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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로 치료를 받은 환자가 최근 5년간 4.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의 노인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경도인지장애는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보다는 인지 능력이 떨어지지만 일상적인 활동에는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을 일컫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로 치료받은 환자는 2010년 2만2000여 명에서 지난해 10만5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은 환자가 매년 평균 43.9% 증가한 결과다. 때문에 치료비 역시 2010년 66억 원에서 2014년 351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공단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치매선별검사’가 전국의 보건소에서 실시돼 경도인지장애를 판정받은 노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치매보다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경도인지장애의 특성상 입원환자의 비중은 많지 않았다. 2014년 기준 전체 경도인지장애 환자 10만5598명 중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2%인 2144명에 그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은 단계에서부터 환자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치매 판정을 받은 환자보다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은 환자에 대한 의학적 치료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병원에서 치매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안심하지 말고 경도인지장애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환자 가족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인지 판단하기 위해서 △환자가 기억 저하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지 △나이에 비해 분명한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지 △언어능력 등 다른 영역에서는 정상이지만 기억력에만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병원이나 보건소 등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혈압과 당뇨병 증상, 혹은 흡연을 하는 사람이 기억력 감퇴 현상을 겪는다면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료를 위한 효과적인 약물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인지훈련 등 비약물치료로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이나 금연, 금주 등도 경도인지장애를 환자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노동시장 개혁 방안에 13일 노사정(勞使政) 4자 대표가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문가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슈들을 조정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첫 번째 허들을 넘어섰다는 것을 높게 평가해야 하지만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등 뜨거운 이슈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대화와 타협 정신을 유지하면서 두 번째, 세 번째 허들(쟁점 이슈들)을 잘 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잠정 합의를 통해 향후 집중해야 할 문제가 떠오른 것이 성과라는 분석도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기준법 개정, 임금피크제의 저변 확대와 촉진, 비정규직 문제, 사회안전망 등이 여러 문제 중에서도 시급한 문제로 각인됐다”며 “이 문제들이 전면에 부각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일단 14일 내려질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두 가지 쟁점 안을 제거하지 못한 게 아쉽다”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노총의 한 조합원은 “쉬운 해고를 합리화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한국노총은 이 합의안을 거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결과가 노동개혁을 뒤로 미루는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노동개혁의 기본 방침인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통한 일자리 늘리기가 퇴색됐다는 것.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꼭 필요한 조치 대신 노사 간의 충분한 합의를 통해 마련된 조치를 추진하는 식으로는 일자리 창출이나 기업의 부담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번 잠정 합의로 본질적인 개혁이 오히려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유성열 기자}

노안은 가까운 거리의 사물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최근 변화된 업무 환경과 생활 패턴으로 인해 ‘중년안’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 발병 시기가 급격히 앞당겨지고 있다. 누진다초점렌즈는 하나의 안경으로 모든 거리를 볼 수 있고 안전하기 때문에 가장 편리한 노안 교정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누진다초점렌즈에 대해 제대로 모르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것이 사실. 이에 누진다초점렌즈의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누진다초점렌즈, 제대로 알고 선택하자 누진다초점렌즈를 처음 사용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누진다초점렌즈는 착용하고 나서 바로 편안함을 느끼는 안경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누진다초점렌즈는 시선에 따라 초점거리가 바뀌는 방식이므로 편안하게 보기까지는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2주까지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초기 적응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경사의 조언에 따라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하고 시선 이동이나 자세를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응하는 기간에는 과격한 운동과 운전은 삼가고 눈과 머리를 함께 움직이는 습관을 가지고 꾸준히 착용하면 쉽게 적응 가능하며, 이후엔 하나의 렌즈로 더 편안한 시선 이동과 선명한 시야를 가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누진다초점안경렌즈를 맞출 때 개인의 동공 크기와 동공 간 거리, 안경의 경사각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안경사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한다. 누진다초점렌즈는 고가일수록 좋다? 누진다초점렌즈는 대량생산되는 제품이 아니라 개인의 도수에 따라 일대일로 생산된다. 마치 맞춤양복을 재단하듯 안경렌즈에 여러 가지 요소를 개인 맞춤으로 반영하는데, 이 과정에서 눈 전문가를 통한 검안, 렌즈 맞춤 설계, 그리고 착용자에게 착용까지 이루어지는 종합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단순히 근거리를 교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높은 대비감도, 우수한 동적시야, 편안한 자세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렌즈에 적용되는 성능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여기에 코팅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이 더 높아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눈에 불필요한 사양을 추가하는 것이 아닌 착용 목적과 자신의 눈 상태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누진다초점렌즈를 사용하면 시력이 낮아진다? 노안은 노화가 시작되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노안을 제대로 교정하지 않으면 눈의 피로를 비롯해 두통이나 흐림 현상 등을 야기한다. 또한 노안이 오면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계단을 내려가는 것, 운전하는 것, 식사를 하는 것 등 가까운 거리의 사물을 보아야 하는 모든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 누진다초점렌즈를 사용하면 시력이 낮아진다는 정확한 근거는 없으며 오히려 올바르지 않은 습관이 시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올바른 습관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근거리 작업 후에는 휴식을 취하고 의식적으로 눈을 깜박이거나 멀리 바라보는 습관 등을 통해 눈을 쉬게 해야 한다. 특히 노안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40대 초반부터 누진다초점렌즈를 착용하면 빠르게 적응이 가능함과 동시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누진다초점렌즈의 올바른 선택법 개인마다 안구 특징과 안면 구조가 다르고 이 같은 인체공학적 특징은 시야에 영향을 끼친다. 누진다초점렌즈 대표 브랜드인 에실로의 바리락스 렌즈는 테스트와 임상실험을 거쳐 실제 착용자로부터 그 성능이 입증된 렌즈만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바리락스 제품의 적응기간이 타 제품에 비해 짧고 적응이 쉬운 것이 장점이다. 에실로는 1978년에 첫 임상실험을 도입했으며 제품이 출시되기 전 임상실험을 실시하는데, 지금까지 총 1만5000명이 200여 개의 임상실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에실로는 2003년 싱가포르에 R&D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지역과 나라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그 지역의 인종과 특성에 맞는 렌즈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바리락스 칸 시리즈는 한국인의 특성을 분석하여 한국인에 맞게 개발됐다. 바리락스 칸 시리즈는 한국인의 데이터를 수년간 수집하고 일관성을 확인한 뒤 그중 렌즈설계에 영향을 미치는 한국인의 안구와 얼굴특징, 인체공학적인 요소를 반영해 개발된 제품이다. 서양인에 비해 뚜렷하지 않은 얼굴 윤곽과 평균보다 긴 안구길이, 멀리서 책을 읽는 습관, 디지털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점 등을 고려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 오랜 시간 착용해도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객이 렌즈를 주문하면 그때부터 생산 공장에서 맞춤형 방식으로 제작에 들어간다. 에실로는 초기 노안 관리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개선을 위해 초기 중년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 노안 증상을 겪기 시작한 0.75∼1.25의 저가입도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2만 원권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한다. 에실로의 초기 중년안 캠페인은 8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되며 바리락스 리버티 NE부터 바리락스 S 시리즈까지 바리락스 전 제품 구매 고객이 대상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경기 분당에 사는 박정인 씨(40)는 최근 지방에 계시는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건 박 씨의 아버지는 “오늘 유독 눈앞이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였다”면서 “하마터면 교통사고가 날 뻔했다”는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다. 이어 박 씨의 아버지는 병원을 찾아갔더니 ‘백내장’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노안인 줄만 알고 있던 아버지가 판정 받은 병명이 백내장이라니….” 박 씨는 곧장 지방에 내려가 아버지와 함께 안과를 다시 찾았다. 의사는 노안과 동시에 백내장도 같이 왔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눈이 조금 침침해도 돋보기를 쓰면 괜찮다고 하셨는데, 백내장 때문에 사고가 날 뻔했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노년의 불청객, 노안과 백내장 박 씨처럼 부모가 눈이 침침하다고 하면 으레 노안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노인 입원 질환 1위(19만2252명)가 백내장이며, 매년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백내장 진료 환자 수는 2009년 95만2775명에서 2013년 111만5322명으로 5년 만에 17.06% 증가했다. 노안과 백내장은 다같이 노화에 따른 질환이지만 발생 시기에는 차이가 있다. 노안이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되는 반면, 백내장은 50, 60대에 시작해 대개 이미 노안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서 발견된다. 나이가 들면 노안과 백내장으로 이중고를 겪게 되는 것이다. 노안은 눈 속 수정체 기능이 저하되어 사물의 위치에 따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망막에 초점을 맺어주는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가까이 있는 물체가 잘 보이지 않고 쉽게 눈이 피로해지면 노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사물이 흐릿해 보이거나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되면 백내장을 의심해야 한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점차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통해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안 백내장 동시치료, 다초점인공수정체 노안은 사회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시작되지만 돋보기로 교정할 수 있어 꼭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달리 백내장은 수술을 통해서만 치료가 가능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점안약으로 초기 백내장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수정체 혼탁이 심해지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이 초래되고, 증상이 심해지면 녹내장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백내장 치료 방법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것이다. 각막 또는 공막을 2.2∼3mm 정도 절개하고 초음파 기계로 수정체를 깨끗이 제거한 뒤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이다. 다만 인공수정체는 백내장 치료를 위한 방법이므로 노안도 함께 교정하기 위해서는 다초점인공수정체를 삽입해야 한다. 인공수정체는 원래 수정체와 달리 초점 조절이 안돼 한 개의 초점을 가지고 있어 노안으로 인한 불편한 증상은 그대로 남는다. 다초점인공수정체는 이를 보완한 것으로 빛이 눈에 들어오는 양을 조절해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볼 때 다른 굴절력을 갖게 함으로써 두 개 혹은 세 개의 초점을 만들어 근거리와 원거리 시력을 모두 개선한다. 하루 만에 일상생활 가능 수술은 한쪽에 10∼30분 정도 소요되며, 절개 부위도 미세해 봉합이 필요 없어 수술 당일에 바로 퇴원할 수 있다. 백내장 초기에 수술을 받은 환자는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나,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을 받았다면 시력을 회복하는 데 1주일 정도 걸린다. 두 눈이 모두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할 경우 병원과 의사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 직후에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위험 때문에 한 번에 한쪽 눈만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 치료를 위한 절대적인 수술 시기는 없다. 김병엽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혼탁이 생긴 위치나 정도에 따라서 수술 시기도 환자마다 다르다”면서 “하지만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면 수술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백내장 외에 망막 이상이나 시신경 이상, 녹내장이 있으면 수술 후에도 노안 개선 효과가 크지 않으므로 수술 전에 세밀한 검사를 받고 전문의와 상담 뒤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올해 4월, 81년 만의 대지진으로 8000여 명이 목숨을 잃어야 했던 네팔. 지진의 아픔은 아직도 곳곳에 서려 있었다. 지난달 30일 수도 카트만두에서 차로 4시간여 걸리는 누와코트 주의 한 난민수용소를 찾았을 때 30도를 넘는 날씨에 슬레이트로 만든 가건물이 가열돼 사우나를 방불케 했다. 수용소 주민은 1000여 명에 달했지만 화장실은 8개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했다. 이곳에선 국제백신연구소(IVI)가 면역력을 더 높이기 위해 두 번째 콜레라백신 접종을 진행했다. 이미 2주 전 1차 접종이 있었다. 콜레라는 오염된 환경에서 더러운 물을 사용하거나 손을 잘 씻지 않으면 발생하는 질병으로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한 곳에서 주로 창궐한다. 다행히 지진 이후 콜레라 사망자는 없지만 네팔은 이미 자자르코트 지역에서 2009년 콜레라로 500여 명이 사망하는 등 ‘콜레라 우범지역’이다. 난민수용소를 찾은 이날은 네팔의 국경일 중 하나인 ‘가이 축제일’. 이 축제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나와 그 슬픔을 춤과 음악으로 승화시키는 날이다.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이 많은 만큼 수용소 주민들도 축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연구소 직원인 인도계 미국인 의사 사친 데자이 씨(39)는 “관심이 쏠리는 접종 첫날에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축제에 사람들이 몰려 자칫 접종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어떡하느냐”고 우려했다. 연구소는 이날 수용소와 인근 마을 2곳, 그리고 카트만두 인근 마을에서 백신 접종을 진행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네팔인들은 축제 틈틈이 백신접종소를 찾았다. 이날 사용된 백신은 총 백신의 37%. 첫날 목표치였던 절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축제일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였다. 문제는 내년부터다. 2010년 대지진 이후 콜레라가 창궐해 9000여 명이 사망한 아이티의 경우 지진이 발생한 다음 해부터 본격적으로 콜레라가 시작됐다. 콜레라가 발생한 난민수용소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감염병인 콜레라의 특성상 병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던 것. 연구소는 네팔 역시 유사한 경로로 콜레라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네팔에서는 예산과 백신 부족을 이유로 현재까지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 1만 명에 불과하다. 백신이 필요한 30만 명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데자이 씨는 “백신 접종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카트만두=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의료사고는 환자에게 불리한 양상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 측과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의사가 맞붙기 때문이다. 또한 환자의 기존 질환과 연관됐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의사의 과실을 따지기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의료사고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초기 증거 수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고라는 생각이 들면 담당 의사에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을 요구하고, 이를 녹취해 증거로 남겨야 한다. 당시 함께 입원했던 다른 환자들의 의견도 녹취한다. 이를 통해 향후 의사의 말이 바뀌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이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현행법상 대화 당사자가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진료기록을 확보하는 일도 필요하다. 의료법 21조는 환자가 요구했을 때 병원이 진료기록을 제출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제출 항목은 수술기록지, 마취기록지, 응급실기록지 등 다양하다. 다만 병원마다 이 같은 자료를 부르는 이름이 다르기 때문에 병원 측에 환자와 관계된 모든 기록을 요구하는 것이 좋다. 초기 증거 수집을 끝내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나 한국소비자원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 단체들을 통해 일단 합의가 되면 법적인 효력을 갖는다. 소비자원은 2개월,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3개월 안에 중재를 하게 된다. 만일 중재를 하지 못한다면 법정소송으로 가야 한다. 환자 측은 의료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된 때로부터 3년 이내에 소송을 해야 법적인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시민단체인 의료소비자연대는 초기 대응부터 소송까지의 과정에 필요한 전문적 조언을 무료로 해준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중국시장에서 우리 의료기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휴온스의 성장세가 주목된다. 휴온스는 당초 중국시장에 200대 수출을 목표로 했지만 자사의 의료기기인 더마샤인(간접주입용 의약품 주입용 기구)이 중국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자 2015년 수출 목표치를 대폭 수정했다. 이에 따라 휴온스는 현지 유통업체인 북경인터림스사와 더마샤인의 15년 공급 물량을 기존 200대에서 1700대로 상향 조정했다. 북경인터림스는 최근 중국 내 피부미용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미 4월 수출물량을 연간 500대로 늘린 바 있다. 특히 피부에 히알루론산을 주입해 보습 효과를 얻는 물광주사가 중국 공영방송에도 수차례 소개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라는 것이 북경인터림스 측의 설명이다. 휴온스의 의료기기 제조 전문 관계회사인 파나시에서 제조하는 더마샤인은 지난해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은 데 이어 최근 핵심부품인 주사침의 중국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현재 휴온스는 자회사 휴메딕스를 통해 자동약물주입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필러 ‘엘라비에-밸런스’의 중국 CFDA 허가 및 수출작업도 진행 중이다. 엘라비에-밸런스는 기존 제품들보다 점도가 낮아 자동약물주입기로도 사용이 가능해 정확한 주입량과 분포를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더마샤인의 인기에 더해 엘라비에-밸런스 수출까지 진행될 경우 둘의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더마샤인은 5개의 주사침과 시술부위를 고정하는 캡션을 장착해 시술 시간과 통증을 크게 줄인 제품이다. 보통 손으로 주사할 경우 압력조절이 쉽지 않아 통증을 유발하거나 심한 경우 멍이 들기도 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 또한 휴온스 측은 출시 첫해 20만 개 수출계약을 체결한 히알루론산 필러 ‘엘라비에’는 적극적인 중국 현지 홍보활동을 통해 인기 굳히기에 나섰다. 휴온스는 3월 CFDA의 허가를 획득하고, 연간 20만 개 규모의 대형 수출계약을 체결한 ‘엘라비에 딥 라인 플러스’의 현지 론칭 세리머니를 완료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현지 유통업체인 북경인터림스사를 비롯해 휴온스 엘라비에의 전속모델인 배우 오지은 씨도 함께 나서 마케팅을 전개했다. 휴온스는 국내와 다른 중국시장의 특성에 맞게 지역별, 병원별로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하며 엘라비에 론칭을 적극 홍보했다. 휴온스는 7월 28일 중국 충칭을 시작으로 베이징, 푸저우, 항저우 순으로 각 지역 대표 병원과 공동으로 론칭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충칭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진행됐던 첫 행사에는 ‘엘라비에 인증병원’ 인증패 전달과 함께, 전속모델인 배우 오지은 씨와의 기념촬영 및 인터뷰, 병원 기념용 모형판 사인 행사 등 풍성한 이벤트로 채워졌다. 이어 베이징에서는 중국 미용성형학회, 정품연맹 그리고 현지 주요 병원인 이메얼 병원과 공동으로 엘라비에 론칭 세리머니를 열고, 중국 내 정품사용 선언식 행사도 함께 개최하는 등 관계를 다졌다. 이번 행사는 지역 유력 일간지인 충칭일보에 보도되는 등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 특히 휴온스는 중국 충칭시내 전역에 LED전광판, 버스, 지하철 광고 등 전속모델인 오지은 씨를 전면에 내세운 엘라비에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중국 미용 시장은 연간 20% 넘게 성장하며 2018년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휴온스는 전사적 마케팅을 통해 매출 극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휴온스 엘라비에는 국내 최초로 개발된 점성이 뛰어난 모노패직 필러로, 탄성이 높은 바이패직의 장점도 갖춰 국내 상위 HA필러로 급성장했다. 엘라비에는 휴온스의 자회사인 휴메딕스가 제조하며, 휴온스가 국내 판매 및 수출을 전개하고 있다. 향후 휴온스는 휴메딕스를 통해 리도카인을 함유한 엘라비에L 등 4개 필러 제품의 허가를 추가로 신청할 계획이며, 다양한 특장점을 가진 엘라비에를 통해 중국 의료진과 소비자들에게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한편 휴온스는 필러 외에도 고기능성 화장품 휴온과 관절염 치료제, 무방부제 인공눈물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라인업은 휴온스의 자회사인 휴메딕스에서 고품질, 고순도의 히알루론산 원천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원료부터 직접 생산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 휴온스는 고가의 수입제품과는 달리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제적 부담을 덜고 필러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라인업을 구비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의료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국내 필러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죽음은 흔적을 남긴다. 자살한 이의 유족 대부분은 망자와 함께했던 날의 기억 때문에 하루하루 고통받는다. 심리부검이 주목받는 이유다. 심리부검은 단순히 죽은 이의 사인을 주변인들의 얘기를 듣고 밝히는 일만은 아니다. 많은 유족은 심리부검을 통해 망자와의 기억을 처음으로 명확하게 정리해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마음을 치료한다. 본보 취재팀은 심리부검을 받은 40대 여성 유족 A 씨를 인터뷰해 심리부검을 받기 전과 받은 후의 변화를 들어봤다. 심리부검을 받은 유족이 언론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 씨는 “나의 변화를 보고 더 많은 유족들이 심리부검을 통해 치료받기를 바란다”며 기꺼이 인터뷰에 응했다. ‘왜?’라는 질문에 갇혀 있던 4년의 시간 “경찰서인데요. ○○○ 씨 부인이시죠? 정말 말씀드리기 죄송하지만….” 2011년 어느 가을날은 전화 한 통으로 시작했다. A 씨는 다급히 병원으로 뛰어갔다. 남편은 이미 의식이 없었다. 중학교에 다닐 때부터 만나 평생의 반려자가 된 남편이었다.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남편이 자살했다. 그 뒤부터 A 씨는 그날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매캐한 향냄새와 주변을 오갔던 검은 상복과 처연하게 바라보는 시선들, A 씨의 손을 잡은 사람들의 얼굴에서 흐르는 눈물과 부질없는 말들. 그리고 그 속에 덩그러니 놓인 A 씨. 아마도 A 씨 인생의 가장 큰 변곡점을 꼽으라면 주저할 것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날이었다. A 씨는 그날부터 길을 가다가도 갑자기 멍하게 한참을 서 있는 일이 반복됐다.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주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지만 졸음이 몰려와 한참을 자는 일도 여러 차례 벌어졌다. 남편의 죽음을 전화로 알게 된 기억 때문인지 A 씨는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못했다. 그렇게 있다가도 남편의 기억은 끊임없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그를 괴롭혔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남편이 자살한 주된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A 씨는 “왜 나는 남편의 자살 징후를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혹시 내가 남편에게 잘못한 일이라도 있는 걸까”라며 수백 번, 수천 번 자책만 했다. A 씨는 남편이 왜 죽음을 택했는지 알고 싶었다. A 씨가 기억을 더듬어 찾아낸 남편의 이상 징후는 여러 가지였다. 남편이 자살하기 한 달 전쯤 A 씨의 가족은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며 끝말잇기를 했다. 평소 아이들과 끝말잇기를 하면 기를 쓰고 이기려고 하던 남편이었다. 그러나 이날 남편은 어렵지 않은 단어도 떠올리지 못하고 끝말잇기에서 완패했다. A 씨는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 돌이켜 보면 남편은 그때 정상적인 사고를 한 것이 아니었다. 남편이 그맘때쯤 교통사고를 당한 뒤 보였던 행동도 자살의 이상 징후였다. 남편이 매일 다니던 익숙한 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쫓아간 A 씨에게 남편은 마치 ‘자신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대했다. 남편은 A 씨에게 “내가 죽으면 당신 슬프겠지?”라고 말하고는 치료를 받지 않으려 했다. A 씨의 완강한 설득에 남편은 결국 치료를 받았지만 A 씨는 아직도 그때 처연했던 남편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남편이 죽기 전 갑자기 시골에 살 곳을 알아보러 다니던 일도 떠올랐다. 남편은 터를 잡으려 마을 사람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지금 힘이 없고 그래서 병약한 인상을 줘서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떨군 채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남편은 늘 쾌활한 사람이었다. 그날 자기소개처럼 나약한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던 사람이었다. A 씨는 그렇게 두서없이 튀어나오는 남편의 생전 기억 하나하나를 홀로 곱씹으며 4년의 시간을 보냈다. 심리부검, 털어놓으니 정리됐던 시간 남편의 죽음에 매몰돼 살던 A 씨는 올해 5월 중앙심리부검센터를 우연히 알게 됐다. 심리부검의 개념도 중앙심리부검센터를 통해 처음 알았다. 늘 남편의 죽음에 ‘왜?’라는 의문부호를 가지고 살던 A 씨는 센터를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남편에 대해 속 시원히 털어놓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A 씨가 남편에 대해 얘기를 꺼내기만 하면 주변 사람들은 늘 “죽은 사람 얘기는 웬만하면 하지 마라”며 A 씨를 만류했다. 심지어 가족마저도 남편에 대해 얘기하기를 꺼렸다. 그러나 A 씨는 남편이 죽기 직전 얘기만을 하려 했던 것이 아니었다. 남편과 행복했던 시절 얘기도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그마저도 거부했다. A 씨는 ‘자살이라는 선택 때문에 남편이 40년 넘게 세상을 살면서 만들어왔던 추억마저도 모두 부정당하는 경험’을 늘 하고 있었다. 굳게 마음을 먹고 5월 말 경기도에서 서울 서초구 중앙심리부검센터까지 갔지만 A 씨는 입구에서 한참을 맴돌았다. 낯선 이에게 남편의 죽음을 털어놓는 일은 쉽지 않았다. 1시간이나 동네를 맴돌았을까. A 씨는 결국 센터로 들어가 심리부검을 받았다. 심리부검은 3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A 씨는 상담원 앞에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쏟아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얘기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A 씨는 그저 마음에 품고 있었던 말들을 토해냈다. 남편과 처음 만났던 순간에서부터 시작해 자살하기 전 남편의 모습까지 설명했다. A 씨가 남편이 생을 마감한 후 처음으로 남편과의 기억을 차근차근 정리해본 날이었다. 그 중간에 심리검사도 진행됐다. 심리부검 뒤 요즘 A 씨는 부검을 받기 전보다 훨씬 홀가분한 기분으로 지내고 있다. 갑자기 잠이 쏟아진다거나 멍해지는 일도 최근에는 겪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이제 쓸 수 있게 됐다. 사실 A 씨가 남편의 죽음에 대해 센터 측으로부터 명쾌한 답을 들은 것은 아니다. 센터 측은 유족의 이야기를 들어줄 뿐 따로 죽음의 원인이 무엇인지 답해 주는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A 씨는 “그렇게 남에게 남편과의 기억을 전부 다 털어놓고 정리하며 스스로 답을 얻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센터에서 추천해준 ‘너무 이른 작별’ ‘슬픔의 위안’ 같은 책들도 A 씨가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됐다. 책을 읽으며 A 씨는 자신이 남편의 죽음으로부터 많이 벗어났다는 사실을 더 명확히 깨닫게 됐다. 그 때문에 A 씨는 더이상 자책하지 않기로 했다. 남편의 죽음을 한 걸음 더 정리해 나간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활발한 심리부검 심리부검은 1958년 미국의 심리학자인 에드윈 슈나이드먼에 의해 처음 명확하게 규정됐다. 슈나이드먼은 “자살자 유가족을 인터뷰할 때 면담자가 고인의 삶에 대한 방식을 재구성해야 하고, 갑자기 사망에 이르는 순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리부검을 통해 자살한 이의 사망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심리부검이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역사도 길다. 기초적 심리부검의 출발은 미국이었다. 1934∼1940년에 뉴욕 경찰 93명이 연이어 자살하자 원인 규명을 위해 미국 정부에서 주변인들의 얘기를 듣는 심리부검을 진행했다. 심리부검을 통해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국가로는 핀란드가 꼽힌다. 1980년대 중반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던 핀란드는 1987년에 1년 동안 심리부검을 실시했다. 총 1397건의 사례를 심리부검한 결과 자살한 사람의 3분의 2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이들 중 85%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지만 방치됐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후 핀란드는 의료기관을 찾는 모든 환자에게 우울증 검사를 했다. 그 결과 1986년 인구 10만 명당 30.3명이었던 핀란드의 자살률은 2011년에는 2분의 1 수준(인구 10만 명당 16.4명꼴)으로 줄었다. 아시아 국가에서도 심리부검은 활발한 편이다. 1993년 일본을 시작으로 1995년 대만, 1999년에는 인도, 2002년 중국으로 확대됐다. 일본은 1993년 93명에게 심리부검을 처음 시행한 이후로 2000년대 중반에 후생노동성 산하에 있는 국립정신보건연구소에서 전국 단위 심리부검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심리부검 첫 발걸음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8.5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심리부검은 이제 발걸음을 막 뗀 상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72명의 망자를 대상으로 심리부검을 진행한 것이 가장 많았다. 복지부는 이 연구를 통해 자해를 2회 이상 시도했거나 자살 시도가 1회 이상인 사람, 최소 2회 이상의 반복적인 자살 의도를 표현한 사람,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을 1회 이상 받은 사람을 한국 사회에서의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자살률을 감안하면 72명만의 사례로는 정확한 자살 대책을 수립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한 해 1000명 정도의 심리부검 대상자가 있어야 정교한 대책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심리부검을 의무화하자는 법안이 지난해 국회에 제출됐지만 아직 계류 중이다. 복지부가 올해 4월 중앙심리부검센터를 열어 심리부검을 체계화하려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적은 미미한 형편이다. 센터 측의 목표 심리부검 수는 200명이지만 현재까지 32명의 망자만이 심리부검 대상자가 됐다. A 씨처럼 자진해서 센터를 찾아와 심리부검을 진행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다. 시도 단위의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자살한 이의 유족에게 권유를 해 심리부검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유족들이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망자에 대해 말하기를 극도로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심리부검을 통해 A 씨가 겪은 것처럼 유족의 마음이 치료될 수 있다는 점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유족 2, 3명의 얘기를 들어 정교하게 사인을 밝혀내는 심리부검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협업체계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심리부검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기 힘들다면 자살과 관련된 기관들이 협동해 심리부검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살한 사람이 생기면 경찰이 망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간략한 자살 동기를 알아보는 선에 그쳐 왔다. 변화는 있다. 경찰은 6월부터 만 19세 이상 성인의 변사 사건이 발생할 경우 사인이 자살일 때 유족의 동의를 얻어 중앙심리부검센터에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류양지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중앙심리부검센터를 통해 심리부검을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살 예방 대책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2030년에 60세가 되는 우리나라 국민은 90세 안팎까지 살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장훈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장기재정 추계를 위한 사망률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2001∼2013년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률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매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60세인 우리나라 국민은 남성의 경우 22.65세(평균 82.65세), 여성은 27.62세(평균 87.62세)를 더 살 수 있다. 기대수명은 매년 늘어나 2030년에 60세인 우리나라 남성은 27.04세(평균 87.04세), 여성은 31.97세(평균 91.97세)를 더 사는 것으로 분석됐다. 5년 단위로 남성과 여성 모두 1, 2년 기대수명이 높아지는 가운데 여성은 남성보다 5년 정도 평균 기대수명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11%인 65세 이상 인구는 2030년이면 24.3%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유소년 인구(0∼14세)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10년 16.1%였던 유소년 인구 비중은 2030년이면 12.6%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젊은 세대가 감당해야 하는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시스템이 향후 제대로 지탱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인구 고령화는 국민연금 지급액과 직결된 문제다”라며 “정확한 사망률 분석을 토대로 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동아일보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사회 각 분야 오피니언 리더 7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7%가 30년 내에 통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복 100주년을 맞는 2045년, 통일된 대한민국은 남북한의 각기 다른 사회보장시스템을 어떻게 통합 관리해야 할까. 현재 북한의 연금제도는 1985년 전 국민이 가입된 상태다. 남한보다 14년 빠르다. 개인 생애 평균소득 중 연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소득대체율 역시 우리가 40∼60%인 반면 북한은 60∼70% 수준이다. 북한은 ‘무상의료체계’를 실시하고 있다. 월급의 1%가 의료비로 공제되기만 할 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비용은 무료다. 통일된 이후 연금제도를 통합 관리하려면 이처럼 다른 남북 간의 가입기간을 모두 인정해야 할지, 소득대체율을 얼마로 정해야 할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건강보험 체계도 보험료와 의료기관에서 치료 시 본인 부담 비율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도 정해야 한다. 동서 통일을 이룬 독일의 경우, 서독의 사회보장시스템을 골자로 하면서 동독의 가입기간을 모두 인정해줬다. 하지만 통일 이후 동독 지역에 실업자가 양산되면서 실업연금 등에 막대한 재정이 필요해졌다. 그 결과 독일은 통일 비용의 절반을 사회보장에 쏟아부었다. 우리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 1990년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의 사회보장시스템은 무너졌다는 게 탈북자와 북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연금은 규정과 달리 1%의 핵심계층에만 주어지고, 병원에 가도 의료진이 부족하고 약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도 없다. 결과적으로 통일 후 북한 노동인구의 90%(1200만 명)가 빈곤층으로 떨어져 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 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이철수 신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렇게 될 경우 매달 4조8000억 원 정도의 재정이 북한 출신 국민 대상의 생계급여로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남북 사회보장시스템 통합에 대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북한사회보장연구센터를 만들어 북한의 사회보장시스템과 통합 방안 등에 대한 연구에 나섰다. 김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은 “통합 연금시스템에 대해 미리 연구해야 통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뜨거웠던 8월이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대부분 휴가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달콤한 휴가였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 곳곳엔 바캉스 후유증이 도사리고 있다. 후유증이라는 불청객을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생체 리듬 문제, 방치하면 만성피로로 직장인 대부분이 겪는 휴가 후유증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휴가에 맞춰졌던 생체 리듬. 회사에 다니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과 달리 휴가 기간에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휴가 후 대부분의 직장인은 하루 이틀이면 생체 리듬이 어느 정도 돌아오고, 1∼2주면 완전히 회복된다. 하지만 심한 경우는 몇 주 동안 가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극심한 휴가 후유증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만성피로로 악화될 수도 있다. 휴가 후유증을 겪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휴가 일정을 무리하게 잡지 않는 것. 휴가를 마치고 직장으로 복귀하게 되면 1주 정도는 생체리듬을 직장 생활에 적응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가벼운 음악을 들으며 쉬는 것도 도움이 된다. 휴가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온몸이 무기력하고 아픈 경우 달라진 생체 리듬 때문에 지병이 불거질 수도 있다. 8월의 휴양지 뜨거운 햇볕도 주의해야 더운 여름철에 휴가를 가다 보니 피부 역시 중요한 문제다.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의 탄력을 유지해주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란 피부탄력 섬유소가 노화돼 잔주름의 원인이 되고, 바닷가의 소금기와 땀도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우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냉온 타월로 번갈아 찜질을 하면 모세혈관이 수축, 이완되면서 혈액순환이 촉진돼 늘어진 피부가 생기를 되찾게 된다”면서 “더블타월 이용 후에는 수렴마스크를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피부가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 ‘일광 화상’으로 번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배지영 로즈피부과 원장은 “햇빛 속 자외선B는 체내에 필요한 비타민D를 합성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장시간 노출될 경우 화상이나 피부암, 피부 광노화, 색소 침착 등의 피부 질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일광 화상 부위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일광 화상 치료 연고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광 화상 연고는 화상을 입은 직후 바르면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야외활동 전에 미리 바르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햇빛 화상을 예방할 수 있다. 연고 성분 가운데 하나인 구아이아줄렌(Guaiazulene)은 손상된 피부를 진정시키는 작용과 함께 피부 조직 재생 효과도 있다. 물놀이의 적, 외이도염 물놀이 후 생길 수 있는 가장 흔한 질환은 귀에 물이 들어가 귀의 입구부터 고막에 이르는 길에 염증이 생기는 외이도염이다. 김동기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외이도염은 처음에는 귀 점막이 붓고 진물이 흐르다 통증이 점차 심해지면서 수면 장애와 식사 곤란까지 온다”고 설명한다.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는 자연스럽게 물을 빼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주의할 사항은 직접 귀를 후비지 않아야 한다는 점. 물놀이 후 귀에 들어간 물을 빼기 위해 면봉이나 귀이개로 귀를 파다가 상처를 입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이때 고막이 손상되어 구멍이 생길 수있다. 다름아닌 고막천공이다.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영할 때 귀마개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귀에 염증이 있는 사람은 수영장이나 대중목욕탕 등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물놀이할 때 눈 조심도 필수 눈 역시 다른 신체 부위보다 노출이 많아 세균 및 바이러스와 관련된 질병이 자주 발병하는 부위이다. 노창래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각결막염과 급성출형성 결막염, 인두결막염’을 여름철 안과 질병으로 꼽고 해결책을 조언했다. 여름철 가장 많이 발생하는 눈병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염증이 생기는 결막염이다. 물놀이 후 눈이 충혈됐거나 가렵고 눈물이 심하게 난다면 유행성 각결막염일 가능성이 높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감염 후 3∼5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을 보이는데, 환자의 절반 정도는 눈부심을 호소한다.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가족끼리도 수건을 따로 써야 한다. 손으로 눈을 비비는 것도 금물이다. 증상을 줄이는 데는 냉찜질이 도움이 되고, 안대를 하는 것은 눈의 분비물 배출을 막기 때문에 오히려 좋지 않다. ‘아폴로 눈병’이라고 불리는 급성출혈성 결막염도 있다. 보통 1∼2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발생한다. 결막 아래 출혈이 다발성으로 흔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유행성 각결막염과 구분된다. 감염 후에는 눈의 통증, 눈물, 이물감, 결막부종, 눈꺼풀 부종 등이 동반된다. 전염력이 강하고 발병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항상 손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좋다. 인두결막염은 주로 아이들에게 발병하며 고열 증세를 보이는 인후염과 결막염이 발생한다. 접촉 외에 수영장 물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눈곱이 많이 끼는 것이 특징. 다른 사람이 사용한 수건이나 물놀이용품은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음악이 좋아 한때 밴드 멤버로까지 활동했던 분당에 사는 이모 씨(53세)는 2012년에 정기검진에서 양쪽 귀에 경중도의 소음성난청을 진단받았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난청을 방치한 채 지냈고, 해가 지날수록 소리가 점점 들리지 않았다. 이명도 따라왔다. 때문에 회의나 회식자리에서 중요한 대화를 놓쳤고, 전화업무 역시 어려웠다. 난청을 고치기 위해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보청기 상담을 받았지만 간단한 검사 이후 보청기를 권하는 것에 믿음이 가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저가의 보청기를 구매해 착용해 봤지만 효과가 없었고 정확한 지식 없이 보청기를 착용하다보니 난청 악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결국 보청기 사용을 포기했다. 갈수록 불편함이 늘어가다 지인의 소개로 한 이비인후과에 내원해 본인 증상에 맞는 다양한 검사를 받은 뒤 본인에게 맞는 보청기를 양쪽에 처방받아 착용하고 있다. 40, 50대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실버층으로 진입함에 따라 난청의 연령대가 어려지고 있다. 청신경의 노화와 함께 도시의 다양한 소음에서의 노출이 난청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일을 하고 사회생활이 왕성한 50대 10명 중 3명은 난청이 있다는 통계도 있다. 소음이나 노화로 인한 난청은 정상청력으로의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기의 보청기 착용이 필요하다. 보청기로 청력을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난청의 악화를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난청이 심해진 뒤 보청기를 찾는 사람도 많은데 이때는 보청기 효과가 낮거나 보청기를 착용하고도 적응이 쉽지 않아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청각을 담당하는 속귀는 미로처럼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런 속귀의 역할을 도와주는 것이 보청기이다. 이러한 보청기는 단순한 청력 검사만으로는 난청의 종류와 원인, 보청기 효과 등을 파악할 수 없다. 같은 정도의 난청이라도 개인별 청각기능과 난청의 특성, 소리에 대한 민감도가 모두 다르고 남아있는 중추청각기능의 정도도 다 다르다. 이 때문에 올바른 보청기 착용을 위해서는 청각의 주관적, 객관적 검사와 중추청각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소음하 문장재인지도검사와 같은 전문화된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착용 뒤에도 보청기의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검사가 필요하다. 보청기의 잘못된 처방으로 울림을 호소하거나 하울링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 소리 적응 문제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보청기효과로 보청기 착용에 실패하여 보청기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 사례가 많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를 이용한 청각 회복은 보청기 맞춤으로 시작된다”면서 “보청기 맞춤은 보청기의 조절기능을 통해 최상의 음질을 얻고, 개인의 난청의 특성에 따라 설계된 개인 맞춤형의 청각회복치료 모든 과정에 걸쳐 제공되는 전문적인 치료 서비스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2학기 개학을 앞두고 학부모와 학생이 준비해야 하는 것은 새 학기 교과서와 공책뿐만이 아니다. 건강 역시 주의를 기울여 준비해야 할 부분이다. 많은 학생이 모이다 보니 감염병이 확산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우선 준비해야 하는 것은 자녀의 예방접종이다. 자녀가 연령별로 받아야 하는 예방접종이 다르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4∼6세 아이는 영·유아기 때 받은 기초접종으로 형성된 면역력이 약해진 시기다.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홍역, 디프테리아(호흡기 세균감염 질환), 일본뇌염, 폴리오(척수성 소아마비) 등 4가지 종류의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예방접종 확인사업’을 통해 이 4가지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받고 있지만 간혹 이 예방접종 중 한두 가지를 놓치는 경우도 있어 학부모의 주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도 예외는 아니다. 5, 6학년 아이는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를 예방하는 Td 백신 혹은 Tdap 백신을 추가로 맞아야 한다. 일본뇌염 예방접종도 한 번 더 받아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예방접종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생활 속에서 감염병 방지를 위한 습관을 들이도록 가르치는 일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녀에게 손을 자주 깨끗하게 씻게 하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이 아닌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게 하는 일 등이 그것이다. 학교 측의 노력도 필요하다. 홍정익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과장은 “단체생활을 할 때는 한 명만 감염병에 걸려도 집단 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며 “학교에서 감염병 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보건교사에게 알리고,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우리 아이의 성적은 왜 항상 좋지 않을까. 아이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개 교육 전문가들은 공부에 대한 동기를 적절히 부여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가 정신적으로 ‘아파서’ 공부를 못할 수도 있다. 정신의학적으로 보면 아동 및 청소년은 우울감과 학습장애, 불안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앓을 때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없다. 이런 경우 단순히 “공부를 하라”고 독려하는 게 아니라, 정신의학적 ‘치료’를 해줘야 한다. 》○ 먼저 어디가 아픈지 관찰해야 고등학생인 박모 양(17)은 1년 전 부모에게 “머리가 아프다” “속이 안 좋다”는 등의 이야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진찰을 해봐도 별다른 병이 발견되지 않았다. 박 양의 투정은 계속됐고 심지어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했다. 집에서 멍하니 누워 하루를 보내는 일이 잦아졌고 상위권이던 성적도 추락했다. ‘더이상 아이를 혼자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부모는 박 양과 함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찾았다. 진단은 우울감. 사춘기인 박 양이 학교 친구들과 마찰을 빚으며 사이가 안 좋아지자 우울감이 찾아온 것이었다. 박 양은 심리 치료를 시작했고 6개월 만에 박 양의 상태는 호전됐다. 성적 또한 상위권으로 돌아왔다. 우울감은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증상 중 하나다. 학교 폭력과 불우한 가정환경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 우울감은 인지 능력을 저하시켜 작업기억력(일시적 기억 저장능력)을 떨어뜨린다. 이럴 경우 아이는 암산이나 사물 간의 차이점을 발견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당연히 학습에도 차질이 생긴다. 아동이나 청소년은 우울감이 찾아오면 부모에게 짜증을 내는 일도 많다. 또 신체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몸이 아프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 우울감에 빠진 자녀를 대할 때 부모는 섣불리 자녀의 상태에 대해 조언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는 내가 가장 잘 안다’는 생각이 아이의 마음을 닫게 만들어 대화를 단절시키고 극단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장애와 학습장애도 아동 및 청소년들의 학습 능력을 떨어뜨린다. 자녀가 아무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쉬기가 힘들다”고 하면 불안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학교에서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므로 집중해서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갑자기 불안장애가 찾아왔다면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불안장애는 부모가 자녀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감을 줘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를 치료하기에 앞서 부모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특히 자녀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도록 말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 부분에 문제가 생길 때 겪게 되는 학습장애는 주로 난독증과 산수를 제대로 못하는 증상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글을 읽을 때 단어를 빼먹는다거나 다른 단어로 말한다면 학습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자녀가 학습장애라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평소 관심 있는 주제의 낱말 100개를 무작위로 뽑아 매일 읽게 하는 방식 등 으로 치료할 수 있다.○ ADHD일 경우 신중히 접근해야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나는 ADHD는 성적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증상이다. ADHD를 앓는 아이는 작은 소리와 같은 외부 자극에도 쉽게 산만해진다. 따라서 수업을 집중해 듣지 못하고 과제를 할 때도 오래 걸린다. 2013년 우리나라에서 ADHD로 치료받은 10대는 3만8307명에 이른다. 남자 아이에게는 산만하게 이것저것 일을 벌이거나 주변과 자주 다투는 충동성 또는 과잉성 ADHD가 나타나는 반면에 여자 아이들은 겉으로는 큰 문제없지만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는 조용한 ADHD가 주로 발생한다. 조용한 ADHD는 학습량이 많아질 때 우울감과 동반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ADHD 증상을 보이는 자녀에게는 하루의 일과를 정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독려한다. 서예나 바둑처럼 머리를 쓰는 것보다는 수영, 태권도 등 구호가 있고 몸을 활달히 움직이는 취미를 가지게 하는 것도 좋다. 한편 ADHD 치료약이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져 오·남용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이 약을 잘못 먹으면 구토나 불안감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반드시 병원에서 ADHD 진단을 받은 아이일 경우에만 의사의 처방하에 복용해야 한다. 이연정 순천향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정신질환으로 공부를 못할 경우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며 “증상이 보일 때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가 아이와 공감하며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정부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69일 만에 사실상 종식을 선언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5차 메르스 대응 범정부대책회의에서 “이제는 (메르스에 대해) 안심해도 좋다는 것이 정부와 의료계의 판단”이라며 “메르스로 인한 불안감을 모두 떨쳐버리고 경제활동과 여가활동, 학교생활 등 모든 일상생활을 정상화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의 이번 선언은 4일 이후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데다 집중관리병원이 20일 모두 해제됐고 27일에는 모든 격리자가 격리에서 해제되는 등 메르스의 발생 우려가 사라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를 메르스 상황실과 메르스 후속조치 태스크포스(TF)로 재편해 운영할 방침이다. 병원의 응급실 선별진료소는 유지하고, 폐렴환자 격리 조치도 계속한다. 메르스 콜센터(109번)는 메르스 사태가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운영된다. 현재 입원 치료 중인 메르스 환자 12명 중 양성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1명으로 기존에 앓던 림프종 때문에 치료가 더딘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에 따른다면 이 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은 후 28일(최대 잠복기의 2배)이 지나야 공식적으로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할 수 있다.세종=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국내에서 가장 많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를 돌보고도 의료진 감염 0명을 기록한 국립중앙의료원이 영문판 ‘의료진용 메르스 대응 지침서’를 제작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메르스 대응이 필요한 나라들에 배포할 예정이다. 27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대응 지침서에는 이 병원 의료진이 경험하고 시도했던 메르스와 관련된 △환자 관리 방법 △의료진의 안전수칙(보호복 착·탈의 및 관리 등) △발생 상황에 대비한 평상시 교육·훈련 방식 등이 포함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9, 10월 한글판을 완성한 뒤 영문 번역 작업을 거쳐 연내에 국제적으로 배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보건의료계에서는 비정부기구(NGO)인 ‘국경없는 의사회’가 1995년과 2005년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유행 사태’ 때 현장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정리한 대응 지침의 주요 내용이 WHO와 주요국의 에볼라 대응 지침으로 쓰이고 있는 것처럼 국립중앙의료원이 마련할 메르스 지침서도 국제사회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열린 ‘메르스 민관 종합대응 태스크포스(TF) 4차 회의’에 참석한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 이원철 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 등 민간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지역사회에서 유행할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밝혔다. WHO가 권고하는 공식적인 종식일(마지막 환자의 최종 음성 판정일로부터 28일 뒤)은 빨라야 다음 달 말이지만,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이세형 turtle@donga.com·황성호 기자}
정부가 이번 주 사실상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종식’ 선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조정실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28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메르스 대응 범정부 대책회의’에서 그동안의 메르스 사태 진행 과정을 평가한 뒤 후속 조치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메르스 감염 우려가 줄어든 만큼 안심해도 좋다”는 내용이 담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처럼 사실상의 메르스 사태 종식 선언을 검토하는 이유는 4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없었고, 27일 0시를 기준으로 마지막 격리 대상자였던 의료진(1명)도 격리 해제됐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새로운 메르스 환자가 들어와 또 다른 감염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는 추가 확산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론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공식적인 정부 차원의 메르스 종식 선언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현재 메르스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이고 있는 1명의 환자가 최종 음성 반응을 보이는 날로부터 28일이 지난 시점에 이뤄진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종식 시점은 다음 달 말로 예상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입원 치료 중인 환자 12명 중 8명이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을 만큼 회복됐다. 이 중에는 35번 환자인 삼성서울병원 의사(38)도 포함돼 있다. 이 환자는 이르면 27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35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이틀 전인 5월 30일 서울 강남지역에서 1500여 명이 모인 재개발 총회에 참석해 메르스 확산 우려를 낳았으며, 이로 인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4일 긴급 심야 브리핑을 가졌다. 35번 환자 가족 측은 “일단 메르스 바이러스를 이겨냈고, 전체적인 상황도 나아져 자신이 일하던 익숙한 공간에서 치료하면 회복도 더 빨라질 것으로 생각해 옮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환자는 아직 폐렴 증세가 있어 에크모(혈액을 체외로 보내 산소를 공급해 주는 기계)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최근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에서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고, 생명에도 특별한 위험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가족들에 따르면 35번 환자는 아직 수면 시간이 많지만 지난주부터는 의식이 회복돼 가족이나 의료진에게 손을 흔들거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반응도 보였다고 한다. 또 간단한 내용을 글씨로 써서 의료진과 소통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황성호 hsh0330@donga.com / 세종=김철중 기자}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공사로 독립시키는 내용의 개편안을 21일 공개했다. 올해 500조 원을 돌파한 국민연금 기금의 규모에 걸맞은 투자 전문성과 조직을 갖추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공사 독립이 오히려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기금의 안정성을 위태롭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아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연금 기금공사 독립, 금융인 전문 조직화 개편안의 핵심은 국민연금공단의 내부 부서이던 기금운용본부를 별도의 공사로 분리해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조직을 금융 전문가로 구성해 연금자산운용의 수익성 극대화를 추구하겠다는 취지다. 공사 사장은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으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한다. 기존 기금운용본부는 전문성이 부족하고, 공단 산하라 독립적인 투자 종목 선정에 제약이 많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기금 투자를 주식, 채권 등에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금운용위원회는 민간 금융 전문가 위주의 상설 조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았던 기금운용위원회는 연 5, 6회 열리는 비상설 기구로,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근로자 대표 3명, 지역 가입자 대표 6명 등 비전문가가 다수인 점도 문제였다. 복지부 차관이 주재하던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복지부 장관이 주재하는 국민연금정책위원회로 격상시켜 연금 관련 정책을 총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조성일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선진국의 연금을 뒤따라가는 뒷북 투자에서 벗어나려면 최고 전문가들이 독립된 조직 환경에서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지나친 수익 추구로 노후 자산 위험 우려 하지만 기금공사 독립이 국민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 기금을 위태롭게 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국민연금 가입자와 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 금융 전문가 위주의 조직이 수익 추구에 매몰돼 기금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금공사 분리론자들은 국민연금의 기금 투자가 채권 위주의 안전 자산 위주라 수익률이 낮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최근 5년(2009∼2013년) 평균 수익률은 6.9%로 캐나다(CPPIB·11.9%), 미국(CalPERS·13.1%), 네덜란드(ABP·11.2), 노르웨이(GPF·12%) 등 세계 주요 연기금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안전자산 위주인 국민연금은 세계 경제위기 상황에서 강했다. 수익 지향형인 캐나다와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각각 ―14.5%, ―27.8% 등 큰 손실을 봤다. 당시 ―0.2%에 그쳤던 우리 국민연금과 대비된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장기 수익률은 국민연금(6.3%)이 캐나다(5.2%), 미국(5.45%)보다 높다. 자칫 세계 경제위기가 재현됐을 경우 국민 노후 자산에 손실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공사 독립해도 수익률 제고 근거 부족해 기금공사가 독립돼도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실증적 근거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분리론자들은 공사 독립으로 수익률이 평균 1%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국민연금 보험료(현 9%)를 2.5%포인트 인상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낳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해외 유수의 투자기관이라도 장기간 계속해서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김우창 KAIST 교수는 “향후 40년간 추가 위험 없이 연평균 1%포인트 이상 초과 수익을 달성할 확률은 약 5.7%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민간 위주로 운영되는 해외 투자 전문 기관인 한국투자공사(KIC)의 해외 주식 투자 수익률은 8.9%로 국민연금(8.8%)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익 추구가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금 수익률이 1%라도 손해가 날 경우 제2의 국민연금 탈퇴 대란 등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유근형 noel@donga.com·황성호 기자·배정미 인턴기자 고려대 행정학과 4학년}

탈모가 더이상 남성의 전유물만은 아닌 시대. 여성도 정수리 모발 간격이 뒷머리보다 넓어지거나, 하루에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 빠지고, 비듬과 두피 염증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탈모 초기 증상인지 의심해봐야 한다. 두피도 피부의 일부라는 인식과 함께 꾸준한 관리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여성 탈모에 대한 주변의 불편한 시선 때문에 여성들은 탈모가 남성의 고민이라는 선입견이 여전하다. 여성 탈모가 이미 진행되고 있어도 방치 또는 소극적인 대처로 탈모를 심화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도 최근 들어 바뀌는 분위기다. 민간요법이나 예방 차원의 대처를 했던 여성들도 점차 병원을 방문하거나 탈모 치료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수요가 늘며 자연스레 여성 탈모치료제 역시 탈모 유형에 따라 세분화되는 추세다. 여성 탈모치료제는 크게 앞머리와 정수리 부위의 탈모와 모발의 왜소화가 특징인 ‘안드로겐 탈모’의 치료제와 전체 모발의 절반 이상은 빠지지 않는 게 특징인 ‘확산성 탈모’의 치료제로 나뉜다. 이 중 여성의 안드로겐 탈모를 개선하는 치료제로 바르는 약인 ‘엘크라넬’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안드로겐 탈모는 여성에게도 분비되는 탈모 생성 남성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때문에 생긴다. 흔히 탈모 원인이 남성호르몬 과다 분비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변환되며 탈모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안드로겐 탈모는 모근에 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 쌓여 모발이 얇아지고 빠지는 데서 시작된다. 엘크라넬은 안드로겐 탈모의 원인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생성하는 효소는 차단하고, 모낭세포의 증식을 돕는 아로마타제(aromatase)라는 효소를 촉진해 탈모를 치료한다. 기존에 남성이 쓰는 안드로겐 탈모 치료제는 여성이 만지기만 해도 기형아 출산이나 성 호르몬 이상 등의 부작용이 우려됐다. 엘크라넬은 이 점을 고려한 상품으로 여성도 사용할 수 있는 알파트라디올(Alfatradiol)을 주성분으로 내세웠다. 알파트라디올은 여성 호르몬의 일종인 17베타-에스트라디올(17β-estradiol)과 기본적인 구조는 같으나 작용이 달라 여성호르몬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다 안전하게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엘크라넬은 특히 하루에 한 번 탈모 부위에 바르기만 하면 되고 바른 후에도 끈적거리지 않는 편의성까지 더해져 바쁜 현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정부의 후속 조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도 감염병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보다 29.4% 늘려 610억 원으로 편성하고, 감염 관리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감염 예방과 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한다고 10일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구개발 예산 확충과 함께 감염병을 유발하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의 원인들을 살펴 법정 감염병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감염원인 미생물을 최대한 제거하고 위험성에 따라 백신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관리법이기 때문이다. 세균성 감염병에 비해 치료법이나 백신 개발이 힘든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에 대한 연구와 철저한 사전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현재 우리나라의 예방접종 지원 정책은 만 65세 이상의 노인과 만 12세 이하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영유아 대상 국가예방접종 사업은 매년 지원 범위가 늘어나고 있다. 2015년 기준 무상접종이 가능한 백신은 BCG(피내용), B형 간염,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등 모두 14종이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일본뇌염 생백신, 폐렴구균 예방백신, A형 감염이 추가했다. 이 예방접종은 모든 어린이를 대상으로 국가가 전액 무상 지원한다. 이외에 기타 예방접종에 포함된 예방 백신은 부모 재량에 맡겨져 있는데, 로타바이러스(RV), 수막구균(MCV4) 등 비교적 발병 빈도가 잦거나 발병 시 사망률이 높고,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는 질병의 백신은 위험성을 살펴 추가 지원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 영유아 중 면역력이 약해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미숙아(임신 37주 미만 출생아 또는 출생 시 체중 2.5kg 미만 영유아)나 선천성 이상아 대상 감염 예방은 국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가령, 면역력이 약한 미숙아 등에게는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보다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은 호흡기 바이러스(RSV) 감염 예방 주사의 경우 고가에 전액 무료인 영유아 국가예방접종과 달리 보험 급여가 돼도 부모 부담이 42%나 된다. 그나마 32주 이후에 태어난 미숙아는 보험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메르스 사태로 경험했듯 감염병은 일단 발생하고 확산되면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의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이 예방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메르스 사후 대책방안에는 감염병 예방 지원 체계의 재정비도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할 것이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