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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공개한 당초 사드 배치 규모와 시기가 그동안 국방부에서 발표한 것과 달라서다. 국방부는 ‘입단속’에 나섰고, 야당은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 합의 내용을 공개한 점을 비판했다. 사드 논란의 불씨가 되살아난 것은 문 대통령이 22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한미 양국이 합의한 내용에는 올해 말까지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돼 있었다”고 밝히면서다. 청와대는 23일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면서 사드 배치 협의 과정을 좀 더 상세히 공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방부의 사드 추가반입 보고 누락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드 배치 규모와 일정이 두어 차례 바뀌게 됐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당초 계획은 2017년 1기, 2018년 5기의 발사대를 배치한다는 것이었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이어 “왜 초기에는 그렇게 합의가 됐고, 중간에는 수정이 돼 사드 발사대 2기가 먼저 배치되고 대선 전 급하게 4기가 반입됐는지는 진상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당초 합의했던 ‘2017년 발사대 1기, 2018년 발사대 5기’ 배치 계획을 바꿔 발사대 2기는 올 3월, 나머지 4기는 대선 직전인 4월에 급하게 들여왔다는 취지다. 이는 국방부가 그동안 설명했던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미국과 사드 배치에 합의한 뒤 “사드 1개 포대(발사대 6기)를 늦어도 2017년까지 배치한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하지만 국방부는 사드 배치 시점 논란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문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인터뷰 내용에 추가로 말할 게 없다”며 “(대통령 말을) 그대로 이해해주기 바란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군 안팎에선 문 대통령의 발언이 지난해 7월 최종 발표되기 전 한미 당국이 합의했던 내용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당초 미군은 부지 면적상 레이더와 발사대 간 간격 등을 제대로 지키기 어려운 만큼 급한 대로 발사대 1기와 레이더만 먼저 배치하고, 나머지 5기를 배치할 방법을 찾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후 미군이 사드 포대 운영 규정을 바꾸면서 양국이 사드 배치 시기를 앞당기기로 합의 내용을 수정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구체적인 사드 배치 일정을 공개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미는 사드 배치 결정에 앞서 지난해 3월 사드 배치 문제를 협의하는 공동실무단을 출범시키며 만든 약정서를 2급 비밀로 관리 중이다. 이미 변경된 계획이지만 사드 배치 규모와 일정에 대한 합의 내용 역시 양국이 비밀로 하기로 한 만큼 미국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하면 합의가 파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극도로 민감한 안보 현안인 사드 배치 현황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 자체가 지극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신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연기가 중국으로 경도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있어 절차적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보고받은 내용을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손효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당초 한미 양국이 합의한 계획에는 2017년 말까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까지 배치하도록 돼 있었다”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로 사드 배치가 늦어지는 게 아니라 원래 내년까지 배치하는 게 양국의 합의 사항이라는 취지다. 대통령이 사드 배치의 구체적 일정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된 후 보고받은 내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모든 일정이 앞당겨졌다”며 “이런 가운데 환경영향평가라는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가 소홀하게 다뤄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국방부가 밝혀온 내용과 차이가 있다. 지난해 7월 당시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내년(2017년) 말을 목표로 (사드 배치를) 추진하지만 한미가 좀 더 노력을 배가해 빠른 시기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국방부는 “사드 1개 포대(발사대 6기)를 늦어도 연내에 배치한다”는 방침을 반복적으로 밝혀 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 할 얘기가 없다.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은 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사드 배치에 따라 국내 기업에 취한 모든 보복 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동맹으로 중국의 협력이 없다면 제재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머지않아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이나 6차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강한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과 첫 통화를 가졌다. 강 장관은 “사드를 중단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민주적 절차와 정당성을 담보하기 위해 내부 절차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틸러슨 장관은 “민주적 절차를 존중한다”고 답했다. 틸러슨 장관은 미중 외교안보대화에 대해 “지금 우리(미국과 중국)가 하고 있는 것은 ‘평화적인 압박 캠페인’이다”라고 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손효주·우경임 기자}

“1950년 6월 25일 내가 전한 소식은 방송생활 25년여를 통틀어 가장 불행한 뉴스였습니다.” 2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재미교포 위진록 씨(89·사진)는 6·25전쟁 발발 당일을 떠올렸다. 6·25전쟁 67주년을 앞두고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방한한 위 씨는 북한이 38선을 넘어 기습 남침한 상황을 라디오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처음으로 알린 전직 중앙방송국(현 KBS) 아나운서다. 위 씨는 당시 상황을 뚜렷하게 기억했다. 숙직 중이던 그는 오전 4시가 조금 넘어 한 군인이 긴박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군인은 “지금 북한군이 쳐들어오고 있다고 방송하라”고 했다. 위 씨는 사태를 실감하지 못한 채 “아침 방송이 6시 반이어서 방송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곧 개성이 함락됐다는 정보가 들어왔고, 오전 6시 반 방송을 시작했다. “임시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군이 38선 전역에 걸쳐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그는 “뭔가 더 말해야겠다는 생각에 한 말이 있었는데 ‘국군은 건재합니다. 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였다”며 “우리 군이 열세이니 빨리 피란을 가라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북한은 개전 초기 압도적 전력으로 밀어붙였다. 한 예로 북한은 전투기 등 항공기 226대로 공격했지만 우리 공군은 전투기가 없어 연락기 등 22대로 맞섰다. 위 씨는 “‘안심하라’는 말이 최선이었다”고 회고했다. 서울이 함락된 6월 28일부터는 도피 생활을 했다. 북한군이 그가 근무하던 서울 정동 방송국을 점령한 뒤 “전향서를 쓰고 북한을 위한 방송을 하라”고 강요한 것. 위 씨는 ‘허위 전향서’를 써 안심시킨 뒤 도망쳤다. 그는 “집 대청마루 밑을 깊게 파서 숨어 지냈고, 친척집 등을 떠돌았다”고 말했다. 서울을 수복한 9월 28일 그는 숨어있던 친척집에서 한달음에 달려 나왔다. 마포에 임시 스튜디오를 마련해 들뜬 목소리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여기는 서울입니다. 우리는 자유를 찾았습니다”라고 전했다. 위 씨는 “그날 가장 기쁜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일본 도쿄로 건너가 유엔군 총사령부에서 라디오 방송을 했다. 곧 전쟁이 끝나 한국에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전쟁은 계속됐다. 일본 생활은 길어졌고 주일미군에서 총 22년간 대북 방송을 했다. 1972년부터는 미국으로 건너가 생활하고 있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가장 불행한 소식과 가장 기쁜 소식을 번갈아 전했던 그는 북한이 핵 협박을 일삼는 지금이 67년 전 6·25 발발 전 상황 같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지금도 한국을 제 것으로 만들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젊은 사람들이 자신이 목격하고 알린 6·25를 잊는 것에 대해선 우려했다. “6·25를 잊는 건 국민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근원인 6·25를 기억해야 합니다. 잊지 않기 위해 저도 한국에 왔습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전시작전통제권, 한일 위안부 합의 등 외교 현안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특히 ‘1단계 동결, 2단계 폐기’라는 북핵 해법과 남북 대화 재개의 필요성을 포함한 ‘문재인표 대북 독트린’을 명확히 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구상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제재와 압박에 대화 더해야”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라며 1단계 동결, 다음 단계로 완전한 핵 폐기라는 2단계 접근도 이번 회담을 통해 논의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한미 정부는 ‘전략적 인내’ 기조 아래 핵 동결이라는 중간 단계 없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변화를 북한에 요구했다. 문 대통령의 접근법은 핵 동결 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어서 차이가 있다. 문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과거 한미 정부는) ‘전략적 인내’라는 기조 아래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북한 핵과 미사일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현실”이라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대화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해결)를 위해 제재와 압박이라는 메뉴판에 대화라는 메뉴판을 더해야 한다”며 “금년 중으로 그런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사드, 취소는 아니지만 절차 지켜야” 문 대통령은 한미 관계 불협화음 논란의 단초가 된 사드 배치에 대해 “환경영향평가가 사드 배치 합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드 배치가) 앞 정부의 결정이라고 해서 가볍게 보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번 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환경영향평가 등) 적법 절차가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우려하는 배치 철회, 미국이 희망하는 즉시 배치 모두 아니라는 취지다. 문 대통령의 궁극적인 사드 해법은 북한으로부터 핵 동결을 약속받은 뒤 대화를 통해 비핵화까지 나아감으로써 북핵·미사일 대응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는 사드 배치 문제까지 자연스럽게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 전작권 첫 언급…김대중 노무현 정부 계승 강조 문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을 “주권국가로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이 본격 추진된 것은 노무현 정부부터다. 2007년 2월 한미 국방장관은 전환 시기를 2012년 4월로 못 박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전작권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보수 진영의 목소리가 커졌고 2010년 양국 정상은 2015년 12월로 전환 시점을 연기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에는 ‘3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합의가 이뤄졌다.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구비, 안정적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북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 필수 대응 능력 구비 등 ‘3대 조건’을 모두 갖췄을 때 전작권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를 강조함으로써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수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수 정부와 달리 대화를 통해 안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우리 국민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특히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거부하고 있다”며 “위안부 문제 해결의 핵심은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손효주 기자}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공중 촬영한 북한 무인기의 발진 및 복귀 지점이 강원 금강군 일대로 21일 밝혀졌다. 군 당국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무인기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군 조사결과 무인기는 5월 2일 오전 10시경 군사분계선(MDL)에서 북쪽으로 7km 떨어진 금강군의 북한군 무인기 운용부대 인근에서 이륙한 뒤 MDL을 넘어 성주 사드 기지를 촬영한 후 북상하다 인제군 남면 야산에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자는 “엔진 비정상(고장)으로 연료를 과다 소모해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남정찰총국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북한 무인기는 이륙 후 추락 때까지 2.4km 고도에서 시속 90km로 총 5시간 30여 분 동안 490여 km를 비행하면서 총 555장의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 관계자는 “비행경로에 공군의 저고도탐지레이더들이 있었지만 무인기 크기가 너무 작아 포착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 무인기는 한국 H사의 서버구동기(조종모터)를 비롯해 2기통 가솔린엔진(체코제)과 비행조종컴퓨터(캐나다제), 리모트컨트롤(RC) 수신기(일본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비(미국, 스위스제) 등에 6개국 제품이 사용됐다고 군은 설명했다. 군 당국자는 “주요 부품 구성과 조립 형태가 2014년의 ‘백령도 무인기’와 거의 같다”고 말했다. 백령도 무인기처럼 중국제 무인기를 제3국에서 수입한 뒤 개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백령도 무인기보다 연료통과 배터리 용량이 2배가량 늘었고, 날개폭도 40cm가량 커 최대 비행거리가 600km로 추정됐다. 기존 북한 무인기보다 2배가량 더 멀리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는 3kg가량의 폭약을 달고, 최대 300km 떨어진 곳까지 타격할 수 있지만 큰 위력을 발휘하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생화학무기를 실어 후방지역까지 충분히 날려 보낼 수 있고, 특히 북한은 탄저균을 공중 살포할 수 있도록 무기화하는 노력을 지속 중”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번 사태를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 위반으로 규정하고, 유엔군사령부에 관련 조사를 요청해 그 결과에 따라 대북 항의 등 대응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 김정은은) 인간이길 거부했다. 정밀 핵폭격을 단행해야 한다.”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23)가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귀환한 지 6일 만인 19일(현지 시간) 사망했다는 가족들의 성명이 발표되자 ‘DIA’라는 이름의 미국 누리꾼은 댓글을 달고 이렇게 규탄했다.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웜비어의 원통한 죽음에 미국인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무엇보다 뚜렷한 정치색도 없이 그저 “아시아에 대해 알고 싶다”는 이유로 2015년 연말 3박 4일 일정으로 북한 여행길에 올랐던 그가 사실상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결과가 너무 허망하다는 감정이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의회의 대표적 지한파인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긴급 성명을 내고 “북한은 정기적으로 외국 국민들을 납치하고 12만 명의 자국민을 야만적인 수용소에 수감시키는 정권”이라며 “(웜비어의 비극에도 불구하고) 여행 광고가 너무 많은 사람을 유혹해 북한 여행을 하도록 만든다”고 비판했다. 당장 하원에 발의된 초당적 북한 여행 금지법의 입법화가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헤리티지재단 대북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CNN에 “웜비어의 사망이 (대북 압박에) 더 큰 행동을 요구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대표적 전략자산인 전략폭격기 B-1B를 한반도에 전개하고 비행 모습을 공중 촬영해 국내 언론에 배포해 달라고 우리 군 당국에 요청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미군 전략자산 전개를 축소할 수 있다”는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의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실시된 이날 비행은 북한과 한국을 동시에 겨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군 당국에 따르면 B-1B 2대는 이날 아침 괌 앤더슨 기지에서 출격해 3시간여 만에 한반도 상공에 도착했다. 한국 공군 F-15K 2대와 연합훈련을 했고,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모의폭격 훈련도 진행했다. 한반도에 머문 시간은 2∼3시간가량이다. B-1B가 한반도로 출격한 것은 올해 알려진 것만 이번까지 8번이다. 군 관계자는 “B-1B 출격은 문 특보의 발언이 있기 전에 결정됐다. 오토 웜비어 사망과는 우연히 겹친 것”이라면서도 “미 측에서 문 특보 발언 직후인 지난 주말 갑자기 ‘B-1B 출격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라’는 지침을 주한미군에 내려보낸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미 측이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과의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과 문 특보의 부적절한 발언에 이어 웜비어 사망 사건이란 외부 변수까지 발생하자 청와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 내 여론 악화로 첫 한미 정상회담(29, 30일)을 앞두고 본격적인 남북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등 주도적인 북핵 외교를 펼치려던 문재인 정부의 외교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웜비어 유가족에게 최대한 조의를 표하되 이번 사건과 별개로 남북대화 재개 움직임은 이어갈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과 비핵화를 위한 남북대화는 별개”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대 압박과 최대 관여’의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여러 방안을 염두에 두고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황인찬 hic@donga.com·손효주·문병기 기자}

서울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에는 매일 오후 3시 백발의 85세 노인이 나타난다. 162cm 키에 깡마른 체구, 검버섯으로 뒤덮인 창백한 얼굴을 한 노인은 걷는 것조차 버거워 보인다. 하지만 노인은 1학년 학생들이 빠져나간 교실과 복도를 쓸고 닦는다. 주 5일 하루 2시간씩 일을 하고 받는 돈은 한 달 20만 원 남짓에 불과하다. 5년째 이 일을 하며 가까스로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은 6·25전쟁 참전용사 최동식 씨다. 그는 정전협정 4개월 전, 치열한 막바지 전투가 벌어지던 1953년 초 육군에 입대해 목숨을 걸고 북한군과 싸웠다. 그가 정부에서 받는 참전명예수당은 월 22만 원. 서울시와 용산구가 지원금을 지급하지만 각각 월 5만 원, 1만 원에 그친다. 최 씨 부부가 각각 받는 기초노령연금 16만 원을 더해도 부부가 쥐는 돈은 한 달에 총 60만 원. 치매를 앓는 아내와 관절염, 위장 장애 등 각종 질병을 앓는 최 씨의 약값과 진료비로 월 30만 원이 나간다. 19일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용산구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최 씨는 “교실 청소를 해야 연명할 수 있다”며 “90세가 되더라도 무슨 일이든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다.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참전명예수당을 지급받는 6·25전쟁 및 베트남전 참전용사는 현재 23만2464명.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한 달 약값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으며 ‘극빈의 노년’을 보내고 있다. 최 씨를 포함해 이날 용산구지회에 모인 6·25 참전용사 4명은 “참전용사 대부분이 비참한 생활을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은 참전명예수당에 더해 기초생활수급비로 월 68만 원가량을 받는 또 다른 참전용사 이종훈 씨(83)였다. 이들은 이 씨를 가리켜 “우리 중 제일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참전용사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국가보훈처는 국가에 헌신한 참전유공자에게 합당한 예우를 한다는 취지로 2002년부터 소득에 관계없이 참전명예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당시 월 5만 원이었던 수당은 올해 22만 원으로 4.4배로 올랐다. 그러나 같은 기간 병사 월급이 이등병 기준 1만6500원에서 16만3000원으로 9.9배로 오른 것에 비하면 턱없이 인상률이 낮다. 국방부는 병사 월급을 최저임금의 30∼50% 수준으로 연차적으로 인상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내년 이등병 월급을 30만6130원으로 올릴 방침이다. 참전명예수당이 인상되지 않는다면 이등병 월급보다도 적어지는 것이다. 박희모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회장은 “참전용사들이 최악의 빈곤을 겪지 않으려면 국민 최저생계비인 60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참전명예수당 대폭 인상 문제는 제대로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수당을 월 1만 원만 올려도 예산이 연간 280억 원 더 소요되는 탓에 증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선 보훈병원 등 국가 운영 의료기관 진료비 감면, 간병 서비스 등 참전용사에게 제공되는 각종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면 월 22만 원이 적은 금액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보훈처 관계자는 “모든 참전용사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경우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도 “국가보훈 대상자에 대한 예우 강화가 정부 기조인 만큼 참전용사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한미 양국은 매년 3∼4월 미군 2만 명, 한국군 30만 명 안팎이 참가하는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FE)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키리졸브 연습(KR)을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공군 ‘맥스선더’ 등 다양한 훈련을 연중 진행한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훈련은 FE와 KR다. 올해 두 훈련이 진행되는 기간에 미군은 핵항공모함 칼빈슨함 등 최첨단 전략자산과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를 투입했다. 이에 북한은 ‘북침 핵전쟁 연습’이라고 맹비난하며 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초강경 대응조치’로 맞서겠다고 반발했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도 FE와 KR 축소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1961년부터 FE라는 이름으로 후방지역 방어 훈련을 소규모로 진행했고, 1976년부터 매년 ‘팀 스피릿(Team Spirit)’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연합 훈련을 했다. 다만 1994년 제네바 합의로 1차 북핵 위기가 가라앉으면서 ‘팀 스피릿’은 중단됐다. 그러나 합의와 달리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에 한미는 당시 팀 스피릿과 별개로 연대급 규모로 진행하던 FE와 크고 작은 상륙 훈련들을 통합한 ‘확장판 FE’로 대응했다. 2002년부터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한미연합전시증원(RSOI) 연습과 FE를 함께 실시하며 훈련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2008년부터는 RSOI를 KR로 이름을 바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육해공군에서 부사관 및 장교로 근무 중인 아버지와 아들, 딸의 사연이 18일 알려졌다. 육군 부사관으로 전역한 어머니까지 포함하면 온 가족이 직업군인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육군 3사단 혜산진연대 주임원사로 근무 중인 어윤용 원사(49) 가족이 그 주인공. 어 원사는 1989년 특전부사관으로 임관했으며 2008년부터 혜산진연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의 가족은 아들 어시영 소위(23)가 5월 말 공군학사사관후보생 임관식을 통해 소위로 임관한 것을 끝으로 전원이 군인의 길을 걷게 됐다. 현재 공군교육사령부에서 리더십 교육을 받고 있는 어 소위는 아버지를 보며 군인의 꿈을 키워왔다. 격오지 근무가 대부분인 방공병과를 선택한 것도 아버지 영향이었다. 어 소위는 “아버지가 GOP(일반전방초소) 대대에서 주임원사였을 때 격오지 부대에서 멋지게 근무하시는 모습이 자랑스러워 격오지 근무가 많은 병과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딸 어연우 하사(22)는 5월 25일 하사로 임관했다. 어 하사는 해군 항공병과 중에서도 항공기체정비를 특기로 택했으며 현재는 초등군사교육을 받고 있다. 어 하사는 중고교 시절 배드민턴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했고 입대 전 포천시청 실업팀에서 선수로 활동한 배드민턴 유망주였지만 군인의 꿈을 품고 살았다. 어 하사는 “대한민국 평화에 기여하는 국군 가족 일원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어 원사의 아내 최예린 씨(47)는 1990년에 임관해 육군본부에서 근무한 뒤 1993년에 전역했다. 어 원사는 “가족들이 모두 떨어져 지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가족 모두가 각 군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수 있는 점은 최고의 명예”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 주민인 20대 남성 1명이 18일 오전 2시 반경 경기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 일대 한강하구를 통해 귀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 남성은 폭이 700m 안팎으로 비교적 좁은 지점을 택해 양 어깨에 스티로폼 등 부유물을 끼고 헤엄쳐 건너왔다. 이 지역 경계 임무를 맡은 해병대 2사단 소속 병사들은 열상감시장비(TOD)를 통해 헤엄치던 남성을 식별한 뒤 귀순 유도 조치를 했다. 이 남성은 이 과정에서 “살려 달라. 귀순하러 왔다”고 외치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은 정확한 귀순 동기 및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북한 주민 귀순은 이달 초 동해상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 선원 4명 중 2명이 귀순을 희망한 것을 포함해 올 들어 두 번째다. 13일에는 경기 연천 지역 우리 군 최전방 감시초소(GP)를 통해 북한군 병사가 귀순한 바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군과 해경이 일본 극우세력의 독도 상륙 시도에 대비한 독도 방어훈련을 15일 실시했다. 독도 방어훈련은 1986년부터 매년 두 차례 실시돼 왔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군에 따르면 1박 2일 일정으로 독도 해역에서 시작한 이번 훈련에는 한국형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3200t급) 등 해군·해경 함정 7척과 링스 해상작전헬기, P-3C 해상초계기, 공군 F-15K 전투기 등이 참가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훈련에 이어 이번에도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병력이 투입돼 독도 진입을 시도하는 세력 역할을 수행했다. 16일에는 해병대 1개 분대급 병력 10명 안팎이 독도에 직접 투입돼 2∼3시간가량 불순 세력 격퇴 작전을 펼칠 예정이다. 독도 방어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강력히 반발해온 일본 정부는 이날도 외교채널을 통해 공식 항의했다. NHK에 따르면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주일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표현)는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일본 입장에 비춰 볼 때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항의하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주한 일본대사관도 외교부에 같은 내용을 요구했다. 이에 해군은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라며 “이번 훈련은 우리 영토를 지키기 위한 정례적인 훈련으로 당연히 실시돼야 한다”고 반박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남편이 6·25전쟁 등에 참전해 전사하거나 업무 중 순직한 뒤 홀로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낸 강인한 여성들이 ‘장한 어머니상’을 받는다. 국가보훈처는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앙보훈회관 대강당에서 대한민국전몰군경미망인회 주관으로 ‘제39회 장한 어머니상 시상식’을 연다고 밝혔다. 이번 시상식 수상자로는 유순분 씨(86) 등 19명이 선정됐다. 유 씨의 남편은 유 씨가 19세였던 1950년 육군에 입대했고, 다음 해 5월 중공군 3개 사단과 우리 군이 혈투를 벌인 용문산 전투에서 전사했다. 이후 유 씨는 삯바느질, 품팔이 등을 하며 홀로 아들을 키웠다. 또 다른 수상자인 차영자 씨(68)는 1984년 교황 바오로 2세 방한 당시 광주지방경찰청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과로로 순직했지만 한복 바느질을 하고 여고 사감직을 수행하며 자녀들을 교육시켰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9일 발견된 소형 비행체가 북한에서 보낸 무인기로 확정되면 지금까지 남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모두 5대가 된다. 하지만 추락했지만 발견하지 못했거나 복귀하는 데 성공한 무인기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극히 일부만 ‘보물찾기’ 하듯 발견되는 셈이다. 문제는 북한 무인기가 수시로 드나드는데도 이를 포착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 2014년 3∼4월 북한 무인기 3대가 잇따라 발견된 이후 군은 청와대 등 핵심 방호시설이 있는 서울에 이스라엘 ‘라다’의 전술저고도레이더 RPS-42를 배치했지만 작전 반경이 넓지 않다. 군은 육군 지상 감시용 레이더 일부를 대공 감시용으로 전환했지만 대공레이더가 아닌 탓에 무인기 포착에 한계가 많다. 군 관계자는 13일 “공군 관제레이더도 레이더 빔 반사 면적(RCS)이 큰 비행체를 탐지하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폭이 3m가 안 되는 소형 무인기는 탐지가 안 된다”며 “전 세계적으로 소형 무인기를 잡을 레이더가 마땅치 않다”고 했다. 군이 개발 중인 차기 국지방공레이더에 소형 무인기 탐지 성능을 추가했지만 실전 배치에는 2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제 성능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정찰용 무인기에 고폭약이나 생화학무기를 탑재하면 테러용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보유한 무인기 300여 대 중에는 자폭형 무인타격기 수십 대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인기는 작전 반경이 최대 800km, 최고 시속은 400km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최근 강원 인제군 남면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공중 촬영한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군 당국은 북한군의 대남 정찰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고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비행체에 장착됐던 일제 소니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64GB)를 분석한 결과 400∼500장의 사진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10여 장이 성주의 사드 포대를 촬영한 것이고, 나머지는 산이나 임야를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자는 “사진들은 2∼3km 고도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성주의 사드 기지 전경 및 기지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와 탐지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을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메모리카드가 초기화돼 구체적인 촬영 일시는 파악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체는 성주의 사드 기지에서 북쪽으로 수km 떨어진 상공부터 촬영을 시작해 사드 기지 남쪽까지 찍은 뒤 북상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발견 당시 비행체의 연료탱크가 비어 있던 점으로 볼 때 연료가 바닥나 지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미국 기술진과 함께 비행체의 메모리칩에 든 임무명령서를 정밀 분석해 발진 및 복귀 지점과 정확한 비행경로, 비행 횟수 등을 파악해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2014년 3∼4월 서해 백령도와 경기 파주, 강원 삼척 지역에서 잇따라 발견된 북한 무인기 3대의 발진 및 복귀 지점은 모두 북한 지역(해주, 개성, 평강)으로 드러나 대남 도발로 최종 확인된 바 있다.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의 침투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분계선(MDL) 일대 등 전방 지역에서 전군 동시 수색 정찰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저고도 탐지레이더와 타격 수단을 통합 운용하고,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신형 국지 방공레이더를 조만간 전력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3년 만에 다시 대북 방공망이 무인기에 뚫리는 사태가 재발하면서 군이 대북 경계와 관련 대책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촬영한 북한 무인기 추정 비행체는 2014년에 대남 침투한 북한 무인기보다 성능이 한층 진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은 최종 조사결과 발표 때까지 ‘북한 무인기’로 단정하지 않기로 했지만 사실상 북한의 도발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큰 기체에 신형 엔진 장착해 작전반경 증대 이번에 발견된 비행체는 2014년 3월 서해 백령도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와 외형이 거의 흡사하지만 기체가 더 커졌고, 신형 트윈(2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더 강한 엔진에 연료도 더 많이 실을 수 있어 체공시간과 비행거리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2014년 3, 4월에 백령도와 경기 파주, 강원 삼척지역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들은 일본과 체코제 싱글(1기통) 엔진을 사용했지만 이번에 발견된 비행체는 트윈 엔진을 장착했다”며 “엔진 제조국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2014년에 발견된 북한 무인기들의 비행거리는 약 150∼300km로 추정됐다. 이번에 발견된 비행체의 비행거리는 최대 500km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군사분계선(MDL)에서 남쪽으로 270여 km 떨어진 성주의 사드 기지를 촬영한 뒤 북한으로 충분히 복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실상 한국의 대부분 지역이 북한 무인기의 정탐 대상이 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비행체에 장착된 카메라도 달라졌다. 2014년 당시 북한 무인기들이 청와대 경내와 백령도 등을 공중 촬영하는 데 사용한 카메라는 일제 니콘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였다. 이번에 발견된 비행체는 일제 소니 디지털일안투과식(DSLT) 카메라로 사드 기지를 촬영했다. DSLT는 DSLR보다 크기가 작고, 고속 연속촬영 능력이 우수하다. 군 당국자는 “비행체에서 촬영한 사진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장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3년 전의 북한 무인기들처럼 정찰 임무를 마친 뒤 기지로 복귀해 메모리 카드의 사진을 확인하는 방식이 적용됐다는 것이다. ○ 유사시 사드 선제타격용 대남 정탐 유력 13일 군 당국이 공개한 비행체의 촬영 사진 등 관련 정황을 볼 때 북한군이 사드 포대에 대한 선제타격용 정찰활동을 벌인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사드 발사대와 탐지 레이더, 교전통제소의 구체적인 배치 상황과 운용병력 규모 등을 파악해 유사시 탄도 및 순항미사일로 최우선적으로 기습타격을 하기 위한 예행연습이라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비행체에 장착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사드 장비들의 정확한 좌표를 확인했을 것”이라며 “개전 초기 사드 포대를 집중 공격해 한미 군 당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함으로써 핵·미사일 위협의 우위를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대당 2000만∼4000만 원 정도의 소형 무인기에 미군의 핵심 전략시설이 고스란히 노출된 데 대한 우려가 많다. 앞으로 정찰위성 같은 첨단 감시전력이 부족한 북한은 고성능 소형 무인기로 그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가 더 노골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손효주 기자}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 비행체가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촬영한 사실이 13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 차관 출신인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이날 “북한 무인기가 사드 배치 지역을 촬영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의도를 모르겠다”며 “북한 눈치 보기인지,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민적 여론을 의식한 것인지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도 기자들을 만나 “이것이 처음 있는 일이냐. 만약에 무인 정찰기가 단순히 우리 지역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 생화학 무기를 뿌리고 북한으로 자취를 감췄다면 제2, 제3의 천안함 사건이 됐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같은 당 오신환 대변인은 “무기력하게 뚫린 방공망에 대책도 없고, 북한이 우리 안방까지 촬영하도록 방치하는 게 나라다운 나라란 말이냐”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방부는 “특정 사실을 숨기려 하거나 보도를 군에 유리하도록 통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방부는 9일 북한 무인기 추정 소형 비행체가 강원 인제군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직후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보내 분석 작업을 진행해 왔다. 군 당국은 12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13일 초기 분석 결과를 발표할 테니 다음 주 중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보도를 일시적으로 유예(엠바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북한 무인기가 확실하다면 정전협정을 위반한 매우 중대한 사안인 만큼 일주일가량 여유를 갖고 보다 분명한 정보를 언론에 제공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본 언론이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에 사드 사진이 담긴 사실을 먼저 보도하면서 엠바고는 유지되지 않았다.송찬욱 song@donga.com·손효주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북한을 ‘북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송 후보자는 국방부 기자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18주년을 앞둔 제1연평해전(1999년 6월 15일)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 인생에서 6·15전투(제1연평해전)의 기억은 가장 값지다”며 “북한, 북괴라고 표현하겠다. 북의 정규군과 대한민국 정규군이 6·25전쟁 이후 처음 교전해 완승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당시 해군 2함대 제2전투전단장으로 제1연평해전을 완승으로 이끌었다. ‘북한 괴뢰정권’의 줄임말인 북괴는 요즘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냉전시대의 표현이다. 군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안보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북괴’라는 표현을 썼을 수도 있지만 북한군을 직접 대적해 본 만큼 자연스럽게 강한 표현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북핵·미사일 해법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북한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사드, 북핵·미사일에 대해 복안이 있지만 청문회 때도 비공개로 얘기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해군 출신인 송 후보자가 육군 등 다른 군에 대해 잘 모른다거나 국방개혁 시 육군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대령 때부터 합동참모본부에서 근무하면서 과장 부장 본부장 등을 거쳐 육해공군 전체를 안다”며 특정 군에 치우친 국방정책을 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역 이후 로펌 율촌에서 고문을 맡고, 방산업체 LIG넥스원에서 자문에 응하며 고액의 연봉 및 자문료를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청문회 때 질문이 나올 테니 가서 얘기할 것이다. 저에 대해 다시 확인해 보시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 해군본부 소속 군인 등이 연루된 ‘계룡대 근무지원단의 사무기기 납품비리 사건’에 대한 내부 고발 편지를 받고도 묵살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계룡대 근무지원단은 해군부대가 아니다”라고 일축한 뒤 “해군에 그런 일이 있었으면 (내가) 척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자신이 전역(2008년 3월)한 뒤인 2009년 내부 고발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는 것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9일 강원 인제군 야산에서 북한 무인기로 유력하게 추정되는 비행체가 발견됐다. 국가정보원과 군 정보당국은 최전방 지역과 수도권 일대의 한국군 동향을 정찰하기 위해 북한군이 날려 보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은 이날 오전 강원 인제군 남면 일대 야산에서 소형 비행체를 봤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합동조사팀을 급파해 기체를 수거했다. 비행체가 발견된 장소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남쪽으로 30km가량 떨어진 곳이다. 비행체는 길이 1.8m, 날개폭 2.4m로 2014년 3월 서해 백령도에서 발견된 것과 거의 같은 형태라고 군은 설명했다. 2014년 백령도와 경기 파주, 강원 삼척에서 잇달아 발견된 북한 무인기들처럼 하늘색(위장색)으로 동체가 도색돼 있었다. 군 관계자는 “기체에 장착된 메모리 칩과 카메라(DSLR)의 메모리 카드를 확보해 정밀 분석하고 있다”며 “10여 일 뒤면 비행체의 이착륙 위치와 비행경로, 촬영 사진 등에 대한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달 23일 강원 철원 인근 MDL 남쪽으로 대남전단 살포용 기구(氣球)를 날려 보내면서 무인기를 함께 침투시켰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당시 인근 부대는 북한 무인기로 간주하고, 경고사격을 했지만 다음 날 군 당국은 대남전단 살포기구로 결론 내렸다고 발표했다. 정부 소식통은 “당시 일선 부대의 레이더에 포착된 10여 개의 비행체 중 일부가 북한 무인기가 유력하다는 내용이 상부에 보고됐다”며 “북한 무인기로 결론 날 경우 군이 대북 탐지 태세와 정보 판단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보낸 메시지의 핵심 키워드는 ‘최대 우방’과 ‘창의적 방안’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 우려를 씻고,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 달 동안 북한을 향해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며 대북정책 기조 전환을 노렸지만 북한이 방북 거부와 미사일로 화답하면서 답답한 상황을 맞았다. 아직 외교안보 라인을 구성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구체적 방향 제시 없이 창의적 북핵 해법을 주문한 것이다.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논란을 포함해 북핵 해법에 대한 청사진이 없다는 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동맹 강조 나선 文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대해 ‘최대 우방’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고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군에 대해서는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핵심 자주적 역량 확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달 30일 문 대통령의 사드 조사 지시 이후 청와대가 1차 조사를 진행했고, 내각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구성된 범부처 차원의 합동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국방부의 환경영향평가 회피 의혹을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런 한국의 사드 관련 움직임에 대해 미국 내에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한미동맹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북한을 향해 ‘한미동맹의 균열을 기대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이고 근본적인 방안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새로운 대북 패러다임의 수립을 주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력한 규탄과 군사적 공조 말고 북핵을 폐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무엇인지, 즉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할 전향적인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창의적 방안’을 찾아야 할 새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은 미비한 상태다. 이날 회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새 정부 인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 박근혜 정부 인사가 함께했다. ○ 北, 결국엔 ‘통미봉남’ 의도? 북한의 움직임도 정부의 기대와는 차이가 크다. 문재인표 ‘달빛정책’이 북한의 ‘얼음정책’을 만나 힘을 쓰지 못하는 형국이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 4발은 한미 정보당국 분석 결과 기존 지대함 및 함대함 순항미사일인 KN-01을 개량한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확인됐다. 순항미사일은 수면 위 수 m 높이로 초저공비행을 하기 때문에 우리 군 그린파인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나 해상의 이지스함 레이더 등에 잡히지 않는다. 또 이 미사일에는 최신 기술로 꼽히는 ‘경로점 기술(Waypoint)’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에 정해 놓은 두 개 지점을 우회해서 비행하면서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기술이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편집위원은 “경로점 기술이 적용되면 섬 등 은폐물 뒤에 숨어있는 우리 군 함정을 찾아가 타격할 수 있게 돼 더욱 위력적”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은 새 정부가 어렵게 내민 화해의 손도 매몰차게 거절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통일부는 15개 민간단체의 대북 접촉을 승인했다. 이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북측에 보여주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북한은 민간단체의 방북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남한 정부에 무리한 요구를 던지고 있다. 6일 “인도적 지원과 민간 교류 수용보다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먼저 이행하라”고 촉구했고, 8일에는 탈북민 13명의 북송을 요구했다. 북한이 이처럼 남한이 감당하지 못할 청구서를 내밀며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하는 것은 결국 남한보다는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속내를 내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 한번 ‘통미봉남(通美封南)’ 카드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에 각각 연간 1억 달러와 5000만 달러의 현금 수익을 가져다주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의 키는 미국이 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제재는 유지하되 점진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남한 정부의 정책 기조가 북한의 시각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북한 당국이 현재로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작은 이득을 취하는 것보다 강경 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실리를 얻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한상준 alwaysj@donga.com·주성하·손효주 기자}
청와대가 7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해 주한미군에 공여하는 성주골프장 부지 70만 m² 전체가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추가 환경평가가 불가피하게 됐다. 여기에 청와대는 ‘보고 누락’ 사건의 발단이 된 발사대 4대의 배치는 “환경평가가 끝나야 가능하다”고 밝혀 발사대 6대로 구성된 사드 1개 포대의 완전한 배치가 언제 가능할지 불투명하게 됐다. 이미 배치된 탐지 레이더와 사드 발사대 2대는 가동하더라도 당분간 ‘절름발이 사드’ 신세를 면하기 어렵게 됐다.○ “절차적 정당성” vs “북핵·미사일 신속 대응” 환경평가는 전략, 소규모, 일반 등 3가지로 나뉜다. 군사시설의 경우 사업면적이 33만 m² 이상이면 사업 실시 전에는 전략 환경평가, 사업 실시 단계에서는 일반 환경평가를 해야 한다. 33만 m² 미만이면 전략 환경평가 없이 사업 실시 단계에서 소규모 환경평가만 하면 된다. 먼저 환경평가의 대상이 되는 사업 면적의 개념에 대해 혼선이 있다. 레이더, 발사대, 미군 숙소를 포함한 사드 장비 배치 부지는 약 8만 m²에 불과하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사업 면적을 당연히 소규모 환경평가 대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청와대는 “환경평가는 사업 제공 부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실제 사업 면적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다음으로 군 당국이 4월 주한미군에 사드 부지로 32만8779m²를 공여한 것에 대해 군과 청와대의 시각은 상이하다. 군은 북핵·미사일 위협이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환경평가를 최소화하고 사드를 신속하게 배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에서 사드 배치를 되돌릴 수 없는 단계까지 진척시키기 위해 북핵·미사일 위협을 과장하며 ‘절차적 정당성’까지 생략했다고 본다. “(사드 배치가) 법적 여러 과정을 생략하면서까지 정말 시급하게 설치돼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은 현 청와대의 인식을 보여준다. 이렇다 보니 청와대는 소규모 환경평가를 진행하는 군을 비판하고, 국무총리실은 국방부의 환경평가 축소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범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다. 다만 청와대가 ‘기존에 배치된 사드 장비는 유지’ 방침을 밝힌 것처럼 사드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시간을 벌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드 배치의 국회 비준을 추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가 70만 m²를 사업면적으로 규정한 이상 앞으로 일반 환경평가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소규모 환경평가는 최장 6개월가량 걸리지만 일반 환경평가는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야 하므로 통상 1년가량 소요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제대로 하려면) 전략 환경평가가 우선돼야 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앞으로 전략 환경평가까지 실시할지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전략 환경평가는 사전 평가 성격이기 때문에 사드 장비 배치가 진척된 상황에서 사후에 실시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국방부가 아예 경북 성주 골프장 전체(148만 m²)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면 보호구역 지정 절차의 사전 과정으로 전략 환경평가를 거치는 것이 가능하다는 시각이 있다. ○ 늦어지는 사드 배치, 한미 동맹에 악재 될 듯 청와대 관계자는 환경평가에 걸리는 시간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지 못하겠다”면서도 “(미군이) 괌에서 환경평가를 수행하는 데 23개월이 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성주 역시 환경평가에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청와대의 설명대로라면 발사대 4대는 환경평가가 끝나야 추가 배치가 가능하다. 전략·일반 환경평가를 모두 실시하고 이후 장비를 배치한다면 사드 배치 완료는 최장 2년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렇게 사드 배치가 지연될 경우 “한미는 사드의 조속한 배치와 운용에 합의했다”고 했던 한미 간의 기존 합의는 깨지는 셈이 된다. 미 정부와 한국 새 정부의 신뢰가 구축되기도 전에 악재부터 나오면서 한미동맹 관계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