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부장

동아일보 산업1부

구독 117

추천

뉴욕의 모든 것을 글에 담습니다.

kimhs@donga.com

취재분야

2026-02-28~2026-03-30
칼럼87%
국제일반7%
대통령3%
국제경제3%
  • [혁신성장 기업]롯데, 창립 50주년 맞아 지주사 전환…‘뉴 롯데’로 거듭나

    이달 12일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공식 출범했다. 롯데는 창립 50주년이기도 한 올해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뉴 롯데’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롯데는 우선 지주회사 전환을 계기로 순환출자 고리가 기존 50개에서 13개로 줄었다고 밝혔다. 그룹의 경영투명성을 높인 셈이다. 롯데는 또 사업과 투자 부문 리스크를 분리해 경영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의 이러한 변화는 2015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전환을 통해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를 이루겠다고 약속하면서 시작됐다. 뉴 롯데가 추구하는 방향은 올해 4월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표한 새로운 비전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로 대표된다. 고객의 전 생애에 최고의 가치를 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아 새 비전을 만든 것이다. 롯데는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의 의미를 담아 새로운 기업이미지(CI)도 선보였다. 롯데는 최근 해외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인도네시아 e커머스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인도네시아 재계 2위의 살림그룹과 합작법인 ‘인도롯데’를 설립하고 현지 온라인쇼핑몰을 열었다. 인구 2억600만 명(세계 4위)으로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공략을 위해 롯데는 2008년부터 유통과 화학부문 위주로 투자를 집중해 왔다.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액 약 15%를 인도네시아에서 거두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2013년부터 ‘한-인도네시아 동반자 협의회’ 경제계 의장을 맡으며 인도네시아 진출의 선봉장 역할도 하고 있다. 롯데는 새로운 혁신 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 시장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청년 창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한국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Watson)’ 솔루션을 도입했다. 왓슨의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는 고객이 챗봇과 대화하며 상품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솔루션이다. 청년 스타트업 육성은 지난해 2월 설립된 롯데액셀러레이터가 도맡아 추진 중이다. ‘엘캠프’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 업체와 관련 계열사가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스타트업 ‘모비두’는 롯데멤버스 엘페이(L.pay)의 음파 결제 시스템을 개발해 롯데슈퍼에 도입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데모데이 같은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후속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도 주목한 ‘서경배의 혁신’… K뷰티 개척해 수출 181배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내는 최고경영자(CEO)는 누구일까. 세계적인 경영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글로벌 기업 CEO의 재무적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해 매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발표한다. 25일 HBR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낸 100대 CEO’ 중 1위는 의류업체 자라(ZARA) 모회사로 유명한 스페인 인디텍스의 파블로 이슬라 회장이 차지했다. 한국 기업인으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20위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기업 중 일본 헬스케어기업 시스멕스(18위)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인 경영자로는 2013년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3위), 정몽구 현대차 회장(6위) 이후 4년 만에 서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HBR는 서 회장을 ‘끊임없이 혁신을 이뤄온 경영자’라고 평가했다. HBR와 공동평가를 맡은 프랑스 경영대학원 인시아드의 마이클 재럿 교수는 “서 회장은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창업가적인 기질이 있다. 신시장을 이해하는 통찰력,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현실화하는 추진력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서 회장이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미국 에스티로더의 파브리치오 프레다 CEO(25위), 프랑스 로레알의 장폴 아공 CEO(87위)보다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화장품 업계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선봉에 선 아모레퍼시픽의 혁신과 서 회장의 리더십이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올해 취임 20주년을 맞았다.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계열사 구조조정을 단행해 화장품 산업 하나에 집중했다. 사업 분야를 좁히는 대신 해외로 눈을 돌려 사업 영토를 확장했다.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기업 규모도 커졌다. 서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직전 해인 1996년 매출액은 6462억 원. 지난해 매출은 6조6976억 원으로 20여 년 사이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22억 원에서 1조828억 원으로 약 21배로 올랐다. 1996년 94억 원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2016년 1조6968억 원으로 181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이번 평가에서 ‘공부하는 경영자’의 면모가 혁신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나나 폰 베르누트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디렉터는 “독서와 명상을 즐기고 평소 호기심이 많은 서 회장의 습성이 장기적 성공을 이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위에 오른 이슬라 회장은 2005년 CEO에 오른 이후 글로벌 확장에 주력한 점을 인정받았다. 인디텍스를 연매출 230억 유로(약 30조9111억 원) 규모의 세계 최대 의류회사로 키웠다.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테가(81)가 중학교 자퇴 후 1975년 옷가게 ‘자라’를 연 것이 이 회사의 시초다. 법을 전공한 이슬라 회장은 CEO에 오른 뒤 하루에 매장 하나씩을 낼 정도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2017년 10월 현재 94개국에서 자라, 버쉬카 등 8개 브랜드 740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재임 중이던 2008년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자라를 시작으로 자라 홈, 버쉬카, 오이쇼 등 현재까지 7개 브랜드 69개 매장을 열었다. HBR는 인디텍스의 눈부신 실적 배경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온라인 전략이다. 인디텍스는 한국을 포함해 40여 개국에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구축했다. 둘째는 자라에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란 별명을 붙여준 근거리 공급망 시스템이다. 다른 패션 기업들이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중국, 동남아시아로 생산기지를 바꾼 것과 달리 인디텍스는 스페인 본사와 가까운 곳에서 생산한다. HBR는 “근거리 공급망 시스템 덕분에 인디텍스는 유행에 맞는 신상품을 매장에 신속히 공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00대 CEO 중에서 재무성과만 따지자면 1위는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다. 인디텍스가 18위, 아모레퍼시픽은 98위다. 하지만 환경, 사회 공헌도, 기업 투명성 등을 평가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항목(심사의 20% 차지)에서 전체 순위가 갈렸다. 자세한 내용은 11월 1일 발행되는 HBR 한글판에 실린다.김현수 kimhs@donga.com·정민지 기자 ※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격월로 제작하는 세계적인 경영 저널이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경영학 연구자와 기업인 등 고급 경영정보를 다루는 독자를 대상으로 발간하고 있다. 최신 경영학 논문과 글로벌 기업들의 케이스 스터디(사례 연구)도 함께 담겨 세계 유수의 경영전문대학원(MBA)에서 교재로 활용한다. 한국에서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가 HBR 한글판을 발행하고 있다.}

    • 2017-10-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비비안, 유방암 환우에 속옷 지원

    속옷 브랜드 비비안이 대한암협회와 함께 유방암 환우 중 소외계층 여성 150여 명에게 전용 브래지어와 패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비비안은 2003년부터 유방암 브래지어를 생산해 왔다. 이 브래지어는 안쪽에 패드를 넣을 수 있게 디자인돼 가슴 절제 후에도 몸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비비안은 한 부모 가정 여성 청소년을 위한 위생팬티, 여성 독거 어르신을 위한 여름 속옷, 미혼모를 위한 임산부용 속옷 등 특화된 속옷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논현동 가구거리를 관광명소로”… 정지선의 새 승부수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논현동이 상징하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해 홈퍼니싱(Home Furnishing) 시장을 공략하려는 매장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이런 ‘프리미엄’을 앞세운 논현동이 이케아, 롯데, 신세계가 모여 가구타운을 형성한 경기 고양시와 어떤 승부를 펼칠지도 주목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1일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에 미국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 대형 전시장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윌리엄스 소노마 계열 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 엘름 3개 브랜드가 동시에 들어선다. 3개 브랜드가 함께 운영되는 것은 논현 전시장이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홈퍼니싱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관련 시장에 적극 투자해왔다. 올해 2월 현대리바트가 윌리엄스 소노마 그룹과 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하도록 주도했다. 논현 전시장 인테리어까지 꼼꼼히 챙겼다. 정 회장은 “소비자들 눈에 확실히 달라 보여야 한다. 이야기가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에 신경써야 한다”고 지시했다. 윌리엄스 소노마 논현 전시장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영업면적은 1808m²(약 547평)다. 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 엘름 등 3개 브랜드에서 파는 상품 수는 4500여 개다. 서울 시내 주요 홈퍼니싱 매장 중 품목 수 기준으로는 가장 큰 규모라는 게 현대리바트 측 설명이다. 현대리바트는 국내 대형 가구전시장 인테리어 비용의 3배 수준인 40억 원을 들였다. 인테리어에 영감을 받으려 전시장을 찾는 소비자들까지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정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윌리엄스 소노마 매장을 논현동 가구거리의 명물로 키워 거리가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윌리엄스 소노마 논현 전시장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무역센터점의 공동 마케팅을 기획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논현동 가구거리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가 모여 있고, 안목이 높은 고객이 전국에서 몰린다. 그래서 논현 전시장 개장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7호선 논현역과 학동역 사이에 논현동 가구거리가 형성된 것은 1970년대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광진구 중곡동과 더불어 3대 가구거리로 꼽힌다. 고급 수입가구 매장 일부가 청담동으로 건너가고, 이케아의 한국 진출로 위상이 주춤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논현동이 상징하는 고급 이미지 덕을 보려는 국내 홈퍼니싱 기업이 몰리고 있다. 연간 30조 원 시장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L&C는 이달 17일 바닥재와 인테리어 제품을 한자리에 모은 ‘갤러리Q’를 논현동 가구거리에 선보였다. 올해 8월에는 LG전자가 논현동에서 도전장을 냈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열고 고급 주방 가전과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LG생건 3개브랜드 中론칭… 내년 해외 매출 1조 ‘야심’

    LG생활건강이 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중국 럭셔리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해외 매출 1조 원 시대를 내년으로 앞당긴다는 목표다. LG생활건강은 23일 ‘오휘’ ‘VDL’ ‘빌리프’ 3개 브랜드를 중국에서 론칭한다고 밝혔다. 22일 중국 항저우(杭州)에 위치한 고급 백화점 우린인타이 백화점에 이 3개 브랜드의 매장을 열었다. 스킨케어 중심의 오휘, 메이크업 중심의 VDL은 통합해서 운영한다. LG생활건강은 이로써 ‘후’와 ‘숨’에 이어 자사 5대 고급 화장품 브랜드가 모두 중국 현지에 진출하게 됐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면세점이나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하던 중국 고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먼저 났다”고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도 직접 진출 배경이 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점 매출이 타격을 입자 아예 현지로 나가 상품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진출 초기부터 럭셔리 화장품에 승부수를 뒀다. 2006년 궁중 화장품 콘셉트로 내놓은 후가 대표적이다. ‘왕후 화장품’이라는 브랜드 개념과 시진핑 국가주석 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쓴다는 소문이 돌면서 중국 내 매장이 182개까지 늘었다. 지난해 진출한 숨은 5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해외 매출 7007억 원 중 중국 비중은 약 40%다. 후와 숨 두 개 브랜드의 상반기(1∼6월) 매출은 12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5% 늘었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가 위주 브랜드 확대로 LG생활건강의 올해와 내년 중국 화장품 매출 성장률은 각각 전년 대비 31%, 53%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중국 사업 확대로 LG생활건강의 해외매출이 내년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새롭게 진출하는 3개 브랜드 매장을 상하이(上海) 등 주요 대도시 고급 백화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1월 상하이 백화점에 오휘·VDL 두 번째 매장을 연다. 김병열 LG생활건강 중화권 화장품 마케팅담당 상무는 “5년 안에 중국에서 5대 럭셔리 화장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50년전 뜨개질 양말, 지금은 아웃도어의 첨단패션

    “나도 명함 하나 주라.” 손녀딸이 기자에게 건네는 명함을 보더니 옆에 있던 할머니가 손을 내밀었다. 아버지도 웃으며 따라 했다. “나도 하나 줘.” 손녀딸이 말했다. “저도 오늘 처음 나온 명함이에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새로 생긴 한 양말 가게에 3대(代)가 모였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를 운영하는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 창업자 고순이 회장(84), 한철호 대표(58), 한정민 실장(29)이다. 한 실장은 최근 패션 양말 브랜드 ‘스테이 골드’를 론칭했다. “여자가 등산용품을 한다니까 1980, 90년대에는 인터뷰하자는 곳이 많았어요. 나서기 싫어서 한 번도 안 했는데 오늘은 얘(손녀딸)가 나오라니까…. 아들 말은 안 들어도 손녀 말은 들어야죠(웃음).” 고 회장의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한국 아웃도어 밀레가 여성의 손에 탄생했다는 것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고 회장이 털실로 등산 양말을 짜기 시작한 게 연간 매출액 3000억 원대 기업의 시작이었다. 3대가 들려준 스토리는 한국 섬유 산업과 아웃도어 산업의 산 역사였다. 제각기 다른 3색 원동력으로 삶과 기업을 이끈 할머니, 아버지, 청년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1세, “잠 못 자게 하는 책임감” “미술 공부한 손녀딸이 양말 사업을 한다기에 깜짝 놀랐어요. 나를 닮았나. 왜 또 힘든 길을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고 회장은 사업을 “잠 못 이루는 길”이라고 했다. 기업 하는 사람들에겐 주말도, 연휴도, 휴가도 없고 늘 걱정뿐이라고 했다. “이제 경영엔 참여하지 않지만 다 알죠. 아들이 얼마나 힘들지. 첨엔 가족들 생계 때문에 일을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임직원들과 그 가족 생계의 무게까지 얹혀져요. 잠이 오겠어요?” 밀레의 전신은 1966년 설립한 한고상사다. 서울 은평구 수색지역에 살던 고 회장은 그해 본격적으로 가내수공업을 시작했다. 33세 젊은 엄마였던 그는 손재주가 좋았다. 일본 책을 사 공부한 뒤 털실로 남매 옷을 해 입혔다. 6·25전쟁이 끝난 지 10년도 넘었지만 제대로 된 기성복이 없던 시절이었다. 고 회장이 만든 아동 스웨터 디자인이 예쁘다고 동네에서부터 소문이 났다. 산을 좋아하던 남편을 위해 등산 양말도 직접 털실로 짰다. “1960년대에는 아웃도어라는 말이 없었어요. 알음알음 산에 다니는 게 사람들 취미라면 취미였죠. 시장에서 파는 양말은 엉망이었어요. 하루 만에 구멍이 났죠. 털실로 등산 양말을 짜기 시작하니 여기저기 달라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남편인 고(故) 한용기 전 회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대학 강사로도 일했지만 월급만으론 생계가 쉽지 않았다. 고 회장은 털실을 더 사서 이웃 주민들에게 나눠 주며 같이 양말을 만들자고 했다. 일당도 쳐줬다. 그렇게 만든 양말이 금방 팔려 나갔다. 아예 니트를 짜는 기계를 집에 들여왔다. 남대문에서 유명한 양말이 됐다. 회사 이름은 부부의 성인 한씨, 고씨를 따 한고상사로 지었다. 기자가 ‘고한상사’가 맞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손녀딸도 맞장구쳤다. “남편이 머리가 좋아서 에델바이스라는 상표를 부착해 팔자고 했어요. 브랜드 개념을 그때 이미 도입한 거죠. 우리가 1970년대 산(山) 잡지에 양말로는 거의 처음 광고한 기업일걸요?” 한고상사는 에델바이스를 상표로 등록했다. 창업 6년 만인 1972년 잡지 광고에는 ‘가볍고 질긴 에델봐이스(에델바이스의 당시 표기) 양말은 산을 정복할 수 있는 벗이 되어줄 것’이란 문구가 쓰여 있다. 판매처도 신세계백화점, 미도파백화점, 코스모스백화점 등 다양했다. 한고상사는 1970, 80년대에 국내 최초로 ‘쿨맥스’ 등 신소재를 도입한 아웃도어 업계의 선도 기업이었다. “공장의 ‘공’자도 모르던 사람이었는데, 식구(임직원)들이 늘어나니 자꾸 새로운 걸 개발할 수밖에 없었어요. 다 내 책임이잖아요. 일본에서 신소재도 들여오고 디자인도 바꿔보고 그랬죠. 한동안 고어텍스 소재도 우리만 팔 정도였으니까요.”2세, “성장을 위한 모험의 연속” 한 대표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창업을 지켜봤다. 모자와 스웨터로 사업은 확장돼 갔다.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기 직전 해인 1984년 그는 범양상선에 입사했다. 하지만 3년 만에 그만뒀다. 부친이 1985년 작고하면서 어머니를 돕기로 결심한 것이다. 회사에 합류한 1987년은 한 대표가 28세 때다. 당시 한고상사 매출은 3억 원, 종업원은 30여 명이었다. 한 대표의 입사 얘기를 듣던 중 고 회장이 대뜸 “아들이 우리 회사에 입사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러곤 말을 이었다. “일본은 그런(가업을 잇는) 분위기가 있을지 몰라도…. 우리는 자식이 부모보다 더 나은 일을 하길 바라지 않나?” 한 대표가 “아들이 폼 나는 대기업에 다니길 원하셨던 것”이라며 웃었다. 고 회장의 걱정과 달리 모자(母子)는 잘 맞는 사업 파트너가 됐다. 한 대표는 경영 2세지만 사실상 동업자나 다름없었다.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등산 조끼 등 의류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1990년에는 에델바이스를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 새롭게 론칭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도 잘나갔다. 대기업에 아웃도어 의류를 납품하는 비즈니스다. 한 대표 입사 후 10년 만에 회사 매출은 100억 원대로 늘었다. 그야말로 고속 성장이었다. 그때 외환위기가 터졌다. “에델바이스는 잘나갔는데, OEM에서 문제가 터졌어요. 대기업들이 줄줄이 부도를 내니 돈은 못 받고 창고에는 재고만 쌓여 갔죠.” 고 회장과 한 대표는 날마다 부도 걱정에 시달렸다. 한 대표는 직접 백화점 매대에서 OEM 물량 재고떨이에 나섰다. 한 대표는 OEM 사업은 위기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브랜드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1921년 론칭한 프랑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의 라이선스 사업을 하기로 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프랑스 본사와 계약을 맺었다. 10년 후인 2009년, 이번엔 유럽이 금융위기에 시달렸다. 본사에서 한국 상표권을 아예 인수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왔다. 2009년 3월 2일 원-유로 환율은 유로당 1979.78원까지 치솟았다. 한 대표는 고민했다. “인수 금액이 100억 원을 훌쩍 넘었어요. 모두 반대해 잠을 못 이루며 고민했죠. 하지만 앞으로 성장할 아웃도어 시장, 로열티를 계산해 보면 인수가 답이더라고요.” 2004년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한 대표가 감행한 가장 큰 모험이었다. 2009년 4월 상표권을 인수하기 전 회사 매출은 650억 원 수준이었다. 이 모험으로 밀레는 크게 도약했다. 한국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밀레의 연간 매출액은 2014년 4000억 원까지 올랐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내수 불황과 유행의 변동으로 2015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밀레 매출액도 지난해 3200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1998년 외환위기도 넘겼는데 그래도 이 정도는 가볍게 지나갈 수 있지 않을까. “과거는 추억이지만 현재는 진행형이니 지금이 더 어렵죠.(웃음) 앞으로 아웃도어는 인도어(실내)와 대비되는 모든 바깥활동을 총괄하는 개념이 될 거예요. 규모에 상관없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찾고 있어요.”3세, “재미와 즐거움이 원동력”  한 대표의 장남인 한승우 밀레 브랜드전략본부장(31)은 온라인 사업과 젊은층 공략, 밀레 클래식 등 신규 라인 확장 전략을 맡고 있다. 오빠와 달리 한 실장은 가업의 뿌리인 양말로 신규 사업을 시작했다. 아버지 한 대표는 “양말은 패션의 ‘끝판왕’이다. 그런데 한국에선 양말이 너무 싸게 팔려서 공장조차 거의 사라졌다”고 했다. 할머니도 아들의 말에 힘을 보탰다. “오죽하면 (거지) 발싸개라는 말이 나왔을까. 양말을 비하한 거죠. 사실 중요한 소품인데요.” 아버지와 할머니의 지원사격을 받은 한 실장은 “요즘 양말에 포인트를 두는 스타일링이 확산돼 미국에선 ‘양말은 새로운 넥타이다’라는 말도 나온다. 스테이 골드 론칭으로 양말을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스테이 골드 양말 중 30%는 일본의 고급 니트 공장에서 만든다. 최근 남성 바지가 짧아지고, 여성도 운동화를 즐겨 신으면서 명품 업체들도 다양한 양말을 내놓고 있다. 60만, 70만 원대 양말도 있다. 스테이 골드란 브랜드는 한 실장 부부가 영화 ‘아웃사이더’(1983년)를 보다 아이디어를 냈다. 주인공의 대사이자 스티비 원더의 노래로도 나온 말이다. 한 실장은 “주인공이 죽기 전에 친구에게 ‘젊음의 찬란함을 그대로 간직하자’, ‘철들지 말자’는 뜻으로 한 말이다. 반짝반짝한 젊음을 간직하자는 뜻으로 지었다”고 소개했다. 3대 인터뷰 말미에 고 회장에게 여성 경영인 1세대로 젊은 여성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그냥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책임감 때문에 열심히 하다 보니까 그게 습관이 돼 지금도 잘 못 놀아요.” 고 회장은 젊은층의 ‘즐기자’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요즘 젊은이들은) 진짜 이해가 안 가죠”라며 고개를 저었다. 20대의 한 실장은 할머니의 말을 들으며 조용히 웃었다. 환갑을 앞둔 한 대표가 나섰다. “어머니 세대는 이해를 전혀 못 하고 우리 세대는 이해가 가면서도 가끔 못마땅하고, 딸 세대는 그냥 좋아하는 거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거죠.” 인터뷰가 끝난 후 한 실장은 직접 디자인한 양말을 보여줬다. “저는 어릴 때 발에 상처가 있었고 그게 콤플렉스였어요. 그걸 가리느라 샌들도 안 신고 양말을 사들이기 시작했죠. 양말 ‘마니아’가 된 거예요. 집에 100켤레는 넘어요. 좋아해서 양말 사업을 해보고 싶었던 거예요.” 아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하는 것이 할머니가 말한 ‘열심히’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은 듯했다. 3대의 경영철학은 다른 듯하면서도 많이 닮아 있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Q매거진]낙관적 희망으로 봄을 기다리다

    파리 패션위크는 초현실주의 화폭 속으로 떠나는 여행 같았다. 동화에나 나올 법한 무도회장으로 변한 오래된 고등학교, 중세 요새를 배경으로 18세기 귀족 여인이 나타난 루브르박물관 지하…. 현실과 환상, 각기 다른 시대적 특징이 합쳐져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냈다. 압권은 3일 오전(현지 시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샤넬 2018 봄여름 컬렉션’ 현장이었다. 그랑팔레 밖은 날카로운 현실 그 자체였다. 유럽을 휩쓸고 있는 테러의 공포를 느꼈다. 보안이 철저했다. 전날 미국에서 일어난 끔찍한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 탓일 수도 있겠다. 입장할 땐 쇼 티켓뿐 아니라 신분증까지 일일이 체크했다. 입구에는 공항에서나 볼 수 있는 보안 검색대가 배치됐다. 다른 점이라면 여행용 가방이 아닌 수백만 원대 샤넬 백이 줄줄이 검색대 위로 이동하는 모습이랄까. 안으로 들어가니 입이 딱 벌어졌다. 거대한 암벽에 폭포수가 흐르고, 곳곳에 나무들이 바람에 살랑대는 듯했다. 새로운 세계였다. 10m가 넘는 암벽은 6개나 됐다. 나무는 진짜였다. 런웨이는 연못 위에 설치한 나무다리. 샤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를 라거펠트는 그랑팔레 안에 프랑스 남부 베르동 계곡을 옮겨 놨다고 했다. 날씨마저 샤넬을 도왔다. 43m 높이의 거대한 유리 천장 사이로 햇빛이 스며들었다. 6년 전 베르동 계곡에 자동차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중앙차선도 없는 좁은 길을 따라 잔뜩 긴장한 채 산을 넘어갈 때쯤 비현실적인 풍경이 나타났다. 에메랄드 빛 호수 위로 옅은 무지개가 걸린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랑팔레의 인공 ‘베르동 계곡’도 그랬다. 쇼를 찾은 게스트가 절벽의 풍광에 압도돼 놀라기를 기다렸다는 듯 음악이 시작됐다. 동굴 사이로 옅은 무지개를 연상케 하는 트위드 재킷을 입은 모델 카이아 거버가 나타났다. 1990년대 슈퍼스타였던 모델 신디 크로퍼드의 16세 딸이다. 꿈꾸듯 쇼를 보고 호텔로 돌아와 TV를 켰다. 뉴스엔 온통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과 북한의 김정은 얘기였다. 현실은 그랬다. 하지만 파리의 디자이너들은 낙관적인 희망과 순수한 아름다움을 노래했고, 그것이 패션의 속성임을 외쳤다. 셀린 디자이너 피비 필로는 그녀의 SS 컬렉션 직후 기자들에게 말했다. “낙관적이고 싶었어요. 이 순간 기쁨과 사랑이 넘치길 바라면서.” 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롯데 청년창업 지원 사업, 올해부터 유통계열사 전체 참여

    롯데 유통 계열사가 모여 청년 창업 지원에 나선다. 유망한 청년 창업가의 상품 개발, 판로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롯데 유통 비즈니스유닛(BU)은 19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롯데 리테일 아카데미에서 창업 벤처 스쿨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롯데 창업 벤처 스쿨은 2015년부터 롯데마트가 주도한 청년 지원 사업을 올해부터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한 것이다. 롯데 유통 계열사의 각 상품기획자(MD)는 8월 24일∼9월 15일 서류 심사를 통해 청년 창업가 400여 명을 선발했다. 창업 벤처 스쿨은 19∼22일 4일 동안 열린다. 교육 첫날에는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송재길 창업진흥원 본부장, 신기룡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본부장이 참석해 창업가들을 응원할 계획이다. 교육 내용은 판로 개척, 유통 트렌드 등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계열사별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 과정에 대한 강의도 마련됐다. 해외 주재원의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현지 시장에 대한 교육도 있다. 롯데는 지난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판촉전을 열어 롯데마트 및 현지 유통업체 입점 등 2억5000만 원 상당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교육을 마친 청년 창업가 400여 명은 이달 3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7 글로벌 청년창업&스타트업 대전’에 참여한다. 여기서 고객평가단과 유통 MD들에게 자신의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원준 롯데 유통 BU 부회장은 “롯데 창업 벤처 스쿨을 청년 기업들의 차별화된 상품 개발과 판로 개척을 위한 상생 플랫폼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Q매거진]집요한 장인정신… 투명한 비닐 의상… 스포티즘 입은 귀족

    에르메스-장인의 손길 2일(이하 현지시간) 에르메스의 2018 봄여름 컬렉션이 열린 곳은 에펠탑 사진의 명소 팔레 드 샤이요였다. 전 세계 관광객들은 보통 팔레 드 샤이요 위에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계단으로 내려와 안으로 들어가야 컬렉션 장소가 나타났다. 입구에는 100명은 족히 넘을 듯한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이 몰려 있었다. 이들이 열심히 찍는 사람이 누군가 궁금해서 보니 태국 시리와나리 나리랏 공주였다. 온통 하얀색으로 꾸며진 쇼장으로 들어가니 각 자리에 ‘에르메스 컬러’라는 책자가 놓여 있었다. 블랙, 블루 블랙, 웻 블랙, 울트라바이올렛 등 다섯 가지 색감과 각각에 대한 싱어송 라이터 자비스 코커의 글이 적혀 있었다. 에르메스의 수석 디자이너 나데주 바니시뷸스키는 다섯 가지 색감을 50여 개 룩에 골고루 담았다. 체크가 주를 이뤘지만 선명한 색감과 에르메스의 장기인 가죽 공예가 어우러진 컬렉션이었다. 이상하게 사진으로는 그 색감이 잘 안나온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보라색은 사진을 찍으면 어둡게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더 깊으면서 쨍한 느낌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룩은 짧은 스웨이드 바이올렛 재킷에 매치한 타이트한 패치워크 베이지 가죽 스커트. 그냥 통 가죽 스커트인 줄 알았는데 쇼룸에서 자세히 보니 가죽 조각을 일일이 꿰맨 장인의 작품이었다. 미국 보그는 에르메스 컬렉션에 대해 “결국 에르메스가 다른 하우스와 차별화하고자 하는 것은 장인 정신이다. 장인 정신은 프랑스 문화의 집착에 가까운 중요한 요소”라고 평했다. 샤넬-비닐 옷의 가브리엘 샤넬을 이끄는 칼 라거펠트의 상상력은 끝이 어디일까. 그랑팔레를 대형 슈퍼마켓, 공항으로 만든 데 이어 지난해엔 거대한 로켓 조형물까지 발사시켰다. 더 이상 놀랄 일이 있을까 했더니 이번에는 폭포수를 쇼장으로 이끌었다. 3일 주력 언론은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온통 샤넬 폭포 얘기였다. 타이트한 스커트, 챙이 있는 모자, 구조적인 재킷은 가브리엘 샤넬 여사가 창조한 스타일 그 자체였다. 하지만 여기에 비닐을 씌우면 얘기가 달라진다. 투명한 비닐 모자, 비닐 케이프, 비닐 부츠, 아쿠아 톤 메이크업까지 신선한 비주얼이 이어졌다. 치마는 짧았고 투명한 부츠는 허벅지까지 올라왔다. 소재의 믹스앤 매치도 신선했다. 트위드 재킷에 하얀색 페이턴트 레더 미니스커트를 입는 식이다. 이번 컬렉션 영감의 원천은 물이었다. 라거펠트는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투명한 비닐 소재는 물과 닮았다”고 말했다. 루이뷔통-스니커즈를 신은 18세기 귀족 일주일을 이어온 파리 패션위크의 마지막은 루이뷔통이 닫았다. 3일 해가 어둑해질 무렵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은 묘했다. 루브르의 역사는 길다. 원래 12세기에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지어졌다. 이후 왕궁으로 사용되다 18세기에야 박물관이 됐다. 루이뷔통 패션쇼가 열린 박물관 지하 중세관에는 요새 역할을 하던 시절 망루와 돌탑 흔적이 보였다. 그 앞에는 배두나, 케이트 블란쳇 같은 유명인사들이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루이뷔통 수석 디자이너 니콜라스 제스키에르가 펼친 봄여름 컬렉션도 과거와 현재, 귀족적 장식과 스포티즘 등 이질적인 것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특유의 스포티즘이 18세기 귀족의 코트와 만났다. 코트에는 화려한 수가 놓여 있지만 바지는 짧고 스포티한 식. 제스키에르는 “커스튬으로 불리는 피스를 우리의 옷장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에 흥미를 느꼈다. 이를 낭만적 아나크로이즘(시대착오)이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상업적으로 대박 예감이 들었던 것은 거의 모든 모델이 신고 나왔던 스니커즈다. 여신 같은 드레스에도, 중성적인 팬츠에도 착착 어울렸던 마법의 신발이었다. 뭘 입어도 21세기로 데려다줄 것 같은 느낌이다.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Q매거진]굿바이, 미니멀리즘… 주얼리는 이젠 맥시멀리즘 시대!

    집에 있는 주얼리 박스를 열어보자. 버튼식 단아한 귀걸이만 있다면 당장 치렁치렁 길게 늘어진 화려한 귀걸이를 마련할 때다. 2018년 봄여름 패션 트렌드를 미리 선보이는 패션위크 액세서리는 화려함의 절정이었다. 주렁주렁 귀걸이의 강세도 여전했다. 주얼리만큼은 화려함을 자랑하는 맥시멀리즘이 분명 강세다. 발렌티노 모델의 귀걸이에는 두 가지가 눈에 띄었다. 디스코 미러볼처럼 장식이 붙어 있는 원형 진주 드롭 귀걸이와 기하학적 모양이 줄줄이 붙어 있는 귀걸이. 둘 다 한마디로 치렁치렁하다. 거대한 폭포를 배경으로 런웨이에 등장한 샤넬 모델은 물방울 모양 귀걸이를 했다. 역시 오버사이즈 형태다. 투명한 물방울 모양과 비닐 케이프, 화려한 팔찌가 눈에 띄었다. 절제된 룩을 보여준 에르메스도 액세서리는 과감했다. 메탈과 가죽으로 목걸이나 귀걸이가 전체 룩에서 포인트 역할을 했다. 알렉산더 맥퀸의 목걸이는 화려함의 극치를 달렸다. 내년 봄에는 비닐장갑이나 신발, 가방을 준비해야겠다. 비닐 소재 PVC가 럭셔리 패션을 만나 신선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샤넬은 심지어 투명한 PVC 부츠까지 선보였다. 발렌티노도 스파이크 가방을 둘러 싼 PVC 소재를 선보였다. 샤넬의 투명한 부츠에 맞서 지방시는 선명한 에나멜 붉은 부츠를 꺼내들었다. 붉은 부츠는 올해 가을겨울 펜디 컬렉션에서 모든 모델이 신고 나온 핫 아이템이다. 루이뷔통은 거의 모든 모델이 스니커즈를 신고 나와 내년에도 편안한 신발의 열풍은 계속될 것을 예고했다. 그리고 가방! 이렇게 다양한 크기, 디자인, 매는 방법이 있을까 싶다. 발렌티노는 벨트로도 크로스백으로도 맬 수 있는 락스터드 가방을 내놨다. 가방왕국 루이뷔통은 작은 톱핸들 백부터 어마어마하게 큰 자이언트 토트백까지 다양한 디자인의 가방을 선보였다. 셀린느 컬렉션에서 인상적인 백은 ‘설키 백’이었다. 1960년대 사용됐던 셀린느의 마차 모양이 반영된 로고를 재현해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폭포에서 걸어 나온 샤넬 모델이 든 파스텔 무지갯빛 보이 샤넬 백도 인상적이었다. 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Q매거진]파워 넘치는 직장여성처럼… 우아한 동화속 공주처럼…

    1980년대의 자유로움, 18세기 귀족의 화려함, 1960년대의 풍요로움 등 아름다운 시절로 여행을 떠난 2018년 파리 패션위크 현장. 디자이너가 꿈꾸는 ‘좋은 시절’을 찾아다니는 느낌이었다. 그곳에서 포착한 하이라이트 장면을 모아봤다. 트렌드를 굳이 꼽자면 그냥 ‘즐겁게 옷을 입고 멋지게 꾸미자’가 아닐까. 내년 봄·여름을 기대하며. 셀린느-내 옷장이었으면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다. 셀린느 우먼이 서울에 산다면 광화문이나 여의도에서 일할 것 같다. 우아하면서 파워풀한 직장 여성을 떠올리게 해서 그렇다. 1일(현지 시간) 선보인 셀린느의 내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파워풀한 셀린느 우먼은 아웃도어와 만난 것 같았다. 장소는 파리 테니스 클럽. 안으로 들어가니 하얀색 거대한 텐트가 설치돼 있었다. 클럽 안에 텐트 쇼장을 만든 것이다. 이 구조물은 칠레 건축가 스밀한 라딕과의 협업으로 제작됐다. 런웨이와 벤치의 좌석은 좁았다. 벤치 위에는 갖가지 색깔의 침낭이 놓여 있었다. 좁은 곳에 옹기종기 모여 침낭 위에 앉아 있다 보니 캠핑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셀린느의 내년 봄여름 컬렉션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1970, 1980년대 분위기를 살렸다고 한다. 실제로 자연 색감을 떠올리게 하는 브라운, 카키가 눈에 띄었다. 아웃도어를 연상케 하는 커다란 판초도 등장했다. 반면에 디자이너 피비 필로의 장기인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아이코닉 트렌치코트, 1980년대 여성의 파워슈트를 연상케 하는 어깨가 넓은 오버사이즈 재킷, 플리츠 스커트가 눈에 띄었다. 특히 어깨는 동그란 오버사이즈, 허리는 잘록하게 벨트로 조인 네이비 트렌치코트는 여자라면 누구나 탐낼 룩. 디자이너 피비 필로는 5개 단어로 이번 컬렉션을 설명했다. 기쁜(Joyful), 장난기 있는(Playful), 엄격함(Rigor), 고상한(Elevated), 탐험(Exploration). 이런 단어가 모두 어울리는 여성이 있다면 참 매력적일 것이다. 발렌티노-공주님의 귀환 동화 속 공주님들이 다 모였다. 긴 드레스 자락을 끌고 파리의 한 고등학교에 모였다. 1000만 원에 육박하는 드레스가 땅에 끌리는데도 세탁비쯤 아랑곳하지 않는 멋진 발렌티노 레이디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강했다. 올리비아 팔레르모의 선명한 붉은 망토, 수주의 올 핑크 룩은 우아했다. 심지어 미국 캘리포니아 걸 밴드 ‘하임’ 자매마저 핑크빛 우아한 발렌티노 레이디로 변신해 있었다. 발렌티노의 2018 봄여름 컬렉션 장소가 된 파리 카르노 고등학교는 낡은 듯 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학교의 체육관으로도 쓰인다는 쇼 장소는 1880년 구스타브 에펠이 설계했다고 한다. 내부 메탈 구조가 에펠탑과 닮은 느낌이었다. 벨 에포크 시대의 건축물에서 시작된 발렌티노 쇼는 한없이 낭만적이었다. 1980년대 레트로가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발렌티노 쇼는 나 홀로 동화 속 공주님들을 만나는 느낌이랄까. 비닐을 씌운 스파이크 가방, 벨트로도 멜 수 있는 가방은 젊고 기발함에도 우아했다. 디자이너 피에르 파올로 피치올리는 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도착했을 때, 달에서 바라본 지구가 영감의 원천이었다. 익숙한 것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겠다는 의미로 발렌티노 하우스의 역사를 되돌아봤다고 한다. 실제로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 돋보이는 발렌티노 드레스는 환상적이었다. 리본 디테일이 있는 원 숄더 핑크빛 드레스가 뇌리에 박혔다. 럭셔리가 스트리트로 향할 때, 발렌티노는 끝까지 공주로 남겠다는 느낌. 물론 쿨한 공주다. 피날레도 남달랐다. 모델들이 한꺼번에 2층 테라스식 계단으로 올라가 한동안 서 있었다. 동화 속 무도회장에서처럼. 그리고 피치올리가 런웨이로 뛰어와 발렌티노 쿠튀르의 창시자 발렌티노 가라바니 씨와 포옹했다. 괜히 뭉클했다. 클로에·지방시-뉴 디자이너의 등장 이번 파리 패션위크에는 새로운 여성 디자이너 파워가 돋보였다. 클로에와 지방시가 대표적이다. 클로에에는 나타샤 랑세레비가 새로운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됐다. 이번 파리 패션위크가 첫 쇼였다. 1952년 클로에 설립되고 1998년 마틴 싯봉 이후 최초의 프랑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루이뷔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 밑에서 15년을 함께했고, 독립해 자신의 이름을 앞세운 컬렉션을 처음 선보인 것이다. 랑세레비의 첫 컬렉션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굉장히 호의적이다. 미국 보그닷컴은 “굉장히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평했다. 클로에 걸을 대표하는 프릴, 보헤미안식 여성스러움에 에지를 더했다는 평이다. 지방시의 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는 클로에를 막 떠난 클레어 웨이트 켈러가 차지했다. 남성과 여성 컬렉션을 함께 선보이며 성별을 초월한 매력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 2017-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Q매거진]지드래곤, 아이린… 파리에서 뜨는 한국 소셜 파워

    패션쇼가 끝나갈 무렵, 게스트들의 마음이 바빠졌다.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피날레 동영상을 찍어야 하니까. 마음이 급해 일어서기까지 해서 피날레 동영상을 찍고 나면 바로 해시태그를 붙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다. SNS 중에서도 인스타그램은 최신 패션정보의 메인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패션쇼장 밖은 어떤가. 수많은 포토그래퍼는 쇼를 찾는 ‘특별한 게스트’를 찍기 바빴다. 팝 가수, 배우보다 인기 피사체는 바로 소셜 인플루언서. 한때 패션 블로거로 불렸지만 SNS 주도권이 인스타로 넘어간 뒤로는 소셜 사회에 영향력을 준다는 뜻에서 인플루언서로 불린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정돼 있는 패션쇼 좌석에 소셜 인플루언서가 점점 늘어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소셜 인플루언서는 확실히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멋진 룩을 자랑했다. 이들은 런웨이와 대중의 중간 지점에 서서 어떻게 하이패션과 스트리트 스타일을 조합하는지 알려주는 미디어가 되고 있었다. 블로그 ‘더 패션기타’를 운영하는 미국의 샬럿 그로네벨드는 발렌티노 쇼에서 녹색 코트에 녹색 레이스 스커트를, 샤넬 쇼에서 샤넬 슈트에 ‘반짝이 부츠’를 신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유명한 아미 송은 발렌티노에서도 루이뷔통에서도 캘리포니아식 쿨함을 드러냈다. 아미 송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400만 명이 넘는다. 프런트 로의 아시아 파워도 새로운 변화로 꼽힌다. 럭셔리 산업을 떠받치는 중국의 소비력과 아시아 문화를 이끄는 한국의 소셜 파워를 실감케 했다. 중국 배우 판빙빙은 지방시 쇼에서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옆자리를 차지했다. 소셜 파워에선 한국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드래곤은 샤넬 게스트 중 단연 돋보였다. 샤넬 쇼를 다룬 거의 모든 기사에 등장할 정도. 모델이면서 소셜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아이린 역시 주요 컬렉션 초청 1순위였다. 쿨함이 대세인 최근 패션계에서 스트리트식 문화에 럭셔리를 녹일 수 있는 인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전통 미디어는 약간의 질투와 우려로 인플루언서 열풍을 보는 편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인스타그램 포스팅에 대한 제재 움직임을 다뤘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최근 기업으로부터 대가를 받을 경우 이를 인스타그램에 명시할 것을 의무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에는 패션 모델을 뽑을 때에도 팔로어 수가 고려될 정도로 인스타그램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인플루언서가 브랜드가 요구하는 돈에 신중하지 않으면 결국 거품이 꺼질 것”이란 패션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계열사간 칸막이 없애고 첨단제품 개발 역량 집중”

    삼양그룹이 연구개발(R&D)에 힘을 싣는다. 계열사 간 칸막이를 없애고 융합 기술을 통한 첨단 제품 개발에 그룹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삼양그룹은 17일 경기 성남시 삼양디스커버리센터에서 ‘삼양이노베이션 R&D 페어 2017(SIRF 2017)’을 열었다. 2012년부터 매년 삼양그룹 연구원들이 R&D 성과를 공유하고 발표하는 행사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글로벌 스페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은 R&D다. 오픈 이노베이션, 시장 및 고객 중심 연구, 데이터 기반 R&D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부서 간, 계열사 간 칸막이를 낮출 것을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온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에는 부서별 융합을 통한 R&D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양그룹은 부서 간 협업을 통한 혁신제품으로 화장품 ‘메디앤서’를 꼽았다. 삼양바이오팜과 삼양사의 화장품브랜드 ‘어바웃미’가 협업해 만든 고기능성 화장품으로 올해 5월부터 판매했다. 이 밖에 SIRF 2017에는 삼양그룹의 식품, 화학, 정보전자소재, 의약바이오 연구소에서 특허, 신제품, 신기술 등 총 80건의 연구 성과를 전시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롯데아울렛 고양점 19일 개장… “이케아와 리빙 쇼핑타운 구축”

    롯데아울렛 고양점이 19일 이케아 고양점 건물에서 정식 개장한다. 롯데그룹은 이케아와 함께 서북부 리빙 쇼핑타운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1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롯데아울렛 고양점은 이 백화점이 낸 21번째 아웃렛이다. 패션, 리빙, 식품, 휴게시설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아웃렛을 표방하고 있다. 영업면적은 1만6628m²(5030평), 지하 1층 지상 1층 두 개 층으로 운영된다. 입점 브랜드는 총 120여 개다. 롯데아울렛 고양점의 가장 큰 특징은 이케아와의 시너지다. 경기 광명점에 이어 두 번째로 롯데아울렛과 이케아가 합작한 쇼핑몰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광명점은 건물이 나뉘어 있지만 고양점은 이케아와 아예 같은 건물을 쓴다. 이케아와 겹치지 않는 리빙 브랜드와 맛집을 대거 늘려 국내 최대 리빙 쇼핑타운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아울렛 고양점 지상 1층에는 롯데 하이마트, 한샘, 에넥스 등 300여 개 전문 인테리어 브랜드가 모인 ‘홈데이’ 매장이 문을 연다. 또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을 것으로 보고 서울 동부이촌동 맛집 ‘발재반점’ 등 전국 맛집을 들였다. 유·아동 동반 고객을 위한 330m²(100평) 규모의 ‘타요 키즈카페’도 연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준 높아진 PB식품… 비결은 ‘맛의 본고장’ 현지 생산

    “피자 맛은 도(dough)와 토마토가 좌우해요. 100% 이탈리아산 재료가 맛의 바탕입니다.” 이탈리아 북부도시 볼로냐 외곽의 냉동피자 제조기업 ‘발피자’ 직원들이 입을 모아 자랑했다. 지난달 말 찾은 이 공장에는 24시간 숙성을 마친 도 반죽이 도착해 있었다. 기계가 도를 얇고 반들반들한 원으로 만들어 컨베이어벨트로 보냈다. 직원 4명이 도를 만지자 고르게 펴졌다. ‘손맛’이 맛의 비결이라고 한다. 도의 달인들은 조금이라도 반죽이 뭉쳐 있으면 과감히 폐기했다.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가자 다른 직원들이 피자 위에 고르곤졸라 치즈를 얹고 있었다. 토핑도 손으로 뿌린다. 토핑을 마친 피자는 나무 땔감이 타고 있는 화덕 오븐을 거쳐 냉동 시스템으로 들어갔다. 완성된 피자가 포장라인에 도착했다. 포장 박스에는 한글이 눈에 띄었다. ‘크림치즈 피자.’ 이마트 자체브랜드(PB)인 피코크의 상품이다. 발피자는 이마트 피코크 피자를 만드는 제조자개발생산(ODM) 회사다. 1992년 발피자를 창업한 반스 비아지 최고경영자(CEO)는 “창업할 때에는 한국에 피자를 수출하게 될지 꿈에도 몰랐다. 이탈리아 전통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피자를 만들었더니 2000년대 초반부터 세계 유통기업으로부터 PB 제조 주문이 들어왔다”고 했다. 발피자가 피코크 피자를 만들게 된 계기는 2008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자체라벨(PL) 박람회였다. 매년 제조 및 유통기업들이 참여해 PB 상품 개발을 모색하는 행사다. 이마트는 여기서 접한 발피자 제품을 2010년부터 국내 매장에서 팔았다. 2014년에는 피코크 브랜드를 입혔다. 피코크로 이름을 붙이고 리뉴얼을 한 뒤 소비자 반응이 더 좋아졌다. 지난해 이마트의 발피자 피자 매입 금액은 64만 달러(약 7억2000만 원)로 전년 대비 65% 늘었다. 김수민 이마트 해외소싱담당 바이어는 “소비자들은 PB에 새로운 맛과 고급 품질을 기대한다. 현지 맛을 최적화한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각지를 다닌다. 바이어마다 30여 개 해외 공장과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PB는 최근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유통기업의 화두가 되고 있다. 점점 강력해지는 온라인몰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유통업체가 상품 주도권을 쥐고 시장을 공략해야 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2000년대 초반에는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매력으로 주목 받은 PB가 최근 치열한 품질 경쟁이 이뤄지는 이유기도 하다. 발피자는 원래 레스토랑이나 식품기업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사업모델로 시작했다. 현재 매출 1800만 유로(약 241억7000만 원)의 절반이 글로벌 유통기업 PB에서 나온다. 최근 발피자를 비롯한 이탈리아 식품기업은 미국 진출에 힘을 쏟는 중이다.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킨 PB 전문 슈퍼마켓 리들과 알디가 공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에 일조하고 있다. 리들은 최근 미국에 첫 매장을 냈고, 알디는 34억 달러(약 3조8000억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리들의 젤라토 PB를 만드는 이탈젤라토의 파비오 카피치올리 CEO는 “우리가 직접 브랜드를 만들면 마케팅비가 증가하지만 유통업체와 함께라면 비용 부담 없이 세계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탈젤라토는 최근 국내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에 문을 연 젤라토 매장 ‘PK젤라토’에 납품하기도 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베인앤드컴퍼니는 6월 리들과 알디의 미국 진출 관련 보고서에서 “미국 유통업체는 여전히 ‘PB는 저임금 소비자만 사는 것’이라 착각하고 있지만 긴장해야 한다. 품질이 좋은 자체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PB 비중을 확대하는 중이다.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 유통업체까지 PB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해외 소싱에 힘을 싣고 있다. 어설프게 맛을 재현하기보다 각 음식의 ‘고향’에서 직접 생산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태국, 베트남 등 6개국에서 43가지 음식이 피코크로 나와 있다. 대표 히트 상품인 티라미수도 이탈리아 공장에서 만든다. 김일환 피코크 상무는 “일반 제조사 브랜드를 넘어서는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로 육성하는 게 목표라 글로벌 미식으로 상품 개발 범주를 확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볼로냐=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럽 초저가 마트 ‘리들’ 진열대 90%가 PB상품

    이탈리아 밀라노 도심에 위치한 슈퍼마켓 리들 매장은 남달랐다. 세련된 인테리어에 길들여진 한국인 소비자의 눈으로 보면 진열 방식이 엉망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종이 상자에 물건이 그대로 놓여진 채 진열돼 무성의해 보이기까지 했다. 약 7m 길이의 디저트 판매대에서 자체브랜드(PB)가 아닌 제품은 네슬레 제품 딱 한 가지였다. 나머지 수십 가지는 모두 리들의 PB였다. 리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는 배경이다. 매장에서 만난 폴란드계 대학생 유스티나 시몬스카 씨(22)는 “학교에 다니느라 너무 바쁜데 리들은 선택의 폭이 적다. 믿을 수 있는 제품만 있고 심지어 가격도 저렴해 리들에서 주로 식료품을 산다”고 말했다. 리들은 경쟁사 알디와 함께 일반 브랜드보다 20∼50% 싼 PB 상품을 주로 팔아 미국과 유럽에서는 하드디스카운트스토어(HDS)로 불린다. 90% 이상이 PB고 상품 수는 일반 마트의 10분의 1 수준이다. 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최근에는 질 좋은 유럽산 와인, 치즈, 피자, 햄 PB를 앞세워 품질까지 높였다. 리들의 PB 와인은 지난해 국제 와인&주류 품평회에서 실버 아웃스탠딩 메달을 땄다. 최근 개장한 리들 볼로냐 점포는 고급화에 좀 더 다가갔다. 프랑스산을 파는 PB ‘뒤크 드 쾨르’, 이탈리아산 식품 위주의 ‘이탈리아모’ 등이 인기가 높다고 했다. 매장에서는 이탈리아산 재료를 갖고 직접 빵을 굽고 있었다. 리들 이탈리아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의 PB 상품을 제공한다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오래된 매장의 리뉴얼에도 힘쓰고 있다”고 했다. 리들과 알디는 유럽에 이어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2020년까지 미국에서 알디, 리들 같은 HDS가 매년 8∼10%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전통적인 대형마트 성장률의 5배 수준이다. 이미 리들의 모그룹인 슈바르츠그룹은 식품 유통기업 중 미국 월마트와 프랑스 카르푸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섰다. 유지윤 KOTRA 밀라노무역관 연구원은 “이탈리아 유통망은 폐쇄적이라 해외 기업이 진출하기 쉽지 않다. 리들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현지 소비자들을 빠르게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밀라노·볼로냐=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신동빈 ‘롯데지주 원톱’ 등극… 경영권 분쟁 완승

    롯데그룹이 지주사를 출범시키면서 신동빈 회장 원톱 체제가 더욱 견고해졌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1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국내 계열사 지분 등 우호 지분까지 합치면 47%가 넘는다. 사실상 한국 롯데 지분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는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롯데가 2007년 지주사 일본 롯데홀딩스를 출범시켰다. 개인적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이 그때부터 지주사를 고민했고 (한국에서도) 본인이 원했던 (투명한) 지배구조가 탄생됐다고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창립 이사회를 연 롯데지주 자산과 자본금은 각각 6조3576억 원, 4조8861억 원이다. 조직은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 임직원 170여 명으로 구성됐다. 편입 자회사는 식품과 유통을 중심으로 한 국내 42개(해외 자회사 포함 시 138개)다. 향후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으로 화학·건설사 13개를 포함해 28개 국내 계열사를 추가 편입할 계획이다. 롯데지주 출범의 의미로는 신 회장의 경영권 안정과 일본 롯데와의 연결고리 약화, 주주가치 제고 등이 꼽힌다. 과거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일본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한국 호텔롯데→국내 주력 계열사로 이어졌다. 반면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롯데지주 지분은 4.5% 수준이다. 일본 롯데가 지배하는 호텔롯데의 롯데지주 지분은 7.9%다. 둘을 합쳐도 신 회장 개인 지분(13%)과 비슷한 수준이다. 롯데지주 내 신 회장의 우호지분은 국내의 롯데그룹 계열사(27.2%), 롯데재단(5.0%),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지분(2.0%)을 합쳐 47.2%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등을 돌려도 롯데지주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신 회장은 향후 사업회사 지분 맞교환 등 현물출자를 통해 지분을 24%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 부사장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주식매수 청구 통해서 지분 대부분을 정리했다. 과거 지분을 둔 분쟁과 좀 다른 양상으로 갈 수 있지만 경영권 분쟁은 끝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롯데지주 출범으로 주력 계열사의 사업과 투자 부문이 분리되며 경영 효율화 효과도 꾀할 수 있게 됐다.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 부사장은 “순수 지주회사로 출범하지만 필요할 경우 신성장동력 발굴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M&A의 경우 미얀마나 인도 등 식품부문을 보고 있다. 호텔은 글로벌 시장에 50개까지 늘려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남은 과제는 금융계열사 정리와 호텔롯데 상장 등이다. 8개 금융사가 지주사 밑으로 들어오게 됐지만 현행법상 지주사가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다. 현재 국회에서는 중간금융지주회사 관련 개정법이 논의 중이다. 롯데그룹은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이 어려울 경우 2년 내 금융계열사들을 매각하나 분할합병 등 다른 방법으로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영향력이 비록 줄었다 해도 호텔롯데는 여전히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잇는 핵심 기업이다. 황 대표는 “(작년 6월) 상장했다면 사드 문제로 인해 주주가치가 손상됐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는 생각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중장기적으로 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서울 호텔에서 계열사 대표 및 임직원과 롯데지주 출범식을 주재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밸류라인’ 기업이미지(CI)도 공개했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은 기업보국으로 롯데를 세웠다. 이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롯데를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롯데지주 12일 출범… 신동빈 지분 24% 전망

    롯데그룹 지주사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12일 출범한다. ‘뉴 롯데’로의 전환을 선언함과 동시에 그룹의 새로운 기업이미지(CI·사진)도 발표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11일 “지주사 설립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기관의 인허가 절차를 마쳐 출범 준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과 창립이사회는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이 롯데지주 공동 대표이사를 맡는다. 롯데는 지주사 출범과 함께 뉴 롯데의 CI 교체작업을 시작한다. 롯데의 영문표기 ‘LOTTE’의 알파벳 ‘L’에서 착안해 소문자 필기체로 CI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상징물은 임직원 배지 등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롯데 임직원 배지는 1977년부터 35년 동안 둥근 원 안에 알파벳 L이 세 개 겹친 ‘3L’ 모양이었다가 2012년 신 회장 주도로 현재의 롯데 영문 표기로 바뀌었다. 롯데의 새로운 CI는 그룹이 올해 밝힌 비전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 의미를 담을 예정이다. 롯데의 새 비전은 고객의 어린 시절부터 노년기까지 롯데의 소비재, 유통, 금융, 화학 계열사가 함께하겠다는 뜻이다. 롯데 지주사 설립과 함께 신 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높아진다. 지난달 말 기준 신 회장의 4개사 지분을 합치면 10% 안팎 수준. 신 회장은 다른 계열사 지분 일부를 현물출자해 롯데지주 지분을 24% 안팎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후 한국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가 상장하면 롯데지주와의 합병을 통해 일본 롯데와의 고리도 끊을 수 있다. 롯데는 앞서 이달 1일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회사의 분할 합병을 마쳤다. 우선 각 회사를 투자와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을 했다. 이어 롯데제과 투자 부문에 나머지 3개 회사 투자 부문을 흡수 합병시켜 롯데지주를 만들었다. 이달부터 거래가 중지된 4개 사업회사의 주식은 이달 30일 유가증권시장에 변경·재상장 절차를 거쳐 거래가 재개된다. 롯데지주는 그룹 경영혁신실 업무와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을 맡는다. 롯데 브랜드 사용료 수익만 연간 1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 롯데 주요 계열사는 잇달아 이사회를 열고 롯데제과(현 롯데지주)와 이달 12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롯데 브랜드를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이 이 기간에 지급할 브랜드 사용료가 750억 원으로 가장 많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가방 하나 들고온 신격호… 직원 13만명 기업 일궈

    롯데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사(社史) ‘롯데 50년사’를 내놓았다. 롯데가 그룹 차원의 사사를 편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동빈 회장 체제를 굳힌 롯데가 새로운 비전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펴낸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롯데가 내놓은 50년사에는 1967년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제과를 설립한 이후 유통, 관광, 화학, 금융 등으로 영역을 넓힌 롯데의 역사가 담겨 있다. 롯데는 창업 첫해 8억 원 매출, 임직원 500여 명에서 2016년 말 기준 매출 92조 원, 임직원 13만 명이 함께하는 5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올 초 발간된 롯데제과의 50년사에는 신 총괄회장의 창업기가 담겨 있다. 이번 그룹 사사에는 이를 포함해 아버지의 뒤를 이은 신 회장의 글로벌 경영철학과 미래 비전, 롯데월드타워 건설 기록 등을 자세히 실었다. 신 회장은 발간사에서 “올해는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이자 ‘뉴 롯데’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다. 지속 가능한 ‘라이프 타임 밸류 크리에이터’가 돼 미래를 향해 당당히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 50년사는 550쪽 분량의 역사집과 150쪽 분량의 화보집 두 권으로 돼 있다. 두 책 모두 재일(在日) 사업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귀국을 그룹의 이정표로 기록했다. 특히 1965년 썰렁한 김포공항에 내린 43세 신 총괄회장의 사진은 외부에 처음 공개되는 사료다. 사사는 ‘신 총괄회장은 모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로 길이 열리자 수행원 2명만 데리고 김포공항에 내렸다. 롯데 여정의 출발점이었다’고 적었다. 역사집에는 롯데 반세기의 의미와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철학, 신동빈 회장의 경영철학 등을 담아 롯데그룹의 역사와 미래를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신 총괄회장이 “기업은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유통, 호텔, 석유화학으로 국내 사업을 확장했다면 신 회장은 “글로벌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철학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는 내용이다.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그룹의 건설 의지와 에피소드도 자세히 묘사돼 있다. 화보집 ‘롯데의 과거와 현재’ 부분에 1989년부터 2008년까지 롯데월드타워의 디자인 설계안 변천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사진 17장이 실렸다. 설계사 선정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한 신 총괄회장 사진과 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 방문객과 함께한 신 회장의 사진을 각각 과거와 현재로 배치했다. 사진 설명란에 “신 총괄회장은 설계에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신 회장은 현장의 안전을 챙기고 타워의 가치를 대내외에 알렸다. 두 경영자의 열정으로 2017년 4월 롯데월드타워가 개장했다”고 적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4월 경영혁신실 커뮤니케이션팀이 중심이 된 사사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편찬 작업에 들어갔다. 신 회장이 2015년 형제간 극렬한 경영권 분쟁 이후 한일 롯데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뉴 롯데를 표방하기 시작하던 시기다. 50주년을 맞은 올해는 여러모로 롯데에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하다.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 뉴 비전인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 선포,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작업이 이어졌다. 롯데그룹 지주사는 이달 발족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 50년 역사를 조명하고, 창업정신과 새로운 비전을 공유해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로 삼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콧대높던 佛 라파예트 백화점, K스타일에 반하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오후 7시. 날이 어둑해지자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 생통주가에 파리 멋쟁이들이 모여들었다. 국내 패션기업 LF의 ‘헤지스’ 팝업 스토어(임시매장)에서 열린 칵테일파티였다. 헤지스는 프랑스 아티스트이자 화장품 브랜드 ‘불리 1803’의 람단 투아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협업해 지난달 마레지구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이날은 파리 패션위크(9월 26∼10월 3일)를 맞아 글로벌 바이어와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개장 행사를 선보인 것이다. LF가 파리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규식 LF 사장은 “유럽 시장에 한국 패션 기업이 자리를 잡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파리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하면서 헤지스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오 사장은 이어 “어려울 때일수록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영국 등 선진 유럽 시장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 봄여름(SS) 파리 패션위크는 어느 때보다 ‘K스타일’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정부, 디자이너, 기업이 손잡은 ‘K패션 프로젝트 인 파리’도 현지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파리 팔레 드 라 부스에서 열린 K패션 프로젝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패션쇼다. 국내 가방 브랜드 루이까또즈, 디자이너 계한희 고태용 문진희 조은애 최범석 씨가 협업했다. 루이까또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간호섭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는 “유럽 시장은 어렵지만 럭셔리 브랜드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인정받아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어렵더라도 계속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현지 언론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프랑스 통신사 AFP는 1일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배출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극히 일부만 세계무대로 나왔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이 아시아 패션 중심지가 되고, 한국 화장품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자 한국 정부는 패션을 후원하며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패션과 화장품은 1990년대부터 파리 시장의 문을 두드려 왔다. 아모레퍼시픽도 현지 향수 브랜드를 인수하며 끊임없이 파리를 공략해왔지만 번번이 유럽의 높은 벽에 부딪혔다. 패션, 뷰티 브랜드는 기능보다 문화적 배경, 독창성을 중시하는 유럽의 전통 때문이었다. 반면 일본은 1980년대부터 파리 패션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에도 파리 패션위크 정식 컬렉션 스케줄에는 ‘꼼데가르송’, ‘사카이’ 등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가 올라와 있다. 놓쳐서는 안 될 주요 컬렉션으로 꼽힌다. 디자인이 독창적이라는 게 이유다. 여기에 일본 기업이 패션 시장의 큰손 역할을 하며 세계시장에서 안목을 인정받은 점도 한몫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브랜드 톰 브라운은 뉴욕에 본사가 있지만 모기업은 일본 의류기업 크로스컴퍼니다. 글로벌 광고기획사 퍼투의 조엘 킴벡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문화와 전통을 중시하는 유럽은 꾸준히 문화, 패션계와 교류하고 투자해야 존재감을 인정해 준다. 또 한국 디자이너만의 독창성, 즉 오리지널리티를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한국 패션과 뷰티를 포괄하는 K스타일을 보는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꾸준히 도전한 끝에 조금씩 결실을 내고 있는 것. 또 아시아가 글로벌 소비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한국이 아시아 트렌드의 진원지가 되자 어느 때보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파리 대형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현장에는 K스타일의 존재감이 더 두드러졌다. 1층에는 화장품(설화수)과 가방(루이까또즈), 2층 남성관에는 패션 매장(시스템 옴므)이 들어서 있었다. 2층 여성 매장의 편집매장에는 한국 여성복(시스템)이 걸려 있기도 했다. 모두 올해 생긴 매장이다. 한섬의 남성복 시스템 옴므는 갤러리 라파예트가 먼저 입점을 제안했다. 한섬은 2014년 3월 마레지구 생통주가에 대형 편집매장 ‘톰그레이하운드’를 열고 현지 바이어, 유통기업과 교류해 왔다. 세계 유명 브랜드 의류를 골라 전시하고 판매하며 한섬 옷을 함께 내보였더니 현지 백화점이 먼저 입점을 제안한 것. 강치연 한섬 파리 법인장은 “파리는 ‘돌격 진출’식 마케팅보다 꾸준히 투자하면서 개성이 뚜렷함을 입증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K스타일의 세계화가 머지않았다”고 말했다.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7-10-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