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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정보 논설위원입니다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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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7~2025-12-07
칼럼97%
사설/칼럼3%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주고받는 타협

    백 32로 빠져나온 것은 당연하다. 흑이 참고 1도 1처럼 바로 끊어도 백의 중앙 진출을 막을 수는 없다. 백 8까지 패가 나는데 백의 꽃놀이패여서 흑이 감당하기 어렵다. 흑 33은 백에 대한 협공과 상변 벌림을 겸하는 수이다. 백 34는 응수타진. 흑 35 대신 참고 2도 1로 응수하면 백 2로 둬 흑의 응수가 더욱 궁해진다. 흑 3으로 둬야 하는데, 백 4로 나오면 백이 활발한 모습이다. 백 36은 ‘기대기 전법’으로 이런 형태에서 자주 등장하는 타개 수단. 흑 37에 대해 백이 39의 자리로 늘면 상변 백 돌이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서로 백 38과 흑 39를 주고받는 타협이 일어났다. 흑 43은 강수.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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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한돌의 기풍

    백 ◎가 줴이다운 침착한 수라면 흑 19의 공격은 한돌다운 공격적인 수. 한돌이 줴이와 비슷한 기풍이었으면 30의 곳에 두면서 천천히 국면을 이끌어 갔을 것이다. 인공지능도 알고리즘에 따라 좋아하는 수가 서로 다르다. 줴이는 백 20부터 26까지 상변을 단단하게 막아간다. 수순 중 흑 23으로는 참고 1도 흑 1로 둘 수 있다. 많이 두는 수이긴 하지만 지금은 흑 19가 이상한 곳에 놓여 있다. 흑 29로 참고 2도 흑 1로 따내는 것은 너무 소극적이다. 백 4를 당하면 흑 19로 공격한 의미가 많이 퇴색된다. 그래서 한돌은 흑 29, 31로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것이 한돌의 기풍에도 맞는 진행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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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를 위한 디즈니의 선택[오늘과 내일/서정보]

    올 2월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로버트 아이거의 자서전 ‘The Ride of a Lifetime’(미국에선 지난해 출간됐고, 국내에는 ‘디즈니만이 하는 것’이란 제목으로 올 5월 출간됐다)을 보다가 인상적인 대목이 눈에 띄었다. ‘창업은 쉽고 수성은 어렵다’는 말처럼 신생 회사를 키우는 것보다는 쇠락해가던 회사를 맡아 다시 전성기를 찾는 게 훨씬 어렵다. 아이거는 재임 15년 동안 ‘그 어려운 걸 해낸’ CEO였다. 그는 2005년 CEO가 된 뒤 픽사(2006년) 마블코믹스(2009년) 루커스필름(2012년) 21세기폭스(2018년)를 인수하며 ‘디즈니 은하계’를 만들었다. 돈이 많으니까 기업 쇼핑을 한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합병할 때마다 아이거는 깐깐한 이사회를 상대로 합병의 타당성과 수익성을 설득해야 했다. 더 어려운 건 인수하려는 회사의 고집 센 CEO들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픽사의 스티브 잡스나 마블코믹스의 아이크 펄머터, 루커스필름의 조지 루커스는 하나같이 자신들의 콘텐츠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인물들이었다. 첫 단추를 끼우는 게 어렵다고 픽사의 인수는 험난하기만 했다. 잡스가 이끌던 픽사는 창업 당시 디즈니와 5편의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계약을 맺었다. 그들은 토이스토리(1995년), 벅스라이프(1998년), 몬스터주식회사(2001년)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흥행수입만 10억 달러가 넘는 대박을 쳤다. 그런데 토이스토리2를 제작할 때부터 둘의 갈등이 심각해졌다. 픽사는 애초 계약한 5편의 작품에 토이스토리2가 포함된다고 했고, 디즈니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맞선 것. 2004년 잡스는 “다시는 디즈니와 거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당시 디즈니 CEO였던 마이클 아이스너는 “별것 아니다”라고 응수하면서 최악의 관계에 빠졌다. 이렇게 원수처럼 싸우게 된 두 기업이 합병의 결실을 맺게 된 과정을 짧게 간추려 보자. 취임 직후 아이거는 잡스에게 직접 연락해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부터 시작했다. 당시 애플의 신제품(동영상 재생 가능한 아이팟)에 디즈니 콘텐츠를 제공했다. 이어 픽사의 본질과 문화, 창의성을 존중해준다고 약속하며 잡스뿐 아니라 픽사의 주요 임원을 두루 만나 신뢰를 쌓았다. 또 ‘말도 안 되는 거래’, ‘잡스와는 협상이 안 될 것’이라는 내부의 비관론도 잠재웠다. 그 결과 74억 달러에 인수된 픽사는 이후 라따뚜이, 월E, 업, 인사이드아웃, 메리다와 마법의 숲, 코코 등을 만들었고 이들 작품은 모두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완벽하게 부활한 것이다. 아이거의 책은 주로 리더십을 다루고 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미래를 위해 갈등하는 상대방과 화해하는, 혹은 협력하는 법이었다. 미래 가치(몰락하던 디즈니애니메이션 브랜드의 부활)를 위해 최악의 갈등 관계에 있던 잡스에게 진심 어린 메시지로 손을 내밀었다. 그들의 요구조건을 미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수용하고 작품 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 줌으로써 최고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그것이 아이거가 이룬 모든 성공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아이거의 방법은 개인 회사 사회 국가 차원 등 모든 면에서 적용할 수 있다. ‘미래의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가 갈등 해결의 출발점이다. 그는 CEO가 되기 위한 이사회 면접에서 이렇게 어필했다. “문제는 미래입니다. 지나간 과거의 시간을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고 그것을 앞으로 나아가는 데 적용하는 것입니다.” 서정보 문화부장 suhchoi@donga.com}

    • 20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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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고요한 초반

    한돌의 4강 상대는 인공지능 중 가장 강한 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 중국의 줴이(絶藝)다. 다른 4강전에선 중국의 골락시와 벨기에의 릴라제로가 맞붙었다. 4강전은 5전 3선승제로 한돌의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무대다. 예선전에선 줴이에게 진 한돌이 4강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흑 5의 굳힘은 한돌이 좋아하는 수. 백 12로 막은 수로는 참고 1도 1로 막고 5로 달려가는 진행도 자주 등장한다. 흑 15는 축이 유리해 참고 2도 1로 뛰는 수도 있다. 역시 또 다른 한 판의 바둑이다. 백 16은 줴이의 기풍을 엿볼 수 있는 침착한 수. 초반은 고요하게 흘러가고 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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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상변의 외줄타기

    상변 전투에서 보여준 두 인공지능의 힘 있는 수읽기가 백미였다. 상변에서 외줄타기를 하듯 아슬아슬하게 헤쳐 나오는 묘기를 보여줬다. 그런데 흑이 막판에 스스로 재를 뿌렸다. 참고 1도 흑 8(실전 91)의 둔탁한 빈삼각 행마가 그것. 빈삼각 행마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모양이 나쁘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우가 딱 그랬다. 참고 2도 흑 1로 끊고 3, 5의 쌍립으로 빠져나왔으면 여전히 막상막하였다. 결국 좌상 흑 대마가 속절없이 잡혀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 한국의 신예 한돌이 인공지능계의 터줏대감인 대만의 CGI를 잡고 4강에 올랐다. 4강 상대는 줴이. 179 185 191 197 203=163, 182 188 194 200 206=162, 241=235. 244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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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용납하지 않다

    백이 한참 앞서고 있는 가운데 마무리 짓는 일만 남았다. 흑 29는 중앙 백 대마에 대한 으름장이다. 참고 1도 백 1로 이어가라는 뜻이다. 그럼 흑 2로 돌려치는 맛좋은 끝내기를 하겠다는 것인데, 백 30으로 그것마저 용납하지 않았다. 백 대마가 끊겨도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흑 31로 대마를 진짜 끊었을 때 백의 타개책은 무엇일까. 백은 간단하게 패를 만들며 살자고 했다. 흑이 패를 하기 싫다고 37 대신 참고 2도 흑 1로 이어도 결국은 패가 난다. 이 그림은 실전보다 흑의 부담이 더 크다. 백 42의 팻감에 흑 43으로는 원래 A로 치중해야 하지만 손해가 크고 어차피 팻감이 부족해 역부족인 상황이다. 결국 백 44를 본 대만 CGI는 돌을 거뒀다. 41=35.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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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대마는 잡았지만…

    흑 ⊙로 백 대마를 필사적으로 잡으러 간 상황. 하지만 백은 이 대마를 꼭 살려야겠다는 의지가 없다. 백 14로 한 번 운을 떼 본다. 흑이 15로 결연한 의지를 내비치자 백 16으로 흑 석 점을 선수로 잡는 정도에서 대마를 포기했다. 흑 17은 손 뺄 수 없다. 참고 1도처럼 꽃놀이패가 난다. 백은 18로 단수하고 20으로 젖혀 하변을 정리하면서 우세를 확신하고 있다. 일찌감치 좌상 흑 대마를 잡은 것이 크고 좌하 쪽 집도 짭짤하다. 백 20도 현명한 수. 백이 쓸데없이 욕심을 내 참고 2도 백 1로 잡으러 가다간 외려 낭패를 본다. 흑 16까지 흑 말이 살면 실리만 빼앗긴 셈이다. 좌하 흑을 살려준 뒤 백 26으로 반상 최대의 곳을 차지해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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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

    백 98, 104는 손해가 전혀 없는 팻감들이다. 흑 107의 팻감에 한돌은 잠시 망설인다. 참고도 백 1로 받으면 흑은 불문곡직하고 2, 4로 패를 해소할 것이다. 백도 3, 5로 우하 흑을 잡자는 패를 낼 수 있지만 이 패를 이기기는 만만치 않다(6=●). 그래서 한돌은 백 108로 패를 해소했다. 바른 판단이었다. 이 수로 백 대마가 살아가는 것은 물론 하변 흑진이 형체 없이 사라지게 됐다. 아울러 우하 귀 백마저 살아갔다는 점에 흑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제 흑이 우상 귀 백 대마를 잡아야 패싸움에서 진 대가를 찾을 수 있다. 백이 112까지 대마의 안형을 만들려고 하자 흑 113의 치중으로 대마를 잡으러 갔다. 다만 비극인 점은 이 백 대마를 잡는다고 해도 흑이 우세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103=⊙, 106=100.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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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양수겸장

    백 대마가 안에서 살기는 어렵기 때문에 백 72, 74로 탈출을 시도했다. 흑 75로 끊은 것은 마지막 안간힘. 참고 1도 흑 1로 빵따냄한 뒤 5로 치중해 잡으러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백 10, 12면 흑에겐 더 이상 후속 수단이 없다. 또 참고 2도 흑 1, 3으로 끊으면 흑은 백 대마를 잡을 수가 있다. 하지만 백은 12까지 귀를 선수로 살린 뒤 좌하 귀에 선착하면 대마를 내주고도 흑을 이길 수 있다. 그래서 실전 흑 75, 77로 타이트하게 패싸움을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백 80, 86이 팻감과 우하 귀를 살리는 수를 겸하고 있는 것이 기분 좋다. 79 85 91 97=○, 82 88 94=◎.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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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죽기 살기로

    백 ◎의 붙임에 대해 흑이 참고 1도 1로 끊으면 백 2, 4로 대마가 쉽게 연결한다. 흑 57은 실리로 손해를 보더라도 대마 사냥에 죽기 살기로 다걸기(올인)해야 하는 흑의 처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흑은 61로 ●를 살리면서 백 대마의 연결을 끊었다. 하지만 흑에게 약점이 너무 많아 백이 자멸하지 않는 한 백 대마를 잡기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흑 65는 유일한 버팀수. 참고 2도 흑 1로 크게 끊고 싶지만 백 2로 살짝 비켜서면 백 8까지 대마가 쉽게 수습된다. 하여간 흑은 71로 우하 대마를 살려 두고 백 대마의 생사를 추궁하고 있다. 이제 한돌의 타개 솜씨를 볼 차례다. 다음 수는 너무 뻔한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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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한줄기 빛이 사라지다

    백 ◎로 대마 탈출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 대마는 우상과 연결하지 않아도 쉽게 죽는 모양은 아니다. 다만 깔끔하게 연결해가면 궁색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 흑이 연결을 무리해서 차단하면 연결을 슬쩍 포기하는 대신 여유 있게 살 가능성이 높다. 47은 일단 백의 자체 궁도를 줄인 것. 하지만 백 48로 모양에 탄력이 붙었다. 흑 49, 51은 손해수. 흑 53으로 들여다본 수는 백이 A로 이으면 흑 B로 나와 끊겠다는 것.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백 대마를 끊어 놔야 흑은 ‘한줄기 빛’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때 한돌은 흑의 희망을 잔인하게(?) 짓밟는 수를 던진다. 백 54, 56의 콤비 블로가 정확하게 꽂힌 것. 만약 흑 55로 참고도 흑 1처럼 차단하면 어떻게 될까. 흑 7까지 백 대마 일부를 포획할 수는 있지만 우변 흑이 잡혀 피장파장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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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긴 여정

    흑 ⊙로 우하 중앙 백 대마가 갇혔다. 우하 귀도 흑이 먼저 손을 대며 죽는 모양이다. 한돌이 진퇴양난에 빠진 것일까. 그건 아니다. 다만 우하 중앙과 우하 귀 백을 수습하기 위해선 긴 여정이 필요하다. 백 30부터 백 44까지는 기분 좋은 선수 활용. 여기서 백 44는 꼭 필요한 수순. 만약 손 빼고 참고 1도 백 1로 두면 흑 2로 뻗는 수상전의 묘수에 의해 우하 귀가 그냥 죽는다. 흑이 실전처럼 45로 받지 않고 참고 2도 흑 1로 중앙 백에 대한 선공에 나서면 어떨까. 이때 백 2∼8을 선수하고 10을 두면 잡힐 모양이 아니다. 한돌은 사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고 백 46으로 뛰어나갔다. 우하 귀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수.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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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사즉생

    좌상 흑이 죽었기 때문에 흑은 어디선가 크게 한 건 해야 한다. 흑은 중앙에서 두 점 따낸 두터움을 바탕으로 우하 백을 최대한 공략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우하 백을 잡거나 납작하게 살려주고 중앙에 큰 집을 만드는 것이다. 흑 19, 21으로 노골적인 압박을 감행한다. 백으로선 이때가 어렵다. ‘부자 몸조심’ 한다고 끊기지 않으려 하면 더 위험에 빠진다. 예를 들어 참고도 백 1의 호구 모양으로 연결하면 안전할 것 같지만, 흑 10까지 전체 대마가 휘청거린다. 실전 백 20이 용감한 수. 끊을 테면 끊어보라는 배짱 두둑한 수. 흑도 내친걸음에 25, 27로 끊어 마지막 승부를 걸어갔고, 백은 28로 힘차게 뻗어 ‘이 돌은 죽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하 백이 어떻게 타개하는지가 승부의 관건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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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대마 함몰

    좌상 흑 대마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밖으로 탈출할 순 없다. 옆에 있는 백 대마와 함께 싸우는 척하면서 자체 삶을 꾀해야 하는데 한눈에 들어오는 수순이 없다. 흑 5로 궁도를 늘려도 백 6으로 두 집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흑 9로 젖힌 수는 일견 맥점처럼 보인다. 실전처럼 백 10으로 끊을 때 흑 11의 치중수를 보고 둔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흑은 더 수렁에 빠진다. 흑 9로는 참고도 흑 1, 3으로 패의 모양을 만드는 것이 끈질기게 버티는 수였다. 참고도 흑 15까지 이어지면 국면이 복잡해져 흑도 기회를 잡아볼 수 있다. 좌상 귀는 흑백 누가 먼저 둬도 패가 나는 형태다. 백 16이 놓이자 좌상 흑이 결국 잡혔다. 흑 ‘가’로 이으면 백 ‘나’가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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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흑의 반발

    백 ◎로 좌상 백 대마가 탈출해 한숨 돌린 장면. 흑은 79, 81로 중앙 백 다섯 점과 우상귀 백 공격을 동시에 엿보고 있다. 백 86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수. 참고 1도 백 1로 다섯 점을 살리는 것이 상식적이다. 흑 2로 우상을 공격해도 백 9까지 무난하게 타개할 수 있다. 흑 87, 89로 나와 끊자 백 다섯 점이 속절없이 잡히고 말았다. 하지만 한돌의 생각은 다섯 점을 사석으로 활용해 참고 2도 백 1, 3으로 두터움을 쌓으면 나쁘지 않다는 것으로 보인다. 백 90은 참고 2도처럼 두기 전에 우상 백에 대한 안전장치를 해두려는 것. 여기서 CGI는 고분고분 받지 않고 흑 91로 반발하고 나왔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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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탈출은 성공했지만

    이제 흑백 간에 사생결단의 대결이 펼쳐질 조짐이다. 상변 백은 무조건 밖으로 탈출해야 한다. 백 66으로 치받은 수가 유일한 탈출로. 그러나 흑은 67, 73의 절대 선수를 바탕으로 백의 앞길을 끈끈하게 막아서고 있다. 흑 75는 착각하기 쉬운 자리. 참고 1도 흑 1로 꾹 눌러 막으면 백이 죽을 것 같지만 백 6, 8로 외려 흑 다섯 점이 잡히고 만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참고 2도 흑 1로 두는 건 백이 받을 리가 없다. 백 2로 요석인 흑 다섯 점을 잡아버리기 때문. 흑 3으로 백 석 점을 잡아 봐야 이삭줍기에 불과하다. 백 78로 머리를 내밀며 일단 탈출에는 성공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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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빼어난 승부감각

    흑 ⊙에 대해 백 44로 잡은 것은 당연하다. 흑이 실리 손해를 감수하고 ○를 둔 것은 왜일까. 그건 A를 선수할 수 있고, 백 B로 나와 끊는 수를 방비할 수 있어서다. 이러면 흑 47로 뛰어들었을 때 백 ◎에 대한 압박 강도가 훨씬 세진다. 그 전에 흑 C로 단수하지 않은 것도 상변 상황에 따라 D로 단수할 수 있기 때문. CGI가 대만의 강자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백 52로 젖힐 때 흑이 손을 빼고 53으로 건너붙인 것도 빼어난 승부 감각이다. 흑이 참고도 1로 우상 귀에서 응수하면 백 2를 선수한 뒤 4로 끊으면 흑이 곤란해진다. 흑 5로 버티면 백 12까지 흑 말의 생사가 묘연하다. 그렇다면 흑 5로는 7의 곳으로 젖혀야 하는데, 흑이 수세에 몰리게 된다. 흑 53의 강수에 백도 응수하기가 만만치 않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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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돌연 끊어간 이유는

    백 38까지 좌상 귀에서 우하 귀와 똑같은 정석이 재연됐다. 흑백만 바뀌었을 뿐이다. 그만큼 양걸침에 대해 응수할 때 인공지능이 거의 비슷한 계산법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흉내바둑과 비슷한 양상으로 국면이 흘러가고 있다. 흑 39로 이단 젖힌 수는 좌하 귀 모양을 정리하는 수법. 우하 귀처럼 참고도 흑 1, 백 2를 먼저 교환하고 갈 수도 있다. 흑 11까지 선수한 뒤 13으로 상변에 뛰어드는 진행이 예상된다. 이것 역시 서로 팽팽한 포석이다. 하지만 흑은 백 42까지만 응수시킨 뒤 돌연 43으로 끊어갔다. A로 단수하면 흑 돌이 잡히는데 굳이 끊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또 B로 둬서 좌하 귀 모양을 결정짓지 않은 것은 왜일까. CGI가 좌변에서 미묘한 뒷맛을 살리는 방정식을 풀려 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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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유연한 수법

    흑 25까지는 화점에서 양걸침을 당했을 때 흔하게 나오는 정석. 특히 인공지능이 유행시킨 진행이기도 하다. 여기서 백에겐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실전 진행이고 다른 하나는 참고 1도 백 1로 붙이는 수다. 백 9까지 많이 쓰는 유행 정석인데, 좌하 흑을 압박하는 모양이지만 선수와 실리를 동시에 내준다는 단점이 있다. 실전은 선수를 잡기 위한 것. 특히 백 28이 유연한 수법이다. 흑 29와 교환돼 우하 흑이 편해지는 느낌도 들지만 백 30으로 좌상을 선착할 수 있어 전체적으론 균형이 맞는다는 계산이다. 백이 강하게 둔다면 참고 2도 백 1로 쳐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이후 치열한 전투가 예상되는데 한돌은 이 대국에서 ‘천천히’ 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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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중신증권배 세계 AI바둑 오픈 대회… 대만 국가대표의 연습 상대

    대만의 CGI는 2017년 이 대회에서 줴이를 예선에서 꺾은 적이 있다. 그때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만 바둑 국가대표들은 CGI로 훈련할 정도로 강한 상대다. 백 8로 늘어둔 수는 참고 1도와 같은 복잡한 진행을 피하고 선수를 잡겠다는 뜻. 물론 인공지능도 자주 두는 수다. 좌하 귀에서 우상 귀와 같이 참고 2도 흑 1로 늘면 백은 ‘가’ 대신 2로 뛴다. 백이 축이 유리하기 때문. 그래서 흑 13으로 둔 것이고 백은 간명하게 14, 16으로 정리했다. 흑 17로 걸칠 때 백이 응수하지 않는 것이 요즘 트렌드다. 인공지능은 흑 19로 양걸침 당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별로 타격이 없다는 얘기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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