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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제 ㈜동우엠씨 차장 모친상·장진순 전 동아일보 비상계획팀장 장성구 연합뉴스 그래픽뉴스팀장 장모상=1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1일 오전 5시 02-2258-5940}

“집이 있고 몸이 성하다고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예전에 평창 스페셜올림픽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1등만 잘 사는 게 아니었고, 함께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며 모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모두가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19일 오전 염수정 추기경이 서울 은평구 구산동 노숙인 요양시설 ‘은평의 마을’에서 미사를 올렸다. 12일 추기경에 서임된 후 첫 사목 활동이다. 주교관을 쓴 염 추기경이 목장을 들고 강당에 들어서자 시설 직원과 노숙인 등 400여 명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하느님이 나를 사랑한다면서 왜 고통스럽게 만들었을까 의심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면 불행하게 된다. 행복은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나 같은 죄지은 사람도 사랑하실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하느님의 자비는 죄보다도 훨씬 크다”고 했다. 염 추기경은 “추기경의 옷 색깔은 순교를 상징하는 선홍빛 빨간색이다. 제가 옷 색깔만큼 살아가도록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 추기경의 미사가 끝나자 중증장애인 15명으로 구성된 ‘한소리샘’이 추기경 서임을 축하하는 성가 ‘축하합니다’를 핸드벨로 연주했다. 염 추기경은 중증장애인들이 생활하는 공간을 찾아 일일이 손을 잡으며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묻고 살폈다. 방명록에는 ‘이 집에 하느님 나라가 임하시길 기도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염 추기경은 지난해 12월 23일 성탄 미사를 이곳에서 집전하기로 했지만 서울대교구 사제의 장례미사를 집전하느라 방문하지 못하자 이날 뒤늦게 ‘약속’을 지켰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책은 패키지(포장) 디자인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다. 책 제본은 옛날 한문책을 연상시키는 누드 사철 제본 방식을 택했다. 책등을 검은색 실로 꿰맨 부분이 그대로 드러나니 ‘날것’ 같다. 날것인 책은 한지로 된 띠지가 포장하듯 감싸고 있다. 띠지에 붙은 스티커를 떼야 책을 펼칠 수 있다. 책 표지를 펼치니 포장지로 흔히 쓰는 갈색 면지가 눈에 들어온다. 책을 만나는 과정이 어떤 선물이 들어 있을까 두근거리며 포장지를 벗겨내는 이벤트 같다. 디자인 책은 크고 무겁다는 편견을 버려도 좋다. 책 판형(14.5cm×26cm)이 길쭉해 손에 쥐기 편해 읽기도 좋다. 저자는 30년 이상 식품 패키지 디자인을 해온 디자인 전문회사 디자인폭스의 대표다. 그는 우리에게 익숙한 ‘아침햇살’, ‘가을대추’, ‘초록매실’ 같은 음료 브랜드를 디자인했다. 책 전반부는 패키지 디자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후반부는 디자인 결과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뒀다. 책 속에 담긴 저자의 낙서, 스케치, 일러스트, 타이포그래피, 완성된 제품 패키지도 재밌는 볼거리다. 저자는 ‘했어’, ‘거든’, ‘거야’ 같은 친근한 구어체로 독자에게 말을 건다. 디자인 전문 서적이지만 일반 독자에게도 주는 메시지가 있다. 패키지 디자인의 핵심도 결국 사랑이란다. “뭐든 정성이 필요한 거야. 그 정성이 서로 만든 통로를 따라 어떤 접점에서 만나게 될 때 서로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상대를 읽게 되지. ‘그래, 내 마음이 너의 마음에 와 닿으면 내 손을 잡아봐. 실망시키지 않을게.’ 이런 식으로 편안하게.”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KBS 전체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공개한 ‘KBS 직급별 현원 및 인건비 현황’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KBS 관리직급(25년차·국장급) 85명이 평균 1억3221만6000원, 1직급(20년차·부장급) 295명이 평균 1억1599만8000원, 2직급(15년차) 2358명이 평균 9612만3000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 의원 측은 “해당 연봉이 성과급을 제외한 기본급이란 점을 고려할 때 기준 전체 직원(4805명)의 57%를 차지하는 2직급 이상(2738명·15년차)의 평균 연봉이 1억1477만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KBS 전체 인력의 인건비는 평균 4% 올랐고, 특히 고위직인 관리직급 및 1직급의 인건비는 전체 평균보다 높은 4.23% 올랐다. 최 의원 측은 “인력감축 비율을 조사해보니 하위직은 9.7% 준 반면 고위직은 오히려 7.6% 늘어 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해마다 적자를 기록해 성과급 자체가 없고, 임금도 다른 지상파 방송과 비교하면 9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2018년까지 161명의 인력을 추가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Movie ▼겨울왕국크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 크리스틴 벨, 이디나 멘젤 목소리 출연. 박지윤, 소연 국내 목소리 출연. 16일 개봉. 전체 관람가. 구가인 기자 여권 확대에 따른 디즈니 공주의 성장? ★★★캡틴 하록아라마키 신지 감독. 오구리 �, 미우라 하루마, 아오이 유 목소리 출연. 류승룡, 서유리, 김보성 국내 목소리 출연. 16일 개봉. 12세 관람가. 정지욱 재미보다 의미에 방점을 둔 애니메이션 ★★★미스 좀비다나카 히로유키 감독. 고마쓰 아야카, 도가시 마코토, 데즈카 도루 출연. 16일 개봉. 15세 관람가. 정지욱 좀비에 대한 색다른 접근, 코믹을 뺀 사부의 한 단계 성장한 드라마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케네스 브래너 감독. 크리스 파인, 키라 나이틀리 출연. 16일 개봉. 12세 관람가.정지욱 눈 씻고 쳐다봐도 어마어마한 제작비와 스케일을 찾을 수 없다 ★★☆올드보이스파이크 리 감독. 조시 브롤린, 샬토 코플리 출연. 16일 개봉. 18세 이상. 정지욱 원작과 감독에 대한 기대가 큰 탓일까? 아쉬움만 그득 ★★☆▼ Concert ▼피닉스 내한공연▶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얼터너티브 앨범’을 수상한 프랑스 국민밴드의 첫 내한공연. 23일 오후 8시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 7만7000∼12만1000원. 010-3360-7846박훈상 기자 프랑스 낭만주의를 얼터너티브 록에서 맛본다! ♥♥♥♥휴키이쓰 단독공연한국인 싱어송라이터 최초로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정식으로 초청받은 실력파. 18일 오후 7시 서울 서교동 텅스텐홀. 예매 2만2000원, 현매 3만 원. 070-8867-1825박훈상 기자 잘생긴 얼굴, 달콤한 목소리. ♥♥♥♡로맨틱펀치 단독공연밴드 멤버끼리 결혼해 화제가 됐던 5인조 혼성 록밴드. 19일 오후 6시 서울 대현동 퀸라이브홀. 예매 3만3000원, 현매 4만 원. 02-313-7777박훈상 기자 팔딱팔딱 힘을 주는 강렬한 무대. ♥♥♥▼ Performance ▼뮤지컬 저지보이스▶뉴저지 출신으로 1960년대를 풍미한 그룹 ‘포시즌스’의 멤버 4명이 스타가 된 과정을 담은 주크박스 뮤지컬. 오리지널 팀의 첫 내한공연이다. ‘캔트 테이크 마이 아이스 오프 유(Can't take my eyes off you)’, ‘셰리(Sherry)’ 등 친숙한 곡들이 가득하다. 데스 맥아너프 연출. 그랜트 앨미럴, 다니엘 부이, 케네스 메이어, 임마누엘 커스티스 출연. 17일∼3월 23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8만∼14만 원. 02-541-3184연극 하녀들두 하녀는 마담이 집을 비울 때면 연극놀이를 하며 마담에 대한 불만을 풀고 때론 마담을 동경한다. 자신들의 음모로 감옥에 간 마담의 애인이 가석방됐다는 소식에 하녀들은 마담을 죽이기로 한다. 이윤택 연출. 김소희 배보람 황혜림 출연. 22일∼2월 2일 서울 대학로 게릴라극장. 1만5000∼3만 원. 02-763-1268뮤지컬 해를 품은 달동명의 TV 드라마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 조선의 왕 이훤은 홍문관 대제학의 딸 연우를 세자빈으로 맞지만 외척 윤대형의 음모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박인선 연출. 김다현 전동석 규현 린아 정재은 서현 강필석 조휘 출연. 18일∼2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6만∼11만 원. 1588-5212▼ Classical & Dance ▼2014 빈 소년합창단 신년음악회▶빈 소년합창단 520여 년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이자 여성 지휘자인 김보미가 이끄는 모차르트 팀이 내한한다. 주요 레퍼토리인 중세 교회음악을 비롯해 왈츠, 한국 페루 인도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등 각국 민요를 노래한다. 18, 19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만∼10만 원. 1566-5266서울바로크합주단 신년음악회독일 지휘자 게르트 헤르클로츠, 팬플루트 연주자 호레아 크리샨, 피아니스트 김성훈, 기타리스트 장대건이 서울바로크합주단과 한 무대를 꾸민다. 마스카니, 차이콥스키, 거슈윈, 로드리고의 곡을 연주한다. 22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만∼10만 원. 02-592-5728그레이스 여 피아노 리사이틀2009년 유럽 베토벤협회 피아노 콩쿠르 1위와 청중상을 수상한 그레이스 여(여기영)의 독주회.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 버르토크 피아노 모음곡 작품번호 14,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나단조를 연주한다. 2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2만∼3만 원. 1544-5142▼ Exhibition ▼바깥-풍경 사진전▶서울 강남역 근처 미진플라자 22층에 문을 연 비영리 대안공간의 개관 기념전. 산업화와 분단 상황 등 다양한 이유로 생겨났거나 버려진 공간을 기록한 5명의 사진전. 철거 직전 빈집을 찍은 박기호 씨의 작품(사진)을 비롯해 김혜원 이건영 서영주 김영경 씨가 참여. 2월 14일까지 서울 역삼동 SPACE22. 02-3469-0822하늘꽃-이태희 전각고의 노력으로 한지와 천연 안료, 뜨거운 밀랍을 이용하는 고유의 표현법을 개척한 원로 화가의 개인전. 불상탑 장승 물고기 등 전통 신앙과 민속에 관련된 대상을 소재로 한국적 정서를 길어 올렸다. 25일까지 서울 와우산로 홍익대 현대미술관. 02-320-3272시간의 현상이 기록된 캡슐-박능생 전도시 상가와 거리 풍경을 그린 뒤 비가 내린 것처럼 캔버스 위로 물감을 흘리는 ‘흘림 기법’으로 제작한 그림들. 시간의 속성을 캡슐처럼 응축한 작업이다. 28일까지 서울 금천구 디지털1로 이랜드스페이스. 02-2029-9885}

아이유가 나오는데 애국가 시청률? 국민 여동생 가수 아이유가 주연을 맡은 KBS 수목드라마 ‘예쁜남자’가 9일 동시간대 드라마 중 꼴찌 시청률을 기록하며 끝났다. 아이유는 4차원 소녀 김보통 역을 맡아 애교도 떨고 오열도 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드라마는 시청률 2%대를 전전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일본 최고의 한류 스타인 ‘근짱’ 장근석이 상대역으로 나섰지만 힘을 쓰지 못했다. 아이유는 2011년 KBS 드라마 ‘드림하이’에 조연으로 출연해 주목받았지만 주연을 맡은 드라마들의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지난해 첫 주연작으로 ‘최고다 이순신’을 골라 ‘시청률 30%는 기본’이라는 KBS 주말드라마 시간대에 들어갔는데 시청률은 20%대에 머물렀다. 아이유만 속상한 것이 아니다. 삼촌 팬들은 “연기는 되니까 꼭 주연만 고집하지 말고 괜찮은 작품을 골라 하자”고 제안하거나 “드라마를 선택하는 시청자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는데 소속사는 왜 높이질 못하니”라며 아이유의 부진을 소속사 탓으로 돌렸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5남 1녀 중 셋째 아들인 염수정 추기경(71)과 넷째 수완(68·서울 문정동 성당), 막내인 수의 신부(65·서울 잠원동 성당)는 한국 최초의 3형제 신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13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임명 축하식에는 동생 신부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큰형인 수운 씨(81) 부부만 염 추기경을 방문해 축하인사를 건넸다. 서울대교구는 “두 분 동생 신부님들이 주변이 번거로워질 수 있다고 말하며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14일 오전 잠원동 성당을 찾았을 때 염수의 신부는 다른 일로 성당을 비운 상태였다. 어렵게 전화로 연결된 염 신부는 축하식 불참에 대해 “안 가는 것이 맞지 않나요. 가족은 가족끼리 축하하면 되지요”라고 말했다. 추기경 임명에 대해서는 그저 “고맙다”고만 했다. 이날 문정동의 염수완 신부는 성당에 있었지만 인터뷰엔 응하지 않았다. 보좌신부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노출되면 형님께 누가 될 것 같다”는 뜻만 전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박우인 인턴기자 고려대 사학과 4학년}
한국의 세 번째 추기경에 임명된 염수정 추기경은 13일 오전 11시 서울 명동대성당 주교관 앞에서 열린 추기경 임명 축하행사장에서 첫 인사를 했다. 성당 곳곳에서는 임명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천주교 신자 50여 명은 염 추기경이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까치발로 선 신자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추기경의 모습과 말을 담기에 바빴다. 이날 염 추기경은 “추운 날씨에 명동까지 와주셔서 감사하고 송구스럽다. 부족한 사람으로 두렵다”고 인사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원하시는 교회상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교회라고 생각한다”며 “교황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아시아 복음화와 북한 교회를 위해 도울 수 있는 방법과 화해와 일치의 길로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염 추기경은 “뿔뿔이 흩어진 양들을 모아 화해와 공존을 추구하고 모든 세대가 깊은 연대감을 갖고 한 가족 같은 공동체가 되는 데 기여하겠다”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분열과 갈등을 조금이라도 치유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남성 신자는 염 추기경의 인사가 끝나자 “사랑합니다! 추기경님”이라고 외쳤다. 정진석 추기경은 염 추기경의 인사에 앞서 “염 추기경 임명으로 한국 천주교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서울대교구가 이제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교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위치에 서게 됐다”고 축하했다. 그는 “한국 천주교도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더 분발해 국민 도덕과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염 추기경은 하느님께서 도와주실 테니 염려 말고 임무 수행에만 매진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규만 유경촌 주교, 황인국 몬시뇰(명예 고위성직자), 서울대교구 간부 신부들, 염 추기경과 사제수품 동기인 최창화 몬시뇰과 임덕일 신부,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 교황청 대사 등이 참석했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염 추기경이 국내 첫 3형제 신부로 유명하지만 다른 형제 신부님들은 서울대교구의 공적인 행사라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신부가 아닌 평신도인 큰형만 잠깐 인사하러 다녀갔다”고 밝혔다. 신자들은 염 추기경이 우리 사회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 하계동 성당에서 온 이용직 김현길 씨 부부는 “1984년 염 추기경이 장위동 성당을 건립할 때 인연을 맺었는데, 굉장히 열심히 하시고 자상하신 분”이라며 “우리나라가 이념, 세대 간 갈등으로 어려운 일이 많은데 화합과 화해를 위해 추기경이 힘써 주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모창 가수의 ‘대명사’였던 너훈아(본명 김갑순·사진) 씨가 간암으로 12일 별세했다. 향년 57세. 고인의 동생인 개그맨 김철민(본명 김철순) 씨는 “형은 2년 전 간암 진단을 받고도 노래를 계속해왔다”며 “지난해 말 병세가 악화돼 입원하는 당일까지 무대에 섰다”고 말했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등학교 졸업 후 상경했다. 본명으로 트로트 앨범 ‘명사십리’를 냈지만 실패했다. 모창 가수의 길을 걷게 된 것은 1990년대 초. 코미디언 고(故) 김형곤이 “나훈아 모창 가수를 하면 성공하겠다”며 ‘너훈아’라는 예명을 지어줬다. 나훈아를 닮은 외모와 뛰어난 모창 솜씨로 20여 년간 전국 밤무대와 축제에서 인기를 끌었다. 빈소에는 패튀김, 태쥐나, 밤실이, 조형필 등 동료 모창 가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그의 별세 소식이 한때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아들이 있다. 빈소는 서울 순천향대병원, 발인은 14일 오전 6시. 02-792-1656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강대봉은 폭력조직 ‘피의 화요일’을 이끄는 보스다. 대봉의 밑에는 미남 칼잡이 칼날, 평소엔 바보 같지만 술이 들어가면 초인이 된다는 전설의 홍구, 그리고 조직의 살림꾼 한표가 있다. 어느 날 이 조폭들은 우여곡절 끝에 가스 폭발 사고로 부모를 잃은 젖먹이 철수를 키우는 처지가 된다. 여기까지 들으면 범죄자 아버지 다섯을 둔 소년의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년)가 떠오른다. 하지만 신영우 작가(43)의 ‘키드갱’은 조폭 4명이 아기를 키우며 생기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다룬 코믹 만화다. 1998년 11월 단행본으로 시작해 만화잡지 연재를 거쳐 2012년 5월부턴 네이버 웹툰으로 이어져 온 ‘키드갱’이 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만화의 결론을 빨리 보여 달라는 사람이 많았어요. 16년 만에 결말을 내고 나니 죄송한 마음도 덜 수 있고 시원하네요.” 8일 서울 화곡동 작업실에서 만난 신 작가는 개그를 펑펑 터뜨리는 ‘키드갱’의 조폭들과는 달리 목소리가 작았다. 그는 작업실 후배 앞에서 인터뷰하기 부끄럽다며 기자를 밖으로 끌어냈다. “단행본에 연재할 당시 조폭 영화가 인기였어요. 그래서 조폭을 등장시키기로 하고 고민하다 조폭에 가장 대비되는 캐릭터로 아기를 넣게 됐죠.” ‘키드갱’은 조폭과 육아를 결합한 독특한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귀여운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 주고 싶지만 직업이 조폭인지라 떠오르는 단어는 ‘칼부림’이나 ‘방사능’ 같은 살벌한 단어들뿐이다. 배고프다며 우는 철수를 달래려고 조폭들은 웃통을 벗고 제 가슴을 내민다. 똥 싼 아기를 씻긴답시고 화장실에서 호스로 물을 뿌려 댄다. 그러면서도 카리스마 짱인 보스가 아기만 보면 헤죽헤죽 웃고, 아기를 위해 팔이 부러지는 고생도 마다 않는 조폭들을 보며 독자들은 즐거워했다. ‘키드갱’ 단행본 23권이 40만 권 넘게 팔려 스테디셀러에 올랐고, 2007년엔 동명의 케이블 드라마로 제작됐다. 특히 술만 마시면 초능력을 발휘한다는 전설만 전해 올 뿐 술은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던 홍구가 막판에 진짜 술을 마시고 변신하는 장면에선 ‘키드갱’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신 작가는 만화학원 수강과 독학을 마치고 1994년 ‘남자만들기’로 데뷔했다. ‘키드갱’은 신예 시절이던 27세에 시작했는데 이제 작가도 중년이 됐다. 그는 스스로를 ‘꾸준히 그리지만 늘 한발 늦는 만화가’라고 했다. ‘꾸준히 그린다’는 자평은 맞는 말이다. 2000년대 들어 불법 스캔 만화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출판 만화는 고사 상태에 빠졌다. 학습 만화나 게임업계로 옮겨 간 이도 많았다. 신 작가는 학습 만화를 병행하며 버텨 냈다. “일부 업체는 하청 그림쟁이나 기능공 취급을 했지만 그릴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해서 돈이 모이면 키드갱을 그리는 데 집중했죠. 꾸준히 그리면 좋은 날이 올 거라 생각했어요.” 신 작가는 매일 영화 한 편을 보고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도 빼놓지 않고 본다. “많이 보면서 대중이 좋아하는 유머 코드를 찾아내고 그걸 한 번 더 비틀려고 해요. 개그 장면을 그린 다음엔 제3자의 시선으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죠. 통쾌하고 시원한, 걱정 없이 볼 수 있는 만화를 계속 그리고 싶습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나홀로족 415만 가구 시대를 맞아 혼자 사는 여성을 위한 토크쇼가 시작된다. 채널A는 20∼50대 싱글녀들이 나오는 ‘혼자 사는 여자(혼자녀)’를 20일 오후 11시 처음 방송한다. 방송인 김구라와 개그맨 김국진이 진행하는 ‘혼자녀’는 싱글 여성들이 실제 생활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프로다. 8년 만에 예능 프로에 나오는 탤런트 이민영은 “그동안 쭉 집에서만 지냈는데 이제 용기를 내서 나왔다”고 했다. 세 번 결혼한 미스코리아 출신 임지연은 “혼자 밥 먹는 시간이 외롭다. 혼자녀의 마음을 제대로 대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밖에 혼자녀 14년 차인 방송인 김성경, 아직 미혼인 방송인 박소현, 최근 프리랜서로 독립한 ‘야구여신’ 최희가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혼자녀 프로의 유일한 ‘혼자남’ 김국진과 여성 출연진의 호흡도 관심거리다. 5일 진행된 녹화장에서 ‘돌싱’(돌아온 싱글·이혼남) 15년 차인 김국진은 혼자녀의 ‘19금 토크’에 얼굴이 빨개지기도 했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아픈 상처를 과감히 드러냈다. 방송용 수위를 넘나드는 얘기가 많이 나와 이를 말려야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지아의 상위 0.1% 재벌집보다 비싼 김수현의 펜트하우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김수현)과 천송이(전지현)가 사는 집이 화제다. 드라마에는 두 집 모두 서울 강남에 있는 펜트하우스로 나오지만 경기 고양시 SBS탄현제작센터에 총 10억 원을 들여 지은 세트다. 도민준의 집이 6억 원으로 천송이 집(4억 원)보다 비싸다.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주인공 오은수(이지아)의 시가인 재벌집 세트(5억 원)보다도 한 등급 위다. 도민준의 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인테리어는 서재에 있는 독일제 황금벽시계. 시가 3000만 원 상당인 이 시계는 국내에 몇 대밖에 없는 희귀품이다. 서재를 장식하는 골동품은 무형문화재의 작품이고, 고서적은 제작팀이 서울 답십리 골동품 상가를 돌며 구입했다. 천송이 집 거실엔 5000만 원이 넘는 명품 오디오가 있다. 드레스룸에 진열된 명품 백들은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협찬품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멤버 교체설로 시끄럽다. 이달 말 시작되는 이 프로그램의 시즌2에는 시즌1 멤버 중 윤민수-후 부자만 남는다. 성동일은 아들 준 대신 딸 빈, 김성주는 큰아들 민국 대신 둘째 아들 민율과 합류한다. 송종국-지아, 이종혁-준수 부자는 빠지고 그 자리에 전 축구선수 안정환-리환, 배우 류진(본명 임유진)-임찬호, 가수 김진표-민건 부자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아예 멤버를 다 바꿔라”며 자신이 응원해 온 아이들이 빠지는 데 항의하고 있다. 특히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빠들이 아이를 내세워 이미지를 세탁하려 하느냐”며 안정환과 김진표의 합류에 반대하는 글이 잔뜩 올라와 있다. 안정환은 SBS ‘정글의 법칙’에서 권위적이고 까칠한 태도를 보였다며 입방아에 올랐다. 김진표는 케이블 채널에서 헬리콥터가 추락하는 장면을 보고 “운지를 하고 만다”고 언급한 것이 문제가 됐다. ‘운지(隕地)’란 ‘땅에 떨어지다’라는 뜻인데 극우 성향의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을 비하하는 뜻으로 쓰인다. MBC 관계자는 “아직 멤버를 100% 확정하지 않았다. 최종 조율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소녀시대, 다음 열애 주인공은 누구?” 새해 첫날 소녀시대 윤아(24)와 가수 겸 배우인 이승기(27)가 3개월째 사랑을 키워 온 사실을 인정했고, 3일에는 수영(24)과 배우 정경호(31) 커플도 연애를 시작했음을 밝혔다. 이들의 열애 사실이 잇따라 알려지자 소녀시대에서 연애하는 멤버가 적지 않다는 써니의 과거 발언이 다시 화제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다양한 추측을 내놓으며 다음 열애 주인공 찾기에 나섰다. 두 커플의 공통점은 캠퍼스 커플. 윤아-이승기는 동국대, 수영-정경호는 중앙대 동문이다. 현재 대학생인 멤버는 서현(동국대), 유리(중앙대)가 있다. 현역 아이돌 최초로 결혼한 원더걸스 선예 결혼식에 참석한 소녀시대 하객 사진에도 관심이 모인다. 당시 윤아, 수영, 서현, 티파니가 하객으로 참석했고 이들 중 2명이 열애 중인 사실이 드러나 나머지 2명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영-정경호 커플은 지난해 2월, 10월 열애설을 부인했지만 세 번째 열애설이 터지자 인정했다. 누리꾼은 “SM엔터테인먼트의 공개 연애 금지령이 풀렸나 보다. 잇따라 열애를 인정할 것”, “과거 부인했던 열애설 주인공부터 다시 보자”는 반응을 보였다. 데뷔 8년 차인 소녀시대의 평균 나이는 25.5세. 대부분의 누리꾼은 “건강한 20대 중반 여성이 연애를 안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며 반기고 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 하네.” 한국에 살면서 이 소리 안 들어본 사람 있다면, 손들어 보자. 살짝만 순진하거나 한가한 소리를 하면 꼭 돌아오는 답. 때론 세상을 바꾸자는 정당한 권리 요구에도 저 딱지를 붙여 입을 틀어막기도 한다.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도 피해갈 수 없었다. 우리가 사회문제 해법을 사회학에서 구하지 않은 지는 오래 됐다. 오히려 저자의 귀에는 “왜 사회학자들이 해석하는 세계와 내가 경험한 세상은 어긋날까”, “사회학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론을 내가 안다고 나의 삶이 바뀌는가”란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그리고 “사회학자는 나보다 세상물정을 알지 못해”란 소리는 비수가 돼 꽂혔다. 저자는 지난해 10월 출간한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마흔여덟 나이에 혼자 살고 있는 자신의 경험에 사회학 이론을 접목한 ‘자전적 사회학’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책에선 삶 전체로 자전적 사회학의 범위를 넓혔다. 그는 부지런히 세속 풍경을 채집하고 탐정처럼 고립된 생각, 상식, 사건 속에서 전체를 꿰뚫는 실마리를 찾아낸다. 글도 연구실이 아닌 삶의 현장 한가운데서 태블릿PC로 썼다. 도쿄 롯폰기힐스 앞 스타벅스에서 시작해 일산 웨스턴돔의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서울 지하철 3호선 안, 일산과 강남을 오가는 M7412번 버스 안이 그 무대였다. 저자가 풀어낸 25가지 화두 중 ‘성숙’부터 살펴보자. 그는 오늘날 한국을 ‘배운 괴물들의 사회’라고 진단한다. 그가 본 모습은 이렇다. 우리는 사람이 배워야만 금수와 구별된다고 믿었고 미친 듯이 배웠다. 읽고 쓰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고작 1.7%밖에 없고 대학진학률은 81.9%, 인구 1만 명당 박사는 2.1명이다. 그렇지만 지하철에서는 ‘싸가지 없는 애들’과 ‘추잡스러운 중년’과 ‘나잇값 못하는 늙은이들’이 뒤섞여 있단다. 저자는 철학자 칸트의 ‘칸트의 교육학 강의’를 인용해 인간이 야만에서 벗어나 성숙한 인간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배움에서 입신양명의 도구가 아니라 성숙한 인간으로의 완성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는 것. 지금처럼 팽창과 성장에 눈이 멀면 범죄를 저지르는 괴물 생산 공장을 멈춰 세울 수 없단다. 배웠지만 성숙하지 못한 인간이 못 배웠지만 성실한 사람들의 삶을 통째로 파괴하는 괴물 짓을 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자고 경고한다. 성숙하지 못한 인간들은 소비 앞에 서서 침을 질질 흘린다. 과시적인 소비가 만들어 낸 유행은 사유를 지배하더니 이제 세상을 바꿀 가능성마저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은 설득력 있다. “유권자일 때 유효하던 1인 1표제라는 민주주의의 놀라운 평등은, 소비자로 변화하자마자 구석에 처박힌다. (중략) 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부자들의 불법 상속에 무관심해지고, 쇼핑몰에 습관적으로 북적대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투표율은 낮아지고, 고객상담실에 전화를 걸어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공적인 일에 분노하는 사람들은 줄어드는 법이다.” 저자는 타락한 처세술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책을 썼다면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처세란 리얼리티와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먹고 자라기 때문이란다. 사회적 문제를 외면한 채 자기계발서만 손에 쥐고 나 혼자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자기계발서) 책을 덮고 한번 물어보자. 이건희의 성공은 자기계발서 덕택인지, 아니면 이건희의 아버지가 이병철이었기 때문인지.” 새해 첫날 영혼 없는 신년 인사가 담긴 SNS에 시달렸거나 새해엔 삶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길 기도하며 떠오르는 태양을 스마트폰에 담았던 사람들에게 추천한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본 변호인은 ‘역사란 무엇인가’를 포함해서 피고인들이 읽었다는 불온서적 10여 권을 오늘 아침 서점에서 사가지고 왔습니다. 시중에서 아무나 살 수 있는 이 책들은 서울대에서 권장도서로 추천도 했습니다. 이 책들이 불온서적이면 대한민국 최고 대학이라 카는 데도 불온단체라 이 얘깁니까?” 영화 ‘변호인’(양우석 감독)에서 송우석 변호사(송강호)가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불온서적이 아님을 변론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대사다. 이 장면엔 고 리영희 한양대 교수의 ‘전환시대의 논리’,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난쏘공)도 잠깐 등장한다. ‘변호인’이 2일 현재 누적관객 635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영화 속 책들도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화 덕을 가장 많이 보고 있는 책은 극중 주인공이 법정에서 들어 보이는 ‘역사란 무엇인가’. 이 책을 내는 까치출판사 관계자는 “이 책은 원래 대학 신학기인 3월과 9월에 많이 팔려 매년 6000부가량 나가는데, 지난해 말 영화가 개봉된 후 보름 만에 전체의 10%인 600부가 판매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점 인터파크의 집계에 따르면 ‘역사란 무엇인가’의 판매량은 개봉 전보다 3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교보문고에서도 하루 평균 5권에서 20권으로 늘어났다. ‘전환시대의 논리’와 ‘난쏘공’의 판매량도 늘었는데,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책들을 구입한 독자의 절반 이상이 40대였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요즘 사극을 보면 조선시대 관복 색깔은 크게 둘 중 하나다. 빨강 아니만 파랑. 사극 팬은 어느 정도 눈치를 챘겠지만 정3품 이상 당상관은 홍색 계열, 종3품 이하 당하관은 청색 계열의 관복을 입는다. 하지만 이런 관복의 색깔이 정반대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궁궐 밖 행차 때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입는 철릭 색깔도 뒤집힌 경우가 발견된다. 어떤 게 맞을까. 성종 7년(1476년)에 완성된 경국대전은 평상 집무복인 상복(常複)을 입을 때 1∼3품은 홍색, 4∼6품은 청색, 7∼9품은 녹색을 입도록 규정했다. 그 이전엔 복색 규정이 따로 없었고 이후에도 16세기가 되면 품계에 상관없이 잡색(雜色) 상복을 입었다. 즉 여러 색이 뒤섞인 현녹색 토홍색, 청홍색 옷을 입었다 그럼 품계는 어떻게 구별했을까. 단종 2년(1454년) 이후 흉배(가슴과 등에 다는 표장)로 구별했다. 시대별 차이가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문관의 경우 당상관은 쌍학, 당하관은 단학, 무관의 경우 당상관은 쌍호, 당하관은 단호 흉배를 달았다. 그러다 17세기가 되면 집무용으로 입던 상복이 의례용 복장이 되고 흉배가 없는 시복(時複)이 집무용 복장이 된다. 의례용 상복은 아청색, 집무용 시복은 주로 담홍색이나 심홍색 계열을 많이 입었다. 영조 22년(1746년) ‘속대전’이 공포되면서 상복과 시복을 모두 흑단령(흑색의 둥근 깃 옷)으로 통일하면서 흑색으로 통일됐다. 철릭의 경우 속대전에 당상관은 남색, 당하관은 청현색을 입도록 규정했지만 임금을 호종할 땐 품계에 상관없이 홍색을 입도록 했다. 풍속화에 등장하는 별감이나 악공이 홍색 계통 철릭을 입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금의 행차 때 별감은 호위를 맡고, 악공은 풍악을 울려야 했기 때문이다. 도움말=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 권오창 화백(조선시대 영정 전문)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착한식당’의 비법을 전수받을 1인은 누구? 채널A 간판 교양 프로그램 ‘이영돈 PD의 먹거리X파일’(매주 금요일 오후 11시)은 3일 100회 특집으로 ‘착한 식당을 나눠 드립니다’를 방송한다. 먹거리X파일이 선정한 착한식당 주인들이 나서서 형편이 어려운 예비 착한식당을 돕는 내용이다. 제작팀은 지난해 11월 27일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희망자 신청을 받아 14명의 후보자를 선정했다. 부부가 모두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아 식당 운영이 어려워진 가정,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주인 등 딱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음식 전문가, 착한식당 주인, 제작팀의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 최종 1인이 선정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검증 과정에는 실험 카메라를 이용한 ‘진정성’ 테스트도 있다. 일부러 저가 식재료 구입을 권유하고 3000원밖에 없는 할머니가 식사를 주문하게 한 뒤 주인의 반응을 체크하는 시험이다. 이 최종 관문을 통과한 식당 주인은 착한식당 주인을 만나 재료 손질부터 맛의 비법까지 전수받는다. 아무런 특징이 없던 식당 안팎 표정이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보기에도 맛있어 보이는 식당으로 변신하는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2월 10일 1회 방송을 시작한 먹거리X파일은 ‘제가 한번 먹어 보겠습니다’란 유행어와 함께 한국 사회의 음식 문화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다.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통과하고 ‘착한식당’ 인증을 받은 식당 주인들은 전국에서 몰려든 손님들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착한식당’을 찾았으나 재료가 떨어져 발길을 돌려야 했던 식도락가들이 근처의 다른 비슷한 식당을 찾는 덕에 주변 상권이 살아나기도 했다. 인공감미료(MSG)와 나트륨 줄이기, 빙초산 안 쓰기, 반찬 재탕 안 하기와 같은 국민적인 먹거리 운동이 일어난 것도 먹거리X파일이 이끈 변화다. 유명 식당이나 대형 백화점은 조리음식에 미리 MSG를 첨가하지 않고 손님이 선택하도록 방침을 바꾸었고, 공군은 모든 부대에서 MSG를 퇴출시키기도 했다. 착한 먹거리, 착한식당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겪었다. 제작 기간만 반년이 걸린 ‘라면이 말하다’ 편의 구장현 PD는 라면을 주식 삼아 10일 내내 30봉지가 넘는 라면을 먹어야 했다. 정민지 기자는 착한 치킨을 찾기 위해 50곳이 넘는 치킨 집을 돌아다니며 먹다가 몸무게가 5kg 이상 늘었다. 김성옥 동원대 호텔조리과 교수는 “먹거리X파일은 단순 고발 프로그램이 아니다. 착한 재료, 조리법, 먹는 방법까지 건강과 먹거리와 관련된 지혜를 알려 주고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낸 깊이 있는 교양 프로그램이었다. 앞으로 더욱 재밌고 충실한 정보가 담긴 방송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돈 PD는 “착한 먹거리를 찾으려고 열심히 뛰다 보니 어느새 1년 10개월이 지났다.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나눔 착한 식당과 같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더 많은 사람이 착한 먹거리를 누릴 수 있도록 종류도 늘려 가겠다”고 약속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KBS 드라마에서 연애정보지 ‘열애’ 담당 기자로 나오는 소녀시대 윤아(23·사진 오른쪽)가 가수 겸 배우 이승기(26)와 연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기의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는 1일 “두 사람이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호감을 갖게 됐다. 지금 막 시작하는 단계”라며 일부 인터넷 신문이 보도한 열애설을 인정했다. 윤아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도 “서로를 알아 가는 단계”라고 열애 사실을 확인했다. 윤아는 KBS 월화드라마 ‘총리와 나’에서 총리(이범수)와 사랑에 빠지는 연애정보지 여기자 남다정으로 나온다. 이승기는 tvN의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 ‘짐꾼’으로 출연 중이다. 이승기는 지난해 말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 윤아는 KBS 연기대상 우수상을 받았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마하티르와의 대화(톰 플레이트 지음·알에이치코리아)=미국 내 ‘아시아 정보통’으로 꼽히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전 논설실장인 저자의 ‘아시아의 거인들’ 시리즈 중 하나. 저자는 말레이시아 전 총리인 마하티르 모하맛과 4차례 인터뷰하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했던 그의 리더십에 주목한다. 1만5000원.존재의 순간들(버지나아 울프 지음·부글)=1941년 저자가 59세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뒤 발굴된 원고를 모은 책. 저자가 말하는 존재의 순간은 충격이나 깨달음, 계시를 통해 개인이 존재의 실체를 온전히 느끼는 순간을 말한다. 1만5000원.넘치는 매력의 사나이 예수(박태식 지음·들녘)=대한성공회 사제인 저자가 현대인이 알아야 할 인간 예수를 쉽고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책 속 예수는 넘볼 수 없는 지혜와 막강한 화술로 ‘인간 너머’의 삶을 살다간 역사적 인물로 그려진다. 1만7000원.고독의 즐거움(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에이지21)=생태문학의 고전 ‘월든’을 쓴 저자는 사상가, 작가, 환경운동가로 살며 깊은 사색과 성찰이 담긴 강연과 저술 활동을 했다. 그의 글 속에서 고독을 즐기는 법을 알려주는 155개 문장을 골라 담았다. 1만3000원.중국 일등기업의 4가지 비밀(김용준 외 지음·삼성경제연구소)=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2013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중국 기업은 89개가 포함됐다. 한국이 5년째 14개로 제자리걸음인 데 비해 중국은 2배 이상 늘었다. 중국 각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13개를 선정해 그 비결을 분석했다. 2만 원.박경미의 수학콘서트 플러스(박경미 지음·동아시아)=‘수학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책’으로 불리며 수학 교양서로는 최고 판매를 기록한 ‘박경미의 수학콘서트’의 개정증보판. 문학, 과학, 음악, 미술, 역사, 스포츠에 숨겨진 다채로운 수학 이야기가 펼쳐진다. 1만4500원.식당부자들(이상규 지음·이상)=14개 식당을 개업하고 8번의 폐업을 경험한 현직 식당 주인인 저자가 절대 망하지 않는 식당을 만드는 비결을 알려준다. 창업 전 최소 1년간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이익보다는 일단 매출부터 올릴 것을 권한다.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