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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홍길동’과 커피 음료 ‘T.O.P’ 광고의 연결 고리는 드라마 ‘미생’이다? 언뜻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하는 이가 있다. 바로 ‘풍운아 홍길동’을 그린 고(故) 신동우 화백(1936∼1994)의 아들 신찬섭 씨(48)다. 그는 제일기획의 광고기획 부서인 캠페인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맥심’과 ‘T.O.P’, ‘카누’ 등 유명 커피 제품의 광고가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어려운 시기라 ‘홍길동’ 같은 영웅이 그리운가 봐요. 많은 사람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5일 서울 용산구 제일기획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신 씨는 아버지 신 화백의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부친의 20주기를 기념해 지난해 12월 중순 아버지 명의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chadolbawee)를 개설했다. 페이스북의 주요 내용은 신 화백이 생전에 그렸던 작품과 그의 사진들.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1000명이 넘는 사람이 ‘좋아요’ 버튼을 눌렀다. “사실 살아 계셨을 때 아버지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어요. 식당에 가면 주인이 돈을 못 내게 할 정도였고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길을 가다가도 사인을 해 주는 일이 수두룩했습니다.” 신 화백은 한국 만화계의 거장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 만화인 ‘풍운아 홍길동’은 1966년부터 4년간 소년조선일보에 1200회 연재됐다. 1969년에는 고인의 친형인 신동헌 감독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3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신 화백은 젊은 세대에게도 ‘천하장사 소시지’ 포장 그림의 작가로 기억되고 있다. 신 씨는 “아버지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듣거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낀 것을 즉석으로 그림으로 그려 내셨어요. 그런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라며 부친을 회고했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이라고 했던가. 신 씨는 만화가 아버지의 창의성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는 제일기획에서 잇달아 히트 광고를 만들어 내며 ‘미다스의 손’으로 꼽혀 왔다. 신 씨는 특히 ‘내 안에 널 새겨 넣고 있어’와 같은 카피로 많은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T.O.P 커피 광고에 자신의 노력이 숨겨져 있다고 했다. 군 제대 후 활동이 없던 배우 원빈을 고른 것도, 신인을 쓰자는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민아를 고집한 것도 그였다. 로맨틱한 제품 이미지를 강조하기에는 두 사람이 최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드라마 ‘미생’에 등장한 맥심 커피의 간접광고(PPL)를 성공적으로 기획해 내기도 했다. “뭐하는 거야? 가을 타?”란 선배의 질문에 주인공 장그래가 “커피 탑니다”라고 답하는 대사는 사실 맥심의 광고 카피다. 이런 재치에 재미를 느낀 수많은 시청자가 ‘미생 속 PPL 찾기’에 나서기도 했다. 신 씨는 “인연이 참 희한하다”고 했다. “미생이 사실 만화(웹툰)였잖아요. 홍길동이 만화에서 영상(영화)으로 된 우리나라 시초 작품 아닌가요. 그래서 제 광고가 잘됐나 봅니다.” 뿔테안경 속의 눈이 웃고 있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코카콜라 가격이 지난해 12월 인상된 데 이어 경쟁 제품인 펩시콜라와 칠성사이다 가격도 오른다. 롯데칠성음료는 9일부터 펩시콜라와 칠성사이다, 게토레이 등 7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6.4% 올린다고 6일 밝혔다. 제품별 인상률은 마운틴듀 7.2%, 칠성사이다 7.0%, 아이시스 6.8%, 립톤 아이스티 6.5%, 칸타타 6.1%, 게토레이 5.8%, 펩시콜라 5.6% 등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캔, 커피 등 원부자재의 국제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 인건비 상승 등의 요인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직장에는 ‘돌아이 보존 법칙’이란 게 있다. 어느 회사, 어느 부서로 가든 정상적이지 않은 직장 동료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의미다. 그런 존재가 없다면 본인이 ‘돌아이’일 가능성이 높다. 기발한 방식(?)으로 동료들을 힘들게 하는 ‘폭탄’ 같은 이들! 2015년에는 이런 동료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꼴불견 직장 동료를 유형별로 정리했다. 벼룩시장 구인구직이 지난해 9월 전국 남녀 직장인 4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 업무 떠넘기기 형 ‘너의 일은 너의 일이고, 나의 일도 너의 일이다’라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가진 자들이다. 이런 특징은 주로 직장 상사에게서 나타나는데 ‘인간은 원래 이기적 동물’이라는 명제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어느 집단에나 존재한다. 금융업 종사자 김모 씨(28)가 그 피해자 중 한 명이다. 부서 막내인 그는 업무 과다에 시달려 주말을 잊은 지 오래다. 결국 회의를 통해 업무를 재분배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악덕한 이모 대리(33)가 선임으로 있었는데 그는 김 씨의 업무가 줄어든 것을 알고 온갖 일을 시키기 시작했다. “일 줄었잖아∼ 좀 도와주면 어때”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악마’ 이 대리! 그는 김 씨에게 일을 맡기고 태연하게 인터넷 쇼핑을 했다. 그런 이 대리를 보며 김 씨는 서랍 속에 넣어둔 사직서를 꺼냈다 넣었다를 반복했다. ○ 성과 가로채기 형 업무 떠넘기기는 자연스럽게 성과 가로채기로 이어진다. 직장 상사가 업무를 떠넘기고 뒤늦게 합류하면 고스란히 성과는 상사에게 가기 마련이다. 대기업 사원 이모 씨(29)는 경지에 다다른 ‘불여우’ 김모 과장(34·여)을 만났다. 그는 최근 수억 원 규모의 개발 사업을 따냈는데 결재 서류를 보고 깜짝 놀랐다. 담당자 이름에 김 과장 이름이 버젓이 쓰여 있는 것. 평소 이 씨는 일은 본인이 떠맡고 접대는 김 과장이 받아 울화가 치밀었는데 성과가 나오자 김 과장이 본인의 이름까지 은근슬쩍 결재 서류에 끼워 넣은 것이다. 결국 이 씨는 고과에서 ‘C’를 받고 김 과장은 고과에서 ‘A’를 받았다. ○ 업무 방해 형 올해 직장생활을 시작한 정모 씨(29)는 ‘메신저 트라우마’에 걸려있다. 사수 신모 대리(33)가 쉴 새 없이 메신저를 보내기 때문이다. 신 대리는 정 씨에게 ‘어제 저녁엔 뭘 했는지’, ‘여자친구와의 사이는 요즘 어떠한지’ 같은 사적인 이야기까지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낸다. 한 번은 너무 바쁜 나머지 메신저 메시지에 답을 못한 적이 있었는데, 그날 오후 신 대리는 정 씨를 옥상으로 불렀다. “사회생활은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정 씨는 짜증이 나면서도 ‘저렇게 살면 피곤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까지 들었다고 한다. ○ 기타 비(非)매너 형 ‘후각 테러형’ 직장 동료는 보통 남자 사원을 떠올리지만 그렇지 않다. 부츠를 신고 온 여사원에게도 예측 불허의 냄새가 난다. 특히 여사원들에게서 나는 발 냄새는 ‘이슬만 먹고 살 것 같다’는 믿음을 배반한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대개의 경우 ‘후각 테러 형’ 직장인은 남자다. 영업팀에 근무하는 홍모 씨(33)는 같은 팀 강모 대리(36) 탓에 두통약을 달고 산다. 강 대리는 자리에 도착하면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바꿔 신는데 스멀스멀 걸레 썩는 냄새가 퍼지기 시작한다. 거기서 그치면 다행. 신발을 벗고 양말을 만지작거리는 것은 기본이며 가족에게도 트기 힘들다는 트림과 방귀도 서슴없고 과감하게 선보인다. 홍 씨는 “차라리 악취가 낫지 그걸 감추기 위해 향수라도 뿌리면 머리가 깨질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은 “직장인들이 관계에 ‘리스크’가 생길 것을 불안해해 다 떠안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며 “상사 또는 동료가 업무를 떠넘기면 ‘내 일을 먼저 한 후 하겠다’고 뚜렷하게 밝히고, 책임 관계에 있어서 문제가 될 만한 사안에는 이메일을 보낼 때 같은 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첨부해 보내라”고 조언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낮에 오세요, 낮에…. 지금은 얘기 못해요. 너무 바빠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9시 서울 광진구 동일로(자양4동) ‘양꼬치 거리’. ‘매화반점’ 지배인 김해광 씨(36)는 기자의 취재 요청에 손사래를 쳤다. 식당에선 고기가 익는 고소한 냄새와 이국적인 향신료 냄새를 타고 손님들의 대화가 유쾌하게 넘쳐나고 있었다. 저녁식사 시간이 지났는데도 식당은 여전히 만석(滿席)이었다. 좌석 80여 개는 이미 가득 찼고 가게 밖에서는 20여 명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줄을 서 있던 대학생 이규진 씨(20)는 “양고기가 맛있어서 경기 구리시에서 왔다”며 “가격이 부담 없어 친구들과도 자주 온다”고 말했다. 을미(乙未)년 ‘양의 해’인 2015년을 맞아 양고기가 주목받고 있다. 양고기에 대해서는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질기고 누린내가 나는 고기’란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양고기는 인기 외식 메뉴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 시내에도 양고기를 파는 식당이 꽤 많아진 데다 최근에는 대형마트들도 속속 양고기 판매에 나서고 있다.치맥 못지않은 ‘양꼬치+칭다오맥주’ 인기 다음 날인 12월 31일 낮에 다시 찾아간 양꼬치 거리는 전날과 달리 평온한 모습이었다. 차량 두 대가 간신히 지나다닐 만한 골목길 양옆으로 양꼬치를 파는 음식점 30여 개가 늘어서 있었다. 붉은색 바탕에 한자와 한글이 병기된 간판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매화반점도 그런 음식점 중 하나였다. 종업원들은 저녁 메뉴로 내놓을 양고기를 손질하고 있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서울 성수동 일대 공장에서 일하던 조선족과 한족들이 여기에 몰려들기 시작했어요. 자양동은 월세가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교통이 좋으니까요. 2001년경부터 자연스레 양꼬치 집들이 생겨나자 주변의 건국대나 한양대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들까지 이곳에 들락거리게 됐죠. 이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한국인 양꼬치 마니아는 물론이고 일반 회사원으로까지 고객층이 넓어졌습니다. 어느새 명실상부한 양꼬치 거리가 됐지요.”(김해광 지배인) 매화반점도 2000년대 초반에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음식을 팔았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인 손님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양꼬치 거리의 ‘원조’ 격인 서울 구로동과 대림동 일대를 중국인들이 주로 찾는다면, 자양동 일대에는 한국인들이 훨씬 많이 몰린다. 이곳의 주력 메뉴는 단연 양꼬치. 중국어로 양러우촨(羊肉串)이라고 한다. 향신료인 ‘쯔란’(孜然·미나릿과 식물인 커민의 씨앗)의 향과 풍미도 일품이다. 쯔란에서는 카레 향과 비슷한, 달고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중국식 양꼬치집에서는 쯔란과 고춧가루를 섞어 꼬치 전체에 발라 굽거나, 손님들에게 고기를 찍어 먹는 용도로 제공한다. 여기에다 중국산 칭다오(靑島) 맥주를 곁들이면 양고기의 느끼한 맛이 없어진다는 게 애호가들의 설명이다. 양꼬치 거리의 또 다른 식당인 ‘홍매반점’에서 만난 직장인 정다정 씨(26·여)도 양꼬치와 칭다오 맥주의 조합을 최고로 쳤다. “양꼬치 좀 먹을 줄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치맥(치킨+맥주)처럼 양꼬치와 칭다오 맥주를 함께 먹는 게 불문율로 통해요. 양꼬치 거리에서는 하얼빈(哈爾濱)이나 옌징(燕京) 맥주 같은, 시중에서 접하기 힘든 중국 맥주를 파는 식당들이 적지 않아요.” 정 씨는 양고기를 좋아하는 회사 사람들과 함께 ‘양꼬치’라는 모임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양꼬치 거리에 온다고 했다. 이날도 직장 동료 6명과 양꼬치 4인분, 궈바오러우(鍋包肉·넙적한 모양의 탕수육) 2인분, 가지볶음 1인분, 칭다오 맥주 3병, 옌타이(煙臺) 고량주 1병을 시켰다. 배불리 먹었는데도 이들이 부담한 금액은 1인당 1만5000원 정도. 정 씨는 “양꼬치집은 가격 부담이 없어 여럿이 와서 여러 가지 요리를 시켜놓고 모임을 갖기에 좋다”고 말했다.고급 요리로도 각광… 영양가 높은 양고기 양고기의 인기는 비단 양꼬치에만 그치지 않는다. 양고기는 구이나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로도 변신해 사랑받고 있다. 이런 인기에는 ‘양고기는 누린내가 나고 질기다’라는 인식이 사라진 점도 한몫한다. 예전에 우리가 접했던 양고기는 생후 1년 이상 자란 양의 고기, 즉 머턴(Mutton)이었다. 양의 지방은 생후 1년을 기점으로 질겨지고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요즘 유통되는 것은 대부분 생후 1년 이하 어린 양의 고기인 램(Lamb)이다. 냄새가 덜하고 육질도 부드럽다. 서울 홍익대 인근의 양고기집 ‘이치류(一流)’는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핫 플레이스’로 통한다. 이곳에선 일본에 15년 동안 살았던 주성준 사장(47)이 삿포로(札幌)식 양고기 구이인 ‘칭기즈칸’ 요리를 선보인다. 당초 그는 경기 일산신도시에서 개업했지만,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젊은이들이 모이는 홍익대 쪽이 더 나을 것 같아 가게를 옮겼다. 예상은 적중해 그의 가게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다. “젊은이들은 유럽이나 미국 식의 일률적인 요리가 아닌, 새로운 맛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요. 해외에서 양고기를 접해봤던 젊은층들도 많고요. 우리 가게에서 칭기즈칸 요리를 맛보고 난 후 역(逆)으로 삿포로로 여행 간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삿포로관광청이 관광안내 책자를 우리 식당에 비치해 뒀어요.” 양고기는 고급 요리로도 변신한다. 서울 광화문의 레스토랑 ‘오키친’은 양고기 스테이크나 갈비뿐 아니라 파스타나 라비올리(이탈리아만두), 스튜도 만든다. 이곳은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의 레스토랑에서 20년간 셰프로 활약한 일본인 요나구니 스스무(與那國進·66) 씨와 푸드 아티스트 오정미 씨(54) 부부가 운영한다. 부부는 “양고기를 좋아해 일주일에 세 차례 이상 먹다가 손님들에게도 선보이고 싶어 요리로 개발해 냈다”고 말했다. “주변의 외국계 회사 임원들이나 해외에서 맛본 양고기를 떠올리면서 찾아오는 한국인들이 주 고객이에요. 또 양고기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예전보다 양고기 주문이 확실히 많아졌어요.” 실제로 양고기는 ‘저(低)칼로리, 저지방, 고단백’ 육류로 통한다. 특히 콜레스테롤 함량이 다른 육류보다 낮은 편이고, 칼슘과 인, 아연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다. 피로 해소나 피부 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양고기 수입액도 급증 이처럼 양고기가 대중화되자 수입액도 급증하고 있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양고기 수입액은 2927만8000달러(약 320억 원)로 2013년 한 해 동안의 수입액(2621만3000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이것은 2000년 연간 수입액(387만8000달러)의 7.5배에 이른다. 양고기는 주로 호주(약 90%)와 뉴질랜드(약 10%)에서 수입된다. 양고기의 인기가 높아지자 최근에는 대형마트들도 잇달아 양고기 판매를 시작했다. 이마트는 수도권의 주요 점포 26곳에서 호주산 양고기를 판매 중이다. 램 갈비는 100g당 3280원, 램 불고기는 100g당 2580원으로 한우보다 싸지만 호주산 쇠고기보다는 비싼 편이다. 홈플러스는 한국식 양념을 한 양고기를 내놓고 있다. 고추장 불고기(400g·9900원), LA식 양념갈비(400g·9900원), 전골(300g·7900원) 등의 품목은 양고기 특유의 향이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을 위해 한국식 양념을 가미해 만든 것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부터 항공직송을 통해 들여온 호주산 램 갈비를 판매 중이다(100g당 4800원). 전문가들은 앞으로 양고기 수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발효된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호주산 양고기에 대한 관세(기존 22.5%)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10년 후인 2025년에는 완전히 없어지기 때문이다.김유영 abc@donga.com·김성모·박창규 기자 }
천호식품은 김지안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고 2일 밝혔다. 김 신임 사장은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의 아들로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직장인 조한무 씨(44)는 크리스마스에 가족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웠지만 바쁜 직장생활로 항공편과 호텔 등을 일일이 예약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A여행사의 패키지상품’(각종 예약을 여행사가 대행하고 여행 일정이 정해져 있는 상품)을 이용해 3박 5일 일정으로 태국 여행을 다녀왔다. 조 씨는 “준비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반면 B여행사를 통해 패키지여행으로 일본을 다녀온 이병숙 씨(57·여)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행사 일정이 너무 빡빡해 여유가 없었으며 다녀온 식당도 마음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럴 줄 알았으면 자유여행으로 갈 걸 그랬다”고 말했다. 패키지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의 소비자만족도 등급을 매긴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14개 종합여행사에 대한 소비자 2000명의 만족도를 조사해 분석한 결과, 모두투어, 롯데관광, 하나투어, 여행박사, 한진관광 등 5개 여행사가 ‘상’ 등급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5개 항목(정보제공, 계약과정, 계약이행, 진행 및 안내원, 가격)의 만족도를 측정해 항목별 가중치를 곱한 후 합산한 종합만족도를 토대로 상, 중, 하 등급을 매겼다. 레드캡투어와 참좋은여행, 투어2000, 노랑풍선, KRT, 온라인투어, 인터파크투어 등 7개 회사가 ‘중’ 등급을, 온누리투어와 자유투어가 ‘하’ 등급을 받았다. ▼ 계약과정 하나투어 최고점… 가격은 한진관광 높은 점수 ▼해외여행 만족도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계약과정에서는 하나투어(3.72점)가, 정보제공에서는 여행박사(3.76점)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계약이행과 진행·안내원에서는 롯데관광(3.69, 3.58점)이, 가격에서는 한진관광(3.45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또 ‘국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을 시행하는 여행사(9곳)와 실행하지 않는 여행사(5곳)를 비교했을 때 시행 여행사(평균 3.55점)가 비시행 여행사(3.44점)보다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은 이름은 ‘옵션’이지만 사실상 무조건 돈을 내고 봐야 하는 ‘필수옵션 관광’ 항목을 없애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편 여행업계 일각에서는 소비자원의 조사에 대해 “수치상 큰 차이가 없는데 내용을 너무 부풀려 발표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이런 조사를 하는지 몰랐고 어떤 표본을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조사를 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는 한국소비자원에 종합점수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소비자원의 관계자는 “이미 업계와 비공개를 전제로 조사하기로 합의를 했다”며 “추가적인 정보 공개는 어렵다”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42.195km를 2시간12분56초 만에 달려 금메달을 목에 건 사람의 오기와 끈기는 얼마나 될까.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김원탁 씨(50)는 현재 다른 방면(?)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김 씨는 현재 농부가 되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1996년 마라톤을 접고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아는 선배가 ‘감자 심는 데 좀 도와 달라’고 부탁을 한 게 계기가 됐어요. 감자를 심고 종자가 남았는데 그걸 내 밭에 심다 보니 땅도 늘리고 다른 것도 심게 됐습니다.” 김 씨가 웃으며 말했다. 이후 그는 귀농인의 삶을 살게 됐다. 현재 김 씨는 10만여 평의 땅에서 농사를 짓는 ‘대농’이다. 김 씨가 주력 재배하는 작물은 콩나물용 콩이다. 매년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파종을 하고 10월 중순부터 11월 초 사이에 콩을 수확한다. 그는 콩과 감자, 당근, 무 등을 재배해 한 해 1억7000만 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농사가 잘된 것은 아니었다. “처음 농사를 지을 땐 마라톤처럼 열심히 달리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태풍도 견뎌야 하고 비료를 주는 시기부터 농사 장소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겪은 끝에 그는 ‘콩 박사’가 됐다. 김 씨는 귀농귀촌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농사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라고 조언했다. “요즘엔 기계도 많이 써야 하는 데다 땅의 임대료도 비싸져 웬만한 규모로는 어려워요. 자칫 태풍 한 번 맞고 나면 빚만 남을 수 있지요.” 그는 아울러 “재정 능력이 있는 정부나 기업들이 좋은 종자를 개발하기 위해 힘써야 귀농귀촌도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올해부터 CJ제일제당이 개발한 콩나물용 콩 종자 ‘CJ 행복한 콩 1호’를 사용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콩이 많이 달리고 기계화 수확이 가능한 ‘행복한 콩’은 CJ제일제당이 2011년부터 3년에 걸쳐 개발한 품종이다. 김 씨는 지난달 19일 경기 안성시에서 열린 농업대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규모 있는 기업이 종자 개발에 나서야 국내 농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좋은 종자를 강조하긴 했지만, 김 씨의 성공은 자신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평이다. 그와 어렸을 때부터 친구로 지낸 강인복 구좌농협 자재팀장(51)은 “품종이 좋아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원탁이만큼 노력파가 없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그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로 통한다. 농사지을 때는 밤 12시까지 트랙터를 타고 다닐 정도로 끈기와 오기가 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어영부영 살 거면 살 필요가 없다”며 “콩에 대해서는 마라톤만큼 잘 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고는 “농부로 사는 인생도 마라톤처럼 ‘완주’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제주=김성모 기자 mo@donga.com}

경기 불황에 쪼그라든 기업들의 주머니가 가계 경제에도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은 349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 10곳 중 6곳(63.9%)은 올해 연말 보너스를 아예 지급하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고 26일 밝혔다. 연말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을 계획인 기업 중 15.7%는 지난해 보너스를 지급했다. 기업들이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는 이유로는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어서’가 31.8%로 가장 많았다. ‘회사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서’가 30.5%, ‘경기가 안 좋아서’가 25.6%, ‘목표실적을 달성하지 못해서’가 19.7%로 그 뒤를 이었다.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기업 중 60.5%는 그 대신 연말연시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연말 회식 및 송년회’(47.4%) 등을 열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연차휴가 사용을 권장하거나(22.2%), 선물세트를 지급하는 방법(20%)으로 보너스를 대신하는 곳도 있었다. 보너스를 지급하는 기업들의 연말 보너스 금액은 1인당 평균 209만 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조사 기업의 절반가량(47%)은 올해 목표보다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적 부진의 이유 중에는 ‘내수 부진’이 43.9%로 가장 많았으며 ‘여유자금 등 유동성 부족’이 14%, ‘수출여건 악화’가 8.5%였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조사에 따르면 경기 불황과 우울한 사회 분위기 등으로 크리스마스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와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은 조사 프로그램인 ‘서베이 24’를 통해 15일 소비자 1000명(남성 511명, 여성 489명)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에 대한 의식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과반수인 10명 중 6명(60.1%)이 ‘과거와 비교해 올해 크리스마스는 즐겁거나 기대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다른 답변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크리스마스 계획을 묻는 질문에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전체의 3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모님이나 가족과 식사를 한다’(30.8%)나 ‘연인과 데이트를 한다’(10.9%) ‘교회나 성당에서 종교 활동을 한다’(9.7%)는 응답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이번 크리스마스에 지인, 가족과 어떤 것을 주고받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서로 안 주고 안 받겠다’(46.2%)는 응답이 ‘식사’(34.2%) ‘선물’(17.9%)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올해 크리스마스가 즐겁거나 기대되지 않는다’고 답한 601명에게 그 이유를 묻자 10명 중 4명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거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껴서’라고 답했다. ‘침체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즐겁지 않다’(21.1%)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크리스마스를 느낄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답한 사람도 전체의 11.1%나 됐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관심은 온라인상에서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SK플래닛 광고 부문이 최근 3년 동안(11월 첫째 주∼12월 첫째 주) 온라인 뉴스, 블로그, 카페, 게시판 등에 올라온 게시글(총 204만6317건)을 조사한 결과, 크리스마스 관련 단어의 언급은 2012년 3만8221건에서 올해 1만4636건으로 약 61.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크리스마스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어떤 단어를 자주 언급했을까. ‘이벤트’(7126건) ‘선물’(4689건) 등 꾸준히 언급되는 단어들과 함께 ‘연휴’(4671건) ‘제주도’(4637건) ‘항공권’(4437건) 등 여행 관련 단어들이 상위에 올랐다. 서현주 SK플래닛 광고부문 팀장은 “사회적인 피로도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여행으로 현실을 잠시 잊으려는 누리꾼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범석 bsism@donga.com·김성모 기자}

“조용해도 이렇게 조용할 수가 없어요….” 서울 종로에서 20년째 프랜차이즈 브랜드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이영희(가명·48·여) 씨는 올해 크리스마스 매출 얘기가 나오자마자 한숨부터 쉬었다. 그의 가게에는 10년 전만 해도 12월이 되면 낮부터 주문 전화가 폭주했다. 눈 오는 날이면 정신이 없을 정도로 치킨을 튀겨야 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기간(24, 25일) 매출은 평일의 2배 이상으로 올라가 ‘3대 복날’과 함께 1년 중 최대 대목으로 꼽혔다. 하지만 올해 12월에는 주문 전화가 뚝 끊겼다. 이 씨는 크리스마스가 아닌, 최근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 나온 신제품에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그는 “캐럴도 들리지 않고 사람들도 즐거워하지 않다 보니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연말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크리스마스 없는 유통업계 크리스마스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캐럴은 듣기 어렵다. 각종 사건 사고로 가라앉은 사회 분위기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대목을 기대했던 대형 유통업체와 동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X-mas’의 ‘X’가 ‘(매출) 곱하기’가 아닌 ‘실패’나 ‘엑스(부정적인 의미)’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적신호’는 각종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빅3’ 업체는 지난달 말부터 2주간 대대적으로 겨울 정기세일 행사를 벌였다. 하지만 매출 신장률(지난해 대비, 신규 점포 제외)이 1∼2%대에 머무는 등 성과는 부진했다. 지난해 세일 기간 동안의 매출 신장률이 5∼8%대였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외식업 쪽의 분위기도 다를 바 없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부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최근 549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연말 기대 매출을 설문조사한 결과 10곳 중 9곳(90.9%)이 ‘올해는 지난해 12월보다 매출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리’ 제조 업계는 크리스마스를 즐기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다. 디오트리의 이두환 팀장은 “이전에는 경기가 안 좋아도 심리적 위안을 받고 싶은 심리 때문에 트리가 잘 팔렸지만, 올해는 그런 것도 안 통한다”고 말했다. 올해 트리 제조업체들은 높이 1m 이하의 소형 트리 등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다양한 트리 제품을 판매했던 이마트도 올해 물량을 지난해보다 40% 줄였다. 그 대신 크리스마스가 지나도 쓸 수 있는 양초나 사슴 조형물 등 인테리어 소품 비중을 30% 늘렸다. 카드 업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특히 요즘엔 사람들이 모바일, 온라인 카드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크리스마스 인사를 보내다 보니 4년 전 200억 원 가까이 되던 시장 규모가 반토막이 났다. 크리스마스카드를 대량으로 만들던 업체들은 전문 디자이너를 고용해 만들거나 금박 등 화려한 장식을 넣은 ‘한정판’ 혹은 소수의 고급화한 제품 위주로 옮겨가고 있다. 대형마트와 식품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AK플라자는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에 열던 사은 행사를 올해는 기간을 늘려 2주 전인 11일부터 열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행사를 여는 곳도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기저귀를 판매하면서 1박스에 2만6500원 하는 기저귀 5박스를 사면 6만5000원짜리 어린이 모형 자동차 ‘라바 번개카’를 주는 행사를 열었다. 마트 측은 “사은품이 더 비싼 것임을 알면서도 매출을 올리기 위해 행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밖에서 식사’ 대신 ‘집에서 나를 위해’ 크리스마스 무렵의 분위기가 바뀐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크리스마스를 대체할 만한 ‘대체 기념일’이 많이 생겨난 것을 꼽는다. 크리스마스를 그냥 쉬는 날로 여기는 사람이 늘다 보니 예전처럼 선물을 주고받는 등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의식적 행위’를 하지 않게 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의 경기 불황이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더 크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소비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사람들이 스스로 위축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마음껏 즐기지 않고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유통업체나 거리에서 캐럴을 듣기 어려운 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예전만 못한 것에 한몫한다. 한 유통업체는 5년 전까지 매장에서 유명 가수들이 부른 캐럴을 틀었지만, 이후로는 경기 불황에 저작권료라도 아껴보겠다며 캐럴을 거의 틀지 않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꼭 캐럴을 틀어야 할 때는 저작권 보호기간(사후 70년)이 지난 곡들이나 내부 직원들이 연주한 음악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밖에서 흥이 나지 않다 보니 사람들은 집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유명 음식점에서 외식을 하던 사람들이 집에서 가족들과 요리를 해 먹으며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는 움직임이 크다. 이 덕분에 CJ제일제당이 12월 한 달 동안 본사(서울 중구 동호로) 내 ‘백설요리원’에서 진행 중인 ‘파티 요리 클래스’ 같은 요리 강습 프로그램이 인기다. 파티 요리 클래스는 참가자들이 임희원, 박준우 씨 등 유명 요리사들과 함께 레스토랑의 파티 요리를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다. 오믈렛과 스페인 요리를 배웠다는 주부 김지은 씨(31)는 “아이(두 살) 낳기 전에는 외식을 많이 했는데 요즘엔 식당 예약하기도 힘들뿐더러 가격도 비싸 부담 된다”며 “올해는 집에서 편하게 가족들과 직접 음식을 해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얼마 전부터는 ‘남을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보다는 1년 동안 수고한 나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최근 20∼60대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나 자신에게 크리스마스 및 연말 선물을 하겠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95%나 됐다.나 홀로 활황 맞은 여행업계 직장인 정혜란 씨(30·여)는 올해 크리스마스 즈음에 친구들과 베트남 하노이로 4박 5일 여행을 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여름부터 계획을 짰고 9월에 이미 항공편을 예약했다. 휴일이 아닌 26일과 29일은 회사에 휴가를 냈다. 크리스마스에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해 정 씨는 “크리스마스 때 함께 있을 남자친구도 없고, 특별히 무언가 할 것도 없어 마음 맞는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크리스마스가 ‘여행 대목’이 됐다. 고객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 고심 중인 유통업계와 달리 여행업계는 정 씨처럼 크리스마스에 찾아온 징검다리 연휴를 즐기는 직장인이 몰리면서 ‘나 홀로 활황’을 맞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그냥 ‘빨간 날’(쉬는 날)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면서 국내외 관광지로 떠나는 사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크리스마스(25일)가 목요일이어서 금요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4일을 쉴 수 있다. 그 다음 주 1월 1일도 목요일이어서 2주 연속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진다. 크리스마스 여행객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하나투어가 최근 발표한 크리스마스 해외여행객 통계(23∼25일 기준)를 살펴보면 2012년에는 9500여 명, 지난해에는 1만2200여 명이 하나투어를 통해 해외로 떠났다. 하나투어는 올해는 1만4700여 명이 해외여행길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월 전체 출국자 수도 증가세다. 지난해 12월 한국인 출국자 수는 120만4463명으로 5년 전인 2008년(66만7564명)의 1.8배로 늘었다. 인터파크투어의 한 관계자는 “특히 최근 들어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여행을 가려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12월이 겨울철 중 최고 성수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몇 년 전부터 일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남은 연차를 연말에 모두 소진하게 하면서 불이 붙었다. 두산그룹은 2011년부터 종무식을 12월 23일에 열어 크리스마스이브(24일)부터 월말(31일)까지 직원들이 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김범석 bsism@donga.com·김성모 기자}

식품업체 오뚜기가 제조한 스파게티 소스에서 유리 조각(사진)이 발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프레스코 스파게티 소스 토마토’ 제품에서 길이가 약 4.5cm인 유리 조각 이물이 발견돼 18일 판매를 중단하고 같은 날 생산된 제품들을 회수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만들어진 다른 제품에도 추가로 유리 조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수 대상은 유통기한(제조일자로부터 1년)이 2015년 8월 25일인 제품으로 총 7051kg(1만7628개)에 이른다. 식약처 관계자는 “11월 27일 충북 청주에 거주하는 한 소비자가 해당 제품에서 이물이 나왔다며 신고해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제품이 경기 안양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은 위해상품 판매차단 시스템(POS)에 등록돼 자동으로 판매가 금지된다. 만약 소비자가 시중에 남아 있는 제품을 사려 해도 판매원이 제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판매 금지 상황이 고시되는 시스템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공정 중에서 병이 깨져 이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최선을 다해 해당 제품을 회수하고, 유통기한이 해당 기간인 제품은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유근형 noel@donga.com·김성모 기자}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선물의 달’이자 ‘고뇌의 달’이다.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가 만족할 만한 선물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선물 포장을 뜯었을 때 실망한 표정을 보는 것만큼 아찔한 일도 없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토즈(TOD‘S)’가 내놓은 내년 신상품은 이런 고민을 크게 덜어줄 것 같다. 토즈는 ‘드라이빙 슈즈’(자동차를 운전할 때 신는 신발을 의미)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드라이빙 슈즈와 핸드백은 많은 남성과 여성들 사이에서 워너비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디자인에 실용성까지 겸비 2015년 토즈의 남성 컬렉션은 ‘메이드 인 이탈리아’ 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제품의 섬세한 부분까지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 제품마다 고풍스러운 토즈의 디자인에 실용성과 기능성을 더했다. 컬렉션에 사용된 색감들은 밀라노에 자리한 ‘토즈 J.P. 클럽’에서 영감을 받았다. ‘J.P. 클럽’은 우아하면서 남성적인 느낌의 가구와 소품으로 꾸며진 회원 전용 클럽으로 회원들이 휴식을 취하며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클럽의 공간은 갈색과 파란색, 검은색으로 꾸며져 있다. 이 세 가지 색감은 이번 신상 남성복 컬렉션에 두드러지게 사용된 색감이다. 이번 시즌 토즈 남성 컬렉션 디자인의 핵심은 몇 해가 지나도 애정을 가지고 입을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예술적인 이탈리안 가구를 만드는 장인 정신을 토즈의 제품에 입혔다. 토즈 관계자는 “신상품을 착용한 남성이 자신감 넘치고, 편안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에게는 품격 있는 인상을 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소재도 신경을 썼다. 셔츠와 재킷에도 가죽이 사용됐으며 이번 시즌에는 데님 소재도 새롭게 시도했다. 다양한 데님 소재를 사용해 세련된 느낌을 주도록 했다.눈길 가는 여성 ‘바이커 재킷’ 현재 토즈 여성 컬렉션을 진두지휘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디자이너 ‘알레산드라 파키네티’다. 파키네티가 선보이는 토즈의 여성 컬렉션은 올해 첫선을 보인 바 있다. 그는 이번 신상 컬렉션에서 뛰어난 품질과 토즈의 스타일, 기능성을 아우를 수 있는 제품을 고민 끝에 내놓았다. ‘프라이빗 그린(Private Green)’이라고 이름 지은 이번 시즌 컬렉션은 이탈리안 정원의 양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탈리안 정원 컨셉의 싱그러운 느낌과 패턴은 컬렉션에 고대로 투영됐다. 나일론처럼 가벼운 가죽으로 디자인된 재킷에 매치한 꽃무늬 패턴의 드레스 룩이 그렇다. 이번 컬렉션에서 대표적으로 소개하는 아이템은 여름에도 즐겨 착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재의 가죽으로 제작된 ‘바이커 재킷’이다. 우아함과 세련됨을 갖춘 이 재킷은 슬림한 모양새를 자랑한다. 전체적인 색상은 말안장과 마구에서 차용한 자연스러운 갈색이나 짙은 갈색이다. 여기에 독특한 에메랄드 색상이나 파란색, 황토색을 매치했다. 파키네티 디자이너는 “나뭇잎과 나뭇가지로 짠 그물, 즉 식물을 그래픽화해 옷을 프린팅하려 했다”며 “실제 가죽 표면의 시각적인 효과나 실크 및 면 소재의 프린팅 패턴을 보면 맹그로브 나무처럼 감각적인 자연의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사파리 재킷이나 바지 정장에는 현대적인 프린팅이 가미돼 있다.새롭게 디자인된 매장도 선보여 토즈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케이프(Cape)’ 백은 파키네티의 디자인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백의 라인과 곡선, 기하학적 구조를 띠는 옆면은 ‘마구(馬具)’를 연상시킨다. 가방의 윗부분이 앞면과 뒷면을 모아 포갠 형태로 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가방을 여닫을 수 있다. 이미지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면에서도 디자이너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또 ‘고미노 드라이빙 슈즈’는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나왔다.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토즈의 고미노 드라이빙 슈즈의 신상품에는 라인스톤이 장식된 금색 핀이 돋보인다. ‘고미노 스필라 조이엘로’를 스페셜 에디션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토즈는 갤러리아 EAST, 신세계강남 부티크,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등 국내 3개 매장을 새로운 인테리어 콘셉트를 적용해 최근 다시 꾸몄다. 클래식과 모던함이 공존하는 형태로 새롭게 디자인된 매장에는 고미노 드라이빙 슈즈를 진열해 놓은 라운드 테이블을 중심으로 남성, 여성 쇼핑공간이 독립적으로 조성됐다. 매장 내부는 아이보리, 블랙, 그레이 톤이 어우러진 세련된 공간으로 거듭났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15일 오전 KTX 광명역. 역 밖으로 나오자 노란색 배경에 파란색으로 글씨를 새긴 큰 간판이 선명하게 보였다. 광명역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이곳은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가 18일 국내에 처음 문을 여는 이케아 광명점이다. 이날 이케아는 기자들에게 광명점 내부를 상세히 공개했다. 가장 큰 특징은 65개의 쇼룸이었다. 주방, 거실 등 각각 다른 콘셉트로 꾸며놓은 공간은 마치 드라마 세트장을 방불케 했다. 이곳에 다양한 가구를 배치한 덕에 고객들이 해당 제품을 실제 어떻게 배치하면 좋을지를 쉽게 떠올릴 수 있게 한 것. 창고처럼 제품을 쌓아놓은 일반 대형마트나 좁은 공간에 여러 제품을 전시한 국내 가구매장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케아 측은 “80여 가구를 방문 조사하고 1000여 명을 전화 통화로 조사해 얻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내부를 꾸몄다”고 말했다. 제품 종류도 다양했다. 각각 다른 디자인의 테이블 수십 개를 갖췄고 침대, 옷장 등도 크기, 색상 등이 여러 가지였다. 고객들이 가구를 고를 때 혼란스러운 이유 중 하나가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제품을 찾기 힘들다는 점인데 이케아는 다양한 구색으로 이런 점을 극복했다. 9000원짜리 보조 테이블, 2만4900원인 커피 테이블 등 싼 가격표도 눈에 들어왔다. 이케아 측은 “‘미국 중국 일본 등 다른 국가보다 가격을 비싸게 책정했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국내 업체보다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세계지도를 내년부터 팔지 않기로 하는 등 개점 전 불거진 논란도 재차 해명했다. 하지만 주차난 해결책이나 국내 중소상인과의 상생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형 매장이다 보니 안전 측면에서 몇 가지 우려도 제기됐다. 현장을 방문한 소방관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내부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비상시 많은 사람이 수월하게 대피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내부를 둘러보니 통로가 비슷해 이 길이 그 길 같아 헷갈릴 법했다. 현장에 비치된 안내 책자나 매장 벽에 걸린 안내도에도 비상구는 자세히 표시되지 않았다. 이케아의 전망에 대해서는 시각이 갈리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2020년까지 5개 점포를 운영해 57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가정용 가구 시장에서 19.9%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빠름을 추구하는 한국인의 성향으로 볼 때 이케아 식의 조립형 가구는 맞지 않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광명=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승진 및 전입> ▽팀장 △감사팀장 이홍식 △기획조정〃 조상형 △재무예산〃 이흥규 △정책협력〃 전영범 △총무〃 박용철 △인사〃 정찬수 △회계〃 최규신 △광고산업진흥〃 김현중 △미디어다양성〃 박현 △스마트광고사업〃 민태범 △광고교육〃 송은아 △공익광고〃 김홍석 △미디어전략〃 손경배 △중소기업지원〃 서현성 △IT〃 강정석 △뉴미디어영업〃 장헌정 △해외사업〃 김태현 △영업1국 영업1〃 하석종 △영업1국 영업2〃 김인섭 △영업1국 영업3〃 신장건 △영업2국 영업1〃 이승호 △영업2국 영업2〃 이형수 △영업2국 영업3〃 임정호 △판매기획〃 박찬웅 △대구지사장 박종인 △광주〃 강장원 △대전〃 박병환 △경남지소장 이형진 △울산〃 남택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KIST 유럽연구소장 최귀원 △의공학연구소장 직무대행 권익찬}

세계적인 공룡 가구 기업 ‘이케아’가 국내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에 못 이겨 결국 꼬리를 내렸다. 18일 경기 광명시에서 국내 첫 개점을 앞둔 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는 ‘SEA OF JAPAN(일본해)’이 표기된 세계지도 ‘프레미아’(천으로 된 장식용 벽걸이 제품·사진)의 판매를 내년에 전 세계에서 중단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제품은 2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북미에서는 129달러(약 14만3800원)에 팔리고 있다. 지난달 일부 누리꾼을 통해 이케아의 ‘일본해’ 표기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이케아 관계자가 ‘해외에서 판매되는 프레미아의 일본해 표기법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이케아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지자 코레일은 이케아가 지난달 19일 서울역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이케아 홍보 부스’ 행사를 취소했다. 3일에는 경기 광명시의회가 이케아에 대한 규탄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케아 관계자는 “25개국에서 프레미아가 판매되고 있었는데 2015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며 “프레미아는 교육용 자료가 아닌 실내장식 자료로 불미스러운 상황을 만들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불편한 심경을 느끼게 해 죄송하다”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약 개발’은 실패 가능성이 높지만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분야다. 통상적으로 신약 개발에는 10∼15년의 기간과 1조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렇게 긴 시간과 큰 비용을 투자해도 신약 개발에 실패할 확률이 성공 확률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이다. 수많은 신약 개발이 임상 단계(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서 수포로 돌아간다. 하지만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만 하면 최소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수조 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 돈 문제가 아니더라도 기술력과 회사의 명예 측면에서 신약 개발은 제약 회사들의 숙원이기도 하다. 최근 신약 개발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행사가 열렸다. 한국제약협회(KPMA)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지난달 18일부터 이틀간 ‘제약산업 오픈 이노베이션 공동컨퍼런스’(Pharma Association Conference·PAC)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는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가 ‘오픈 이노베이션’(연구개발 과정에서 다른 기업이나 대학·연구소와 기술과 지식을 공유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을 통해 협력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행사에는 국내 제약기업과 글로벌 제약사, 정부, 학계, 연구기관 등에서 400여 명이 넘는 제약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요즘 국내외 제약업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은 이른바 ‘메가 트렌드’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실패의 위험과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은 극대화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제약사와 대학이 공동 연구를 하거나 제약사들이 공동연구를 하는 사례가 많다. 유럽 제약협회(EFPIA)와 유럽연합(EU)정부는 ‘혁신 의약품 이니셔티브 프로젝트’(Innovative Medicine Initiative·IMI)를 2012년부터 공동 출자로 진행 중이다. 사노피, GSK,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EU 정부, 14개 대학 연구소(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는 단백질과 펩타이드 같은 생물학적 분자 물질을 이용해 혁신적인 신약으로 만드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 사이의 협력도 활발하다. 글로벌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2010년부터 스페인 칸토스 지역에 ‘오픈랩’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오픈랩은 외부 연구자들과 연구 자료를 공유하고, 자금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는 개방형 연구실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구 성과물 역시 공유된다.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 역시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노피는 미국 바이오 업체인 리제네론과 아플리버셉트(항암제 성분)를 이용한 전이성 대장암 및 직장암 치료제 ‘잘트랩’을 만들어냈다. 이 약은 현재 국내에서도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상태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제약산업 오픈 이노베이션 공동컨퍼런스’를 계기로 앞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견 제약업체 연구원은 “세계 시장의 3%도 안 되는 국내 제약 시장에는 매출 1조 원을 넘은 회사가 없을뿐더러 아직 개별 회사가 독자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약은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 개발은 필수”라고 이야기했다. 몇몇 제약사는 이미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와 함께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로벨리토’를 개발했다. 이 약품은 국내 최초로 국내 제약회사가 다국적 제약회사와 제품 개발에서부터 허가, 영업,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공동으로 진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또 미국 스펙트럼사와 호중구 감소증(백혈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호중구가 갑자기 줄어드는 증세) 치료 바이오 신약인 ‘LAPS-GCSF(SPI-2012)’를 공동개발하고 있으며 내년에 임상 3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도 일본의 주가이 제약과 C&C 신약연구소를 함께 설립해 통풍치료제 ‘URC-102’(임상 2상 진행 중)를 개발해냈다. 현재 가장 흔한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기업’, ‘기업-대학 또는 연구기관’ 형태다. 하지만 제약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다수의 기업과 연구기관이 머리를 모아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보고 있다. 대형 제약사의 한 연구원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연애’에 비유했다. 그는 “각자 아는 남자들, 아는 여자들을 공유하면 그만큼 마음에 맞는 이성을 쉽게 찾을 수 있지 않나. 화합 공식으로 이뤄진 신약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의 노력과 함께 정책적으로도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글로벌 기업들도 국내 제약기업들과 활발하게 공조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완구 ‘또봇’을 만든 영실업이 창립 34주년을 맞아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하고 ‘글로벌 키즈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도약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밝혔다. 또 올해 매출액(1000억여 원)보다 1500억 원이 많은 2500억 원을 2017년까지 달성하기로 했다. 마케팅실을 마케팅본부로 승급하고 미디어본부를 영상사업실과 라이선스사업실로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콘텐츠 역량과 마케팅 기능을 강화한다. 경영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형엽 전무를 부사장으로, 완구영업본부 박금순 이사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임직원 인사도 단행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블랙야크는 서울 금천구 디지털로에 있던 본사를 이달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양재동) 신사옥(블랙야크빌딩)으로 이전한다고 2일 밝혔다. 지상 7층, 지하 4층(연면적 1만4121m²) 규모인 신사옥에는 ㈜블랙야크(블랙야크, 마모트 브랜드 운영)와 ㈜동진레저(마운티아, 카리모어 브랜드 운영)가 입주한다. 신사옥 1, 2층에는 블랙야크 브랜드 매장이 들어선다.}

두통약 ‘게보린’으로 잘 알려진 삼진제약은 최근 안구건조증 치료제 신약 개발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0월 정부로부터 ‘2014년 혁신형 제약기업 국제공동연구지원 신규 과제’로 선정돼 2년간 정책자금 10억 원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2001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다섯 번 연임하면서 14년째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성우 삼진제약 대표이사 사장(69·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게보린을 뛰어넘는 신약을 내놓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에이즈 치료제도 꾸준히 개발 중이다. 삼진제약의 ‘피리미딘다이온’ 화합물은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장은 “2001년부터 에이즈 신약 개발을 시작했는데 이제 서서히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신약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가 만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으로 세워진 에이즈 퇴치 단체가 2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할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 경영인으로서 장수 CEO에 속하는 이 사장은 “내가 잘한 것보다 직원이 열심히 뛰어준 덕분”이라며 직원 칭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의 리더십은 노사가 13년 연속 쟁의 없이 임금협상을 타결 지었다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직원의 평균 근속 연수는 10년이 넘는다. 맡은 업무를 오래 이어가다 보니 거래처와의 관계가 좋기로 유명하다. 이처럼 직원들이 주인의식으로 똘똘 뭉친 덕에 회사가 잘 굴러가고 그 결과 자신도 연임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이 사장은 성장이 주춤한 국내 제약시장 현실에 대해 아쉬워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제약업계가 신약 개발보다는 제네릭(복제약)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이는 잘못된 시각”이라며 “신약을 개발하려면 결국 투자가 필요한데 이는 내수 시장에서 매출을 올려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삼진제약 주식은 최근 몇 년간 증권가에서 ‘고령화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연간 400억 원가량 팔리는 항혈전제(抗血栓劑·혈소판 활동을 억제하는 동맥 질환 치료제) ‘플래리스’와 관절염 치료제 ‘오스테민’ 덕분이다. 지난해 매출 1920억 원, 영업이익 301억 원을 올린 삼진제약은 올해 매출도 2000억 원대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사장은 “약값 인하 등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실적이 괜찮은 편”이라며 “내년은 올해보다 약 300억 원 많은 2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직장인 김모 씨(29)는 ‘담뱃값이 오른다’는 기사를 보고 올 10월 초부터 담배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보루씩 샀지만 점점 물량을 늘렸다. 직장과 집 근처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지금까지 40보루를 사 모았다. 김 씨는 “가격이 오른다는 걸 뻔히 아는데 나중에 사면 그만큼 손해 아니냐”며 “100보루를 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주말이면 텅 비는 담배 진열대 11월 28일 여야가 담뱃값 인상안에 합의하면서 주말 동안 담배를 미리 사두려는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와 편의점으로 몰렸다. 대형마트에서는 1인당 두 보루만 살 수 있도록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주말인 11월 29일과 30일 담배가 품절된 매장이 속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9월 담뱃값 인상안이 나오기 시작한 이후 금요일에 제품이 들어오면 일요일까지 거의 다 팔려 나가는 현상이 되풀이돼 왔다”고 말했다. 올 9월 담배 사재기 현상이 거세지자 정부는 국내 담배회사에 대해 공급량을 기존 출고량(1∼8월 평균)의 104%를 넘기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공급량이 제한되자 금요일 오전 대형마트에 일주일치 담배 판매 물량이 들어오면 오전부터 소비자들이 몰려 2, 3일 만에 소진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편의점 ‘사재기’도 다시 고개 담배 사재기 열풍이 불다 한동안 잠잠했던 편의점도 다시 담배 판매가 크게 늘었다. 편의점 업계는 11월 29, 30일 이틀 동안 담배 매출이 평상시보다 40∼50%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 직원 김모 씨(20)는 “한 달 전부터 담배를 6, 7갑씩 묶음으로 사가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편의점에서는 담배를 많이 사려는 사람들에게 빈 진열대를 보여주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떨어지는 추세지만 편의점 매출만은 큰 폭으로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편의점 매출은 9월은 8.4%, 10월은 6.1% 각각 늘었다. 산업부는 담배 판매량 증가를 매출 증가의 한 이유로 꼽았다. 편의점은 담배를 사면서 다른 상품을 같이 사는 소비자가 많다.○ ‘투자형’ 소비자도 등장 직장인 박모 씨(27)는 10월 이후 편의점과 슈퍼를 돌아다니며 담배 10보루를 사 모았다. 박 씨는 “한 갑에 2000원씩 오르면 열 갑이면 2만 원 아니냐”며 “미리 사뒀다 주변에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한모 씨(28·여)도 가격이 오르면 팔 생각에 담배 10보루를 사뒀다. 담배업계는 판매점과 달리 일반 소비자들의 사재기는 제재할 방법이 없는 만큼 대책도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담배회사 관계자는 “유통업체 스스로 소비자에 대한 개별 판매 물량을 제한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담배 유통을 고르게 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성원 swon@donga.com·김성모·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