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현

김자현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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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입사해 사회부 사건팀, 경제부 시장팀·금융팀을 거쳐 사회부 법조팀에서 취재중입니다.

zion37@donga.com

취재분야

2026-05-18~2026-06-17
선거62%
대통령14%
정당8%
국회5%
인물3%
기업3%
건설3%
정치일반2%
  • ‘제자 강제 입맞춤 혐의’ 소설가 하일지 기소

    소설 ‘경마장 가는 길’로 유명한 하일지(본명 임종주·63)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제자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박기종)는 하 교수를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하 교수는 2015년 12월 10일 동덕여대 재학생이었던 A 씨에게 입을 맞추는 등 상대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 3월 하 교수가 강의 도중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을 폭로한 김지은 씨에게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발언을 하는 등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A 씨는 하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국가인권위의 의뢰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하 씨와 A 씨를 각각 2차례 불러 조사한 결과 하 교수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A 씨의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으며 하 교수의 행동이 A 씨의 동의 아래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하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A 씨와 입을 맞춘 사실은 인정했지만 강제적인 입맞춤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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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마저 쪼그라듭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41)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2월 초 5만 원 정도를 모금단체에 꼬박꼬박 냈던 소액기부자였다. 하지만 올해 기부를 중단했다. 김 씨가 식당을 운영해 벌어들인 수익은 올해 20%가량 줄었다. 김 씨는 “5만 원이 큰돈은 아니지만 형편이 어려워지다 보니 정말 필요한 것 외에는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지만 시민들의 온정이 담긴 기부는 얼어붙어 있다. 모금 단체들은 기부 불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겨울철 대표적인 모금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의 ‘희망2019나눔캠페인’ 모금액은 13일 기준 약 812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917억 원에 비하면 105억 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대비 88.6% 수준이다. 희망2018나눔캠페인(2017년 말∼2018년 초) 모금액은 4050억8900만 원으로 희망2017 모금액(2016년 말∼2017년 초) 3872억1900만 원보다 4.6% 늘었다가 다시 감소세로 바뀐 것이다.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신규 회원들도 줄고 있다. 2016년 422명이었던 신규 회원수는 2017년 338명으로 줄었고, 올해 11월 말 기준으로는 186명뿐이다. 지하철역 등에서 기부금을 모금하는 한국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도 12일 기준 15억7900만 원에 그쳐 23억6100만 원을 모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가량 줄었다. 기업 기부금이 줄어든 것이 전체적인 모금액 감소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평균적으로 기업이 내는 기부금이 전체 모금액의 70%가량을 차지한다. 서울의 한 중견기업 사회공헌팀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기업에서는 ‘좋은 의도로 낸 기부금이 잘못 쓰이면 오히려 기업에 해가 돌아올 수 있으니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있다”며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기부를 해야 할지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도 기부에 소극적이다. 당장 생계를 유지해 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웃을 도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사랑의열매의 경우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였던 개인 기부액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기부문화에 대한 불신감도 문제다. 지난해 기부단체 새희망씨앗 회장과 대표 등이 127억 원을 횡령한 사건, 딸의 수술비 명목 등으로 받은 기부금으로 호화생활을 즐긴 이영학 사건 등이 터지면서 기부금 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졌다. 기부 문화가 ‘캐시리스’ 등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금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줄어든 만큼 현금 위주인 구세군 모금방식 등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의 모금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 변화에 걸맞게 모금방식을 다양화하고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시민들이 기부의 중요성에 관심을 가지고 이웃을 위해 적극 기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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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장 생계유지 어려워…실적도 안 좋은데” 꽁꽁 얼어붙은 연말 기부

    서울 동대문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41)는 2005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2월 초 5만 원 정도를 모금단체에 꼬박꼬박 냈던 소액기부자였다. 하지만 올해 기부를 중단했다. 김 씨가 식당을 운영해 벌어들인 수익은 올해 20%가량 줄었다. 김 씨는 “5만 원이 큰 돈은 아니지만 형편이 어려워지다 보니 정말 필요한 것 외에는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지만 시민들의 온정이 담긴 기부는 얼어붙어 있다. 모금 단체들은 ‘기부 불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겨울철 대표적인 모금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의 ’희망2019나눔캠페인‘ 모금액은 13일 기준 약 812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917억 원에 비하면 105억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대비 88.6%수준이다. 희망2018나눔캠페인(2017년말~2018년 초)모금액은 4050억8900만 원으로 희망2017 모금액(2016년 말~2017년 초) 3872억1900만 원보다 4.6% 늘었다가 다시 감소세로 바뀐 것이다.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신규 회원들도 줄고 있다. 2016년 422명이었던 신규 회원수는 2017년 338명으로 줄었고, 올해 11월 말 기준으로는 186명뿐이다. 지하철 역 등에서 기부금을 모금하는 한국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도 12일 기준 15억7900만 원에 그쳐 23억6100만 원을 모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 가량 줄었다. 사랑의열매에 따르면 기업 기부금이 줄어든 것이 전체적인 모금액 감소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평균적으로 기업이 내는 기부금이 전체 모금액의 약 70% 가량을 차지한다. 서울의 한 중견기업 사회공헌팀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기업에서는 ‘좋은 의도로 낸 기부금이 잘못 쓰이면 오히려 기업에 해가 돌아올 수 있으니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있다”며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기부를 해야 할지 내부적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도 기부에 소극적이다. 당장 생계를 유지해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웃을 도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사랑의열매의 경우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였던 개인기부액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기부문화에 대한 불신감도 문제다. 지난해 기부단체 새희망씨앗 회장과 대표 등이 127억원을 횡령한 사건, 딸의 수술비 명목 등으로 받은 기부금으로 호화생활을 즐긴 이영학 사건 등이 터지면서 기부금 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졌다. 기부 문화가 ‘캐시리스’ 등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금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줄어든 만큼 현금 위주인 구세군 모금방식 등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의 모금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 변화에 걸맞게 모금방식을 다양화하고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시민들이 기부의 중요성에 관심을 가지고 이웃을 위해 적극 기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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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정부 당시 ‘인권위 직원 블랙리스트’ 존재… 수사 의뢰”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명박 정부 당시 ‘인권위 직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10일 제19차 인권위 전원위원회를 열고 청와대의 ‘인권위 블랙리스트’ 건을 의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의결은 올해 1월 발표된 ‘인권위 혁신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진행한 자체 진상조사에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 인권위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인권위 내 특정 인사를 축출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위해 작성한 블랙리스트가 존재한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2008년 10월 2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를 인정한 이후 본격적으로 인권위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작성됐다고 분석했다. 인권위는 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관리한 주체로 2008년 경찰청 정보국을, 2009년과 2010년 대통령시민사회비서관실을 지목했다. 인권위는 2009년 10월 당시 대통령시민사회비서관이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인권위 사무총장을 만나 ‘이명박 정부와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와 함께 촛불집회 직권조사 담당 조사관이던 김모 사무관 등 10여 명의 인사기록 카드를 전달했다는 구체적 정황도 파악했다. 인권위는 당시 블랙리스트 작성이 인권위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보고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시민사회비서관 등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 20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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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고, 아이고” 새벽 곡소리 시위… 주민고충에 ‘귀막은 경찰’

    “아이고 어이야, 아이고 어이야.” 3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둠 속에서 스산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상여를 옮길 때 내는 곡소리였다. 소리의 출처는 공사장 입구에 정차한 승합차의 대형 확성기 3개였다. 이날은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조합원들이 소속 노조원들의 고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날. 곡소리와 투쟁가가 번갈아 나왔고 “아이고, 아이고, 우릴 죽였다. 개××들이”라며 거친 욕설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유치원생 등교할 때 울린 곡소리 집회는 오전 8시 반 무렵까지 이어졌다. 집회 장소는 원생 100여 명이 다니는 유치원과는 30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다. 이따금 엄마 손을 잡고 가던 유치원생들이 큰 소리가 나는 현장을 바라봤다. 학부모들은 잰걸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유치원으로 들어갔다. 이날 오후 유치원 근처에서 만난 학부모 유모 씨(41·여)는 본보 취재진에 “아침부터 아이들에게 장송곡을 들려주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A 씨(43·여)는 아이들이 집회 현장을 지나가면서 “곡소리를 흉내 내려 해 놀라서 혼을 낸 적도 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일반 주민들도 소음 피해를 호소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49)는 “가게 안에 라디오를 틀어놓았는데 (소음 때문에) 하나도 안 들릴 정도로 시끄럽다”며 “오전 6시도 안 됐는데 이 시간에 하는 집회가 불법이 아닌 게 이상하다. 나라에서 허락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때와 장소 가리지 않는 집회 소음 이날 본보 취재진이 측정기로 자체 측정한 소음은 80dB. 야간 소음 기준치인 65dB을 훌쩍 넘겨 엄연히 불법 소지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경찰은 “빗소리 때문에 좀 크게 나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아파트 공사가 시작된 작년부터 노조원들이 수개월째 불규칙적으로 새벽 집회를 열고 있다. 문제는 최근 유치원이나 도서관 근처 등에서 무분별하게 집회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올 8월에는 유치원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은 경기 과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앞에서 장송곡을 틀어놓고 집회를 해 학부모들의 우려를 샀다. 한 대기업의 사내유치원이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건물 앞에서도 올 10월까지 지속적으로 장송곡 집회가 열렸다. ‘정숙’이 필요한 대표적 공간인 도서관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시청 서편 서울도서관 옆쪽에서는 매주 화요일 자유연대 등이 ‘박원순 아들 증인소환 촉구집회’를 연다. 참여 인원은 20명 안팎이지만 대형 스피커와 확성기 차량이 동원된다. 본보 취재진이 집회 현장을 찾은 4일 오전 도서관 안쪽으로 투쟁가가 선명하게 들어왔다. 도서관 이용자 김모 씨(62)는 “서울시청 옆이 상징적인 공간이긴 하지만 도서관 옆인데 언제까지 기약 없이 여기서 소음을 내게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 규정 있어도 단속은 사실상 어려워 현행법에는 소음과 관련한 단속 기준이 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르면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확성기 사용 중지 명령이나 확성기 일시 보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에 불응할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 처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소음 기준’에 맞춰 단속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반응이다. 집시법 시행령에 따른 ‘소음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해뜬 후부터 해지기 전’까지 주거 지역, 학교, 도서관 등에서는 65dB 이하로, ‘해진 후부터 해뜨기 전’에는 60dB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일반적인 주민들의 생활 패턴과 무관하게 여름철에는 해뜬 후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더 일찍부터 더 늦게까지 소리를 키워 집회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피해 지역에서 10분간 소음을 측정해 평균값으로 기준치 초과 여부를 판단한다. 기준치를 훨씬 뛰어넘는 소리를 질러도 다시 몇 분 잠자코 있으면 평균을 맞출 수 있어 꼼수를 부리기 쉽다. 2개 이상의 집회가 겹칠 경우 소음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묻기가 더 어렵다. 시행령에 따르면 경찰청장은 3년마다 소음 기준 등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고 개선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행 소음 기준은 여전히 2014년에 머물러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2017년 소음 기준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했지만 따로 고칠 만한 부분이 없다고 판단해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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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고 어이야” 유치원 앞 곡소리에 욕설까지…속수무책 집회 소음

    “아이고 어이야, 아이고, 어이야,” 3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둠 속에서 스산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상여를 옮길 때 내는 곡소리였다. 소리의 출처는 공사장 입구에 정차한 승합차의 대형 확성기 3개였다. 이날은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조합원들이 소속 노조원들의 고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날. 곡소리와 투쟁가가 번갈아 나왔고 “아이고, 아이고, 우릴 죽였다. 개xx들이”라며 거친 욕설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유치원생 등교할 때 울린 곡소리 집회는 오전 8시 반 무렵까지 이어졌다. 100여 명의 원생이 다니는 유치원과는 300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다. 이따금 엄마 손을 잡고 가던 유치원생들이 큰소리가 나는 현장을 바라봤다. 학부모들은 잰걸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유치원으로 들어갔다. 이날 오후 유치원 근처에서 만난 학부모 유모 씨(41·여)는 본보 취재진에 “아침부터 아이들에게 장송곡을 들려주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A 씨(43·여)는 아이들이 집회 현장을 지나가면서 “곡소리를 흉내 내려 해 놀라 혼을 낸 적도 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일반 주민들도 소음 피해를 호소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49)는 “가게 안에서 라디오를 틀어놓았는데 (소음 때문에) 하나도 안 들릴 정도로 시끄럽다”며 “오전 6시도 안됐는데 이 시간에 하는 집회가 불법이 아닌 게 이상하다. 나라에서 허락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때와 장소 가리지 않는 집회 소음 이날 본보 취재진이 측정기로 자체 측정한 소음은 80dB. 야간 소음 기준치인 65dB을 훌쩍 넘겨 엄연히 불법 소지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경찰은 “빗소리 때문에 좀 크게 나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아파트 공사가 시작된 작년부터 노조원들이 수개월 째 불규칙적으로 새벽 집회를 열고 있다. 문제는 최근 유치원이나 도서관 근처 등에서 무분별하게 집회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올 8월에는 유치원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은 경기 과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앞에서 장송곡을 틀어놓고 집회를 해 학부모들의 우려를 샀다. 한 대기업의 사내유치원이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건물 앞에서도 올 10월까지 지속적으로 장송곡 집회가 열렸다. ‘정숙’이 필요한 대표적 공간인 도서관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시청 서편 서울도서관 옆쪽에서는 매주 화요일 자유연대 등이 ‘박원순 아들 증인소환 촉구집회’을 열었다. 참여 인원은 20명 안팎이지만 대형 스피커와 확성기 차량이 동원된다. 본보 취재진이 집회 현장을 찾은 4일 오전 도서관 안쪽으로 투쟁가가 선명하게 들어왔다. 도서관 이용자 김모 씨(62)는 “서울시청 옆이 상징적인 공간이긴 하지만 도서관 옆인데 언제까지고 기약 없이 여기서 소음을 내게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 규정 있어도 단속은 사실상 어려워 현행법에는 소음과 관련한 단속 기준이 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르면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에는 확성기 사용 중지 명령이나 확성기 일시 보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에 불응할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 처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소음 기준’에 맞춰 단속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반응이다. 집시법 시행령에 따른 ‘소음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해뜬 후부터 해지기 전’까지 주거지역, 학교, 도서관 등에서는 65dB 이하로, ‘해진 후부터 해뜨기 전’에는 60dB을 유지해야 한다. 일반적인 주민들의 생활 패턴과 무관하게 겨울철에는 해 진 후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더 일찍부터 더 늦게까지 소리를 키워 집회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피해 지역에서 10분간 소음을 측정해 평균값으로 기준치 초과 여부를 판단한다. 기준치를 훨씬 뛰어넘는 소리를 질러도 다시 몇 분 잠자코 있으면 평균을 맞출 수 있어 꼼수를 부리기 쉽다. 2개 이상의 집회가 겹칠 경우에는 소음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묻기가 더 어렵다. 시행령에 따르면 경찰청장은 3년마다 소음 기준 등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고 개선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행 소음 기준은 여전히 2014년에 머물러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2017년 소음 기준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했지만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없다고 판단해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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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수관 공사중 흙더미 무너져 인부 2명 사망

    경기 파주시의 한 공사 현장에서 하수관 공사를 진행하던 중 흙더미가 무너지면서 매몰된 근로자 2명이 숨졌다. 경기 파주경찰서와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5일 오전 11시 57분경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의 하수관 매설 공사 현장에서 흙더미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 근로자 A 씨(52)와 B 씨(50)가 흙더미에 깔렸다. 다른 근로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가 2시간가량 구조작업을 벌인 끝에 이들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모두 숨을 거뒀다. 이들은 하수관을 땅속에 묻기 위해 터를 파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면에서 3m가량 깊이의 구덩이에서 작업 중이던 이들은 옆쪽에 쌓아 두었던 흙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면서 흙더미에 깔린 것으로 파악됐다. 파주시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역 주변에서는 파주시의 인허가를 받고 공장 및 근린생활시설을 건립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건축이나 하수도공사 관련 인허가를 받지 않은 곳이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함께 공사하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장 안전수칙 준수 등을 조사해 과실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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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코르셋’ 대자보에 남중생이 낙서… 여대생들 전화폭탄 돌렸다

    서울 구로구 경인중학교 교무실에는 28일 낮 12시부터 젊은 여성들의 항의 전화가 쇄도했다. “남학생들이 숙명여대 대자보를 훼손했다” “남학생들이 여대에 불법 침입했다”는 취지의 격앙된 목소리였다. 팩스로도 항의문 수십 장이 쏟아졌다. 교사들은 영문도 모른 채 빗발치는 전화를 받느라 업무가 사실상 마비됐다. 29일에도 전화와 팩스로 항의가 이어져 교사들이 곤욕을 치렀다.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여대생 “한국 남자 죽인다” vs 남중생 “지×” ‘여대생 전화 폭탄’은 28일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 경인중 ‘캠퍼스 탐방대’ 41명(남학생 24명, 여학생 17명)이 찾아오면서 비롯됐다. 경인중이 구로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에 탐방을 신청했고, 숙대생 4명이 봉사활동 차원에서 대학 탐방 안내를 맡으면서 성사됐다. 남학생들은 숙대 명신관 앞을 지나다 ‘숙명인들의 탈-브라 꿀팁!!을 적어주세요’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발견했다. 여대생이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방식을 적어 공유하자는 취지로, 페미니즘 운동의 하나다. 이 대자보에 일부 여대생이 남성 혐오성 글을 썼고, 이를 본 남학생들이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적으면서 문제가 커졌다. 여대생이 ‘정답: 한국 남자를 죽인다’라고 쓴 글에 남학생은 ‘지×’이라고 적었다. ‘사람들도 제 가슴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관심 갖는 사람은 가랑이를 쭈차삐세요(차버리라는 뜻)!’라고 적은 글에는 ‘응 A(가슴이 작다는 의미)’라고 조롱하는 댓글이 적혔다. ‘한국남자 못생겼다’라고 쓴 글에는 남중생이 ‘니도 못생김’이라고 반박했다. 한 숙대생이 댓글이 적혀 있는 대자보를 촬영해 내부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경인중 교무실 전화번호가 퍼졌고 항의전화가 빗발치게 된 것이다. 경인중 측은 전교생을 전수 조사해 대자보에 낙서를 한 남학생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조만간 숙대에 공식 사과할 예정이다.○ 한국사회 젠더 갈등 ‘적색경보’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여대생과 남중생이 극한 대립을 한 이 사건은 위험한 수준으로 치닫는 한국 사회의 젠더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20세대에선 남성과 여성이란 이분법적 사고로 대립하며 서로를 ‘그 성별’이라 부르며 맹비난하는 세태가 자리 잡고 있다. 29일 만난 숙대생 6명 중 5명은 ‘교무실 전화 폭탄’을 해도 될 만큼 남학생의 잘못이 크다고 했다. 지모 씨(22)는 “여성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자는 ‘탈코르셋’ 운동이 어린 남중생에게 조롱거리가 되는 건 한국이 얼마나 여성혐오적인 나라인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모 씨(24)는 “탈코르셋을 조롱하고 대자보를 훼손한 학생에게 피드백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미성년자가 쓴 낙서에 과민반응을 한다는 반론도 소수 있었다. 김모 씨(23)는 “낙서를 한 학생에게 자필 반성문을 쓰라고 요구하고 교무실에 항의 전화 공세를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남중생에게 대자보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치라고 요구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학자인 이인숙 전 건국대 교수는 “항상 정답 고르기에 연연하는 교육제도가 학생의 사고를 옳고 그름으로만 구분 짓게 만들었다”며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단편적 사고가 젠더 갈등의 핵심 원인”이라고 진단했다.조동주 djc@donga.com·김자현 기자}

    •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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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대생 “한국 남자 죽인다” vs 남중생 “지x”…사회 젠더갈등 ‘적색경보’

    서울 구로구 경인중학교 교무실에는 28일 낮 12시부터 젊은 여성들의 항의 전화가 쇄도했다. “남학생들이 숙명여대 대자보를 훼손했다” “남학생들이 여대에 불법 침입했다”는 취지의 격앙된 목소리였다. 팩스로도 항의문 수십 장이 쏟아졌다. 교사들은 영문도 모른 채 빗발치는 전화를 받느라 업무가 사실상 마비됐다. 29일에도 전화와 팩스로 항의가 이어져 교사들이 곤욕을 치렀다.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여대생 “한국 남자 죽인다” vs 남중생 “지x” ‘여대생 전화 폭탄’은 28일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 경인중 ‘캠퍼스 탐방대’ 41명(남학생 24명, 여학생 17명)이 찾아오면서 비롯됐다. 경인중이 구로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에 탐방을 신청했고, 숙대생 4명이 봉사활동 차원에서 대학 탐방 안내를 맡으면서 성사됐다. 남학생들은 숙대 명신관 앞을 지나다 ‘숙명인들의 탈-브라 꿀팁!!을 적어주세요’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발견했다. 여대생이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방식을 적어 공유하자는 취지로, 페미니즘 운동의 하나다. 이 대자보에 일부 여대생이 남성 혐오성 글을 썼고, 이를 본 남학생들이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적으면서 문제가 커졌다. 여대생이 ‘정답: 한국 남자를 죽인다’라고 쓴 글에 남학생은 ‘지x’이라고 적었다. ‘사람들도 제 가슴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관심 갖는 사람은 가랑이를 쭈차삐세요(차버리라는 뜻)!’라고 적은 글에는 ‘응 A(가슴이 작다는 의미)’라고 조롱하는 댓글이 적혔다. ‘한국남자 못 생겼다’라고 쓴 글에는 남중생이 ‘니도 못생김’이라고 반박했다. 한 숙대생이 댓글이 적혀있는 대자보를 촬영해 내부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경인중 교무실 전화번호가 퍼졌고 항의전화가 빗발치게 된 것이다. 경인중 측은 전교생을 전수 조사해 대자보에 낙서를 한 남학생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조만간 숙대에 공식 사과할 예정이다.● 한국사회 젠더갈등 ‘적색경보’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여대생과 남중생이 극한 대립한 이 사건은 위험한 수준으로 치닫는 한국사회의 젠더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1020세대에선 남성과 여성이란 이분법적 사고로 대립하며 서로를 ‘그 성별’이라 부르며 맹비난하는 세태가 자리 잡고 있다. 29일 만난 숙대생 6명 중 5명은 ‘교무실 전화 폭탄’을 해도 될 만큼 남학생의 잘못이 크다고 했다. 지모 씨(22)는 “여성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자는 ‘탈코르셋’ 운동이 어린 남중생에게 조롱거리가 되는 건 한국이 얼마나 여성혐오적인 나라인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모 씨(24)는 “탈코르셋을 조롱하고 대자보를 훼손한 학생에게 피드백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미성년자가 쓴 낙서에 과민반응을 한다는 반론도 소수 있었다. 김모 씨(23)는 “낙서를 한 학생에게 자필 반성문을 쓰라고 요구하고 교무실에 항의 전화 공세를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남중생에게 대자보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치라고 요구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학자인 이인숙 전 건국대 교수는 “항상 정답 고르기에 연연하는 교육제도가 학생의 사고를 옳고 그름으로만 구분 짓게 만들었다”며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단편적 사고가 젠더 갈등의 핵심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조동주 기자djc@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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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주 달랑 벌금 200만원? 의원직 내놓아야”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사진)이 벌금 200만 원에 약식 기소된 데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국회가 이 의원 징계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기름을 붓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김유철)는 22일 이 의원에 대한 약식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 의원이 이의를 제기하거나 법원이 정식 재판 회부 절차를 밟지 않을 경우 이 의원은 정식 재판 없이 서면 심리만으로 재판을 받는다. 재판부가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이고 이 의원이 항소하지 않으면 벌금형이 확정된다. 앞서 평화당은 14일 이 의원에게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향후 3개월간 당에 큰 선거가 없다는 점 때문에 징계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15일 회의에서 이 의원의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위원장·간사 선임 등의 안건만 의결한 채 회의를 끝냈다. 시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서울 중구에 사는 이상윤 씨(26·대학원생)는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해놓고 본인은 고작 벌금 200만 원만 내면 끝나는 것이냐”며 “‘윤창호법’에 대한 책임이란 걸 느끼면 국회의원직을 당장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김윤희 씨(54·여)는 “음주운전은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이므로 살인에 준하도록 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자현 zion37@donga.com·박효목 기자}

    •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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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도심서 “위인 김정은 팬 모집… 공산당이 좋아요”

    “저는 김정은 위원장님의 열렬한 팬입니다. 팬클럽을 공개 모집합니다.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 26일 오후 2시 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청년단체 ‘위인맞이환영단’은 이날 발족식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뜨겁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위원장을 ‘위인’이라고 부르며 “당당한 자주 국가를 만들어낸 북쪽 동포들과 김 위원장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선 진보 성향 청년 학생 단체들이 주축이 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남북정상회담 환영 청년학생위원회’가 발족했다. 발족식에 참여한 14명은 한반도기와 ‘역사적인 서울 정상회담 청년 학생들이 기다립니다’라는 문구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통일 조국의 주역인 우리 청년 학생들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기치 아래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과 남북 정상회담을 뜨겁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인근 보도에는 ‘평양사진전’이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거리나 학교 수업 모습 등이 담긴 사진 10여 점이 전시됐다. 이 위원회는 앞으로 청년학생환영단을 모집하고 청년학생환영문화제, 북한 바로 알기 사진전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발족식에 참여한 이나현 대안대학 청춘의지성 공동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받은 환대를 생각했을 때 열렬히 환영해 주는 것이 예의”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A 씨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김정은 연호가 웬 말이냐”며 “김정은이 그렇게 좋으면 북한으로 가라”고 외쳤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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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장관 찾아간 인권위원장 “대체복무 27개월 넘어선 안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1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와 관련해 복무 기간이 현역 대비 1.5배(27개월)를 넘으면 안 된다고 제안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찾은 후 정 장관을 만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징벌적인 제도가 되지 않도록 대체복무제를 설계해야 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최 위원장은 복무 분야 역시 복수로 마련해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현역병의 2배인 36개월간 교도소 등 교정시설에서 합숙 복무를 한다는 대체복무제 정부안을 일찌감치 마련해 놓았다.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적고 병역 의무의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이미 각계 의견을 수렴해 조율한 정부안인 만큼 수정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손효주 hjson@donga.com·김자현 기자}

    •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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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층 복합단지 승강기 44대 동시에 스톱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 ‘파크하비오’ 복합단지 내 오피스텔, 호텔 등에서 대부분의 엘리베이터가 멈춰 서면서 수만 명의 입주민과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파크하비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7분 파크하비오 복합단지 내 5개 동에 있는 50개 엘리베이터 가운데 44개가 동시에 멈춰 섰다. 5개 동은 각각 19층 높이로 오피스텔 3636실, 객실 472개 규모의 호텔과 1000석 규모의 영화관, 워터파크 등이 입주해 있다. 입주민이 약 1만 명이고 하루 유동인구는 3만 명에 달한다. 오후 10시 10분 현재 14대는 수리가 됐지만 30대는 여전히 멈춰 있는 상황이다. 이날 사고로 호텔 직원 등 3명이 엘리베이터 안에 30여 분 동안 갇혀 있었다. 7시간이 넘도록 엘리베이터가 복구되지 않아 임산부들을 비롯한 입주민들이 고층까지 걸어가야 하는 등 불편이 이어졌다. 문제는 준공된 지 채 3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엘리베이터 문제가 빈번하다는 것. 관리사무소 측에 따르면 복합단지 내 오피스텔과 호텔 등의 경우 2016년 9월 준공을 마쳤다. 하지만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가 28건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대규모 단지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시공업체의 ‘갑질’ 때문에 벌어진 문제”라며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T사 측이 유지보수 업무까지 맡기 위해 근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합단지 내에서도 다른 업체가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아파트의 경우 승객이 갇히는 사고가 없었다는 것이다. 본보는 T사 측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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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정부 규탄” 한노총 집회 참석한 박원순 시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17일 ‘2018 한국노총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갖고 정부의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을 규탄하며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탄력근로제는 업무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줄이고 늘리면서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근로시간에 맞도록 조정하는 제도다. 정부는 최근 현행 최대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올해 안에 구체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와 국회의 거꾸로 가는 노동정책을 보고 노동자들의 분노를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노동시간 단축법안이 현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노동시간 단축법안 자체를 무력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3만 명(경찰 추산 1만5000명)의 노조원들이 모였다. 조합원들은 ‘단결투쟁’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노동개악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한다’, ‘비정규직 철폐하고 정규직화 쟁취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 시장은 집회에서 자신을 “노동존중 특별시장”이라고 소개하며 연대발언을 했다. 박 시장은 핀란드 사례를 들어 “노조 조직률이 높을수록 국가 경쟁력이 올라간다”며 “노조를 만드는 것도, 노조 활동을 하는 것도 편한 그런 서울시를 만들겠다. 한국노총이 가야 할 어렵고 힘든 길을 서울시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10일 노동자 대회를 열어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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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격 뒤바꾸고 문제중복 재시험… 취준생 분통 터지는 ‘공채 대행’

    “초등학교 경시대회도 이렇게 엉망으로 관리하지는 않을 거예요.” 취업준비생 양모 씨(27·여)의 말에서는 억울함과 분노가 묻어났다. 양 씨는 2년 동안 은행권 취업을 준비해 10월 A은행 공개채용 필기시험을 치렀다. 하지만 시험 관리는 주먹구구식이었다. 시험 날 입실 완료 시간은 오전 9시 30분이었지만 감독관은 시간을 넘겨 들어온 응시생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시험장에 시계가 없다며 휴대전화로 시간을 보는 것을 허용하는가 하면 시험 시작 시간도 공지하지 않았다. 한 응시자가 임의로 문제를 풀기 시작한 것을 보고 다른 응시자들이 “문제를 풀어도 되느냐”고 질문하자 감독관은 “왜 아직도 안 풀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5월 실시된 B은행의 채용 필기시험에서도 입실 시간이 지난 뒤 응시생의 입실을 허용하고, 제한 시간을 넘긴 응시생의 답안지를 받아줘 논란이 일었다. 최근 금융기관과 공공기관 등의 채용비리가 적발되면서 인력 선발 과정의 공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채용을 대행업체에 맡기는 ‘채용 외주’가 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는 6월 채용 외주를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마련하기도 했다. 공정성 시비를 줄이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제도를 도입하는 공공기관과 공기업도 많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대행업체들의 허술한 운영으로 취준생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허술한 시험 관리…합격자 뒤바뀌기도 10월 27일 오후 한국서부발전 채용 필기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11월 10일 예정에 없던 재시험을 치러야 했다. 10월 27일 출제된 문제의 절반가량이 같은 날 오전 실시된 한국남동발전의 필기시험 문제와 같았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각자 다른 채용 대행업체에 외주를 줬는데, 두 회사가 같은 전문가에게 출제를 의뢰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경기 고양시 산하기관인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도 7월 대행업체를 통해 치른 필기시험에서 사달이 났다. 대행업체 측은 응시생이 입실할 때가 다 돼서야 허겁지겁 시험지를 출력했고, 응시생의 신원 확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시험지와 답안카드가 제때 전달되지 않아 시험은 예정보다 50분이나 늦어졌다. 응시생들의 불만이 커지자 진흥원은 두 달 만인 9월 8일 재시험을 치렀다. 채용 전반의 절차 관리도 허술한 경우가 있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올해 6월 필기 합격자 명단을 번복했다. 대행업체가 필기 합격자 인원을 잘못 계산하는 바람에 당초 합격 판정을 받았던 9명이 이틀 뒤 불합격 통보를 받은 것. 2016년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채용에서도 평가기준을 잘못 적용해 일부 합격자와 탈락자가 뒤바뀐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지난해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채용에서는 지원 제한 연령을 잘못 적용해 억울한 탈락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모두 대행업체에 채용 외주를 준 경우였다. ○ 문제 발생해도 책임 소재 모호 채용 대행업체들의 부실 관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이들에 채용을 맡긴 기관과 기업들은 도의적 사과를 할 뿐 책임을 대행업체로 돌리기에 급급하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는 “위탁계약을 했기 때문에 대행업체의 책임”이라며 “수험생들에게 재시험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국립생태원 역시 “우리가 전달한 사항을 채용 대행업체가 실수로 잘못 적용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행 방식의 채용 외주로는 대행업체의 전문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부실 관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용 외주를 발주하는 기관과 기업은 전문성과 비용을 고려해 대행업체를 선정한다고 하지만 전문성에 큰 차이가 없으면 가격이 싼 업체에 맡기게 된다. 수주 경쟁, 저가 위탁 등으로 인해 비용 절감이 중요해진 대행업체들은 시험 감독 등에 정직원이 아닌 미숙련 단기계약직을 동원하고, 결국 채용 관리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채용 외주 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채용비리 근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외주를 통해 채용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는 양상”이라며 “채용 과정의 공정성 확보라는 취지는 좋지만 외주화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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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진호, 임직원 명의 주식거래… 비자금 30억 조성”

    직원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47)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구체적 액수를 제시하며 직원들을 회유, 협박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양 회장 사건의 내부고발자인 A 씨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뮤레카(필터링 업체) 임직원 명의 주식을 매매하고, 몬스터주식회사 매매계약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이 30억 원 가까운 걸로 안다”고 말했다. 법인을 설립해 임직원 명의로 주식을 소유하게 한 뒤 나중에 주식을 팔아 양 회장이 개인적으로 쓰거나, 회삿돈을 빌리는 대여금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A 씨는 주장했다. 또 A 씨는 양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며 회유와 협박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 압수수색과 소환조사가 이뤄지기 전인 8월부터 ‘각 대표이사가 책임지고 했다’는 허위 진술을 직원들에게 강요하는 협박 행위가 지속됐다”며 “양 회장이 임원을 불러서 이 사건으로 구속되는 직원에게 3억 원, 집행유예는 1억 원을 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벌금형을 받으면 벌금액의 2배를, 소환조사를 받는 직원에게는 1차례에 1000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A 씨는 양 회장이 비밀리에 업로드 조직을 운영했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여기에 가담한 직원은 두 명 정도이고, 이 사실을 아는 임직원은 양 회장을 포함해 5, 6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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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입고 안 먹고 꼬박 저축… 2평서 꾸던 결혼의 꿈이 타버렸다

    9일 발생한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의 희생자들은 6.6m²(2평) 안팎의 좁은 방에서 지내면서도 꿈을 잃지 않았던 우리의 평범한 이웃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단란한 가정을 이루겠다며 착실히 돈을 모으던 30대 남성도, 자녀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50대 가장도 새벽에 덮친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월급 절반 적금 들며 버텼는데…” “아이고…아, 아….” 11일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조모 씨(34)의 어머니 A 씨의 통곡 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흘 내내 눈물을 쏟아낸 어머니는 목소리마저 갈라졌다. A 씨는 아들의 시신이 담긴 관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슬픈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있겠나. 이렇게 허망하게 가버려서 어떻게 하느냐”며 오열했다. 헝클어진 머리에 흰 수염이 길게 자란 아버지 조덕휘 씨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뒷짐을 졌다. 조 씨는 아들의 마지막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내 고개를 돌렸다. 삼형제 중 장남인 조 씨는 전북 완주군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생계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가 2009년 우정사업본부에 임시직으로 취직했다. 주로 배달 물건을 분류하는 작업 등을 했다고 한다. 2015년경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조 씨는 성실하게 일했고 돈을 무척 아꼈다고 가족과 지인들은 전했다. 식사는 구내식당에서만 했다. 보통 직원들이 2500원짜리 식권을 10장 단위로 사는 데 반해 조 씨는 2, 3장씩만 구입했다. 큰돈을 쓰는 게 익숙하지 않은 데다 혹시라도 식권이 남을까 걱정했던 것. 옷은 늘 작업용 유니폼을 입었고, 머리도 가장 싼 스포츠 스타일을 고집했다. 직장동료 B 씨는 “돈을 아껴야 하니까 선배들이 사주는 경우가 아니면 늘 구내식당에서만 먹었다”며 “일주일 전에 이 친구가 ‘형 식권 2장만 줘’라고 하길래 ‘야, 돈 가지고 와’라고 농담조로 말한 게 너무 마음에 걸린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조 씨가 유일하게 자신에게 허락한 소비는 야구와 조조영화 관람이었다. 넉넉하지 않은 월급이었지만 절반가량을 모아 적금을 들었고, 반려자를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을 꿨다. 이를 위해 고시원에서의 삶을 택했다. 직장동료들이 오피스텔을 얻어서 편하게 쉬라고 권유했지만 ‘부담이 된다’며 거절했다. 조 씨는 저렴한 거주지를 찾아 올해에만 2차례 이사했다고 한다. 아버지 조 씨는 “좁은 방에서 생활하는 게 불편했을 거다. 돈이 많으면 아파트를 한 채 사주든지, 전세를 한다든지 (할 텐데) 먹고살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부모를 잘못 만난 탓에 고생하다가 이렇게 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들의 기억 속에 조 씨는 책임감이 강하고 과묵한 사람이었다. 조 씨의 고모부 C 씨는 “말수는 적었지만 얘기하면 잘 웃었다”며 “동생이 두 명 있어서인지 책임감이 아주 강했다”고 기억했다. 조 씨의 작은아버지(55) 역시 “정말 착하고 성실하게 살았다. 2평에 30만 원짜리 고시원이었지만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조 씨는 인사성이 밝아 직장 동료와 상사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직장상사 최모 씨(48)는 “지나가다가 만나면 반갑다고 환하게 웃으며 껌 하나씩을 손에 쥐여주던 게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빈소가 차려진 사흘 동안 100명이 넘는 친지와 직장동료들이 찾아와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운구는 동료 8명이 했다. 조 씨의 시신은 서울 서초구의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뒤 고향으로 옮겨졌다. ○ 장애인-기초수급자도 참변 희생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은 대체로 조용했다. 이모 씨(62)는 소아마비 탓에 다리를 절었다. 젊은 시절엔 경기 과천시의 목장에서 젖소를 기르는 일을 했다고 한다. 누나 D 씨(65)는 “동생이 원래 가족과 함께 살다가 집 나간 지 몇 년 됐다. 한참 동안 연락이 없어서 어떻게 지냈는지 몰랐다”고 했다. 장모 씨(72)는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오락실 사업으로 한때 큰돈을 벌기도 했지만 사업에 실패한 뒤 24시간 사우나에서 청소를 하며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냈다. 사망자 중 일본인 E 씨(53)는 아내, 자녀와 떨어져 살며 S일본어학원에서 회화 강사로 일했다. 틈틈이 일본어 일대일 개인과외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아빠같이 되고 싶다! 아이들한테 그런 말을 듣는 것이 나의 남은 인생의 목표’라고 적혀 있었다. 서울대병원에 안치됐던 조모 씨(78)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용히 고향으로 옮겨져 빈소를 차렸다. 가족과 2년간 연락이 끊겼던 양모 씨(57)의 경우 유족을 찾는 데 하루가 넘게 걸리기도 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김자현 기자}

    • 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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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누군지 알아” 靑경호처 직원, 술취해 시민 폭행

    술을 마시고 시민을 폭행한 대통령경호처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대통령경호처 소속 5급 공무원 유모 씨(36)를 폭행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10일 오전 4시경 서울 마포구의 한 술집에서 30대 남성 A 씨를 주먹과 발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을 당한 A 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 씨가 자신을 청와대 경호팀이라고 소개한 뒤 ‘북한에서 가져온 술을 같이 마시자’며 옆자리에 앉을 것을 권유했다”며 “이후 자리를 옮겼더니 따라와 갑자기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행 2명과 함께 온 유 씨는 혼자 있던 A 씨를 옆자리에 앉게 했고, 중간에 A 씨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따라 나와 때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2층에 위치한 술집에서 1층으로 내려가려던 A 씨는 유 씨에게 주먹으로 맞은 뒤 뒷덜미를 붙잡혀 2층으로 끌려올라갔다고 한다. A 씨는 ‘내가 쓰러지자 유 씨가 내 얼굴 부위를 축구공을 차듯 10여 차례 걷어찼다’고 진술했다. 술집 주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뒤에도 유 씨의 난동은 계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현행범으로 붙잡힌 뒤에도 “내가 누구인 줄 아느냐”며 욕설을 하면서 행패를 부렸다. 연행 과정에서 팔을 휘둘러 경찰관의 얼굴을 가격하기도 했다. 경찰은 유 씨에게 공무집행 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많이 취해서 정확한 기억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분이 확실해 도주 우려가 없다고 보고 유 씨를 집으로 돌려보냈다”며 “이후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 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10일 유 씨를 직위해제했고,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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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 결혼하겠다”며 착실히 돈 모으던 아들…고시원 화재가 앗아간 희생자의 삶

    9일 발생한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 희생자들은 6.6㎡(2평) 안팎의 좁은 방에서 지내면서도 꿈을 잃지 않았던 우리의 평범한 이웃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단란한 가정을 이루겠다며 착실히 돈을 모으던 30대 남성도, 자녀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50대 가장도 새벽에 덮친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 결혼 자금 모으려고 안간힘 쓰던 34세 우체국 직원 “아이고…아, 아….” 11일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조모 씨(34)의 어머니 A 씨의 통곡이 울려 퍼졌다. 사흘 내내 눈물을 쏟아낸 어머니는 목소리마저 갈라졌다. A 씨는 아들의 시신이 담긴 관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슬픈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있겠나. 이렇게 허망하게 가버려서 어떻게 하냐”고 오열했다. 헝클어진 머리에 흰 수염이 길게 자란 아버지 조덕휘 씨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뒷짐을 졌다. 조 씨는 아들의 마지막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내 고개를 돌렸다. 삼형제 중 장남인 조 씨는 전북 전주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생계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가 2009년 우정사업본부에 임시직으로 취직했다. 주로 배달물건을 분류하는 작업 등을 했다고 한다. 2015년경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조 씨는 성실하게 일했고 돈을 무척 아꼈다고 가족과 지인들은 전했다. 식사는 구내식당에서만 했다. 보통 직원들이 2500원 짜리 식권을 10장 단위로 사는 데 반해 조 씨는 2, 3장씩만 구입했다. 큰 돈을 쓰는 게 익숙하지 않은데다 혹시라도 식권이 남을까 걱정했던 것. 옷은 늘 작업용 유니폼을 입었고, 머리도 가장 싼 스포츠 스타일을 고집했다. 직장동료 B 씨는 “돈을 아껴야 하니까 선배들이 사주는 경우가 아니면 늘 구내식당에서만 먹었다”며 “일주일 전에 이 친구가 ‘형 식권 2장만 줘’라고 하길래 ‘야, 돈 가지고 와’라고 농담조로 말한 게 너무 마음에 걸린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조 씨가 유일하게 자신에게 허락한 소비는 야구와 조조영화 관람이었다. 넉넉하지 않은 월급이었지만 절반가량을 모아 적금을 들었고, 반려자를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을 꿨다. 이를 위해 고시원에서의 삶을 택했다. 직장동료들이 오피스텔을 얻어서 편하게 쉬라고 권유했지만 ‘부담이 된다’며 거절했다. 조 씨는 저렴한 거주지를 찾아 올해에만 2차례 이사했다고 한다. 아버지 조덕휘 씨는 “좁은 방에서 생활하려다 보니까 불편해했다. 돈이 많으면 아파트를 한 채 사주든지, 전세를 한다든지 (할 텐데) 먹고 살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부모를 잘못 만난 탓으로 고생하다가 이렇게 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들의 기억 속에 조 씨는 책임감이 강하고 과묵한 사람이었다. 조 씨의 고모부 C 씨는 “말수는 적었지만 얘기하면 잘 웃었다”며 “동생이 두 명 있어서인지 책임감이 아주 강했다”고 기억했다. 조 씨의 작은아버지(55) 역시 “정말 착하고 성실하게 살았다. 2평에 30만 원짜리 고시원이었지만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조 씨는 인사성이 밝아 직장 동료와 상사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직장상사 최모 씨(48)는 “지나가다가 만나면 반갑다고 환하게 웃으며 껌 하나씩을 손에 쥐어주던 게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빈소가 차려진 사흘 동안 100명이 넘는 친지와 직장동료들이 찾아와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운구는 동료 8명이 했다. 조 씨의 시신은 서울 서초구의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뒤 고향으로 내려갔다. ● “아빠처럼 되고 싶다”는 말 듣고 싶었는데…. 희생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은 대체로 조용했다. 이모 씨(62)는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절었다. 젊은 시절 경기 과천시의 목장에서 젖소를 기르는 일을 했다고 한다. 누나 D 씨(65)는 “동생이 원래 가족과 함께 살다가 집 나간 지 몇 년 됐다. 한참 동안 연락이 없어서 어떻게 지냈는지 몰랐다”고 했다. 장모 씨(72)는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오락실 사업으로 한 때 큰 돈을 벌기도 했지만 사업에 실패한 뒤 24시간 사우나에서 청소를 하며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냈다. 사망자 중 일본인 E 씨(53)는 아내, 자녀와 떨어져 살며 S일본어학원에서 회화 강사로 일했다. 틈틈이 일본어 일대일 개인과외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아빠같이 되고 싶다! 아이들한테 그런 말을 듣는 것이 나의 남은 인생의 목표’라고 적혀 있었다. 서울대병원에 안치됐던 조모 씨(78)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용히 고향으로 이동해 빈소를 차렸다. 가족과 2년 간 연락이 끊겼던 양모 씨(57)의 경우 유족을 찾는데 하루가 넘게 걸리기도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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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살던 중년-고령자 참변… 가족 연락안돼 빈소도 못차려

    9일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을 덮쳤다. 통상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 유가족들은 뉴스를 접하는 즉시 시신이 안치돼 있다는 병원을 전전하며 가족을 애타게 찾곤 한다. 하지만 7명이 숨진 이번 화재에서는 이런 장면을 찾아볼 수 없었다. 화재 발생 13시간이 지난 오후 6시경 국립중앙의료원에 안치된 1명의 가족이 찾아온 게 처음이었고, 빈소도 이 병원에만 차려졌다. 오후 10시 30분 현재 고려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 안치된 6명은 빈소조차 없는 상태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사망자는 모두 남성이고 6명은 50∼70대, 1명은 34세다. 사망자 중에는 학원강사로 알려진 일본인 1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약 5∼10m²(약 1.5∼3평) 크기의 방에서 월세 28만∼38만 원을 내며 살았다고 한다. 서울의 한 구청 복지 담당자는 “고시원이나 쪽방에 거주하는 중년·고령자는 사망해도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연락이 닿아도 장례를 원하지 않는 가족도 있다”고 전했다. 고시원 원장 구모 씨(68)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많아) 불쌍해서 반찬도 주고 국도 끓여줬는데 어쩌면 좋으냐”며 오열했다. 부상자들도 대부분 홀로였다. 탈출하다 다쳐 치료를 받는 이들 옆에 가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3층에 거주하는 부상자 김모 씨(59)는 “옆방에 살아도 다들 서로 얼굴만 알지 이름도 몰랐다”고 했다. 20년간 서울에서 혼자 지내며 보증금을 아끼려고 고시원에 살았다는 부상자 정모 씨(62)는 “가족들이 부산에 있다. 손에 화상을 입었지만 당분간 치료받으면서 일해야 한다”고 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김자현 기자}

    • 2018-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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