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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안보 위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방부가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국형 3축 대응 체계’의 조기 구축을 중심으로 한 ‘2018∼2022년 국방중기계획’을 14일 발표했다. 군은 우선 ‘한국형 3축 대응 체계’의 구축 완료 시점을 2020년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한국형 3축 대응 체계는 북한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 감시하다 도발 임박 시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북한 지휘부를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을 가리킨다. 군은 킬체인 구축의 기본인 북한 전역에 대한 감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에서 정찰위성 4, 5기를 임차해오는 사업을 내년 초 계약할 방침이다. 우리 군의 자체 감시 자산인 정찰위성 5기를 전력화하는 ‘425사업’도 2023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선제 타격에 사용될 정밀유도무기 등의 확보 계획도 밝혔다. 최대 500km 거리에서 북한 김정은이 숨은 지하벙커 등을 반경 2, 3m 내에서 초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타우루스를 올해 170여 기 도입하고 추후 90여 기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복합유도폭탄도 신규로 확보할 계획이다. KAMD 구축을 위해서는 20km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 개량형(철매-Ⅱ)의 양산 계약을 올해 후반 마칠 계획이다. 또 KMPR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CH-47D 수송 헬기에 이어 UH-60 헬기를 특수전 병력의 적진 침투용으로 개량하는 사업에 새롭게 착수하기로 했다. 군은 중기계획 기간에 소요될 국방비를 238조2000억 원으로 책정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군 당국이 해군과 해병대의 일체감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해군 원형 전투모를 해병대 상징인 이른바 ‘팔각모’로 교체하려던 계획을 중단했다. 해군 관계자는 “해군 전투모 교체 내용이 포함된 군인복제령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인 3월 27일~4월 6일 해군 및 해병대 장병, 예비역 의견을 수렴한 결과 팔각모 교체 방안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계 의견을 받아들여 기존 전투모의 원형 형태는 유지한 채 현재 개발 중인 함정 근무복(함상복)과 잘 어울리도록 전투모 모양을 일부 개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군 당국이 바꾸려던 해군 전투모는 현재도 해난구조대(SSU)와 특수전전단(UDT)이 쓰는 ‘팔각형 전투모’로 통일하겠다는 것이었다. SSU와 UDT의 팔각형 전투모는 해병대 ‘팔각모’와 형태와 색상, 무늬 등이 다르다. 그럼에도 해병대 예비역들을 중심으로 해병대의 상징인 팔각모를 해군 전 장병에게로 확대하는 것은 해병대가 오랜 기간 쌓아온 전통을 희석시키는 것이란 반발이 일었다. 일각에선 해군과 해병대의 일체감 강화는 복장 통일이 아니라 실전적인 훈련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군 당국이 중부 이남 지역에서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800km의 탄도미사일 ‘현무-2C’(가칭)를 시험 발사해 목표물에 명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사실상 실전 배치 전 마지막 단계의 시험 발사로 성능을 최종 점검한 것이다. 핵 탑재 탄도미사일 실전 사용 위협을 가속화하고 있는 북한에 “선제 타격으로 핵 시설과 지휘부를 초토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달 말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국방과학연구소(ADD) 미사일 개발 책임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충남 ADD 안흥시험장에서 현무-2C를 시험 발사했다. 지리적 조건상 800km를 모두 비행시키진 못했지만 사거리를 줄여 남쪽으로 발사하는 방식으로 미사일 정밀도 등 실전 배치에 필요한 각종 성능을 최종 점검했다. 군 당국은 과거에도 ‘현무-2C’를 수차례 시험 발사했지만 이날 군은 이례적으로 시험 발사 성공 사실을 공개했다. 군 소식통은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차원에서 우리 군도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 사실을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2012년 10월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돼 한국이 보유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300km에서 800km로 늘어남에 따라 사거리 확대에 집중해 왔다. 군 당국은 현무 미사일 보유량을 최대한 늘려 북한이 핵을 사용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할 징후가 있을 때 관련 시설을 선제 타격해 무력화하기 위해 구축 중인 ‘킬체인’을 강화할 방침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현무-2C 시험 발사 성공에 대해 “한반도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므로 관련 각국은 자제를 유지하고 상호 자극을 피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손효주 hjson@donga.com·황인찬 기자}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6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5일 합동참모본부와 미 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42분경 함경남도 신포에서 중거리로 분류되는 신형 탄도미사일 ‘KN-15(북극성-2형)’ 1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최고 고도 189km까지 상승했으며, 60여 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낙하했다. 2월 12일 KN-15를 최초로 발사해 최고 고도 550km, 사거리 500km를 기록했을 때보다 뒷걸음질을 친 셈이다. 정부 소식통은 “엔진 결함으로 추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달여 만의 급격한 성능 후퇴를 두고 일부 전문가는 북한이 KN-15 개량형을 시험 발사했다가 실패한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한미는 대북 경고에 나섰다. 합참은 “북한의 도발은 북한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는 길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직접적인 경고 대신에 “미국은 북한에 대해 (더 이상 도발하지 말라고) 충분히 말했다. 더는 할 말이 없다”며 대북 군사 옵션 사용 등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6차 핵실험 등 당초 예상된 ‘초고강도’에 한참 못 미친 것을 두고 철저히 계산된 ‘수위 조절 도발’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라”며 연일 중국을 압박 중인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역할론 ‘쐐기 박기’에 나설 것에 대비해 중국 쪽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중국은 이번 도발을 두고 북한이 우려와 달리 ‘레드 라인’을 넘지는 않았다고 판단해 안심할 것”이라며 “중국은 대북 제재 강화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도 미 측에 북한과의 대화를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중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필연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미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북한은 정말 인류의 문제가 돼 가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포함해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 압박 의지를 재차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북한이 5일 동해상으로 KN-15(북극성-2형)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4월 연쇄 도발의 ‘예고편’일 가능성이 높다. 11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를 시작으로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 25일 조선인민군 창건기념일을 전후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고강도 무력 도발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함경북도 풍계리 일대에서 핵실험 준비 징후와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신형 엔진 지상분출시험이 잇달아 포착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 개최(미 현지 시간 6일)를 목전에 두고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정상회담 이후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본격화할 경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내부 결속 차원에서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한반도 긴장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의 동시다발적 발사나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최전방 지역에서 기습도발을 감행한 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으로 ‘도발 정점’을 찍는 수순이 예상된다. 김정은이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도발 수위와 방식을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 철회를 요구하면서 미국의 대북 압박 요구를 거부하거나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 양국 간 ‘기싸움’을 봐 가면서 숨고르기식 도발 전술을 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대북 압박에 동조하는 모양새를 보일 경우 김정은은 연쇄 핵실험이나 핵과 ICBM 동시 도발 등 사상 초유의 고강도 ‘릴레이 도발’로 핵위협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개연성이 있다.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 지도부를 향해 ‘우리를 건드리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경고성 무력시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이 5일 쏴 올린 KN-15 미사일의 성공 여부를 놓고 관측이 엇갈린다. 2월 첫 발사 때의 사거리(약 500km)와 최고 고도(약 550km)에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군 소식통은 “발사 직후 미사일의 엔진 추력이 떨어지면서 최고 고도는 189km, 사거리는 60여 km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엔진 이상으로 미사일이 제 사거리를 날아가지 못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엔진의 특정 성능과 비행 특성을 관찰하기 위해 일부러 연료량을 줄여서 발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발사 장소도 논란거리다. 2월에는 평안북도 방현비행장에서 북한 내륙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발사했지만 이번에는 발사 실패로 미사일이 추락해도 인명 피해 우려가 적은 해안가를 택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KN-15가 아니라 이를 개량한 신형 미사일 또는 ICBM 초기형을 시험발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방위사업청은 한국판 ‘험비(Humvee)’로 불리는 신형 소형전술차량의 실전 배치를 앞두고 일부 차량을 야전부대에 배치해 성능을 최종 점검 중이라고 5일 밝혔다. 험비는 미국 육군의 상징으로 험로 주행 및 하천 도하 능력 등을 갖춘 고기동다목적 전술차량이다. 방사청에 따르면 현재 야전운용시험을 위해 육군 12사단, 해병대 2사단 등에 신형 소형전술차량을 배치돼 있다. 이달 말까지 야전운용시험을 진행한 뒤 평가 결과를 반영해 성능을 보완한 다음 올해 후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작전 배치할 계획이다. 신형 소형전술차량 양산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방사청은 “현재까지 평가를 진행한 결과 혹한의 환경과 산악 지형을 포함한 험로 기동 등을 통해 기존 차량 대비 탁월한 성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신형 소형전술차량은 우리 군이 운용 중인 노후 차량인 K-131과 K-311A1을 순차적으로 대체하게 된다. 기존 차량은 보병 대대급까지 배치했지만 신형 소형전술차량은 중대급까지 배치해 전투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신형 소형전술차량은 최고 시속이 135km로 K-131(최고 시속 130km)에 비해 빠르다. 엔진 성능도 기본형 기준 225마력으로 K-131(130마력), K-311A1(130마력)보다 뛰어나다. 이번에 개발된 차종은 4인승 및 8인승으로 나뉘는 지휘용 2종을 비롯해 기갑수색용, 포병 관측용, 정비용 등 5종이다. 기본 차체를 활용한 통신장비(TICN) 탑재차량과 유도무기 탑재차량, 화생방 정찰차량 등 파생형 차량을 향후 추가로 전력화할 계획이다. 엄동환 방사청 기동화력부장 “소형전술차량은 기동부대의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용창출 등 국가경제에도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3일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제110전투비행대대(대구 동구)에 하얀 마스크를 한 심규휘 군(15)이 나타났다. 심 군은 항암치료를 버텨내며 병마와 싸우고 있지만 이날만큼은 여느 건강한 청소년처럼 표정이 밝았다. 그의 꿈인 ‘전투기 조종사’ 체험을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심 군은 2013년 감기인 줄 알고 병원에 갔다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초등학교 5학년을 끝으로 학교에 나가지 못했고, 사이버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3년 넘게 투병생활 중이다. 공군은 이날 심 군을 초청해 조종복과 조종화, 빨간 머플러를 선물했다. 공군 조종사로 변신한 심 군은 전투기 F-15K 조종석에 탑승했다. 건강 탓에 후방석에 앉아 직접 비행하진 못했지만 심 군은 “재미있다”는 말을 연발했다. F-15K 조종석을 재현한 시뮬레이터에도 탑승해 이·착륙 등의 비행 체험을 했다. 제110전투비행대대 대대장 소윤영 중령은 심 군에게 명예 대원 임명장을 수여했다. 심 군의 조종사 체험은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단체인 한국 ‘메이크 어위시(Make A Wish) 재단’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공군 병장 출신인 아버지에게서 전투기 얘기를 자주 들어온 심 군은 7세 때부터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공군은 그런 심 군을 위해 조종사 체험을 흔쾌히 수락했다. 심 군은 당초 지난해 5월 조종사 체험을 할 계획이었지만 증세가 악화되면서 한동안 미뤄졌다. 1년 가까운 기다림 끝에 체험을 마친 심 군은 “전투기도, 조종사들도 정말 멋있었다”며 “빨리 회복해 전투기 조종사가 돼 돌아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군대 안가려 작두로 손가락 자르고 고아 행세#2초등학교 시절 오른손 약지 일부가 절단된 김모 씨는병역판정 신체검사에서 현역(2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대와는 전혀 다른 결과.손가락 2개 이상의 굴곡건(굽힘힘줄)이 파열돼야 보충역(4급)이나 면제(5급) 판정을 받습니다.그 기준에 못 미친 것이죠.#3김 씨는 23.5cm의 작두를 구입해 소주를 3병 넘게 마신 뒤 인근 주택가에서 ‘거사’를 치렀습니다. 작두에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넣고 첫째 마디 윗부분을 ‘싹둑’ 자른 것이죠. 그는 재검사에서 보충역 판정을 받았습니다.#4그러나 범행은 곧 들통이 났습니다. 그는 “참치캔에 손가락이 잘렸다”고 주장했지만 사고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손가락 절단면이 말끔했죠.병무청은 수사로 고의 절단을 밝혀냈습니다. 김 씨는 2014년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죠. #5엽기적이고 황당한 병역 면탈 사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병무청은 2012년 4월부터 5년간 병역 면탈 사례 212건을 적발했습니다. 양쪽 어깨에 문신이 있던 이모 씨는 전신에 문신이 있어야 4급 보충역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전신에 문신을 했죠. 그 결과 4급 판정을 받았지만 ‘고의적 신체 훼손’이 드러나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문신으로 병역 면탈을 시도한 사례가 가장 많은데, 52건에 달합니다.#6‘고아 위장’도 있었습니다. 조모 씨는 부모가 있고, 부모 집에서 살았음에도 보육원 사무국장과 공모해 2001년부터 11년 넘게 보육원에 거주했다는 허위 내용을 담은 ‘병역복무변경·면제 신청서’를 병무청에 제출했다가 사무국장과 함께 적발됐죠. #7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중학교를 중퇴했다”고 속여 ‘학력 미달’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멀미 예방약을 눈에 비비면 동공이 커진다는 점을 악용해 ‘동공운동장애’로 위장한 강모 씨 등 20명도 무더기로 적발됐죠.#8병역 의무는 신성합니다.이중국적자가 다른 국적을 포기하고입대하는 사례도 많습니다.의무를 다하지 못하면자격을 얻을 수 없습니다.2017. 4. 03 (월)원본 | 손효주 기자기획·제작 | 이유종 기자 · 신슬기 인턴}

초등학교 시절 오른손 약지 일부가 절단된 김모 씨는 19세가 되던 해 병역판정 신체검사에서 기대와 달리 2급(현역) 판정을 받았다. 현행 검사 규칙상 손가락 2개 이상의 굴곡건(손가락을 구부릴 때 사용하는 힘줄)이 파열돼야 4급(보충역)이나 5급(제2국민역·면제) 판정을 하는데, 그 기준에 못 미친 것이다. 김 씨는 결국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했다. 칼날 길이 23.5cm의 작두를 구입한 것. 그는 2013년 호프집에서 소주를 3병 넘게 마신 뒤 인근 주택가에서 ‘거사’를 치렀다. 작두에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넣고 첫째 마디 윗부분을 ‘싹둑’ 잘랐다. 이후 재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범행은 곧 들통이 났다. 그는 “참치캔에 손가락이 잘렸다”고 주장했지만 사고에 의한 것이라기엔 손가락 절단면이 말끔했다. 잘린 손가락을 들고 병원에 가지 않고 버린 점 등을 수상히 여긴 병무청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수사 끝에 고의 절단이었음을 밝혀냈다. 김 씨는 2014년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엽기적이고 황당한 병역 면탈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날로 지능화되는 병역 면탈 범죄를 직접 수사해 관련 범죄를 뿌리 뽑고자 2012년 4월 18일 출범한 특사경은 출범 이후 김 씨 사례를 포함해 5년간 병역 면탈 사례 212건(지난달 말 기준)을 적발해 검찰로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212건 중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앞에서 의도적으로 혼잣말을 해 정신분열 등의 판정을 받는 ‘정신질환 위장’(51건)을 누르고 ‘문신’으로 병역 면탈을 시도한 사례(52건)가 가장 많았다. 양쪽 어깨에 문신이 있던 이모 씨는 2007년 병역판정 검사에서 3급 현역을 받자 배와 허벅지에도 문신을 한 뒤 2012년 재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똑같았다. 전신에 문신이 있어야 4급 보충역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 씨는 2013년 발과 손, 목을 제외한 전신에 문신을 했다. 그 결과 4급 판정을 받았지만 ‘고의적 신체 훼손’임이 금세 드러나 2014년 9월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고아 위장’도 있었다. 조모 씨는 부모가 있고, 부모 집에서 살았음에도 보육원 사무국장과 공모해 2001년부터 11년 넘게 보육원에 거주했다는 허위 내용을 담은 ‘병역복무변경·면제 신청서’를 병무청에 제출했다가 사무국장과 함께 적발됐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중학교를 중퇴했다”고 속여 ‘학력 미달’로 병역을 면제받은 경우도 있었다. 멀미 예방약인 ‘키미테’를 눈에 비비면 주성분인 부교감신경 억제제에 의해 동공이 커지는 점을 악용해 ‘동공운동장애’로 위장한 강모 씨 등 20명도 2013년 무더기로 적발됐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중국 국방부가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가 “절대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력 경고했다. 우첸(吳謙) 국방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의사를 밝혔고, 사드는 절대 한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7월 한국과 미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했을 때에도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사드 배치에 대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사드 부품이 한반도에 들어온 뒤에 나온 이날 발언은 보다 강경한 군사적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와 일부 인사는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면 최우선적으로 타격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비역 소장인 뤄위안(羅援) 군사과학원 국가고급학술위원회 위원은 2일 환추시보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은 외과수술식 경살상(硬殺傷·하드킬) 무기로 특정 지점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일본이 사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어떤 나라가 북한의 위협을 핑계로 다른 나라의 국익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한국 국회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관광 등 경제부터 사이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감행하고 있는 이른바 중국의 사드 보복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국회는 결의안에서 중국 당국이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의 중국 현지 매장들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중국 내 여행사가 한국행 관광 상품을 팔지 못하도록 한 조치 등에 유감을 표명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손효주 기자}

레바논 남부 티르 지역에 파병돼 10년째 평화유지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 군 동명부대 19진 교대 병력이 레바논행 비행기에 오르기에 앞서 환송 행사를 가졌다. 육군은 29일 인천 계양구 국제평화지원단에서 장준규 육군참모총장과 동명부대 19진 장병 317명, 이들의 가족 등 1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송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음 달 4일 한국을 출발해 레바논에 도착한 뒤 8개월간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파병되는 장병들은 1월 평균 4.6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뒤 5주에 걸쳐 전술 훈련 및 주특기 훈련, 기초 아랍어 등 현지 임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을 받았다. 이번에 파병되는 장병 중엔 형제가 차례로 레바논으로 가거나 6번째로 해외에 파병되는 등 독특한 이력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동명부대 15진으로 파병을 다녀왔다가 이번에 다시 19진으로 파병길에 오르는 최성우 하사(23·중사 진급 예정자)는 아버지와 형이 모두 해외 파병 경력이 있는 부사관이다. ‘현역 부사관 3부자’이자 ‘파병 3부자’인 셈이다. 아버지 최광국 원사(52·국제평화지원단)는 1999년 상록수부대 1진으로 동티모르에서 임무를 수행했고, 형 최성배 하사(25·국제평화지원단·중사 진급 예정자)는 동명부대 16진으로 근무했다. 최 하사는 “아버지와 형이 그랬던 것처럼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형제가 ‘바통 터치’를 하는 경우도 있다. 19진 공보장교로 파병되는 박경원 대위(33)는 현재 레바논 현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18진 인사장교 박경민 대위(30)의 형이다. 박 대위는 “형제가 함께 대한민국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영광스럽다”며 “대한민국 군사외교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하 상사(43·원사 진급 예정자)는 2007년 2진, 2014년 15진에 이어 동명부대에서만 세 번째로 근무하게 됐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오쉬노부대, 동티모르 상록수부대 등에서도 임무를 수행하는 등 이번 파병을 포함해 파병 경력만 6회에 이른다. 동명부대는 2006년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레바논 시아파 무장집단) 간 유혈 분쟁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2007년 7월 처음 파병됐다. 지난 10년간 장병 6000여 명이 파병됐으며 도로 포장, 학교 시설 개선 등 각종 인프라 구축 작업과 의료지원 활동 등 평화 유지 임무를 맡고 있다. 장 총장은 격려사를 통해 “대한민국 최장기 파병부대인 동명부대는 감동의 파병 역사를 이끌어온 주역”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추정되는 신형 고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일주일에 두 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ICBM의 심장인 엔진을 완성하기 위한 속도전에 돌입한 것으로 ‘실전 배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셈이다. 미 CNN방송은 27일(현지 시간)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24일 탄도미사일용 엔진 시험을 추가로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몇 주 사이 북한이 엔진 시험을 세 차례 했다”며 “신형 고출력 엔진이 결국 ICBM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합동참모본부도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북한이 스스로 공개한 것 외에도 신형 엔진 완성을 위한 실험을 여러 차례 실시했음을 시사했다. 앞서 북한은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실시해 각종 기술적 지표를 확증했다고 선전했다. 연료와 산화제를 덜 넣고도 같은 추력을 내는 것을 뜻하는 ‘비추진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도 주장했다. 연료통과 산화제통을 작게 만들 수 있게 된 만큼 미사일 전체 크기를 줄여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결국 은폐가 용이한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 미국에 기습 핵공격을 할 수 있다고 협박한 셈이다. 군 안팎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3000km급 ICBM을 개발하기 위해 ‘투 트랙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9월에 이어 18일 공개한 신형 액체 엔진과 지난달 12일 발사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에 사용한 신형 고체 엔진을 동시에 개발하며 ICBM에 어떤 엔진을 쓸지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이 ICBM 개발에 집착하는 이유는 미국의 손발을 묶어놓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에 핵공격 당할 것을 우려한 미국이 유사시 한국에 증원전력 투입 등 동맹 방어를 위한 군사적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란 것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6·25전쟁 당시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 대대장이 병사들의 부모에게 동의를 받은 뒤 투입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밝혀져 군 기강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육군 등에 따르면 3군사령부 직할부대인 A공병단 B공병대대는 다음 달부터 약 두 달 동안 경기도 내 지뢰 제거 작전에 투입될 병사들을 지난달 선발했다. 이 대대 C중대 소속 병사 100여 명 중 병사의 희망 및 신체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30명을 우선 선발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대장 D 중령은 선발된 병사 부모에게 서신을 보냈다. 해당 서신에는 대략적인 작전 내용 및 병사들에 대한 안전 관리 계획과 함께 작전 투입 동의 여부를 묻는 항목이 포함돼 있었다. 서신을 받은 부모 중 27명은 동의한다고 회신했지만, 3명은 자녀의 안전 등을 이유로 동의하지 않았다. B공병대대는 다시 3명을 더 선발해 부모 동의를 받고 작전에 투입될 30명을 최종 선정했다. 이 대대는 지난해에도 같은 선발 과정을 거쳤는데 당시에는 5명이 동의하지 않아 재선발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군 기강이 심각하게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과의 전면전 발생 등 유사시 지뢰 매설 지역보다 더 위험한 적진에 뛰어들어 싸워야 하는 병사들의 작전 투입 동의 여부를 부모에게 물은 건 지나친 배려라는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육군은 “대대장이 부대 관리 차원에서 부모의 걱정을 덜어주고자 동의 여부를 물은 것이지 상급부대 차원의 지침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육군 관계자는 “정상적인 군사작전 투입 여부를 부모에게 묻는 건 적절치 않은 만큼 즉각 시정조치 했다”며 “향후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21∼25일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방위산업전시회 ‘말레이시아 LIMA’에 참가해 인도네시아 공군 특수비행팀과 함께 우정비행을 선보였다. 공군은 24일 블랙이글스의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B 8대와 인도네시아 주피터팀의 KT-1 6대가 랑카위 상공에서 30분가량 함께 비행하며 호흡을 맞췄다고 26일 밝혔다. KT-1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하는 국산 훈련기로 2003년 인도네시아에 수출됐다. 국산 훈련기 14대가 편대 비행을 하며 타국의 상공을 수놓은 것이다. 우정비행을 마친 주피터팀 팀장 헤르마완 키샤 중령은 “한국산 항공기의 우수한 성능과 한국 조종사들의 뛰어난 기량을 확인한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블랙이글스는 전시회가 진행된 닷새간 에어쇼 5회와 함께 말레이시아 공군 조종사를 T-50B 후방석에 태우는 등의 특별비행을 2회 선보였다. 특히 에어쇼에서는 각 훈련기가 양방향에서 부딪칠 듯 날아오다 극적으로 교차하고, 흰 연기로 상공에 태극 문양을 그리는 모습 등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에어쇼를 이끈 공군 제53특수비행전대장 김영화 대령은 “국산 항공기 T-50의 존재와 우수성을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각인시킬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 폭스뉴스가 23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무리했고, 이르면 이달 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폭스뉴스에 “(미) 국방부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 새 갱도를 파는 작업을 마무리했다는 증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핵실험을 위한 일부 장비를 더 옮겨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르면 이달 말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가 마무리됐다는 것이다. 폭스뉴스는 이어 또 다른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 공군이 WC-135를 일본으로 보냈다”며 “수일 내에 한반도 인근을 정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수정찰기 WC-135는 핵실험 이후 실험에 쓰인 핵물질 종류를 알아내기 위해 급파되는 것으로 대기 중에 퍼진 방사성물질을 포집하는 임무를 한다. 폭스뉴스는 “러시아도 핵물질을 감지하는 안토노프 AN-30R 정찰기를 상트페테르부르그 외곽 기지에서 이동시켰다”고 보도하는 등 핵실험 임박설을 제기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은 최고지도부의 결심만 있으면 언제든지 핵실험 할 수 있는 상태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5차 핵실험이 있었던 지난해 9월부터 이미 추가 핵실험 준비를 마쳤고 시기만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북한은 2~5차 핵실험을 했던 핵실험장 2번 갱도 내에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가지갱도를 여러 개 만들어놨다고 보고 있다. 아직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3번 갱도도 굴착해 놓는 등 6차 핵실험은 준비의 문제가 아니라 결심의 문제라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김일성 생일 105주년인 다음달 15일(태양절)이나 이를 전후해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 높다”며 “북한이 중시하는 ‘꺾어지는 해’(0이나 5로 끝나는 해)인 만큼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넘어서는 고강도 도발로 존재감을 과시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군 차기잠수함으로 2030년대까지 9척이 실전 배치될 3000t급 ‘장보고-Ⅲ’ 잠수함 중 2025~2027년 건조되는 ‘배치-Ⅱ’ 3척에 국산 리튬전지체계가 잠수함 추진 전력으로 최초로 적용된다. 방위사업청은 장보고-Ⅲ 잠수함 배치-Ⅱ에 국산 리튬전지체계의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하는 상세설계검토(CDR) 회의를 23일 열었다고 밝혔다. 상세설계검토회의는 무기체계의 개발 가능성을 결정하고 시제품 제작 가능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회의다. 방사청은 “이번 회의에서 장보고-Ⅲ 배치-Ⅱ의 주요 추진전력 공급체계로 리튬전지체계가 적합하다고 판정을 내렸다”며 “이를 근거로 본격적으로 리튬전지체계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잠수함용 리튬전지체계 개발에 성공할 경우 기존 국산 개발 잠수함에 적용되던 납축전지체계에 비해 에너지 밀도, 전지 수명, 잠항능력, 유지보수 등 여러 측면에서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방사청 차세대잠수함사업단이 주도하는 이 사업에 참여해 리튬전지축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잠수함사업단장 정일식 해군 준장은 “잠수함 탑재용 리튬전지체계 는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잠수함 운용 선진국에서도 앞 다퉈 개발하고 있다”며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국내 기술을 방산분야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중국 추정 세력이 국방부 등 군 내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드 보복’ 차원으로 보이는 사이버 공격을 퍼붓고 있다는 본보 보도(21일자 A1·3면 참조)에 대해 국방부는 21일 공격이 늘어난 사실은 인정하면서 “군 인터넷망과 인트라넷망(국방망)은 정확하게 분리돼 있다”고 밝혔다. 두 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서버 등 ‘접점’이 없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악성코드를 심는 데 성공하더라도 내부망에까지 침투하는 등 피해가 확산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그러나 본보 확인 결과 인터넷망과 국방망을 혼용하는 ‘망 혼용’ 사례가 최근 연이어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커들이 핵심 군사 기밀의 보고인 내부망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려 있는 셈이다.군 당국 점검 결과 이달 초 육군 모 사단에서 국방망과 인터넷이 연결되는 장치가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 공군 모 부대와 육군 A군단 사령부에서도 지난달 망 혼용 사례가 적발됐다. 정부 소식통은 “이 외에도 여러 사례가 있다”며 “아직 적발 안 된 사례도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요한 사이버 공격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뚫은 뒤 접점까지 찾아낸다면 내부 망으로 들어갈 수 있는 셈이다.군 당국은 지난해 9월 창군 이래 최초로 인터넷망과 국방망이 동시에 해킹되자 해킹 원인이 된 망 혼용을 뿌리 뽑겠다며 칼을 빼 들었다. 당시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 서버에는 두 망이 같이 연결돼 있었는데, 해커는 인터넷망에 악성코드를 유포한 뒤 이 서버를 접점으로 국방망까지 감염시켰다. 이후 감염된 국방망 PC에 누군가 전장망에 있는 군사기밀이 저장된 비밀 USB(이동식 저장장치)를 꽂기를 기다렸다가 기밀을 탈취한 것으로 추정된다.이처럼 망 혼용은 전시 작전계획 등 핵심 군사기밀 대량 탈취 사고로 이어져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군사보안업무 훈령상 망 혼용에 대한 처벌은 견책 등 솜방망이 수준의 경징계에 그쳐 처벌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실무자들의 보안의식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처벌 강도를 대폭 높여 절대 망 혼용을 하지 못하도록 경각심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중국 추정 해커들에 의해 전방위로 진행 중인 군(軍) 겨냥 사이버 공격은 신분을 철저히 숨기는 통상적 사이버 공격과 달리 공격 주체가 중국인임을 의도적으로 알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20일 “일부 해커는 중국인이라는 증거를 흘린 채 국방부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근해 관리자 권한을 획득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군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내거는 식의 ‘화면변조 공격’으로 “중국에 반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밀어붙이는 한국을 응징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이어 “이번 공격이 중국 민간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지 정부가 개입한 것인지는 구별하기 어렵다”면서도 “매우 조심스럽지만 중국 정부의 개입이나 방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중국발 ‘사이버 공격 포화’ 사태에 9일 정보작전 방호태세인 ‘인포콘’을 4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는 등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주축으로 사이버 방호 작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포콘 격상은 지난해 5월 4단계로 낮춘 이후 10개월 만이다. 치밀한 방호 태세 덕에 아직까지 악성코드에 감염된 홈페이지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사이버 공격이 계속되다 보면 중국이 군 인사 및 행정 관련 정보가 모이는 인트라넷인 국방망까지 뚫은 뒤 사드 관련 기밀을 탈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추정 해커들이 얻으려는 건 사드 배치 관련 정보로 추정되는 만큼 이런 기밀을 탈취하려면 인터넷망을 거쳐 군 내부망까지 들어와야 한다. 중국 측은 그동안 “중국 미사일 기지를 속속들이 감시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사드 레이더 배치를 극력 반대했다. 이 때문에 군은 이번 해킹이 탐지 거리 등 레이더 관련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있는 환경영향평가 정보, 부지 공사 정보 등 사드 배치 관련 행정 정보를 노린다고 보고 있다. 또 사드의 탄도미사일 요격 범위와 관련한 각종 연구 자료 등 기밀을 탈취해 배치 작업 및 사드 운용에 혼선을 주려 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일각에서 ‘사드 타격론’까지 거론되는 만큼 이런 정보를 빼내 군사적 압박 카드로 쓰려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계속되면 국방망까지 해킹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핵심 군사기밀의 집합체인 전장망에 있는 정보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지난해 9월 창군 이래 최초로 군 인터넷망을 통해 국방망까지 동시에 해킹됐던 사례가 있다. 당시 북한 추정 세력은 먼저 인터넷망에 악성코드를 유포했다. 이어 인터넷망과 국방망이 같이 연결돼 있던(망혼용)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 서버를 이용해 국방망에까지 악성코드를 퍼뜨렸다. 이후 실무자가 전장망에 있는 작전계획 기반 훈련 시나리오 등을 담은 ‘비밀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악성코드에 감염된 국방망 연계 PC에 꽂기를 기다렸다가 기밀을 탈취해간 것으로 추정된다. 전장망을 직접 뚫지 않고도 전장망에 저장된 기밀을 탈취할 수 있는 것이다. 군 당국은 “기밀 작업을 할 때에는 인터넷망 및 국방망과 연결된 선을 모두 제거하고 PC에 기밀을 저장하지 말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보안규정을 어기고 인터넷망과 국방망을 혼용하는 사례는 최근에도 적발되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중국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국방부를 비롯한 군(軍) 내 인터넷 홈페이지 70여 개에 무차별 사이버 공격을 퍼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보복이 경제 보복을 넘어 사드 배치를 결정한 군을 직접 겨냥한 ‘사이버 보복’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20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9∼15일 일주일간 군내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공격이 44건이나 발생했다. 롯데와 국방부가 사드 부지 맞교환 계약을 맺은 뒤부터 군내 홈페이지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10여 배 폭증하는 등 노골적인 수준으로 사이버 보복이 감행되는 추세다. 롯데가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컨트리클럽(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는 안건을 최종 승인하고 국방부와 부지 맞교환 계약을 맺은 지난달 27, 28일을 기점으로 사이버 공격은 급증했다. 계약 전인 2월 16∼22일 일주일 동안 1건에 불과했던 사이버 공격이 2월 23일∼3월 1일에는 19건으로 늘었다. 사드 발사대가 한반도에 반입된 사실이 보도된 7일 이후부터는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져서 3월 2∼8일 25건, 3월 9∼15일 44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번 사이버 공격은 국방부, 한국국방연구원(KIDA) 등 사드 배치와 관련된 실무 업무에 관여했던 기관 홈페이지에 집중돼 ‘사드 보복’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군 안팎에서는 중국이 사실상 ‘사이버 전면전’을 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올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군 내 홈페이지 겨냥 사이버 공격 132건 중 약 4분의 1(32건)이 국방부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공격 중 약 8%(11건)는 사드 요격 시뮬레이션 등을 진행하며 배치 부지 선정 작업에 참여한 KIDA가 대상이었다. 군 당국은 ‘사이버 공격 특성상 공격 주체를 특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최근 중국이 쓰는 수법과 유사한 공격 방식 및 경로 등을 근거로 상당수를 중국 소행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최근 시작된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독수리훈련과 키리졸브에 대한 시위 차원으로 북한 추정 세력이 공격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가 중국 추정 세력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며 “추적 기법이 드러나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상당한 증거들이 있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19일 공개한 ‘새형 대출력 발동기’(신형 고출력 로켓엔진)는 지난해 9월에 공개한 백두산 계열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액체연료 로켓엔진과 외양이 흡사하다. 하지만 곳곳에서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흔적이 보인다. 북한에 따르면 ‘백두산 엔진’의 추력은 80tf(톤포스)다. 한국형 우주발사체(75tf)보다 강하고, 백두산 엔진 4개를 묶으면 지난해 2월 발사한 광명성호보다 3배가량 추력이 높아져 최대 1t급 핵탄두를 미 본토까지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27tf 엔진 4개를 결합해 만든 광명성호 1단 로켓은 총 추력이 108tf였다. 북한은 이번 지상분출시험에서 백두산 엔진의 추력과 효율성을 높이고, 핵심부품도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 비추진력을 높이고 ‘타빈 뽐프 장치(터빈 펌프 장치)’의 성능을 검증했다는 북한의 주장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새로운 추진제(연료와 산화제)나 미국 등 선진국의 로켓엔진에 사용되는 연료공급장치를 개발해 전반적인 엔진 성능을 증강시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엔진 크기는 줄이되 추력을 높여서 ICBM을 이동식발사대(TEL)에 실을 만큼 소형화하고, 클러스터링(추진체 여러 개를 묶는 작업)도 용이하게 하려는 게 북한의 저의로 판단된다. 지난해 9월 지상분출시험과 비교해 엔진 불기둥 색깔이 더 선명하고, 주엔진 양쪽에 보조 로켓엔진을 단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보조엔진은 ICBM의 비행자세 제어와 유도 조종에 필요하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신형 ICBM용 엔진 개발을 사실상 끝내고,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에게 최종 점검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정은이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생일)을 전후해 신형 ICBM을 쏴 올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전면 대결’을 선포하고 내부 결속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 당일 엔진 분출시험을 한 것도 이런 개연성을 시사한다. 한편 군 당국은 19일 발표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에 대한 군사적 입장’이란 자료에서 사드의 탐지 레이더를 중국 방향으로 배치하려면 국민 동의가 필요하고, 발사대 등 주요 장비도 재배치해야 해 현실적으로 불가하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