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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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형준 기자입니다. 일본 정치와 사회, 한국 산업과 경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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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5-18~2026-06-17
칼럼97%
사설/칼럼3%
  • 누드 화보 굴러다니던 회사, 180도 바꾼 30세 여사장의 비결은…

    1999년 2월 일본 한 민영방송은 ‘오염지의 고뇌, 농작물은 안전한가’라는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사이타마(埼玉) 현 도코로자와(所澤) 시의 채소에 고농도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내용이었다. 일본 전역의 소비자들이 도코로자와 시에서 출하된 채소를 일절 사먹지 않았다. 농가들은 비명을 질렀다. 그들은 비난의 화살을 산업폐기물처리회사에 집중시켰다. 폐기물 소각 때 나오는 다이옥신 함유 연기가 채소를 오염시켰다고 외쳤다. 결론적으로 그 주장은 근거 없는 억측이었다. 하지만 산업폐기물처리회사 이시자카(石坂)산업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주민들은 “마을 밖으로 나가라”며 손가락질을 했다. 거래기업도 잇달아 끊어졌다. 이시자카 노리코(石坂典子·당시 27세·여) 씨는 이시자카산업의 영업본부장이었다. 부친이 창업한 회사에 입사해 일하고 있었다. 축 처진 어깨의 부친 모습을 본 이시자카 씨는 말했다. “아빠, 제가 이 회사를 되살릴게요.” 반신반의하던 부친은 딸의 강한 요구에 2002년 경영권을 넘겨줬다. 30세 여성 사장이 탄생한 것이다. 당시 회사 상황은 ‘엉망’이었다. 누드 화보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고 저질 책들이 굴러다녔다. 종업원이 헬멧을 쓰지 않는 것은 예사였고 슬리퍼 차림으로 일하는 직원들도 많았다. 이시자카 씨는 정리, 정돈, 청소라는 ‘3원칙’을 정했다. 먼저 정리. 누드 화보 등 기업 활동에 필요 없는 것들은 철저히 버렸다. 6곳이던 휴게소도 1곳으로 통합했다. 그러자 아버지뻘 사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이시자카 씨는 그런 사원들을 퇴사시켰다. 전체 인원의 40%가 회사를 떠나면서 평균 연령이 55세에서 35세로 낮아졌다. 이어 일, 제도 등을 하나하나 정돈했다. 데이터를 축적하고 매뉴얼을 만들었다. 사원의 하루 움직임과 작업 순서 등을 체계화했다. 마지막으로 청소를 강조했다. 이시자카 씨는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5시 두 차례 공장을 돌며 청소 상태를 확인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 감독 보고서’도 작성했다. 사장 취임 8년이 지나자 회사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밝고 깨끗한 회사로 변해 있었다. 이시자카산업은 지난해 재단법인 일본청소협회가 주는 ‘청소대상’을 받았다. 기술력이 축적되면서 회사 경영도 안정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41억3000만 엔(약 385억 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2년부터는 ‘탈(脫)폐기물회사’를 내걸고 반디불이와 멸종 위기의 일본 꿀벌 보호 운동도 벌이고 있다. 그의 성과가 알려지자 도요타자동차 등 대기업, 장관, 지사, 대학교수, 주일 대사관의 대사 등이 견학을 하러 왔다. 2013년 12월 총리 관저에도 초청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났다. 이시자카 씨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경험담을 엮어 ‘절체절명 상태라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회사로 바꿀 수 있다!’는 제목의 책을 냈다. 이 책은 출간 직후 인터넷 전자서점 ‘아마존’에서 종합순위 1위에 올랐다. 발매 3일 만에 2쇄에 들어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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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정치자금 덫’에 걸린 아베내각

    고질적인 불법 정치자금 문제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을 흔들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아온 니시카와 고야(西川公也) 일본 농림수산상이 23일 아베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2012년 12월 들어선 아베 정권에서 각료 낙마는 세 번째. 세 명 모두 정치자금 문제로 옷을 벗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사표를 수리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각료 임명 책임은 나에게 있다. 국민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후임으로는 니시카와 이전에 농림수산상을 지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참의원이 재기용됐다. 니시카와 의원이 대표로 있는 자민당 도치기(회木) 현 제2선거구 지부는 2013년 7월 설탕 제조업체 단체인 ‘정당(精糖)공업회’가 운영하는 빌딩관리업체로부터 100만 엔(약 930만 원)의 헌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니시카와 의원은 자민당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대책위원장이어서 직무와 직접 관련된 업계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샀다. 이와 별도로 2012년 9월 선거구의 한 목재 가공회사로부터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의혹이 있는 헌금 300만 엔(약 2730만 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앞서 지난해 10월 여성 각료인 오부치 유코(小淵優子) 경제산업상과 마쓰시마 미도리(松島みどり) 법무상이 정치자금 문제로 동반 사퇴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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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돈 값에 한숨 쉬는 서민들… 관광객 넘쳐나는 긴자거리

    2012년 12월 집권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엔화 약세’를 유도한 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일본 사회는 어떻게 변했을까. 한마디로 양극화가 더 심화됐다. 서민과 중소기업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을 치고 대기업과 여행업계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엔화 약세 2년’ 일본을 강타한 양극화의 현장을 가 보았다. ○ “살기 너무 힘들다” 지난달 4일 도쿄(東京) 미나토(港) 구 시바우라(芝浦)의 한 잡화점. 립스틱 등 인기 상품 옆에 적힌 형광색 종이 가격표는 작년 4월 소비세(부가가치세)가 5%에서 8%로 올랐을 때 한 번 고쳐진 데 이어 최근에 또다시 가격을 고쳐 올렸다. 수입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점원은 “하루하루 손님이 팍팍 주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일본 서민들이 즐겨 먹는 ‘규돈(쇠고기덮밥)’ 최대 체인인 요시노야(吉野家)는 지난해 12월 300엔(약 2800원)짜리를 380엔으로 26.7%나 올렸다. 주 원료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가격이 올라 어쩔 수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뿐만 아니다. 파스타, 식용유, 냉동식품, 카레 가루, 아이스크림, 위스키 등 원료의 해외 수입 비중이 높은 식음료와 생필품 가격들도 이미 줄줄이 올랐다. 30대 비정규직 직장인 가토 이치로(加藤一郞) 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외식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서민의 힘든 생활은 후생노동성의 각종 통계로도 확인된다. 생활 의식 조사 최신판(2013년)에 따르면 ‘현재 상황이 매우 힘들다’ 또는 ‘어느 정도 힘들다’라는 응답이 59.9%로 조사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4일 발표된 근로자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1만6694엔으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할 경우 전년보다 2.5% 줄었다. 리먼 쇼크 영향을 받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22일 실시한 아베노믹스 평가에 따르면 무려 81%의 응답자가 “경기회복을 실감하지 못한다”고 했다. ○ 부도 공포 중소기업 중소기업들의 부도 도미노도 이어지고 있다. 오사카(大阪) 부 모리구치(守口) 시에 자리 잡은 메이세이(明星) 금속공업소는 대기업 파나소닉 거래처로 이뤄진 ‘협영회(協榮會)’ 회장을 배출할 정도로 탄탄했지만 2013년 9월 파산했다. 지난달 28일 기자가 방문했을 때 공업소 건물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인근 자동차 부품 회사 관계자는 “모리구치 시내 상당수 중소기업이 파나소닉 하청 물량으로 먹고살았는데 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문을 닫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방문한 기후(岐阜) 현 가이즈(海津) 시에서 정밀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사장은 “철, 구리 등 재료를 대부분 수입하는데 비용이 늘고 있다. 대기업은 납품 단가를 올려 주지 않는다. 매우 힘든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1959년에 창립되어 연간 매출이 13억 엔, 종업원은 110명가량이지만 사장은 “이대로 가면 종업원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일본 신용조사회사인 데이코쿠(帝國)데이터뱅크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엔화 약세 영향으로 도산한 기업(부채 1000만 엔 이상)은 2013년(130개)의 2.7배인 345개사나 됐다. 한 중소업체 사장은 “집계에 잡히지 않는 소규모 기업까지 합치면 도산 기업은 몇 배로 늘 것”이라고 했다. 일본금형공업회 우에다 가쓰히로(上田勝弘) 회장도 “20여 년 전 금형 중소기업은 약 1만2000개였는데 지금은 절반 정도가 폐업했다”고 전했다. ○ 여행업계와 대기업은 환호 요즘 도쿄 시내 명품과 쇼핑의 거리인 긴자(銀座)는 대만, 한국, 중국 등 외국 관광객들로 넘쳐 난다. 시계와 보석 등을 파는 면세점 라옥스(LAOX) 옆에는 별도의 환전소까지 마련되어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1341만4000명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들이 일본에서 쓴 돈도 2013년보다 43.3%나 늘어난 2조305억 엔으로 역시 사상 최대다. 수출을 주로 하는 대기업도 엔화 약세의 과실을 톡톡히 따먹고 있다. 후지쓰(富士通)는 지난해(2014년 4월∼2015년 3월) 순이익 전망치를 70억 엔 올린 1320억 엔으로 최근 발표했다. 2013년에 비해 17% 늘었다. 철강 대기업인 JFE홀딩스도 100억 엔 올려 1300억 엔으로 전망했다. 달러로 벌어들인 돈을 엔화로 환산하면서 차익이 생긴 것이다. SMBC닛코(日興)증권이 1월 말까지 발표한 161개 상장사의 업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은 2013년에 비해 9.4% 증가한 4조8730억 엔, 순이익은 18.2% 늘어난 3조360억 엔이다. 이토 게이이치(伊藤桂一) 수석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엔화 약세의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구마노 히데오(熊野英生) 일본 다이이치세이메이(第一生命)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도 엔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연말이면 달러당 125엔(23일 현재 118엔)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도쿄·가이즈·모리구치=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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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우익, 한국 항의방문단에 욕설 퍼부어

    《 일본 시마네(島根) 현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은 올해도 어김없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기념식 행사를 22일 현청 소재지인 마쓰에(松江) 시에서 열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다. 올해는 시마네 현이 2005년 조례로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지 10년째로 미조구치 젠베에(溝口善兵衛) 현 지사와 현 출신 국회의원, 주민 등 약 500명이 참석했다. 일본 정부는 마쓰모토 요헤이(松本洋平)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정부 대표로 파견했다. 정부 대표가 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발족 이후 시작돼 3년 연속이다. 》22일 일본 시마네(島根) 현청 소재지인 마쓰에(松江) 시에서 열린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기념식. 이날 행사에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한 마쓰모토 요헤이(松本洋平) 내각부 정무관은 올해도 어김없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했다. 마쓰모토 정무관은 이날 기념식사에서 “다케시마는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적으로도 일본 영토다. 다케시마를 둘러싼 문제는 우리나라의 주권에 관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미조구치 젠베에(溝口善兵衛) 시마네 현 지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의 이해와 강력한 지지가 필요하다. 정부는 국제사회에 폭넓은 홍보를 해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집권 여당인 자민당 의원 10명을 포함해 국회의원 12명이 참석했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의 와타나베 슈(渡邊周) 의원도 참석했다. 산케이신문은 22일자 사설에서 “일본 고유 영토인 다케시마가 한국에 불법 점령돼 있다”며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기념일로 격상해 기념식도 정부 주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을 항의 방문한 시민단체 독도수호전국연대 최재익 대표의장은 이날 마쓰에 시 숙소에서 “아베 총리는 역사 왜곡과 독도 망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쓴 혈서를 공개했다. 최 의장은 기자회견 후 다케시마의 날 기념식이 열린 시마네 현민회관으로 향하다 회관 앞 거리를 봉쇄한 일본 경찰에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은 최 의장 일행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가 오늘 지방정부의 독도 도발 행사에 또다시 정부 고위급 인사를 참석시킨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한일 관계를 열어 나가겠다고 하는 일본 정부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역사 퇴행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일본의 한 섬에서는 중국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감시망을 강화하는 내용의 주민투표가 진행됐다. 일본 최서단 섬인 오키나와(沖繩) 현 요나구니(與那國) 섬에 육상자위대원 150여 명을 배치하고 레이더를 설치해 센카쿠에 접근하는 중국군의 움직임을 정밀 감시하겠다는 것. 요나구니 섬은 센카쿠에서 150km, 대만에서 110km 떨어진 전략적 요충지다. 오키나와타임스에 따르면 유권자 1276명 중 1094명이 참여한 이날 주민투표에서 58.7%가 부대 배치에 찬성했다. 찬성파는 자위대원과 그 가족의 이주로 섬 경제가 활성화될 것을 기대했고, 반대파는 요나구니 섬의 전쟁기지화를 우려했다. 특히 반대파는 투표 직전 궐기 대회를 열어 “전쟁을 위한 기지 건설에 반대한다”고 호소했다. 부대 배치안이 가까스로 가결됐지만 원래 이번 주민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없었다. 애초부터 주민투표를 형식적인 절차로 생각한 일본 정부는 주민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지난해 4월부터 부대 주둔을 위한 공사에 착수한 상태다. 내년 말까지 공사를 끝내 인근을 지나는 함선과 항공기를 24시간 추적하는 감시망을 완성할 계획이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배극인 특파원}

    • 201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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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인 52% “아베 담화에 사죄 담아야”

    일본 국민 다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올해 8월에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에 구체적인 사죄 표현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사히신문은 14, 1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아베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단어를 넣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또 응답자의 62%는 전후 50년(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전후 60년(2005년) 고이즈미 담화에서 일본의 침략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고 표현한 것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16일 “기존 담화를 계승하겠다”며 문제의 핵심을 비켜갔다. 그는 “전쟁에 대한 반성과 전후 평화국가로서 걸어온 길, 앞으로 세계를 위해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지혜를 모아 넣을 생각”이라며 그동안 여러 차례 사용했던 표현을 되풀이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은 16일 T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과거 일본은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제국주의를 흉내 냈다. 그 결과 사망자 300만 명을 낸 전쟁을 가져왔고 원자폭탄이 두 번이나 떨어지는 일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국의 원한은 없어지지 않았다”며 “법적으로 해결해도 감정이 풀리지 않고 계속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정부는 시마네(島根) 현이 22일 개최하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기념행사에 마쓰모토 요헤이(松本洋平)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파견한다고 17일 밝혔다. 정무관 파견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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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日 전자업계 간판기업, 무엇이 성패 갈랐나

    《 소니(Sony)와 라디오섁(RadioShack)은 몇 년 전까지 일본과 미국 전자업계의 간판 기업이었지만 지금 이들의 운명은 확연히 갈린다. 급변하는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한 소니는 재기했고 구시대적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라디오섁은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무엇이 이들의 성패를 갈랐을까. 》94년 역사의 미국 대표 가전제품 소매업체 ‘라디오섁’이 5일 파산보호 신청을 하자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업체 몰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라디오섁이 실패한 이유로 ①현재의 덫이 된 과거의 영광 ②온라인 시대를 거부한 오만 ③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회사 이름 등을 꼽는다. 마케팅 전문가인 로린 드레이크 씨는 “이름이 모든 걸 말하는 세상이다. 라디오섁을 글자 그대로 풀면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에 귀 기울여 듣던 라디오를 파는 판잣집(shack)’이다. 이 이름이 과연 21세기에 어울리느냐”고 되물었다. 이름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사례는 많다. 온라인방송 스트리밍 선두업체인 넷플릭스(Netflix)는 DVD를 우편으로 보내주는 사업으로 출발했다. 드레이크 씨는 “이 회사 이름을 ‘메일플릭스(Mailflix)’라고 지었다면 지금처럼 성공했겠는가”라고 말했다. 애플 아마존 삼성 구글 버라이즌 등 잘나가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21세기에 알맞은 세련된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라디오섁은 최전성기인 1980년대 미국 전역에 7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했다. ‘우리 매장의 반경 5마일(약 8km) 안에 미국 국민의 90%가 삽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소매판매 업체는 물론이고 대형 유통업체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적으로 줄이는 와중에도 과거의 영광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했다. 2013년 말 기준으로 라디오섁의 미국 내 매장은 5193개였다. 대표적 경쟁업체인 베스트바이는 1492개로 라디오섁 매장 수의 28.7%였다. 조 매그나카 라디오섁 최고경영자(CEO)조차 “우리 집 5마일 반경 안에도 매장이 8개나 있다. ‘같은 식구끼리 제 살 깎아먹기’를 하는 형국”이라고 개탄할 정도였다. 해마다 조금씩 줄였지만 현재 4000여 개의 매장을 유지 관리하는 비용은 라디오섁 경영에 커다란 부담이 됐다. IT 전문가들은 “소매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경쟁업체보다 가격이 싸거나 비슷한 가격이면 서비스가 뛰어나야 한다. 라디오섁은 이 핵심적 두 부문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기자는 지난주 뉴욕 맨해튼 44가 인근에 있는 대형 전자유통업체 베스트바이와 라디오섁 매장을 잇달아 방문했는데 베스트바이가 대형 할인매장이라면 라디오섁은 동네슈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베스트바이에 들어섰을 때에는 직원들의 친절한 안내를 받았지만 라디오섁은 계산대 뒤에 여직원 1명만 근무하고 있었다. 베스트바이에서는 찾는 제품을 문의하니 “물건이 매장에 없다. 미안하다. 옆에 라디오섁 매장을 가보라”는 안내까지 받았지만 라디오섁 매장에서는 “저기 어디쯤에 있을 것 같으니 알아서 찾아보라”는 냉랭한 대접을 받았다. 결국 제품을 찾을 수가 없었고 비슷한 제품도 가격이 베스트바이보다 비쌌다. 결국 다시 베스트바이로 갔고 “꼭 맞는 제품이 아니라도 집에 가서 써보고 안 되면 언제든 반품이나 환불을 요청하라”는 설명을 듣고 제품을 구입했다. 10일 라디오섁 매장에 다시 가봤다. ‘점포 정리 중’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때 여직원은 없었고 매장 매니저가 있었다. 근무 경력 10년 차라는 그는 “맨해튼 내의 모든 매장이 우리처럼 닫는 건 아니다. 통폐합된다고 보면 된다. 우리 회사가 왜 이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계속 근무하고 싶은데 (내 미래도) 어떻게 될지 잘 모른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 SONY, 디지털로 변신 ‘워크맨의 부활’ ▼노트북-부동산 팔고 TV는 분사… 스마트폰-게임기-센서 위주 재편작년 9~12월 실적 7년만에 최대치‘소니가 되돌아왔다.’ 계기는 4일 발표된 3분기(지난해 9∼12월) 실적이었다. 영업이익 1783억 엔(약 1조6500억 원), 순이익 890억 엔으로 2007년 3분기 이래 최대 성적표였다. 소니는 연간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2014 회계연도(지난해 4월∼올해 3월)의 영업이익을 200억 엔, 순손실을 1700억 엔으로 각각 추정했다. 지난해 10월에 밝혔던 전망치(영업이익 400억 엔 적자, 순손실 2300억 엔)보다 실적이 대폭 개선된 것이다. 시장은 즉각적으로 화답했다. 5일 소니 주가는 15.35% 급등한 3194엔으로 장을 마쳤다. 불과 2년여 전인 2012년 11월 소니 주가는 772엔까지 떨어졌었다. 잇따른 실적 부진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투기등급 부여로 휘청거리던 소니 주가가 2년여 만에 수직 반응한 것이다. 소니의 부활을 이끈 원동력은 ‘요시다 리더십’이다. 지난해 4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된 요시다 겐이치로(吉田憲一郞) 씨는 현재 소니의 구조개혁을 이끌고 있다. 그의 지휘 아래 소니는 한국, 중국, 대만 업체에 밀려 대규모로 이익을 깎아먹고 있는 가전사업 부문에 칼을 댔다. 노트북 브랜드인 바이오를 지난해 매각하고 TV 사업은 하부조직으로 세분한 후 분사시켰다. 자금 조달을 위해 부동산도 잇달아 팔았다. 소니 빌딩 11개가 밀집해 ‘소니 마을’로 불리던 도쿄(東京) 시나가와(品川) 구 고텐야마(御殿山)에는 현재 소니 소유 빌딩이 4개로 줄었다. 인적 구조조정도 계속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소니는 과거 10년간 약 3만3000명을 해고했다. 전체 인력의 20% 정도를 떼어낸 것이다. 조만간 스마트폰 사업 인력 1000명도 추가 감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경우 스마트폰 사업 인력은 전성기 때보다 약 30% 줄어든 5000명 체제가 된다. 부실을 떨어내니 몸집이 가벼워졌다.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요시다 CFO가 구조개혁에 솜씨를 발휘한 것이 소니의 업적회복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구조조정은 단기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소니의 부활 전망이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업구조 경쟁력에 있다. 2012년 4월 소니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히라이 가즈오(平井一夫)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스마트폰과 게임기, 이미지 센서를 3대 핵심사업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스마트폰에서는 삼성과 애플에 밀려 고전하고 있지만 나머지 분야에서는 현재 성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4일 실적 발표에서 소니는 이미지 센서를 포함한 디바이스 부문에서만 무려 1000억 엔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 판매도 호조다. 소니는 이미지 센서, 스마트폰 배터리, 착용형(웨어러블) 기기 등 첨단부품 분야를 성장 동력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소니의 부활’을 단언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LG경제연구소의 이지평 연구원은 “소니가 일부 사업에서 수익이 개선됐지만 ‘소니 부활’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하드웨어, 인터넷, 콘텐츠 등 소니가 가진 사업들이 융합 시너지를 낼 때 진정한 소니 부활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페섹 씨도 “소니가 실제로 부활하기 위해선 ‘제2의 워크맨’이라 부를 만한 혁신적 신제품을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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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는 日영토” 日외상 또 주장

    일본 외상이 2년 연속으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은 12일 정기국회 외교연설에서 한일 관계를 언급하며 “일본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에 대해 계속 일본의 주장을 확실히 전하고 끈기 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외상은 1년 전에도 외교연설을 하며 독도에 대해 ‘일본 고유 영토’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일본 외상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회 외교연설에서 “다케시마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끈질기게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일본 고유 영토’라는 표현을 추가해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시마네(島根) 현도 22일 ‘다케시마의 날’ 기념식을 10년째 열기로 확정하고 현재 안내문을 정부와 지자체 등에 돌리고 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12일 국회에서 시정방침 연설을 하며 “개헌을 위한 국민적 논의를 확대하자”며 평화 헌법 수정 방침을 고수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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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서도 동성부부 탄생?… 시부야區 허용 추진

    일본 도쿄(東京) 도 시부야(澁谷) 구가 동성(同性) 커플에 대해 ‘결혼한 것과 다름없음’을 인정하는 증명서를 발급하는 안을 일본 지자체 중 처음으로 추진하면서 그동안 금기시되어 온 동성결혼을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첫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이 이번 시부야 구의 조례 발의를 계기로 전통적 가족제도의 개념을 재정립할지 주목된다. 1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시부야 구는 동성이 파트너임을 인정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조례 안을 다음 달 구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의회를 통과하면 4월 1일부터 시행하고 올해 안에 첫 증명서를 발급할 계획이다. 구는 조례 안에 남녀평등과 다양성 존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동성 간에 ‘파트너십을 증명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시부야 구에 거주하는 20세 이상의 동성 커플로 서로 상대방의 후견인이 되겠다는 계약을 맺어야 한다. 시부야 구는 부부가 이혼하듯 동성이 커플 관계를 끝낼 때에 대한 내용도 조례안에 넣을 예정이다. 일본 헌법 24조는 결혼에 대해 ‘양성(兩性)의 합의’에 의해 성립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동성 결혼은 법률상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이번 조례는 일본 전통에 ‘반기’를 드는 셈이다. 다만 조례는 법률과 달라 구속성이 없다. 이 때문에 시부야 구는 구민이나 구내 각종 사업자에게 “증명서를 지닌 동성 커플을 부부와 마찬가지로 대해 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조례가 의회에서 통과됐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는 사업자는 이름을 공표해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내 동성 커플은 법률이 정한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파트 입주나 병원 면회 등에서 제한을 받았다. 시부야 구가 조례를 만들면 적어도 시부야 구에선 동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상당 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부야 구의 조례 제정 움직임은 동성애에 대해 달라진 일본 내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여론조사회가 지난해 실시한 결혼의식 조사에 따르면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의견(52%)이 찬성(42%)보다 높았다. 조사 대상을 20대와 30대로 한정하면 찬성이 70%를 차지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3년 영국과 프랑스가 동성 결혼을 법제화한 데 이어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동성 결혼 금지는 위헌’이란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최근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미 앨라배마 주조차 동성결혼을 허용해 논란이 됐다. 교토산업대 대학원의 와타나베 야스히코(渡邊泰彦·민법) 교수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일본에서 지자체가 나서서 동성 파트너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독일과 스위스에서도 먼저 지자체가 파트너십 제도를 만들었고 국가 차원으로 확대됐다. 일본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부야 구 의회에는 이번 조례 안이 전통적인 가족제도를 뒤흔든다고 생각하는 의원도 많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조례 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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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박형준]유쾌한 벌금형

    40여 년을 살며 처음 법정에 섰다. 그것도 일본에서 말이다. 지난해 9월 27일 나가노(長野) 현 온타케(御嶽) 산에서 화산이 분화했을 때 도쿄(東京)에서 차를 몰고 급하게 피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때 그만 무인 속도측정기에 찍히고 말았다. 제한속도가 시속 50km인 국도를 95km로 달린 것이다. 과속의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던 지난달 중순, 법정에 출두하라는 통지서가 집으로 날아왔다. ‘벌금 최고액이 10만 엔(약 93만 원)이니 그 금액도 같이 준비하라’고 적혀 있었다. 국도의 경우 제한속도를 시속 30km 미만으로 초과하면 미리 정해진 벌금을, 시속 30km 이상 초과하면 간이재판 후 결정된 벌금을 내야 한다. ‘과속으로 약 1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하다니….’ 기자는 화산 분화 당시 동아일보 신문을 찾았다. 온타케 산 분화 르포 기사엔 기자의 얼굴 사진까지 들어가 있었다. 재판관에게 신문을 들고 사정을 설명하면 분명 정상참작이 될 것으로 믿었다. 도쿄에 첫눈이 내린 지난달 30일 기자는 법정에서 약식재판을 받았다. 조사원에게 신문을 건네며 “일본의 대재앙을 한국 독자에게 한시라도 빨리 전달하기 위해 속도를 냈다. 그 증거이니 재판관에게 꼭 보여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조사원이 무척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전달은 하겠지만 벌금액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법의 형평성’을 이야기했다. 속도 위반자 중에는 생명이 위독한 아버지를 태우고 병원을 향해 달린 사람, 산통이 오는 아내를 태우고 병원으로 직행한 사람 등 사연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 그는 그런 사연을 하나하나 참작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기자는 “그러면 벌금액 차이는 어디서 나느냐”고 따지듯 물었다. 그랬더니 ‘위험도’가 기준이라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위반 속도가 높을수록 벌금도 많아진다. 승용차보다 더 많은 사람이 탑승하는 승합차에 더 무거운 벌금이 나오고, 고속도로보다 일반 도로의 속도위반이 더 벌금이 많다. 일반 도로에선 행인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약 1시간 뒤 약식재판 결과가 나왔다. 벌금은 8만 엔(약 74만4000원). 복도에서 다시 만난 조사원은 미안한 듯 말했다. “벌금이 너무 많지요? 벌금이 무겁지 않으면 제대로 머릿속에 각인이 안 됩니다. 이해해 주세요.” 70만 원이 넘는 벌금을 냈으니 속이 쓰릴 법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상쾌했다. 곱씹어 보면 조사원의 말이 어느 것 하나 틀린 게 없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한국 기준으로 보자면 일본은 인정(人情)이 너무 없다. 옷을 살 때 에누리를 기대하기 힘들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카레를 조금 더 달라”고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다. 은행 마감시간에 1분이라도 늦으면 업무를 받아주지 않는다. 살기에 참 각박한 사회다. 바꿔 말하면 일본은 정해진 규율을 철저히 지킨다. 시골 여관이라도 매일 매뉴얼에 따라 청소를 하기 때문에 항상 깨끗하다. 일본인들 눈에는 오히려 융통성이 너무 많은 한국이 이상하게 비친다. 세월호 참사, 대한항공의 ‘땅콩 리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연말정산 소급입법도 일본에선 일어나기 어렵다. 특정 정책이 국회에서 논의될 때 TV와 신문에 연일 보도되고, 민감한 정책은 수년에 걸쳐 세세한 부분까지 다뤄진다. 국회가 최종 결정하는 단계에선 국민 여론도 대체로 수렴돼 있다.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믿음과 한번 정해놓은 법을 최대한 지키는 국민성. 믿을 만한 제품의 또 다른 말인 ‘메이드 인 저팬’을 만든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박형준 도쿄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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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AM KENJI”… ‘샤를리 테러’ 이후 다시 뭉친 지구촌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살해당한 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고토 겐지(後藤健二) 씨를 추모하는 ‘겐지를 잊지 말자’ 신드롬이 세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우선 당사국인 일본 내 반응이 뜨겁다. 생전에 고토 씨가 펴낸 ‘다이아몬드보다 평화가 필요해’ 등 책 4권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이 책을 출판한 조분샤(汐文社)에는 2일 오전부터 서점과 개인의 주문 전화가 폭주해 추가 인쇄에 들어갔다. 조분샤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에 공감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 책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東京) 오타(大田) 구 구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그의 저서와 분쟁지 어린이들에 대한 다른 저자들의 책 총 25권이 모두 대출된 상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관저 정면 현관과 기자회견실에도 조기(弔旗)가 게양됐다. 그가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에 대한 리트윗 열풍도 거세다. 2010년 9월 7일 “(비참한 시리아 상황에) 눈을 감고 꾹 참는다. 화를 내면, 분노하면 끝이다”라고 올린 글은 2일 밤 현재 리트윗 횟수가 2만 건을 넘어섰다. 누리꾼들은 ‘#remember kenji(겐지를 기억하자)’ ‘#RIP(Rest in peace·명복을 빕니다)’ 등의 해시태그(특정 키워드를 공유한다는 표시)를 붙여 고인의 사진과 어록을 퍼 나르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활동한 고토 씨가 걸어온 길을 영어로 번역해 지난달 27일부터 페이스북에서 소개하고 있는 도쿄대 로버트 캠벨 교수(일문학)는 3일자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그의 목소리를 공유하고 싶어 페이스북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 페이스북을 열람한 사람만 전 세계에서 약 50만 명에 이른다. 미국의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슬람 민간인과 아이들을 위한 기사를 보도한 겐지를 IS가 죽였다”고 썼으며 또 다른 이용자는 “겐지를 희생자가 아니라 용감한 인도주의자로 기억하자”고 썼다. 아랍권의 한 이용자는 “겁쟁이들이 영웅을 죽였다”고 썼고 남아메리카의 한 시민은 “우리는 이 용감한 언론인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고토 씨가 생전에 만들었던 페이스북에도 누리꾼들의 추모 메시지가 실려 있다. 한국에서도 일부 이용자가 고토 씨의 어록과 사진, 관련 기사를 퍼 나르고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쓰고 있지만 애도 분위기가 크게 번지지는 않고 있다. 국내에서 최근 1주일간 트위터에서 ‘고토 겐지’를 언급한 횟수는 1354건이었으며 살해 소식이 전해진 1일 트위터 언급은 726건까지 치솟았다가 서서히 내려가는 추세다. 오프라인에서도 추모 열기는 뜨겁다.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일 요르단 수도 암만의 일본대사관 앞에 요르단 시민 1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IS에 붙잡혀 생사를 알 수 없는 조종사 무아스 유세프 알 카사스베흐 중위와 고토 씨를 동일시하며 “우리는 고토 겐지다, 우리는 무아스다”라고 외쳤다. 한편 NHK는 3일 시리아 반정부 활동가의 말을 인용해 “IS가 고토 씨를 살해하기 전에 요르단에 붙잡혀 있는 IS 여성 테러리스트와의 맞교환 장소로 제시한 터키 국경 지역으로 임시 이송했다”고 보도했다. 석방 협상에 진전이 있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결렬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본 언론은 고토 씨가 사망 직전 ‘눈짓 부호’를 통해 ‘나를 구하지 마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누리꾼들의 주장도 싣고 있다. 아베 내각은 IS 인질 사태에 대한 국회 질의에 “모든 수단을 강구했다. 정부로서는 적절하게 대응했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서를 3일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해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하타 유이치로(羽田雄一郞) 민주당 간사장 등 야당 의원들은 같은 날 기자들에게 “일본 정부가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며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최창봉 기자}

    • 201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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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겐지다” 전 세계 추모 열기에 생전 글 리트윗 열풍

    이슬람국가(IS)에 살해당한 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고토 겐지(後藤健二) 씨를 추모하는 ‘겐지를 잊지 말자’ 신드롬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선 당사국인 일본 내 반응이 뜨겁다. 생전에 고토 씨가 펴낸 ‘다이아몬드보다 평화가 필요해’등 4권의 책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책을 출판한 조분샤(汐文社)에는 2일 오전부터 서점과 개인으로부터 주문 전화가 폭주하고 있어 추가 인쇄에 돌입했다. 조분샤 관계자는 3일 전화통화에서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에 공감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 책을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東京) 오타(大田)구 구립도서관에 소장되어있는 그의 저서들도 분쟁지 어린이들에 대한 다른 저자들의 책들까지 총 25권이 모두 대출된 상태다. 아베 신조 총리 관저 정면 현관과 기자회견실에도 조기(弔旗)가 게양됐다. 그가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들에 대한 리트윗 열풍도 거세다. 2010년 9월 7일 올린 “(비참한 시리아 상황에) 눈을 감고 꾹 참는다. 화를 내면, 분노하면 끝이다”라고 올린 글은 2일 밤 현재 리트윗 횟수가 2만 건을 넘어섰다. 누리꾼들은 ‘#remember kenji(겐지를 기억하자)’ #RIP(Rest in peace·명복을 빕니다) 나는 겐지다) #rememberkenji(겐지를 기억하자) 등의 해시태그(hash tag·특정 키워드를 공유한다는 표시)를 붙여 고인의 사진과 어록을 퍼 나르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고토 씨가 걸어온 길을 영어로 번역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하고 있는 도쿄대 로버터 캠벨 교수(일문학)는 3일자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토 씨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그의 목소리를 공유하고 싶어 페이스북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 페이스북을 열람한 사람만 전 세계적으로 약 50만 명. 미국의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슬람 민간인과 아이들을 위한 기사를 보도한 겐지를 IS가 죽였다”고 썼으며 또 다른 이용자는 “겐지를 희생자가 아니라 용감한 인도주의자로 기억하자”고 썼다. 아랍의 한 이용자는 “겁쟁이들이 영웅을 죽였다”고 썼고 남아메리카의 한 시민은 “우리는 이 용감한 언론인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겐지 씨가 생전에 만들었던 페이스북에도 전 세계 누리꾼들의 추모 메시지가 실려 있다. 한국에서도 일부 이용자들이 겐지의 어록과 사진, 관련 기사를 퍼 나르고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쓰고 있지만 애도 분위기가 크게 번지지는 않고 있다. 국내에서 최근 1주일간 트위터에서 ‘겐지 고토’를 언급한 횟수는 1354건이었으며 살해 소식이 전해진 1일 트위터 언급수는 726건까지 치솟았다가 서서히 내려가는 추세이다. 오프라인에서도 추모 열기는 뜨겁다.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일 요르단 수도 암만의 일본 대사관 앞에 요르단 시민 1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IS에 붙잡혀 생사를 알 수 없는 조종사 모아즈 유세프 알 카사스베 중위와 겐지를 동일시하며 “우리 고토 겐지, 우리 모아즈”라고 적혀진 종이를 들고 촛불시위를 했다. 한편 NHK는 3일 시리아 반정부 활동가 말을 인용해 “IS가 고토를 살해하기 전에 요르단에 붙잡혀있는 IS여성 테러리스트와의 맞교환 장소로 제시한 터키 국경 지역으로 임시 이송했다”는 전언을 보도했다. 석방 협상에 진전이 있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결렬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본 언론들은 고토 씨가 사망 직전 ‘눈짓 부호’를 통해 “나를 구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누리꾼들의 주장도 싣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최창봉기자 ceric@donga.com}

    • 201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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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IS 日인질 살해’ 명분삼아 우경화 가속… “자위대 해외 무력행사 확대 검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일 해외에서 자위대가 무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인질 살해 사태를 지렛대로 삼아 평소 신념인 ‘자위대 역할 강화’를 실현시키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일본의 비정부기구(NGO)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지난해 각의(국무회의) 결정에 포함된 ‘긴급 경호’ 등을 통해 (해외에서) 위험에 처한 NGO를 구출하기 위해 무기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현행법에 따르면 해외에 나가 있는 자위대원은 함께 동행한 일본인이 공격을 받았을 경우에만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또 “지리적으로 멀기 때문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맞지 않다거나 가깝기 때문에 맞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며 자위대 활동에 지리적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는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다만 “실제 자위대가 출동해 무력을 행사할 경우에는 국회 승인을 필요로 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해 자위대 해외 파견 시 원칙적으로 국회의 사전 승인을 의무화하겠다는 의향도 밝혔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실제로 자위대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2일 기자들에게 “지난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각의(국무회의) 결정에 입각해 무엇이 가능할지 냉정하고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위대 역할 확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기존 의견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는 1일 “IS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을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대책을 물었다. 2일 예산위원회에서는 나타니야 마사요시(那谷屋正義) 의원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으로) 테러리스트가 일본을 공격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하는 등 상당수 의원은 IS 인질 사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했다. 언론도 가세했다. 마이니치신문은 2일자 사설에서 “고토 겐지(後藤健二) 씨의 가족이 지난해부터 몸값 지불 요구를 받은 사실을 정부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가 중동을 방문하면서 IS와 싸우는 나라들에 경제 지원을 표명한 목적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IS에 시종일관 휘둘렸다”고 보도했다. IS 사태 결과를 두고 현재 아베 정권은 자위대 역할 강화를, 야당과 진보 성향의 언론은 정부의 대응을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양측의 관점이 상반되는 것이다. “일본 여론은 일본인 인질이 살해되기 전에도 양분됐지만 살해된 후에 더 크게 나뉠 것”이라고 전망한 구보 후미아키(久保文明) 도쿄대 교수의 최근 인터뷰 내용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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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죽음, 증오의 사슬 되는건 원치않아” 日인질 모친 눈물

    이슬람국가(IS)가 고토 겐지(後藤健二) 씨를 살해하는 동영상이 1일 오전 5시경 공개되자 일본 주요 신문들은 일제히 호외를 발행했다. 방송사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뉴스로 내보냈다. ○ 모친, 눈물의 ‘기자회견’ 일본 국민들은 고토 씨가 시리아 난민들의 참상을 알리고 인질로 붙잡힌 지인을 구하러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했다는 사실에 비통해하고 있다. 고토 씨는 지난해 10월 시리아에 들어가기 직전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시리아인에게 책임을 씌우지 말아주세요. 모든 것은 내 책임입니다”라고 말했다. 모친 이시도 준코(石堂順子) 씨도 아들의 죽음이 알려진 4시간 뒤인 오전 9시 40분경 기자들 앞에 섰다. 시종일관 눈물을 흘렸지만 메시지는 간명하고 힘이 있었다. “아들이 긴 여행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전쟁 없는 세상을 꿈꾸고 분쟁과 가난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려던 아들의 신념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이 슬픔이 증오의 사슬을 만드는 건 원하지 않습니다.” 정부를 향해 “아들을 꼭 구해 달라”고 호소했던 그였지만 이날 정부를 비난하는 말 같은 것은 없었다. 형 고토 준이치(後藤純一) 씨도 “동생의 석방을 위해 노력한 일본 정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대체로 일본 내 민심은 정부가 할 만큼 했다는 분위기이다. 인터넷 포털 야후저팬에 게재된 기사 아래에는 ‘이번 사건에 온 힘을 다한 분들, 정말 수고 많았다’ ‘정부는 잘했다’ 같은 의견이 줄을 이었다. 전체 댓글 122건 중 정부를 비난하는 글은 10건 이하였다.○ 이슬람을 진정 사랑했던 고인 숨진 고토 씨는 명문사립 호세이(法政)대를 졸업하고 히타치(日立) 그룹 자회사에 취직했지만 저널리스트의 꿈을 이루기 위해 퇴사했다. 1996년 ‘인디펜던트 프레스’라는 독립 제작사를 설립한 뒤 소형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중동, 북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을 뛰어다녔다. 분쟁지역에서 만난 어린이들이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소년병(兵)이 돼 전쟁터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가슴 아파하며 이들을 돕는 운동에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엔 시리아 어린이들에게 PC를 가르치는 프로젝트를 만들자며 2000달러(약 220만 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많은 이슬람 세력들은 그를 ‘이슬람의 친구’로 여겼다. 시리아 정부, 반정부 그룹 양쪽으로부터 취재 허가를 얻을 수 있었던 일본인 저널리스트는 그가 거의 유일했다고 한다. 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은 그가 2010년 9월 7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공개하기도 했다. “눈을 감고 꾹 참는다. 화가 나면 고함지르는 것으로 끝. 그것은 기도에 가깝다. 증오는 사람의 일이 아니며 심판은 신의 영역. 그걸 가르쳐 준 것은 아랍의 형제들이었다.” 이 글은 고토 씨 사망 소식이 전해진 1일 누리꾼들 사이에 널리 공유되면서 오후 8시 현재 1만 차례 이상 리트윗 됐다. 2010년 12월 2일 올린 글에는 언론인으로서의 투철한 사명의식이 절절하게 담겼다. “취재 현장에 눈물은 필요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극명하게 사실을 기록해 인간의 어리석음과 추함, 불합리함, 비애, 생명의 위기를 알리는 것이 내 사명이다. 하지만 괴롭다. 가슴 아프다. 소리 내어 나 자신을 타이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 그는 위험한 지역을 다니는 자신을 말리던 첫 부인과 이혼하고 재혼했다. 이번에 IS에 붙잡힌 지인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참수 당함) 씨를 돕기 위해 갈 때는 태어난 지 2주밖에 안 된 둘째 딸을 뒤로하고 나선 길이었다.○ 요르단 인질 생사는 오리무중 IS는 이번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자신들이 붙잡고 있는 요르단 조종사의 생사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교도통신은 1일 IS 사정에 밝은 요르단 내 이슬람정치운동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요르단 군 조종사는 30일 이미 살해됐다. 하지만 이게 알려지면 요르단 정부가 붙잡고 있는 IS 여성 테러리스트를 사형시킬까봐 발표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요르단 정부는 “IS가 두 번째 일본인 인질을 살해한 것을 강하게 비난한다. 요르단 정부는 그의 구출을 위해 노력했지만 IS 측이 거절했다”는 내용의 간단한 성명을 발표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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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기획]日 섬에 도시처녀 12명 오던 날… 즉석에서 커플 9쌍 탄생

    낙도 총각을 장가보내기 위해 도시 여성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청춘 남녀에게 이성 교제 기술을 강의하며, 부모들과 ‘자녀 결혼시키는 법’ 상담하기…. 결혼전문업체의 이야기가 아니다. 요즘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전력투구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지역 상인회, 부녀회, 관광협회 등 민간단체들도 적극 후원한다. 청춘 남녀의 결혼에는 사실상 마을 구성원이 모두 나선다. 결혼 지원을 지역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일본은 어떤 성과를 얻었을까.시마콘(島コン)… 임도 찾고 여행도 하고 지난해 9월 14일 오전 5시경 도쿄(東京)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미야케(三宅) 섬에 여객선이 도착했다. 항상 오가는 여객선이지만 이날은 특별했다. 섬 총각을 만나러 도시 여성 12명이 이 배를 타고 왔다. 이들은 도시에 살면서도 섬 여행을 즐기는 소위 ‘아일랜드 걸’이었다. 여성들이 아침식사를 마치자 건장한 섬 남성들이 모여들었다. 모두 19명이었다. 각자 소개를 한 뒤 남녀 1쌍씩 의자에 앉아 둘만의 이야기를 나눴다. 남자들이 의자를 바꿔가며 전원이 이성 탐색전을 펼쳤다. 안면을 텄으니 이제 몸을 움직일 차례. 이들은 삼삼오오 흩어져 저녁 파티 찬거리를 마련했다. 낚시를 하는 팀도 있고 야채나 과일을 준비하러 가는 이들도 있었다. 섬에서 태어나 자란 남성들이 보디가드 겸 안내 역할을 맡았다. 드디어 저녁시간. “제가 잡은 참치입니다. 한 번 맛보세요.” 남성들이 대형 생선을 바비큐 불판에 올리자 여성들은 “와∼” 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파티장 뒤로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도쿄 도심에선 경험할 수 없는 이색 풍경이었다. 파티가 끝난 후 마음에 드는 이성을 종이에 적어 냈다. 즉석에서 9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커플들은 해안에 준비된 의자로 향했다. 짝이 없는 남녀들도 다 함께 바다로 갔다. 갑자기 불꽃이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펑’ 하며 터졌다. 참석자들의 탄성도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미야케 섬 관광협회에서 일하는 히라노 나쓰(平野奈都·여) 씨는 지난해 열린 ‘시마콘’을 이같이 떠올렸다. 시마콘은 섬을 뜻하는 ‘시마(島)’와 미팅을 뜻하는 ‘고콘(合コン)’의 합성어로 섬에서 열리는 미팅을 뜻한다. 미야케 섬의 경우 관광협회 등이 주도해 2012년부터 매년 한 번씩 시마콘을 열고 있다. 여성들은 2박 3일 일정으로 시마콘에 참석한다. 도쿄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에서 1박을 하고 미야케 섬에서 1박을 한다. 마지막 날은 자유 일정. 대부분 파트너 남성이 섬 구석구석을 안내한다. 2박 3일은 도시 여성들이 섬의 매력에 푹 빠지기에 충분한 시간. 시마콘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가는 여객선에서 눈물을 흘리는 여성도 보인다. 지금까지 시마콘을 통해 결혼에 성공한 커플은 두 쌍. 모두 여성이 미야케 섬으로 이주해 살고 있다. 현재 사귀고 있는 커플도 4, 5쌍이나 된다. 미야케 촌 교류사업추진협의회가 시마콘을 주최했지만 상공회 청년부, 관광협회, 여객회사 등이 총출동해 협력했다. 불꽃놀이의 경우 미야케 섬 상인연합회가 일부러 시마콘에 맞춰 날짜를 잡았다. 여객선이 섬을 떠날 때는 마을 사람들이 나와 손을 흔들었다. ‘신부가 돼 다시 오라’고 기원하며. 참석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미야케 촌 교류사업추진협의회가 설문한 내용을 익명으로 동아일보에 공개했다. “미야케 섬은 처음이었지만 무척 좋았다. 특히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격했다. 이처럼 후한 환대를 받은 것은 지금까지 없었다. 다시 꼭 오고 싶다.” “남성들이 친절하게 대해줘 정말 재미있었다. 현지 주민이 아니라면 가볼 수 없는 곳에도 다녀왔다. 이번 투어에서 알게 된 분들과 계속 교류했으면 좋겠다.” 시마콘 기획자 중 한 명인 히라노 씨는 “섬에 대한 이해가 높고 섬 투어를 즐기는 도시 여성들이 있다. 그런 여성들을 초대하면 섬 남성들과 좋은 만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남녀 15명씩 모집했다. 도쿄에서 여객선이 출발하기 직전 여성 참가자 3명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나오지 않았다. 반면 남성은 슬금슬금 수가 늘더니 19명이 됐다. 남성들의 ‘투지’를 높이기 위해 주최 측은 성비 불균형을 허용했다. 주최 측은 도시 여성과 만날 기회가 좀처럼 없는 남성 참가자들을 위해 △먼저 여성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섬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않는다 △여성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등의 예절을 사전 세미나에서 가르치기도 했다. 시마콘을 여는 곳은 미야케 섬뿐만이 아니다. 도쿄 하치조(八丈) 섬(9월 5∼7일), 나가사키(長崎) 현 고도(五島) 열도(7월 11∼13일), 히로시마(廣島) 현 요코(橫) 섬(8월 24일), 홋카이도(北海道) 데우리(天賣) 섬(8월 30, 31일) 등도 지난해 시마콘을 열었다. 이 행사의 경비는 미야케 섬에서 2박 3일 일정에 1만5000엔(약 14만 원). 국토교통성 낙도진흥과는 앞으로 ‘낙도활성화교부금’을 이용해 이 행사 비용 일부를 보조할 계획이다. 미야케 섬의 경우 총 행사 비용 중 최대 3분의 1 정도를 지원받을 수 있다.“결혼 못한 이유 분석해 드립니다” 지난해 11월 22일 사가(佐賀) 현의 사가 시내 한 사무실. 결혼 적령기의 여성 6명이 모여 화장 전문가의 설명을 들었다. 전문가가 한 여성에게 밝은 톤의 색조화장을 하며 “화사하게 얼굴을 꾸미니 훨씬 예뻐 보인다”고 말하자 참석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전문가는 이성에게 호감을 주는 화장법에 대해 강의한 뒤 직접 한 명 한 명에게 비법을 알려줬다. 같은 사무실 내 칸막이 맞은편에선 남성 7명이 대화술에 대해 전문가 강의를 듣고 있었다. 전문가는 “분위기를 띄우는 농담 한두 가지는 비장의 카드로 준비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사전 세미나를 들은 후 핵심 행사인 ‘결혼 이벤트’에 참여했다. 가벼운 식사를 하며 남녀가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미나와 결혼 이벤트를 기획한 사가 현 어린이미래과의 소에지마 사토코(副島聰子·여) 저출산대책담당 계장은 “결혼 이벤트 때 즉각 사용할 수 있는 내용들을 세미나에서 배운다. 실전 효과가 높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사가 현이 주도해 지난해 6월부터 연말까지 실시한 결혼 이벤트는 모두 15건. 이벤트를 통해 두 커플이 결혼에 성공했다. 도야마(富山) 현 난토(南礪) 시에선 현지 아주머니 120여 명이 중매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난토 시청 직원들과 함께 희망자를 받아 과거 교제했을 때 왜 결혼까지 이르지 못했는지 분석해 준다. 이성을 만났을 때 호감을 끌 수 있는 법, 맵시 있게 옷 입는 법, 호감 가는 말씨 등도 조언해주고 있다. 현재 중매인의 컨설팅 명부에 이름을 올린 희망자는 370명. 난토 시는 2011년부터 이 같은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38쌍을 결혼시켰다. 2013년 3월에 결혼한 긴다이 사토미(金代鄕美·여) 씨도 그중 한 명이다. 긴다이 씨는 “결혼은 하고 싶었지만 이성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중매인 아주머니가 내 부모보다 더 열심히 이성을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난토 시가 주도하는 사업이어서 믿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젊은이들의 결혼을 지원하는 일본 지자체는 수두룩하다. 가가와(香川) 현은 고교생과 대학생을 상대로 연애강좌를 열고 있다. 부모 세대들도 초대해 자녀를 결혼시키는 노하우를 강연하고 있다. 고치(高知) 현은 연애심리학자의 강좌를 듣게 한 뒤 곧바로 맞선 형식의 결혼 이벤트를 연다. 지자체가 결혼 지원에 나서는 이유 일본 내각부가 2014년에 펴낸 저출산사회대책백서에 따르면 생애 미혼율(50세 시점에서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은 1980년 남성 2.6%, 여성 4.4%에 그쳤다. 하지만 2010년의 경우 남성 20.1%, 여성 10.6%로 급증했다. 남성 5명 중 1명은 50세가 될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다. 후생노동성은 2025년에 이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결혼이 늦어지거나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일본은 그 정도가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럼 일본 젊은이들은 결혼을 못 하는 걸까, 안 하는 걸까. 내각부가 2013년 말 전국 미혼자 229명에게 결혼 의향을 물은 결과 70% 이상이 ‘결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결혼 의향이 있는 미혼자 164명에게 ‘결혼을 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설문(복수 응답)하자 ‘경제적 여유가 생겼을 때’(46.3%)라고 답한 이가 가장 많았다. 이어 ‘희망하는 조건을 충족시킨 상대와 만났을 때’(37.8%), ‘결혼의 필요성을 느낄 때’(32.9%), ‘이성과 만나는 기회가 있을 때’(30.5%), ‘일에 안정감이 생겼을 때’(28.0%) 등 순이었다. 지자체들은 이 설문 결과를 주목했다. 구체적으로 결혼을 하기 위해 멋진 상대를 만나고 싶어하고 또 스스로 결혼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가질 때 결혼에 나선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소에지마 계장은 “결혼 희망자의 경제력은 지자체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만남의 기회 제공이나 결혼 동기 부여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 역시 지자체가 젊은이의 결혼을 후원하는 배경이 됐다. 난토 시 시장정책실의 우노 유키오(제野幸男) 결혼활동지원계장은 “난토 시는 인구 감소가 심해 25년 후에는 현재 5만 명 인구가 3만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2011년 시청 안에 결혼활동지원 부서를 설치하고 전력으로 젊은이들의 결혼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이 빛을 본 때문인지 일본의 저출산 추세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은 2005년 1.26명으로 저점을 찍은 후 꾸준히 높아져 2013년에는 1.43명으로 올라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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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전투기 몰고 IS 공습하다 생포돼… 인질협상 ‘열쇠’ 떠올라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인질 석방 협상에서 요르단 공군 조종사가 사태 해결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일본이 외교력을 총동원해 추진한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 씨와 IS가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여성 테러리스트 사지다 알 리샤위의 맞교환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요르단 조종사 석방 문제로 일이 꼬여가는 듯한 양상이기 때문이다. 요르단의 무아스 유세프 알 카사스베흐 중위(26·사진)는 지난해 12월 F-16 전투기를 몰고 IS 공습에 나섰다 시리아 북부 락까에 추락했다. IS는 낙하산을 타고 탈출하는 그를 생포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IS 공습을 시작한 이래 외국인 병사가 IS에 잡힌 것은 처음이었다. 카사스베흐 중위는 지난해 말 IS 영자 기관지 ‘다비끄’와의 인터뷰에서 연합군의 IS 공습작전 방법, 지휘 체계 등을 털어놨다. ‘IS가 당신을 어떻게 할 것 같으냐’라는 질문에 “죽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죽음을 각오한 모습이었다. IS는 선전 효과를 위해 카사스베흐 중위의 사진과 다비끄 인터뷰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IS는 지난해 말 카사스베흐 중위와 사형수 리샤위의 맞교환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요르단 정부는 협상을 거부했다. 하지만 IS가 갑자기 일본인 인질을 붙잡아 놓고 리샤위와의 맞교환을 요구하고 나서자 상황이 급변했다. 요르단에선 “일본인이 아니라 카사스베흐를 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폭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카사스베흐 중위의 부친은 28일 암만의 왕궁에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면담하며 “아들을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카사스베흐 중위가 이미 살해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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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조직원 “겐지는 더이상 죄수 아니다” 석방 임박 시사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잡혀 있는 일본인과 요르단 조종사의 인질 석방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갔다. 요르단 정부는 자국 조종사 모아즈 유세프 알 카사스베 중위와 IS 소속 여성 사형수 사지다 알 리샤위를 맞교환하겠다는 의향을 28일 밝혔다. IS 조직원인 압둘 알리의 트위터 계정에는 “(우리 조직이 붙잡고 있는) 고토 겐지(後藤健二)는 더 이상 IS의 죄수가 아니다. 포로 교환이 이뤄지면 비디오 영상이 공개될 것”이라며 인질 석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요르단 국영TV는 이날 오후 8시 직전 화면 자막을 통해 “요르단 미디어 담당 장관은 요르단군 조종사가 무사히 석방되면 시리아 사형수를 석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정부는 카사스베 중위를 구출하는 협상을 진행하면서 일본인 인질도 함께 석방될 수 있도록 IS 측과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IS는 27일 오후 10시 50분경 요르단 감옥에 수감돼 있는 리샤위를 24시간 이내에 석방하지 않으면 고토 씨와 카사스베 중위를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 동영상에서 IS는 리샤위를 석방하면 고토 씨를 살려주겠다고만 하고 요르단 조종사 석방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요르단 측이 리샤위를 석방했을 때 고토 씨와 카사스베 중위 등 두 명이 동시에 석방될지는 불투명하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28일 오후 8시경 외무성으로 들어가며 기자단에 요르단 국영 TV의 속보에 대해 “내용을 알고 있다. 지금부터 (요르단 정부에)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IS가 24일 고토 씨 석방 조건으로 리샤위의 석방을 처음 요구했을 때부터 요르단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왔다. 요르단 정부 측은 자국 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28일 공개적으로 카사스베 중위 석방을 IS에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와 공동으로 고토 씨 석방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토 씨가 석방될 것이라는 신호는 여러 방면에서 감지됐다. 저팬타임스는 28일 바삼 알 마나세르 요르단 하원 외교위원장과 통화를 하고 “요르단은 IS가 제시한 마감시한 전에 고토 씨와 요르단 조종사를 석방시키기 위해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수시간 내로 매우 좋은 뉴스(very good news)를 듣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토 씨와 카사스베 중위는 이날 협상에 따라 죽음의 문턱을 수차례 드나들었다. IS가 제시한 협상 마감시간인 이날 오후 10시 50분을 5시간 정도 앞두고 아랍 언론들은 “요르단 정부가 고토 씨와 사형수 리샤위를 맞교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고토 씨와 리샤위를 일대일로 교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둘은 사지에서 풀려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석방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석방 조건이나 인질 협상에 대해 계속 함구했다. 이런 상태에서 이날 8시경에는 요르단 국영 TV가 “카사스베를 석방하면 리샤위를 석방할 용의가 있다”며 고토 씨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뉴욕타임스는 “요르단 정부가 카사스베 석방을 언급한 것은 그의 아버지가 시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카사스베 중위의 아버지는 이날 요르단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요르단 정부가 내 아들은 놔두고 일본인 인질 석방에만 나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항의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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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질 구출 시간 걸릴수도” 아베, 장기화 가능성 시사

    일본 정부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 씨를 구출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과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6일 도쿄(東京)의 관저에서 “지금 당장 움직임이 있을 수도 있고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정신적, 체력적 힘을 비축해야 한다”고 말해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망한 일부 국민은 피켓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고토 씨와 맞바꾸자고 요구한 여성 테러리스트 사지다 알 리샤위가 요르단에 수감돼 있어 인질 교환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요르단은 IS에 억류된 자국 조종사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여서 일본인 인질을 위해 ‘특급 테러범’을 내주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25일 주요 신문 편집장 간담회에서 “IS 공습에 참가하다 붙잡힌 요르단인 조종사 문제 해결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생각을 밝혔다”고 NHK가 26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인질 교환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요르단 정부와 접촉하고 있으나 요르단 정부는 이와 관련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인질과 테러범 맞교환 방식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일본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최선을 다한다면서도 아무런 진전도 없는 ‘무기력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일본 국민들이 정부를 성토하기 시작했다. 25일 오후 총리 관저 앞에서는 시민 100여 명이 ‘아베 총리는 고토 겐지를 구하라’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I AM KENJI(나는 겐지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 구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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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우익 8700명, 아사히 상대 ‘위안부 소송’

    일본의 우익 인사들이 26일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로 연행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아사히신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국회의원, 학자, 언론인 등이 포함된 일본인 8700여 명은 아사히신문이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제2차 세계대전 때 제주에서 다수의 여성을 강제로 연행해 위안부로 삼았다고 증언) 관련 기사를 취소한 것과 관련해 1인당 1만 엔(약 9만2000원)의 위자료 지급과 사죄 광고 게시를 요구하는 소송을 이날 도쿄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아사히신문이 요시다 씨 기사로 일본군이 위안부를 조직적으로 강제 연행했다는 잘못된 인식을 국제사회에 퍼뜨려 일본인이 인격권과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주장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소송에 추가로 참여하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있다며 원고의 수가 1만3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소송단을 이끄는 와타나베 쇼이치(渡部昇一) 조치(上智)대 명예교수는 “아사히신문이 국민에게 부끄러움을 준 것에 대해 마음속으로부터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 측은 소장을 받아보고 대응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소송 원고들이 ‘강제연행’의 의미를 편협하게 해석한 나머지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학술단체인 역사학연구회는 지난해 10월 성명에서 “아사히신문의 오보와 상관없이 일본군이 위안부 강제 연행에 깊이 관여하고 실행했다는 것은 흔들림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회는 또 “위안부 강제연행 사실이 중국 산시(山西) 성과 인도네시아 자바 섬 등에서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한국에서도 강제연행당했다는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이 다수 존재한다”고 밝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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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日인질 1명 살해영상 공개… 1명은 테러범과 교환 요구

    일본인을 인질로 잡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인질 석방 대가로 요르단에 수감된 여성 테러리스트의 석방을 요구하며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일본에서는 인질 1명이 살해됐다는 동영상이 24일 공개된 이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적극적 평화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S, 인질 전략 변경” 24일 유튜브에는 IS가 인질로 붙잡은 고토 겐지(後藤健二) 씨의 사진이 올랐다. 그는 사진 2장을 붙여놓은 패널을 들고 서 있었다. 사진 1장은 고토 씨와 같은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인물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모습이고 다른 1장은 쓰러져 누워 있는 모습이다. 고토 씨의 얼굴은 선명하지만 그가 들고 있는 사진들은 다소 흐릿해 누구인지 분명하지 않다. 이를 배경으로 동양인 음성으로 메시지가 약 3분간 나왔다. 메시지는 “나는 고토 겐지다. 당신들이 본 것은 이슬람 칼리프 국가의 토지에 버려진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 씨의 사진이다”로 시작했다. 이어 “아베, 당신이 하루나 씨를 살해했다. 그들은 이제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들의 요구는 그들의 자매 ‘사지다 알 리샤위’(사진)를 석방하는 것이다. 사지다가 석방되면 내가 즉시 해방된다”며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사지다 알 리샤위는 2005년 요르단 수도 암만의 호텔 3곳에서 벌어진 연쇄 폭탄 테러에 연루돼 요르단 감옥에 갇혀 있는 이라크 출신 여성 테러리스트다. 당시 테러 사건으로 60여 명이 숨졌다. 고토 씨가 실제로 이 메시지를 말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아사히신문은 25일 “고토 씨의 음성과 비슷하다”는 고토 씨 지인의 의견을 실었다. 아베 총리는 25일 오전 NHK 방송에 출연해 영상에 대해 “신빙성이 높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동영상이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유카와 씨가 IS에 살해된 것이 확인될 경우 그는 첫 번째 아시아인 희생자가 된다. 지금까지 IS에 희생된 인질 6명은 모두 서양인이었다. 3년여 전 이라크에서 무장 세력에 붙잡혔다 풀려난 프리랜서 기자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 씨는 “이번 요구는 기한을 정해놓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가 모든 채널을 동원해 고토 씨가 풀려나도록 전력을 쏟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 주임분석관 출신의 작가인 사토 마사루(佐藤優) 씨는 “일본 정부가 IS에 휘둘리게 만들고자 한 영상”이라며 “‘일본 정부는 무엇을 하는 것이냐’며 일본 여론의 비판을 일으키려는 것”이라고 25일 말했다. IS가 인질 한 명은 살릴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한 것도 일본 정부가 받아들이기 쉽다는 인상을 주면서 일본 여론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적극적 평화주의 비판 여론 일본인 인질 1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다수 일본 언론은 25일 인질 살해 소식을 자세히 보도했다. 도쿄(東京)에 사는 30대 직장인 후지이 이치로(藤井一郞)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충격적일 뿐 아니라 IS에 강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5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언어도단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폭거다. 강한 분노를 느낀다. 고토 씨를 즉시 석방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당장 협상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테러범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없는 데다 인질 교환과 관련해 협상을 할 경우 ‘테러단체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진 미국, 영국과 마찰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아베 총리가 펴온 ‘적극적 평화주의’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우스키 아키라(臼杵陽) 일본여자대 교수(중동현대사)는 최근 아사히신문에 실린 칼럼을 통해 “미일 동맹이라는 명목에 따라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중동에 들이밀면 일본이 테러세력의 적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며 “아베 정권과 일본인은 각오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26일 정기국회가 열리면 이번 인질 사태를 계기로 아베 총리의 적극적 평화주의와 집단적 자위권 허용을 위한 안보 관련법 개정에 대한 야당의 비판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가능성도 크다. 아베 총리가 17일 밝힌 ‘IS 대책에 2억 달러 지원’ 표명이 IS 인질 사태의 계기가 된 만큼 총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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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담화에 과거사 반성 안 담을것”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올 8월 전후(戰後)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총리 담화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의 문구를 넣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25일 NHK 프로그램에 여야 대표들과 함께 나와 올해 ‘8월 총리 담화에서 과거 무라야마 담화 및 고이즈미 담화에 있는 과거사 반성의 문구를 담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금까지 반복해온 문구를 쓰지 않고 ‘아베 정권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관점으로 내놓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대 총리의 담화를 전체적으로 계승해 가겠다”면서도 “어떤 세계를 만들어 가려고 하는가 하는 일본의 미래에 대한 의사를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담화에 ‘과거사 반성’보다 ‘미래 지향’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제1 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는 “총리는 새로운 담화에 (과거 담화의 표현을) 담지 않겠다고 확실히 말한 것으로 이해된다”며 “전후 70년간 (일본의) 행보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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