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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이 불량 부품을 납품한 해외 군수업체와의 미국 현지 소송에서 승소해 41억 원 상당을 돌려받게 됐다. 방위사업청이 외국 법원에 채권 회수를 위해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것은 2006년 개청 이래 처음이다. 30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안모 씨(한국계 미국인)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국외 부품업체인 A사와 P사는 2000년 9월∼2002년 2월 국방부 조달본부(현 방위사업청)에 500MD 헬기와 오리콘(외를리콘) 대공포 부품을 납품했다. 이 중 일부 부품에서 하자가 발생하자 군은 계약을 해지했고 대한상사중재원은 두 회사에 계약대금 약 218만 달러(약 26억 원)를 반환하라고 중재 판정을 했다. 하지만 두 회사는 해산됐고 중재 판정은 집행되지 못했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A사 등의 계약 이행을 보증한 안 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어 2016년 11월 안 씨를 상대로 미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에 한국 법원의 판결을 인증토록 하고 안 씨의 미국 내 은닉 재산 회수를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원은 2년 10개월에 걸친 심리 끝에 최근 한국 법원 판결의 효력을 인증하고, 안 씨가 자신의 재산을 미국 소재 신탁회사 등으로 이전한 행위는 채권자(대한민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해 회수를 명령했다. 다만 미국 법원은 한국 법원이 산정한 연 20%의 지연이자는 10%로 줄였다. 방위사업청은 이자를 포함한 41억 원의 부당 이익을 회수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 측은 “소송 진행 과정에서 안 씨의 신탁 재산을 압류했고, 안 씨는 5월부터 최근까지 200만 달러 상당(약 25억 원)을 임의로 변제했다”며 “나머지 부당 이득도 철저히 회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2일(현지 시간)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훈련을 예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민간 항공 추적 업체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은 2일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니트맨3 한 발을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미니트맨3는 발사 후 음속의 20배 속도로 비행해 6750여 km 떨어진 태평양 마셜제도의 콰절레인 환초 인근 해상에 낙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공군은 5월 초에도 같은 구역과 비행경로로 미니트맨3를 두 차례 발사했다. 이후 5개월 만에 발사 훈련 재개에 나선 것. 미니트맨3는 B-52 전략폭격기, 전략핵잠수함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 미 본토에서 발사하는 유일한 ICBM으로 여러 발의 핵탄두를 싣고 최대 1만3000여 km 밖 표적까지 타격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30여 분 만에 평양까지 도달할 수 있다. 미 공군은 무기체계의 정확성과 신뢰성 검증을 위해 매년 4, 5차례 모의탄두를 장착한 미니트맨3 발사 훈련을 해왔다. 이번 발사가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대미 압박 및 비난을 노골화하는 북한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은 미국 핵전력의 상대가 될 수 없고, 향후 비핵화 협상도 북한에 끌려다니지 않을 거라는 의미가 내포된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가보훈처가 2015년 8월 북한군의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에 대한 전공상 재심의 결과를 2일 발표한다고 30일 밝혔다. 보훈처는 “2일 재심의 의결 직후 박삼득 보훈처장이 결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육군에서 전상(戰傷) 판정을 받고 장애인 조정 선수로 패럴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올 1월 전역한 하 전 중사에 대해 보훈처는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8월에 공상(公傷) 판정을 내렸다. 전상은 전투나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 중 입은 부상을, 공상은 교육이나 훈련 중 입은 부상을 의미한다. 하 전 중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마지막 남은 명예마저 보훈처가 안 지켜주려 한다”면서 이의를 제기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게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훈처 관계자는 “2일 재심의에선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을 유연하게 해석해서 하 전 중사에 전상 적용이 가능한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 당국이 26일 오후 7시 33분경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단속정(어업지도선)에 경고사격을 했다고 27일 밝혔다. 서해 NLL을 넘어온 북한 선박에 대한 경고사격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군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단속정이 NLL로 접근하자 수차례 경고방송을 했고, NLL을 넘자마자 두 차례에 걸쳐 K-6 기관총 10여 발을 경고사격했다”며 “경고사격 직후 북한 단속정은 그 자리에 멈췄다”고 말했다. 이후 우리 해군 함정이 접근해 북한 단속정과 선원의 신병을 확보한 후 조사를 벌였다는 것이다. 북한 단속정은 길이 10m, 무게 3t 규모의 목선으로 제복 차림의 비무장 선원 4명이 타고 있었다고 군은 전했다. 이들은 ‘북한군 소속 수산감독대 감독원’이라고 신분을 밝혔고, 기관 고장과 항로 착오로 NLL을 넘어왔으며 귀순 의사가 없다고 우리 군에 진술했다. 군은 이날 오후 10시 16분경 연평도 서쪽 약 8.8km 해상에서 NLL 이북의 북측 함정에 인계했다. 군 관계자는 “9·19 남북 군사합의 정신에 입각해 인도적 차원에서 절차에 따라 인도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일본 정부가 올해 방위백서에서 독도 영공에서 충돌이 생길 경우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발진(스크램블)시킬 가능성을 처음으로 열어 놨다. 일본 정부는 27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2019년판 방위백서인 ‘일본의 방위’를 통과시켰다. 백서는 ‘영공 침범에 준비한 경계와 긴급발진’ 장(章)에서 “일본 영공 침범 우려가 있는 항공기를 발견하면 전투기 등을 긴급발진시켜 감시, 경고 등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 7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해 한국 전투기가 독도 영공에서 러시아기에 경고 사격한 사실을 소개하며 “우리나라(일본)는 영공 침해를 한 러시아 정부와 경고 사격을 한 한국 정부에 대해 외교 루트로 항의했다”고 썼다. 독도를 자국 영토처럼 기술하며 유사시 독도 상공에 전투기를 긴급발진시킬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2005년 이래 줄곧 백서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 왔지만 이처럼 독도 상공에 긴급발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처음이다.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려는 노림수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날 각각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해 항의했다. 군은 “독도 영유권을 훼손하는 시도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일본에 천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일본 정부가 올해 방위백서에서 독도 영공에서 충돌이 생길 경우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스크램블)시킬 가능성을 처음으로 열어놨다. 일본 정부는 27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2019년판 방위백서인 ‘일본의 방위’를 통과시켰다. 백서는 또다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담았다. 2005년 이래 15년째다. 백서는 ‘영공 침범에 준비한 경계와 긴급 발진’ 장(章)에서 “일본 영공 침범 우려가 있는 항공기를 발견하면 전투기 등을 긴급 발진시켜 감시, 경고 등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해 한국 전투기가 러시아기에 경고 사격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일본)는 영공 침해를 한 러시아 정부와 경고 사격을 한 한국 정부에 대해 외교 루트로 항의했다”고 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동중국해에 출현한 중국 군용기에 긴급 발진을 했는데, 독도를 자국 영토처럼 기술하며 영공 침범 시 전투기를 긴급 발진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날 각각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해 항의했다. 군은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 영유권을 훼손하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일본에 천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2020년대 중반부터 영공 수호에 나설 한국형전투기(KFX)의 시제기 제작이 개시됐다고 방위사업청이 26일 밝혔다. 방위사업청 측은 최근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공군 등 정부·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한 ‘상세설계 검토(CDR) 회의’에서 KFX 설계에 군의 요구 조건이 모두 반영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KFX 시제기 제작에 착수하기로 했다는 것. 앞서 군은 2016년 1월부터 KFX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6월 기본 설계를 완료한 뒤 현재 세부 상세설계를 마무리 짓고 부품 제작을 진행 중이다. KAI에서 제작하는 KFX 시제기는 2021년 상반기에 완성된다. 2022년 상반기(1∼6월)부터 100여 차례의 시험비행과 보완 작업 등을 거쳐 2026년까지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 KFX 사업은 공군의 노후 전투기(F-4, F-5)를 대체하는 F-16급 이상의 국산 전투기(쌍발엔진)를 국내 기술로 개발해 120대를 양산하는 내용이다. 사업비 규모가 총 18조 원으로 건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 개발 사업이다. 공군은 다음 달 개최되는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에 실물 크기의 KFX 모형을 전시할 예정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 선박 1척이 26일 기관 고장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수리 지원을 받고 북으로 되돌아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3분경 서해 연평도 서쪽 약 8.8km 해상에서 북한 단속정 1척이 NLL을 약 3.1km 가량 넘어왔다. 군은 인근 기지의 레이더로 북한 단속정의 NLL 침범을 포착한 직후 해군 고속정을 현장에 급파해 월선 경위 등 사태 파악에 나섰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 단속정에는 평상복 차림을 한 북한 선원 4명이 타고 있었다”면서 “이들은 기관 이상과 항로 착오로 NLL을 월선했으며 귀순 의사가 없다면서 북한으로 복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은 인도적 차원에서 해군 요원들을 북한 선박에 보내 엔진 계통의 고장을 수리토록 한 뒤 오후 10시 16분경 NLL 북쪽으로 복귀하도록 조치¤다고 전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 어선의 NLL 월선과 제3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을 감시하다가 엔진이 고장나 우발적으로 NLL을 넘어온 걸로 판단된다”며 “북한 선원들이 우리 측의 수리 조치에 감사 의사를 전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국이 우리의 군사 장비를 구매하는 큰 고객(largest purchaser) 중 하나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마주 앉자마자 이같이 말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 등 핵심 현안 못지않게 한국의 미국 무기 구입에 큰 관심이 있다며 ‘비핵화 청구서’를 가감 없이 드러낸 것. 문 대통령 역시 향후 3년 동안의 무기 구입 계획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며 주파수를 맞췄다. 한미 정상이 미국 무기 도입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적극적으로 ‘무기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1 관심사는 미국 국내 경제 활성화이고, 군수 산업은 대표적인 미국 내 제조 업종이다. ‘자주 국방’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 역시 최신 무기 도입을 통한 국방 역량 강화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 내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청와대는 “한국의 국방 역량 강화가 한미 동맹의 강화로 직결될 것”이라는 기조를 앞세우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가 무기 구매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것은 이날 서울에서 첫 회의를 시작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선제적 대응 성격도 있다. 미국 무기 구입을 통해 국방 역량 강화와 한미 동맹 공고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게 청와대의 복안인 셈이다. 다만 무기 구입은 북한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남북 체제 보장과 평화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무기 구매 3개년 계획을 밝힌 것은 북한에 비난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8월 우리 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 등 최신 무기 도입과 관련해 “첨단살인장비의 지속적인 반입은 남북 공동선언과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를 정면 부정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청와대는 국방 예산 확충을 통해 신형 무기 도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군은 이미 F-35A 스텔스전투기(40대·7조3400억 원)를 비롯해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4대·1조1000억 원)를 도입 중이다. 지난해에는 차기 해상초계기로 P-8 포세이돈(6대·1조9000억 원)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 세 가지만 해도 10조 원이 넘는 물량이다. 여기에 향후 3년 동안 도입될 신형 무기로는 전차와 병력 등 적 지상 표적 600여 개를 250km 밖에서 동시 추적하는 지상감시정찰기(조인트스타스)가 최우선 순위로 거론된다. 군은 약 1조5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3년까지 지상감시정찰기 4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함 발사용 SM-3 요격미사일과 대잠수함 작전용 MH-60R 해상작전헬기, 적 레이더와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EA-18G 전자전기 등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 밖에 F-35A 스텔스기와 아파치 공격헬기, 조기경보기의 추가 도입까지 추진될 경우 향후 한국이 구매할 미국 무기는 10조 원이 훌쩍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안보에는 여야도, 보수진보도 없다.” 정치권에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마다 으레 인용되는 구절이다.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위가 직결된 안보 문제만큼은 정쟁이나 이념 대결의 도구로 삼아선 안 된다는 경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방 안보현장을 취재하면서 그 원칙이 얼마나 지켜졌는지를 돌이켜보면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다. 정권의 이념적 코드와 정략적 잣대에 따라 중차대한 안보정책이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대표적 사례다. 전작권 전환은 유사시 한미 연합 대북 방어시스템의 핵심구조를 바꾸는 작업이다. 유사시에 한미연합군의 전쟁수행 능력이 0.001%라도 약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돼야 한다. 이념과 정략 차원이 아닌 군사적 효용성을 철저히 따져가며 돌다리도 두들겨보듯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는 게 당연지사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애초부터 전작권 전환을 ‘군사주권’ 문제로 규정하면서 시작부터 어그러졌다. 전작권을 한국군이 ‘환수’해야 대미 종속에서 벗어나 ‘자주(自主) 군대’가 될 수 있다는 이념적 구호가 관련 정책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안보 국익과 군사적 실리 차원에서 전작권 전환의 유불리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은 철저하게 외면을 받았다. 그 결과 전작권 환수의 찬반 여부가 친미와 반미,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잣대가 되면서 극심한 국론분열이 빚어졌고, 동맹 외교의 파열음도 커졌다. 이후로도 정권이 보수냐 진보냐에 따라 전작권 전환은 번복을 거듭하면서 지금까지 국방 안보태세에 적잖은 시행착오를 빚고 있다. 두 달 뒤 수명을 다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파기 결정도 크게 다를 게 없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정부는 강변한다. 하지만 ‘반일’, ‘극일’이라는 민족주의 정서와 정치적 명분에 치우쳐 안보 실기(失機)를 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정부 내 강경 자주파가 주도한 이념적 산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소미아를 ‘종료’했지만 한미동맹에 금이 가거나 안보 공백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정부는 누차 장담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파기 결정 이후 미국의 공개적 불만 표출과 우리 정부의 유감 표명이 공방처럼 이어지면서 한미 간 불협화음이 확산되는 형국이다. 이달 초 정부가 주한미군 기지의 조기 반환을 전격 촉구한 것도 그 연장선으로 해석되면서 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보에 미칠 후유증도 가늠하기 쉽지 않다. 정부는 지소미아가 없어도 기존의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 등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대응 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일 안보협력이 깨져도 한미동맹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이는 나무를 보느라 숲을 놓치는 격이다. 한일·한미일 대북 안보 공조는 따로 떼어내 경중을 가릴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전역에 포진한 7곳의 유엔사령부 후방기지가 그 살아있는 증거다. 주일미군 기지를 겸한 이들 기지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대한민국 방어다. 기지에 배치된 핵추진 항모와 F-22 스텔스전투기, 해병대 등 미 증원전력은 유사시 한국에 즉각 투입된다. 과거 한일 군사공조를 폄훼했던 일부 국회의원들이 이들 기지를 둘러보고, 생각이 확 바뀌었다는 얘기를 필자에게 전한 기억이 생생하다. 주변 강국의 틈바구니에서 북핵 위협과도 씨름해야 하는 우리의 안보현실에서 한미동맹을 축으로 한 한미일 안보 공조는 다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이념과 감성적 명분에 사로잡혀 그 토대를 허무는 우를 범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동맹과 국익을 서로 대척점에 두거나 ‘제로섬 게임’으로 바라보는 정부 일각의 인식도 위험천만하기는 마찬가지다. 공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철통(iron-clad) 같은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 ‘안보적 실리’를 최대한 챙기는 것이 국익과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지키는 유일한 선택지다. 이념대결과 정쟁으로 점철된 ‘안보 시행착오’를 되풀이하기에는 지금 대한민국에 휘몰아치는 안보 격랑이 너무도 거세고 엄혹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
미국의 특수정찰기인 RC-135W가 19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상공에서 대북 감시 비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 정찰기는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시사한 16일에도 서울 인근 상공에 출격한 바 있다. 22일 군용기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RC-135W 1대는 19일 서해 상공으로 들어와 약 10km 고도로 인천과 서울, 남양주를 거쳐 춘천 인근까지 비행했다. ‘리벳 조인트’로 불리는 RC-135W는 첨단 전자센서로 통신·신호정보(SIGINT·시긴트)를 수집·분석하는 게 주요 임무다. 휴전선 이남에서도 북한 전역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전자 신호와 교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5월 이후 최근까지 북한의 신형 무기 4종의 연쇄 도발을 전후해 RC-135 계열 정찰기들이 한국으로 날아왔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도발 징후가 포착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실무협상 공조 논의 등을 위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미국의 대북 경고라는 관측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의 특수정찰기인 RC-135W가 19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상공에서 대북 감시 비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 정찰기는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시사한 16일에도 서울 인근 상공에 출격한 바 있다. 22일 군용기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RC-135W 1대는 19일 서해 상공으로 들어와 약 10km 고도로 인천과 서울, 남양주를 거쳐 춘천 인근까지 비행했다. ‘리벳 조인트’로 불리는 RC-135W는 첨단 전자센서로 통신·신호정보(SIGINT·시긴트)를 수집·분석하는 게 주요 임무다. 휴전선 이남에서도 북한 전역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전자 신호와 교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5월 이후 최근까지 북한의 신형 무기 4종의 연쇄 도발을 전후해 RC-135 계열 정찰기들이 한국으로 날아왔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도발 징후가 포착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평안남도 개천에서 초대형방사포(KN-25)의 발사를 참관한 뒤 “연속 사격 시험만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추가 도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미 실무협상 공조 논의 등을 위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미국의 대북 경고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6·25전쟁 당시 강원 철원 화살머리 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국군용사가 66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군 당국은 올해 5월 화살머리 고지 일대에서 발견된 국군 유해가 김기봉 이등중사(현재의 병장 격)로 최종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지역에서 발굴된 국군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된 것은 박재권·남재권 이등중사에 이어 세 번째다. 경남 거제 출신인 김 이등중사는 1951년 12월(당시 27세) 아내와 두 자녀를 두고 자원입대했다. 이후 국군 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1953년 7월 10일 화살머리 고지 4차 전투에서 적과 싸우다 산화했다. 정전협정이 체결되기 17일 전이었다. 군 관계자는 “김 이등중사의 유해는 좁은 개인호에서 팔이 골절되고, 온몸을 숙인 상태로 발견됐다”며 “머리뼈와 몸통에서 금속파편이 확인된 점으로 볼 때 마지막 순간까지 격전을 치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탄이 장전된 소총과 철모, 전투화, 참전 기장증이 든 지갑 등 유품들도 함께 발견됐다. 김 이등중사 전사 당시 4살이었던 아들 종규 씨(70)가 2009년과 2018년에 제출한 유전자(DNA) 시료 덕분에 고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군은 전했다. 군은 유족과 협의를 거쳐 10월 중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 당국은 체결 1년을 맞은 ‘9·19 남북 군사합의’가 남북 군사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18일 밝혔다. 남북이 합의한 ‘지상·해상·공중 완충구역’에서 상호 적대행위 조치가 이행 중이고, 육해공 유·무선 통신망으로 제3국 불법조업 차단과 최전방 지역 환자 후송, 태풍 피해 정보 교환 등도 거의 매일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9·19 군사합의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견인하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도 자평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실을 도외시한 ‘자화자찬’이라는 비판이 많다. 작년 ‘9·19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서명한 9·19 합의는 6개 조 22개 항으로 이뤄졌다. ‘4·27 판문점 선언’에 담긴 비무장지대(DMZ) 비무장화, 서해평화수역 조성, 군사당국 회담 정례화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들이 적시돼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 시범 철수(11개)와 지상·해상·공중 완충구역 내 적대행위 금지를 제외하고는 북한의 비협조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공동 근무 및 자유왕래는 북한이 JSA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 배제를 고수하면서 진전이 없다. 화살머리 고지 전사자(유해) 공동 발굴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설정, 군 당국 간 직통전화 설치 등도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답보 상태다. 오히려 북한은 5월부터 최근까지 KN-23, 25 등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등 ‘대남 타격용 신형무기 4종’을 10차례 쏘면서 긴장을 고조시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형무기 발사를 참관하면서 남조선 당국에 대한 ‘평양발 경고’라는 노골적 협박까지 했다. 이런 태도는 9·19 군사합의 1조(남북은 지상,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정부와 군은 북한의 도발 행위가 합의 정신에 어긋나지만 합의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9·19 합의를 ‘공약(空約)’으로 만든 북한의 행태를 비판하기는커녕 그 위협을 축소하거나 두둔하는 듯한 정부와 군의 태도가 북한에 더 과감한 도발 빌미를 주고, 결과적으로 안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군의 한 당국자는 “F-35 스텔스기는 북한 입장에선 어마어마한 사안임이 분명하다”면서 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대한 북한의 비난이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기도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국이 미국과 이달부터 ‘고위급 정례 협의체’를 가동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유엔군사령부의 지위·역할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것은 이 사안이 자칫 심각한 ‘동맹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가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대로 임기 내(2022년) 전작권 전환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유엔사와 관련한 주요 쟁점들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한미 안보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연합사 위 유엔사 가능성 차단 시도 정부와 군 일각에선 미국이 2014년부터 ‘유엔사 재활성화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추진 중인 유엔사 강화 조치(조직·회원국·인력 확대 등)에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왔다. 미국이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국군을 사실상 통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전작권을 한국군에 넘긴 뒤에도 미국이 정치·군사적 상위체인 유엔사의 지위·역할을 강화해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령부를 지휘감독하려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에 따라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를 대체하는 미래연합사는 ‘한국군 사령관-미군 부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겸임)’ 체제로 운용된다. 한미연합사의 지휘체제(미군 사령관-한국군 부사령관)가 역전되면서 전작권 행사 주체가 한국군 사령관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유엔군사령관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주한미군사령관이 계속 맡게 된다. 다른 소식통은 “전작권 전환 이후 주한미군사령관이 미래연합사 부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을 겸하게 되면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 미래연합사령관과 지휘 혼선이나 충돌이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연합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 등 3개 지휘관을 모두 겸하는 현재의 한미 지휘체계와는 전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1978년 한미연합사 창설 당시 한미 양국이 체결한 ‘한국 합참-유엔사-연합사의 관계 관련 약정(TOR·2급 기밀)’에는 한미연합사는 정전 유지를 위한 유엔사의 요청이나 권한에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유엔사가 북한의 남침 상황을 정전 위반으로 간주할 경우 유엔군사령관이 연합사의 작전지휘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쟁점들을 확실히 정리하고서 전작권을 전환해야 유엔사의 ‘옥상옥(屋上屋)’ 논란과 한미 연합지휘체계의 혼선·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사의 지위·역할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에 사전 조율에 착수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안정(미) vs 전작권 침해(한) 충돌할 수도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한미 양국 간 불협화음이 더 커질 개연성도 있다. 미국이 유엔사를 강화하는 배경은 전작권 전환으로 초래될 수 있는 유사시 안보·전력 공백에 대비한 것인데 한국이 이를 ‘전작권 무력화’로만 접근한다면 한미 간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반도 유사시 완벽한 전쟁수행 능력 제고와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유엔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미국 입장과 이를 군사주권 침해 시도로 인식하는 한국의 입장이 서로 맞서면 의외로 관련 논의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달 말 청와대가 미국에 주한미군 기지의 조기 반환을 공식 요청한 데 이어 군 당국이 전작권 전환 후 유엔사 지위·역할 협의에 전격 착수하자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끝내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군은 전작권 전환의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울 용산의 한미연합사가 캠프 험프리스(경기 평택미군기지)로 이전하는 2021년 말에 맞춰 유엔사 협의와 전작권 검증 연합훈련을 끝내고, 2022년에 전작권 전환을 완료하는 것이 청와대의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분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미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유엔군사령부의 지위 및 역할에 대한 논의에 공식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작권이 전환된 뒤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령부와 유엔사(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 겸임) 간의 지휘 혼선과 충돌 우려 등 민감한 쟁점을 다루는 한미 양국 간 협의가 개시된 것. 청와대의 주한미군 기지 조기 반환 요구에 이어 유엔사 역할을 둘러싼 한미 협의가 시작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2022년 5월)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22일 시작되는 문 대통령의 뉴욕 유엔 총회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에 이어 한미동맹에 ‘핫이슈’를 하나 더 추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6일 주한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지난달 말 전작권 전환 후 유엔사의 지위 및 역할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정례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이 협의체는 국방부 정책실장과 유엔사 부사령관(캐나다군 중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양측 실무자들이 다수 참여해 이달부터 월, 주 단위로 회의를 갖게 된다. 양측은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사의 지위 및 역할(권한 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를 주도하는 미국은 2014년부터 유엔사의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면서 전작권이 한국군으로 넘어간 뒤에도 정전협정의 유지 관리, 한반도 평화 안정 등 본연의 임무를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그 차원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유엔사 전력제공국(6·25전쟁 참전국)의 병력·전력 참가를 꾸준히 늘리는 한편 유엔사 근무요원도 계속 증원해 왔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유엔사 강화 조치가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게 될 미래연합사를 사실상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달 전작권 전환 검증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 때 전면전 등 유사시 유엔사의 정전 유지 임무와 유엔군사령관의 관련 권한 범위 등을 두고 한미 양국군이 이견을 드러낸 걸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확산됐다. 정부 소식통은 “(정례 협의체를 통해) 미국의 유엔사 강화 조치가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 지휘관계와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지 7시간여 만에 평안남도 개천에서 쏜 단거리발사체의 ‘정체’와 발사 방식을 놓고 다시 한 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내륙을 가로질러 발사체를 쏜 것은 지난달 6일 KN-23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 이후 처음.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황해남도 과일에서 발사된 KN-23 2발은 평양 등 북한 수도권 상공을 가로질러 약 450km를 날아가 함경북도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에 떨어졌다. 이번에도 2발은 50∼60km 정점고도로 내륙을 관통해 1발은 약 330km를 날아가 알섬에, 다른 1발은 200여 km를 비행한 뒤 내륙에 각각 낙하했다. 군 당국자는 “내륙을 관통해 쏜 것은 전력화의 막바지 단계라는 의미”라며 “4차례나 발사해 실전검증이 끝난 KN-23보다 1, 2회 발사에 그친 KN-25와 북한판 에이태킴스를 김 위원장의 지휘하에 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새 기종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월 4일 KN-23의 첫 발사를 시작으로 불과 3개월여 만에 ‘신형 대남 단거리 타격전력 4종’을 속속 공개한 북한이 숨겨뒀던 또 다른 신형무기의 존재를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일본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통해 북한 발사체의 관련 정보를 우리 정부에 요청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미국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아 한국에서 추가로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를 포함해 북한 도발 때마다 정보 공유를 요청한 일본이 ‘침묵’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한 한국에 ‘더는 한국 정보가 필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주려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군은 이전 도발과는 달리 이날 발사체와 최대 고도, 속도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까지 총 10차례의 신형 단거리무기의 도발을 통해 북한은 동서 해안과 내륙지역 등 어디서든 한국 전역을 기습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 고체엔진을 장착해 사전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 힘들고, 음속의 6배 이상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면서 요격 회피 능력까지 갖춘 신형무기들을 북한 전역에 촘촘히 배치해 개전 초 동시다발적 대량 타격으로 한미 연합군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채비를 거의 완성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대남 타격용 신형무기 4종’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압박카드’로 활용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신형무기를 전술 핵무기로 전용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핵우산과 미 전략자산 등 대한(對韓) 확장억제의 영구 제거, 주한미군 철수와 맞바꾸는 제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함정 방어용 유도탄인 ‘해궁’이 올해부터 양산 단계에 들어간다. 방위사업청은 10일 정경두 국방부 자관 주재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열어 ‘대함유도탄 방어유도탄 최초 양산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LIG넥스원과 한화디펜스가 참여해 지난해 말 개발이 완료된 ‘해궁’은 아군 함정을 공격하는 적의 대함유도탄과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다. 수직발사 방식이 채택돼 360도 어느 방향으로든 신속히 발사할 수 있으며 기상이 나빠도 자체 탐색기로 여러 표적에 동시 대응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20km 안팎이다. 군은 해궁이 양산 배치되면 미국에서 도입해 운용 중인 동종의 유도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해궁은 한국형구축함과 이지스함, 대형 수송함 등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 사업비는 올해부터 2036년까지 총 7500억 원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육군이 현행 신병 교육 훈련기간(5주)을 유지하는 한편 내년부터 훈련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병력과 복무기간이 줄더라도 강한 신병을 육성해 병 전투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9일 육군에 따르면 내년부터 신병의 개인화기(소총) 사격훈련은 50시간(현행 42시간)으로 확대된다. 실거리 사격 횟수도 현행 1회에서 2회로 늘어난다. 핵심 전투기술인 사격 능력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육군은 설명했다. 체력단련도 현행 37시간을 46시간으로 늘려 입대 전 운동량이 부족한 장병들이 전장에서 요구되는 기초체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했다. 또 훈련 마지막 주(5주차)에는 3박 4일간 야외숙영을 하면서 각개전투와 사격·기동·경계, 구급법 등 배운 과목들을 통합 숙달하는 ‘종합전투훈련’이 실시된다. 폐지가 검토됐던 20km 철야행군도 유지키로 했다. 육군 관계자는 “철야행군을 끝낸 신병들에게 인식표를 수여하는 ‘육군 전사 인증식’을 통해 악조건을 딛고 육군의 일원이 됐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심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3∼6월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와 9사단을 대상으로 신병훈련을 4주로 줄여 시범 운용한 결과 현 훈련 체계(5주)가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내실을 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같은 부대에서 중장비 기사로 활약 중인 공군의 ‘여군 부사관 삼총사’가 화제다. 공군 제91항공공병전대의 신희정 상사(37)와 황수미 중사(33), 강아영 하사(28)가 주인공. ‘맏언니’인 신 상사는 30여 년간 공군 부사관으로 근무한 부친의 뒤를 이어 2005년 공군 하사로 임관했다. 대학 전공(건축)을 살려 토목 특기를 받고서 일선 전투비행단의 시설대대 중기반에 배치됐다. 처음엔 중장비를 전혀 다루지 못했지만 주경야독으로 기중기 지게차 등 중장비 자격증 5개를 따 공군 최초의 여군 중장비 기사가 됐다. 황 중사와 강 하사는 신 상사가 교육사령부에서 교관으로 근무할 때 길러낸 제자들이다. 두 사람은 대형 중장비를 운전해 활주로에 항공기의 이착륙 기준선을 그리는 임무를 맡고 있다. 황 중사가 지워진 활주로 페인트를 벗겨내고 강 하사는 페인트를 다시 칠하는 작업을 한다. 신 상사는 “중장비 운용은 섬세함이 요구되는 분야라 남자의 전유물이란 인식은 편견”이라며 “후배들과 영공 수호에 한 치의 차질도 없도록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