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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단기전에서 ‘투수 코치’ 선동열(52·사진)은 명불허전이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인식 감독(68)은 불펜 운용에 관해서는 선 코치 의견을 거의 대부분 따랐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미 감독과 투수 코치로 찰떡궁합을 과시한 두 사람이다. 선 코치는 이번에도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를 무기로 믿음에 보답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미국을 상대로 승부치기 때 내준 1점을 제외하면 한국 대표팀의 불펜 투수들은 총 34이닝을 평균자책점 0.79(3자책점)로 막았다. 3자책점 모두 개막전에서 내준 점수로 나머지 7경기에서는 불펜 투수가 기록한 자책점이 없다.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도 3.09로 나쁘지 않았지만 불펜 투수들에게는 못 미쳤다. 김 감독은 “선발 투수라면 경기당 90∼100개는 던져 줘야 하는데 60∼70개를 던지면 구위가 떨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 이 때문에 상대 타선에 따라 불펜을 기용하느라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선발 투수 4명은 불펜 투수보다 한 이닝 많은 35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불펜 투수들 중 가장 빛난 선수는 역시 차우찬(28·삼성)이다. 차우찬은 개막전에서 1실점 한 이후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든든한 허리 구실을 해냈다. 조별리그에서 멕시코 타자 8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삼진도 모두 14개를 기록했다. 차우찬은 선 코치가 삼성 감독 시절 스카우트 팀에 요청해 직접 뽑은 선수다. 선 코치는 “내 마음속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차우찬”이라며 “8경기 내내 불펜에서 대기하면서도 싫은 소리 없이 묵묵히 제 몫을 다해 준 고마운 선수”라고 평했다. 대회는 끝났지만 차우찬은 귀국 이튿날인 23일 또다시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기초 군사 훈련을 받기 위해 군부대에 입소한 것. 차우찬은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차우찬은 “예전에 대표팀에 뽑혔을 때는 (경기에 나서지 못해) 응원한 기억밖에 없었다”고 웃으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야구가 정말 재미있다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여느 프로 스포츠나 외국인 선수는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잘할 때는 활활 타오르지만 한번 삐끗하는 실수에 짐을 싸기 다반사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프로배구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다. 주전 세터 한선수(30)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데다 외국인 선수 산체스(29·쿠바·사진)가 세 시즌 연속 호흡을 맞추기 때문이었다. 산체스는 지난 시즌 득점 4위(2016점)를 차지했던 선수다. 하지만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2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경기를 앞두고 “산체스 대체 선수를 찾는 방법밖에 없다. 회사와 얘기 중”이라고 말했다. 산체스가 전날 연습 도중 오른손 뼈가 부러졌기 때문이다. 산체스는 곧바로 병원으로 향해 접합 수술을 받았다. 재활까지 최소 8주가 걸릴 예정이다. 김 감독은 “산체스를 기다려 줄 수는 없다. 선수 본인도 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이날 삼성화재를 상대로 산체스 없이 경기를 치렀고 결국 0-3(23-25, 19-25, 20-25)으로 완패했다. 이 경기 전까지 3연승을 달리며 1위 OK저축은행(승점 24)을 승점 2점 차로 쫓아간 대한항공이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로 5연승을 기록하며 승점 21로 3위 현대캐피탈에 1점 차로 다가갔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안방 팀 흥국생명이 인삼공사에 3-1(25-23, 25-15, 16-25, 25-14)로 승리했다. 외국인 선수 테일러(22)가 양 팀 최다인 31점을 기록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승점제로 운영하는 프로 스포츠에는 시즌 초반 묘미가 있다. 이기면 순위가 크게 오르고 지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6개 팀 중 5위에 쳐져 있던 흥국생명이 23일 경기에서 힘을 얻은 이유다. 흥국생명은 이날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경기에서 인삼공사에 3-1(25-23, 25-15, 16-25, 25-1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더한 흥국생명은 승점 15점을 확보하며 현대건설(20점)에 이어 2위로 올랐다. 흥국생명은 이날 전까지 승점 12점으로 6개 팀 중 5위에 그쳤었다. 외국인 선수 테일러(22)가 제몫을 다한 게 컸다. 테일러는 이날 양 팀 최다인 31점을 올렸다. 블로킹 5개, 후위 공격 4개를 성공시켰지만 서브 에이스 한 개가 부족해 트리플크라운(블로킹, 후위 공격, 서브에이스 각 3점 이상)에 실패했다. 테일러는 이날 1세트에만 16점을 쏟아 부었다. 테일러는 “한국에 온 뒤로 서브와 블로킹도 좋아졌다”며 “앞으로 한번 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향수병에 시달리던 테일리가 아버지의 한국 방문을 직접 요청했다. 아버지가 딸이 훈련하는 걸 지켜본 게 테일러에게도 큰 힘이 된 모양”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삼공사 헤일리(24)는 30점을 올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토종 선수들이 지지부진한 게 컸다. 인삼공사는 1승 8패(승점 4점)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헤일리의 마음이 여려 걱정”이라며 “앞으로는 자신 있는 플레이를 선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새 감독에 데이브 로버츠 전 샌디에이고 벤치 코치(43)를 선임했다. 로버츠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10년을 뛰면서 통산 타율 0.266, 23홈런, 213타점을 기록했다. 성적 자체는 평범하지만 보스턴 소속이던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3-4로 뒤진 9회말 리버스 스윕(reverse sweep) 발판을 놓는 도루를 성공해 명성을 얻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올스타전 팬 투표가 다음달 6일까지 진행된다. 한 사람 당 하루에 한 번씩 네이버 모바일 사이트(m.naver.com)에서 투표할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팬 투표 결과를 포함한 올스타전 출장자 명단을 다음달 9일 발표한다. 2015~2016 V리그 올스타전은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야구는 김인식 감독(68)에게 아주 무거운 짐을 맡겼다. 하지만 이번에도 국민 감독이 가는 길에 실망이라는 결말은 없었다. 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김 감독은 처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때 금메달을 따낸 걸 시작으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모두 팀을 4강 이상으로 이끈 감독으로 한국 야구사에 남게 됐다. 김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일본 상대 전적도 6승 5패로 올라갔다.○ 김인식 아니면 불가능 사실 이번 대표팀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르면 프로야구 1군 선수가 참가하는 대표팀 감독 자리는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맡도록 돼 있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끝난 직후 열린 이번 대회는 촉박한 일정 때문에 지난해 우승팀 삼성 류중일 감독이나 준우승팀 넥센 염경엽 감독 모두 지휘봉을 잡기가 곤란했다. 그래서 KBO는 기술위원장으로 있던 김 감독을 ‘구원 투수’로 초빙했다. 한국 나이로 칠순을 앞둔 김 감독에게도 대표팀 사령탑은 쉽지 않은 자리였다. 게다가 김 감독은 2004년 찾아온 급성 뇌경색 후유증으로 여전히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대회 때도 동국대 감독 시절부터 제자였던 송진우 코치(49·현 KBSN 해설위원)가 김 감독의 곁을 지키며 수발했다. 김 감독이 나섰지만 대표팀 구성이 순조로웠던 것도 아니다. 대회 개막 전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피로 누적이나 부상을 이유로 대표팀 합류가 곤란하다는 선수들이 나온 데다 삼성 투수 3명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빠지면서 전력은 더욱 약해졌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는 여러 사정상 프로 구단에서 협조를 받기가 쉽지 않았다. 대회 초반에는 선수들이 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다른 대회만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래도 WBC를 경험한 고참 선수들이 김 감독에게 마음의 빚이 있기에 솔선수범해 주면서 분위기가 올라왔다. 다른 분이 감독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金寅植 아닌 金忍植 야구인들은 김 감독의 이름 가운데 글자가 참을 인(忍)이라고 말하곤 한다. 실제로는 범 인(寅)을 쓰지만 그만큼 참을성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기다림의 대가’답게 김 감독은 한 삽 한 삽 땅굴을 파기보다 다이너마이트를 모아 놓고 한 번에 터뜨리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한 야구인은 “김 감독은 잘 지는 법을 알기에 끝내 이기는 스타일”이라며 “예전에는 머리를 식히려고 같이 고스톱을 칠 일이 많았다. 김 감독은 판에 먹을 패가 깔려 있어도 기다리다가 상대가 ‘고’를 외치는 순간 뒤집기에 들어간다. 참다가 크게 먹는 스타일이다. 야구 스타일도 똑같다”고 말했다.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9회초에 연속 대타 카드를 꺼내 든 장면이 딱 이 스타일이었다. 김 감독은 2009년 WBC 4강을 앞두고 “우리는 또 한 번 위대한 도전에 나섭니다”라고 말해 국민의 가슴을 울렸다. 김인식의 야구가 21일 또 한 번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정말 해도 너무한 일본이었다. 안하무인(眼下無人)이었다.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대회 중 음주가무를 즐겼고, 감독은 준결승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결승전 선발 투수를 예고했다. 게다가 일본과 한국이 맞붙은 준결승전에는 일본 심판도 나섰다. 대만 주간지 ‘이저우칸(壹週刊)’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참가한 1987년생 동갑내기 일본 야구 대표팀 선수 4명이 조별리그 중이던 12일 타이베이에 있는 한 클럽에서 대만 걸그룹 멤버들과 함께 새벽까지 파티를 벌였다고 18일 보도했다. 일본 대표팀 에이스 마에다 겐타(히로시마), 톱타자 아키야마 쇼고(세이부), 주전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투수 오노 유다이(주니치)가 문제의 선수들이다. 이들은 클럽에서 나온 뒤에도 길거리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술을 마시면서 여흥을 만끽했다. 감독도 거들었다. 일본 대표팀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19일 한국과의 경기 전 “결승전에 다케다 쇼타(22·소프트뱅크)를 내보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선발투수는 경기 시작 24시간 전에만 예고하면 된다. 하지만 ‘전승 우승’에 대한 자만심에 올라갈지 아닐지 모르는 결승전 선발을 미리 발표한 것이다. 일본의 무례한 행동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일본을 적극 밀어줬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이날 준결승전 좌선심으로 일본인 가와구치 고다 심판을 배정했다. 한국 대표팀에서 항의하자 조직위는 “심판 배정은 WBSC 심판부가 한다. 심판부는 독립 기구라 조직위에서 심판 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발뺌하며 “WBSC 규정에 경기 참가국 출신 심판이 구심과 누심은 볼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선심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다”고 해명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역시 국가대표 4번 타자였다. ‘빅보이’ 이대호(33·소프트뱅크)가 한국 야구 대표팀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것도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이뤄낸 쾌거였다. 세계랭킹 8위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9회에만 타자일순으로 4득점하며 랭킹 1위 일본에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대호는 2-3으로 한국이 추격한 9회 무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한국은 이후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9회말 수비 때 ‘필승조’ 정대현(37·롯데)과 이현승(33·두산)을 투입해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프로 1군끼리 맞붙은 역대 도쿄돔 대결에서 일본에 3승 1패로 앞서 가게 됐다. 한국 프로선수가 출전한 1998년 이후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20승 21패가 됐다. 이날 한국 타자들은 7회까지만 해도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에게 철저하게 막혔다.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온 정근우가 안타를 치기까지 1루 베이스를 밟은 타자는 2회초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이대호뿐이었다. 8회초에도 5∼7번 타자가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영봉패의 위기에 몰렸다. 흐름이 바뀐 건 9회초 대타로 나온 오재원(30·두산)과 손아섭(27·롯데)이 잇달아 안타를 때려내면서부터다. 무사 1, 2루에서 정근우가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오재원을 불러들였고, 이용규(30·한화)가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무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김현수(27·두산)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한국은 2-3까지 따라붙었다. 이 상황에서 이대호가 바뀐 투수 마스이 히로토시(31·요미우리)를 상대로 역전 결승타를 때려낸 것이다. 한국은 4회말 1사 1, 3루에서 8번 타자 히라타 료스케(27·주니치)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은 데 이어 유격수 김재호(30·두산)가 다음 타자 시마 모토히로(31·라쿠텐)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책을 저질러 두 번째 점수를 내줬다. 그 뒤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0-3까지 뒤졌다. 하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버티면서 9회 대역전극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국은 21일 오후 7시 미국-멕시코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역시 국가대표 4번 타자였다. ‘빅보이’ 이대호(33·소프트뱅크)가 한국 야구 대표팀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것도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이뤄낸 쾌거였다. 세계랭킹 8위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9회에만 타자일순으로 4득점하며 랭킹 1위 일본에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대호는 2-3으로 한국이 추격한 9회 무사만루에 타석에 들어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한국은 이후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9회말 수비 때 ‘필승조’ 정대현(37·롯데)과 이현승(33·두산)을 투입해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프로 1군끼리 맞붙은 역대 도쿄돔 대결에서 일본에 3승 1패로 앞서 가게 됐다. 프로 1군 간의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20승 21패가 됐다. 이날 한국 타자들은 7회까지만 해도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에게 철저하게 막혔다. 7회 초 선두 타자로 나온 정근우가 안타를 치기까지 1루 베이스를 밟은 타자는 2회 초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이대호 뿐이었다. 8회 초에도 5~7번 타자가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영봉패의 위기에 몰렸다. 흐름이 바뀐 건 9회 초 대타로 나온 오재원(30·두산)과 손아섭(27·롯데)이 잇달아 안타를 때려내면서부터다. 무사 1, 2루에서 정근우가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오재원을 불러 들였고, 이용규(30·한화)가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무사만루가 됐다. 여기서 김현수(27·두산)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한국은 2-3까지 따라 붙었다. 이 상황에서 이대호가 바뀐 투수 마스이 히로토시(31·요미우리)를 상대로 역전 결승타를 때려낸 것이다. 한국은 4회 말 1사 1, 3루에서 8번 타자 히라타 료스케(27·주니치)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 맞은 데 이어 유격수 김재호(30·두산)가 다음 타자 시마 모로히로(31·라쿠텐)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책을 저질러 두 번째 점수를 내줬다. 그 뒤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0-3까지 뒤졌다. 하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버티면서 9회 대역전극에 성공할 수 있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
‘불펜 포수’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에서 펴내는 ‘한국직업사전’에도 실려 있지 않은 일자리다. 하지만 불펜 포수들이 없다면 프로야구 선수들은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국가대표 팀도 마찬가지다. 프로야구 KIA 이인주(26)에게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가 불펜 포수로 뛰는 마지막 기회다. 대회 준결승 경기를 앞두고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만난 그는 “선수 생활을 할 때도 못해봤던 대표 마크를 달게 돼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된 것 같다”며 “KIA에서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이제 나이도 있고 해서 다른 일을 알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불펜 포수는 보통 한 달에 170~220만 원 정도를 받는다는 게 그의 전언. NC 퓨처스리그(2군)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이인주는 “시즌 때는 월요일 빼고 매일 저녁 일하는데도 그 정도”라며 “그래도 이번 대회 때는 고등학교 선배 김광현(27·SK) 형과 차우찬(28·삼성) 형이 아주 잘 해줘서 편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이인주 말고도 SK 김관응(23), LG 김태완(20)이 불펜 포수로 참가하고 있다. 여기에 왼손 배팅 볼 투수 kt 이창석(22)도 등 뒤에 자기 이름이 없는 유니폼을 입고 더그아웃과 그라운드를 누빈다. 이들은 연습 때 공을 던지고 받는 건 물론이고, 연습 전후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진행요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들이 ‘우리에게 가장 잘해주는 선수’로 꼽은 선수는 오재원(30·두산)이다. 대만에서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고생했는데 오재원이 이들을 불러 삼겹살 파티를 열어줬다. 김관응은 “물론 가볍게 소주도 한잔 기울였다. 아주 가볍게”라며 웃었다. 우규민(30·LG)은 같은 팀 소속 김태완에게 용돈을 주기도 했다. 이창석은 “(두 나라에서 모두 선수 생활을 해 본) 이대은(26·지바 롯데) 형한테 들으니 미국이나 일본은 우리보다 불펜 포수나 배팅 볼 투수에 대한 처우가 훨씬 좋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이들이 오래 팀과 함께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인식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초구를 노려라. 빠른 공이 온다.” 일본 대표팀의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에게 다시 무릎을 꿇지 않기 위해 한국 야구 대표팀 타자들이 가슴속에 새긴 말이다. 첫 맞대결의 데이터 분석에 따른 것이다. 게다가 오타니는 일본 언론에 “(개막전 때의) 투구 패턴을 크게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6이닝 동안 안타 2개, 볼넷 2개를 내주며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타자 21명을 맞아 삼진을 10개(47.6%)나 잡아내는 무시무시한 투구를 선보였다. 그 뒤 대회 내내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오타니는 19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대회 준결승전에서 다시 한 번 한국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 첫 맞대결은 ‘져도 괜찮은’ 조별리그 경기였지만 이번에는 결승으로 가는 외나무다리 승부다. 개막전 때 오타니의 투구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빠른 공으로 윽박지른 뒤 포크볼을 결정구로 던졌다’다. 당시 오타니는 타자 19명(90.5%)에게 초구로 빠른 공을 던졌다. 그 대신 삼진을 잡아낸 10개 중 6개(60.0%)는 포크볼로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에 달했다. 한국 선발 김광현(27·SK)이 개막전에서 던진 가장 빠른 공이 시속 149km였으니 오타니가 던진 포크볼은 마구에 가까웠다. 차라리 시속 160km가 넘어가도 빠른 공에 타격 타이밍을 맞추는 게 낫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직구에 포크볼, 슬라이더까지 모두 좋다. 직구 타이밍에 포커스를 맞춰 대처할 수 있도록 스윙 폭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효봉 SKY스포츠 해설위원도 “포크볼이 강력하다. 일단 최소 실점으로 막고 집중력을 발휘해 실투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슬라이더 구사 비율이 올라간다는 것도 한국 타자들이 노리는 포인트다. 오타니가 개막전에서 잘 던졌다고 지레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3년 동안 오타니를 상대로 타율 0.380(21타수 8안타)을 기록한 이대호는 개막전을 치른 뒤 “오늘처럼 오타니가 잘 던지는 건 처음 봤다”고 말했다. 오타니 역시 “개막전 때처럼 좋은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인정했다. 세부 기록을 통해 봐도 개막전 때보다는 목요일에 열리는 준결승전이 한국에 유리하다. 올 시즌 목요일 경기에서 오타니의 평균 자책점은 4.29로 전체 평균 자책점(2.24)의 두 배 수준이었다. 또 도쿄돔에서 평균 자책점도 4.50으로 높았다. 한편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일본전 선발 투수로 이대은(26·지바 롯데)을 결정했다. 이대은은 12일 베네수엘라와의 조별 예선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2실점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허허, 뭐가 이렇게 수시로 바뀌어.” 한국 야구 대표팀 김인식 감독(사진)이 16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준결승(8강) 경기를 앞두고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볼멘소리를 했다. 갑작스럽게 경기장이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이곳으로 바뀐 걸 두고 한 말이었다. 대표팀은 이날 오후 숙소에서 남쪽으로 160km 정도를 이동했다. 김 감독은 “어제 자정 넘어 (이동해야 한다고) 연락을 받았다. 단체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라고 했는데 선수 몇몇은 잠들어 있어서 아침에 눈을 떠서야 이동 소식을 알았다고 하더라”며 “토너먼트는 한 경기만 지면 바로 끝인데 4강 일정도 미정이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8강 경기 장소가 바뀐 건 그래도 이유가 있다. 톈무구장에 불이 나서 전광판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4강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건 일본의 편의를 봐주려는 조직위원회의 의도였다. 4강 경기는 모두 20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일본이 4강에 진출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경기는 19일에 열리게 됐다. 이 때문에 한국 선수단은 쿠바와의 경기가 끝난 뒤에야 일정을 알 수 있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대회 조직위에서 개막 전부터 TV 중계 등의 문제로 일본이 4강에 진출하면 19일에 경기를 치르도록 정해 놓았다. 우리도 사전에 관련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일본과 토너먼트에서 언제 붙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 따로 알리지는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지역별로 예선을 따로 했다. 그래서 운영도 매끄러웠고 흥행도 더 잘됐다. 이번에는 대만에 몰아넣고 운영을 하려니 이 모양”이라면서 “이런 운영은 처음”이라며 혀를 찼다.타이중=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영원한 숙적’ 한국과 일본이 19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다시 한번 맞붙는다. 이번에는 한국 타자들이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세계 랭킹 8위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준결승(8강)에서 랭킹 3위 쿠바를 7-2로 꺾었다. 같은 시간 랭킹 1위 일본도 타오위안 국제야구장에서 푸에르토리코(랭킹 9위)를 9-3으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개막전에서 만났던 한국과 일본은 준결승에서 다시 한번 겨루게 됐다. 개막전에서 오타니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 일본에 0-5로 완패한 한국 대표팀은 두 번 패배는 없다는 각오다. 선수들은 틈만 나면 “토너먼트에서 일본을 다시 만나 본때를 보여주자”며 결의를 다졌다. 마에다 겐타(27·히로시마)를 8강전에 등판시킨 일본은 4강전에 오타니를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다. 한국은 이날 2회초 타자일순하면서 5점을 뽑아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선두 타자로 나온 박병호(29·넥센)가 3루타를 치고 나간 데 이어 다음 타자 민병헌(28·두산)이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선취점을 올렸다. 계속된 찬스에서 한국은 황재균(28·롯데)과 양의지(28·두산)의 연속안타로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김재호(30·두산)의 희생번트와 정근우(33·한화)의 2타점 적시타로 4-0까지 앞서 나간 한국은 이후 2사 1, 2루에서 이대호(33·소프트뱅크)가 중전안타로 이용규(30·한화)를 불러들이며 다섯 번째 득점을 올렸다. 쿠바는 2회에만 투수 4명을 투입하며 실점을 최소화하려 애썼지만 불붙은 한국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쿠바는 5회말 공격 때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묶어 2득점했지만 한국이 8회 2점을 더 달아날 때까지 추가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계속 끌려다녔다. 한편 20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또 다른 4강 경기에서는 미국과 멕시코가 맞붙는다. 미국은 16일 네덜란드를 6-1로 꺾었고, 멕시코는 조별리그 전승 팀 캐나다에 4-3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타이중=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허허, 뭐가 이렇게 수시로 바뀌어.” 한국 야구 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16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준준결승(8강) 경기를 앞두고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털구장에서 볼멘소리를 했다. 갑작스럽게 경기장이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이곳으로 바뀐 걸 두고 한 말이었다. 대표팀은 이날 오후 숙소가 있는 타이베이에서 남쪽으로 160㎞ 정도를 이동했다. 버스로 2시간 거리였다. 김 감독은 “어제 자정 넘어 (이동해야 한다고) 연락을 받았다. 단체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라고 했는데 선수 몇몇은 잠들어 있어 아침에 눈 떠서야 이동 소식을 알았다고 하더라”며 “토너먼트는 한 경기만 지면 바로 끝인데 4강 일정도 미정이라니 답답하다”고 전했다. 8강 경기 장소가 바뀐 건 그래도 이유가 있다. 원래 경기가 열릴 예정이던 톈무구장에 불이 나서 전광판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4강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건 조직위원회에서 일본에 편의를 봐주려 하기 때문이다. 4강 경기는 모두 20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일본이 4강에 진출하면 일본 경기는 19일에 열린다. 일본과 4강 맞대결 후보인 한국으로서는 이날 경기가 모두 끝나야 일정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숙소나 항공권 예약에도 제약이 따랐다. 대표팀 관계자는 “대회 조직위에서 개막 전부터 TV 중계 등의 문제로 일본이 4강에 진출하면 19일에 4강 경기를 치르도록 정해 놓았다. 우리도 사전에 관련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일본과 토너먼트에서 언제 붙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 따로 알리지는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휴식일 배정도 문제다. 보통 국제대회는 조별리그 경기가 끝난 뒤 토너먼트에 앞서 휴식일을 주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8강전까지 연달아 치른 다음 17일이 휴식일이다. 여기에 일본으로 이동하는 날(18일)도 따로 잡혀 있다. 김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지역별로 예선을 따로 했다. 그래서 운영도 매끄러웠고 흥행도 더 잘 됐다. 이번에는 대만에 몰아넣고 운영을 하려니 이 모양”이라면서 “이런 운영은 처음”이라고 혀를 찼다.타이중=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야구팬에는 두 부류가 있다. 김광현(27·SK)이 에이스라고 믿는 쪽과 에이스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김광현은 ‘대한민국 에이스’ 자격이 있을까. 프로야구 SK는 2006년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 선수로 동산고 류현진(28·현 LA 다저스) 대신 인천고 포수 이재원(28)을 선택했다. 이듬해 안산공고 김광현이 드래프트에 나오기 때문에 투수는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실제로 김광현은 2007년 프로 데뷔 후 9년 동안 97승 55패(승률 0.648)로 SK의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다. 97승은 같은 기간 동안 삼성 장원삼(32)과 함께 공동 최다승이다. 같은 기간 1000이닝 넘게 던진 투수 중에서 김광현(3.36)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투수는 류현진과 KIA 윤석민(29)뿐이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91, 윤석민은 3.17이었다. 김광현(1030개)보다 탈삼진이 많은 투수도 류현진(1034개) 뿐이다. 하지만 국제 경기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김광현은 성인 대표팀 데뷔전이었던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14와 3분의 1이닝을 평균자책점 1.26으로 막았다. 특히 일본과 맞붙은 준결승에서는 8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일본 킬러’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김광현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9실점(8자책점)하면서 평균자책점 21.60으로 대회를 마쳤다. 상대적으로 약체 팀이 많이 참가한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도 7과 3분의 2이닝 동안 3실점(평균자책점 3.52)했다. 그 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에 실패한 게 우연으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도 다르지 않다. 김광현은 2경기에 나와 7이닝 동안 4실점(평균자책점 5.14)했다. 그나마 불펜 투수들이 김광현이 남겨 둔 주자들의 득점을 막아 준 덕분에 평균자책점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패한 2경기 모두 김광현이 선발이었다는 건 확실히 김광현을 에이스로 부르기 어렵게 만든다.타이베이=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미 8강 토너먼트행을 확정한 뒤 치르는 경기였다. 그래도 한국 야구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에이스’ 김광현(27·SK)을 마운드에 올렸다. 토너먼트 대진을 결정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결승 때까지 일본과 맞붙을 일이 없지만 지면 4강에서 일본과 맞붙어야 했다. 아쉽게도 결과는 일본을 빨리 만나는 쪽이었다. 세계랭킹 8위 한국은 15일(이하 한국 시간)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랭킹 2위 미국에 2-3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는 연장전에 들어가면 무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공격하는 승부치기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한국은 10회초 수비 때 우규민(30·LG)이 깔끔하게 번트 타구를 잡아 3루로 던지면서 2사 1루 상황이 됐다. 여기서 1루에 있던 애덤 프레이저(24)가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비디오 리플레이로 보면 아웃이 맞았지만 왕청헝(대만) 2루심이 세이프를 선언했다. 그 뒤 브렛 아이브너(27)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로써 4승 2패로 조별리그 경기를 마친 한국은 B조 3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해 A조 2위 쿠바(랭킹 3위)와 16일 오후 7시 30분 8강 경기를 치르게 됐다. 한국은 전날 같은 구장에서 멕시코에 4-3으로 승리하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4회까지 무실점으로 선전하던 김광현이 5회 갑자기 흔들리며 먼저 두 점을 내준 채 경기를 시작했다. 김광현은 5회 선두 타자 매트 백브라이드(30)에게 2루타를 내준 데 이어 다음 타자 조 스클라파니(25)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두 명이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한국은 0-2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상대 선발 제크 스프루일(26)에게 막혀 있던 한국은 7회초 투수가 바뀌자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이대호(33·소프크뱅크)와 대타 손아섭(27·롯데)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 찬스에서 오재원(30)의 희생번트에 이어 민병헌(28·이상 두산)이 적시타를 터뜨린 것. 하지만 승부치기 끝에 패하면서 이 득점은 빛이 바랬다.타이베이=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투수들은 종종 “내가 아무리 잘 던져야 0-0‘이라고 말하곤 한다. 타자들이 쳐줘야 이긴다는 얘기다. 특히 국제대회는 투수가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투수와 타자가 처음으로 맞대결을 벌일 때는 투수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제대회에서는 1, 2번 타자를 함께 묶어 부르는 ’테이블 세터‘의 활약이 중요하다. 이들이 선봉장 노릇을 훌륭히 해줘야 중심 타선에서도 불이 붙기 때문이다. 테이블 세터가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 배터리(투수와 포수)를 흔들어 놓으면 금상첨화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3경기 만에 정상 가동한 정근우(33), 이용규(30·이상 한화) 카드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다. 대표팀 붙박이 1번 타자였던 이용규는 대만에 도착한 뒤 급체 증세에 시달렸다. 탈수 증상까지 보였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용규가 경기가 없을 때는 호텔에서 링거를 맞으며 안정을 취했다. 여전히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경기에 뛰고 싶다는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14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 두 선수의 자리를 맞바꿔 적어 넣었다. 정근우가 1번, 이용규가 2번으로 나선 것. 정근우는 이날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 낸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상대 배터리는 이용규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3번 타자 김현수(27·두산)에게 결승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달리기 시합하듯 나란히 홈 플레이트를 통과하는 주루 센스도 자랑했다. 두 선수는 이날 도합 10타수 2안타 2볼넷으로 출루율 0.400을 기록했다. 야구에서는 보통 출루율 4할 이상이면 특급으로 친다. 김 감독은 ”앞으로도 두 선수가 자리를 바꾸는 일이 있을지 몰라도 테이블세터에서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로 칭찬을 대신했다. 정근우는 ”대표팀에서 오래 손발을 맞췄고, 이제 소속팀에서도 함께 하다 보니 대표팀이 한화 같고 한화가 대표팀 같다“며 ”(이)용규가 중견수 자리에 들어 와야 센터라인 수비도 안정 된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타이베이=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물론 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도 그럴 때가 있었다. 하지만 팬들이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국가대표 클린업 트리오(3∼5번 타자) 중에서 혼자만 잠잠하니 더더욱 그렇다. 일본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를 상대로 2루타를 때려낼 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박병호(29·넥센·사진)의 방망이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3경기를 마친 13일 현재 박병호의 타율은 0.167(12타수 2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안타 두 개 모두 삿포로돔에서 열린 1차전에서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기록한 것이다. 대만으로 옮겨서 치른 2, 3차전에서는 안타 없이 볼넷 하나밖에 얻어내지 못했다. 타점도 없다. 그 사이 삼진은 4번이나 당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1.150을 기록한 OPS(출루율+장타력)도 이번 대회에서는 0.481에 그치고 있다. 박병호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지는 건 다른 한국 타자들의 타격감이 대부분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대만에서 열린 두 경기에서 총 23점을 뽑았다. 베네수엘라에 13-2로 7회 콜드승을 거두지 않았다면 점수를 더 많이 낼 수 있었다. 중심 타선만 놓고 보면 3번 김현수(27·두산)가 타율 0.385에 6타점을 올렸고, 4번 이대호(33·소프트뱅크)는 타율 0.400, 1홈런, 4타점이다. 대회 전 박병호와 이대호를 키 플레이어로 꼽았던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상대 투수들이 박병호와 상대할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 내가 봐도 ‘정말 치기 어렵겠다’ 싶은 공만 골라서 던진다”고 말했다. 볼넷을 얻어낸 한 타석을 제외하면 박병호가 대만에서 지켜본 전체 투구 25개 중 15개(60.0%)가 몸쪽이다. 박병호가 3루수나 유격수 쪽 땅볼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실행위원장 자격으로 대만을 찾은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대회 기간에 맞춰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결과도 나오고 하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다. 상대의 견제가 심해지는 게 당연한 일”이라며 “이승엽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예선 7경기에서 22타수 3안타(타율 0.136)로 부진했지만 결국 준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한 방 쳐줬다. 김현수와 이대호가 잘해주고 있는 만큼 박병호가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대표팀에 합류한 박병호 역시 심리적 부담에 시달릴 게 당연한 일. 그래도 박병호는 경기 전 대표팀 선배 이대호에게 이것저것 훈련법을 물어보고, 기자들에게 먼저 가벼운 농담을 건네는 등 겉보기에는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다. 박병호를 4년 연속 홈런왕으로 만든 그 평상심 말이다. 한편 B조 2위 한국(2승 1패)은 14일 멕시코(1승 2패), 15일 미국(2승 1패)을 상대로 조별리그 마지막 두 경기를 치른다. 이 중 한 경기만 이겨도 한국은 1차 목표였던 8강 토너먼트 진출 9분 능선을 넘는다.타이베이=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대회 개막 때 차갑게(cold) 식어 있던 대표팀 방망이가 이제 상대를 콜드(called) 게임으로 무너뜨릴 만큼 불이 붙었다. 세계랭킹 8위 한국 야구 대표팀은 12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야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경기에서 랭킹 10위 베네수엘라에 13-2로 7회 콜드 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첫 번째 콜드 게임이다. 한국은 1회말부터 3점을 뽑아내며 10점을 뽑아냈던 전날의 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베네수엘라 루이스 소호 감독은 1회가 끝나기도 전에 선발 투수 카를로스 모나스테리오(29)를 끌어내리고 ‘벌 떼 마운드’ 작전을 구사했다. 하지만 불붙은 한국 대표팀 방망이를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타자는 단연 황재균(28·롯데)이었다. 황재균은 베네수엘라의 세 번째 투수 로베르트 팔렌시아(29)와 네 번째 투수 조니 카라바요(30)를 상대로 4회와 5회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두 번 모두 커브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황재균은 나머지 두 타석에서도 안타를 기록하며 4타수 4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황재균은 “홈런을 치기보다 정확하게 치려고 했는데 장타 코스로 공이 들어와 홈런으로 연결됐다”며 “수비에서 실책을 저질러 마음이 무거웠는데 타석에서 제 역할을 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3회초 수비 때 송구 실책을 저질렀지만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투수 이대은(26·지바 롯데)이 5이닝 2실점(1피홈런)으로 국가대표 공식 경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대은은 이날 삼진 6개를 잡아냈는데 포크볼(3개), 속구(2개), 커브볼(1개)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타이밍을 빼앗았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이용규(30·한화)와 민병헌(28·두산) 등 잔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있어 내일 예정됐던 훈련을 취소하고 휴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은 타이베이 톈무 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14일 오후 7시(한국 시간) 멕시코와 4차전을 치른다.타오위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대회 개막 때 차갑게(cold) 식어 있던 대표팀 방망이가 이제 상대를 콜드(called) 게임으로 무너뜨릴 만큼 불이 붙었다. 세계랭킹 8위 한국 야구 대표팀은 12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야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조별리그 B조 경기에서 랭킹 10위 베네수엘라에 13-2로 7회 콜드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첫 번째 콜드 게임이다. 한국은 1회말부터 3점을 뽑아내며 10점을 뽑아냈던 전날의 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베네수엘라 소호 마요르카 감독은 1회가 끝나기도 전에 선발 투수 카를로스 모나스테리오(29)를 끌어내리고 ‘벌떼 마운드’ 작전을 구사했다. 하지만 불붙은 한국 대표팀 방망이를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타자는 단연 황재균(28·롯데)이었다. 황재균은 베네수엘라의 세 번째 투수 로베르트 팔렌시아(29)와 네 번째 투수 조니 카라바요(30)를 상대로 4회와 5회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두 번 모두 모두 커브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황재균은 나머지 두 타석에서도 안타를 기록하며 4타수 4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황재균은 경기 후 “홈런을 치기보다 정확하게 치려고 했는데 장타 코스로 공이 들어와 홈런으로 연결됐다”며 “수비에서 실책을 저질러 마음이 무거웠는데 타석에서 제 역할을 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3회초 수비 때 송구 실책을 저질렀지만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투수 이대은(26·지바 롯데)이 5이닝 1실점(1피홈런)으로 국가대표 공식 경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대은은 이날 삼진 6개를 잡아냈는데 포크볼(3개), 속구(2개), 커브볼 (1개) 등 다양한 구종의 마지막 볼로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이용규(30·한화)와 민병헌(28·두산) 등 잔 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있어 내일 예정됐던 훈련을 취소하고 휴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타이베이 톈무 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13일 오후 7시(한국 시간) 멕시코와 4차전을 치른다.타오위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