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현

김자현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97

추천

2017년 입사해 사회부 사건팀, 경제부 시장팀·금융팀을 거쳐 사회부 법조팀에서 취재중입니다.

zion37@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정당32%
정치일반32%
국회18%
검찰-법원판결8%
국방3%
선거3%
사법3%
인물1%
  • 카페 내 ‘일회용 컵’ 제한에…“내가 쓰겠다는데 왜?” 甲질 하는 손님들

    서울 광진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 씨(34·여)는 요즘 신경을 쓸 일이 부쩍 늘었다. 매장 내에 앉아 음료를 마시는 손님 중 일부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일회용 컵)을 사용하겠다’며 고집을 부려서다. 정부 지침에 따라 매장 안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업주에게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런 사정을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해도 “내가 일회용 컵에 먹겠다는데 왜 상관을 하느냐”며 짜증을 내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 심지어 “일회용 컵 가격만큼 음료 가격을 깎아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이 씨는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을 해도 손님들이 불쾌하게 여길 때가 많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2일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식품접객업소 내 일회용 컵 단속에 나선 지 약 한 달이 흘렀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잡음이 나온다. 갑자기 찾아온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업주와 손님들이 컵 때문에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내가 편한 대로 하겠다는데 왜…” 갑(甲)질 하는 손님들 지난해 작은 카페를 연 김모 씨(26·여)는 최근 난감한 일을 겪었다. “나가서 마시겠다”며 일회용 컵에 음료를 받은 한 손님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 망설이던 김 씨가 어렵사리 다가가 “더 드실 거면 음료를 머그잔에 옮겨 드리겠다”고 권했지만 손님은 “잠깐 앉았다가 갈 건데 왜 그러느냐”고 퉁명스레 응대했다. 김 씨는 불안한 마음에 속이 탔지만 가게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다시 요구하지는 못했다. 손님은 1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카페를 벗어났다. 서울 마포구에서 한 대형 프랜차이즈의 카페를 관리하는 김모 씨(27·여)도 얼마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플라스틱 컵 대신 개인 텀블러에 음료를 담은 손님이 “커피가 꽉 차지 않았다”며 항의한 것. “정량을 담아 줬다”고 설명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김 씨는 결국 이 손님에게 음료를 더 담아줬다. 손님이 음료를 마시고 난 뒤 놔두고 나간 머그잔을 노리는 ‘머그잔 도난’도 부쩍 늘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머그잔에는 유명 프랜차이즈 상표나 이름이 적혀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서울 광진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한 달 사이 10개가 넘는 컵을 잃어버렸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머그잔은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1개에 8000원에서 8500원 선이다.●손님들도 불편…“융통성 있어야” 손님들도 불편을 토로한다. 정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부산 동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향은 씨(26·여)는 지난주 동료와 함께 부산역 앞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았다. 먼저 일회용 컵에 음료를 받은 김 씨는 아직 음료를 받지 못한 일행을 기다리는 사이에 잠깐 자리에 앉았는데 곧장 직원이 다가와 제재했다. 간신히 양해를 구했지만 당황스럽고 불쾌했다고 한다. 김 씨는 “점심시간에 카페를 찾은 직장인들은 잠시 앉았다가 나가야 하는데 음료를 머그잔에 받았다가 다시 일회용 컵으로 옮기는 건 오히려 낭비”라고 말했다. 세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집 앞 카페를 자주 찾는 주부 A 씨도 머그잔에 음료를 담는 게 불안하다. A 씨는 “아이들이 컵을 엎을 때가 종종 있는데 컵을 깨뜨려 다칠까 봐 걱정된다”며 “그런데도 무조건 머그잔을 이용하라고 하니 불편하다”고 말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계도 기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정부에서 적극 홍보하고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8-29
    • 좋아요
    • 코멘트
  • 판결 비웃듯… 외제차 몰며 양육비 안주는 ‘못된 아빠들’

    한모 씨(43·여)의 전남편은 1년 8개월째 연락두절 상태다. 전남편의 외도로 두 사람은 재판 이혼을 했다. 2016년 12월 법원은 한 씨에게 아들의 양육권을 인정하며 전남편에게 “아이가 성인이 되는 2028년까지 매달 6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전남편은 단 한 차례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파트, 차량 등의 명의는 바꿨다. 거주불명 상태의 전남편을 찾기 위해 경찰에 휴대전화 위치 추적 요청도 했지만 “범죄자가 아니라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 달에 200만 원 남짓 버는 한 씨는 홀로 11세 아들을 키우고 있다. 한 씨는 “이번 달에는 카드 현금서비스도 받았고 주말에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양육비 소송을 하자니 비용도 만만치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법원 판결을 받은 뒤에도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아빠’들이 많다. 2012년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한부모 중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한 이들은 83%가 넘는다. 양육비를 지급하는 사람이 여성인 경우도 극소수 있긴 하지만 대부분 남자다. 김도현 변호사는 “양육비 소송을 청구하는 사람의 98%가 여성”이라고 말했다. 박모 씨(53·여)의 전남편 역시 6개월째 두 딸의 전화도 받지 않는다. 지난해 7월 이혼 후 전남편은 7개월간 양육비를 지급하다가 올 2월부터 끊었다. 유치원을 운영하는 전남편은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다닌다. 하지만 두 딸의 양육비는 한 푼도 주지 않으면서 “억울하면 소송하라”며 버티고 있다. 친정집에 얹혀사는 박 씨는 매달 아르바이트로 100만 원 남짓 벌어 생활비 등을 겨우 충당하고 있다. 현행법상 ‘양육비 미지급’은 일반적인 채무 미이행 사건처럼 소송을 통해 받아내는 수밖에 없다. 소송비가 보통 수백만 원 들고 기간도 길게는 3년 이상 걸린다. 승소를 하더라도 재산을 숨기고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추가로 소송을 해야 한다. 김도현 변호사는 “비양육자(대부분 전남편)가 재산을 빼돌리면 사해행위취소소송을 통해 숨긴 재산을 찾아야 하는데 여기에 또 3년가량 걸린다. 포기하는 분들이 다수”라고 말했다. 비혼 한부모 가정의 경우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비혼모 대부분은 상대 남성의 개인 정보를 알지 못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이 때문에 비혼 한부모의 양육비 신청률은 10% 미만에 그친다. 합법적으로 양육비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법을 무릅쓰고 ‘무책임한 아빠들’을 고발하려는 이들도 나타났다. 지난달 만들어진 ‘Bad Fathers(나쁜 아빠들)’라는 사이트에서는 양육비를 주지 않는 아빠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28일 현재 16명의 얼굴 사진, 이름, 거주지, 나이 등이 올라와 있다. 사이트에는 ‘법원의 판결문, 합의서 등 사실관계를 거쳐 작성된 리스트이며 양육비 지급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삭제된다’고 쓰여 있다. 사이트 운영자는 “불법인 줄 알지만 ‘아빠의 초상권’보다 ‘아이의 생존권’이 더 우선돼야 하는 가치”라고 밝혔다. 선진국에서는 양육비 미지급 행위를 ‘아동학대’로 본다. 스웨덴 노르웨이 미국 영국 등은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의 운전면허를 정지하거나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소영 변호사는 “미성년 자녀의 3년 치 양육비를 미리 법원에 선납하게 하거나 재산분할 금액 중 일부를 양육비로 예납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김자현 기자}

    • 2018-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억울하면 소송해” 양육비 안주는 나쁜 아빠들…신상공개 사이트 등장

    한모 씨(43·여)의 전 남편은 1년 8개월째 연락두절 상태다. 전 남편의 외도로 두 사람은 재판 이혼을 했다. 2016년 12월 법원은 한 씨에게 아들의 양육권을 인정하며 전 남편에게 “아이가 성인이 되는 2028년까지 매달 6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전 남편은 단 한 차례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파트, 차량 등의 명의는 바꿨다. 거주불명 상태의 전 남편을 찾기 위해 경찰에 휴대폰 위치 추적 요청도 했지만 “범죄자가 아니라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돌아왔다. 한 달에 200만 원 남짓 버는 한 씨는 홀로 11세 아들을 키우고 있다. 한 씨는 “이번 달에는 카드 현금서비스도 받았고 주말에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양육비 소송을 하자니 비용도 만만치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양육비 소송 이겨도 돈 받기 어려워 법원 판결을 받은 뒤에도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아빠’들이 많다. 2012년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한부모 중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한 이들은 83%를 넘는다. 박모 씨(53·여)의 전 남편 역시 6개월 째 두 딸의 전화도 받지 않는다. 지난해 7월 이혼 후 전 남편은 7개월간 양육비를 지급하다가 올 2월부터 끊었다. 유치원을 운영하는 전 남편은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다닌다. 하지만 두 딸의 양육비는 한 푼도 주지 않으면서 “억울하면 소송하라”며 버티고 있다. 친정집에 얹혀사는 박 씨는 매달 아르바이트로 100만 원 남짓 벌어 생활비 등을 겨우 충당하고 있다. 현행법상 ‘양육비 미지급’은 일반적인 채무 미이행 사건처럼 소송을 통해 받아내는 수밖에 없다. 소송비가 보통 수백만 원 들고 기간도 길게는 3년 이상 걸린다. 승소를 하더라도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추가로 소송을 해야 한다. 김도현 변호사는 “비양육자(대부분 전 남편)가 재산을 빼돌리면 사해행위취소소송을 통해 숨긴 재산을 찾아야 하는데 여기에 또 3년가량 걸린다. 포기하는 분들이 다수”라고 말했다. 비혼 한부모 가정의 경우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비혼모 대부분은 상대 남성의 개인 정보를 알지 못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때문에 비혼 한부모의 양육비 신청률은 10% 미만에 그친다.●‘무책임한 아빠’ 신상 공개하는 사이트까지 합법적으로 양육비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법을 무릅쓰고 ‘무책임한 아빠들’을 고발하려는 이들도 나타났다. 지난 달 만들어진 ‘Bad Father(나쁜 아빠)’라는 사이트에서는 양육비를 주지 않는 아빠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28일 현재 16명의 얼굴 사진, 이름, 거주지, 나이 등이 올라와있다. 사이트에는 ‘법원의 판결문, 합의서 등 사실관계를 거쳐 작성된 리스트이며 양육비 지급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삭제된다’고 써있다. 사이트 운영자는 “불법인 줄 알지만 ‘아빠의 초상권’보다 ‘아이의 생존권’이 더 우선돼야 하는 가치”라고 밝혔다. 선진국에서는 양육비 미지급 행위를 ‘아동학대’로 본다. 스웨덴 노르웨이 미국 영국 등은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의 운전면허를 정지하거나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소영 변호사는 “미성년 자녀의 3년치 양육비를 미리 법원에 선납하게 하거나 재산분할 금액 중 일부를 양육비로 예납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8-28
    • 좋아요
    • 코멘트
  • 장애인 주차 못하게 전용칸 좁힌 주민들

    A 씨는 이달 초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와 함께 인천 계양구에 거주하는 친척집을 방문했다. A 씨는 동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장애인 주차 칸에 차를 대려다가 당황했다. 다른 주차 칸에 비해 장애인 칸이 유독 좁게 그려져 주차를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 A 씨는 주차장을 빙빙 돌다가 겨우 자리가 난 비장애인 칸에 주차한 뒤 어머니를 부축해 아파트로 들어가야 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4월부터 동대표 회의 등에서 꾸준히 ‘장애인 주차구역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 비장애인 주민 중 일부가 장애인 주차 칸에 차를 댔다가 신고를 당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관리사무소에서 붙인 협조문에는 “주민분이 신고 피해자가 되어 갈등이 있다”며 “장애인 주차구역 폐쇄는 동대표 회의 안건에 상정해 결정할 것”이라는 안내가 담겼다. 이후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관리사무소가 신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편으로 장애인 주차 칸의 폭을 좁힌 것이다. 19일 이 아파트를 찾아가 보니 장애인 주차 칸 안쪽에 주차 선을 넓게 덧칠한 것이 뚜렷하게 보였다. 추가로 칠한 주차 선은 약 30cm 너비였다. 비장애인 주차 칸의 폭은 2.5m인 데 반해 장애인 주차 칸 폭은 2.2m가 된 셈이다. 장애인 주차 칸 양옆에 차량이 바짝 주차돼 있으면 장애인 주차 칸에 차를 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장애인들로서는 주차공간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실제 주말인 이날 이 아파트 주차장은 만원이었지만 좁아진 장애인 주차 칸은 7곳이 모두 비어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아파트의 조치에 대해 “너무 이기적이다” “위법 아니냐”는 등 비난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21일 원래 규격대로 장애인 주차 선을 다시 그렸다”고 밝혔다.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과태료 부과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1년 1만2191건이었던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과태료 부과 건수는 지난해 33만359건으로 6년 만에 30배 가까이 증가했다. 장애인 주차구역 준수에 대한 시민 인식이 높아졌고, ‘생활불편신고’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손쉽게 불법 주차를 신고할 수 있게 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신고를 당한 것을 ‘피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시각에서는 불편한 일이다. 그렇다 보니 아예 장애인 주차구역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장애인 주차구역을 없애는 것이 모두 불법은 아니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편의증진보장법은 2005년 7월 이후 지어진 아파트에 대해 장애인 주차구역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 때문에 2005년 7월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 장애인 주차구역이 없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실제로 일부 아파트에서 장애인 주차장을 폐지한 사례가 있다. 2015년 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이 신고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장애인 주차 칸 17개를 모두 없앴다. 2016년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도 “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장애인 주차구역을 없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진정에 대해 2016년 “장애인 차별의 우려가 있다”며 원상복귀 권고를 했지만 강제력은 없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8-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장애인 주차 칸에 차 댔다가 신고 당하자…“장애인 주차구역 없애자”

    A 씨는 이달 초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와 함께 인천 계양구에 거주하는 친척집을 방문했다. A 씨는 동 출입구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장애인 주차칸에 차를 대려다가 당황했다. 다른 주차칸에 비해 장애인칸이 유독 좁게 그려져 주차를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 A 씨는 주차장을 빙빙 돌다가 겨우 자리가 난 비장애인 칸에 주차한 뒤 어머니를 부축해 아파트로 들어가야 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4월부터 동대표 회의 등에서 꾸준히 ‘장애인 주차구역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 비장애인 주민 중 일부가 장애인 주차칸에 차를 댔다가 신고를 당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관리사무소에서 붙인 협조문에는 “주민분이 신고 피해자가 되어 갈등이 있다”며 “장애인 주차구역 폐쇄는 동대표 회의 안건에 상정해 결정할 것”이라는 안내가 담겼다. 이후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관리사무소가 신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편으로 장애인 주차칸의 폭을 좁힌 것이다. 19일 이 아파트를 찾아가보니 장애인 주차칸 안쪽에 주차선을 넓게 덧칠한 것이 뚜렷하게 보였다. 추가로 칠한 주차선은 약 30cm 넓이였다. 비장애인 주차칸의 폭은 2.5m인데 반해 장애인 주차칸 폭은 2.2m가 된 셈이다. 장애인 주차칸 양 옆에 차량이 바짝 주차돼 있으면 장애인 주차칸에 차를 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장애인들로서는 주차공간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실제 주말인 이날 이 아파트 주차장은 만원이었지만 좁아진 장애인 주차칸은 7곳이 모두 비어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아파트의 조치에 대해 “너무 이기적이다”, “위법 아니냐”는 등 비난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21일 원래 규격대로 장애인 주차선을 다시 그렸다”고 밝혔다.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과태료 부과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1년 1만2191건이었던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과태료 부과 건수는 지난해 33만359건으로 6년 만에 30배 가까이 증가했다. 장애인 주차구역 준수에 대한 시민 인식이 높아졌고, ‘생활불편신고’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손쉽게 불법 주차를 신고할 수 있게 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신고를 당한 것을 ‘피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시각에서는 불편한 일이다. 그렇다보니 아예 장애인 주차구역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장애인 주차구역을 없애는 것이 모두 불법은 아니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편의증진보장법은 2005년 7월 이후 지어진 아파트에 대해 장애인 주차구역 설치를 의무화했다. 때문에 2005년 7월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 장애인 주차구역이 없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실제로 일부 아파트에서 장애인 주차장을 폐지한 사례가 있다. 2015년 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이 신고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장애인 주차칸 17개를 모두 없앴다. 2016년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도 “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장애인 주차구역을 없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진정에 대해 2016년 “장애인 차별의 우려가 있다”며 원상복귀 권고를 했지만 강제력은 없다.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 2018-08-26
    • 좋아요
    • 코멘트
  • “더 경미한 경우도 대법서 유죄 판결… 1심, 위력행사 너무 좁게 해석했다”

    검찰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53)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20일 법리 오해, 사실 오인, 심리 미진 등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서울고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안 전 지사와 수행비서 김지은 씨(33)가 위력관계에 있지만 성관계 당시 위력이 행사되지는 않았다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 “위력을 너무 좁게 해석했고 이는 대법원의 기존 판례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보다 훨씬 더 성폭력으로 보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 법원이 유죄 판결한 사례가 많다”며 관련 판례를 언급했다. ○ “더 성폭력으로 보기 어려운 사안도 유죄 판결” 이날 검찰이 제시한 4건의 판례를 보면 법원은 업무상 상급자의 위력을 비교적 폭넓게 인정했다. 인천지법은 지난해 5월 한 방송 제작사 간부인 A 씨(49)가 자신이 부하직원 B 씨(26·여)를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로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B 씨는 사건 당시 피고인 A 씨의 지시에 따라 모텔방으로 들어갔지만 A 씨의 스킨십 요구를 받고 어쩔 줄 몰라 하며 가만히 서 있었다. A 씨는 재판에서 “피해자와의 합의 또는 묵시적 동의하에 몸을 만졌을 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추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가 인사평가 권한을 내세워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심과 3심 역시 이 같은 판단을 근거로 A 씨의 항소와 상고를 기각했다. 또 검찰은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가 “(김 씨의 행동이 성폭력의) 피해자로 보일 만한 행동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해자의 진술을 배척한 것이 많다”며 “통화내역이라든지 김 씨의 피해 호소를 들은 증인 등 증거자료가 충분히 있는데도 배척했다”고 주장했다. 전주지법은 1월 전주의 한 장애인 지원단체 고위간부 C 씨(61)가 직원 D 씨(27·여)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간음한 혐의를 인정하면서 피해자의 평소 언행 중 일부 의심되는 정황에 대해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정도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D 씨가 피고인 C 씨와의 성관계 이후 C 씨에게 하트(♡) 표시가 들어간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런 정황 때문에 피해자의 진술을 배척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 검찰, 법원의 심리감정에 공정성 문제 제기 검찰은 안 전 지사 재판 과정에서 김 씨의 심리상태를 판단하기 위해 전문심리위원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절차적 하자로 인해 심리가 미진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재판 초기 법원이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했다가 해촉한 사설심리상담소장 E 씨의 전문성과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E 씨가 전문심리위원에서 해촉되자 안 전 지사 측에서 E 씨를 다시 감정증인으로 신청해 지난달 16일 비공개로 진행된 안 전 지사의 6차 공판에서 증언했다. 이 자리에서 검사가 E 씨에게 ‘어떤 경위로 나왔느냐’고 묻자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 씨의 친구로 나왔다’고 답했고, 심리분석을 전문적으로 해 본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E 씨의 증언은 향후 재판에서 배제됐다. 안 전 지사 측은 “결론적으로는 피고인 측 감정증인의 증언이 누락된 셈이라 재판의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재판부가 검찰 측의 반대를 무릅쓰고 ‘김 씨가 그루밍(가해자에 의한 성적 길들이기)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힌 김태경 전문심리위원의 증언을 다른 전문심리위원에게 보내 판단을 받으려고 했던 점, 이 전문심리위원에게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 전달하고 검찰이 제시한 증거는 보내지 않은 점 등에 대해서도 공정성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했다.김은지 eunji@donga.com·김자현 기자}

    • 2018-08-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대공원 인근 수풀서 50대男 토막시신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인근에서 50대 남성의 토막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에 나섰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19일 오전 9시 39분경 서울대공원 인근 청계산 등산로 초입 부분과 맞닿은 도로변 수풀에서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 남성의 시신이 비닐봉투에 싸인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순찰을 돌던 서울랜드 경비대 직원은 “도로 주변 수풀 사이에 비닐봉투가 있는데 썩는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검은색과 흰색 비닐봉지로 감싸진 몸통 부분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어 3m가량 떨어진 수풀에서 추가로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긴 머리 부분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이 몸통 부분을 둘러싼 비닐봉지를 벗겨 확인한 결과 양 무릎 아랫부분은 절단돼 따로 들어 있었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도로에서 불과 3m 정도 떨어져 있어서 일반인의 눈에 쉽게 띌 수 있는 곳이었지만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발견 당시 시신은 옷이 입혀진 상태였고 별다른 소지품은 나오지 않았다. 연령대를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지만 백골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문 조회 등을 통해 사망자가 안모 씨(51)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안 씨는 주민등록상 주소가 경기도 내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해당 주소지에 살지 않았고, 동거인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안 씨의 직업 등 추가적인 신상을 파악하기 위해 안 씨의 가족 등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 또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인해 용의자를 파악할 계획이다. 과천=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8-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녹슬고 먼지 수북… 도심속 ‘자전거 무덤’

    “흉가 같은 느낌이라서 자전거를 세워놓기 싫네요.” 13일 오후 4시경 자전거를 타고 서울 구로구 지하철 7호선 천왕역 옆을 지나던 주민 유모 씨(29·여)는 환승센터 내 자전거 주차장을 그냥 지나쳤다. 그 대신 인근 상가 안쪽에 자전거를 세웠다. 자전거를 이용해 지하철역을 오간 지 3년이 넘었지만 늘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한다. 본보 취재진이 둘러본 천왕역 환승센터 자전거 주차장은 인적이 드물고 어두워 50m 길이의 동굴처럼 보였다. 총 453대의 자전거를 세워놓을 수 있는 공간에 절반 이상은 비어 있었다. 주차된 자전거 가운데 절반가량은 체인이 빨갛게 녹슬거나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는 등 오랫동안 방치된 흔적이 역력했다. 서울시설공단에서 월 1회씩 확인하는 관리점검표에는 이달에도 점검했다는 표시가 있었다. 방치된 자전거 수는 1, 2대이고 청소나 미관 상태는 ‘양호’라고 적혀 있었다. 실제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 최근 서울시가 도심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등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정작 기존에 있던 자전거 주차시설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보 취재진은 서울시설공단과 각 구가 운영 중인 자전거 주차장 19곳 가운데 9곳을 둘러봤다. 이 중 6곳은 방치된 자전거가 많아 미관을 해치고 시민들에게 외면받는 모습이었다. 서울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2007년부터 각 구와 협력해 자전거 주차장을 만들었다. 주차장 1곳을 만드는 데 최대 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 1번 출구 옆 자전거 주차장은 승강기식으로 만들어진 7층 규모다. 하지만 바깥에서는 현재 주차공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 수 없었고 일정 규격에 해당하는 자전거만 주차가 가능했다. 퇴근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1시간 동안 지켜봤지만 이 주차장을 이용한 시민은 없었다. 오히려 자전거 주차장 근처의 ‘자전거 주차금지구역’ 표지가 붙어 있는 긴급차량진입로를 따라 불법 주차되거나 방치된 자전거가 50m 넘게 줄을 지어 있었다. 역 근처에 자전거를 댄 김모 씨(61)는 “자전거 주차장이 전자식이라 이용하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잘 안 쓴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환승센터 인근 주차장 구석에서는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가방을 멘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주민 이모 씨(69·여)는 “낮에도 어둡고 음산한 느낌이 든다”며 “도난도 많고 청소년 일탈도 많이 발생하는 장소가 된 것 같다”고 걱정했다. 서울의 한 구 관계는 “자치구에서는 자전거 주차장을 어떻게 운영할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인력도 부족하다 보니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한유주 인턴기자 연세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 2018-08-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영아 질식사’ 보육교사, 다른 7명도 반복 학대

    생후 11개월 된 아이를 짓눌러 사망하게 한 혐의로 구속된 서울 강서구의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8명의 원생을 반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강수산나)는 아동학대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 씨(59·여)를 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김 씨의 쌍둥이 언니인 원장 김모 씨(59·여)와 피해 아동 A 군의 담임보육교사 B 씨(46·여)는 학대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보육교사 김 씨는 지난달 18일 낮 12시 반경 A 군을 엎드리게 한 뒤 이불을 덮어씌우고 6분간 꽉 껴안았다. 이후 A 군의 몸 위에 올라가 8초 동안 짓눌렀고 A 군은 질식사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김 씨는 다른 7명의 원생도 비슷한 방식으로 7월에만 24차례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원장 김 씨는 보육교사 김 씨와 B 씨가 하루 8시간 근무하는 것처럼 속여 국가보조금 1억 원을 부정 수급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강서구는 이 어린이집을 폐원하고 기소된 3명의 보육교사 자격을 2년간 정지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보육교사 자격은 취소된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8-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지은 “끝까지 범죄 증명할것”… 대책위 “침묵 강요하는 판결”

    “이게 왜 위력이 아닙니까!” “안희정은 사과하라.” 14일 오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법원을 나서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를 향해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 여성들이 소리쳤다. 피해 당사자인 김지은 씨(33)와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자들은 이번 판결에 강력히 반발했다. 문화계와 여성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 씨는 판결 직후 대책위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변호를 맡고 있는 장윤정 변호사가 대신 읽은 입장문에서 김 씨는 “무섭고 어둡고 추웠던 긴 밤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 무서웠고 두려웠다. 침묵과 거짓으로 진실을 짓밟으려던 사람들과 피고인의 반성 없는 태도에 지독히도 아프고 괴로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이 부당한 결과에 주저앉지 않겠다. 굳건히 살고 살아서, 안희정의 범죄 행위를 법적으로 증명하겠다. 끝까지 함께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재판정에서 피해자다움과 정조를 말씀하실 때 결과는 이미 예견됐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미리 예고됐던 결과”라며 심리 과정에서 재판부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다는 주장도 했다. 대책위도 기자회견에서 “성폭력을 인지하고, 사회에 알리기까지 수백 번 고민할 피해자들에게 이번 판결은 침묵에 대한 강요가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사법부의 책임을 입법부로 미룬 것”이라며 현행 법체계에서 안 전 지사를 처벌하기 어렵다고 밝힌 재판부를 비판했다. 정혜선 변호사도 “강제적 강간죄 요건을 완화해 해석하는 최근 동향에 역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에도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오후 6시 반경 ‘안희정 무죄판결에 분노한 항의행동’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정당·여성단체 관계자 등 시민 500여 명은 ‘안희정 무죄 선고한 사법부 유죄’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고 재판부의 판단을 규탄했다.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도 오후 7시경 무죄 선고에 항의하는 문화제를 개최했다 미투 관련 첫 판결에서 무죄 판결이 나자 미투 폭로자들은 크게 실망했다. 2월 문단 내 성폭력 경험 사실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도 충격을 받았다. 나를 포함한 다른 미투 사건에 이 판결이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극계 미투에 동참했던 A 씨는 “너무 안타깝다. 권력형 성폭행을 용기 내 고발하는 분들이 더 주저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권력형 미투가 권력 때문에 무마되고 주저앉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명인 문학평론가(인하대 교수)는 “사법부가 원론적으로 법률에 적시된 대로만 판결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향적이거나 시대에 맞는 판단이라고 보긴 힘들다”며 “문단에서 계속해서 2차 가해가 벌어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박민정 소설가는 “이번 판결이 절망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싸우겠다”고 했다. 여성계의 시각은 엇갈렸다.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변호사는 “지위나 권력이 작용하는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에 대한 해석이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며 “재판부는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지만 판례를 바꿔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합리적 판결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노영희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는 “김 씨 측이 안 전 지사의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이 부족했고, 주장이 모순되거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볼 만한 부분이 있다”며 “법리에 충실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희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피해자에게 유리한 증언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재판부가 엄격하게 판단을 한 것 같다”며 “현행 법체계에서만 유무죄를 판단해야 하는 재판부가 한계를 마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조윤경·박선희 기자}

    • 2018-08-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홍대 누드 女몰카범에 징역 10개월… 여성계 반발

    ‘편파 수사’ 논란이 제기됐던 ‘홍익대 누드 몰카 사건’의 피고인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이은희 판사는 13일 이 사건 피고인 안모 씨(25·여)에게 징역 10개월과 함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안 씨는 5월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촬영한 뒤 이를 ‘워마드’ 게시판에 올려 유포한 혐의(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기소됐다. 법원은 안 씨에게 실형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나체사진이 남성혐오 사이트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돼 회복할 수 없는 인격적 피해를 줬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누드모델로서 직업 수행이 어려워 보이는 등 피해가 크다는 점도 고려됐다. 안 씨가 7차례의 사죄편지를 보내는 등 반성한다는 점은 인정됐지만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법원은 밝혔다.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 착수 8일 만에 안 씨를 구속하면서 일부 여성단체에서 “가해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혹하게 수사가 이뤄진다”며 편파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판결에 대해서는 “초범인데 징역형이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나왔다. 이 판사는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수는 없다”며 성별과 판결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사한 사건에서 남성 피고인에게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 사례들이 있다. 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이를 불법 유포한 20대 남성에게는 벌금 350만 원, 전 여자친구의 누드사진을 동의 없이 촬영·유포한 20대 남성에게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두 사건 모두 피해여성의 신체가 완전히 노출됐고 피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원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그동안 몰카 범죄에 왜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는지 사법당국에 묻고 싶다”며 “향후 몰카 사건에 대해서도 이번처럼 엄중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날 사이버성폭력특별수사단을 발족해 촬영과 판매, 유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집중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몰카 촬영물이 주로 유통되는 음란사이트 216곳과 ‘일간베스트’ ‘오늘의유머’ 등 온라인 커뮤니티 33곳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김자현 기자}

    • 2018-08-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법원, ‘홍익대 누드 몰카 사건’ 피고인 실형 선고

    ‘편파 수사’ 논란이 제기됐던 ‘홍익대 누드 몰카 사건’의 피고인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이은희 판사는 13일 이 사건 피고인 안모 씨(25·여)에게 징역 10개월과 함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안 씨는 5월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촬영한 뒤 이를 ‘워마드’ 게시판에 올려 유포한 혐의(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기소됐다. 법원은 안 씨에게 실형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나체사진이 남성혐오 사이트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돼 회복할 수 없는 인격적 피해를 줬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누드모델로서 직업 수행이 어려워 보이는 등 피해 크다는 점도 고려됐다. 안 씨가 7차례의 사죄편지를 보내는 등 반성한다는 점은 인정됐지만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법원은 밝혔다.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 착수 8일 만에 안 씨를 구속하면서 일부 여성단체에서 “가해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혹하게 수사가 이뤄진다”며 편파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판결에 대해서는 “초범인데 징역형이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나왔다. 이 판사는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수는 없다”며 성별과 판결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사한 사건에서 남성 피고인에게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 사례들이 있다. 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이를 불법 유포한 20대 남성에게는 벌금 350만 원, 전 여자친구의 누드사진을 동의 없이 촬영·유포한 20대 남성에게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두 사건 모두 피해여성의 신체가 완전히 노출됐고 피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원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그동안 몰카 범죄에 왜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는지 사법당국에 묻고 싶다”며 “향후 몰카 사건에 대해서도 이번처럼 엄중하게 다뤄져야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날 사이버성폭력특별수사단을 발족해 촬영과 판매, 유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집중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몰카 촬영물이 주로 유통되는 음란사이트 216곳과 ‘일간베스트’ ‘오늘의유머’ 등 온라인 커뮤니티 33곳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다. 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 2018-08-13
    • 좋아요
    • 코멘트
  • [휴지통]19억에 산 원양어선 불질러 보험금 67억 타내

    2016년 11월 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항구에서 4000t급 어선에 불(사진)이 나 전소됐다. 3년 동안 운항하지 않던 배에 갑자기 불이 났고, 100만 달러였던 보험금을 화재가 발생하기 6개월 전 600만 달러로 늘린 것 등 수상한 점이 많았다. 보험사에선 사기를 의심했지만 증거가 없었다. 이날 오전 10시에 불이 났고, 마지막까지 배에 있었다는 한국인 이모 씨(60)는 오전 10시 반에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 항구에서 공항까지 이동하고 출국 수속을 하는 데 최소 2시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씨가 불을 내기는 어려운 것처럼 보였다. 결국 보험사는 선주인 국내 원양업체 대표 A 씨(78) 등에게 보험금 약 67억 원을 지급했다. 완전범죄가 될 뻔했지만 제보자의 신고를 받은 보험사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이들의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3년 이 어선을 180만 달러(한화 약 19억 원)에 구입해 조업에 나섰다. 하지만 적자가 계속되자 지인들과 일부러 화재를 내고 보험금을 타는 방안을 모의했다. 불을 지른 이 씨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인화물질이 묻은 헝겊을 배 안쪽에 깐 뒤 양초에 불을 붙였다. 초가 모두 녹아 헝겊에 불이 붙는 데까지는 5시간이 걸렸다. 이 씨는 이 시간을 이용해 출국한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현주선박방화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A 씨와 공범 이 씨 등을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8-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보물선 금괴’ 가상화폐 발행한 신일그룹 전 회장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와 관련한 신일그룹의 투자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보물선과 관련된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 유모 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일 “유 씨에 대해 2014년 사기 등 혐의로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바탕으로 인터폴에 국제공조수사(적색수배)를 요청해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 씨는 현재 베트남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미 발부된 체포 영장에 적시된 혐의로 일단 유 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투자사기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유 씨를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보물선에 담긴 금괴를 담보로 ‘신일골드코인(SCG)’이라는 가상화폐 발행하는 회사다. 돈스코이호 탐사와 인양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신일그룹과는 법인명과 대표 등이 다르다. 하지만 경찰은 가상화폐에 투자할 경우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신일그룹이 투자자를 속였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일그룹 관계자들의 권유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는 피해자 3명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계속해서 추가 피해자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 2018-08-01
    • 좋아요
    • 코멘트
  • ‘보물선 사기 의혹’ 신일그룹 대표 등 출국금지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 인양과 관련해 신일그룹의 투자사기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주요 관련자들을 출국금지 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30일 “신일그룹과 국제거래소 등 해당 회사의 주요 관련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출국금지 대상에는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일그룹은 1905년 러일전쟁 중 침몰한 돈스코이호를 경북 울릉도 앞 바닷가에서 발견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후 ‘이 배가 150조 원에 달하는 금괴를 실은 배’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았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보물선 관련주’로 알려진 회사의 주가가 급격히 오르기도 했다. 경찰은 신일그룹 측이 돈스코이호와 관련된 가상통화에 투자하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부당 이득을 취했는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돈스코이호를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업체가 ‘투자사기가 의심된다’며 신일그룹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고발인 조사와 자료 분석 등을 진행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피해자 접촉을 시도하면서 주요 인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7-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 남친 왜 만나” 담뱃불로 지지고 알몸 사진 찍은 여고생들

    자신의 전 남자친구를 만났다는 이유로 또래 여학생을 담뱃불로 지지고 옷을 벗겨 사진을 찍은 10대 청소년들이 30일 구속됐다. 공동상해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이용 등 촬영 혐의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고등학생이던 이모 양(15) 등은 6월 23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로 A 양(15)을 불러낸 뒤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후미진 곳으로 이동해 A 양을 폭행했다. 이 양 등은 A 양의 얼굴과 배 등을 손과 발로 수차례 때리고, 피우던 담배로 A 양의 팔 부분을 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양 등은 자신들이 소변을 본 자리 위에 A 양을 무릎 꿇게 하고 A 양의 웃옷과 속옷을 벗긴 후 휴대 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당시 이 양 등은 술에 취한 상태였다. 이 양은 경찰조사에서 “A 양이 이 양의 전 남자친구를 만난 게 화가 나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고 소년으로서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며 이 양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7-30
    • 좋아요
    • 코멘트
  • 반바지 출근, 남자는 안되나요?

    #1. 대기업 2년 차 사원 노모 씨(26)는 올해 40도 가까운 무더위에도 긴바지를 고수한다. 신입사원이던 지난해 여름에 있었던 ‘안 좋은 추억’ 때문이다. 당시 노 씨는 ‘자유복장’이라는 회사 방침을 보고 감색 반바지에 흰색 셔츠를 단정히 입고 출근했다. 하지만 상사들은 노 씨를 보자마자 “복장이 그게 뭐냐”며 연이어 핀잔을 줬다. 부장은 “신입사원 교육에 신경 쓰자”며 노 씨의 상사들을 공개적으로 혼냈다. 이후 차장과 과장, 사수인 대리가 번갈아가면서 “눈치껏 좀 하자”며 노 씨를 질책했다. #2. 서울 최고기온이 36.8도까지 올라갔던 24일 낮 12시. 점심시간을 맞아 서울시청 1층 로비로 남자 직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상의는 반팔 티셔츠를 입은 직원이 많았지만 바지만큼은 정장바지, 면바지, 청바지 모두 긴바지 일색이었다. 반바지 차림의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이따금 발목을 살짝 드러낸 9분 바지 정도가 눈에 띄는 노출이었다. 서울시 공무원 A 씨(43)는 “아무도 반바지를 안 입으니 나도 안 입는 것뿐”이라며 “상사들이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면 따라 입을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 유독 반바지만 안 되는 쿨비즈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시원한 업무복장을 뜻하는 ‘쿨비즈(Cool-biz)’에 이어 반바지나 샌들 등을 권하는 ‘슈퍼 쿨비즈’를 권장하는 공공기관과 기업이 늘고 있다. 서울시는 2005년부터 업무효율을 높이고 에너지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노타이 차림에 이어 반바지와 샌들을 허용하는 ‘시원 차림’을 권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도 임직원의 반바지 착용을 자율화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직접 반바지를 입고 패션쇼에 오르는 등 슈퍼 쿨비즈를 정착시키기 위해 애를 썼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에서 나름대로 노력을 하는데 남자 직원들이 반바지만큼은 정말 잘 안 입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공서와 기업에서도 남성 직원들은 ‘긴바지옥(긴바지+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바지를 입으면 예의에 어긋나고 격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아무리 더워도 긴바지를 고수하는 것이다. 여성 직원들이 짧은 반바지나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샌들을 신는 것과 대비된다. ○ “긴바지옥” vs “반바지는 속옷 차림” 반바지 차림을 허용하는 슈퍼 쿨비즈가 정착하지 못하는 건 반바지에 대한 세대별 인식차가 극심한 탓이 크다. 실용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는 ‘반바지 입고 일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반면 권위와 격식을 중시하는 기성세대는 반바지가 예절에 어긋난다고 여긴다. 이렇다 보니 반바지를 입고 싶어도 눈치를 보다 포기하기 십상이다. 이모 씨(30)가 근무하는 한 중견회사는 ‘여름철 간편한 복장을 권장한다’는 내부 공고를 올렸다. 이 씨는 “혹시 반바지를 입어도 되느냐”고 상사에게 물었다. 상사는 “긴가민가할 땐 안 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 씨는 “회사에서 찍힐 바엔 땀 좀 흘리는 게 낫다”며 한숨을 쉬었다. 2030세대는 불만이 많다. 서울 강남의 한 대기업에서 일하는 4년 차 직원 이모 씨(30)는 “밖에 잠깐만 나가도 다리에 땀이 흐른다”며 “외근도 없는데 한여름에 긴바지를 입는 건 비효율”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50대 직장인들에게 반바지는 ‘회사에선 입을 수 없는 옷’이다. 디자인회사 대표 김모 씨(59)는 “반바지는 속옷처럼 느껴진다”며 “직책이 있는 만큼 속옷 차림으로 회사에 가는 건 부담”이라고 말했다. 중간관리자 세대인 40대 직장인들은 ‘젊은 직원들의 요구는 알지만 윗선의 눈치가 보인다’며 양쪽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한 대기업 계열사 차장 송모 씨(43)는 “부하 직원들이 ‘옷 좀 편하게 입게 해 달라’고 말하는 게 이해되지만 우리도 윗선 눈치를 봐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반바지 근무’라는 문화가 정착 과정에서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류학과 남윤자 교수는 “아래 직급에 있는 다른 사람이 반바지를 입더라도 불편한 시선을 보내지 않고 서로의 복장을 존중해야 실용적인 쿨비즈 문화가 정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송혜미 인턴기자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 2018-07-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반바지는 속옷? 아무리 더워도 반바지는 못 입는 男직장인들

    #1. 대기업 2년차 사원 노모 씨(26)는 올해 40도 가까운 무더위에도 긴바지를 고수한다. 신입사원이던 지난해 여름에 있었던 ‘안 좋은 추억’ 때문이다. 당시 노 씨는 ‘자유복장’이라는 회사 방침을 보고 감색 반바지에 흰색 셔츠를 단정히 입고 출근했다. 하지만 상사들은 노 씨를 보자마자 “복장이 그게 뭐냐”며 연이어 핀잔을 줬다. 부장은 “신입사원 교육에 신경 쓰자”며 노 씨의 상사들을 공개적으로 혼냈다. 이후 차장과 과장, 사수인 대리가 번갈아가며 “눈치껏 좀 하자”며 노 씨를 질책했다. #2. 서울 최고기온이 36.8도까지 올라갔던 24일 낮 12시. 점심시간을 맞아 서울시청 1층 로비로 쏟아져 나오는 남자 직원들을 살펴봤다. 상의는 반팔 티셔츠를 입은 직원이 많았지만 바지만큼은 정장바지, 면바지, 청바지 모두 긴바지 일색이었다. 반바지 차림의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이따금 발목을 살짝 드러낸 9부 바지 정도가 눈에 띄는 노출이었다. 서울시 공무원 A 씨(43)는 “아무도 반바지를 안 입으니 나도 안 입는 것 뿐”이라며 “상사들이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면 따라 입을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유독 반바지만 안 되는 쿨비즈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시원한 업무복장을 뜻하는 ‘쿨비즈(Cool-biz)’에 이어 반바지나 샌들 등을 권하는 ‘슈퍼 쿨비즈’를 권장하는 공공기관과 기업이 늘고 있다. 서울시는 2005년부터 업무효율을 높이고 에너지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노타이 차림에 이어 반바지와 샌들을 허용하는 ‘시원 차림’을 권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도 임직원의 반바지 착용을 자율화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직접 반바지를 입고 패션쇼에 오르는 등 슈퍼 쿨비즈를 정착시키기 위해 애를 썼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에서 나름 노력을 하는데 남자 직원들이 반바지만큼은 정말 잘 안 입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공서와 기업에서도 남성 직원들은 ‘긴바지옥(긴바지+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바지를 입으면 예의에 어긋나고 격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아무리 더워도 긴바지를 고수하는 것이다. 여성 직원들이 짧은 반바지나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샌들을 신는 것과 대비된다. ●“긴바지옥” vs “반바지는 속옷차림” 반바지 차림을 허용하는 슈퍼 쿨비즈가 정착하지 못하는 건 반바지에 대한 세대별 인식차가 극심한 탓이 크다. 실용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는 ‘반바지 입고 일 잘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반면 권위와 격식을 중시하는 기성세대는 반바지가 예절에 어긋난다고 여긴다. 이렇다보니 반바지를 입고 싶어도 눈치를 보다 포기하기 십상이다. 이모 씨(30)가 근무하는 한 중견회사는 ‘여름철 간편한 복장을 권장한다’는 내부 공고를 올렸다. 이 씨는 “혹시 반바지를 입어도 되느냐”며 상사에게 물었다. 상사는 “긴가민가할 땐 안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 씨는 “회사에서 찍힐 바엔 땀 좀 흘리는 게 낫다”며 한숨쉬었다. 2030세대는 불만이 많다. 서울 강남의 한 대기업에서 일하는 4년차 직원 이모 씨(30)는 “밖에 잠깐만 나가도 다리에 땀이 흐른다”며 “외근도 없는데 한여름에 긴바지를 입는 건 비효율”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50대 직장인들에게 반바지는 ‘회사에선 입을 수 없는 옷’이다. 디자인회사 대표 김모 씨(59)는 “반바지는 속옷처럼 느껴진다”며 “직책이 있는 만큼 속옷차림으로 회사에 가는 건 부담”이라고 말했다. 중간관리자 세대인 40대 직장인들은 ‘젊은 직원들의 요구는 알지만 윗선의 눈치가 보인다’며 양쪽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한 대기업 계열사 차장 송모 씨(43)는 “부하 직원들이 ‘옷 좀 편하게 입게 해 달라’고 말하는 게 이해되지만 우리도 윗선 눈치를 봐야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반바지 근무’라는 문화가 정착 과정에서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서로가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류학과 남윤자 교수는 “아래 직급에 있는 다른 사람이 반바지를 입더라도 불편한 시선을 보내지 않고 서로의 복장을 존중해야 실용적인 쿨비즈 문화가 정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송혜미 인턴기자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 2018-07-29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통학차 질식사 여아’ 담임교사, 결석 알고도 깜박했다

    4세 여아가 통학차량에 갇혀 질식사한 경기 동두천시의 어린이집 담임교사는 통학차량이 도착한 직후 아이가 등원하지 않은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20일 확인됐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오지 않은 것을 알고서도 부모에게 알리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담임교사 김모 씨는 경찰에서 “17일 오전 9시 40분경 숨진 김모 양(4)이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나 외부 손님 때문에 정신이 없어 잊어버렸다”고 진술했다. 김 씨가 김 양의 결석 사실을 출결담당 교사에게 전달했더라면 김 양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20일 어린이집 담임교사, 인솔교사, 원장, 운전기사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다음 주초 이들 중 원장을 제외한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서울 강서구 어린이집에서 생후 11개월 된 아이를 짓눌러 사망하게 한 사건과 관련해 강서경찰서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 씨(59·여)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20일 구속했다. 김 씨의 구속 여부를 심사한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어린이집 안전사고가 연달아 발생한 것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에 철저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유사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복지부가 완전히 해결할 대책을 조속히 세워서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관련 대책을 다음 주 국무회의에 보고해 안건으로 상정하라”고 지시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한상준 / 동두천=윤다빈 기자}

    • 2018-07-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보육교사가 이불 씌우고 올라타… 11개월 영아 사망

    17일 경기 동두천시의 한 어린이집 통학버스 안에서 4세 여아가 질식사한 데 이어 18일에는 서울 강서구의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의 학대 속에 11개월 영아가 숨졌다. 어린이집에서 끔찍한 일이 잇따라 벌어지자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학대 정황 담긴 CCTV 확보 서울 강서경찰서는 19일 생후 11개월 된 영아에게 이불을 덮고 짓눌러 사망하게 한 혐의(아동학대 치사)로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 씨(59·여)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는 김 씨의 학대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18일 낮 12시경 아이를 엎드리게 한 뒤 이불을 덮어씌우고, 아이의 등 위로 올라타 수 분간 아이를 누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경찰에서 “아기가 잠을 자지 않아 억지로 재우기 위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실시한 결과 ‘비구(코와 입)폐쇄성 질식사’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김 씨는 이 어린이집 원장과 쌍둥이 자매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청, 아동보호전문기관 등과 함께 해당 어린이집 전체 원생을 대상으로 학대 행위 등이 있었는지 살피는 중이다. 또 동두천 피해 아동에 대한 부검 결과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0일 운전사, 인솔교사, 담임교사 등을 다시 불러 조사한 뒤 업무상 과실치사 여부 등을 따질 방침이다. ○ 불안한 부모들 “아이 못 맡기겠다” 영아가 숨진 강서구 어린이집에는 19일 오전 부모들이 달려왔다. 창백한 얼굴로 어린이집에 뛰어 들어가 아이를 안고 나온 어머니 A 씨는 “아이가 생후 1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불안하다”며 퇴원 의사를 밝혔다. 다른 부모들도 다급하게 현관문을 두드리고 들어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다. 통학버스 사고가 벌어진 동두천 어린이집에도 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B 씨(여)는 “맞벌이 부부라 통학차량을 이용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더 이상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피해 아동과 같은 반인 아이의 어머니 C 씨는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 보겠다”고 했다. 사고가 나지 않은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부모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자신의 차량으로 직접 아이를 데려다 주거나 당분간 보내지 않겠다는 부모도 있다. 오전 10시 반경 서울 종로구의 한 어린이집에 차량을 몰고 딸을 등원시킨 이모 씨(37·여)는 “하도 사고가 많다 보니 내 차를 가지고 다니는 게 속이 편하다”고 말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황급히 특별 점검에 나섰다. 서울 종로구는 18일 5곳의 어린이집을 찾아가 통학차량 신고 여부, 운전자 자격증, 승하차 규정 준수 여부 등을 확인했다. 서울 성북구는 19일 통원차량을 운영하는 어린이집 원장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어린이집 통학버스 운전사 홍모 씨(62)는 “기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면 절대 안 되니 더 유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김자현 zion37@donga.com / 동두천=윤다빈 기자박희영 인턴기자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과 졸업이윤태 인턴기자 연세대 사학과 4학년}

    • 2018-07-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