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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테임즈(34·워싱턴)와 같은 메이저리그(MLB) 역수출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을까. 프로야구 삼성에서 3시즌을 뛴 뒤 올 시즌 MLB 재입성을 노리는 다린 러프(34·샌프란시스코·사진)의 방망이가 연일 뜨겁다.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러프는 초청 선수로 참가한 시범경기에서 24타수 11안타(3홈런) 8타점 7득점 타율 0.458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0일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는 교체 출전해 3루타(2타수 1안타)를 쳤고, 9일 시애틀과의 경기에는 선발 출전해 3타석에서 모두 2루타를 쳤다. 정규시즌 개막전 출전 명단(26인) 진입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러프의 장타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러프는 11개 안타 중 장타 8개(2루타 4개, 3루타 1개, 홈런 3개)를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력)가 1.565나 된다. 올 시즌 게이브 캐플러 감독을 새로 선임한 샌프란시스코는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정규시즌 팀 OPS 28위(0.694), 팀 홈런 26위(167개)를 할 정도로 장타력에서 부진했다. 캐플러 감독은 “러프가 보여준 장타력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브랜던 벨트(32)에 이은 1루수 백업 기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012년 필라델피아에서 빅리그 유니폼을 처음 입은 러프는 2016년까지 5시즌 동안 통산 286경기에서 타율 0.240 35홈런 96타점을 기록했다. 그해 말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됐다가 삼성으로 이적한 러프는 3시즌 동안 국내에서 타율 0.313, 86홈런, 350타점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타점왕(124점)에 오르기도 했다. 러프 스스로도 “(한국에 가기 전보다) 더 영리한 타자가 됐다. 3년 동안 다른 경기, 투구 방식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여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가야 할 길은 멀다. 2016시즌 뒤 밀워키와 계약할 당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보장받았던 NC 출신 테임즈와 달리 러프는 당장 1군 진입부터 풀어야 할 숙제다. 나이도 30대 중반으로 적지 않은 편이다. 러프는 캠프를 앞두고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대비해 간결한 스윙과 레그 킥 훈련에 집중하며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억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한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를 태운 버스가 9일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는 안방 팀 유벤투스의 엠블럼이 새겨진 펜스가 늘어서 있다. 평소라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모인 팬들과 팀 마스코트로 북적대는 곳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날은 ‘무관중 경기’였다. 안방 평균관중이 3만9193명(2018∼2019시즌 기준·세리에A 3위)에 달하는 유벤투스가 라이벌 인터 밀란과 관중 없이 치른 이날 경기를 영국 BBC는 “비현실적 매치”라고 표현했다. 선수들은 무심한 표정으로 적막한 통로를 걸었다. 그때 꽁지머리의 호날두가 별난 행동을 했다. 왼팔을 뻗으며 허공에 하이파이브를 한 것. 평소라면 팬들로 가득했을 펜스 너머를 보며 손을 앞뒤로 흔든 그는 씩 웃으며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호날두의 특이한 행동은 그라운드에서도 이어졌다. 경기 전 몸을 풀다가 돌연 관중석을 바라보며 마치 자신을 향한 응원에 답하듯 두 팔을 올려 박수를 쳤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선수로서 책임감은 평소와 같다”고 했던 그는 ‘가상의 팬’을 향한 쇼맨십을 선보였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호날두는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유벤투스는 에런 램지(후반 10분)와 파울로 디발라(후반 22분)의 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기고 리그 선두가 됐다. 호날두는 9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은퇴) 등과 세리에A 연속골(11경기) 동률이었지만 신기록은 세우지 못했다. 과거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허공 하이파이브’와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2015년 4월 30일 볼티모어의 안방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는 MLB 사상 첫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25세 흑인 프레디 그레이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척추 손상으로 사망하면서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시위로 도시 전체가 비상사태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볼티모어의 포수 케일럽 조지프는 평소처럼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시늉을 하고, 텅 빈 관중석에 인사도 했다. 볼티모어 1루수 크리스 데이비스는 이닝 교체 때 공을 관중석에 던져 눈길을 끌었다. 한편 해외 언론이 호평한 이날 호날두의 쇼맨십은 ‘노쇼 파문’을 겪은 국내 팬들에게는 그리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 7월 호날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친선 경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끝까지 외면하고 벤치를 지켰다. 누리꾼들은 “한국에서는 있는 관중도 없는 척하더니, 이탈리아에서는 없는 관중도 있는 척하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스포츠 현장에 드리워지고 있다. 구단이나 대회 주최 측도 바이러스 확산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보스턴은 대만에서 온 유망주를 격리했다. 26일 일간지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이 구단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주 입국한 대만의 오른손 투수 류즈룽(20·사진)에게 훈련장에 나오지 말고 호텔에 머물도록 지시했다. 구단 측은 ‘과도한 주의(an overabundance of caution)’ 차원에서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보스턴과 75만 달러(약 9억1000만 원)에 마이너 계약을 한 류는 현재 숙소에서 세 끼 식사를 배달받고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팀 정보를 찾아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잘 지내고 있으며 3월 1일 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보스턴은 이달 초 입국한 대만 출신 내야수 린쯔웨이(26)도 격리 조치했다가 합류시킨 바 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중국 등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많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26일 선수들에게 현재 머무는 곳과 미국 입국 일정 등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다. 점검 차원이라지만 선수들의 마음은 급해지고 있다. 감염 확산에 따른 미국 입국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은 만큼 이번 시즌 1승씩을 올린 뒤 일시 귀국했던 박인비(32) 박희영(33) 등은 일정을 앞당겨 출국했다. 고진영(25)은 후원 계약 등을 위해 잠시 귀국하기로 했던 일정을 취소했다. 이미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3개 대회가 취소된 가운데 선수들은 코로나19 확산이 도쿄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비롯해 시즌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NPB)의 요미우리도 29일, 다음 달 1일 일본 도쿄돔에서 예정돼 있던 야쿠르트와의 시범경기를 관중 없이 치르기로 했다. 요미우리가 무관중 경기를 하는 건 1934년 창단 이래 처음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 6라운드 경기는 굵직한 관전 포인트가 여럿 있는 경기로 관심을 모았다. 먼저 V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인 ‘쌍둥이’ 흥국생명 레프트 이재영과 현대건설 세터 이다영의 대결이 오랜만에 성사됐다. 이재영이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둘은 4, 5라운드에서 만나지 못했다. 다음으로는 중앙여고 동기인 흥국생명 레프트 박현주, 현대건설 센터 이다현의 신인상 경쟁이 걸린 경기이기도 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건 흥국생명이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현대건설에 3-0(25-13, 27-25, 25-19)으로 압승을 거뒀다. 언니 이재영은 이날 14득점(공격성공률 40.62%)으로 외국인 선수 루시아(16득점·성공률 36.84%)와 30점을 합작했다. 이재영은 1세트 이다영의 이단 패스 페인팅 공격을 가로막으며 블로킹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원 포인트 서버로 투입된 신인 박현주 또한 개인 최다인 5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알토란 활약을 했다. 특히 2세트 12-16으로 뒤진 상황에서 3연속 서브 에이스에 성공하며 직접 승부의 물줄기를 바꿨다. 이다현은 이날 1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흥국생명으로서는 순위 추격에 불을 붙였다. 3연승을 이어간 3위 흥국생명은 승점 45로 2위 GS칼텍스(승점 51)와의 승점 차를 6점으로 좁혔다. 경기 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일단은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는 게 목표다. 컨디션을 최대한 좋게 유지하겠다”며 차분함을 강조했다. 1위 현대건설(승점 52)은 GS칼텍스보다 1경기를 더 치렀지만 승점을 보태지 못하며 선두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편 이날 남자부 OK저축은행은 KB손해보험에 3-1(25-17, 17-25, 25-21, 25-23)로 승리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이 시즌 막판 깊은 고민에 빠졌다. 불안한 리시브 라인 때문이다. 이달 4일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경기 도중 왼쪽 발목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부터 예견된 결과다. 김연견은 12주 진단을 받아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문제는 우려한 대로 김연견의 공백이 잘 메워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김연견이 도중에 빠진 그날 경기부터 5경기 연속 팀 리시브 효율이 채 30%도 안 되고 있다. 15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는 9.52%에 불과했다. 김연견이 다치기 전인 1월 30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 때는 39.2%였다. 26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도 리시브 효율이 28.2%에 그치며 세트 스코어 0-3의 완패를 당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한때 수비에 강점이 있는 레프트 고유민을 리베로로 돌려 이영주와 함께 더블 리베로로 쓰는 카드를 꺼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팀의 새 주전이 된 이영주가 가능성을 보여주곤 있지만 단기간에 급성장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리시브 부담이 레프트 황민경, 고예림으로까지 번질 경우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가뜩이나 센터 양효진, 정지윤 등 가운데 공격 비중이 높은 현대건설은 상대적으로 날개 공격수의 공격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레프트들이 리시브에 적극 가담하게 되면 날개 공격마저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 것. 이 감독이 이영주에게 “범실이 나오더라도 자신의 자리는 스스로 책임지라”고 주문하는 이유다. 특히 ‘봄 배구’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GS칼텍스와 흥국생명에는 각각 26일 기준 서브 2위 강소휘(세트당 0.356개), 5위 김미연(0.274개)이 버티고 있어 리시브의 중요성이 더하다. 외국인 선수 라이트 헤일리가 높은 공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팀의 최대 강점인 센터에만 의존해서는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쉽지 않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야구에는 ‘왼손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귀하다는 의미. 이를 배구에 적용하면 단연 ‘장신 세터’다. 높은 타점에서 공을 토스(세트)하고 블로킹에도 능한 장신 세터는 배구 감독이라면 누구나 군침을 흘린다. 2019∼2020시즌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한국전력 김명관(23·사진)이 바로 그런 선수다. 김명관의 키는 195cm로 V리그 세터 중 가장 크다. 장신 세터로 불린 우리카드 노재욱, 현대캐피탈 황동일(이상 191cm)보다도 4cm나 크다. 여기에 토스는 물론이고 블로킹과 서브에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대교체라는 숙제를 눈앞에 둔 임도헌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도 김명관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즌 초 팀 선배 이호건, 이민욱에게 가려져 있던 김명관은 시즌 막판 출전 기회를 늘리고 있다. 최근 5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한국전력의 장병철 감독이 다음 시즌을 위해 기회를 주고 있는 것. 김명관은 “감독님이 ‘너 하고 싶은 것 될 때까지 자신 있게 하라’고 하신다”며 “프로에서는 점수 한 점도 쉽게 나는 법이 없더라. 경기 운영이 마음대로 안 돼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팀을 이끄는 다른 세터 형들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명세터 출신 권영민 수석코치도 “쉽게 얻는 것은 가치가 없다. 지금 힘들어야 나중에 편할 수 있다”며 김명관을 조련하고 있다. 키에 비해 말라 학창 시절 ‘면봉’으로 불렸다는 그는 요즘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며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마지막 6라운드 목표를 묻자 곧바로 “그동안 부족했던 속공, 시간차 공격을 많이 시도해 볼 생각”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미 준비된 계획이 있는 듯했다. 밝을 명(明), 벼슬 관(官)자를 쓴다는 김명관은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를 밝힐 야전사령관이 될 수 있을까. 한편 25일 한국전력은 삼성화재에 2-3(23-25, 26-24, 25-22, 10-25, 11-15)으로 패했다.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IBK기업은행에 3-2(17-25, 19-25, 25-23, 25-22, 15-9)로 역전승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의 새 소속팀 토론토가 올 시즌 눈여겨볼 ‘다크호스’로 꼽혔다. MLB.com은 24일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5개 팀(These 5 teams are better than you think)을 선정하면서 가장 먼저 토론토를 거론했다. MLB.com의 칼럼니스트 리처드 저스티스는 “3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1)로 시작되는 젊은 핵심 야수들뿐만 아니라 베테랑 선발 투수들의 합류로 토론토가 도약할 기회를 얻었다”고 평했다. 이번 시즌 토론토에는 에이스 류현진을 비롯해 체이스 앤더슨(33), 태너 로아크(34)에 일본프로야구(NPB) 출신의 야마구치 슌(33) 등이 새로 합류했다. 지난해 왼쪽 무릎 전방십자 인대 파열로 5경기 출전에 그쳤던 맷 슈메이커(34)도 복귀한다. 저스티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와일드카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토론토도 그 일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대감으로 부풀기엔 아직 이르다. 토론토는 최근 3시즌 연속 지구 5개 팀 중 4위에 머물렀다. MLB.com은 앞선 23일에는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토론토를 전체 30개 구단 중 22위에 올렸다. “나쁜 팀은 아니지만 플레이오프에 오를 팀도 아니다”라는 냉정한 평가였다. 에이스 류현진의 합류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건강하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리는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4연승을 질주했다. 우리카드는 23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3-0(25-18, 25-19, 25-22)으로 완파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6라운드 첫 경기를 기분 좋게 마친 우리카드는 24승 7패, 승점 67을 쌓아 2위 대한항공(승점 62·22승 8패)과의 격차를 다시 벌렸다. 우리카드 나경복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21점을 퍼부었다. 이날 승리로 우리카드는 KB손해보험과의 시즌 상대 전적을 5승 1패로 마감했다. 우리카드는 27일 현대캐피탈, 3월 3일 OK저축은행, 3월 7일 대한항공 등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을 제압하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리카드는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노재욱을 대신해 백업 세터 하승우가 낮고 빠른 토스로 잇몸 활약을 펼쳤다. 여자부 2위 GS칼텍스는 선두 현대건설을 3-2(25-20, 25-14, 28-30, 24-26, 15-12)로 눌렀다. GS칼텍스는 17승 8패(승점 51)를 기록해 19승 6패(승점 52)인 현대건설을 바짝 쫓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선발투수 경쟁, 실력으로 입증할 기회가 왔다.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김광현(32·사진)의 시범경기 등판 일정이 확정됐다. 현재 팀의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김광현은 23일(한국 시간) 오전 3시 5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 출전한다. 정규리그는 아니지만 팀의 올해 첫 실전이다. 김광현은 팀의 1선발 잭 플래어티를 비롯해 다코타 허드슨, 브렛 세실 등에 이어 등판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이닝 동안 최대 25개의 공을 던질 계획이다. 애초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불투명했던 김광현은 2, 3선발 후보로 꼽혔던 마일스 마이컬러스가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3, 4주 휴식을 하게 되면서 선발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와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선발진 가운데 드문 왼손 투수라는 게 김광현으로서는 유리한 점이다.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실트 감독은 “김광현은 한국에서 꾸준히 선발로 활약했다. 그의 첫 경기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계약 직후 시범경기 등판 일정을 공지받았던 김광현은 캠프 합류 전부터 SK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해왔고,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에서는 2차례 불펜 피칭, 1차례 라이브 피칭을 하는 등 일찌감치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김광현이 상대할 메츠는 이날 팀을 둘로 나눠 세인트루이스, 마이애미와 각각 경기를 치른다. 메츠에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이자 홈런왕인 피트 알론소가 있다. 한편 미국 CBS스포츠는 전체 30개 구단의 스토브리그 결과를 평가하며 세인트루이스를 ‘가장 실망스러운 팀(most disappointing team)’ 중 하나로 분류했다. 그나마 김광현의 영입이 유일한 보강이었다는 것이다. 전날 첫 라이브 피칭을 한 토론토의 류현진(33)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류현진은 팀의 에이스라는 위치에 걸맞게 여러 선수의 본보기가 되고 있기도 하다. 시즌을 앞두고 일본 요미우리에서 토론토로 이적한 투수 야마구치 슌은 동갑내기 류현진에 대해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정말 좋은 동료”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류현진의 시범경기 등판 일정은 미정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1세트 초반 두 개의 세트 작전타임을 모두 썼다. 하나는 2-6으로 뒤처진 상황에서, 또 하나는 10-9로 역전한 상황에서 불렀다. 에이스 이재영(24)의 복귀 경기에서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핑크폭격기’ 이재영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레프트 이재영은 70일 만의 복귀전에서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서브 3개, 블로킹 4개, 후위공격 5개)을 달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V리그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3-1(19-25, 25-18, 31-29, 26-24)로 역전승했다. 지난달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오른쪽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던 이재영은 후반기 9경기 결장 끝에 이날 코트를 밟았다. 이재영의 V리그 출전은 지난해 12월 12일 한국도로공사전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재영은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26득점(공격성공률 33.92%)을 올렸다. 승부처였던 4세트 24-24 듀스 상황에서는 상대 외국인 선수 디우프의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승기를 가져왔다. 앞서 후위공격, 블로킹에서 요건(3개 이상)을 갖췄던 이재영은 4세트 14-14 동점에서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키며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했다. 올 시즌 여자부에서는 김희진(IBK기업은행), 러츠(GS칼텍스), 디우프(KGC인삼공사)에 이어 4호다. 리시브에서도 이재영은 이날 전체 팀 리시브 86개 중 36개를 받아냈다. 리시브 효율은 33.33%였다. 공수 양면에서 빛난 이재영은 이날 경기 뒤 박미희 감독과 포옹을 나누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경기 뒤 이재영은 “오늘 이기게 해달라고 자기 전부터 기도했다. 코트에 서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4위 KGC인삼공사(승점 34)의 연승 행진은 ‘5’에서 중단됐다. 이날 패배로 3위 흥국생명(42점)과의 승점 차는 8로 벌어졌다. 한편 남자부 우리카드는 KB손해보험에 3-0(25-21, 25-23, 28-26)으로 승리하며 전날 대한항공에 내줬던 선두 자리를 하루 만에 탈환했다. 우리카드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최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석권하면서 스포츠 팬들에게 강제 소환된 이름이 있다. 1998년 맨발 투혼 끝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오픈 정상에 선 박세리 여자골프 국가대표팀 감독(43)이다. 봉 감독과 박 감독은 세계의 높은 벽을 넘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바즈인터내셔널 사무실에서 만난 박 감독은 “안 그래도 주변에서 시상식을 보며 US오픈을 떠올렸다는 이야기들을 들었다”며 웃고는 “스포츠, 케이팝처럼 영화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날이 오리라 기대했다. 대한민국에 많은 재능이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기생충의 한 시사회 뒤풀이에서 봉 감독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는 그는 “공감대가 있으면서도 각자 영화를 다르게 이해하는 게 재밌었다”는 감상도 전했다. 22년 전 전 세계에 한국 골프를 알렸던 그는 다시 새로운 도전 앞에 선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 이어 다시 한번 도쿄에서 여자골프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날 박 감독은 ‘혹시’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1시간여의 인터뷰 동안 10번 가까이 썼다. 박 감독은 “선수와의 소통도 물론 중요하지만 골프 선수들에겐 저마다의 훈련 방법과 경험이 있다. 대회가 시작하면 경기에 대해 일절 커뮤니케이션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내 말 한마디에 선수가 혹시 혼란스러워하거나 부담감을 갖진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 대신 매니저 역할을 자처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의 루틴을 존중하면서 음식, 잠자리까지 컨디션 조절을 위한 최상의 조건을 만들겠다”고 했다. 4년 전 리우 대회 때도 박 감독은 인근 한식당에서 삼겹살, 김치찌개 식사를 공수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각별한 그의 배려에 ‘엄마 리더십’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박 감독에게는 신경 써야 하는 요소다. 박 감독은 “실력, 멘털 등 모든 걸 다 갖춘 우즈를 나도 올림픽에서 보고 싶다”면서도 “그를 보러 갤러리가 몰리면 혹시 골프장 상태에 영향을 주진 않을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남자 골프(7월 30일∼8월 2일)가 먼저 열리고, 여자 골프는 8월 5∼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대표팀은 대회 7∼10일 전 소집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에는 골프장 사전답사를 다녀왔다. 대회를 앞두고 골프장을 새로 조성한 리우와 달리 도쿄에서는 1929년 개장한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경기가 열린다. 박 감독은 “관리는 워낙 잘돼 있다. 다만 그린이 까다롭다. 쇼트게임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최국 일본 선수들도 경계했다. “20대 초반 어린 선수들의 힘과 스피드가 굉장하다. 이전 일본 선수들에게선 볼 수 없던 플레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세계랭킹 4위 하타오카 나사(21) 등이 주요 선수다. ‘박세리호’에 합류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6월 29일까지 세계랭킹 15위이자 국내 선수 중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 3위 박성현(27)이 그나마 앞서 있다. 박 감독은 “누가 와도 어깨 위 짐을 나눠 지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스포츠 마케팅 기업인 바즈인터내셔널을 설립하며 사업가로도 변신했다. 취약계층의 유소년 선수를 지원하고 그들을 위한 대회를 여는 게 목표다. “성공한 세리키즈도 있지만 도중에 꿈을 포기한 이들도 많다. 유망주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후배들 덕분에 제가 또 다른 꿈을 꾸게 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형 스크린 앞에 선 그는 끊임없이 노트북 앞을 들락거렸다. 가능한 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듯했다. 자판을 건드릴 때마다 화면이 빠르게 전환됐다. 경기 영상부터 공격, 토스 분포도 등이 쉴 틈 없이 쏟아져 나왔다. “보시는 것처럼 리시브가 세터의 앞쪽으로 쏠린 상황을 주목해 보세요. 이 세터의 패턴이 드러나는 대목이죠. 여기서 공이 예상과 반대로 가니까 원 블로킹 상황이 되는 거예요.” 신이라도 난 것처럼 표정이 환해졌다. 18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프로배구 우리카드 김재헌 수석코치(42)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분석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수석코치직을 맡았다. 국내 프로배구 전력분석관 1세대인 그는 고공비행 중인 우리카드의 숨은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카드는 19일 현재 승점 61점(22승 7패)으로 대한항공(62점·22승 8패)에 이어 남자부 2위다. 아직 대한항공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 ○ 경기 후 시작되는 본격 업무 경기 내내 감독을 보좌하는 김 수석코치의 주 업무는 경기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복기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준비하는 데만 6, 7시간이 걸린다. 한국배구연맹(KOVO) 자료를 토대로 자체 기록지도 따로 만든다. 매 경기 후 새로 나오는 분석, 영상 자료만 5∼6GB(기가바이트) 규모다. 이 밖에 감독,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끊임없이 맞춤형 자료들을 만들어낸다. 통상 한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두 차례의 비디오 미팅이 열린다. 이탈리아 프로그램 ‘데이터 발리’를 쓰되 매뉴얼대로만 사용하진 않는다. 끊임없이 다양한 자료를 만들어낸다. 야구, 축구 등 다른 종목도 참고한다. 그 결과가 우리카드의 ‘기여점수’다. 김 코치는 “공격수가 20∼30득점을 했다고 거기에 속아선 안 된다. 블로킹에 몇 개 걸렸는지, 서브 범실이나 네트 터치는 몇 개를 했는지 다 따져서 새로 기여점수를 매긴다”고 설명했다. 두 자릿수 득점을 하고도 기여점수는 마이너스가 나오는 일도 있다. 이번 시즌 우리카드가 가장 범실(588개)이 적은 팀으로 거듭나게 된 데에는 이 같은 현미경 분석이 큰 역할을 했다. 상대 세터 파악도 기본이다. 세터 머리 위, 한 발 앞, 한 손 토스 등 최대 16가지로 상황을 나눠 세트 분포를 파악한다. ○ 분석관실 두문불출, 미친듯이 공부 2001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그는 2005년 상무에서 복귀한 뒤 일찍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레프트였던 그는 신진식, 석진욱 등 톱스타들과 포지션이 겹쳐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감독(현 진천선수촌장)이 그에게 전력분석을 제안했다. 김 코치는 “당시 나는 MP3에 파일도 넣을 줄 모르는 ‘컴맹’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미친 듯 공부했다. 밖에도 안 나가고 분석관실에서 살았다”고 했다. 김 코치는 2017년 중반 삼성화재에서 우리카드로 옮겼다. 김 코치에게 ‘완벽주의자’라는 핀잔을 주는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더 넓게 코트를 보길 바라는 뜻에서 지난해 6월 그에게 수석코치 자리를 맡겼다. 김 코치는 15년 만에 선수 뒤(전력분석관석)가 아닌 옆(팀 벤치)에서 경기를 본다. 김 코치는 “아직도 수석코치 자리가 어색하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인터뷰, 작전타임마다 감독님의 입 모양을 눈여겨보게 된다. 가까이서 보니까 새롭다. 그래서 더 재밌다”고 말했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형 스크린 앞에 선 그는 수시로 노트북 앞을 오갔다.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듯 했다. 자판을 건드릴 때마다 화면이 빠르게 전환됐다. 경기 영상부터 공격, 토스 분포도 등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리시브 한 공들의 방향이 세터의 앞쪽으로 몰리는 상황을 유심히 보세요. 이 세터의 성향이 드러나는 대목이죠. 여기서 공이 예상과 반대로 가니까 원 블로커 상황이 되는 거예요.” 신이라도 난 것처럼 표정이 환해졌다. 18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우리카드 김재헌 수석코치(42)다. 국내 전력분석관 1세대인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력분석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수석코치직을 맡았다. 우리카드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데에는 김 수석코치가 숨은 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카드는 18일 현재 승점 61점으로 남자부 1위다. ●경기가 끝나야 시작되는 전력분석의 업무 경기 내내 감독을 보좌하는 김 수석코치의 주 업무는 경기가 끝난 뒤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복기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준비하는 데만 6, 7시간이 걸린다. 한국배구연맹(KOVO) 자료에 자체 기록지도 따로 만든다. 한 경기에 새로 나오는 분석·영상 자료만 5~6GB(기가바이트) 규모다. 이밖에 감독,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끊임없이 맞춤형 자료들을 만들어낸다. 통상 한 경기를 치르려면 두 차례 비디오 미팅이 열린다. 그는 전력 분석을 위해 이탈리아 프로그램 ‘데이터 발리’를 사용하고 있는데 정해진 매뉴얼을 벗어나 끊임없이 다양한 자료를 만들어낸다. 야구, 축구 등 다른 종목도 참고한다. 그 결과가 우리카드의 ‘기여점수’다. 김 수석코치는 “공격수가 20~30득점을 했다고 그게 전부가 아니다. 블로킹에 몇 개 걸렸는지, 서브 범실이나 네트터치는 몇 개를 했는지 다 따진 뒤 새롭게 기여점수를 매긴다”고 설명했다. 두 자릿수 득점을 했는데도 기여점수는 마이너스가 나오는 일도 있다. 이번 시즌 우리카드가 가장 범실(588개)이 적은 팀으로 거듭나게 된 데에도 현미경 분석이 역할을 했다. 분석의 기본은 상대 세터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에 김 코치는 최대 16가지로 나눠 상황별 세트 분포를 파악한다. 예를 들어 리시브가 세터 머리 위, 한 발 앞, 한 발 뒤, 어택라인 근처로 왔을 때의 상황들을 따로 분석하는 것이다. 심지어 한 손 토스, 언더 토스 상황도 일일이 따진다. 분석의 힘을 알고 있어서일까. 선수들도 쉴 틈 없이 코치실을 드나들며 조언을 구한다. 김 수석코치는 “분석보다 더 중요한 건 작전 수행능력이다. 분석은 분명 득이 되지만 독이 되기도 한다는 걸 선수들에게 말하고 싶다. 분석에만 갇혀선 좋은 배구를 할 수 없다”며 분석 만능론을 경계하기도 했다. ●MP3도 쓸 줄 몰랐던 컴맹 실업배구 시절이던 2001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그는 2005년 상무에서 복귀한 뒤 바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레프트였던 그는 같은 포지션의 당대 최고 선수였던 선배 신진식(삼성화재 감독), 석진욱(OK저축은행 감독)에게 밀려서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배구판을 떠날까 고민하던 차에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감독의 제안으로 전력분석을 시작했다. 김 수석코치는 “당시 나는 MP3에 음악파일도 넣을 줄 모르는 컴맹이었다. 이른 시일 내에 제몫을 하고 싶어 내가 생각해도 미친 듯이 공부했다. 밖에도 안나오고 분석관실에서 살았다”고 했다. 김 수석코치는 2017년 중반 삼성화재에서 우리카드로 옮겼다. 김 코치에게 늘 ‘완벽주의자’라는 핀잔 아닌 핀잔을 주는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전력분석 담당이던 그에게 수석 자리를 맡긴 것은 보다 넓게 코트를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덕분에 김 코치는 15년 만에 선수 뒤(전력분석관석)가 아닌 옆(팀 벤치)에서 경기를 본다. 김 코치는 “아직도 수석코치 자리가 어색하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요즘에는 경기 전 인터뷰나 작전타임 때 감독님의 입 모양을 눈여겨보게 된다. 감독님과 멀리 떨어져 있던 분석관 시절에는 못했던 일이다. 가까이서 보니 새롭다. 그래서 여전히 코트에 있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인천=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현대건설 센터 이다현(19)의 굳히기냐, 흥국생명 레프트 박현주(19)의 뒤집기냐. 2019∼2020시즌 V리그 여자부 신인상 경쟁이 양강 구도로 변하고 있다. 일찌감치 신인상 1순위로 꼽혔던 이다현의 독주에 최근 박현주가 제동을 건 양상이다. 중앙여고 동기인 둘 모두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시즌 초반 원포인트 서버로 주로 출전했던 박현주는 후반기 들어 팀의 에이스인 이재영이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기회를 얻었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팀의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는 평가다. 보기 드문 왼손잡이 레프트라 상대도 쉽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현재 박현주는 97점으로 득점 부문 34위다. 신인 가운데서는 1위다. 레프트로서 리시브 등 수비 기여도가 높다는 점도 비교 우위를 지니고 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고교를 갓 졸업한 선수가 리시브를 잘해 내는 게 대견스럽다. 신인이 공격과 수비를 모두 잘하기는 쉽지 않다”며 힘을 실어 주고 있다. 2라운드 1순위로 뽑힌 박현주가 신인상을 탈 경우 여자부 최초의 2라운드 출신 수상자가 된다. 1라운드 2순위로 선발된 이다현은 시즌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키 185cm의 이다현은 블로킹과 속공에 강한 정통 센터 스타일. 현재 득점 40위(70점·신인 2위), 이동공격 5위(성공률 44.4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당시 선두 싸움 중이었던 흥국생명과의 경기 5세트 듀스에서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내는 등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팀 선배이자 국가대표 센터인 양효진도 “더 다듬으면 몇 년 안에 V리그를 대표하는 센터로 성장할 것”이라고 응원하고 있다. 지난주 중앙여고를 졸업한 두 선수는 매일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하지만 신인상 이야기만큼은 서로 꺼내지 않는다. 세화여고를 다니던 박현주가 2학년 때 전학을 오면서 같은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는 고3이던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동메달을 합작했다. 차해원 중앙여고 감독은 “다현이는 주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과 실력이 뛰어났다. 현주는 레프트, 라이트 자리를 가리지 않고 역할을 잘 수행했다. 서브는 물론이고 후위 공격도 능하다. 두 선수 중 누가 받아도 학교의 경사”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의 소속팀은 지난해에도 신인상 경쟁을 벌였다. 당시 현대건설 센터 정지윤(19)이 흥국생명 센터 이주아(20)를 단 한 표 차로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 트로피는 누가 거머쥘까. 한편 이날 여자부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에 3-0(25-23, 25-20, 25-20)으로, 남자부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에 3-1(25-17, 25-22, 22-25, 25-20)로 승리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역대 최고의 한국 골퍼는 누구인가?’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채널’이 18일 던진 질문이다. 골프 팬이라면 누구나 궁금한 이 질문은 16일 박인비(32)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호주오픈에서 통산 20승을 거두면서 나왔다. 한국 선수 중 20승 고지를 넘은 건 통산 25승의 박세리 도쿄 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43)에 이어 두 번째다. ‘세리 키즈’의 대표 주자인 박인비가 박세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볼 수 있겠냐는 것. 골프채널은 “한국에서 최고의 골퍼를 가리는 건 케냐에서 최고의 마라토너, 네덜란드에서 최고의 스피드스케이터를 가리는 것처럼 어렵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박세리의 위치는 성직에 비유할 만큼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1998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한 박세리가 당시 외환위기를 겪던 한국인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줬고 또 골프를 넘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상징이 됐다는 것이다. 물론 업적도 눈부시다.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25승에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했다. 박세리가 수확한 신인상, 베어트로피(평균 타수 1위상)도 모두 국내 최초의 성과다. 박인비도 순도에서만큼은 개척자 박세리에게 밀리지 않는다. 박세리가 투어 통산 25승 중 메이저가 5승인 반면 박인비는 20승 중 메이저에서 7차례 트로피를 들었다.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더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박세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과 우승의 연을 맺지 못했다. 이 매체는 “한국인들이 박세리만큼의 감정을 느끼진 않을지 모르지만 박인비가 4년 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국가적 자부심을 유발한 건 박세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통산 상금에서는 이미 박인비가 박세리를 넘어섰다. 박인비가 265개 대회에서 1568만3289달러(약 186억7000만 원)를 따냈고, 박세리는 365개 대회에서 1258만3713달러(약 149억8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박인비가 전체 4위, 박세리가 9위다. 이 매체는 한국 골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박세리와 박인비는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 골프의 성공에 기여했기 때문에 그 둘을 비교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 마치 (미국의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에이브러햄 링컨 중 누가 위대한지를 묻는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박인비는 박세리가 선수로서 밟지 못한 올림픽 무대에 2회 연속 도전 중이다.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박인비는 평균 점수 4.42점으로 17위에서 11위로 점프했다. 김효주(4.02점·세계 13위)를 제치고 국내 선수 중 5위가 됐다. 세계 랭킹 15위, 국내 선수 중 4위 안에 주어지는 도쿄 올림픽 티켓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지난 대회에 이어 도쿄 올림픽에도 여자골프 사령탑은 박세리가 맡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가장 이상적인 골프 스윙’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키 라이트(미국·사진)가 18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라이트의 변호사 말을 인용해 “라이트가 지난해 가을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미국 플로리다주의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18일 전했다. 라이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13승을 포함해 82승을 거둔 여자 골프의 전설이다. 88승의 캐시 휘트워스(81·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1955년 프로에 데뷔한 고인은 1961년부터 1964년까지 4년 연속 10승 이상씩 올리며 필드를 지배하다 발 부상 등의 이유로 34세이던 1969년 은퇴했다. 1967년 LPGA투어 명예의 전당 최초 헌액자 6명에 포함됐고, 1976년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했다. 또한 LPGA 사상 메이저 대회 4개를 연속으로 우승(1961년 US여자오픈, LPGA챔피언십, 1962년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 웨스턴 오픈)한 유일한 선수로도 기록되고 있다. 힘차게 솟구쳐 오르는 듯한 샷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64승을 거둔 벤 호건은 “남녀를 통틀어 내가 본 최고의 스윙이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고인과 라이벌 관계였던 휘트워스는 예전 한 인터뷰에서 “그 누구도 미키처럼 공을 치지 못했다. 조금만 더 투어에 있었다면 100승도 넘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라이벌이 세상을 떠나는 날 한마디를 더 보탰다. “오늘 골프계는 위대한 챔피언 중 하나를 잃었다. 나는 그에게 큰 빚을 졌다. 미키와 함께 활동한 것은 큰 축복이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강성훈(33·사진)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강성훈은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로 미국의 스콧 브라운, 맷 쿠처와 함께 공동 2위를 했다. 올 시즌 11개 대회 만에 처음으로 10위 이내 진입. 강성훈은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도 86위에서 54위로 크게 뛰어올라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향한 희망을 밝혔다. 우승은 호주의 애덤 스콧(40)이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차지했다. 2016년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 이후 약 4년 만의 우승이다. 통산 14승째. 우승 상금은 167만4000달러(약 19억8000만 원)다. 강성훈은 70만3700달러(약 8억3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대회 호스트인 타이거 우즈(45·미국)는 리비에라CC와의 악연을 끊지 못하며 최종 합계 11오버파 295타로 68위를 했다. 컷 통과한 선수 중 최하위다. 투어 통산 82승을 따낸 우즈는 이곳에서 열린 대회에 13차례나 나섰으나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우즈는 특히 3라운드 13번홀(파4)에서 4퍼팅 하며 더블보기를 하는 등 퍼팅 난조를 겪었다. 우즈의 골프 인생에서 4퍼팅을 두 차례 한 것은 이 홀이 유일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메이저리그 토론토의 에이스 류현진(33)이 올 시즌 자신의 전담 포수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17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류현진은 “지난 시즌이 비정상적이었다. 나는 모든 포수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 포수의 타입은 투수에게 달려 있다”며 에이스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지에서 전담 포수 기용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건 지난 시즌 기록 때문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러셀 마틴과 호흡을 맞췄을 때는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인 포수 윌 스미스와는 6경기 평균자책점 5.40으로 기복이 컸다. 통산 성적으로 범위를 넓히면 두 포수를 제외한 다른 포수들과는 모두 2,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의 공식 훈련 이후 두 번째 불펜 피칭에선 주전 포수 대니 잰슨(25)이 마스크를 썼다. 류현진의 공을 20개씩 두 세트로 나눠 받은 잰슨은 “패스트볼 제구력이 정말 좋았다. 집중력, 준비 자세, 프로 정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모두 좋았다”고 평했다. 류현진은 첫 불펜 투구 때는 리스 맥과이어(25)와 호흡을 맞췄다. 1995년생 동갑내기인 두 포수는 올 시즌 토론토의 안방을 책임진다. 불펜 피칭을 마친 뒤에는 팀의 유망주 투수들이 류현진에게 몰려가 컷 패스트볼(커터) 그립에 대해 묻기도 했다. 류현진은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류현진의 전 소속 팀인 다저스는 휴스턴이 사인 훔치기를 했던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패했다. 당시 시리즈 출전선수 명단에는 들지 못했던 류현진은 “상대 팀 입장에선 당연히 기분 나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휴스턴 타자들에게 빈볼을 예고한 몇몇 투수의 발언에 대해선 “야구 해야죠”라며 동참 의사가 없음을 돌려 전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우승을 확정짓는 파 퍼트를 성공한 뒤 박인비(32·KB금융그룹)는 퍼터를 든 채 양손을 하늘 위로 들어올렸다. 4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당시와 같은 세리머니였다. ‘올림픽의 여왕’이 깨어났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가 1년 11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인비는 16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장(파73)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4개로 1오버파 74타를 기록해 최종 합계 14언더파 278타로 2위 에이미 올슨(28·11언더파)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3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2018년 3월 뱅크 오브 파운더스컵 이후 준우승만 5차례 했던 갈증을 해결했다. 국내 선수로는 박세리 올림픽 대표팀 감독(43·통산 25승) 이후 두 번째로 LPGA투어 통산 20승 대업도 달성했다. 투어 전체로는 28번째 기록이다. 박인비는 이날 우승으로 2연속 올림픽 무대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지난해 우승이 없었던 박인비는 올해 4년 만에 1월 개막전에 출전하는 등 올림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월에 열리는 호주 대회 출전도 8년 만이었다. 최대한 많은 대회에 출전해 랭킹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16일 현재 국내 선수 중 6위인 세계랭킹 17위 박인비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선 국내 선수 중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2, 3월 아시아에서 예정된 3개 대회가 모두 취소되면서 스스로도 그 가능성을 반신반의했다. 대회 전 박인비는 “올림픽 메달보다 대표팀에 들어가는 게 더 어렵다. 대표팀에 들어가려면 시즌 초 두 번 정도 우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강점인 퍼팅으로 스스로 희망의 싹을 틔웠다. 라운드 평균 퍼트 수 28개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퍼팅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8번홀(파4)에서는 세컨드 샷이 깃대를 맞고 멀리 튀어나간 상황 속에서도 어프로치에 이어 6m 퍼팅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박인비는 “(합쳐서 9승을 했던) 2013, 2014시즌과 비교하면 최근 퍼터만큼은 정말 어려움을 겪었다. 단지 퍼터 실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골프는 결국 퍼팅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지난해 평균 퍼팅 29.6타로 투어 전체 27위에 그쳤다. 2007년부터 호주 출신 캐디 브래드 비처와 호흡을 맞춰 온 박인비는 “한국에서 9(아홉수를 의미)는 행운의 숫자가 아니라서 언제 20승을 할까 했는데 호주가 나에게는 행운의 장소인 것 같다. 비처와 함께 호주 팬들 앞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줘 기쁘다”고 웃었다. 박인비는 이날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상 수상자 조아연(20)과 같은 조에서 경기를 했다. 전날까지 12언더파 단독 2위였던 조아연은 이날 버디 2개에 보기만 6개를 하면서 최종 합계 8언더파 284타로 공동 6위를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가까스로 한숨을 돌렸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3-2(25-19, 25-19, 22-25, 20-25, 15-11)로 승리하며 7연패에서 벗어났다. 승점 39점으로 4위 KGC인삼공사(34점)와의 승점 차를 5로 늘렸다.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인 흥국생명은 전날까지 코너에 몰려 있었다. 에이스 이재영이 도쿄 올림픽 예선 이후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공수 양면에서 구멍이 뚫렸다. 13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는 라이트 루시아와 리베로 김해란도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의 이유로 결장했다. 그 사이 4위 인삼공사는 5연승을 달리며 흥국생명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하지만 연패에서 탈출하려는 흥국생명의 의지는 강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1, 2세트를 따내고도 끝내 5세트까지 추격을 당했지만 루시아(28득점·공격 성공률 39.13%)의 후위 공격으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인 레프트 박현주도 14득점(성공률 32.43%)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도로공사는 경기 도중 외국인 라이트 산체스, 세터 이원정이 손목 통증으로 코트에서 빠져나온 게 뼈아팠다. 연패에서 탈출한 흥국생명은 이제 다시 플레이오프를 노린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20일 인삼공사와의 경기에 에이스 이재영이 복귀한다. 8경기 결장 뒤 돌아오는 이재영이 인삼공사의 추격 의지를 꺾겠다는 각오다. 한편 남자부 우리카드는 OK저축은행에 3-1(22-25, 25-15, 25-20, 25-20)로 승리하며 대한항공을 제치고 선두에 복귀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