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희

조건희 차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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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 사건이 되는 지점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becom@donga.com

취재분야

2026-05-28~2026-06-27
칼럼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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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10%
복지7%
건강3%
사회일반3%
기타3%
  •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 구속

    전국철도노동조합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 4명이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이동욱 영장전담 판사는 지난해 12월 철도노조 파업을 주동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손해를 입힌 혐의(업무방해)로 16일 오후 11시경 김 위원장과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최은철 사무처장 겸 대변인, 엄길용 서울지방본부장 등 4명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같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은 조직실장 이모 씨 등 다른 노조 간부 5명의 영장은 기각됐다. 지방으로 호송된 이모 부산지방본부장(42) 등 다른 노조 간부 4명의 구속 여부는 17일 결정된다. 재판부는 “파업의 전후 사정과 종료 후 정황 등에 비춰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 등 핵심 노조 간부 4명에 대한 구속 결정은 이들이 철도파업에서 가장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점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및 서울 중구 민노총 사무실에서 장기간 은신해 경찰의 검거를 피해 왔기 때문에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철도 파업과 관련해 노조 간부 12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10명은 기각됐고 2명은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났다. “파업이 종료됐고, 진상 파악에 방해를 받거나 도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전원과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등 국회의원 30여 명은 이날 법원에 “이번 파업이 고용 등 노동조건과 밀접히 관련된 사안으로 인해 촉발됐고 피의자들이 성실히 조사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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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환 위원장 등 철도노조 9명… 檢, 업무방해 혐의 구속영장 청구

    서울서부지검은 체포영장 발부 29일 만에 경찰에 출석한 전국철도노동조합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 9명에 대해 15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들은 김 위원장과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최은철 사무처장 겸 대변인, 엄길용 서울지방본부장 등 철도노조 핵심 간부들이다. 이들 중 김 위원장과 박 수석부위원장 등 4명은 16일 오전 10시 반, 나머지 5명은 오후 2시에 각각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는다. 14일 자진 출석한 철도노조 간부 중 대전지역본부장 등 나머지 4명은 대전 동부경찰서와 경북 영주경찰서, 부산 동부경찰서, 전남 순천경찰서에서 각각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16일 결정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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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노조 지도부 오락가락 경찰行

    철도 파업을 주동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명환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 13명이 14일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29일 만이다. 서울 중구 정동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본부(경향신문사 건물)에 은신하고 있던 김 위원장 등 지도부 11명은 이날 오후 5시 10분경 건물 밖으로 나와 호송차에 탑승했다. 이 중 7명은 용산경찰서로, 나머지 부산 대전 경북 전남 지역본부장 등 4명은 각 지역 경찰서로 이동했다.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 은신해 있던 최은철 사무처장 겸 대변인과 조계사에 있던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등 2명은 각각 이날 오전과 오후에 용산경찰서로 자진 출석했다. 하지만 노조 지도부는 이날 자진 출석 전 민노총 건물 밖에 있던 경찰을 철수시키지 않으면 자진 출석을 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등 6시간 넘게 출석 여부와 형식을 놓고 경찰과 대치했다. 노조 지도부는 오전 10시 반경 건물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에 출석하겠다고 밝힌 뒤 오전 11시 10분경 1층 로비로 내려왔다. 이때 건물 앞에 집결한 철도노조 조합원 80여 명이 결의대회를 가지려고 하자 경찰이 “불법 집회”라고 경고 방송을 한 뒤 병력 200여 명을 투입해 제지했다. 이에 대해 민노총 관계자는 “경찰이 노조 지도부의 자진 출석을 방해하고 있어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조 지도부는 오전 11시 반경 다시 본부로 은신한 뒤 경찰을 철수시켜야 자진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경찰이 병력 철수에 응하지 않자 오후 5시 10분경 “연행되는 게 아니라 제 발로 출석하는 형식으로 경찰서에 가겠다”는 조건을 걸고 내려와 호송차에 탑승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강은지 기자}

    • 201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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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8년 禁男’ 이화여대 男총장 나오나

    ‘금남(禁男)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이화여대 총장직을 남성도 맡을 수 있게 된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이화여대 법인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어 제15대 총장의 자격 규정을 ‘여성에 한정함’에서 ‘여성에 한정하지 않음’으로 개정했다고 9일 밝혔다. 1886년 이화학당이 설립된 이후 128년 만이다. 이 안건은 김선욱 총장(62)의 임기 만료(올해 7월)를 앞두고 총장 자격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사회에 상정돼 이사 7명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지난해 12월 초 열린 교무회의에서도 각 단과 대학(원)의 보직교수들이 “여성으로만 총장 입후보를 제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학내 구성원 사이에 성별과 상관없이 가장 훌륭한 총장을 모셔야 한다는 공감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아직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구성되지 않았다. 국내 4년제 여대 7곳 중 총장 자격에 성별 제한을 둔 대학은 이화여대가 유일했다. 숙명여대는 제2대 김두헌 총장부터 제9대 차낙훈 총장까지 남성이었고, 덕성여대와 동덕여대는 현재 총장이 남성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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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0억 가짜 세금계산서’ 자료상 등 11명 기소

    밀수한 금괴를 국내에서 제련해 만든 것처럼 위장한 뒤 거래해 수백억 원대의 세금을 덜 낸 전문 탈세꾼(속칭 ‘자료상’) 일당이 처음으로 적발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 한동영)는 금괴 등을 유통하면서 6000억 원대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부가가치세 600여억 원을 탈세한 업자 18명을 검거해 금 제련업체 S금속 대표 이모 씨(50) 등 11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씨는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밀수로 사들인 금괴 약 6600kg을 마치 ‘금 스크랩’(금이 일부 함유된 합금)에서 제련해낸 것처럼 꾸몄다. 금괴처럼 순도 99.5% 이상의 금(금지금)을 거래할 때는 부가세를 금융기관에 일단 납부한 뒤 국세청을 통해 돌려받지만 제련한 금을 매매할 때는 당사자끼리 부가세를 주고받은 뒤 국세청으로부터 환급받는다. 이 씨는 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정모 씨(43) 등 전문 탈세꾼이 세운 유령업체와 여러 차례 금괴를 거래하며 부가세를 주고받은 것처럼 꾸민 뒤 나중에 국세청으로부터 부가세 323억 원가량을 부정 환급받아 정 씨 등과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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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애완꿩에 현상금 100만원?

    김하엽 씨(33)는 2일 회사에서 조퇴한 뒤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자신이 만든 전단(사진) 2000장을 서울 구로구 일대에 뿌렸다. 전단에는 ‘현상금 100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 씨는 충혈된 눈으로 구로구 일대를 헤매며 밤을 꼬박 새웠다. 그가 찾아 헤맨 대상은 1년 6개월간 애지중지 길러 온 2년생 수꿩 ‘꾸꾸’였다. 김 씨는 2012년 6월 지인에게서 생일 선물로 꾸꾸를 분양받았다. 꾸꾸는 집 안을 어지럽히거나 시끄럽게 우는 법이 없이 점잖았다. 특히 김 씨의 머리맡에서만 잠드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꿩 2마리와 메추리 1마리를 새로 들인 뒤로 김 씨는 멀리 여행을 떠난 적도 없었다. 그랬던 꾸꾸가 1일 오후 청소걸레질 소리에 놀라 열린 창밖으로 ‘가출’한 것이다. 김 씨는 ‘새 박사’로 유명한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를 만나 “꿩의 습성상 꾸꾸가 있을 만한 곳이 어디냐”고 물으며 꾸꾸 찾기에 온 열정을 쏟았다. 정성이 통했는지 꾸꾸는 4일 김 씨의 집에서 불과 600m가량 떨어진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전단을 눈여겨본 40대 남성의 신고 덕이었다. 발견 당시 꾸꾸는 다리가 부러지고 몸무게가 1.2kg에서 1kg으로 줄어든 상태였다. 김 씨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꾸꾸를 다시 찾은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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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내일이 전역인데 총기손질?… 세탁기로 돌려

    “최 병장님, 당직사관님께서 총기 손질하라시는데 말입니다(군대식 비표준어 높임말).” 지난해 11월 경기 김포시의 한 육군 포병대대에서 전역을 하루 앞두고 생활반에 앉아 있던 최모 병장(당시 21세)이 후임병으로부터 전해 들은 말이었다. 각종 군용 장비와 물자를 점검하는 ‘전투장비 지휘검열’에 대비해 개인 총기를 손질하라는 지시였다. 하지만 전역을 코앞에 둔 최 병장은 총기 손질이 귀찮았다. 15분가량이면 충분히 할 일이었지만 이미 다음 날 예비군 마크를 달고 병영 밖으로 나갈 기대에 부풀어 있던 터였다. 결국 최 병장은 자신의 K-2 소총을 분해한 뒤 총열(탄약이 발사되는 금속관) 부분을 세탁기에 넣고 5분간 돌리는 황당한 일을 저질렀다. 총열을 옷가지로 감쌌지만 세탁기에서는 ‘쿵쿵’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상하게 여긴 동료의 보고로 최 병장의 ‘일탈’이 발각됐다. 군 검찰은 최 씨를 군 형법상 항명 혐의로 수사한 뒤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 김재구)에 송치했다. 최 씨가 예정대로 사건 다음 날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됐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생명처럼 다뤄야 할 총기를 함부로 관리한 혐의가 무겁다”며 최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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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이 우선이다]주말 나들이 시민들 시위에 갇혀 ‘덜덜덜’

    시위대가 차로를 점령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와 중구 태평로의 차량 통행이 제한됐던 28일 오후 5시 20분부터 7시 50분까지 2시간 반 동안 이곳을 오가던 시민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주말을 맞아 두 딸과 함께 청계천에 나왔던 김근우 씨(37)는 시위대와 맞닥뜨리고 황급히 나들이를 접어야 했다. 김 씨는 “시위도 좋지만 다른 시민들의 불편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근 지역에서 영업하던 매장들은 각종 쓰레기와 소음에 시달렸다. 대한문 옆 A편의점 직원 박모 씨(32)는 시위대가 편의점 앞에 버리고 간 전단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치우느라 고초를 겪었다. 서울광장 인근에서 B커피숍을 운영하는 최모 씨(45)는 “대형 확성기를 통해 몇 시간 동안 시위대의 음악과 연설 소리가 울려 퍼지는 바람에 손님들이 전부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도심 차로를 점거한 불법시위로 인한 경제·사회적 피해는 막대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8일 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처럼 서울광장과 세종로 사거리 인근에서 전 차로를 점거하는 불법시위가 발생하면 1회에 776억 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운송업체들의 통행 지연으로 인한 손실 △시위 장소 인근 매장들의 영업 손실 △차량 정체로 인한 연료 손실 △시위 진압 동원 경찰에 들어가는 행정비용 등을 고려한 것이다. 연구원은 2005년 발생한 집회시위 362건을 조사했던 당시 연구에서 대규모 집회와 시위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이 연간 12조3000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발생한 시위 중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낳은 시위는 2009년 2개월간 지속된 한미 쇠고기협상 반대 촛불시위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민노총 파업과 연계된 당시 시위로 산업계의 직접적인 생산 감소 피해 356억 원, 인근 매장의 영업 손실 9000억 원 등 모두 3조75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남유럽이나 태국 등 동남아시아처럼 시위가 잦고 장기화되면 사회 불안정성이 높아져 투자가 감소하고 국가신용등급이 나빠져 외화조달비용이 높아지는 등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조건희 becom@donga.com·문병기 기자}

    • 201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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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가정폭력 시달리다 남편 살해한 아내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합니다.” 지난달 1일 서울북부지법 ○호 법정. 남편 박모 씨(54)를 노끈으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윤진희(가명·48·여) 씨 변호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변호인은 “윤 씨의 행동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저지른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형법상 정당방위는 “법익을 부당하게 침해당했을 때 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는 규정이다. 사건을 수사한 검경 및 윤 씨 측 주장과 공소장을 토대로 윤 씨가 법정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재구성했다.○ “살인 말고는 벗어날 길이 없었다” 첫 폭행의 기억은 25년 전 신혼여행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씨는 고속버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다른 승객들로부터 항의를 받자 차에서 내려 윤 씨를 구타하며 분풀이했다. 자기편을 들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윤 씨는 배 속 첫째 딸을 생각해 경찰에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남편의 폭행은 둘째 딸(17)이 태어난 뒤에도 이어졌다. 첫째 딸(25)은 초등학생 시절 서울 노원구의 가내 작업장에서 아버지가 어머니를 스패너로 내리치던 장면을 기억한다. 윤 씨의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가 티셔츠를 적실 정도였지만 박 씨가 “신고하면 심부름센터에 청부해 친정 식구를 전부 죽이고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는 통에 누구도 경찰에 알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제발 이혼하라”는 딸들의 호소도 소용없었다. 윤 씨는 이즈음 폭행으로 왼쪽 귀의 청력을 잃고 코뼈가 부러진 뒤 우울증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올해 9월 윤 씨가 둘째 딸의 학원비를 대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린 사실이 발각되면서 남편의 폭행은 더욱 심해졌다. 윤 씨에게 화학약품을 먹이려 하고 노끈과 손으로 목을 조르는 등 예전과는 폭력의 강도가 달랐다. 처음으로 경찰에 도움을 청해봤지만 “방금 폭행이 일어난 게 아니라 입건할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9월 9일 박 씨는 윤 씨에게 망치를 보이며 “일 끝나면 (망치로 두개골을 깬 뒤) 머릿속을 들여다보자”며 위협했다. ‘이젠 정말 끝이구나’라고 생각한 윤 씨는 작업을 하던 남편의 뒤로 노끈을 들고 다가갔다.○ 정당방위 인정 1건도 없어 윤 씨의 재판을 지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는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정폭력을 상담해온 여성 가운데 남편을 살해한 여성 21명의 확정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여성의 정당방위를 인정한 사례가 단 1건도 없었다고 3일 밝혔다. 분석 내용에 따르면 해당 여성들에게 재판부는 △부당한 폭행을 당하는 시점에서 한 행동이 아니고 △부당한 공격을 막기 위한 행위가 방위 수준을 넘었다는 이유로 전원 살인죄를 확정해 평균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생명의 위협 속에서 범행한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강우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당방위의 법정신은 부당한 공격에 맞서 법질서를 수호하는 것이므로 엄격한 법적 중립성보다는 당사자가 당한 피해의 맥락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씨의 남편 살해는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 사건은 3일 현재 2차 변론까지 진행된 상태로 2, 3개월 후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서동일 기자}

    • 201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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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읽어주는 반지

    대학생이 고안한 ‘점자반지’ 도안이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건국대 산업디자인학과 4학년 정용 씨(26)와 최소윤 씨(23·여)가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 반지 형태의 글자 스캐너 ‘아이링’을 출품해 콘셉트 부문 대상(Best of the best)을 수상했다고 2일 건국대가 밝혔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로 꼽히며, 올해 56개국에서 4394개 작품이 출품돼 경합을 벌였다. 정 씨와 최 씨가 고안한 ‘아이링’은 초소형 스캐너에 점자 패드를 접목한 시각장애인용 반지다. 반지를 손가락 첫 마디에 끼워 일반도서에 적힌 글자 위에 가져다 대면 스캐너가 글자를 읽고 반지 안쪽에서 점자가 튀어나와 손가락에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이용하면 스캔한 글자를 음성으로 듣는 것도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측은 “실용적이며 휴대하기 편하고 잃어버릴 우려가 적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정 씨는 빨강과 초록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적록 색각 이상을 안고 태어났다. 정 씨는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디자인 작품을 감상할 때마다 불편을 느꼈는데, ‘아예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은 얼마나 불편할까’라는 생각에 ‘아이링’을 고안해냈다”고 말했다. 전체 도서 중 점자화되는 것은 0.1%뿐이라는 점도 계기가 됐다. 정 씨는 ‘아이링’ 도안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이 나선다면 저작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협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재 SK텔레콤이 이 도안의 실현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3-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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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번방의 장학금’

    #1.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송민수(가명·53) 씨의 하루는 오전 4시 기상과 함께 시작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교도소 인근에 있는 신발 공장에서 짐을 옮기는 등 일을 한 뒤 송 씨가 받는 작업장려금은 하루 6000원. 송 씨는 그중 노모에게 부칠 저금과 치약 등 생활필수품을 사기 위한 돈을 제외하고 1500원을 따로 모아 둔다. 법무부 교정본부와 한국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2010년부터 시행 중인 ‘범죄 피해자 및 유자녀 장학금’에 기부금으로 쓰기 위해서다. 송 씨는 1998년 9월 경기 부천시의 한 주점에서 술에 취해 업주의 돈을 빼앗고 흉기를 휘두른 뒤 달아났다. 자신의 칼에 찔려 업주가 숨지고 종업원이 한쪽 눈을 실명했다는 사실은 일주일 뒤 경찰에 붙잡혔을 때 알았다. 사업이 부도 나 합의금이 없었던 송 씨는 자신의 한쪽 눈이라도 피해자에게 기증하고자 했지만 병원 측으로부터 ‘사형수가 아니면 안구를 기증 받을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송 씨가 법정에 남긴 최후 변론은 “죽음으로 죄를 갚고 싶다”는 것이었다. 재판부는 송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송 씨는 사형을 면하면서 속죄를 결심했다. 지난해 7월 송 씨는 작업장려금 일부를 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때부터 월 3만 원씩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기부했다. 현재까지 송 씨가 기부한 금액은 51만 원이다. 27일 송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기부금 몇 푼으로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성금 기부를 하면서 제 범행을 곱씹고 조금이라도 다른 범죄 피해자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2. 대학생 박민주(가명·22·여) 씨의 하루는 파킨슨병을 앓는 할머니를 일으켜 화장실에 데려다 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전공인 사회복지학 수업을 들을 때 외에는 항상 할머니를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할 시간도 없다. 부모님이 안 계신 박 씨가 다른 벌이 없이도 등록금과 생활비를 댈 수 있는 것은 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한국로타리클럽에서 받은 장학금 덕분이다. 하지만 박 씨는 얼마 전 자신의 장학금 일부가 수형자들의 모금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박 씨의 아버지는 퍽치기 강도의 손에 살해됐기 때문이다. 사건은 박 씨가 중학교 2학년이던 2005년에 발생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한 뒤 박 씨와 남동생(당시 13세)이 ‘어미 없는 아이들’이라는 말을 듣지 않게 하려고 정성껏 보살폈다. 범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잡혔다. 박 씨는 할머니와 동생을 보살피는 소녀 가장으로 학창시절을 보내며 범인이 어서 죽기를 밤마다 기도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지원받은 50만 원으로 끼니만 겨우 이어야 했다. 박 씨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이 부족함 없이 자랄 수 있도록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겠다는 꿈을 키웠지만 입시보다 등록금 걱정이 앞섰다. 그때 박 씨에게 장학금을 준 것이 범죄피해자지원센터였다. 박 씨는 모아 뒀던 돈에 장학금을 보태 2011년 서울 지역의 한 사립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기부에 참여한 수형자 중에는 박 씨의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처럼 강도살인범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박 씨는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박 씨는 수형자들이 모아 준 장학금 200만 원 덕에 자신이 꿈꿔 왔던 공부를 하게 됐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박 씨는 27일 기자와 만나 “잘못은 지워지지 않지만 그와 별개로 수형자들의 도움이 감사합니다. 불행한 환경 탓에 범죄에 빠지는 사람이 없도록 사회복지학을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송 씨처럼 범죄 피해자를 위한 성금에 나선 수형자가 올해 10월 말까지 총 3898명이다. 이들이 모은 3억3667만 원은 전국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지부 58곳을 통해 박 씨와 같은 피해자와 그 유자녀 600여 명에게 장학금으로 전달됐다. 김태훈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수형자들이 모금을 통해 피해자의 고통을 한 번씩 더 생각하고 참회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곽도영 기자}

    • 201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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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산테러 피해 30대 “가족도 책임 느끼고 용서 빌어야”

    흉악범죄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이 가해자의 가족을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흉악범의 가족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주장과 ‘본인의 잘못도 아닌 일로 인해 고통 받아서는 안 된다’는 동병상련이 맞선다. 2009년 옛 직장 대표로부터 얼굴, 목 등에 전치 12주의 3도 화상 황산 테러를 당한 박정아(가명·30·여) 씨는 수차례 치료 덕에 온몸의 화상을 상당 부분 지워냈다. 하지만 25일 새 직장에서 기자와 만난 박 씨는 “가해자 이모 씨(31·수감 중)와 그 가족이 내 마음에 화인(火印)처럼 새긴 상처는 평생 지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직후 이 씨 동료의 가족들이 박 씨가 입원한 병실로 찾아왔다. 그 동료는 테러 공범으로 지목된 상태였다. 뜻밖의 방문이었다. 가족들은 박 씨와 몇 마디 나누다가 “합의해 달라”는 용건을 꺼냈다. 가해자 동생이 건넨 편지에는 “우리 형이 검찰까지 가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이 “감형에는 피해자의 합의가 결정적”이라는 경찰의 조언을 받고 왔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 박 씨는 화가 치밀었다. 박 씨는 “흉악범의 부모라면 자식을 잘못 키운 것에 대해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감형과 관계없이 먼저 피해자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 가족은 박 씨를 사건 이후 한 차례도 찾지 않았다. 살인마 유영철에게 어머니와 아내, 아들을 잃은 고정원 씨(71)는 박 씨와 반대로 흉악범을 용서했다. 유영철의 사형 집행에 반대했을 뿐 아니라 그의 아들을 양자로 들이고 싶다는 뜻까지 밝혔다. 지난달에는 범죄 피해자 및 가해자의 가족을 도와달라며 천주교 사회교정사목위원회에 3000만 원을 기탁했다. 첫 수혜자는 한 범죄자의 대학생 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 씨는 기자에게 “흉악범의 가족을 돕는 이유가 오히려 유영철 사건 이후 생명의 소중함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흉악범이 출소 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흉악범을 가족으로 뒀다는 이유로 다른 가족이 불행을 겪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또 다른 강력범죄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영철의 아들을 돌보고 싶다는 고 씨의 뜻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른 피해자 가족들이 유영철 아들의 주소 등을 알면 보복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이유로 유영철의 국선변호인이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흉악범의 가족에 대한 지원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려면 피해자 지원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011년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이 시행돼 연간 600억∼700억 원이 피해자 구조금으로 배정되지만 이 중 70%가량은 성범죄 피해자에게 쓰인다. 이용우 한국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은 “매년 강력범죄가 30만 건가량 발생하지만 지원을 받는 피해자는 6600여 명에 불과하다”며 피해자 지원 확충을 촉구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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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지 않는 형벌, 흉악범의 가족] 사건전후 ‘달라진 생활’ 14명 심층분석

    《 범죄자들의 가족은 ‘보이지 않는 형벌’을 받는다. 경제적인 부담을 떠안게 됨은 물론이고 평생 가슴에 멍에를 지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도 끊어지기 때문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몸도 쇠약해진다. 죄인처럼 사는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징역 15년 이상부터 사형을 선고받아 수감 중인 흉악범 4명의 가족 9명과 4∼20년간 복역한 뒤 출소한 범죄자 5명의 가족 5명 등 총 14명을 심층 설문해 사건 전후의 삶을 추적했다. 》   가계소득은 수감 이전 월평균 328만 원에서 수감 이후 93만 원으로 4분의 1 수준이 됐다. 응답자 중 “애초부터 가장 노릇을 하고 있었다”고 답한 김은진(가명·56·여) 씨를 제외한 13명이 실질적 부양자였던 가장을 잃었기 때문이다. 아내나 자녀들이 일터로 나섰지만 대부분 식당 서빙 등 저임금 비정규직이었다. 강민우(가명·24) 씨는 2003년 아버지가 강도살인을 저질렀던 당시 상위권 성적의 중학생이었다. 하지만 결국 어려운 형편에 대학을 중퇴하고 대형 마트 경비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하루 11시간 일하지만 아버지가 계실 때보다 가계소득은 40% 줄었다. 친구·친척과 연락이 끊기는 등 인간관계의 단절도 나타났다. 삶이 송두리째 뒤집혔어도 속을 터놓을 사람이 없고 혹여나 말실수를 하게 될까 봐 불안하기 때문이다. 정환수(가명·86) 씨는 경기 지역의 한 농촌마을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지만 한순간 동네 사람들과 서먹한 사이가 됐다. 그는 아들이 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18년째 복역하는 동안 “편하게 연락하던 친구들 절반을 잃어버렸다”고 쓸쓸히 말했다. 심적 고통에 시달리며 종교 활동에 귀의하는 비율은 높아졌다. 안희영(가명·65·여) 씨는 1993년 아들이 강도강간을 저지른 충격으로 신경쇠약을 겪자 주말마다 교회를 찾기 시작했다. 급격한 삶의 변화는 신체적 증상으로도 나타났다. 구체적인 질병을 새로 진단받았다고 응답한 이는 7명이었으며 1명은 산발적인 하반신 통증을 호소했다. 대부분 탈모·아토피·당뇨합병증 등 스트레스 질환이나 허리디스크 등 노동량의 증가로 인한 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들이 연간 병원 치료를 받는 횟수는 사건 전 평균 2.6회에서 범죄가 일어난 뒤 평균 29회로 늘었다. 가족이 죗값을 다 치르고 나와도 깨진 가정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4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옛 갱생보호공단) 자료에 따르면 공단 지원 대상 출소자 588명 중 150명은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고 답했다. 이 중 35명이 ‘출소로 인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원인으로 꼽았다. 사람들의 눈초리에 시달린 가족은 출소자에게 마음의 벽을 쌓았다. 출소 후에도 35명은 ‘가족의 거부’를 이유로 공단의 보호소에서 생활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김혜란 주임은 “가정의 해체는 결국 출소자의 재범이나 자녀의 초범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에서는 범죄자 가족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중·장기 재소자 가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3년 캘리포니아 주를 시작으로 14개 주가 ‘수형자 자녀가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한 ‘수형자 자녀 권리장전’을 채택했다. 공공·민간 기금 마련 활동도 활발하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복권기금(BIG·Big Lottery Fund)에서 출소자 가족을 위해 31만 파운드(약 5억2800만 원)를 지원했다. 싱가포르는 민간 단체인 ‘노란 리본’ 기금에서 2011년 약 9억3500만 원을 모금해 이 중 43%가량을 출소자의 가정 복원 사업에 투자했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11년 10월 법무부 등 정부 부처와 관계 당국은 ‘수용자 위기 가족 지원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대 재학생과 수감자 자녀 간 멘토링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내년 6월 출소자와 가족의 관계 회복과 심리 치료 및 학업을 지원하는 ‘가족희망복원센터’를 열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1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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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사건때-사형선고때… 난 이미 두번 죽은 목숨”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1996년. 재판장의 목소리가 법정에 울려 퍼지자 수의(囚衣)를 입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던 조직폭력배 정현민(가명·당시 30) 씨가 몸을 떨었다. 청부 폭력 사실을 폭로하려는 동료 조직원 임성민(가명·사망 당시 29) 씨와 그의 애인 박모 씨(사망 당시 28·여)를 불러내 살해한 뒤 시체를 암매장한 죄였다. 아버지 정환수(가명·당시 69) 씨는 눈을 질끈 감았다. 수천 번 떠올렸던 기억이 다시 머릿속에 그려졌다. 1993년 여름, 막내아들 현민 씨가 집에 친구 3명을 데리고 왔다. 당시 아들과 친구였던 임 씨가 듬직해보였다. 환수 씨는 수박을 잘라 먹느라 정신이 없는 아들과 임 씨에게 "진정한 친구라면 살인도 덮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리가 중요하다'는 뜻의 평범한 조언이었다. 하지만 1년 뒤 아들은 성민 씨를 살해했다. 환수 씨는 자신의 말이 마치 예언처럼 실현된 뒤 평생 아들의 범행을 자책하며 살게 됐다. 범죄자의 실명과 주소가 언론에 나오던 때라 주변 사람 모두 환수 씨가 '살인범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았다. 판결 몇 년 후 환수 씨가 마을에서 작은 직책을 맡게 되자 경쟁 후보였던 주민이 "아들을 살인자로 키운 사람이 어딜 나오느냐"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적도 있다. 올해 86세가 된 환수 씨는 21일 기자에게 "사형수의 아버지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형 선고가 확정됐을 때, 사형이 집행될 때 3번 죽는다"고 말했다. 언제 사형이 집행될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살고 있는 아들의 고통을 아버지도 함께 겪는다는 뜻이다. 지금도 2달에 한 번 꼴로 아들을 만나러 가면 환수 씨는 1시간동안 눈물만 흘리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사형이 확정됐을 당시 현민 씨에게는 한 살배기 아들 용환 군(가명)이 있었다. 현민 씨의 아내는 1년도 지나지 않아 집을 나갔다. 환수 씨는 아들을 사형수로 키운 것을 속죄라도 하는 것처럼 용환 군을 성심껏 키웠다. 용환 군이 심장 판막 질환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일도 쉰 채 간호에 몰두했다. 지금도 환수 씨의 거실에는 용환 군이 학교에서 받은 개근상장과 표창장이 잔뜩 걸려있다. 몇 해 전 용환 군은 현민 씨의 여동생 자녀로 호적을 바꾸고 한국을 떠나 외국으로 진학했다. 2008년 부인마저 세상을 떠난 이후로는 환수 씨는 평생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집에 혼자 남겨졌다. 환수 씨는 성민 씨의 가족에게 용서를 빌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다. '사형수들의 어머니'로 알려진 조성애 모니카 수녀가 환수 씨의 소식을 듣고 성민 씨의 아버지를 대신 만난 적은 있다. 성민 씨의 아버지는 현민 씨의 사형 판결 소식을 듣고 "걔 죽으면 안 되는데…. 살아야 하는데…"라고만 했다고 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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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죗값 치르는 아빠… 죄없는 세 딸은 오늘도 붕어빵만 먹었다

    《 평생 함께한 가족이 어느 날 강력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가게 된다면 남은 가족들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흉악범죄는 철저히 단죄할 대상이지만 그 가족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헌법 13조 3항은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가해자 가족도 범행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법무부 교정본부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도움을 받아 10월 15일부터 1개월여간 살인 등 범죄로 징역 15년형∼사형을 선고받아 수감 중인 흉악범 4명의 가족 9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사회의 지탄을 받고 정서적 불안을 겪으면서도 고통을 숨긴 채 살고 있었다. 》#1. 지현이(가명·10·여)의 작은 과자 상자에는 엄선된 '보물' 3개가 들어있다. 선물 포장용 에어캡(일명 '뽁뽁이'), 지현 지윤(가명·9) 지희(가명·6) 세 자매와 아빠 황선우 씨(가명·38)가 원주교도소에서 같이 찍은 사진, 아빠 엄마의 웨딩사진이다. 웨딩사진 속 둘은 TV 드라마 주인공처럼 함께 웃고 있다. 4년 전 '그날' 이후 다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2009년 1월 태국의 한 피자집. 지현이의 여섯 살 생일이었다. 아빠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엄마는 생일케이크를 자르면서도 울었다. 지현이는 어리둥절했다. 신발 사업을 하던 아빠가 지현이의 생일 며칠 전 캄보디아에서 동업자를 권총으로 살해했다는 것도, 한국으로 돌아가 자수하기 전 지현이의 생일을 마지막으로 챙겨주기 위해 나흘 간 태국으로 도피했던 것이라는 사실도 몰랐기 때문이다. 지현이의 엄마는 2011년 세 자매를 조부모에게 맡기고 집을 나갔다. 어른들은 "아빠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있다"고만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붕어빵 장사를 마치고 밤 10시에 돌아올 때까지 세 자매는 40㎡(약 12평) 남짓한 서울의 한 반지하방에서 할머니가 가져다 준 붕어빵으로 저녁을 때운다. 아빠 엄마와 함께 살지 않는다는 걸 들킬까봐 친구도 데려오지 않기 때문에 TV를 보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다. 어린 자녀 셋을 둔 점과 자수한 점이 참작됐지만 황 씨는 징역 15년형을 받았다. 할머니(64)는 그대로 전하지 못하고 "너희들이 대학생이 될 때쯤 아빠가 돌아올 거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지현이의 소원은 빨리 대학생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는 시간이 흐르는 것이 두렵다. 언젠가 아버지 황 씨가 한 일을 알면 세 자매가 엇나가지 않을까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20일 아빠 엄마의 웨딩사진을 보던 막내 지희가 불쑥 기자에게 "젖니를 스스로 뺐다"며 앞니가 비어있는 입을 보여줬다. 옆에 있던 지현이는 막내에게 핀잔을 놓았다. "그거 혼자 뺀 게 뭐가 자랑이야? 아빠 엄마 없는 거 부끄러운 거야"라고. #2. 이정화 씨(가명·28·여)는 경북 지역의 한 중소기업에서 사무직을 맡고 있다. 3년 전 사장의 배려로 어렵게 구한 일자리다. 면접을 봤던 이전 회사들은 이력서 '가족관계' 칸에 아버지의 이름이 비어있는 이유를 꼬치꼬치 물었다. 사실대로 "살인을 저질러 감옥에 계시다"고 답하면 면접은 어색한 분위기로 끝이 났다. 어느 곳도 "살인범의 딸은 뽑을 수 없다"라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1999년 3월 이후 세상과 정화 씨 사이에 세워진 보이지 않는 벽이 면접위원 앞에도 세워졌다. 당시 정화 씨는 중학교 2학년이었다. 경찰이 집으로 와 정화 씨와 초등학생인 남동생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잘라갔다. 경찰로부터 "'현장'에서 발견된 용의자의 유전자(DNA)와 대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밖에 듣지 못했다. '현장'이 아버지 이상민 씨(가명·57)가 사귀고 있던 40대 여성을 살해한 승합차 안이었다는 사실을 며칠 뒤 언론에서 알게 됐다. 사건 발생 1년 전인 1998년 어머니가 이미 가출한 상태였기 때문에 정화 씨와 남동생은 각각 친척들에게 맡겨져 사춘기를 보냈다. 주변 시선을 피해 전학 간 학교에서는 적응을 하지 못했다. 비행청소년들과 만나며 술을 마시고 집에 늦게 들어가는 날이 잦아졌다. '평범'한 친구들과 더 이상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달 1일 대구의 단칸방에서 기자와 만난 정화 씨는 "아는 수녀님의 도움으로 마음을 다잡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가족 아닌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 한다"고 말했다.대구=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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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속 고도 낮춰 비행… 갑자기 눈앞에 山

    김포공항 헬기장을 이륙하니 헬기 앞에 뿌연 안개가 드리웠다. “안개를 좀 더 짙게.” 기장이 외치자 눈앞에 깔린 안개가 짙어져 전방 1km도 보기 힘들 지경이었다. 조종사가 흰 안개 사이를 헤집고 가며 고도를 낮췄다. 약 2500피트(762m)로 내려간 뒤 안개를 걷어내자 갑자기 눈앞에 커다란 산이 등장했다. 충돌이다! 다행히 이는 실제 상황은 아니었다. 18일 강원 원주시 산림청 헬기 시뮬레이터실.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은 이곳에서 산림청 헬기 조종사와 함께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에서 벌어진 헬기 사고의 상황을 모의 주행으로 재현해 봤다. ○ “잠실에 항법 장비 없어 계기 비행 불가능” 사고 원인과 관련해 갖가지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취재팀은 사고 당시 헬기가 비행했던 동선과 기상환경 등을 유사하게 설정해 헬기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시뮬레이터에는 고층빌딩이 입력돼 있지 않아 산으로 대체하고, 김포공항에서 한강변을 따라 잠실 헬기장까지 비행했다. 이륙 직후 전방을 주시한 채 운전하던 권준 조종사(53)가 계기반을 봤다. “이렇게 날씨가 좋지 않을 땐 계기반을 보고 조종해야 합니다. 눈으로만 보고 비행하긴 힘들어요.” 사고가 일어난 16일 오전 9시 서울 송월동 기상관측소의 가시거리는 안개가 끼어 1.1km였다. 권 조종사가 시뮬레이터의 안개를 이같이 설정하자 조금 전까지 선명하게 보이던 지상의 모습이 사라지고 창밖이 흐릿해졌다. 권 조종사는 “사고 당시에도 이 정도였다면 비행이 꽤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시계비행이 어렵다면 계기비행을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묻자 권 조종사는 “목적지가 잠실까지였다면 계기비행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눈으로 지상의 상태를 파악하며 비행하는 시계비행이 어려운 경우, 조종사는 계기비행을 한다. 고도, 속도, 항체각도 등이 표시된 계기반만 보고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계기비행을 하려면 목적지에 항공보안시설(항법장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고 헬기의 1차 목적지였던 잠실 헬기장엔 항법장비가 없다. 기상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일단 이륙했다면 계속 시계비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짙은 안개 속에서 고도를 낮춘 뒤 안개를 걷어내자 바로 앞이 산이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장애물에 ‘쾅’ 하고 부딪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인 셈이다. ○ 헬기 조종사들 “강남 고층 건물이 가장 까다로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군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헬기를 실제로 조종하는 조종사는 공공기관 155명, 민간 136명 등 총 291명이다. 헬기 조종 자격은 군에서만 취득할 수 있다. 취재팀은 18일 경찰청, 산림청, 대기업 2곳, 항공기사용사업(훈련 광고 등의 목적으로 대여) 업체 2곳에서 근무 중인 현직 헬기 조종사 6명을 인터뷰했다. 조종사들은 공통적으로 16일 사고가 일어난 강남구 일대를 ‘가장 까다로운 비행 구간’으로 꼽았다. 청와대 반경 7.2km에 해당하는 한강 북단 지역 대부분은 비행금지구역이기 때문에 헬기는 한강 남안 둔치를 따라 비행해야 한다. 한강 조망을 위해 강변에 바싹 붙여 건설된 고층 빌딩이 운집한 지역이다. 바람이 고층 빌딩을 만나면 벽을 타고 사방으로 흐르면서 풍속이 빨라지는 ‘돌풍(와류)’ 현상도 조종사들에게는 부담스럽다. 빌딩 옥상에 설치된 이착륙장을 이용할 때는 돌풍이 비행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A 기업에서 자가용 헬기를 조종하는 B 씨는 “옥상 이착륙장(헬리패드)의 기본 용도는 화재 시 비상대피용”이라고 말했다. 몇몇 조종사들은 “소속 회사나 기관의 고위층이 비행을 요구할 경우 기상 등을 이유로 거절하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비행 실력이 안 좋은 것 아니냐’는 평가로 돌아오기 때문. 조종사들은 “도심 지역 고층 빌딩들의 위치와 높이가 표시된 ‘항공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층 빌딩 위치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16일 충돌 사고와 같은 일이 반복될 우려가 적다는 의견이다. 현재 고층 빌딩에 설치된 유일한 안전장치인 항공장애등(깜박이)은 야간 비행이 아닌 안개 속 비행 시에는 조종사들이 육안으로 볼 수가 없고, 적외선을 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구조물을 확인할 수 있는 전방적외선감시장비(FLIR)는 가격이 비싸 주로 군용으로만 장착된다.원주=김수연 sykim@donga.com / 조건희·곽도영 기자}

    • 201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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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체 점검만으로 날아다니는 헬기… 고층 도시 불안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민간 헬기가 도심 고층 빌딩에 충돌하는 초유의 사고가 일어나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17일 헬기 안전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나섰다. 본보가 점검한 결과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 초고층 건물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지만 민간 헬기에 대한 안전 감독은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에 따르면 군과 경찰, 소방방재청 등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에서 등록한 헬기는 109대로 9년 전인 2004년(68기)보다 62.4% 급증했다. 이 중 대한항공 삼성테크윈 등이 보유한 운송사업용 헬기(에어택시) 18대와 세진항공 등이 항공기사용사업(훈련 광고 등의 목적으로 대여)에 이용하는 74대를 제외한 순수 자가용 헬기는 LG전자 2대를 포함해 총 17대다. 한서대(4대) 포스코 현대자동차(이상 2대) KBS MBC 재단법인세계평화통일 삼성병원 SK텔레콤 대우조선해양 한화케미칼(이상 1대) 등이 자가용 헬기를 갖고 있다. 서울 상공 중 청와대를 중심으로 반경 7.2km는 대통령 전용 헬기 등 일부 군용기만 비행할 수 있는 비행금지구역이다. 여기에는 4대문 안 지역 대부분이 포함된다. 하지만 고층빌딩이 몰려 있는 강남 서초 송파구와 영등포구, 그리고 용산 미군기지 주변과 한강 유역은 이륙 1시간 전에 공항과 수도방위사령부에 비행경로와 출발 및 도착 시간 등을 알리고 허가를 받으면 비행할 수 있다. 공항에 제출하는 계획서에는 가시거리 등 기상 조건은 적지 않아도 된다. 경유지와 도착지 등 운항 구간 전체의 기상을 따져 보고 비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조종사의 몫이라는 뜻이다. 가시거리와 풍속 등 운항 조건에 따른 운항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해놓은 정부 차원의 운항 규정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자가용 헬기는 운항 규정을 헬기 보유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들도록 해놓았으며 이를 항공청에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항공법 116조(운항규정)에 따르면 운송사업 및 항공기사용사업용 민간 헬기는 운항 규정을 지방항공청에 등록해야 하지만 자가용 헬기는 자체 운항 규정을 둘 뿐 이를 항공청에 등록할 의무가 없다. LG전자의 경우 가시거리가 1.6km 이상일 때 이륙하도록 자체 헬기 운항 규정에 정해뒀다. 하지만 이번 사고기가 이륙했을 당시 출발지(김포공항)의 가시거리는 이보다 짧은 1.1km였고 목적지(잠실)로부터 8km 떨어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의 가시거리는 800m였다. 규정대로라면 이륙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항공법에 따르면 조종사가 공항에 ‘특별시계비행’(계기판 없이 눈으로 직접 보고 하는 비행)을 요구하면 기상과 무관하게 이륙할 수 있다. LG전자 측은 “사고기 조종사가 이륙 전 공항에 특별시계비행을 요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헬기가 시속 200km로 운항할 경우 1.6km를 나는 데 30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민간 헬기 가운데 도입한 지 25년을 넘긴 노후 헬기는 40대(36.7%)지만 점검 기준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민간 헬기는 연 1회 각 지방항공청으로부터 비행 성능과 소음 기준 등을 점검받아 ‘감항성’(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인정받아야 하지만 자가용 헬기 보유업체 대부분은 이 검사를 자체적으로 시행한 뒤 항공청에 보고만 하고 있다.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LG전자 등 자가용 헬기 보유 업체 대부분은 10년 이상 헬기를 보유하며 정비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지방청이 직접 기체 안전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자체 검사 내용을 보고받는다”고 말했다. 서울에는 지상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이 16곳이다. 2015년 송파구에 지상 123층 높이의 ‘롯데슈퍼타워’가 들어서는 등 초고층 건물이 계속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16일과 같은 참사의 위험은 상존한다. 하지만 활주로 유도등과 관제탑 등이 설치된 공항과 달리 초고층 건물에 대한 항공 안전 대책은 빌딩 꼭대기에 다는 ‘항공장애등’(일명 깜빡이)이 전부다. 또한 고층빌딩 밀집 지역은 바람이 불규칙하게 불어 비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서울시내 초고층 빌딩 16곳 중 12곳은 거주민이 집중된 공동주택이어서 이번과 같은 항공기 충돌 사고가 일어날 경우 심각한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조건희 becom@donga.com·이태훈·조종엽 기자}

    • 201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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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주오토바이 매달려 운전자 검거… ‘터미네이터 경찰’ 최재우 경사 특진

    지난달 14일 오후 11시 반경 서울 광진구 군자동 8차로에서 음주운전을 단속하던 서울 광진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최재우 경장(40·사진)은 소음기(머플러)를 불법 개조한 듯 엔진 소리가 큰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최 경장이 운전자 김모 씨(20)에게 “시동을 끄라”고 말하는 순간 김 씨는 속도를 올려 도망치려 했다. 최 경장은 오토바이 앞으로 뛰어들어 김 씨에게 매달렸다. 앞바퀴와 바퀴덮개 사이에 왼쪽 허벅지가 끼었지만 김 씨를 놓지 않았다. 최 경장은 30m가량 끌려가 김 씨와 함께 도로 위에 나뒹군 끝에 김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김 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최 경장은 다리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며칠 단속 근무를 더 했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병원에서 X선을 찍어 보니 무릎 관절이 다치고 팔다리 연골이 손상된 상태였다. 의사는 8주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 경장의 부상이 알려지자 광진경찰서 내부망(인트라넷)에는 그를 “터미네이터 같다”며 응원하는 글이 160여 건 올라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몸을 아끼지 않고 범인을 검거한 공을 인정해 7일 최 경장을 경사로 특별진급시켰다고 12일 밝혔다. 최 경장은 “병뿐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하는 의사를 ‘심의(心醫)’라고 부르는 것처럼 시민의 마음을 보살피는 ‘심경(心警)’이 되겠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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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 문자신고, 소리없이 강하다

    열다섯 살 소녀가 집에 들이닥친 괴한의 눈을 피해 침대 아래 몸을 숨겼다. 괴한이 소녀를 찾지 못하고 집을 떠나려는 순간 소녀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소녀의 신고 전화를 받았던 911 접수 요원이 통화가 끊기자 전화를 걸어온 것(콜백)이다. 괴한은 벨소리를 듣고 소녀를 찾아내 무참히 살해했다. 연쇄 살인마와 신고 접수의 긴박함을 다룬 미국 스릴러 영화 ‘더 콜’의 한 장면이다.○ 목소리도 낼 수 없을 때 힘 발휘 영화 속 소녀와 신고 접수 요원이 전화 대신 문자메시지로 현재 상황을 주고받고 대응 방법을 찾았다면 소녀는 괴한에게 들키지 않고 목숨을 건질 수 있지 않았을까. 9월 8일 오전 1시경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주택. 주부 A 씨(30)는 남편 한모 씨(31)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폭행을 시작하자 화장실 안에서 문을 잠그고 숨었다. 남편은 부엌칼을 들고 A 씨에게 나오라고 소리쳤다. 경찰에 전화하면 남편이 눈치 채고 문을 부수거나 방에서 자고 있는 초등학생 아들을 해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A 씨는 휴대전화를 열어 수신번호에 ‘112’를 입력하고 “양재동 ○○○번지 □□빌라 △△△호에서 남편이 난동을 부려요. 화장실에 숨어 있어서 전화는 못 받아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현관문의 비밀번호도 함께 보냈다. 문자신고를 받고 15분 만에 출동한 경찰이 문을 직접 열고 들어가 남편을 연행하면서 A 씨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112 문자신고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음성 대신 버튼 입력만으로 신고가 가능한 문자 신고의 특성을 활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로 경찰과의 통화를 시도하다가 발각될 경우 신고자가 위험에 처할 수 있었던 상황들이다. 9월 3일 오후 11시경 여대생 B 씨(22)는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아 자는 척하며 허벅지를 만지는 박모 씨(40)를 피해 정류장에서 내려 뒤차를 탔다. 그런데 박 씨는 B 씨를 따라 내려 뒤차에 탄 뒤 다시 옆자리에 앉아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B 씨는 자신이 탄 버스의 차량번호와 현재 위치, 남성의 인상착의를 적어 112에 문자를 보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순찰차를 몰아 B 씨가 탄 버스를 뒤쫓다가 박 씨가 서울 성북구 동선동의 한 정류장에서 내리자 추격해 검거했다. 4월에는 충남 천안시에서 “그랜저 허×××× 차로 끌려가고 있어요”라는 신고 문자 한 통을 남기고 꺼진 휴대전화의 위치를 경찰이 추적한 끝에 전처와 딸을 납치해 살해하려던 김모 씨(47)를 검거할 수 있었다.○ 112 문자 신고 증가 문자 및 112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신고는 올해 1∼9월 12만1452건이었다. 수신 번호를 112로 입력해 문자를 보내기만 하면 신고가 가능한 시스템은 2004년 구축됐지만 지난해 12월 신고 문자에 사진 및 동영상 첨부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고 앱(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마켓에서 ‘112긴급신고’를 검색한 뒤 내려받으면 됨)을 배포한 뒤 문자 신고가 크게 늘었다. 9월에는 하루 평균 751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4월 오원춘 사건 이후 112 신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신고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폭주하는 문자 신고를 접수하기 위해 서울 경기 등 주요 지방경찰청에서는 문자 신고만 전문으로 처리하는 요원을 근무시간대별로 1명씩 두고 있다. 5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5층 112종합상황실에서 박수연 경장이 문자 신고를 접수하는 현장을 취재해 보니 비교적 한가한 평일 오후 시간대였는데도 3∼5분당 1건꼴로 신고가 접수됐다. 박 경장은 신고가 들어오면 내용의 긴급성과 위치에 따라 바쁜 손놀림으로 코드번호를 부여했다. “지하철에서 도촬(도둑촬영) 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문자가 도착하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파악한 신고자의 위치를 관할 지구대에 전송한 뒤 신고 내용을 코드2(경찰 출동 신고)로 분류했다. 살인 강도 날치기 절도 성폭행 납치 감금 가정폭행 등 중요범죄는 코드1(긴급 신고)로 분류돼 경찰이 우선적으로 출동한다. 112 문자 신고 시스템은 지난해 대대적으로 개편됐지만 상황별 매뉴얼을 더 명확히 갖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문자 신고에 초점을 맞춘 신고 접수 매뉴얼이 없어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접수 요원의 재량과 판단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다. 김종민 경찰청 생활안전과 지역경찰계장은 “신고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콜백이 오면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접수 요원끼리 상황별 대응 요령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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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단체 “日 독도 영유권 주장 근거문서 원본 소실”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의 주요 근거로 내세웠던 문서의 원본이 불타 없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8일 시민단체 ‘독도 일본에 알리기 운동연대(독도련)’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센트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일 일본 시마네(島根) 현 공문서 보관소에 가서 ‘시마네 현 고시 제40호’의 원본 열람을 요구했더니 직원이 ‘1945년 8월 현 청사가 전소됐을 때 함께 소실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마네 현 고시 제40호는 “독도는 주인이 없으므로 일본에 편입한다”는 내용을 담아 제정한 일본의 지방행정문서다. 시마네 현은 해당 고시가 발간된 1905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로 정하는 등 고시의 역사적 의미를 부각시켜 왔다. 고시가 조선을 강제병합하기 5년 전에 나왔기 때문에 독도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에 명시된 한국에 대한 반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이에 대해 이상태 국제문화대학원 석좌교수는 “원본 문서가 없다면 그 문서에 기반을 둔 주장의 증거력이 상실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배삼준 독도련 회장은 “고시 제40호가 제정된 1905년 당시 일본의 공문서들은 모두 필기체로 작성됐는데 남아 있는 이 고시의 사본은 전부 인쇄체 형태라는 점도 원본이 없어졌거나 사본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독도련은 해당 고시가 무효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벌여 왔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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