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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혼란을 일으킨 장본인들이 반성과 사과 없이 무책임하거나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나는 잘못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폭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5일 “계엄 사실은 대통령이 담화하는 걸 보고 알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결정한 국무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은 뒤늦게 “나는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솔직하게 말해 국회를 제대로 봉쇄했으면 이런(비상계엄 해제) 의결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회 권한을 막으려고 마음먹었음 충분히 할 수도 있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계엄 해제 하루 만인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보고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박 총장은 ‘계엄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의 담화 발표로 계엄이 선포된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정당 활동 금지, 언론 통제, 현장 이탈 의료인 처단 등의 내용으로 박 총장 명의로 배포된 포고령에 대해선 “(저도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포고령을 전달받은 것”이라며 “김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김 전 장관 휴대전화로 경찰청장에게 포고령 내용을 전파했다”고도 했다. 계엄 논의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이 장관은 “이번 사안을 ‘내란죄’다, (저를) ‘내란의 동조자’나 ‘내란의 피혐의자’라고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 좀 더 신중을 기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계엄령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비상계엄이라는 것은 고도의 통치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그 측면에서 이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동의하지 않았다”며 “늦게 (국무회의에) 도착해 (그 전) 논의한 내용은 모른다”고 했다. 계엄의 위헌 여부에 대해 “동의한다”고 밝혔다가 “제가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국방부 장관 직무대리를 맡은 수도방위사령관 출신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무장 계엄군의 국회 투입에 대해 “(나는) 지시할 위치가 아니었다”며 “병력에 대한 투입 지시는 (김용현 전) 장관이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국방위 회의 직전 윤 대통령이 면직을 재가해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혼란을 일으킨 장본인들이 반성과 사과 없이 무책임하거나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나는 잘못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폭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5일 “계엄 사실은 대통령이 담화하는 걸 보고 알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결정한 국무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은 뒤늦게 “나는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상민 행전안정부 장관은 이날 “솔직하게 말해 국회를 제대로 봉쇄했으면 이런(비상계엄 해제) 의결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회 권한을 막으려고 마음 먹었음 충분히 할 수도 있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계엄 해제 하루 만인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보고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박 참모총장은 ‘계엄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의 담화 발표로 계엄이 선포된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정당활동 금지, 언론통제, 현장 이탈 의료인 처단 등의 내용으로 박 총장 명의로 배포된 포고령에 대해선 “(저도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포고령을 전달 받은 것”이라며 “김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김 전 장관 핸드폰으로 경찰청장에게 포고령 내용을 전파했다”고도 했다. 계엄군의 국회 투입, 포고령 전파, 계엄 실행까지 김 전 장관이 주도했다는 것이다.계엄 논의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이 장관은 “이번 사안을 ‘내란죄’다, (저를) ‘내란의 동조자’나 ‘내란의 피혐의자’라고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 좀 더 신중을 기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계엄령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비상계엄이라는 것은 고도의 통치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그 측면에서 이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동의하지 않았다”며 “늦게 (국무회의에) 도착해 (그전) 논의한 내용은 모른다”고 했다. 계엄의 위헌 여부에 대해 “동의한다”고 밝혔다가 “제가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국방부 장관 직무대리를 맡은 수도방위사령관 출신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무장 계엄군의 국회 투입에 대해 “(나는) 지시할 위치가 아니었다”며 “병력에 대한 투입 지시는 (김용현 전) 장관이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국방위 회의 직전 윤석열 대통령이 면직을 재가해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도가 곧장 더불어민주당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로 이어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보수가 궤멸 위기 상황에 빠져들었다”는 우려가 나왔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경험한 보수 정당에 또다시 탄핵의 그림자가 드리우자 당내에선 “이번에도 탄핵이 되면 당이 20∼30년간 불모지가 될 것”이란 위기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주호영 국회부의장(6선), 권영세(5선) 김기현(5선) 나경원(5선) 의원 등은 4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나온 당내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1시간 반가량 윤 대통령과 비공개로 만났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폭거 탓이다. 폭거를 알리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이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로 여당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이날 비상 의원총회에서 일단 친한(친한동훈)계, 친윤(친윤석열)계 모두 “탄핵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여당 의원(108명) 중 8명만 이탈해도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 사태’에 분노하는 ‘샤이 탄핵 찬성파’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당내 분위기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탄핵 관련 질문에 “그런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尹, “김용현 해임 아냐” 한 대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시작한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오전 8시에 이어진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 탈당,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내각 총사퇴, 국방부 장관 등 비상계엄을 추진하고 실행한 책임자 해임 및 책임 추궁 등 3가지를 당 수습책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탄핵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추 원내대표 및 당내 중진들과 함께 윤 대통령과 만나 수습책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선 한 대표가 요구했던 ‘해임’을 시키지 않고 ‘자진 사임’의 형태로 정리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실제로 김 장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한 중진 의원은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 그랬는지 설명해 주더라”고 했다.● “탄핵 막아야 한다”지만… “가능성 열어 놔야” 언급도 앞서 열린 오전 비공개 의총에선 탄핵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파를 가리지 않고 쏟아졌다. 주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나라를 바칠 것이냐”는 취지였다. 친한 핵심인 장동혁 최고위원(재선)은 “보수 정당이 두 번 탄핵되면 20∼30년 풀 한 포기 안 날 걸 안다”며 “임기는 꼭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친윤 핵심 권성동 의원(5선)도 “우리도 뻔뻔해야 한다. 권력을 잃었을 때 민주당의 극악무도한 행태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계엄 요건이 안 맞으면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정치는 법률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개 석상에선 대통령의 자진 사퇴 요구와 탄핵 찬성 가능성을 열어 두는 목소리도 잇달아 나왔다. 4선 중진 안철수 의원은 “(윤 대통령은)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친한계 김상욱 의원(초선)도 “탄핵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개인적인 의견으로 (윤 대통령이)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탄핵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 대표가 탄핵소추안 표결 찬반에 대해 명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탄핵 반대’ 단일대오가 당론으로 정해지지 않아 실제 표결에선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탄핵소추안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돼 소신 투표를 할 수 있다. 이날 의총에선 한 대표가 제시한 윤 대통령의 탈당 요구를 두고 친한계와 친윤 및 중진그룹 간 파열음이 일었다. 친한계 한지아 수석대변인(초선)은 “우리는 대통령을 지키고 싶은데 대통령이 지킬 수 없게 만들었다. 같이 가려면 손을 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친윤 윤재옥 의원(4선)은 “대통령 탈당은 통상 임기 말 선거 앞두고 전략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멋진 대응보다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반대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도가 곧장 더불어민주당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로 이어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보수가 궤멸 위기 상황에 빠져들었다”는 우려가 나왔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경험한 보수 정당에서 또다시 탄핵의 그림자가 드리우자 당내에선 “이번에도 탄핵이 되면 당이 20~30년간 불모지가 될 것”이란 위기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주호영 국회부의장(6선), 권영세(5선) 김기현(5선) 나경원(5선) 의원 등이 4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나온 당내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1시간 반가량 윤 대통령과 비공개로 만났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폭거 탓이다. 폭거를 알리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이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는 취지로 답하며 회동은 사실상 소득 없이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비상 의원총회에서 일단 친한(친한동훈)계, 친윤(친윤석열)계 모두 “탄핵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여당 의원(108명) 중 8명만 이탈해도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 사태’에 분노하는 ‘샤이 탄핵 찬성파’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당내 분위기다.● 尹, “김용현 해임 아냐”한 대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시작한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오전 8시에 이어진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 탈당,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내각 총사퇴, 국방부 장관 등 비상계엄을 추진하고 실행한 책임자 해임 및 책임 추궁 3가지를 당 수습책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탄핵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한 대표는 이날 오후 추 원내대표 및 당내 중진들과 함께 윤 대통령과 만나 수습책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선 한 대표가 요구했던 ‘해임’을 시키지 않고 ‘자진 사임’의 형태로 정리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실제로 김 장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한 중진 의원은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 그랬는지 설명해 주더라”고 했다.● “탄핵 막아야 한다”지만…“가능성 열어 놔야” 언급도앞서 열린 오전 비공개 의총에선 탄핵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파를 가리지 않고 쏟아졌다. 주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나라를 바칠 것이냐”는 취지였다. 친한 핵심인 장동혁 최고위원(재선)은 “보수 정당이 두 번 탄핵되면 20~30년 풀 한 포기 안 날 걸 안다”며 “임기는 꼭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친윤 핵심 권성동 의원(5선)도 “우리도 뻔뻔해야 한다. 권력을 잃었을 때 민주당의 극악무도한 행태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계엄 요건이 안 맞으면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정치는 법률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공개 석상에선 대통령의 자진 사퇴 요구와 탄핵 찬성 가능성을 열어 두는 목소리도 잇달아 나왔다. 4선 중진 안철수 의원은 “(윤 대통령은)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친한계 김상욱 의원(초선)도 “탄핵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개인적인 의견으로 (윤 대통령이)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한 대표는 탄핵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 대표가 탄핵소추안 표결 찬반에 대해 명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탄핵 반대’ 단일대오가 당론으로 정해지지 않아 실제 표결에선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탄핵소추안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돼 소신 투표를 할 수 있다.이날 의총에선 한 대표가 제시한 윤 대통령의 탈당 요구를 두고 친한계와 친윤 및 중진그룹 간 파열음이 일었다. 친한계 한지아 수석대변인(초선)은 “우리는 대통령을 지키고 싶은데 대통령이 지킬 수 없게 만들었다. 같이 가려면 손을 놓아아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친윤 윤재옥 의원(4선)은 “대통령 탈당은 통상 임기 말 선거 앞두고 전략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멋진 대응보다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반대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및 중진 의원들과 만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폭거를 알리기 위한 것이지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한 총리와 한 대표 등은 이날 오후 5시경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윤 대통령과 1시간 넘게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에 대한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한 대표는 이날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을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만큼 해임 형식을 취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 탈당과 내각 총사퇴, 김 장관 해임 등 3가지를 비상계엄령 수습책으로 제시했다. 이날 국민의힘 비상 의원총회에서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대표의 대통령 탈당 요구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인 끝에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었다. 면담에 참석한 한 중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 계엄을 선포했는지 설명했다”고 했다.앞서 윤 대통령은 3일 국무위원들의 반대와 설득 시도에도 비상계엄 선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의 계엄 선포 건의를 받은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경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한 총리 등 국무위원들 대다수는 “경제나 안보, 외교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대할 것”이라는 반대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뜻이 워낙 확고해 말릴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韓 만난 尹, 국방장관 해임 아닌 ‘사임’으로 정리… 90분 빈손 회동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도가 곧장 더불어민주당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로 이어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보수가 궤멸 위기 상황에 빠져들었다”는 우려가 나왔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경험한 보수 정당에서 또다시 탄핵의 그림자가 드리우자 당내에선 “이번에도 탄핵이 되면 당이 20~30년간 불모지가 될 것”이란 위기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주호영 국회부의장(6선), 권영세(5선) 김기현(5선) 나경원(5선) 의원 등이 4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나온 당내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1시간 반가량 윤 대통령과 비공개로 만났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폭거 탓이다. 폭거를 알리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이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는 취지로 답하며 회동은 사실상 소득 없이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비상 의원총회에서 일단 친한(친한동훈)계, 친윤(친윤석열)계 모두 “탄핵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여당 의원(108명) 중 8명만 이탈해도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 사태’에 분노하는 ‘샤이 탄핵 찬성파’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당내 분위기다.● 尹, “김용현 해임 아냐”한 대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시작한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오전 8시에 이어진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 탈당,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내각 총사퇴, 국방부 장관 등 비상계엄을 추진하고 실행한 책임자 해임 및 책임 추궁 3가지를 당 수습책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탄핵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한 대표는이날 오후 추 원내대표 및 당내 중진들과 함께 윤 대통령과 만나 수습책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선 한 대표가 요구했던 ‘해임’을 시키지 않고 ‘자진 사임’의 형태로 정리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실제로 김 장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한 중진 의원은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 그랬는지 설명해 주더라”고 했다.● “탄핵 막아야 한다”지만…“가능성 열어 놔야” 언급도앞서 열린 오전 비공개 의총에선 탄핵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파를 가리지 않고 쏟아졌다. 주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나라를 바칠 것이냐”는 취지였다. 친한 핵심인 장동혁 최고위원(재선)은 “보수 정당이 두 번 탄핵되면 20~30년 풀 한 포기 안 날 걸 안다”며 “임기는 꼭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친윤 핵심 권성동 의원(5선)도 “우리도 뻔뻔해야 한다. 권력을 잃었을 때 민주당의 극악무도한 행태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계엄 요건이 안 맞으면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정치는 법률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공개 석상에선 대통령의 자진 사퇴 요구와 탄핵 찬성 가능성을 열어 두는 목소리도 잇달아 나왔다. 4선 중진 안철수 의원은 “(윤 대통령은)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친한계 김상욱 의원(초선)도 “탄핵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개인적인 의견으로 (윤 대통령이)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한 대표는 탄핵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 대표가 탄핵소추안 표결 찬반에 대해 명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탄핵 반대’ 단일대오가 당론으로 정해지지 않아 실제 표결에선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탄핵소추안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돼 소신 투표를 할 수 있다.이날 의총에선 한 대표가 제시한 윤 대통령의 탈당 요구를 두고 친한계와 친윤 및 중진그룹 간 파열음이 일었다. 친한계 한지아 수석대변인(초선)은 “우리는 대통령을 지키고 싶은데 대통령이 지킬 수 없게 만들었다. 같이 가려면 손을 놓아아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친윤 윤재옥 의원(4선)은 “대통령 탈당은 통상 임기 말 선거 앞두고 전략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멋진 대응보다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반대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심야 비상계엄 선포는 2시간여 만에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로 끝났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3분부터 시작된 긴급 대국민 담화에서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며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밝혔다. 이날 오후 11시부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가 나왔다. 비상계엄 선포는 박정희 유신정권 말기인 1979년 10월 부마항쟁 당시 부산 지역에 9일간, 10·26사건 이튿날인 1979년 10월 27일부터 1981년 1월 24일까지 439일간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시행된 게 마지막이다. 45년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이다. 여야 의원들은 4일 새벽 국회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시점이 오전 1시 1분이었다. 윤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시작한 지 2시간 38분 만이었고 계엄포고령이 나온 지 2시간 1분 만이었다. 헌법 77조 5항에는 “국회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계엄 해제 요구안 통과 뒤 “이번 계엄 선포는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비상계엄 실질 조건을 전혀 갖추지 않은 불법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3일 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이 돼야 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 “이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특히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비상계엄 선포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계엄사령관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맡았다. 윤 대통령 담화 뒤 계엄사령부는 1호 포고령을 발표했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에서도 반발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요건도 맞지 않은 위법한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라고 했다. 계엄 해제 요구안 통과 뒤에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어떠한 경거망동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계엄 선포 뒤 “윤 대통령은 국민을 배반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에 도착한 무장 계엄군도 시민들과 대치하다가 계엄 해제 이후 철수했다. 다만 계엄법상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하려는 경우에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해 실제 해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입니다. 국민과 함께 막겠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같이 밝혔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도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전혀 전달받지 못해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지금 대통령이 막가자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향한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한 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한 대표는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잘못된 계엄 선포를 반드시 막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특히 “요건도 맞지 않은 위법한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다. 군경에게 말씀드린다. 반헌법적 계엄에 동조하고 부역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이날 여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친한(친한동훈)계 의원과 본회의장 밖에 머문 추경호 원내대표 등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로 나뉘었다. 한 대표를 비롯해 박정하 서범수 장동혁 의원 등 친한계 의원들 위주로 18명의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 개의에 참석했고, 참석자 전원은 해제 찬성표를 던졌다. 한 친한계 의원은 “추 원내대표가 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못 가게 헷갈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대응책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도 깜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9월 더불어민주당이 ‘계엄령 준비’ 주장을 펼칠 때 국민의힘은 “황당무계한 허위 정보까지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 탄핵을 한다면 이런 거짓 괴담으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분열로 몰아넣는 이런 세력들을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며 맞대응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당혹해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의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어떤 이유로 계엄을 선포한 건지 사유를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이런 고도화된 나라에서 비상계엄한 경우가 없는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며 “이제 여당으로선 이 사태로 돌아선 민심을 복원하기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여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도 “계엄에 반대한다. 계엄은 철회돼야 한다”며 “시장으로서 시민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일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 대한 의견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질문에 대해 “중요한 문제에 있어 신중한 판단을 하는 것이 모호함이라고 치부될 수 없다”고 밝혔다. 여당 원내지도부가 이르면 10일로 예상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이다. 친윤(친윤석열)계 중심으로 거론되는 특검법 재표결 시 ‘집단 기권’ 전략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재표결 국면에서 당내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라는 이야기가 나왔다.한 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정당이고 의견이 다양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집단 기권’ 전략에 대해서도 한 대표는 “그런 편법을 동원할 경우 국민이 크게 비판하지 않겠느냐”며 “아이디어 차원에서 떠올린 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집단 기권’은 의원들이 기표소에 들어가지 않고 백지 상태 투표용지를 바로 투표함에 넣어 모든 표를 무효표로 만드는 방안이다. 한 대표가 ‘전략적 모호성’ 행보를 이어 가는 것에 대해 한 친윤 의원은 “만에 하나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면 친한(친한동훈)계가 이탈을 했든 하지 않았든 한 대표가 책임을 온전히 지게 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민의힘이 전격적으로 채 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 참여를 결정하면서 여야는 국회 회의장에서 채 상병 사건 쟁점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조사를 주장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사건 처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정황이 있는지 면밀히 확인하겠다는 태도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현안질의, 국정감사 등을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대통령실의 외압 정황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여당에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재선)을, 야당에선 국회 운영위 소속 전용기 의원(재선)을 각각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로 내정했다. 여야는 조사 기간과 조사 대상 등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野 “외압 따져 볼 것” vs 與 “정치공세”채 상병 순직 사건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사건이다. 이번 국정조사 핵심은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에서 외압이 있었냐는 것이다. 야당은 이른바 ‘VIP 격노설’로 알려진 윤 대통령의 격노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2023년 7월 31일 윤 대통령이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을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보고를 받을 당시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로 질책했다는 의혹이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윤 대통령의 외압 때문에 국방부와 해병대가 사건 처리 방향을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순직 사건을 수사한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 등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지만 대통령의 질책 이후 국방부의 수사 축소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반면 대통령실은 “애초에 화낸 적 없다”는 입장이고, 여당 역시 “대통령이 의견을 표시하는 것을 ‘격노설’로 포장해 직권남용을 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이라며 “본질과 벗어난 정치공세”라고 반박한다. 2023년 8월 2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사건 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기록을 회수한 것 역시 적법 여부가 쟁점이다. 박 전 단장은 수사 결과를 이첩하지 말라는 이 전 장관의 지시에도 경찰에 자료를 넘겼다는 혐의(항명죄)로 기소됐다. 야당은 “적법한 절차로 사건을 이첩한 박 전 단장을 기소하고 보직 해임시킨 건 위법, 부당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사건의 본질은 국방부 장관의 정당한 이첩 보류 지시 명령을 박 전 단장이 어긴 항명”이라며 맞서고 있다. 21대 총선 국면이던 올해 3월 크게 논란이 됐던 이 전 장관의 주호주 대사 출국 과정도 주요 국정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전 장관은 주호주 대사로 임명돼 호주로 출국했는데, 당시 이 전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돼 출국금지 상태였다. 이 때문에 야당은 출국금지 해제 과정 및 관계 당국의 직권 남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공직자로서 공무 수행을 위한 것”이라며 직권 남용 주장을 비판하고 있다.● 조사 기간, 시기도 쟁점채 상병 국정조사특위는 국회 의석 비율을 반영해 민주당 10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5선 중진 정동영 의원이 맡는다. 여야는 협의를 통해 국정조사 실시계획서의 세부 내용을 조율할 예정이다. 여야 모두 국조특위 위원에 법사위 소속 의원들과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들을 배치했다. 조사 기간과 조사 대상 등을 두고 여야 간 줄다리기도 예상된다. 민주당 특위 관계자는 “5일 국립대전현충원 방문을 시작으로 국정조사 계획 논의를 진행하는 방안을 여당에 건의할 예정”이라며 “여야 특위 간 협의를 거쳐 국정조사 실시계획서에 들어갈 구체적인 조사 기간과 피감기관 등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처럼 45일 기간을 기본으로 하고 필요시 연장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내용일 뿐 간사 간 협의를 시작하면 백지부터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국정조사는 사전조사를 거친 뒤 본조사 격인 기관보고, 현장방문, 청문회 등을 진행한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예산안 처리 이후 기관보고, 현장방문, 청문회를 진행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법정 처리 시한(2일)을 하루 앞두고 극한 대치를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예산안 대비 4조1000억 원을 깎은 감액 예산안의 2일 본회의 단독 처리를 예고했고 국민의힘은 “예산 삭감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맞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부가 수정안을 내면 협의하면 된다”고 밝힌 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단독 감액안 철회 없이는 증액 협상도 없다”고 했다. 정치권이 677조 원 규모의 나라 살림을 볼모로 삼아 벼랑 끝 대치를 벌이면서 민생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고 추가 협상을 촉구할 방침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여당과 합의가 불발되고 기획재정부가 증액에 동의하지 않아 2일 본회의에 감액 예산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정부 여당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면 더 많은 감액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선(先)사과와 감액 예산안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예산안에 대한 그 어떤 추가 협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대통령실,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하고 정부 예비비 등을 깎은 감액안을 예결위에서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이 2일 본회의에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 탄핵소추안도 보고한 뒤 4일 통과시킬 방침이어서 여야 충돌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여야가 약속한 민생 입법은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이다. 당초 여야는 예금자보호한도를 1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불법 사금융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부업법 개정안 등 6개 민생 법안을 10일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5개 법안이 소관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했다.용산 “특활비 없애 마약수사 못해” 野 “영수증도 없는 쌈짓돈 안돼”野 감액 예산안 처리 시도에 충돌與 “정부 4.8조원 예비비 반토막 내… 재난대책비 예산도 1조원 깎아”野 “1.5조이상 쓴적없어 정상화 조치부자감세 상속-증여세법 부결 계획”“일방적 예산 감액으로 민생, 치안, 외교, 재해 대응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모든 책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는 걸 분명히 한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특수활동비 삭감했다고 국정이 마비되지도, 국민이 피해 입지도 않는다. 잘못된 나라 살림을 정상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헌정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안 처리 시도를 놓고 여야 원내지도부는 일요일인 1일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어 강도 높은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액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던 민주당은 3일 만인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감액 예산안을 최종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동시에 정부 여당과의 추가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강온 전략’ 구사에 나섰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선(先)사과와 감액 예산안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예산안에 대한 그 어떤 추가 협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피해는 국민 몫이니 책임은 야당이 져야 한다. 사고를 친 민주당이 수습하라”고 압박했다.● “예비비 너무 많아” vs “재해대책비 1조나 감액”정부 예산안 677조4000억 원 중 4조1000억 원을 감액한 수정 예산안의 핵심은 정부 예비비 절반 삭감과 대통령실과 감사원, 검찰, 경찰의 특수활동비 전액 삭감이다.먼저 정부안 4조8000억 원 중 2조4000억 원을 감액한 정부 예비비와 관련해 민주당은 정부의 씀씀이를 문제 삼았다. 박 원내대표는 “역대 정부에서 예비비는 1조5000억 원 이상을 사용한 예가 없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무려 4조8000억 원이나 편성했다. 이게 말이 되냐”며 “집안 살림도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반면 대통령실은 “예비비 삭감으로 국가의 기본적 기능 유지에도 지장을 초래하게 됐다”고 반발했다. 추 원내대표도 “재난 재해에 대해 적기에 대응하는 걸 어렵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초 정부는 예비비 중 2조6000억 원은 재난대책비 등으로 활용하게 예산을 편성했지만, 야당의 감액 수정안에선 1조6000억 원만 재난대책 예비비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특수활동비를 두고도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영수증도 내역도 소명도 없이 쓰는 쌈짓돈 뺏기게 생기니 발등에 불이 떨어졌느냐”며 “그토록 소중한 특활비로 휴대전화 요금을 납부하고 회식까지 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검사 시절에는 전직 국정원장들이 대통령실에 제공한 특수활동비를 국고 손실로 기소해 놓고 본인이 대통령으로 쓸 땐 돌연 민생 예산으로 둔갑하는 것이냐”고도 했다.반면 대통령실은 “경찰의 특수활동비 전액을 삭감해 마약 수사, 범죄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없게 함으로써 민생범죄 대응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마약·도박 수사, 디지털 성범죄, 딥페이크 범죄 등 특활비가 투입되는 각종 범죄 수사의 기능이 현격히 약해질 것이란 취지다.이 외에도 윤석열 정부 핵심 정책인 의료개혁 관련 전공의 지원 예산 931억 원 삭감,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497억 원 삭감을 두고도 야당은 “의정 갈등 장기화와 무리한 프로젝트 진행 등 정책 실패로 인한 예산 삭감”이라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예산까지 모두 잘라냈다”고 반발했다.이 밖에 인공지능(AI) 연구용 컴퓨팅 지원 연구개발(R&D) 프로젝트와 건강보험 가입 지원,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관련 예산 증액도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당 텃밭인 호남고속철도건설과 새만금 신공항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액도 무산될 수 있다.● 국회의장실 “감액안만 상정 부담”다만 2일 본회의에 감액 예산안이 상정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감액안만 통과되는 초유의 사태라 상정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양당 원내대표에게 만찬을 제안했으나 추 원내대표가 거부 입장을 밝혀 무산됐다.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핵심 정책인 ‘지역화폐 예산 증액’ ‘고교 무상교육 유지’ 등을 전제로 ‘대왕고래 프로젝트’ ‘용산공원 사업비’ 등 여당이 요구하는 사업 등에 대해 협상 여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정부가 수정안을 내면 협의하면 된다”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은 “사과하고 감액 예산안 철회를 먼저 해야 다시 증액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오히려 민주당을 압박했다. 여기에는 민주당 의원들 역시 지역구 사업에서 증액이 필요한 상황에서 야당 지도부의 감액안 단독 처리 결정에 반발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추 원내대표는 “사고는 누가 쳐놓고 수습은 누가 하라고 하는 것이냐. 초유의 날치기를 했으니 끝까지 가든지 사과하고 원점에서 논의하든지 하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향후 모든 논의의 시작점은 단독 감액안의 철회”라고 선을 그었다.민주당은 예산안과 연계 처리되는 예산안 부수 법안에 대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등 8개 법안은 정부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10억 원 초과 과세표준 구간 상속세 및 증여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내리는 상속증여세법은 부결하기로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초부자 감세’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대통령실과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를 전액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특활비-특경비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취득 및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뜻한다. 기밀 유지가 핵심이라는 이유로 영수증을 남기지 않는다. 특경비는 수사, 감사, 예산, 조사 등 특정 업무 수행에 소요되는 경비를 뜻한다.1일 국회에 따르면 삭감된 예산은 대통령실 소관 특활비 82억 원, 검찰 특활·특경비 587억 원, 경찰 특활비 등 31억 원, 감사원 특활·특경비 60억 원 등이다.특활비는 영수증을 남기지 않아 ‘꼬리표가 붙지 않는 쌈짓돈’ 의심을 받아왔다. 조직범죄나 국가 안보 사안 등 기밀성이 필요한 수사에서도 특활비를 없애면 중요 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017년 4월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이 검찰 간부들에게 70만~100만 원의 격려금을 준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에서 활용된 비용이 특활비였다. 당시 사건은 무죄가 확정됐다. 2020년 ‘조국 사태’ 국면에선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특활비 집행 내역을 조사하라고 대검찰청 감찰부에 지시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삭감 예산안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국가정보원 특활비의 경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일방적 예산 감액으로 민생 치안 외교 재해 대응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모든 책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는 걸 분명히 한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특수활동비 삭감했다고 국정이 마비되지도 국민이 피해 입지도 않는다. 잘못된 나라살림을 정상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헌정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안 처리 시도를 놓고 여야 원내지도부는 일요일인 1일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어 강도 높은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액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던 민주당은 3일 만인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감액 예산안을 최종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동시에 정부·여당과의 추가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강온 전략’ 구사에 나섰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선(先)사과와 감액 예산안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예산안에 대한 그 어떤 추가 협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피해는 국민 몫이니 책임은 야당이 져야 한다. 사고를 친 민주당이 수습하라”고 압박했다.● “예비비 너무 많아” vs “재해대책비 1조나 감액”정부 예산안 677조4000억 원 중 4조1000억 원을 감액한 수정 예산안의 핵심은 정부 예비비 절반 삭감과 대통령실과 감사원, 검찰, 경찰의 특수활동비 전액 삭감이다.먼저 정부안 4조8000억 원 중 2조4000억 원을 감액한 정부 예비비와 관련해 민주당은 정부의 씀씀이를 문제 삼았다. 박 원내대표는 “역대 정부에서 예비비는 1조5000억 원 이상을 사용한 예가 없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무려 4조8000억 원이나 편성했다. 이게 말이 되냐”며 “집안 살림도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반면 대통령실은 “예비비 삭감으로 국가의 기본적 기능 유지에도 지장을 초래하게 됐다”고 반발했다. 추 원내대표도 “재난 재해에 대해 적기에 대응하는 걸 어렵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초 정부는 예비비 중 2조6000억 원은 재난대책비 등으로 활용하게 예산을 편성했지만, 야당의 감액 수정안에선 1조6000억 원만 재난대책 예비비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특수활동비를 두고도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영수증도, 내역도, 소명도 없이 쓰는 쌈짓돈 뺏기게 생기니 발등에 불이 떨어졌느냐”며 “그토록 소중한 특활비로 휴대전화 요금을 납부하고 회식까지 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검사 시절에는 전직 국정원장들이 대통령실에 제공한 특수활동비를 국고 손실로 기소해 놓고 본인이 대통령으로 쓸 땐 돌연 민생 예산으로 둔갑하는 것이냐”고도 했다.반면 대통령실은 “경찰의 특수활동비 전액을 삭감해 마약 수사, 범죄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없게 함으로써 민생범죄 대응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마약·도박 수사, 디지털성범죄, 딥페이크 범죄 등 특활비가 투입되는 각종 범죄 수사의 기능이 현격히 약해질 것이란 취지다.이 외에도 윤석열 정부 핵심 정책인 의료개혁 관련 전공의 지원 예산 931억 원 삭감,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497억 원 삭감을 두고도 야당은 “의정 갈등 장기화와 무리한 프로젝트 진행 등 정책 실패로 인한 예산 삭감”이라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예산까지 모두 잘라냈다”고 반발했다.이밖에 인공지능(AI) 연구용 컴퓨팅 지원 연구개발(R&D) 프로젝트와 건강보험 가입지원,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관련 예산 증액도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당 텃밭인 호남고속철도건설과 새만금 신공항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액도 무산될 수 있다.● 국회의장실 “감액안만 상정 부담”다만 2일 본회의에 감액 예산안이 상정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감액안만 통과되는 초유의 사태라 상정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양당 원내대표에게 만찬을 제안했으나 추 원내대표가 거부 입장을 밝혀 무산됐다.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핵심 정책인 ‘지역화폐 예산 증액’ ‘고교 무상교육 유지’ 등을 전제로 ‘대왕고래 프로젝트’ ‘용산공원 사업비’ 등 여당이 요구하는 사업 등에 대해 협상 여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정부가 수정안을 내면 협의하면 된다”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은 “사과하고 감액 예산안 철회를 먼저 해야 다시 증액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오히려 민주당을 압박했다. 여기에는 민주당 의원들 역시 지역구 사업에서 증액이 필요한 상황에서 야당 지도부의 감액안 단독 처리 결정에 반발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추 원내대표는 “사고는 누가 쳐놓고 수습은 누가 하라고 하는 것이냐. 초유의 날치기를 했으니 끝까지 가든지 사과하고 원점에서 논의하든지 하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향후 모든 논의의 시작점은 단독 감액안의 철회”라고 선을 그었다.민주당은 예산안과 연계 처리되는 예산안 부수법안에 대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등 8개 법안은 정부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10억 원 초과 과세표준 구간 상속세 및 증여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내리는 상속증여세법은 부결하기로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초부자 감세’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불법 여론조사 및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28일 창원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명 씨가 약 3억7000만 원 상당의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실시해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경선 과정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명 씨가 국민의힘 당원 명단으로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표본을 선정하고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고발 사유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명 씨가 김건희 여사로부터 돈봉투를 받았다는 의혹 등 사안별로 추가 고발장을 제출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혐의(정치자금법 위반) 공범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김 전 부원장 변호인들이 모여 있는 텔레그램 메신저 방에 참여해 김 전 부원장의 재판 상황을 공유받고 재판 전략까지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김 전 부원장의 1심 재판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부터 해당 텔레그램 방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부원장은 불법 정치자금 6억 원과 뇌물 7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5월 보석으로 풀려나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김 전 부원장에 대해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한편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틀째 이어갔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민의힘이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조한창 법무법인 도울 변호사(59·사법연수원 18기) 추천을 유력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당초 검토했던 김성주 광주고법 판사(57·26기) 대신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61·29기)를 추천하기로 했다. 여당 고위 관계자는 27일 “여당 추천 몫 재판관으로 조 변호사를 추천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올 1월부터 세 차례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됐고 조 변호사가 재판관이 되면 헌재 소장으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재판관 3명 중 1명만 추천하는 식으로 양보하는 대신 민주당에 헌재 소장 임명 시 동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앞서 야당 몫 추천 후보로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과 김 판사를 유력하게 검토해왔지만 정 법원장과 마 부장판사를 추천하기로 했다. 마 부장판사는 진보 성향으로 2009년 국회 폭력사태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관계자 12명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재판관 3인의 퇴임 이후 41일째 헌재 재판관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는 이르면 내주 중 재판관 3명에 대한 의견 합의를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7일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와 한 대표는 각각 사법 리스크 고비와 당원 게시판 논란 속 국면 전환과 외연 확장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성동구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해 고교 무상교육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도 고교 무상교육에 대한 중앙정부의 재정 부담이 일몰되는 상황과 관련해 “국가경영이 원칙을 잃어버린 상황”이라며 “초부자 감세를 통해 국가 재정이 열악해지니 온갖 영역에서 예산이 삭감되고 있는데, 교육지원 예산이 삭감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오후에는 국회에서 자신이 직접 이끄는 ‘미래거버넌스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8일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를 만나 중도 보수로의 외연 확장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 대표는 이날 노동계의 숙원 중 하나인 정년연장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 대표는 이날 당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정년연장 쟁점과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일하고 싶으면 일할 수 있게 정년 연장 등 제도 개혁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현행 60세인 정년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향으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 대표는 앞으로 정년연장 이슈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정년연장은 무시무시한 주제다. 웬만한 정치인은 (논의가 어떻게 튈지) 걱정 때문에 말을 아끼게 된다”면서도 “국민의힘은 피하지 않고 국민 입장에서 다각적으로, 구체적으로 토론하겠다”고 밝혔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민의힘 내부에서 위기론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 판결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기 어려워졌음에도 집권여당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20일 넘도록 당원게시판을 둘러싼 당내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계파 갈등이 여권 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남은 정기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 처리와 예산안 심사 파상 공세를 예고하는 상황에서 전열조차 가다듬지 못한 여당 내에선 “배부를 짓 할 여유가 없는데 집권여당이 무얼 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25일) 최고위원회에서 벌어진 당원게시판 관련 충돌에 대해 “분란을 만드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대립각을 이어갔다. 반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계파 간 설전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당 지도부 인사의 참석 제한을 한 대표에게 제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양측 모두 계파 간 정면충돌의 출구를 찾기 위한 진상 규명과 근본적 해법을 찾으려기보단 서로 정적 대하듯 “네 탓”을 하며 갈등을 증폭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파색이 엷거나 중립 성향 의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야당은 28일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다음 달 10일로 연기했다. 여당 내분을 활용해 이탈표를 부추기겠다는 전략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당 내에선 비판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4선 중진 안철수 의원은 “집권여당이 민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정치투쟁만 하고 있으면 국민들은 ‘저기는 왜 정권을 갖고 있느냐’고 실망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선 김승수 의원은 “당 대표는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반대 측에서 당 대표를 공격하는 모습들 역시 비정상”이라며 “집권여당으로서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 인사들은 당내 갈등을 속히 해결하고 집권여당의 핵심 기능인 민생 정책 이슈로 넘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선 중진 권영세 의원은 “정부가 잘못한 것은 당이 바로잡고, 당이 부족한 건 정부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며 “당장 민생부터 돌보는 정책을 함께 이야기하고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與서 터진 ‘위기론’… “게시판 논란 진실 못밝히고 배부른 싸움만”‘게시판 내전’ 20일 넘게 이어지며韓 리더십 위기-계파갈등 심화“민생 무관 정치투쟁에 에너지 소모”“李 사법 리스크에만 기대선 안돼”“집권 여당이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민생과 무관한 정치 투쟁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국민의힘 안철수 의원·4선)“최고위원회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설전이라니, 저런 배부른 짓 할 여지가 없다. 먹고사는 문제에서 국민들은 국민의힘에 냉랭하다.”(국민의힘 김성태 전 의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다음 날 국민의힘 내부에선 위기론이 분출했다. 여당이 20일 넘게 한동훈 대표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비방 글을 썼느냐를 두고 ‘당원 게시판 내전’ 수렁에 빠지면서 한 대표의 리더십도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반사이익’에 기대기 어려워졌다는 지적과 함께 ‘그들만의 싸움’에 몰두하다 집권 여당의 책무인 민생마저 뒷전으로 밀리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개혁 추진 동력도 잃고 지지율도 낮은 복합 위기에 빠졌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 진상 파악 없이 ‘네 탓’ 내전한 대표는 26일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없는 분란을 불필요하게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반발했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계속 공격하는 것은 결국 한 대표의 리더십을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5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가족 명의가 도용됐는지 등을 확인해줘야 한다”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 등으로) 얼굴을 붉히는 모습이 생중계되는 건 국민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고 했다중립 성향 의원들 사이에서도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매듭지어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고 해법을 찾는 대신에 출구 없는 계파 내전이 장기화될 경우 한 대표의 리더십과 여권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한 대표 가족이 연관됐다면 한 대표가 가족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하면 해결될 문제인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끄는지 모르겠다”고 했다.친윤계가 의혹을 제기한 의도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중립 성향 4선 의원은 “친윤계는 한 대표를 과도하게 흔들고 있는데 오버하지 말아야 한다. 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운운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궁금해하는 실체적 진실 규명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검사식 정치 스타일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립 성향의 한 대구·경북(TK) 재선 의원은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 대표 가족이 관련 있는지 국민이 궁금해하고 있다”며 “검사는 수사하고 처벌하고 하는 것이지만 정치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걸 풀어주고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李만 잡아넣으면 이긴다는 건 바보 같은 소리”여야 민생 주도권 경쟁에서 여당의 존재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만 기대서는 안 되고 국정 운영 책임이 있는 집권 여당이 민생을 적극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TK 재선인 김승수 의원은 “정부 부처와 당 정책위가 역할 분담을 해서 정책 이슈를 주도해야 하는데, 오히려 야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우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닌 진정성을 갖고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김 전 의원은 “당정, 당내 갈등 정치로 인해 민생 정책이 묻히게 되면 백약이 무효”라고 했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 한 재선 의원은 “민생을 말로만 강조할 게 아니라 진짜 현장을 찾아 민생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느끼고 진정성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PK 지역 중립 성향 초선 의원은 “이재명 대표만 잡아넣으면 이긴다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소리”라며 “민생 정책을 관철할 수 있는 능력을 여당 지도부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 목소리도 여전했다. 김용태 의원은 “각종 개혁 과제와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지지율을 회복해 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김 여사 문제를 어떻게 공정하게 처리할 것인지가 여당에 남은 숙제”라고 진단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최근 (당원게시판)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명태균 리스트에 관련됐거나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과 관련한) 김대남 건에 언급된 사람들로, 자기들 이슈를 덮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어떻게든 당 대표인 저를 흔들어 보겠다는 의도”라고 규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당원게시판 논란을 고리로 의도적으로 당 대표를 흔드는 세력이 명태균 리스트 관련 인사들이라고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한 대표는 특히 이날 ‘여론조사 경선 개선 TF(태스크포스)’를 띄우며 그동안 자신을 비판하던 세력에 맞대응할 것임을 처음 예고했다. 2021년 재·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 지방선거 등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 개입 의혹이 있는 명태균 씨 논란을 정조준해 관련된 인사들을 당 차원에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이고 친윤(친윤석열)계 인사, 잠재적 대선 경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 주요 인사 상당수가 명 씨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제2의 명태균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런 구태를 청산해야 쇄신할 수 있다. 한 대표가 25일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날에 TF를 띄운 이유”라고 말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 국면에서 수세에 놓인 한 대표가 ‘명태균 구태 청산’ 카드로 판 뒤집기에 나선 것이지만 당 내부에선 “계파 갈등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韓, 명태균 논란 겨냥 여론조사개선TF 띄워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경선 개선 TF를 만들겠다”며 “명 씨 사안에서 그 문제점과 취약점이 많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특히 “지금까지 문제 되고 있는 과거 우리 당 경선에서의 실태를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올렸다는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저를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은 총선 때부터 있었다”며 “비슷한 사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무리한 공격과 협잡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김옥균 프로젝트 얘기도 나왔는데 특정 세력이 주도한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이날 친윤계가 한 대표의 조기 낙마를 모의한다는 내용의 일명 ‘김옥균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 대표는 이날도 “문제없는 게시글을 누가 게시했는지 밝히라는 요구에 응하는 게 공당으로서 기본 원칙을 해하는 것”이라며 “저 정도 글도 못 쓰나. 왕조 시대인가”라며 가족이 글을 올렸는지는 답하지 않았다. 한 대표가 가족 여부를 밝히라는 공세를 비판하는 동시에 여론조사개선TF를 꺼내든 건 친윤계 등이 자신을 압박하는 당내 국면을 뒤집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한 친한계 인사는 “한 대표를 죽이려는 움직임이 노골적”이라며 “배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친한계 핵심 인사는 “TF는 구태 청산의 예비 작업”이라며 “지금 당내 유력 정치인 중 한 대표 말고 명 씨 논란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 한 대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친윤 “명태균으로 논란 물타기” 한 대표의 이 같은 강공 드라이브에 친윤 및 비한(비한동훈) 진영은 “명태균 논란으로 당원게시판 논란을 물타기 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명 씨하고 당원게시판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 메시지가 아니라 메신저를 공격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출신의 다른 의원도 “당원게시판 논란은 당원들이 혼란스러워하니깐 조속히 정리해 달라는 건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전제로 내년도 특별감찰관실 예산 확보를 당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민생경제특별위원회 구성 안건도 공식 의결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최근 (당원게시판)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게 명태균 리스트에 관련됐거나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과 관련한) 김대남 건에 언급된 사람들로, 자기들 이슈를 덮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어떻게든 당 대표인 저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라고 규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당원게시판 논란을 고리로 의도적으로 당 대표를 흔드는 세력이 명태균 리스트 관련 인사들이라고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한 대표는 특히 이날 ‘여론조사 경선 개선 TF(태스크포스)’를 띄우며 그동안 자신을 비판하던 세력에 맞대응할 것임을 처음 예고했다. 2021년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 지방선거 등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개입 의혹이 있는 명태균 씨 논란을 정조준해 관련된 인사들을 당차원에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친윤(친윤석열)계 인사, 잠재적 대선 경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 주요 인사 상당수가 명 씨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제2의 명태균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런 구태를 청산해야 쇄신할 수 있다. 한 대표가 25일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날에 TF를 띄운 이유”라고 말했다. 당원게시판 논란 국면에서 수세에 놓인 한 대표가 ‘명태균 구태 청산’ 카드로 판 뒤집기에 나선 것이지만 당내부에선 “계파 갈등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韓, 명태균 논란 겨냥 여론조사개선TF 띄워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경선 개선 TF를 만들겠다”며 “명 씨 사안에서 그 문제점과 취약점이 많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특히 “지금까지 문제되고 있는 과거 우리당 경선에서의 실태를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올렸다는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저를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은 총선 때부터 있었다”며 “비슷한 사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무리한 공격과 협잡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김옥균 프로젝트 얘기도 나왔는데 특정 세력이 주도한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친한계는 이날 윤계가 한 대표의 조기 낙마를 모의한다는 내용의 일명 ‘김옥균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다만 한 대표는 이날도 “문제 없는 게시글을 누가 게시했는지 밝히라는 요구에 응하는 게 공당으로서 기본 원칙을 해하는 것”이라며 “저 정도 글도 못쓰나 왕조시대인가”라며 가족이 글을 올렸는지는 답하지 않았다.한 대표가 가족 여부를 밝히라는 공세를 비판하는 동시에 여론조사개선TF를 꺼내든 건 친윤(친윤계)계 등이 자신을 압박하는 당내 국면을 뒤집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는 “한 대표를 죽이려는 움직임이 노골적”이라며 “배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친한계 핵심 인사는 “TF는 구태 청산의 예비작업”이라며 “지금 당내 유력정치인 중 한 대표 말고 명 씨 논란에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 한 대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 친윤 “명태균으로 논란 물타기”한 대표의 이같은 강공 드라이브에 친윤 및 비한(비한동훈) 진영은 “명태균 논란으로 당원게시판 논란을 물타기 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명 씨하고 당원게시판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 메시지가 아니라 메신저를 공격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출신의 다른 의원도 “당원게시판 논란은 당원들이 혼란스러워하니깐 조속히 정리해달라는 건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을 임명을 전제로 내년도 특별감찰관실 예산 확보를 당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임명할 때 예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민생경제특별위원회 구성 안건도 공식 의결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법에서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죄를 없애고, 당선무효형 기준액을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올리는 법안을 발의한 것을 둘러싸고 21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당은 즉각 “이재명 대표가 유죄 선고를 받은 선거법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면죄부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재판과 상관없이 선거법 개정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것”이라면서 당론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장을 지냈으며,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18기) 동기로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꼽힌다. 이 대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이날 항소했다. ● 李 유죄 선고날 ‘선거법 개정’ 법안 발의박 의원이 14일 대표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허위사실 공표죄와 후보자 비방죄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의원은 15일에는 당선 무효의 기준이 되는 형을 벌금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높이는 개정안도 추가 발의했다. 두 개정안은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와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각각 벌금 150만 원과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14일, 15일 발의됐으며, 민주당 지도부인 김윤덕 사무총장과 검사 출신인 주철현 최고위원이 모두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경우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다 보니 대부분 주에서 명예훼손죄 자체를 처벌하지 않는다”며 “선거도 정치의 영역이기 때문에 사법부가 간섭하는 건 삼권분립에도 맞지 않는다”고 선거법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벌금형 기준 상향에 대해서도 “100만 원 미만 선고를 하기 위해 국민적 시각에 맞지 않는 판결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국회에 들어오자마자 준비한 법안이 입법조사처 검토 과정 등을 거치면서 공교롭게도 이 대표 선고 시점에 발의된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벌금형 기준 상향의 경우 개정안을 공포하고 3개월 이후에 즉각 시행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 재판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죄 삭제의 경우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공포되더라도 부칙에 따라 기존 사건에 대한 소급 적용은 이뤄지지 않지만 개정안대로 죄목 자체가 사라지면 이 대표의 재판 양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선거법 개정안의 경우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전날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 서면 축사에서 “지나친 규제는 정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선거법 개정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면소(소송 조건 결여로 소송을 종결) 논란이 제기됐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선거법에 대해서는 선관위, 정치권, 전문가들이 ‘말은 풀고 돈은 묶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해당 법안들은 조만간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로 회부돼 논의될 예정이다.● 與 “이재명 판결 바꾸겠다는 위인설법” 국민의힘은 “정말 사법 시스템을 망가뜨려서라도 이 대표를 구하겠다는 그런 일종의 아부성 법안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보통 법률이 만들어지면 시행 시기를 멀찍이 떨어뜨려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 법은 공포 후 3개월 이후 시행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 판결을 국회의 힘으로 바꿔 보겠다는 발상”이라면서 “민주당이 이 정도 수준인지는 정말 몰랐다”고 꼬집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최고위원 역시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이 야당 대표의 죄를 없애거나 형을 낮추기 위해 법을 개정하는 것은 명백한 입법권의 남용이자 이해충돌”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민전 최고위원도 “신의 사제, 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은 정말 대단하구나, 법조차 ‘위인설법’하게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민주당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정 입법”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16개 그룹 사장단이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법 개정 논의를 중단하고 경제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 달라는 취지의 이례적인 ‘긴급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황에서 입법 규제를 멈춰 달라며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주요 그룹이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으로 인한 내수 침체가 이어지던 2015년 7월 이후 9년 만이다.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 모인 사장단은 특히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애로를 겪게 할 것”이라며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2·3대 주주 또는 소액 주주가 있고, 이들은 이해관계가 굉장히 상충한다. ‘(모든) 주주’를 충실 의무 대상으로 넣을 경우 많은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16개 그룹 사장단은 “우리 경제 성장동력이 약화되면서 2% 성장률 달성도 버거워졌다”며 “많은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자 국내보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고, 기업부채는 장기 불황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내수는 가계부채 등의 문제로 구조적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고, 그나마 버텨 주던 수출마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환경 악화로 앞으로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며 “보호무역주의 분위기 속에서 각국이 첨단 산업 지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지원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주요 그룹 사장단이 모여 이례적 성명을 발표한 것은 트럼프발 불확실성 속에 상법 개정안까지 국회를 통과하면 감당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올 10월까지 처리된 법인 파산 선고(인용) 건수가 지난해 연간 처리 건수를 훌쩍 넘는 등 내수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박승희 삼성전자 대외협력(CR) 담당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김동욱 현대차 전략기획실 부사장,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등이 각 그룹을 대표해 참석했고,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도 함께했다.트럼프 폭풍속 재계 “상법 개정땐 끝없는 소송전” 위기감 호소[커지는 경제 경보음]16개 그룹 사장단 이례적 긴급성명“소액주주 보호는 자본시장법 충분”… 보호무역 강화 기류에 우려 더 커져野 “합리적 경영판단은 면책 추진”… 재계 “기준 불명확해 실효성 없어”21일 국내 16개 그룹 사장단이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발표한 데는 그만큼 국내외 경제 여건이 심상찮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내수 침체 장기화와 트럼프발(發) 신냉전 리스크, 중국발 공급과잉 등 안팎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주도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업들은 끝없는 소송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돼 있다.● 야당 상법 개정안 당론 추진에 강한 반발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지정한 상법 개정안 등 각종 규제에 대한 반발과 우려는 사장단 긴급 성명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 증시의 ‘나 홀로’ 하락세 속에서 각 기업이 밸류업(가치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상법 개정으로 접근할 경우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다. 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총주주’로 확대하면 소송 리스크가 크고 오히려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성명에 참여한 한 대기업 사장은 “소액주주 보호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도 충분히 가능한데 상법에서 지나치게 포괄적인 규정을 도입하게 되면 해외 행동주의 펀드 등의 공격에 노출되고 중장기 의사 결정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사장도 “미국을 제외하고 글로벌 경기가 모두 악화되고 있고, 이것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며 “주가를 올리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기업 경쟁력을 올리는 것인데 상법 개정안은 오히려 기업 경쟁력을 낮추게 된다”고 강조했다.국민의힘도 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법적으로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일률적으로 포함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계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경영판단의 원칙’을 개정안에 명시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경영판단의 원칙이란 이사가 합리적 근거에 따라 재량 범위 내에서 내린 경영 판단에 대해선 회사 손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법적 기준을 의미한다. 재계의 “상법 개정 시 경영 판단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재계는 “충실의무 대상에 ‘총주주’가 들어가는 한 사안마다 경영판단의 원칙이 인정될지를 두고 소송전이 벌어지거나 배임 처벌 위험에 놓일 것”이라며 “실효성이 없다”고 우려했다.● 트럼프발 신냉전 먹구름…“1년 내 금융 리스크”이번 공동 성명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도 반영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연이은 고관세 정책 천명에 이어 ‘관세 예찬론자’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임명되면서 본격적인 관세 전쟁, 제조업 리쇼어링(본국 회귀)에 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날 성명에 참여한 또 다른 사장은 “미중 패권전에서 반도체가 수단이 되다 보니 생산 시설을 자국으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긴급 공동 성명에 참여한 그룹사는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HD현대, GS, CJ, 두산, 효성, 코오롱, 삼양, 영원무역, 풍산, 삼양라운드스퀘어 등 16곳이다.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정책 변화를 한국 금융시스템의 최대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4년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20.5%)가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26.9%)에 이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로 인한 국내 금융 리스크는 응답자의 70.5%가 1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한편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6단체도 성명을 내고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번째로 높다”며 “(현행 상속세율로는)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