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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채널A와 교통안전공단이 함께하는 ‘시동켜요 착한운전’ 캠페인이 1일부터 채널A를 통해 시청자를 찾아간다. 채널A는 앞으로 매달 교통안전 관련 주제를 하나씩 선정해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캠페인 영상을 하루 3회 방송한다. 4월 착한운전 캠페인 주제는 음주운전이다. 2014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592명에 달했다. 이 캠페인에는 방송인 서승만 씨가 고정 출연한다. 서 씨는 2005년부터 어린이 교통안전 뮤지컬 ‘노노이야기’를 만들어 전국 순회공연을 하고 지난해 서울시 교통행정과와 무단횡단 예방 플래시몹 행사를 벌이는 등 교통안전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대통합위원회가 뽑은 ‘생활 속 작은 영웅’에 선정되기도 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1. 지난해 11월 운전자 A 씨는 한 민간 업체의 카셰어링(시간제 렌터카) 서비스를 예약했다. 서비스 첫날 급한 사정이 생긴 A 씨는 취소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연락했다. 24시간 운영이라는 고객센터는 하루 종일 불통이었다. 다음 날 오전에야 통화가 돼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환급을 요구했지만 “담당자를 연결해 주겠다”는 말만 들었고 다시 연락이 끊겼다. 결국 예약했던 사흘간의 서비스 기간이 지난 뒤 담당자는 전화를 걸어와 “환급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2. 운전자 B 씨는 지난해 말 카셰어링 차량을 이용하다 갑자기 타이어가 펑크 나는 사고를 당했다. B 씨는 긴급 출동 서비스로 타이어를 교체한 뒤 차량을 반납했다. 그런데 한 달 뒤 카셰어링 업체는 타이어 휠 교체 등 견적서를 B 씨에게 제시하며 34만1500원을 청구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시 나눔카(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카셰어링 브랜드)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3026건으로 2013년 같은 기간(718건)에 비해 4.2배 증가했다. 국내 최대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의 보유 차량은 2013년 400대에서 1년 만에 1800대까지 늘어났고 3월 현재 약 2100대에 이른다. 이처럼 카셰어링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업체들의 부실한 차량 관리 및 서비스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카셰어링은 차량 대여 및 반납이 무인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만큼 편리하지만 차량 관리는 일반 렌터카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 서울 지역에만 주차장 912곳에 차량 1922대가 분산돼 있다 보니 업체들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 렌트와 관련된 피해 구제 접수는 219건으로 2013년 131건에 비해 67.2% 늘었다. 대부분 서비스 불편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본보 취재팀이 25일 카셰어링 업체 3곳의 차량 3대를 대여해 전문가와 함께 차량 상태를 살펴본 결과 1대의 앞 타이어가 공기압이 낮고 마모가 심각했다. 특히 타이어 옆면에 3cm 정도 깊게 찢어진 부위가 발견돼 반드시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해준 교통안전공단 노원검사소장은 “타이어가 파손된 상태로 고속 주행을 할 경우 타이어가 터질 우려가 있으니 반드시 이용 전에 타이어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만큼 운전자들의 매너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카셰어링 업체 관계자는 “차량 내에서는 반드시 금연하고 이용한 뒤 쓰레기는 치워 줄 것을 고객들에게 안내하지만 많은 운전자들이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카셰어링포럼 공동의장)는 “카셰어링 제도가 정착하려면 이용자들이 차를 스스로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용 전에 자신이 쓸 차의 상태를 살피고 직전 사용자를 평가하는 시스템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
정부가 27일 전국의 안개취약구간의 ‘도로교통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월 영종대교에서 106대가 추돌했던 사고의 후속 대책으로 마련된 이번 종합대책에는 안전시설 확충 및 안개 사고 시 대응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우선 취약한 사고대응시스템을 강화한다. 짙은 안개 시 대형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개로 인해 가시거리가 10m 미만이면 도로 관리자가 긴급히 통행을 제한할 수 있도록 도로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도로법에 따르면 태풍이나 폭우·폭설의 경우만 통행 제한이 가능했다. 앞으로 안개로 사고가 우려되면 도로에 설치된 전광판뿐 아니라 비상방송 및 스마트폰·내비게이션을 통한 안내가 신속히 운전자에게 전달된다. 국토부는 도로관리주체별로 다른 안개대응지침을 통일할 예정이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정부가 27일 안개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전국의 안개취약구간에 대한 ‘도로교통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2월 영종대교 105중 추돌사고의 후속 대책으로 마련된 이번 종합대책에는 안전시설 확충 및 안개사고 시 대응방안 등을 담고 있다. 우선 영종대교 추돌사고를 통해 드러난 취약한 모니터링 및 사고대응시스템을 강화한다. 짙은 안개 시 대형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개로 인해 가시거리가 10m 미만이면 도로 관리자가 긴급히 통행을 제한할 수 있도록 도로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안개취약구간 내 폐쇄회로(CC)TV를 통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고 발생 시 비상방송 및 스마트폰·내비게이션을 통한 즉시 알림 서비스로 신속히 대처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안개대응 실무지침’을 제정해 현장여건에 맞게 기존 행동지침을 보완한다. 안내취약구간에 맞춤형 안전시설도 확대 설치한다. 안개 시정 거리에 따라 제한 속도를 조정할 수 있는 가변식 속도 표지판 및 안개 제거를 위한 안개 소산 장치도 설치한다. 안개특보는 3월 31일부터 시범운영해 12월부터 정식 운영한다. 기상청은 2018년까지 안개 다발 지역 85곳에 안개 관측 장비를 설치할 예정이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낮은 연료소비효율(연비)이나 환경오염을 안타까워하지 않으면 21세기 운전자가 아니다. 이러한 운전자들에겐 환경을 살리고 기름값도 아낄 수 있는 ‘에코드라이브’가 필수다. 급출발, 급제동, 급가속을 지양하고 공회전을 하지 않으며 정속 주행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연료를 크게 아낄 수 있다. 나쁜 습관이 몸에 밴 운전자도 조금만 노력하면 착한 운전자가 될 수 있다. 본보 기자는 17일 지난해 자동차 연비왕 선발대회 우승자를 찾아가 대결해봤다. 둘의 대결만 살펴봐도 에코드라이브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다들 운전 잘한다고 자만하는데 ‘에코드라이브’를 잘하는 게 진짜 운전 실력이죠.” 자타공인 연비(연료소비효율)왕 김태현 씨(35·경북 상주시)는 17일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찾아간 본보 기자에게 ‘에코드라이브 운전 대결’을 제안했다. 환경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불거진 1990년, 핀란드에서 처음 등장한 ‘에코드라이브’는 친환경성·경제성·안전성을 지향하는 운전자의 ‘경제운전 습관’을 말한다. 운전자가 급발진·급정지·급가속 등을 지양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료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안전운행을 한다는 뜻이다. 승부욕 강한 기자는 김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상대는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이 주최한 ‘자동차 연비왕 선발대회’ 승용차 부문 1위를 차지한 실력자. 하지만 기자 또한 운전경력 10년, 특히 군에서 운전병으로 2년간 근무하며 ‘운전만큼은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이번 대결에는 실시간으로 연비가 측정되는 에코게이지가 설치된 김 씨의 소형차(공인연비 L당 14.8km·오토기어)가 동원됐다. 심판은 이번 인터뷰에 동행한 교통안전공단 황경승 차장(38), 코스는 김 씨의 자택에서 출발해 약 16km(왕복 32km) 떨어져 있는 김 씨의 근무지인 상주교도소를 찍고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정했다.○ 허울뿐인 10년 차, 에코드라이브엔 초보 오후 2시 28분. 먼저 운전대를 잡은 운전경력 10년 차의 기자는 가볍게 가속페달을 밟았다. 그런데 “부우웅” 엔진소리가 나자마자 보조석에 앉은 김 씨가 껄껄 웃으며 “출발부터 계기판 엔진회전수(rpm)가 3000이 넘었다”고 지적했다. 식은땀이 났다. 평소 깨닫지 못했던 나쁜 운전습관을 경쟁자가 대번에 알아차린 탓이다. 뒷좌석에 앉은 황 차장은 “출발할 때 rpm은 2000초반대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이미 급출발했다”며 김 씨를 거들었다. 출발은 나빴지만 시내 주행에서 실력을 발휘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화를 가라앉혔다. 신호등은 반환점인 상주교도소까지 모두 10개, 운이 나쁘면 왕복까지 최대 스무 번 정지신호를 받을 수도 있었다. 다행히 세 차례만 신호에 걸렸다. 대기 중에도 기어를 중립에 놓고 공회전을 최소화했다. 지적질을 멈추지 않던 황 차장도 “에코드라이브 할 때 공회전을 줄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는데 기어를 중립으로 둔 건 정말 좋은 습관”이라고 말했다. 상주 시내를 주행할 땐 속도를 낮춰 브레이크 밟는 횟수를 최대한 줄이려 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더 많이 밟을수록 연비에 좋지 않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통행량이 많은 도심에서 갑자기 평소 하지 않던 이런 주행 방식을 실천하긴 어려웠다. 특히 내리막길과 과속방지턱을 만날 때는 습관대로 브레이크를 밟기 일쑤였고 결국 코스를 왕복하는 데 총 25번 브레이크를 밟았다. 오후 2시 58분, 기자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연비는 L당 16.6km가 찍혔고, 시간은 30분이 지나 있었다. 공인 연비(L당 14.8km)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김 씨가 더 빨리 도착하기 어려울 거라는 확신도 들었다.○ 추월 안 하고도 더 빨리 도착한 ‘연비왕’ 하늘이 김 씨를 도운 것일까. 김 씨는 단 한 번도 정지신호를 받지 않았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비슷한 통행량이었는데도 약 32km를 주행하는 내내 브레이크를 한 번도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씨의 최종 성적표는 L당 20.2km 연비에 주행 시간 28분(출발 시간 오후 3시 38분). 잠시 우쭐하며 차기 ‘연비왕’마저 노렸던 기자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사실 승패를 가른 건 하늘의 뜻이 아니라 운전습관의 차이였다. 김 씨가 신호를 한 번도 받지 않고 주행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3년 가까이 같은 길을 오가며 도심 신호체계를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출발 이후 두 번째 신호등을 지날 때쯤 시속 약 80km로 추월하는 옆 차로의 흰색 차를 보며 “여기서 저렇게 빨리 가 봐야 다음 신호에서 걸리게 된다”고 장담했다. 이후 김 씨는 기존에 달려오던 속도의 탄력을 이용해 시속 50∼60km로 서행하며 여유 있게 주행을 이어갔다. ‘관성주행’ 기법이다. 김 씨의 말대로 약 3분 뒤 전방에는 빨간 신호에 멈춰 서 있는 흰색 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지난해 ‘연비왕 대회’에 나갈 때도 미리 주행코스를 알아보고 신호체계를 익혔다. 김 씨는 “조금만 관심 있게 살피면 언제 빨간불이 켜질지 신호체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간별로 속도를 높여야 할 때와 낮춰야 할 때를 구분해 페이스를 조절해가며 정지신호를 피해갔다. 김 씨는 브레이크 대신 엔진브레이크를 최대한 활용했다. 도심이나 내리막길로 접어들 땐 일단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 관성주행을 하며 서행하다 기어 단수를 낮춰 엔진브레이크를 걸었다. 이를 본 황 차장은 “엔진브레이크를 걸면 소음이 생겨 연료가 더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동변속기어도 주행 중 기어단수를 낮춰 엔진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데 이를 모르는 운전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결국 브레이크를 한 번도 밟지 않았던 것은 △신호체계 파악 △관성주행 △엔진브레이크 활용 등 세 가지 요소가 결합돼 나온 결과물. 김 씨의 몸에 밴 이런 에코드라이브 운행습관이 100km 이상으로 과속하고 추월을 주저하지 않았던 기자보다 2분이나 더 빨리 도착하게 만든 비결이었다.▼ 가속페달은 살짝, 주유는 리터 단위로 ▼연비왕의 4가지 ‘에코 드라이브’ 비법1. 가속페달은 4분의 1만 살짝. 그 이상 밟으면 엔진회전수(rpm)가 급격히 올라 연비가 나빠진다. 이 정도만 밟아도 시속 120km는 충분히 나온다. 2. 10%의 법칙을 이용하자. 오르막길에서는 기존 속도보다 10% 가속해 탄력을 받아 넘어가고, 내리막길에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 기존 속도보다 10% 감속할 때까지 기다린다. 이는 ‘관성주행’과 ‘엔진브레이크를 활용하는 방법’에 익숙해지면 훨씬 더 자연스러워진다.3. 주유할 땐 ‘리터(L)’ 단위로 하자. 주유가 끝나면 속도계에 적힌 주행거리를 확인해 이를 주유한 L 단위로 나누면 실제 연비를 계산할 수 있다. 그 결과를 영수증에 기록해 자동차 안에 보관해 두면 주유할 때마다 실제 연비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고 자신의 주행 습관을 반성할 수 있다. 실제 연비 계산이 끝나면 속도계의 주행거리를 다시 ‘0’으로 지정해 다음번 주유 때까지 주행한 거리를 확인한다.4. 주유소에서는 꼭 자동차 타이어 공기 주입기를 사용하자. 자동차 매뉴얼이나 타이어, 운전석의 문을 보면 적정 수준의 공기압을 확인할 수 있다. 주유가 끝나면 그 수준에 맞게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한 뒤 연비를 향상시키자. 네 바퀴 모두 공기를 주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채 5분도 안 걸린다. 연비 향상뿐만 아니라 안전운행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숨은 비법이다.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상주=김재형 monami@donga.com / 권오혁 기자 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경남 거제시에서 발생한 수리비 1억4000만 원 ‘슈퍼카 추돌사고’는 보험사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동부화재는 14일 거제시 한 도로에서 일어난 SM7 승용차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의 추돌사고가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고의 사고였다고 18일 밝혔다. SM7 보험사인 동부화재는 동네 선후배 사이인 가해 운전자와 피해 운전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수상한 점을 발견하고 조사에 들어가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사고 직후 인터넷에는 ‘람보르기니 수리비가 가해차량 보험한도 1억 원을 넘는 1억4000만 원이고 렌터카 비용만 하루 200만 원이라 용접공인 가해 운전자가 수천만 원을 물어야 한다’는 글이 퍼지면서 안타까움을 샀다. 하지만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두 운전자의 고의 사고로 드러나 보험사는 이들을 경찰에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사고를 위장해 ‘미수선 수리비’를 노리는 방식은 전형적인 외제차 보험사기 수법이다. 미수선 수리비는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수리를 하지 않고 보험회사에 예상되는 수리비를 먼저 지급받는 것이다. 미수선 수리비를 받은 뒤 지정 수리센터가 아닌 일반 공업소에서 수리하면 큰 차액을 챙길 수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인천대교에서 진행된 자동차 보조용품 ‘불스원’의 TV 광고 촬영으로 출근길 운전자들의 안전이 위협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불스원의 광고 제작을 의뢰받은 촬영팀은 평일인 13일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30분경까지 인천대교 양방향 차로에서 TV 광고를 촬영했다. 당시 촬영팀 차량 3대는 편도 3차로를 모두 차지한 채 시속 약 60km로 나란히 달렸다. 인천대교는 고속도로 구간으로 승용차 최고 제한속도는 시속 100km(최저 제한속도는 시속 50km)다. 계속된 ‘도로 막기’에 화가 난 다른 운전자들이 이들 차량 틈을 비집고 추월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마저도 촬영팀 차량이 위협적으로 좌우로 막아서면서 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순간이 수차례 반복됐다. 뒤쪽 차량 운전자는 영문도 모른 채 정체를 겪다 뒤늦게 사실을 알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인천대교를 관리하는 인천대교주식회사 관계자는 17일 “해당 업체가 사전에 차량 2대를 이용해 1개 차로에서 정속 주행하며 촬영하겠다고 요청해 촬영을 허가했다”며 “폐쇄회로(CC)TV를 통해 3개 차로를 모두 막고 있는 것을 확인해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촬영팀은 인천공항 방면으로 이동하며 3개 차로를 모두 차지한 채 촬영했고 인천대교를 빠져나온 직후 인천대교로부터 철수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촬영팀은 반복된 철수 요청에도 불구하고 송도 방면 인천대교에서 같은 방식으로 촬영을 강행했다. 경찰은 17일 촬영팀의 법규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3대가 저속 주행하며 다른 운전자의 운행을 방해한 행위는 도로교통법상의 ‘공동 위험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도로에서 2명 이상이 공동으로 2대 이상의 자동차 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앞뒤로 또는 좌우로 줄지어 통행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교통상의 위험을 발생하는 행위’를 ‘공동 위험행위’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다.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경찰은 관련 영상 자료 및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번 주 중 촬영팀에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한 운전자가 자동차 커뮤니티에 당시 현장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광고 제작을 의뢰한 불스원 측은 사건 직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촬영을 놓고 ‘업계 관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또다시 물의를 빚었다. 이후 사과문을 한 차례 수정하고 피해를 입은 운전자에게 보상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대형 사고 위험이 다른 곳보다 큰 교량 등에서 발생하는 위협 운전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철기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출근시간대에 고속도로 전 차로를 가로막는 행위는 다른 운전자에게 불편을 줄 뿐 아니라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영종대교 연쇄추돌사고가 보여줬듯 교통안전에 취약한 교량에서 발생한 불법행위는 더욱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운전자의 불편이나 안전을 무시해 버리는 교통문화가 이번 ‘도로 막기’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더 줄일 수 있습니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KOTI) 교통안전그룹장은 5일 세종시 반곡동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KOTI의 희망찬 도약’을 주제로 연 ‘세종청사 이전 기념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한 그룹장은 교통안전체계 평가시스템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교통안전 정책을 수립한 뒤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미흡했다”며 “교통안전 정책의 성과를 평가할 다양한 성과지표를 개발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세종청사 이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1986년 교통정책의 연구·개발을 위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설립된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세종국책연구단지로 이전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새로운 당면과제로 △경제혁신과 국가교통전략 △국가교통안전 관리체계 평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교통물류체계 구상을 꼽고 이에 대한 주제를 발표했다. 세종=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새 학기 첫날인 2일 오후 2시 50분경 서울 성북구 숭례초등학교 후문 앞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피아노학원을 마치고 나오던 3학년 박민기 군(9)이 친구들과 녹색 고무공을 튕기며 놀다가 공을 놓치고 말았다. 공은 바로 옆 도로 위까지 굴러갔다. 박 군은 양 옆을 둘러보지 않은 채 공을 쫓아 도로로 뛰어들었다. 순간 “끽” 하는 급제동 소리와 함께 파란색 1t 화물차가 박 군 앞에 멈춰 섰다. 조금만 늦게 차가 멈췄다면 사고가 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화물차 운전자는 “제대로 보고 다니라”며 박 군을 크게 꾸짖었다. 놀란 박 군은 “차가 오는 줄 전혀 몰랐다”며 “평소에도 자동차 사이를 오고가며 노는 때가 많은데 다니는 차가 많지 않아 주위를 잘 살펴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심각 스쿨존은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지정된 구역으로 차량 속도를 시속 30km로 제한하고 주정차도 금지하고 있다. 스쿨존은 현재 전국적으로 1만5799곳이 설치될 만큼 활성화됐지만 실제 스쿨존 내 운전자들의 ‘반칙운전’ 행태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본보 취재팀이 스쿨존 내 교통안전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2, 3일 서울 동대문구 성북구 강서구 일대의 스쿨존 3곳을 점검한 결과 불법 주정차 문제가 특히 심각했다. 기자가 숭례초등학교를 방문한 2일 오후에도 어린 학생들은 후문 앞 문구점 등을 가려고 수시로 도로를 넘나들었다. 천천히 걷기보다는 양 옆을 살피지 않고 뛰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스쿨존 내 주정차가 금지돼 있지만 아이를 태우러 온 학부모의 차량이나 학원 차량들이 수시로 학교 앞에 정차해 아이를 태웠다. 후문 인근에만 불법 주차된 차량 3대가 좁은 도로를 차지하고 있었다. 상황은 다른 스쿨존도 마찬가지였다.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종암초등학교 정문 앞도 기자가 찾아갔을 때 불법 주차 차량이 10대 세워져 있었다.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최모 씨(45)는 “학교 담벼락을 따라 세워진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위험한 장면이 자주 목격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지역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적발 건수는 10만1455건에 달했다. 스쿨존 내 과속도 어린이 교통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스쿨존 내 속도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2만4158건이다. 이는 2013년 1만5691건보다 54.0%나 증가한 수치다. 스쿨존 내에서는 시속 30km 이하로 서행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많은 운전자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다. ○ “천천히 운전,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해야”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돌발행동이 잦고 위험 대처 능력이 떨어져 교통사고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2013년에만 전체 1만1728건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해 82명이 숨지고 1만4437명이 다쳤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최근 7년간(2007∼2013년) 어린이 교통사고 사상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20.2%가 초등학교 1학년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배 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어린이들은 차도를 건널 때 뛰어다녀 차를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운전자는 이러한 어린이의 행동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철저한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운전자들이 서행 및 주정차 금지 등 스쿨존 내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은 스쿨존 내 주정차 문제다.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는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고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을 불러오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학부모가 자녀를 승용차로 통학시킬 때에도 스쿨존 밖에서 내려준 뒤에 걸어서 통학하도록 해야 한다.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어린이안전학교 대표)는 “일본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차도에서 뛰는 경우 천천히 걷는 경우보다 사고 위험이 7배 높고 주정차된 자동차 사이를 뛰어 횡단할 경우 사고 위험은 18배나 높다”며 “운전자는 스쿨존 진입 이후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발견하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쿨존에서 아이들이 도로로 갑자기 뛰어들어 발생하는 돌발사고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보행자가 없더라도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하고 교통신호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또한 법정 속도인 시속 30km 이하로 서행하며 언제든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멈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속도가 빨라지면 보행자의 인지 반응이 느려지고 정지거리도 길어져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운전자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안전시설 강화도 필요하다. 강수철 도로교통공단 박사는 “단순히 스쿨존 내 제한속도를 표시해 두기만 하면 이를 준수하는 운전자 비율이 상당히 낮다”며 “과속 방지턱 등의 실질적인 시설물이 갖춰져 있어야 운전자들이 과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Q. 주간 전조등과 주간 주행등은 다른가? A. 주간 주행등은 낮에 다른 운전자 및 보행자가 자동차를 쉽게 알아챌 수 있도록 전조등 주위에 별도로 장착되는 소형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다. 자동차에 시동을 걸면 낮에도 자동으로 켜진다. 올해 7월부터 국내에서 제작되는 모든 자동차에 낮에도 불이 켜지는 주간 주행등이 의무적으로 장착된다. 이러한 주간 주행등이 설치되지 않은 자동차는 주간에 하향등을 켜서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의 차량 인지를 도울 수 있다. Q. 주간 전조등 또는 주간 주행등을 사용하면 연료 소모가 얼마나 늘어나나? A. 주간 점등으로 인한 연료 추가 소비는 1% 내외로 본다. 교통안전공단이 가솔린 자동차와 디젤 자동차 2대로 직접 비교 실험한 결과 주간 전조등과 주간 주행등 사용 시 연료 소비는 소폭 증가했다. 가솔린 자동차가 시속 60km로 100km를 주행할 때 주간 전조등 점등상태에서는 4.716L를 썼다. 주간 주행등 점등 상태에서는 4.658L를 소모했다. 주간 주행등을 켰을 때는 켜지 않았을 때(4.650L)보다 불과 0.008L 더 소모했을 뿐이다. 디젤 자동차도 같은 조건에서 주간 주행등을 켰을 때와 켜지 않았을 때 연료 소모량은 0.014L 차가 났다. 전력 소모가 적은 LED 램프를 사용할수록 추가적인 연료 소모는 더욱 줄어든다. 주간 전조등을 켜면 자동차 배터리 수명에는 별 영향이 없지만 전구 수명은 다소 단축된다. Q. 언제 전조등을 켜야 하나? A. 비·눈이 오거나 구름이 많이 꼈을 때 전조등은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도움이 된다. 안개가 심할 때는 전조등보다 안개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안개는 아주 작은 물방울로 이루어져 있어 파장이 긴 전조등이나 상향등은 물방울에 빛이 반사돼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날이 맑더라도 일출·일몰 시간대엔 전조등을 켜는 게 좋다. 터널 등 갑자기 어두운 곳을 통과할 때 전조등이 켜져 있으면 다시 터널에서 나왔을 때 눈이 적응하는 시간이 단축되므로 좀 더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 요즘처럼 황사나 미세먼지 등으로 대기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낮에도 시야 확보를 위해 안개등이나 전조등을 켜고 이동해야 한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눈에 불을 켜고 달려오는 차를 보니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전조등을 켠 차량이 더 안전한지 직접 실험에 나선 이상녕 씨(69)의 실험 소감이다. 16일 오전 11시 30분 경북 상주시 청리면의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 부슬비가 내리는 폭 14m(2차로)의 횡단보도 한복판에 선 이 씨가 전조등을 켠 채 시속 50km 속도로 달려오던 실험 차를 향해 서둘러 손을 흔들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에는 위험하다고 판단될 때 신호를 보내라고 말해둔 터였다. 브레이크가 걸린 실험 차는 이 씨로부터 정확히 70m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앞서 전조등을 켜지 않은 차로 실험을 진행했을 땐 45m까지 근접했다. 초당 14m(시속 50km)를 이동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행자는 전조등을 켠 차량이 다가올 때 1초 이상 더 빨리 위험을 감지하는 셈이다.○ 낮에도 켜면 안전도 높아져 올해 7월부터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자동차에 시동을 걸면 저절로 켜지는 주간주행등(DRL)이 의무적으로 설치된다. 보행자와 다른 운전자에게 주행 차량의 위치를 알려주고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다. 7월 이전에 제작된 차량은 전조등의 하향등이나 차폭등, 안개등을 이용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현재 주간에 등을 활용하는 국내 운전자의 비율은 매우 낮다. 이번 실험은 동아일보와 교통안전공단이 주간에 등을 켜는 것이 보행자와 운전자가 위험을 인지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동으로 진행했다. 국내 언론이 주간에 등을 켜는 것의 효과를 직접 실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험 결과 이 씨는 전조등을 켠 실험 차일 때 켜지 않은 차보다 평균 15m 더 먼 거리에서 정지신호를 보냈다. 시속 40km일 땐 10m, 시속 50km에서는 25m, 시속 60km로 달려올 땐 10m 더 먼 거리에서 정지신호를 보낸 것이다. 차 안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본선으로 진입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본선 진입 부분 150m 뒤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보고 “지금은 진입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정지신호를 보내는 실험. 본선 진입을 기다리던 실험 운전자는 본선에서 달려오는 차량이 전조등을 켜지 않았을 때보다 전조등을 켰을 때 평균 10m 더 먼 지점에서 위험신호를 감지했다. 교통 전문가들은 “전조등을 켜면 다른 차나 보행자에게 해당 차의 움직임을 쉽고 빠르게 알려주게 돼 주의력과 식별력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한다는 걸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위험에 대한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의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효과가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양석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실험자는 반응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인데도 전조등을 켠 자동차의 움직임에는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2013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1만7590건으로 2001년보다 4.7배가량 늘어났다. 낮에도 전조등을 켜면 노인 운전자나 보행자의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사고 줄이는 주간주행등 이미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캐나다 덴마크 폴란드 헝가리 등 주간주행등 켜기를 의무화한 나라가 많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 각국 교통연구기관의 전조등 관련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주간주행등 점등에 따른 교통사고 감소율이 북유럽 8.3%, 독일 3.0%, 미국 5.0% 등으로 나타났다. 안개가 자주 끼거나 흐린 날씨가 잦은 고위도 지역에서 주간주행등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 최근에는 대기오염 등의 영향으로 각국의 도심지를 중심으로 주간주행등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7년 당시 국토해양부가 충북 강원 제주 및 경기 지역의 버스와 택시 3747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간주행등의 사고감소율은 19.0%였다. 하지만 국내 운전자들은 “초보운전자처럼 보일지 모른다” “에너지 소모율이 높을 것” “대낮에 웬 등이냐”며 주간에 등 켜기를 꺼린다. 실제로 본보 취재팀이 22일 오후 4시 반부터 5시 반까지 서울 청량리역 교차로, 세종대로 교차로, 남산 1호 터널 앞 등 3곳을 관찰한 결과 주간에 등을 켠 차량은 전체 통행차량(4672대)의 22.9%밖에 되지 않았다. 이마저도 대부분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오후 5시 10분을 전후해 켜는 차량이었다. 특히 터널 안으로 진입할 때는 비교적 점등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남산 1호 터널 안으로 진입한 차량 2032대 중 등을 켠 차량은 562대(27.6%)에 불과했다. 2009년 교통안전공단의 조사 결과 주간에 등을 켰을 때 교통사고가 28% 감소해 연간 1조2500억 원의 교통사고 손실비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낮에도 켜는 전조등이 운전자 자신의 안전은 물론이고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까지 보장해 준다는 의미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주간에도 등을 켜고 ‘착한 운전’을 시작해야 할 때다.상주=김재형 monami@donga.com / 권오혁 기자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매년 설 귀향길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번 설 연휴에도 총 3354만 명, 하루 평균 559만여 명이 대이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휴 기간에는 운전거리나 탑승 인원이 평소보다 늘어난다. 교통정체와 장거리 운전 때문에 사고와 고장 우려가 큰 만큼 미리 자동차를 점검하고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귀성 및 귀경길 안전운전을 위해 운전자들이 미리 알아야 할 내용을 가상인물 ‘김동아’ 씨의 귀향길 모습에 담아 봤다. ○ 안전 귀향은 사전 점검에서 시작 15년 경력의 운전자 김동아 씨(45). 그는 연휴 전 장거리 운전을 앞두고 항상 자동차 점검을 받는다. 온 가족이 떠나는 길인 만큼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3년 전부터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검사소에서 무상점검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번에도 연휴를 앞두고 집에서 가까운 서울 노원자동차검사소를 찾아갔다. 검사소 직원들은 장거리 운행에 대비해 타이어 공기압, 부동액, 각종 오일, 등화장치 등을 점검한 뒤 워셔액 보충까지 해줬다. 점검 결과 왼쪽 제동등이 고장 나 있었다. 검사소 직원은 “후미등이나 제동등이 고장 난 채로 야간주행을 하면 추돌사고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특히 설 연휴에는 장거리 운전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전방상황 인식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운전자들이 많아 후미등과 제동등의 정상 작동 여부를 미리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점검을 마친 김 씨는 편안한 귀성길을 위한 정보 수집에 나섰다. 첫 번째는 일기예보. 날씨만 제대로 알아도 갑작스러운 비나 눈 때문에 고생하는 일을 미리 막을 수 있다.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으로 가는 김 씨는 서울 날씨뿐 아니라 중간에 거쳐 갈 지역의 날씨도 골고루 살펴봤다. 설 연휴 시작 전과 막바지에 서울 등 일부 지역에 비나 눈이 온다는 예보도 꼼꼼히 메모했다. 다음은 도로 상황. 김 씨는 혼잡 예상일과 시간대, 도로 등 교통정보를 미리 확인한 후 출발 시점과 경로를 결정한다. 올해는 귀성차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이는 17일 오전을 선택했다. ○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은 필수 드디어 고향 가는 날. 김 씨 가족은 차에 타자마자 안전띠를 착용했다. 뒷좌석에 앉은 두 아이도 빠짐없이 안전띠를 맸다. 신문에서 뒷좌석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사고 시 중상 가능성이 16배나 높아진다는 실험 결과를 읽은 뒤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반드시 안전띠를 매도록 가르쳤다. 김 씨는 출발에 앞서 미리 내비게이션에 부모님 집 주소를 입력했다. 1년 전 주행 중 내비게이션을 작동하다 사고를 낼 뻔한 뒤로 반드시 출발 전에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키는 습관이 생겼다. 운전 중에는 아무리 정체가 심해도 디지털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하지 않는다. 대신 막히는 도로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시시각각 변하는 교통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교통상황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교통상황 안내전화(종합교통정보 1333), 도로변 전광판(VMS) 등을 통해 제공되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시로 확인했다. 이 결과 경부고속도로 청주 나들목에서 대전 나들목 구간 정체가 심해 국도 17호선으로 우회해서 통과했다. 장시간 운전 중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2시간에 한 번씩 휴게소에 들러 휴식을 취했다. 몇 분 일찍 도착하는 것보다 가족들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 2차 사고 예방에도 철저 경부고속도로 동대구 나들목을 지날 무렵 뒤차가 김 씨의 자동차를 ‘쾅’ 하고 들이받았다. 다행히 가족들은 다치지 않았다. 뒤차 운전자는 “졸음운전 탓에 제때 브레이크를 못 밟았다”며 사과했다. 그러잖아도 밀리던 고속도로에 사고가 나면서 정체가 심해지자 다른 차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려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 씨는 당황하지 않고 신속히 스마트폰을 꺼내 사고 차량과 현장을 촬영했다. 그리고 갓길로 차량을 이동시켰다. 미흡한 현장조치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의 위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준비해 놓은 비상삼각대를 꺼내 자동차 후방 100m 지점에 설치했다. 가족들은 일찌감치 가드레일 밖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보험회사에 연락해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들이 놀라긴 했지만 김 씨의 신속한 대처로 2차 사고 등 다른 피해 없이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안개가 끼면 운전자는 시야 확보가 어렵다. 때로는 2∼3m 앞도 보이지 않는다. 도로에서의 사고 위험은 크게 높아진다. 11일 인천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대 추돌사고 역시 1차 원인은 짙은 안개였다. 2011년부터 3년간 통계를 분석해 보면 안개 낀 날 발생한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는 10.6명으로 비(2.9명)나 눈(2.5명)이 내린 날보다 훨씬 많았다. 안개 낀 날에는 대형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는 의미다. 안개 낀 도로를 운전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서행’이다. 이날 사고가 난 영종대교의 평상시 제한속도는 시속 100km. 짙은 안개 때문에 전광판에 감속을 알리는 문구가 떴지만 상당수 운전자가 보지 못하거나 무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시거리가 20m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시속 40km 이하로 주행해야 사고를 피할 수 있다.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돌발 상황 때 급히 브레이크를 밟고 완전히 멈출 때까지 약 3초가 걸린다”며 “가시거리가 20m라면 시속 39km 이하로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거리 확보도 중요하다. 가시거리가 짧기 때문에 평소의 2배 정도 여유를 둬야 한다. 차로 변경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추월차로 대신 주행차로로 달리는 것이 안전하다. 전조등이나 안개등을 사용하면 다른 운전자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비상등을 함께 켜는 것도 좋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주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창문을 열어 청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방법도 있다. 이날 사고가 난 영종대교에는 안개 대응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로 상황을 알려주는 전광판은 사고 지점 1km, 2km 후방 두 곳에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사고 피해자 이모 씨(52)는 “전광판은 안개에 묻혀 아예 보이지 않았다. 앞에서 사고가 났다는 정보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도로 갓길에 10m 간격으로 악천후나 어두울 때 빛을 내는 동그란 반사체도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안개 낀 도로에서 차가 지나가면 길가에 등이 자동으로 켜져 뒤차의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는 장치도 개발됐지만 영종대교에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안개 등 악천후와 관련하여 강력한 교통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개가 매우 짙을 때는 전광판으로 알리는 것을 넘어 도로 운행을 중단하거나 경찰차가 직접 차량을 인도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순찰차가 서행하며 앞서가고 일반 차량이 뒤따라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
도로 위 보행자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 수 절반 이상이 보행 중 사고를 당했고 이 중 다수가 65세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38명으로 그 중 26명(68.4%)이 무단횡단 등 보행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11일 밝혔다. 보행자 사고 사망자 26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14명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주요 사고 원인은 도로나 횡단보도에서의 무단횡단이었다. 도로 무단횡단 11명, 횡단보도 무단횡단 8명 등 21명이 보행자 부주의로 사고를 당했다. 보행 중 사망사고가 가장 빈번한 시간대는 퇴근시간대인 오후 8시부터 자정 사이였다. 주거지 1km 반경 이내 지역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도 전체 보행사고 사망자의 절반이 넘었다. 본보 취재팀이 10일 오후 10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사거리에서 관찰한 결과 53명이 편도 2차로 도로를 무단 횡단했다. 전문가들은 보행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보행자와 운전자의 주의가 동시에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령자를 위한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의석 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교수는 “고령자들이 과거에 비해 반응속도나 주의력이 떨어진다는 걸 인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안전교육이 필요하다”며 “운전자들도 고령자를 배려해 노인보호구역뿐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도 보행자를 보호하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보행자 무단횡단 사고 예방을 위해 다음달 12일부터 열흘간의 시민 홍보 및 계도기간을 거친 뒤 22일부터 한 달간 대대적인 무단횡단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권오혁 기자hyuk@donga.com}

지난해 12월 23일 충남 천안의 한 교차로에서 20대 운전자가 뒤차 운전자를 위협하고 타이어 교체용 공구로 차 뒤쪽 유리 등을 부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이유는 뒤차 운전자의 경적. 교통신호가 녹색으로 바뀐 뒤에도 맨 앞에 서 있는 버스가 출발하지 않는 바람에 서 있었을 뿐인데 뒤차 운전자가 경적을 울려 화가 났다고 한다. 자동차 경적이 도로 위 분쟁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위험을 알려 배려의 사인이 되어야 할 경적이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면서 심지어 폭력과 범죄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경적을 때와 장소에 따라 알맞게 사용하는 것이다. ○ 1분에 10번 울리는 자동차 경적 지난달 23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터리. 7개 도로가 만나는 복잡한 구조로 서울의 상습 정체구간. 이곳은 금요일 오후를 맞아 오가는 자동차로 가득 찼다. ‘빵빵’대는 경적 소리가 여기저기서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며 일대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가장 흔한 사례는 빨간 신호에서 녹색 신호로 바뀌기 무섭게 앞차에 경적을 울리거나 끼어들기 한 차량에 위협하듯 연이어 경적을 울리는 모습. 한 택시기사는 앞으로 끼어든 승용차를 향해 아홉 번이나 연속으로 경적을 울렸다. 모 운수의 버스는 ‘저리 비켜’라고 외치듯 경적을 울리며 좁은 자동차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도 했다. 110dB(데시벨)에 가까운 버스의 경적 소리에 바로 옆 인도에 서 있던 기자의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이날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1시간 동안 영등포로터리를 지난 운전자들이 울린 경적 횟수는 총 583회. 분당 10번 가까이 울린 셈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경적 사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날 서울시내 주요 교차로 네 곳(영등포구 영등포로터리, 강남구 교보타워사거리, 동대문구 신설동로터리, 마포구 공덕오거리)을 살펴봤다. 경적 횟수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운전자들이 보여준 경적 이용 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같은 시간대에 교보타워사거리, 신설동로터리, 공덕오거리에서는 각각 253회, 91회, 148회의 경적이 울렸다. ○ 경적 소리에 스트레스지수가 ‘1→9’ 이같이 무차별로 울리는 경적은 소리를 듣는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경적이 인체에 미치는 스트레스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6일 방송인 박은지 씨와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를 찾았다. 취재팀은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평소 경적 소리에 따른 박 씨의 스트레스지수 변화 추이를 살펴봤다. 박 씨에게 차 안에서 듣는 경적(23∼35dB)과 차 밖에서 듣는 경적(70∼74dB) 소리를 각각 세 번 반복해 3분간 들려줬다. 자율신경균형도측정기를 통해 박 씨의 혈류 속도와 심장 박동수를 측정했다. 경적 소리를 3분간 듣자 박 씨의 분당 심장 박동수가 순간적으로 20회 가까이 높게 치솟았다. 아무 소리도 듣지 않은 상태에서 스트레스지수(0∼10등급)가 ‘1등급(안정)’에서 위험 단계인 ‘9등급’으로 치솟았다. A∼G까지 7등급으로 나뉜 피로지수도 ‘A등급(안정)’에서 ‘E등급(피로)’으로 악화됐다. 배 교수는 “박 씨처럼 경적 소리에 스트레스지수가 급격히 올라가면 면역력 저하, 부정맥 등의 각종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기상캐스터로 일했던 박 씨는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니 운전할 때 습관적으로 경적을 울리곤 했는데 이렇게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실험을 마친 뒤 박 씨는 “다른 운전자들을 더 배려하고 행복한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해 ‘경적 매너’가 중요하다는 걸 몸소 느꼈다. 꼭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 분노는 버리고 배려의 경적을 울리자 경적은 꼭 필요할 때 사용한다면 서로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지만 남발하면 소음과 고통을 만드는 독이 될 뿐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경적을 사용해선 안 된다. 이를 어기면 승용차 운전자에겐 범칙금 4만 원이 부과된다. 전문가들은 운전자들이 위급한 상황에서만 경적을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갈등을 줄이고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운전자 및 보행자와의 충돌이 우려되거나 자신의 위치를 알리려고 할 때처럼 경적이 위험을 알리는 배려의 신호로 쓰일 때 경적의 순기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 장석용 박사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빨리빨리’문화 때문에 경적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며 “불필요하게 경적을 울려봐야 서로 스트레스만 받고 빨리 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초보 운전자나 고령 운전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느리게 운행하는 초보 운전자에게 경적을 울리며 위협하는 사례가 많아 초보 운전 스티커를 일부러 안 붙이는 운전자도 있다. 안주석 국회교통안전포럼 사무처장은 “도로가 자신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면 마음대로 경적을 울리게 되지만 남과 나눠 쓰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소음을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36년만에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5000명 아래로 떨어졌던 한국이 다시 5000명 넘는 사망자를 내는 교통후진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교통연구원(원장 이창운)과 국회 교통안전포럼(대표의원 주승용)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2015년 교통사고 전망 및 대책’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의 저유가 추세로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최대 5200명까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설 연구위원은 1997년 IMF경제위기와 2009년 금융위기 사례를 통해 유류 가격 및 유류 소비량 변화가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이 각각 5.4%와 13.4% 내려가면서 승용차 사망자 수와 화물차 사망자 수는 각각 4.1%와 9.1% 증가했다. 설 연구위원은 올해 평균 유가는 리터당 휘발유 1500원, 경유 1300원 미만으로 전년대비 16~20% 하락할 것으로 보고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년대비 최대 8% 증가해 52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저유가에 따른 차량 운행량을 억제하기 위해 주행거리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 및 자동차세를 부과하는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지난해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6년 만에 4000명대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세월호 사고로 인한 국민들의 안전의식 고취 및 경기 침체 등 요인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줄었지만 교통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 없이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사망자 수 4000명대 진입에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교통사고 사고건수는 오히려 늘었으며 국민들의 낮은 안전의식 등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으로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등 제도 강화 및 교통사고 유형별 대책 마련이 언급됐다. 임삼진 생명문화 이사는 “안전을 중시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올바른 안전의식이 형성된다”며 “음주운전 단속기준 강화,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제한속도 관리 강화가 제도적 장치가 우선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규석 한국운수산업연구원 박사는 “다양한 교통사고 유형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며 “무조건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기보단 기존 제도를 제대로 평가해 개선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은 올해 추진 중인 정책 방향을 밝혔다. 손상현 국토교통부 교통안전복지과 사무관은 “경찰청과 공조해 음주운전 단속기준 강화나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등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영선 국민안전처 안전개선과 사무관도 “보행자 안전확보를 위한 보행 환경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또한 올해 6월 전후로 17개 시·도 지자체에 재난안전실을 설치해 전담인력 및 예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전문가들이 제안하는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방안▼-자동차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실시-음주운전 단속기준(현재 혈중알코올농도 0.05%) 강화-보행자 및 고령자 사고 등 다발하는 사고 유형별 대책 마련-교통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한 대국민 홍보 및 캠페인 강화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세림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이 29일부터 시행된다. 2013년 3월 충북 청주에서 김세림 양(당시 3세)이 통학버스에 치여 숨진 지 675일 만에 이룬 결실이다. 동아일보는 2013년 2월 7세 어린이가 태권도장 통학차량에 옷이 끼여 끌려가다 숨진 사고와 한 달 뒤 김 양의 사고를 계기로 어린이 통학차량의 안전을 강화하는 세림이법의 입법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본보의 연이은 보도는 국회의원들이 관련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이 개정안이 2013년 12월 31일 본회의를 통과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세림이법이 시행됨에 따라 어린이 통학차량(9인승 이상 버스·승합차)은 반드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신고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 30만 원이 부과된다. 또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 한 명이 동승해 어린이의 승하차 안전을 확인해야 한다. 보호자 동승 규정은 학원, 체육시설 등의 15인승 이하 차량에 한해서 2년간 유예된다. 운전자는 승차한 어린이가 안전띠를 맸는지 확인한 뒤 출발해야 한다. 세림이법은 어린이들의 통학 풍경을 바꿔 놓고 있다. 어린이집, 유치원의 어린이 통학차량은 대부분 보호 표지와 표시등 등 안전장치를 설치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7,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학원가를 찾아가 보니 2년 전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취재팀이 확인한 65대 통학차량 중 51대(78.5%)가 어린이 보호 차량을 뜻하는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일부 도색이 안 돼 있는 차량도 조만간 도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 보호 차량’이라고 쓰인 보호 표지도 대부분 달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세림이법의 시행으로 어린이 통학차량의 안전 문제가 많이 개선됐다고 입을 모았다. 박천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세림이법이 본격 시행되기 전부터 이미 신고제도 및 안전교육 등이 강화되면서 어린이 통학차량의 안전 문제가 크게 개선됐다”며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는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찰에 신고된 어린이 통학차량 수도 크게 늘었다. 2013년 5만5885대였던 어린이 통학차량 신고대수는 2014년 6만7121대로 20.1%나 증가했다. 특히 1484대에 불과했던 학원 소속 어린이 보호 차량은 같은 기간 1484대에서 2240대로 50% 넘게 늘었다.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학원 및 체육시설의 차량들이 대거 정부의 안전관리 대상으로 들어온 것이다. ▼ 학원車 3분의2 안전띠 안해… 계도 필요 ▼세림이法 29일 시행… 통학풍경 바꾸다유동배 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어린이 통학차량에 대한 관리감독을 꾸준히 강화해 세림이법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어린이시설 관계자와 학부모들도 세림이법 시행에 따른 기대감을 나타냈다. 학원 통학차량을 운전하는 김모 씨(47)는 “세림이법이 통과되고 안전에 대한 학부모 관심이 높아져 학원에서도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학원버스 운전기사들 사이에서도 먼저 반성하고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안정희 씨(35)는 “아이 혼자 학원에 보내 걱정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보조교사가 통학차량에 함께 타는 학원이 많아 안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제도는 갖췄지만 아직 세림이법을 제대로 모르거나 알면서도 시행을 미루는 곳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영세한 학원과 체육시설은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한 태권도장 관장은 “세림이법 내용은 알지만 작은 도장을 운영하면서 차량을 개조하고 보호자까지 동승시키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학원가 3개 지역의 학원 차량 중 3분의 2 이상 차량에 탄 어린이들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다. 경찰은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지난해부터 현장점검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신고기간인 6개월 동안 관련 시설에 대한 홍보 및 계도활동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일부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의 안전불감증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에선 모 학원 차량이 인도에서 1m 이상 떨어진 차도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원생 2명을 내려주기도 했다. 발판이 높아 두 발로 뛰어내렸는데 안전발판도, 보조교사도 없었다.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어린이안전학교 대표)는 “세림이법을 통해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규정이 많이 강화됐지만 어린이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일반 운전자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아이가 스스로 안전의식을 키우고 사고 위험을 줄이도록 평소 안전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

16일 경기 성남시에서는 끼어들기를 하다 시비가 붙어 가스총을 꺼내든 운전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분명히 방향지시등을 켜고 들어갔는데 경적을 길게 울려 화가 났다”는 게 가스총을 꺼낸 운전자의 주장이다. 반면 피해 운전자는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차선을 끼어들어왔다”고 맞서고 있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는 습성이 있는 한국에선 차로를 이리저리 바꾸는 운전이 아직도 일상적이다. ‘나도 빨리 가야지’라는 생각은 정상적으로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로를 바꾸려는 차량에도 경적 소음을 퍼부으며 양보하지 않는 행태를 낳기도 한다. 이런 행태는 다시 운전자가 ‘아예 방향지시등을 켜지 말고 확 끼어들어야지’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방향지시등을 제대로 쓰지 않아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수준이다. 교통사고를 줄이고 상대방의 분노를 일으키지 않는 첫 단추, 바로 방향지시등이다.○ “깜빡이 켜고 하나 둘 셋!”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좌·우회전, U턴, 차로 변경을 할 때는 해당 지점에 이르기 30m(고속도로는 100m) 전부터 방향을 바꿀 때까지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는 1∼2초간 방향지시등을 켜는 데 그친다. 아예 켜지 않는 운전자도 수두룩하다. 전문가들은 ‘3초의 여유’를 강조했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방향지시등을 켜면 그 차량이 어디로 가려는지 쉽게 알 수 있어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인다”며 “3초만 여유 있게 운전하면 차로 변경 차량이나 양보 차량 모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향을 바꾸려는 운전자는 지시등을 켜고 3초 뒤 진입을 시작하고 양보 차량은 지시등을 보면 3초 내에 속도를 줄여 앞차를 끼워주자는 말이다. 운전자가 전방의 교통 상황을 보고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려놓는 데 걸리는 시간은 0.75∼1초, 여기에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차가 속도를 줄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2초 이상으로 본다. 영국 스웨덴 등 교통선진국은 기본적인 교통안전 수칙으로 3초 안에 앞차에 닿기 어려울 만큼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는 ‘3초 거리 룰’을 강조하고 있다. 차로 변경 시에는 운전자가 고개를 돌려 사각지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 사이드미러나 룸미러로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방향지시등과 함께 빠르게 고개를 돌려 확인하는 운전습관이 중요하다.○ 배려와 안전의 시작 전문가 지적처럼 방향지시등은 다른 운전자를 위한 배려의 신호다. 운전자는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방향지시등을 작동해야 한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진로를 변경한 운전자에게는 범칙금 3만 원(승용차)이 부과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진로 변경, 좌·우회전, U턴, 앞지르기 등 방향지시등이 쓰이는 상황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비율은 2013년 전체 교통사고 21만5354건의 33.3%인 7만1615건에 달했다. 이 중 방향지시등을 아예 켜지 않거나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가 상당수다. 박영수 경찰청 교통기획계장은 “방향전환이나 진로변경 때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으면 주변 차량이 신속히 반응하기 어려워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 도로에서 운전자들의 방향지시등 점등 실태는 어떨까. 본보 취재팀이 16∼1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교차로, 중구 시청 앞 교차로, 용산구 한강대교 북단교차로 등 3곳을 관찰한 결과 절반 이상의 운전자(57.7%)가 방향지시등을 제대로 켜지 않았다. 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지난해 방향지시등 점등률(64.9%)보다 낮았다. 취재진이 1시간 동안 관찰한 결과 좌·우회전을 한 차량 122대 중 방향지시등을 켠 차량은 18대(14.8%)에 불과했다. 도로 위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취재팀이 직접 자동차를 몰고 1시간 동안 서울 도심 약 20km를 주행하는데 기자 앞에 끼어든 차량 32대 중 방향지시등을 제대로 켠 차량은 4대에 불과했다. 나머지 28대 중 끼어들기와 동시에 방향지시등을 형식적으로 2, 3회 켠 차량이 20대, 아예 켜지 않은 차량이 8대였다. 이날 동행한 임채홍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운전자들 간에 방향지시등을 통한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시등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배려해주려는 생각 없이 그저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지시등 안켜고 불쑥 끼어들어 등골 오싹” ▼日서 15년 무사고 베테랑, 한국서 운전대 잡아보니… “‘이러다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고사까지 지냈어요.” 한국에서 사케(일본술)를 판매하는 구마가이 겐(熊谷謙·41·사진) 씨는 아침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과속은 기본이고 불쑥 끼어드는 차량 때문에 출근길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연이어 여섯 번이나 교통사고를 당해 주변 친구들의 추천으로 고사까지 지냈다. 이제는 난폭 운전하는 한국 운전자들을 만날 때마다 저승사자를 본 것처럼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는 15년 동안 일본에서 무사고 운전을 한 베테랑 운전사였다. 틈틈이 자동차를 직접 손보며 드라이브하는 것을 즐기는 애호가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가장 질색하는 한국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 중 하나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로를 변경하는 것이다. 구마가이 씨는 지난해 10월 한국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에 얼마나 인색한지 제대로 경험했다. 그는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기사를 불렀는데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로를 변경하다 사고가 났다”며 “나는 술을 마신 상태였고 큰 사고도 아니어서 계속 운전을 시켰는데 이후에도 방향지시등을 한 번도 켜지 않는 것을 보고 질려버렸다”고 말했다. 적어도 2, 3초간 방향지시등을 켠 뒤 조심스럽게 차로를 변경하는 일본의 교통문화와 상반된 모습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 뒤에서 양보해주지 않는 운전자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마가이 씨는 “방향지시등을 켜면 당연히 속도를 낮춰야 하는데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고 오히려 속도를 높이는 운전자가 많다”며 “아무도 양보해주지 않으니 차로 변경을 하려는 차가 무리하게 앞지르기를 하는 등 공격적인 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구마가이 씨가 반겼던 한국의 교통문화도 있다. 운전자들이 비상등으로 감사나 양해의 뜻을 전하는 ‘비상등 매너’가 그것이다. 구마가이 씨는 “일본에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비상등으로 감사 표시를 한다”며 “한국에서는 일본보다 사용 빈도도 높고 손까지 흔들어 주는 운전자가 많아 삭막한 도로 위에서 그나마 정감을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과속방지턱의 힘! 사고건수-사망자 40% 뚝 ▼서울 강북구 수유동 광산교차로에서는 해마다 30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2012년 차량 회전 때 방향을 안내해주는 유도선과 과속방지턱 등이 설치된 뒤 사고가 40%가량 감소했다. 시설물을 설치하거나 고치는 작은 노력이 안전 운전으로 이어진 셈이다. 국민안전처와 교통안전공단은 ‘2012년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 사업’을 전국 294곳에서 실시한 결과 사고와 사망자가 대폭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2011년 해당 지역의 교통사고는 2871건, 사망자는 43명이었지만 개선 이후 사고는 40.1% 감소한 1721건, 사망자는 39.5% 감소한 26명이었다. 방기성 안전처 안전정책실장은 “교통사고 잦은 곳을 꾸준히 파악해 시설물을 개선하고 안전띠 착용 생활화 등 교통문화 개선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gooddriver@donga.com 독자 여러분 의견을 받습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황인찬 기자 공동기획: 국민안전처·국토교통부·경찰청·교통안전공단·손해보험협회·도로교통공단·한국교통연구원·한국도로공사·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tbs교통방송}
16일 경기 성남시에선 끼어들기 하다 시비가 붙어 가스총을 꺼내든 운전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분명히 방향지시등을 켜고 들어갔는데 경적을 길게 울려 화가 났다”는 게 가스총을 꺼낸 운전자의 주장이다.반면 피해 운전자는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차선을 끼어들어왔다”고 맞서는 중이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는 습성이 있는 한국에선 차로를 이리저리 바꾸는 운전이 아직도 일상적이다. ‘나도 빨리 가야지’라는 생각은 정상적으로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로를 바꾸려는 차량에게도 경적 소음을 퍼부으며 양보하지 않는 행태를 낳기도 한다. 이런 행태는 다시 운전자가 ‘아예 방향지시등 켜지말고 확 끼어들어야지’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방향지시등을 제대로 쓰지 않아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수준이다. 교통사고를 줄이고 상대방의 분노를 일으키지 않는 첫단추, 바로 방향지시등이다.● “깜빡이 켜고 하나 둘 셋!”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좌·우회전, U턴, 차로변경 할 때는 해당 지점에 이르기 30m(고속도로는 100m) 전부터 방향을 바꿀 때까지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 운전자들은 1~2초 잠깐 방향지시등을 켜는 데 그친다. 아예 켜지 않는 운전자도 수두룩하다. 전문가들은 ‘3초의 여유’를 강조했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방향지시등을 켜면 그 차량이 어디로 가려는지 쉽게 알 수 있어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인다”며 “3초만 여유있게 운전하면 차로 변경 차량이나 양보차량 모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향을 바꾸려는 운전자는 지시등을 켜고 3초 뒤에 진입을 시작하고 양보차량은 지시등을 보면 3초 내에 속도를 줄여 앞차를 끼워주자는 말이다. 운전자가 전방의 교통 상황을 보고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려놓는데 걸리는 시간은 0.75~1초, 여기에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차가 속도를 줄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2초 이상으로 본다. 영국·스웨덴 등 교통선진국은 기본적인 교통안전 수칙으로 3초 안에 앞차에 닿기 어려울 만큼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는 ‘3초 거리 룰’을 강조하고 있다. 차로 변경 시에는 운전자가 고개를 돌려 사각지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 사이드미러나 룸미러로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방향지시등과 함께 빠르게 고개를 돌려 확인하는 운전습관이 중요하다. ‘도로는 남과 함께 사용하는 공적공간’이란 인식도 필요하다. 안주석 국회교통안전포럼 사무처장은 “일부 운전자는 도로가 자신만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운전자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며 “방향지시등 켜기 등을 습관화화면서 남과 함께 안전하게 주행하자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려와 안전의 시작 전문가 지적처럼 방향지시등은 다른 운전자를 위한 배려의 신호다. 운전자는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방향지시등을 작동해야 한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진로를 변경한 운전자에게는 범칙금 3만 원(승용차)이 부과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진로변경, 좌·우회전, U턴, 앞지르기 등 방향지시등이 쓰이는 상황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비율은 2013년 전체 교통사고 21만5354건의 33.3%인 7만1615건에 달했다. 이 중 방향지시등을 아예 켜지 않거나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가 상당수다. 박영수 경찰청 교통기획계장은 “방향전환이나 진로변경 때 지시등을 켜지 않아 나는 사고가 실제 상당히 많다”며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으면 주변 차량이 신속히 반응하기 어려워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 도로에서 운전자들의 방향지시등 점등 실태는 어떨까. 본보 취재팀이 16~1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교차로·중구 시청 앞 교차로·용산구 한강대교 북단교차로 등 3곳을 관찰한 결과 절반 이상의 운전자(57.7%)가 방향지시등을 제대로 켜지 않았다. 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지난해 방향지시등 점등률(64.9%)보다도 낮았다. 재래시장과 기차역이 위치해 서울 시내 상습정체 구간으로 손꼽히는 청량리역 사거리의 방향지시등 점등률은 특히 저조했다. 취재진이 1시간 동안 관찰한 결과 좌·우회전을 한 차량 122대 중 방향지시등을 켠 차량은 18대(14.8%)에 불과했다. 도로 위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취재팀이 직접 자동차를 몰고 1시간 동안 서울도심 약 20km를 주행하는데 기자의 앞에 끼어든 32대 차량 중 방향지시등을 제대로 켠 차량은 4대에 불과했다. 나머지 28대 중 끼어들기와 동시에 방향지시등을 형식적으로 2~3회 켠 차량이 20대, 아예 켜지 않은 차량이 8대였다. 이날 동행한 임채홍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운전자들 간에 방향지시등을 통한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시등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배려해주려는 생각없이 그저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1일 오후 2시 37분경 경북 포항시 유강터널 안. 새해 첫날을 맞아 터널 안은 나들이 나온 차량으로 가득 찼다. 갑자기 터널 한쪽에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화재 출동 중입니다. 좌우측으로 피해 주십시오!”라는 확성기 소리가 함께 들렸다. 그러자 터널 안의 차량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좌우 양측으로 길을 터주기 시작했다. 자리를 양보한 뒤에는 움직이지 않고 모두 제자리에 멈춰 섰다. ‘모세의 기적’은 2.87km에 이르는 터널 끝까지 이어졌다. 이날 포항 남부소방서 소방차 3대는 유강터널 근처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 중이었다. 당시 경주와 포항을 잇는 터널 안에는 휴일을 맞아 나들이 나온 차량이 꼬리를 문 채 지나고 있었다. 그러나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에 소방대원들은 신속히 터널을 빠져나와 화재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소방서에서 화재 현장까지 거리는 12km에 이르지만 시민들의 협조로 단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당시 지휘 차량을 운전한 장상욱 소방사(32)는 “휴일이어서 터널 안에 차가 상당히 밀리고 있었는데 적극적인 양보 덕에 지체 없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며 “새해 첫 출동이었는데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 화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번번이 불법 주정차 차량과 도심 정체 때문에 화재 진압이 늦어지기 일쑤인 현실을 감안하면 이날 시민들이 보여준 모습은 많은 국민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모든 운전자는 소방차 등 긴급차량이 긴급 업무를 위해 사이렌을 켜고 달려오면 도로의 우측 차로로 피해 일시 정지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좌측 차로로 피해도 된다. 소방당국은 긴급차량 길 터주기 훈련과 단속 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이날 소방차에 적극적으로 길을 터준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21일 온라인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모세의 기적’을 보여준 시민들이 자랑스럽다” “앞으로 소방차가 나타나면 적극 양보하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