 차 40% 세곡동서 나와 특히 유권자 3만2279명 가운데 1만9541명이 투표한 세곡동에서는 1만666표를 얻어 장 후보를 5157표 차로 이겼다. 전체 득표 차 1만3914표의 약 40%를 세곡동에서 확보한 것이다. 과거 세곡동은 대부분 지역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으로 지정돼 농촌 같은 풍경이었다. 주민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그린벨트를 풀어 대규모 보금자리주택을 조성했다. 무주택자를 위한 중소형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늘어나면서 2012년경부터 젊은 세대가 유입됐다. 대학생과 20, 30대 부부 등으로 진보 성향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곡동 유권자는 22개 동 중에서 가장 많다. 또 일원동, 개포4동에서 정 당선자는 장 후보보다 각각 4402표, 1859표를 더 얻었다. 세곡동과 일원동, 개포4동의 표 차이 합계는 1만1418표. 전체 득표 차의 82.1%가 여기서 나왔다. 강남구 유권자 조모 씨(54)는 “세곡동 보금자리주택 등에 많이 늘어난 젊은 거주자들이 주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들 동은 국회의원 선거구로는 강남을에 속한다. 강남을에서는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2016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됐다. 또 정 당선자가 장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지역은 자영업과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많은 논현동과 다세대주택, 연립주택이 많은 역삼동 등이다. 재건축 사업이 더뎌 세입자들이 많은 지역들이다. 반면 대형 평수 고급 아파트가 많은 압구정동, 청담동, 대치1동, 도곡2동 등에서는 장 후보가 정 당선자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하지만 정 당선자가 이긴 지역보다는 선거인 수가 적다.○ 일원동 개포동 등서 민주당 세 확장 정 당선자가 다수표를 얻은 세곡동, 개포4동을 비롯한 개포동, 일원동, 수서동, 역삼동, 논현동의 유권자들은 지난해 5월 대선에서도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 세곡동 일원동 역삼동 논현동에서는 문 대통령이 당시 홍준표 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표를 합친 ‘보수 후보 표’보다 더 많이 받았다. 그런데 세곡동 개포동 일원동 수서동에서 정 당선자가 장 후보에게 이긴 표 차는 문 대통령이 대선에서 ‘보수 후보’에게 이긴 표 차를 능가한다. 개포동과 수서동에서 문 대통령은 ‘보수 후보’와 100표 이내로 박빙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정 당선자는 이 두 동에서 장 후보에 비해 3500표 넘게 더 확보했다. 민주당 세가 지난 대선 때보다 확장된 것이다. 최연희 씨(43·압구정동)는 “구청장 선거에 (진보 성향) 녹색당 후보도 나오지 않았느냐.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강사 김주연 씨(38·도곡동)도 “강남에 ‘젊은 부자’가 늘면서 아무래도 ‘배운 사람이라면 진보 세력을 지지해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생겼다”고 말했다. 전임 한국당 구청장에 대한 실망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었다. 장연주 씨(42·압구정동)는 “전임 구청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까지 돼 한국당 이미지가 나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재원 씨(26·세곡동)도 “민주당이 잘했다기보다는 한국당이 워낙 못해 기대감이 떨어졌다”고 말했다.김예윤 yeah@donga.com·김자현·김정훈 기자}

“누군가의 주 52시간 근무가 나한테는 72시간 근무로 돌아왔어요.” 10일 오전 11시경 서울의 한 마을버스 차고지에서 만난 윤모 씨(57)가 말을 꺼냈다. 힘 빠진 목소리에 피곤에 찌든 표정이었다. 그는 최근 사흘간 매일같이 오전 5시 반부터 오후 11시 반까지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사가 모자라서다. 윤 씨가 일하는 마을버스는 8명씩 2개조에 예비 운전사 1명을 포함해 총 17명의 운전사가 맞교대로 근무했다. 그러나 7월 1일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최근 3명이 이직했다. 회사는 급히 운전사를 구하기 위한 모집공고를 냈지만 2주가 되도록 지원자가 없다. 윤 씨는 “예비 인력이 없어 몸이 아파도 병가를 쓸 수 없다. 급할 때는 정비기사나 사장이 대신 운전대를 잡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날 차고지에서 본 마을버스마다 운전사를 구하는 ‘모집공고’가 빠짐없이 붙어있었다. ○ 시내버스 ‘쏠림’에 마을버스 ‘비명’ 11일 본보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서울의 마을버스 업체 10곳 가운데 7곳 정도의 운전사가 적정 수보다 적었다. 최근 버스업계에 불어닥친 연쇄 이직의 영향이 크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해 서울과 경기 지역의 대형 버스 업체들이 앞다퉈 경력직 스카우트에 나선 탓이다. 경력직이 모자라니 과거 마을버스에서 첫 운전을 시작하던 초보자까지 시내버스 업체로 ‘직행’하고 있다. 300인 이상 대형 시내버스 업체는 다음 달 1일부터 추가 연장근무를 제한한 주 68시간 근무만 허용되고 1년 후 주 52시간 근무가 적용된다. 시내버스 업체들도 구인난을 겪고 있지만 영세한 마을버스 업체는 당장 사면초가다. 서울 노원구의 마을버스 업체 A사는 최근 가용 인력이 줄고 있다. 대형 버스 업체가 ‘고용 장벽’을 크게 낮추면서 근무환경이나 처우가 열악한 마을버스를 떠나는 운전사가 이어지고 있다. 마을버스는 시내버스 운전대를 잡기 전 일종의 ‘경력 쌓기’ 코스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버스업계 구인난 탓에 이런 관행마저 사라졌다. 심지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우대 공고까지 등장했다. A사 관계자는 “오늘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중에서 누가 또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B사는 얼마 전 버스 뒤쪽 유리창에 붙인 운전사 모집공고를 떼어냈다. 한 달 가까이 붙였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다. 결국 알음알음 소개로 중국동포 6명을 겨우 채용해 가용 인력을 어느 정도 맞췄다. B사 운전사 김모 씨(57)는 “지금이야 겨우 버티지만 인력 유출이 계속되면 결국 감차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경력직 모자라 초보자 대상 ‘구인 영업’ 시내버스 업체들이 마을버스 등 영세업체 인력을 빼오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건 비슷하다. 특히 경기 지역 시내버스가 심각하다.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서울 지역 시내버스로 인력이 이동한 탓이다. 서울 시내버스는 서울시 지원을 받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주당 근무시간은 45∼50시간이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서울과 경기 시내버스 운전사의 연봉은 1000만 원까지 차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금 감소를 우려한 운전사들이 사표를 선택한 것도 인력난을 가중시킨 이유다. 경기 지역의 한 시내버스 업체 관계자는 “퇴직금이 줄까 봐 하루 30명 이상이 퇴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경력직 대신 초보자를 고용하는 시내버스 업체도 늘고 있다. 경기 부천시의 시내버스 업체 C사는 운전사 150명가량을 추가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면접을 보러 오는 인원은 5명 안팎에 불과하다. 결국 운전 경력 2년 이상의 기사만 뽑던 회사 정책을 바꿨다. 또 회사 직원들이 대형운전면허 시험장을 찾아 명함을 돌리며 초보운전자를 상대로 ‘구인 영업’도 하고 있다. C사 관계자는 “새로 면허를 딴 사람이라도 회사에서 한 달간 자체 연수를 받으면 시내버스를 운전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1일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군 경력자 활용 같은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업계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속버스 운전사 김모 씨(47)는 “인력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데 근무시간을 줄이면 평소처럼 버스를 운행할 수 있겠냐”며 “제대로 된 대책이 없으면 결국 피해 보는 건 버스 승객들이다”라고 말했다.구특교 kootg@donga.com·김자현 기자}

“누군가의 주 52시간 근무가 나한테는 72시간 근무로 돌아왔어요.” 10일 오전 11시경 서울의 한 마을버스 차고지에서 만난 윤모 씨(57)가 말을 꺼냈다. 힘빠진 목소리에 피곤에 찌든 표정이었다. 그는 최근 사흘간 매일 같이 오전 5시 반부터 오후 11시 반까지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기사가 모자라서다. 윤 씨가 일하는 마을버스는 8명씩 2개조에 예비기사 1명을 포함해 총 17명의 운전기사가 맞교대로 근무했다. 그러나 7월 1일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최근 3명이 이직했다. 회사는 급히 운전기사를 구하기 위한 모집공고를 냈지만 2주가 되도록 지원자가 없다. 윤 씨는 “예비인력이 없어 몸이 아파도 병가를 쓸 수 없다. 급할 때는 정비기사나 사장이 대신 운전대를 잡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날 차고지에서 본 마을버스마다 운전기사를 구하는 ‘모집공고’가 빠짐없이 붙어있었다. ● 시내버스 ‘쏠림’에 마을버스 ‘비명’ 11일 본보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서울의 마을버스업체 10곳 가운데 7곳 정도의 운전기사가 적정 숫자보다 적었다. 최근 버스업계에 불어 닥친 연쇄 이직의 영향이 크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해 서울과 경기지역의 대형 버스업체들이 앞 다퉈 경력직 스카우트에 나선 탓이다. 경력직이 모자라니 과거 마을버스에서 첫 운전을 시작하던 초보자까지 시내버스업체로 ‘직행’하고 있다. 대부분 300인 이상 사업장인 대형 시내버스업체는 다음 달 1일부터 추가 연장근무를 제한하는 주 68시간 근무만 허용되고 1년 후 주 52시간 근무가 적용된다. 시내버스업체들도 구인난을 겪고 있지만 영세한 마을버스업체는 당장 사면초가다. 서울 노원구의 마을버스업체 A사는 최근 가용인력이 줄고 있다. 대형 버스업체가 ‘고용 장벽’을 크게 낮추면서 근무환경이나 처우가 열악한 마을버스를 떠나는 운전기사가 이어지고 있다. 마을버스는 시내버스 운전대를 잡기 전 일종의 ‘경력 쌓기’ 코스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버스업계 구인난 탓에 이런 관행마저 사라졌다. 심지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우대 공고까지 등장했다. A사 관계자는 “오늘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중에서 누가 또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B사는 얼마 전 버스 뒷 유리창에 붙인 운전기사 모집공고를 떼어냈다. 한 달 가까이 붙였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다. 결국 알음알음 소개로 조선족 6명을 겨우 채용해 가용 인력을 어느 정도 맞췄다. B사 운전기사 김모 씨(57)는 “지금이야 겨우 버티지만 인력 유출이 계속되면 결국 감차가 불가피하다. 운행 횟수를 줄이고 배차 간격을 늘리지 않으면 결국 우리가 혹사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경력직 모자라 초보자 대상 ‘구인 영업’ 시내버스업체들이 마을버스 등 영세업체 인력을 빼오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건 비슷하다. 특히 경기지역 시내버스가 심각하다.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서울지역 시내버스로 인력이 이동한 탓이다. 서울 시내버스는 서울시 지워늘 받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이미 주 50시간가량 근무하는 제도가 시행 중이다. 경기 시내버스에 비해 월급도 약 60만 원 이상 많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퇴직금 감소를 우려한 운전기사들이 사표를 선택한 것도 인력난을 가중시킨 이유다. 경기지역의 한 시내버스업체 관계자는 “퇴직금이 줄까봐 하루 30명 이상이 퇴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경력직 대신 초보자를 고용하는 시내버스 업체도 늘고 있다. 경기 부천시의 시내버스업체 C사는 운전기사 150명가량을 추가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면접을 보는 인원은 5명 안팎에 불과하다. 결국 운전경력 2년 이상의 기사만 뽑던 회사정책을 바꿨다. 또 회사 직원들이 대형운전면허 시험장을 찾아 명함을 돌리며 초보운전자를 상대로 ‘구인 영업’도 하고 있다. C사 관계자는 “새로 면허를 딴 사람이라도 회사에서 한 달간 자체 연수를 받으면 시내버스를 운전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1일 시민불편 최소화를 위해 군 경력자 활용 같은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업계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속버스 운전기사 김모 씨(47)는 “인력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데 근무시간을 줄이며 평소처럼 버스를 운행할 수 있겠냐”며 “제대로 된 대책이 없으면 결국 피해보는 건 버스 승객들이다”라고 말했다.구특교기자 kootg@donga.com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편의점 주인 강모 씨(58·서울)는 올 2월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해고했다. 그 대신 중국에서 온 20대 유학생 A 씨를 뽑았다. 강 씨는 A 씨에게 시급 6800원을 준다. 최저임금(7530원) 위반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김모 씨(25)는 올 3월 아르바이트하던 식당에서 잘렸다. 김 씨가 하던 일은 새로 채용된 시급 6500원의 중국인 유학생이 차지했다.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 W 씨(21·여)는 올해 초부터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일한다. 지난달 그는 주인에게 “최저임금을 맞춰 달라”고 말했다가 면박만 당했다.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 후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자영업자는 “어쩔 수 없었다”는 의견이고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은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호소한다. 외국인 유학생은 “차별대우를 받는다”며 하소연한다. 모두가 불만인 최저임금 ‘악순환’의 한 단면이다.○ ‘알바생’ 바꾸는 주인 강 씨는 7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편의점을 차렸다.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안정적으로 월 250만 원 이상 벌었다. 지금은 강 씨 가족 4명이 편의점에 매달린다. 오전 8시∼오후 10시 강 씨 부부, 주말 낮에는 아들과 딸이 나선다. 새로 뽑은 중국인 아르바이트생은 평일 오후 10시부터 밤샘 근무를 한다. 한국인 아르바이트생보다 시급을 적게 주지만 강 씨 사정이 나아진 것도 아니다. 임차료와 아르바이트생 급여를 빼면 한 달에 200만 원가량 남는다. 강 씨는 “법을 어기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최저임금은 나도 정말 지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장 내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다면 한국 법에 어두운 외국인 학생들에게 눈길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내몰리는 한국인 학생 올 3월 김 씨는 대학을 휴학했다. 개강 직전 갑자기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탓이다. 김 씨는 서울 신촌의 한 닭갈비 식당에서 하루 5시간씩 한 달에 23일가량 서빙 일을 했다. 그렇게 매달 번 돈 100만 원가량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했다. 휴학 한 달 전 식당 사장이 김 씨에게 해고를 알렸다. ‘매출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을 이유로 내세웠다. 얼마 뒤 함께 일했던 동료는 김 씨가 해고된 지 사흘 뒤 중국인 유학생이 새로 채용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 씨의 시급은 7530원, 중국인 ‘신입’은 6500원이었다. 김 씨는 급히 다른 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허탕이었다. 결국 휴학을 선택했다. 그러고는 고향집으로 내려가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김 씨는 “집에 있으면 어찌됐든 월세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이렇게 학비를 모아서 다시 서울로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착취당하는 외국인 유학생 W 씨는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한다. 월∼수요일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8시까지다. 하루 9시간, 일주일에 27시간 일하고 W 씨가 받는 돈은 75만6000원이다. 시급 7000원이다. W 씨는 지난달에야 최저임금이 인상된 걸 알았다. 그는 편의점 주인에게 “왜 최저임금을 맞춰주지 않느냐”고 물었다. 주인은 “외국인에게는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하기 싫으면 다른 사람 찾겠다”고 말했다. W 씨는 주인이 불법을 저지른다는 걸 알았지만 일자리를 잃을까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이따금 술 취한 한국 학생들이 “말도 못하면서 일자리 뺏어 가냐”며 비아냥거릴 때마다 W 씨는 몰래 눈물을 흘린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이 세상에 알려진 지 3일로 53일째를 맞는다. 그동안 조 회장 일가의 누적된 비리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수사기관과 정부 부처 10곳이 수사 및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부와 3남매 등 일가족 5명 전원이 대상이다. 이들의 범죄 혐의와 의혹은 21개에 달한다. 검경뿐 아니라 국세청, 관세청,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조 회장 일가 수사에 나섰다. 또 국토교통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압수수색 11차례에 240여 명이 동원됐다. 한진그룹 본사, 대한항공 본사, 조 회장과 3남매의 자택 등을 검찰 3차례, 경찰 2차례, 관세청 5차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이 1차례 압수수색했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 전 전무 등 세 모녀는 수사기관에 공개 소환돼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 이사장은 4일 법원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다. 앞서 지난달 4일 조 전 전무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은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두 사람과 조 전 부사장 등 세 모녀는 출국이 금지됐다. 사건의 시작은 4월 12일 조 전 전무가 3월 중순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유리컵을 던지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폭로되면서부터다. 뒤이어 어머니 이 이사장이 호텔 공사 현장 근로자와 자택 경비원 등 11명을 상대로 폭언과 폭행을 한 동영상과 증언이 공개됐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은 조 전 부사장에겐 이 이사장과 함께 필리핀 국적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가 제기됐다. 조 회장의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1998년 인하대에 부정 편입학한 의혹을 받고 있다. 관세청은 조 회장 일가가 대한항공 직원 등을 이용해 고가의 해외 명품을 밀수했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과 공정위는 조 회장이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에 계열사 건물 관리 업무를 몰아주고, 기내 면세품 납품 과정에서 자녀들의 회사를 끼워 넣어 200억 원의 ‘통행세’를 받게 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2013년 서울 평창동 자택의 인테리어 비용 30억 원을 한진그룹 계열사에 떠넘긴 혐의를 받고 있는 조 회장 부부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또 조 회장은 창업주인 아버지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비자금 상속을 신고하지 않고 500억 원 이상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익명 채팅방을 통해 오너 일가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폭로했다. 대한항공 정상화와 조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4차례 열렸다. 이 집회에는 1700여 명(누적·경찰 추산)이 참여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김자현 기자}

서울지방경찰청은 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1회 어린이교통안전동요 경연대회를 열었다. 노래를 통해 안전한 보행문화를 쉽게 이해함으로써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행사다. 이날 대회에는 예선 참가자 약 2000명 가운데 20개 팀, 약 400명이 무대에 올랐다. 서울 양천구 곰달래어린이집 열매 1반이 유치부 단체상 대상, 강서구 염경초등학교가 초등부 단체상 대상을 수상했다. 경찰악대 연주와 홍보단 공연, 마술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렸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