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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이 떠올라 흘린 행복의 눈물이었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장현수(사진)에게 28일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의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은 뒤 흘린 눈물의 의미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패배의 결정적인 빌미가 됐던 페널티킥을 내준 멕시코전(1-2 패)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피해 경기장을 빠져나갔던 그는 이날 모처럼 활짝 웃으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FC도쿄의 ‘캡틴’이자 홍명보를 잇는 대형 수비수로 기대를 모았던 장현수에게 이번 대회는 악몽이었다. 첫 경기였던 스웨덴전부터 잦은 패스 실수와 맥을 끊는 경기 운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장현수는 멕시코전에서 전반 26분 페널티킥을 내줘 패배의 책임을 혼자 떠안았다. 후반 21분 페널티지역 안에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게 성급한 태클을 시도해 추가골의 빌미를 줬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기본이 안 됐다”며 이례적으로 혹평하기도 했다. 월드컵 내내 장현수를 향한 비난도 쏟아졌다. 장현수가 팔을 들고 태클을 시도하다 핸들링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준 상황에 대해 누리꾼들은 “질문은 연습 때 하는 것”이라며 조롱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장현수 처벌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멘털이 무너질 수도 있을 상황이었지만 장현수는 견뎠다. 그는 “팀원,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잘 버틸 수 있었다. 많이 힘들었지만 떨어질 곳이 없으면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애써 위로했다”고 말했다. 축구는 어느 한 선수로 인해 결과가 달라지는 스포츠가 아니라며 자신을 감싼 동료들의 위로도 장현수에게는 큰 힘이 됐다. 이날 부상 중인 기성용을 대신해 중앙수비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장현수는 한결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후반에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독일 수비진의 허를 찔렀다. 예상 못 한 장면들이 하나하나 쌓여 독일 수비에 균열이 생기고 후반 추가시간 마침내 골문도 열렸다. 극적 승리에 그를 향한 날선 비난도 사그라들었다. 상처뿐인 월드컵으로 기억될 수도 있겠지만 장현수는 월드컵에서 벌어진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그는 “일상에서도 축구 생각만 해야 해 몸도 마음도 힘들었지만 경기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어느 포지션에 있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임무”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저를 두고 ‘운이 나빴다’ ‘실력이 없었다’ 여러 평가가 있었습니다. 모두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나 확실한 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저도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웃음).” 국민들을 울고 웃게 했던 장현수의 ‘다음’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올드 트래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를 누비는 손흥민(26)의 모습을 보게 될까. 독일 언론 스포르트1은 27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손흥민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적이 성사된다면 최소 7000만 유로(약 913억5000만 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이적 시장에서 손흥민이 박지성이 활약했던 맨유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흥민은 EPL 무대에서 이미 검증을 마쳤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보장하는 공격수로 활약한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EPL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입단 초기 팀 전술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한 시즌 시행착오를 겪은 뒤 해리 케인(잉글랜드) 등과 함께 팀을 대표하는 주축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2016∼2017시즌 리그 경기 및 컵대회 47경기에서 21골(7도움)을 넣은 손흥민은 2017∼2018시즌에도 53경기 18득점(11도움)을 올리며 ‘클래스’를 증명했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동료 선수들로부터 소속 클럽만큼의 지원을 못 받았지만 멕시코전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을 터뜨리는 등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손흥민을 타깃으로 삼은 팀은 맨유뿐만이 아니다. 스포르트1은 “맨유 외에도 리버풀, 아스널이 손흥민의 영입을 타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토트넘이 런던 라이벌 아스널에 손흥민을 내줄 가능성이 희박하고 리버풀 또한 영입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단서를 붙여 맨유행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점쳤다. 2000년대 들어 월드컵 무대는 한국 선수들에게 유럽 리그로 향하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선수는 맨유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활약한 박지성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일본 교토 퍼플상가 소속 선수였던 박지성은 강한 체력과 활동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끈 뒤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을 거쳐 맨유로 이적했다. 당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과 함께 활약하는 등 204경기에 출전해 맨유의 제2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당시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활약하던 기성용도 월드컵 후 출전 횟수를 늘리며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EPL 스완지시티로 이적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전에서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조현우(27)를 두고 한 외신은 “리버풀 팬들이 조현우와 주전 골키퍼를 바꿔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빅클럽’ 도전만 남은 손흥민에게 남은 변수는 병역이다. 올해 26세인 손흥민이 안정적으로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유지하려면 올해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한다. 이마저도 실패한다면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위해 내년 여름까지 국내 팀으로 이적해야 한다. 국내 소속팀 선수만 상무 입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병역 문제는 해외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는 최근 손흥민이 군 입대로 감수해야 할 손해에 대해 정리하며 “손흥민이 입대하면 현재 토트넘에서 받는 월급인 36만 유로(약 4억6980만 원)에 크게 못 미치는 100유로(약 13만 원)를 받게 된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병역 문제를 해결한다면 맨유를 비롯한 빅클럽 이적설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두 팀 모두 무리하지 않기로 협정을 맺은 듯한 경기였습니다.” 프랑스와 덴마크가 27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최종 3차전을 이번 대회 첫 0-0 무승부로 마치자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연습경기 같다”며 비판했다. 맥 빠지는 플레이를 펼친 끝에 16강에 동반 진출한 두 팀을 향해 관중은 야유까지 보냈다. 이미 2승을 거둔 프랑스 외에 C조에서는 어떤 팀도 16강 티켓을 장담할 수 없었다. 1무 1패를 기록 중인 호주가 페루(2패)에 승리를 거두고 덴마크(1승 1무)가 프랑스에 패할 경우 2위 자리는 골득실 차로 갈릴 상황이었기 때문. 덴마크가 승리를 노리고 프랑스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다면 프랑스의 조 1위 확정도 불안할 수 있었다. 하지만 페루가 전반 18분 만에 호주를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후반 5분 쐐기골까지 넣어 2-0까지 달아나자 같은 시간 맞붙은 프랑스와 덴마크는 마치 무승부를 목표로 삼은 듯 무성의한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페루가 이길 경우 프랑스와 덴마크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그대로 1, 2위를 확정 짓기 때문이었다. 역습 기회를 맞고도 볼을 뒤로 돌리는 두 팀의 ‘안전한’ 경기 운영에 관중석에서는 후반 중반부터 ‘우’ 소리가 흘러나왔다. 영국 BBC도 “어떠한 위험 요소도 없는 경기”라고 혹평했다. 양 팀 감독만이 결과에 만족해하는 모양새였다. 오게 하레이데 덴마크 감독은 “프랑스를 상대로 먼저 공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무승부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도 “승점 1점만으로도 충분했다. 경기가 흥미롭지 않았던 건 덴마크가 무승부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이란이 ‘침대 축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며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이란은 26일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야 아레나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포르투갈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3경기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한 이란은 스페인, 포르투갈(이상 1승 2무)에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이란은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통의 강호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와 함께 죽음의 조에 속했지만 끈끈한 팀컬러로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조별리그에서 이란은 ‘늪 축구’로 불린 극단적인 수비 전략과 빠른 역습을 펼치며 상대팀을 질식시켰다. 첫 경기에서는 행운의 자책골을 얻어 모로코를 1-0으로 잡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스페인과의 2차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스페인의 공격을 봉쇄했지만 1골을 내줬다. 후반 8분 페널티라인 안에서 수비수가 걷어내려던 공이 스페인 공격수 지에구 코스타의 무릎에 맞으며 이란의 골라인을 넘은 것. 후반 16분에 스페인 골망을 갈랐으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노골로 선언됐다. 최종전에서는 포르투갈을 격침 직전까지 몰고 갔다. 전반 45분 포르투갈의 히카르두 쿠아레즈마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이란은 후반 공세로 전환했다. 수차례 위협적인 공격을 선보인 이란은 후반 추가시간에 VAR로 페널티킥을 얻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 직전 포르투갈 수비수를 맞고 튄 공이 공격수 메디 타레미의 발에 걸려 골키퍼와 1 대 1 상황을 맞으면서 역전 기회까지 얻었지만 슈팅은 골문 밖 왼쪽 그물을 흔들었다. 앞서 후반 7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페널티킥을 내줬지만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막아낸 게 위안거리였다. 경기 후 선수들은 패배를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렸지만 이란의 활약에 찬사가 쏟아졌다. 작은 충돌에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드러눕고 경기의 맥을 끊어 ‘침대 축구’라는 비판을 들었지만 세계적인 스타 한 명 없는 이란 입장에서 극단적 수비는 불가피한 전략이었다. 이란을 상대한 명수비수 출신의 페르난도 이에로 스페인 감독은 “이란은 위대한 팀이다. 확실한 철학을 갖고 있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최종전 후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영광스럽고 명예로운 월드컵이었다”고 자평하면서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태도나 방식에서 경기를 지배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축구에 정의가 있다면 유일한 승자는 이란이 됐을 것”이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특정 선수들에게 득점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대회 32경기를 치르는 동안 터진 총 득점 수는 85골(경기당 2.66골)이다. 4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 같은 기간 터진 94골(경기당 2.94골)보다 9골 적다. 하지만 득점왕은 지난 대회(6골·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넘어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호나우두(브라질)가 세운 8골을 넘을 태세다. 5골을 넣은 해리 케인(잉글랜드)이 1위에 올라 있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로멜루 루카쿠(벨기에)가 4골로 뒤를 잇고 있다. 케인의 경우 이 페이스대로 결승까지 치른다면 산술적으로 17골 이상을, 호날두와 루카쿠도 14골을 넣을 수 있다. 모두 1958 스웨덴 월드컵에서 쥐스트 퐁텐(프랑스)이 기록한 단일대회 역대 최다인 13골을 넘어볼 만하다. 월드컵 역사 초반에는 10골을 넘기는 선수가 종종 있었지만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 득점왕 마리오 켐페스(6골) 이후 1998 프랑스 월드컵까지 한동안 득점왕은 6골을 넘지 못했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같은 기간 동안 득점 1위는 토마스 뮐러(독일) 등 5명이 기록한 3골이었다. 그 뒤를 이어 9명의 선수가 2골을 넣었다. 반면 러시아에서는 4골 이상 넣은 선수만 3명이다. 비디오판독(VAR) 도입으로 인한 페널티킥의 급증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총 7개의 페널티킥 골이 나왔는데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두 배에 가까운 13골이 페널티킥으로 만들어졌다. 각 팀의 스타들이 페널티킥을 전담하면서 개인 득점이 늘었다. 케인은 페널티킥으로 2골, 호날두는 1골을 넣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크로아티아와 프랑스가 ‘중원 사령관’ 루카 모드리치와 ‘19세 신예’ 킬리안 음바페의 활약을 앞세워 각각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를 물리친 크로아티아는 20년 만에 16강에 진출했다. 돌풍의 중심에는 ‘중원 사령관’ 모드리치가 자리 잡고 있다. 왕성한 활동량과 창조적인 플레이가 강점인 모드리치는 팀 조율과 동시에 2경기에서 1골씩을 터뜨리는 해결사 역할까지 했다. 두 경기에서 모드리치는 최우수선수 격인 ‘맨 오브 더 매치(MOM)’에 뽑혔다. 크로아티아는 선배들이 일군 ‘4강’ 아성에 도전한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득점왕(6점)에 오른 다보르 슈케르가 이끈 크로아티아는 당시 4강에 오른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네덜란드까지 꺾고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모드리치는 “앞으로 더 힘든 경기들이 남았다”며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있다. 하지만 데얀 로브렌 등 다른 선수들은 “선배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프랑스는 22일 페루(FIFA 랭킹 11위)를 1-0으로 꺾고 호주전에 이어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프랑스는 ‘아직 서행 중인 스포츠카’에 비유되고 있다. 우승 후보로까지 꼽히던 팀이었지만 2경기 모두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날 페루전에서 ‘무서운 10대’ 음바페는 전반 34분 선취점이자 결승점이 된 프랑스의 유일한 골을 넣으며 자신의 잠재력을 증명했다. 이 골로 음바페는 역대 월드컵에서 골을 기록한 ‘최연소 프랑스 선수’가 됐다. 다소 부진한 모습에 대해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프랑스가 모든 팀을 상대로 5-0으로 이기길 바란다면 이곳에 오면 안 된다. 여기는 월드컵이다. 모든 팀이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프랑스의 기대는 여전히 높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달 초 “프랑스가 8강을 통과할 때 관전하러 러시아로 가겠다. ‘하면(if)’이 아니라 ‘할 때(when)’라는 점을 유의해 달라”는 ‘부담 발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도 공공연히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을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김배중 wanted@donga.com·임보미 기자}

“이렇게 형편없는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처음이다.”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에 대한 영국 BBC의 평가다.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0-3 충격패를 당하며 16강 탈락 위기에 빠졌다. 메시도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팀이었던 아르헨티나는 22일(한국 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크로아티아전에서 완패하며 2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해 3위로 내려앉았다.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진출하려면 조별리그 최종전인 나이지리아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어 2위 경쟁을 할 아이슬란드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아이슬란드전에서 부진했던 메시는 이날 또 침묵했다. 명예회복을 하려는 듯 경기 초반부터 크로아티아 진영을 노렸지만 크로아티아의 봉쇄에 막혀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들어 개인 첫 슈팅을 때렸지만 이마저도 수비에 가로막혔다. 아이슬란드와의 1차전에서 총 11회의 슈팅을 날린 메시였지만 이날은 단 한 차례에 그쳤다. 부진했다던 아이슬란드전에서 메시는 공격뿐만 아니라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며 총 133회의 패스를 주고받으며 팀을 도우려 애썼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절반도 안 되는 56회의 패스에 그쳤다. 활동량도 양 팀 통틀어 최저인 7.624km였다. 더욱 심각한 건 ‘팀 아르헨티나’다. 메시의 활약에만 의존하며 다른 선수들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세르히오 아궤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사이의 연계 플레이마저 사라졌다. 마스체라노의 패스는 1차전 248개에서 101개로, 아궤로는 68개에서 13개로 줄어들었다. 아이슬란드와의 1차전에서도 아르헨티나는 상대가 이중 삼중의 벽을 구축했는데도 측면 패스 없이 메시 개인기에 의존한 중앙 돌파만 시도하며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한층 조직적이고 공세적인 압박에 나선 크로아티아에 맞서 아르헨티나는 모든 플레이가 가로막혔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8분 안테 레비치가 아르헨티나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선제골을 터뜨린 뒤 후반 35분(루카 모드리치), 후반 추가시간(이반 라키티치)에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들을 연달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를 침몰시켰다.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 경기에서 3점 차 이상의 패배를 떠안은 건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체코슬로바키아전(1-6 패) 이후 60년 만이다. 아르헨티나 팀, 메시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메시의 어머니 셀리아 쿠치티니는 지나친 비난을 자제해줄 것을 호소했다. 어머니는 “메시도 인간이다”며 “그도 비난받을 때마다 힘들어하고 가족도 고통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감독 교체를 요구하는 등 내분에 휩싸였다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영국의 미러지는 22일 “아르헨티나가 16강 진출에 실패하면 메시가 대표팀을 은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시는 2016년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페널티킥 첫 번째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했고, 팀이 2-4로 지며 준우승에 그치자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메시는 아르헨티나 국민과 대통령의 만류로 대표팀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번에 은퇴한다면 31세인 그가 다시 복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메시와 더불어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궤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등 이번 월드컵에서 부진한 스타들이 대거 동반 은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한참을 울었다. 유니폼 상의로 눈물을 닦았다. 오랫동안 일어나지 않자 주변 동료들이 다가와 어깨를 두드렸다.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마침내 첫 골을 터뜨렸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와 함께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각광받았던 네이마르였지만 그동안 상대의 집중 견제로 부상하는 등 부진하며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뒤였다. 네이마르는 22일(한국 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측면을 파고들던 동료가 넘겨준 공을 받아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은 이에 앞서 역시 후반 추가시간에 필리피 코치뉴가 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스위스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아쉽게 비긴(1-1) 브라질은 세르비아에 패한(0-1)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반드시 승수를 쌓아야 했다. 역대 전적에선 브라질이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9승 1패의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코스타리카만 만나면 ‘훨훨’ 나는 브라질을 상대로 코스타리카는 수비수만 5명을 두는 극단적인 전술(5-4-1)을 펼쳤다. 레알 마드리드의 ‘거미손’ 케일러 나바스도 골문 앞을 버티고 있었다. 코스타리카의 수비 전술에 맞서 초반 고전했던 브라질은 전반 20분 후 왼쪽 라인에 포진한 미드필더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와 풀백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를 앞세워 공격 활로를 뚫었다. 하지만 전반 내내 코스타리카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전반 25분 가브리에우 제주스(맨체스터시티)가 슛을 때려 골망을 갈랐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전 브라질은 공격라인을 재정비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오른쪽 미드필더를 교체하고 후반 22분 수비형 미드필더 파울리뉴(바르셀로나)를 빼고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리버풀)를 투입하는 적극적인 공격 전술을 펼쳤다. 제주스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고 네이마르가 얻은 페널티킥 판정이 비디오판독(VAR)으로 번복되는 등 불운이 따랐지만 결국 코스타리카의 골문은 열렸다. 90분 동안 잘 버틴 코스타리카로서는 마지막 순간이 아쉬웠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염소’ 세리머니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염소(Goat)는 역대 최고의 선수를 은유한다. 염소의 알파벳 표기 ‘Goat’가 ‘역대 최고 선수’를 뜻하는 ‘GOAT(Greatest of All Time)’와 같기 때문이다. 20일 모로코전에 턱수염을 눈에 띄게 기르고 나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이날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는 과정에서 수염이 있는 턱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 같은 그의 행동을 본 누리꾼과 외신들은 “호날두가 진짜 염소가 되기로 한 것 같다”고 했다. 호날두는 이에 앞서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도 골을 넣은 뒤 턱수염을 만지는 듯한 세리머니를 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당시 세리머니가 라이벌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메시는 턱수염을 기른 채 염소와 함께 광고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메시가 최고의 선수라는 뜻을 품은 광고였다. 호날두가 이를 의식해 자신이 메시보다 뛰어난 선수라는 걸 암시하기 위해 이 같은 세리머니를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날두가 메시를 자극했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호날두는 모로코와의 경기 후 “스페인전을 앞두고 사우나에 갔다. 시간이 없어 턱수염을 못 다듬었는데 동료 히카르두 쿠아레즈마가 스페인전에서 득점을 하면 남은 기간 수염을 기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 수락했다. 턱수염이 내게 행운을 준 것 같아 그냥 남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메시를 의식했다기보다 동료와 농담을 주고받다 턱수염을 길러 턱수염 세리머니를 했다는 의미다.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도 “포르투갈에서는 뭔가 만족할 때 턱을 만지는 행동을 흔히 하곤 한다”며 호날두의 행동이 메시를 의식한 행위가 아님을 밝혔다.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적다. 호날두가 모로코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방식은 다르지만 또다시 ‘염소(Goat)’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 득점왕은 선수가 아닌 ‘유령’일까. 1라운드를 넘어선 월드컵 조별리그 초반 페널티킥골, 자책골이 쏟아지고 있다. 페널티킥 득점은 2경기당 1번꼴로 나오는 단골 득점 장면이 됐다. 20일까지 치른 17경기에서 10차례의 페널티킥이 주어져 8골이 나왔다. 페널티킥의 급증에는 비디오판독(VAR)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번 중 4번(40%)은 VAR에 의해 페널티킥으로 판정이 번복된 케이스다. 한국도 18일 스웨덴전에서 VAR의 ‘희생양’이 됐는데, 이때 내준 페널티킥이 결승골(0-1 패)이 됐다. 역대 월드컵 최다 페널티킥은 1990 이탈리아, 1998 프랑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나온 18개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현 추세대로라면 약 38개의 페널티킥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페널티킥 득점에 못 미치지만 자책골 또한 역대급이다. 20일 경기에서 승리한 세네갈과 러시아가 각각 첫 득점을 상대 자책골로 얻는 행운을 맞기도 했다. 17경기에서 기록된 전체 42골 가운데 자책골은 5골. 일정의 25%가 지난 상황에서 벌써 2014 브라질 월드컵 전체 자책골과 동률을 이뤘다. 역대 최다였던 1998 프랑스 월드컵의 6개도 곧 갈아 치울 기세. 중국 시나스포츠는 20일 “러시아 월드컵에 득점 1위보다 강력한 ‘자책골’이라는 유령 공격수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조별리그 초반 뚜렷하게 드러난 강화된 압박축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팀이 패배하지 않기 위해 압박수비를 펼치는데 이 과정에서 위험지역 안에서의 파울도 빈번해지고 있다. 주심의 눈을 속이는 데 성공한 반칙도 비디오 심판까지 속이지는 못하고 있다. 그물망 수비를 뚫기 위한 ‘정교한’ 세트피스도 한몫하고 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과 수비 간에 치열하게 공 다툼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한층 날카로워진 킥은 같은 팀 선수의 머리 또는 발, 혹은 상대 수비수의 팔 또는 어깨 등 예측 못한 부분을 향한다. 하지만 리그 후반부에는 정지 화면보다 역동적인 장면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월드컵 초반 탐색전을 위해 각 팀이 수비축구를 펼쳤고 이를 깨는 전략으로 정교한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이 많이 나왔다. 당락이 결정될 조별리그 후반 즈음에는 극단적인 공격 전술, 선수 개인기에 의한 현란한 득점 장면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월드컵 출전 직전 감독을 경질하는 등 악재 속에 러시아로 출발한 일본이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 팀이자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6골)에 올랐던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콜롬비아를 격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일본은 19일(한국 시간)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에 2-1로 승리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콜롬비아에 1-4로 패하며 짐을 쌌던 일본은 설욕과 동시에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의 16강 진출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 경기 초반부터 승리의 여신은 일본을 향해 미소 지었다. ‘경계대상 1호’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종아리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돼 콜롬비아의 공격력이 헐거워진 것. 그러나 이날 일본에 최고의 행운은 콜롬비아의 ‘엔진’이라고 불리는 미드필더 카를로스 산체스가 경기 시작 3분 만에 퇴장당한 것이다. 산체스는 일본 가가와 신지가 날린 슈팅을 막기 위해 페널티박스 안에서 뛰어오르다 팔로 공을 막았다.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고 산체스는 퇴장당했다. 일본은 페널티킥까지 얻었다. 콜롬비아로서는 초대형 악재일 수밖에 없었다. 워낙 이른 시간에 한 명의 선수가 빠졌기 때문에 경기 내내 수적 열세에 시달렸다. 아무리 개인기가 뛰어나더라도 전후반 거의 모든 시간을 수적 열세 속에 뛰어 다니다 보면 지칠 수밖에 없었다. 콜롬비아는 주축 선수가 빠지면서 조별리그 남은 경기에도 타격을 받게 됐다. 일본은 가가와 신지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1-0으로 일찌감치 앞서 나갔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 일본에 패한 적이 없던(역대 전적 2승 1무) 콜롬비아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일본의 파상공세에 맞서 전반 31분 선수 교체로 공격진을 재정비해 ‘맞불’을 놓은 콜롬비아는 개인기를 이용한 빠른 역습을 펼치며 일본과 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콜롬비아는 전반 39분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프리킥 기회를 얻은 콜롬비아의 후안 킨테로가 상대 페널티 지역 앞 왼쪽에서 낮게 깔아 찬 공은 ‘뜬공’을 예상하고 뛰어오른 일본 수비벽 아래를 빠르게 통과했다. 허를 찔린 일본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가 몸을 날려 공을 막아 세웠지만 골라인을 살짝 넘은 뒤였다. 콜롬비아는 후반 13분 벤치를 지키던 로드리게스까지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콜롬비아 선수 대부분이 지쳐가는 상황에서 부상에 시달렸던 로드리게스가 혼자서 경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경질된 후 지휘봉을 잡고 출전한 일본의 니시모 아키라 일본 감독은 후반 25분 ‘일본 축구의 영웅’ 혼다 게이스케를 투입했다. 이것이 이날 승부의 흐름을 다시 바꿨다. 일본은 게이스케가 날린 정교한 코너킥을 오사코 유야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2-1로 다시 앞서 나갔다. 일본은 이날 느린 패스와 공격 전개로 강팀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꾸준히 상대를 밀어붙이며 승리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월드컵 출전은 못했지만 열기만큼은 우승 후보.’ 중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추미(球迷·축구팬)’들이 대거 러시아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중국 축구팬 10만여 명이 월드컵 ‘직관’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월드컵 본선에 등장했던 2002 한일 월드컵 당시에는 약 5만 명의 중국 축구팬이 한국과 일본 경기장을 찾았다. 최근 완화된 러시아 비자 발급 절차와 중국과 러시아의 지리적 근접성이 중국 팬의 러시아행을 이끌고 있다는 해석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6월 14일∼7월 16일)에 중국∼러시아 항공권 구입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했다. 특히 중국과 모스크바를 오가는 항공편 예약 증가는 10배 이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중국 축구팬들이 4만여 장의 러시아 월드컵 입장권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 축구팬이 구입한 입장권 8000여 장의 약 5배다. 중국의 입장권 구매 순위는 개최국 러시아, 우승 후보인 브라질과 독일 등에 이어 9위에 올라 있다.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국가 중에선 미국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이렇듯 과열된 월드컵 열기에 중국 내에서는 3500장 이상의 위조 티켓을 판매한 사기 업체가 적발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 월드컵 광고시장에서도 중국은 ‘큰손’이다. 중국 차이나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 광고 총액인 24억 달러(약 2조6400억 원) 중 중국 기업의 광고 액수는 8억3500만 달러(약 9185억 원)로 전체 광고 액수의 30%를 넘었다. 미국 기업의 광고 액수인 4억 달러(약 4400억 원)보다 2배 이상, 개최국인 러시아(6400만 달러·약 704억 원)보다 10배 이상 많다. 스폰서로 참여한 중국 기업은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인 완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비보(VIVO), 중국 2대 유제품 생산 기업인 멍뉴 등 7곳이다. 세계 축구 시장에서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축구 굴기(굴起·우뚝 일어섬)’와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월드컵 무대에서 ‘파라오’(고대 이집트 왕)의 득점 행진을 볼 수 있을까. 15일(한국 시간) 2018 러시아 월드컵 A조 우루과이와의 본선을 앞두고 이집트의 공격수 무함마드 살라흐(26·리버풀·사진)의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32득점)에 오르며 혜성처럼 등장한 살라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득점 2위(10골)에 오르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별칭도 ‘이집트의 왕자’에서 파라오로 격상됐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UCL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결승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해 팀의 패배(1-3)를 지켜봐야 했다. 부상 회복까지 3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알려져 살라흐의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하지만 이집트는 살라흐를 최종 23인 명단에 포함시키고 경과를 보기로 했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살라흐는 11일 부상 후 처음으로 드리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엑토르 쿠페르 이집트 감독은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살라흐가 첫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글을 남겼다. 빠른 돌파가 장점인 살라흐는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 이변을 일으킬 주인공으로 기대를 모았다. 7일 벨기에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살라흐가 빠진 이집트는 0-3으로 패배했다. 수비도 불안했지만 ‘유효슈팅 1개’에 그친 공격력이 문제였다. 국가대표로 56경기에 나서 34골을 넣으며 이집트를 월드컵으로 이끈 살라흐의 월드컵 본선 무대 활약이 더욱 절실해졌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지는 방법을 잊은 곰 군단.’ 두산이 13일 잠실에서 KT를 6-4로 꺾고 7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이날 넥센에 2-4로 패배한 2위 한화와의 경기 차도 7.5경기로 벌어졌다. 1위와 9위 팀 간의 맞대결이었지만 올 시즌 6차례의 맞대결서 3승 3패로 호각세를 이룬 두 팀의 대결답게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KT가 1점을 앞서면 두산이 따라잡고, 반대로 두산이 1점을 앞서면 KT가 따라잡는 식이었다. 하지만 패배를 잊은 팀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4-4 동점인 8회말 선두타자 양의지의 1점 홈런으로 다시 앞서 간 두산은 오재원, 김재호, 류지혁 세 타자 연속 안타로 이날 경기에서 처음 점수를 2점 차(6-4)로 벌렸다. 아시아경기 대표선수로 선발된 마무리 함덕주는 삼자범퇴로 2점 차 승리를 지켰다. 12일까지 공동 3위를 달리던 SK와 LG는 이날 SK가 승리하고 LG가 패배하며 순위가 갈렸다. 한편 이날 열린 5경기에 관중 6만1900명이 경기장을 찾아 시즌 관중 400만 명을 넘어섰다. 2008시즌 이후 11시즌 연속 400만 관중 돌파. 300만 관중을 돌파한 지난달 26일 이후 18일 만에 400만을 넘었는데, 소요일수로 역대 최단기간 기록(종전 2012년 20일)이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 NC가 3일 삼성과의 경기를 마친 직후 감독을 교체했다. NC는 유영준 단장을 감독대행으로 임명해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전임 김경문 감독은 구단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단장 대행은 김종문 미디어홍보팀장이 맡는다. 2008년 국가대표 야구팀을 맡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김 전 감독은 2011년 8월 NC 창단 감독으로 부임해 7년 동안 NC를 강팀으로 성장시켰던 스타 감독이었다. 2013년 처음 1군 무대에 참가한 NC는 3년째인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2016년 한국시리즈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NC는 올 시즌 20승 39패로 최하위에 머물며 부진했다. 이날 삼성과의 경기에서 7-8로 패하며 3연패에 빠진 NC는 경기 직후 전격적으로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김 전 감독은 두산과 NC에서 프로야구 통산 896승 774패 30무승부를 기록한 현역 최다승 감독이었다. 김 전 감독은 4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모두 준우승하기도 했다. 신임 유 감독대행은 선수 시절 1986년부터 1992년까지 실업팀 한국화장품에서 활약했고 이수중, 장충고 감독, NC 스카우트팀장을 거쳐 지난해 NC 단장에 취임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황금사자’는 광주일고 품에 안겼다. 광주일고는 3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대구고에 10-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1983년 제37회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통산 여섯 번째, 2010년 다섯 번째 우승 이후 8년 만이다. 경기 전 양 팀의 운명은 공교롭게도 2학년들의 어깨에 지워졌다. 양 팀의 3학년 1선발 조준혁(광주일고), 김주섭(대구고)이 4강전서 각각 103개, 81개의 공을 던져 등판할 수 없었기 때문. 투구 수 제한 규정으로 공 76개 이상을 던지면 4일을 휴식해야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광주일고는 빠른 공이 강점인 정해영을, 대구고는 제구력이 좋은 이승민(이상 2학년)을 각각 마운드에 올렸다. 광주일고는 초반부터 대구고를 밀어붙였다. 1회말 1번 타자 유장혁(3학년)의 안타를 시작으로 5타자 연속 안타를 때리며 3점을 뽑았다. 방망이를 주먹 반 개가량 짧게 쥐고 초구부터 노리는 광주일고 타선의 적극적인 승부에 이승민은 공 5개만 던지고 안타 3개를 맞아 첫 실점을 했다. ‘삼자 범퇴 이닝’이 8-0으로 승부가 기운 6회 처음 나왔을 정도로 광주일고 타선은 끈질겼다. 팀이 기록한 안타 15개 중 장타는 5회말 정도웅이 친 2루타 1개에 불과했지만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기회=득점’으로 연결했다. 앞선 5경기(43이닝)서 9점(평균자책점 1.88)만 내주는 등 이번 황금사자기 대회서 가장 ‘짠맛’을 선보인 대구고 마운드였지만 결승에서는 이승민이 2와 3분의 1이닝 8피안타 6실점하는 등 10점을 내주며 짠맛이 희석됐다. 마운드에선 정해영이 대구고 타선을 잠재웠다. 시속 140km대 중반의 빠른 직구를 앞세운 정해영은 1회초 대구고 2번 타자 옥준우(3학년)를 상대로 삼구삼진을 잡는 등 6과 3분의 2이닝 6삼진 2실점(투구 수 103개)으로 호투했다.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은 경남고와의 4강전(지난달 30일)에서 7과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팀을 결승으로 이끈 광주일고 조준혁에게 돌아갔다. 대구고는 기회를 번번이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2회초 무사 1, 2루서 타석에 선 박영완이 히트앤드런 사인을 받았지만 실패해 3루로 뛰던 2루 주자가 포수에게 견제 아웃됐다. 광주일고 유격수 김창평(3학년)의 실책 등으로 3회초 2사 1, 3루, 4회초 2사 만루 기회를 맞았으나 전광판에 찍힌 숫자 ‘0’은 끝내 바뀌지 않았다. 정해영이 7회 2사 1, 2루서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야 2점을 만회했다. 1983년 황금사자기 결승전서 광주일고에 2-3으로 석패한 대구고는 35년 만에 맞이한 리턴매치에서 다시 패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김배중 wanted@donga.com·임보미·조응형 기자 광주일고 교가 (이은상 작사·이홍렬 작곡) 무등산 아침해같이 눈부신 우리의 이상 / 극락평 강물과 함께 줄기찬 우리의 전통 / 보아라 높이 올린 정의의 등대 / 들어라 울려나는 학문의 성종 / 민족의 혼이 깃든 영원한 이 집 /새 역사의 주인공들 자라나는 곳 / 열렸다 희망의 앞길 큰 포부 가슴에 찼다 / 일고는 이 나라의 힘 일고는 이 땅의 자랑 }

‘선두 싸움보다 치열해진 2위 싸움.’ 한화가 30일 대전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10-4로 승리하며 단독 2위를 탈환했다. 22, 23일 시즌 첫 단독 2위를 경험한 뒤 일주일 만이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 한화에 반 경기 차로 앞선 2위에 있던 SK는 두산에 3-11로 패하며 반 경기 차 3위로 내려앉았다. 1위 두산은 2위에 3.5경기로 승차를 벌렸다. 한화는 1회초 NC 박민우에게 선두 타자 초구 홈런을 허용하는 등 2실점했지만 2회 NC로부터 실책 3개를 얻어내며 ‘빅이닝’(8점)을 연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배영수는 5이닝 동안 4실점했지만 타선이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등 폭발하며 2승째를 챙겼다. 반면 SK는 선발 문승원이 5이닝 8실점으로 무너지며 고전했다. 문승원은 1, 2회에만 6실점을 해 승기를 내줬다. 로맥이 6회초 18호 홈런 포(공동 1위)를 쏘아 올렸지만 사실상 승부가 기운 뒤였다. LG도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롯데를 15-5로 대파했다. 6회까지 7점을 뽑은 LG 타선은 8회에도 식지 않으며 롯데 마운드로부터 8점을 뽑았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LG 소사는 7이닝 동안 4실점하며 올 시즌 첫 등판부터 이어온 ‘11게임 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이 깨졌지만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시즌 5승째를 챙겼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KT가 로하스(사진)의 창단 후 첫 사이클링히트를 앞세워 삼성을 대파했다. KT는 29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 14-4로 승리했다. 승리의 중심에는 외국인 타자 로하스가 있었다. 2번 타자로 나선 로하스는 1회 첫 타석에서 2점 홈런, 두 번째 타석에서 3루타(2타점)를 때렸다. 로하스의 화끈한 ‘장타쇼’에 힘입어 KT 타자들은 1회 만에 8안타로 8점을 뽑고 3분의 2이닝 만에 선발 장원삼을 강판시켰다. 로하스는 5회에 안타, 7회에 2루타를 추가해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했다. 7회 2루 베이스를 밟은 로하스는 자신의 기록을 확인한 뒤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하는 관중에 화답했다. KBO리그 역대 25번째, KT 선수로는 2015년 1군 경기 참가 이후 처음인 대기록. 무서운 신인 강백호도 이날 4안타를 때리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1위 두산, 2위 SK와 함께 ‘3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화는 NC에 7-2로 승리하며 SK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이날 선발로 나선 김민우는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1, 2위 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두산과 SK의 경기는 SK가 1-0으로 앞선 4회초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돼 32분 만에 노게임(시즌 두 번째)이 선언됐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저는 물 아래서 살려고 발을 막 ‘파닥’거리는데…(웃음).”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한화 마무리투수 정우람에게 “팬들이 (등판하면) 편안해하더라”고 칭찬하자 ‘물 위에 뜬 오리’를 언급하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타자들이 승리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고 후배 투수들이 잘 막아줘서 기록이 좋아 보이는 것일 뿐”이라며 동료와 팀에 공을 돌렸다. ‘팀 덕분’이라고 강조했지만 올해 정우람의 개인 성적은 역대급이다. 올해 ‘정우람 등판=한화 승리’ 공식을 만들며 28일까지 2승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17의 성적표를 거뒀다. 팀이 거둔 30승 중 21승을 정우람이 챙겨준 덕에 시즌 전 꼴찌 후보로 평가받던 한화는 전통의 강호 두산, SK와 3강 싸움을 제법 질기게 벌이고 있다. 세이브 페이스는 독보적이다. 2위권(10개)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오승환(토론토)이 2006, 2011년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세이브(47개) 경신을 바라본다. 산술적으로 경기당 0.37개의 세이브를 올리고 있는 정우람은 현 추세대로라면 144경기 53세이브 이상도 가능하다. 정우람이 뒤에서 활약해주며 팀 전체에 선순환 구조도 생겼다. 서균 박상원 등 지난해까지 1군에서 보기 힘들었던 새 얼굴들이 선발과 마무리를 잇는 든든한 중간계투 요원으로 성장했다. 한화의 불펜 평균자책점도 3.33으로 1위다. 2위 KT(4.37)와도 1점 이상 큰 차이가 난다. 뒷문이 받쳐주자 타선도 경기 막판까지 힘을 내며 10개 구단 중 역전승(17승)이 가장 많은 팀이 됐다. “팀이 강해지고 있고 그 일원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기쁩니다. 개인 타이틀, 세이브 개수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별 의미가 없잖아요.” 정우람 본인도 강해지던 팀의 일원으로 활약하며 성장해왔다. 2004년 SK에서 1군 무대에 데뷔한 정우람은 중간계투로 던지며 SK의 2007, 2008,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데뷔 후 8년 만인 2012년 처음 마무리 보직을 맡았는데, 마치 오래전부터 마무리 역할을 했다는 듯 그해 30세이브를 기록했다. 정우람은 “뒤에 던질 정대현 등 선배들을 믿고 던지면서 컸던 것 같다. 선배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닮으려 노력했다. 그때의 나처럼 후배들이 보고 배우길 바라며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우리 나이로 34세. 군에 간 2013∼2014시즌을 제외하고는 부상 없이 13시즌 동안 741경기를 구원투수로 활약했다. 매년 많은 이닝을 던져 ‘혹사 논란’이 그를 둘러싸고 일어났지만 선수생활을 하며 큰 부상을 입은 적도 없다. 정우람은 “좋다가도 당장 오늘 어깨나 팔꿈치를 다쳐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게 투수다. 항상 ‘하루’만 생각하며 오늘 하루 최고의 활약을 할 수 있게 몸과 마음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루’를 버티다 2016년 자유계약선수(FA)로 한화에 입단한 지 3년째 다시 가을야구 무대에 설 가능성도 솔솔 생기고 있다. 모범답안을 말하려던 그도 은근한 기대감까지 숨기진 않았다. “시즌이 길고 경기도 많이 남아 속단하긴 일러요. 여름이 지나면서 큰 위기도 찾아올 수 있지만요…. 근데 저나 선수들이나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습니다(웃음). 팀 분위기 자체는 여느 잘나가는 팀 못지않거든요.” 대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1회 ‘무사 1, 2루’를 지배한 팀이 경기 전체를 지배했다. 대구고는 2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에서 성남고에 8-1 7회 콜드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마치 연장 10회 승부치기를 보듯 대구고, 성남고 양 팀은 1회에 똑같이 무사 1, 2루 상황을 맞았다. 대구고는 1회초 테이블세터로 나선 3학년 동기 서상호와 옥준우가 사사구 2개로 출루해 기회를 만들었다. 성남고 선발 강민성(3학년)의 견제실책으로 2, 3루까지 나간 이들은 강민성의 폭투 때 2루 주자이던 옥준우까지 홈을 밟아 단숨에 2점을 냈다. 반면 성남고는 1회말 사구, 기습번트로 기회를 얻고도 득점에 실패했다. 2회말 유승연, 윤준석(이상 3학년)의 연속 출루로 또 한 번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지만 2회말 공격이 끝나고 전광판에 찍힌 점수는 ‘0’이었다. 5회 선두타자 박일헌(3학년)이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한 뒤 홈을 밟았지만 대구고가 이미 5점을 낸 뒤였다. 대구고 타선은 3회(3점), 6회(2점), 7회(1점) 득점 기회마다 적시타가 터지며 점수 차를 벌려갔다. 손경호 대구고 감독은 “상대팀 투수가 좋아 고전할 거라 예상했지만 타자들이 잘 치고 잘 뛰며 (상대를) 흔들어줬다”고 말했다. 타선이 제때 터지며 대구고는 투수 운용에도 숨통을 틔웠다.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김주섭(3학년)이 제구가 흔들려 1이닝 만에 강판당했지만 투구 수는 27개였다. 두 번째 투수 이승민(2학년)은 공 44개(3과 3분의 1이닝 1실점)를, 경기를 마무리한 여도건(2학년)도 공 36개(2와 3분의 2이닝 무실점)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규정상 김주섭은 휴식 없이(투구 수 30개 이내) 29일부터, 나머지는 1일 휴식(31∼45개) 뒤 4강전이 열릴 30일부터 등판이 가능하다. 경기고는 ‘에이스’ 원태인(3학년)이 빠진 경북고를 10-5로 꺾었다. 황금사자기 대회 2경기에서 각각 10점 이상을 낸 경기고의 막강 타선은 이날도 2회초부터 불을 뿜었다. 선두타자 허관회(3학년)의 좌익수 앞 안타를 시작으로 안타 4개, 볼넷 1개로 3점을 뽑은 경기고는 4, 5회에도 적시타를 앞세워 각각 3득점을 했다. 9회초 1사 3루에서는 원대한(3학년)의 희생플라이로 10점째를 올렸다. 경북고는 마운드를 굳게 지키던 원태인의 부재가 아쉬웠다. 27일 신일고전에서 공 104개를 던진 원태인은 4일 의무휴식 규정으로 31일 결승전까지 등판이 불가능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경북고 황동재(2학년)는 4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대구고와 경기고는 30일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4경기(34이닝)에서 8점만을 허용한 대구고 ‘철벽 마운드’와 3경기에서 31점을 낸 경기고 ‘불방망이’가 팽팽한 방패와 창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현성 경기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항상 자신 있게 휘두르라고 주문한다. 4강전에서도 화끈한 타격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김배중 wanted@donga.com·조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